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예방접종 주간이다. 노인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으로 꼽힌다. 김윤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건강관리에 있어 예방접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적절한 예방접종만으로도 코로나19, 폐렴, 대상포진, 인플루엔자, 파상풍 등 감염병으로 인한 노인 사망률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위험한 코로나19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은 크게 떨어졌지만, 코로나19의 위협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실제 올해 발생한 바이러스성 입원환자 중 코로나19 환자 비율은 34.7%로 가장 많았다. 독감(15.8%)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15%로 65세 미만의 약 40배의 달한다.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8주간 수집된 급성호흡기감염증 감시 결과에서도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65세 이상이 약 67%로 나타났고, 낮은 중증화율과 치명률을 보인 오미크론 유행 당시에도 사망자의 90% 이상을 60세 이상이 차지했다.
최근 질병관리청은 현재 유행하는 변이(JN.1)에 대한 백신의 효과성,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의 짧은 면역 지속 기간 등을 고려해 2024년 상반기 코로나19 접종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이에 따라 4월 15일부터 마지막 코로나19 백신 접종일로부터 3개월이 지난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중 5세 이상이면서 23-24절기 업데이트된 백신 접종자, 지난 동절기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추가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접종 백신은 현재 국내와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변이에 맞춘 XBB.1.5 화이자·모더나 백신이다. XBB.1.5 백신을 접종한 65세 이상 고령층은 미접종자 대비 감염·입원·중증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접종자의 감염 위험은 미접종자의 3분의 1 수준인 32.5%였고, 입원 예방 효과 73.5%, 중증 예방 효과 78.1%로 높게 나타났다.
김윤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만 백신 접종 후 수개월이 지나면 항체면역이 감소할 수 있고,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만큼 고위험군에서 연간 충분한 면역수준을 유지하는 데 추가접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자는 주의, 폐렴구균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은 폐렴을 비롯해 정맥동염, 중이염, 수막염 등 침습적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다. 건강한 성인에서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나 영유아에서 침습적 감염을 일으키며 치명적일 수 있다. 폐렴구균은 대개 무증상 보균자의 비인두에 집락화돼 있다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하는 23가 다당질 백신과 일반병원에서 접종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으로 나뉜다. 23가 다당질 백신은 다양한 혈청형의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접종 후 1년이 지나면 항체 역가가 감소하기 시작해 5년 후에는 재접종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23가 다당질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 백신으로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적인 폐렴구균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김윤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기존 13가 단백접합 백신에 혈청형이 추가된 15가 단백접합 백신이 국내에 도입됐고, 미국에서 허가된 20가 단백접합 백신이 국내 도입될 예정으로, 앞으로 보다 넓은 혈청형의 폐렴구균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이들고 지치면 나타나는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발진’이라는 뜻이다.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 한 사람에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 Varicella Zoster Virus)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감각 신경절로 이동해 잠복 상태로 존재하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붉은 반점, 수포, 농포 등 다양한 피부병변과 신경통을 일으킨다. 성인의 90% 이상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대개 나이가 들거나 몸이 지치고 피로한 경우,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재활성화된다. 보통 45세 이후 급격히 증가해 7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만 50세 이상에서 접종이 권장된다. 대상포진을 앓은 적 없는 65세 이상 노인 3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후 3.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대상포진 발생률이 51% 감소했다. 50~59세 70%, 60~69세 64%, 70~79세는 42%, 80세 이상 18%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 백신 접종 시 대상포진을 앓아도 증상이 약했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같은 후유증 발생도 최대 74% 줄었다.
겨울철에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인플루엔자(Influenza)는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droplet)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할 때 감염 가능성이 높다. 흔한 증상은 갑작스러운 발열(38℃ 이상),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후통, 코막힘, 근육통 등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무료접종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 임신부 등이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주로 12월에 시작되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까지 가까운 동네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김윤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철 주로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며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는 낮은 백신 효능을 극복하기 위해 2023년 개정된 대한감염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립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은 오는 16일(금)까지 ‘2023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신규 참여자를 모집한다.
모집 분야는 공익활동형으로 전년도와 달리 사회서비스형 사업은 운영하지 않는다. 세부 모집 인원은 복지시설도우미 120명, 연중노노케어 95명으로 총 215명의 어르신을 선발할 예정이다.
신청 조건은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이며, 기초연금을 받아야 신청할 수 있다. 참여 희망자는 서울시립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으로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필요한 서류는 주민등록등본 및 백신 접종증명서 각 1부와 신분증이다.
김윤태 관장은 “어르신에게 적합한 사회 활동을 제공해 일을 통한 건강 증진과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 노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2023년 노인 일자리에 많은 어르신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1947~49년생)인 단카이 세대가 모두 75세를 넘기는 시점은 2025년. 이때 일본의 고령화율은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보장 비용 증가, 간호 인력 부족 등으로 일본 정부는 의료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 스스로 관리해 간호받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도록 예방하자며 ‘프레일’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단카이 세대가 75세를 넘는다는 건 단순히 일본 인구 중 고령자가 많아진다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75세 이상을 후기 고령자로 분류하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신체와 정신 활동이 급격히 저하돼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요양이 필요한 상태에 다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곧 사회보장 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진다. 2022년 일본의 의료, 간호, 연금과 같은 사회보장 관련 비용은 36조 2000억 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375조 4000억 원이다. 2022년 전체 예산의 30%를 차지한다.
게다가 일본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2017년 기준 평균 3.5명인데, 일본은 2.4명 수준이다. 후생노동성은 2040년 일본에 필요한 보건의료 분야 종사자 수는 1070만 명이지만, 실제 인력은 974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고령자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의료 인력은 줄어들어 의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료 비용 줄이고 인력 보충하고
후생노동성은 정책적으로 의료 비용 줄이기와 부족한 의료 인력 보충, 국민 개인의 관리로 간호 필요 시점 늦추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는 ‘리필 처방전’ 제도를 시행했다. 예를 들어 당뇨가 있는 고령자라면 같은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데,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로 매번 의사의 처방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야 했다. 후생노동성은 단순히 처방전만 받아가는 의료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2014년부터 해당 제도의 도입을 강조한 바 있다.
의료 인력 확충에도 집중하고 있다. 부족한 간호 인력은 영주권 또는 정주자 비자, 유학생 비자, 기술 실습생 비자, 특정 비자 1호를 소지한 외국인을 간호보조자로 채용해 보충하고 있다. 앞으로는 간호사·약사 등이 의사의 업무 일부를 분담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의사의 업무를 분담하는 ‘태스크 셰어’와 업무 중 일부를 간호사에게 일임하는 ‘태스크 시프트’ 등의 의료 개혁 부분을 2022년 후생노동백서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 의료법은 의사, 간호사, 약사의 업무 범위를 상세하게 규정해두어 업무 공유가 불가능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약사가 약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고, 영국과 스웨덴은 어떤 조건에서 간호사가 약을 처방할 수도 있다”면서 의료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직종 간 다툼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사회는 간호사 등이 의사의 일부 업무를 공유해야 한다 하더라도 의사의 관리 아래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셀프 관리로 간호 늦추는 ‘프레일’
후생노동성은 간호의 대상이 되기 직전, 관리를 통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관리 대상을 ‘프레일’(フレイル)이라 정의하고 ‘개호(요양 혹은 간호) 예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프레일은 영어 ‘Frail’로 ‘노쇠한, 허약한’이라는 뜻이다. ① 체중 감소(6개월간 2~3kg 이상 감소) ② 악력(근력) 저하 ③ 피로감(최근 2주간 어쩔 수 없이 지치는 느낌) ④ 보행 속도 ⑤ 신체 활동 등의 평가 기준에 따라 3개 이상 항목에 해당하면 프레일이라고 본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의 10%인 약 360만 명이 프레일이라고 추정한다.
정부는 프레일 고령자를 관리함으로써 ‘개호 예방’ 효과를 얻으려 한다. 개호 예방이란 간호를 받아야 하는 상태를 가능한 한 늦추는 일이다. 후생노동성은 “단순히 노인의 운동 기능이나 영양 상태 개선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심신 기능 개선이나 환경 조정을 통해 개별 노인의 생활 기능이나 사회 참여를 높여 생활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고령 인구의 건강을 관리하는 프레일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적절한 영양 섭취와 근력 운동이 강조되면서 식품 시장에서는 단백질 관련 제품이 쏟아지고 있으며, 고령자 전용 헬스장, 찾아가는 이동 트럭 슈퍼마켓 등의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10월 중하순부터 12월말까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이 무료로 시행된다. 독감에 걸리면 심장질환, 당뇨병 및 기저질환 등이 있는 노인에게는 치명적일 위험이 있어 매년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이러한 사항은 미국 시니어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10월 말까지는 독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50대 이상 시니어에게 필요한 백신들을 소개했다. 목록은 다음과 같다.
◇ 인플루엔자 백신
미국에서 매년 독감 관련 입원 환자의 50~70%는 노인층이다. 그러나 AARP의 집계에 따르면 50~64세 미국 성인의 절반만이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았다. 물론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독감에 걸릴 수는 있지만, 질병의 심각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독감 유행 시기는 10월에 시작해 3월 정도에 끝난다. 독감과 싸우는 항체가 체내에서 생성되는 데 약 2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가급적 10월 이내 접종을 권고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의 성인에게는 고용량 버전의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란셋 호흡기 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고용량을 접종한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표준 용량을 접종한 같은 연령대보다 입원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뉴 잉글랜드의학 저널 또한 고용량 백신이 표준 용량 대비 65세 이상 성인의 독감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 코로나19 백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50세 이상 시니어라면 이전에 백신을 맞았더라도, 유행 변종을 피하기 위해 업데이트된(오미크론) 부스터를 맞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2022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백신을 맞은 또래보다 코로나 19로 사망할 가능성이 5배 더 높았다. 아울러 50세 이상 성인 중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최신 코로나19 백신이나 부스터를 맞은 사람보다 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14배 더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거 약물이나 백신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라면 의사와의 상담 후 독감 예방 주사와 동시에 코로나19 부스터를 예약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 폐렴구균 백신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매년 다른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을 합친 것보다 폐렴구균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더 많았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았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과 어린 아이들에게 심각한 증상을 보이며, 이로 인한 사망률은 노인층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PCV13(폐렴구균 백신 중 하나)이 사용 첫 3년 동안3만 건 이상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과 3000명의 사망을 예방했다고 추정한다. AARP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성인의 약 65%가 폐렴구균 백신을 맞았다. 아울러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만성 질환자와 노인을 케어하는 사람들의 경우 건강하더라도 관련 백신을 접종하길 권장한다.
◇ Tdap 백신 또는 Td 부스터
Tdap 백신은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를 의미하며, Td는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말한다. 이러한 백신에 대해 들어본 적 없거나 맞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접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성인의 경우 10년마다 Tdap 또는 Td 접종을 권고하며, 심각한 상처나 화상 등을 입은 경우라면 5년 후 접종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백일해 접종의 경우 12개월 미만의 아이를 돌보는 부모와 조부모라면 더욱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미국에서 백일해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65세 이상이라도 예방 접종은 필요하다. 간질 또는 기타 신경계 문제가 있거나 이전 백신 접종 후 심한 부기 또는 통증, 또는 길랭-바레 증후군이 있다면 의사와의 상담 후 접종을 진행한다.
◇ 대상포진 백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0세 이상의 경우 기존 대상포진 관련 백신을 맞았거나 이미 질환을 앓은 적이 있더라도 새로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길 권장한다. 3명 중 1명은 일반적으로 50세 이후에 대상포진에 걸리며, 나이가 많을수록 그 위험성이 높아진다. 85세가 되면 적어도 2명 중 1명은 대상포진에 한 번은 걸렸을 것이다. 대상포진은 수두와 같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이 바이러스는 수두에 걸렸던 사람의 몸에서 수십 년 동안 휴면 상태를 유지하다가 스트레스, 약물 또는 질병 등으로 면역 체계가 약화될 때 다시 나타난다. 감염되면 불은 발진과 함께 고통스러운 수포를 유발한다. 환자의 약 15%는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지속되는 대상포진이나 극심한 신경통을 앓게 된다. 상태가 확실하지 않고 우려되는 경우 CDC는 백신을 다시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AARP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에 50~64세 성인의 16%가 대상포진 백신을 맞았다. 어린 시절 수두를 앓았던 적이 있든 없든 고령자라면 이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
◇ A형 간염과 B형 간염 백신
간 질환인 A형 간염과 B형 간염의 경우 고위험군인 50세 이상에게 예방 접종을 권고한다. 1995년 A형 간염 백신이 처음 출시된 이후 미국의 A형 간염 발병률은 95% 이상 감소했다. A형 간염의 경우 질환에 걸리더라도 뚜렷한 징후가 없다가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체액(혈액, 정액, 타액)이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몸에 들어갈 때 전염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6년 신규 B형 간염 건수가 2만 900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A형 간염과 B형 간염에 대한 혼합 백신도 있으며, 이 경우 6개월에 걸쳐 3회 접종하면 된다.
코로나19가 지나간 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 상황을 ‘포스트 코로나’라고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까. 특히 중장년층은 어떤 변화를 맞고,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지난해 코로나19 이후의 한국 사회를 진단한 저서 ‘팬데믹 제2국면’을 펴낸 경제학자 우석훈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갈 겁니다.”
우석훈(54) 성결대학교 교수의 첫마디였다. 책의 부제 또한 ‘코로나 롱테일, 충격은 오래간다’다. 우 교수는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에 끼칠 영향이 지대하고 오래갈 것을 예상해 ‘롱테일’(Long Tail, 긴 꼬리)이라는 표현을 썼다.
책에서 우 교수는 팬데믹을 제4국면으로 나눴다. 제1국면은 2020년, 코로나 백신이 등장하기 이전의 기간을 말한다. 제2국면은 2021년으로 선진국에 백신 보급이 시작되는 기간이다. 우석훈 교수는 백신을 확보한 나라와 확보하지 못한 나라 간 국제적 갈등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이어 2022년인 현재는 우석훈 교수의 예상대로라면 팬데믹 제3국면이다. 우 교수는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에도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기를 제3국면으로 정의하며 선진국 사이의 여행이 부분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4국면은 2023년으로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도 백신이 어느 정도 보급되는 시기이며, WHO가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선언을 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우석훈 교수는 예상했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은 우 교수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을까. 우석훈 교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오미크론의 등장은 예상했지만 그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또한 예상했던 것보다 개발도상국의 백신 접종률이 낮고 충격을 덜 받았다”고 변수를 짚었다.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은 우석훈 교수의 책이 나오던 시점인 2021년부터 흘러나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오미크론의 등장은 코로나19의 꼬리를 더욱 길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정확히 언제부터를 ‘포스트 코로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 교수는 “PCR 검사 없이 일본 관광을 다녀올 수 있을 때가 기준점”이라고 답했다. 현재 일본, 인도네시아는 자국 입국자에게 PCR 검사 결과만 인정하고 있다.
우석훈 교수는 책에서 제4국면에 속하는 2023년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봤다. 특히 그는 그때가 되면 “한국 경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코로나 균형’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제1그룹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조만간 일본과 프랑스도 넘어설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의 선진국화가 국민들도 부자가 된다는 뜻은 아니다. 우 교수는 “추운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오히려 따뜻해진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모두가 아닌 ‘나만 힘들다’를 느끼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진다.
결과적으로 팬데믹 양극화 속에 ‘부자 나라의 가난한 국민’이 더욱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우석훈 교수는 앞서 말한 대로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면 양극화를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령, 소득에 상관없이 국민들이 좋아하는 것은 딱 하나더라고요. 해외여행이죠. 이제 국경이 열리면 즐기면서 사는 사람들은 해외에 자주 나가겠죠. 반면 돈이 없는 사람들은 먹고살기도 힘들기 때문에 못 나갈 거예요. 코로나19 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 같이 집에 있었고 동네에서 같은 슈퍼를 왔다 갔다 했으니 그 차이를 못 느꼈는데 이제 실감하게 된다는 거죠.”
우석훈 교수는 국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업종의 차이에서 온다고 했다. 코로나19의 특수를 맞은 산업은 더욱 잘 되고, 충격을 받은 산업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한국은 산업 구조가 IT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평했다.
“결국 IT와 관련된 회사는 더욱 커질 것이고, 격리 시절에 필요했던 배달은 앞으로 줄어들 것인데 배달업 쪽이 어떻게 될지는 회사마다 다를 것 같아요.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19로 승자가 됐죠. 코로나19 확산 초반에 보건소에 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고 자차로 가라고 했잖아요. 어떤 이유로든 차 없이 버티던 사람들도 차가 없으면 곤란한 상황이 됐으니까 차를 사게 되고, 그게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호황을 불러온 거죠.”
특히 우석훈 교수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은 영화 산업의 앞날을 걱정했다. 코로나19 전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극장 관람 횟수는 4.37회였다. 이는 미국을 앞지른,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그 숫자가 확 줄었고, 배급과 유통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 교수는 “영화 산업은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느냐를 넘어 산업 존폐도 달려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기생충’ 이후 당분간 천만 영화는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버스 안에는 부자들이 자리에 앉아 있고, 공기업 근무자들을 포함한 공직자들이 앉아 있다. 한계에 내몰린 청년들이 서 있고, 가사노동자를 비롯한 여성들이 서 있다. 노약자 보호석이 있기는 하지만, ‘인생 2모작’이라는 명찰을 단 일부 노인만 앉아 있고 나머지는 서 있다. 중간중간에 멀미를 버티지 못해서 내린 사람들을 보니까 대학 비정규직 강사 등 지식 생산을 담당하던 사람들이나, 작가와 화가처럼 문화 경제 분야 종사자들이 적지 않다.’
우석훈 교수는 팬데믹 이후 도래할 ‘부자 나라 가난한 국민’의 상황을 덜컹거리는 만원 버스에 비유했다. 대한민국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노인층도 빠지지 않고 언급됐다. ‘인생 2모작’ 명찰을 단 사람과 달지 못한 사람 사이에서 격차가 발생했다.
“일을 하는 노인은 많아지고 있지만, ‘2모작’ 소리를 들을 만한 일을 하는 사람은 적어질 거예요. 돈을 충분히 벌어서 은퇴 후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인생 2모작을 하더라고요.작가를 한다든지 화가를 한다든지 말이죠. 돈이 있으니까 가능한 거죠. 그러나 저소득층이나 계속 일을 해야만 해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인생 2모작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은퇴 후 편안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석훈 교수는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은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까지,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쥐어짜서 일해야 한다. 노동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됐을 때부터 20, 30년은 평균적으로 더 살아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아직 별로 없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더불어 우 교수는 출생률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10·20대는 사는 것이 점점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인구가 많은 40·50대를 향한 문화 경제의 집중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 교수는 “잔인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IT 변화에 맞춰나가는 수밖에 없다. 꼭 IT 관련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지금 20·30대는 선진국 국민이고, 50대 이상은 개도국 시절 국민이다. 개도국 시절에 하던 것을 선진국 국민들은 하기 싫어 한다. 그 변화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같은 50대 사이에서도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같은 개도국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도 격차가 굉장히 클 거예요. IT에서 생겨난 변화, 인공지능으로 생겨난 변화를 따라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가 커질 거라는 거죠. 이것은 단지 기술적인 문제만이 아니에요. 시대 감성이 바뀐 것을 읽을 줄 알아야 해요. 글을 쓴다거나 뭔가 기획을 한다고 했을 때 그런 것들이 자신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의 팬데믹 시기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이전에 했던 육체노동이나 집단노동 시대가 아닌 개별화된 노동인들이 움직이는 시대가 될 건데, 여기에 적응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인 거죠.”
더불어 우석훈 교수는 앞으로 고령화 사회의 대응 방안으로 일본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서비스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그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역에서 서로 봉사하고 돌보면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인데, 개별화된 삶의 형태인 우리나라에 특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1인 가구가 늘어나므로 로봇과 사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이후 어느 국가에 사느냐, 어느 동네에 사느냐가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거예요.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가 몇 명 안 된 나라는 편안하게 있었던 거고, 10만 명당 몇 천 명이 확진된 나라는 꼼짝 못 하고 갇혀 있었던 거죠. 이렇게 팬데믹은 개인의 삶이었던 것 같은데 돌아보니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얘기해주죠. 공동체, 그 다음 국경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켜준 거예요. 그래서 앞으로는 공동체와 개인, 두 가지 축을 두고 늘 고민을 하셔야 될 거예요.”
우석훈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팬데믹은 또다시 온다고 했다. 우리는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19까지 4~5년 주기로 팬데믹을 겪었다. 우 교수는 다음은 무엇일지 모르지만 4~5년 내에 또 팬데믹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올지도 모른다.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들이 코로나19 때문에 힘을 못 쓰고 있지만 이제 마스크를 벗으면 독감이 몇 번 돌 것이고, 다음 선수가 또 나오겠죠. 또 지구 자체에 여행이 너무 많아지고, 공동체화가 되고, 자연 생태에 있던 것들이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팬데믹이 생겨나는 거예요. 이번 코로나19는 우리에게 가장 큰 충격을 안긴 팬데믹이었죠. 저도 50대 중반으로서 수많은 실망스러운 사건들을 겪었지만 아직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는 아련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다음번 팬데믹까지 모두 안녕!”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0~2040년 인구전망’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20년 815만 명(16.1%)에서 2025년 1000만 명(20%), 2035년 1500만 명(30%)을 각각 넘어설 전망이다. 2025년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뒤에는 고령화에 더욱 속도가 붙어 13년 후 고령 인구 비율이 30%를 훌쩍 넘는다는 것.
노인을 포함한 면역력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를 위해 예방접종이 필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예방접종 주간’을 맞아 노인이 맞으면 좋은 예방접종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폐렴, 정맥동염, 중이염, 수막염 등의 감염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 중 하나다. 감염자의 침이나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건강한 상태의 성인에게는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이나 영유아에게는 감염을 일으켜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을 하는 23가 다당질 백신과 일반병원에서 접종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으로 나뉜다. 23가 다당질 백신은 다양한 혈청형의 감염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단 접종 후 1년이 지나면 항체의 정도가 감소하기 시작해, 5년 후 재접종해야 한다.
13가 단백접합 백신은 23가 다당질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 백신이다.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적으로 폐렴구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김윤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둘 중 어느 하나가 더 뛰어나다고 하긴 어렵고, 특성에 따라 상호보완적인 백신이므로 만성 질환자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두 종류의 백신 모두 차례로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 바이러스가 척수 옆 신경절 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이 약해지면 분포하는 신경을 따라 붉은 반점, 수포, 농포 등 다양한 피부병변과 신경통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평생 한 번 이상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은 10~30%로, 인구 10만 명 당 141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45세 이후로 급격히 증가해 70대에 가장 많이 앓는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만 50세 이상에 평생 1회 접종한다. 대상포진을 앓은 적 없는 65세 이상 노인 3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3년가량 추적 관찰한 결과, 대상포진 발생률이 51% 감소했다. 연령대별로는 50~59세 69.8%, 60~69세 64%, 70~79세 42%, 80세 이상 18%의 감소 효과를 보였다.
백신 접종 시에 대상포진을 앓고 있어도 증상이 약해지고, 신경통 같은 후유증도 최대 74%까지 발생률이 줄었다. 대상포진은 6.2%의 재발 확률을 보이고 있으므로, 김 교수는 대상포진을 앓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로는 파상풍이 있다. 파상풍은 상처에 침입한 균이 생성하는 독소가 사람의 신경에 이상을 유발해 근육 경련, 호흡 마비 등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토양이나 분변에 있는 파상풍균이 피부나 점막의 상처로 들어가 발생한다. 넘어져 상처가 났을 때, 피어싱이나 타투를 했을 때, 곤충에 쏘였을 때도 감염된다. 그러나 생활환경 개선으로 발생률은 크게 낮아져 연간 10~20건 보고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고령자나 영유아의 경우 일단 감염되면 예후가 좋지 않은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김윤정 교수는 “과거 파상풍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해 파상풍균 독소에 대한 면역력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예방백신인 파상풍 톡소이드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며 “면역 유지를 위해서는 10년마다 재접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는 일본 뇌염이다. 일본 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 빨간집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인체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잠복기는 7~14일 정도로,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감염자 250명 중 1명 꼴로 급성뇌염, 무균성 수막염, 비특이적인 열성 질환 등이 발현한다. 사람 간 전파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중 논이나 돼지 축사 인근에 거주 또는 활동 예정인 경우, 일본 뇌염 유행 국가가 아닌 비유행 지역에서 국내로 이주해 장기 거주할 외국인, 일본 뇌염 유행국가 여행자 등이 접종 대상이다.
불활성화 백신은 7~30일 간격으로 2회, 이후 12개월 뒤 3차 접종 등 총 3회 접종한다. 생백신은 단 1회 접종만으로 2주 만에 충분한 방어 면역을 형성한다. 단 항암치료 중인 고형암 환자나 면역억제제 사용자, 장기이식 또는 조혈모세포이식 후에는 접종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는 인플루엔자다.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할 때 감염 가능성이 높다. 흔한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발열(38도 이상),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후통, 코막힘, 근육통 등이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무료접종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와 임신부 등이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주로 12월에 시작되고,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정도 유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까지 가까운 동네 의료기관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겨울철 주로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자는 유행 시작 전인 10~11월에 예방접종을 완료해야한다”고 말했다.
열일곱 살 시츄 초롱이는 김성호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가족이다. 집 안 곳곳에 초롱이 물그릇이 놓여 있고, 깜빡임이 덜해 시력 저하를 막는 전등이 설치돼 있다. 벽에 뚫린 통로 덕분에 초롱이는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엄마 책상 밑 공간’을 편히 드나들 수 있다. 미끄럽지 말라고 집의 바닥재에는 코팅까지 했다. 집이란 ‘가족’의 행복에 맞춰 구성되는 공간이다. 노견이 행복한 집에서는 노인도 행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성호 교수를 만났다.
초롱이를 위한 집의 모든 시설은 초롱이 아빠이자 초롱이의 반려인간 김 교수가 직접 고안한 것들이다. ‘초롱이에게 좋은 건 사람에게도 틀림없이 좋다’는 굳은 철칙의 발현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휴먼 애니멀 본드’(Human Animal Bond) 개념을 강조했다. 동물과 사람, 두 주체 모두 행복해야 유대로 인한 효용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왜 입양하려고 할까요? 대다수 사람들은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답해요. 실제로 사람이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 사랑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죠. 재밌는 건 강아지도 마찬가지라는 거예요. 상호 유대적인 관계가 동물과 사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죠.”
그가 보는 이상적인 반려동물 양육은 주인과 애완동물이라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반려로서의 상호 돌봄이다. 사람이 개를 돌보는 것 같지만 사실 개도 사람을 돌보고, 사람이 고양이를 보호해주는 것 같지만 고양이로부터 보호받는 측면이 있기 때문. 김 교수 역시 동물복지 전문가로서 여러 반려동물 돌봄 및 복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비슷한 사례를 숱하게 목격했다. 우울증 때문에 두문불출하던 어르신이 강아지를 기르면서 안정을 되찾고, 강아지를 매개로 주변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 말이다.
취약계층 반려동물 지원책 찾아야
반려동물과의 유대가 가장 많이 필요한 집단은 외로운 사람, 특히 독거노인들이다. 그러나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동물을 들이는 순간 이들은 취약계층이라는 이름의 벼랑 끄트머리에 놓이고 만다. 유대가 끈끈하게 형성됐지만 서로를 제대로 돌볼 수 없어 위험 상태까지 치닫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가 칭하는 취약계층이란 단순히 경제력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반려동물 돌봄 문제에서의 취약계층은 동물을 제대로 돌봐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거동이 불편해 충분히 산책시키기 어려운 상태거나, 양육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노인들은 대표적인 취약계층에 속한다. 사전 준비가 부족하고 신체·경제적 조건이 미달인 경우가 많아, 입양 후 얼마 안 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취약해진다는 것.
그는 이미 유대를 맺고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취약계층을 탓하는 대신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입양 전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취약하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 예를 들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코로나19에 취약한 상태지만 환자는 아니잖아요. 손 잘 씻고 백신을 맞아 면역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면, 즉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면 감염되지 않을 거예요. 비용 면에서도 예방주사가 치료비보다 훨씬 싸지 않나요? 동물복지도 마찬가지예요. 취약점을 조금만 메워줘도 위험한 상태에 빠지지 않을 테고, 이건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유익한 흐름이 될 겁니다.”
가성비 좋은 복지, 동물 돌봄 지원
김 교수는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9년 전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왔던 때에 비하면 동지가 제법 늘어나 뿌듯한 마음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듣는 척도 안 했어요. ‘사람한테 쓸 돈도 없는데 동물한테 돈을 쓰라니 미쳤냐’는 소리나 들었죠. 3년쯤 지나니까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다며 찾아오고, 사회복지사들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찾아오더니, 이제는 기업 측에서 자문을 구하러 와요. 최근 4~5년 사이 의식 변화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죠.”
그는 곧 마당개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봉사단을 꾸릴 예정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 지원 봉사단을 만들어,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이들이 충분히 애도하고 상실의 아픔을 다스릴 수 있도록 상담 등을 지원하려는 계획도 세웠다. 반려동물 돌봄에 대한 지원은 가성비 좋은 복지 수단이므로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한다.
그는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반려동물 돌봄 품앗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들끼리 산책 모임을 갖거나, 급한 일 있을 때 반려동물을 맡아 돌봐준다. 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 자택에 머물며 나이 들길 원하는 시니어 트렌드와 겹치면서도 그가 자주 언급하는 커뮤니티 케어의 사례와 흡사하다.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는 도시락 배달 봉사할 때 반려동물용 사료를 같이 챙겨드려요. 이 봉사를 동네 사람들이 하면 안부 인사라도 한 번씩 더 주고받게 되고, 서서히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동네 커뮤니티가 살아나는 거거든요. 소소하지만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고무적입니다.”
[TIP] 고령자 위한 양육 단계별 ‘반려동물 노노(老老) 케어’
01 반려동물을 맞이하기 전
자신의 상황과 경제적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꼭 반려동물을 들여야겠다면, 고령 반려인에게 적합한 반려동물을 택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반려견 종류는 로봇 강아지다.
02 나이 든 반려동물을 돌볼 때
ㆍ진료 및 치료비 지출을 고려해 여유자금을 미리 준비하기를 권한다. 가능하면 일찍 반려동물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반려동물 나이가 일곱 살을 넘기면 반드시 정밀 건강검진을 시행해야 한다. 이후 매년 1회 이상 주기적으로 치과, 안과 검진을 받으며 건강검진 기록을 잘 정리해 보관하도록 하자. 이외에도 식습관이나 배변 상태, 작은 행동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해야 한다.
ㆍ극도로 춥거나 더운 날씨에는 산책을 피하고, 무리한 운동은 삼가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이 부딪힐 수 있는 장애물을 치우고 미끄러운 바닥에 카펫을 까는 등 집 안 환경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
ㆍ반려동물을 서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온·오프라인 지인들을 만들어두자. 혹은 지자체나 동물보호단체에서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나 지원을 활용하라. 주변에 도움 청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ㆍ반려동물 동반 시설(요양원이나 시니어 하우징 등)을 찾아보자. 해당 시설의 반려동물 관련 규정과 비용을 꼼꼼히 확인해 가장 적합한 곳이 어디인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ㆍ반려동물과 가급적 시간을 많이 보내고,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어두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여행을 다니며 추억 쌓기를 권한다. 평소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고 소통하는 것도 잊지 말자.
03 요양원 입소나 장기 입원 등으로 반려동물과 헤어져야 할 때
ㆍ믿을 만한 지인을 미리 확보해두도록 하자. 반려동물과 헤어진 후에도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면 더욱 좋다. 절대 온라인 광고나 인수업체에 비용을 내고 동물을 보내면 안 된다. 혹 입양을 보내게 된다면 신중하게 판단하고 반드시 입양비를 받아야 한다.
ㆍ반려동물을 보낼 시설을 찾는다면 공신력 있는 동물보호단체나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 중에서 선택한다.
‘8명·11시’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늘(4일)부터 ‘10명·12시’로 완화된다.
정부는 사적모임 최대 인원을 8명에서 10명으로,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밤 11시에서 12시로 늘린 새 거리두기 조치를 오늘부터 17일까지 2주간 시행한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큰 상황을 고려해 거리두기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기로 지난 1일 결정한 것이다.
이에 사적모임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0명까지 가능하다. 동거가족, 아동·노인·장애인을 위한 돌봄 인력은 인원 제한에서 예외로 둔다.
밤 12시까지 영업할 수 있는 시설은 유흥시설,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평생직업교육학원, PC방, 오락실, 멀티방, 카지노, 파티룸, 마사지·안마소, 영화관·공연장 등이다.
행사·집회는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최대 299명 범위로 개최할 수 있다. 300명 이상 규모의 비정규공연·스포츠대회·축제 등 행사는 관계부처 승인을 받아야 열 수 있다. 정규 종교활동은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수용 인원의 70% 범위에서 진행하면 된다.
새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2주 동안 유행이 확연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위중증 환자와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사적모임·영업시간 제한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 등 핵심 수칙을 제외한 영업시간,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등 모든 조치 해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부터 5세부터 11세 사이의 소아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
전희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은 오늘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여전히 큰 가운데, 정부는 그간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던 5세부터 11세 소아에 대한 백신 접종을 전국 1200여 개소 지정 위탁의료기관을 통해 3월 말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전 예약은 이달 24일부터, 접종은 31일부터 시작된다. 전 2차장은 “우리보다 앞서 접종을 시행한 해외국가에서 그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고 전체 확진자 중 11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15%를 넘어서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 기준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가운데 11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은 15.4%이다.
이들은 한국화이자제약의 ‘코미나티주’를 백신으로 맞는다. 청소년용 백신과 유효성분이 같지만 용량이 1/3으로 줄어들었으며, 청소년용과 구분하기 쉽게 뚜껑과 테두리 색을 달리했다.
코미나티주 백신을 맞은 5~11세 소아는 1차 백신 접종 3주 뒤 2차 접종이 가능하다. 중증 면역 저하 어린이는 4주 뒤 3차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해당 연령대 어린이들은 코미니타주 백신 2차 접종 일주일 뒤 90.7%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중증으로 번질 확률이 74% 줄었다”고도 분석했다. 이미 백신을 맞은 청소년과 비슷한 수준의 면역반응을 보인 것.
심근염 등 부작용 보고가 존재하나 현재까지는 경미한 수준에 그친다. 두통이나 피부가 붉게 변하는 경미한 이상 반응이 대부분이며, 아나필락시스 반응이나 사망은 없었다.
정부는 우선 면역력이 낮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소아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초접종 완료 후 3개월이 경과한 12~17세 청소년에 대한 3차 접종도 오 늘부터 시작된다.
한편 지난달부터 18세 이상 고위험군 180만 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행되고 있다. 3차 접종을 완료한 면역저하자 130만 명과 요양병원·시설에 있는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50만 명이 대상이다. 3차 접종 이후 4개월이 지난 이후부터 접종할 수 있지만, 해당 병원이나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3개월 이후부터라도 접종 가능하다.
정부는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층을 4차 접종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4차 접종 위험 대비 이득을 입증할 데이터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14일 4차 접종 시행 계획에 대해 “오미크론 변이는 일반적으로 델타 변이에 비해 중증과 사망위험이 높지 않다”며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은 3차 접종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면역이 감소돼 최근 누적 위중증 위험비, 사망 위험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추가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험군 이외의 대상에 대한 4차 접종은 아직까지 추가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유행상황에 대한 부분과 위험, 이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오늘은 사람 없는 편이야. 하루에 800명 올 때도 있거든. 파주랑 천안에서도 이거 먹으러 오기도 하고 그래.”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 입장하려면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 이날 오후 한 시경에 방문한 한 어르신이 받은 대기표는 274번. 명동성당 내 옛 계성여고 운동장에 크게 설치된 천막 밖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만 어림짐작으로 서른 명은 넘어보였다.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백신패스 제도가 시행되면서 저소득층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추위를 피하고 외로움을 달래던 복지시설이 휴관하거나 부대사업으로 진행하던 경로식당 운영 중단, 입장 인원에 제한을 두면서부터다. 이에 추운 날씨에도 오갈 데 없이 거리를 배회하거나,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 못하고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다.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운영하는 명동밥집은 올해 1월부터 꾸준히 운영을 지속해오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음에도 운영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야외에서 무료배식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옛 계성여고 운동장 자리에서 방문하는 이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줬지만, 5월부터는 현장 배식으로 전환했다.
실제로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도시락보다 현장 배식을 선호했다. 올해 내내 명동밥집을 이용한 어르신은 “도시락은 가져가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배식 방식을 변경하자 초반에는 200명 안쪽이던 방문자 수가 이제는 700명을 웃돈다. 수요일, 금요일, 일요일마다 운영되는 명동밥집의 주말인 일요일 방문자 수는 850여 명으로 가장 많다.
무료급식소 이용자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많아진다. 농촌 일용직으로 일하던 이들의 일거리가 끊기면서 하루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를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는 탓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기존에 운영되던 무료급식소와 복지관 경로식당도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일례로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은 경로식당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현 상황으로는 무료급식소 이용을 희망하는 취약계층을 모두 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빈곤사회연대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무료급식이 불안정하게 제공되다 보니 문제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을 맞고서 쉴 공간이 없기 때문에 아예 맞지 않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는 점 등 재난 상황이 노숙인들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오는 사례들이 많다”며 “정책이나 제도들이 주거박탈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숙인들은 안전뿐 아니라 하루 한 끼 식사마저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 노숙인시설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노숙인시설의 수면실 절반 이상(52.3%)이 독립적 공간 확보가 어려운 침상형으로 구성돼 있다. 수면실 내에서도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 시설은 34.9%에 불과했고, 커튼이나 가림막 등을 확보한 시설은 20.8%에 그쳤다.
현재 실내에서 운영되는 무료급식소는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나 접종증명(백신패스)을 제출해야 입장 및 이용이 가능하다. 정보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어르신이나 노숙인의 실내 급식소 이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취약계층의 겨울철 따뜻한 밥 한 끼가 위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