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리쇼어링

기사입력 2018-05-10 11:05 기사수정 2018-05-10 11:05

▲로봇이 만들고 있는 신발(아디다스)
▲로봇이 만들고 있는 신발(아디다스)

세상은 늘 변한다.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변화는 꾸준히 이어진다. 인간을 비롯한 만물은 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안간힘을 쓴다. 근래엔 어느 시대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름을 느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어제와 오늘이 급변함을 피부로 느낀다. 다가올 미래엔 더 심해지지 싶다. ‘리쇼어링(reshoring)’이 그중 하나가 아닐까? 리쇼어링은 제조업의 본국 회귀를 뜻한다. 즉 인건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 절감을 위해 인건비가 싼 해외로 나갔던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이다.


대표적 사례로 독일의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를 들 수 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1993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했던 아디다스는 23년이 지난 2016년, 독일 안스바흐에 ‘스피드 팩도리(Speed Factory)’ 공장을 설립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신발을 만들려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몇 주의 시간이 걸렸으나 하루면 가능하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 로봇과 3차원 프린터로 무장한 완전 자동화 공장인 ‘스피드 팩토리’ 덕분이다. 일본의 소형 오토바이 ‘슈퍼커브’의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일본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사실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값싼 인건비에 기초를 둔 해외 공장 운영의 기반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경제 후발국이었던 아시아의 나라들은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선진국의 공장을 유치하여 선진기술을 익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전쟁 이후 일본은 일정 수준에 도달한 경공업 분야를 넘어 제조업의 무게 중심을 정교한 제품 생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일본의 기술을 이전받으며 일본이 떠난 경공업을 맡아 수출 활동에 나섰다. 그 뒤 한국도 일본처럼 경공업을 졸업하고 정교한 제조업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되자 대만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의 경제개발 모델인 셈이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값싼 인건비가 제조업 발전에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과 다르게 되어 해외에 공장을 둘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다. 값싼 인건비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루어 왔던 아시아 성장 모델은 옛이야기로 사라져 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인공지능 로봇과 3D 프린터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이 큰 현지에서의 생산은 나름으로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인건비에 기초한 해외 제조업 공장 설립과 운영은 의미를 잃게 되었다. 최근에 큰 쟁점이 되었던 한국GM 군산공장의 문제도 리쇼어링 현상의 하나로 보아도 좋을 듯하다. 중국이나 동남아로 공장 이전을 한 많은 우리 기업들과 정부에서도 깊이 고뇌해보아야 할 변화다. 세계 선진국들이 앞다퉈 해외로 나간 제조업 공장의 본국 회귀를 종용하고 있음과 극심한 금융위기에서도 피해를 적게 본 나라들은 제조업 기반이 튼튼하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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