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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로 아름다워지는 노후, 시니어 놀이터에 초대합니다"
-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더오페라는 300평 규모의 홀을 겸비한 시니어 복합문화공간이다. 홀에서는 댄스스포츠, 모델워킹, 난타, 뮤지컬 등 시니어 대상 아카테미뿐만 아니라 파티, 라틴바 등 이색적인 행사도 펼쳐진다. 홀 바닥은 특수 쿠션이 처리된 마루로, 댄스, 워킹 등 육체 활동에도 무릎에 무리가 덜 가도록 설계하는 등, 중장년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이토록 시니어 취미에 진심이라는 국영서(61) 더오페라 대표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중장년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게 되신 계기가 궁금한데요. 일찍이 노후 여가 및 취미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A. 지금은 백세시대라고 하는데, 자칫하면 150세까지 살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러면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보다는, 여생을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게 사느냐가 관건인 거죠. 우리 세대가 다들 그랬듯, 저도 30대까지는 사회 구조에 맞춰 살기 바빴어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나를 돌아볼 진중한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50대를 지나면서 어떤 인생2막을 보내야 가치 있을까 싶더군요. 동시에 자녀세대에게 존경 받는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노후를 보내야 할까라는 고민도 생겨났습니다. 그러면서 주변에 은퇴하신 분들을 봤는데, 아직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하기엔 너무나 젊고 건강한 분들이 많은 거예요. 결국 외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부분도 테라피가 필요하다고 느꼈죠. 오래 전부터 댄스스포츠를 취미로 하고 있었는데, 그게 제격이다 싶었어요. 음악이 지니는 치유 효과와 더불어 춤을 통해 전신 운동이 가능하니 너무 좋잖아요. 제가 느꼈던 그 매력과 즐거움을 전파하고 싶은 마음에 지금의 더 오페라를 꾸리게 됐습니다. Q. 대표님께서 체감하는 댄스스포츠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남편과 함께 댄스스포츠를 한 지도 20년이 넘었네요. 일반적인 취미가 아닐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만큼 좋은 운동이 없더라고요. 단순히 땀을 흘리면서 육체만 쓰는 게 아니라, 음악과 함께 아름답고 우아하고 멋진 동작을 만들어내니까요. 또, 나이 들수록 사람들과 어우러지고 소통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한데요. 먹고 마시고 하는 것만 매일 할 수는 없잖아요. 이런 취미를 함께 공유하고 함께 동작을 연구하며 즐기는 과정이 저는 참 의미 있고 소중하더라고요. 무엇보다 댄스스포츠는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러한 교감이 노후에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봐요. 또, 춤은 국경을 넘나드는 몸의 언어와 마찬가지인데요. 저희 부부는 해외여행 가서도 꼭 마지막 날엔 클럽에 가서 춤을 춘답니다. 춤을 배운다면, 언젠가 그런 낭만을 경험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Q. 단순히 취미로 즐길 때와 사업체를 운영할 때는 좀 다를 텐데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계신가요? A. 일단 시작할 때 시니어 대상이기 때문에, 제 눈높이에서 그 시장을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취미로만 계속 즐기기보다는 결국 취미를 통해 다양한 직업이 개발되고, 수익창출로 연계돼야 성장 가능성이 있겠더라고요. 이곳에 오시는 분들이 충분히 본인의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도 직업적인 소양을 갖춰나가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가령 난타 수업도, 저희는 ‘K시니어난타’라는 걸 개발했는데, 어느 정도 숙달되고 나면 프로팀을 꾸려 각종 국내외 행사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게 되죠. 그렇게 일부 소득이 창출되면 그게 곧 직업이 되기도 하는 거예요. 뮤지컬이나 연극을 하는 액터테이너반도 있고, 끼가 출중한 분들은 광고모델 양성과정도 있고, 쇼호스트나 라이브커머스 크리에이터가 교육을 하는 미디어테이너반도 있고요. 그런 교육적인 부분과 더불어 개인의 건강과 아름다움까지 토털로 가꿔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보고자 해요. Q. 더오페라를 찾는 중장년들을 보며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A. 중장년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성장해나가시는 모습을 볼 때예요. 그러면서 더 건강하고 아름다워지실 때죠. 어떻게 보면 과거에는 아이 잘 키우고, 회사 생활 잘하는 거로 성취감을 느꼈는데, 나이 들수록 성취감을 느낄 구실이 많이 없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동작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으로, 교육 프로그램 듣고 수익창출까지 해나가시는 과정으로 계속해서 성취감을 올리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제가 한때 뷰티 사업을 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외적인 아름다움에 집중했었는데 요즘에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더 들여다보게 됐어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겠더라고요. 중장년 스스로 ‘내가 잘 하고 있구나’, ‘20대 때 못했던 것들을 50이 넘어서도 할 수 있구나’ 이런 긍정적인 동기가 일어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내면에 있는 잠재의식을 끌어내는 일, 그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우리 시대 중장년들이 더 아름답고 건강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Q. 지금까지 나름의 성과를 달성해오셨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더오페라는 평일에는 전문 학원의 기능을 하지만, 주말에는 주로 파티의 장이 열리는데요. 댄스스포츠 전문 파티를 비롯해 다양한 세미나와 이벤트, 공연이 펼쳐집니다. 지난해 연말에도 다양한 파티와 쇼를 진행했었는데, 참여하신 시니어들이 다 끼가 넘치시더라고요. 마음은 정말 청춘이구나라는 걸 다시 실감했습니다. 다만 체력적인 부분은 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수업을 병행하며 건강까지 가꿔가실 수 있도록 마련해보려 해요. 댄스 종목도 더 늘려갈 계획입니다. 또, 이번에 저희가 코리아문화예술협회를 만들었는데요, 이런 활동들을 통해 지자체와 협력해 더 많은 분들에게 기회를 제공해드리고 싶어요. 지역 내 독거노인이나 경력단절 여성, 은퇴자 등 다양한 분들이 댄스스포츠를 비롯한 취미를 통해 스스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시도록 재능 나눔을 펼쳐가려 합니다. 결국 댄스스포츠를 계기로 이 곳을 만들었지만, 결국 노후를 이루는 다른 요소들도 다 한 울타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봐요. 여기에 오시는 분들도 취미로 시작했지만 그걸 개인의 수입이나 브랜드로 발전시키시며 자신의 노후 울타리를 다져나가시면 좋겠어요. 그런 우리 중장년의 문화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로 거듭나는, ‘K 시니어 컬처’로 증진시키고 싶다는 큰 꿈도 꿔봅니다. Q. 아직 취미를 찾지 못했거나, 방문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A. 예전에는 춤 배우러 간다고 하면 캬바레 같은 공감을 떠올리시고 좀 좋지 않게 보시기도 했는데, 요즘은 건전한 취미 문화로 자라 잡아가고 있어요. 어떤 분들은 몸치, 박치라며 주저하시는데요. 그런 분들도 배워가면서 하시다보면 곧잘 하세요. 어릴 때 걸음마를 배우고 숟가락질을 배우듯, 새롭게 익혀나가신다고 여기시면 좋겠어요. 노후가 긴만큼 장기전으로 바라보시고, 10번이고 20번이고 마음에 여유를 갖고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능숙한 실력을 뽐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도전의 문턱을 넘기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해 원데이 클레스도 진행하고 있으니, 와보셔서 한번 감을 잡아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는 더오페라를 ‘시니어놀이터’라고도 하는데요. 다들 많이 놀러 오시고, 즐거운 인생2막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2023-06-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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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를 위한 놀이 공간, '청춘놀이터 목공방'
- 전북 익산시에는 은퇴자를 위한 놀이터, ‘청춘놀이터 목공방’이 있다. 청춘놀이터 목공방은 은퇴자 혹은 은퇴 예정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동 작업장이다. 이곳에서 책상, 의자, 장난감 교구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제작하고 수리할 수 있다. 개인이 마련하기 어려운 각종 목공, 용접 작업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은퇴자들의 생산적 여가문화를 도와, 삶의 보람, 취미, 일거리를 찾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제작한 물건은 전시, 판매해 수익 창출도 한다. 청춘놀이터 목공방은 55세 이상 익산시 거주자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수준에 맞는 교육과 실습도 제공한다. 취미 과정, 전문가 과정으로 나뉘어 교육이 진행되며, 수료 후 목공방을 이용할 수 있다. 한 이용자는 “청춘놀이터 목공방에 오기 전에는 무료한 삶을 살다, 목공방을 이용한 뒤부터 활발하고 규칙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며, “내 손으로 직접 목공 제품을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물 모양 장난감을 만들어 손자 손녀에게 가져다주었는데 즐겁게 잘 갖고 놀아 뿌듯했다.”고 이용 소감을 밝혔다. 청춘놀이터 목공방은 전북도에서 조성한 ‘은퇴자 작업공간’ 중 하나다. 남원의 ‘목금토 공방’도 운영 중이다. 전북도는 전주시와 고창군에도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사업 대상지 1개소를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전북도의 은퇴자 작업공간은 뉴질랜드의 ‘남자의 헛간’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남자의 헛간은 남성 은퇴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목공, 금속, 전기 관련 일을 할 수 있는 작업장이다. 대형 기계, 장비가 마련돼 있다. 소정의 이용료를 내면 누구나 원하는 물건을 만들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 장비 제작, 보수 공사 등이 필요할 때 이용자들을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은퇴한 이들에게 소일거리를 마련하고, 취미 생활을 즐기고, 사회생활을 이어가도록 돕는다. 전북도는 남자의 헛간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 도입하여 전국 최초로 은퇴자 작업공간을 조성했다.
- 2021-02-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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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나의 주식투자 이야기
- 주식투자 한 번쯤 안 해본 사람도 드물 것이다. 한때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식투자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주식이 올라 용돈이 생기면 저녁에 술도 한잔 사고 호기도 부렸다. 증권회사 직원들이 인기도 좋아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히기도 했다. 객장에 나가면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했다. 시세판이 붉게 타오르면 평소에 주식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객장을 찾게 되고 분위기에 휩쓸리곤 했다. 그래서 주식 격언에 “아기 업은 엄마들이 보이면 객장을 떠나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미 과열되어 오를 만큼 오른 상태라는 주의경보였다.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증권회사 객장도 없어졌다. 정보통신기기의 발달로 컴퓨터나 핸드폰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주식을 사고팔 수 있어서다. 시뻘겋게 타오르던 전광판도 새파랗게 질리던 전광판도, 그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던 투자자의 탄성과 탄식의 모습도 볼 수 없다. 개인의 손안으로 옮겨져 각자 매진할 뿐 예전의 왁자지껄하던 객장의 모습은 이제 추억이 되어버렸다. 객장은 특히 은퇴자들의 쉼터요, 놀이터이기도 했다. 나도 한때 주식으로 희비를 맛본 경험이 있다. 주식투자 바람이 한참 불었을 때의 이야기다. 대출이자가 저렴해 주식이 오르면 그 이자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용돈도 벌고 가족들 맛있는 음식도 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다. 대출받았던 돈을 갚아야 할 때 잠시 그 돈으로 주식투자를 했다. 주식 공부를 한 것도 아니어서, 매스컴이나 증권회사 직원의 추천을 받아 투자했다. 산 주식이 오르락내리락하기를 반복했다. 오른 날은 세상 다 가진 기분이었다가 내린 날은 다운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이거다 싶어 선투자한 것이 화를 키웠다. 소 떼를 몰고 H회사 회장이 노구에 삼팔선을 넘는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였다. 이때다 싶었다. H건설이 남북 화해 무드를 타고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거의 몰아넣었다. 결과는 참패였다. 그 후 H건설은 감자가 결정되어 투자 금액이 반토막 나버렸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주식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여건도 안 되어 전문가에게 맡겨보기로 했다. 당시 두 경제신문 하단을 장식하는 투자 전문가에게 적지 않은 수수료를 주고 회원가입을 했다. 주는 정보를 따라 사라면 사고, 팔라면 팔았다. 전문가의 정보이니 최소한 손해는 안 보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또 실패였다. 1년여를 버텨도 주식은 떨어져 계속 손실이었다. 다른 사람에게도 맡겨봤으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락장에서는 전문가도 별수 없었다. 오죽하면 원숭이에게 원반을 돌려 찍게 한 종목과 전문가 추천 종목의 결과에서 원숭이가 찍은 종목이 더 많은 수익을 냈다고 하지 않는가? 결국 회원탈퇴를 했다. 그 후 포기 상태로 종목을 바꿔 보유하고 있었다. 이미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서 빠져나오면 만회할 길이 없어 버틸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를 몇 년째, 갑자기 객장이 붐비기 시작했고 시세판도 다시 붉게 타올랐다. 본격적인 상승장이 시작되었다. 세계 경기도 호황이었고 우리나라 사정도 덩달아 좋아졌다. 1년 안 되어 손해를 만회하고도 많은 수익이 났다. 그때 사건이 발생했다. 내 주식을 관리해주던 증권회사 담당 직원이 급한 일이 있다고 돈 일부를 빌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통장에 돈이 뻔히 있으니 없다고 할 수도 없고 빌려주고 몇 달 만에 돌려받았다. 그런데 어느 날 또 부탁을 했다. 돈 많은 사람이 많았을 텐데 왜 하필 나에게 자꾸 빌려달라 하는지 기분이 좀 언짢았다. 안 되겠다 싶어 며칠 뒤 급하게 돈이 쓸 데가 있다며 손실이 있는 종목까지 몽땅 팔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완전히 정리한 뒤 주식시장을 나왔다. 그러고는 다시는 주식시장에 가지 않았다. 주식 격언이 생각난다. “마지막에 남는 돈이 내 돈이다.” 아무런 지식도 없이 달려들었다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다. 큰 교훈이었다. 그때 나오지 않았으면 손실을 만회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시 우량주였던 S증권 주식은 아직도 당시의 반값에 거래되고 있다.
- 2020-07-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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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지혜를 나누는 친근한 벗으로 5년, 꿈의 공간으로 우리 곁에…
- ‘브라보 마이 라이프’ 창간 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나이 먹음에 저항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추레해진 노년으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노년다운 노년을 스스로 짓고 좇고 이루려 애쓰게 됩니다. 그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노년은 노년 나름의 아름다움과 무게와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이러한 노년의 삶을 도와주려 우리 사회에 탄생한 드문 잡지입니다. 그동안 다섯 해를 지내면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노인들에게, 노인이 되어간다고 느낀 분들에게, 많은 것을 되살피게 해주었습니다. 아주 적극적으로 말한다면 꿈을 안겨주었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꿈의 공간으로 우리 옆에 늘 있어주었습니다.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노년에 새 로운 꿈을 지니게 해주는 일보다 더 귀한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노년들에게 참 드문 놀이터를 제공해주기도 하였습니다. 그 놀이터에서는 꿈의 실현이 결코 비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실증하는 온갖 놀잇감을 펼쳐놓고 누구나 마음껏 즐기도록 해주었습니다. 익숙한 이제까지의 삶을 다듬을 수 있는 놀이도 할 수 있고, 그야말로 꿈도 꾸지 못했던 모험을 할 수 있는 놀이도 감행할 수 있고, 보고 듣고 만지고, 그리고 조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놀이도 지천으로 쌓여 있었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 꿈의 공간이, 그 즐거운 놀이터가, 까맣게 높거나 멀어 내가 가 닿을 길이 없다는 생각을 한 노년도 있을지 모른다는 염려가 가끔 스며들기도 했습니다. 꿈의 자리에서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는 느낌보다 자신의 초라함과 누추함을 새김질해야 하는 계기를 만나야 하는 것은 노년에게는 무척 견디기 힘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자리가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고 말하는 것은 온당하지만, 그런 노년에게 드리고 싶은 설명만큼의 자성을 스스로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성숙한 놀이터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다시 다섯 해, 어떤 모습으로 우리 노년들의 삶 안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자리를 잡을지 궁금합니다. 제가 그때까지 있어야 할 이유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는데, 어쩌면 그것의 가능성 여부는 매달 나오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결정해줄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듭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창간 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 정진홍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인생 이모작의 나침판 ‘브라보 마이라이프’ 창간 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베이비부머들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될 무렵 창간되었지요. 마침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한 때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창간기념 메시지에서 농업과 농촌이 은퇴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후 저는 3년 6개월의 장관직을 끝으로 고향집으로 돌아와 노모를 모시며 텃밭을 가꾸는, 꿈에도 그리던 은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느 농부와 다름없이 봄이면 씨앗을 뿌리고 땀 흘려 가꾸어 수확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늙고 지친 농업과 농촌, 무너지는 지역공동체를 보며 과연 무엇을 하였는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지방 소멸과 농촌 붕괴를 막는 일이 급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농사 짬짬이 경상북도의 농촌살리기 자문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위공직에 있던 사람이 낙향해 노모와 사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직접 농사를 짓고 하위직 공무원으로 일한다는 게 없던 일이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지요. 선하심후하심(先何心後何心)이란 말처럼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처처히 걷는 나그네에게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당산나무처럼 위안과 격려를 주는 소중한 친구가 됩니다. 더 크고 푸른 거목으로 자라나 판에 박힌 삶에 지친 방랑자들이 기대어 가치 있는 인생을 꿈꾸며 쉬어갈 수 있도록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탄생한 지 5년이 됐다니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충실히 담아내고 애로점을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정보와 공감의 메시지를 담은, 어른을 위한 잡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큰 언덕이 됩니다. 사실 나이 들어가면 몸이 힘들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마음도 시들어갑니다. 거기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너무 지치고, 불안으로 피로가 쌓여가고 있습니다. 다들 잠을 많이 자고 푹 쉬어도 피로가 가시지 않는다고 호소합니다. 몸이 쉬어도 뇌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로토닌에는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 습관’을 잘 들여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상을 하면 행복과 사랑의 뇌 신경물질이 많이 분비됩니다.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이 그것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한 말과 행동으로, 봉사와 배려로,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젊고 건강하게 희망 바이러스가 퍼지기를 바랍니다. UN이 평생연령 기준을 다시 정립해 발표했습니다. 0~17세는 미성년자, 18~65세는 청년, 66~ 79세는 중년, 80~99세는 노년, 100세 이후를 장수노인으로 구분했습니다. 이 기준대로라면, 시니어 대다수는 아직 청년입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독자 여러분, 청년이 되어 올 한 해도 행복하고 활기차게 살아갑시다~ - 이시형 세로토닌문화원장
- 2020-04-0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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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는 봤는가,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프로그램!
- 대체로 사람들은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성주, 이하 ‘공단’)을 국민연금만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알고 있다. 60이 되고부터 연금을 받는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올해로 31주년을 맞은 국민연금은 가입자 수가 215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에 이른다. 연금수급자 431만 명, 기금도 601조 원에 이르는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종합복지서비스 기관이다. 국민연금의 궁극적 목표는 ‘노후의 행복한 삶’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노후준비 서비스는 어쩌면 공단의 당연한 업무. 공단은 100세 장수 시대를 맞아 연금을 중심으로 신중장년과 시니어를 위한 노후준비서비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공단의 각 지역본부에서는 국민연금 관리에 덧붙여 국민의 노후준비를 위한 “NPS 아카데미”를 2017년부터 개설했다. 첫 프로그램으로 작년 7월 한 달여 간 ‘작가탄생프로젝트’ 진행한 바 있다. 이를 비롯해 ‘신중년 글쓰기 마라톤’, ‘1인 크리에이터 과정’, ‘비행(飛行) 신중년 프로젝트’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은퇴자의 구미를 잡아끌었다. 적당한 놀이터가 없는 신중년들에게 문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즐겁고 보람과 의미를 함께 할 수 있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신중년을 위한 문화 플랫폼 특화 서비스 국민연금관리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백수현 본부장(이하 북부본부)은 ‘노후준비 서비스가 공단의 소명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 사업의 기본은 연금관리입니다. 더 큰 틀에서 봤을 때 국민들의 안정된 미래 노후 생활에 기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부본부에서 ‘신중년 특화서비스’를 2017년부터 시작했습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기여하는 참신한 노후준비 롤모델로 발전함에 미래의 희망이 보였습니다.” 중단 없는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백 본부장은 덧붙였다. 공단 업무의 블루오션으로 나아가 글로벌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 관리의 근본 취지를 살리는 광의의 사업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구체적 목적은 첫째, 역량 있는 시니어가 노후를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둘째,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 기획으로 자발적 노후 준비 서비스 희망 고객을 발굴하여 사업 추진 효과를 높인다. 셋째, 국정과제의 하나인 ‘신중년 일자리 보장 및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신중년 노후준비 교육 특화 사업으로 일자리 및 커뮤니티 활동 지원 서비스를 연계 추진한다. 지금까지 ‘작가탄생프로젝트’와 ‘글쓰기 마라톤’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쓰게 하는 작가탄생프로젝트 첫 번째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바로 작년 여름내 진행된 ‘작가탄생프로젝트’였다. 방법과 내용이 신선하고 파격적이었다. 많은 사람이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의아해하거나 불가한 일로 단정 짓거나 반신반의했다. 일주일에 2회 강좌와 글쓰기 지도를 통하여 한 달 동안에 참석자 모두가 각자 1권의 책을 쓰는 프로그램이었다. 참여자 40명 중 37명이 그 기간 안에 집필을 마치고 37권의 책을 출간했다. 한 달 안에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출간하는 참으로 어려운 일로 신중년의 가능성을 보여준 프로그램이 됐다. 그러한 성과를 안고 뒤이어 2018년도에 2기 작가탄생프로젝트를 출범시켜 가능성을 재차 확인했다. 1기와 마찬가지로 한 달에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쓰는 프로그램으로 43명이 참가하였고 그중 36명이 총 6,352페이지의 책 38권을 만들었다. 수강생 김도영 씨의 “은퇴 그리고 아름다운 삶”, 곽정숙 씨의 ”나를 위한 여행” 황선호 씨의 “황 첨지의 독일 유랑기” 등이 있다. 수강생들의 참가 소회에서 프로그램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다. 강정석 씨는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시점에 만난 “작가탄생프로젝트”는 새로운 도전의 출발”로 표현했다. 신영균 씨는 이렇게 소회의 글을 남겼다. “이 변화의 와중에 덤으로 성찰의 기회까지 주어졌다.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이다. 다양한 신중년 문화 플랫폼 성공리에 안착 이러한 여세를 몰아 공단의 북부본부는 지난 5월 5일 일정으로 책 한 권을 쓰는 “글쓰기 마라톤 과정”을 새로 열었다. 2018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마라톤 거리와 같은 총 42.25시간에 걸쳐 글을 온종일 집중적으로 쓰게 했다. 33명이 참가하여 23권의 책을 완성됐다. 권수연 씨의 ‘마르지 않은 그리움과 사랑이 담긴 화수분’, 장의영 씨의 ‘더 곱게 살즈아’, 조왕래 씨의 ‘브라보마이라이프’, 김종억 씨의 ‘별 하나 꿈 하나’ 등이다. 시니어에 불가능은 없음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그 뿐만 아니라 북부본부는 여행을 콘텐츠로 하는 ‘비행(飛行) 신중년 프로젝트’를 2017년 11월 20일부터 11월 24일까지 37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해 여행 커뮤니티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도보 여행가 황안나 씨가 함께해 ‘여행하고 일하며 나이 들기’가 주요 과제다. 매달 한 번 국내외 도보와 여행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동영상 시대에 발맞춰 1인 크리에이터을 위한 과정을 열기도 했다. 2018년 2월 2일부터 4월 13일까지 매주 금요일에 총 30시간 일정으로 23명이 참가하여 인기리에 진행됐다. 유튜브 채널 기획, 촬영, 편집 과정이었다. 동영상을 통한 새로운 후반생 활기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은퇴자 1000만 명 시대다. 변화무쌍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신중년들에게 삶의 보람과 가치를 창출해갈 수 있는 신중년 문화 플랫폼 구축은 크게 기대되는 사업으로 보인다. 특히 고령 사회에 접어든 시점에서 희망의 빛으로 다가옴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소일거리가 없어 고민하는 시니어에 적당한 놀이터 플랫폼으로 여겨진다. 보람 있는 후반생을 꿈꾸는 시니어가 함께하면 좋은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다.
- 2018-10-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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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촌 희망자여, 당신의 적성부터 점검하시라!
- 귀촌 관련 인터뷰 글을 연재하며 다수의 귀촌·귀농인들을 만나봤다. 어떤 이들은 만족을 표했다. 어떤 이들은 고난을 주로 토로했다. 만족을 표한 이들 역시 정착에 이르기까지의 시련 술회하기를 생략하는 법 없었으니, 귀촌·귀농이란 대체로 일련의 애환과 동행하는 장정임을 알 만했다. 과연 시골생활의 활보는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조용하고 강인한 고라니처럼 시골살이를 힘차게 구가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책이 필요할까? 두 가지 단편적인 사례를 통해 귀촌·귀농의 성패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적성에 맞춘 귀촌의 이상적인 삶 외진 산간 숲속으로 귀촌을 해 서점을 운영하는 A 씨 부부. 산속에서 서점을? 이는 웬 만용이란 말인가. 그러나 서점은 순항하고 있다. 찻집과 게스트하우스를 함께 운영해 안정적인 살림을 꾸려나간다. 갖가지 콘서트나 문화 행사를 펼쳐 지역의 명소로 부상했다. 시발은 미미하고 궁색했다. 부부가 손수 지은 작은 흙집에 살며 활로를 모색하느라 어지간히도 진을 뺏던 것 같다. 그러다 서점에 착안한 건 썩 자연스럽고 현명한 판단이었다. A 씨는 원래 출판업자였다. 서울에서 출판사를 운영했던 그가 귀촌을 한 건 마음이 줄기차게 시골로 흘러갔기 때문이었다지. 산골의 자연 속에서 살며 다가올 노후를 대비하고 싶었던 것. 도시에서 시골로 삶터를 바꾼다는 건 상류의 물고기가 물살을 따라 유유히 하류로 내려가는 것과는 다르다. 시행착오와 우왕좌왕이 잦게 마련이다. 도시에서 몸에 익힌 삶의 과욕과 과속을 적절히 털어내기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A 씨의 포부는 옹골차게 실현됐다. A 씨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그는 자신의 적성에 맞춰 노후의 이상적인 삶을 설계했다. 일찍부터 자연주의자를 자처해온 그는 산골의 공기와 풍정을 숨 쉬고 사는 게 옳다고 보았다. 자연 속에서 자아를 부양하며 사는 게 한 번뿐인 아까운 삶을 흥미진진한 쪽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알아차렸던 것 같다. 육신은 물론 영혼을 위해서도 자신의 적성, 취향, 지향에 맞는 시골살이를 선택하는 게 온당하다 판단했던 거다. 귀촌 희망자여, 당신의 적성부터 면밀히 점검하시라! 나는 그렇게 권유하고 싶다. 때로 어처구니없는 바보짓을 태연히 자행하는 게 인간이지만, 자신의 적성 진단을 소홀히 한 채 자연과 더불어 살며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겠다는 식의 환상을 가지고 귀촌을 후다닥 결행하는 일처럼 위험한 우행도 드물다. 등산을 좋아하거나, 숲을 흔드는 물소리 새소리에 심취하는 버릇이 있다고 내 적성이 시골생활에 부합하리라 속단해선 안 된다. 짧으면 한두 달, 길어야 두어 해 사이에 질리기 쉬운 게 자연이다. 자연은 놀이터가 아니라 생활의 장이다. A 씨의 활보는 무심한 자연 환경에 도대체 권태를 느끼질 못하도록 민감하게 작동하는 적성의 힘에서 추동되었다. 아내와의 의기투합도 A 씨의 귀촌 순항을 돋운 저력이다. 귀촌 문제를 놓고 부부간에 대번에 죽이 맞을 확률은 낮다. 대체로 남정네들이 먼저, “가자, 시골로!” 그렇게 선창을 하며 나서는 수가 많지만, 웬걸, 영특한 종족인 아내들은 십중팔구 반기를 들게 마련이다. 그녀들은 모기에 뜯기고 뱀에 시달리기나 할 뿐, 자칫 따분하고 외로워질 가능성이 있는 시골살이에 환상적으로 입문할 일이 아님을 이미 눈치 채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엔 신사도를 발휘해 아내의 의사를 존중해주는 게 좋다. 나는 억지로 아내를 끌고 시골로 들어갔다가 4년 만에 이혼을 하고 털레털레 도시로 귀환한 부상병의 사연을 듣고 깊은 슬픔에 빠진 적이 있다. 그럴싸한 집요한 세뇌로 아내의 생각을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면 귀촌의 꿈을 차생에서 실현하는 게 낫다. A 씨는 시골에서 남은 평생 즐기며 일할 수 있는 종목을 찾아냈다는 점에서도 귀감이다. 산중 서점 사업이라는 기발하고도 진취적인 업종은 그에게 두 가지 만족을 선사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경제상의 안정을 가져다줬다는 점. 물적 궁핍이 곧 불행과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꽤나 성가시고 불편하다. A 씨도 넉넉할 게 없었기에 남몰래 전전긍긍이 많았으리. 하지만 해결했다. 다른 한 가지 만족 요인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가장 좋아하는 일을, 노후까지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데 있다. 비축 자금이 많거나, 연금이 다달이 척척 들어오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귀촌생활에 생기를 부여하기 위해선 즐거이 몰두할 수 있는 일 하나를 갖는 게 필수다. 마을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불찰 이제 사뭇 다른 사례를 볼까. 공직 은퇴자인 B 씨. 그는 60대 중반쯤 도시에서의 지루한 일상을 견디다 못해 후미진 시골로 들어갔다. 평소 동경했던 멋진 정원을 가꾸며 한적하게 노닐고 싶어서였다. 그는 너른 터를 사들여 큼직한 집을 지었다. 그리고 정원 가꾸기에 온갖 공을 들였다. 신명이 실린 쾌조의 나날들이 이어졌지만 2년여가 지나 상황이 급변했다. 다양한 수목과 화초로 채운 너른 마당은 어느 사이 가혹한 근로의 공간으로 바뀌었으니 땅의 임자는 그가 아니라 풀들이었던 것. 강철 같은 기세로 들고 일어서는 풀과의 전쟁에 그는 지쳐 나동그라졌다. 어깨, 허리, 무릎, 팔, 어느 하나 성한 게 없는 자신의 참상에 그는 울상을 지었다. 사교성 결여로 원주민들과 거의 단절된 생활을 하는 사이에 누적된 고독감마저 하늘에 뻗친 걸 비로소 절감하고 거듭 울상을 지은 것도 그즈음이었다. 게다가 도시에선 그토록 명랑했던 아내가 우울증에 걸려 약을 먹기 시작했다. 더욱 끔찍한 소동은 이웃 원주민이 휘몰아왔다. 마을의 몇몇 삐딱이 가운데 하나였던 그 원주민은 고지식하고 딱딱한 스타일인 B 씨네 집 길목을 제 땅이라며 철조망으로 막아버렸다. 땅을 고가에 팔아먹자는 흉계였다. B 씨는 결국 헐값에 집을 처분하고 도시로 돌아갔다. B 씨는 신중함을 결여한 채 충동구매와도 같은 귀촌을 했던 게 아니었을까. 그 무엇에 앞서 그는 마을의 분위기를 미리 파악했어야 했다. 시골이라고 인심이 퍼덕퍼덕 살아 있는 것만은 아니다. 그는 운수 사납게도 텃세 심하기로 소문난 마을로 귀촌을 했다는 걸 뒤늦게야 깨달았다. 끝내 깨닫지 못한 자충수도 있다. 원주민들이 B 씨에게 불편한 존재였듯이, 오불관언으로 일관한 B 씨 역시 원주민들에겐 수상하고 불편한 이방인으로 행세했을 뿐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원주민과의 융화라는 문제에 대부분의 귀촌·귀농인들은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고서도 수월치 않아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고민하기도 한다. 어이하나? 마을 일에 적극적인 참여자는 되지 못할망정 냉소적 방관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마을 전체를 내 집으로, 마을 사람 전원을 내 가족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취한다면 복이 돌아올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귀촌생활이란 수신(修身)의 기회이기도 하다. 명랑사회 건설에 이바지하는 길이겠고.
- 2018-08-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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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댓연금] 60대의 연금술
- 어느 60대 여성들의 대화 어느 화창한 주말 오후! 어린이 놀이터를 빙 둘러싸고 있는 벤치에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두 분이 앉아 있다.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할머니의 존재를 잊은 듯 신나게 노느라 여념이 없었고, 할머니 두 분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잠시 손주들의 존재를 잊은 듯했다. 우연히 그 옆에서 할머니들과 아이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어정쩡하게 서 있던 필자는 어느 순간 벤치 쪽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시선을 고정했다. 남 이야기를 엿들은 것 같아 조금 민망하지만 직업병 탓으로 돌리며 그 내용을 여기에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할머니 한 분이 많은 돈은 아니지만 곗돈을 탄 모양이었다. 그 곗돈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서로 의견을 나누는 중이었다. “요즘은 은행에 넣어둬도 이자가 얼마 붙지 않아 재미도 없는데, 곗돈을 어디에 쓸 거유?” “연금에 가입해 매달 연금으로 받으려고 해요.” “연금으로 받으면 몇 푼 되지도 않을 텐데, 차라리 여행을 다녀오거나 며느리에게 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도 매달 받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데…. 그리고 이제 우리 노후는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시대잖우.” 이 말을 들은 여성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과 감정의 줄타기 게임 위의 대화는 오늘날 60대의 고민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돈이 좀 생기면 고민도 생긴다. 자식을 위해 써야 할지, 아니면 이기적으로 보이더라도 자신을 위해 써야 할지, 자신을 위해 쓴다면 어떻게 쓰는 게 과연 좋을지 판단이 잘 안 선다. 노후를 위해 연금에 가입하는 게 좋을까? 이성은 연금에 가입하라고 권하는데, 감정은 자식을 위해 쓰라고 부추긴다. 이성과 감정의 줄타기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감정의 힘에 굴복하고 만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 나오는 여성처럼 꿋꿋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있다. 그 결과는 어떨까? 감정적으로 내린 판단보다는 이성적 판단이 지혜로운 판단이었음을 곧 알게 된다. 2001년, 미국의 저명한 두 교수가 200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 중 2150년까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두고 내기를 걸었다. 미국 앨라배마 버밍햄대학교 오스태드 교수는 메트포르민과 라파마이신 등이 인간의 수명을 상당히 늘려줄 것이라며 생존 쪽에 내기를 걸었고, 시카고대학교의 올생스키 교수는 유전적 프로그램이 걸림돌로 작용해 아무리 오래 살아도 115세밖에 못 살 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1년에 각각 150달러씩 내어 300달러를 펀드에 투자했다. 이 펀드는 2016년까지 연평균 9.5%의 높은 수익률을 보여 300달러가 1275달러로 늘어났다. 2016년 이들은 각각 300달러씩 또 내어 600달러를 이 펀드에 추가로 넣었다. 이 펀드가 2150년까지 연평균 9.5%의 수익률을 실현하면 2150년에는 약 2억 달러가 된다. 이 돈은 내기에서 이긴 사람의 유족이 다 가져가기로 했다. 지금의 60대가 150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없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수명이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연금을 선택한 이성의 판단은 옳은 것이다. 60대 연금술의 핵심과 전략 60대 연금술의 핵심은 어떤 연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진다는 점에 있다. 가진 돈을 모두 연금으로 전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바로 여기에 60대 연금술의 전략이 있다. 모든 자산을 연금화한 뒤 매달 받는 연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발생하면 대응할 수 없다. 연금은 마치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계속 나오겠지만, 당장의 큰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빚을 얻게 된다면 그 빚을 다 갚을 때까지는 쪼들린 생활을 해야 함을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하류노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후지타 다카노리의 저서 는 연금으로 일상적인 생활은 그럭저럭 유지하더라도 여윳돈이 없는 상황에서 질병 등 추가로 돈 들어갈 일이 생기면 곧바로 하류노인으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현금이 흘러넘치는데도 경제 주체들이 돈을 움켜쥐고 풀지 않아 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마치 경제가 함정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상태를 ‘유동성 함정’이라 한다. 은퇴자의 경우도 연금이 쉼 없이 나오는데도 일시적 지출에 대응하지 못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를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이라고 하자. 은퇴자는 이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결국 60대 연금술의 핵심은 연금화와 유동성의 적절한 조화라 할 수 있다. 정상연금이냐? 연기연금이냐? 60대가 연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국민연금의 수령시기를 법에서 정한 시점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뒤로 미룰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있다. 2017년에 만 60세가 되는 1957년생은 만 62세가 되어야 국민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국민연금은 정상 수령 연령부터 받는 것이 기본이지만 최대 5년간 앞당겨 받을 수도, 늦춰 받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앞당겨 받는 것을 조기연금, 늦춰 받는 것을 연기연금이라고 한다. 조기연금을 신청하면 정상연금보다 일찍 수령하므로 1년당 6%씩 수령액이 낮아지며, 연기연금을 신청하면 1년당 7.2%씩 수령액이 늘어난다. 1957년생이 62세에 연금을 신청할 경우 연간 1200만원(월 100만원)을 받는다고 해보자. 이 사람이 연금 수령을 5년 늦게 신청할 경우와 5년 빨리 신청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5년 늦게 신청할 경우에는 1년당 7.2%씩 급여액이 올라가므로 첫해 연금액은 36% 증가한다. 반면에 5년 빨리 신청할 경우에는 1년당 6%씩 급여액이 삭감되므로 첫해 연금액이 정상연금액보다 30% 줄어들게 된다. 첫해 받게 되는 월 연금액은 조기연금 70만원, 정상연금 100만원, 연기연금 136만원이다. 이렇게 보면 언뜻 연기연금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연기연금에 비해 조기연금은 10년 먼저, 정상연금은 5년 먼저 받기 때문이다. 어떤 수령 방법이 가장 유리한지는 누적연금액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누적연금액 곡선의 기울기가 가장 가파른 것은 연기연금이고, 그다음이 정상연금이다. 이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상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을 초과하지만,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에게는 추월당함을 의미한다. 정상연금 월 100만원과 이 연금액이 매년 물가상승률(2% 가정)만큼 증가한다고 했을 때 76세가 되면 정상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조기연금의 누적연금액보다 많아지고, 80세가 되면 10년 늦게 시작한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을 추월하며, 84세가 되면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정상연금의 누적연금마저 넘어서게 된다( 참조). 이는 84세 말까지 생존해 있을 경우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이 가장 많음을 뜻한다. 2015년 완전생명표에 따르면, 62세 여성의 기대여명이 25.1세이므로 여성은 평균적으로 연기연금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많은 연금을 받는 방법이며, 남성의 기대여명은 20.6세이므로 연기연금을 우선으로 생각하되 상황에 따라 정상연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많은 연금을 받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상황이란 가족력이나 본인의 건강상태 등을 말한다. 이 상황을 감안해 기대여명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낮으면 정상적으로 62세에 연금을 신청해야 가장 많은 연금액을 받는다.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 피하기 이제 60대 연금술의 전략이라 할 수 있는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 피하기에 대해 살펴보자.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나오는 종신연금의 적정비율은 은퇴 자산의 규모, 국민연금 수령액, 주택연금 가입금액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은퇴파산 확률이 가장 낮은 종신연금의 비중은 24~42%라고 한다. 종신연금의 비율이 24% 이하로 떨어지면 장수리스크와 변동성리스크 때문에, 42%를 넘게 되면 구매력리스크와 이벤트리스크 때문에 은퇴파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참조). 모든 자산을 종신연금으로 전환해버리면 은퇴파산 확률이 90%로 올라가는데, 이는 일반 국민들이 이용하는 사적연금의 경우 연금액이 일정 금액으로 고정되어 있어 인플레이션에 취약하고, 이 상황에서 질병이나 사고 등 큰 금액의 지출이 생기는 일이 발생하면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종신연금의 비중을 3분의 1 정도로 유지하고, 나머지 자산은 인플레이션 헤지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서는 투자형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저축 투자형 소비’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는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은퇴 자산을 운용하는 새로운 패턴을 말한다. 과거의 은퇴자들이 저축한 돈에서 매달 생활비를 빼 쓰는 방식을 취했다면, 단카이 세대는 저축한 돈의 일부를 투자로 운용하는 것이다. 단카이 세대는 투자를 위험한 행위로만 생각하지 않고, 돈에게 일을 시켜 새로운 돈을 벌어들이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요즘 일본의 50~60대 남성들의 일상 대화 속에 건강 이야기 못지않게 ‘돈이 되는 금융상품’이 회자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어른 문화 연구소’의 소장인 사카모토 세쓰오는 저서 에서 아베노믹스가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일부 기관 투자가나 해외 펀드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많은 개인 투자가들이 참가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개인 투자가의 중심적 존재가 바로 단카이 세대였다”고 말한다. 투자를 통해 돈이 제대로 일을 수행하면 괜찮은데, 반드시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는 게 투자의 세계다. 이런 경우에 대비하고 아울러 유동성을 확보하기에 좋은 것이 주택연금이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의 고령자가 소유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 기간 동안 매월 연금 방식으로 노후생활 자금을 지급받는 국가 보증의 금융상품(역모기지론)을 말한다. 주택연금을 받으려면 우선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고, 이를 제휴 금융기관에 내면 그 금융기관에서 주택연금을 지급해준다. 주택연금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연금지급방식이다. 주택연금의 지급방식은 월 지급금을 종신토록 지급받는 종신방식과 고객이 선택한 일정 기간 동안만 월 지급금을 지급받는 확정기간방식으로 나뉜다. 종신방식은 다시 인출한도 설정 없이 월 지급금을 종신토록 지급받는 종신지급방식과 수시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이내) 설정 후 나머지 부분을 월 지급금으로 종신토록 지급받는 종신혼합방식으로 구분된다. 수시인출한도를 잘 활용하면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을 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주택연금을 신청할 때 무조건 종신지급방식을 고집할 게 아니라 국민연금 수령액,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수령액을 먼저 계산한 뒤 부족한 월 생활비만큼을 종신연금으로 수령하고 나머지는 수시인출한도를 설정해 유동성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종신토록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조달받으면서 갑자기 도래할 수 있는 예상외 지출 건에도 대응할 수 있어 은퇴파산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손성동(孫盛東)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 역임. 현재는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로 있으면서 1인기업가를 꿈꾸고 있다. 공식블로그 ‘꿈꾸는 은퇴와 연금’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산 동아대와 동서대에 출강하고 있다.
- 2016-12-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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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리 찾기1부-대한민국 시니어들의 자화상] ②비참한 노인(NO人) 늙은 게 죄인가
-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동반자살해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월 26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위치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어머니인 박 아무개 씨(60)와 큰딸 김 아무개 씨(35), 그리고 둘째딸(32)이 집안에 누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의 비극은 아버지 김 씨가 12년 전 암 투병을 하다 사망했다. 그가 남긴 것은 사업 실패로 인한 상당한 빚과 투병생활로 인해 밀린 병원비뿐이었다. 가정은 어머니 박 씨 홀로 책임졌다. 그는 식당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충당했다. 상황은 어려웠지만 그동안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8만 원인 집에 9년째 살면서 공과금도 꼬박꼬박 납부했다. 박 씨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니어서 정부의 지원금도 받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빙판 길에 미끄러져 팔을 크게 다친 박 씨는 다니던 일도 그만둬야 했다. 그의 큰딸은 7년 전부터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둘째 딸은 생활비와 병원비를 신용카드로 막다가 결국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악재가 겹치면서 세 모녀는 한 달가량 수입이 모두 끊기고 말았다. 생계가 막막해진 세 모녀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가 방치하고 놓치고 있던 사회적 약자, 바로 경제적 궁핍과 일자리를 잃은 박 씨는 상실감, 퍽퍽함에 계속해서 병들어갔고 구멍 뚫린 사회적 안전망의 허점으로 그들의 삶의 무게는 감당할수 없는 상태가 됐다. 아직도 수많은 노인들이 이들처럼 지독한 가난과 고독감에 싸우면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허리가 휠 정도로 불편한 몸으로 남의 밭일을 하는 농촌 노인이나 지하철 택배로 생계를 유지하는 도시 노인 등 가난한 노년은 죽을 때까지 ‘밥벌이의 구차함’에서 놓여나지 못한다. 사설 요양병원에서 학대 받는 치매노인, 골방에서 혼자 숨을 거두는 고독사 등 비극적 현장도 소리 없이 늘고 있다. 노인복지관 근방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빈약하지만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기회가 있다. 복지관이 먼 곳에 있으면 밥 한 끼 해결하기 위하여 차를 타고 가야하는 사람은 차비가 없으면 굶는다. 지하철이 무료라 하지만 지하철역까지는 역시 버스를 타야 한다. 노인정이라는 곳도 돈 있는 사람들 사랑방 정도일 뿐이니 그곳 출입도 어렵다. 텃세가 심해서 주눅 들고 만다. 가난과 외로움에 병들어가다 학교 동문, 고향 친구, 직장 선후배, 군대 동기들이 있을 것인데 매일 같이 공원이나 놀이터에는 할일이 없는 노인들이 이웃들과 어울려 잡담이나 세상사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들은 진정한 친구도 이웃도 아닌 그냥 말 상대다. 여지없이 꽃샘추위의 영하의 날씨를 보인 날의 보라매공원. 이날도 노인들은 또래 노인들을 만나기 위해 차가운 바닥에 자릴 잡고 앉았다. 돗자리와 이불까지 들고 나온 노인은 “집에 혼자 있으면 뭐혀. 추워도 이게 낫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외로움과 고독의 내리막이 가파르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경제적 어려움 때문만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설 자리를 잃었다는 막막함, 조직에서 떨어져 나가 어떤 기여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은 이들의 일상을 한층 황폐하게 만든다. 게다가 노후의 삶을 어떻게 가꿔갈지에 대해 별다른 학습이나 고민도 없이 황혼을 맞이했고 부딪치는 상황마다 실패와 상실의 연속이다. 이런 어려움의 강도는 현역 시절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일수록 더하다. 어딜 가도 자신을 알아보고 향유하고 대접해주는 환경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스스로 일상을 챙기는 일에 너무도 미숙한 탓이다. 74세 아파도 씨는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내가 죽어야지,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부쩍 잠이 줄어들면서부터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혼잣말을 한다. 그가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은 부인과 자식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서다. 그는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 날이 많다”며 외로움을 호소한다. 아파도 씨는 자식들 눈치 보여 집에 있을 수 없고, 잘 차려입고 밖에 나왔으나 갈 곳은 마땅치 않고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아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에 죽치고 앉아 있다. “죽을 때만 기다리는 거지, 뭐. 옛날에야 나이 많다고 대접받았지. 지금은 천덕꾸러기 신세밖에 더 돼?"하고 내뱉는 아파도 씨의 말에 마음 한쪽이 아릿해졌다. 자조와 푸념 섞인 말들이 그의 의지에서 비롯된 건 아닐듯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회와 가정에서 마땅히 설 곳을 찾지 못하고 외면당하고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은퇴하게 되면 주된 생활영역이 직장에서 가정과 지역사회로 옮겨진다. 기존의 인간관계가 직장 동료들과 같은 공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은퇴 후에는 가족 친구와 같은 사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인생후반기로 갈수록 활동 반경이 줄어드는 만큼 인간관계에서 가족은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집에 들어앉게 되면 평소에 알던 사람들과의 관계마저 소원해지고 차츰 만나는 회수가 줄어들어 결국은 외톨이로 마음의 자리가 상실해간다. 나도 모르게 노인이 돼 있다 은퇴나 퇴직을 한 50대 후반 부터는 어느 곳에서도 활동할 기회가 줄어든다. 그로 인하여 용돈도 궁하여, 친구 모임도 줄어들고 가정에서도 비생산적 소비자로 놀고먹는다는 미안함 때문에 대화도 뜸하고 소외되어 외로워진다. 혜화동 짚풀박물관 부근에서 만난 69세 이희수 씨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은 하루가 멀다고 하고 사방팔방에서 ‘기초연금’이네 하며 ‘노인문제’를 다룬다. 그렇다 보니 아무런 죄도 없으면서 어느 사이 69세 ‘노인이 돼 있다’라는 사실은 마치 내가 이 사회에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몸둘 바를 모르게 만든다. 마음은 더 약해져 사소한 일에도 눈물을 흘리고 서러워진다. 이제는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자존감 상실과 압박감에 존재의 의미를 못 느낄 지경에 이른다.” 억울한 심정이라 분하고 서글픔이 한계에 이르지만 나이 탓으로 돌리고 억지로 참게 된다. 그러면 속병은 더 깊어진다. “내 현실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자식도 아내도 모른다. 하기야 한 번 뿐인 인생에 아직 노인이 되어보지 않았으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대기업 정년퇴직 후 택시기사를 하고 있는 김정일(62) 씨는 “말로는 어른을 공경하고 우대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그럴만한 환경이 아니다. 세상이 너무 급속히 변하고 경제가 어려우므로 젊은이들은 변화를 따라잡기에 바빠 노인을 돌볼 형편이 못되고, 노인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젊은이들을 의지 하다 보니 시대에 뒤쳐지는 사람, 소비만 하고 할 일 없이 놀기만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노인은 없어도 괜찮고 있으면 불편한 존재가 된 것”이라 단호하게 설파한다. 그렇다면 어르신들 스스로 자기를 사랑하고 개발하여 나름대로 생을 즐기며 가꿔야하는데 그렇게 할 수도 없다. 한 평생 일만 했고, 가족만을 위해 희생만 할 줄 알았지 자기 계발과 봉사나 취미 활동을 해보지 않아서 그렇게 할 줄도 모르고 용기도 없다. 이희수(69) 씨는 “매스컴을 통하여 노년에 취미 생활이나 여가 활용에 적극적인 분들이 소개되지만, 이는 대부분 50~60대로, 의식주 걱정이 없고 여유 있는 극히 소수인의 삶일 뿐. 대부분의 노인들은 지루하게 소외감과 불안 속에서 우울하게 산다. 노인 자살자 대부분 이 70대 이상인 것을 보면 이 연령대가 얼마나 견디기 힘든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70대 이상에 대하여 각별히 관심 가져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 및 은행에서 일하다 퇴직한 최명숙(65)씨는 “노인인구는 급격히 늘어난다는데 정부의 대책이라고는 기초노령연금이 고작이다. 이것도 이런저런 문제에 걸려 지체되고 있다. 지금 70대 이상 어르신들은 우리나라를 오늘에 이르도록 평생 수고했고, 어려운 중에도 자녀교육에 힘써 국가 발전에 기여할 일꾼들을 많이 키워낸 그야말로 ‘국가 유공자‘들이다. 그러다보니 노후 대책은 전혀 세우지 못한 슬픈(?)세대”라고 안타깝게 토로했다. 돈 많은 어르신만 대접받는 사회? 노인 복지가 국가적 화두가 됐지만, 노인들은 정작 대한민국에서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라는 자조가 팽배하다. ‘돈 많은 어르신’ 이외에 모두 가볍게 취급받는 ‘경로(輕老) 사회’라는 비아냥을 누가 반박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가운데 ‘노인들의 4苦’ 즉 신체적 질병, 정신적 고독, 경제적 빈곤, 사회적 고립 등에 시름이 더 깊어져가고 있다. 특히 노인 자살은 질환, 경제적 궁핍, 고독, 상실감, 가정불화 등이 주요 원인이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진 않았지만, 노년의 시간을 행복하게 누리지 못하고 그저 잔명(殘命)으로 힘겹게 버티는 이들이 많다. 학대받고 버림받는 노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복지시설에 가고 싶어도 자식들 때문에 자격이 안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배우자나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은 노인들이 최근 3년간 26.5%이상 증가했다. 노인복지를 외치는 이 시점에도 노인들에 대한 학대와 경시 풍조 팽배는 음성적으로 때로는 양성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에 네티즌들의 공분을 일으킨 고교생의 막말 동영상과 대구 패륜남의 등장은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봉사활동을 하라고 보냈더니 귀가 잘 안 들린다고 노인에게 욕설과 반말을 하고, 할머니가 파는 수박을 발로 차는 행동들들. 노인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걸리적거리는 장애물마냥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인식이다. 이런 도리를 언급하기 이전에 노인들은 누군가의 어머니이고 아버지, 배우자 등 가족의 한 일원일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이웃이기도 할 것이다. 비단 노인에 대한 폭행이 생면부지의 타인에게서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가정폭력의 일환으로서 가까운 사람이 가하는 노인폭행이 문제이다. 노인 학대와 폭행 뿐 아니라 노인 대상 사기는 날로 급증하고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진다. 홍보관 사기, 보이스피싱 사기, 대출 사기, 상조 사기, 효도관광 및 경로잔치 사기, 투자 사기, 공공기관 사칭 사기 등 끝 간 데 없는 노인 대상 사기 범죄들로 난무한 세상이 됐다. 노인을 섬기고 존경하는 한국인의 전통적 가치가 사회의 고령화로 급격히 사라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광복과 전쟁, 그리고 근대화를 거치며 사회 발전을 이끌어온 노인 세대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시장과 성과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더는 유능한 존재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점차 존경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이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면서 65세 이상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황혼자살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12명의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평소에 잘나가던 사람들일수록 외로움은 더욱 커져서 결국은 대인 기피증 환자들이 되어가는 것이다. 많은 노인들에게 물어보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외로움이라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전혀 이해가 될 수도 없는 이 외로움이 노인들에게는 죽음의 그림자처럼 조금씩 조금씩 찾아와서 잠식해 버린다. 젊은 노인이 고령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시대가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며 노년의 적막을 온 힘을 다해 견디는 모양새다. 그 분들의 노년이 역경의 세월을 헤쳐 온 만큼 존중받고 있는지, 앞 세대의 그것보다 더 길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노년에 과연 ‘살맛’을 누리게 될지, 그러기 위해 100세 시대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궁리해보면 어떨까.
- 2014-03-0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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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기자 리포트]삶의 향기를 맡아보셨나요?
- '브라보마이라이프' 시니어기자단 1기로 선발된 이희영님이 보내온 글을 싣습니다. 이희영님(만 60세)은 인천 만수전화국장, 서울 관악전화국장 등 36년 동안 KT에 몸 담아왔으며 지난 2009년까지 최근 3년동안 KT계열그룹 ㈜KTIS 임원으로 재직한뒤 은퇴하신 분입니다. 재직기간중 KT-IDC 센터 장 등을 역임하는 등 기술기획 , 마케팅 및 영업전략, 특수사업, 조달 정책수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급히 사진을 찍다보니, 화질이 좋지 않은 점 양해해달라는 이희영님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 6075 신중년 시대에 있는 은퇴자 여러분들 안녕하신지요? 저는 40년 가까이 한 직장에 몸담아 살아오다 4년전 대기업 고위 간부직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게 됐습니다. 은퇴를 불과 몇 개월 앞둔 어느 날. 앞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예고된 일이었지만 그동안 일해왔던 직장을 떠나게 될 경우 아내가 이를 어떻게 받아 들일지,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내가 받을 충격을 어떻게 완화해 나아가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은퇴가 임박한 시점에서 아내에게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평소 보다 시간이 한가한 토요일 오후 어느 날. “우리 가까운 한강공원으로 바람 좀 쐬러 나갈까” 웃으면서 던진 한마디에 아내가 좋아했습니다. 오랜만의 나들이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승용차 키를 찾는 아내가 안쓰럽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었을까요?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여보 내 몸에 큰 이상이 생겼는데 어찌해야 될까. 연말이면 퇴직을 해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반응은 예외였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잖아요?”아내는 냉담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위로해주었습니다. “걱정할 게 뭐 있나요. 아이들도 성장했으니 아이들의 앞일은 저녀석들이 알아서 할 것이고 이것저것 생각 말고 우리는 몸이나 잘 챙기고 건강하면 되잖아요” 돌이켜 보면 시니어 세대에 접어든 우리들은 지난날 어려웠던 경제여건과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무거운 책임의식으로 한 직장만 바라보고 성실히들 살아왔습니다. 평생 살아온 직장인이란 무거웠던 중압감과 굴레에서 벗으나 이제는 홀가분한 자연인으로 돌아가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해방감으로 수개월동안 여행도 하고 다소 늘어지기도 하고,구애 없는 일탈행동 등으로 휴식도 취했습니다.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한 여행이었지만 미래 삶에 대한 막연하고 초조한 불안감에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워지기만 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눈높이를 낮추면 못할게 뭐 있냐”고 자위하면서 이런저런 노력을 했습니다. 서민들의 삶을 피부로 체험하면서 평소 접해 보지 못한 시장을 경험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그러나 막상 창업을 할려고 해도 전문성 및 시장 지식 부족으로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중 때마침 정부와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이 전국 초.중.고등 학생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지식 나눔 활동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지식나눔 봉사활동이라는 데 공감을 하고 ‘드림티처’에 지원하게 됐고, 운 좋게 위촉장을 받게 됐습니다. 이후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8월 하순 처음으로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서 강의를 하게 됐습니다. 강의 내용은 인터넷 역기능과 올바른 인터넷 사용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평생 처음 해보는 학생들과 만남이라 강의를 어떻게 해야 할지? 학생들의 눈높이와 수준에 맞는 강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흥분과 설렘에 늦은 밤까지 강의 준비를 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담당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면서 아이들의 상황을 전해들었습니다. 평소 부모님들과 대화시간이 부족한 사회적 취약계층 학생들임을 알고 조금 더 애정 어린마음으로 학생들을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강의실 문을 들어서는 순간. 한 여자 어린이가 “누구시죠? 왜 오셨나요.” 의아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센터장님의 소개로 인사를 하고 수업내용을 설명하자 “와~~"하는 소리와 함께 박수를 치며“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라고 반기는 모습에 마음이 울컥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하는 강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인터넷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설명을 하고 올바른 인터넷 사용요령에 대한 안내를 해주는 것입니다. IT세상 이야기를 통해 IT기술(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 및 ICT기술(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유용성과 함께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는 IT 국제흐름 및 동향을 학생들에게 말해주고 있고, 반면에 잘못 사용할 경우 중독으로 이어지고 그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학생들에게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학부모들이 걱정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과다 사용에 대해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강의를 통해 인터넷 중독예방과 대응(인터넷중독대응센터 사이트활용 진단, 상담, 예방교육) 방법을 소개하고 있고, 효과적인 인터넷 사용방법으로 자기 이용시간 설정 및 유익한 사이트, 적합한 게임, 아름답고 올바른 말 사용 등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중.고등학생 수준별 교재를 별도로 만들어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례위주의 동영상을 삽입해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개인정보 관리의 중요성과 피해예방요령을 학부모에게도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에는 충남 천안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24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수도권의 한파주의보, 천안지방의 폭설과 더불어 코레일의 노사분규로 인한 파업 탓으로 교통편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교통정보를 확인하고 이른 새벽 아산행 전철에 올라 1시간 40분 후 쌍용역에 도착하니 밤새 내린 눈으로 발목이 빠질 정도의 눈이 내려 학교를 찾아가는 길 쉽지 않았지만 발걸음은 가볍웠습니다. 학교에 도착해 교장선생님과 인사를 나눈 후 담당 선생님 안내를 받아 대강당으로 이동한 뒤 준비한 강의자료 실행 상태를 훑어보고 있던중 학생들이 하나둘씩 들어오면서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의 이 학생들에게 나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게 얼마나 보람되고 값어치 있는 일인가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습니다. 청순하고 순박한 학생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는 순간 우리의 밝은 미래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평소 정규과목을 벗어나 초청 외부강사의 수업에 대한 호기심에 수업 내내 진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1시간여의 수업을 마치고 출입문 쪽으로 뒤돌아서 나올 때 맨바닥에 주저앉았던 학생들이 차례로 일어서면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잘가세요”라는 인사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달려오느라 쌓였던 피로는 한순간에 날라갔습니다. 선생님의 배웅인사를 받고 대강당 문을 빠져나와 긴 복도 중간쯤을 지나올 때 어느 한 남학생이 “잠깐만요. 잠깐만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뛰어왔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어디까지 가시죠.선생님 악수 한번만 해주시면 안돼요” “그래 고맙다. 열심히 공부해서 착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고사리 같은 손을 잡았을 때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오는 감동은 앞으로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나에게 준 삶의 향기. 그 향기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었습니다. ---------------------------------------------------------------------------------- ※[알립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시니어 기자단’ 모집 -다시 뛰는 인생2막 ‘나도 기자다’ 프리미엄경제신문 이투데이의 자회사인 이투데이 PNC(Passion & Creative)가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 시니어 기자단’을 모집합니다. 시니어 기자단은 액티브 시니어들의 치열하고 아름다운 ‘삶의 현장’ 소식과 함께 인생2막-자기계발 성공 스토리, 애환과 고통, 기쁨 등을 취재하게 됩니다. 선정된 기자단은 소정의 교육을 거쳐 2014년 2월부터 시니어 모니터링 업무와 현장 취재기사를 작성하게 되고, 작성된 기사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사이트에 게재됩니다. 50대 이상 신장년층들은 우리 사회의 주춧돌이자 근간이며 버팀목입니다. 하지만 직장-자녀문제-부모-집안 대소사-건강-대인관계 등 여러 가지 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습니다. 단지 자기만을 위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기에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신장년층은 명분과 격식, 보수적인 사회적 가치에만 연연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온갖 혼을 불어넣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투데이 PNC가 운영하는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당당한 시니어들의 고품격 Life 정보 웹진으로 ‘2막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e-시니어’ ‘‘Dynamic Senior’의 신나는 놀이터’‘시니어들의 애환과 고통을 나누는 사랑방’을 지향합니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많은 성원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 songbird@etoday.co.kr. (02)799-6712
- 2014-02-07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