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책을 읽는가?’

기사입력 2020-07-31 09:11 기사수정 2020-07-31 09:11

[행복해지는 읽기 그리고 생각해보기]

(김영하의 산문집 '읽다')
(김영하의 산문집 '읽다')
- 도서명: 읽다

- 지은이: 김영하

- 출판사: 문학동네

인간은 누구나 유한한 인생을 산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인간은 그 한계를 허물어트린다고 프랑스 작가 ‘샤를 단치’는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책을 어떤 방법으로 읽어야 소멸에 맞서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을까? 거기에 대한 답이 이 책에 있다. 이 책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인 ‘책’을, 백마 탄 왕자인 ‘독서’가 어떻게 깨워야 하는지, 작가의 문학 경험으로 부드럽고 자상하게 알려준다. 작가 ‘김영하’의 사유와 통찰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산문 3부작 ‘보다’, ‘말하다’에 이은 마지막 편이다.

작가는 그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에서 "시인은 숙련된 킬러처럼 언어를 포착하고 그것을 끝내 살해하는 존재다"라고 말했다. 이 산문에서는 그가 시인이 되었다. 여섯 날 동안 책과 독서에 관해 거침없이 탐사하며 특유의 어법으로 ‘책의 우주’에 접속하는 길을 알려준다. 독자는 그 과정에서 문학이란 ‘타인의 삶’이라는 거울을 통해 내 삶을 비춰보는 일임을 깨닫는다. 이런 책을 통한 사유의 행위야말로 내가 서 있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내적 근력을 키우는 일이며 때론 즐겁고, 때론 고통스러운 정신의 미로 세계를 여행하는 시간이라는 것도 자각하게 된다.

카프카는 그의 대표작 ‘변신’에서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트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라고 말했다. 내가 읽는 책을 날이 선 도끼로 만드는 방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 책 읽은 소감: 책을 읽는 내내 처음 간 여행지를 그곳을 아주 잘 아는 현지인과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독서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설(문학)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책의 에너지를 삶의 에너지로 변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작가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다 읽은 후 가슴으로 전해지는 울림이 가벼운 점은 아쉬웠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문학적 경험의 매개로 사용한 작품이 서구 소설 중심이라는 점 역시 아쉬웠다.

▶ 평점: 3.91 (5점 만점)

▶ 논제

- 작가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유일무이한 감정적 경험을 하며, 한 편의 소설 읽기는 하나의 얇은 세계가 우리 내면에 겹쳐지는 크레페케이크 같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소설은 아니지만 본 도서 ‘읽기’는 여러분에게 어떤 맛으로 다가왔나요? (p.102)

- 작가는 "우리가 서가에 꽂힌 수많은 책 중에서 소설을 집어 드는 이유"는 "고속도로로 달리는 것에 싫증이 난 운전자가 일부러 작은 지방도로로 접어드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비유합니다. ‘좋은 독서’란 "한 편의 소설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만들어놓은 정신의 미로에서 기분 좋게 헤매는 경험"이라고 말하는데요. 이런 작가의 생각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101)

-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읽어온 책들, 특히 나를 작가로 만든 문학 작품들에 바치는 사랑 고백"이라고 하며, 책에서 계속 등장했던 ‘돈키호테’와 ‘에마 보봐리’, ‘라스꼴리니코프’ 같은 인물로부터 자신이 창조되었다고 말합니다. 여러분도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책 속의 인물’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p.207)

- 작가는 우리 손에 나뭇잎 한 장을 얹어주듯 책 '읽다'를 첫 장부터 차분하게 자연의 세계로 이끌어줍니다. 그러면서 "소설은 일종의 자연이다. 독자는 그것의 일점일획도 바꿀 수 없다"고 말합니다. 또 그 자연을 탐험하면서 소설이라는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 투쟁을 전개한다고도 합니다. 또한 이것은 허구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현실처럼 존재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고도 했습니다. 그럼 우리의 삶 역시 자연이 됩니다. 여러분이 기록에 남기고 싶은, 자연이 되는, 소설이 되는 여러분 인생 최고의 순간은 무엇인가요? (혹은 소설로 창작하고 싶은 내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요?) (p.110, p.132, pp.138~139)

- 작가는 소설을 읽는 것은 광대한 책의 우주를 탐험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책은 새로운 세계로 통하는 문이자 다른 책으로 연결해주는 징검다리로 소설과 소설, 이야기와 이야기, 책과 책 사이의 연결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로서 큰 즐거움이라고 합니다. 특히,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소설과 소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가 자기만의 책의 우주, 그 지도를 완성하게 되는 것이라 하였는데요. 여러분이 읽은 소설에서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경우로 어떤 사례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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