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점은 독서 인구의 감소와 온라인 서점, 전자책 출판 등으로 중소형 서점은 거의 고사 직전이다. 그래서 불황이 아니라 공황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역시 1979년도에 4092개 출판사가 등록, 1997년도에는 최고 4612개사를 기록했다. 바로 이무렵부터 출판 불황이 시작돼 해마다 감소하더니 지난 2008년 3979개사로 30년만에 3000개로 줄어든 바 있다.
일본의 서점 수는 1999년 2만2296개가 있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1만4241개를 기록해 15년 동안 8천 개 이상의 서점이 자취를 감췄다.
일본 전국 91개 기업의 497개 점포를 대상으로 경영데이타를 수집해 분석한 2014년판 ‘서점경영지표’에 빠르면 점포 전체 판매고는 전년도에 비해 2.8% 줄어들어 17년 연속 감소 추세를 기록해 출판 불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일 양국이 함께 겪고 있는 출판계 침체와 서점 불황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없는 것일까? 그 작은 힌트를 출판시장의 전쟁터이자 최전방인 서점 현장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감성을 판다, 발견하고 즐기는 재미
독서는 습관이라 한 번 떠난 독자는 돌아오지 않듯이 도서구매 역시 습관이기에 한 번 발길이 뜸해진 독자가 다시 서점을 찾기 힘든 법이다. 온라인에서 신용카드 번호만으로 저렴한 전자책을 클릭해 읽는 ‘독서’는 ‘행위’일 뿐 ‘행동’이 아니다. 서점을 방문해 책 향기 속에서 직접 만지고 자신이 원하는 책과 만나 지갑을 열고 고생해 번 돈을 꺼내 지불하는 일련의 과정은 책 속에 담긴 지식과 정보 이상의 값진 경험인 것이다.
먼저 ‘놀 수 있는 책방’을 내걸고 1986년 나고야 1호점으로 출발해 현재 전국 422개 점포를 갖고 있는 복합형 서점 ‘빌리지 방갈로(Village Vanguard)’ (www.village-v.co.jp)를 주목하고 싶다. 마치 서점 구석구석에 숨겨진 보물찾기를 연상하게 만드는 각종 서적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상품, 그리고 다양한 아이템들이 가득 넘쳐나 이곳을 찾은 고객은 유원지에 놀러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일반 서점과 달리 신간과 잡지에 치중하지 않고, 각 부문의 담당자 판단으로 대형출판사 이외의 중소 출판사 서적들을 많이 다루고 있어 발견하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방갈로가 즐비한 마을을 찾아 창고 속에 잠들고 있는 보물들을 찾아내는 기분, 모든 걸 내려놓고 편하게 재충전할 수 있는 짧지만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CCC)가 운영하는 전국 CD 및 DVD 대여점 쓰타야(TSUTAYA)와 쓰타야서점(?屋書店)에서 서적 및 잡지 등을 판매하는 ‘쓰타야 북스(TSUTAYA BOOKS)’다. 전국 696개 점포의 2012년 판매액이 1097억 엔을 기록해 초대형 서점 기노쿠니야서점을 누르고 연간 서적 판매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701개 점포의 잡지와 도서 매출이 전년 대비 5.9% 증가한 1109억 엔을 기록하면서 연간 서적 판매고의 정상을 지켰다.
프리미어 에이지 50~60대를 노려라
지난 2012년 12월 5일 도쿄의 다이칸야마에 오픈한 쓰타야서점은 널직한 매장과 고급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독특한 컨셉트 등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CCC)이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셀 수 없는 기획들의 총집대성이라고도 불리는 쓰타야서점은 총 3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이곳은 ‘숲 속의 도서관’을 내걸고 ‘프리미어 에이지’로 명명한 50~60대 시니어 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들 세대의 기호에 맞춰 서점, 음반 및 영상 매장, 카페 등이 들어서 있으며, 일반 서점에서 많이 판매되는 비즈니스, 처세술 등의 분야는 취급하지 않는 반면 인문, 자동차·바이크, 손목시계, 잡지, 아트, 건축, 디자인, 요리, 여행이라는 아홉 가지 테마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즉 ‘프리미어 에이지’ 세대의 관심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서적은 물론 관련 상품과 예술품 전시까지 ‘문화’를 다루고 있으며, 심도 있는 기획이 빚어내는 문화의 향기를 맡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각 매장에는 안내 카운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영화 코너 바로 옆에는 여행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트래블카운터까지 마련되어 있다.
현재 50~60대인 고객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자 추억과 전문성을 내세우고 야심차게 선보인 쓰타야서점은 아날로그적 정서가 물씬 풍긴다.
또한, ‘없는 영화가 없다’를 내걸고 다양한 장르의 신작은 물론 국내외의 클래식한 작품 등을 골고루 갖춘 영상 매장이 있으며, 재즈 클래식 록 등 1960~80년대 음악에 주력한 음반 매장은 대여 12만 장, 판매 1만 장의 규모를 자랑한다.
북소믈리에로 불리는 각 테마별 매니저가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책을 추천하고 설명해 준다. 특히 직접 손글씨로 친절하게 내용을 소개하는 안내문도 인기를 얻고 있으며, 영상 매장에는 5명의 매니저가 영화의 매력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신간을 소개하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려는 배려와 노력이 돋보인다.
츠타야서점은 활기를 잃어가던 지역 문화 부흥에도 크게 기여했다. 실제로 츠타야서점이 들어서기 이전에 1500명 내외였던 1일 통행 인구는 주말에만 3만 명 이상으로 급격히 늘었으며, 많은 외국인들과 관광객들도 일부러 이곳을 찾아 새로운 도쿄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일본 통신원│이태문
1999년 와 2000년 으로 데뷔. 에도 작품활동.
도쿄외국어 대학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동대학원 외국인연구자, 일본여행문화연구소 공동연구원을 거쳐 게이오대학, 와세다대학, 니혼대학, 무사시노대학, 오츠마여자대학 등에서 한국문화와 한국어 강의. 번역서 ‘백화점’ ‘박람회’ ‘운동회’ 등
오늘은 어제의 미래이며, 내일의 과거가 된다. 즉, 오늘을 잘 사는 것은 과거와 미래를 잘 사는 것과 같다. 계획하는 일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새해. 지난날의 후회도, 다가올 날의 걱정은 버리고 당장 오늘, 바로 지금에 충실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지금 이 순간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
“인생을 몇 번이고 다시 살 수 있다면 어떨까? 마침내 제대로 살아낼 때까지” 완벽한 이상향을 향해 펼쳐지는 끝없는 회귀, 반복되는 삶과 죽음 속 오늘의 의미. 삶의 새로운 진화를 꿈꾸는 당신에게, 가슴 저민 시간 여행을 선사 한다
저자: 케이트 앳킨슨 (임정희 옮김) ㆍ 출판사: 문학사상
#일단은 즐기고 보련다
75세에도 하는데 그대들이 못한다고?
그 나이가 어때서! 망설이다가 기회를 잃은 것들을 생각하면 너무 아쉽고 후회스럽다.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일단 문을 열고 나가라. 75세 도보여행가의 유쾌한 삶의 방식
저자: 황안나 ㆍ 출판사: 예담출판사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당신에게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할 때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일도 어렵고, 사랑도 어렵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애써 고민을 숨기며 괜찮은 척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스토아철학의 빛나는 통찰
저자: 변지영 (윤한수 사진) ㆍ 출판사: 카시오페아
#지금 여기 깨어 있기
깨달음을 경전 속에 가두지 마라. 지금, 여기,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지금 행복해야 한다. 지금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한다. 지금 깨닫고 나머지 인생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법륜스님이 전하는 깨달음의 길에 이르는 방법.
저자: 법륜 ㆍ 출판사: 정토출판
◇ 2015 한 해를 책임질 도서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
쓸수록 힘이 나고, 매일매일 행복해지는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 당연하게만 여겼던 모든 일에서 감사와 깨달음을 찾다보면, 어느새 일상은 행복으로 가득해진다.
저자: 양경윤 ㆍ 출판사: 쌤앤파커스
#행복다이어리 ‘Present’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장 최인철 교수가 다이어리에 담은 행복의 조건과 기술. 빡빡한 업무와 스케줄로 가득 찬 다이어리는 이제 그만, 2015년은 ‘Present’에 선물 같은 나의 일상을 채워보자.
저자: 최인철 ㆍ 출판사: 한스미디어
#2015 가계북
부자 되는 사람들의 비밀 노트. 똑똑한 경제생활의 시작. 소득과 지출만 적는 평범한 가계부가 아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알짜 경제 정보는 물론, 연간 월간 스케줄러까지. 끝까지 쓸 맛 나는 종이 가계북의 매력에 빠져보자.
저자: 그리고책 편집부 ㆍ 출판사: 그리고책
#연말정산 완전정복
세금폭탄을 피하고 환급액을 늘리는 초간단 지침서.재테크의 마무리는 연말정산. 손해 보지 않는 연말정산을 위한 핵심 정보와 2015 개정 포인트를 짚어준다.
저자: 유흥관 ㆍ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습관의 재발견
지키지 못할 계획만 세우는 ‘계획중독자’에서 벗어나라. 작게, 사소하게, 가볍게. 못하는 게 더 어려운 작은 습관의 힘. 결심과 포기를 반복하는 이들에게 무조건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작은 습관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를 제시한다.
저자: 스티븐 기즈 (구세희 옮김) ㆍ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 2015 트렌드를 읽어라
#빅피처 2015
2015년은 변곡점의 시대, ‘진화형 어젠다’와 ‘전통 어젠다’를 주목하라. 하버드대 출신 국내 전문가 11인이 말하는 2015 대한민국 주요 이슈와 쟁점들
저자: 김윤이 외 10명 ㆍ 출판사: 생각정원
#2015 생생트렌드
국내 최초 빅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트렌드서. 2015년 달라질 비즈니스, 문화, 라이프스타일의 흐름과 액티브 시니어의 영향까지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인포그래픽으로 시각화하다
저자: 타파크로스 ㆍ 출판사: 더난출판
#핫트렌드 2015
산업계 최전선에서 날아온 냉철한 분석과 뜨거운 예측, 글로벌 핫트렌드 25. 저자들이 엄선한 25개 트렌드를 ‘새로운 사람’, ‘새로운 사물들’, ‘새로운 도시들’로 나눠 트렌드의 발전방향을 분석하고, 실무에 적용하는 기술을 제안한다.
저자: 핫트렌드연구소 핫트렌드 연구위원회 ㆍ 출판사: 호름출판
서울 강남구 동부금융센터빌딩,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100세 시대’를 말하는 전 부총리이자 현 SA(Senior Achievement) 대표인 강경식 대표의 눈빛은 노련함과 친절함으로 채워져 있었다. 대화 내 상식을 파괴하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려는 자유로운 사고가 그의 넉넉한 아우라가 되어 빛났다. 그가 제창한 SA는 시니어들의 성공적 노후를 위해 마련된 사회운동으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자유롭고도 다양한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다. 100세시대 참여마당, SA를 창립하게 된 배경과 시니어들의 등대로 자리하는 그의 존재감을 확인해본다.
사진 장세영 기자 photothink@etoday.co.kr
Q. 100세시대를 맞이하는 현재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사실 100세시대 이야기들은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의 모든 시스템이나 정책에 대한 발상 자체는 옛날 ‘환갑시대’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틀에서 100세시대를 생각한다는 점이 문제다.
소위 과거의 환갑시대 시스템은 인생을 초년, 중년, 노년의 삼분법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공부할 때가 따로 있고, 일할 때가 따로 있다는 게 아니다. 그런 구별이 없이 일생이 하나로 쭉 연결이 되면서 이 두 가지가 함께 융합된 생활을 해야 한다.
과거부터 이런 생각을 가지고, 94~95년도에 21세기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 해서 부문별로 모아 공론사업을 벌였다. 연구하고, 추진해봤지만 그런 것들이 지나고 나니 대개 일회성으로 끝나고 지속성이 없더라.
Q. SA의 시작은 어떻게 이뤄진 것인가?
1960년대 초반에는 평균수명이 50대 초반이었다. 지금은 80대 초반 정도다. 따지고 보면 30년 정도가 길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 실제로 과거보다 늘어난 수명 연장의 혜택을 받아 현실을 살아가는 노인들이 있는데 그들에 맞춘 시스템이 필요하다 느꼈다. 그래서 사람들을 한번 모아봐야 겠다 해서 1년 반 전부터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한 만 명 정도 모아서 대대적으로 하려 했으나 도저히 안 되겠어서 일단 시작했다. 차차 1주년, 2주년 행사를 하며 늘려갈 계획이다.
나는 2002년부터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386들이 집권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시장경제교육 을시켜야겠다고 느꼈다. 그러던 중 뉴욕에서 JA(Junior Achievement)를 알게 됐다. 아이들에게 경제 교육을 하는 매뉴얼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JA 코리아를 만들었다.
당시 그렇게 ‘청소년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이다’라고 외쳤던 ‘주니어 어치브먼트(Junior Achievement)’를 응용하여 ‘시니어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이다’라는 ‘시니어 어치브먼트(Senior Achievement)’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Q. SA를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슬로건이라면?
‘얼론 투게더’(Alone Together)다. “홀로서기, 그리고 함께 가자.” 각자가 자기 인생을 홀로 선다. 이제는 예전 대가족제 시대처럼 자식들한테 효도 받을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얼마 안 있으면 은퇴 노인 한 명당 일하는 인구는 둘도 안 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결국은 ‘Alone!’ 각자 자기 인생을 홀로서기 해야 한다. 투게더는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라 함께 사는 사회를 말한다.
오근재 전 홍익대교수가 쓴 이라는 책은 우리나라의 퇴직한 사람들이 마치 효용을 다한 쓰레기처럼 퇴적된 공간에 머문다는 내용을 담았다. 정년퇴직한 시니어는 지식과 경험을 고루 갖춘 우리 사회의 엄청난 리소스다. 그런 리소스를 활용하지 못하고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손해다. 이러한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도움 되고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 자원을 어디에 투입해야 생산성을 발휘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Q. 구체적으로 실행하고자 하는 활동이라면 무엇이 있는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여러 가지 활동 중 하나가 있다. 같은 아파트 사는 시니어하고 같은 아파트 사는 아이하고 함께 베란다에 상자 등을 놓고 농작물을 심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본인과 아이에게 정서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농작물을 심고 관리하는 것은 시간도 할애해야 하고 손이 많이 간다. 이런 일을 시간이 비는 시니어들이 함께 하면 좋지 않겠나 하는 거다. 지역사회 발전에도 도움 되고, 자원으로서 은퇴 시니어들도 생산성 있는 활동을 하게 되고, 이런 것이 ‘투게더’다. 이 활동을 실행한 날 참여한 사람이 250명 정도 있었는데, 다들 취지는 좋다고 한다. 그리고 이걸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이냐 하는 이야기들이 처음부터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우리는 이익 단체가 아니다. 나는 SA에 대해서 보통 생각하는 단체의 콘셉트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있다. 사실 SA에 모인 사람들 중 상당수도 무언가를 내걸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는데, 그런생각을 바꾸는 데도 오래 걸렸다.
1968년에 만들어진 해외의 어떤 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4살부터 19살까지 학년 구분이 없이 다닌다. 교과서, 커리큘럼, 교실도 없다. 전부 앉아서 논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친구에게서도 배울 수 있고 선배나 후배에게서도 배울 수 있다. 하고 싶은 것을 게시판에 적어내면 아이들이 사인을 해서 함께 클래스를 만들고, 아이들 한 표, 선생님도 한 표, 교장도 한 표 이런 식으로 규율도 만들고 한다. 짜여진 틀 대신 자기 하고 싶은 것에 대해 파고들 수 있어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에도 잘 간다. 그야말로 행복한 생을 사는 아이들이다. 우리 아이들은 살아갈 때 문제가 생기면 엄마부터 찾는데, 그 아이들은 문제해결능력을 스스로 키웠다. 교육이라는 것은 지식을 전수 받는 것인데, 요즘은 지식을 얻기 위해선 웹서핑만 하면 가능한 시대다. 그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발적으로 찾아 몰입하는 것을 더 중요시 해야 한다. SA도 똑같은 것이다. 회원들 각자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함께 여행도 가고, 국내 탐방도 가고,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 하면 그것도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하고. 나는 성과가 천천히 나오더라도 계속 갈 생각이다. ‘Slow but Steady’.
Q. SA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스마트폰 번호와 자기 이름만 있으면 가입이 된다. 이메일 주소는 옵션이다. 전화번호는 있어야 그래도 소통이 되니까. 그 정도의 최소한의 소통 창구만 있으면 된다. 다른 무엇도 필요치 않다. 우리는 주로 문자로 소통한다. NSI(국가경영전략연구원) 사이트를 빌려 쓰는데, 홈페이지는 따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나중에 독자적으로 운영될 정도가 되면 사단법인 같은 구조는 복잡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로 운영하고자 하는데 현재 고민 중이다. NPO와 같은 형태의 단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할수 있겠다.
Q. SA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은?
미국에는 연령제한금지법이 있다. 우리나라도 연령제한금지법을 만들고자 한다. 활동하고 싶은 사람에게 제도적으로 장애가 되는 것은 없어야 한다. 소위 평생 경력으로 사는 데 방해되는 요소를 차단하자는 의미다. ‘돈 달라고 안 한다. 취직시켜달라고 안 한다. 우리가 알아서 할 텐데 못하게 막지는 말아라’는 것이다. 그게 민주주의 사회이고 시장경제 사회다. 이런 데에 관심이 있고 참여 가능한 사람만 모아서가고자 한다. 우리가 모든 사람을 다 설득하고 이끌어 갈 수는 없다.
그러니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 다. 단, 무언가를 숨기거나 패거리를 만들진 않는다. 열려 있다. 전화번호만 있으면. 그래서 ‘참여마당’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강압적으로, 동기 없이 참여만을 강요하는 단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우리는 오는 사람 안막고, 가는 사람 안 잡는 방식이다.
기존과는 다른 이런 방식에 익숙해지기까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우선은 익숙해지게 하는 것 자체가 목표다. 그런 방침이 받아들여지는 것 자체가 내가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다 흥미를 보이고 인연이 되면 이야기를 해서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언론에 공개된 오비들도 일부 소식지에 알리는 정도다. 입소문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SA를 통해서 여러 가지 활동이 있을 수 있다. 함께 북카페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고, 어떠한 부조리에 대해 사진을 찍어 신고하는 활동을할 수도 있는 것이고, 동네에 독거노인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이들을 돌보고 약간의 돈을 줄 수도 있고. 이렇게 하면 공무원을
채용하는 것보다 큰 부담 없이 사회에 필요한 일들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도움이 될 만한 걸 모아서 SA뉴스 이런 식으로 해서 몇 번 발행했다. 아직까지는 정보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활동 위주의 뉴스가 될 것이다. 그들의 활동을 알리고 그걸 보고 관심 있는 분들이 신청을 하는 것이다.
웹진도 활용할 계획이다. 운영 시스템은 준비돼 있으나 무엇이 올라 오느냐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마트폰을 통해 보고, 전달하고 쌍방향식으로 발전할 수 있겠다.
Q. 삶의 성공 기준은 무엇인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되는 것 아닐까. 내년이면 고등학교 졸업한 지도 환갑이다. 동창들끼리 고졸 환갑잔치를 하려 한다. 내가 문집을 내면 어떠냐고 제안했는데 ‘고등학교 때의 강경식’에게 ‘지금의 강경식’이 편지를 쓰자는 콘셉트였다. 그걸 나중에 아이들에게 주면 좋지 않겠나 했는데, 반대가 심해 채택은 되지 않았다.
이런 것이 어찌 보면 과거로의 복귀다. 인생이라는 것은 한 번 살지 두 번 못 사니까 그렇게라도 복귀해보자 하는 것인데, 다들 복귀하기 싫단다.(웃음) 그 친구들이 봤을 땐 내가 인생을 다 이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있다. 우리 살 때는 가난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생각을 못 했다. 선택의 기준이 좁았다. 요새 아이들도 그런 좁은 선택의 기준을 강요받는 게 안타깝다.
Q. 후배 시니어들에게 던지는 화두라면?
내가 골프를 가끔 치는데, 스코어를 안 본다. 잘 치고 기분 좋은 것만 기억한다. 애써 나쁜 것을 뭐 하러 알려고 하나.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을 되풀이하지 않는 선에서 끝내고 그 기억은 털어버린다.
그리고 사람마다 취향도, 롤모델도 다르다. 그러니 자신의 고정관념을 덮어씌우는 것만은 안 했으면 좋겠다. 나도 누군가 조언을 구할 때 그 사람이 아주 잘못된 길로 갔을 때만 지적하는 정도다. 그 사람의 선택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어떻게 하라는 말을 해줄 수도 없고, 그 사람 자신도 어떠한 선택을 했다고 후회할 수도 없는 법이다.
청계천으로 떠내려간 지식들…
1938년 출간된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에서 칠성네 아주머니가 방망이를 두들기며 빨래하던 청계천은 나에게는 헌책방과 고물상이 즐비한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고등학교 때 조금이라도 싸게 참고서를 구입하기 위해 기웃거리던 거리를 국문과 진학 후 전공 관련 자료를 찾느라 다시 뒤졌을 때 캐캐한 책 냄새는 은은한 향기로 다가왔고, 수많은 책들이 자꾸 속삭이는 착각에 빠져들곤 했다. 책벌레보다는 수집광에 가깝다고 할까.
도쿄살이 18년에 책이 그립고 자료가 땡기면 곧잘 도쿄 진보초(神保町) 일대의 ‘간다(神田) 고서점가’를 찾는다. 아니면 자전거를 타고서 도쿄대학 근처의 헌책방을 기웃거리도 한다.
지금은 매주 화요일이 되면 대학 강의를 마치고 일부러 고서점 거리를 지나 다른 대학으로 걸어간다. 약 180개의 서점들은 이곳을 찾을 때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처럼 늘 듬직한 미소로 반겨준다.
‘책의 거리’ 간다 진보초의 공식 사이트(http://jimbou.inf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서점 거리임을 자랑하면서 176개의 고서점을 소개하고 있으며, 52군데 고서점과 6군데 신간서점의 재고를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도 공개해 이용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역사가 제일 오래됐고 규모도 가장 큰 전국고서적상업협회(JADOB)가 운영하는 ‘일본의 고서점’ 공식 사이트(http://www.kosho.or.jp)를 통해서는 전국 2200여 개의 고서점이 등록한 약 600만 권의 고서를 검색하고 구입할 수 있으며, 고서점의 소개 및 이벤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나 역시 진보초와 도쿄대 일대의 고서점에서 구할 수 없던 백화점, 박람회, 운동회 등 한국 근대사의 자료를 먼지방의 고서점으로부터 직접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사이트 덕분이었다.
반면에 우리 사회가 청계천을 통해 배운 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옛것을 없애고 부수는 것은 쉽지만 이를 다시 복원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사실. 어쩌면 헌책방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그 속에 담긴 지식도 함께 떠내려간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료, 활용하면 가치
‘헌책방’보다는 ‘고서점’이 연구자들의 귀중한 자료라는 인상 덕분에 좀 세련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훈훈한 정겨움은 역시 전자가 더 진할지 싶다. 하긴 이 거리의 출발도 가난한 학도들의 얄팍한 주머니와 뗄래야 뗄 수 없었다.
100여년 전 메이지유신 이후 이 지역에는 도쿄대학의 전신인 도쿄카이세(開成)학교를 비롯해 메이지(明治)대학, 주오(中央)대학, 니혼(日本)대학의 전신인 각종 학교들이 연이어 설립돼 많은 학생들과 연구자가 모이는 거리로 자리 잡았다.
1913년 이 일대에 큰 화재가 발생해 잿더미로 변한 뒤 당시 고등학교 교사였던 이와나미 시게오(岩波茂雄)가 고서점을 열었고 이듬해인 1914년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대표작 ‘마음’을 간행하면서 출판업에도 진출해 문학 작품과 철학서 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것이 일본을 대표하는 출판사 이와나미서점의 시작이자 간다 고서점 거리의 출발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화폐 1000엔권에 초상이 실릴 정도로 존경을 받는 일본의 국민작가로 이와나미의 간판도 그가 쓴 것이라고 하며, 이런 인연으로 1916년 향년 49세의 나이로 그가 세상을 떠난뒤 '나쓰메 소세키 전집'도 이와나미서점에서 발행돼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1920년 도쿄고서적상업협회(TADOB)가 설립됐으며, 1921년 문화학원이 개교되면서 음악, 미술, 무용 등 예술 관계서를 다루는 서점까지 등장해 고서점 거리는 전국적으로 알려져 유명해졌다.
지난 2001년 일본 환경성은 독특한 향기가 풍기는 이 거리를 ‘향기로운 풍경 100선’으로 뽑기도 했는데, 현재는 서점 이외에도 각종 사업시설과 수많은 식당, 멋진 분위기의 레스토랑까지 등장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고서점 탐방을 즐기고 있다.
매년 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3월말 진보초 벚꽃거리 페스티벌로 ‘봄 헌책 축제’가 열리며,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약100군데 서점이 참가하는 ‘도쿄 명물 간다 헌책 축제’가 성대하게 개최된다.
올해로 55회째를 맞이하는 간다의 헌책 축제는 특별 전시 및 판매, 자선 경매, 각종 강연회와 좌담, 관련 영화 상영 및 토크쇼, 그리고 다양한 체험교실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애호가는 물론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이 시기에 맞춰 ‘진보초 북페스티벌’도 사흘간 거리와 광장에서 총 매장 면적 5000 평의 규모로 함께 열려 300만 점의 각종 서적(총 재고수는 무려 1000만 권)이 넘쳐난다.
올해로 24회째이며 헌책 판매뿐만 아니라 낭독회, 문학상 수상, 공개 방송, 다양한 검정시험 도전, 그리고 연주회 등 각종 공연도 마련돼 찾는 이들의 눈과 귀도 즐겁게 만든다.
이처럼 이 거리의 서점 주인들은 틈만 나면 먼지를 털고 표지를 닦으면서 누구보다도 ‘헌책’의 새로운 가치를 신뢰한다. 버리면 그냥 1kg 당 60 원 선에서 거래되는 폐지에 지나지 않는 헌책. 이런 헌책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내용에 따라 분류돼 새 주인과 만나 값진 가치를 발한다.
따라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실천하는 거리가 바로 이곳이며, 시니어 세대의 향수 어린 추억을 떠올리는 무대가 아니라 지금도 젊은이들이 옛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새로운 가치를 캐어내는 산 교육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헌책 시장의 규모는 가치 창조의 시금석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가 지난해 출판물의 판매액을 1조7000억 엔으로 추정했으며, 인프레스 종합연구소가 간행한 ‘전자서적 비즈니스 조사보고서 2014’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 출판물도 1013억 엔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 엔대를 넘어서 2018년에는 3000억 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헌책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자랑하는 일본 최대의 헌책 체인망인 '북오프(Book-off)'가 2011년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중고서적의 시장은 873억 3300만 엔 규모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또 다른 업체가 조사한 헌책 구입 방법에서는 점포를 찾아가 직접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이 81%, 반면에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적이 있는 사람은 49%(중복응답)였다. 그 이유로 “책 상태를 알 수 없는 게 불안”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에서는 국회도서관을 비롯해 국공립도서관과 대학도서관 등 대규모 도서관을 제외한 작은 규모의 공공도서관의 경우 책을 구매한 지 5년 정도 지나면 정리해 폐기하게 되는데,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도 하지만 보통 많은 책들이 헌책방으로 유입된다.
또한 개인들도 나이가 들어 신변을 정리하면서 재산과 함께 골동품, 미술품, 서적 등을 상속하거나 팔며, 혹은 기부한다. 여기에 각 출판사들의 재고서적까지 가세하면 헌책방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만나길 기다리는 책들이 끊임없이 넘쳐난다고 하겠다.
‘간다 고서점가’의 산책은 서점마다 인문, 자연, 과학, 기술, 미술, 공연, 사진, 대중문화, 아동도서, 외국잡지 등 특화된 전문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잘 분류된 서가를 걷는 기분이 든다. 책의 향기 속에 흠뻑 빠져 지식의 바다를 항해하는 환상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시니어 세대의 인기를 모았던 절판 서적들이 다시 복각돼 출판되는 예도 크게 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시장 원리가 아니더라도 ‘잘 익은 된장맛’ 같은 헌책의 가치를 알고 아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거리에서 수많은 ‘온고지신’의 향기는 계속 퍼져나갈 게 분명하다.
근현대사의 풍파 속에 복개와 복원 끝에 떠내려간 청계천의 헌책방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 가슴 아프며 부럽기 그지없다.
한정식 주방장으로 수십년간 일하다가 퇴직한 나경제(가명·60)씨. 그는 최근 갈비탕을 주메뉴로 하는한식당을 창업하기로 마음 먹었다. 왕갈비탕 끓이는기술과 맛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씨. 호기로운 그의 음식점 생존 확률은 얼마나 될까.
창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계수치상 그의 3년간 생존 확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유가 더 의미심장하다. 갈비탕 맛은 뛰어날지 몰라도 마케팅 등 점포 경영은 젬병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게 현실이란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100전 100승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하면 시니어 창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브라보 마이라이프가 발로 뛰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윤기식캔들 프랜차이즈 캔들나무 상무 등 실전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소비자 7대 특성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성공대처법을 제시한다.
1. 단골의식이 강하다
“적립금 아끼지 말고,
경품도 확실히 챙겨줘라”
한국 사람은 유난히 가던 곳만 가는 성향이 강하다. 먹는 식당부터 미용실까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일정한 생활패턴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런 단골의식을 파고 들어야 성공한다는 얘기다. 단골이 되면 다녀가는 횟수가 크게 늘어난다. 더욱이 친한 지인들에게 “내가 이 집 단골이야”라며 자랑삼아 얘기하기도 하고 손님을 끌어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품이벤트나 회원제(멤버십), 적립식 상품권 등이단골고객을 늘리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이를 아깝다(비용)고 생각한다는 것. 이렇다보니 혜택이 터무니없이 빈약하거나 적립률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해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얘기다. 심지어 고객을 위한 경품을 걸어 놓고도 편법을 통해 직원이나 지인들이 선물을 챙기도록 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테면, 직원이나 지인들의 응모권을 응모함에 대거 투입하는방식으로 당첨확률을 크게 높여 그들만의 이벤트가 되도록 한다는 것. 이른바 ‘기만 마케팅’이다.
실제 경기 남양주 퇴계원면의 한 대형 마트개점 이벤트에서 1등 당첨자가 서울 송파권에서 나오는 기이한 현상이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윤기식 상무는 “이벤트에 당첨된 고객의 이름을 매장에 공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 한번 삐치면 3년 간다
“불량 고객은 버려야…
3·4·3 법칙 필수”
주변 미용실에서도 이런 사례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원장과 안면도 있고 집도 가까워 A미용실만 고집하던 유숙경(가명·63)씨. 보통 퍼머나 커트만 하던 그녀가 큰맘 먹고 최근 염색을 했지만 원하는 컬러가 나오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 유씨가 원장에게 서비스 재염색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것.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고 느낀 그녀는 그 뒤로 동네방네에 이 사연을 떠들고 다녔다고.
고소득층인 VVIP들에선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하다. 시중은행PB(프라이빗 뱅커)들에 따르면 일부 VVIP들은 자신의 부나 성공을 과시하기 좋아한다. 특히 은행 PB센터에 들어서면 PB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의전은 물론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강요(?)하기도 한다고. 이 과정에서 자신을 몰라보거나 취향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경우 역정을 낸다. 이럴 경우 자신의 자산 전부를 빼내 경쟁 PB센터로 옮겨버리는 등 복수(?)를 하기도 한다고.
소비자 불만은 모두 해결해줘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가 답이다. 3·4·3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고객도 A·B·C등급으로 등급별로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악성고객으로 분류되는 C등급(30%) 고객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고 실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원래 대체적으로 까다롭다. ‘테이블이 지저분하다’, ‘김치가 중국산이다’, ‘술잔이 깨졌다’, ‘옆 테이블부터 주문을 받았다’ 등 갖가지 불만을 수시로 표출한다. 이를 모두 받아주기엔 한계가 있다. 이런 불만을 모두 들어주다보면 이런 손님들만 쫓아다니다 점포 콘셉트마저 흐려지고, 창업자 스스로 고객과 마음의 벽을 쌓게 되는 나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3. 시스템에 약하다
“나만의 영업전략에
고객 끌어들여야”
다른 말로 다른 사람 눈치를 많이 본다는 얘기도 된다. 예컨대 한국 사람들은 위반 시간대(카메라 단속)가 아닌데도 버스 전용차로에 잘 들어서지 않는다. 이유는 혹시나 단속에 걸릴까봐 선뜻 차로 변경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특성도 창업자는 눈여겨봐야 한다. 창업자가 손님들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확고한 매장 콘셉트와 마인드로 승부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서울 중랑구에서 고깃집(제주도 흑돼지 오겹살)을 창업한 박대출(가명·55)씨가 그런 예다. 그는 5년전 창업한 이후 우직스럽게 제주 오겹살만 팔고 있다. 고깃집에 흔한 냉면조차도 없다. 하지만 맛 하나는 기가 막혀 입소문을 타고 멀리 인천에서도 찾아올 정도다. 박씨는 오겹살만 팔아도 수익이 나는데 귀찮게 냉면까지 팔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말한다. 버릴 손님(냉면 손님)은 버려야 한다는 3·4·3법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셈이다.
이는 부동산 중개업 창업자도 마찬가지다. 은행 지점장을 은퇴하고 3년 전 서울 송파구에서 K공인 중개소를 개업한 안민석(가명·65)씨가 그렇다. 법정 부동산 중개 수수료율은 0.2~0.9%. 하지만 안씨는 상품별로 중개하기 전 거래 고객과 수수료율을 미리 정해놓는다. 자신만의 영업전략과 콘셉트를 확실히 세워놓고 영업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4. 귀차니즘이 심하다
“일사천리서비스
제공 필수”
한마디로 매장에 제품 구색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팬시나 문구 등 판매업종에 해당한다. 한국 소비자들은 한곳에서 모든 서비스를 일사천리로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적지 않다. 편의점이나 택배 같은 원스톱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게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귀차니즘 해소는 곧 돈(수익)으로 직결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우량 고객을 발굴하고 유지하기 위해선 고객들의 불편을 없애주고 제품 구색력을 높여주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나아가 3·4·3법칙도 그대로 적용된다. 악성 고객인 C등급 손님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반대로 매장에서 수익을 올려주는 A(30%), B(40%)등급 고객들에게 마케팅이나 서비스 등을 집중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5. 공짜를 좋아한다
“오픈빨을 유지하라”
누구나 알고 있는 소비자 특성이기도 하다. 다른 관점으로 볼 수도 있다. 창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제 막 개점해 오픈행사가 한창인 점포의 기(氣)가 가장 세다. 공짜나 무료 서비스 행사를 많이 진행하다보니 예비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한몸에 받는 때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런 좋은 기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적절한 타깃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꽝 없는 복권 당첨 이벤트 등의 적극적이면서도 다양한 프로모션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뜻이다.
김봉팔(가명·50)씨가 여기에 가장 가깝다. 주당들이 모이는 홍대 인근에서 곱창집(주점)을 운영하는 그는 오후 6시 영업 개시 이후 가장 먼저 내방한 고객(선착순 3개 팀)에 대해 1인당 소주 1병을 무료로 준다. 계산시 술값에서 빼주는 것이다. 김씨는 “매일 개점할 무렵부터 손님들이 밀려든다. 소주값 무료 이벤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싱글벙글 했다.
6. 손님은 왕이다?
“손님은 돈이다”
손님이 왕이 되면 창업자는 신하가 되는 셈이다. 상하관계가 생기는 것. 문제는 우리나라는 서비스를 비용으로 계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팁 문화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더욱이 대개 창업자는 손님을 왕으로 극진히 모셔도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렵다. 한국 소비자들은 불만표출이 강하고 항의도 잦기 때문. 이렇게 되면 창업자는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된다. 나름 열심히 서비스했으나 칭찬은커녕 제대로 인정조차 못받는 꼴이 되는 까닭이다. 이때부터 창업자는 고객들과 마음의 벽을 쌓게 되고 불만을 피하는 정도의 서비스만 제공하려는 못된(?)버릇이 생기게 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손님을 ‘왕’이 아닌 ‘돈’으로 보라고 권한다. 막말로 손님에게 칭찬 받자고 창업한 게 아니라 돈을벌기 위해 제2의 인생(창업)을 시작한 것 아닌가.
7. 나는 특별하다
“멤버십 적극활용”
한국 사람들이 명품에 목매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인의 특성을 파고든 마케팅 전략이 바로 멤버십 제도다. 이런 제도는 특히 VVIP마케팅에 많이 적용된다.
돈많은 슈퍼리치들이 자신들의 일상이나 주변 얘기를 자랑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나만을 위하거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한다. 실제로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 멤버십에 가입하려면 1억원 이상의 거액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입한 이후엔 커뮤니티나 동아리 활동을 통해 멤버들끼리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기회가 마련되고 그들만의 특화 서비스에 감동한다. 자신들의 일상을 다룬 사진전으로 나는 특별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유명 축구 선수 개인 축구 교실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누린다.
글 최재영 시니어기자
불로장생!
그동안 인류는 늙지 않고 오래 사는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삶을 꿈꿔왔다. 그 꿈이 고령화 사회라는 현실로 우리 앞에 다가왔지만, 그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오히려 불안하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가보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참고해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해왔다. 이것이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이며, 다가올 고령화 사회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바람직한 미래를 잘 개척한다면 고령화 사회는 축복이 될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고령화 사회는 개인과 사회에 저주가 될 수 있다.
인생 60시대와 인생 100세시대의 생활양식과 문화가 같을 수 없기에 라이프스타일의 전면적 변화가 예측된다. 우리가 ‘어떤 사람들이 100세를 사는가’에 대한 의문과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이 100세를 살 가능성이 가장 높다. 즉 100세인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전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이제는 ‘백세까지 간다’고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100세인들에 대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을 갖는 것이 장수하는 데 가장 유리한 요소로 나타났다. 많은 노인들이 만성질환을 앓고, 병원을 들락거리며 살다가 점차 쇠약기로 접어드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실제 80세 전후로 사망하는 사람들을 보면 의사를 자주 찾아다니고, 여러 가지의 약을 복용하다가, 병원에 입원해 고생을 하다가 일생을 마치곤 한다. 그러나 100세를 사는 사람들은 평소에 특별한 병을 앓지 않고 건강한 일생을 산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온갖 고초와 변화를 겪으며 파국의 세월을 거친 우리 베이비붐 세대의 이야기다. 이 책이 우리 세대에게 주는 메시지는 ‘Let it be(렛 잇 비)’다. 제목 그대로 100번째 생일을 맞은 주인공이 난데없이 양로원 창문을 넘어 사라지는 사건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저자는 말년에 고작(?) 양로원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백세노인이 ‘세상을 향해 난 창문’을 넘어 탈주를 감행하면서 벌어진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주인공은 사건 속에서 만난 이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자신 역시 ‘여전히 난 살아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낀다.
뚜렷한 이유 없이 양로원을 탈출해 목적지가 없는 여행을 시작하게 된 주인공 알란은 공교롭게 돈이 가득 든 가방을 차지하면서 범죄자들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전까지 알란의 인생은 불행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심지어 20대엔 생체실험을 당해 남성의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 열등한 유전자를 없애고 우성 유전자를 퍼트린다는 생각은 서구열강이 식민지 원주민들을 무차별 학살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학살을 저지른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 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알란이 보여주는 모습은 매우 의미 있다.
남자라면 누구나 가장 중요시하는 것을 잃고 말았다. 누가 봐도 불행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그 과정에서 폭탄공장에서 일하게 된 것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여긴다. 그런 그의 삶의 자세는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또한 역사적 인
물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알란의 아버지는 ‘생각이 매우 많은 사람’이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무슨 일인지 알면 정말 어이없어 놀랄 만한)에 온 몸을 바쳐 헌신하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그런 남편을 잃고 힘든 삶을 이어나가다 결국 숨을 거둔 그의 어머니는 ‘난 어떻게 사느냐’고 묻는 아들에게 이러한 유언을 남겼다.
“너희 아버지처럼 생각을 많이 하지 마라. 살다 보면 다 살아지는 거다.” 무척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 아닌가? 한편으로는 허허실실 여기저기 관여하면서 놀라운 업적을 달성한 알란이지만, 그는 정작 자신의 삶은 없었다고 말한다. 세계의 중심에는 알란이 있었지만 알란의중심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허함만이 남았던 것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알란은 정말 어머니의 유언처럼 살았다. 학교도 그만두었고, 자신이 재밌는 일(그는 잊을 만 하면 폭발물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나는 그저 폭탄이 너무 좋았을 뿐이야’라고 하면서)을 하면서 이리저리 사건과 시간이 이끄는 대로 끌려 다닌다. 절대 벌어질 일을 계획하거나 고민하지 않는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그는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이 되었다. 산전수전의 스케일도 만만치 않다. 알란은 잘 몰랐겠지만 (그가 이중간첩을 할 때 ‘쓰잘데기 없는 정보’를 날라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아 그는 자신 주변의 시대상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음) 그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19, 20세기의 사건들에 대부분 관여하고 있었다.
책에서는 알란이 미국과 소련의 이중 스파이로 활약하던 중 미국CIA와 소련의 KGB 요원들이 목숨을 잃는 장면이 그려진다. 중간에서 그저 쓸데없는 정보를 전달해주었을 뿐인데, 알란은 불행한 일에곧잘 휘말리게 된다. 그러나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순간순간최선을 다하고 인생을 즐길 줄 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죽은 시인의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말한 ‘카르페디엠’을 떠올리게 한다. 늘 술과파티를 즐기는 알란의 모습은 ‘인생은 축제’라고 말하는 것 같다. 우리에게는 치열하게만 보이는 삶을 단순하고 자유롭게 산 남자가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을 해냈고, 큰 업적을 남기게 됐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삶’이다. 권력자와 석학이 차지하고 주도했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알란처럼 어떤 특정한 의도 없이 판도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거나 휘말렸던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알란은 돈 가방을 들고 도망(?)치던 도중 아르바이트생 베니를 만나게 된다. 그는 모르는 것이 거의 없는 얕은 잔 지식의 소유자다. 궁금한 것이 너무나도 많고 공부를 하면 또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등 다소 산만한 그의 지식욕은 폭발물에만 집중해서 살아온 알란과 매우 대조적이다.
알란의 아버지와 베니는 주인공의 생활방식을 극적으로 강조하는 동시에, 어떤 방식의 삶이 더 좋은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예를 들어 ‘많이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행복한가?’, ‘미래에 대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미래를 더 풍요롭게 해 주는가?’, ‘고민이나 문제가 닥쳤을 때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가?’ 등이다. 문득, 그동안의 삶이 죽을 만한 고비를 몇 번이고 넘긴, 몇 십 년 동안의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죽일 테면 빨리 죽여, 나 이미 백 살이야’라며 허를 찌르는 말투와 목숨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 100세 할아버지는 ‘양로원=감옥’이나 마찬가지였을 터. ‘이제 그만 죽어야지’를 입에 달고 다니던 그가 삶의 연장전을 즐기기로 결심한 순간, 100세 노인 알란의 인생 여정은 ‘너무나 우연적인’ 요소가 많아 반발심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자! 우리의 인생은 당장 몇 분 후도 예측할 수 없지 않은가?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우리가 ‘불행’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들을 만났을 때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에 대한 고찰을 하게 만든다. 사건사고가 난무하는 현 시대를 사는 나 역시도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도 우리가 살아 있는 게 얼마나 기적인지를 몇 번인가 깨달았다. 새삼스럽게도 ‘지하철 천장이 무너지지 않을까’, ‘열차가 탈선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현재 베이비붐 세대는 인류사적으로는 평균수명 100세를 사는 고령화 첫 세대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산업화의 주역이다. 이들이 고령화사회를 맞이하며 창의적인 생애 설계로 지속 가능한 삶의 모델을 만들어 낸다면 한국사회는 큰 무리 없이 건강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블랙홀에 빠지게 될 것이며, 한국 사회는 온통 회색빛으로 물들 가능성이 높다.
시니어 기자 최재영
최재영 시니어 기자의 성격은 불의를 못 보고 나서기를 좋아하며, 사색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는 좋은 음악을 틀고,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환기를 시키고 하루의 일과들을 계획합니다. 통풍이 안 되는 주중동안 힘들었을 그리고 혹시나 물이 부족해 지쳐 있을 식물과 애견, 거북에게 먼저 물과 사료를 주고, 빛이나 통풍 처방이 필요한 아이들은 탄천 나들이를 하기 위해 쪼로록 내놓습니다.
주말 이틀을 지나고 난 월요일 아침엔 손길이 더욱 바빠지는 하루를 맞이하는 IT업에 종사하는 보안전문가입니다. 사람과 사람끼리 친해지듯이 아름답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가고 싶고 어떻게 관리하면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어 갈 것인지 등 부모로서 배워야 할 숙제가 남아 있고 환경·성격이 제각각이듯이 그도 맞추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50대 이상 베이비붐 세대들의 일자리, 교육, 생활 정보를 검색해 볼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이달 14일부터 본격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지난 8월 지자체 최초로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해 만든 온라인 사이트 ‘50+서울’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버전으로 △일자리 △교육 △생활정보 △50+웹진 등으로 구성했다.
특히, 기존 서울시 사이트에 가입한 시민은 별다른 가입 절차 없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나의 회원정보’에서 확인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정보만 볼 수 있는 ‘관심정보 설정’을 비롯해 자주 가는 카테고리 설정이 가능한 ‘자주가는 메뉴’ 등의 서비스를 지원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도 있다.
모바일 앱은 안드로이드폰(지원버전 2.3~4.5)에서 사용가능하며, ‘구글 플레이스토어, T-Store, U+Store, 올레 마켓’ 등에서는 ‘시니어포털’로 검색해 앱을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수 있다.
다만 아이폰에서는 모바일웹(http://senior.seoul.go.kr/mobile/main/)으로 접속해 설치할 수 있으며, 애플스토어를 통해서는 다운로드가 불가능하다.
베이비부머를 사진 작품으로 꾸민 사진전이 열린다. 서울 영등포구는 20일 오후 2시부터 나흘간 여의도역사(지하철 5·9호선)에서 ‘5060, 내 눈에 담는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사진전에 전시되는 40여점의 작품은 모두 영등포구 시니어행복발전센터에서 운영 중인 사진반 수강생들이 찍은 것이다.
베이비부머를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니어행복발전센터에서는 매주 월요일 ‘내 눈에 담는 사진반’이 운영된다. 사진반은 올해로 2년째 운영 중이다.
정식 사진전을 열게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사진전의 불을 지핀 것이다.
구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건강한 여가 선용의 사례를 소개하고, 노후대책을 위한 전문기관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알리고자 유동인구가 많은 여의도역사에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활기차게 인생2막을 즐기는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도 베이비부머 세대와 신노년층의 교육과 일자리, 문화생활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2012년 11월 전국 최초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맞춤형 노후 설계를 위해 설립된 ‘시니어행복발전센터’는 제2의 인생설계, 직업 안내, 여가 및 평생학습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정보교환, 자원봉사, 사회공헌 등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한 사회참여를 안내·지원하고 있다.
매 분기 50~64세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일부 프로그램은 65세 이상도 참여 가능하다. 현재 약 580명의 회원이 등록돼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중장년층과 베이비부머세대, 퇴직자들, 즉 시니어들이 공통적으로 최대의 관심 정보는 뭘까? 바로 일자리다. 재취업은 하늘에 별 따기고 연금은 부족하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55∼64세 고령자 고용률은 2012년 63.1%로 1995년 63.6%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고용지표상으로만 보면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가고 있고, 여성과 중장년층의 고용율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춰보면 시간제근로자, 기간제근로자 등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을 뿐이다. 그야말로 숫자만 채우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면 50대 이후 시니어들 재취업은 정부와 기업의 전직지원 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자신과 상관없는 일을 하게 되는 재취업에 절망
비자발적, 자발적이든 정든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던 퇴직자들은 인생2막을 열기 위해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 이들에게는 재취업이 필수다.
그러나 시니어 계층의 재취업과 창업에 대한 절박한 사회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현실화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중장년층 구직자들을 위한 전직 서비스가 아직 자리잡지 않았고, 기업들이 퇴직자를 바라보는 편견도 넘어야 할 벽이다.
명예퇴직 신청을 한 1년 전부터 50대 초반 A씨는 6개월 동안 ‘전직지원전문가’에게 심리상담, 진단과 피드백, 원하는 일이 무엇인가?, 전직교육, 취업알선 등 전문 컨설팅을 받았고, 퇴직 후 곧바로 자신의 경력과 적성에 맞는 새로운 직장에 재취업했다.
퇴직이 배우자의 사망에 이은 가장 큰 심리적인 충격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퇴직은 개인에게 또한 매우 큰 시련이다. 게다가 고령화사회 정년퇴직 연령이 낮아지는 노동시장의 형태 속에서 퇴직은 고급 인력들의 사회 참여 폭이 작아지는 사회 해체의 문제와도 연관돼기 때문에 퇴직자들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고민은 매우 커져갔다.
따라서 그 동안 회사를 위해 기여한 근로자들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며, 그 대안으로서 아웃플레이스먼트(전직지원프로그램)가 도입되고 확대되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퇴직 후 일정기간 동안 실업급여를 제공하고 또 재취업을 위한 각종 교육훈련제도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정년연장과는 별개로 기업들은 고령화의 적극적인 대응책으로서 전직지원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의 최선의 복지는 일자리 제공이며, 일자리가 행복의 조건인 상황에서 이직하는 근로자가 가급적 실업 없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지원하는 전직지원서비스의 중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즉, 퇴직자에게 일시적 희망 퇴직금이나 복리후생보다는 근로능력이 있는 중·장년 근로자를 일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장년의 재취업과 창업이 잘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재취업에 대한 비틀린 시선이다. 시니어들에게 정부가 주도하는 재취업 지원이 시니어들의 전문성이나 그간 해왔던 일들과는 상관없는 일감들을 맡기기 일쑤라는 불평을 듣는 건 어렵지 않다.
아웃플레이스먼트 실행이 잘 안되는 이유
소위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일지라도 퇴직을 앞둔 1주일 전에 단발성으로 워크샵을 가거나 온라인 상담정도에 그친다. 이력서 쓰는 방법 알려주거나 면접 보는 스킬정도. 직전 퇴사 처리된 회사에 대해 악의를 품지 않도록 잘 달래주는 일이 겨우 아웃플레이스먼트라고 시늉하는 행태에 머물러 있다. 기업들의 평판에만 신경쓰는 저비용 고효과를 기대하는 변형 아웃플레이스먼트를 흉내내고 있다는 의미다.
전직지원프로그램이 있다고 소문난 기업에도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개념도 모르고 있는 곳이 많다. 퇴직자들이 아웃플레이스먼트제도를 요구하지 않아서 도입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HR부서에서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정보를 아예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990년대에 들어 우리나라 기업에 소개되기 시작하였다가 IMF 경제위기 이후의 구조조정과 전직지원장려금제도가 도입되면서 국내 기업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도입 1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과 퇴직자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기업들은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에 대해 ‘무용론(無用論)'을 주장할만큼 서비스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퇴직자들은 아웃플레이스먼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퇴직 시에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보다는 현금 보상을 더 선호하는 상황이다.
위로금을 선호하는 퇴직자들, 전직지원 서비스 요구해야
이런 이유들로 인해 도입 초기에 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계 기업 및 국내 기업은 많이 늘었지만, 교육프로그램 중심으로만 커진 시장 규모는 역설적으로 그리 크게 늘지 않았다.
하지만 국회에 계류중인 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이같은 퇴직(전직)자에 대한 재취업, 창업 알선 등 지원서비스가 의무화 되면 전직지원서비스를 하려는 기업은 늘어 날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자 가운데 장년을 대상으로는 전직지원 장려금을 지급하고, 사업주에게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된다는 것이다.
KT는 지난 4월 무려 8300여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1조3000억원 가량을 명예퇴직금으로 지급했다. 1인당 평균 1억4457만원에 이르렀다. 또 한국시티은행은 최근 실시한 명예퇴직에서 5년치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1인당 평균 4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자녀 학자금, 건강검진 혜택도 보장했다.
현대차그룹 계열회사도 최대 2억원을 넘게 퇴직위로금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감원인데, 막대한 인건비를 지출하게 된다.
경력관리체계가 자리 잡힌 일본, 공공과 민간 양쪽에서 재취업 지원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일찌감치 치룬 해외 선진국에서는 재취업-창업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들이 우리나라보다 고도화되어 있다. 일본은 정부의 ‘헬로워크’와 민간의 ‘시니어살롱’이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헬로워크는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고용안정 기회 확보를 위해 만든 공공직업안정소의 애칭으로 전국에 약 500개가 만들어져 있다. 취직 상담, 직업 교육, 직업 소개, 고용보험 관련 업무 등 취업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사실 일본에서도 헬로워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직무 능력을 가진 중·고령자들을 위해 단순한 일자리를 소개해 주는 곳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시니어살롱’은 전문 경력을 가진 시니어를 대상으로 구인구직 및 직업 교육, 상담을 진행하는 민간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일본의 국가 공인 경력관리체계가 안착됨에 따라, 경력관리모델에 의해 노년에도 전문성을 충분히 살리는 일을 맡기기 때문이다.
베이비붐이란 단어의 탄생지인 미국은 비영리단체(NPO)가 잘 정비돼 있어 경험과 지식이 많은 계층의 재취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NPO는 200만 개 정도 있는데 그중 절반은 의료,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고 30% 정도는 각종 교육 활동, 나머지 20%는 기타 다양한 활동을 한다. 미국에서는 NPO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취업 인구에 포함시킨다. 그래서 미국 전체 취업 인구의 10% 가까이가 NPO에서 일하고 있는 걸로 나온다. 즉 취업 알선 분야의 규모가 워낙 거대하다보니 그 분야 자체가 일자리까지 제공할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각 지역사회 내에서의 재취업 지원 활성화 시작
우리나라도 문제들에 대한 대책과 대안들이 나오지 않은 건 아니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매 시기마다 열리는 다양한 일자리 박람회와 함께 다양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준비해놓고 있다.
‘중장년 재취업 프로그램’이 경제단체와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40대 후반 항공회사 출신 조기 퇴직자는 “간혹 일자리를 연결해 줘도 그곳에서 추천해주는 일자리들이 너무 열악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양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앞으로 10년 뒤에도 폐지가 노인 일자리를 감당하는 비극적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300인 이상 기업은 퇴직을 앞둔 근로자에게 의무적으로 전직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고용정보원 한 연구원은 전직지원 서비스에 대한 기업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퇴직자에 대한 전직지원은 결국 기업과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라는 인식이 선진 외국처럼 뿌리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숫자나 통계치 목표에 기준을 두지 말고 ‘양질의 일자리’를 모색한다면 퇴직자들이 전직 및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퇴직 후 재취업은 이제 근로자 개인의 것으로 취급할 문제가 아니다. 특히 중장년 퇴직자의 전직과 노후설계 지원은 기업이 정부, 전문가와 손잡고 수행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되어야 한다.
현재 많은 기업에서 전직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기업에 따라 기본교육만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전체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도 있다.
기본교육은 퇴직을 앞둔 대상자의 변화, 심리, 가족, 건강, 여가, 경력, 법률, 재무, 인생설계 등 퇴직후 누구에게나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교육을 말한다. 교육프로그램 중심으로 기업에 따라 집합교육 및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직 도입단계인지라 전직지원에 대한 집체교육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전직지원 상담의 경우에는 개인적 상황에 따라 시간을 유동적으로 하고 있다.
상담 및 컨설팅의 경우는 개인의 재무상태나, 경력 활용방안, 법률적 문제나 여가활용 방안 등 개인의 문제를 1:1로 전문가에 의해 심층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이며 창업이나, 재취업의 경우 컨설팅을 통해 재취업 실행까지 지원 하도록 해야 한다.
P&G, 수출입은행, 한전, KT에서는 이러한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이미 시행 중에 있으며, 퇴직 예정자 뿐만 아니라 이미 퇴직한 사람들도 유용하게 접할 수 있어 향후 기업들이 전직지원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 그룹, 계열사별로 18개 경력컨설팅센터 운영 중
한편 대기업들도 자사의 직원들을 위한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를 차차 갖춰나가고 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1960년대 말 미국에서 처음 탄생한 개념으로 우리 말로는 ‘전직 지원 프로그램’ 또는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들 중 80% 이상이 이를 실행하고 있을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개념이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IMF 이후 기업에서는 효율적인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정부에서는 실업률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활용돼 공공과 민간부문에서 지속 적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선 아웃플레이스먼트를 실행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 그룹을 들 수 있다. 삼성은 회사를 떠난 임직원이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게끔 퇴직 관리를 해주는 경력컨설팅센터를 2001년부터 시작하여 현재 각 계열사별로 18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40~50대 중장년 퇴직(예정)자들의 재취업을 돕는 전직 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력컨설팅센터는 퇴직임원, 정년퇴직자(또는 예정자), 퇴직자(또는 예정자)를 대상으로 자문역 전직, 정년준비, 전직 상담을 해주며 재취업 알선뿐만 아니라 재교육, 창업지원을 하면서 퇴직 후 삶을 계획할 수 있게끔 종합적으로 관리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총 3천 600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것이 센터측의 얘기다.
센터 관계자는 “전직지원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회사는 내부 고객으로서의 근로자와의 계속적 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퇴직과 관련한 근로자 개인의 심리적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심리안정 후 여기서는 6단계의 교육을 실시합니다. 일에 관한 인식을 전환하고 자산을 체크, 가족, 건강, 여가, 관계 등을 탐색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한다”고 말했다.
재취업자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실패를 줄이기 위해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경력컨설팅센터가 국내 전직지원서비스의 롤모델로 부각되면서 LG, SK 등도 벤치마킹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전직지원장려금제도 부활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장, 재취업보다는 더 늦기 전에 생애설계부터 하지”
전문가들은 재취업 준비를 자신의 장점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로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물론 척박한 재취업 환경을 갖고 있는 현재에 그를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당연히 시니어 본인은 재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고 실행해야 한다. 그 모든 과정은 어찌 보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재점검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니어 취업자들이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는 아직 현실적으로 시니어들의 취업 지망과 기업이 인재에게 바라는 요구사항의 격차가 큼을 우회해서 알려준다. 물론 시니어들의 눈높이 낮추기만을 강요하지 말고 기업에서 시니어들을 고용하는 일에 거부감을 갖는 풍토 또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를 위해선 시니어 재취업에 있어 정부에서 기업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 세금 감면, 인센티브 등이 보다 현실화될 필요가 있다.
중장년 대다수가 일할 의사가 있는데도 정년은 57세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고 기업의 장년 채용 기피 관행이 있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중장년 재취업 대책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보완책을 내놓아 중장년 고용률의 획기적인 변화를 유도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청년, 중년, 시니어 가리지 않고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살다보니 취업에 목 메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거나 물건을 팔아먹는 나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게 될 줄이야. 적어도 은퇴 이후 인생2모작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직접 겪은 경험을 공유하여 이런 류의 취업 관련 사기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적극적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취업 관련 인터넷 사이트 한곳에 등록하고 있다. 그동안 보험회사 몇 군데와 물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회사들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적당히 응대하여 왔다.
그날 온 전화는 색달랐다. 이른바 맞춤형 사기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나중의 일이고 당시에는 관심이 가는 러브 콜이었다. 산소 기기를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인데 사세가 확장되어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중에 취업 사이트에서 그런 경험이 있다고 하는 내가 마음에 들어 전화했다고 하는 것이다. 일단 경계심이 들어 홈페이지 등을 보내주면 확인한 후에 다시 통화하자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문자로 보내온 회사의 홈페이지는 제법 그럴 듯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회사가 KDB로부터 벤쳐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것이다. 즉각 친구들을 동원하여 사실 여부를 체크 하였더니 상당히 우량한 회사로 KDB 벤쳐 자금을 지원받은 것도 사실이고 은행 거래도 정상적이란 것이다.
네이버에 회사 관련 기사도 검색해 보았다. 가평 어딘가에 공장도 보유하고 있고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올해에 신용평가기관에서 신용평가를 받은 것이었다. 관련 정보는 유료여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용까지는 잘 보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상장을 목적으로 하고 그래서 “나를 중역으로 채용하겠다는데 그 정도 투자는 해야지” 하고 내용까지도 살펴 보았다. 재무상황이 다소 좋지 않았지만 창업 2년차 재무제표라면 있을 법한 일이고 평가 자료는 2012년도분이니 작년에 비약적 발전을 했다면 별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었다.
인터뷰 약속을 하고 찾아간 회사의 분위기는 보통의 다른 회사와 달랐다. 자리에 앉아 있는 수 십명의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보였다. 회사의 사장이라는 분과 몇가지 얘기를 나누었고 궁금했던 사항들도 몇가지 문의했지만 답변이 썩 명쾌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어 조직 확장을 해야 하고 코스닥 상장까지 준비하려니 경영지원 본부 신설이 필요하고 내가 적입자이며 상당히 고위직으로 나를 생각하고 영입한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 조금 더 지켜보자”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터뷰 후, 사세 대폭 확장으로 현재 신입 직원들을 모집 중이며 관련 교육이 있으니 참가 해서 들어 보라고 했다. 며칠간 들은 교육은 산소 관련 내용과 건강 관련 내용 등 들어서 나쁠 내용은 별로 없었다. 3일째던가 우연히 옆자리에 있던 친구와 얘기하다 보니 고교동창이어서 서로 반가운 인사도 나누게 되었다. 교육 내용 중 특이한 사항은 내가 지금까지 많은 시니어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보았던 노후설계, 관계, 건강 등 많은 자료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결국 많은 이들이 들어서 크게 저항감이 없는 내용들로 구성한 것이다.
취업이라도 하기를 학수고대하는 아내는 정성스럽게 정장을 내어주고 넥타이까지 골라주는 실로 오랜만의 출근 도움이었다. 물론 아직 확실한 내용이 없어서 아내도 나와 마찬가지로 기대도 일부분이지만 의심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교육은 끝내고 사장 면담을 한다고 했다. 메인 협의가 진행되리라고 생각하고 기다리던 순서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제품 판매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사인하라는 것이었다. “회사에 입사하려면 내 회사 제품을 잘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 카드로 계산하는 것도 아니고 급여에서 공재되는 것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른 모든 직원들도 동일한 절차를 거친다” 등 도저히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가져왔던 의문이 일시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세상에 채용계약서는 없고 물건 판매계약서에만 사인하라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여러분이라면 어떡할 것인가? 거절하고 문을 박차고 나왔다. 잠시 후에 사장과 면담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말도 안되는 사기꾼이라면서 펄쩍 뛰고 나왔다는 것이다. 내 판단이 맞았구나 하고 다시 확신하였지만 입 맛이 개운하지는 않았다. 사인을 거절하는 10여분간 마음 한 곳에서 아내 얼굴도 떠오르고 몇 백만원 투자하는 셈 치고 응할까하는 생각도 한쪽에 없진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나 나나 전공이 경리 쪽이어서 적어도 관리 분야는 좀 이해가 빨라 잠시만의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자들은 지금도 시내 한가운데 고층 빌딩 사무실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취업에 목마른 시니어들을 유혹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은 시간 낭비에 그치고 불필요한 물품 구매는 하지 않고 나오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사무실에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여러 사람들처럼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물건 구매하고 속앓이 할 사람들도 제법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대부분 60대인 그들이 60대를 등 쳐 먹고 있는 것이다.
# 에필로그:
사장이라는 자가 나이도 같고 시골 중학교 1년 후배라는 사실까지 서로 확인하고 난 후의 일이다. 무서운 세상이다.
-한국산업은행
-한주통산 이사
-세종공업 상무(슬로바키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