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2020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공익활동, 시장형사업단)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대상은 만 60 ~ 65세 이상으로 세부 사업유형에 따라 자격조건, 활동내용이 다르다.
공공형 공익활동은 기초연금수급자 대상 사업으로 노노(老老)케어, 공공의료 복지시설 봉사, 학교급식 도우미 등에 월평균 30시간(주 3회, 1일 3시간) 활동하면 약 27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재능나눔 사업은 만 60세 이상자를 대상으로 개인의 재능(자격, 경력)을 활용해 상담 안내, 학습지도 등을 월 10시간 활동하면 10만 원을 지급한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노인의 경력과 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으로 필요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로 만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지역아동센터, 보육시설 돌봄지원, 장기요양서비스 업무지원 등에 월 평균 60시간(주 5회, 1일 3시간) 활동하면 급여 65만 원을 준다.
민간형 일자리사업은 만 60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시장형사업단(공동작업장, 카페운영, 어르신 택배 등)사업은 월 평균 30시간 활동에 월 31만 원을 지급한다. 취업알선형 사업은 경비, 청소, 가사, 간병인 등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연계해 주는 사업으로 월 134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시니어인턴십은 기업의 계속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3개월간 인건비를 월 170만 원 지원한다. 고령자 친화 기업사업은 노인 다수 고용기업과 우수고용기업에게 인건비로 월 95만 원을 지원한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면 12월 2일부터 가까운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행정복지센터(읍면동 주민센터) 등에서 방문 신청하면 된다.
참여자 선정은 소득 수준 및 세대구성, 활동역량, 경력 등 사전에 공지된 선발기준에 따라 고득점자 순으로 이루어진다.
최종 선발 여부는 접수한 기관을 통해 12월 말부터 내년 1월 초 사이에 개별 통보한다.
"노년의 신체변화 체험해 보세요"
국제 노인인권 전문기관인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ASEM Global Ageing Centerㆍ원장 임홍재)가 11월 18부터 19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서울 국제돌봄엑스포에서 ‘고령화 인식개선 캠페인’을 벌인다.
캠페인 부스는 노년기 신체변화를 체험하는 노인체험존과 국제사회의 노인인권 증진 활동을 공유하는 노인인권존으로 구성된다.
노인체험존에는 노안체험안경, 이명체험기, 무릎 구속도구 등으로 구성된 노인체험복을 마련해 두고 있다. 체험을 원하는 시민은 노인체험복을 착용하고 핸드폰 검색, 음악 듣기 및 걷기 활동을 통해 노안, 이명, 근력약화 등 노년기 신체변화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노인인권존에서는 노인의료복지시설 입·퇴소 등에서의 자기결정권 등 노인인권 관련 연구 활동과 아셈 회원국 내 노인인권 보호 및 증진 활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 받을 수 있다.
임홍재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원장은 “이번 행사는 노년기 삶과 세대 간 이해를 증진하고자 기획된 캠페인”이라며, “앞으로도 노인과 노년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인식개선 활동을 전개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인터뷰 섭외는 쉽지 않았다. 기사가 나가면 문의 전화가 너무 많이 와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거나, 아직 부족한 점이 있어 노력 중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아무래도 민낯이 불편한 기색이었다. 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지는 만 11년째. 현재 요양시설은 5300여 곳이나 되고 약 16만 명의 고령자가 입소해 있다. 하지만 요양원에 대한 불신은 여전해 보인다. 이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5회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안산시립노인전문요양원 이성혁(李成赫·52) 원장이 흔쾌히 시간을 내줬다.
2027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치매 환자도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기요양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은 2008년. 그 사이 요양시설은 3배 이상 늘어났지만 관리·감독은 제대로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심지어 ‘현대판 고려장’으로 불리는 등 시설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다.
돌볼 상황이 안 돼 불가피하게 요양시설에 가족 또는 노부모를 맡겨야 하는 보호자들은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다. 그나마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시설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요양원을 찾아 문을 두드려보지만 입소가 쉽지 않다. 괜찮은 곳은 전체 시설의 10여 %밖에 안 돼 2~3년간은 대기자로 기다려야 한다.
요양시설 서비스의 질은 왜 나아지지 않는 걸까. 가까운 미래의 우리들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면 몇십 년 뒤에도 노인 돌봄 환경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안산시립노인전문요양원 이성혁 원장은 무엇보다 성숙한 요양원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도 개선을 통한 효율화도 중요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한 재정 확보도 필요하지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어르신 돌봄 서비스 질은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사 선생님들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분들에 대한 처우가 아직 열악해요. 과도한 격무는 물론 더러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 등 인권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요. 제도적 지원이 부족할 때는 마음이라도 먼저 열어야 합니다. 상대로부터 존중받는 느낌이 들면 일이 아무리 고되어도 힘이 생깁니다. 옛날에는 가난했어도 아름답고 훈훈한 일이 많았잖아요. 서로를 존중하며 지냈기 때문이라고 봐요. 요양원은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닙니다. 요양보호사는 보호자의 마음을, 보호자는 요양보호사의 업무 스트레스를 헤아려줘야 합니다. 역지사지하는 마음이 없다면 어르신들을 오래 돌볼 수 없습니다. 금세 지쳐요.”
요양보호사의 인권도 중요하다
올해 개원 14주년을 맞이한 안산시립노인전문요양원은 2005년 사할린영주귀국동포들이 입소하면서 문을 열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에는 현재 81명의 고령자가 입소해 있고 34명의 요양보호사들이 상주해 있다. 이성혁 원장은 늘 출근시간보다 한두 시간 일찍 나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입소자들을 만나러 간다. 손도 잡고 눈도 마주치며 시시콜콜한 대화도 나눈다. 올해 초 제4대 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사회복지시설에서 20여 년간 활동하며 역량을 쌓아온 복지 전문가다. 3년마다 이루어지는 정기 평가에서 5회 연속 최고 등급을 받은 비결을 묻자 “규정을 잘 지키려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요양사 선생님들의 한결같은 마음이 큰 도움이 됐다”며 모든 공을 요양보호사들에게 돌렸다. 이 원장은 인터뷰 내내 요양보호사들의 자존감에 대해 거듭 이야기하며 입장을 대변했다.
“어르신 돌봄 과정에서 요양보호사가 모든 짐을 질 수는 없습니다. 우선은 그분들의 자존감이 지켜져야 합니다. 그래야 돌봄 서비스도 좋아질 것입니다.”
사실 현행 제도를 수정해야 할 만큼 요양보호사의 근무 환경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한 명이 입소자 2.5명을 돌봐야 하지만 주간과 야간 교대근무를 배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규정 때문에 실제로는 한 명이 8~9명의 노인을 보살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식사 수발과 기저귀 케어 등으로 한바탕 전쟁이 벌어질 때는 뛰어다녀도 시간이 부족해 패닉에 빠지곤 한다. 과중한 업무에 허리를 자주 다쳐 복대와 손목대 착용은 기본이고 진통제를 먹으며 일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속속들이 아는 보호자는 없다.
이 원장은 대부분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생활하는 시설이지만 요양원에서도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이 오가고 서로 부딪히기도 한다며, 제일선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에게 보호자의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분이 나쁘면 고함을 지르며 이년 저년 심한 욕을 하는 어르신도 있습니다. 인지 능력이 떨어져 그러시겠지 이해가 돼도 당장은 속상하고 기분도 안 좋겠죠. 요양보호사가 천사는 아닙니다. 간혹 육체노동보다 감정노동이 더 힘들다고 눈물을 보이는 분도 있습니다. 어느 날은 텃밭을 좋아하는 어르신에게 채소라도 다듬어보게 손에 쥐어드렸다가 ‘우리 엄마에게 왜 일을 시키냐’고 화를 내는 보호자 때문에 당황한 적도 있습니다. 저희도 더 세밀히 살피고 노력해야겠지만 보호자들도 믿고 어르신을 맡겨주시면 좋겠어요. ‘요양원은 믿을 수 없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보면 신뢰 형성이 안 됩니다.”
초고령사회가 되면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을 요양시설에서 보내는 고령자가 많아질 것이다. 이 원장은 10년 가까이 생활하고 있는 입소자들 중에는 요양보호사를 마치 딸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요양원에서 만들어지는 또 다른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휠체어에 태우고 다니면서 안부 여쭙고 이야기 들어주고…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에요. 사랑하는 가족도 매일 그렇게 하지는 못합니다. 한 어르신은 자신이 좋아하는 요양사 선생님만 들어오면 좋아서 씩 웃으신대요. 잘해드려도 맘에 안 드는 요양사 선생님을 보면 눈 감고 모르는 척하시고요.(웃음)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 아닐까요. 비록 거동은 불편하시지만 마음은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요양사 선생님들도 오랜 시간 함께 지내다 보면 자신이 진짜 딸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대요. 절대로 인위적으로는 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관계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한 진실, 이제는 드러내놔야
그러나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보호자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의 마음고생도 만만치 않다. 가족을 요양원에 맡긴 뒤 속앓이가 더 깊어진 사람도 있다. 세상이 변해 인식이 바뀌고 있다지만 부모를 직접 모시지 못하는 사람은 여전히 불효자의 심정이 될 수밖에 없다. 면회 갈 때마다 “집에 가고 싶다”는, 눈물 글썽글썽한 그 외침을 애써 외면한 채 견뎌야 하는 현실도 참혹하다. 요양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면 다른 시설은 좀 나을까 싶어 옮겨 다니다가 몸과 마음이 다 지쳐버리기도 한다. 약물 오남용, 낙상 등으로 인한 사고도 많지만 속 시원한 해명은 들을 수 없다. 그렇다고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없는 형편. 자칫 부모님이 불이익이라도 받을까봐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부모님 모시는 일로 한 번쯤 고민해본 사람들은 감응하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이성혁 원장은 가족을 요양원에 보내는 입장도, 입소자를 받아들이는 입장도 초창기에는 예민해지기 마련이라서 알게 모르게 주고받는 상처가 많다고 말한다.
“요양원에 부모를 모시고 오는 보호자들은 죄스러운 마음 때문인지 요구 사항이 많습니다. 잘 모셔줄까 불안해하고 작은 일에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저희 요양원에서는 그러한 오해와 불만을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로 정기적으로 운영위원회를 열고 있습니다. 회의 과정이 오픈돼 있어 보호자들도 참석할 수 있지요. 다행히 이 과정을 통해 마음을 조금씩 열기도 합니다. 대화할 때 상식이 통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판단 기준이 다를 때는 무척 힘이 듭니다. 예를 들면 의사가 처방한 약물 복용에 대해 설명을 할 때 그로 인해 벌어지는 모든 책임은 요양원이 져야 한다고 말하는 보호자들이 있어요. 어르신을 위해 고심해서 내린 처방인데 다짜고짜 그렇게 말씀하실 때는 솔직히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보호자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요.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상처들도 아뭅니다.”
이 원장은 노인 학대 문제에 대해서도 시설에서 폭력을 행사하면 요즘은 바로 폐쇄 조치에 들어가는 분위기라면서 특히 국공립 시설은 인권보호 기준이 더 엄격하다고 했다.
“저희는 침대에 누워 말씀 한마디 못하시는 어르신의 존엄도 잊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든 인격이 침해당하는 일은 없어져야 해요.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국공립 요양시설은 전체의 1%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는 다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죠. 민간시설은 재정적 어려움이 있기도 하고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사람도 있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기도 합니다. 안 좋은 사례들을 대할 때는 오랫동안 복지 관련 일을 해온 사람으로서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앞으로 관리 감독이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서로 배려하는 문화도 함께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몸이 불편해져도, 요양시설에 들어가겠다는 마음을 선뜻 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마주해야 할 풍경들,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장기요양보험 기금이 급격히 고갈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대로 가다간 고령자 삶의 마지막이 극한 체험 속에서 끝날 수도 있다.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적극 기대할 수밖에 없다.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디저트·음료’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사)한국커피협회
도심 곳곳 카페가 즐비한 요즘. 한때 다방을 오갔던 중장년 세대도 이제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자연스럽게 주문한다. 최근엔 매장에서 직접 구운 빵과 과자를 내놓거나 주류 메뉴를 보강하며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곳들도 생겨났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제2직업이나 카페 창업을 위해 ‘바리스타’, ‘제과·제빵 기능사’ 등 관련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중장년도 늘고 있다.
PART1. 국가기술자격
디저트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인 국가공인 자격증으로는 ‘제과기능사’와 ‘제빵기능사’를 꼽을 수 있다. 두 자격증 모두 연령과 학력 등 응시자격에 제한은 없지만, 근래 실기 합격률 평균은 30~40%대로 취득이 쉬운 편은 아니다.
제과·제빵 실기시험에서는 실기 예시 품목 중 한 가지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제과 품목 26가지, 제빵 품목 25가지 중 출제). 따라서 모든 품목을 적어도 한 번씩은 실습해봐야 실기 시험을 치르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각각의 제과·제빵 품목에 들어가는 재료나 조리도구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오븐이 없으면 완벽한 실습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재료와 도구, 오븐이 갖춰져 있고, 실습 지도까지 받을 수 있는 학원, 기관 등을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수강료가 적지 않다는 것. 대개 제과기능사와 제빵기능사를 묶어 수업이 구성되는데, 일반적으로 150만 원 내외의 비용이 든다. 직업훈련포털(HRD-Net)을 통해 교육기관을 찾아 내일배움카드(고용노동부)로 훈련비를 지원받으면 보다 저렴하게 수강할 수 있다.
지난해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혜숙(66) 씨는 “집에 제과·제빵용 오븐이 없어 제대로 실습하기 어려워 지역 여성발전센터에서 배웠다”며 “실습할 여건이 안 될 때는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해 레시피를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제과·제빵기능사 수업을 함께 받았던 수강생 중 최고령자였던 김 씨는 취업을 위해 자격증을 준비하는 젊은이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합격자 수만 보더라도 이러한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
국가기술자격증 중 음료에 관련한 자격증은 ‘조주기능사’가 유일하다. 흔히 음료 관련 자격증 하면 떠올리는 ‘바리스타’, ‘와인 소믈리에’ 등은 모두 민간자격이다. 조주기능사는 주류, 비주류, 다(茶)류 등의 재료 및 제법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칵테일을 조주하고 호텔 및 외식업체의 주장 및 경영 관리, 고객서비스 등을 수행한다. 나이와 학력에 무관하게 응시 가능하고, 최근 3년간 실기 합격률도 65%를 웃돌지만 아직 50대 이상 응시자와 합격자는 많지 않다. 전 연령대 중 30대 이하의 비율이 88% 내외로 압도적이고, 50대 이상의 경우는 1% 정도로 미미하다.
PART2. 민간자격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음료 분야 민간자격들을 살펴보면 발효음료지도사, 홍차마스터, 워터소믈리에 등으로 다양하게 세분화돼 있다. 그중에서도 ‘바리스타’(커피) 관련 자격은 200여 개가 등록돼 있을 정도로 관심과 인기가 많다. 바리스타의 경우 전 연령대의 관심이 높은 자격증인 만큼 20~30대 취득자가 상당수다. 그러나 최근 지자체나 노인복지시설 등에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커리큘럼 운영하는 곳이 많아져, 시니어 바리스타 배출과 고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2005년 처음으로 (사)한국커피협회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시행한 이래 다양한 기관에서 바리스타 자격 인증제도를 운영 중이다. 대부분 별도의 응시자격 없이 필기와 실기로 나누어 평가한다. 바리스타 실습에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필수다. 실기 연습을 하려면 에스프레소 머신을 활용할 수 있는 훈련기관이나 학교, 학원, 카페 등을 찾아야 한다. 수강료는 기관 수가 많은 만큼 30만 원 내외부터 100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제과·제빵기능사와 마찬가지로 내일배움카드(고용노동부)로 훈련비를 지원받으면 훨씬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
젊은 취득자가 많다고 해서 시니어가 도전하기 힘든 것은 아니다. 지난해 (사)한국커피협회 바리스타 1·2급을 기준으로 보면 50대 이상 응시자의 자격 취득 비율이 각각 94.4%와 85.8%로 꽤 높게 나타났다. 즉 개인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2분에 한 번씩 접객을 하는 직업이 있다.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 하지만 그의 업장은 한 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다. 손바닥만 한 공간을 지키기 위해 무작정 버티고 서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사명은 이곳을 지나친 사람들의 안위를 기원하는 것. 어찌 보면 단순한 업무이지만 사선에 선 사람들은 그가 건넨 희망의 한마디를 꼭 붙잡는다. 강동성심병원에서 만난 나누미동행팀 김창원(金昶源·70) 씨 이야기다.
병원에서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직종인 ‘이송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술을 앞두었거나 막 수술을 마친 환자를 수술실과 병실로 옮기는 일을 주로 한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안전하게 환자를 이동시켜야 하므로 대부분 젊은 청년들이 맡는다.
김창원 씨의 업무는 단순하다. 호출을 받으면 이송팀이 환자와 함께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잡아놓고 이동형 침대의 승하차를 돕는 일이다. 시간을 때우려고 마음먹는다면 얼마든지 형식적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바라보면 예사롭게 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김 씨의 소속은 강동성심병원 ‘나누미(美) 동행팀’. 병원 사회사업팀과 강동노인복지관이 주도해 진행하는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목적으로 지난 3월부터 운영 중이다.
2분마다 울리는 호출음
까톡! 정적을 깨는 소리와 함께 그의 휴대전화에 암호 같은 메시지 ‘3 12 ㅎ’가 뜬다. 대부분의 업무 요청은 이렇게 스마트폰 메신저로 이뤄진다. 바쁠 때는 2~3분 간격으로 계속 울려댄다.
“3층에서 12층으로 이동하는 환자가 있다는 뜻이죠. 다들 바쁘니까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간단한 메시지로 주고받습니다. 환자가 이동하는 시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아요. 수술 전에는 걱정에 휩싸이기도 하고, 수술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회복실로 가야 하잖아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들이 호출음으로 전달받은 층에서 엘리베이터를 잡아놓고 기다렸다가 이송팀과 환자를 태우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겁니다.”
그와 이동하는 중에 문득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음을 깨닫는다. 어디서 들리는 소리인지 주변을 둘러보자 그가 핸드폰을 들어 보인다.
“환자분들을 대해보니 대부분 긴장하시더라고요. 큰일(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어찌 긴장이 안 되겠어요. 그래서 제가 유튜브에서 찾아봤죠. 환자의 회복에 좋은 추천 음악들이 있더라고요. 스무 곡 정도 다운받아 늘 틀고 다닙니다. 힘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고요.”
이보다 환자들에게 더 힘이 되는 것은 그의 응원의 말이다. 강동성심병원 사회사업팀 관계자는 그가 건네는 여러 가지 위로의 말들이 큰 위로가 되고 있다면서, 실제로 많은 환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또 “스마트폰으로 이뤄지는 소통에도 능숙하고 적극적이어서 병원 직원들이 그의 계약 종료를 걱정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환자들과 소통할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이 환자의 감정 상태라고 말했다.
“무척 조심스럽죠. 처음 얼마간은 눈치를 많이 봤어요. 기분 나쁘지 않게 말을 걸어야 하니까요. 이제는 환자의 이동 목적을 잘 알아서 ‘수술 잘될 겁니다’, ‘치료 잘 받으셔요’, ‘수고하셨어요’, ‘쾌유를 빕니다’ 등등 상황에 따른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여유가 있으면 조금 길게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요. 간혹 환자분들이 제게 감사 표시를 할 땐 기분이 너무 좋아요. 이 나이에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어요.”
그는 자신의 업무가 비록 단순한 일이긴 하지만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주변 친구들에게 쉽게 권하기가 어려운 것은 이 점 때문이에요. 엘리베이터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고, 동선도 고려해야 해요. 한꺼번에 들어온 요청을 차례대로 처리하는 게 좋을지 한꺼번에 처리하는 게 나을지 빨리 판단해야 하고요. 처음에는 고지식하게 요청 들어온 순서대로 처리하다 애를 먹기도 했죠. 지금은 요령이 생겨 운행 흐름이 끊어지지 않게 잘 해나가고 있어요.”
국가부도의 날에 나온 은행맨
김 씨는 외환위기 전까지는 꽤 잘나가던 은행맨 출신. 당시 5대 은행으로 불리던 곳에서 지점장까지 했다. 그러다 문제의 ‘국가부도의 날’이 도래하면서 실적에 시달리게 됐고 결국 은행을 나와야만 했다.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본점에서 독려가 심했죠. 예금을 가져오라 하는데, 당시에 저축할 여유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겠어요. 결국 25년 만에 은행을 나와야 했어요. 다행히 안전용품을 생산하는 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맡아 10년 넘게 일할 수 있었어요.”
그는 젊은 직원들과 즐겁게 소통하고, 스마트폰도 자유롭게 다룬다. 컴퓨터에 해박하고 온라인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퇴직 후 선택한 직업도 컴퓨터 수리. PC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일에 워낙 관심이 많아 몇 년 전까지도 관련 일을 해왔다. ‘K삿갓’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그의 블로그에는 그가 만든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정보들이 올라와 있는데, 800여 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다.
“어릴 적 시골에 살았는데 어른들 앞에서 노래를 곧잘 불렀어요. 명국환 씨의 ‘방랑시인 김삿갓’이 애창곡이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부르게 되더라고요. 자연스레 김삿갓에 대한 동경도 생겼고요. 닉네임을 만들 때 그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게 실례 같아 K삿갓으로 지었어요.(웃음)”
그는 강동성심병원에서 나누미동행팀을 모집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최근 흥미가 생겨 드나들던 기원에서 지인의 추천을 받은 것이다. 막걸릿값 벌어볼 생각 없냐는 제안에 솔깃했다.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반가웠죠. 병원이 마침 집 근처라서 무조건 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용돈이나 벌어야겠다 했는데, 환자를 자주 대하다 보니 이제는 사명감 같은 게 생겼어요. 제가 옮기는 것은 침대가 아니라 생명이니까요.”
근무시간은 일주일에 30시간.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근무하는데 금요일은 격주로 일한다. 급여는 월 27만 원 정도. 근무시간 내내 앉아 있을 틈 없이 계속 움직여야 하는 일이다. 체력적으로 문제없냐고 물었더니 끄떡없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아직은 문제없어요.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해서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젊은 사람들하고 일하는 게 즐거워요. 첫 월급을 탄 뒤 친구들에게 기분 좋게 막걸리 한턱 낼 수 있었던 것도 이 일을 통해 얻은 행복이에요.”
최근 김 씨는 또 다른 공부에 한창이다. 바로 마술. 인터넷에 게재된 영상과 게시물을 통해 여러 가지 마술 기법을 익히는 중이다. 여생에 꿈 하나 더 갖기 위해서다.
“마술이 어느 정도 손에 익으면 주변 노인복지관이나 노인생활시설을 돌며 공연을 하고 싶어요. 계속 같은 공간에 계시면 적적하잖아요. 유명 마술사에 비하면 보잘것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면 만족할 것 같아요. 병원 일과 마술 공연 모두 체력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미끄럼틀, 그네, 모래밭, 뛰어노는 아이들. 우리 사회에서 놀이터는 어린이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통념을 깬 놀이터가 있다. 시니어도 편히 쉬고, 놀고, 배울 수 있는 ‘쌈지놀이터’를 소개한다.
서울 강동구는 경로당과 복지관 등 노인 여가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시니어를 위해 ‘쌈지놀이터’를 운영한다. 시니어가 주로 모이는 공터, 거리 벤치 등의 공간에 추가로 등받이 의자, 햇빛가리개 등을 설치해 편히 쉴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다. 쌈지놀이터는 야외 쉼터로 상시 열려 있지만, 동절기와 혹서기에는 운영하지 않거나 주변 유휴 공간을 활용해 유동적으로 운영한다. 2016년 6월 쌈지놀이터 1·2·3호를 먼저 시범 운영한 뒤 2019년 4월, 13호까지 개소했다.
놀면서 배우자!
쌈지놀이터는 단순히 쉼터 역할만 하는 공간은 아니다. 만 6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열린프로그램’도 진행하는 등 시니어 배움터로도 활용한다. 열린프로그램은 관내 복지관과 연계해 월 1~2회, 주로 시니어가 많이 모이는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진행한다. 미술심리치료, 웃음건강체조, 치매예방, 노래교실, 건강·심리·복지·법률 상담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또 시니어가 직접 쌈지놀이터 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르신마을활동가’도 양성한다. 어르신마을활동가는 놀이터당 10명 내외로 쌈지놀이터의 환경 정화와 함께 노숙인, 비행 청소년의 상습 이용 방지를 위해 활동한다.
앞으로 쌈지놀이터는…
2019년에 개관한 쌈지놀이터 10·11·12·13호는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정자를 재정비해 쉼터를 조성했다. 시니어와 어린이가 함께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1·3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한 어울마당이다. 앞으로 열린프로그램도 시니어와 어린이, 모두의 눈높이에 맞는 활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올해 조성된 신규 4개소와 2018년에 개소한 쌈지놀이터 6호는 ‘기억키움 쉼터’로도 활용된다. 기존 쌈지놀이터처럼 휴식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을 위한 교육, 뇌기능 활성화 및 근력저하 예방운동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차량이 다니는 좁은 골목에 위치한 쌈지놀이터 1호와 4호는 사고 발생 우려가 있어 열린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는다.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노인복지·돌봄’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건강한 노인이 요양 단계의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 또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봉사 등에 관심을 갖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 준비할 만한 자격증으로는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이 대표적이다.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준비하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취득 후 활동으로 이어졌을 때 얻는 보람이 큰 분야다. 실제 ‘2018년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만족도 및 인식도 조사결과’에서도 요양보호사 세부 직무 만족도에 대한 물음에 ‘사회발전 기여’(89.0%)와 ‘보람 및 자긍심’(87.7%) 항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대체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장애 노인을 상대해야 하므로 체력은 물론 정신건강 관리도 중요하다.
PART1. 국가자격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는 국가자격증에 속하며, 관련 학점을 이수하거나 실습시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취득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단, 두 가지를 모두 따려면 ‘사회복지사’를 먼저 준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공인된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 이수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하는데, 개인의 이력에 따라 교육시간이 상이하다. 관련 국가자격증(간호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간호조무사 등)이나 경력(재가노인복지시설, 간병요양기관 등 관련 종사 경험 1년 이상)이 없는 경우 이론, 실기, 실습과정을 합해 총 24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라면 이수과정이 총 50시간으로 대폭 줄어든다.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를 모두 준비할 때는 시간 절감 차원에서 사회복지사를 먼저 취득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사회복지사를 따고 난 뒤 요양보호사까지 도전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은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다 자칫 둘 다 놓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즉 요양보호사 취득만을 원한다면 애써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기보다는 관련 경력을 쌓거나 수업을 모두 이수하는 편이 낫다.
사회복지사 자격 등급은 본래 1, 2, 3급으로 나뉘었으나 2017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3급 자격이 폐지됐다(기존 취득자는 사용 가능). 1급은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2급은 대학원, 대학교, 전문대학 졸업자로 일정 과목을 이수한 경우 취득 가능하다. 관련 학위가 없다면 학점은행제를 통해 해당 과목을 이수하거나 양성교육과정 수료를 통해 대체할 수 있다. 2급에 해당하는 요건을 만족해야 1급 국가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사회복지 분야 전공자가 아니라면 학점이수 조건을 채우고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몇 년은 투자할 각오를 해야 한다. 지난해 사회복지사 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50대(24.3%)와 60대 이상(19.8%) 응시자의 합격률이 절대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30대(23.6%)와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낮지 않은 상황이다. 시험 자체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요양보호사 시험은 합격이 수월한 편이다. 지난해 시험 응시자 수(9만8369명)와 합격자 수(8만6662명)가 가장 많은 50·60대의 합격률은 88.1%로 나타났다. 눈여겨볼 점은 70대 이상 응시자 현황이다. 젊은 세대는 주로 취업 준비 등을 목표로 자격증을 따지만, 중장년 세대는 부모, 배우자 등 환자인 가족을 돌보기 위해 취득하는 이가 많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가 장기요양보험 1~5등급에 해당하는 가족을 수발하고 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 요양보호사’의 경우 실제 돌봄 시간과 관계없이 하루 1시간, 월 20일을 인정해주며 직장 근로자가 아니라야 가능하다. 요양 대상자의 나이, 질환(치매) 정도 등에 따라 인정 시간 및 환산 금액이 다르다.
요양보호사 직무 만족도는?
‘2018년도 장기요양 제도 만족도 및 인식도 조사결과’(국민건강보험)에서 요양보호사의 직무 만족도 부분을 살펴보면 ‘불만족(매우 불만족)’을 드러내는 이는 10%가 채 되지 않았다. 만족도에 대한 세부 항목에서는 ‘사회발전 기여’(89%)가 가장 높았고, ‘임금 및 수당’(24.7%)이 가장 낮았다.
PART2. 민간자격
노인요양시설이나 데이케어센터 등에서는 노인들의 신체 활동을 돕는 일 외에도 인지기능과 체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촉감놀이나 체조 등의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다면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 외에 추가로 민간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노인두뇌훈련지도사, 실버레크리에이션지도사, 노인미술심리상담사, 실버건강지도사 등 관련 분야의 다양한 민간자격증이 있으며, 비교적 취득 과정도 어렵지 않다.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집에서 생활하기가 어려워서 가족과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노인들 곁을 24시간 지켜주는 곳이 있다. 바로 요양원. 지난 3월 오픈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를 방문해 시니어로서 노후를 어디서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면서 꼼꼼히 살펴봤다.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는 서울시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도심형 요양원이다. 지난 3월 8일 오픈한 이 요양원은 최신식 건물에 총 130개의 침상을 갖추고 있다. 오픈한 지 이제 불과 1개월 정도밖에 안 지난 시점에 벌써 60여 명이 입소해 있으며 꾸준하게 입소가 진행중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의 목표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과 보호자에게 안심과 신뢰와 희망을 주는 데 있다. 요양원 건물 입구로 들어서자 통유리에서 들어오는 자연 채광으로 실내 공간이 밝고 넓고 쾌적해 보여 좋았다. 특히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새집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염려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건축 자재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고 실내 공기질 관리까지 염두에 두고 건물을 지었다는 설명을 들으니 더 신뢰가 갔다. 환한 미소로 맞이해준 곽혜련 원장의 안내에 따라 유닛을 돌아봤다. 입소자 어르신들은 민요강사의 프로그램 진행으로 간단한 부채 율동과 창을 따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들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유닛을 살펴볼 때 입소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오밀조밀하게 잘 갖춰진 최신식 시설이 마음에 쏙 들었다. 곽혜련 원장은 제일 먼저 인간 중심 케어에 대한 개념을 설명했다.
“인간 중심 케어 모델이란 첫째, 어르신이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자신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함은 물론 자기결정권과 선택권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고 둘째,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구성해 ‘전문적인 케어’ 서비스를 하고 셋째, 입소자 한 분 한 분을 위한 ‘맞춤 케어’ 서비스를 하며 넷째, 최고의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하고, 편안하고, 깨끗한 환경을 항상 유지하는 것입니다.”
집에서는 각자만의 라이프스타일이 있지만 시설에 입소하면 그곳에서 짜놓은 시간에 맞춰 생활해야 한다. 그러나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요양원 시스템에 맞춰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게 아니라 입소자 한 분 한 분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돌보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입소자가 늦은 아침시간까지 더 자고 싶을 때는 더 잘 수 있고,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는 그대로 누워 있어도 된다. 또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꾀해 어르신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케어를 실천하고 있다.
내 집 같은 편안한 환경
시설 배치의 콘셉트는 내 집 같은 분위기다. 실내로 들어가자 거실이 눈에 들어왔고 그다음엔 침실이 보였다. 130개의 침상을 8개의 유닛으로 나눈 방에는 희망채, 행복채, 소망채 등 친근감이 드는 이름을 붙였다. 요양보호사는 근무지 변경 없이 유닛별 전담제로 일한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요양원은 복도형 침실배치로 병원형 구조로 운영을 하고 있으나 이곳은 소규모 유닛을 만들어 유닛이 집의 개념이 되는 집과 같은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하고 베리어프리 설계를 도입했으며, 유니버셜디자인의 가구를 배치했다. 특히 건물 전체를 아우르는 공조시스템을 설치해 실내 공기의 질을 관리하는 것은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간호 및 의료 서비스의 질도 강화해, 간호 인력이 365일 24시간 대기하면서 케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는 3명의 전문가가 어르신의 기능회복 및 유지를 위한 재활치료를 제공하면서 입소자를 돌보고 있으며, 취미 활동 및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복지사가 프로그램 운영에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구성을 가능한 한 다양하게 짜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강사를 초빙한다. KB골든라이프케어 빌리지에서는 입소자를 모두 한곳에 모아놓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유닛 별 운영을 함으로써 입소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식단도 어르신의 상태와 식성에 맞춰 짠다. 소위 맞춤형 식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입소해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은 이 같은 식단에 대해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 특히 유닛 내에서 직접 밥을 지어 제공함으로써 마치 내 집에서 밥을 해서 먹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입소자들과의 대화
생활채를 돌아보던 중, 햇볕이 따스하게 비추는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어르신을 만났다. 궁금한 사항들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셨다.
“어르신, 이곳에서의 생활이 어떠신지요?”
“사람들이 친절하고 음식도 정갈해 입맛에 맞는 것은 물론 잠자리도 편해요.”
“혹시 외롭지는 않으세요?”
“솔직히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까운 곳에 딸이 살고 있어 거의 매일 찾아오니 그다지 외롭지는 않아요.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도 읽을 수 있고 신문도 읽을 수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한 것 아닌가요?”
외롭거나 불편한 점이 그래도 한두 가지 있겠지 해서 여쭤봤는데 어르신은 행복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당신 자서전에 사인까지 해서 기어코 한 권을 선물로 내어줘서 감사함을 느끼며 자리를 떴다.
다른 유닛에서는 아내와 함께 입소한 87세의 어르신을 만났다. 시설에서의 생활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또 여쭤봤다. 시설은 좋은데, 입소자들끼리 소통하는 게 어렵다고 했다. 어르신은 입소한 지 이제 1개월밖에 안 돼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각 유닛 거실에 마련된 케어 스테이션에는 어르신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요양보호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중 한 요양보호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황선복(59세) 요양보호사는 요양원의 방침대로 맞춤형 1대 1 케어를 목표로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분들의 근무 여건은 어떠신지요?”
“업무가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봉사정신과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근무 환경은 좋은 편이에요. KB골든라이프케어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타 요양원에 비해 근무 환경이 한결 좋습니다.”
지역 주민 위한 커뮤니티센터 운영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는 준공 과정에서 일어난 주민들과의 마찰을 풀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좀 더 활용도 높은 복지공간으로 쓰이길 바라는 주민들의 욕구와 충돌한 것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역 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주민들과 협의했고, 그 결과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 1층에 지역 사회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센터를 마련했다. 넓고 채광이 좋은 커뮤니티센터는 앞으로 지역 사회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모임, 프로그램 활동, 강의, 행사 공간 등 다양한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커뮤니티센터 옆으로는 데이케어센터가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었다. 데이케어센터는 4월 30일 개소를 한다는 소식이다. 데이케어센터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야간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안심하고 가족을 맡길 수 있는 곳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는다. 가족이 돌볼 상황이 안 되면 결국 시설로 들어가야 한다. KB 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는 도심형 요양시설이다. 요양원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외딴곳에 위치해 있으면, 가뜩이나 가족과 떨어져야 있어야 하는 상황을 힘들어 하는 입소자들이 더 고립감이 들 수밖에 없다. 도심형 요양시설의 장점은 입소자들이 마치 마을회관으로 마실 가듯 가까운 곳에서 지낼 수 있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고, 가족들도 입소자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 한걸음에 달려와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넓은 통유리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옹기종기 모여앉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행복해하는 입소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자도 요양원으로 들어갈 시기를 짐작해봤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독자적인 존재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로서’라는 역할적 개념을 지니고 산다. 부모, 자식, 사회가 부여한 직위 등 다양한 얼굴을 하고 살아가니 도무지 내가 누군지 알 수 없다. 그럴 때 온전한 내 모습으로 돌아가 찾아드는 곳이 ‘아지트’가 아닐까. 그래서 물어봤다. 2019년 봄날, 인생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아지트는 어떤 모습의 어디인가?
진행 본지 편집부 도움말 원영희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김욱 경기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본 설문조사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자체 조사이며, 104명의 50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시니어의 아지트 방문 목적으로 ‘배움’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원영희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평균수명의 증가로 이제는 ‘노년기’가 인생을 정리하는 시대가 아닌, 제2의 청춘 시기로 탈바꿈되었다”면서 “최근 평생학습, 인생 2모작, 노후 설계 등 다방면에서 학습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져 학습 욕구도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니어가 즐겨 찾는 아지트 유형 항목에서는 남녀의 선호도가 다르게 나왔다. 전문가는 이에 대해 관계성을 바라보는 남녀 간의 차이에 따른 결과라고 해석했다. 원 교수는 “상대적으로 관계를 중요시하는 여성 시니어의 경우 집단 및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관계망을 확장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남성 시니어의 경우 기존 집단과의 교류 외에는 개별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욱 경기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는 “맛집 및 카페는 여성에게 비교적 친숙한 공간이기 때문에 다수의 여성 시니어가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혼자보다 여럿이 방문하기를 선호한 여성의 설문 결과에 대해 김 교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나이 들수록 외향적으로, 남성은 내향적으로 변한다”고 설명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게 비교적 익숙한 여성들은 혼자보다 여럿이 어울리기를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원 교수는 남성의 설문 결과에 대해 “직장 위주의 생활 및 가부장적 문화의 영향 등으로 여성보다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관계성이 낮아 타인과의 소통에 서툴다 보니 누군가와 시간을 맞춰 함께 활동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상황적, 시간적 제약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찾아간 아지트가 ‘젊은 세대’가 많이 가는 장소일 경우 개의치 않고 이용한다는 답변이 70%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원 교수는 “요즘 시니어는 평생학습, 인생설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려는 성향이 높다”면서 “이전 노인 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와 일방이 아닌 양방향의 소통을 위해 노력해 세대 간의 벽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동네 아지트는?
아지트가 없다고 응답한 14명은 그 원인으로 ‘장소에 대한 정보 부족’을 꼽았다. ‘네이버 우리동네’에서 동네별 소식(동네새공간, 동네마켓, 동네행사축제, 동네강좌, 동네모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설문조사 응답자가 추천한 아지트
•별헤는잔(칵테일 바) •필름포럼(예술영화관) •풍월당(클래식 카페)
•느티나무쉼터(55세 이상 전용 문화 여가 복합시설) •카페꼼마(복합문화공간)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해외 선진국의 요양시설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선진국 요양시설은 한마디로 ‘인간중심케어(Person Centered Care)’를 지향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인간중심케어란, 개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기본 원칙으로 입소자의 심리적 욕구에 대한 배려를 하고 독립성, 자율성, 자존감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인식과 실천을 말한다. 인간중심케어를 기본 축으로 두고 이뤄지는 요양원의 특징은 무엇일까?
2026년 한국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국민 5명 중 1명이 만 65세 이상 노인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아프고 불편해도 평소에 살던 자기 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노인은 많지 않다.
돌봄에 대한 불안은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생활수준의 보편적 상승 추세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주거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 요양시설 입소자들은 더 나은 인격적 대우를 원했지만 필연적으로 삶의 질 경시와 서비스 질의 저하를 겪어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중심케어의 노인주거복지시설이 대안적 개념으로 제시되고 있다.
자유로운 삶의 추구, 에덴 대안 모델
인간중심케어 개념이 적용된 대표적인 모델로는 ‘에덴 대안’ 모델과 ‘그린하우스’ 모델을 들 수 있다. 에덴 대안 모델은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외로움, 무료함, 무기력함을 없애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간적인 주거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식물이나 동물을 자유롭게 기르고 가족과 교류를 자유롭게 하여 입소자들의 집과 같은 환경을 만든다. 그리고 요양시설 입소자들의 자율적인 선택과 상호작용, 직원에게 케어 관련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을 통해 인간중심케어를 강조하며 거주 노인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집중한다. 자유로운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노인과 직원들의 관계성을 높여 상호관계 방식의 관리를 꾀하는 에덴 대안 모델은 자연스러운 개선과 발전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에덴 대안 모델을 적용한 요양원의 경우 욕창이 57% 감소하고, 직원 결근이 48% 감소했으며 침상에만 체류하는 거주자들이 25% 정도 감소했다. 또한 행동 억제도 18% 감소했다.
보다 전문적인 관리, 그린하우스 모델
그린하우스 모델은 요양시설을 최대한 가정집처럼 조성하고 10인 이하의 노인들이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한다. 집과 같은 환경을 위해 병원을 상기하게 하는 간호사실, 투약 카트 등의 요소들을 최대한 지양한다. 일상생활 보조인력은 프로페셔널리즘 고취를 위해 일정한 트레이닝을 거친 ‘샤바즈’로 불리는 직원들이다. 이들은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과 업무에 대한 책임을 교육받게 된다. 그린하우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직원 비율, 가정과 같은 환경, 요양시설의 소규모 사이즈, 사전 직원교육 등 4가지 영역에 중점을 둬야 한다. 그린하우스 홈에 거주하는 입소자들은 삶의 질이 향상되고 진료의 질이 향상되었으며 가족 및 직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입소자들과 직원이 소수라서 서비스가 집중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로 보여진다.
개인과 공동의 절묘한 밸런스, 유니트 케어
일본도 1994년 고령사회에 돌입하면서 장기요양보장제도 등의 노인보건복지정책 및 서비스의 정비 하에 노인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고 특히 시설 생활자 중심의 노인장기요양보호시설 서비스 제공에 비중을 두고 있다. 유니트 케어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으로서 인간중심케어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2006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배려와 중시가 생활 속에서 크게 작용하고 집단적인 성향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일본의 유니트 케어에서도 이러한 독특한 성향이 느껴진다. 일본의 유니트 케어는 유니트당 10인 이하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1960~70년대의 소규모 케어에서 시작해 1990년대에 개실화를 거쳐 현재는 개호보험법 도입과 함께 제도화한 상태다.
유니트 케어를 기반으로 한 시설의 건축적 특성은 개인적 공간과 공공적 공간의 융합에 있다. 서비스의 특징은 식사를 원하는 시간에 하고 목욕도 일반 욕실과 특수 욕실을 구분해 사용 가능하며 배설에 대한 케어도 완전한 개별화가 이루어진다는 데 있다. 또 개인 침실을 통해 케어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받기 때문에 자립성과 프라이버시 확보가 가능하고 면회 시에도 주위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 시설에서의 생활도 규제가 없기 때문에 자유로움이 보장되고 개인 침실을 본인 희망에 따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맞춤형 선택이 가능한 베넷세 스타일 케어
마치 회전 초밥 같다고나 할까. 일본의 요양시설 중 맞춤형 선택이 가능한 독특한 케이스도 있다. 일본의 베넷세 그룹 계열사인 베넷세 스타일 케어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의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홈 스타일을 갖추었다. 요양원, 그룹 홈 등 원하는 거주 형태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7개의 시리즈 중 자신에게 알맞은 집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한국적 인간중심케어 기반의 KB요양시설 모델 개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출발한 KB골든라이프케어는 해외 선진 사례들을 벤치마킹하여 인간중심케어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의 자회사로 설립된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우리나라 요양산업의 발전과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데 그 뜻을 두고 있다. 인간중심케어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있다. 처음엔 직원(요양보호사)들의 마음을 얻고, 그다음은 가족(보호자)의 마음을 얻고, 마지막에는 입소자(환자)의 마음까지 얻어야 인간중심케어 모델이 완성된다. 따뜻한 감성과 냉철한 판단으로 만들어나가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앞서 소개한 선진형 모델들을 기반으로 입소자 중심의 최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KB요양시설 모델을 개발했다. 인간중심케어의 특징은 그동안 살았던 삶의 연장을 추구한다는 것과 ‘집’ 개념의 적극적인 차용이다. 그래서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요양원은 공기 좋고 조용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생각을 깨고 언제든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를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 가족들이 부담 없이 찾아가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것, 지역사회와 동화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러 선진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노인요양시설이 주거시설 인근의 편의시설로 자리 잡으면 어르신들과 가족, 지역사회가 소통하는 도심형 요양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
KB요양시설 모델은 모두의 집이 다르듯, 8개 유닛별로 각 집의 콘셉트에 차이를 두어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평소에 쓰던 가구를 들여와 내 집처럼 익숙한 환경으로 꾸밀 수도 있다. ‘시설’이라는 명칭의 낯선 느낌이 아니라 집의 연장선으로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또한 식사와 생활에 본인의 기호대로 폭을 넓히는 서비스를 구상하면서 하루 일과, 기호 등을 선택하는 선택칠판, 반 뷔페식 식사, 커튼과 이불 선택 등 기존 요양원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KB요양시설 모델은 3월 오픈 예정인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 빌리지에서 처음으로 적용된다. 결국 콩 심은 자리에서 콩이 난다. 사람을 귀히 여기는 인간중심케어에 충실하면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지속 가능한 시설이 될 것이다. 내 집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터전을 일구는 KB요양시설 모델이 명실상부 국내 요양산업의 착한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