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에 떠오르는 여가, 요트…시니어 요트입문서①

기사입력 2021-08-09 17:55 기사수정 2021-08-09 18:06

▲팬데믹 시대에 요트는 피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팬데믹 시대에 요트는 피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발사해 화제가 된 송호준 미디어아트 작가는 중고거래플랫폼을 통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팔고 요트를 샀다. 그리고 지난 7월 한 달간 항해할 계획으로 강릉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났다. 1978년생으로 올해 43세인 송호준 작가는 왜 그렇게 무모한 선택을 했을까. 가진 것을 모두 팔 정도의 매력이 요트에 있는 것일까.

여름휴가 기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어디론가 떠나기 두렵다. 인기 있는 피서지는 많지만 그런 곳에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바다에는 코로나가 없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가 요트다.

젊음은 나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젊음은 새로운 문화와 유행을 흡수하는 적극성에서 온다. 기존의 여행이 식상했거나 코로나19로 인한 인파가 걱정되는 시니어라면 요트를 타고 드넓은 바다로 나가보자.

요트는 상선이나 군함처럼 업무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배가 아닌 여가용 선박이다. 풍력을 받아 돛으로 움직이는 배를 말한다. 종류에 따라 모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요트의 구조(현대요트 )
▲요트의 구조(현대요트 )

요트는 선체(Hull)와 돛대(Mast)가 기본이다. 여기에 붐(Boom), 리깅(Rigging), 돛(Sail), 그리고 러더(Rudder) 같은 구조가 있다. 붐은 돛의 아부분을 지지하는 활대다. 돛을 조정하는 로프가 고정돼 있다. 리깅은 돛대를 세우고 돛을 조절하는 등 요트를 조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줄을 말한다. 러더는 배의 방향을 조정하는 키다.

선체 앞부분을 선수(Bow), 뒷부분은 선미(Stem)라 하고, 선체의 가운데 부분을 선복(Midship)이라 한다. 여기에 사람이 탈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을 콕핏(Cockpit)이다.

요트는 추진방식, 선체 모양 등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기관과 이용자마다 명확한 구분은 없지만 추진방식에 따라 크게 세일요트와 모터요트로 나뉜다. 세일요트는 주동력장치가 엔진이 아니라 돛인 요트다. 바람을 이용해 운항하므로 세일요트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운항하기 힘들다. 하지만 바람을 이용하는 만큼 유지비용이 저렴하다. 바다를 여유롭게 즐기기보다는 스포츠 목적을 주로 이용된다.

▲싱글핸디드 세일링 요트를 운항하는 모습
▲싱글핸디드 세일링 요트를 운항하는 모습

사이즈와 탑승 인원에 따라 혼자서 타는 ‘싱글핸디드 세일링’, 1~2명이 타는 ‘딩기’, 2~4명이 운항하는 9m 미만 크기의 ‘위크엔더 요트’로 구분된다. 7~15m 사이의 비교적 장시간을 항해하는 ‘크루징 요트’도 있다. 위크엔더 요트와 크루징 요트는 모터 기반이지만 돛을 달기도 한다.

▲초대형 호화 요트는 백억 원을 넘기기도 한다.
▲초대형 호화 요트는 백억 원을 넘기기도 한다.

동력선인 모터요트는 선체가 큰 개인용 레저 선박만 요트로 불린다. 세일요트들의 선실이 크지 않은 반면 모터요트는 침실과 응접실, 화장실, 싱크대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배 길이는 9~30m가 일반적이다. 10m 이상은 슈퍼요트, 50m 이상은 메가요트, 91m 이상 초대형은 기가요트라고 한다.

▲헐에 따른 요트 구분(현대요트 공식블로그)
▲헐에 따른 요트 구분(현대요트 공식블로그)

세일링 요트는 선체모양에 따라서는 ‘모노헐’, ‘멀티헐’로 구분된다. 모노헐은 단일 선체로 구성된 가장 일반적인 선형이다. 민첩하지만 다른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진다. 선체 아래로 ‘킬’이라는 중심추가 달려있는데, 이로 인해 바람을 맞을 때 밀리거나 전복되지 않는다. 작은 요트로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는 것도 킬이 있어서다.

멀티헐은 ‘카타마란’과 ‘트리마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카타마란은 두 개의 선체로 구성된다. 배가 물에 뜨면 그 무게만큼 물을 밀어내는데, 이를 배수량이라고 한다. 카타마란은 선체 두 개가 배수량을 분담하는 형태다.

선체가 두 개인 만큼 갑판 활용도가 높고 동요가 적어 안정감이 높다. 모노헐과 비교해 두 개의 폭이 좁은 선형을 채택할 수 있어서 배가 받는 물의 저항을 줄일 수 있고, 배의 지느러미라고 할 수 있는 용골의 중량을 조금 더 가볍게 설계할 수 있다.

트리마란은 세 개의 선체가 배수량을 분담하는 형태이며, 갑판의 활용도가 높고 동요가 가장 적은 형태다. 안정감이 가장 높다. 거친 환경을 견뎌야 하는 대양항해용 요트는 생존성능이 우수한 트리마란을 채택하는 추세다.

요트를 즐기고자 하는 모두가 송호준 작가처럼 가진 것들을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요트 체험 프로그램도 많고, 동호회 단위로 요트를 구매하기도 한다. 요트를 이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요트의 아름다움을 느낀다면 직접 조종하고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 요트면허 취득, 요트구매까지 이어지게 된다.

바다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여가를 즐겨보자. 요트를 잘 이용하면 혼자만의 여가가 아니라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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