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을 전공한 지방대생의 한탄이 이어진다.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2년 넘게 100번이 넘는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면접을 본 것은 5번 이하였고, 최종 면접에서 다 떨어졌다고 한다. 그는 요즘 기업들이 인문계 학과를 선호하지 않으며 지방대생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50명을 뽑는 대기업 경쟁률이 400 : 1이라고 한다.
생각을 바꾸라고 했다. 400 : 1이 아닌 1만9950명의 탈락과 50명의 합격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는 크게 4단계로 이루어진다.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 면접, 신체검사이다. 서류전형은 원하는 기업에 주어진 기일 안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한다. 많은 기업들이 스펙을 보지 않는다고 하지만, 입사지원서를 통해 지원자가 어떤 성장 과정을 겪었고, 무슨 경험을 했으며, 자신의 기업의 인재상이나 핵심가치에 부합되는가를 확인한다.
인·적성 검사는 지원과 동시에 실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그러나 S그룹처럼 자신들이 개발한 검사지를 통해 별도 일시를 정해 인·적성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통상,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를 통해 최종합격자의 5배수 정도를 면접대상자로 선정한다. 앞 기업의 경우, 2만 명이 지원하여 1만9950명이 이 과정에서 떨어진다. 면접은 1:1면접, PT면접, 집단토론, 최종 임원진 면접으로 이루어지고, 합격자에 한해 신체검사를 실시하여 이를 통과한 사람이 최종합격하게 된다. 50명 안에 들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다.
◇성장 시대인 1980년대와 저성장 시대인 지금은 너무나 다르다
1950~1960년대에 태어나, 1970년 말과 1980년대 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비율은 결코 40%를 넘지 못한다. 그러나 현재 대학에 입학하는 비율은 90% 수준이다. 1970~1980년대는 성장 시대였다. 지금은 저성장 시대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자신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를 골라 가던 행복했던 시절은 지났다. 기업이 원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시대이다. 요즘 채용 트렌드를 보면 크게 6가지로 살필 수 있다.
첫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이다. 스펙을 안 본다고 하지만, SKY, 포항공대, KAIST출신은 여러 회사에 합격한다. 그러나 수도권 대학의 학생들도 서류전형에서 떨어지고 있으며, 지방대생은 100번 넘게 떨어졌다는 하소연을 한다.
둘째, 이공계 특정학과 편중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화학, 기계, 전기, 전자, 건축 등 일부 이공계 학과는 독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공계와 인문계 비중이 1970~1980년대에는 인문계가 더 높거나 50 : 50의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이공계와 인문계 비중이 80~90 : 20~10 수준에 있다. 인문계가 선호하는 지원 부서까지도 이공계가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 인문계 비경영과의 경우, 고민의 정도는 심해진다.
셋째, 인턴제도의 확대이다. 회사가 면접을 통해 입사 지원자를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을 넘기 어렵다. 한 사람의 인성이 안 좋은 직원이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크다 보니,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입사 여부를 판단하는 인턴제도를 선호한다. 과거에는 특별한 일이 없이 인턴 제도를 운영했다면, 요즘은 도전과제를 부여하고 다각적 측면에서 함께 할 사람인가를 평가한다.
넷째, 면접의 강화이다. 1980년대에는 일반적인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직무보다는 회사에 대한 질문이 많았고, 입사지원자 입장에서는 그 회사와 하고 싶은 직무에 대해 그렇게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았다. 1980년대 초에 입사한 사람들은 PC가 없던 시대였기 때문에 지인들을 통해 귀동냥으로 들은 수준의 지식으로 면접에 임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취업동아리를 만들어 개인면접, PT면접, 집단토론에 임하는 예상 질문을 만들어 완벽하게 외운다. 어느 지원자는 예상 문제 100개를 선정하여 답안을 작성하고 외우면서 어떤 표정을 지을까를 생각했다고 한다. 모의 면접도 수차례 실시했고, 같은 회사를 희망하는 지원자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많은 노력들을 한다. 면접을 하다 보면, ‘내가 면접관이 아니고 지원자였다면, 나는 100% 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요즘 지원자는 면접에 대한 엄청난 준비를 하고 온다.
다섯째, 경력사원 채용의 확대이다. 내 후배는 내가 채용하여 내가 키운다는 순혈주의 생각은 갈수록 희박해져 가고 있다. 일정 기간 회사와 직무를 경험하여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사원들을 회사가 선호한다. 저성장이고 치열한 경쟁 하에서 백지 상태인 신입사원을 채용하여 2~3년 가르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여섯째, 직무 중심의 채용으로 심화되고 있다. 1970~1980년대에 대학에서 배운 전공의 깊이는 법대 출신이 법전을 빨리 찾는 수준으로, 회사에 와서 대부분 새롭게 업무를 배웠다. 회사가 필요로 하면 그곳에 배치 받아 일했다. 지금은 직무 중심의 채용이 늘고 있다. 이 직무를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식과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명시한다. 이 기준이 아니면 지원 자체가 안 되게 하는 곳도 있다. 산학협동 등을 통해 특정학과 출신들을 ‘선확보’ 개념으로 뽑는 곳도 있다.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일정 수준의 사전 지식을 대학에서 습득해야만 한다.
이런 과정을 통과하고 입사했다 할지라도 신입사원 입문과정, 수습기간이라는 혹독하고 타이트한 심사기간을 설정하여 적응하지 못하는 사원은 걸러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선택한 요즘 젊은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들ㆍ딸들에게 무엇을 조언할 것인가?
취업이 어렵다. 그렇지만 취업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매년 많은 기업들이 취업공고를 하고 신입사원들을 채용하고 있다. 자녀들에게 “너의 인생이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하기에는 그들의 어깨는 무겁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자녀들에게 3가지 조언을 해주길 바란다.
첫째, 먼저 자신이 원하는 회사와 직무를 확실하게 선정해 놓으라고 조언해야 한다. 3박 4일의 중국 여행을 위해 한 달을 준비하면서, 인생 3분의 1 이상의 영향을 미치는 기업과 직무의 선택을 임박해서 결정한다. 심한 경우에는, 아무 회사나 지원한다. 회사 홈페이지 보고, 저장해 놓은 입사지원서를 수정해 전송하고는 떨어졌다고 힘들어 한다. 자신이 원하는 회사와 직무를 사전에 정했다면, 3~4학년 때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를 그 회사에서 하고, 그 회사를 방문해 충분한 지식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야 한다.
둘째, 절박하고 악착같아야 한다. 자녀들이 노력한다는 것은 알지만, 절박하게 노력하는가, 악착같이 준비하는가를 물어 봐라. 발레리나 강수진 씨는 매일 15시간 이상 연습을 하며, “내가 이 정도가 됐다고 생각할 때, 내 예술 인생은 끝이다.”라고 다짐한다고 한다. 한 지원자는 클리어 파일에 그 회사의 자료를 100매 이상 준비해 완벽하게 외웠다고 한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그 회사와 원하는 직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의 것으로 했다고 한다. 내가 지원한 회사가 내 회사라는 생각을 갖고 회사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조언해야 한다.
셋째, 실패를 통해 인생을 배우며 긍정적 사고를 습관화하라는 조언이다.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실패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슬프고 아쉽고 힘들겠지만,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인생을 길고 멀리 보라며 어깨를 두드려 줘라.
'내 후배는 내가 채용하여 내가 키운다'는 순혈주의 생각은 갈수록 희박해져 가고 있다. 일정 기간 회사와 직무를 경험시켜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사원들을 회사가 선호한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됐던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의 ‘최고위과정(KALP : KCGG Advanced Leadership Program) : 좋은 몸, 좋은 마음, 좋은 공동체’ 제1기 프로그램의 현장. 강의를 경청하는 30여 명의 수강생들은 자유롭게 의문을 제기하고 강사나 다른 수강생이 이에 대답하거나 새로운 의견을 덧붙이곤 했다. 감성으로 이뤄지는 강의는 딱히 마치는 시간에 구애받지도 않았다. 교육이 끝나면 즐거운 호프 한 잔과 격의 없는 토론 등 애프터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서로 공감하고 친구가 되어 공부를 한다는 장점이 최고위과정의 특징이라는 걸 증명해주는 장면들이었다.
인생을 관통하는 지혜의 정수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최고위 과정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에서 연 ‘최고위과정’의 1기에서는 조기숙 이화여대 무용학과 교수가 몸공부를 맡고,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 신학림 미디어오늘 대표, 최갑수 서울대 서양학과 교수가 마음공부를 맡았으며 홍경준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최영찬 서울대 농업생명학과 교수,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유종일 원장이 공동체공부를 맡았다. 그리고 신동원 KAIST 박사와 유홍준 전 문화재정창이 특강을 진행했다. 모두가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철저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는 것이 특징.
몸공부, 마음공부, 공동체공부…리더를 위한 고품격 학습의 장
한 명 부르기도 힘든 이와 같은 전문가 인사들을 어떻게 모을 수 있었을까? 그것은 최고위과정을 진행하는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자체가 가진 전문가적 강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환경 보호와 문화 발전, 평화와 협력 증진을 위한 정책 연구를 목표로 출발한 협동조합이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관점에서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정책 연구기관을 표방하는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는 경제, 과학기술, 교육, 국토환경, 정치행정, 외교통일 등 총 14개 분과로 구성된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가 초대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각계 전문가 100여 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
정책 의제를 개발하고 제시하는 사업에 들어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동조합 형태로 해결한다는 구조를 추구하는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는 그러한 목표를 위해 대부분의 조합원이 대학 및 연구기관의 정책 관련 연구자로 이뤄져 있다. 기존 조합원의 추천을 받아 조합원이 가입되기에 연구 수준을 보장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유종일 원장은 “협동조합이야말로 국가와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이란 판단이 섰으며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는 ‘지식과 문화의 생산과 공유 및 확산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협동조합’으로, 공동체를 위한 종합적인 싱크탱크 기능과 다양한 지식 관련 경제 사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그 취지를 소개했다.
최진석, 허은아, 조영남, 도현명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 초빙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는 성공적인 1기 프로그램의 마무리에 힘입어 2기 프로그램을 9월 17일부터 12월 3일까지 매주 수요일 총 12주 동안 진행한다. CEO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군, 관, 법조계 등의 전문지식을 부담스럽지 않게 접하는 것은 물론 각 분야의 전문가와 기업인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를 공유하고, 융합한 지식 정보를 체계적으로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강사진 역시 리더 경험을 가진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 위주로 적절히 배분하여 구성했다.
이번 2기의 몸공부 부분에는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홍이승권 가톨릭의대 교수가 직접 몸 건강의 개선법을 알려준다. 마음공부 부분은 노자에 대한 신선한 해석으로 유명한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교수와 공자를 통한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북촌학당의 주대환 이사장, 예술과 인문학의 접점을 끊임없이 연구중인 유경희 미술평론가, 한학자인 학성강학연구회의 김종회 이사장이 맡아서 유교에서부터 풍수지리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인문학의 영역을 탐색한다.
은밀하고 깊게 격이 다른 연수 선보인다
공동체공부 부분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전문가인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 김용진 서강대 글로벌서비스경영학과 교수, 공유가치 창출과 사회적 혁신 컨설팅 분야 전문가인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박윤애 서울시 자원봉사협회 센터장이 나와서 공동체 중심으로 변화중인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강 강사로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와 가수 조영남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시선을 엮어준다. 또한 해외 워크숍도 준비되어 일본, 중국 중 하나를 택하여 2박3일 동안 새로운 환경에서의 지식을 체득한다. 교육비 800만 원이라는 고가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커리큘럼으로 프리미엄 연수의 가치를 지향하고자 하는 구성이 돋보인다.
비싼 돈만 내고 실속은 없는 연수 과정들은 이미 널려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과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기업인과 개인들이 직면한 여러 문제점들을 분야 전문가들 간의 컨버전스 체험을 통해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받아,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경영 난제들을 해결하게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위과정 2기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카드사에서 유출된 개인 정보 8000여만건이 이미 대출중개업자 등에 팔려나간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지면서 “2차 유출은 없다”던 검찰과 금융당국이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미 개인정보가 암시장에서 매매됐음이 확인되면서 3차, 4차 유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이 지난 1월 수사 결과를 처음 발표할 당시 개인정보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모두 압수했기 때문에 2차 유출은 없다고 밝혔으며 금융당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객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저장된 디지털 정보는 이미 여러 번 복사됐을 것”이라면서 “유출되지 않고 전부 회수될 가능성은 없다”고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16일 창원지검에 따르면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에서 정보를 유출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 박모 씨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은 광고대행업자 조모 씨가 대출중개업체 7곳에 8200만건을 또 다시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금융감독원에 2차 유출 관련 내용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카드사를 대상으로 재검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데이터의 회수라는 것은 말이 안 되며 애당초 2차 유출이 없다는 것은 장담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해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2차 유출이 없다고 당국이 확신하던 근거는 KCB 직원과 정보를 구매한 대출광고업자, 대출모집인 등 관련자로부터 원본파일과 복사파일이 담긴 USB와 하드디스크를 압수했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카드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IT보안 전문가들은 디지털 정보는 복제를 통해 퍼져나가기 때문에 유통 가능성이 높으며 3ㆍ4차 정보 거래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객 정보가 활용돼도 파악이 어려우며 피해 확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유통되고 있는 정보의 출처 또한 파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국회 정무위원회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에서 문송천 KAIST(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USB 하나만 가지고 유출 여부를 얘기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교수는 “IT 전문가의 시각으로 보면 (정보 유출자는) 다수의 복제본(카피)을 생성하고 그것을 여러 군데 배포했을 것”이라면서 “2차 유출이 없다는 말에 안심할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증인으로 참석한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역시 2차 유통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원장은 ‘2차 유출이 없다고 믿을 수 있느냐’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의 질문에 대해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이용하면 조사를 해도 절대 (증거가) 나올 수 없다”면서 “PC방에서도 삭제 소프트웨어가 있고 외부 클라우드를 통해 증거를 남기지 않고 메신저로 충분히 전달할 수 있으므로 2차 유출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유통된 정보가 브로커를 통해 이미 해외로까지 팔려 나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유출이 2년에 걸쳐 일어났고 유통된 정보가 대량에 달하는 점, 고급 정보가 담겨 있었다는 점 때문에 추가로 유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비밀번호, cvc 번호 등은 유출되지 않아 카드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있어도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이 전국 수만곳에 이르는 실정이다. 다만 카드사들은 아직 2차 피해 사례를 접수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또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액을 전액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여든세 살인 박희정 할머니는 최근 모교인 고려대에 장학금 1억원을 쾌척했다. 지난 2012년 11월 2억원을 기부한 지 1년여 만이다. 고려대는 지난 13일 장학기금 기부식을 열어 할머니의 뜻을 기렸다.
박 할머니는 이 학교 간호학과 48학번이다. 그의 남편은 2011년 작고한 고 류근철 박사다. 국내 1호 한의학 박사이면서 KAIST에서 초빙특훈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던 류 박사는 노벨과학상 배출을 염원하며 2008년 578억원이란 거액을 KAIST에 내놨다. 개인 기부액으로는 국내 최고액이다.
당시 고인이 박 할머니와 함께 내놓은 장학금은 거의 전 재산이었다. 그러나 부창부수격으로 박 할머니는 근검절약하며 그 뜻을 이어가고 있다. 학창시절 수재로 이름났던 박 할머니는 경기여고와 고려대를 거쳐 국선 장학생으로 뉴질랜드와 영국에서 유학한 뒤 고려대병원 간호부장과 의대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장학금은 이 학교 간호대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박 할머니가 내건 조건은 단 하나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됨됨이를 보고 혜택을 주라는 것이다. 박 할머니는 “간호학의 기본은 인간”이라며 “공부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KAIST는 정문술 전 이사장이 뇌 과학 분야 연구를 위해 215억원을 추가로 KAIST에 기부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기부로 정문술 전 이사장이 KAIST에 기부한 금액은 총 515억원으로, 전액 ‘정문술 기금’으로 적립돼 관련분야 인력양성과 연구에 사용된다.
KAIST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정문술 기금을 미래전략대학원 육성과뇌 인지과학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사용할 계획이다.
정 전 이사장은“ 2001년 당시 많은 사람들이 IT와 BT의 융합연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현재 KAIST는 바이오 및 뇌과학 분야를 개척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당시 더 큰 금액을 기부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융합연구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 것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성모 KAIST 총장은“이번 기부는 KAIST가 미지의 학문분야를 개척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KAIST가 세계 속의 연구대학이 되는 데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문술 전 이사장은 1983년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반도체장비 제조회사인 미래산업을 창업했으며, 2001년에는‘회사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신념으로 회사 경영권을 직원에게 물려주고 스스로 은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