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 등 직역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됐던 저소득 고령자에게도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금의 종류가 아니라 실제 받는 연금액과 소득·재산 수준을 기준으로 수급 여부를 판단하자는 취지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은 소액 직역연금 수급자도 일정한 소득·재산 요건을 충족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초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3일 대표 발의했다고 4일 밝혔다.
최근 기초연금 구조 개편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도 그동안 소득·재산이 적어도 직역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배제됐던 저소득 퇴직자를 수급 대상에 포함해 내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정부의 제도 개선 방향을 뒷받침하고 관련 입법 근거를 명확히 하려는 취지라고 백 의원 측은 설명했다.
현행 기초연금법은 만 65세 이상이면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군인연금, 별정우체국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권자와 배우자는 실제 연금 수령액이나 생활 수준과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민연금 수급자는 소득과 재산이 기준 이하이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직역연금 수급자는 연금액이 적어 생활이 어렵더라도 수급 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짧은 재직 기간이나 낮은 보수로 인해 직역연금액이 많지 않은 퇴직자까지 상대적으로 노후소득이 충분한 수급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받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개정안은 직역연금 수급권자 가운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금액 이상의 연금을 받는 사람과 배우자만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기준 금액보다 적은 직역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만 65세 이상이고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인 경우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직역연금 수급자의 배우자라는 이유로 기초연금에서 자동 배제되던 규정도 함께 완화된다.
다만 직역연금과 기초연금이 과도하게 중복 지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정 장치도 마련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직역연금 수급자의 기초연금액은 기준연금액에서 직역연금액의 3분의 1을 뺀 뒤 기준연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부가연금액을 더해 산정한다. 이렇게 계산한 금액이 기준연금액을 넘으면 기준연금액까지만 지급한다.
매월 받는 직역연금액이 기준연금액의 150% 이하인 수급자에게는 기준연금액 전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직역연금액이 기준연금액의 150%를 초과하고 200% 이하인 경우에는 구체적인 지급액을 대통령령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공무원이나 군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으로 근무했더라도 직역연금액이 적고 소득·재산이 부족한 고령자는 기초연금을 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직역연금 수급자의 배우자까지 일률적으로 배제했던 현행 제도가 개선되면 별도의 소득이 없는 배우자의 노후소득 보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직역연금 지급 자료를 기초연금액 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항도 정비했다. 적용 기간이 끝난 저소득 기초연금 수급자 특례 조항은 삭제했다. 개정안은 부칙에서 시행일을 2027년 1월 1일로 정했다. 다만 법안이 실제 시행되려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백 의원은 "기초연금은 노인에게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제도인데도 직역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생활 수준을 살피지 않고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연금의 종류가 아니라 어르신의 실제 소득과 생활 수준을 중심으로 노후소득 보장제도가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