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연공서열 기준의 멤버십형 인사제도에서 성과와 역량 위주의 직무형 인사제도로 조직을 바꾸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과 인재 유출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청년층 이직률 10년 만에 최고
코로나 이후 일본의 청년층 이직률이 1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약 15만 명이 첫 직장 입사 후 3년 안에 퇴사했다. 2017년 대졸자 기준으로 32.8%에 이르는데, 지난 10년 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이직에 성공한 청년들도 늘었다. 기업들이 ‘중고 신입사원’ 채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용시장의 변화로 보상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신입사원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채용 후 인사법부터 가르치는 이른바 ‘포텐셜 채용’을 하는 기업이 많았다. 이 경우 명확한 직무를 정하지 않고 직무나 근무지를 순환하도록 한다. 또한 신입사원 일괄채용과 종신고용은 일본 기업만의 특유한 고용 방식이다.
한 직장에서 평생 일하는 구조가 유지됐지만, 최근 이직률이 늘어나면서 인사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이 중요시되는 ‘멤버십형’ 인사제도를 개인의 역량과 업무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무(Job)형’ 인사제도로 바꾸어 가는 것이다.
유모토 켄지 전(前) 일본종합연구소 부이사장은 “연공서열 임금제는 고령화와 경제성장 둔화라는 환경에서는 기업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면서 “‘직무형 고용’은 다양한 인재가 다양한 일을 함으로써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시스템이며, 일본형 고용시스템의 한계를 타파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개인 역량과 성과 중요한 ‘직무형’
직무형 인사제도를 도입하면 직무에 필요한 지식, 경험, 능력, 자격을 밝힌 직무 기술서에 따라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나이에 관계없이 채용한다. 직원이 스스로 연간 목표를 세우고, 그에 기초해 달성도를 평가한 뒤 처우에 반영한다. 따라서 근무연수가 아닌 업무 중요도나 개인 역량에 따라 급여가 달라진다.
일본 기업들은 이를 보통 임원이나 관리직에만 적용해왔다. 그런데 최근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일반직으로 확대 적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60세 이상 고령층에도 직무형 제도를 변형해 도입하고 있다.
대기업인 후지쓰(富士通), 미쓰비시 케미칼(三菱ケミカル) 등은 2020년 새로운 직무형 인사제도를 관리직 대상으로 적용하면서, 50세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모집했다.
후지쓰는 2023년부터 일반 사원에 이 제도를 확대 적용한다. 통신·전자기기 종합회사인 NEC 역시 2023년도에 전 사원 대상 직무형 인사제도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전자기업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는 리먼브라더스 쇼크 이후 사업 구조를 전환하면서 관리직에 한해 직무형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7월부터는 본사 일반 사원을 대상으로 확대 적용한다.
이런 직무형 인사제도의 도입은 중장년 사원들에게 일종의 압박처럼 작용한다. 연차와 관계없이 능력과 역량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년이 가까워지면 그에 따른 준비도 해야 한다. 은퇴 이후 근로자의 재고용을 정부가 나서서 촉진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제도가 자리 잡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베테랑 인재 잡아라
저출산 고령화로 일본 기업들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든 업계가 그런 건 아니지만, 신규 채용도 미달하는 상황에서는 당장 투입 가능한 인력이 한 명이라도 더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들은 60세 이상 시니어 직원 중 역량 있는 인력의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용 확충을 준비하고 있다.
퍼솔종합연구소(パーソル総合研究所)는 조직의 고령화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상황 변화로 시니어 인재 활용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짚었다.
퍼솔종합연구소의 ‘기업의 시니어 인재 매니지먼트에 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규사원 중 고령자 비율이 높은 기업은 전체의 84%다. ‘조직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또한 기존의 연공서열 임금제로 성과와 급여가 미스매치되고 있어 사원들의 동기부여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
거기에 고령화로 인해 정부가 고령자고용안전법을 개정하고 기업에 ‘70세까지 근로자의 취업 기회 확보를 노력하라’고 하고 있어, 기업으로서는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은퇴를 하고도 회사에 남을 수는 있지만, 이전보다 현저히 낮은 급여와 근무 환경으로 고령자의 근로 의욕은 줄어들게 된다. 더불어 코로나 이후에는 재택근무 등 근무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역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기업 이탈이 이어졌다.
이에 기업들은 신입사원뿐 아니라 정년을 앞둔 베테랑 시니어 사원들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직무·성과형 인사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고령자도 ‘성장할 수 있도록’
일본에는 ‘직무정년제’ 개념이 있다. 이를테면 관리직에서 일하던 사원이 기업 정년 나이인 60세에 은퇴하고, 계속고용이 가능한 65세까지는 관리직이 아니라 일정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지는 전문직에서 일하도록 하는 제도다.
직무정년제라는 건 결국 해당 직무에서 물러나 더 이상의 승진이나 임용이 불가능한 제도다. 급여와 상여 수준도 현역 때와는 달라진다. 그래서 시니어 사원의 의욕이 낮아지고 전문 기술을 가진 인재가 유출된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3월 스미토모 생명보험은 온라인으로 시니어 직원 새출발을 기념하는 입사식을 열었다. 스미토모 생명은 올해부터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60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스페셜리스트’라는 새로운 직책을 만들었다. 60대 사원의 일할 의욕을 자극하고, 인재 유출도 방지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직무형 인사제도의 일환이다. 오랜 기간 일하며 각종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 직원들이 회사에 남도록 해 ‘수석 직원’으로서의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직책과 성과에 따라 임금을 결정한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고용촉진법을 통해 기업의 고령자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재고용을 하면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이 35%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이슈가 있었다.
이에 스미토모 생명은 스페셜리스트의 임금 수준을 최대 재고용의 1.5배 수준으로 유지, 임금이 크게 줄어들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사내 복지도 이전과 같은 처우를 유지한다.
다이와 하우스 공업도 60세를 기준으로 한 직무정년제를 폐지하고, 60세 이후에도 승진할 수 있도록 인사 제도를 수정했다. 또 급여 등의 수준도 낮아지지 않도록 조정했다. ‘액티브 에이징 제도’를 신설해 70세까지 노동 의욕과 일정 업적이 있는 시니어 사원이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야마토 하우스 공업도 지난 4월부터 60세 직무정년을 폐지했다. 그리고 ‘월경 커리어 지원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이 자신의 커리어를 자율적으로 만들어가고, 자아실현을 위한 부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카시오 계산기는 60세 이상 현역 사원을 6에서 10등급으로 세분화해 성과에 따라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퍼솔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 인재를 채용한 기업들은 “높은 전문성을 발휘한다”, “거래처와 인맥이 풍부하다”, “후진 육성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경험이나 전문성을 활용하는 업무에서는 일정 성과가 나온다는 것.
무엇보다 직무형 제도 안에서 활약하는 시니어들이 있으면 젊은 사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퍼솔종합연구소의 ‘시니어 종업원과 동료의 취업 의식에 관한 정량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 직원이 활약하고 있는 직장에서는 젊은 사원들의 이직 의향이 낮았다.
이시바시 호마레(石橋誉) 퍼솔종합연구소 컨설팅2부 시니어매니저는 “기존 일본 기업에는 직무 순환 혹은 직원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전근이 많아 사원이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를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하며 “시니어 인재가 스스로 활약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율적 근무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공서열 제도 아래 임원직이나 관리직으로 승진하지 못한 사원들의 근로 의욕 저하는 기업의 생산성 하락으로도 이어진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경력 설계가 필요하고, 그 첫걸음이 직무형 제도 도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민선 8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중장년의 경제활동 및 사회참여를 지원해온 복지정책실을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한다는 조례 개정이 지난달 11일 입법 예고 후 열흘 만인 21일 통과됐다. 그 과정에서 중장년층의 일자리 사업을 전담하던 인생이모작지원과가 폐지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는 최근 고령화 속도에 발맞춰 지자체마다 중장년 일자리 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비교해, 되레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당시 입법 예고 직후 관련 내용이 화두로 떠오르자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의견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50+는 계속 존재해야 합니다”, “50+는 더 확대되어야 합니다” 등 이들 내용의 주된 키워드는 ‘50+’였다. 여기서 시민들이 말하는 50+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50+재단)을 의미한다. 그 이유인즉 인생이모작과가 폐지되는 상황과 더불어 서울시50플러스재단 업무 담당 부서가 평생교육국으로 바뀐다면 노후 준비 및 일자리 관련 사업이 줄고 단순 교육 관련 사업에 치중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의견서를 제출한 시민 윤 모씨는 “전체 시민의 20% 넘는 중장년의 지원 정책은 상담부터 일자리까지 종합적으로 지원돼야 한다. 중장년층 50+정책을 평생교육으로 이관하면 인생 이모작지원 사업의 범위가 너무 협소화될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 모씨는 자신을 “50+재단의 인턴십, 보람일자리 등의 활동을 통해 제2커리어를 개척하고 있는 은퇴자”라 언급하며 “예정대로 부서가 이관되면 50플러스센터는 여가나 즐기는 장소로 전락할 것이다. 현장을 무시한 채 사무 행정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50+재단은 이제 서울시 중장년에게 많이 알려지고, 매년 많은 시민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잘 경청해 입법을 결정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세계에서 인정 받는 모델 홀대 이유는?
2017년 대한민국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그해 서울시와 50+재단이 50+세대(50~64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95%가 ‘서울시의 50+지원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압도적인 결과였다. 해당 보고서에서 손수호 인덕대 교수는 “단순 생계형 일자리 연계가 아닌, 인생재설계, 커리어모색과 같은 프로그램과 더불어 사회적 지원이나 협동조합과 연계하는 정책들이 사회적 기회는 물론 ‘보람’이라는 가치를 제공해 수혜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이라 분석했다.
같은 조사에서 ‘서울시 50+지원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항목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00세 시대 대비 상담, 교육, 일자리 커뮤니티 등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50+지원시설 확대’(52%)라 답했다. 새로운 일자리 모델 발굴에 대한 의견도 39%로 적지 않았다. 이에 허남철 경기대 초빙교수는 “50+세대에게 중요한 건 다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도전해 나갈 수 있도록 상담, 교육, 일자리, 커뮤니티 지원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 해석한 바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바람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50+재단은 다양하고 실험적인 인생이모작 프로그램 발굴 및 일자리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중장년 취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서울50+인턴십', '신중년 커리어 프로젝트', '굿잡5060', '50+적합일자리' 등 새로운 분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50+세대와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을 연계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공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높이 평가 받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꼽은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우수사례'에 '서울50+인턴십', '신중년 커리어 프로젝트 ‘굿잡5060’이 선정되기도 했다.
나아가 OECD ‘공공부문 혁신 우수사례’ 선정,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최우수상 수상, WHO 서태평양지역 건강한 고령화 혁신사례 선정 등 해외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타 지자체 및 기관에서 앞 다퉈 벤치마킹했고, 2015년 ‘서울특별시 장년층 인생이모작 지원 조례’가 제정된 이후, 서울시 자치구를 포함한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중 68곳이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전국적으로 50+정책을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올해 보건복지부는 50플러스재단을 모델로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하도록 노후준비지원법을 지난달 개정했다. 앞으로 서울의 각 자치구도 지역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하는 업무를 시와 협의해야 하는데 정작 시의 담당 부서는 없어지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올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50플러스재단 설립을 6개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고, 50~60대의 노후 설계, 평생교육, 취·창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기존 2곳에서 7곳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초 발표한 ‘서울시 50+세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과정을 겪으면서 노후 설계 지원을 위해 가장 필요한 영역을 묻는 항목에서 1위는 건강관리(75.8점)였고, 2위가 일자리(69.1점)로 나타났다. 감염병 우려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일자리 지원에 대한 수요는 예나 지금이나 최고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요구와 달리 오히려 일자리 지원이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하니 50+ 시민들은 불안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해명에 해명, 이제 해결을 위해 재고할 때
입법 예고 게시판을 비롯해 그 원성이 적지 않았으니, 서울시도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마냥 모르지는 않았던 눈치다. 지난 13일 서울시 기획조정실은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사회참여, 일자리 지원 등의 사무를 그대로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하는 것으로 소관 사무의 관할이 변경되는 것이므로 기능 축소는 있을 수 없다”며 “서울시는 평생교육 기능과 연계하여 중장년층 대상의 종합적인 행정 서비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시의 표면적인 해명은 여론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15일 홍국표 의원(도봉구 제2지구, 국민의힘)은 제311회 임시회 본회의 오분발언을 통해 관련 사항을 재점화했다. 홍 의원은 “우리 사회 대다수 중장년층이 노후 준비를 위해 일자리를 계속 필요로 하고, 산업현장에서의 기술과 지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중장년을 위한 적극적인 일자리 지원이 요구된다”며 “서울시는 일찍이 중장년 일자리 전담부서(인생이모작지원과, 50+재단)를 설치했고, 중앙정부토 서울시를 벤치마킹해 작년 12월 ‘노후준비지원법’을 개정해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하도록 했다. 중앙정부와의 정책적 공조와 증가하는 중장년층 취업 지원 수요를 고려하면 더욱 지원을 확대해야 하므로 서울시 조직 개편안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서울특별시의회 공식 유튜브채널
박유진 의원(은평구, 더불어민주당)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평생교육국의 현재 조직도를 보면 산하에 교육정책과, 평생교육과, 청소년정책과, 친환경급식과 등이 있다. 누가 봐도 교육에 특화·집중돼 있는 거지, 일자리 창출의 방향성과는 결이 안 맞는다”며 “중장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어려운 일을 지금까지 묵묵히 해 온 조직에게 더 큰 기회와 열정을 북돋아 줄 구조를 만드는 것이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지, 결이 비슷하다고 해서 조직통폐합이라는 미명으로 날려벌일 일이 아니라는 점을 꼭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단지 전임 시장의 공들인 치적이라 해서 과감히 날려도 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인생이모작으로 대표됐던 중장년층 취업이나 일자리 창출에 대해 평생교육국이 그만한 역량과 기회를 만들 준비를 갖췄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더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된 투자출연기관 최소 3~4개는 통합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시 투자출연기관 26곳 중 50+재단, 평생교육진흥원, 공공보건의료재단, 기술연구원 등이 주요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에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노동조합 협의회는 일방 통행식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조직 진단과 연구 용역 등을 종합해보면 시민과 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배려와 소통은 없고 오로지 전시성, 홍보성, 경마식 태도 일색이다.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공공 서비스보다 이윤 추구'라는 정책 방향은 시민을 위한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인력재배치는 사업 신설, 축소, 폐지 등 재구조화에 따라 2023년 예산편성과 연계되는 사항으로, 약자와의 동행 등 서울시민을 위한 시정철학이행을 위해 필수적 조치”라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관련한 이러한 우려에 대해 "업무 축소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닌, 단순 부서 이관이다"라며 "과거 인문학, 교양 위주의 평생교육과 달리, 전직 교육이나 커리어 탐색 등 일자리와 연계된 교육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 담당자들 또한 부서 이동만 있을 뿐 기존의 업무를 이행하는 게 원칙이다"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일련의 행보에 자칫 50+세대가 약자로서 뒤처지진 않을지, 과연 평생교육국은 50+세대와 동행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고즈넉한 정취로 포근한 골목길, 시간의 퇴적으로 빛바랜 집들, 저 너머가 궁금해지는 언덕…. 서울에서 이제는 쉬 만나기 어려운 풍경이다. 딱딱한 고층 건물은 찾아보기 어려우니 희한하다. 그래 부암동은 매혹적이다. 음미할 만한 옛날 맛이 남은 동네다. 아파트촌보다 한결 따사로웠던 옛날 동네에 관한 추억이 금빛을 머금고 살아난다. 향수겠지. 이럴 때 마음은 물살처럼 번져 과거의 기슭으로 흘러간다. 자하미술관은 길의 끄트머리에 있다. 길의 이름은 무계정사길. 부암동주민센터에서 인왕산 서북부 자락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자하미술관은 높고 외진 산기슭에 있다. 서울에 있는 미술관들 중 가장 고지대에 자리 잡은 미술관이다. 인근엔 석파정 서울미술관과 환기미술관이 있다. 둘 다 내로라하는 미술관이다. 저만치엔 윤동주문학관이 있다. 이상적인 도시란 어떤 걸까. 내 생각엔 크고 작은 문화공간들이 우후죽순처럼 즐비한 도시다.
싱싱하고 유쾌한 콘텐츠를 장전한 문화시설이 편의점처럼 숱하다면? 아마도 풍속은 덜 야박해 매정한 도시를 견디기가 용이하리라. 삶의 비루함과 지루함을 잠깐이나마 날려버릴 수 있는 문화예술의 폭약이 생필품 목록에 오르는 세상. 나는 그런 도시가 그립다. 이 점에서도 부암동은 사람을 매혹한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많으니까.
레트로 바람일까. 해묵어 누렇게 바랜 흑백사진처럼, 곰삭은 시간의 흔적이 서린 이 동네를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색다른 운치를 돋운 카페들도 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거나, 또는 갈피 없이 마음이 들썩일 때 커피 한잔 즐기기에 좋은. 자하미술관에 이르는 무계정사길 풍경이 이렇게 다채롭다. 서정과 시정을 누릴 만하다. 그렇다면 이건 미술관에 차려진 예술의 성찬을 예감케 하는 애피타이저?
좁은 길을 따라 차를 몰면 잠깐 사이에 자하미술관에 닿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럴 일 아니다. 두 발로 뚜벅뚜벅 거닐며 풍경을 즐기라. 그러라고 골목길들이 무언의 환영사를 읊조리는 게 아닌가? 삶의 과속과 과욕은, 직진을 관습으로 삼은 넓고 개방적인 큰길들이 암암리에 인간들에게 퍼뜨린 병증일지도 모른다. 넥타이처럼 좁고 골방처럼 안온한 골목길이 실핏줄처럼 길의 주류를 이루었던 시절은 이미 사라졌으나, 부암동에 듬성듬성 남아 있다. 도시개발의 캐터필러에 깔려 이마저 머잖아 시들 수밖에 없으리라. 그렇다면 간신히 생존한 저 골목의 일이 남의 일만은 아니다. 그저 고만고만한 골목길이지만 애틋하다. 옛 친구를 만난 양 반갑다. “그래, 또 만나!” 기약 없는 석별을 하고 몇 십 년 전에 헤어진 친구가 문득 골목 모롱이에서 전설처럼 등장할 듯 괜히 설렌다.
과거에는 많은 일들이 골목길에서 벌어졌다. 일상의 인간관계가 맺어졌다. 벌게진 얼굴로 단발머리 여학생에게 수줍은 연애편지를 전해주고 냅다 달아나기 좋은 곳도 골목길이었다. 정든 주점 하나쯤 골목에 있게 마련이었다. 피로가 극에 달할 때, 숨듯이 대피할 수 있는 곳이 골목이었다. 세사의 긴장과 소음에서 놓여날 수 있는 곳이 골목길이었다. 그러니 못내 그리운 게 골목길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자하미술관에 가려거든 골목을 걸어 예열할 일이다. 자글자글 들끓는 향수에 취해볼 일이다.
산경(山景)도 영락없는 예술
자하미술관으로 가는 길엔 웅숭깊은 역사 한 자락이 깔려 있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세종의 아들로 서예의 달인이었던 안평대군의 무계정사가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무계정사 옛터에 지금은 한옥 문화공간 무계원이 들어섰지만, 고명한 옛사람의 별장이 있었던 자리니 깃든 뜻이 예사로우랴. 안평대군은 어느 날 꿈속에서 무릉도원을 봤다. 당최 잊히지 않는 꿈을 붙잡아두기 위해서였을까. 그는 당대 최고의 화가 안견에게 꿈속의 지상낙원을 들려주고 그림으로 그려주길 청했다. 그렇게 태어난 그림이 천하 걸작 ‘몽유도원도’다. 안평대군은 더 나아가 몽유도원의 현실적 지형을 찾아냈다. 여기 부암동 산간을. 그러곤 무계정사를 지었다. 무계란 무릉계곡이다. 즉 이곳은 안평대군의 무릉계곡이자 무릉도원이었다. 무계정사 일원이 통째 옛사람의 원림이었다. 자하미술관 역시 원림 구역이었다. 순전히 안평대군의 행장에 이끌려 부암동 길을 거닐다가 자하미술관에 이르는 이도 드물지 않을 테다.
자하미술관은 언덕길이 끝나는 고샅에 있다. 인왕산이 늘어뜨린 치마 한 자락을 부여잡은 미술관이다. 그저 살포시, 산 그림자 드리워진 미술관의 형상도 담박하다. 꾸밈과 치레를 자제해 얼룩이 없는 둘레의 자연경관과 잘 어울린다. 건물은 노출콘크리트 벽체로 골격을 삼았다. 개성을 돋우기보다 기능성을 살려 지은 집이다. 전시실은 1층과 2층에 있다. 외부의 자연광을 끌어들이기 위해 천장 한쪽엔 유리판을 설치했다.
미술관 외부에 가득한 건 초록을 내뿜는 산이다. 숲을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이다. 인간사의 광기와 탐욕은 인간들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양 무심히 흐르는 구름이다. 상상력을 광폭으로 키울 경우 모든 게 미술이다. ‘본디부터 그냥 그런’ 저 자연을 모방하는 게 예술이지 않던가. 이런 자연을 예술로 관조할 수 있는 눈과 마음을 열어주는 게 자하미술관이기도 하다. 불가에서는 두두물물(頭頭物物)이 부처라 했으나, 미술관에서 바라보이는 산경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영락없는 예술이다. 조물주의 붓질이 스친 자리다. 신이 구현한 설치 작품이다.
산중 고요에 폭 파묻힌 자하미술관은 작은 미술관이다. 하나 허투루 봤다간 큰코다친다. 수준 높은 기획전을 빈번히 펼치는 미술관으로 나름 이름났다. “어쩌면 그렇게 좋은 전시회들을 기획해요?” 그런 얘기 매번 들었다며, 설립자 강종권 관장이 홍소를 터뜨린다. 그는 미술관 건물을 손수 구상해 지었다. 2008년 개관 이래 독특한 기획전들을 펼쳐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랫동안 안평대군에 꽂혀 헤어나지 못했다. 6년을 내리 안평대군을 테마로 한 갖가지 전시회들을 열었다. 몰입도 이런 뜨거운 몰입이 없다. 그럼에도 양에 차지 않았던가. 2017년엔 ‘안평대군의 비밀정원’이라는 타이틀의 대형 전시회를 펼쳐 갈 데까지 가봤다. 이 전시회에 한창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 22명이 참여해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2018년 주재환과 성능경의 2인전 ‘도르래미타불’전 역시 성황리에 펼쳐졌다. 방문 당시에는 김상표의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물감을 손가락으로 찍어 화폭에 난사한 액션 페인팅으로 아나키즘을 표출했다.
자하미술관에서 시선이 머무는 건 그림만이 아니다. 외려 산 풍경에 쏠린다. 북한산 비봉능선에, 북악산의 옹골찬 품새에 넋을 잃는다. 후미져 제 발로 찾아오기 쉽지 않은 미술관이지만 웬걸, 와서 보고선 흥취에 반색한다. 그림과 풍광, 둘을 잡았으니 남은 허기가 없다. 종내 마음으로 들이치는 건 안평대군의 꿈이다. 그의 몽유도원 한 자락을 훔쳐본 기분이라니.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아이스크림, 팥빙수, 청량음료 등 시원한 여름 디저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위를 쫓기 위해 과도하게 먹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건강하고 맛있게 더위를 식히기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아봤다.
팥빙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할머니 세대의 취향을 선호하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재평가 받고 있다. 레트로 감성이 인기를 끌면서 기성세대가 즐겨 먹던 양갱, 약과 등의 전통 과자가 2030세대에게 새롭고 참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팥빙수는 잘게 부순 얼음에 팥과 콩고물, 떡, 우유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얹어 먹는 음식이다. 설탕에 절인 팥과 연유가 필수 재료인 팥빙수를 자주 먹다보면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김경훈 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이 팥빙수에 대한 한의학적 견해를 제시했다.
팥은 그 자체로 몸의 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 한의학적으로도 팥은 해열에 효과적인 약재이며, 이뇨작용을 도와 열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한의학계에서는 ‘최고의 해열제’로 불리기도 하며, 팥의 주요성분 중 하나인 비타민B는 여름철 기력 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전 연령대에서 사계절 중 여름철에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가 가장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당류 섭취량을 계절별로 분석한 결과, 여름철 당류 섭취량 전체 연령대 평균 39.2g였다. 또한 12세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음료류, 특히 탄산음료로 인해 당류를 많이 섭취하고 있었다. 빙수에 올라가는 팥은 설탕에 절여 사용하는 것으로, 이 역시 혈당을 높일 수 있어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김 병원장은 팥과 함께 섭취하면 좋은 음식으로 견과류를 추천했다. 견과류는 당뇨병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 간식으로, 혈당 상승을 막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아몬드, 캐슈넛 등 마그네슘이 함유된 견과류는 혈당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고 혈당 수치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팥빙수에 고소함을 더하는 콩가루 또한 완전영양식품이라 불릴 정도로 우수한 식재료다. 한의학에서 ‘대두’라 불리는 콩은 성질이 평(平)해 누구에게나 탈이 없고 속을 편안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3대 필수 영양소는 물론 비타민과 미네랄이 균형 있게 함유돼 있어 ‘밭의 소고기’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다.
이처럼 팥빙수는 건강에 좋은 재료들을 곁들여 먹는 간식이지만, 시판되고 있는 빙수는 초콜릿, 시럽 등을 첨가해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카페의 빙수 제품 대부분 열량이 밥공기(300㎉) 2.2공기에 맞먹는 667㎉를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당 함량은 84g으로, 1일 당 섭취 권장량인 50g을 훌쩍 넘긴다.
김 병원장은 과할 경우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섭취량을 조절할 것을 권했다. 팥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과도하게 섭취하면 복부 팽만감,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체온 불균형 상태가 심해져 면역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토핑과 시럽이 가미돼 당도가 높은 간식인 만큼 과다 섭취 시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어 특히 당뇨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 연령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과일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높았다.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음식에도 당이 적잖이 포함돼있는 경우가 있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지난 6월 열린 ‘신한은행과 함께하는 BRAVO! 2022 헬스콘서트’에서 “시중에 있는 고령자 영양식 제품을 선택할 때도 당분이 함유된 제품은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혈당 관리가 필요한 장년층의 경우, 무설탕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 안심마을 속 안심하우스’(약칭 서초치매안심하우스)가 보건복지부 주관 ‘2022 치매안심마을 우수사례 확산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서초구는 공모 사업 추진을 위한 국·시비 총 4867만 원을 연말까지 지원받는다.
서초치매안심하우스는 치매환자의 안전과 인지기능 향상을 고려한 70여 가지 주거환경 디자인을 적용한 모델하우스로, 2017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현재 내곡동 서초구치매안심센터 내 자리 잡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공모사업에서 치매 돌봄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치매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인식 개선 및 치매마을 개선 분야에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한 우수 지자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초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활동 시간이 많은 치매 가족들을 위해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을 돕는 서초치매안심하우스 모델을 치매 환자를 둔 가정에 접목한 점을 인정받았다.
서초구는 이번 공모에서 65세 이상 어르신이 가장 많은 양재1동을 안심마을로 선정, 치매안심하우스 모델을 활용한 가정을 연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구에서는 치매중증도가 높은 치매환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안심하우스 모델이 적용된 물품을 보급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물품은 △앉은 자세에서 일어날 때 손으로 잡아 균형 유지를 돕는 ‘이동형 기립보조 바닥안전손잡이’ △치매환자들이 외출 시 알람이 울리는 ‘매트형 배회감지기’ △변기와 대비되는 색상의 ‘변기커버’ 등이다.
그밖에 구에서는 치매 친화적 공도체 실현을 위해 양재1동 안심마을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의료기관들과 협력해 치매 조기 발견을 비롯해 어르신 우울척도 검사 등 치매환자들을 예방 관리하는 ‘치매안심 주치의’ △문화·여가활동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는 ‘기억키움학교’ △치매인식 개선을 위한 주민위원회 및 동아리 구성 등을 통합 지원한다.
아울러 서초구는 전국 최초로 만 60세 이상 구민들을 대상으로 간이뇌파검사를 접목한 인지선별검사를 서초치매안심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다. 뇌파 파형과 뇌 부위별 활성화 정도, 스트레스·우울·불안 지수 등을 무료로 측정해준다. 뇌 건강 약화 징후가 관찰되는 대상자에게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 제공, 전문의 상담 연계 등 치매예방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초구는 이번 공모사업이 치매환자와 가족들에게 가정 내 안전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치매 중증화를 예방하고, 지역 사회 네트워크를 통해 치매안심마을 공동체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앞으로도 치매환자와 가족이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치매안심도시 서초’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동대문구에는 치매 환자 실종에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 울타리’가 쳐졌다. 관내 택시회사에 ‘치매파트너’를 양성하고 경찰서와 협조를 통해 치매환자 실종에 대응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면서다. 실종환자 발생시 실시간으로 ‘실종알리미’ 카카오톡 채널에서 알림톡을 발송하고, 실종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인근에서 활동 중인 기사 중심으로 배회 어르신을 찾는 데에 동참한다. 실종 어르신을 발견하면 ‘안심귀가’ 송영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건복지부는 동대문구를 비롯한 ‘치매안심마을’ 우수 사례 공모를 실시해, 선정된 시군구에 예산 및 홍보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는 올해 집중적으로 추진할 치매 정책 중 하나로, 복지부는 지역사회 치매 관리 허브기관으로 치매안심센터를 고도화하고, 돌봄‧의료서비스를 다양화할 예정이다. 치매 환자가 지역사회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치매안심마을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치매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돌봄 부담 경감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특성을 따라 읍면동 단위로 조성하는 마을이다. 2017년부터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2019년 전국에 확대돼 현재 641개 마을(2021년 기준)이 운영 중이다.
이번 공모에서는 서울 동대문구를 포함해 총 28개 시군구를 치매안심마을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 우수 사례로 선정된 경기 광명시에서는 배회증상을 보여 실종이 우려되는 치매 환자에게 ‘스마트태크’를 보급해 실종을 예방한다. 남원시에서는 ‘25시 치매 돌봄 구축’으로 치매 환자 가정 내 스마트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실종자 발생 시 신속한 위치 확인 및 추적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인지 프로그램 운영 면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된 지역도 있다. 목포시는 ‘다시, 청춘 GO!’를 통해 입학식부터 졸업식까지 학교생활을 재연한다. 이로서 치매 환자의 교류를 지원하고, 인지기능과 신체기능, 사회성 강화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치매안심마을에서는 치매 환자 돌봄으로 지친 보호자와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안양시는 ‘우리 동네 마음충전소’를 운영해 가족 돌봄 및 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다. 속초시는 ‘休 + culture 보호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 환자 보호자들에게 시립박물관, 자생식물원, 족욕 공원을 즐기는 1일 체험 프로그램을 선사한다.
김혜영 치매정책과장은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치매 환자도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치매 환자 및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치매안심센터의 기능을 치매 관리 허브기관으로 강화하고 치매안심마을의 확산을 통해 치매 환자 및 가족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간암 중 가장 흔한 ‘간세포암’ 환자가 5년 새 약 9% 늘어났다. 환자는 남녀 모두 60대가 가장 많았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최근 5년(2017년∼2021년) 간세포암 현황 자료를 보면, 이 질병의 진료 인원은 2017년 5만 9천40명에서 지난해 6만 4천525명으로 9.3%(5천485명) 늘었다. 연평균 2.2% 증가한 셈이다.
간세포암은 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세포에서 기원하는 악성 종양으로, 간암이라고 하면 대부분 간세포암을 말한다.
지난해 간암 전체 진료자는 8만 853명이었고, 이 가운데 간세포암 환자가 6만 4525명으로 79.8%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간세포암 진료 6만 4525명 가운데 남성이 4만 9677명으로 77%를 차지했다. 여성은 1만 4848명으로 23%였다. 연령대로는 60대가 36.7%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70대 26.3%, 50대가 19.9%로 뒤를 이었다.
간세포암 환자의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2017년 4671억 원에서 2021년 5532억 원으로 19.7% 증가했다. 1인당 진료비는 2017년 791만 1000원에서 2021년 857만 4000원으로 8.4% 증가했다.
권정현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예전에는 간암으로 가기 전에 간경변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다. 이제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도 많이 나왔는데 간암 환자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면서 “환자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다 보니까 간암이 생길 요인도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40대 이상 고위험군에게는 6개월마다 간암 초음파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간암은 간 수치도 정상이고, 아프지도 않은데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6개월마다 검진을 해야 한다”면서 “한 번 하고 말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세포암은 B형과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 간경변증(간경화), 알코올성 간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권 교수는 “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B형·C형 간염 보균자인 경우에는 꼭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월 권정현 교수는 C형 간염의 위험성에 관해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C형간염이 무서운 이유로 A·B형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으며, C형간염은 간 수치가 상승하더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C형간염 환자 10명 중 8명은 증상이 거의 없다는 통계도 있다. 권 교수는 “40~50세 이상에서는 한 번 정도 C형간염을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새 정부가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정비사업과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약속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선 성공으로 서울시 역시 도시정비 규제 완화에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떠오르는 입주권의 양도세 절세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재개발·재건축 공사 중인 주택의 입주권에 대한 양도세를 계산할 때는 ‘관리처분계획 인가일’을 알아둬야 한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란 시행사가 분양 신청 기간이 끝나면 기존 건물을 철거하기 전에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시장이나 군수의 인가를 받는 일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전에는 기존 주택으로, 이후는 주택이 아닌 조합원의 입주권으로 인정한다. 공사가 끝난 후 새로운 아파트가 완공되면 입주권은 주택이 된다.
따라서 재개발·재건축 주택을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전에 판다면 그냥 주택을 파는 것이므로 양도세는 일반 규정에 따른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이후에 판다면 입주권을 파는 것이므로 입주권에 대한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입주권 양도에 대한 규정
‘조합원 입주권’은 재개발 또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종전 부동산의 소유자가 신축 주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당초 주택이었던 게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로 바뀐 것.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재건축사업 또는 재개발사업,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소규모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 정비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취득한 것에 한정한다. 이때 양도일 현재 입주권 1세대가 입주권을 판다면 비과세를 받을 수 있을까?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현재 2년 이상 보유(2017년 8월 3일 조정대상지역 내 취득 시 2년 거주 포함)로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췄다면, 입주권인 상태에서 팔더라도 1주택 1과세를 받을 수 있다. 단, 양도가액이 12억 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과세된다.
입주권 외에도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그 주택을 취득한 날부터 3년 이내에 입주권을 팔아야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가 적용된다. 이때에도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현재 입주권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춰야 하는 건 동일하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에 있는 입주권을 팔아도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고 기본세율로 과세된다. 다만 이는 주택과 입주권 모두 2년 이상 보유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입주권 양도세 계산법
입주권 양도세는 기존 주택의 양도소득과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부분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전자는 취득일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해주지만, 후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해주지 않는다.
또한 입주권을 팔면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지만, 아파트를 팔면 입주권을 포함해 1세대 2주택자로 중과된다. 입주권은 주택 수에 포함되므로, 2주택자에 해당돼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재건축사업 또는 재개발사업,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시행 기간 중 거주를 위해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또는 주택을 보유한 지 1년이 지나 입주권을 취득한 경우로서 입주권을 취득한 날로부터 3년 이내 주택을 파는 등 일시적인 경우에는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원조합원(권리처분계획 인가일 이전에 입주권을 취득한 사람)으로부터 입주권을 얻은 경우는 어떨까. 위처럼 권리처분계획 인가일 후에 입주권을 취득한 사람을 승계조합원이라고 하는데, 이때는 양도일 현재 입주권 1개만 갖고 있더라도 1세대 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없다.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양도세가 과세되며, 입주권을 단기간 보유하다 팔면 최대 70%의 중과세율이 적용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TIP] 재건축 동안 산 거주용 주택, 비과세 될까?
공사 기간이 최소 3년은 될 것 같아 대체주택을 한 채 사서 거주하려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나중에 이 집을 팔면 2주택자로 양도세가 중과될까?
세법에서는 1주택자가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 또는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시행 기간 동안 거주하기 위해 다른 주택(대체주택)을 취득한 경우, 대체주택을 팔 때 1세대 1주택으로 보아 양도세 비과세를 해준다. 대체주택은 보유 및 거주 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데, 대신 다음의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1 재개발사업, 재건축사업 또는 소규모재건축사업의 사업시 행인가일 이후 대체주택을 취득해 1년 이상 거주할 것
2 재개발·재건축 주택이 완공된 후 2년 이내에 그 주택으로 세대 전원이 이사(취학, 근무상의 형편, 질병의 요양 등 부득이한 사유 시 제외)하여 1년 이상 계속 거주할 것
3 재개발·재건축 주택이 완공되기 전, 또는 완공된 후 2년 이내에 대체주택을 양도할 것
내년 1월부터 버스운송사업자는 노선버스(시내버스·농어촌버스·마을버스)를 대·폐차하는 경우 반드시 저상버스로 도입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노선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기 위한 세부내용을 담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19일부터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교통약자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자, 어린이 등 생활을 영위하면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자를 의미한다. 2017년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통약자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8.9%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편이다.
이에 교통약자를 위해 도입된 저상버스는 출입구에 계단이 없고, 차체 바닥이 낮으며, 경사판이 장착된 버스를 말한다. 기존 버스는 높은 턱과 계단 등으로 인해 유모차나 휠체어가 탑승하는 데 제약이 따랐다.
정부는 2004년부터 버스 운송사업자가 저상버스 도입을 선택하는 경우 구입비용을 지원해 왔지만, 저상버스 증가실적은 저조했다. 정부의 제3차 증진계획에 따른 2021년 목표가 42%이지만 현재 30.6%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기존의 임의 방식으로는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운송사업자가 노선버스를 대·폐차하는 경우 저상버스를 의무 도입하기로 했다.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대상과 예외 승인 시 적용할 기준 및 절차를 구체화했다.
우선 내년 1월 19일부터 노선버스 대·폐차 시 반드시 저상버스로 도입해야 하는 버스 유형은 시내·농어촌버스 및 마을버스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노선버스 운송사업 운행형태 중 시외버스(고속·직행·일반형)를 제외한 모든 유형이 도입 대상이 된다.
시외버스는 저상버스로 추진시 휠체어 공간과 함께 화물 공간도 저상 공간에 포함되어 여객운송 경제성 저하 등으로 인해 '휠체어 탑승설비(리프트) 설치한 버스'로 추진한다.
다만 광역급행형 등 좌석버스의 경우 현재 좌석형 저상버스 차량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의무화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저상버스 도입 예외 인정 기준도 담겼다. 도로 구조·시설의 한계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저상버스 도입·운행이 곤란한 경우 버스 운송사업자는 노선별로 교통행정기관(지자체)에 저상버스 도입 예외 승인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예외 승인 검토의 투명성 및 객관성 확보를 위해 교통행정기관이 저상버스 도입 예외 승인을 하는 경우 장애인·고령자 등 교통약자 단체 및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의무화했다.
아울러 매년 1월 말까지 교통행정기관이 저상버스 도입 예외 승인 노선, 예외 결정 사유 및 개선계획을 소관 교통행정기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국토부에 제출하도록 제도화했다.
국토부 윤진환 종합교통정책관은 “저상버스 의무 도입 시행에 따라 보행 장애인은 물론 고령자, 영유아 동반가족 등까지 국민 전반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가 크게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입법 예고(8월 29일까지) 이후 관계부처 협의, 규제·법제처 심사 등을 거친 후에 12월 중 공포될 예정이다.
40세 이상 혼자 사는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가 가족과 같이 사는 다인가구 중장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돈보다도 외로움이 가장 큰 문제였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게재된 홍성표 가톨릭대 조교수와 임한려 서울대 연구교수가 연구·조사한 ‘중고령자 1인가구 삶의 만족도 변화 및 영향요인 분석’에 이 같은 결과가 담겼다.
연구진은 만 40세 이상 중장년 중 1인가구 표본 1378명과 2인 이상 다인가구 표본 6382명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삶의 만족도 변화를 살펴봤다. 영향 요인은 성별, 소득, 중장년(40~64세) 여부, 교육수준, 자기존중감, 자원봉사 참여 등이 있다. 이 요인들은 1인가구, 다인가구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르면, 중장년 1인가구의 삶의 만족도 지수는 2017년 3.42→2018년 3.44→2019년 3.43→2020년 3.36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다인가구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도 3.61→3.60→3.60→3.56으로 하락했지만, 1인가구보단 높게 나타났다.
성별에선 여성 1인가구 비율(79.1%)이 남성(20.9%)보다 훨씬 높았지만, 삶의 만족도 수준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인가구도 남성이 여성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낮았다.
평균 소득은 중장년 1인가구는 1368만 원, 다인가구는 5235만 원이었다. 이번 조사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소득은 중장년 1인가구의 초기 삶의 만족도는 높여줬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삶의 만족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장년의 노후준비는 신체적 노후준비, 경제적 노후준비, 사회적 노후준비로 구분할 수 있다. 삶의 만족도와 결과를 도출한 결과 상대적으로 신체와 사회적 노후준비에 비해 경제적 노후준비의 영향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자아존중감은 1인가구, 다인가구 중장년 모두의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울은 1인가구와 다인가구 중장년층 모두에게 초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경제 상황 등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참여, 건강, 심리적 자원 등의 영향도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중장년이 노년층(65세 이상)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낮았다. 특히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중장년 여부가 초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쳤다. 자원봉사, 근로활동은 중장년 다인가구에는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1인가구는 특별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배우자와 사별, 사회적 활동 감소, 건강 악화, 노인빈곤율 증가 등 상황에 놓이는 중장년층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장년 1인가구의 경우 근로활동, 자원봉사 참여보다는 자아존중감이나 심리적 회복을 위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공동체주택 터무늬있는집의 대표인 김수동 작가는 본지에 “혼자 사는 사람 중에도 사회관계망이 잘 형성되어 있고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도 많다. 연구 결과는 사회관계망이 취약하고 고립되어 있는 1인가구의 문제를 시사한다고 보는데, 고립으로 이어지게 하는 주거 환경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인가구라고 하더라도 마을이나 지역사회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살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한다. 그런 사례도 많이 늘고 있다. 그리고 가족의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인이 아니어도 내가 원하는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맺었을 때 가족으로 인정해주는 가족 다양성이 실현되어야 한다”라면서 “즉, 주거 다양성, 가족 다양성, 지역사회 복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자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