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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취향에 맞는 원두 고르는 법
- 원두는 원산지에 따라 맛의 특성이 다르다.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산 원두는 향이 화사하고 산미가 높다. 반면 브라질, 멕시코, 과테말라 등 중남미산 원두는 보디감이 묵직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내 취향에 맞는 원두는 무엇일까. 자주 쓰이는 원두로 원두별 특징을 알아본다. 케냐 AA 묵직한 보디감과 오묘한 과일 향, 가볍지 않은 신맛이 특징이다. ‘우리가 커피에 기대하는 거의 모든 맛을 가지고 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최고급 커피로 꼽는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짙은 꽃향기가 큰 특징이다. 목 넘김 이후 남은 향과 부드러운 보디, 달콤한 신맛이 조화를 이룬다. 특유의 신맛으로 대중적이진 않지만 마니아층이 탄탄한 원두다. 콜롬비아 수프리모 무난하면서 튀지 않는 맛으로 ‘마일드 커피’의 대명사다. 단맛과 신맛이 적어 신맛을 싫어하는 시니어에게 추천하는 원두다. 브라질 산토스 부드러운 맛과 신맛, 그리고 쓴맛까지 적당히 어우러진 중성적인 커피로, 커피에 처음 입문하는 시니어에게 추천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확실하게 찾기 위해서는 ‘싱글 오리진’ 원두로 맛보는 것이 좋다. 다양한 산지의 원두를 섞은 ‘블렌딩 원두’와 달리, 한 국가의 단일 생산자 또는 한 지역에서 재배된 원두를 ‘싱글 오리진’이라고 한다. 싱글 오리진 원두를 핸드드립 커피로 경험하면 사용된 원두 각각의 특징을 확실하게 느끼며 커피를 즐길 수 있다.
- 2021-10-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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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 한 구절이 맺어준 인연
- 봄날이 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 강의가 있는 날이면 그곳을 찾게 되었다. 강의실로 가는 골목길에는 늘 좋은 음악이 흘러나왔다. 무심코 지나가는 길에 세워놓은 배너 하나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지나다가, 커피 생각나거든, 들려주세요, 빈 커피잔과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꽃구경 간 줄 아시고요’ 어디서 많이 본 듯 낯익었다. 김용택 시인의 ‘봄날’을 패러디한 글이었다. 봄의 설렘을 잘 나타낸 시로 내가 좋아하는 시였다. 이 시를 알고 계시는 분이 누굴까 하고 궁금해졌다. 그래서 다짜고짜 문을 열고 들어갔다. ‘혹시 이 시가 김용택 시인의 ’봄날‘의 한 구절이 아닌가요?’하고 물으니 젊은 주인이 그렇다고 말한다. ‘아니 선생님도 그 시를 알고 계시네요’ ‘그럼요 제가 봄이 오면 가장 좋아하는 시인 걸요’ 그는 반가이 맞이하며 자리를 권한다. ‘봄날’의 시는 이렇다. 봄날 / 김용택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주인은 동지를 얻었다는 듯 낯선 방문객에 화색이 돌았다. 그러더니 맛있는 커피를 끓여 주겠단다. 때마침 스피커에서는 ‘세상의 모든 음악’이란 프로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분 취향이 보통이 아니다. 진정한 음악의 애호가이자 커피의 애호가였다. 디자인 간판 업을 하면서도 자기만의 멋진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음악을 듣기 위한 스피커가 보통 음질이 아니었다. 얼마나 주었는지 물으니 값 좀 주었다고 한다. ‘지금 중고로 팔아도 샀을 때 보다 더 값이 나가지요.’ 음악 애호가들은 그렇게 팔고 사는 모양이다. 그런가 하면 갖추어 놓은 CD며 LP판이 추억의 DJ 다방 못지않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기쁘다는 듯 그는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믹스커피 한 잔도 고마우련만 원두커피를 주시겠단다. 커피콩 갈리는 소리와 짙은 향이 작은 가계 안 가득 퍼져 나왔다. 무슨 커피냐 물으니 ‘예가체프’라며 좋은 커피라 한다. 커피 예찬이 보통이 아니다. 콩을 갈 때의 느낌과 커피 향이 행복하게 한단다. 음악을 들으며 진한 원두커피 향을 음미하니 호강도 이런 호강이 없다. LP판을 골라 젊은 시절 즐겼던 7080 노래를 들으니 금세 추억 속에 빠져들었다. 시 한 구절이 맺어준 인연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다음부터 강의 하러 가는 날이면 사장님께 전화를 건다. ‘사장님! 오늘 저녁은 내가 살 테니 커피는 가게 음악다방에서 하시죠’ 나는 혜택을 받은 사람처럼 좋은 커피에 최고의 음악을 들으며 힐링할 수 있어 행복하다. 사장님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 기쁘다고 한다. 그래서 기꺼이 자신이 손수 갈아 만든 좋은 커피를 내어준다. 시(詩) 한 구절의 인연이 이렇게 좋은 친구를 만들었다.
- 2020-04-10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