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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 열풍의 명과 암…혈당 관리에 도움 될까?
- 바야흐로 제로(0) 시대다. 음료, 과자, 아이스크림, 치킨까지, 제품 이름 앞에 ‘제로’가 붙는다. 제로 칼로리(100ml당 4kcal 미만) 제품도 있지만,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제로 슈거’ 제품이 중심에 있다. 건강을 유지하고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당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과 함께 제로 슈거 열풍이 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로 슈거의 명과 암에 소비자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식품에는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이 적혀 있다. 당류의 1일 영양성분 기준치는 100g이다. 우유의 유당 및 과일의 과당 등 천연당과 설탕·시럽 등 첨가당을 합한 수치다. 제로 슈거 제품은 당류 아래 어떤 대체당을 썼는지 표기한다. 무설탕 설탕만 안 들어간 식품으로 첨가당과 천연당은 포함되어 있다. 무가당 설탕과 첨가당이 들어가지 않고, 천연당만 있는 식품을 말한다. 무설탕보다는 낫지만 당은 존재한다. 제로 슈거(Zero Sugar) 제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원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과거에는 제로 슈거 제품이라고 하면 천연당만 있는 무가당을 일컬었다. 현재는 여기서 발전해 영양성분 표시에 ‘당류 제로’가 되어 있는 제품을 제로 슈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단맛이 어떻게 날까. 그 답은 인공감미료 대체당이다. 아주 적은 양으로도 설탕의 단맛을 내어 제로 슈거 제품의 주원료가 된다. 제품에 사용한 대체당 정보는 영양성분 표시에 당류 아래 별도로 기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인정한 대체당 감미료는 총 22종이 있으며, 알룰로스, 스테비아, 아스파탐 등이 대표적이다. 2021년 8월 식약처는 정책 브리핑을 통해 ‘대체당은 설탕에 비해 체중 증가에 영향을 적게 주고, 체내에 소화되지 않고 배출되기에 혈중 포도당 농도에 영향을 적게 주며, 설탕과 달리 산을 생성하지 않아 충치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등의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같은 전문가의 의견은 체중 감량을 원하거나 당뇨병을 앓는 소비자가 제로 슈거 제품을 찾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제로 슈거 제품은 결국 당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혈당 관리 도움 주는 대체당 제로 식품 시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먹는 즐거움과 건강을 함께 챙긴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문화가 확산되면서 성장했다. 지난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3%의 응답자는 ‘같은 맛이라면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 음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당, 칼로리, 나트륨 등 건강에 안 좋은 성분의 함량을 낮춘 로 스펙 식품에 안정감을 느낀다는 인구도 2021년 61.1%에서 지난해 70.4%로 늘어났다. 트렌드에 발맞춰 식품업계에서는 앞다퉈 제로 슈거 제품을 출시했다. 그 가운데 롯데웰푸드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2022년 5월 무설탕·무당류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를 론칭하면서 시장의 중심에 선 것. 제로 브랜드 제품에는 초콜릿, 초콜릿칩 쿠키, 프루츠 젤리 등이 있다. 박승수 제로 마케팅팀 팀장은 “지난해 4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5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제로 디저트 제품은 대체 감미료 ‘말티톨’(Maltitol)을 사용해 맛을 구현해냈다. 당알코올로 분류되는 말티톨은 설탕의 70%가량 단맛을 내며,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적은 감미료로 통한다. 지난 5월 롯데중앙연구소는 제로 디저트 제품(쿠키와 젤리)이 설탕 함유 제품 대비 혈당 상승과 인슐린 수치가 유의적으로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건강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김민철 롯데중앙연구소 H&W Food팀 연구원은 “말티톨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설탕 대체 감미료다. 혈당은 급격한 상승과 하락, 즉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해야 하는데, 말티톨을 쓴 제로 제품은 완만한 상승과 하락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혈당 관리가 필요한 소비자에게 제로 제품은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소에서는 앞으로도 건강적 가치와 안전성을 연구하며 더 나은 제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말티톨은 칼로리가 높다는 단점이 따른다. 실제로 제로 초콜릿칩 쿠키는 84g 용량에 칼로리가 398kcal에 달한다. 일반 과자 칙촉은 90g인데 칼로리가 440kcal다. 칼로리 차이가 크지 않으며, 이는 체중 감량에 제로 제품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추하게 한다. 더욱이 말티톨은 과량 섭취 시 복통 및 설사를 유발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김민철 연구원은 “개인별로 민감도가 다르고 한계량 특정이 어렵지만, 사용하는 제품에 주의 문구 표시로 관리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설탕 중독 벗어나는 게 숙제 제로 슈거 열풍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 김용휘 세종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우리 몸에 설탕은 그대로 축적되지만, 대체당은 소화·흡수되지 않고 몸 밖으로 방출된다. 이에 따라 설탕에 비해 혈당을 높이거나, 체중이 증가하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단맛에 대한 선천적인 욕구가 있다. 대체당으로 단맛을 충족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살도 덜 찐다는 생각이 들어 정서적인 만족감 또한 얻게 된다”며 심리적인 측면을 분석했다. 열풍에 힘입어 최근 ‘제로 슈거 소주’가 나온 것에 대해, 김용휘 교수는 ‘과열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로 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에 비해 열량 및 당류에 큰 차이가 없다는 한국소비자원의 연구 조사 때문이 아니다. 어쨌거나 제로 슈거 제품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는 건강에 좋으니 마음 놓고 먹으라는 것인데, 술 자체가 우리 몸에 좋지 않아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다. 김 교수는 “술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며, 알코올 자체에 위험성이 있다. 더욱이 술은 쓴맛으로 먹는 건데 대체당이 의미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면서 “제로 슈거 소주는 윤리적으로, 정서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제로 슈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지 2년. 현재까지 대체당은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 지난해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비설탕 감미료(Non-Sugar Sweeteners) 가이드라인’을 통해 대체 감미료들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기간 섭취 시 2형 당뇨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인공감미료 네오탐이 장내 미생물을 병들게 해 장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김 교수는 “아직 대체당 장기 섭취에 대해 확정적인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너무 의존하고 중독되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용휘 교수는 건강을 위해서 근본적으로 식생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핵심은 단맛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단맛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단맛 외에 쓴맛, 신맛 등 다른 맛 또한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을 알고, 균형 잡힌 섭취를 해야 한다”면서 “현재 세간의 관심이 당에 한정되어 있으나, 뭐가 됐든 많이 먹으면 체중 증가 및 비만의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2024-07-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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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 교통사고 부른 저혈당, “고혈당만 문제 아냐”
- 지난 5월 대구에서 60대 운전자 A씨가 몰던 차량이 옆 차선을 주행하는 차의 측면을 들이받은 후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들에 연쇄적으로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승자는 A씨가 평소 저혈당 증세가 있었으며, 이날 사고도 저혈당 쇼크로 인해 발생했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고혈당은 물론 저혈당 상태가 오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저혈당은 대개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① 혈당이 70mg/dL 아래로 떨어진 상태로 ② 저혈당에 의한 증상(식은땀, 불안, 공복감 등 자율신경항진 또는 의식 혼미, 기력 악화, 어지러움 등 신경당결핍 증상)이 있고 ③ 포도당을 공급한 뒤 증상이 해소되는 경우에 모두 해당한다.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나고 자가 치료가 가능한 경증, 자율신경 증상과 신경당결핍 증상이 나타나고 자가 치료가 가능한 중등도, 혈당이 50mg/dL 이하이며 의식을 잃을 수 있고 회복을 위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중증으로 구분한다. 그렇다면 저혈당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며, 주의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김진택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어지러움이나 불안을 느낀다고 무조건 저혈당이라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지럼증,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은 공황장애, 심장 질환, 뇌졸중, 내분비 질환 등과도 연관된 증상입니다. 따라서 해당 증상이 나타날 때 단독으로 판단하지 말고 혈당을 체크해보세요. 70mg/dL 이상이거나 평소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저혈당을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간식을 섭취하지 않고, 운동하기 전 끼니를 놓치는 등 여러 상황 탓에 혈당이 떨어질 수 있어요. 두근거림이나 어지러움, 피로 등 저혈당 초기 증상을 알아채지 못해 적절한 시기에 대응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당뇨약이나 인슐린을 복용한다면 정확한 용량을 제시간에 맞게 복용해야 해요. 저혈당 쇼크가 오면 당질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도한 양의 단순당질을 섭취해 일시적으로 혈당을 급격히 올리면 이후 혈당이 다시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요. 보통은 꿀이나 설탕 한 숟가락, 주스 또는 청량음료 175ml, 요구르트 1.5개, 사탕 3~4개 등의 단순당질을 권합니다. 초콜릿은 흡수율이 다소 떨어져요. 평소 저혈당 쇼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탄수화물(당질) 섭취가 중요합니다. 쌀·보리·현미·팥·감자·고구마·빵 등 복합당질과 설탕·초콜릿·과일주스·꿀·시럽 등 단순당질을 적절히 섭취해 혈당 변동을 최소화하고 포만감을 유지해야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제로 음료나 대체당 식품이 저혈당에 도움이 되나요? 제로 슈거 제품은 포도당을 함유하고 있지 않아 혈당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혈당 증세가 자주 나타나면 부작용이 생기나요? 저혈당이 반복되면 몸이 저혈당 증상을 경고하는 초기 신호를 덜 보내게 됩니다. 저혈당 인지 장애로 발전할 수 있어요. 저혈당 인지 장애가 발생할 경우 혈당 목표를 200 이상으로 높게 2주 정도 유지하면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전에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 약물을 변경하는 게 좋겠죠. 이미 인슐린을 하루 다회 주사하고 있다면 연속혈당 모니터링 기구 등을 사용해 혈당을 자주 체크해야 합니다. 고령 당뇨병 환자는 가급적 저혈당 발생 위험이 낮은 약제를 선택하고, 개별화된 혈당 목표에 도달한 경우에는 약제 개수나 용량을 줄이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당뇨병을 앓지 않는 사람에게도 저혈당이 나타나나요? 불규칙한 식사나 탄수화물이 부족한 식사를 했을 때, 당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공복 상태에서 과음을 했을 때, 췌장 종양이나 간질환이 있을 때, 일부 항생제(퀴놀론 등)나 항말라리아제·베타 차단제·실리실레이트 등 비당뇨 약물을 복용했을 때,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운이 없거나 힘이 들 때 우리는 종종 ‘당 떨어졌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의학적인 저혈당 증상이라기보다 공복 상태나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낼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앞서 말했듯 저혈당은 허기 외에도 떨림, 발한, 두근거림, 어지러움, 혼동, 피로, 불안, 두통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합니다. 배고픔은 식사를 하면 빠르게 해소되지만, 저혈당은 규칙적인 식사를 했음에도 발생하죠. 최근 연속혈당측정기가 대중화되고 있는데요, 일반인이 이용해도 괜찮을까요?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자신의 혈당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유용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한 데이터 해석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혈당 변동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피하고,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해요. 즉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한 혈당 관리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잠재적인 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2024-07-08 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