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에는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한다. 몸이 늙는데 마음만 젊으면 그것도 문제지만 실제로는 나이가 들어가면 몸이 나이 들고, 몸이 나이 들면 정신도 거기에 맞춰서 나이 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나는 나이 먹어서 뭘 할 수 없다’ 이런 생각이 아니라 좀 더 성숙하게, 어른값을 할 수 있게 돼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나이 들면서 보톡스 맞고 그러는 게 잘 늙는 것처럼 비치는 게 현실이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이태인기자 teinny@etoday.co.kr
최근 안티에이징이 마치 웰에이징인 것처럼 호도되고, 왜곡되는 부분이 많아지고 있다. 사람이 몇 년을 살 수 있을지는 인류가 지구상에 생긴 이래 계속 이어져온 원초적 궁금증이다. 안 늙길 바라는 마음으로 본인들이 노력하면 의학도 발달했고, 생활수준도 좋아지고 했으니 옛날보다는 수명이 늘어가는 게 당연하다. 따라서 연령규범이 무너지고 생애주기가 늘어나면서 외관상은 물론, 나이에 대한 경계가 점차 흐릿해짐에 따라 나이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미국 인구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100세 이상 인구가 세계적으로 34만명에 달하며, 2050년이면 6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최장수 국가로 유명한 일본은 2050년에 100세인이 전체 인구의 1%인 62만 7000명이나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미 평균수명이 81세를 넘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100세 이상의 인구가 1만 3700명이라고 한다.
수명이 늘어나고 100세인이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노년학 전문가들은 저소득보다 고소득층에서, 후진국보다 선진국에서, 시골보다 도시에서 장수인이 늘어난다는 점을 꼽았다.
100세 이상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사람을 센터내리언(centenarian:백세인)이라고 부른다. 110세 이상 산 사람은 특별히 슈퍼센터내리언이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슈퍼센테내리언은 2014년 기준 모두 74명이다. 이 가운데 미국인이 22명이었다. 이들의 평균 사망 나이는 112세였으며, 최장수 연령은 116세다. 14명은 유럽 출신, 2명은 히스패닉, 1명은 아프리카 출신이었다.
국제 100세연구단에서는 오래 사는 것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후를 미리 준비하고, 작은 일이라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자신 있고 당당하게 늙어가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유전적 요소보다 중요한 건 생활양식
서울시가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에 의뢰해 펴낸 ‘서울 100세인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장수인 10명 중 7~8명은 사교적이고 감정 표현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의심 증세를 보인 사람은 전체의 4.6%에 불과했다. 또 10명 중 7~8명은 매일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식사량이 일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혜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장이 연구한 ‘한국 장수인과 장수지역’은 장수인 생활세계에 대한 심층 분석이 ‘부양부담’ 문제 ‘의존적 존재’ 로 보고 접근하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생활의 적극적 주체로서 장수인의 삶을 조망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20년 넘게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이 넘는 백세인을 연구해 온 미국 조지아대 심리학과 레너드 푼 박사는 세계 장수학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장수 요인 다섯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전, 성(性), 사회적 인간관계, 인지 능력, 영양 상태다.
유전이 장수에 미치는 영향은 약 25% 정도이고 나머지는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건강한 인간관계가 중요한 것이며 마음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 것이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국제 100세인연구단의 노년학자들은 건강한 장수의 요인은 유전적 요소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지만 먼저 주목할 것은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80세 후반까지 생존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얼마나 바른 라이프 스타일을 지속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웰에이징이 우리보다 먼저 시작된, 또 노년학 관련 논의가 앞서 시작된 서구의 웰에이징 논의를 보면 의미 찾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의미찾기가 안되면 이제 너무 오래 살게 돼서 쉽게 공허해진다. 이걸 문제라고 할 게 아니라 그게 가능성을 준다고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수인들은 그 사회의 멘토가 돼야
한경혜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장은 “사람이 평생을 살면 삶의 경험에서 오는 지혜라는 게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나이듦의 덕목 중 하나가 젊은이들과는 좀 다른, 삶을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 젊은 시절의 덕목인 ‘머리가 좋다, 문제 해결을 잘 한다’ 등과 대비되는 노년기의 지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 시대에 맞는 멘토가 되라는 건 꼭 어떤 훌륭한 분이나 전문성을 가진 분이 되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조금 더 오래 산 사람으로서 사회에 멘토가 되도록 노력하는 게 삶의 의미를 찾는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 센터장은 “문제는 개인이 혼자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사회가 노인을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하는 게 문제다. 그런 구조적이고 문화적인 부분의 큰 것들도 좀 바뀌어야 한다. 잘 늙는 것을 개인의 어깨에만 짐 지우지 말고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citizen participation)도 중요하다. 멘토도 젊었을 때는 내 자식 내 가족을 위해서 살아왔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는 가족 우선, 가족 이기주의였는데 그런 경계에서 좀 벗어나는 것이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되는 인생 후반전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요즘엔 오래 살게 되니까 젊었을 때 못한 거 해 보겠다, 손주도 안 봐주겠다는 조부모도 있다. 그래서 사실은 어떤 담론을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하다.”
생산적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도록
한경혜 센터장은 나이든 것 하나만으로 많은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그룹으로 취급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중강연을 할 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으면 대부분 그렇다고 답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나이는 엄연한 현실이다. 몸도 늙는다. 아무리 내 꿈이 젊고 생체나이, 신체지수가 40대 같다고 할지라도 젊은 애들 기준으로는 50만 넘어도 늙어 보인다. 물론 65세 이상 70대 이상 그룹에 들어가면 젊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인이 어떤 취급을 받는 문화에 사느냐가 중요하다. 어항 속 금붕어처럼 되면 안 된다.”
한 센터장이 진행한 베이비부머 연구에서도 베이비부머들이 노년기 삶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 1위는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삶의 생산성이 끝나는 은퇴하는 시기여서 돈 문제보다 이 걱정이 더 컸다. 의미 있는 사회 구성원이란 뭔가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기여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나이듦에 따른 심리적인 변화를 보면 나이가 들수록 유산을 남기려는 경향이 증가한다. 그 유산은 꼭 돈에 국한된 게 아니라, 내가 왔다갔다는 흔적을 말한다.
노년의 마지막 발달과업으로 자아통합이라는 게 중요하다. 내가 헛살았다는 생각이 아니라, 실수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는 식으로 삶 전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면 허무해진다. 그런데 그렇게 노년기에 자아통합 발달과업을 완성하려면, 굉장히 중요한 게 중년기이고 내가 아닌 다음세대에 대한 배려, 얼마나 돌봤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길 없던 곳에 사람들이 가면 길이 난다”
“나를 위해 살던 젊은 시절에는 자아정체감이 중요하지만 후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자신의 자원, 시간, 지식, 에너지 등을 후속세대를 위해서 써야 한다. 그렇게 되면 생성감 과업이 완수가 되고 그렇지 않고 나이 60~70세까지도 내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에 집중하게 되면 아무래도 젊은이들과의 경쟁에 치인다. 이미 중년이면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성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이므로 다음 세대를 가르쳐 주고 멘토를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이른바 ‘규모의 문제’다. 예전에도 오래 사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베이비붐 세대처럼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사이즈가 크다. 달리 말하면 새로운 파워가 대두되는 일이다. “길이 없던 곳에 사람들이 가면 길이 난다”는 말처럼 길을 내는 일이다. 실제로 이 베이비부머나 노인들을 학계에서는 ‘모던 파이어니어(modern pioneer)’라고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지도가 없으니까 개척을 한다는 의미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마음만 젊으면 된다고 말하는 건 엉터리 노년학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할 때 어항 속 물을 바꾸게 될 것이다. 실제로 건강을 위협하는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을 모두 없애도 평균 수명이 약 10년 정도 연장될 뿐 최장 수명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혈압, 생활 습관, 혈당 생체지수 등 모두 30세 청년 수준으로 유지해도 인간 수명은 남성 99.9세, 여성 97세에 머문다는 계산도 나왔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는 날까지 나이 드는 것에 대해서 이제는 좀 나만이 아닌 다음 세대, 책임감 등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90까지는 산다. 그러니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즉 젊은이들에게 멘토를 하고 사회에 기여를 함으로써 나이 먹어도 저렇게 의미 있는 뭔가를 하는 생산적인 사회의 구성원이구나 느낄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삶을 바꿔야 한다.
100세 시대의 화두 ‘건강’. 제아무리 장수시대라도 ‘내가 건강’해야 행복하다. 건강을 해치는 주범은 ‘음식’, 하지만 건강을 되찾는 해답 또한 ‘음식’에 있다. 건강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인터넷과 TV 프로그램 등을 통해 그 정보량도 쏟아진다. 따라서 건강음식에도 ‘지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브라보마이라이프는 홍영재(洪榮載·72) 박사가 을 통해 언급한 파이토케미컬을 가진 건강음식을 그 지표로 삼았다. 홍영재 박사가 제안하는 색 있는 건강음식, 제대로 알고 맛있게 먹고 매일 안티에이징하자!
오 색섭생 연재에 앞서 홍영재 박사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산부인과 의사로 유명한 홍 박사이지만 건강에 대한 조언만큼은 머리보다 가슴으로 이야기하는 그다. 그런 까닭은 그 역시 암과의 투쟁을 치러낸 경험자라는 데 있다. 암 환자의 심리적 절망감과 육체적 고통을 고스란히 겪은 그의 경험은 학문을 통해 축적한 그의 지식만큼이나 값지다.
현역의사로 58세의 나이에 대장암과 신장암을 이겨낸 그의 이야기는 ‘의사도 암에 걸릴 수 있다’, 곧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동시에 ‘암은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선사해줬다. 또한, 암은 그의 삶에도 전환점을 가져다줬다. 어느날 평소 친분이 있었던 월간지 논설주간이 부인과 함께 찾아왔다. 부부가 찾아온 이유는 다름 아닌 ‘암’ 때문이었다. 폐암 선고를 받은 논설주간이 암을 이겨낸 홍 박사의 이야기를 듣고 불안한 마음을 이겨내려한 것이다. 그 마음을 잘아는 홍 박사는 성심성의껏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고, 한결 밝아진 얼굴로 돌아서는 부부의 모습을 보고는 그가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산타홍’으로 다시 태어나다
그는 주치의가 되리라 결심했다. 우리나라는 의사가 환자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을 뿐더러, 주치의 개념이 발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치료만이 아니다. 환자는 의사에게 위로도 받고, 대화를 통해 믿음을 쌓길 원한다. 질병을 가진 환자로만 인식할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아픈 한 인간으로 대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는 몸이 아프지 않더라도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먹는 음식과 생활습관까지 상의해주는 주치의가 되고자 했다. 눈에 보이는 질병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과 정신, 육체를 치료해 환자의 삶 전체를 건강하게 만들고자한 것.
암을 이겨낸 경험도 진정한 주치의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삼았다. 그의 경험이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민끝에 그는 그의 병원을 개조하기로 했다. 환자의 삶 전체를 치료하는 토털안티에이징 병원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병원의 이름도 ‘홍영재 산부인과’에서 ‘산타 홍 클리닉’으로 바꾸었다. 산타처럼 친숙한 의사가 되기 위함이었다.
건강음식을 통한 안티에이징
안티에이징은 암 예방과 건강의 필수조건이다. 더불어 100세 시대를 사는 요즘, 실제 나이와 관계없이 자신의 건강 나이를 젊게 지키려는 노력은 필수다. 노화가 일어나는 이유들을 종합해 볼 때,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운동의 여부, 나아가 인간관계 등이 세포에 영향을 미친 결과가 건강이나 질병, 노화, 수명의 변화를 일으킨다. 즉, 노화를 방지하는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생활습관을 갖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음식’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우리가 죽는 날까지 매일 매일 해야 하는 필수 조건이기 때문에 우리 몸의 건강과 노화는 음식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이는 곧 먹는 음식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도, 잃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홍 박사는 많은 사람이 암을 예방하고 나아가 노화 방지와 건강한 장수를 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색섭생을 통한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하길 희망하고 있다.
홍영재 박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과정을 마치고 차병원 산부인과 과장, 건국대학교 부속 민중병원 산부인과 과장 등을 역임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총동창회장, 전국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이사, 서울특별시의사회 부회장, 대한노화방지연구소 소장, 대한여성비만노화방지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산타 홍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58세에 대장암, 신장암 두 가지 암을 선고받았으나, 수술과 항암치료 후 식이요법과 청국장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우리 청국장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청국장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활발한 대중 강연을 펼치며 건강전도사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 을 비롯해 , , 등이 있다.
60대가 은퇴 이후 기존 생활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서 월 285만원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은퇴와 노화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60대는 은퇴 직전의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필요한 월 생활비는 285만원으로 추산됐다. 285만원은 은퇴 직전인 50대 가계의 평균적인 생활비(354만원)를 기준으로 삼아 각종 감소요인과 증가요인을 고려해서 추산된 것이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이는 통계청이 산정한 60대 이상의 부부 생활비용 208만원보다 77만원(37.01%) 높다.
연구소는 60대에 50대에 비해 줄어드는 돈은 자녀교육비(월 36만원), 연금·보험료(월 20만원), 교통·통신비(월 26만원)뿐이라고 설명했다.
60대로 접어들면 의료비가 50대(월 16만원)보다 14만원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품위 유지에 필요한 여행과 외식 등 오락문화(47만원), 식료품(45만원), 의류·신발(18만원), 교육(7만원) 등의 비용은 꾸준히 지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금(20만원)과 대출 이자(19만원), 보험·저축(16만원) 등 비소비지출도 월 7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는 직장에서 은퇴한 60대에서 중산층으로 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30대부터 노후 준비에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60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노후자금이 부족하면 질병과 자살·빈곤 등 ‘경계세대의 3대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겪는 질병은 평균 3.4개, 60대 이후 심리불안으로 자살할 위험은 10대에 비해 3.6배 높다.
서동필 100세시대 연구소 연구원은 “60대의 생활유지 비용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다”며 “30대부터 재테크 계획을 세밀하게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 TV에서 “나는 살면서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는 90세 할머니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순간 고개가 갸우뚱했지만 그의 밝고 따뜻한 미소에는 충분히 진심이 묻어있었다.
실제로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 행복해진다. 이라는 학술지에서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에 참전했던 2천명의 삶을 20여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 이들의 행복지수는 65세에 정점에 이르렀으며 75세까지도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나이가 들수록 더 행복하게 만드는 걸까.
노년기의 행복지수가 40대보다 더 높은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기대와 욕심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인생을 더 즐기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심리학과 교수인 소나 류보머스키 또한 그의 동료들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행복은 상당 부분 우리들의 통제 범위 안에 있다”고 주장한다.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이중 환경적 요인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10%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각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행복의 유전적 기질에 의한 것이 50%, 나머지 40%의 행복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취하는 일상의 활동과 사고방식에 달려있다. 결국 각자 연습하고 노력하기에 따라 행복의 크기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행복한 노후 또한 충분히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행복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노화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이란 책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늙는 것을 애통해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화를 피하려고 하지만, 사실 노화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권이다.’
노화란 죽기 직전까지 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일찍 깨달은 사람들은 노년을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가능성의 시기로 여기고 주어진 기회를 적극 활용해나간다.
두 번째로, 계속 일해야 한다. 사람들이 일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일이란 스스로 정한 목적이나 가치에 따른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삶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일이란 비단 돈을 버는 것뿐만이 아니다. 자원봉사나 사회활동, 전문적인 취미여가까지도 모두 ‘일’의 범주에 속한다.
다음으로, 화목한 가정을 유지해야 한다. 세계 46개국을 상대로 1981년부터 4차례에 걸쳐 실시한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에 따르면, 행복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가족관계를 꼽고 있다. 평생에 걸쳐 행복하게 나이 드는 법을 연구한 하버드의대 정신과 교수 조지 베일런트도 인생의 말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경제적 빈곤’이 아닌 ‘사랑의 빈곤’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돈보다는 곁에 함께 있어줄 사람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장수인들에게는 ‘항상 머리를 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100세인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만사가 귀찮아질 법한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찾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고 살던 대로만 사는 사람들은 외톨이로 남게 된다. 주변의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람들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행복과 관련된 문헌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한 가지는 ‘행복한 사람은 덜 행복한 사람들보다 인간관계가 좋다’는 것이다. 실제로 75세에도 여전히 신체가 건강한 남성들을 조사해보니 하나같이 사회적 유대관계가 강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래서인지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는 텔레비전을 보는 것에 유난히 비판적인 경우가 많다.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면 텔레비전 앞에 앉아있을 시간에 밖에 나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라는 것이다.
언젠가 한 작가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삶의 태도다.”
행복한 습관, 작은 것에도 행복해 하는 삶의 태도가 결국 행복한 인생을 만든다. 돈으로 살 수 있는 일시적인 행복보다 일, 가족, 건강, 배움, 좋은 인간관계처럼 지속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어떤 변화나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명성이 높은 치매 전문 명의를 운좋게 만나게 됐다. ‘환자를 내 가족처럼 섬기자’가 병원의 철학이라며 식상하지만 치매의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그 병원은 이직률 낮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봉사뿐만 아니라 병원 운영의 내공도 보통이 아닌 듯싶다. ‘병을 고치는 이는 소의(小醫)요, 환자의 마음을 고치는 이는 중의(中醫)며, 사회를 고치는 이는 대의(大醫)다’ 가족들에게 늘 미안해할 수밖에 없는 치열한 삶 속에서도 이웃을 끌어안는 마음가짐이 그저 아름다운 치매 전문의를 소개한다.
“치매는 인간의 존엄성을 앗아가는 가혹한 병입니다. 스스로 인간임을 잊게 만드는 잔인하고도 무정한 병이지요. 더구나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겨주기도 합니다.”
‘명의’의 기준은 그 분야에서 임상사례와 수술을 가장 많이 한 사람으로 했다. 암 수술의 경우에는 수술을 많이 한 의사가 경험도 많아 수술 후 성적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치매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의 경우 좀 다르다.
흔히 죽음을 입으로 말하는 사람은 자살을 하는 의사가 없다고 하지만 치매노인의 경우에는 장난하기 위해 죽겠다고 말하거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마음에서 죽겠다는 말을 넌지시 비치지는 않는다. 치매 환자의 경우 협박처럼 보일지라도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한다.
치매 환자나 가족들을 대할 때 섣부른 동정을 보이거나 억누르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마음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제 치매환자는 치매환자 가족만의 책임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국가와 사회가 더욱 주도 면밀한 방안을 계속 찾아야 할 것입니다."
최성혜 인하대 부속병원 교수는 “정부에서 모범이 될 만한 표준 시설을 만들어 권장한다면 민간 시설도 많이 개선될 것이고 특히 치매환자들을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주고 인지적 자극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필수적으로 갖추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터뷰=한설희 건국대학병원장/광진구치매지원센터장]
“치매는 꽁꽁 숨기고 싶은 병이 아닙니다.”
한설희 건국대학병원장은 퇴행성뇌질환과 치매를 전공한 의학박사이자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로 대한치매학회 명예회장, 광진구치매지원센터장 등을 맡고 있는 치매 전문가다.
또한 현재 1998년 노벨의학생리학 수상자인 루이스 이그나로 박사와 함께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도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 듀크의과대학 알츠하이머병 연구소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 알츠하이머병 연구소, 일본 국립장수연구소 등에서 연구교수로 활동하며 치매에 대해 연구한 바 있다.
신경세포의 퇴행을 막기 위해 교육을 통한 두뇌 자극과 뇌혈관 건강을 위한 건강식과 유산소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봉사와 편안한 잠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선진국에서는 시설 확대보다 재가 케어 늘리는 추세
-한설희 원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예방법과 치료법은 무엇입니까?
“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병이 아닙니다. 65세 이후에 나이가 5세 증가할 때마다 2배씩 알츠하이머병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나이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 뇌 세포에서는 아밀로이드 단백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정상적으로는 제거 효소에 의해 깨끗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제거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혈관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더 감소하게 됩니다. 아밀로이드 제거능력이 떨어지면 점차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여서 신경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결국 신경세포가 죽어 없어져서 알츠하이머병이 생깁니다. 따라서 최근에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소위, 알츠하이머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치료 효과가 확실하게 증명된 치료제는 없습니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혈관 위험 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아밀로이드를 적게 생기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효과가 입증된 아밀로이드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 까지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평생 유지하는 것이 중요 합니다.
-30~40대 젊은 층의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젊은 층의 치매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앞서 기술한 혈관 위험인자를 조절하지 못한 결과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발생이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과 관련 있는데 특히 비만과 동맥경화, 고혈압 등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의 발생이 많아 혈관성 치매 환자의 솟자가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업무에 의한 지나친 스트레스나 과도한 흡연, 음주 등이 신경세포의 노화를 촉진하여 치매 발생 연령을 낮추는 작용을 합니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전두엽 기능이 현저하게 소실되어 나타나는 병이 전두측두엽치매인데 이는 일반적으로 발생연령이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낮은 초로기 치매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환자들은 초기에는 기억 장애 보다는 성격변화, 행동장애 등이 나타나므로 정신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병의 진단이 늦어지기도 합니다.”
-치매 환자의 초기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 환자의 나이 교육 수준을 참조하여 정밀 신경심리 검사를 시행하면 치매의 유무, 치매의 심한 정도를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뇌 MRI나 CT를 촬영하여보면 뇌 위축의 정도, 기억중추인 해마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으며 뇌혈관의 폐색이나 뇌색 또는 다른 뇌 조직의 이상 여부(뇌종양, 수두증, 염증)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치매도 유전이 되나요.
“알츠하이머병을 제외한 나머지 질환은 숫자가 적어 유전적 요인이 조사된 게 없어요. 알츠하이머는 15%가 가족성 치매에요. 유전성이 강하다는 얘기죠. 특히 이삼사십 대 젊은 치매 환자들은 상당수가 유전성 치매라고 보면 됩니다. 희귀하지만 한번 발병하면 치유가 힘듭니다. 사회 생활을 한창 할 나이에 발견되기 때문에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요양시설에 가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전문 요양시설로 환자를 입소시키는 기준은 다음의 두 경우입니다.
첫째는 환자가 너무 과격하고 폭력적이어서 본인 또는 보호자를 다치게 할 수 있을 때입니다. 둘째는 기저귀를 채워도 대변, 소변의 적절한 관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가게 됩니다.
그 외에는 환자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가정 간호가 우선입니다.
치매 환자의 10%는 요양 시설 같은 곳에서 생활합니다. 90%는 가정에서 가족들이 돌보고 있는데, 이것의 40%는 배우자 몫이고 나머지는 자녀들이 돌봐야 해요. 특히 배우자가 돌보는 경우는 두 사람만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체력적인 한계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어요.“
-치매 환자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는 게 옳은 방법일까요?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뇌가 더 빨리 노화되어 “생각 주머니‘가 어린 아이만큼 작아져서 기억력, 판단력이 어린아이처럼 변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치매 보호자들에게 필요로 하는 정책적인 차원의 접근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일시적 일과성의 생색내기식 도움 보다 적더라고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신체가 건강한 치매환자의 경우 모든 것을 보호자가 감시하며 도와주어야 하는데 환자가 스스로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판단하여 인지저하가 심한 치매 환자도 장애인 적용을 받지 못합니다. 보호자의 도움 없이 잠시도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치매 환자는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올해 7월부터 치매특별등급제가 실시한다는데요
“2008년부터 도입된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어요. 신체적 비중이 크다 보니 사지가 멀쩡하지만 인지 능력은 좀 떨어지는 초기 치매환자는 쉽게 등급을 못 받았지요. 그래서 올해부턴 특별등급이 도입됩니다. 3등급 밑에 별도 등급이 부여되거든요. 이게 도입되면 요양보호사를 파견 받을 수 있고 주간보호센터도 이용할 수 있어요. 생업에 종사하는 자녀들로선 이보다 좋은 선물이 없을 겁니다.”
-해외에서의 치매 사례는 국내 치매 환자들의 양상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선진국에서는 고혈압, 당뇨 등 혈관성 위험인지가 잘 조절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비해 혈관성치매의 환자가 적습니다.
우리나라는 혈관성 치매가 특히 많은 편입니다. 이 비율이 2012년 현재 17%로 2008년 조사 당시 25%보다 줄기는 했으나 선진국에 비해선 여전히 높아요.“
-치매환자에게 좋다는 음식과 처방치료제는 무엇이 있나요.
“일반적으로 지중해식 식단으로 알려진 제철 채소, 과일, 생선, 올리브유, 정제되지 않은 곡물(보리, 통밀, 귀리)이 뇌 건강에 좋으며 적당량의 붉은 포도주에는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하는 좋은 신경세포 보호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조기진단 예방이 절실 …치매 연구, 어디까지 도달했나
박희순(58, 가명) 씨는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놓고 청소기를 돌리다가 냄비를 태우거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가기 전 항상 휴대폰을 챙기지 않아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최근에는 은행에서 현금을 찾으려는데 갑자기 비밀번호를 잊어서 당황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닭볶음 요리도 20년 동안 해왔는데 맛이 늘 다르고 음식 솜씨도 예전 같지 않다.
박 씨의 이러한 경도인지장애 증세는 알츠하이머와 노화증세, 건망증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어도 치매를 의심하는 경우는 드물다. 단순 노화 증세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치매를 발견하고 증상을 늦추는 치료를 받으면 이후에 나타날 증상 발현 시기를 늦출 수 있고 생존 기간도 늘릴 수 있다. 따라서 기억력 감퇴가 시작됐을 때 빨리 검사를 받아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첫째도 예방, 둘째도 예방, 셋째도 예방’이듯 치매는 조기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시와 구청이 운영하는 치매지원센터를 찾으면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치매 선별 검진을 받고, 치매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신경·심리 검사와 문진 과정 등을 거쳐 인지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치매는 한 가지 질환이 아니라 70가지 이상의 다양한 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상태로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나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국내 치매연구 의료진들은 약물개발과 신 약재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개발되고 있는 약재들을 포함해서 여태까지 나온 모든 약재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약간 늦출 수 있거나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치료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지, 그 어느 것도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병 자체를 치료할 수 있도록 고안되고 만들어진 약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20년 동안 인지능력 특히 병의 초기와 중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약재들이 개발됐다. 이러한 약재들이 현재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있는 환자들의 일차적 치료 약물로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항산화제 (Ant ioxidant),항소염제 (Anti-inflammatory drugs), rine), 아리셉트(Aricept),엑셀론 (Exelon) 등이 치료 약물들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현재 사용 중인 치매치료약도 통틀어 4가지에 불과하다. 2003년에 마지막으로 치매 치료 신약이 출시된 지 벌써 10년이 흘렀지만, 일부 5년이다, 10년이다 말들은 무성하다. 하지만 새 치료제 개발은 아직은 감감 무소식이다.
◆조기 진단부터 치매연구 완전 정복을 꿈꾸다
비록 아직 한계는 있지만 최근 치료법들이 상당히 발전했고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등 크게 변화된 치료 연구가 활발해졌다.
치매는 일부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제외하면 근본적인 치료제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세포에 들러붙은 베타아밀로이드란 단백질이 내뿜는 독성물질이 뇌신경세포를 파괴해서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단백질이 뇌신경세포에 붙는 이유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우리 뇌 세포에서는 아밀로이드 단백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정상적으로는 제거 효소에 의해 깨끗이 없어진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제거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혈관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더 감소하게 된다.
한설희 광진구치매지원센터장은 “아밀로이드 제거능력이 떨어지면 점차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여서 신경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결국 신경세포가 죽어 없어져서 알츠하이머병이 생깁니다. 따라서 최근에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소위, 알츠하이머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치료 효과가 확실하게 증명된 치료제는 없습니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혈관 위험 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아밀로이드를 적게 생기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효과가 입증된 아밀로이드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 까지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평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전조 증상이 있다. 다른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치매 역시 조기 발견이 중요한 만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 주변 사람들이 느끼기에 이전에 비해서 기억력이 확실히 떨어졌다면 주의해서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약물연구 미약하지만 신약 적용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앞 서있는 편이다.
현재 전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은 연간 50억 달러(5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에는 90억 달러(9조 5000억원)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시장은 1000억~1700억원에 그치고 있지만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치료제 시장이 증가하면서 치매연구 관련 산업도 부상하고 있다.
치매환자 가족 전문 하우스, 치매 재활 로봇, 치매전문 요양사 양성 프로그램, 위치 추적장치, 인지치료 지도사, 혈액으로 알아보는 치매진단 치트기 등 관련 사업들이 줄지어 나올 예정이다.
줄기세포와 의료기기, 치매 예방 백신, 치매 환자의 뇌에 전기 자극을 줘서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연구 등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임상 연구와 뇌영상 연구 앞서다
다양한 치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한국형 치매 정복을 위해 의료진들이 발 벗고 나섰다. 우리나라에 비해 선진국에서는 치매연구의 진전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한국 알츠하이머치매 뇌영상선도연구’ 사업은 국내 우수 치매 센터들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및 혈관성 치매 환자들의 신경심리검사, MRI, PET 등 임상적 지표를 수집해 한국형 치매의 특성을 파악한다.
이번 연구는 총 6년간 진행될 예정이며 1차 연도에는 연구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2년차부터는 대상자 모집과 임상 연구를 동시에 진행한다.
또 한국 알츠하이머 뇌영상선도연구가 완성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 간 자료 호환성으로 인해 글로벌 치매 공동연구가 활성화될 예정이다.
특히 임상 연구와 뇌영상 연구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앞서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치매 연구는 연구기간이 길고 많은 대상자를 필요로 하지만 MRI, PET, 생물학적 표지자 등 여러 자료를 동시에 이용해 적은 대상자로도 정확하고 역동적인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설희 센터장은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현재는 증상이 없더라도 향 후 10년 이내에 알츠하이머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예측해주는 아밀로이드 PET영상이 개발되어 연구용으로 사용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정부에서도 체계적인 연구설계와 모든 임상데이터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연구자들의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이 이뤄져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치매 연구 의료진들은 말한다.
◆뇌지도 연구 분야에 막대한 투자>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때 조기 발견한다면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때문에 여러 연구를 통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서북병원 송인향 과장은 “경도인지장애는 7~8년 전부터 신호가 나타난다고 본다면 알츠하이머 치매는 2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의 발병 신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수치가 보이기 시작한다”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알츠하이머의 발병 전에 나타나면 훗날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치매 증세가 보이기 15~20년 전부터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적돼 나중에 없애봐야 소용이 없다. 때문에 치매는 조기 진단과 초기부터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연구한 DTI진단법은 경도 인지장애 전 단계에서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경도 인지장애의 전 단계는 자신은 기억력이 낮아졌다고 느끼지만, 실제 인지능력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사람을 말한다. DTI진단법은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경도 인지장애로 갈 것인지,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치매까지 갈 것인지를 기존의 진단법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신경과양동원 교수는 “아마 DTI를 통한 조기진단법은 기존의 진단법보다 3~4년 정도 일찍 치매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암세포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인류에게 치매 정복이 과연 가능할까?
그러나 이미 도전은 시작됐고 불가능한 영역에 도착하기 위한 진전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정부 주도의 치매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2003년부터 작년 2013년까지,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무려 10년에 걸쳐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 사업단’을 진행했다. 투입된 비용만 1,000억 원에 달해 사실상 정부 최대 연구개발사업이었다.
서울대학교 김경진 교수가 이끌었으며 여기에 속한 서울대 의대 묵인희 교수의 연구팀은 치매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여 국제 특허를 받는 성과까지 얻었다. 이 10년에 걸친 사업은 그 전까지는 대학, 병원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뇌연구를 통합하여 진행할 수 있게끔 했고 그간 국내 뇌연구의 수준 향상에 막대한 기여를 한 걸로 평가 받는다.
◆통합적 치매 기초연구 절실…복지가 아닌 의학적으로 치매연구 이뤄져야
여기까지가 1단계였다. 2단계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2단계 과제는 아예 ‘치매 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 및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 사업’으로, 치매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연구적 역량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서 향후 5년간 250억~300억 원이 투입되며 서울대학교 이동영 교수(서울시광역치매센터장)가 총괄 책임자로, 서울대‧조선대‧삼성서울병원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2016년까지 ‘한국인 표준 뇌지도’를 구축하고 2017년에는 조기진단 시범서비스 기반도 마련한다.
뇌는 의학이 다른 장기만큼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여전한 미지의 영역이다.
그러나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뇌 자체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이번 사업의 한 축인 ‘치매 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에서는 뇌 영상 장비들을 활용하여 한국인 표준 치매 예측 뇌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인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에서는 혈액과 유전체 같은 체액을 기반으로 하는 조기진단 바이오 마커(표적지)를 만든다. 둘 다 치매 조기 예측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MRI, PET 등을 통한 외부 측면에서의 예측이라고 한다면 후자의 경우는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혈액검사를 통한 치매 예측을 지향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유전체 측면에서의 연구를 병행하여 치매의 가족력적 측면을 파악하여 세대와 세대를 잇는 장기 대책의 초석도 마련하고자 한다.
KIST는 혈액검사를 이용한 치매 조기 진단법에서도 상당한 연구 성과를 거뒀다. 현재 치매 진단은 과정이 복잡하고, 오진(誤診)도 많다. 혈액으로 치매 진단이 가능해지면 간단한 건강검진만으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된다.
KIST에 따르면 로봇을 활용한 치매 예방·치료, 혈액을 이용한 조기 검진, 치매 원리 연구는 모두 세계 최초의 성과로 각각 저명한 국제 저널에 논문 게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류성곤 강동구치매지원센터장은 “치매는 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질병입니다. 치매 치료는 뇌가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때문에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며 “손을 쓸수 없는 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사회적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의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조기 예방, 조기 치료가 활발해질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류 센터장은 복지 개념 보다는 의학적 차원에서 치매를 접근해 간다면 치매 연구 발전에 영향이 커질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 치매연구 의료진과 기초연구의 공동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통합적 치매 기초연구를 통해 기반구축 사업으로 지원한다면, 복지차원이 아닌 의학차원에서 치매 예방과 조기진단이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