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녀~”
너도 알다시피 힘들거나 복잡한 상황이 발생하면 앞집 할머니께서 쓰시는 말이다. 그런 그 분이 요즘은 그 말씀을 달고 사시는 걸 보니 확실히 힘든 시기인 것 같다. 그리고 평생 받았던 전화보다 더 많은 네 전화를 이틀이 멀다하고 받으면서, “코로나19 위험 연령층에 속하니 꼼짝 마라”는 잔소리를 듣는 걸 보니 난리가 맞는가 보다.
네가 좋아하는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의 세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전체주의와 개인주의, 그리고 국가적으로는 쇄국과 개방 사이의 선택들이 미래를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전망보다 아래와 같은 경험에 의한 아빠의 느낌이 더 맞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나는 ‘반공도덕’ 과목을 배우며 국민교육헌장을 외워야 했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교련을 받으며 학도호국단 활동을 했던 대학까지의 교육을 받으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잘못 되시면 그 즉시 남침을 받아 적화통일이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그 후… 나라가 안 망했다.
대한민국 역사를 함께 시작한 통행금지는 가장들에게 합법적 외박의 핑계를 제공했다. 오늘날의 연인들은 마지막 배를 놓치기 위하여 주말에 시간을 내어 섬 지역까지 가야 하지만, 당시의 우리는 통금을 잘 활용해 매일 막차를 놓칠 수 있었다. 마음을 온전히 허락해야만 겨우 손을 잡았던 그 당시, 통금은 그렇게 속도위반에 따른 결혼률 상승의 기회로 활용되었다. 그래서 통금의 해제는 사회적 방종과 범죄의 양산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 후... 그냥 그대로 건전했다.
교복과 까까머리 두발은 학생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이면 교문에서 규율부가 복장검사를 하였다. 그리고 방과 후 문제 행위가 발생했을 때, 교표가 달린 모자와 명찰로 오늘날의 CCTV 못지않게 비위 학생들을 잘도 찾아내었다. 따라서 교복/두발 자율화가 되면 모두 불량학생이 되어 다 망가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후… 애들의 겉모습만 바뀌었을 뿐이었다.
컬러텔레비전 방송 개시는 과소비를 유발한다며 시기상조라 했는데 오히려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였고,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도덕과 윤리는 땅에 떨어져 금수와 같은 세상이 될 것이라 했는데 그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가보지 않은 길, 즉 새로운 경험은 늘 두렵다. 코로나19 이후는, 한 국가의 차원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또 다양한 부문에 걸쳐 상당한 변화를 가져 올 것이다. 부정적인 변화가 상당할 수도 있다. 네 말대로 인간끼리 어울리는 면대면 기회의 상실로 재미없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 보아라. 너도 내가 가르쳐 준 야구와 탁구를 친구들과 안 하고 스타크래프트 게임 사달라고 졸라, 네 방문 잠그고 매우 즐겁게 중학교 생활을 보내지 않았느냐? 나도 육십을 넘기면 인생이 재미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생김새와 성격이 다양한 손자들이 생기고 평생 같이 살아온 친구들의 행동과 생각이 변하는 경험을 하면서, 나름 심심하지 않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 인생의 각 단계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은 거의 일정한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흐르면 힘든 기억조차도 추억으로 변해 간다. 그러니 언제까지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를 그리워하면서 살겠느냐? 유발 하라니 교수가 나보다 젊어서 예리하고 또 박식하지만, 인생의 실제 현장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아버지의 경륜을 믿고 다가 올 세계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마라. 우리 세대가 겪어온 앞서의 경험들과 마찬가지로, 너희들도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며 잘 살아갈 것이다.
그렇다고 아들아, 너무 밖으로 내두르진 말고!
자녀의 독립 이후부터 시니어의 주거환경에는 변화가 생긴다. 아이들과 살던 집에서 부부 둘이 지내기도 하지만, 사별이나 졸혼 등으로 혼자 살거나, 자녀 세대와 함께 대가족을 이루기도 한다. 노후에 한 번쯤은 고민해야 할 주거공간, 어떻게 계획하는 것이 좋을까?
도움말 서지은 영남대학교 가족주거학과 교수, 니콜라스 욘슨 이케아 코리아 커머셜 매니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사진 제공 이케아 코리아
◇ 1인 ‘편리와 안전’ vs 다세대 ‘융합과 프라이버시’
[1인 가구] 1인 가구의 경우 인테리어는 자기 마음껏 꾸미면 되지만, 그 전에 따져봐야 할 것은 편리성과 안전성이다. 한적한 외곽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는데, 사실상 편리하고 안전한 곳은 도심이다. 대형 병원이나 각종 편의시설이 가까워 위기 대응이 빠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생겨나는 노인 대상 아파트의 경우 도심에 짓는 사례가 많아졌다. 또, 다양한 편의 시스템이 접목된 고가의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원룸 등도 주목받는데, 그 활용도가 관건이다. 실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많아도 사용법을 몰라 무용지물로 여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Tip+ 편리하고 안전한 ‘스마트홈 기기’ 활용하기
혼자 살다 보면 만일의 사고에 대한 염려를 놓을 수 없다. 긴급 상황 시 ‘원 터치’(one touch)로 가족 또는 지인에게 긴급 메시지를 전송해주는 SOS 버튼이나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해 사이렌이 울리는 동작감지센서 등 스마트홈 기기를 적극 활용해보면 어떨까? 대표적으로는 LG U+ ‘스마트홈 패키지’, SK 브로드밴드 ‘지키미 SOS 버튼’, KT ‘기가 IoT홈’ 등이 있고, 월 1만~2만 원대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괜찮다면 스마트 홈CCTV 등을 설치해 가족과 공유하며 안전을 지키는 것도 방법이다.
[다세대 가구] 다세대 가구는 하드웨어적(건축물의 구조나 구성 등) 측면과 소프트웨어적(거주자 사이의 규칙 등) 측면으로 나눠볼 필요가 있다. 먼저 가족끼리 충분히 논의해 교집합을 찾고 이를 우선순위로 주거지를 찾는다. 이때 개인 공간보다는 공용 공간(거실, 주방, 욕실) 중심으로 보는 것이 좋다. 가령 주방을 자주 쓰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방 위치를 정하거나, 여분의 주방이 필요한지 등을 고려한다. 아울러 서로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한 공용 공간 사용 규칙을 만들고 공과금 문제와 가사 역할 분담에 대해서도 미리 상의한다.
Tip+ 다세대 가구 욕실 딸린 안방, 누가 쓰는 게 좋을까?
다세대의 경우 종종 안방 욕실을 누가 사용할 것인가를 두고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의견 차이를 보이곤 한다. 거동이 불편하지 않다면, 가급적 부모 세대와 손주들이 함께 공용 욕실을, 자녀 세대가 안방 욕실을 사용하길 권한다. 활동량이 적은 시니어가 방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면, 공용 공간 이용이 줄어 자칫 집 안에서 소외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아이와 노인은 안전성 측면에서 안전하게 설계된 욕실을 함께 이용하는 게 좋다. 이때 미끄럼 방지 타일이나 손잡이 등을 설치하면 도움이 된다.
◇ 자녀 출가 후 주인 없는 방 vs 모두가 함께 쓰는 공유 공간
[1인 가구] 자녀가 독립하며 쓰임새를 잃어버린 방은 자칫 주거생활의 활력을 떨어뜨리거나 허전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집의 규모를 줄여 원룸이나 스튜디오형 오피스텔을 찾지만,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주거 형태이기에 생활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딱히 이사 계획이 없다면, 남은 방을 취미를 살리거나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해줄 공간으로 꾸며보는 것도 방법이다.
Tip+ 나만의 홈 컬렉션(갤러리)
남는 공간을 갤러리처럼 활용하면 다채로운 주거공간이 된다. 컬렉션을 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색상별로 아이템을 모으거나, 공간을 한 종류의 장식품으로만 진열하는 것이다. 비슷한 소품은 개별 진열보다 모아놨을 때 더 큰 미적 효과를 발휘한다. 투명한 선반이나 유리도어 수납장 등을 사용하면, 물건을 한층 더 돋보이게 연출할 수 있다.
Tip+ 홈 트레이닝 피트니스 룸
요즘처럼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으로 바깥 활동을 자제하면 기초대사량과 근육량이 줄어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여유 공간에 홈 피트니스룸을 만들면 어떨까? 자칫 운동기구들로 바닥이 어질러지거나 공간이 좁아질 수 있는데, 이때 벽면 선반을 설치하면 효율적이다. 선반에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스피커 등을 올려놓고 헬스 동영상을 보며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다. 브래킷 사이 거리를 좁게 설치해 요가매트를 수납하거나, 후크를 달아 훌라후프, 밴드 등을 걸어도 좋다.
[다세대 가구] 함께 쓰는 공유 공간으로 ‘거실’을 꼽을 수 있지만, 대부분 텔레비전을 볼 때만 모여 앉아 있을 뿐 특별한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함께 살면서 교류가 부족하면 집 안 분위기가 무겁고 무미건조해지기 쉽다. 최근에는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을 없애고 대신 책장을 두어 북카페처럼 공간을 꾸미는 등 가족 간 융합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인테리어를 시도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Tip+ 가족 전용 홈 시네마
탁 트인 공간이 있다면 가족을 위한 전용 극장으로 꾸며볼 수 있다. 가정용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실내 한쪽 벽면이나, 옥상·마당에 행거와 흰 천 등을 이용해 스크린을 만들어본다. 편안한 의자와 분위기 있는 조명, 텍스타일까지 준비한다면 더욱 아늑한 공간이 된다. 영화관처럼 상영시간표를 만들거나 팝콘 등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Tip+ 휴대기기 충전 스테이션
식구가 많으면 각자의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등 휴대기기 충전기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간혹 제품에 맞는 충전기를 찾지 못해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방마다 수납공간을 들쑤시다 보면 쓰임새가 모호한 전선이나 어댑터까지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집 안은 어수선해지고 이름 모를 물건은 쌓여간다. 거실이나 공유 공간 한 편에 각종 충전기기를 모아놓으면 이러한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때때로 가족이 모여 쓸모없는 충전기나 전선 등을 정리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서울시 구로구는 얼마 전에 '스마트 구로 홍보관'의 문을 열었다. 지하철 신도림역 지하 1층의 디큐브시티 가는 길목에 설치되어 있다.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서고 현대백화점과 쉐라톤호텔, 쇼핑몰 등이 있어서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다. '스마트 구로 홍보관'은 총면적 330㎡ 규모로 구로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소개하고 있다. 부담 없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구로구는 스마트 시티(SMART CITY), 즉 정보통신 기능을 이용하여 지능형 네트워크화하고 앞서가는 도시를 만들어 간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런 구로구의 정책과 사업을 한곳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이 첨단기술과 미래도시의 생활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가상 체험관인 셈이다.
직접 취재하고 시스템을 보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홍보관 밖에는 시민들로 복잡하나 홍보관 내부는 한가한 분위기였다.
홍보관 편성은 스마트 도시 상황실, 체험 2025, 인공지능의 관광정보제공, 미디어 디스플레이, 드론 체험장, G밸리(구로디지털단지) 기업전시관, 디지털 갤러리 전시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전시관별로 안내를 받을 수도 있고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로봇이 돌아다니며 안내해 주기도 한다. 직접 체험을 하면서 호감이 가고 필요한 곳이 있으면 실체를 살펴보면 된다.
미래전시관은 2025년까지의 구로구의 미래를 설계한 것이다. 안전분야, 문화분야, 교육분야, 교통분야 등의 4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분야별로 버튼을 누르면 구로구 지도상에 미래의 계획을 비춰준다. 안전분야를 터치했더니 시설물 붕괴 감지 서비스 현황과 스마트보안 등의 설치계획 그리고 CCTV 운영계획을 구로구 지도상에 자세히 비추면서 데이터를 제시했다.
구로구는 홍보관 구성 콘텐츠들을 주기적으로 교체하며 주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스마트사업을 펼치겠다고 한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고 계속해서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중, 고, 대학생들도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휴관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예약 없이 누구나 방문해서 관람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말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같은 기간 5% 가까이 상승한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하회했다. 하지만 최근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석이 나오는 등 약세에서 벗어날 조짐이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방산·정보통신기술(ICT)·폐쇄회로(CC)TV 등 주력사업의 안정된 성장이 지속되고 매크로 변화로부터 자유로운 성장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지난해 4분기는 잠시 쉬어가되 올해는 실적 개선이 유력한 것으로 기대된다.
◇쉬어가는 4분기, 도약하는 2020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에 다소 못 미칠 수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조6893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나 영업이익은 21.8% 감소한 428억 원이 예상된다. 인수·합병(M&A) 관련 후속 비용과 개발비 증가 등의 영향 때문이다.
기대에 못 미친 자회사 한화시스템의 공모가 및 상장 후 주가흐름과 기대했던 한화디펜스의 방산수주 이월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양호한 수주와 실적에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한화시스템의 주가 약세는 이미 충분히 반영됐고 한화디펜스의 방산수주 모멘텀도 유효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화디펜스의 방산부문 수출계약은 입찰경쟁에서 탈락하거나 프로젝트가 취소된 것이 아니라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 비호복합 인도 및 사우디아라비아 수출(각각 3조 원, 4000억 원), K9 자주포 아랍에미리트 수출(5000억 원) 등이 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이 분석한 핵심 투자 포인트를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국제공동개발사업(RSP)의 적자 축소와 보잉의 B737맥스 생산 중단에 따른 최신형 항공기 엔진 GTF 적용 기체 A320네오의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 또 한화디펜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해외수출 확대로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 본격화에 따른 방산부문 매출 성장과 한화그룹의 대규모 전산설비 투자로 낙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테크윈은 지속되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북미지역 중국산 CCTV 퇴출로 한국산 제품의 반사이익 확대가 기대된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항공엔진·방산·ICT·CCTV 사업 위주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재편한 사업구조의 시너지가 같은 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지속적인 주당순이익(EPS)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동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6% 증가한 6조3794억 원, 영업이익은 51.2% 증가한 2645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1749억 원에서 일회성 개선 300억 원, 항공엔진, 디펜스, 테크윈, 시스템의 고른 개선 600억 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 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목표주가 5만 원을 제시하고 기계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목표주가 4만5000원과 4만4000원을 내놨다. 지난 8일 종가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3만4100원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해서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하지만 스스로 만든 단어 ‘소쏠행’을 더 좋아한다.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세상인 데다 ‘소소하지만 쏠쏠한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한 이들은 물론 은퇴를 앞둔 이들도 이 같은 소쏠행을 미리부터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연금 300만 원을 받고 있는 공무원 출신 은퇴자는 동네 초등학교 보안관(학교지킴이)으로 근무한다. 주로 밤에 학교를 지키면서 월 100만 원 남짓 받는다. 6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건강한 모습으로 손녀가 다니는 학교를 지킨다는 사명감에 불타 있다. 게다가 그의 손녀는 할아버지가 우리 학교 보안관이라고 친구들에게 으스대기까지 한다는 이야기에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한단다. 말 그대로 소쏠행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던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문상을 가면 고인의 연세가 대부분 80대 중후반이고 90대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로 최빈사망연령, 즉 한 해 사망자 중 가장 빈도가 많은 나이가 1999년 82세에서 2017년 88세로 높아졌다. 최빈사망연령이 90세쯤 되면 주변에 100세 안팎의 어르신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해서 ‘100세 시대’라고 부르는 것이다.
지난 2월 대법원은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1989년 가동연한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상향조정한 이후 30년 만에 다시 5년을 연장한 것이다.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이란 ‘더 이상 일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나이’로 사고 등으로 사망하거나 영구적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잣대다. 대법원은 가동연한을 상향조정한 이유로 사회경제 구조 및 생활여건의 급속한 향상과 발전을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기대수명의 연장과 높은 실질은퇴연령,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 상향, 국민소득 증가 등을 제시했다. 기대수명은 1989년 남자 67세, 여자 75.3세에서 2017년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10년 이상씩 높아졌다. 주된 직장을 물러난 다음에도 소득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고 있는 나이를 따지는 실질은퇴연령(effective retirement age)에서 우리나라는 남자 72세, 여자 72.2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여기에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이 60세에서 65세로 올라가고 있고 1인당 국민소득도 1989년 6516달러에서 2017년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오래 사는 것은 물론 실제로도 일자리 현장을 떠나지 않는 등 여러 정황으로 판단컨대 가동연한을 연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쏠행’ 일에서 찾자
몇 년 전 은퇴 3년 차인 선배가 필자를 찾아왔다. 은퇴연구소장이니 고민을 좀 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은퇴한 후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취미와 스포츠를 마음껏 해보겠다고 2년여를 보내고 나니 갑자기 허망해지면서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란다. 은퇴 후 먹고살기가 어려워져서가 아니라 아직은 젊은데 뭔가 작아도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은퇴자가 한둘이 아니다.
60세가 정년이라지만 주된 직장을 그만두는 나이는 55세 전후로 더 빠르다. 그렇다면 은퇴 후 100세가 되려면 40~50년을 더 살아야 한다. 90세, 100세 된 이들이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더라면 그 많은 세월을 허송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OECD에서 나온 한 보고서의 제목은 ‘길어진 수명, 길어진 은퇴(Longer life, longer retirement)’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은퇴 후 그 긴 시간을 하릴없이 놀 수만은 없는 일이다.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는 지나간 유행가 가사일 뿐이다. 좀 더 일해도 충분히 건강하게 잘 놀다 갈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휴대폰을 여러 차례 돌렸다. 구청 민원센터와 CCTV 관제실, 공항 택시 단속반, 버스와 택시 위법행위 단속반, 산림보호원 등 청장년들의 일자리와 부딪치지 않는 일자리에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는 은퇴한 친구들이었다. 급여 수준이 월 30여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대까지라고 서슴없이 말해준다. 너무 자세하게 말하면 우리 일자리의 경쟁률이 높아져서 안 된다는 말을 덧붙이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작고 소소해 보여도 내가 발로 뛰어서 얻는 행복이 쏠쏠하면 바로 소쏠행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누가 물어다주는 행복은 없다. 소득을 얻는 일에 얽매이기 싫다면 자원봉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소쏠행은 마음에 달려 있지 소득의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다. 자신감에서 나오는 긍정이 긍정 에너지를 만드는 선순환 고리를 소소한 일자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쏠쏠하면서도 큰 행복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있다. 소쏠행의 문을 찾아 두드리자. 슬기로운 은퇴 생활을 시작하자.
나이 든 사람의 얼굴에 나타나는 검버섯은 보기 흉하다. 요즘은 피부과에서 검버섯 제거 처치를 하는 것이 대세다. 길거리 보도블록 위에도 마치 검버섯처럼 검은 반점이 많다. 씹다가 아무렇게나 뱉어버린 껌 때문이다. 보기가 흉해 전국 지자체에서는 예산을 마련해 껌딱지를 제거하는 모양이다. 씹던 껌을 뱉을 때는 작은 오물에 불과하지만 길바닥에 뒹굴면서 며칠이 지나면 시커먼 흉터처럼 남는다.
껌딱지는 제거가 쉽지 않다. 청소부들이 길바닥에 앉아 하나씩 캠핑용 도치램프로 지져 태우거나 칼로 긁어 떼어내고 있지만 워낙 껌딱지가 많아 신통치 않다. 외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에서는 나라 망신이라고 제거에 열을 올리지만 효과는 글쎄다.
최근에 서울 종로구가 고압 살수차 5대를 활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소용되는 비용과 투입 인력이 만만치 않다. 중구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 일대에 껌딱지와 담배꽁초 제거를 위해 환경미화원을 따로 채용했다. 60세 이상 6명이 명동 일대 환경정비를 맡았다고 한다. 구청 환경미화원과 별도로 매일 3시간씩 작업을 한다. 마치 껌딱지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발상의 전환을 해 껌딱지를 예술작품으로 승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영국에 사는 어떤 사람은 길바닥의 껌딱지에 색깔을 입히고 그림을 그려 볼거리를 만들었다. 반짝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여고생이 비슷한 작업을 해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예쁜 그림으로 덧칠을 하고 코팅을 한다 해도 구둣발에 밟히는 그림이 과연 며칠이나 갈지 의문이다.
껌은 다 씹은 후 포장지에 싸서 버리도록 안내가 되어 있다. 길바닥에 씹던 껌을 버리면 담배꽁초나 휴지를 버리는 것과 같다. 경범죄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지켜지지 않는다. 나 하나쯤 버리면 어때 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껌딱지 해결책은 껌값을 올려서라도 제조업체에 제거 비용을 부담하게 하거나 국민에게 더 홍보하고 계도하는 길밖에 없어 보인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리라 본다. 법에 의한 강력한 단속 방법도 있다. 부족한 경찰 인력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카파라치를 적극 활용해보 것도 좋겠다. 범죄 예방 및 범인 검거에 CCTV가 한몫하는 것처럼 개인이 들고 다니는 휴대폰 카메라가 CCTV 역할을 하면 어떨까.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 그 모습이 찍힌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하면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
우리가 걸어 다니는 보도블록은 공동의 재산이다. 깨끗하게 유지 관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은 지자체에 있고 우리는 함부로 다뤄도 좋다는 시설물은 절대 아니다. 우리 모두 문화시민임을 잊지 말자.
우리 집은 딸과 아들이 애를 둘씩 낳아 손주가 넷이다. 식구가 늘다 보니 가족들과의 소통을 위해 단톡방을 개설하기로 했다. 필요한 소식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사소한 집안일이나 유익한 생활정보까지도 올려놓는다. 그런데 한 달 전 딸애가 사진으로 찍어 올린 톡 내용은 매우 황당하기도 했고, 애들이 어른들에게 한 방 펀치를 날리는 충격을 주었다.
사연은 이렇다. 올해 초등학교에 간 지 2개월밖에 안된 셋째 손녀가 학교숙제를 집에 와서 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숙제의 교육내용은 ‘식구들이 같이 돈을 모았다면 가족여행을 가는 것도 좋지만, 이 돈을 어려운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면 더 좋다’는 취지였다. 이런 설명을 한 후에 애들에게 질문을 통해 선한 행동으로 유도하려는 학습 내용이었다.
“만약 여러분의 가족이 함께 모은 돈이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나요?”
“집을 살 거예요!”
“그와 같이 생각한 까닭을 써보세요.“
“엄마가 자꾸 부동산에 가서….”
실은 딸애가 몇 달 전부터 학군이 좋은 강남 쪽으로 이사해볼까 해서 전셋집을 물어보러 복덕방에 다니고 인터넷에서 자주 부동산을 검색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어린 애들은 거짓이나 꾸밈이 없다. 본 대로 들은 대로 배우고 어른들을 따라서 행동을 한다. 처음 당해보는 일이라 어이가 없고 황당해하는 딸에게 무슨 답을 할까 하다가 나는 이렇게 카톡에 올렸다.
“애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란다. 그래서 예로부터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자란다고 했다.”
이런 현상은 어린애들에 그치지 않으며 성장을 해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누구든지 부모들은 자기의 애들이 핸드폰에 무어라고 입력해두었을까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의외로 엄마, 아빠라고 그대로 찍혀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난해 송년회 모임에서 외교관 출신 정부 고위관료였던 국장이 실토한 실제 이야기다.
모처럼 일요일 집에 있는데 갑자기 고2에 다니는 딸애가 학원을 가려고 나서던 차 핸드폰이 안 보인다고 야단법석을 떨며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혹시 집 어디엔가 떨어져 있을지도 모르니 전화를 해보라고 했다. 그때 그가 파자마 차림으로 앉자 있던 소파 밑에서 전화가 ‘삐르르’하고 울렸다. 평소 딸애한테 아빠로서 최선을 다해주었다고 생각해왔던 그는 딸이 핸드폰에 무어라고 입력해놨을까 궁금하던 차에 이를 확인해볼 절호의 기회라 생각되어 흘깃 바탕화면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왕 짜증!’
순간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하나밖에 없는 딸을 애지중지 키우며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나. 세상이 무너지는 거 같았고, 인생을 헛되이 살아온 박탈감까지 일 다 보니 울화가 치밀었다. 도저히 그 마음을 어떻게 주체할 수 없어서 마음을 달래려고 집을 나와 평소 다니던 절로 달려가 스님을 찾아갔다. 그러나 스님은 대수롭지 않은 듯 한마디만 던졌다.
“다 업보입니다. 그 답은 오직 거사님 마음 안에 있습니다.”
그때 TV프로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본 기억이 났다. 아이가 문제라고 생각하던 부모들이 CCTV에 찍힌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이는 단지 부모를 따라 할 뿐이라는 걸 깨닫고 비로소 자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장면이 생각났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생각해보았다. 한참 지난 뒤에야 모든 게 다 나의 잘못임을 깨달았다.
아침 새벽에 일어나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등교해서, 학교로 학원으로 하루 16시간을 공부에 지쳐 녹초가 돼 들어온다. 현관문에 들어서는 딸을 보고, '얼마나 힘들었냐' 위로는 고사하고 ‘빨리 씻고 공부 좀 더 하다 자라’고 다그치기 일쑤였다. 또 한 달 내내 죽도록 고생하고 시험 봐서 성적표 받아오면 수고했다는 격려는 못 할망정 ‘너는 아빠 닮아서 머리는 좋은 데 노력을 안 해서 이렇다’라는 둥 몰아붙이기만 했으니…. 짜증이 날 만도 하다. 왕짜증 맞다!
그 뒤로 개과천선이라고나 할까. 예전과는 완전히 달리 딸애의 입장에 서서 친구 같은 눈높이에 맞게 화법 먼저 바꾸었다. 무조건 잘 해주고 베풀기보다 딸애가 원하는 쪽으로 하나씩 다가갔다. 처음에는 서로 너무 어색했지만, 서서히 딸애의 태도와 행동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2년 뒤 대학에 들어간 딸이 아버지의 생일이라면서 일찍 집에 오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그날따라 설레는 맘으로 딸이 무슨 말을 할까 너무도 궁금했다. 빨간 장미꽃 몇 송이와 함께 딸애가 준 최고의 선물은 스마트폰에 찍힌 왕짜증이 이렇게 바뀐 문구였다.
‘대한민국 최고 울 아빠!’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기상청 기상레이더센터에 따르면 낙뢰 발생 횟수는 총 62만 9411건으로, 연평균 12만 5882건에 달했다. 주로 장마철인 7~8월에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낙뢰가 집중되는데, 매년 낙뢰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안전처 집계 결과, 해당 기간에 총 354건, 연평균 약 71건의 낙뢰 피해 사고가 발생했으며, 7~8월 낙뢰 피해 건수는 전체의 56%(197건)를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충남 동북부는 우리나라에서 낙뢰가 가장 많이 발생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현재까지 낙뢰와 관련된 화재는 모두 60건으로, 3억 6000여 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월별로는 8월이 27건, 7월이 19건 등으로 여름철에 전체의 82%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낙뢰와 예기치 못한 전기안전사고로 인해 재산과 인명피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2008년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개정해 ‘낙뢰’ 피해를 국가재난계획에 포함했고, 2010년부터는 낙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서지보호기(SPD)를 적용하도록 전기설비기술기준에 제도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KS규격 SPD를 적용을 법제화하였지만 낙뢰 피해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에 맞춰 낙뢰 피해를 방지하는 낙뢰 및 서지보호기를 전문적으로 개발, 제조하여 낙뢰 피해 예방에 근본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한국서지연구소(대표 김선호)는 KS표준을 뛰어넘는 고성능 제품으로 시장에서 획기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업체다.
한국서지연구소는 SPD 전문 제조사로 낙뢰보호전문기업이다. 2007년 자체개발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SPD보다 낙뢰에 따른 서지전압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낙뢰로 인한 전기안전사고로 재산과 인명피해의 증가에 대한 대응 방안을 연구하기 위하여 1997년 낙뢰서지연구소를 개소하고 연구활동을 시작하여, 2005년 11월에 한국서지연구소를 설립하여 낙뢰·서지 보호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고성능 서지보호기를 연구 개발 및 생산하는 업체로서 수처리시스템, 상하수도시스템, 풍력·수력·화력 발전, 감시제어설비, 보안설비 등 환경, 에너지시스템 원격제어와 PLC를 사용하는 모든 설비를 보호하는 SPD 전문기업이기도 하다.
김선호 대표는 “1980년 KT에 입사한 후 24년간 전송, 교환기 및 선로분야에 근무하면서 입사 당시부터 낙뢰 피해로 인한 불편을 보면서 지냈다”면서 “그 당시 장거리 전송을 담당했던 나선반송장치가 낙뢰를 한 번 맞으면 망가져, 모든 통신이 마비돼 이를 복구하는 데 무척 힘들었고, 무엇보다 큰 문제는 피해가 계속 반복되고 늘어나고 있어 낙뢰 피해 방지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선호 대표는 이러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낙뢰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예방은 해보고자 1997년 ‘낙뢰서지연구소’라는 개인 연구실을 집 지하실에 자비를 털어 만들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한국서지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CCTV용 서지보호기를 전원부와 통신부 그리고 영상부 모두를 일체형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내부에 각 선로의 전위차를 해소하는 모듈을 내장하여 피보호체로 인입되는 모든 선로를 보호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초고성능 서지보호기 ‘Super SPD’와 EMP방호 장비 등을 개발 낙뢰보호기술 분야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Super SPD는 전원이나 신호에 대한 감쇄를 전혀 주지 않으면서도 서지제거 능력이 40~80dB에 달하여, 낙뢰나 기타 서지에 의한 충격에도 전압 변동 폭을 획기적으로 낮춰 전자기기를 보호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서지보호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방호수준이며 이는 객관적인 공인시험성적서의 수치로도 잘 나타나 있다.
기존의 보호기에 6000V가 유입되면 1500V 정도의 전압이 남아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지만, Super SPD는 50V 이하의 보호성능과 미군 MIL규격의 50kV의 EMP에 대하여 불과 100mA 수준의 노이즈만을 남겨 적의 EMP 공격에도 완벽하게 보호하는 우수한 보호성능을 자랑한다.
한국서지연구소는 2009년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인증을 취득했고 70여 품목의 주력제품에 대해 UL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김선호 대표는 “2007년 9월 법인전환을 계기로 전원용과 통신용 주력제품에 대한 UL과 CE 등 국제규격 인증을 취득했다”며 “2008년 3월에는 벤처인증을 취득하고, 2008년 8월에는 NET인증을 취득했으며 이어 12월 NET인증기술을 활용한 56개 신제품에 대하여 중기청의 성능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2009년 3월, 56개 성능인증 제품에 대하여 우수조달 제품에 선정된 바 있고, 2009년 6월에는 IEEE 고위 임원이자 미국 SPGS사 조지 지글러 회장이 내방하여 8일간의 자세하고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125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또 그해 12월에는 세계일류상품인증을 획득했다.
세계 최초로 서지보호소자(GCA)를 독자 개발해 지난 2008년 ‘GCA를 사용한 서지전압 억제기술’이 지식경제부 신기술(NET) 인증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UL인증 취득과 현재는 수출국가별로 미국, 일본, 역국,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멕시코는 물론 EU에 국제특허 등록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전기 품질 개선 및 전기안전 원천기술인 ‘누전차단기 Trip방지 기술’ 과 EMP방호를 위한 PCI Protector에 관련한 120여 건의 지적재산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이 이뤄지면서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제2009-312호)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한국서지연구소 고성능 SPD는 주로 거듭되는 낙뢰 피해로 애로를 경험한 공사업체를 위주로 관공서 및 공공기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주로 수자원공사, 국방부, 한전, 도로공사, 경찰청, 산림청 등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다. 고성능 서지보호기를 설치한 후에 피해가 거의 없어진 효과를 보았기에 한 번 설치했던 경험이 있는 곳은 한국서지연구소 보호기를 계속 찾고 있다.
2011년에는 낙뢰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대전 세동마을에 낙뢰보호기를 무상으로 설치한 사례가 있다. 2008년경부터 대전 유성구 세동마을에 대규모 낙뢰피해가 발생해 거의 모든 가정의 전기제품이 고장 나는 등 피해를 겪었고 이후에도 수시로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낙뢰가 발생할 때마다 전기제품 플러그를 전부 뽑는 등 큰 불편을 겪어왔는데 이 같은 주민 불편사항을 듣고 한국서지연구소에서 무상 지원을 제의하여 지원하였다. 지원규모는 약 9800만 원 상당으로 세동2통 마을 모든 가정인 74가구에 약 2주일 동안 낙뢰방지기를 설치하며 심야보일러나 지하관정을 사용하는 가정엔 추가 장비를 설치하였고, 같은 해 대전 원앙초등학교에도 낙뢰 피해가 커 학생들의 학습에 지장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2300여만 원 상당의 서지보호기를 무상으로 설치함으로써 이후 낙뢰 피해를 근절한 사례도 있다.
지금껏 낙뢰 피해 예방을 위하여 많은 기여를 한 한국서지연구소 김선호 대표는 “향후 새로이 개발한 반도체 Chip을 활용한 ‘서지보호를 겸하는 EMP보호장치’ 신제품을 양산하여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개척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적성국가의 핵EMP공격에 대한 방호뿐 아니라 불손세력의 EMP를 활용한 테러에 대한 방호에 기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손녀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여덟 살이다. 밑으로 두 살 터울인 여섯 살 남동생과 네 살 여동생이 있다. 엄마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있다 보니 며느리는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전업주부로 돌아섰는데도 늘 바쁘다.
우리 세대가 아이들을 키우던 방식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 교육 환경이 참 많이 변했다. 나는 유치원도 못 다니고 바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자식들은 유치원을 보내고 태권도나 피아노 같은 사설학원을 하나 정도 보낸 기억이 있다. 요즘은 아이들이 불쌍할 정도로 놀 틈이 없다. 우리 집의 경우만 봐도 네 살, 여섯 살은 어린이집에 보내고 어린이집이 끝나면 여섯 살은 발레학원에, 네 살은 집으로 돌아와 엄마랑 그림 맞추기 퍼즐게임을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인 큰 손녀는 학교수업이 오후 1시쯤 파하면 요일별로 영어, 수학, 체육 등 과외공부를 한다. 체육과외라는 말이 생뚱맞아 뭘 하는가 보니 줄넘기 같은 것인데 신기하게도 이런 과외를 받으면 잘한다. 며느리 말에 의하면 남들도 다 하기 때문에 이렇게 발을 동동 구르며 하지 않으면 도저히 다른 아이들을 따라갈 수가 없단다. 못 따라가는 것까지는 좋은데 아이가 기죽어 시들해진 모습은 차마 못 보겠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일 전쟁터처럼 아이들도 바쁘고 며느리도 한눈팔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며느리가 삐끗 다치기라도 하면 난리가 난다. 5분대기조처럼 숨죽이고 기다리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바로 구조요청 전화가 날라 온다. 그럴 때는 걸어가도 안 된다. 숨이 턱에 차도록 달려가야 한다. 아이들을 자동차로 실어 나르는 운전도 해야 하고, 시간 맞춰 학원에 보내는 일도 늘어 할머니 할아버지로서는 현기증이 다 난다.
초등학교 1학년이면 이제 혼자 해야 할 나이다. 혼자서기 훈련을 시켜야 했다. 우선 등굣길에 위험요소를 알려줬다. 큰길을 건널 때는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더라도 좌우를 보고 건너고, 아파트 안에서는 자동차들이 많고 키 작은 아이들을 운전자가 못 볼 수 있으니 뛰지 말 것, 한적한 뒷길은 위험하니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길로 다닐 것, 등하굣길에 친구와 항시 같이 다닐 것 등 이런저런 주의사항을 노래 부르듯 가르쳤다.
아이를 혼자서 내보낼 때는 불안하다. 마음이 놓일 때까지 아이의 동태를 CCTV 보듯 감시 선상에서 볼 필요가 있다. 좋은 방법은 아이에게 휴대폰을 사 주는 것이다. 요즘 휴대폰에는 이런 기능들이 많이 개발돼있다. 문제는 학교에서 수업에 방해가 된다며 아이들이 휴대폰을 갖고 등교하지 못하도록 막아 달아는 가정통신문이 왔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전화벨 소리가 나면 수업에 지장을 준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도 아이의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휴대폰을 사주지 않을 수가 없다. 단, 학교 안에서는 가방 속에 넣고 절대 꺼내지 말 것을 당부했다.
휴대폰으로 아이의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게임을 못 하도록 막는 기능도 있다. 필요한 사람만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지금은 학교에 등교해서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엄마에게 무사히 학교에 왔다는 전화를 하고 수업을 마치고 정문을 나설 때도 전화를 하도록 했다. 앞으로 혼자 등교가 완전히 익숙해지면 이런 전화는 불필요해질 것이다.
피아노학원이나 수학 과외를 갈 때도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움직인다. 하루는 학교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아이에게 전화가 없었다. 궁금한 엄마가 전화를 했다. 한참 후 전화를 받은 아이가 “엄마! 왜 학교로 전화했어요? 학교로 전화하면 선생님께 혼나요” 하더란다. 그날은 등굣길에 친구를 만나 이야기에 열중하다가 그만 엄마에게 전화하는 걸 잊어버렸다고 한다.
휴대폰을 사주고 큰아이로부터 신경을 덜 쓰게 되자 며느리의 하루는 부쩍 여유로워졌다. 집 밖으로 나간 아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우물가에 내놓은 것처럼 늘 불안했다. 아이에게 위험한 자동차나 나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늘 있다.
도시는 사람은 많아도 철저히 개인주의로 고립되어 있다. 남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휴대폰을 매개로 하여 엄마와 아이가 늘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좋다. 빨리 아이가 혼자 생활하는 데 익숙해지고 더욱 안전한 사회가 되어 CCTV 기능을 하는 휴대폰이 없어지는 날을 희망해본다.
채우기보다 비우기가 더 어렵다. 채우는 쪽으로 발육한 욕망의 관성 때문이다. 채우면 채울수록 더 허기지는 게 욕심이지 않던가. 지긋이 나이 들어서도 사람은 때로 갈피없이 흔들린다. ‘비우기’에 능하지 않아서다.
귀촌은 흔히 이 ‘비우기’를 구현할 찬스로 쓰인다. 욕망의 경기장인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가급적 빈 마음으로 생활을 운영해 한결 만족스런 여생을 누리겠다는 의도, 귀촌한 시니어의 내심엔 대체로 그런 게 들어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게 인생. 시간의 골목골목을 통과하는 사이에 그려지는 굴곡의 궤적들. 남들 눈엔 평범해 보이는 인생에도 고유의 행적이라는 게 있으며, 기복과 부침의 과거사가 서려 있게 마련이다. 예순의 나이에 접어든 임미숙 씨의 행장도 예외가 아니다.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그녀는 엉뚱하게도 건설업에 뛰어들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사업은 순풍을 만나 쾌속 질주! 이 야무진 여자는 진로를 바꿔 쇼핑몰 사업에 자금을 투자했다. 이 역시 순항. 50명의 직원을 거느릴 정도로 규모를 키웠더란다. 그러다가 빙벽을 만나 한순간에 추락했다. IMF의 파랑에 침몰했던 것.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부채만 산더미처럼 남았다지. 간신히 부채를 정리한 그녀는 오랜 거점이었던 대구를 떠나 서울로 이주, 친구와 함께 커피숍을 차렸다. 그러나 그마저 신통치 않았다. 어이 하나? 고심이 첩첩 겹쳤을 테지.
“사업을 키워나갈 땐 남들의 칭찬도 많이 들었어요. 체구도 조그마한 게 통도 크고 간도 크다고. 자부심도 넘쳤죠. 하지만 추락하고 보니 심하게 주눅이 들더라고요. 지나온 세월을 찬찬히 돌아보게 됐어요. 사업상의 성취가 있을 때 누렸던 만족감, 행복감, 이런 것들이 사실은 근거가 부실한 자부심에 불과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남들의 찬사도, 행복감도 단순히 돈의 힘에서 나온 거라는 걸 깨닫고 우울했어요. 본질적인 가치를 생각하기 시작했던 거죠. 물질적 조건에 매이지 않고 제대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그 결론이 귀촌이었죠.”
물적 토대를 잃은 뒤, 임미숙 씨는 삶이라는 숙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조리를 따져 맹점을 찾아냈던 것 같다. 그동안 나를 기쁘게 했던 건 나 자신이 아니라 돈이었구나,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해준 게 아니라 돈이 나를 행복하게 해줬구나, 미련한 나여! 보라! 모래 위에 지은 가건물처럼, 이토록 빈약한 행복은 종단엔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게 아니겠느냐? 그런 인식이 머릿속을 환하게 흘렀던 모양이다. 그게 터닝 포인트였다. 그녀가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후미진 산골로 내려온 건 2011년의 일. 당시 나이 53세.
“시골의 그 무엇에 끌렸죠?”
“조용한 시골 풍경, 울퉁불퉁한 돌담장, 담장 아래 피어나는 봉숭아며 채송화, 그런 게 좋았어요. 한적한 시골에 근사한 집을 짓고 살아보고 싶었어요. 노래 가사처럼,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음, 그런 꿈이었죠. 절실하게 꿈꾸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죠? 이 산골에 들어오며 드디어 원했던 삶이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즐거웠어요.”
“경제활동에 한계가 있는 게 시골이죠. 생계 대책도 미리 세워둔 귀촌이었겠죠?”
“미리? 그건 아니었고 내려가서 부닥쳐보자, 까짓것 도시에서 이미 실패했는데, 더 이상 잃을 게 뭐람! 그쯤의 생각뿐이었죠.”
“비에 젖은 사람은 더 이상 비가 두렵지 않은 법이죠.”
“결심은 굳었어요. 귀촌을 계기로 싹 비우고 살자는 것. 좋다, 이젠 가늘게 먹고 가늘게 살자! 그 생각 외 별 고민도 궁리도 하질 않았어요.”
외양간을 개조한 사랑채 안 풍경
거참, 두둑한 배짱이렷다. 가녀린 식물을 닮은 외양이지만 내부엔 깡이 서려 있는 모양이다. 천성의 산물이거나 세파를 거치며 단련된 근성이겠지. 물론 그녀가 철부지처럼 엄벙덤벙 무작정 산골에 덤벼든 건 아니었다. 믿을 만한 근거 하나가 있었으니 말이다. 선친이 남겨둔 1500평 규모의 땅과 집이 그것. 생시에 젖소 목장을 하려고 사두었던 부지로 오랫동안 방치된 상태였다. 그녀는 부친이 작고하기 전까지의 25년 세월을 심청이처럼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며 알뜰히 봉양했단다. 갸륵한 행장에 응분의 선물이 주어진 셈이다.
산등성이 외딴 곳에 있는 임미숙 씨의 거처는 수려하다. 갖가지 초목이 들어찬 터전은 널찍하다. 집의 외벽엔 흰 칠을 해 흐린 날에도 태깔이 밝다. 돌덩이와 흙, 목재, 통유리를 적재적소에 옹골차게 도입한 센스도 예사롭지 않다. 집 내부에도 미학과 리듬이 생동한다. 외양간을 개조한 사랑채 안 풍경은 특히나 멋스럽게 튄다. 골방의 절반을 침대처럼 높이 띄워 구들을 놓은 정경은 이색이며, 1인용 간이식 사우나탕은 성냥갑처럼 비좁지만 기발하다. 공간을 기능적으로 분할한 하얀 벽들은 이국정서를 야기한다.
햐, 한마디로 매력적인 집이다. 재활용 자재나 자연에서 무상으로 얻어온 재료를 적극 끌어들였다는 점에서는 참신하며 창의적이다. 별반 큰돈을 들이지 않은 대신 공은 잔뜩 들였다지. 이 집은 원래 금방이라도 와르르 허물어질 듯 퇴락한 고가였다. 어떻게든 손을 봐야 거주가 가능할 상황이었다. 개축을 할까, 자그마하게 신축을 할까, 그녀는 양자를 놓고 고민하다 귀농 관련 인터넷 카페 회원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허름하게 기울어진 시골집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조언을 구했어요. 용케 목수 한 분과 연결이 됐죠. 시골집을 철거하는 건 너무도 아깝다, 리모델링이 좋지 않겠는가? 그분의 얘기가 그랬어요. 바로 의기투합해 공사에 착수했죠. 제가 원래 인복이 많은데요, 저랑 코드가 맞는 유능한 목수를 만난 것도 행운이었죠. 비용은 3000만 원이 채 들지 않았지만 저의 취향이 충실하게 반영된 집, 예쁘고 실용적인 집이 한 달 만에 완성됐던 거예요.”
“시골집을 개축하느니 신축이 낫다는 경험담들도 많아요. 비용이나 편의성, 완성도를 따질 때 그렇다는 거죠.”
“귀촌 희망자들에게 집짓기에 관한 조언을 한다면?”
“동네 사람들에게 기죽지 않으려고 크고 화려한 집을 짓는 경우가 흔하지만, 반드시 후회해요. 유지와 관리에 진절머리를 내게 돼 있어요. 시골에서의 집이란 주로 잠자는 공간으로 쓰여요. 마당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가급적 작게 짓는 게 요령이죠.”
귀촌으로 얻은 값진 선물들
예쁜 집에 사는 된장녀. 주변 사람들은 임 씨를 흔히 그렇게 일컫는다. 그녀의 전공이 된장 사업이기 때문이다. 귀촌 이듬해부터 된장을 담갔으니 꽤 많은 세월이 흘렀다. 된장을 만드는 기술도 판로도 평판도 이젠 탄탄한 수준에 올라섰다.
된장은 일용할 양식이다.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으면 뚱뚱해져 식인종에게 잡혀 먹힐 수 있다. 된장은 탈날 게 없다. 누구나 좋아하며 누구나 먹는다. 비교적 수월하게 제조 기술을 익힐 수도 있다. 해서, 귀촌·귀농을 한 이들이 쉬 된장 사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흑자를 보는 된장 농가가 드물다. 사정이 이러하지만 임 씨는 기세를 돋우고 있다. 지난해엔 번듯한 된장 공장도 지었다. 현재의 연 매출은 5000만 원 정도. 김천 관내에 널리 알려진 강소농이다. 알찬 행진이다. 이건 단박에 쌓아진 탑이 아니다.
“어디에 갖다놔도 살아갈 여자, 제가 바로 그런 사람이에요.(웃음) 비록 돈 없이 귀촌했지만 이 시골에서 무엇을 해서건 밥은 먹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저에게 없었던 건 돈만은 아니었어요. 농사 경험 없지, 시골 물정 모르지, 아는 사람 없지, 한마디로 무지막지한 귀촌이었죠. 그렇다면 부지런하게 배우는 게 지름길. 귀촌·귀농 교육장을 찾아다니거나 밤새워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익혔어요. 주경야독식으로 부지런히 공부했어요.”
“된장 사업은 교육장에서 권장한 종목?”
“아뇨. 이미 포화상태라며 뜯어말리던데요.(웃음) 그러나 저는 된장이 적격이라 판단했죠. 처음 한동안은 남들이 비웃을까봐 몰래 혼자 된장을 만들어 지인들과 나눠 먹었어요. 그런 수련기가 길었어요. 덕분에 실력이 늘면서 작년부터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있어요. 초기의 막막했던 기분은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출발을 해야죠.”
“어디를 향한 출발?”
“흠. 일단은 된장 사업을 안정적 궤도에 올려놔야죠. 그렇다고 얄팍한 장사치가 되긴 싫어요. 된장을 통한 공감과 소통이 전 참 즐거워요. 저의 시골생활과 된장 이야기를 올리는 블로그로 맺어진 인연들이 많이 생겼거든요. 지역 귀농교육기관에서 가끔 강의도 하고, 견학차 찾아오는 방문자들도 많아요. ‘마음씨 예쁜 여자들’이 모인 ‘마녀 7인방’, 이 모임의 아줌마들과는 친자매 같은 정을 나누고 삽니다. 모두 귀촌한 분들이죠. 아차! 어디를 향한 출발이냐 물으셨죠? 궁극적인 목적은 여행입니다. 맘껏 여행의 자유를 누리며 살고 싶다는 것, 그럴 수 있는 기반을 빨리 다지자는 것, 이게 현재의 목표예요.”
귀촌을 통해 맺어진 믿음직한 인연들에 그녀는 기쁘다. 그건 귀촌으로 얻게 된 가장 값진 선물 아닌가. 그렇다 하더라도 외기러기처럼 일쑤 외롭지 않을까? 그녀는 독신이다.
“어서 빨리 똘똘한 마당쇠를 구하라는 성화가 빗발쳐요. 은근히 다가오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나 필이 통하는 사람이 없으니 이를 어쩌나. 일에 묻혀 사는 바람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게다가 저에겐 병이 하나 있어요. 외로움이 없다는 것, 이건 지병일까? 외로워야 사랑의 갈증도 생길 텐데, 이거 참 문제죠?(웃음)”
“세상에 유일한 진실은 이성을 잃은 사랑에 있다. 뮈세의 말에요. 명심하시라.(웃음) 그런데 말이죠, 독신 여성의 귀촌, 이거 권장할 만한 거예요?”
“저를 보세요. 끄떡없이 잘 살고 있잖아요. 물론 표적이 될 수도 있어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저는 CCTV를 설치했지만, 처신을 똑떨어지게 잘하면 그만이에요. 사고가 나려면 명동 한복판에서도 나는 거 아니겠어요? 접시 물에 빠져 죽는 수도 있고 말이죠. 정 힘들면 짐 싸서 나가면 되지 뭐, 난 어디서건 잘 살 수 있어! 제게 그런 깡은 있어요.(웃음)”
시골생활의 새로운 문법과 맥락을 익히는 일. 이건 오솔길을 거니는 일과 달리 손쉬운 여정이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듯, 시련도 불안도 나그네처럼 다 지나가게 마련이다. 길은 늘 그렇게 열린다.
박원식 소설가
중앙대 문예창작과에서 배운 작가. 오랫동안 자연과 문화에 관한 글을 써왔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대상을 좋아할수록 아득해지는 미스터리가 늘 그를 궁리하게 만든다.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안목을 얻는 일의 요원함을 실감한다. 그가 즐기는 것은 산촌의 적막, 암자의 풍경소리, 낯선 여행지의 선술집, 우연한 만남 등이다. ‘천년 산행’, ‘암자에서 듣다’, ‘산골로 간 예술가’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