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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주 KBS 아나운서, 하루를 여는 <행복한 시니어>로 일상의 행복을 나누다
- 흔히 나이가 들면 새벽잠이 없어진다고 한다. 멀뚱멀뚱 자리에서 일어나 서성이기도 하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려보지만 세상은 아직 단잠에 코골이 중이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일찍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다정한 목소리가 있다. “안녕하세요. 박영주입니다.” KBS 1라디오 의 박영주(朴英珠·57) KBS 아나운서가 그 주인공이다. 매일 아침 97.3MHz의 라디오 주파수를 타고 들려오는 그녀의 모닝콜은 전국 방방곡곡 시니어 애청자들에게 비타민주스처럼 신선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새벽 4시, 평범한 사람이라면 침대에 누워 여전히 어제의 꼬리를 붙잡고 있을 법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토록 이른 시각에도 활기찬 하루의 포문을 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의 애청자들이다. 상냥하고 은은한 박영주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덩그러니 놓인 새벽의 허전함을 사뿐히 채운다. 이미 애청자들과 끈끈한 교감을 이루고 있지만, 방송을 놓치고 있을 이들을 위해 박 아나운서에게 직접 소개를 부탁했다. “새벽 4시부터 4시 40분까지, 시니어를 위한 종합 매거진 프로그램입니다. 새벽잠은 없고 그 외로움과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듣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라는 이름으로 방송했어요. 청취자 층을 50대까지 확장하려는데, 그들을 실버라 부르긴 어울리지 않아 ‘시니어’를 사용하면서 가 됐죠. 이름이 바뀌고 얼마 뒤에 제가 진행을 맡아 3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건강, 추억의 음악, 영화 그리고 한시까지 새벽 프로그램인지라 다소 밋밋하게 흘러가리라 예상했다가 코너 편성표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9988 치매완전정복’, ‘행복밥상’, ‘낭독으로 읽는 고전소설’, ‘유성기로 듣는 우리 음악’, ‘그 시절 그 노래’, ‘추억의 영화’, ‘꿈꾸는 책방’ 등 건강을 비롯한 문화 전반에 대한 14가지의 콘텐츠가 한 주를 가득 채운다. 그녀가 소개한 ‘종합 매거진 프로그램’이라는 문구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매일 리포트와 더불어 두 가지의 주제를 40분 동안 꾹꾹 눌러 담아 들려주니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다. 거기에 친근한 박영주 아나운서의 목소리까지, 그야말로 빈틈이 없다. 그중 청취자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코너는 무엇일까? “치매에 관한 정보 제공과 상담까지 해드리는 ‘9988 치매완전정복’이 반응이 좋아요. 또 ‘한시 산책’을 선호하는 분들도 많고요. 요즘 젊은이들은 한자를 잘 모르지만, 시니어 세대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한자를 다 배웠잖아요. 다들 그런 향수가 있는데, 일반 방송에서는 잘 안 다루죠. 그런 주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각양각색 코너를 마련하는 데 제작진을 비롯한 진행자의 노고도 상당할 터. 여느 교양 프로그램 못지않은 탄탄한 구성은 시니어 청취자를 향한 그들의 깊은 고민에서 비롯됐다.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제작진과 함께 논의해요. 우리 작가는 20여 년 문화 쪽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는데, 나와 또래도 비슷하고 취향도 잘 맞아요. 그래서 문화에 관해서는 속속들이 다 다룬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책, 음악, 영화, 시, 소설 등 미술이 빠지긴 했는데, 아무래도 라디오라서 미술이 지닌 시각적 요소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평소 일주일에 두 번은 영화를 보고, 한 달에 두세 번, 많게는 대여섯 번 음악회, 발레, 오페라 등을 즐긴다는 박 아나운서다. 그녀의 폭넓은 문화적 소양과 더불어 어린 시절 추억은 다채로운 코너 구성에 힘을 실었다. “중학교 3학년 때 학급 배정을 받아 교실에 가보니 담임선생님께서 커다란 전지에 윤동주의 ‘서시’를 써서 붙여놓으셨어요. 매일 조회, 종례시간이면 ‘차렷, 경례’를 하고 그 시를 다 함께 낭송하곤 했죠. 한 달 동안 매일 하나의 시를 외우다시피 읊다가, 다음 달이 되면 또 다른 시를 그렇게 써놓으셨어요. 그 순간이 굉장히 좋았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이죠. 그렇게 어떤 식으로든 우리 사회에 시가 넘쳐나면 보다 더 좋은,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 코너를 넣게 됐어요. 그건 제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코너라 남다른 애착이 있죠.” 사연 속 사연이 담긴 ‘부모님 전 상서’ 요일별 달라지는 코너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토요일 방송분인 ‘부모님 전 상서’다. 청취자가 부모님께 띄우는 편지를 성우가 낭송하는 시간인데, 매주 애잔하고 감동 어린 이야기로 많은 이의 가슴을 적신다. “부러웠던 사연이 있어요. 주인공이 어린 시절 동네에 전염병이 퍼졌는데 아무도 그 시신을 거두지 않아 아버지께서 홀로 수습하시다가 결국 전염병에 걸려 돌아가셨대요. 비록 아버지를 여의었지만 자녀들의 우애가 대단했죠. ‘의좋은 삼 형제’라고 불렀는데, 큰형이 나무를 하면 꼭 두 동생의 집에 몇 단씩 놓고 가고, 작은 형이 시장에서 뭘 사면 그것을 셋으로 나눠 형과 아우의 집에 주고…. 결혼해서도 윗집 아랫집 다 같이 살았죠. 그러고도 아쉬워서 나란히 묻힐 곳을 마련하고 묘비명도 미리 써두었다는 거예요. ‘우리 삼 형제는 한평생 함께 살면서 우애를 나눴는데 그 정을 두고 가기 아쉬워, 밤하늘의 별을 보고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이야기를 나누고자 여기 나란히 묻힌다. 후세들도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를 기억하며 잘 지내라.’ 그런 이야기를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들으신다면 얼마나 뿌듯하실까요. 참 부러운 마음으로 사연을 소개했어요.” 이 코너는 편지의 내용에서 오는 감동뿐만 아니라, 편지 그 자체에서도 특별한 정을 느낄 수 있다.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휴대폰 문자로도 라디오 사연을 받는 요즘, 의 청취자들은 젊은 시절 라디오 사연을 보냈던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정성 어린 손편지를 보내온다. 한평생 일하던 회사에서 쓰던 누런 갱지, 신문지 사이에 들어 있는 광고지 뒷면, 아들의 회사 로고가 찍힌 기안용지 등 빳빳하고 깨끗한 종이가 아닌 저마다의 알뜰함이 묻어나는 편지지가 인상적이다. 또 한글을 잘 몰라 구술을 해서 아들이 대신 적어 보낸 편지부터, 할아버지가 늘 하는 이야기를 타이핑해서 사연으로 보낸 손주, 손에 힘이 풀려 삐뚤빼뚤 쓰인 필체 등 그들이 보낸 사연에는 또 다른 사연이 담겨 있다. 청취자를 위하여, 그리고 청취자로부터 온기 어린 사연들만 보아도 어딘가 모르게 시니어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듯, 청취자의 특징이 드러나는 몇 가지 귀여운(?) 오해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청취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개선하고자 노력한다는 박 아나운서다. “우리 방송 이름이 ‘행복한 시니어’인데, 어떤 청취자께서 사연을 보내면서 ‘행복한 신녀’라고 써서 보내셨더라고요. 아마 ‘선녀’처럼, ‘신나는 여(女)’ 이런 식으로 의미를 생각하신 모양이에요. 우리는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모를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려 해요. 또 제 이름을 ‘백영주’라고도 하고, ‘박영희’라고도 하고, 청력이 약해지셔서 그런 건데 더 또박또박 말씀드리려고 신경 쓰고 있죠. 가끔 리포터가 현장에 나가 청취자를 만나면 (코너가 많다 보니) ‘박영주 아나운서가 참 똑똑하다, 어떻게 그 많은 것을 아느냐’고 칭찬하신대요(웃음). 그러면 작가가 따로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해드리곤 하죠.” 그 외에 대표적으로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새벽 4시 생방송 진행으로 안다는 것이다. 대체로 라디오는 생방송이지만, 새벽 시간대 방송의 경우 사전 녹화로 만들어진다. 박 아나운서가 실제 방송을 녹음하는 시각은 오전 9시 출근시간 이후다. 그러고 보니 그녀도 벌써 33년째 KBS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몇 년 후면 은퇴를 맞이하게 될 박 아나운서에게 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1985년에 입사해서 초창기에는 TV 프로그램을 많이 했죠. 15~20년쯤 지나면 TV 프로그램은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시니어 아나운서들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주력하게 돼요. 이제 퇴직이 4년이 채 안 남았는데, 선배들도 그랬고 아마 이 프로그램을 하다가 떠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젊어서 한참 아이 키우고 할 때는 정말 앞만 보고 달려왔거든요. ‘음미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말이 있죠. 이제는 상당 부분이 온전히 나의 시간이거든요. 일상의 성찰도 있지만, 지난날을 되새겨보는 시간이 참 많아요. 아주 느린 호흡으로 참되게 나를 위해 집중해서 살 수 있는 시간을 복되게 가꿔나가 보려고요.” 현재도 시간을 내서 사단법인 ‘공감인’에서 진행하는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의 집단 치유 프로그램 치유활동가로 활약하는 그녀는 은퇴 이후에도 이를 유지하며 시각장애인 녹음 봉사자 교육 등에도 힘쓰고 싶다고 했다. 또 한 가지, 곁에 계시는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릴 계획이다. 이러한 다짐에는 ‘부모님 전 상서’ 코너가 교훈이 됐다. “부모님은 늘 거기 계시고, 당연히 뒷바라지해주는 분들로 여겨왔는데, 이 코너를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여러 사연 속 공통 메시지는 ‘살아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뵀더라면, 식사 한 끼 함께할 수 있으면 여한이 없겠다’는 거예요. 저는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그걸 할 수 있는 처지거든요. 원래는 냉랭한 딸이었는데, 가능하면 더 자주 찾아뵙고, 더 살갑게 하려고 노력하죠.” 행복한 시니어, Just Do it! 는 청취자들의 노후뿐만 아니라 다가올 박 아나운서의 노후까지 행복으로 이끌어가는 듯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행복한 시니어’는 어떤 모습일까? “글쎄요, 사람들은 행복을 어떤 특별한 상태라고 생각해요. 여행할 때, 친구와 대화할 때, 좋아하는 활동을 할 때 행복을 느끼죠. 그런데 진짜 그럴까요? 춤출 때 행복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가 춤을 출 때는 단지 춤추고 있고, 춤에 몰입해 있을 뿐이에요. 그럼 정확하게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춤을 추고 나서 아닐까요? 그건 이미 춤을 추는 행복에서 벗어난 상태죠. 궤변 같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행복은 어떤 ‘상태’가 아니라 ‘과정’이라고요. 삶은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이고, 아마 삶이 끝나는 순간에는 ‘아! 그래도 행복했구나’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러니 지금 ‘살아 있다면’ 행복한 시니어가 아닐까 해요.” 끝으로, 의 청취자와 독자를 위한 응원의 한마디를 부탁했다. 영화 마니아답게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한 영화 의 대사를 언급했다. “영화에 이런 내용이 나와요. ‘네가 신에게 이 난국을 헤쳐갈 용기를 달라,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랑을 달라고 기도했을 때, 신이 과연 어떤 형태로 용기와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용기? 사랑? 그게 뭔데? 네가 행동을 하면 거기에 용기가 얹어진다. 또 네가 작은 호의를 베풀었을 때 거기에 사랑이 얹어지는 거다. 신이 주는 것이 아니라, 네가 무언가를 했을 때 생겨나는 것이 용기이고 사랑이다.’ 나이 들면 뭔가를 하려다가도 못할 이유와 핑계를 찾거든요. 그럴 땐 그냥 무엇이든 일단 해보셨으면 해요. 무언가를 했을 때 거기 길이 있고 답이 얹어질 거예요. 자신을 믿고 저질러보세요. 저스트 두 잇(Just do it)!” >박영주 아나운서 KBS 11기 아나운서로 입사이후, KBS 제3라디오 , , KBS 1TV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만났다. 현재는 를 진행하며 KBS 편성본부 KBS한국어팀 팀장을 맡고 있다.
- 2017-08-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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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편에 서서 바라보다
- 나는 굽이굽이 숲 속 사이에 자리 잡은 공장 사택에서 태어났다. 붉은 화로가 이어진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짙푸른 나무 숲, 맑은 물, 흐르는 산골 출신이라 생각할 테지만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 도시로 이사한 이후에도 이모가 살고 계신 그곳으로 방학 때가 되면 찾아갔다. 내 고향 공장 근처 저수지에서 죽어 있는 물고기들을 발견했고 다시는 그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푸른색 자연이 전부가 아니었다. 눈앞에서 사라지는 자연을 목격하다 태생적으로 자연에 관한 궁금증이 많았던 나는 20대 초반 환경단체의 일원이 됐고 잠시나마 단체의 간사로 활동했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 말고도 환경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고, 보지 않으면 모를 사회문제를 하나씩 알게 되면서 마음 한쪽이 무거워졌다. 중·고등생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새만금간척사업의 당위성은 정당하지 않았다. 뉴스도 믿을 게 못 됐다. 누군가 사실을 왜곡하고 포장해서 하면 안 되는 일을 자연에게 해 왔다. 자연이 사라진 첨단 미래 도시가 멋질 것이라 상상하고 꿈꿨던 어린 시절이 부끄러웠다. 환경단체 회원과 간사로 마주했던 과거의 환경 관련 사업을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치열했던 순간인 2003년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과 지율스님의 기나긴 단식으로 기억되는 천성산 도롱뇽 소송, ‘녹조라떼’ 논란 4대강 사업 반대운동 등이 있었다. ‘환경을 보호하자’, ‘자연을 살려내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들 사업을 막아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새만금에 살던 백합조개는 물길이 막혀 죽었고, 철새들은 내려서 쉬고 먹을 공간을 잃었다. 도롱뇽이 살던 곳에는 큰길이 뚫렸고, 4대강 사업은 새 정부가 전면 재조사 방침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자연은 이미 훼손됐다. 자연은 끝 모르는 발전 욕구, 빠른 성장이 필요하다는 조급함이 각인된 이들에게 아주 쉽게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상대였다. 순간적으로 몇몇 소수는 이득을 봤다. 국민들은 개발 주체들이 내놓은 청사진에 환호하다 사업이 미진하다 싶으면 이에 화내기는커녕 잊기 바빴다. 현재까지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혹여 어떤 이는 내 일이 아니니 괜찮다고 할 것이다. 과연 남의 일일까? 국책사업에 들어간 돈은 우리 모두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매일 중요 뉴스로 보도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관련한 갑론을박, 끝난 줄 알았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재점화, 밀양 송전탑 문제 등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이 이 나라 주인 우리의 일이다. 옥자, 미자 그리고 나 영화 는 마치 고향 산천과 공장, 나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 인간의 허황된 탐욕 덩어리인 슈퍼 돼지 ‘옥자’를 스리슬쩍 무공해 자연에 옮겨놓은 모습이 산속 연기를 뿜던 공장과 어느 정도 닮아 있었다. 지금까지도 자연은 도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인공 자궁 역할을 강요당하고 있고 결국 남은 것은 폐허뿐이다. 정복하고 착취하는 것은 쉬울지 모르겠지만 후회해도 다시 예전으로 돌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살아서 숨 쉬는 모든 자연은 존엄하다. 사람 또한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눈 딱 감고 뺏고, 쉼 없이 사용하고, 버렸다. 자연은 점점 사라졌고 자취를 감출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멀어지고 사라져 버리는 자연을 제자리에 놔두고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고민이 모여 생겨난 것이 바로 환경단체다. 영화에서 옥자를 구하는 ‘ALF(동물해방전선)’처럼 적극적인 행동으로 환경 문제에 파고드는 것뿐만이 아니다. 환경과 관련해 시민 참여를 일깨우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행동들을 보급하고 알리는 역할도 환경단체의 중요한 임무다. 각 단체의 크고 작은 실천 운동은 정책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 도시 텃밭과 장터, 빈 그릇 운동, 환경 관련 실태 등을 조사하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주민들과 함께 생명을 지켜가는 녹색연합 녹색연합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반대의 중심에 서 있는 박그림 공동대표와 함께 백두대간과 서울 주요 등산로 실태조사를 실시해왔다. 걷기 열풍으로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수용 한계에 다다른 전국의 등산로는 깊게 패여 몸살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녹색연합이 조사해 알렸다. 산양보호운동 또한 녹색연합 활동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를 통해 경북 울진 지역 주민과 소통을 해오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을 정착시켰다. 예약탐방제로 운영되는 이곳은 방문 전 인터넷을 통해 예약해야 숲길을 이용할 수 있다(uljintrail.or.kr). 지역주민 해설사와 반드시 동반 탐방하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환경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좋은 사례다. 녹색연합의 홍보모금 담당 부서의 상상공작소 박효경 팀장은 ‘불편해도 괜찮은 여행법’이라는 가이드를 만들어 자연을 대하는 기본 예의를 정리해 주었다. ‘불편해도 괜찮은 여행법’ 1. 여행의 기본은 텀블러와 에코백. 2. 환경에 무해한 세제 사용. 비누, 치약, 자외선차단제 중 하나라도 친환경용품 준비. 3.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박시설과 음식 선택. 여행지의 문화를 깊게 체험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 4.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만나자. 렌터카 이용 시 소형차나 하이브리드차를 고르자. 5. 외출 시, 전등과 냉난방 꼭 끄기. 6. 희귀 동식물로 만든 기념품은 사지 않고, 보신 음식은 먹지 않는다. 야생동물이 있는 숲에서는 조용히 걷고,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잠시 머물다 온다. 여자라면 꼭! 알자!-여성환경연대 여성환경연대는 여성생태학적(에코페미니즘) 관점에서 모든 생명과 환경을 바라보는 곳이다. 지금 이곳에서 펼치고 있는 운동 중 여성 생활과 가장 밀접하고 친밀한 것이 월경문화캠페인 ‘나는달’과 ‘화장품 다이어트’다. 과거에 당연하게 여겨지던 생리대인 면 생리대가 ‘대안 생리대’로 불리면서 다시 세상에 돌아온 이유는 시중에 판매되는 일회용 생리대 속 성분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일회용 생리대에 포함된 성분을 표기하는 ‘전성분표시제’가 현재까지도 실시되지 않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를 쓰고 있는 일회용 생리대는 통풍이 되지 않아 피부가 짓무르거나 체온으로 인해 세균 번식이 쉽다. 13세에서 50세까지 약 37년 동안 여자는 약 1만1100개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이는 매년 여의도만 한 숲을 파괴해야 가능하단다. 여성환경연대는 최대한 면 생리대를 삶아 쓰는 것을 권하고 있으나 그게 어렵다면 적어로 향이 없는 제품을 고르기를 권한다. 향이 있는 제품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수치가 높다. 화장품 다이어트의 기본은 천연 제품을 사용하고 불필요한 기초화장 단계를 줄이고 적게 씻는 것이다. 기초화장은 천연비누로 세안 -> 토너 -> 로션/에센스/크림 (중 하나만) -> 자외선 차단제 4단계로 충분하다. 폼 클렌저, 클렌징 오일 등 클렌징 제품으로 화장을 지운 다음 이중 세안은 진한 색조화장이 아니라면 할 필요가 없다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화해’를 통해 화장품 전 성분 표시를 확인하고 화장품을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되도록 무향, 무색소 제품과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을 이용할 것과 영·유아에게 탈크가 함유된 파우더 사용하지 않기 등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을 안내하고 있다. 화장품 다이어트의 각질 제거 TIP! 베이킹소다 혹은 곡물가루 이용한다. 일주일에 1~2차례 소다(탄산수소나트륨 혹은 베이킹소다)나 쌀겨를 물에 적셔 얼굴에 바르고 부드럽게 마사지 한 후 미지근한 물로 헹군다. 당신 손 안의 스마트폰 오래오래 소중하게 다루세요.-그린피스 그린피스에서는 이제 실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스마트폰 등 IT 관련 분야에 관해 접근하고 있다. 애플사에서 2007년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내놓았을 당시 손 안의 혁신을 가져다 준 창조적 결과물에 감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사람은 쓰고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안 쓰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2G 핸드폰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했고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의 신모델이 출시돼도 프로그램이 안정적이지 않다며 초기 모델을 선호하기도 했다. 그런데 몇 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왔다. 이상한 것은 과거에는 가능했던 스마트폰의 기능이 현재는 사라지고 있다. 메모리 카드로 저장 공간을 확장을 못하고 배터리도 본체와 일체형이라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교체할 수 없다. 기계의 결함과 고장, 침수 등 고장이 났을 때도 수리를 맡기지 않고 새 상품을 갈아타버린다. 매년 출시되는 신모델에 발맞추다 보면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되는 스마트폰을 대세에 떠밀리듯 바꿔버린다. 제품 수명이 줄어들면 결국 이익을 보는 것은 제조업체사다. 무엇보다 충분한 시간을 사용하지 않고 기계를 자주 바꾸면 제품을 만들 때 사용된 자원, 에너지, 인력 등의 낭비가 가속된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를 채굴하기 위해 콩고의 가난한 광부들은 지도나 안전장비 하나 없이 깊은 땅속에서 질식과 매몰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년 2개월이며 18세에서 35세 사이 연령층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90%를 넘어섰다. 우선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품과 부속을 재사용하고 폐기된 기기에서 가능한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많이 재활용해야할 것이다. 이에 덧붙여 그린피스는 재생가능에너지로 제조하는 것 또한 자연을 위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 2017-08-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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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나물 주말농장 세운 신왕준씨 “자연으로 출근, 인생이 달라지는 길입니다”
- 그 선택은 누가 봐도 모험이었다. 준공무원급으로 평가받는 안정된 직장을 스스로 박차고 나와 산으로 들어갔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위험한 가장의 선택이었다. 그래도 그는 “조금 더 빨리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한다. 경상북도 청송에서 만난 신왕준(申旺俊·53)씨의 이야기다. 신왕준씨가 고향인 청송 ‘부곡마을’로 돌아온 것은 2015년 3월. 선산이 있는 고향이라고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상경한 후 청송은 그에게 명절 때 가끔 찾아오는 곳일 뿐이었다. 여생을 이곳에서 보낼 결심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연고가 없는 곳에 내려온 것과 다름없었죠. 이웃들의 얼굴을 익히는 것부터 자연에서 사는 법, 작물을 키워내는 방법 등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했습니다.” 느닷없는 귀촌을 결심하게 된 것은 그가 다니던 산림조합중앙회의 직원 대상 명예퇴직 신청이 계기가 됐다. 막연히 인생 후반을 어떻게 지내야 할까 고민하던 그에게 선산을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 모르겠다. 명색이 산림경영팀장이었으니까. “가족과 상의 없이 명퇴신청서를 제출했어요. 당시 아내는 펄쩍 뛰었지만, 지금은 제 선택을 존중해주고 있어요. 아내도 자신의 삶이 있고, 저도 여기에서 완전히 자리가 안 잡힌 상태라서 주말부부처럼 지내고 있지만 함께 살 시기를 앞당기려고 노력 중이에요.” 자연 속의 삶, 현장에서 배우고 익혀야 한다 ‘마을 주민’이 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웃들과의 친분을 쌓기 위해 그들을 찾아다녀야 했다. 서울에선 중년에 속했지만, 주민들의 평균 나이가 60대 후반인 마을에서 그는 젊디젊은 청년이자 막내였다. “동네에 가만히 있으면 하루에 한두 분 뵙기도 힘들어요. 아침에 눈뜨면 마을회관에 들러 일찍부터 나와 계신 할머니들에게 인사하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었어요. 그리고 밭일을 돕기도 하고. 그렇게 얼굴을 익혀나가자 동네 주민 자녀들이 제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부모님에게 연락이 안 되거나 급한 일이 생기면 절 찾기 시작한 거죠. 그렇게 이곳 구성원이 됐어요.” 서울에선 산림경영 분야의 전문가 대접을 받던 그였지만 산은 ‘초짜’를 알아봤다. 명예퇴직 후 1년간 다시 전문 분야 수업을 들으며 귀촌을 준비했지만, 결국 현장에서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했다. “이론과 현실은 많이 다르더군요. 새로 배우면서 많이 반성했습니다. 또 노력으로도 안 되는 것이 있었죠. 올 초 가뭄이 심했을 때는 정말 아찔했습니다.” 그래도 서두르지 않고 체계적으로 준비한 것은 조금씩 성과를 냈다. 그가 제안한 산림복합경영단지 조성사업은 산림소득 사업공모에 뽑혀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밭이 아닌 산속에 자리 잡은 최초의 상업용 산나물 주말농장 청송 뫼살이 농장을 시작했다. 5평짜리 텃밭 90개를 분양해 일반인들도 쉽게 곰취나 잔대, 미역취 같은 산나물을 심고 수확할 수 있도록 한 농장이다. 수확된 산나물은 대신 팔아주기도 한다. 자연에서는 농사도 사업도 천천히 흐른다 서울에서 살던 그가 자연으로 들어온 후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는 ‘스트레스 없는 삶’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제가 이 산의 대표이자 의사결정권자니까요. 계획한 대로 차근차근 실천해나가면 스트레스받을 일은 많지 않아요. 신선한 새벽 숲의 공기를 마시고, 강아지 두 마리를 데리고 산길을 산책하는 일은 정말 즐겁죠. 딱히 일이 없어도 정해진 시간에 숲으로 출근하는 것은 그 때문이에요.” 아직은 작은 농장에 불과하지만 이제 그의 꿈은 기지개를 펴고 있다. 먼 미래를 보고 계획을 세운 뒤 하나하나 진행 중이다. 산속에 전기를 들이는 일도 3년에 걸쳐 진행했다. 산농사는 초기 투자가 많고 수확을 하려면 2~3년 걸리기 때문이다. “7만4000평 규모의 산에서 활용하는 땅은 5000평이 안 돼요. 해야 할 일들이 많아요. 단순히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에게 자연과 숲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체험공간을 제공하고 싶어요. 요즘 주목받는 야외활동인 오리엔티어링(orienteering, 지도와 나침반만을 이용해 목적지를 찾아가는 야외 스포츠)이나 라디엔티어링(radienteering, 지도와 나침반 대신 라디오를 지참하고 정해진 주파수에서 방송되는 안내에 따라 정해진 지점으로 이동하는 게임) 같은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자연으로 오셔서 맘껏 즐겨주세요(웃음).”
- 2017-08-1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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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언니들, 섹시하게 날아오르다 -'낭랑 18세 치어리더팀'
- “하나, 둘, 셋, 넷….” “꽃손, 주먹손, 칼손, 재즈손.” 방배동의 한 무용 연습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음색의 목소리들이 구령에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까르르 숨넘어가는 웃음소리도 난다. 여학생들일까?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마주하고 나니 맞는 것 같다. 표정과 마음, 몸짓까지 생기 넘치는 치어리더팀. 우리는 그들을 낭랑 18세라 부른다! 평균 나이 74세, 색다른 세계에 발을 내딛다 치어리더. 스포츠 경기장에서 운동선수의 승리를 위해 응원하는 이들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야구장 또는 농구장에서 만날 수 있다. 멋진 포즈와 율동으로 선수뿐 아니라 경기를 보러 온 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경기장의 꽃’ 치어리더. 젊고 화려한 여성의 전유물처럼 보이는 이 무대에 평균 나이 74세 ‘낭랑 18세’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녀처럼 웃고 떠들다가도 치어리더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서면 영락없는 치어리더 아가씨로 변신한다. 본격적인 치어리딩 연습에 앞서 다리를 움직이고 팔을 하늘 위로 뻗고 허리를 제법 유연하게 돌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놀랍다. ‘나이 들어도 저렇게 섹시(?)할 수 있구나’란 생각마저 들 정도. 진짜 낭랑 18세의 모습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보지 않아도 느껴졌다고나 할까. 작년에는 기아 타이거즈 홈 경기장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시니어 치어리더팀이 세상 빛을 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 낭랑 18세 시니어는 전국에 50여 명이 있다. 그중 서울에 있는 20여 명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치매예방체조 배우다 치어리더가 되다 낭랑 18세는 (사)세계전통문화놀이협회(이하 협회·대표 조혜란)의 치매예방체조 프로그램 ‘낭랑스쿨’로 출발했다. 조혜란 대표는 8년 전, 처음 이 협회를 만들면서 시니어의 건강에 관한 관심이 많아졌다. “협회 초기부터 쭉 전통놀이를 바탕으로 한 치매예방체조를 했어요. 그런데 제가 협회 대표를 하면서 동시에 대한치어리딩협회 실버분과를 맡은 적이 있었어요. 시니어들도 치어리더 옷을 입고 뛰어보니 생각보다 잘하시더라고요.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믿었어요.” 낭랑 18세로 활동하는 시니어들 대부분 처음에는 ‘다리가 아프다, 팔이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고. 몸이 아파 오랫동안 심신이 약해진 시니어들에게 ‘스스로 설 수 있다’는 생각운동이 치어리딩을 하는 데 무엇보다 필요했다. “전통놀이로 치매 예방도 하고 무엇보다 일어서서 나도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이 필요했어요.” 치어리딩 연습을 하기 전 낭랑 18세들은 빙 둘러앉아 손뼉을 치고 손가락을 접으면서 큰 소리로 셈을 한다. 이 모든 활동이 치매예방운동이자 전통놀이를 통한 생각운동이라는 것. 무엇보다 이곳에서 치어리딩을 하는 시니어들 대부분은 예전과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할 만큼 체력이 좋아졌다. “보건소에 가서 체력 측정을 할 때마다 근력도 늘고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있어요.” 치어리딩 지도자로 제2인생을 열다 현재 낭랑 18세 회원 중 12명은 실버 지도자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이곳에서 치어리딩을 배운 시니어가 동년배를 가르칠 수 있도록 삶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지도자 실습을 두 차례 정도 다녀온 회원도 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인정받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시니어다. 낭랑 18세를 향한 각종 매체의 취재 경쟁(?) 또한 부쩍 늘었다. 치어리딩 연습에 방송에도 얼굴을 비춰야 하니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낭랑 18세는 오늘도 초록색 치맛바람 휘날리며 목청껏 응원의 함성을 외치고 있다. 낭랑 18세 파이팅! mini interview 내 인생 다하는 날까지 파이팅~ (김순덕·80) 치어리딩을 시작한건 1년 됐어요. 원래 다리가 많이 안 좋았어요. 처음 제가 여기 왔을 때 조혜란 대표님이 걷는 모습을 보더니 “뛸 수 있을까요?” 하면서 걱정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남에게 지지 않을 만큼 잘 뛰고 있어요(웃음). 제가 여기서 나이가 제일 많아 다들 왕언니라고 불러요. 규칙적인 운동을 하니까 다리가 정말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치어리딩을 하면 아무래도 즐겁죠. 병원에서는 제가 나이도 있으니까 평소에 살살 걷고 약으로 달래가면서 생활하라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수영이랑 걷기를 했어요. 그러다 우리 딸이 여기 팀장인데 한번 와보라고 해서 왔다가 완전 재미를 붙였습니다. 좋은 친구 만나 대화도 하고 도시락 서로 싸와서 뷔페식으로 나눠 먹으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앞으로도 치어리딩을 계속할 생각이에요. 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요. 치어리딩 새내기입니다! (임창애·67) 동네에 형님 한 분이 계신데 나를 보더니 운동하러 가자면서 난타를 배우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뭔 난타냐고 그랬어요. 쫓아와보라고 해서 ‘그래 한번 가보자’ 하고 왔지요. 안 그래도 운동은 하려고 했어요. 무릎이 아파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운동은 저같이 나이 든 사람보다는 젊은 사람에게만 맞춰진 것들이 많잖아요. 그건 또 따라 못할 것 같고. 와서 여러 형님들 하는 거 보니까 나도 조금만 하면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3월에 들어왔으니까 몇 번 안 했죠. 이번에 새로운 유니폼으로 바꾼다는데 기대가 돼요. ※ 라이프@이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소개하고 싶은 동창회, 동호회 등이 있다면 bravo@etoday.c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2017-04-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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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 다른 계절
- 시골의 봄은 담장 너머에서 오고, 도시의 봄은 처녀의 옷차림에서부터 느껴진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 이젠 바꿔야겠다. 도시의 봄을 알리는 중년의 패션 그리고 컬러. 요즘 속속 론칭되는 브랜드들을 보면 유난히 강조하는 단어가 있다. 뷰티는 물론이고, 패션, 주얼리 업계에도 ‘에이지리스(Ageless)’라는 단어가 브랜드 소개에 꼭 들어간다. 전통적으로 패션을 구분하던 ‘나이’라는 것을 없애고, 20대이든 60대이든 공히 즐길 수 있는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시니어들이 트렌디해졌다! 몇 해 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윤여정에게 패션의 비결을 묻자 그녀는 “김민희와 같은 옷을 사는 것”이라고 답했다. 에이지리스 브랜드들은 20대가 입어도 전혀 촌스럽거나 고리타분해 보이지 않고, 60대가 입어도 딸 옷을 입고 나온 것 같은 어색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을 원한다. 이 둘 사이의 교집합에는 ‘컬러’가 있다. 중년의 패션 그리고 컬러 “젊은 사람들이 메이크업으로 피부 혈색을 돋운다면, 시니어들은 옷으로 그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에이지리스 브랜드, 모에(MOE)의 패션 정보팀 김록현 팀장의 말이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립스틱 컬러를 꼽으라면 단연 ‘말린 장미빛’이다. 전지현이나 송혜교 같은 톱스타들이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 립스틱 컬러는 젊은 여자들 사이에서는 필수품이나 다름없다. 레드보다는 우아하고, 핑크보다는 성숙한 이 컬러가 이번엔 패션으로 왔다. “꽃을 좋아하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여자들의 공통된 코드인 것 같아요. 소녀적인 감성을 즐길 기회가 제대로 없는 시니어들에게 이번 봄에는 말린 장밋빛 컬러를 립스틱이 아닌 옷으로 추천해요.” 김록현 팀장의 말처럼 이 미묘한 핑크 컬러는 마치 핑크빛 브러셔를 바른 것처럼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중학생에게나 어울릴 법한 치기 어린 핑크가 아니다. 마치 세라믹에 도색을 한 듯 우아하게 스며들어 있는 말린 장밋빛의 옷들은 기존의 옷들과도 여유롭게 매치된다(옷장을 열어봐라. 대부분의 옷이 그레이, 베이지, 화이트 같은 뉴트럴 계열이라면 이 말린 장밋빛이 스며들기에 어색하지 않다). “사실 시니어층은 트렌드에 맞춰 많은 양의 옷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옷을 수년간 입는 쪽이죠. 이럴 때는 시즌 컬러를 잘 골라서 스카프나 아우터, 카디건 정도로 추가하면서 변화를 주는 것이 합리적인 쇼핑의 팁이에요.” 이번 봄 외투 쇼핑에 나서기 전 뷰티숍에 가서 ‘말린 장밋빛’의 정체를 반드시 눈으로 확인하고 가길. 그 옷이 매장 포스터 속 어여쁜 모델보다 당신을 더 싱그럽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의 컬러는 무엇일까. 패션 매거진 의 임건 에디터는 ‘올리빈(olivine) 그린’이라는 낯선 컬러를 추천했다. 감람석이라 불리는 올리빈은 쉽게 설명하면 물 빠진 카키 컬러와 유사하다. “한국 남자들이 제일 편하게 생각하는 컬러가 네이비와 그레이죠. 그 컬러들에서 한발 나아가려면 올리빈은 탁월한 선택이에요.” 얼핏 군복을 연상시키는 컬러이지만 그보다는 덜 ‘야생적’이다. 종종 날것과 같은 컬러는 사람 몸에 붙질 않아 옷과 사람이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이 그린은 누가 입든 수년간 같이 살아온 옷처럼 몸에 착 달라붙는다. “이번 봄 아웃 포켓이 달린 셔츠나 블루종 재킷, 치노 팬츠에 이 올리빈 컬러가 많이 활용됐어요.” 매해 가장 유행할 만한 컬러를 꼽는 팬톤(미국 색채 전문 기업) 역시 2017년의 컬러로 그리너리(greenery)를 선정한 바 있다. 식상한 네이비와 그레이의 조합에 이 발음도 우아한 올리빈 컬러를 스포이트처럼 떨어트려보자. 분명 화사한 봄을 처녀들보다 빨리 뽐낼 수 있을 것이다. 살다 보면 ‘조금씩 다름’의 멋을 알게 된다. 느리지만 약간씩 방향을 틀어가며 도전해나가는 것의 기쁨이 있는 것이다. 이번 봄 당신의 컬러 팔레트에 이 미묘한 컬러가 더해지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일단, 해봐야 알 수 있다!
- 2017-04-0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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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쫄깃한 주꾸미와 쫀득한 꽃 피자의 컬래버레이션!
- 봄기운이 완연한 4월. 곳곳마다 피어난 꽃구경에 눈이 호강하는 달이다. 이맘때쯤이면 주꾸미도 제철을 맞는다. 한껏 물오른 주꾸미를 더욱 특별하게 선보이는 곳이 있다. 올망졸망 기지개를 켠 꽃송이만큼이나 앙증맞게 짧은 다리를 활짝 편 주꾸미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은 이곳, ‘우미대가왕쭈꾸미’를 찾아갔다. 이 조합이 가능해? 한식과 양식이 한곳에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에 위치한 ‘서오릉(西五陵)’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사적 198호로 지정된 명소다. 다섯 능을 돌아보며 걷기에 부담 없어 봄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한 바퀴 산책을 마치고 나면 서오릉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벌고개 인근 식당가를 찾게 된다. 식당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서 쓱 훑어보면 ‘우미대가왕쭈꾸미’ 건물이 눈에 띈다. 개나리처럼 노란 외벽에 갈색 지붕, 파란 창문이 인상적이다. 외관상으로는 카페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주꾸미집이라고 하니 조금 의아하게 느껴진다. 단순히 주꾸미 집으로 알고 들어서면 또 한 번 생소한 경험을 하게 된다. 바로 이곳의 메뉴 구성이다. 주꾸미와 피자, 불고기와 파스타, 김치말이국수와 꽃 샐러드 등 색다른 조합이 가능하다. 국가대표 셰프가 만드는 요리 앙상블 한식과 양식의 독특한 만남은 총괄 셰프인 조우현 대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한민국요리 대표팀 ‘수라’의 팀장이자 감독을 맡았던 그는 2009 아시아컬리너리컵 대상, 2014 룩셈부르크요리월드컵 은상·동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세계요리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조 대표는 “아무리 톱 셰프일지라도 고객이 만족하는 음식을 만들 수 없다면 최고라 할 수 없다”는 철칙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자 했다. 그렇게 다양한 시도를 통해 탄생한 것이 지금의 메뉴들이다. “주꾸미 집에서 파는 피자가 맛이 좋겠어?”라고 시큰둥하다가도 막상 먹어보면 여느 피자 전문점 못지않은 맛에 감탄하게 된다. 오히려 그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피자 반죽만 해도, 취나물을 갈아 넣어 숙성한 도우를 사용한다. 일반 밀가루 도우보다 영양분은 물론, 더 쫄깃하고 담백한 식감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사시사철 만끽하는 봄기운 한 상 이곳 메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재료가 있다. 바로 ‘식용 꽃’이다. 팬지, 카네이션, 패랭이, 국화, 장미 등 알록달록 꽃들이 피자와 샐러드 등에 올라간다. 크게 맛을 좌우하는 재료는 아니지만, 시각적으로도 예쁘고 기분도 산뜻해지는 요소가 된다. 단골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성은 불주꾸미와 꽃 피자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세트 메뉴다. 외식을 하면서 이 세 메뉴를 한 상에서 만나볼 일은 극히 드물 것이다. 생소한 조합이지만 예상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매콤하고 쫄깃한 주꾸미볶음을 먹고 얼얼해진 입안을 폭신하고 고소한 피자가 달래준다. 반대로 치즈가 들어간 피자를 먹다가 느끼하다 싶을 때 칼칼한 주꾸미를 먹으면 입안이 개운해진다. 특별한 경험의 연속인 이곳에서는 물 한 잔도 평범하지 않다. 생수나 보리차 등 일반 식당에서 내오는 식수가 아닌, 로즈메리 허브차를 제공한다. 찻주전자를 고체 연료 위에 올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차가 따끈하게 유지된다. 티타임을 더 즐기고 싶다면 야외 정원 카페를 이용해보자. 투명한 벽면으로 된 카페에서는 아름다운 봄 풍경이 그대로 한눈에 담긴다.
- 2017-03-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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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인생] 인생의 두 번째 직업 기술자격증으로 도전해볼까
- 사회적 수명과 생물학적 수명의 간극은 시니어들을 가장 고민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직업은 단지 경제적 자원을 얻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인생의 보람, 즐거움 심지어는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자격증을 선택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결국 취업이든 창업이든 기술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니어들을 위한 자격증, 무엇이 좋고 어떻게 딸 수 있을까?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시니어들의 자격증에 대한 관심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은퇴 후 삶을 대비하기 위해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는 50~60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간한 를 살펴보면 2015년 50대 자격증 취득자는 2011년 2만6307명에서 2015년 3만8260명으로 45.4% 늘었다. 65세 이상 고령자도 2011년 571명에 불과했던 것이 2015년에는 1017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은 78.1% 증가했다. 자격증 수요와 효용가치 잘 따져봐야 자격증은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뉜다. 특정 기술에 대한 기능자격을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기술자격이 있고, 기술 외 전문 분야에 대한 자격인 국가전문자격 그리고 민간자격증이다. 국가기술자격과 국가전문자격은 크게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시행하는 자격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이나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같은 관련 정부산하 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으로 나뉜다. 이런 자격증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포털사이트Q-net(www.q-net.or.kr)에서 자세히 검색할 수 있다. 자격증은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모든 자격증이 취업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부 민간자격증의 경우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과 응시비용 자체를 ‘수익 모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잘 따져봐야 한다. 물론 민간자격증도 업계에서 공정성과 권위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자격증 획득 전에 발급기관 연혁이나 회원수, 자격 보유자수 등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 취업사이트에서 검색을 통해 해당 자격증 보유자를 구인하는 기업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전액 공짜! 기술교육원을 아시나요 보통 자격증 취득을 생각하면 가까운 지역 학원에 가서 수강료를 내고 수업을 통해 응시 준비를 하는 것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니면 온라인 학원을 통해 교재를 산 뒤 최근 유행하는 인터넷 강의에 참여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운전면허증에서 공인중개사까지 마찬가지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만약 모든 교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교육기관이 있다면 어떨까. 자격증 취득과 취업 알선까지 지원해주는 공립기관 중 대표적인 기관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기술교육원이다. 서울시 기술교육원은 동부, 중부, 북부, 남부 4개 기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4개 기관에서 1년짜리 정규 과정 53개 학과 1842명, 단기과정 25개 학과 915명을 교육시키고 있다. 교육 과정은 취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격증 취득을 우선시한다. 또 예산으로 진행되는 만큼 수료 후 취업자들에 대한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일단 합격만 되면 수료 때까지 교재와 실습 재료비를 포함해 전액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취업 알선과 취업 후의 생활 상담까지 가능하다. 일부 과목의 경우는 협력기관, 프로그램에 따라 교육 지원금까지 제공받을 수 있고, 수업시간이 긴 과목은 점심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렇게 제공되는 혜택이 많다 보니 경쟁률이 만만치 않다. 과목에 따라 경쟁률이 2대 1에서 4대 1을 넘기도 한다. 전형은 면접이 50%, 서울 거주기간(5년 이상 만점)에 따른 배점이 50%다. 면접에서는 기술을 익히려는 뚜렷한 목적이나 계획을 중점적으로 심사한다. 전통기술에서 첨단기술 분야까지 다양 교육 현장의 실무자들은 시니어들의 자격증 취득에 대한 관심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높다고 말한다. 남부기술교육원의 남혜성 팀장은 현장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시니어 교육생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20%대까지 늘었고, 시니어들의 관심이 큰 학과의 경우는 40~50% 정도까지 비율이 늘었습니다. 창업 등을 고려해 바리스타나 외식조리학과를 지원하는 중·장년층도 많아졌고, 옻칠나전, 조경관리와 같은 분야도 시니어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분야입니다.” 취업에 유리한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과도 인기가 높다. 예를 들어 전기학과의 경우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건물 관리인 등으로 취업하기 쉬워 남성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다. 여성 중·장년층은 피부미용 관련 자격증을 통해 피부과, 성형외과, 피부관리실 등에 취업한다. 최근 구인 수요가 가장 많이 늘어난 자격증 중 하나는 요양보호사다.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노인을 위한 노인요양보호시설이 늘어나면서 인력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 그러나 궂은일을 꺼리는 추세와 저임금의 처우까지 겹쳐 여전히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같은 첨단 분야의 교육도 진행된다. 관계자들은 매년 새로 생겨나는 자격증이나 취업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중부기술교육원의 박훈균 팀장은 “신재생에너지PM(프로젝트 매니저)학과가 대표적이죠. 전력 직거래를 통해 태양열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의 교육입니다. 협동조합에 취업하는 경우도 많지만, 토지나 자본이 있으신 분들이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교육을 받으시는 경우도 많습니다”라고 귀띔한다. 무엇을 할지 몰라도 방법은 있어 은퇴를 앞둔 시니어들 중 상당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실제로 상담을 신청하는 시니어 중 대다수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실무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자아실현, 취업을 통한 생계유지나 창업, 자기계발 등 어떤 목적을 갖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전문가와 함께 찾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목표가 설정되면 그다음부터는 교육 과정 속에서 함께 고민을 하므로 쉬워진다. 중부기술교육원 한국의상학과의 김경미 교수는 기술 전달뿐만 아니라 취업이나 창업 이후까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개량 한복이 인기를 끌면서 한복 분야도 다양해졌어요. 중·장년 학생들은 창업에 관심이 많고요. 학생들과 옷 만드는 방법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주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층이나 외국인들에게 한복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남부기술교육원에서 옻칠나전공예를 가르치는 임충휴 명장은 교육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한다. “나전칠기를 활용해 창업을 준비하시는 시니어들도 적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과 중·장년층이 섞여 수업을 하다 보니, 오랜 경험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너지 효과를 내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품으로 응용이 시도되기도 하고요. 저 역시도 전통적인 디자인과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각 지역 기술교육원은 이달 중순까지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 2017-01-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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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인생] ‘산에서 살으리랏다’ 귀산촌을 아시나요?
- “산에 들어가 살아야지.” 중년이라면 한 번쯤 무심코 내뱉어봤음직한 말이다. 산속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보면 멋진 영화의 장면들이 오버랩된다. 새벽의 신선한 찬 공기와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 통나무집 식탁 위에 차려진 신선한 음식. 상상만 해도 뿌듯하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까? 현장의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귀산촌은 냉정한 현실이라고. 영화 같은 낭만과는 거리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귀산촌이 갖는 매력은 분명히 있다. 제대로 알고 도전한다면 귀농보다 더 다양한 재미를 느끼며 살 수 있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귀산촌을 알기 위해서는 개념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겠다. 귀산촌은 다른 업종에 종사하던 사람이 사유림을 구매하거나, 갖고 있던 사유림을 활용해 임업에 종사하며 새로운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귀산촌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유, 즉 내 산(山)이다. 기존에 임업을 하고 있지 않는 이상 귀산촌과 관련한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산주가 되는 것뿐이다. 산에 들어가서 사는 것을 생각해보자. 산 깊숙한 곳에 들어가 움막이나 텐트를 짓고, 수렵이나 채집을 하며 원시인에 가까운 생활을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산에서 생활하며 올릴 수 있는 소득과 내가 살 집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다행히 이런 고민, 특히 소득과 관련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있다. 바로 산림조합이다. 농촌에 농협이 있고, 어촌에 수협이 있는 것처럼 산에는 산림조합이 있다. 한때는 임업협동조합, 임협으로 불렸던 기관이다. 산림경영계획과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 임업 분야에선 산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행위를 ‘산림경영’이라고 말한다. 내 땅을 어떻게 가꾸고, 어떤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어떤 시설을 지을지는 자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땅의 종류에 따라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비닐하우스와 같은 생산 시설도 허가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또 국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지원을 받으려면 산림경영계획이 필요하다. 또 전문가도 아니면서 계획 없이 무턱대고 덤비다가는 수익은커녕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귀산촌을 위해 땅을 사기 전에 미리 임업 전문가와 산을 둘러보고, 가치가 있는지, 어떤 사업이 적합한지 조언을 받으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산림조합중앙회 선도산림경영지도 팀의 민도홍 팀장은 귀산촌에 필요한 준비 과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산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그것을 산림경영계획이라고 불러요. 10년 단위로 수립한 산림경영계획을 산림청에서 인가받게 되면 산립사업비 보조나 융자를 지원받고 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재산세 등을 감면받을 수 있어요. 숲을 사업적으로 가치있게 만드려면 솎아베기와 같은 준비 작업이 필요한데, 산림경영계획을 인가받으면 정부와 지자체 지원만으로 할 수 있게 돼요. 이 밖에도 다양한 지원책들이 있는데, 결국 혜택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려면 산림경영기술자의 도움을 받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나무를 심은 뒤 목재가 될 만큼 자라면 벌목해 판매하는 것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관련 법규상 벌목할 수 있는 시기는 수종에 따라 30년에서 40년이 걸린다. 게다가 수익도 그리 크지 않아, 1ha당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이 ‘부수익’이라 말하는 이유다. 두 번째는 버섯이나 나물 등 단기 소득 작물을 키워 판매하는 것이다. 산지축산이나 양계도 수익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 정부와 산림조합에서는 농·임업인들의 소득 확대를 위해 6차산업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임산물이 생산되면 이것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가 생겨날 수 있도록 가공하고, 그 과정을 체험관광 형태로 관광객들에게 공개하는 방식이다. 체험형 농장이나 숲해설 프로그램, 숙박을 결합한 레저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땅을 살 때 고민해야 하는 것들 내게 어떤 임산업이 맞는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충분히 고민했다면 땅을 알아볼 차례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임지를 구매할 때 ‘경매’를 통한다. 경매 물건을 둘러보다가 괜찮은 땅이 나오면 누가 먼저 가져갈까봐 급한 마음에 덜컥 구매 결정을 내려버리기도 한다. 파주시 산림조합의 백철종 팀장은 가격만 보고 땅을 결정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잃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간혹 어떤 땅인지, 거기서 무엇을 할지 구체적인 고민도 없이 땅을 사시는 분들이 있어요. 평당 몇 만원이라면 공짜나 다름없다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런 기준으로 땅을 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땅을 사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나중에 알고 보니 맹지(길이 없는 땅), 골짜기 같은 땅이었다며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죠. 반대로 잘 알아보고 산다면 지적도 상에는 길이 없지만 실제로는 이전할 일이 없는 군부대가 사용하는 길이 있어 사실상 활용에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죠. 결국 본인이 현장을 충분히 확인하고, 그 땅을 사서 무엇을 할 것인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그는 귀산촌을 위해 땅을 알아보고 있다면 여러 후보지를 놓고, 그 지역 산림조합을 찾아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예를 들어 도시에서 내려오는 경우는 농가주택과 주차장 부지도 함께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평균 경사도 18° 미만의 준보전임지가 좋고, 그렇지 않다면 약간의 농지가 붙어 있는 임지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도시생활 방식 답습하면 실패 정착도 문제가 된다. 귀산촌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산속에 나 홀로 사는 삶이 아니다. 결국 기존의 거주민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사느냐가 귀산촌의 성패를 가름한다. 거주민과의 불화는 전문가들이 꼽는 귀산촌 첫 번째 실패 이유다. 백철종 팀장은 거주민과의 조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마을과 붙어 있는 산은 그 마을의 공동 소유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해요. 그런데 어느 날 산을 샀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가장 먼저 하는 게 측량이에요. 여기까지가 내 땅임을 확실히 구분하고 싶으니까요. 그러고는 울타리를 세우고 CCTV까지 달아요. 그러니 곱게 보기 어렵죠. 하지만 마을 사람들과 잘 지내면 그들이 울타리가 되고, CCTV가 되어줍니다. 임산물로 소득을 올리는 과정도 마찬가지예요. 마을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조합 작목반에서 공동으로 활동하면 국가의 생산지원 예산배정 순위가 빨라지고 판로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활동하면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해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죠.” 표고버섯 농사를 예로 들면 경작을 위한 원목부터, 비닐하우스 시설, 포장디자인 지원, 차량 구매, 건조시설과 저장창고까지 국고 지원과 융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마다 배정된 예산이 한정되어 있고 우선순위가 있어 지역 내에서의 활동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수익은 어떨까? 민도홍 팀장은 산으로 얻는 수익은 유·무형의 것을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떼돈을 벌 목적이라면 귀산촌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리를 잡고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도 가능하고 실제로 고소득을 올리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 은퇴자들 입장에선 등산이나 휴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적 요인, 나무와 같은 후대에 산을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산림을 개발해나가는 보람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 2016-11-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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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직업] “방 내어주고, 마음 얻어보세요”
- 부동산은 시니어들에게 늘 골칫거리다. 자녀들이 출가하고 나면 둘만 덩그러니 살기에는 너무 큰 집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평생을 피땀 흘려 마련한 재산인데 주택연금으로 은행에 넘겨주자니 아이들에게 죄 짓는 기분이 억누른다. 방을 세놔도 되지만, 낯선 사람과 한집에서 산다는 것이 영 부담스럽다. 이런 고민을 갖는 시니어들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빈방을 활용해 바로 관광객들에게 방을 빌려주는 숙박공유서비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숙박공유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공유경제 중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로 꼽힌다. 말 그대로 집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돈을 받는 숙박업의 일종이지만, 내 집을 내어준다는 점에서 일반 숙박업과는 조금 다르다. 최근의 숙박공유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기반이 됐다. 집주인과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나 의견을 나누고 결재까지 그 안에서 이뤄진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손님이 돌아간 뒤에는 후기나 안부를 주고받기도 한다. 국내법 테두리 안에서는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법으로 분류된다. 집을 빌려주는 대상이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물론 농어촌 지역의 민박사업이나 펜션 등과 같이 숙박업으로 지정된 숙소들은 내국인 고객 유치에 문제가 없으며 숙박공유 참여가 가능하다. 정부는 규제프리존 특별법으로 올 하반기부터 부산·강원·제주를 시작으로 도시민박업의 내국인 대상의 영업허가를 추진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런 숙박공유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업은 많지만, 에어비앤비(Airbnb)라는 기업을 빼놓고 숙박공유를 말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게 됐다. 에어비앤비는 2007년 설립된 미국 기업으로, 급성장을 거듭해 190개 이상의 국가에서 150만개의 숙소를 운영하고 있는 거대 숙박공유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도 이제는 업계 표준으로 인정받아 각종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시니어 대상 숙박공유 설명회 늘어 숙박공유서비스가 시니어들의 ‘제2직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시니어들의 요구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50세 이상의 시니어 호스트 숫자는 1500명에 육박한다. 에어비앤비코리아의 전현준 팀장은 이러한 현상은 한국만의 모습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에어비앤비의 호스트 중에 시니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이기 때문이죠. 남는 방을 활용하면서 고정 수입을 얻을 수 있으니 시니어들에겐 딱 맞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국내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해외 시니어 호스트들 역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들이 많이 참여합니다. 이들은 집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얻는 인적 교류에 관심이 많아요.” 최근 국내에서는 시니어들 대상의 숙박공유 설명회가 속속 열리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는 지난 6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창업설명회를 개최했다. 해운대 여성인력개발센터도 지난해부터 도시민박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참여자들의 상당수가 시니어들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도 시니어를 위한 숙박공유 교육에 뛰어들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지난 5월 에어비앤비코리아와 업무 협약을 맺고, 지난 8월 첫 번째 ‘시니어 호스팅’ 교육을 진행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이광렬 대리는 참석자들의 반응이 좋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호스트 중에 60세 이상이 세계적으로 10%나 된다고 알려졌습니다. 숙박공유에서 시니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의미죠. 지난 8월 시범사업으로 교육을 실시했는데, 만족도가 높아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교육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니어들이 이메일 정도는 주고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IT 상식은 있어야 하고, 도시민박업, 사업자등록 등 행정적 절차가 뒤따른다는 점이 넘어야 할 숙제입니다.” 행정적 절차 걸림돌 되기도 에어비앤비에서 숙박공유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간단하다. PC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호스트 등록을 하고 손님을 받으면 된다. 자신과 집, 동네에 대한 소개와 사진을 게재하고 본인 인증을 받으면 호스트 등록이 된다. 이때 숙박비와 입금 방법 등을 설정해야 한다. 물론 영업 대상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집 소개와 관광객과의 대화는 영어 등 외국어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에어비앤비코리아의 전현준 팀장은 “처음에 몇 번 손님을 상대하다 보면 연세가 있는 호스트들도 어렵지 않게 적응합니다. 외국인과 대화가 어려우신 분들은 자녀들의 힘을 빌리면 어렵지 않게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자녀들과 이런 일종의 동업을 하다 보니 유대관계가 더 좋아졌다고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라고 설명했다. 숙박공유서비스에 뛰어드는 호스트들에게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는 도시민박업이다. 아직 대중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사업 분야이다 보니 각 지자체마다 조례나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송파구같이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강남구나 서초구의 경우에는 허가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일부 지자체에선 아파트에서 도시민박업을 할 경우 동 전체 주민에게 동의서를 요구하는 등의 무리한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주변 주민과 경쟁 관계인 숙박업소 등의 민원이 골치 아픈 게 그 이유다. 서울 지역의 한 호스트는 “숙박공유서비스를 활용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부 관광객들의 무례한 모습이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 민원이 증가했고, 이런 민원 증가는 지자체가 도시민박업 허가를 까다롭게 하는 데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수익만 좇다간 스트레스만 그렇다면 수입은 얼마나 될까? 당연히 집에 따라, 위치에 따라, 내부 장식이나 부가서비스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격은 호스트가 정하는 것이니까 정하기 나름이지만, 주변 경쟁 호스트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면 손님이 찾을 리 만무하다. 만약 시세(?)가 궁금하다면 에어비앤비 웹사이트에서 비슷한 지역과 형태의 숙소를 바탕으로 한 예상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서 개인실 하나로 고객 한 명을 대상으로 영업한다면 예상 주간 수입은 12만9029원이라고 에어비앤비는 설명한다. 현직 호스트들은 수익만을 목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는 제풀에 지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숙박공유가 수익이 나는 사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적 소득 이외의 보람을 찾아야 즐겁게 운영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집을 고스란히 남에게 보여주고, 내어주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일이 아니라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고객들을 맞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2016-10-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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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인생 : 코이카 해외봉사단] 은퇴후 제2의 삶, 지구촌에서 봉사를
- 막연히 생각하는 은퇴 후 삶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살아보고 싶고, 이왕이면 내 경험을 살리고 싶다. 여기에 남을 돕는 보람까지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불가능할 것 같지만, 그런 기회는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세계인을 돕는 코이카가 그것. 세계에서 활약한 다양한 시니어를 만나, 코이카를 통해 어떻게 보람 있는 삶을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한국국제협력단은 일반적으로 영문명의 약자인 코이카(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91년 4월 정부출연기관으로 설립된 코이카는, 우리 정부의 대외무상원조 전담기관 역할을 담당해 왔다. 미국 정부가 1961년 설립한 평화봉사단(Peace Corps)과 일본의 일본국제협력기구(日本國際協力機構, JICA)가 이와 유사한 기관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미국의 평화봉사단을 모델로 1989년 설립한 한국청년봉사단이 코이카의 전신이다. 역할은 말 그대로 개발도상국 원조사업이다. 봉사단은 개발도상국 주민과 함께 생활하며,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다. 코이카에서 운영하는 봉사단은 크게 3가지로, 마이스터 고등학교나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드림봉사단과 코이카 봉사단과 중장기 자문단이 있다. 드림봉사단을 제외하면, 자격조건에 ‘나이’라는 단어는 없다. 시니어 향한 문호 ‘활짝’ 열려 있어 하지만 구직난이 심해진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을 대비하기 위한 ‘스펙 쌓기’용으로, 때로는 정부가 청년실업 문제 대책용으로 활용하면서 ‘청년들이 주인공인 사업’이란 색깔이 덧입혀졌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코이카는 시니어들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하고 있고, 실제로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단원 중 시니어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적지 않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전체 파견인원 1350명 중에서 50대 이상이 365명으로 27%를 차지한다. 적지 않은 수치다. 여기에 40대 113명을 더하면 중·장년층이 35%까지 증가한다. 70대도 5명이나 활동 중이다. 이에 대해 코이카 월드프렌즈 모집팀의 송희수 팀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최근 사회적으로 은퇴 후의 삶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코이카에서는 이런 분들의 도전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사회에서 쌓았던 지식과 경험을 개발도상국을 위해 베풀 수 있다면 가치 있는 일이 될 테니까요. 각국에서 요청하는 대부분의 자원도 이런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인재들입니다.” 봉사단과 자문단 두 갈래 길 시니어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코이카 봉사단, 다른 하나는 코이카 자문단이다. 봉사단은 쉽게 말해 실질적인 기술전수의 성격이 짙다. 교육과 보건, 공공행정, 산업에너지, 농림수산 5개 분야에서 세부 직종을 모집해 현장에서 교육이나 이와 관련한 사업을 실시한다. 5개로 나눠진 분야가 거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산업에너지 분야는 자동차 정비나 용접, 전기 설비가 포함되어 있고, 농림수산에는 농업과 어업 인력을 모집한다. 대부분 특정 분야의 기술직이다. 최근 현대자동차에선 직원들의 퇴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코이카와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있을 정도다. 대부분 전문직종이기 때문에 전문성 없이는 활동이 불가능해, 외국어 능력보다는 모집직종에 대한 전문성을 우선시한다. 기술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이 중 만 50세 이상, 해당 직종 10년 이상 경력자는 시니어 단원으로 분류돼 배우자와 동반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코이카 봉사단은 혼자 가는 것이 원칙이다. 봉사단의 임기는 2년이 기본. 현지에 파견되면 최대 3년까지 연장이 가능하고, 귀국 후 재지원도 할 수 있다. 재지원의 경우 횟수 제한은 없지만, 심사 과정에서 가산점이 없어 다른 지원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 코이카 자문단은 봉사단과는 조금 다르다. 교육과 보건, 공공행정, 산업에너지, 농림수산이라는 5개 분야는 같지만, 정책적이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 코이카 봉사단이 조직의 말단, 그러니까 각 도시의 읍면 단위에서 실무를 처리하는 역할이라면, 코이카 자문단은 각 국가의 정책 결정자들이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임기는 6개월에서 1년이다. 당연히 자격요건도 다르다. 해당 직종에서 10년 이상 실무 경력이 있고, 영어나 현지어로 강의나 보고서 작성이 가능해야 한다. 행정적인 업무가 대부분인 탓이다. 때문에 지원자들도 차이가 있다. 코이카 자문단의 경우 대학교수나 대기업 임원, 공공기관이나 정부부처의 고위공무원 출신들이 많다. 오세훈 前 서울시장이 시장직에서 물러나자마자 르완다와 페루에서 6개월씩 자문단으로 활동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봉사활동이라는 책임감 있어야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경험자들은 코이카를 통해 다른 국가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에 단순히 노후에 시간을 보낸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직업군인 출신으로 2013년부터 2년간 몽골에서 체육교육 활동과 지역개발 사업을 진행했던 류진현씨는 이렇게 조언한다. “노후의 삶을 계획하는 방안 중 하나로 코이카를 고려할 때는 봉사활동임을 확실히 인식해야 해요. 국민의 세금으로 활동하는 것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합니다. 노후를 해외에서 즐긴다는 생각으로 도전한다면 본인도 불행해지고, 예산도 낭비될 수 있어요.” 실제로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모집을 담당하는 코이카 월드프렌즈 모집팀의 김혜원씨는 많은 지원자들을 만나다 보면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코이카를 종교기관으로 착각하고 선교활동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이런 종교활동은 코이카에서 엄격하게 제한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또 이민의 개념으로 가족과 함께 이주하려는 경우도 있는데 불가합니다.” 코이카 측에서 원하는 인재상도 류진현씨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지식과 현지 적응력, 봉사정신 이 3가지를 가진 인물이 코이카가 바라는 인재의 모습이다. 해외체류 위한 생활비, 거주비 등 지원 코이카 봉사단이나 자문단의 파견은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에서 필요한 분야에 대해 한국 외교부로 요청이 들어오면, 코이카에서 원조 인원이나 범위를 결정해 파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언제 어느 국가에 수요가 발생할 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코이카 봉사단이 횟수를 정해 놓지 않고 수시로 모집하는 것도, 특별한 희망국가가 있다고 해도 그 바람이 이뤄지기 힘든 것도 이러한 특성 때문이다. 자문단의 경우에는 1년에 두 차례 모집한다. 자세한 일정이나 모집분야, 자격을 알고 싶다면 홈페이지(kov.koica.go.kr)를 확인하는 것이 제일 확실하다. 경쟁률은 보통 3대1에서 5대1 수준. 그러나 봉사단에선 한국어 교육분야, 자문단에서 공공행정 중 경제분야는 10대1 이상을 기록하기도 한다. 농림수산 분야는 치열하지 않다. 이렇게 선발이 되면 한국과 현지에서 적응을 위한 별도의 교육을 받고, 전 세계 40여 개국으로 파견된다. 파견국은 주로 아시아 국가가 꾸준한 수요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한다. 봉사단원이 받는 금전적 지원은 얼마나 될까? 일단 많은 금액은 아니다. 코이카 봉사단의 경우 현지 생활비, 주거비 등이 지원되는데 각 국가의 물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실무자들의 설명으로는 시니어 단원들에게 대략 한화로 월 150만~200만원이 지원된다고 한다. 여기에 2년간의 활동을 마치면 귀국하면 국내 정착지원금을 지원하는데, 월 50만원씩 총 1200만원이 지급된다. 봉사단의 시니어 단원은 일반 단원에 비해 생활비는 2배, 주거비는 1.5배 더 받고 있다. 코이카 자문단의 경우에는 별도의 정착지원금이 없다. 대신 현지 정착비, 생활비 명목으로 월 4000달러 정도가 지급된다. 인생의 후반기 돌아보는 기회 아무래도 해외생활에서 걱정하는 부분은 건강과 안전이다. 특히 시니어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는 코이카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현지에서 활동을 해야 할 단원들이기 때문에 건강관리 부분은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 건강검진이나 의료비, 의료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안전도 마찬가지다. 최근 테러 위협이 증가하는 국가들이 많아지면서 문제가 되는 나라들은 아예 지원 대상 국가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한 현지에 파견되어 있는 코디네이터를 통해 단원들 안전관리를 위한 보호·철수 계획을 수립해 놓고 비상시를 대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파견되는 국가는 기초적인 안전은 보장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코이카의 전신인 한국청년봉사단부터 각종 자문역할로 인연을 맺고 많은 봉사단을 만나 온 이태주 한성대 교수는 유의해야 할 점과 코이카 활동이 갖는 장점을 이렇게 이야기 한다. “특히 시니어들은 정신적인 건강관리도 중요해요. 한국 남성들, 시니어들은 혼자 서기 힘든 존재인 경우가 많아요. 그랬던 사람들이 현지에선 밥 먹는 거, 양말 빠는 것까지 혼자 해결해야 하니까요. 그 과정에서 겪는 고독이나 정신적인 건강을 주의해야 해요. 하지만 시니어들이 그 난관을 딛고 다녀오면 다른 인생이 열리는 경우가 많아요. 뒤늦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고, 시각도 열리고 유연해져요. 국가적으로도 기여할 수 있고요.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려는 시니어들을 보면 되레 제가 감동 받기도 해요.”
- 2016-09-26 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