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허락제

기사입력 2019-02-11 08:48 기사수정 2019-02-11 08:48

잔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전 중앙대학교 여교수 한 분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잔소리 허락제'를 제안했다. 부부간 또는 자녀와 대화를 나눌 때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상대에게 잔소리 좀 하려고 하는데 지금 해도 괜찮은지 미리 물어본 후, 즉 허락을 받은 후에 하라는 소리다. 당연히 상대가 허락하지 않으면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한다. 부부나 자녀와의 관계에서 잔소리의 사유는 수도 없이 많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한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어떤 일을 기분 좋게 하고 있는데 잔소리를 듣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산다. 가족으로는 부부가 있고 부모 자식이 있다. 이웃과 친구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도 나를 에워싸고 있다. 그중 가장 가까운 관계는 부부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함께할 소중한 관계이지만 대화가 원활하지 못해 더러 헤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 시작은 아주 사소한 데 있음을 본다. 가족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면 불행해진다. 부부 사이의 대화가 중요한 이유다. 40~50대의 이혼율이 높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과 성격 차이 등 여러 사유가 있겠지만 소통의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 ‘잔소리 허락제’를 부부 대화 기법 중 하나로 사용해보면 도움이 될 듯하다. 이제부터 잔소리는 시도 때도 없이 할 것이 아니라 특정한 날 시간을 정해서 하자. 그리고 반드시 상대방이 해도 좋다고 허락했을 때 시작하자. 상대가 대화를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거나 다른 일로 언짢은 상태라면 더더욱 피해야 한다.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오는 잔소리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불 난 집에 부채질하는 상황은 만들지 말자.


인간은 대체로 자신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설령 보인다 해도 모르는 척하기 일쑤다.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의 단점을 더 잘 보고 그것을 꼬집어주는 걸 좋아하는 본성 때문이다. ‘잔소리 허락제’는 상대에게 허락을 받으려고 말하는 순간, 화가 난 마음이 누그러질 뿐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기도 해 대화가 한결 쉽게 풀리는 장점이 있다. 나도 이 방법을 활용할 생각을 하니 벌써 웃음부터 나온다. 아내와의 대화가 절반은 성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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