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고령자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지난 16일 발간한 ‘최신외국입법정보’ 200호에서 ‘주요국의 고령자 교육 입법례’를 소개했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 미국 등 해외의 고령자 교육 관련 입법례를 검토‧비교해보고 우리 법률의 입법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우리나라의 고령자 교육은 헌법 및 교육기본법, 평생교육법에 근거할 때 ‘평생교육’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노인복지법, 국민 평생 직업능력 개발법, 고령자고용법 등이 있다. 그러나 고령자 교육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된 법률이 없고, 교육 대상인 고령자의 연령 역시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먼저 독일은 각 주(州)의 ‘평생교육법’을 기반으로 한다. 평생교육법은 대학 및 직업훈련교육기관의 협력과 주 정부의 예산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1979년 프랑크푸르트대학교를 시작으로 50여 개의 독일 대학이 ‘노인대학’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의 노인대학은 저렴한 학비로 노인들도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대학강의의 정규과정은 물론 청강도 가능하며, 은퇴한 명예교수가 강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한 학기에 보통 50유로부터 최대 1000유로의 학비를 부과한다.
프랑스의 고령자 교육 기반인 평생교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원칙에 따라 모든 연령대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프랑스는 25세를 기준으로 이전은 정규교육(의무교육 포함), 이후는 직업교육으로 구분한다. 여기에 직업교육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고령자 교육이 있다.
프랑스는 고령자 및 은퇴자 등이 연령 및 학습수준과 무관하게 무료로 등록할 수 있는 ‘제3세대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자유 시간대학’, ‘모두를 위한 대학’, ‘모든 연령을 위한 대학’ 등으로 불린다. 지리, 지정학, 철학, 문학, 역사, 미술사, 음악학, 문명, 언어학, 예술, 정보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강좌를 제공한다.
스위스의 노인대학은 다양한 학위 외 과정과 더불어 정식 학위 과정을 개설하고 있어 고령자들도 학사, 석사, 박사의 학위 과정에 입학할 수 있다. 더불어 스위스는 연방 차원에서 노인대학 운영에 관한 ‘노인대학령’을 두고 있다.
노인대학은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며 저렴한 학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이는 스위스 교육정책에서의 기회의 개방성과 접근성에 근거한다. 스위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칸톤(Kanton) 또는 도시의 예산에서 노인대학을 지원하고 협력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교육에 대해 주로 연방법이 아닌 각 주의 주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고령자 교육 또한 주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학비 감면 규정’을 별도 조항으로 규정한다. 학비 감면 규정은 고령자가 해당 주의 주립대학(교) 등에서 교육을 받을 때 학비를 감면받는 혜택을 명시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결론에 대해 “향후 고령인구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기존의 직업훈련이나 취미 학습프로그램 수준을 넘어선 더욱 전문적인 교육 수요 역시 증대될 것이다. 따라서 평생교육법에 기반을 둔 ‘고령자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전문성 강화뿐만 아니라 정식 학위를 수여하는 ‘고령자 전용 교육기관’으로서의 노인대학 설치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령자 교육의 지원 방안으로 고령자 교육을 지역 대학과 연계하여, 해당 지역 고령자가 거주 지역 내 대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경우 교육비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하고, 대학(교)에는 교육비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방 대학(교)을 고령자 교육과 연계하는 이 방안은 기존 대학(교)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노인대학 등 고령자 전용 교육기관을 설치하는 방법보다 경제적일 수 있고, 거주지역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에 고령자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지역 참여 활동의 기회가 증대될 수 있으며, 재학생 수가 감소하는 우리나라 지방 대학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명우 국회도서관장은 “지금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고령자들이 원하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고령자 교육 제공과 고령자 교육 지원 방안에 대하여 더욱, 적극적인 입법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이번 최신외국입법정보가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1%에 가깝다. 그러나 OECD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문맹률은 무려 75%라고 한다. 글자를 읽을 수 있더라도 그 의미까지 파악하는 문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디지털사회,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문해력 저하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해력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문해교육지도사는 유망 직업으로 부상했다. 특히 은퇴나 경력단절로 인해 시간적 여유가 많고 어르신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중장년층에게 추천되는 직업이다.
문해(文解)란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일 또는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넓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와 같은 언어의 모든 영역이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유네스코는 “문해란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해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 정의했다.
문해교육이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초능력이 부족해(읽고, 쓰고, 이해하는 능력) 가정‧사회 및 직업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자들을 대상으로 문자해득(文子解得)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
문해교육지도사는 단지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교육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어 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영어, 역사 등에 대해 기초적인 교육도 진행한다. 더 나아가 문해교육지도사는 가르치는 대상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요청되는 기초생활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문해교육 안에는 창의적 체험 활동이 있어 구성원들 간에 유대감이 강화될 수 있다. 문해능력 수준이 올라가면 생활 만족도 또한 높아진다.
그렇다면 문해교육은 주로 누구 받을까. 주요 대상은 60‧70대의 어르신이다. 전쟁과 경제적인 가난으로 인해 초등교육 의무화 이전의 세대는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해 한국어를 깨우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상적인 대화나 생활은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문맹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 가족 등도 문해교육 대상자다. 이들에게 한국어를 전수하고 한국인과의 융화를 위한 한국 문화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문해교육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즉 글로벌 시대에 문해교육의 영역이 확장되고 수요와 역할 또한 늘어나고 있다.
자격증 취득하는 법
문해교육지도사는 민간자격증으로 등록돼 있다. 문해교육지도사는 비문해자를 대상으로 문해교육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 능력을 갖춘 교육활동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가자격증인 한국어강사와는 다르다. 한국어강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
문해교육지도사의 민간 자격증 정식 명칭은 한국어문해교육지도사다. 자격증 응시에는 제한이 없으며,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후 1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1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자격증 취득 시 필기시험을 진행하며 6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또한 수업 발표를 통해 교사로서 자질이 있는지 평가하는 실기시험도 진행한다.
한국어문해교육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 한국재난안전정보협회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도 문해교육에 대한 예산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공교육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시기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한국어를 모르는 어르신들이 많다”면서 “요즘은 의외로 50‧60대분들도 한국어를 잘 모른다. 제대로 읽고 쓰지를 못한다는 뜻이다. 5년 뒤에는 이 분들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지금이 문해교육을 시행하기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회복지사 또는 요양보호사 사이에서 자격증 취득 수요가 많은 편이다. 만나는 어르신분들이 문해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중장년층이 많이 종사하는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가 자격증을 취득해 문해교육도 병행하면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어르신들은 문해교육으로 소양을 쌓으면서 정신 건강 상태를 좋게 유지할 수 있다. 즉 고령화 사회에 윈윈 효과가 일어나는 셈이다.
문해교육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국가문해교육센터(www.le.or.kr)에서 얻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성인문해교과서, 워크북, 교사용 지도서 33종 등을 무상 보급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자체적으로 문해교육지도사 양성 교육을 실시하는데,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특히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다.
디지털문해교육 중요성 확대
문해교육은 앞서 말한대로 대상뿐만 아니라 그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어를 넘어 디지털문해교육전문가도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환경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디지털 정보 격차로 어려움을 겪는 장‧노년 및 학습 소외계층이 많아졌다. 디지털문해교육 전문가는 그들을 위해 생겨난 직업으로 양성 교육 또한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문해교육 전문가는 은행 ATM 사용법, 키오스크를 이용한 음식 주문, 스마트폰 어플을 활용한 은행 업무 및 장보기 등에 대해 교육한다. 디지털 기기 확산으로 문해력이 떨어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는 한국어문해교육이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여러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40‧50대에게 디지털문해교육사를 추천한다. 특히 4차 산업 시대에 경력단절 여성이 새로운 직업으로 갖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전언이다.
전염병과 맞서던 지난한 시간도 배움을 향한 열정만큼은 꺾지 못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시기, 팬데믹이 지나간 교육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초여름 햇볕이 따갑던 지난달 12일, ‘옛 지도로 읽는 한양과 서울’ 수업이 있는 동남권 캠퍼스 강의실을 찾았다.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이현군 강사가 어린이날 휴무로 인해 2주 만에 만난 학생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날 강의 참석자는 정원 15명 중 11명. 5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네 번째 답사인 한양도성 방문을 앞두고 이론 수업을 듣기 위해 모인 학생들은 한 줄에 한 명씩 거리를 띄워 앉았다.
“여기는 지금의 어디일까요?”
1교시의 주제는 옛 지도로 읽는 도성과 서성(탕춘대성), 북한산성. 수업의 진도는 한양도성을 시작으로 동서남북, 네 가지 방향으로 펼쳐졌다. 2주 만에 만난 탓인지 복습차 묻는 질문에 대답이 곧바로 들려오지 않았다. 그럴 때면 다시 시작점인 한양도성부터 천천히 되짚으며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학생들의 열정도 만만치 않았다. 직접 뽑아온 옛 지도를 요리조리 살펴보고, 생소한 내용은 수첩에 필기하는 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학생은 빔프로젝터로 띄워둔 지도의 지명이 잘 보이지 않자 손을 들고 지도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옛 지도로 읽는 한양과 서울’은 서울시민대학 동남권 캠퍼스에서 제공하는 서울학 강좌 중 하나다. ‘다양한 수업을 양질로 제공하자’는 서울시민대학 운영 방침 아래, 전문가 자문과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아 만들어진 과정인 만큼 전반적으로 높은 수강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데, 서울학 강좌는 특히 인기가 높다. 이론 수업과 현장 답사를 병행하는 덕분인지 수강 신청이 열리자마자 마감될 정도다. 김정호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시민참여팀 주임은 “수강 신청을 받던 시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때문에 수강 인원이 줄어들어 더욱 경쟁이 치열했다”고 증언했다.
“강의실이 조금 덥죠?”
부쩍 더워진 날씨에 강의실이 조금 후덥지근하다 느껴질 참이었다. 이미지 학습 매니저가 학생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 에어컨 작동을 위해 밖으로 나섰다. 강의실 구석에 앉아 누구보다 열심히 수업을 듣기에 강의를 신청한 학생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 강의에 배정된 학습 매니저였다.
서울시민대학에서는 강의당 학습 매니저를 한 명씩 배정한다. 강의 환경을 항상 확인하고 수업 시작 전 출석 체크를 하는 등 강사와 학생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온라인 강의의 경우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조절하는 일을 맡는다. 옛 지도로 읽는 한양과 서울 수업의 학습 매니저는 조금 더 할 일이 많다. 답사가 있는 날이면 학생들을 인솔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체 기념촬영의 사진 기사 역시 그의 역할이다.
10분의 쉬는 시간이 끝나고, 학생들이 다시 자리를 채우자 2교시 수업이 시작됐다. 포천 이동막걸리의 ‘이동’이 어쩌다 붙었는지, 잠실새내는 왜 ‘새내’가 되었는지, 평창동과 창동의 공통점 등 지명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19세기에 제작된 전국 8도의 지도 ‘동국여도’의 연융대도, 도성연융북한합도 등을 띄워놓은 채였다.
54년 만에 개방된 북악산 남측면 ‘김신조 루트’에 대한 보너스 설명도 있었다.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등 북한의 무장대원 31명이 청와대 기습을 시도했던 ‘1·21 사태’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자 강의에 대한 집중도가 올라갔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고 하던가. 서울학 강의의 하이라이트는 다음 시간 집합 장소에 대한 안내 후 이어지는 답사지 근처의 맛집 소개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답사 후 학생들과 뒤풀이를 할 수 없자 이 강사가 고안해낸 방식이다.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 상호를 되묻자 직접 검색해 확실한 상호를 알려주는 등 가장 열정적인 시간이었다.
수업 시작 전 만난 이현군 강사는 “과거와 현재의 오버랩”이라고 자신의 수업을 평가했다. 고문헌, 지도, 그림 등 다양한 사료들이 교재가 된다. 살고 있는 지역에 얽힌 옛이야기와 지명의 유래에 대해 배우고, 직접 걸어보며 답사에 나서면 지식도 오래 남고, 학생들도 수업을 더욱 즐길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수업이 진행되는 2시간 동안 졸거나 딴짓을 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배움을 향한 열정 앞엔 그 무엇도 방해물이 될 수 없다. 코로나와 탈(脫)코로나의 경계에서 계속되는 배움의 열기가 초여름 들녘처럼 푸르렀다.
사실 평소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그곳의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되면 그곳이 떠오른다. 바로 국립서울현충원이다.
6월을 앞둔 어느 날, 국립서울현충원에는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위로하듯 이팝나무꽃이 흩어져 내렸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 하나로 가슴이 아려지는 그곳에서 김수삼(57) 현충원장을 만났다.
김수삼 원장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행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국방부 군수기획과장, 직무감찰담당관, 기획총괄담당관, 국제군수협력과장, 기획관리관 등을 역임했다.
국립서울현충원도 국방부 소속이다. 김수삼 원장은 지난 1월, 제23대 국립서울현충원장으로 취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별도의 취임식을 치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TV에서 그를 볼 기회가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후와 5월 10일 취임식 때 현충원을 찾아 참배했기 때문. 김 원장은 “TV에서 저를 봤다며 반가워하는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현충원장에 취임해 책임감을 느끼고 걱정도 많았는데요. 무사히 치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있어요.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선거를 치르거나 당선될 때 현충원을 가장 먼저 찾는 것을 보고 정말로 중요한 곳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 국민이나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도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이곳의 중요성을 느끼고 자주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국을 위한 선열들의 장소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 현충탑에 새겨진 글귀
서울 동작구에 자리한 국립서울현충원은 휴전 2년 후인 1955년 설립된 국군묘지가그 뿌리다. 6·25전쟁에서 전사·순직한 군인들을 안장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후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5년 국군묘지에서 ‘국립묘지’로 승격됐고, 군인이 아닌 순국선열 및 국가유공자 안장도 가능해졌다. 이어 1996년 국립현충원, 2006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름을 확정했다.
김수삼 원장은 “국립서울현충원은 조국의 독립과 수호, 발전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영면해 계시는 민족의 성역이다. 국난을 극복해온 민족의 얼과 호국 의지, 나라 사랑 정신이 가득 서려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총면적은 약 44만 평이며, 네 분의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총 18만 7000여 분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립대전현충원은 1985년 건립됐고, 국립연천현충원은 2025년 건립을 목표로 준공 중이다. 김 원장은 “서울현충원, 대전현충원, 연천현충원은 모두 같은 위상을 가진 국립묘지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서울, 대전, 연천현충원에 안장되는 대상자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립서울현충원은 국방부 소속이고, 대전과 연천현충원은 국가보훈처 소속이다.
김수삼 원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며,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서울현충원이 갖는 역사적인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의미 있는 곳의 원장으로 반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그의 소감은 어떨까.
“올해 1월 국립서울현충원장에 취임해 현충탑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참배를 드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상반기가 다 지나갔네요. 처음 참배를 드릴 때 현충원장으로 취임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한편,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느꼈습니다. 제가 당시 다짐한 것이 있어요. 장례와 추모 행사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와 엄중한 코로나19 상황 등에 맞춰 보다 체계적이고 품격 높은 안장 및 참배·추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공자 및 유가족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하기 위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좀 더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김수삼 원장은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는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설 명절 때 유가족을 대신해 직원이 참배드리고 이를 사진 찍어 전송해주는 ‘설맞이 참배 대행 서비스’를 실시했다. 또한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참배용 사다리 및 참배용 원목 의자를 비치했고,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셔틀버스 운행도 시작했다고.
김 원장은 취임 후 가장 뜻깊었던 일로 지난 4월의 ‘제2충혼당 개관’을 꼽았다. 제1충혼당은 영현 2만 468위를 모신 후 2020년 7월 만장됐다. 제2충혼당은 2018년 착공돼 올해 4월 13일 완공됐다. 제2충혼당에는 3만 2952위를 추가로 안장할 수 있다.
“제2충혼당 건립을 통해 유공자분들을 최고의 시설로 모실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나라 사랑 및 호국 정신을 후대에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돼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제2충혼당 개관식에서 배우 신현준 씨가 사회를 봐주셨고, 가수 진미령 씨가 추모시를 낭독해주셨습니다. 두 분 모두 이곳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유공자의 후손입니다. 행사 며칠 전에 갑자기 부탁드렸는데도 기꺼이 다른 일정을 조정하고 참여해주셨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유해 발굴 및 확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유해를 찾지 못한 이들의 위패가 10만 3000여 위나 있다. 김수삼 원장은 “현재도 이분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유해 발굴 사업이 꾸준히 진행 중이지만 발굴된 유해 중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호국용사는 극소수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 위쪽에 있는 무후선열제단에도 134위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구한말 의병 활동 및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분들 가운데 유해를 찾지 못하고 후손이 없는 선열들의 위패다.
그러나 안장되어 있고 유가족이 있다 하더라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음에 따라 유가족이 꾸준히 현충원을 찾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거주 지역이 멀어서 일 수도 있고, 가족이 달라지거나 건강 상태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분들은 대부분 젊은 나이에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때문에 기혼자가 적어 후손이 없거나, 남은 유가족 대부분이 형제나 조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묘역을 찾는 유가족이나 친지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점점 쓸쓸한 묘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선열의 희생에 감사하며 ‘내가 후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잊지 말아야 합니다. 쓸쓸한 묘소가 생기지 않도록 말이죠.”
현충원, 국민 속으로
일반 국민에게 ‘현충원은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나?’, ‘실제로 현충원에 가본 적이 있나?’라고 물어보면, 현충원 근처에 사는 서울시민이나 견학을 가본 경우가 아니라면 스스로 현충원을 찾아가 봤다고 답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보통 TV를 통해 6월 6일 현충일 행사를 보면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접한 경우가 대부분일 터. 그렇기 때문에 현충원은 정부 관계자나 유공자의 후손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원래는 국립묘지였기 때문에 매우 엄숙한 공간이라고 느껴진다.
김수삼 원장 역시 ‘일반인이 현충원에 들어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현충원이 무겁고 어려운 이미지가 아닌 국민과 함께하는 열린 호국공원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44만 평의 국립서울현충원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김 원장은 “봄에는 아름다운 수양벚꽃, 여름에는 이팝나무 가로수길, 가을에는 현충원 둘레를 잇는 은행나무길이 아름답다”면서 “이와 더불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고귀한 희생과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는 뜻깊은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삼 원장의 말대로 국립서울현충원은 아름답고 뜻깊은 곳이다. 현충원을 걷다 보면 느껴지는 감정도 많을 것. 지금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근무 환경이 좋아서 오래 일하고 싶다”는 김 원장은 현충원의 명소로 현충천과 현충지를 추천했다.
“현충원에 천이 있다는 것을 아는 분이 많지 않은데요. 현충천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사시사철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물고기들도 많고요. 현충지는 조그마한 연못으로 가만히 앉아서 사색하거나 소위 ‘멍때리기’ 좋은 곳입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시기도 하는데요. 심지어 심신을 치유하신 분도 많아 후손들이 감사한 마음에 기증한 의자도 있어요. 저도 점심 식사 후 산책할 때 현충천과 현충지는 거의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김수삼 원장은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국립서울현충원은 온라인을 통해 ‘기일 : 기억의 날’(당신을 기억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독립유공자가 서거한 달에 맞춰 업적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독립유공자 하면 어떤 분들이 떠오르시나요? 대부분은 우리가 잘 아는 김구 선생님이나 안중근 의사 같은 분들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이분들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독립유공자들이 계십니다. 기일 프로젝트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신 독립유공자들의 업적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추모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기획했습니다. 한분 한분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5월 21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 경내에서 호국 문예 백일장과 그림 그리기 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2년간은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김 원장은 “학생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이들의 현충원 방문을 뿌듯해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제한됐던 행사를 앞으로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시민들의 참여의 장을 넓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수삼 원장은 재임 기간의 목표에 대해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열린 호국 추모공원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언제나 편안히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호국정신을 배우며 후손들에게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수삼 원장에게 현충원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목표를 물었다. 그는 “곧 정년을 맞이하기 때문에 퇴직 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먼저 퇴직하신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돈, 건강, 취미, 친구들이 있어야 노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근로소득은 정년까지 일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퇴직 이후에는 금융소득을 통해 번다는 목표로 퇴직연금, 리츠, 부동산 펀드 등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요즘 사이버 대학이 많아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공부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며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은 한국어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졸업하면 외국인 학습자를 가르칠 수 있는 한국어교원자격증이 부여됩니다.”
서울시가 일상에서 필요한 각종 전자증명서를 한 곳에서 수령·제출할 수 있는 앱(어플리케이션) ‘서울지갑’의 기능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서울지갑’에서 전자증명서 신청 및 발급까지 가능해진다.
비대면 공공서비스 앱 ‘서울지갑’은 민원 서비스 담당 포털 ‘정부24’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약 250여 종의 각종 증명서를 수령·제출할 수 있다. 또한 공공복지서비스 신청 자격 여부도 증명서류 제출 없이 바로 확인 가능하다.
‘서울지갑’ 앱을 통해 발급 받을 수 있는 전자증명서는 △주민등록표등본 △주민등록표초본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 △건강·장기요양 보험료 납부확인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예방접종증명서 △병적증명서 총 7종이다.기존에는 ‘정부24’에서 전자증명서를 신청·발급받은 후 ‘서울지갑’ 앱에서 수령 후 제출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서울지갑’ 앱에서 민간인증서를 사용해 모바일 전자증명서 형태로 발급받아 제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게 된다.
또 서울시에서 발급하는 증명서도 모바일 전자증명서 형태로 ‘서울지갑’에 수령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현재 발급 가능한 전자증명서는 △수도요금 납부 증명서 △보육교사 수료증 △서울시 행정지원인력 사용증명서 등 6종이다.
한편, 서울시 평생학습포털 교육 수료증도 개별 사이트에 접속해 확인할 필요 없이 ‘서울지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평생학습포털은 서울시민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강좌와 평생학습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특히 5060의 인생 설계를 지원하고, 행복한 노후 준비를 위한 교육 과정을 지원한다. 개인정보보호교육 등 법정의무 교육, 외국어, 자격증 같은 전문 강의부터 인문학, 문화예술, 취미생활 같은 강의까지 약 800여개의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동 단위의 집 근처 평생학습센터인 ‘동네배움터’ 218곳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동네배움터는 서울 시민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생활 근거리에 있는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공방 등에서 쉽고 편하게 평생 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7개 구, 197개소로 운영되다가 올해 1개 구, 21개소가 추가로 문을 열었다.
특히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디지털 전환이 확산한 점을 고려해 디지털 시민 교육을 폭넓게 다양화했다. 일례로 동작구에서는 어르신·중장년을 대상으로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남기' 프로그램을, 중구에서는 저소득 아동을 대상으로 ‘꿈꾸는 누리터’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한다.
요즘 주목받는 환경친화적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동대문구에서는 ‘헌 옷 줄게 새 옷 다오 의류 리폼하기’, 노원구에서는 ‘재활용으로 만나는 수(手)다방’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18개소 동네배움터에서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총 1205개이며, 시는 프로그램 운영 및 지원을 위해 총 13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동네배움터 운영 현황 및 참여 방법은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 또는 각 자치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진용 서울시 평생교육과장은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곳곳의 동네배움터에서 들려올 시민의 웃음소리가 기대된다”며 “동네배움터에서 계층 간 벽을 허물고, 배움에 대한 열정과 이웃 간 정을 나눌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유기동물 입양 지원부터 유기견 안심보험, 동물돌봄 교육 등 입양 지원을 강화한다.
서울시에서는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인식 변화와 동물보호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서울시 유기동물 중 39.8%가 입양·기증되고 9.5%가 안락사됐다. 2020년에 비교해 입양·기증은 2.9% 증가한 반면, 안락사율은 6.6%p가 감소했다.
이에 서울시는 유기동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른 지원책을 마련했다. 우선 유기동물 입양은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자치구 동물보호센터·입양센터 등 총 13개소 기관과 단체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는 입양동물 건강검진,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 및 동물등록을 마친 후 입양 절차를 진행한다.
또한 자치구별 동물보호센터(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자치구 지정 동물병원)와 강동리본센터, 서초동물사랑센터, 노원반려동물문화센터와 민관협력 유기동물입양센터인 발라당 입양카페에서 유기동물 입양이 가능하다.
해당 기관이나 단체에서 유기동물을 입양하면 ‘유기견 안심보험 지원사업’, ‘입양비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올해 유기견을 입양하고 동물등록을 완료한 시민들은 입양기관이나 보험사를 통해 DB손해보험(주)와 협력해서 출시한 ‘유기견 안심보험’ 상품에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유기견 안심보험은 입양 유기견의 질병치료비(구강질환 포함), 상해치료비, 타인이나 타인 소유의 반려동물에게 입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반려견배상책임보장)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통원치료비, 입원치료비 등 상해 및 질병치료비는 총 보상한도 1천만 원이며 보상비율은 60%이다. 반려견배상책임보장의 경우 보상비율 100%이며, 총 보상한도는 1사고당 5백만 원을 지급한다. 보험 가입 시 반려견 간식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입양비 지원사업은 예방접종·중성화수술비·내장형 동물등록비 등 동물 돌봄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며, 서울시 일부 자치구에서 시행하고 있다. 입양동물의 내장형 동물등록을 완료해야 하며, 입양 후 6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지원 자격을 갖는다. 지원 자치구는 성동구, 중랑구, 노원구, 은평구, 서대문구, 양천구, 금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관악구, 강동구다.
서울시는 입양에 관심있는 시민이 참여 가능한 반려동물 입양교육, 반려동물 돌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반려동물 돌봄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시민이 유기동물을 신중하게 입양하고 올바르게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으로, 해당 교육은 서울시평생학습포털에서 수강할 수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유기동물 입양에 관심있는 시민이 많아지는 만큼 서울시는 더욱 다양한 유기동물 입양지원 사업을 실시해 입양을 활성화하겠다”라며 “더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갖고 유기동물 입양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결 가치 있는 생활에 대한 열망이 그의 귀촌을 부추겼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이, 인생을 한번 획기적으로 바꿔보자는 욕심으로 부푼 건 아니었다. ‘느림의 미학’ 같은 걸 추구하며 목가적인 전원생활을 즐기자는 쪽에 무게를 두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귀촌을 통해 가급적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똑떨어지게 개인적인 용무를 보고 싶었다. 그 용무란 서점 일이었다.
시골에서 서점을? 지지구재재구 노래하는 새들이야 지천이지만 돌아다니는 사람이라야 마을 원주민 몇몇에 불과한 후미진 산골에서? 이건 무인도에서 혼자 ‘전국노래자랑’을 공연하는 것만큼이나 무모한 기획일 수 있다. 거북이를 끌고 산책하는 일처럼 요상한 이벤트이기도. 소비자들의 호응이 있고서야 생존이 가능한 게 서점 사업이지 않겠는가. 그러나 김미자(59, ‘그림책 꽃밭’ 사장)에겐 남다른 속대중이 있었다. 믿는 구석이 다 있었던 거다. 그 믿음이란 오직 자신의 경험과 능력에 대한 확신에서 온 것이었다. 인생의 모든 것을 가늠하는 내공까지는 아닐망정, 적어도 서점에 관한 한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으니 한바탕 제대로 붙어볼만한 게임으로 여겼던 것 같다. 미리 말하자면 그의 산골 서점은 놀랍게도 탕탕 잘나간다.
“서울에서 20년 넘게 아동 그림책 관련 직업 활동을 했었다. 공공도서관과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일을 했으니까. 그림책 커뮤니티를 만들어 동네 엄마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지속했으며, 그림책 카페를 7년간 운영한 경험도 있다. 머릿속에는 항상 시골 생각이 들어 있었다. 번잡한 서울을 벗어나 그림책과 시골살이를 아우를 수 있는 삶을 늘 꿈꾸었던 것이지.”
김미자가 남편과 함께 이 시골로 내려온 건 2017년. 아파트를 정리하고 남편의 퇴직금을 털어 자금을 마련하고서였다. 흔히들 귀촌지를 결정하느라 진을 뺀다. 첫 단추부터 똘똘하게 끼우기 위해 해부학 교실의 연구원처럼 면밀히 분석하고 평가해 장소를 결정한다. 그러나 그는 지루한 물색의 과정을 싹둑 잘라냈다. 숲이 있는 시골이면 어디든 무슨 상관이랴, 그리 여겼다. 경륜과 자신감을 완비했으니 어디에 갖다놓아도 승산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 리서치를 통해 몇 군데 시골 서점의 순항 분위기를 미리 눈치채기도 했다. 그는 지인이 소개한 경매 토지를 덜커덕 사들여 집을 지었다. 서점과 살림채, 그리고 북스테이 공간을 마련해 영업을 개시한 게 만 3년 전.
“처음 한동안은 손님이 오지 않았다. 날마다 매상과 마진을 계산하며 고민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덩달아 매출이 늘더라. 수익의 절반은 책 판매에서, 나머지 절반은 북스테이에서 발생한다. 이젠 단 한 사람의 손님도 없는 날은 없다. 덕분에 부부 둘이 먹고사는 데엔 아무런 불편이 없지. 이쯤이면 노후 생계 대책으로 충분하기에 안도감과 만족을 느낀다.”
단기간에 자리 잡다니. 이 서점은 어떤 힘과 매력을 지녔기에?
“가급적 질적 수준을 높게! 풍경은 예쁘게! 그런 모토를 정하고 충실하게 구현한 결과물이다. 예전에 일본의 숲속 도서관들을 답사한 적이 있는데 감흥이 컸다. 모델로 삼을 만했지. 아무리 외진 시골이라도 구색과 내용이 충실하면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걸 확인했던 셈이다.”
도시에도 특별히 공들인 서점들이 있지만 흔히 불황을 면제받지 못하고 있다. 이곳의 자연경관이 유력한 재료라 봐야 할까?
“아동 그림책에 주로 등장하는 내용이 자연과 생명에 관한 것이다. 시골 서점은 그 자연과 생명에 관한 아이들의 감수성을 일깨울 수 있는 환경 여건으로 한몫을 할 수 있다. 나는 그림책에 나오는 자연을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자연과 함께 펄펄 뛰노는 아이들과 얘기하고 싶었다.”
숙박을 하거나 책을 구입하는 고객층은 어떤 이들인가?
“주 고객은 30~40대 부모와 아이들이다. 그림책 관련 각종 자격증에 관심을 가진 이들도 학습 차원에서 찾아오고, 시골 서점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이들도 방문한다.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선생님 손에 이끌려 찾아오는 당진시 일대의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아동들이다.”
산골에서 소박하게 살기
다락을 구비한 책방 공간은 동화처럼 아기자기하되 품격을 돋워 꾸몄다. 아이들의 구미에 어울리게. 엄마들의 호감을 살 수 있게. 그림책 일색의 도서들은 모두 5000여 권. 서울에서 가지고 내려온 2000여 권과 새로 구입한 3000여 권을 합쳐 공간을 채웠다.
그림책을 좋아하던가? 게임에 사로잡힌 영혼들이 아닌가?
“아동들은 순식간에 알아차린다. 엄마가 왜 나를 책방에 데려왔나를. 그러고서 하는 말이 이렇다. 나, 책 안 봐! 오나가나 아이들은 휴대폰 게임에 몰입하는 거다.”
그럴 때면 어떤 처방을 사용하지?
“책이 싫으면 고양이하고 놀아! 마당에 나가 뛰어놀아! 그렇게 말해준다. 그러나 나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책 읽어주는 선생님’이다.”
엄마들은 책이 싫다는 아이들을 왜 굳이 이곳에 데려올까? 책을 강요하면 자칫 책을 더 징그럽게 여길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든 책을 접하게 하려는 선한 의도에 무슨 결함이 있겠나? 그러나 엄마들의 방법엔 문제가 있다. 책을 학습이나 훈육의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나는 늘 한다. 연령에 맞는 책을 놀이로 즐길 수 있도록 나직이 읽어주라고 권한다. 아이들에겐 가르침보다 위로가 필요하니까.”
마을 풍경을 볼까? 딱히 빼어나거나 미묘한 설렘을 자아내는 풍치는 아니다. 변방의 어디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농촌 마을이다. 야트막한 야산들이 강강술래를 하듯이 10여 가구로 이루어진 마을을 빙빙 감싸고돌아 푸근하다. 김미자는 이 평온한 풍경에 안심을 느끼는 것 같다. 쉽게 오를 수 있는 산과 숲이 있으니 불만이 있을 때면 애먼 남편에게 툴툴거리기보다 나무에게 하소연하는 것으로 해소하겠지. 그에겐 자연과 사계의 순환에 심취하는 버릇이 있다. 이는 자연과 동행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사실 김미자의 귀촌은 자연에 가까이 가자는 목적에서 이루어지기도 했다. 산골에서 소박하게 살기. 그게 자신을 기쁘게 한다는 걸 깨달았던 모양이다.
자연이 좋다지만 날마다 산을 바라보다 보면 권태감이 밀려들기 십상이다. 거칠지만 생동하는 도시의 풍속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하긴 어렵다.
“권태를 느낄 겨를 없이 분주한 게 시골 생활이다. 하지만 문화적 충격과 자극이 하나도 없다는 건 큰 단점이지. 서울에서 벌어지는 공연이나 전시를 볼 수 없다는 건 너무도 아쉽다. 주변에 예술가라도 하나 산다면 해갈이 될 테지만.”
마을 원주민들의 삶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나? 시골에도 지혜로운 이들이 있기 마련인데.
“시골 할머니들의 평온하고 깨끗한 삶의 태도에 느끼는 게 많다. 대체로 할머니들은 인간관계에서보다 땅에서 얻은 경험으로 인생을 사는 것 같더라. 그들은 아무리 노쇠했더라도 호미를 놓지 않는다. 죽기 직전까지 호미로 땅을 긁는다.”
도시의 노인들에게선 보기 어려운 야생의 에너지. 시골 노인들에겐 그런 육화된 근성이 있다.
“맞다. 처신에 깨끗하고 이치에 밝은 할머니들과 사귈 수 있다는 건 시골 생활이 주는 값진 행복의 하나다.”
먹고살 정도만 벌고, 삶은 놀이로
시골이라고 눈 밝고 경우에 환한 이들이 흔할 리 없다. 도시든 시골이든 ‘삐딱이’ 그룹이 있어 활약을 하는 게 아닌가. 김미자도 초기 한동안 유별난 이웃에게 좀 시달렸지만 적절히 타협하며 사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으로 포용했다. 보다 덜 소중한 것에 보다 더 소중한 걸 훼손하고 싶진 않았던 것일 텐데, 그에게 ‘보다 더 소중한 것’은 소박한 삶의 지속이다. 물구나무 선 세상을 뒤집을 힘이야 없지만, 최소한 자신만큼은 악다구니와 돈과 허영에서 벗어나 살고 싶은 것이다. 귀촌으로 그게 가능할 거라는 예상은 딱 적중하진 않았다. 그러나 거둔 성과와 만족의 크기는 만만치 않다.
“내가 살고 싶은 방향이 뭐냐면, 월든 숲에 살았던 소로, 그리고 헨리 니어링 부부나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을 닮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잘 안 되더라. 우선은 돈벌이를 하는 내가 돈에서 해방되기 어려웠다. 더 큰 문제는 도시 생활과 자본에 길들여진 남편과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귀촌으로 부부가 함께 도시에서 한 걸음 물러난 것만도 어디인가?
“나는 오늘도 들에서 냉이를 캐왔다. 시골에 살며 산나물 채취로 식사를 한다는 것, 육식을 덜 하고, 덜 소비하고, 덜 욕심부린다는 것, 이건 뿌듯한 일이다.”
한때 암과 싸웠다지? 고통이 극심할 때면 어떤 생각을 하나?
“암! 무서웠다. 자주 권정생 선생을 생각하며 힘을 얻었다. 지극히 병약했지만 엄격한 절제로 삶을 완성한 선생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나 자신을 속이지 않을 수 있는 성찰의 습관도 그에게서 얻어왔다.”
심지어 가뭄에 타들어가는 벼를 바라보면서도 가여워 눈물을 흘렸던 권정생. 그는 성자가 아니었을까.
“평생 병고에 시달렸지만 강하고 꼿꼿한 분이었다. 한번은 외투를 사다드렸더니 고사하더라. 이미 있는 외투 하나로 충분하다며. 스콧 니어링도 소유에 무심해 옷 한 벌로 살았다. 그러니 어떻게 배우지 않을 수 있을까.”
터무니없는 무욕으로 살았던 고수들을 무슨 수로 따를까.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은 게 인간이다. 당신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나?
“돈은 먹고살 정도만 벌고, 삶을 놀이로 즐기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나의 현실은 다르다. 일에 치여 산다. 속엔 답답한 게 많지만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겉으로는 웃는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주체적으로 하고 있다는 자긍심은 갖고 산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에 나를 맞춰 살고 있으니 크게 어긋난 건 아니다.”
인생을 깊이 읽고 있다는 안도감. ‘나’를 진정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속에 산다는 확신. 귀촌의 나날을 선용하고 있다는 자부심. 속세에서 흔히 맛보기 어려운 감흥들로 김미자는 기쁜 것이다. 표정은 근엄하지만, 내부는 햇살로 밝아 바야흐로 인생의 봄날을 다시 만난 셈?
김미자 씨가 주는 귀농 Tip
시골에서 작은 서점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지만 함부로 덤벼들 일은 아니다. 책을 좋아하는 성향 하나만 믿고 뛰어드는 건 위험하다. 좋은 책을 고르는 능력, 인문학적 소양과 실력, 그리고 예술적 눈썰미를 미리 갖추는 게 중요하다.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서기 전에 까먹어도 무방할 정도의 소자본으로 도시에 작은 북카페를 차려 경험을 쌓는 게 좋겠다. 장소 선정도 매우 중요하다. 가급적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을 찾자. 사람들이 많은 관광지나 명소 인근도 잘만 하면 유망하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자원봉사 전문가 육성을 위해 ‘서울시민대학 자원봉사 시민석사과정’을 신설했다. 수강을 마친 수강생은 서울시장 명의의 시민 석사가 수여될 예정이다.
서울시민대학은 시민의 강좌 수강과 활동을 학습 시간으로 인정하고 이수 시간에 따라 서울시장 명의의 명예시민학위(시민 학사·석사·박사)를 수여하는 명예시민학위제도를 운영한다. 2018년 처음 명예시민 학위제를 도입한 이래 지금까지 1257명의 시민 학사 및 시민 석사가 배출됐다.
이번에 신설된 ‘자원봉사-시민석사과정’은 서울학·시민학 등 서울시민대학 석사과정 필수과목과 현장 활동으로 축적된 자원봉사자의 경험을 성찰해보는 인문학 과정과 자원봉사 실무 역량을 향상하는 자원봉사 특화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과정을 수료하려면 1년간 총 200시간 학습에 참여해야 한다.
또, 봉사활동을 통해 쌓아온 봉사자의 경험과 지혜를 공익자원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지식화하는 전공세미나 과정도 진행된다. 졸업 연구 결과물로 제출하는 자기보고서는 지도교수와 소그룹 연구를 통해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 쌓은 지식과 비결을 담을 계획이다.
23일 서울시민대학 동남권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입학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자원봉사-시민석사과정이 진행된다. 김주명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원장은 “올해 처음으로 시도되는 ‘자원봉사-시민석사과정’은 학습과 실천을 연계해 새로운 학습 경로를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학습자가 수동적 지식소비자에서 자발적 지식생산자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립대와 손잡고 만 60세 이상 서울 시민(1962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이라면 다양한 강좌를 들을 수 있는 비학위 과정 ‘서울 시니어 대학’을 운영한다고 전했다. 오는 4월에서 12월까지 2학기제 대면 강좌로 진행된다.
대면 강좌는 4월에서 12월까지 2학기 제로 운영된다. 1학기는 4월에서 8월까지(10주) 4개 과목(▲시니어 근력 강화 운동 ▲아트 인문학 ▲사회복지학 개론 ▲인간 행동과 사회환경), 2학기는 9월에서 12월까지(15주) 5개 과목(▲스포츠 강좌 ▲수묵화 ▲서울의 역사 ▲노년 자서전 쓰기 ▲사회복지정책론)의 강좌가 다양하게 마련돼있다.
수강자는 3월 7일부터 서울시립대 평생교육원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라인 접수만 가능하며, 현장 접수는 불가능하다. 수강료는 한 과목당 5만 원으로 9개 과목 기준 총 수강료는 45만 원이다. 수강생에게는 학습 동아리 장소 이용, 동아리 지도교수 배정, 서울시립대 평생교육원 시설 이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더불어 수료 기준 충족 시 서울시립대 총장 명의의 수료증이 발급된다.
구종원 서울시 복지기획관은 “노년기는 쇠퇴의 시기가 아닌 계속된 발전과 성장의 시기이므로 성공적인 노후를 계획할 수 있는 평생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서울 시니어대학' 비학위 과정을 시범 운영하고 이를 토대로 학위과정 과목을 개발해 내년부터는 학점은행제 학위과정(2∼3년)을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