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시니어 사이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말 그대로 태양광을 통해 얻은 전기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업. 초기 자본만 확보되면 육체적인 노동력에 의존하지 않고 장기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많은 시니어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투자자를 설득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시니어에게 정말 괜찮은 노후 대비 사업일까?
태양광 발전사업은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 사업구조는 간단하다. 토지 등 공간을 확보해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주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발전된 전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한국전력공사 등을 통해 납품해 수익을 얻는 사업이다.
이런 단순한 사업구조는 시니어에게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과수원을 하더라도 판매처가 마땅치 않으면 곤란한 법인데 공기업에서 무조건 사준다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일확천금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마다할 이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태양열만 있으면 전기가 발생해 원가 걱정도 없고, 초기에 장비만 도입하면 20년 이상 쓸 수 있다니 앉아서 돈 버는 기분일 것이다. 육체적 노동이 많지 않다는 점도 시니어의 관심을 끌게 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며 낙관론만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인허가 어렵고 민원 발생 ‘골치’
일반적으로 개인 사업자들이 발전소를 설립할 경우는 100kw 이하 규모를 선택한다. 인허가나 관리에 유리하고 수익성도 좋기 때문. 이를 위해서는 약 1000~1500㎡ 정도의 면적이 필요하고, 설비비도 약 1억5000만 원 내외가 발생한다. 이 규모로 매일 국내 평균인 3.6 발전시간을 가동하면 연 3000만 원 전후의 매출이 일어난다. 발전 효율은 매년 0.7% 감소로 큰 차이가 없고, 패널의 수명은 25년 정도로 자연재해 등 외부적 요인이 없다면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에 있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부분은 태양광 발전소 인허가 과정이다. 토지가 확보된다고 해서 무작정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발전소 설립에 있어 크게 3가지 벽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발전사업허가다. 일종의 사업자등록과 같은 것으로 발급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문제는 개발행위허가 발급 과정이다. 지자체마다 조례도 다르고, 위치나 주변 환경에 따라 허가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과정에서 부지 인근 지역민과의 마찰도 큰 골칫거리다. 태양광 발전사업이 대중화하면서 민원 발생 지역도 늘어 최근에는 아예 지역민들의 개발 동의를 사전에 요구하는 지자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사업이 인기를 끌고 대중화하면서 민원을 통해 문제 삼으면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져 신규사업 추진이 어려울 정도”라며 “최근에는 무조건 돈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마을에 태양광 주택보급 사업을 추진해주고, 발전설비를 기부채납하거나 아예 민원 발생이 일어나지 않을 외딴곳을 물색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귀띔한다.
마지막 벽은 환경영향평가다. 개발 예정 부지의 면적이나 발전 용량에 따라 소규모 또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발전소 설립 준비 기간이 길어지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고, 허가를 받지 못하면 사업이 물거품이 된다.
태양광 발전사업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태양광 분양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태양광 분양 상품은 대규모 발전시설을 조성한 후 각 투자자에게 분리해 분양하는 상품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복잡한 인허가 과정 대행뿐만 아니라 발전설비의 설치와 유지관리까지 분양사가 맡아주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사의 인허가 여부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태양광 발전사업 컨설팅 기업인 소울에너지의 정호철 대표는 “선분양 방식의 경우 분양을 해놓은 상태에서 허가가 불발돼 사업이 정지되면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미 갖고 있는 토지나 매입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경우에는 경험 많고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을 통해 인허가 가능성을 포함한 사업 타당성 점검을 받는 등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정책 변화에 사업자들 비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잘 이해하려면 수익과 직결되는 판매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판매된다. 먼저 전력판매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 방식이다. 한국전력공사나 전력거래소에 직접 판매하는 방식, 그리고 일반적으로 소규모 사업자들이 선호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irtificate) 판매 방식이 있다. 주로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국내 발전사업자들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발전량의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발전사업자들이 직접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벌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민간 사업자에게 공급받는다. 이러한 계약 방식을 REC라고 하는데, 각 발전사업자가 입찰을 통해 민간 사업자를 모집하고, 20년 내외의 장기 계약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REC 계약에는 가중치가 존재하는데, 발전 용량이나 위치에 따라 단가에 가중치가 더해진다. 도심이나 공단, 주택의 소규모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런데 최근 정부 정책이 바뀌면서 발전사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5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재생에너지 민·관 공동협의회를 통해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따른 부작용 해소 대책을 내놨다.
정부 대책의 골자는 산지훼손, 부동산 투기로 문제가 일었던 산지 태양광에 REC 가중치를 축소하고, 임야를 잡종지로 지목 변경해줬던 정책 대신 사용 후 산림복구를 의무화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사 허가기준도 강화된다. 또 발전사업허가권의 양도·양수와 임의분할(쪼개기)도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책에 대해 사업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정부 발표 후인 6월 3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집회까지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중치가 가장 높았던 100kw 이하 사업자의 경우, 가중치가 1.2에서 0.7로 떨어지면 월 소득이 약 60만 원 전후로 낮아져 2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SS 설비 활용 대안으로 떠올라
이러한 정책 변화로 업계에선 발전사업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ESS(Energy Storage System) 설비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ESS 설비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장비로 이를 통해 사업자는 낮에 전기를 저장해놨다가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납품할 수 있다. ESS 연계 설치를 통해 생산한 후, 태양광 피크타임(10~16시)을 피해 공급하는 전기에 대해서는 REC 가중치가 5.0으로 수익률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정부는 이 가중치도 4.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8 세계 태양에너지 엑스포’ 현장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전시 참가 업체 중 상당수는 다양한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ESS 설비를 들고 나와 기존 사업자들을 유혹했다. ESS 제작업체 관계자는 “정부 정책 변화로 ESS 설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배터리 기술 향상으로 설비 가격도 낮아져 올해를 기점으로 보급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수지 등 수면을 이용한 태양광 발전이나 염해농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도 주목받고 있지만, 일반 사업자들에겐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일부에선 태양광 패널 아래 토지를 농지로 활용해 작물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까지 연구하는 중이다.
이런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태양광 산업 분야의 재편 기회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임야에서 잡종지로 지목 변경을 노려 부동산 투자 관점에 접근하거나, 증여 등 불순한 목적으로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려는 세력이 사라지면 양성화한 분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발전 시설이 설립되면 20년 이상 운영되는 사업의 특성상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소규모 발전소를 운영 중인 한 사업자는 “수익률이 낮아져도 육체적 노동 없이 장기간 가져갈 수 있는 시니어 친화적 사업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하면서 “다만 관련 법규가 복잡하고 변화 가능성이 커 사전에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평생을 제철소만 보며 살아온 그였다. 뻘건 쇳물이 제대로 넘실거리는지 기계가 별 탈 없이 작동하는지가 그의 유일한 관심사였다.
포스코 EIC기술부 정규점(鄭圭点·57) 부장은 전기 엔지니어로 입사 후 33년을 꼬박 포항의 제철소 전기설비관리 일을 해왔다. 포스코의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국가 기간산업 현장에서 경제발전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곁눈질할 틈도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 올해 퇴직 후 인생설계 과정인 브라보 라이프 디자인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했다.
“퇴직을 앞둔 58년생 선배들을 보면서 이제 퇴직이 남의 일이 아니구나 실감하게 됐죠. 그래서 저도 정년 후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보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지난해부터 브라보 라이프 디자인을 알고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교육이 주말에 진행된다고 해서 마음 편히 참가 신청을 했어요.”
사실 그가 은퇴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평생 갈고 닦아온 전기 분야 관련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또는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전기 기술 분야의 NCS(국가직무능력표준)와 관련한 서적 출간이나 관련 교육 등에 관심이 있어 이것저것 준비를 해오긴 했죠. 하지만 교육을 받고 나니까 곧 마주치게 될 정년이 정말 실감나더라고요. 이런 교육을 통해 은퇴 후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특히 은퇴 후의 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참가자들과 함께 고민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같은 회사에 다녀도 모르는 분들이 많거든요. 회사가 크다 보니 말이죠. 잘 모르는 동료분들과 퇴직이라는 주제로 함께 대화를 나눴는데, 얻은 정보도 많았고 기대 이상으로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정규점 부장은 은퇴 후 계획 중 제대로 된 취미를 갖는 것을 우선순위에 뒀다. 24시간 돌아가는 제철소에 매여 있다 보니 취미생활 한번 못해본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또 봉사활동에 좀 더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그가 세운 계획 중 하나다. 그는 2004년부터 지역 자율방범대에서 주민을 위해 활동 중이다.
“퇴직 후에 이것저것 해보려고 벼르고 있어요.(웃음) 일단 악기를 배워보고 싶고,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은퇴 교육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정년이 빨라 퇴직 후에도 도전이 쉬웠지만, 지금처럼 환갑이 넘어 퇴직한 후 새롭게 뭘 시작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잖아요. 다른 분들도 이런 교육을 통해 미리미리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포스코 EIC기술부에서 후배를 지도 중인 정규점 부장. 그는 은퇴 후에도 전문 지식을 활용한 교육이나 출간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평생을 한 직장에서 근무하며 하나의 일에만 매달려 살아온 이들에게 두 번째 삶, 은퇴 후 인생설계는 그저 막막한 일일 뿐이다. “후배들에게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잔소리했지만, 정작 회사 밖으로 나오니 눈앞이 캄캄하더라”는 어느 공기업 정년퇴직자의 소감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퇴직 후의 삶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자사 임직원의 은퇴 준비, 노후 준비를 돕기 위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선명한 미래가 업무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것 아닐까. 이런 기업 중 모범 사례로 꼽히는 포스코를 찾아 인생설계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브라보 라이프 디자인. 본지 제호와 비슷해 친숙하게 여겨지는 이 이름은 포스코의 퇴직 후 인생설계 프로그램명이다. 교육 참여는 50세 이상의 포스코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브라보 라이프 디자인은 2001년부터 포스코인재창조원이 운영해온 정년퇴직 예정자 대상의 교육 과정인 ‘그린 라이프 디자인’이 원형이라 할 수 있다. 교육 진행 과정 중 정부의 정년퇴직 연장 정책에 따라 2016년과 2017년에는 정년퇴직자가 발생하지 않게 되면서 프로그램 운영에 변화가 있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준비기간’에 대한 의견도 반영됐다. 교육 시점이 정년퇴직 3개월 전부터 시작되어 인생설계에 제대로 반영하기엔 빠듯했기 때문이다. 그린 라이프 디자인 교육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약 3000여 명의 직원들이 참여했다.
인재창조원 관계자는 “정년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그린 라이프 디자인 프로그램이 퇴직이 임박한 이들을 대상으로 실제적으로 필요한 서류 처리나 연금 문제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브라보 라이프 디자인 프로그램은 퇴직 후 생활에 대한 마인드 변화, 방향성 제고와 같은 포괄적인 부분이 중심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래가 명확해야 근로의식 높아져
올해 브라보 라이프 디자인에 참여 예정 인원은 330명. 포스코의 주된 사업장인 포항과 광양의 임직원 300명과 서울 근무자 30명이 참여한다. 강의에 참여하는 인원만 13명. 포스코인재개발원의 교수 외에 다양한 분야의 사외 강사들이 각 전문 분야의 교육을 담당한다.
포스코인재창조원 김일수 교수는 이 프로그램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한다.
“50대를 넘어선 직원들이 퇴직 후 삶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젊은 시절부터 포스코에 몸담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회사 밖에서의 삶에 겁을 먹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회사가 나서서 이들의 일과 삶에 대한 생애설계와 퇴직 준비를 지원해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근로의식도 고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또 퇴직 후 삶의 방향을 설정함으로써 행복한 인생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부분도 있고요.”
2016년과 2017년 진행된 프로그램에는 총 7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본인의 생애설계에 대한 진단과 자산관리, 생애관리, 건강관리 교육이 중점적으로 이뤄졌고, 관심 분야와 관련한 현장 탐방과 체험 학습도 이뤄졌다. 참여자의 만족도는 꽤 높은 편이어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4.88점의 반응이 나왔다.
브라보 라이프 디자인 프로그램은 올해 변화를 줬다. 초기 프로그램이 1일 8시간 포괄적인 방식으로 진행돼 교육시간 부족, 교육 내용 전문성에 대한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직업형 트랙과 자산형 트랙으로 나눠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자산형 트랙의 경우 자산관리는 결국 부부 공동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임직원의 배우자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원한다면 두 프로그램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재무관리 교육과 달리 특정 금융상품의 밀어주기가 없다는 점도 참여자들에게 환영받는 이유다.
‘먹고사는 문제’ 이외의 것까지
직업형 트랙은 1인 창업이나 프랜차이즈 창업의 특징과 차이점, 창업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위험 요소, 재취업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구직 목표 설정, 자격증 취득 등과 같은 현실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자산형 트랙은 수익형 부동산이나 부동산 경매 또는 공매에 대한 정보, 세금과 관련 법률에 대한 소개, 각종 금융상품이나 상속·증여와 관련한 교육도 실시한다.
또 각 프로그램에선 즐거운 여가를 위한 본인의 여가 유형 진단에서부터 여가 활용 방법과 건강관리를 위해 지켜야 할 사항 등도 함께 소개한다.
프로그램의 구성이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에 국한되어 있지 않은 것이 흥미로운 부분. 포스코인재창조원 관계자는 이렇게 주제가 넓어진 것에 대해 “직원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임직원들의 관심이 많은 건강과 재무, 인간관계, 여가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것은 단순한 재테크 활동뿐만 아니라 정년퇴직 후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물론 재취업이나 창업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이나 준비사항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개인별로 성격검사와 적성검사도 실시한다. 여기에 직원에게 재취업 장애요인은 없는지 체크한다.
오프라인 교육과 별도로 사이버학습을 사전학습 형태로 진행하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다. 인생설계, 창업, 귀촌과 같은 커리어 디자인과 재무 디자인, 라이프 디자인을 온라인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은퇴 대비에 ‘눈치 보기’는 없어
올해 브라보 라이프 디자인 프로그램의 참석률은 전체 대상자의 20% 정도. 은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정년퇴직을 10년 앞둔 임직원까지 대상에 포함되는 것을 고려하면 꽤 높은 편이다.
혹시 회사가 먼저 나서서 ‘퇴직’에 대해 논하는 것이 사측에서 퇴직을 권하는 것처럼 비춰지진 않을지, 또 프로그램 참여가 퇴직 의사를 밝히는 것처럼 여겨지진 않을지 의문을 가졌지만 참가자들은 “사내 분위기를 모르는 상태에서 갖는 의문”이라고 일축한다.
한 프로그램 참석자는 “포스코라는 기업의 특성상 대부분의 직원들이 정년을 채우고 퇴직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고 정년 때까지는 업무에만 집중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런 문화 때문에 정년퇴직 후 생애설계에 대해 논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것이 사내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널리 회자될 만큼, 임대수익이 나오는 부동산 소유는 수많은 현대인의 로망이다. 근로소득이 줄거나 없어지는 은퇴 전후 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이미 포화 상태인 창업 시장에 뛰어드느니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한창 달아오르던 부동산 시장에 최근 냉각 기류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칼날을 겨누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의 열기가 급속도로 식어가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은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이 이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피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의 2017년 전국 거래 건수는 38만4182건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와서는 거래 건수가 더욱 늘어났다. 1~2월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상가와 오피스텔을 포함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고, 시중 금리 인상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분양가 3.3㎡당 3306만 원, ‘역대 최고치’… 수익률 눈높이 낮춰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상가 평균 분양가가 역대 최고가인 3.3㎡당 3306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가량 상승한 수치다. 특히 서울 논현동, 마곡동에서 총 7개 단지가 3.3㎡당 평균 4385만 원에서 공급되며 전체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인천(3248만 원/3.3㎡)은 남양주 다산, 하남 미사, 화성 동탄2신도시 등지에서 29개 상가가 분양됐고 그 외 지방은 3.3㎡당 평균 2873만 원 수준에서 공급됐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지난 1분기 0.2% 상승했다. 전 분기 대비(0.33%)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0.2% 선을 유지했다. 입주물량 증가, 금리 인상, 규제 강화 등 악재가 겹쳤지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높은 가격’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더욱이 강화된 대출 규제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당국은 3월 26일부터 RTI(Rent to Interest, 임대수익이자상환비율)를 도입했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이 대출 이자의 1.5배(주택임대업)나 1.25배(비주택)를 넘어야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한다. 이에 따라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한도도 줄어들게 됐다. 상가의 경우 연 임대소득이 연간 이자 비용의 1.5배가 넘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당장의 대출 제한으로 상가 시장 내 절대적인 수요량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목 좋은 우량 상가에 한해 자금력 있는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기존에는 꼬마빌딩에 투자할 경우 자기자본 비율이 50% 미만이어도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이전에는 자기자본 20억 원으로 50억 원대 꼬마빌딩에 투자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레버리지 비율을 낮춰 30억 원대 빌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에 민감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상가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겠지만, 당장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실이 서서히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고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중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대출은 조이고,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자들 입장에선 돈을 빌려오기도 힘들고, 어렵게 대출을 받아도 이자 부담이 늘어 수익률이 떨어진다. 수익률의 눈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시기라는 진단이다. 선 대표는 “올해 하반기를 지나 내년 상반기에는 대출 금리가 연 5%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수익률이 지역과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연 5% 안팎인데, 향후 실제 수익률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큰 장' 예상, 도시재생지역 눈길
그렇다면 노후 대비를 위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연세가 많을 경우 사업이나 창업에 제약이 많아 수익형 부동산이 현실적인 노후 대안일 수밖에 없다”며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예금 금리 이상이며, 투자 대상 선별에 따라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노후 대비 목적이라면 주식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급등락이 심한 대상은 투자 대안이 되기 어렵다”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시장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라면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안정적인 대상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지영 소장은 자금 여력에 따라 상가주택과 오피스텔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했다. 양 소장은 “상가주택은 투자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관리가 용이하고 건물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땅값 상승 등으로 인해 리스크 요인이 적다”고 말했다.
상가주택의 경우 해당 지역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예컨대 대학가일 경우 소형 위주의 상가주택이 유리하고, 1층 상가도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임차 업종을 선별하는 것이 현명하다. 오피스텔은 그동안 공급이 많았기 때문에 기업 등 배후 수요가 받쳐주는 곳, 지하철 개통 예정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오피스텔 분양 시장에서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수원호매실동광뷰엘(333실)’의 청약 접수는 3건에 그쳤다. 경남 진주시 ‘신진주역세권줌시티(348실)’는 단 2건만 접수됐다. 반면 경기 화성시 ‘힐스테이트동탄2차(236실)’는 최고 경쟁률 10대 1로 준수한 성적을 보였고, 경기 수원시 ‘광교더샵레이크시티(1805실)’는 2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2분기에는 1만508실이 분양 예정이다. 임대수익뿐 아니라 매각 시 시세 차익을 기대한다면 상가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추천됐다. 올해 상가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신도시와 도시재생지역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선종필 대표는 도시재생 관점에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은평구 수색동, 택지개발지구에서 하남시 등을 유망 지역으로 주목했다. 선 대표는 “유망 지역이라 해도 가격 요인을 고려했을 때 매력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신규 분양일 경우 특히 가격을 낮추는 협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혁 선임연구원은 “노후 대비를 위해 시세차익보다 고정수익에 초점을 맞춘다면, 신도시에 새로 형성되는 상권보다는 기존 상권 중에서 상승세 타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노년 세대가 직접 상가를 관리하려면 주거지에서 30분 안팎으로 가깝고, 평소 잘 알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시재생사업 관련 개선될 여지가 있는 지역, 현재 상권이 크지 않더라도 상승 요인이 많은 곳을 눈여겨보라는 관점이다.
투자 적기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양지영 소장은 “현재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리스크 요인도 많고, 가격도 고점에서 조정이 되는 구간이라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까지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반기쯤에는 유동성 리스크에 빠진 건물 투자자나 상가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평소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76세에 새로 취업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최근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시니어 대상의 취업 지원 기업 중 한 곳인 주식회사 시니어잡은 지난 2월 76세의 고령자를 취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26세의 젊은 사장이 설립한 이 회사는 50세 이상의 시니어를 대상으로 취업 지원 컨설팅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360% 이상 상승할 정도로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일본 시니어 구직시장의 발전은 단순히 고령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평생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의 비결은 무엇일까.
최근 일본 구직시장에서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한 회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기존의 인력파견 기업이 시니어 구직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는 경우도 있다. 파소나그룹은 지난 4월 중년 이상의 구직자를 위한 파소나 시니어의 창립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핵심 키워드는 ‘평생 현역 사회’. 시니어 인재들이 그간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활용해 나이를 불문하고 활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일손이 부족한 기업에 적합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중년을 파견하거나 고용을 추천하고, 주요 기업의 정년 퇴직자를 확보해 일종의 인력은행처럼 운영을 하고, 시니어 구직자들이 경력을 살릴 수 있도록 연수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령에도 근로 원하는 비중 높아
실제 일본 고령자의 근로에 대한 의식은 어떨까. 일본의 기술인력 전문지인 ‘fabcross for 엔지니어’가 지난해 6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44.4%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남성의 경우에는 일자리를 원하는 비중이 52.6%로 더 높았다. 노동을 원하는 이유는 수입을 원한다는 복수응답이 71.2%로 가장 높았고, 일이 즐겁기 때문에(40.8%),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싶어서(40.6%), 사회와의 접점을 원해서(40.0%) 등의 순서로 응답이 집계됐다.
일본의 평생 현역 사회에 대한 이런 분위기는 정부의 정책도 한몫했다. 현재 일본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25%가 넘었다. 4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셈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60세인 중앙·지방 공무원의 정년을 2033년까지 65세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일반 기업들에게도 정년 연장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법안이 통과됐지만, 2025년 이후에나 의무사항이 된다.
일각에선 ‘정년 폐지’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NTT 데이터 경영 연구소는 한 매체를 통해 “일본 내 남녀 수명 모두 70세를 넘고 있어 70대까지 일하는 사회를 대비해야 하며, 정년 폐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이면에는 일본의 고령자 대상의 공적연금 기금에 대한 고민이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기초노령연금의 수급개시 연령을 현 65세에서 68세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손 없어 “시니어 모시자” 풍토 바뀌어
고령자 노동시장에 순풍이 불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닥까지 내려간 일본 내 실업률이다. 올 1월 일본의 실업률이다. 24년 9개월 만에 기록한 최저치다. 이러한 배경에는 8분기 연속 성장한 일본 경제의 호황이 있다. 실제로 일본 내 구직시장에선 버블시대 이후 종적을 감추었던 ‘취준생 모셔가기’ 경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 내 베이비부머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은퇴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매년 은퇴하는 단카이 세대는 80만 명 수준이지만, 연간 대졸자 수는 50만 명에 불과하다. 근로자 수요는 늘고 있는데 ‘노동 공백’이 발생한 셈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75세 정년시대’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사회적 정서나 경제 상황 모두 평생 현역으로 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고령자 빈곤율 50%, 65세 이상 임금 근로자 중 35% 이상이 일용직과 임시직에서 일하는 한국 상황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저금리 파티’가 끝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략 10년간 지속돼온 저금리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미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금리 인상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다. 금리 인상은 은퇴 후 예금 이자로 생활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숨통을 틔워줄 수 있지만, 빚을 가진 이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당장 은퇴 후 자영업에 뛰어든 ‘베이비부머(1955~1963년)’ 세대가 빚의 굴레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美 금리인상, 국내 영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1월 말 성명을 통해 “시장을 기반으로 한 물가가 최근 수개월간 상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자산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글로벌 증시는 폭락했고, 미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미 연준은 지난 2015년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금리 인상의 시동을 걸었다. 2006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드는 2018년에는 약 3차례 수준의 금리 인상이 예고돼왔다.
문제는 금리 인상의 속도가 예상외로 빨라지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4차례 금리 인상도 가능한 것으로 본다. 최근 한국은행 뉴욕 사무소에 따르면, 주요 해외투자은행(IB) 16개 기관 중 6개 기관이 올해 미 연준이 금리를 4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월 조사 때보다 2개 기관이 더 늘었다. 올해 3차례 인상을 전망한 곳은 9개 기관으로, 전월보다 한 곳이 늘었다.
이민구 한국씨티은행 WM상품부 부장은 지난해 말 한국경제매거진 ‘MONEY’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 연 3회 수준의 완만한 금리 인상과 점진적인 유동성 축소를 예상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지만 주식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어 금리 인상이 급격히 진행될 경우 국내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미 간 ‘금리역전’의 경우 국내 증시에서 막대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올해 미국은 3~4차례의 금리 인상 예상이 우세하지만, 한국은 1400조 가계부채 등으로 1~2차례 금리 인상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연 1.25∼1.5%인 미국의 정책금리와 연 1.5%의 한국 기준금리는 10년 만에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인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금액은 265조1180억 원에 달한다. 미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시작한 2008년 말(64조5080억 원) 이후 미국의 한국 주식 보유액이 4배 이상 급증했다. 향후 미국의 금리가 높아져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의 자금유출로,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임대수익으로 노후 준비 ‘빨간 불’
올해 말 은퇴를 준비하는 50대 중반의 L 씨는 최근 금리 인상 소식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 씨는 “향후 은퇴하면 퇴직금으로 월세를 받는 임대사업을 고려했는데, 부동산 규제도 많아지고 대출 문턱도 까다로워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금리가 올라 대출 부담이 늘수록 임대수익은 떨어지는 구조다. 한국은행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임대가구는 2012년 28만 가구에서 2016년 43만 가구로 5년 새 15만 가구나 늘었다. 이 기간 임대가구의 금융부채는 180조 원에서 226조 원으로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은퇴 세대 상당수가 비은행권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점이다. 50~59세의 저축은행·비은행금융기관 대출비중(담보 및 신용대출 기준)은 17.7%, 60세 이상이 25.7%였다. 이는 30대 7.3%, 40대 11.9%에 비해 단연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권 대출의 경우 고금리인 데다 소득 수준이 은퇴 이후 급격히 줄어들게 돼 위험가구에 포함될 개연성이 높다.
특히 지난 1월 말부터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까지 시행되면서, 소득이 적은 은퇴자의 시중은행 거래가 어려워짐에 따라 비은행권 대출을 부추길 수 있다. 신DTI는 소득증빙 요건이 까다롭고, 은퇴 전후세대의 경우 소득 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대출 한도를 낮춘다. 이처럼 대출 문턱은 높아지는데, 대출 이자마저 치솟고 있어 빚이 많은 은퇴 세대나 자영업자의 이중고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는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고려해 안정적인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금융사회적기업인 ‘희망만드는사람들’의 서경준 본부장은 “부채를 안고 임대사업이나 창업을 한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실질적 영향을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월 상환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는 것이 아니라면 소비규모 등을 줄여 현금흐름을 합리화하고, 임대사업 수익 등이 매우 저조한 경우 매각도 신중하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연말 은행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연 3.61%로 2014년 10월(3.6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3.39%)부터 4개월 연속 오르며 0.22%포인트나 올랐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3.28%에서 3.42%로 0.14%포인트 상승했고, 신용대출은 3.78%에서 4.49%로 무려 0.71%포인트 올랐다.
그간 저금리에 애태웠던 예금생활자들에게 금리 인상은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금융권은 금리 혜택을 높인 예·적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증시는 불안하고 금리는 올라가면서 시중의 돈이 안전 자산인 ‘예금’으로 몰려들고 있다.
올 들어 연 2% 이상의 금리를 내세운 시중 은행의 특판 예금 상품은 ‘조기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연 2.1% 금리로 특별 판매한 ‘우리투게더 더드림 정기예금’은 출시 후 4거래일 만에 완판됐고, SC제일은행의 공동 구매 정기예금도 출시 11일 만에 1000억 원을 조기 달성해 가입 고객 모두 최고 금리인 연 2.3%를 적용받는다.
전북은행은 2월 5일부터 3월 2일까지 ‘상반기 고객감사 특판 예·적금’을 판매한다. 가입기간이 12개월 및 24개월인 특판 예금은 최대 연 2.4%(우대금리 포함), 만기 12·24·36개월로 판매되는 특판 적금은 최대 연 2.65%의 금리가 적용된다. 판매 한도는 1000억 원으로, 조기 소진될 수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금리도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2월 둘째 주 기준 예금금리는 별다른 조건 없이 연 2.2%다. 저축은행 예금상품 금리는 2% 중후반대로,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2월 13일 기준 만기 12개월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고금리 예금을 살펴보면, 페퍼저축은행이 최고 연 2.27%의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세종저축은행은 연 2.66%, 안국저축은행과 키움YES저축은행은 연 2.65%의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대 4% 적금 상품도 등장했다. 우리은행 ‘우리웰리치100여행적금’은 최고금리가 연 4.7%로, 여행 고객을 잡기 위한 특화상품이다. 우리은행·우리카드 실적에 따라 높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 직장에서 은퇴한 강모(67세) 씨는 수입이 줄어들자 자동차를 유지하기가 부담스러웠다. 주유비에 자동차보험, 주차비도 그렇지만, 차를 구입한 지 오래되어 수리비가 만만치 않았다. 자녀들이 독립해 예전처럼 차를 쓸 일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며 걱정을 덜었다.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한 자율주행 공유 차는 강 씨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전해준다. 필요할 때만 부를 수 있어 경제적인 데다 차량 소유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없다.
최근 자율주행차는 무인 상태를 최종 목표로 발달하고 있는 중이다. 또 가솔린이나 디젤을 연료로 하는 차 대신 전기차가 늘고 있으며, 차를 공유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한편으론 자동차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 등과 만나 커넥티드카로 진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 업종에서 이제 전기전자 업종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자동차 산업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에 신기술과 새로운 용어가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걸까. 이에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와 시니어에게 가져올 파급 효과를 살펴보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어려워지는 일 중 하나가 운전이다. 60대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016년 기준 전체 면허 소지자의 14.8%인 461만 명에 이른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도 늘고 있다. 2016년 전체 교통사고는 22만917건으로 2015년과 비교하면 1만 건이 넘게 감소했다. 하지만 2015년 대비 2016년 60대 이상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는 무려 2784건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자동차는 편리함도 주지만, 안전을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다. 젊을 때부터 운전을 해온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운전을 하길 원한다. 이동이 힘들면 사회 참여를 제대로 못하게 되고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까지 올 수 있다. 그래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시니어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자동차 산업의 빅뱅을 일으킬 첨단기술들
현재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트렌드는 크게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바로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차량공유 서비스, 전기차다. 이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자율주행차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2020년에 사람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완성차, 부품, 반도체, IT, 통신 등 관련 기업들의 협력과 인수합병(M&A)이 적극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차량용 인공지능 1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중앙처리장치 기업인 인텔을 중심으로 협력하고 있다. 인텔은 자율주행 부품 업체로 유명한 모빌아이를 인수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완전 자율주행 인공지능 컴퓨터인 ‘드라이브 PX 페가수스’를 선보였다. 또한 글로벌 IT 기업도 이젠 자동차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시험 운행했으며, 애플도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국내 한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통사고의 89%는 운전자 과실이 원인이다. 그래서 무인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교통사고가 9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아서 척척 운전을 해준다면 노화로 신체나 인지기능이 저하된 사람도 생활이 편리해진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려면 기술 보완 외에도 아직 걸림돌이 많다. 우선 소비자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국토교통연구원이 2016년 실시한 조사 결과 운전에 따른 피로감이 줄고 차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시스템 오류와 보안,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또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았을 경우 차 소유주와 제조업체 중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스마트폰, 자동차의 스마트한 변화
# 박모(74세) 씨는 은퇴 뒤 아내와 자동차로 맛집을 찾아다니고 여행을 다니는 게 취미다. 그런데 시력이 저하되면서 운전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새로 구입한 자율주행차 덕분에 드라이브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 또 차 안에서 스트레스를 측정해주고, 건강 컨설턴트와 영상으로 상담도 할 수 있다. 얼마 전엔 차에서 심장질환으로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그러나 박 씨의 건강 이상을 파악한 자율주행차가 근처 병원 응급실까지 차를 이동시켜줘 큰 도움이 됐다.
커넥티드카가 뜨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커다란 스마트폰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사람과 자동차, 병원, 쇼핑 등 사실상 모든 것과의 연결이 가능하다. 그래서 차 안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가 교통상황도 알려준다. 또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신용카드와 연계되는 전자계정을 부여받은 차로 상품 결제도 가능하다. 특히 커넥티드카는 차 안에서 운전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준다. 자동차에 앉기만 해도 자동 측정이 가능하다. 얼굴과 눈동자를 인식해 졸음운전을 감지하는 기술은 이미 여러 기업에서 개발됐다. 도요타는 운전자의 심전도를 측정하는 스마트 핸들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는 심박수와 뇌파를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을 활발히 개발 중이다. 건강 이상이 발견되면 차가 스스로 119에 신고도 한다. 헬스케어 산업은 자동차 산업보다 규모가 훨씬 큰 데다 고령자 급증으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차량은 이제 소유에서 공유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의 차량공유 기업 리프트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시대가 10년 안에 끝날 거라고 예측했다. 국내에서도 젊은 층의 자동차 구매가 감소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차량공유 기업인 쏘카의 회원수는 2014년 51만 명에서 2016년 240만 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자동차도 서비스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현대자동차도 차량공유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전기차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도 판매 중단을 논의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 판매된 전기차는 100만 대를 넘었다.
자동차의 빅뱅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트렌드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다. 자동차 산업은 이제 금융, 헬스케어, 차량공유 등 산업의 경계를 나누기도 어렵다. 자동차 산업의 첨단기술은 시니어의 이동성에 큰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 운전을 하지 않는 탑승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시니어의 니즈는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미래 자동차 산업의 과제다.
이나영 시니어 전문 칼럼니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차의과학대학교에서 고령친화산업학을 전공했다. 한화그룹과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현재 경향신문에서 고령사회 담당 객원기자로 활동 중이며,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를 연재하고 있다.
다음 연재 순서
❹식스 포켓(six pocket) 시대, 손주와 SNS로 친해지기
❺해외 시니어 여행 트렌드
❻3D 프린팅 기술 어디까지 왔나
노후의 삶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장수리스크’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준비 없이 맞이하는 긴 노년은 괴로움만 더할 뿐이다. 따라서 나이에 맞는 ‘생애자산관리’가 뒤따라야 하며, 은퇴 직전인 50대뿐만 아니라 30~40대부터 노후필요자산에 대한 적정성 점검과 자산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은퇴 이후에는 노후 기간을 세분화하여 자산의 적정한 인출과 소득의 보완에 신경 써야 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꼽은 시니어가 알아야 할 재무 설계 키워드를 은퇴 전·후로 나눠 정리해봤다.
도움말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PART1. 은퇴 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5565'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기 직전 5년부터 퇴직한 뒤 5년에 해당하는 55세부터 65세 사이의 시기를 말한다. 직장생활을 잘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시기로 매우 분주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인간관계 중심이 회사에서 가정으로 바뀌므로 회사형 인간에서 가정형 인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노후자금 관리도 돈을 모으는 ‘적립’에서 ‘인출’ 중심으로 변화한다.
#2 임금피크 ≠ 인생피크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55세 전후로 임금피크를 실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근무연한이 늘어나면 임금도 상승하는 연공서열방식 임금제도와 달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특정 연령부터 임금이 줄어든다. 임금이 줄어들면 덩달아 퇴직급여도 줄기 때문에 대응을 잘해야 한다. 기업에 따라 임금피크에 해당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전은퇴 교육을 시행하는 곳도 있으니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임금피크 전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전이 달라진다. 자칫 이 시기를 무의미하게 보내면 임금피크가 인생피크가 될 수도 있다.
#3 이중부양
은퇴를 앞둔 50대는 자녀부양과 부모봉양이라는 두 가지 짐을 짊어진 경우가 많다. 그나마 현재 50대는 경제가 고도성장할 때 직장에 다니며 부를 축적하고 노후준비도 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부모 세대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노후를 맞이했다. 게다가 고도성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그들의 자녀 세대 또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상황이다. 부모봉양과 자녀부양이라는 이중의 짐이 50대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자신의 노후준비까지 하려면 연금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을 통해 기초생활비를 만들고, 여기에 개인연금과 주택연금을 더해 기본 생활비를 마련하자.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퇴직금을 지켜라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7년으로 OECD 주요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근속연수가 짧으면 이직 때마다 노후자금의 주요 축인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찾아 다른 용도로 활용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후자금 축적에 큰 위협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직 시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계좌에 이관된 퇴직금은 절대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고,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으로 받는 것이 좋다. 이 경우, 퇴직금을 노후자금의 목적대로 보존할 수 있으며 퇴직소득세 감면 효과(30%)까지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
#5 자녀 리스크 회피
자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나라 부모 세대는 오랜 기간 자녀 리스크에 노출된다. 사교육비부터 결혼자금 지원까지, 생애 지출의 상당 부분이 자녀를 위해 쓰인다. 즉 소중한 자녀가 노후준비의 걸림돌이 되는 것. 2016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5년 내 자녀를 출가시킨 부모의 3분의 1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노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산(부채, 퇴직금, 개인연금 등)을 활용했다. 자녀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보다는 자녀에게 부담 주지 않는 독립적인 노후를 보내는 것이 결국 자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임을 명심하자.
#6 연금라이프 점검
평균수명 증가로 은퇴기가 길어지면서 필요한 노후생활 자금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득이 사라지는 은퇴기에도 삶의 질 하락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생활비’를 확보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필수생활비는 살아있는 한 꾸준한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으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인 국민연금 이외에 종신연금처럼 죽을 때까지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상품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 필수생활비를 연금으로 충당하는 연금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지 점검해보자.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집, 소유 말고 사용하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선진국의 경우 가계의 부동산 비중이 약 50%이지만, 우리나라는 70%가 넘는다. 집은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사용하는 개념으로 바꿔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집을 사용하는 것으로 여기면 무리하게 투자해 집을 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0억짜리 집을 사기 위해 3억을 대출받는 것보다, 5억짜리 집에 살면서 2억을 연금보장형 상품 등으로 넣어두는 편이 낫다. 10억짜리 집을 사면 이자를 내야 하지만, 5억짜리 집에 살면 이자를 받는 셈인데, 이는 매우 큰 차이다. 여기서 나오는 이자를 노후자산에 톡톡히 활용할 수 있다.
#8 자산관리 분배 원칙 '5533'
5: 총자산의 50%를 금융자산으로! 가계의 총자산 내에서 26% 수준에 불과한 금융자산의 비중을 큰 폭으로 늘리자. 노후에 필요한 것은 정기적인 현금흐름이고, 이를 만들어내는 금융자산을 최소 50%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좋다.
5: 금융자산의 50%를 투자형 자산으로! 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리연동형의 안전형 상품으로는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40%를 훌쩍 넘는 예금자산을 줄이고, 20% 수준에 불과한 투자형 자산의 비중을 늘려보자.
3: 투자형 자산의 30% 이상은 해외자산으로! 투자형 자산에 투자할 때는 해외자산의 비중을 늘려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 증시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2%도 안 된다. 국내 종목에만 집중투자하기보다는 글로벌 분산투자의 개념에서 해외 종목을 30%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3: 연금자산은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100세 시대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자산은 결국 연금자산이다. 아무리 많이 잡아야 8% 수준에 불과한 연금자산을 최소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장기보장자산 마련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한 재무 설계는, 늘어난 노년기에 경제적으로 독립된 노후생활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해서는 일정 소득을 제공하는 노후자금기본형성 계획과 인플레이션을 따라가면서 ‘인플레이션+α’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 확대 계획이 필요하다. 노후자금기본형성을 위해 개인형 IRP, 연금보험 등에 대한 이슈가 중요하며, 노후자금자산 확대를 위해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자산관리 전략의 혼용이 필요하다.
*경제활동기 이후 노후생활기 증가: 1985년 13.4년, 2016년 26.8세.
단순히 ‘노후자산관리’라고 뭉뚱그려 말하기엔 은퇴 이후, 즉
#10 '1세대가구형' 생존전략
가구에 대한 개념 변화와 기대수명의 연장, 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의 약화, 에이징인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개념 등으로 은퇴 후 1인가구나 부부가구 증가가 예상된다. 전통적 방식의 2세대 이상 가구 유형(부모-자녀 세대)은 감소할 것이다. 특히 재무 설계의 목적을 설정할 때 1인 또는 부부가구 중심의 노후자금준비 목적이 이뤄지도록 반영해야 한다. 이는 1세대가구 생존을 위한 노후자금준비 목표에 대한 재점검과 자산관리 재조정으로 이어진다.
* 부양의식의 변화: 부모부양 부담에 대해 가족의 책임 2002년 70.7%, 2016년 30.6%.
* Aging in Place: 연령, 소득, 능력 수준에 관계없이 자신이 살던 집과 공동체에서 안전하고 자립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구.
PART2. 은퇴 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일병식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수명이 늘어났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일본은 75세 이상 고령자 중 30% 이상이 와병 상태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나이가 들면 밥보다 약을 더 많이 먹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늘어난 수명을 병상에서 보내지 않으려면 건강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보통은 아무런 질병이 없을 때 건강을 돌본다는 의미로 ‘무병식재(無病息災)’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이때는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별다른 준비를 안 하고 무리하게 된다. 건강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은퇴하고 나서 체력이 떨어지고 가벼운 질병을 하나 정도 갖게 됐을 때다. 이때부터라도 건강관리에 힘쓰면 장수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일병식재(一病息災)’라 한다.
#2 평생월급
은퇴 후 삶의 시기를 크게 3단계로 나눠 정년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평생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야 한다. 1단계는 정년퇴직 이후부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다. 월급이 끊긴 뒤 공적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공백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퇴직금과 모아둔 금융자산으로 매달 얼마의 소득을 낼 수 있는지 점검해본다. 2단계는 공적연금수령 기간이다. 부부가 받는 공적연금으로 기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을 받는 방법도 고려한다. 3단계는 독거생활 기간이다. 본인이 먼저 사망했을 때와 그 반대의 경우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본다. 이런 점검을 통해 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소득이 얼마나 확보되어 있는지 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며 평생소득을 만들어가야 한다.
#3 딴 지붕 한 가족
자녀들도 나이 든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지만, 부모도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반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아주 먼 곳에 떨어져 살려고도 하지 않는다. ‘방금 끓인 수프가 식지 않을’ 거리에 떨어져 살면서, 프라이버시는 지키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부모·자식 관계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얼굴을 맞대고 사는 전통적인 가족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지붕 아래 살면서 보고 싶을 때만 보는 ‘딴 지붕 한 가족’이 보편화되고 있다.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100세' 보장
민간 건강보험으로 탄탄한 의료비 보장을 해놓은 이가 많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연장돼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며 과거에 해둔 보장이 불충분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비 보장이 80세까지만 되어 있는 경우다. 특히 고령화 후기로 접어들면 간병비도 늘어난다. 이에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의료비와 간병비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5 '4% 인출' 법칙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그동안 저축한 은퇴자산에서 자금을 찾아 써야 하는 은퇴자가 많아지고 있다. 은퇴자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한정된 은퇴자산에서 매년 생활비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알려주는 법칙이 있다. 일명 ‘4% 법칙’이라고 하는데, 은퇴 직전 자산의 4%를 기준으로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을 더해 인출하면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될 우려가 없다는 법칙이다. 인출하고 남은 은퇴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소 달라지겠지만 은퇴자의 생활비 인출 범위를 대략적으로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6 버킷 전략
시니어도 젊은 시절에는 자산운용에 할애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엔 투자 실패 시 만회할 시간이 부족해 적극적 자산관리를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자산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보유한 자산이 생전에 고갈되는 장수 리스크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 은퇴자산을 인출 시기별로 나누어 각각 달리 관리하는 이른바 ‘버킷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올해 당장 써야 할 자금은 현금성 자산으로, 앞으로 10년 이내에 꺼내 쓸 자금은 각각의 인출 시기까지 운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보유한다. 나머지 자산은 향후 10년 이상 운용 가능하게 되어 더 적극적인 투자관리를 할 수 있다. 이 방법을 버킷 전략이라 하는데 최근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장수리스크, ‘일’로 대비하자
오래 살게 되는 상황에 대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반드시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관계와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일’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전 세계 1위이고, 이 중 47%, 즉 둘 중 한 명은 절대빈곤을 겪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재능기부 등의 일이라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좋다. 물론 이러한 활동이 가계에 도움이 된다면 금상첨화다.
#8 발품을 팔아야 한다
대부분 금융기관에서는 매월 시장의 동향과 좋은 투자 상품 등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퇴직 후 시간이 여유로운 시니어는 이런 프로그램을 직접 찾아다니며 들어보고,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담당 직원에게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묻고 정보를 얻어 활용해야 한다. 이때 투자 결정을 할 때는 한 사람에게 들은 정보만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정보를 같은 기관의 다른 직원이나 타 기관 직원에게 반드시 크로스체크하자.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투자 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담당 직원에게 “왜 올랐나요?”, “왜 떨어졌죠?” 등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다음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합리적 인출전략
기대수명 연장으로 늘어난 노후생활기, 에이징인플레이스의 확산 등에 따른 새로운 영역의 필요노후자금 등이 발생하면서 합리적 노후자금 인출전략 수립이 중요해졌다. 새로운 자산 증가나 소득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보유한 자산으로 여생을 살아가기 위한 인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인출전략 수립에 앞서 보유자산 진단, 예상되는 자산 유출 진단, 노후 라이프스타일 결정 등의 과제가 선행되어야 인출전략 수립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10 은퇴 후 기간 세분화
100세 시대라 할 정도로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노후생활기도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 재무 설계에 대한 접근이 바뀌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금까지는 은퇴 후 기간을 하나의 통으로 보고 재무 설계를 추진해왔으나, 이제는 개인의 자산 현황, 활동성 정도, 인생계획 등이 반영된 기간 세분화가 필요하다. 재무 설계는 이러한 분석 아래 시도해야 하며, 아울러 노후자금 인출전략을 세울 때도 주요 자료로 참고해야 한다.
#11 현금 가능한 고정수입 유동화
은퇴는 고정수입 창출에 큰 변화를 발생시킨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사업자의 경우 사업소득이 발생하다가, 은퇴 후에는 초기 연금이나 금융자산의 이자소득 등으로 수입이 창출된다. 이후에는 금융자산, 부동산자산 순으로 유동화하여 수입을 창출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구주 연령 60세 이상 가구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은 80%에 이른다(2016년 3월 통계청 기준). 이를 노후자금으로 유동화하는 과정은 대부분의 가구가 거치게 될 것이다. 자산 감소와 유동화 시기 점검으로 재무 설계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사는 민모(63) 씨는 6억 원대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은퇴하고 보니 겨우 집 한 채가 노후 재산 전부인데, 당장 처분하기도 마땅치 않다”며 “집을 작은 곳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정든 내 집에서 평생토록 살면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이 낫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수는 축복이지만, 무전장수(無錢長壽)는 ‘100세 시대 쇼크’가 될 수 있다. 급격한 고령화에 노후 준비가 부족한 시니어 계층이 현실적인 노후 대책으로 주택연금을 주목하고 있다.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겠다 52.6%, 주택연금 가입, 10년 만에 20배 ↑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7’에 따르면 전국 만 60~84세 주택 보유자 중 “보유 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는 비율은 2008년 12.7%에서 2016년 25.2%로 증가했다.
이러한 시니어 계층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갈수록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신규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1만309건으로, 10년 전인 2007년 515건에 비해 약 20배 증가했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대신, 주택연금에 가입해 스스로 노후 대비를 하겠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이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부부가 살아 있는 동안 연금을 받는 제도다. 흔히 ‘역모기지론(Reverse Mortgage)’으로 불린다. 이처럼 주택연금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평생 동안 내 집에 살면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장점 덕분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먼저 사망한 다음에도 연금액을 줄이지 않고 100% 지급해준다. 나중에 부부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해 그동안의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면 된다.
가입 후 집값이 오르거나 내려도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이 적다.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더라도 처음 정한 월지급금을 계속 수령할 수 있다. 부부 사망 후 그동안 받은 연금수령액이 집값을 초과해도 상속인에게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다. 반대로 집값이 남으면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가진 재산은 집밖에 없는데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집을 매매하려고 해도 팔리지 않고, 향후 집값 하락을 우려한다면 주택연금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주택연금 가입 중에도 대출금은 언제든 별도의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전액 또는 일부 상환이 가능하다. 대출 금리는 은행권에서 우량고객에게 제공하는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CD금리+1.1%’나 ‘COFIX+0.85%’다. 2018년 1월 11일 기준 ‘CD금리(1.66)+1.1%’는 2.76%다
단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가 만 60세를 넘어야 한다. 집값도 9억 원 이하이어야 하며 부부가 1주택만을 소유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예외적으로 2주택자는 3년 내 미거주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내 집 맡기면 얼마나 받을까…, 평균 72세, 2억9000만 원 주택, 월 99만 원
주택연금 월지급금은 주택 가격과 가입연령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이를테면 만 60세(부부 중 연소자 기준)인 가입자가 3억 원 주택을 담보로 연금에 가입하면 평생 동안 월 62만9000원을 수령하고, 5억 원 주택을 맡기면 월 104만9000원을 받을 수 있다(종신지급형, 2017년 2월 기준).
주택 가격이 동일해도 가입연령이 높으면 월지급 금액은 높아진다. 70세인 가입자가 3억 원 주택을 맡기면 월 92만4000원, 5억 원 주택을 담보로 하면 월 154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주택별 구체적인 금액은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www.hf.go.kr)를 통해 조회가 가능하다. 부부의 연령과 주택 가격을 입력하면 월지급 금액이 간단히 조회된다.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17년 11월 말 기준 총가입자 4만8904명이 맡긴 주택의 평균가격은 2억8700만 원, 월 평균수령액은 99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 평균 가입연령은 72세다.
알쏭달쏭 주택연금 Q&A
주택에 선순위 담보대출이 있는데 주택연금 가입할 수 있나?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초과 70% 이내) 범위 내에서 일시에 찾아 쓰고 나머지 부분을 매월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주택 가격 대비 최대 인출한도는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3억 원 주택을 담보로 70% 인출할 경우, 최대 인출한도는 60세일 경우 8610만 원, 70세는 1억1361만 원, 80세는 1억4553만 원이다.
주택연금은 어떤 수령 방식이 있나?
일반 주택연금은 평생토록 연금을 받는 종신형과 일정 기간에 받는 확정기간(10년, 15년, 20년, 25년, 30년)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은 인출한도 외 나머지 부분은 매월 평생 동안 연금 형태로 지급받는 방식이다. 월지급금의 지급 유형은 월지급금을 평생 동안 일정한 금액으로 받는 ‘정액형’과 초기 10년간은 정액형보다 많이 받다가 11년째부터 초기 월지급금의 70% 수준으로 받는 ‘전후후박형’이 있다.
연금 수령을 일시중지할 수 있나?
취업이나 퇴직금 수령 등으로 예상치 못한 수입이 발생했을 때, 연금 수령을 미룰 수 있다. 이때 연금 지급액이나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며, 지급 재개를 요청할 때까지 쌓인 미지급 금액을 나중에 한꺼번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택연금 이용 도중 이사할 수 있나?
이사는 가능하다. 단 이사한 주택으로 담보주택을 변경해야 한다. 이사 시점에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의 가격을 각각 평가해 월지급금이 변경될 수 있다.
꿈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다. 꿈을 꾸는 자 이룬다. 꿈을 꾸지 않는다면 희망이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데면데면한 일상이 되고 삶의 의욕도 상실된다. 상암동에서 펼쳐진 월드컵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큰 꿈을 함께 꾸었고 끝내는 그 꿈을 이뤘다. “꿈은 이루어진다!” 한국인이 새로 만들어낸 희망 메시지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 질문하였을 때 망설이지 않고 자기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꿈을 가진 사람은 생각보다 적었다. 삼성의료원사회건강연구소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성인 중 꿈을 가진 사람은 아주 적었고 86%가 꿈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조사됐다. 하루하루를 대충 살아가고 있음이다. 꿈이 없기에 활력 또한 있을 수 없다. 수명은 장수시대로 가고 있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도 머지않았음을 예고하고 있다. 미래 학자 레즈 커즈와일은 2045년쯤이면 인간은 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미래 예측을 하고 있다.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본인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의학과 의술의 발달로 그 이야기에 신빙성을 더해 주고 있다. 노화된 인체구조의 교체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삶의 질 또한 좋아진다. 우리나라에서도 114살 된 할머니 아직 정정하게 활동하고 있음이 방송되기도 했다. 특별한 경우로 넘길 수도 있으나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에 들러보면 고인의 나이가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가 은퇴 후에 살아가야 할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할지 모른다. 40~60년 더 나아가 70년이 될 수도 있다. 엄청나게 긴긴 시간이다. 하루 중에서 먹고 자고 배설하는 등의 생리적 필수시간을 제외한 여가를 11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60세 은퇴하여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여가가 16만 시간에 이른다. 120살로 계산하면 20만 시간이 된다. 짧아 보일 수도 있으나 참으로 긴 시간이다. 양치질 적정 시간을 3분이라 한다. 당신은 그 3분을 다 사용하고 있나요? 대체로 3분간 이를 닦는 사람은 극소수에 이른다고 한다. 3분이 길게 느껴진다. 그렇게 대비해보면 16만 시간은 엄청나게 길고 긴 시간이다. 길고 긴 여가를 보내야 하는 우리들이 하고 싶은 일이 없이 무료하게 보낸다면 고통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그 자체가 고통이고 불행이다.
(어디로 굴러가야 할까? 변용도 동년 기자)
실제 꿈이 없는 것일까? 누구나 꿈을 가졌다. 생업에 매달리면서 그 꿈을 접어두었을 뿐이다. 오랫동안 끄집어내지 않고 있다 보니 잊고 살아간다. 이제 그 꿈을 끄집어내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 28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청춘을 불살랐던 이서형(74세, 현재 서양화가) 씨도 마찬가지였다. 건설회사 CEO로 일선에 물러난 이 씨는 초등학교 시절에 자기가 그린 그림을 앞에 놓고 부친과 친구분이 “그림에 재능이 있구나!”라고 한 칭찬을 떠올리며 자기의 꿈이 화가였음을 되새겼다. 이 씨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은퇴를 하자마자 용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 학사 편입하여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쉽지는 않았을 것이나 하고 싶은 일, 자기의 꿈이었기에 각고의 노력으로 서양화가가 되어 행복한 후반생을 보내고 있다. 뒷전에 미뤄두었던 꿈을 끄집어낸 성공 사례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기 마련이다. 가족이나 회사를 위하여 접어두었던 꿈을 끄집어낼 차례다. 이제 당신에게 “당신의 꿈은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은 거침없이 그 대답이 나오지 싶다. 그것만으로 당신은 후반생 행복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은퇴는 隱退가 아니라 Retirement다. 꿈 학교 입학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