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가게] 대전편③ 36년 전통 ‘영동식당’

기사입력 2019-10-29 10:17 기사수정 2019-10-29 10:17


36년 전통 ‘영동식당’

▲영동식당 외부 전경(좌). 2대 주인장 김대흠 씨(우)(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영동식당 외부 전경(좌). 2대 주인장 김대흠 씨(우)(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서대전네거리역 인근, ‘맛동네길’이라 불리는 계백로와 계룡로 사이 전문음식특화거리에는 오랜 전통과 맛을 자랑하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닭볶음탕을 비롯한 염소전골, 토끼탕 등 몸보신 메뉴로 사랑받는 ‘영동식당’은 대전광역시 인증 ‘모범음식점’, ‘3대·30년 전통업소’ 등의 타이틀로 믿음을 더하는 곳이다. 맛집들이 늘어선 큰길가가 아닌 좁은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은 가게에는 뜨내기손님보다는 오랜 단골이 주를 이룬다. 정겹고 한적해 보이지만 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이들로 종종 줄을 서기도 한단다. 어머니 정원자(77) 여사에 이어 영동식당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김대흠(56) 씨는 오래 기다리는 손님들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때문에 맛집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와도 고사하곤 한다는 그다.

“방송을 타고 나면 갑자기 사람들이 확 몰려와 단골손님들이 불편해지는 상황이 벌어져요. 닭볶음탕 국물 반주 삼아 드시는 분이 많은데, 그분들도 여유롭게 즐기지 못하고, 밖에 있는 손님들도 오래 기다려야 하니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애써 방송으로 사람을 끌어모으기보다는, 맛있게 드신 분들이 입소문 내주시면 그게 가장 고맙고 기분 좋은 것 같아요.”

▲영동식당 닭볶음탕 한상 차림(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영동식당 닭볶음탕 한상 차림(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단골 중에는 매번 다른 사람을 데려와 닭볶음탕을 맛보이는 이도 있단다. 누군가에게 식당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는 건 늘 그 맛과 서비스가 실망스럽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주인장 역시 변함없는 맛과 친절한 응대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그것이 가게의 장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프랜차이즈의 경우엔 어디든 일정한 맛과 서비스를 기대하고 가는데, 대개 그런 기본을 지키지 않는 곳들은 금방 문을 닫게 돼 있죠. 우리처럼 작은 가게라고 다르지 않아요. 옛 맛을 잘 지켜내고, 언제나 친절하게 손님을 맞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오래되고 유명한 가게라도 자칫 기본을 잊고 방심하면 안 돼요. 손님 마음이 돌아서는 건 한순간이니까요.”

▲몇 해 전 낙후된 건물 보수 차 리모델링을 했지만, 여전히 곳곳에선 오랜 추억이 묻어난다. 가게로 들어서자마자 왼편의 오픈 주방이 눈에 띈다. 깔끔한 성격의 주인장 덕분에 주방은 물론 홀 역시 흠잡을 곳 없이 깨끗하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몇 해 전 낙후된 건물 보수 차 리모델링을 했지만, 여전히 곳곳에선 오랜 추억이 묻어난다. 가게로 들어서자마자 왼편의 오픈 주방이 눈에 띈다. 깔끔한 성격의 주인장 덕분에 주방은 물론 홀 역시 흠잡을 곳 없이 깨끗하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영동식당의 닭볶음탕은 푸짐한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인데, 제철 나물이나 김치 등 다양한 반찬도 인심 좋게 내놓는다. 몇 해 전 닭볶음탕의 주재료인 감자 값이 폭등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가격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그땐 정말 빚 안 진 것만도 다행이지, 거의 남는 게 없이 장사했어요. 그런데 재룟값이 싸졌다고 가격을 내리지는 않잖아요. 그럼 비쌀 때도 가격을 올리지 말아야죠. 어떤 집은 대신 양을 줄이거나 재료를 덜 넣어주는데, 그러면 맛이 변하니 절대 안 되고요. 그렇게 오르락내리락해도 지금껏 버텨온 뚝심으로 변함없는 맛을 지킬 겁니다.”


대전1호선 서대전네거리역 4번 출구 도보 4분

주소 대전시 중구 계룡로874번길 27-9

영업시간 11:00~22:00

대표메뉴 닭볶음탕, 염소전골, 토끼탕


※본 기획 취재는 (사)한국잡지협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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