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에도 6하원칙이 필요한 시대라고 얘기들을 한다. 6하원칙이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를 일컫는 말이다. 즉 who, when, where, what, why, how의 여섯 가지 기본이 되는 조건을 말한다.
얼마 전 서울시 50플러스센터에서 모집하는 모더레이터에 응모해 교육을 받고 있다. 서류 면접과 교육을 거치면 각 캠퍼스에 배치되어 일하게 된다. 현재 서부, 노원, 중부, 영등포, 동작, 도심 캠퍼스에서 3,000명가량의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시니어들을 위한 교육 과정은 스마트폰으로 하는 SNS 교육에서부터 전통주 담그는 교육까지 아주 다양한 강좌가 각 캠퍼스별 상황에 맞춰 수강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필자는 이 과정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모더레이터 일을 하게 되었다.
50플러스센터에서 개설되는 각 교육 강좌에는 노후준비가 필요한 분들이 몰려들어 수강생 모집이 빠르게 마감되고 있다. 목공 기술에서부터 사진·영상 편집 등 다양한 강좌를 저렴한 비용에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를 부르며 별 생각 없이 은퇴한 분들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어느 날 정신이 번쩍 들면서 노후준비를 하게 된다고 한다. 50플러스센터에서 개설되는 각 교육 강좌는 이런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노후준비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절실함으로 이곳을 찾은 필자가 이 교육 과정에 참여해서 얻은 노후준비 6하원칙의 의미를 정리해봤다.
누가(who)
장수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들은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 연금을 받는 사람이든 아무런 경제 대책이 없는 사람이든 모두에게 똑같이 필요한 준비다.
왜(why) 또는 언제(when)
100세 시대에 시니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다양한 질문을 통해 시니어에게는 건강과 일거리 그리고 친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 외에는 은퇴 후 이전에 하던 일을 그대로 하면서 정기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시니어들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구도 그렇다. 직장에서 만나던 동료들과 여전히 인연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은퇴 후에는 모든 인간관계가 끊어지는 듯한 단절감을 느끼기 쉽다. 이를 대비해 미리미리 친목단체나 동호회 등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놔야 한다.
어디서(where)
필자는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만난 분들과 지금까지도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웃이 김장을 한다면 꼭 참석해서 일손을 거든다. 바빠서 돕지 못할 경우에는 음료수라도 사가지고 가서 눈인사라도 하고 온다. 아이들이 한창 자랄 때도 공사다망한 엄마는 전업주부 엄마들과 정보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쉬는 날 전업주부 엄마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견학코스라도 한번 돌아주는 성의를 보여야 그나마 친밀감을 유지하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은퇴 후에도 마찬가지다. 자녀를 결혼시켜본 시니어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일 것이다.
무엇을(what)
은퇴 전에 노후를 준비하라고 각 기관 또는 구청에서 직장인을 위한 컴퓨터 교실 등 많은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의 취미와 특기와 전망을 다양하게 감안해 교육을 받아놔야 한다.
어떻게(how)
어떤 일이든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취미도 직업이 된다는 말이 있다. 말콤 글래드웰의 베스트셀러가 된 자신의 책 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핵심 개념으로 제시하면서 하루 3시간, 주 20시간씩 10년, 1만 시간을 투자하면 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 전망 있는 일에 1만 시간을 투자하듯 집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필자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점점 재미가 붙어 다이어리처럼 온갖 내용을 다 올렸다. 이렇게 10년 이상 활동을 하자 몇 년 전부터 블로그 운영이 이런저런 경제적 소득으로 이어지고 스마트폰으로 블로그만들기 등의 강의도 하게 됐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준비해도 늦지 않다.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보면 훨씬 즐겁고 알찬 시니어 생활을 할 수 있다.
50플러스포털(50+포털) 50plus.seoul.go.kr
http://50plus.seoul.go.kr
특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이 마련되어 있다. 온·오프라인으로 모집을 하니 집에서 인터넷 접수도 가능하다. 컴퓨터는 시니어들에게도 이제 필수다. 모르면 불편한 게 많은 세상이고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없다. 구청에서 무료로 가르쳐주는 곳이 많으니, 일단 컴퓨터부터 배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미국의 예금 금리가 올랐고 우리나라도 예금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최저 금리다. 금리를 낮추어 경기 부양을 시도했지만 경제가 살아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망해야 할 기업은 망해야 한다. 낮은 생산성과 적자 기업을 낮은 금리로 겨우 기업 목숨을 부지하다가 결국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더 크게 망했다. 낮은 금리로 빚을 내어 부동산을 사고 빚을 내어 창업에 뛰어들다보니 가계부채는 1.000조를 훌쩍 넘어섰다. 앞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줄도산이 우려되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간다.
금리 인하의 역습으로 근로 소득 없이 알량한 퇴직금에서 나오는 이자 소득만으로 생활하는 노인의 삶은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1억 원의 즉시연금 이자가 반 토막이 되어 30만 원 대에서 17만 원 대로 주저앉았다. 은행 이자를 받아도 세금 15.4%를 제하면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일본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라고 겁을 주고 우리나라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으라고 한다. 이제는 저축의 시대가 아니고 투자의 시대라고 한다. 투자의 위험은 스스로 감수해야 하고 그 위험을 직시하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 경제 공부를 하라고 하지만 노인들에게 이제 와서 경제 공부를 하라는 것은 소수의 노인에게만 해당될 뿐 대부분 노인으로서는 감당 못할 소리다. 부동산이나 증권투자도 위험부담이 높아서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노인은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를 증가하기 보다는 낮은 이자만큼 허리띠를 더 졸라 맬 뿐이다. 낮은 금리가 소비를 진작시킬 것이라는 이론은 노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금리가 낮다보니 불빛을 찾는 불나방 모양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준다는 곳을 찾아 다닌다. 그러다보니 자식들이나 친척들이 사업을 해서 더 많은 이자를 주겠다고 빌려가서는 뒤는 내 몰라라하는 똥배짱에 속절없이 당한다. 어찌 동방예의지국에 영수증 없이 돈을 빌려준 자식과 송사를 벌린단 말인가. 부동산 임대 수입이 최고라며 상가 구입을 꼬드겨 막상구입하면 임차인을 못 찾아 빈 상가에 관리비만 물어주고 있다. 기획부동산은 노인의 돈을 요리하기 쉬운 먹잇감으로 보고 밤낮으로 하이에나처럼 덤빈다. 새로운 유망산업이라고 투자만 하면 놀고 이익금을 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피 같은 돈을 날리고 눈물짓는 노인들의 사연을 들을 때 마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가난한 노인들이 가난하게 된 원인 중에 자기 돈을 허망하게 날린 사람이 많다. 은행금리가 낮아지면 노인의 돈은 갈 길을 잃고 방황하다 허망하게 날린다.
인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강하고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의 노인 빈곤 국가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 율은 45.1%로 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5%보다 3배 이상 높고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라고 한다. 자식들을 위하고 조국 근대화를 위해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못 입고 열심히 살아온 노인세대가 왜 가난에 시달리는지 근원을 파악해야 함에도 그 근원은 외면하고 현 실태만 파악해서 극빈자로 취급해주고 일정액을 지원해 주는 것으로 정부는 할일 다 했다고 손을 놓는다.노인들이 갖고 있는 돈을 보호해 주지 않으면 이들은 금방 극빈자 대열에 합류한다. 극빈자가 된 후 쌀을 주네 지원금을 주네 하지 말고 극빈자로 떨어지는 원인을 파악하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노인이 갖고 있는 돈을 보호해 주기위해서도 65세 이상 노인의 비과세 예금 한도를 대폭 높여야 한다.
가난하게 사는 노인을 전수 조사하여 왜 가난의 나락에 떨어졌는가를 파악하고 이를 교훈삼아 후배세대들이 똑 같은 수순을 밟지 않도록 계도해야 한다.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고 노인이 가난하게 된 원인을 알아야 탁상 대책이 아닌 실질적 구체적 대책이 마련된다. 젊어서 열심히 일한 노인이 왜 지하실 단칸방에서 가난과 질병과 고독과 싸워야 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빈곤층의 노인을 지원하는 제도는 있지만 빈곤층으로 떨어지기 전의 예방책이 없음을 개탄한다.
5070 시니어 매거진 는 최근 우리 사회의 중심축을 담당하며 주목받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고, 액티브 시니어의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 등을 알아보기 위해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50대와 60대 32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중 본인 소득이 있고, 자신을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를 ‘액티브 시니어’로 정의했다. 조사에 참여한 액티브 시니어는 총 707명이었다. 한국리서치는 조사결과 분석 과정에서 더 다양한 결과 도출을 위해,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분석을 함께 진행했다.
10명 중 6명 “나는 행복한 사람” 답해
대한민국 액티브 시니어 그들은 누구인가. 한국리서치와 본지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자신감’과 ‘행복’.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 이뤄낸 인생의 결과물들에 만족하고, 그 과정에서 쏟아부운 본인의 노력을 인정하는 삶. 또 인생의 결과물을 소중하게 여기며,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는 시기의 사람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 ‘사는 것이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50~60대 전체는 절반이 안 되는 43.5%만이 그렇다고 답했지만, 액티브 시니어들은 이를 훨씬 넘는 59.5%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라이프스타일을 묻는 질문에는 48.4%가 미래를 걱정하기에 앞서 현재의 삶을 즐긴다고 답했는데, 50~60대의 경우 성인 평균(40.2%)보다도 못 미치는 35.6%에 불과했다.
인생의 도전이나 변화,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응답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보통의 50~60대는 새로움의 추구에 소극적(38.7%)인 반면, 전체 성인 평균은 이보다 다소 높게(45.0%) 나타났다. 하지만 액티브 시니어는 변화 추구에 적극적인 태도(58.8%)를 보였다.
이렇게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는 배경에는 나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유와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가생활에 많은 돈을 쓰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액티브 시니어의 36.8%가 그렇다고 답했다. 50~60대 평균이 22.2%에 불과한 것에 비해 대조적이다. 나에 대한 투자가 아깝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비슷하다. 50~60대(30.5%)에 비해 40.2%는 나에게 쓰는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은 취미활동을 위한 동호회 활동으로 이어지는데, 실제로 ‘이러한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가?’라는 질문에 43.0%가 그렇다고 답했다. 역시 평균적인 50~60대(33.3%)에 비해 높았다.
비싸더라도 건강한 먹거리 선호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근 대형마트나 할인매장 등 유통업계에서 유기농 제품이나 건강제품 매장의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은 괜한 수고가 아니었음이 증명됐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비싸더라도 유기농·친환경 제품을 사 먹고(26.9%), 몸에 안 좋은 음식은 먹지 않으며(39.0%), 건강을 위해 음식 성분을 따지며 가려먹는다(42.3%)고 답했다. 모든 항목에서 50~60대보다 더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성인 전체 평균과도 비교된다.
가격보다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삶의 방식은 다른 항목에서도 나타난다. 가격이 비싸도 유명상표 제품을 선택한다는 액티브 시니어는 32.9%로 50~60대 평균(23.1%)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비싸더라도 분위기 있는 음식점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마찬가지. 50~60대는 20.4%만이 그렇다고 했지만, 액티브 시니어의 응답률은 31.3%로 높았다. 최근 커피 업계가 커피값이 비싸도 내가 원하는 맛과 향의 커피를 골라 마시겠다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고가의 스페셜티 커피를 속속 출시하는 것과 일맥상통한 움직임이다.
즐겨 찾는 건강식품은 영양제와 인삼‧홍삼
설문결과 액티브 시니어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내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응답한 액티브 시니어는 무려 77.2%에 달했다. 거의 대부분 병원 문턱을 높게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문항도 마찬가지. 60.7%의 액티브 시니어가 내 몸을 위해 기능성 식품을 먹고 있었지만, 성인 전체에서 먹고 있는 사람은 절반이 되지 않았다(45.4%). 먹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는데, 비타민·영양제를 언급한 액티브 시니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41.7%). 그 뒤를 인삼·홍삼제품(22.0%)과 생즙(5.4%), 한약·보약(5.1%)이 이었다. 한약·보약에 대한 응답이 낮은 것은 놀라웠다. 과거 한약과 보약이 호황을 누렸던 건강식품 시장을 각종 영양제들이 빠르게 대체해나가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게 했다.
건강에 대한 투자와 함께 외모에 대한 투자에서도 그 차이는 나타난다. 액티브 시니어의 40.5%가 다이어트 중이라고 답했고, 59.5%가 젊게 보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형에 대한 거부감도 이제는 옛말이 돼서 아름다워지기 위해 성형해도 좋다고 말한 액티브 시니어는 37.9%에 달했다.
‘윤리적 소비’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
나를 위한 투자에 관심이 많고 나만을 위해 돈을 소비한다면, 이기적인 집단으로 봐야 할까? 결론부터 밝히자면 그렇지 않다. 액티브 시니어는 인생의 ‘전반전’을 살아오면서 형성한 부를 사회와 건전하게 나눌 수 있는 방법에도 관심이 많았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사는 문제에 관심이 많은가?’라는 질문에 절반 가까운 49.5%가 그렇다고 답했다. 19세 이상 전체 평균은 35.6%에 불과했다. ‘자원봉사나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단연 액티브 시니어의 응답률이 높았다. 36.7%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50~60대 평균은 28.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회참여에 대한 관심은 제품 구매로도 이어졌다.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려 한다는 응답 역시 액티브 시니어가 41.2%로 50~60대 평균(35.8%) 또는 성인 전체 평균(36.2%)에 비해 높았다. 결국 최근 사회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착한 소비’나 ‘윤리적 소비’를 이끌고 있는 세대 역시 액티브 시니어 세대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의 투자처는 역시 부동산
액티브 시니어는 남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다양한 분야의 상품들 중에 액티브 시니어의 화제에 오른 분야는 부동산(34.9%)과 금융서비스(30.4%), 화장품(29.1%)이 꼽혔다. 이런 관심은 액티브 시니어의 은퇴 준비나 자산관리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의 경우는 앞에서 언급한 외모에 대한 투자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부동산이나 금융에 대한 높은 관심은 투자 방식이나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액티브 시니어 중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는 비율은 약 10.4%로 성인 평균(7.7%)에 비해 높았고, 평균 투자금액은 훨씬 더 차이가 났다. 액티브 시니어는 평균 투자금액으로 약 3400만원이라고 답한 반면, 성인 평균 투자금액은 2600만원 선이었다. 신문에서 투자 관련 기사를 꼼꼼하게 읽는다는 비율도 30.3%로 19.0%가 응답한 50~60대 평균과는 차이가 있다.
투자와 관련해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스스로에 대한 평가다. ‘자신이 돈을 운용하는 데 뛰어나다’라고 평가한 액티브 시니어는 총 27.4%로 50~60대 평균 16.0%와 큰 차이가 있었다.
투자처에 대한 응답으로는 은행(75.3%)을 가장 선호했고, 이어 연금·보험(40.1%), 부동산(18.6%), 주식(9.0%)이 뒤를 이었다. ‘여유자금이 생긴다면 어디다 투자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부동산의 순위가 상승했다. 물론 안정적인 은행(45.7%)을 가장 선호했지만, 그다음으로 꼽힌 투자처는 부동산(33.5%)이었다. 그리고 연금·보험(8.3%)과 주식(4.4%)이 그 뒤를 이었지만 부동산과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이런 차이는 결국 안정적 자산 형성과 투자 자금이라는 인식의 차이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울타리로서 그동안은 안정적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해왔지만, 더 여유가 생기면 부동산에 투자할 용의가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에 대한 관심 역시 적지 않았는데, 자동차 보험(63.8%)과 손해보험(64.2%), 생명보험(76.6%) 모두 19세 이상 성인 그리고 50~60대 전체 평균에 비해 높은 가입률을 나타냈다.
어느 60대 여성들의 대화
어느 화창한 주말 오후! 어린이 놀이터를 빙 둘러싸고 있는 벤치에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두 분이 앉아 있다.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할머니의 존재를 잊은 듯 신나게 노느라 여념이 없었고, 할머니 두 분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잠시 손주들의 존재를 잊은 듯했다. 우연히 그 옆에서 할머니들과 아이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어정쩡하게 서 있던 필자는 어느 순간 벤치 쪽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시선을 고정했다. 남 이야기를 엿들은 것 같아 조금 민망하지만 직업병 탓으로 돌리며 그 내용을 여기에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할머니 한 분이 많은 돈은 아니지만 곗돈을 탄 모양이었다. 그 곗돈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서로 의견을 나누는 중이었다.
“요즘은 은행에 넣어둬도 이자가 얼마 붙지 않아 재미도 없는데, 곗돈을 어디에 쓸 거유?”
“연금에 가입해 매달 연금으로 받으려고 해요.”
“연금으로 받으면 몇 푼 되지도 않을 텐데, 차라리 여행을 다녀오거나 며느리에게 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도 매달 받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데…. 그리고 이제 우리 노후는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시대잖우.”
이 말을 들은 여성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과 감정의 줄타기 게임
위의 대화는 오늘날 60대의 고민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돈이 좀 생기면 고민도 생긴다. 자식을 위해 써야 할지, 아니면 이기적으로 보이더라도 자신을 위해 써야 할지, 자신을 위해 쓴다면 어떻게 쓰는 게 과연 좋을지 판단이 잘 안 선다. 노후를 위해 연금에 가입하는 게 좋을까? 이성은 연금에 가입하라고 권하는데, 감정은 자식을 위해 쓰라고 부추긴다. 이성과 감정의 줄타기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감정의 힘에 굴복하고 만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 나오는 여성처럼 꿋꿋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있다. 그 결과는 어떨까? 감정적으로 내린 판단보다는 이성적 판단이 지혜로운 판단이었음을 곧 알게 된다.
2001년, 미국의 저명한 두 교수가 200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 중 2150년까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두고 내기를 걸었다. 미국 앨라배마 버밍햄대학교 오스태드 교수는 메트포르민과 라파마이신 등이 인간의 수명을 상당히 늘려줄 것이라며 생존 쪽에 내기를 걸었고, 시카고대학교의 올생스키 교수는 유전적 프로그램이 걸림돌로 작용해 아무리 오래 살아도 115세밖에 못 살 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1년에 각각 150달러씩 내어 300달러를 펀드에 투자했다. 이 펀드는 2016년까지 연평균 9.5%의 높은 수익률을 보여 300달러가 1275달러로 늘어났다. 2016년 이들은 각각 300달러씩 또 내어 600달러를 이 펀드에 추가로 넣었다. 이 펀드가 2150년까지 연평균 9.5%의 수익률을 실현하면 2150년에는 약 2억 달러가 된다. 이 돈은 내기에서 이긴 사람의 유족이 다 가져가기로 했다. 지금의 60대가 150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없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수명이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연금을 선택한 이성의 판단은 옳은 것이다.
60대 연금술의 핵심과 전략
60대 연금술의 핵심은 어떤 연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진다는 점에 있다. 가진 돈을 모두 연금으로 전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바로 여기에 60대 연금술의 전략이 있다. 모든 자산을 연금화한 뒤 매달 받는 연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발생하면 대응할 수 없다. 연금은 마치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계속 나오겠지만, 당장의 큰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빚을 얻게 된다면 그 빚을 다 갚을 때까지는 쪼들린 생활을 해야 함을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하류노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후지타 다카노리의 저서 는 연금으로 일상적인 생활은 그럭저럭 유지하더라도 여윳돈이 없는 상황에서 질병 등 추가로 돈 들어갈 일이 생기면 곧바로 하류노인으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현금이 흘러넘치는데도 경제 주체들이 돈을 움켜쥐고 풀지 않아 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마치 경제가 함정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상태를 ‘유동성 함정’이라 한다. 은퇴자의 경우도 연금이 쉼 없이 나오는데도 일시적 지출에 대응하지 못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를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이라고 하자. 은퇴자는 이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결국 60대 연금술의 핵심은 연금화와 유동성의 적절한 조화라 할 수 있다.
정상연금이냐? 연기연금이냐?
60대가 연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국민연금의 수령시기를 법에서 정한 시점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뒤로 미룰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있다. 2017년에 만 60세가 되는 1957년생은 만 62세가 되어야 국민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국민연금은 정상 수령 연령부터 받는 것이 기본이지만 최대 5년간 앞당겨 받을 수도, 늦춰 받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앞당겨 받는 것을 조기연금, 늦춰 받는 것을 연기연금이라고 한다. 조기연금을 신청하면 정상연금보다 일찍 수령하므로 1년당 6%씩 수령액이 낮아지며, 연기연금을 신청하면 1년당 7.2%씩 수령액이 늘어난다.
1957년생이 62세에 연금을 신청할 경우 연간 1200만원(월 100만원)을 받는다고 해보자. 이 사람이 연금 수령을 5년 늦게 신청할 경우와 5년 빨리 신청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5년 늦게 신청할 경우에는 1년당 7.2%씩 급여액이 올라가므로 첫해 연금액은 36% 증가한다. 반면에 5년 빨리 신청할 경우에는 1년당 6%씩 급여액이 삭감되므로 첫해 연금액이 정상연금액보다 30% 줄어들게 된다. 첫해 받게 되는 월 연금액은 조기연금 70만원, 정상연금 100만원, 연기연금 136만원이다. 이렇게 보면 언뜻 연기연금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연기연금에 비해 조기연금은 10년 먼저, 정상연금은 5년 먼저 받기 때문이다.
어떤 수령 방법이 가장 유리한지는 누적연금액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누적연금액 곡선의 기울기가 가장 가파른 것은 연기연금이고, 그다음이 정상연금이다. 이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상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을 초과하지만,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에게는 추월당함을 의미한다. 정상연금 월 100만원과 이 연금액이 매년 물가상승률(2% 가정)만큼 증가한다고 했을 때 76세가 되면 정상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조기연금의 누적연금액보다 많아지고, 80세가 되면 10년 늦게 시작한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을 추월하며, 84세가 되면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정상연금의 누적연금마저 넘어서게 된다( 참조). 이는 84세 말까지 생존해 있을 경우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이 가장 많음을 뜻한다.
2015년 완전생명표에 따르면, 62세 여성의 기대여명이 25.1세이므로 여성은 평균적으로 연기연금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많은 연금을 받는 방법이며, 남성의 기대여명은 20.6세이므로 연기연금을 우선으로 생각하되 상황에 따라 정상연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많은 연금을 받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상황이란 가족력이나 본인의 건강상태 등을 말한다. 이 상황을 감안해 기대여명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낮으면 정상적으로 62세에 연금을 신청해야 가장 많은 연금액을 받는다.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 피하기
이제 60대 연금술의 전략이라 할 수 있는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 피하기에 대해 살펴보자.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나오는 종신연금의 적정비율은 은퇴 자산의 규모, 국민연금 수령액, 주택연금 가입금액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은퇴파산 확률이 가장 낮은 종신연금의 비중은 24~42%라고 한다. 종신연금의 비율이 24% 이하로 떨어지면 장수리스크와 변동성리스크 때문에, 42%를 넘게 되면 구매력리스크와 이벤트리스크 때문에 은퇴파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참조). 모든 자산을 종신연금으로 전환해버리면 은퇴파산 확률이 90%로 올라가는데, 이는 일반 국민들이 이용하는 사적연금의 경우 연금액이 일정 금액으로 고정되어 있어 인플레이션에 취약하고, 이 상황에서 질병이나 사고 등 큰 금액의 지출이 생기는 일이 발생하면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종신연금의 비중을 3분의 1 정도로 유지하고, 나머지 자산은 인플레이션 헤지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서는 투자형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저축 투자형 소비’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는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은퇴 자산을 운용하는 새로운 패턴을 말한다. 과거의 은퇴자들이 저축한 돈에서 매달 생활비를 빼 쓰는 방식을 취했다면, 단카이 세대는 저축한 돈의 일부를 투자로 운용하는 것이다. 단카이 세대는 투자를 위험한 행위로만 생각하지 않고, 돈에게 일을 시켜 새로운 돈을 벌어들이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요즘 일본의 50~60대 남성들의 일상 대화 속에 건강 이야기 못지않게 ‘돈이 되는 금융상품’이 회자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어른 문화 연구소’의 소장인 사카모토 세쓰오는 저서 에서 아베노믹스가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일부 기관 투자가나 해외 펀드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많은 개인 투자가들이 참가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개인 투자가의 중심적 존재가 바로 단카이 세대였다”고 말한다.
투자를 통해 돈이 제대로 일을 수행하면 괜찮은데, 반드시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는 게 투자의 세계다. 이런 경우에 대비하고 아울러 유동성을 확보하기에 좋은 것이 주택연금이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의 고령자가 소유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 기간 동안 매월 연금 방식으로 노후생활 자금을 지급받는 국가 보증의 금융상품(역모기지론)을 말한다. 주택연금을 받으려면 우선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고, 이를 제휴 금융기관에 내면 그 금융기관에서 주택연금을 지급해준다.
주택연금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연금지급방식이다. 주택연금의 지급방식은 월 지급금을 종신토록 지급받는 종신방식과 고객이 선택한 일정 기간 동안만 월 지급금을 지급받는 확정기간방식으로 나뉜다. 종신방식은 다시 인출한도 설정 없이 월 지급금을 종신토록 지급받는 종신지급방식과 수시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이내) 설정 후 나머지 부분을 월 지급금으로 종신토록 지급받는 종신혼합방식으로 구분된다. 수시인출한도를 잘 활용하면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을 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주택연금을 신청할 때 무조건 종신지급방식을 고집할 게 아니라 국민연금 수령액,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수령액을 먼저 계산한 뒤 부족한 월 생활비만큼을 종신연금으로 수령하고 나머지는 수시인출한도를 설정해 유동성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종신토록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조달받으면서 갑자기 도래할 수 있는 예상외 지출 건에도 대응할 수 있어 은퇴파산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손성동(孫盛東)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 역임. 현재는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로 있으면서 1인기업가를 꿈꾸고 있다. 공식블로그 ‘꿈꾸는 은퇴와 연금’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산 동아대와 동서대에 출강하고 있다.
글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브라보’는 ‘잘한다’, ‘좋다’, ‘신난다’ 등의 갈채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다. ‘성공적으로 2막을 살고 있는’ 우리 사회 시니어들로부터 ‘인생 2막 설계의 지혜와 조언’을 들어보고자 한다. 리타이어(retire)는 타이어를 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타이어를 새로 바꿔 끼운다는 의미다. 단지 1막의 재현에 불과한 리플레이(replay)도 아니고, 1막을 완전히 지워버린 채 맨땅에서 헤딩하는 리셋(reset)도 아닌, 새로운 재생의 르네상스(renaissance)를 설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은퇴라는 용어를 은퇴시키고’ 멋진 2막의 르네상스를 설계하기 위해 ‘이어야 할 것과 끊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본지를 통해 살아온 길의 여정에 담긴 ‘온기’뿐 아니라 살아갈 길의 이정표를 세우는 데 필요한 ‘용기’를 얻길 기대한다.
윤만호 언스트앤영 어드바이저리 부회장(62)은 한국산업은행 부행장, 산은금융지주 사장 등을 역임하며 평생 ‘경제·금융 전문가’로 살아왔다. 이런 전문가로서의 이력을 넘어 주목되는 점은 열성적 은퇴교육 전도사라는 점. 그는 2011년 금융권 퇴직자들을 재교육, 창업자들에게 금융·입지권 조사 등 컨설팅을 해주는 사회공헌자 프로그램인 ‘시니어 브리지 센터’를 만드는 등 일찍이 퇴직자 재교육에 앞장서왔다. 최근까지도 서울시 50+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은퇴자들을 위한 제도적 교육과 일자리를 지원해왔다. 그가 설파하는 신(新)퇴직 또는 은퇴혁명 패러다임의 핵심은 ‘당하는 퇴직을 준비하는 퇴직으로 바꾸라’이다.
과거와 오늘날의 은퇴 의미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인간의 평균수명이 짧았던 과거에는 50이 넘도록 사회생활을 하면 웬만큼 살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요즘은, 생애주기가 바뀌면서 앞으로는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고령화 사회에서의 퇴직은 마지막 골라인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지요. 이제 일은 평생 하는 것입니다. 은퇴란 말을 은퇴시켜야 합니다. 평생 현역이 될 각오를 다져야지요.”
평생 현역은 오늘날 은퇴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된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인생의 반환점으로 보람찬 2막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미 고령화가 진행된 우리 사회에서는 80세부터를 본격적 노후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50~60대에 은퇴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적어도 80세까지 평생 현역으로 일하기 위한 키워드는 3가지입니다. 일, 배움, 나눔이지요. 책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사람도 더 만나고, 일을 통해 경험과 경륜을 더 나누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급변할수록 ‘과거의 경험, 인연, 경력’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일하면서 배우고 나누는 삶이 인생 2막의 패러다임입니다.”
영화 을 보면 대기업 부사장이 벤처기업의 인턴이 되어 젊은 여사장의 시중을 드는 내용이 나옵니다.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갑에서 을로의 갑작스런 전락’이 2막 부적응의 이유가 될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퇴직 후 피부로 느끼는 것이 갑(甲)에서 을(乙)로의 입장 변화이지요. 이 변화를 약자라는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도와준다, 기여한다는 적극적 의미로 재해석하는 시각 전환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퇴직 후 자신을 대하는 세태 변화에 위축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잘나갈 때는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고 일정이 빡빡했는데, 퇴직하거나 작은 데로 옮기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일정도 텅텅 빈다면서 우울해합니다. 이럴 때는 인심을 탓하기보다 ‘그동안은’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느라 선택당했는데 이제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선택해 만날 수 있으니 좋다’라고 시각 전환을 해야 합니다. 을(乙)적 사고야말로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것이라고 전향적으로 해석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인생 2막은 성공 마인드보다는 성숙-섬김마인드로 임해야 합니다.”
윤 부회장의 말을 들으니 시니어가 멀리 해야 할 한자로 단단할 ‘고(固)’ 자가 떠올랐다. 고(古)의 울타리[口]에 갇혀 고착돼 있으면 고루해진다는 의미가 떠올라서다. 인생 2막이 힘든 것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성장이 멈추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꼰대적 사고를 그쳐야 퇴직을 종착역이 아닌 간이역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보통 사람들이 퇴직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재정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먼저 현역에서의 퇴직 준비부터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현역, 퇴직 통틀어 지켜야 할 것은 ‘버는 범위 내에서 써야 한다’는 재정 원칙입니다. 현역 활동 때 현재의 수입을 모두 가처분소득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평생 내가 쓸 돈이 얼마나 되는지, 60세 이후 100세까지는 무슨 돈으로 살 것인지 꼼꼼히 계산해보십시오. 버는 것의 30%는 무조건 개인연금을 부어야 합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외에 개인연금을 들어 노후에 ‘3층 연금’의 단단한 방어벽을 준비해놔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저금리시대 아닙니까. 10억원을 버는 것도 힘들지만, 이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매달 100만원씩 나오게 하는 현금흐름을 만들어놓는 것입니다. 자녀 교육비도 과잉투자해선 곤란합니다. 노후를 잘 대비해놔야 자식 앞에 부모가 바로 서고 자식도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이미 퇴직한 분들은 지금이라도 대비해야 할 것들이 있는지요?
“있는 범위 내에서 써야 한다는 원칙은 퇴직자도 같습니다. 막연히 불안해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나의 어셋’은 어떻게 되는지 점검하고 이에 따라 할 일을 리디자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퇴직 후 가능한 일자리 형태는 사회공헌형, 봉사형, 생계형, 전문가형 등이 있습니다. 어느 형태가 되든 평생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이때 연금을 들어놨으면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퇴직 후부터는 버는 것보다 나눔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요. 저는 flowing-흘려보내기란 말을 좋아합니다. 퇴직 후에는 아등바등 살기보다는 ‘지금까지 나에게 위탁된 것을 잘 이용하고 남에게도 흘려보낸다’는 나눔의 사고가 필요합니다.”
인생 1막과 2막, 그 분수령을 전후해 삶의 정비사항, 중점사항도 달라져야 할 것 같은데요?
“삶이 변하면 사람도 바뀌어야지요. 1막에선 급한 것에 휘둘려 살았다면 2막에선 정말 중요한 것에 따라 여러 가지를 성찰하고 재조정해야 합니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사는 대로 생각’했다면 2막부터는 ‘생각하는 대로 살고 있는지’ 성찰해보고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인지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증진시킬 것은 증진시키고, 회복시킬 것은 회복시키는 등 삶의 우선순위를 재편, 재조정해야지요. 다시 말해 돈, 시간, 몸을 우선순위에 따라 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윤 부회장은 구체적 성찰 및 재정비의 대상을 관계, 시간, 재무, 건강(정신-육체), 웰다잉의 순서로 꼽았다. 그리고 이 5가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관계의 리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하버드대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하버드대학 학생 268명의 인생을 72년간 종단연구하면서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가장 큰 조건이 무엇인지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성이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적성, 즉 인간관계였으며, 65세에 잘살고 있는 사람의 93%는 형제·자매와 원만하게 지낸 사람들이었다.
많은 가장들이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바쁘게 일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막상 퇴직하고 나자 ‘찬밥 신세’라며 서러움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윤 부회장께선 가족관계 경영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도 월화수목금금 일해야 하는 산업화 시대에 공직자로 살았으니 집사람,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갖진 못했습니다.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나가서 일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지요. 하지만 ‘온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갖고 대화를 나누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습니다. 명절 때면 온 가족이 모여 ‘가위바위보게임’을 하는 등 소소한 재미 디자인을 했지요. 매년 가족사진도 찍습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가족들이 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가슴에 따뜻한 가족 램프를 걸어두며 사는 것, 그것 이상 삶의 성공,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의 선친은 고(故) 윤재건 전 제주체신청장이다. 윤 부회장은 “우편제도가 열악했던 시절, 지방이든 해외든 출장을 가면 ‘부인에 대한 사랑, 자녀에 대한 자상한 관심’을 담은 엽서부터 보내는 아버지를 보며 알게 모르게 가족사랑은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표현해야 함을 배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일, 재물도 그렇지만 가족관계 역시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부친상을 당하셨는데요.
“(눈시울이 붉어지며) 아버님은 건강하게 사시다가 간암 선고를 받은 지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답니다. 소천 전 일주일간 오 남매를 불러 각각 독대 면담을 하며 당부의 말씀을 일일이 남기셨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다 지키고 계획한 대로 산 삶이었다는 점에서 웰리빙, 웰다잉의 표본이셨다고나 할까요. 선친께서는 늘 ‘요행을 기대하지 마라, 노력으로 거둔 보람만이 참된 것이다. 대가를 바라지 말고 끝없이 사랑을 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는데 제 삶의 피가 되고 살이 된 말씀이랍니다.”
선친이 그에게 남겨준 가보 제1호는 17세 때부터 61세 노년기까지 44년간 고이 모아온 우표책 한 질이다. 체신부(지금의 정보통신부)에서 한길을 걸어온 소신과 자부심의 표상을 아들에게 담아 물려준 것이다. 그 역시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우표 수집을 이어가고 있다. 윤 부회장은 지난 1997년 부친의 고희 때 만든 가족 문집 를 가져와 필자에게 보여주었다. 문집에는 부부-부모자녀-손주 간 사랑이 듬뿍 담긴 편지글, 사진 등 3대 가족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이 팔순이 될 때 이 같은 가족 문집이 더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인터뷰를 진행한 회의실 8층 창문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여의도공원의 늦가을 경치가 아름다웠다. 같은 낙엽이지만 ‘추풍낙엽’의 조락의 의미로도, ‘만산홍엽’의 서정적 의미로도 묘사된다. 이는 퇴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당신은 지금 미래의 계획 아래 ‘추일서정’의 퇴직을 준비하는가, 계획 없는 미래에 손 놓고 ‘추풍낙엽’의 조락을 당하고 있는가.
>>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등이 있다.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 문화센터, 스포츠센터에 어린이집, 뇌 건강센터까지. 경기도 용인에서 만난 삼성노블카운티는 스포츠와 문화 서비스와 함께 지역 주민과의 공존, 가족적 연대까지 추구하고 있는 하나의 마을공동체였다. 또한 자연과 도시의 장점을 혼합하여 이상적인 융합형 시니어타운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시니어타운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모종의 해법으로 제시될 수 있는 곳이었다. 고준호(高準浩·59) 삼성노블카운티 원장이 직접 말하는 노블카운티의 특별한 강점을 확인해 봤다.
고준호 원장은 출근하면 항상 확인하는 일이 있다. 호숫가에 산책 나온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어머님, 잘 주무셨나요?”, “아버님, 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아드님은 잘 다녀가셨나요?” , “불편한 곳은 없으신지요?”, “오늘은 패셔니스타 같아요” 살갑게 건네곤 한다. 매일 회원들을 살피고 이것저것 살뜰히 챙겨 주는 것이 몸에 배었다. 가끔씩 나누는 일상의 안부는 회원들에게 힐링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가족들보다 더 가까운 친구가 됐다. 회원들은 남 보다 못한 자식들보다 고 원장이 때로는 든든한 안식처다. 누군가에게, 무언가에 애정을 쏟는다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다.
회원들이 더 활기차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을 누릴 수 있도록 일조하고 있는 고 원장은 세상 살아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시니어타운은 부자들만 간다’는 말은 좀 과장된 거죠. 부유한 어른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열심히 벌어 안정적인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정도면 부부가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거든요. 다양한 동호회가 잘 조직돼 있어 회원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요. 그래서 이 안에서는 교우관계가 왕성해요. 여기서는 어머님들의 활동이 활발하고요. 합창단, 당구, 사진, 탁구도 새로 배우시고, 회원들끼리 인생의 선후배로서의 교우관계로 행복한 시간을 채워 나가고 계십니다. 노블카운티 정원에서 서로 부축해 가며 다정하게 걸어가는 회원부부를 볼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더 편하게 해드려야지 싶어집니다.”
열심히 일하고 은퇴한 분이라면 큰 걱정 없이 비교적 품위 있게 노후를 보낼 수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경제적,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건강하며 취미와 사교활동으로 행복을 누리면서 노후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의 존엄이 아닐는지.
이러한 삼성노블카운티는 2001년 5월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설립, 운영하고 있는 시니어타운이다.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시니어가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일반세대(타워A, B동)와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시니어를 위한 프리미엄 세대로 구분되는 노블카운티에는 총 553세대가 입주해 있다. 지상 20층, 지하 3층 규모의 건물 2동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실의 면적은 30평형대, 40평형대, 50평형대, 70평형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타운 내 시설들은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되어 함께 이용하는 장소로 운영되는 등 도심형 시니어타운의 이점도 있는, 세대 간 소통으로 대표적인 시니어타운이다.
도심과 자연의 만남, 세계적으로 이런 시설은 드물다
“15년이 넘은 곳이라 여기는 외국 분들이 자주 방문합니다. 우선 외국 분들은 조경을 보며 아름답다며 놀랍니다. 그리고 지역민과 함께 쓸 수 있는 센터들이 같이 운영된다는 것에도 놀라죠. 일본도 도심형 시니어타운이 있는데 아주 도심에 있지 않으면서 자연 환경을 갖추고 지역 주민과 어울리는 곳은 거의 없어요. 노블카운티는 도심과 자연의 장점을 갖춘 시설이죠. 설립할 때부터 이런 취지로 개발한 시설은 드물어요.”
삼성노블카운티의 원장으로 취임한 지 1년 6개월이 되는 고준호 원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시니어타운 중 하나로 손꼽히는 노블카운티에 대해 세계적으로 봐도 이런 시설은 드물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노블카운티를 국제적으로 키우겠다든지 하는 생각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는 노블카운티 안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고 더 만족하며 살 수 있게끔 해야겠다는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와서 보니 실버타운의 경영자는 반은 호텔 지배인이고 반은 아파트 관리소장이더군요. 호텔 지배인은 뭐랄까, 고급스런 고객을 모시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역할이죠. 아파트 관리소장은 서민들이 사는 문제, 예를 들어 수도 흙탕물이 나온다, 왜 쓰레기 제때 안 치우냐, 관리비 왜 비싸냐 등등 소소한 불편 사항을 해소해 주는 역할입니다. 저는 그 롤들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고 원장은 회원들을 편안하게 모시는 게 목표라고 말하는 것처럼 특유의 소박한 분위기가 있어 보였다. 회원들 생활의 작은 것부터 다듬어 주자는 생각은 겸손함도 있지만 보다 회원들의 주거만족도를 높여 주자는 현실적인 차원도 있었다.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문제점들이 흔히 지적되는데 그런 것에 관심 갖는 것보다 왔다 갔다 하다가 마주치는 한 분 한 분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거죠. 대부분의 회원님들이 ‘여기가 천국이야’라고 말씀하시는 게 여기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받는다가 아니라 그런 시스템에 만족하시는 것이라고 봅니다.”
나이 들면 모여서 살아야 한다
고 원장은 자신이 와서 새롭게 한 건 하나도 없고, 이미 구축된 시스템이 훌륭하게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병철 회장님은 노블카운티를 어떻게 지으라고 말씀은 안 하셨고 복지의 사각지대인 의료, 육아, 여성, 노인 문제에 뭔가 기여할 수 있는 걸 하라고 공익재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도적으로 만들어진 게 삼성의료재단이고 두 번째는 어린이집이었으며 다음이 노블카운티였죠. 노블카운티를 지을 때는 이건희 회장님이 선대 회장님의 마인드를 갖고 노인 복지 사업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노블카운티를 지으면서 이건희 회장님이 지시한 게 하루 종일 어린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고 원장은 노블카운티에 오기 전에는 시니어 주거시설에 대해 호감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시설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노블카운티와 함께 시니어타운을 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나이 들면 모여서 살아야겠구나 싶어요. 안전에 관한 문제가 가장 큽니다. 의료적인 안전도 있고 생활 안전, 보안 등의 문제도 있어요. 시니어들 집은 방범에 다소 허술하기 때문에 범죄 등에 취약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도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전철역까지 가는 게 다 건강 면에서 리스크가 돼요. 한마디로 안전 리스크에 항상 노출돼 있는 게 시니어입니다. 특히 낙상이 문제죠. 넘어져서 다치면 그로부터 노환이 시작돼요.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의료비 지출 커지고 운동을 못 하니 건강도 나빠지고…. 특히 80세가 넘어가면 그런 리스크가 항상 있게 됩니다. 아파트에 살아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이 있나요? 그런데 여긴 식사할 때 다 같이 모여요. 산책할 때도 모이고. 그리고 직원들이 항상 보고 있고. 그래서 혼자 살 때 발생하는 리스크가 없어요. 단체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모여 사는 게 유리할 수 있는 겁니다.”
노후인구 급증, 이들의 주거를 충족시킬 방안 조성해야
노블카운티의 입주회원들 나이 평균은 83.5세. 부부는 35%정도고 65%가 싱글이다. 남녀 비율은 7:3으로 7이 여자다.
“당뇨병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이분들 식단은 별도로 차려 드립니다. 그 외에는 집 밥처럼 만들고 있어요. 건강식만 챙기는 게 아니라. 제일 인기 있는 메뉴는 냉면이죠. 그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제공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가 아니라 영양사, 주방장 등을 직접 고용하여 자체적으로 만드는 음식들입니다.”
노블카운티에서 일하는 스태프는 총 450여 명에 달한다. 이 많은 숫자는 노블카운티에 다른 시니어타운과는 다르게 지역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스포츠센터 등의 시설들이 있기 때문이다. 시설 관리 감독 및 프로그램 제공과 강사 등을 위한 다양한 인력들이 노블카운티에서 일하고 있다.
“시니어타운을 경험해 보니 어른들에게 권할 만한 시설이 전국에 얼마 되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전국에 수없이 많은 요양시설들이 있는데, 시니어타운 같은 양로시설도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요양시설은 정부에서 정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민간부문도 계속 활성화되어서 시니어들이 믿고 갈 수 있는 곳이 많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노블카운티는 비싸니까(웃음). 그런데 그 숫자가 너무 적어요. 양로시설은 신뢰도가 확실한 곳이 20곳도 채 안 될 거예요. 양로시설은 요양시설과 달리 초기 투자가 필요한데 정부를 탓할 건 아니지만 대기업들이 투자를 하게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기업들은 안 그러면 안 해요. 특히 요즘 기업주들은 젊어져서 이런 데 신경을 잘 안 쓰거든요.”
고 원장은 사회공헌도 좋지만 그보다는 기업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분은 창대하되 운영은 기업답게 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걸 사회공헌이라고 하면 할 기업들이 없어요.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되고 기업 활동으로 하게 해 주면서 경영 이념을 공익사업으로 하면서 운영하게 해 줘야지 공익사업이라고 하면 누가 합니까. 정부에서도 지원해 주고, 운영이 정상화되면 그 다음부터는 민간 사업자들도 좋은 뜻을 가진 사람들은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고 해야죠. 공익사업으로만 생각하면 안 되는 게 개인들도, 기업들도 이윤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움직이거든요. 과거 기업 1세대들은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있었는데 지금은 아닌 거 같아서 더 그렇습니다.”
공부와 함께 인생 2막 설계해요
고 원장은 삼성생명에서 전무로 은퇴한 후, 삼성생명에서 운영하는 재단으로 다시 와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일종의 재취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제2의 취업에 성공한 셈이죠. 솔직히 인생 2막이라고는 생각은 안 하고 1막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시작한 직업이 과거에 비해 다른 점이 있을까?
“일은 현업에 있을 때보다 적죠. 다른 부서랑 협업하고 경쟁한다든지 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선 업무강도는 높지 않은데 끊임없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입주자들의 불편이 늘어나고 시설은 노후화됩니다. 그런 면에선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인생 2막을 보다 청년다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싶다고 말하는 고 원장은 나이 듦에 대하여 ‘좋다’라고 표현했다.
“청춘예찬이란 말도 있지만 20대, 30대 시절의 청춘이 아름다운 건 아닌 거 같아요. 투쟁적이고 경쟁적이라서 힘든 시기죠.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과 피해의식도 많고.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때로 가고 싶진 않다는 말이 맞는다니까. 피곤한 시대였으니까요.”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고 원장의 생각에는 시니어타운의 관리자를 호텔 지배인이자 아파트 관리소장이라고 칭한 그 특유의 담대함이 있었다.
“나이 들면 성공에 대한 부담, 자녀교육에 대한 부담, 가장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나이 먹으면 의욕이 없어지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세상을 다 알고 달관할 줄 알았는데,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요. 그런 면에서 좋아요. 말하자면 나이 들었다는 건 진짜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거예요. 학교 다닐 때는 쓸데없이 뭘 배운 건지 모르겠어요(웃음). 대부분의 지식은 사회에 나와서 배우게 되잖아요. 정작 학생일 때는 정말 필요한 공부를 못 했던 거죠. 나이 든다는 게 그래서 좋은 거 같아요. 앞으로 나이 듦으로써 겪는 또 다른 낯선 경험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소중한 삶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고 원장의 그 기다림은 더욱 뜻 깊은 것이리라.
>>삼성노블카운티
삼성노블카운티는 약 22만4000㎡(6만8000여평) 부지 위에 독립생활이 가능한 타워 동(2개동 553세대, 30~72평)과 치매·중풍 등의 노인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24시간 간호와 간병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요양센터인 너싱홈(178 베드, 1, 2, 4인실)을 운영하고 있다. 입주에 필요한 비용은 입주 거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타워 동 36평(전용 18평)에 입주하는 경우 보증금은 3.5억~4.8억원, 월 생활비는 독신 210만원, 부부 340만원 정도이다. 보증금은 퇴소 시 전액 반환되며, 생활비는 회원 전용 식당에서 맛과 영양, 건강을 고려한 식사, 청소 및 침구류 세탁, 부대시설 이용, 세대 관리비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신대륙 미국도 더 이상 신세계가 아니다. 3억2000만 명의 인구 중 50세 이상이 1억900만 명으로 3분의 1을 넘어섰다. 인생 후반기를 맞은 미국의 신중년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돈 걱정 없이 사는 것이 소망이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회원용 월간지 3월호에 신중년들이 지켜야 할 자산관리의 7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1. 돌발 상황에 대비하라
예기치 않은 일이 항상 생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 가용 재원의 10% 정도는 언제라도 활용이 가능한 현금 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이 좋다. 한 종목의 주식에 가용 재원의 5% 이상을 투자하거나 한 종류의 자산에 가용 재원의 20% 이상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당금, 이자, 임대료 등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자산에 50% 이상을 투자하라. 주식(S&P) 투자 수익의 71%는 배당에서 나온다.
2. 꿈이 아니라 현실을 추구하라
큰 꿈과 야심으로 가득 찬 창업자들 중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은퇴자금도 현실에 잘 맞춰 관리해야 한다. 투자 수익을 지나치게 높게 예상하는 것은 금물이다. 원금이 사라지는 역모기지(주택연금)는 권장할 만한 자산관리기법이 아니다.
3. 건전한 피해망상증을 가져라
자산을 관리할 때는 항상 주위에 돈과 명성과 꿈을 빼앗으려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라. 자산관리 상담사, 변호사, 부동산 중개인 등과 같은 전문가라 하더라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4. 의심스럽거나 자신 없는 거래는 아예 피하라
투자나 금전 거래를 할 때는 확실한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들과도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다. 투자나 거래를 하는 목적과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등이 명확하지 않을 때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체면이나 인간관계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하는 투자나 거래는 실패할 위험성이 높다.
5. 계산된 위험만 감수하라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어떤 위험이 나타날지 알 수가 없다. 경험했거나 잘 알고 있는 분야에 투자하라. 투자에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지만 이미 예상됐거나 과거 자료와 경험을 통해 파악된 위험은 더 이상 위험이 아니다.
6. 어떤 것이라도 문의하고 협상하라
유선방송요금, 무선통신료, 병원비 등의 청구서가 왔을 때 자세히 문의하고 협의를 하다보면 요금을 낮추거나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경우가 많다. 흥정과 협상은 상대방을 현혹시키거나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손해를 피하거나 득을 볼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다.
7. 경청하고 계속 배워라
거래가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았더라도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를 생각하라. 구입한 주택의 감정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낮게 나왔을 때, 가족이 갑자기 어려운 일이 생겨 하는 수 없이 정기저축을 해지했을 때, 무언가 느끼고 배워야 한다. 성공한 사람은 이런 경험을 확실한 교훈으로 삼으며 나이에 상관없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알고 더 현명해져야 한다.
돈 관리는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물가나 자산 시장의 변화를 어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살이처럼 돈 관리도 마음가짐과 행동 변화에 따라서 상당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자칫 잘못 판단해서 노후생활에 결정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미국 은퇴자협회 1월호에 실린 ‘금전관리에서 흔히 범하기 쉬운 7가지의 결정적인 오류’ 부분을 정리했다.
죽을 때까지 쓸 돈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참 좋은 일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낙관적인 자세를 갖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금전 문제에서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미래를 낙관해서 저축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지출을 많이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돈 관리에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철저히 절약하고 저축하는 사람들이라 은퇴 후에 오히려 넉넉할 수 있다.
텍사스테크대학(Texas Tech University)의 마이클 핑케(Micheal Finke) 개인자금관리 전공 교수는 가장 좋은 예방법으로 통장에서 자동 저축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퇴직연금에 가입해서 급여에서 자동으로 이체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뮤추얼 펀드나 정기저축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제품을 구입하면 정말 기분은 좋지만 이 기쁨은 오래 가지 못한다. 새로운 사치품을 구입하는 쾌락적 느낌은 금방 사라지고 또 다른 신제품을 찾는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항상 자기보다 나은 신제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의 저자인 조나단 클레멘츠는 신제품 구입을 결정할 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신제품을 구입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실제 구입하는 것 만큼이나 즐거워질 때가 많다.
요즘 같은 저금리시대에는 돈 관리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저축을 해봐야 이자가 거의 없고 그렇다고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돈이 묶이거나 손해를 볼 수도 있어 마땅찮은 상황이다. 그러다 보면 그냥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보통예금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는 안 된다. 저물가라 하지만 그것이 장기화되면 엄청난 이자 손실이 발생한다.
보통예금보다는 저축성 예금계좌를 이용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CD 등 단기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금리라고 하지만 이것이 장기화되면 큰 이자가 된다.
무력감과는 반대의 개념이다. 누가 어떤 주식에 투자해서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충동적으로 투자하다 보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대부분 미끼다. 전혀 위험없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하지만 주식은 오르내릴 수밖에 없고 떨어지면 겁이 나서 그냥 팔아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단 행동을 자제하고 많이 생각하라. 심리학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박사는 그의 저서 에서 인간은 2가지 방식으로 사고한다고 밝혔다. 급하고 감정적이며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방식(시스템 1)과 느리고 논리적이며 의식적이고 계산하는 사고체제(시스템 2)다. 시스템 1에 가까운 사람은 천천히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시스템 2에 가까운 사람은 찬반과 장·단점을 논리적으로 생각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맹신하기 쉽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요청하는 것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 카네기멜론대학의 조지 로웬스타인 경제학 및 심리학 교수는 이런 성향을 아부성향이라고 표현했다. 상대방의 솔직한 제안을 거절하게 되면 신뢰를 못하는 것처럼 비치지는 않을까 걱정하게 되는 성향이다. 그런 제안을 한 사람은 이런 점을 잘 알고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거절하지 못하고 비싸게 구입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제안하는 사람을 신뢰하되 맹목적으로 제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완전히 납득이 될 때까지 여러 각도로 질문을 해보고 따져야 한다. 로웬스타인 교수는 “바로 행동하는 것을 절대 자제해야 하고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과 상의 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정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좋은 투자는 투명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위험 고수익을 좇다보면 낭패를 당한다. 아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점검하더라도 고수익상품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위험 없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같이 보이는 투자상품이나 제안은 일단 피하라. 세상에 남을 부자로 만들어 주기 위해 사는 사람이나 상품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여러 은행에 계좌를 열거나 투자를 분산시키면 제대로 관리가 안 된다. 세월이 가고 집이나 직장을 옮기면서 여기저기 계좌를 열다보면 정리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계좌를 통합하여 자금관리를 질서 있게 해나가야 한다. 은퇴 예정일에 맞추어 주식과 채권을 통합 관리하는 펀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금관리 상담전문가에 자문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상담전문가도 고객의 취향에 맞춰 즉흥적으로 투자하는 등 비슷한 잘못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금수저를 가지고 태어났어도 노력하지 않으면 지킬 수 없는 게 돈이다.
은행권에서는 금융자산 10억원, 평균 재산 50억원 정도가 있으면 VVIP 자산가로 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8만2000명이 여기에 속한다. 대체로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양천과 경기 분당, 동탄, 일산에 가장 많은 부자가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가들은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파악하고 불필요한 지출은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문 잡지를 통해 세계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 의식주 행락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자산가는 손주한테 우아하게 지갑을 여는 것보다 경제교육에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주에게 무조건 좋은 선물, 지갑을 크게 여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올바른 경제관념은 손주아이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힘을 길러주므로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돈을 벌어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은 분명 일반인들과 다른 공통적 습관이 있었다. 청국장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먼 곳을 가는가 하면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둘이서 나눠 마시는 등 아낄 때는 최대한 아끼고 써야 할 곳에는 과감히 용단을 내린다.
인생의 오후를 여유롭게 유유자적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번 돈을 사회적으로 의미있게 사용하는 태도가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 PB센터 부센터장과 4명의 자산가에게 질문, 용돈관리의 결정적 오류에 관한 실체적 담론을 짚어봤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PB센터 부센터장은 20년 넘게 KB국민은행에서 퇴직연금과 프라이빗뱅킹(PB)을 담당하면서 KB국민은행 최초 국은인상 2회 수상, 카드 2만500장 신규 유치, 보험 700억원 이상 판매라는 누구도 따라잡기 힘든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는 대한민국 1퍼센트 부자들의 삶에 그 누구보다도 가까이 자리하면서 돈을 다루는 그들의 마음과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그 경험은 베스트셀러 를 비롯한 다수의 저서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부자를 가장 잘 아는 그가 말하는 ‘부자의 법칙’을 들어보자.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 PB센터 부센터장은 인터넷에 ‘신동일 꿈발전소’라는 자신의 사이트를 개설하여 스스로를 꿈발전소 소장으로 부르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경제독립을 이뤄야 하는 법이다. 그가 운영하는 꿈발전소는 맨손으로 자수성가한 존경받는 1퍼센트 부자와 행복한 부자들을 명예이사로 위촉하여, 그들에게 직접 배우며 부자의 꿈을 현실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50만원을 쓰느냐 50만원을 채워 넣느냐의 차이
“한 회장님이 해주신 얘기가 기억납니다. 그분은 과거에 바이어와 약속을 잡았는데 차가 밀려서 약속 시간 단 5분이 늦어지는 바람에 1년 매출의 절반을 버려야 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약속 시간 5분 전이나 10분 전으로 설정하지 않고, 반드시 15분 전으로 해서 여유 있게 사람을 만나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고 하죠.”
부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것으로, 그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습관은 돈을 대하는 마음에서부터 다르게 접근함으로써 갖게 된다.
“한 공무원이 휴가를 내고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월 소득이 적지 않았고 정년이 7년 정도 남아 있었는데 내 집 장만을 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금융자산은 2000만원에 불과했죠. 그동안 푼돈을 소홀히 다룬 게 원인이었던 겁니다. 백 원 단위의 거스름돈을 한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부자들은 돈을 1원 단위로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푼돈 관리를 잘 못하는 걸 보면, 그런 작은 부분에서부터 부자와 보통 사람은 차이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푼돈 관리뿐만이 아니다. 돈을 만드는 사람과 못 만드는 사람은 큰 돈을 보는 관점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예를 들어 정기예금을 만들기 위한 950만원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거기서 50만원은 쓰고 900만원을 예금으로 운용하기 마련이란다. 그러나 부자들은 어디서든 50만원을 가져와서 1000만원짜리 정기예금을 만든다고 한다. 간단한 차이처럼 보여도 습관으로 몸에 배지 않으면 실행하기 힘든 일이다.
성공 습관을 장착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
신 부센터장은 그래서 ‘마이 라이프 북’을 만들었다. 자신의 꿈과 목표를 적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체계적인 도움을 주게끔 도와주는 다이어리다. 다이어리에는 로드맵을 3년, 5년 단위로 작성하는 것과 수입 및 지출 파악, 다양한 종잣돈 마련 계획 설정 등 돈을 모으고 활용하는 데 있어 세부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물론 1퍼센트 부자들을 만나온 신 부센터장의 노하우가 그 안에 녹아들어있다. 그가 다이어리에 적용한 부자들의 성공 노하우는 크게 다섯 단계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수입-지출?1원’ 이상이 되는 것이다. 다양한 지출이 넘쳐나는 현대에 매월 마이너스가 아닌 생활을 하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그는 수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이거나 2가지 중 한 가지라도 잘 해야 이룰 수 있다고 단언하며, 현실적으로 당장 소득을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단계는 종잣돈 마련이다. 1원이라도 남으면 그 돈을 쓰지 않는 한 반드시 종잣돈이 된다. 그리고 1원도 버리지 않고 살피는 습관이야말로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세 번째 단계는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바타’ 창출이다. 여기서 ‘아바타’란 나를 대신해서 수입을 올려 줄 모든 수입원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 증권 투자를 통한 금융소득을 아바타라고 할 수 있다.
네 번째 단계는 ‘아바타’ 수입이 현재 수입을 초과하는 단계인데, 신 부센터장은 이를 진정한 경제독립이라고 부른다. 확실한 ‘아바타’가 생겨서 그것만으로도 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할 때, 그때야말로 현직에서 은퇴해도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성공 습관을 장착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습관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첫걸음은 뚜렷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죠. 특히 뚜렷한 목표를 세우는 일은 스마트폰보다는 종이에 적는 걸 추천합니다. 스마트폰에도 일정 관리 및 메모 기능이 있긴 하지만 경제독립의 꿈을 이룬 부자들은 여전히 종이에 적기를 좋아해요. 손을 움직일 때 가장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 때문이죠.”
부자는 돈을 대하는 방법이 다르다
신 부센터장의 말을 들을수록 부자들은 일반인과는 다른 관점에서 돈에 접근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 다른 관점이란 돈에 대한 마음가짐에서부터 비롯되고 있었다. 부자들이 작은 습관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런 작은 습관마저도 무너지면 그보다 더 큰 것들도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낭비가 없으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방법들을 자연스레 모색하게 된다.
“샐러리맨은 수입이 월급 통장 하나지만 부자들은 계속해서 다른 수입원을 모색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슈퍼리치들은 투자를 할 때면 3-3-4의 균형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슈퍼리치들의 자산을 보면 부동산이 70퍼센트에 육박합니다. 부동산은 사실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니죠. 그래서 나머지 30퍼센트를 주로 운용하는데, 그 30퍼센트 중 절세 상품에 30퍼센트, 정기예금 같은 상품에 30퍼센트, 그리고 투자 자산에 40퍼센트를 배분합니다. 안전 자산과 투자 자산을 6 대 4로 놓는 거죠.”
‘돈에는 흐름이 있는데 그 길을 막지 말라.’ 신 부센터장이 좋아하는 말이다. 단순히 정기예금으로 쓰일 수 있는 돈도 조금만 발품을 팔면 채권이라든지 펀드 등 그보다 더 효율적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길로 갈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관련 정보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계속 확인하며 기회를 보는 습관을 지녀야 할 것이다.
부자들에게는 ‘통큰’ 확신이 있다
“과거에 한 1000억 원대 슈퍼리치인 회장님은 선풍기를 하나 틀어놓고 생활을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 건 습관이라기보다는 신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아낄 때는 아껴도 쓸 때는 또 통 크게 쓰기도 해요. 사업 기회가 오면 과감한 투자를 선택하고 아무도 모르게 기부하는 것 또한 슈퍼리치들의 특징이죠.”
크게 투자해야 할 때가 오면 크게 투자하는 것, 기부해야 할 곳에 기부하는 것은 자신이 투자할 대상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확신은 오랜 시간 동안의 공부와 경험을 통해 모종의 기술처럼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신 부센터장은 초고액 슈퍼리치로 갈수록 투자와 관련해 두텁고 핵심적인 전문가 집단을 네트워크로 두고 있다고 말한다. 보험 하나를 봐도 전문가 2~3명의 의견이 일치했을 때에야 가입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뭔가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50퍼센트는 이룬 것입니다.”
이미 완성된 것만 보면 저걸 어떻게 이뤘지 싶어 먹먹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어야겠다고 다짐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힘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보다 나은 2016년을 위한 다짐, 아직 늦지 않았다.
트러스톤연금교육포럼의 강창희 대표는 자산운용회사의 경영을 맡으면서 고민에 빠진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투자자들이 우리 펀드에 장기 투자를 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다. 그런 고민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던 강 대표는 일본의 ‘워런 버핏’ 사와카미 아쓰토(澤上篤人) 회장이 운영하는 사와카미투자신탁을 찾는다. 그때가 2000년 초. 약 16년 전의 일이다. 그때 강 대표는 사와카미 회장에게 들었던 말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한다는 것은 우리와 함께 ‘장기 운용’이라는 항해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눈앞의 실적에 연연하는 고객은 배의 진행을 방해하고, 다른 승객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승선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15년이 지난 2015년 12월, 이 둘이 만났다. 한국의 미래라고 하는 과거와 현재의 일본. 일본의 현재를 살고,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는 사와카미 회장에게, 강 대표가 묻는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합리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방법에 대해.
[강창희] 지금 한국의 전체 가계자산 중 70% 정도가 부동산이고 금융자산은 30%에도 이르지 못합니다. 또 금융자산의 절반 정도는 금리 1%대의 예금에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1990년대 초 일본의 가계자산 구성과 비슷한 상황이지요. 똑같은 방식이 한국에도 적용되어야겠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와카미] 버블시대 이전의 일본도 ‘부동산이 최고’라는 현재 한국의 인식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만으로도 재산을 늘릴 수 있었고, 축적된 재산을 바탕으로 소비활동도 활발해지니 기업도 성장할 수밖에 없었죠. 기업이 사니 건설 경제도 당연히 좋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업은 생산 시설을 키우기 위해 주택과 공장을 우후죽순처럼 늘렸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 일어났습니다. TV와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을 구매하던 국민들은 이제 가전제품을 ‘장만’의 개념이 아닌 ‘교체’의 개념으로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소비가 줄어들게 된 것이죠. 이와 함께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늘렸던 공장은 파리만 날리는 신세로 전락하게 됐습니다. 빈 공장과 빈 주택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빈집이 860만 채가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때부터 일본의 땅값은 계속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버블이 꺼진 것이죠.
저성장기에 자산을 늘리고 지켜가는 데는 어떤 세상이 오더라도 우리 생활을 지켜주는 좋은 기업,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기업의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제가 열심히 장기 투자 계몽활동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강창희] 과거 20년 동안 주식이나 펀드 투자로 재미를 보지 못한 투자자나 주식 투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신이 늘고 있는데, 정기예금 금리 1%대의 저금리 시대에 금융자산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와카미] 고성장 시대에는 사람들이 많이 노력하지 않아도 누구나 재산을 늘릴 수 있었어요. 고금리가 따라오니까요. 하지만 그 고성장 시대가 지나고 성숙경제의 시대가 오면 이야기는 달라지죠. 금리는 떨어지고 예금으로는 재미를 못 볼 테니까요. 이때는 투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부동산의 가치와 예금도 매력이 없습니다. 일본은 아직 디플레이션 사회라 화폐 가치가 떨어지지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예금 금리도 당연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늘 주장하고 있는 것이 주식 장기 투자를 하라는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자산 형성층은 10~15년 정도를 한 기업에 투자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자신의 판단으로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재산 차이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창희] 아무래도 일반 투자자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기업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를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성공적인 장기 투자를 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 기업을 선택해야 할까요?
[사와카미] 국민들이 생활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사실 주식 투자를 할 때 기업의 이익률을 가장 먼저 따지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그것은 장기 투자에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그 나라의 경제 확대 발전에 공헌을 하고 있는 회사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즉, 회사의 부가가치를 보고 투자해야 합니다. 기업의 인건비, 연구개발비, 세금 지불 내역, 지불 이자 등을 따져보고 이런 부가가치를 키운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가가치의 확대는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니까요.
[강창희] 아무래도 장기 투자를 할 때 가장 많이 애먹는 상황은 ‘리먼 쇼크’처럼 전반적으로 경제에 타격이 있을 때라고 생각하는데요. 장기 투자를 잘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까요?
[사와카미] 사실 일본도 저희 회사 빼고는 장기 운용 회사가 많지 않습니다. 개인이 장기 투자를 하는 경우도 1000명 중 1명꼴이죠. 이때의 문제점은 장기 투자를 결심해 놓고, 조마조마해한다는 것이죠. 그런 조바심은 결국 주식을 팔아버리게 만듭니다, 그것은 투자를 무용지물로 만듭니다. 사실 ‘리먼 쇼크’ 같은 상황에도 끝까지 버텨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는 않죠.
그래서 장기 투자에 대한 금융교육이 필요한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개인 투자자 중에는 내 갈 길만 가겠다는 ‘My Way’형의 투자자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돈을 잡습니다. 주식이 폭락할 때 사들였다가 오르면 파는 방식으로 말이죠.
[강창희] 200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 회장님과 같은 방식의 경영이랄까, 투자교육 활동을 하시는 분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어떤 계기로 장기 투자 계몽활동을 하시게 되었나요?
[사와카미] 저희 회사에서는 1999년부터 장기 투자를 위한 펀드를 발매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필요성을 느낀 것은 사실 198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그때 유럽의 자산관리회사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구조적으로 저성장 성숙경제로 들어선 유럽과 미국 사람들이 어떻게 자산을 형성해 나가는지, 또 자산가가 됐을 때 어떻게 그 자산을 품격 있게 쓰는지 두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방식을 일본 투자자들에게 전파하고 싶었습니다. 저 자신이 그런 성공 사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장기 투자를 해서 자산을 모으면 그것을 품고 있을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멋있고 폼 나게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또 다른 사람들이 그 혜택을 볼 수 있으니까요.
△사와카미 아쓰토(澤上篤人) 회장
1947년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 출생(만 69세). 젊은 시절을 스위스캐피털인터내셔널의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로 일하며 성숙 경제로 들어가는 미국과 유럽을 배웠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현명한 대처 방안이 장기 투자라는 것을 깨닫고, 일본에 그것을 전파·계몽하기 위해 사와카미투자신탁을 설립해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현재는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