제주도 ‘똥돼지 화장실’

기사입력 2019-06-07 17:57:33기사수정 2019-06-0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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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재래식 화장실(홍지영 동년기자)
▲제주 재래식 화장실(홍지영 동년기자)

제주도 ‘똥돼지 화장실’은 이제 전설처럼 남아있다. 그러나 제주도 출신 40대 이상은 ‘통시’라고도 불리던 그 재래식 화장실을 지금도 대부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제주민속촌 박물관에 전시된 통시와 돼지사육 현장을 돌아보면서 옛날의 그 화장실 모습을 추억해본다.

제주도 농촌마을에서는 1990년께까지도 이 ‘통시’를 사용해왔다. 통시는 집 외부에 설치돼 흑돼지를 같이 키웠다. 지붕도 없고 돼지우리와 통시 주위를 돌로 낮게 울타리를 둘러쌓았다. 돼지우리의 한쪽에는 돌로 높이 담을 쌓아 그 위에 사람이 앉아서 볼 일을 볼 수 있도록 넓은 돌 2개를 올려놓았다.

통시에서 나오는 변 냄새는 집 주변을 온통 냄새로 물들게 하곤 했다. 그러나 시골 어른들은 용케도 그것에 익숙해지며 한 평생을 살아왔다. 볼 일 보는 모습은 당연히 다른 사람이 다 볼 수밖에 없으며 밤에 통시를 갈 때는 플래시를 켜고 가야만 했다. 어린 아이들은 밤에 통시를 갈 때 어둡고 돼지 소리가 무서워서 울면서 가곤 했다. 통시에서 볼 일을 보면 돼지가 아래를 왔다갔다 하면서 변을 집어 먹어 말그대로 똥돼지가 된다. 그 돼지를 아들 딸 결혼할 때 잡아서 손님 대접용으로 쓰곤 했다.

그 당시 육지쪽 손님이 제주도 농촌을 찾아올 때면 가장 큰 애로사항이 화장실이었다. 주인 입장에서는 화장실을 보여주기가 민망했고 손님 중에는 화장실 때문에 제주도 농촌 방문하기를 꺼리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통시는 모두 사라지고 제주민속촌 박물관에만 전시용으로 남아있다.

옛날에 고약한 냄새 속에서도 이렇게 돼지를 키운 것은 가족의 변을 처리하면서 돼지를 키워 목돈도 마련하고 또 잔치 때 고기로 활용하기 위한 다목적용이었다. 이제는 제주에도 대부분 수세식 화장실을 쓰면서 통시는 전설로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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