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7. 13 (월)

제주산 자리돔 젓갈에 얽힌 이야기

기사입력 2019-12-19 09:58:59기사수정 2019-12-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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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산 자리돔(홍지영 동년기자)
▲제주산 자리돔(홍지영 동년기자)

자리돔은 10~18cm 정도의 바닷물고기다. 제주에서는 자리돔을 약칭으로 “자리”라고도 한다. 자리돔은 달걀 형태의 모양으로 제주 연안에서 무리를 지어 다닌다. 회와 구이 그리고 젓갈용으로 이용된다. 제주도에서는 지역별로 자리돔 축제도 연다. 요즘은 경상남도 통영지방 등에서도 잡힌다고 한다. 최근에는 제주도 연안의 수온이 높아져서 자리돔이 동해안으로 조금씩 이동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젓갈은 알이 배고 살이 깊은 4~5월에 많이 담는다.

제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자리 젓갈을 많이 먹는다. 자리젓에 얽힌 에피소드도 많이 있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녔다. 1960년대 제주도에서는 쌀이 생산되지 않고 보리쌀과 좁쌀이 생산되었다. 쌀밥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보리밥이나 조밥(좁쌀밥)을 도시락으로 쌌다.

시골 초등학교에서는 도시락 반찬으로 싸갈 것이 없어서 자리젓갈을 많이 썼다. 잘 익은 자리 젓갈 냄새는 다른 어느 젓갈 보다도 냄새가 심하다. 교실에서 밥을 먹다가 선생님이 들어오면 냄새 때문에 교실에서 쫒겨나서 자리 젓갈을 반찬으로 싸고 온 친구들 끼리 운동장 한 구석에 가서 도시락을 먹곤 했다.

집에서 자리 젓갈을 먹을 때도 그 냄새가 옆집까지 풍기곤 한다. 이웃이 집 앞을 지나가다 자리 젓갈 냄새를 맡고 들어와서 자리 젓갈에 밥을 한술 뜨고 가는 일도 종종 있었다.

집에서 자리 젓갈을 반찬으로 먹을 때는 쌈이 필요하다. 지금은 깻잎이나 상추, 배추 등이 많이 있지만, 옛날에는 콩잎밖에 없었다. 제주도에서는 여름에 나는 콩잎이 그 맛을 더해 준다. 콩잎이 영양분도 좋고 향기도 있어서 자리돔 젓갈하고는 궁합이 맞는다. 콩잎을 뜯기 위하여 콩밭을 헤매고 다닌 적도 많았다.

▲자리돔을 젓갈용으로 숙성시킨 모습(홍지영 동년기자)
▲자리돔을 젓갈용으로 숙성시킨 모습(홍지영 동년기자)

자리 젓갈은 보통 봄에 자리가 많이 잡히기 때문에 봄에 젓갈을 담가서 여름부터 다음 해 새 젓갈을 담을 때까지 1년간 반찬으로 먹는다. 1년 넘은 것도 먹는다. 요즘에는 자리젓을 상품으로 많이 팔지만 70대 이상의 제주도민들은 집에서 젓갈을 담아서 요리해서 먹는 것을 선호한다.

가정에서 자리 젓갈을 담고 젓갈을 요리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자리돔이 나오는 4~5월경에 자리를 구매해서 항아리 등의 용기에 담는다.

2. 항아리에 굵은 소금과 물을 적당하게 넣는다.

3. 항아리를 밀봉해서 햇볕이 들지 않은 처마 밑 적당한 위치에 보관한다.

4. 자리 젓갈이 숙성되는 동안 변하지 않도록 항아리를 밀봉하고 수시로 확인한다.

5. 자리 젓갈을 담은 후 6개월이 되어야 숙성하는 데 2개월 후부터는 먹을 수 있다.

6. 자리 젓갈을 반찬으로 만들 때는 자리돔을 통째로 꺼내서 먹기 좋게 잘게 짜르거나 다진다. 그냥 통째로 씹으면서 먹을 수도 있다.

7. 잘게 다진 자리 젓갈에 참깨와 참기름, 파, 마늘, 고추 등의 양념을 적정하게 넣고 자리 젓갈을 무친다.

8. 적절하게 양념이 되면 커피통 같은 것에 담아두고 먹을 때마다 조금씩 꺼내서 먹으면 된다.

▲자리젓갈을 먹기 좋게 다져서 고추 등 양념을 해 놓은 모습(홍지영 동년기자)
▲자리젓갈을 먹기 좋게 다져서 고추 등 양념을 해 놓은 모습(홍지영 동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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