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고시’ 공인중개사 최다 접수…실상은 매출 부진?

기사입력 2021-08-19 11:27 기사수정 2021-08-19 11:27

▲2021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최다 응시자가 몰렸다. (에듀윌)
▲2021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최다 응시자가 몰렸다. (에듀윌)

퇴직한 중년들이 노후 대비용으로 주로 응시한다고 해서 ‘중년고시’라고 불리던 공인중개사 시험이 올해도 최다 응시자 기록을 경신했다. 집값 급등으로 부동산 중개 시장이 호황인데다가 중년들이 주로 응시하던 과거와 달리 연령대가 다양해지면서 거의 매년 최다 응시자가 몰리는 추세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뛰어드는 중개업계 현실은 매출 부진이 빈번히 일어나는 등 역설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 13일 접수 마감한 제 32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40만8492명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3년 공인중개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최근 3년간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수는 29만8227명→36만2754명→40만8492명으로 지속 증가했다.

이처럼 부동산 중개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려는 이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며 중개수수료에 대한 기대수익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1억930만원으로, 중개수수료는 이 구간 현생 상한 요율인 0.9%를 적용해 998만원에 달한다. 이를 매도자와 매수자에게 모두 받으면 2000만 원 수준이다.

그런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진 중개업계에서는 대다수 영세 공인중개사들이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국토연구원이 진행한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김광호 공인중개사 협회 사무총장은 “11만 명에 달하는 개업 중개사 가운데 55%가 간이 과세자인데 소득으로 보면 연간 1500만 원”이라며 “4인 가족 최저 생계비가 월 290만 원, 연간 3500만 원인데 이 사람들(공인중개사들)이 도대체 살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집값 급등으로 중개수수료까지 크게 부담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다수 공인중개사들은 매년 늘어나는 경쟁 중개사 수와 정부 규제에 따른 거래 감소 탓에 이익을 보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시장 수급과 부동산 경기를 고려해 매년 적정 선발 예정 인원을 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매년 2만 명 안팎의 합격자를 줄이기 위해 공인중개사 시험 방식을 현행 절대평가(1차 40점, 2차 60점)에서 2차 시험을 상대평가로 바꾸어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 문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매년 최소 어느 정도 인원을 뽑을지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현재 공인중개업이 과포화 상태라는 지적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구체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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