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옷을 구매하려고 할 때 용어 때문에 당황스런 경우가 있다. 특히 옷의 명칭 앞에 붙는 여러 ‘핏’의 종류를 헷갈리기 쉽다. 핏은 사전적 정의로 몸에 맞는 정도를 말한다. 핏이 좋다는 것은 ‘옷발이 산다’는 의미다. 상의와 하의로 나누어 핏을 설명하고, 더불어 요즘 유행하는 새로운 룩도 알아봤다.
상·하의로 보는 핏 종류
핏의 종류는 브랜드별 제품마다 느낌이 다를 수 있으니, 제품을 찾기 전에 참고하는 정도로 활용하자. 또 체형에 따라서 어울리는 핏이 있는데, 사람마다 각각 세세한 특징이 달라서 정답은 아니다. 상·하의별로 다양한 핏을 시도해보며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상의는 주로 ‘슬림 핏’, ‘레귤러 핏’, ‘오버 핏’으로 나뉜다. ‘레귤러 핏’은 옷이 몸에 너무 달라붙지 않고 많이 헐렁하지도 않은 정도를 뜻한다. 정사이즈에 쓰이는 용어로,‘스탠다드 핏’이라고도 불린다. 적당한 품을 선호한다면 레귤러 핏을 입으면 된다. 예를 들어 레귤러 핏 셔츠를 입으면 일자형으로 떨어지는 느낌이 난다.
‘슬림 핏’은 몸에 딱 맞는 스타일로 체형이 도드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골프 의류로 예를 들면 폴로셔츠 중에 슬림 핏 디자인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머슬 핏’을 입는 사람들도 볼 수 있는데, 머슬 핏은 슬림 핏보다 더 딱 붙는 스타일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핏이다. 근육에 자신 있다면 머슬 핏에 도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오버 핏’은 ‘레귤러 핏’에서 한 치수를 올린 스타일이다. 크게 입는 티셔츠를 ‘박시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오버 핏에 해당한다. 오버 핏 옷을 입으면 체형 보완도 되고 우아해 보일 수 있다.
바지의 핏에는 주로 ‘스트레이트 핏’, ‘와이드 핏’, ‘루스 핏’, ‘테이퍼드 핏’이 있다 . ‘스트레이트 핏’은 허벅지부터 밑이 일자로 떨어지는 느낌이 난다. ‘스키니 진’보다 통이 여유 있는 스타일이다. 스키니 진은 몸에 꼭 맞게 입는 바지로, 종아리와 발목 부분 폭이 좁고 상의로 치면 슬림 핏에 속한다. ‘와이드 핏’은 바지의 폭이 넓은 스타일이다. 발목 아래까지 내려오는 기장의 와이드 핏 바지는 개성있고, 힙한 젊은이들이 즐겨 입는다. ‘루스 핏’은 와이드 핏처럼 널널한 형태를 말한다. 미세한 차이를 꼽자면 와이드 핏이 루스 핏보다 가로가 더 넓다는 특징이 있다. ‘테이퍼드 핏’은 허벅지 너비가 넓고 무릎 밑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진다. 자신의 치수보다 한두 치수 크게 고르면 편하게 입을 수 있다.
귀족 스타일부터 MZ가 점령한 등산복까지
이번에는 유행하는 스타일 중에서 중년이 시도해볼 만한 코디를 소개한다. ‘올드머니 룩’은 고전적이면서도 ‘금수저’들의 옷장에 있을 법한 스타일이다. 브랜드가 들어간 로고는 지양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추구한다. 색상은 블랙, 화이트, 브라운 톤을 많이 사용한다. 조끼 형태나 칼라 티셔츠, 셔츠류로 올드머니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와이드 핏 바지와 벨트를 조합하면 올드머니 룩에 가까워진다. 와이드 핏으로만 하의를 입어야 하는 건 아니다. 상의든 하의든 자신이 선호하는 핏으로 올드머니 룩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면 된다. 코트나 재킷에 쓰이는 트위드 소재나 실크 소재를 입으면 우아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유명 브랜드 중에는 폴로랄프로렌이나 자라, 헤지스 등에서 올드머니 룩에 어울리는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최근 중장년뿐 아니라 MZ세대도 기능성 의류를 즐겨입으면서 ‘고프코어 룩’이 유행하고 있다. 고프코어 룩은 등산할 때 먹는 작은 크기의 간식인 ‘고프’와 평범함을 추구한다는 뜻을 지닌 ‘놈코어’의 합성어로, 기능성 의류를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해 등산이나 캠핑같이 아웃도어 활동에 입는 옷을 떠올리면 된다.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코디일 수 있다. 요즘 MZ세대는 카고 팬츠나 일반 바지 혹은 스커트 위에 바람막이를 걸쳐 입으며 고프코어 룩을 완성한다. 일상에서 아웃도어 스타일을 자주 입는다면 고프코어 룩에 수월하게 도전할 수 있다. 아크테릭스, K2 등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고프코어 룩과 관련된 재킷이나 팬츠를 찾을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각 사 홈페이지 내 정보를 참고하거나 매장을 방문해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옷을 입고 산다. 때맞춰 음식을 먹고 잠을 자듯 입어야만 하는 일상이다. 다만 선택의 폭은 직업·나이·수입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여전히 ‘날씬하고 어려 보여야만 하는’ 패션을 선호할까? 판에 박힌 기준에 맞추기보다 나만의 매무새를 만들어보자. 돈과 시간을 들여 입는 옷, 기왕이면 남들과 다르게 나를 돋보이게 하는 구실을 톡톡히 해내면 좋지 않은가.
무심한 듯 툭 넓게 떨어지는 넉넉한 모양의 새하얀 셔츠, 통은 넓지만 발목이 살짝 드러나는 까만 바지, 정갈한 가르마와 호피 무늬 안경테, 꼼꼼히 바른 레드 립까지. 정원경 대표는 누구나 알 법한 로고가 떡하니 박힌 명품 옷이나 화려한 보석이 박힌 액세서리 없이도 확실하게 자신을 전한다. 정체성을 드러내고 고유한 매력을 배로 발산하는 것. 31년 차 의류 사업가인 정원경 대표와 그가 운영하는 브랜드 ‘목단꽃이 피었습니다’가 추구하는 패션의 가치다.
패션, 꾸준한 연습만이 살 길
옷과 정 대표의 인연은 오래전부터다. 고등학생 시절, 학원 선생님이 옷 가게를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옮긴 것이 시작이었다. 눈도장이나 찍을 요량이었지만, 막상 찾은 가게는 그의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옹이가 자연스러운 나무 바닥, 우물만큼 큰 항아리 위에 유리를 얹어 만든 테이블, 토기 화분의 로즈메리들. 외국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저도 모르게 “선생님, 저 돈 안 주셔도 되니까 청소도 하고 옷도 개고 손님인 척 놀러 오면 안 돼요?”라고 물었다. 그렇게 매일 그곳을 찾았다.
“봄이었던가. 그날따라 하루 종일 가게가 북적였어요. 일하는 언니들이 손님을 응대하느라 정신없는데도 일손이 모자랐죠. 마침 한 아주머니가 옷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고민하고 계신 걸 봤어요. 그 뒤로는 그냥 홀린 듯이 거울 앞에서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고 옷을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직원이 됐죠.”
‘명색이 의류업 종사자인데 그래도 옷에 신경 써야지’라는 생각으로 월급을 번번이 쇼핑에 쏟아부었다. 유명하다는 패션 잡지를 뒤적이거나 같은 종류의 티셔츠를 크기별로 사보며 수십만 원의 수업료를 치렀다. 수없이 입어보며 깨달은 것은 좁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 굵은 종아리가 드러나지 않아야 원하는 모습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빈약한 상체가 여실히 드러나는 쫄티보다 여유 있는 면 티셔츠가 어울렸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은 날은 괜히 어깨에 힘이 실렸다. 그는 옷을 넘어 자존감을 입었다.
모든 기준은 ‘나’
다양한 실패와 성공 경험은 ‘목단꽃이 피었습니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육아와 가사 노동에 지친 또래들이 옷 한 벌, 신발 한 켤레로 삶의 활력을 얻는 기분을 느꼈으면 했다. 그러나 매장을 찾은 많은 고객이 늘 같은 질문을 던졌다. “뚱뚱해 보이지 않아요?”라고 말이다. 사는 지역이 제각각이고 직업, 개성도 다른데 하나같이 팔뚝의 살집과 늘어진 허벅지를 감추려 했다. ‘키가 작아서 무릎 위로 오는 길이의 치마를 입어야 한다’, ‘짧은 목에는 브이넥이 시원해 보인다더라’ 등의 공식도 외우고 있었다. 정 대표는 그런 고정관념을 바로잡아 주고 싶었다. 세상에 못 입을 옷은 없기 때문이다.
“패션에 정답은 없습니다. 옷은 진정한 나를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이에요. 단순히 체형을 가리고 젊어 보이도록 가꾸는 걸 넘어서 내가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는지,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래도 너무 어렵다면,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부터 분석해보면 좋겠습니다. 우연히 만난 누군가가 롤모델이 될 수도 있거든요.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나도 모르는 새 자꾸만 기분 좋게 거울을 들여다보는 날이 올 거예요. 어쩌면 젊은 시절보다 앞으로 더 빛나게 될지도 몰라요. 꾸준히 차림새를 가다듬어 보세요. 전달하는 이미지와 살아온 삶의 결이 일치할 때 우리만의 ‘태’가 살아날거예요.”
편안한 직장 상사이고 싶을 때
매일 가는 회사지만 하루쯤 달라 보이고 싶다면?
‘화이트 앤드 블랙’의 클래식 룩에 ‘스카프’로 포인트를 준 간절기 맞춤 패션이다. 특히 얇고 긴 트윌리(Twilly) 스카프 활용을 추천한다.
단정한 느낌을 주는 남색, 블랙 등 어두운색의 원피스를 활용해보자. 허리 벨트, 목걸이나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면 좋다. 이번 F/W 시즌에는 골드 액세서리가 유행이라고 하니 참고하자.
야외 활동 즐기고 싶을 때
산책부터 등산, 캠핑 골프까지 활동을 즐기는 중년은 주목.
야외 활동을 한다고 해서 트레이닝복, 등산복을 입을 필요없다. 평상시에 입는 상의를 그대로 착용해도 된다. 무엇보다 캐주얼한 니트는 간절기에 제격인 아이템이다.
하의는 청바지나 밴딩이 들어간 팬츠를 추천한다. 편안해 보이면서도 클래식함을 잃지 않는 패션이 완성된다.
센스 있는 학부모가 되고 싶을 때
학교나 학부모 모임에서 주눅들 걱정 없는 패션.
50대 학부모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특효약은 화려한 옷이다. 옷장 속, 컬러풀한 옷을 꺼내 입어도 좋다. 스타일링에 힘을 주면 저절로 자신감이 높아진다.
하의는 슬렉스나 부츠컷 청바지가 적당하다. 화려한 상의 아래 스커트를 입으면 과해 보일 수 있다. 깔끔한 스타일 팬츠로 세련미도 놓치지 말자.
취재 손효정 기자shjlife@etoday.co.kr, 기획 문혜진 기자hjmoon@etoday.co.kr, 의상 반포드레스, 모델 정윤선·박지영
계절이 바뀌는 간절기는 패션 스타일링이 어려운 시기다. 무슨 옷을 언제 어떻게 입을지 고민이거나, 외출 전 옷장 앞에서 서성이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상황별 코디 세 가지를 참고해보자.
STYLE 1. 편안한 직장 상사이고 싶을 때
열심히 살아온 당신. 직장 내에서 팀장, 부서장 등의 직급에 있을 것이다. 매일 가는 회사지만 하루쯤 달라 보이고 싶다면, 이 코디를 추천한다. ‘화이트 앤드 블랙’의 클래식 룩에 ‘스카프’로 포인트를 준 간절기 맞춤 패션이다. 특히 얇고 긴 트윌리(Twilly) 스카프 활용을 추천한다. 이렇게 입고 회사에 가는 순간, 카리스마와 편안함을 모두 갖춘 상사가 될 수 있다.
STYLE 2. 캠핑, 골프 등 야외 활동 즐기고 싶을 때
산책부터 등산, 캠핑, 골프까지, 건강관리가 중요한 중년은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기고 있다. 이제 트레이닝복, 등산복 등을 입는 시대는 지났다. 정유정 반포드레스 대표는 “편안해 보이면서도 중년의 우아함과 클래식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STYLE 3. 센스 있는 학부모가 되고 싶을 때
결혼과 출산이 늦어짐에 따라 50대 학부모도 늘어난 상황이다. ‘학교도 방문해야 하고 학부모 모임에도 참석해야 하는데,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할 수 있다. 그 고민을 해결해줄 특효약은 바로 화려한 옷이다. 스타일링에 힘을 주면 저절로 자신감이 높아진다.
의상 반포드레스
‘소중한 나’를 슬로건으로 하는 중년 여성 패션 쇼핑몰. 30대부터 70대까지 고객의 연령대 폭이 넓다. 반포드레스 대표 정유정은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는데, 구독자가 6만여 명에 이른다.
모델 정윤선, 박지영
시니어 모델 정윤선, 박지영은 시니어 모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엘리트모델에이전시 소속이다. 정윤선과 박지영은 모두 ‘트리플루트’(여성 패션 브랜드) 서포터스로 활동 중이다.
젊은 시절 모델 경력이 있는 정윤선은 지난해 10월 시니어 모델로 활동을 재기했으며, 한복 패션쇼에 주로 참여했다. 박지영은 ‘한식 레스토랑 서리재’ 홍보영상 CF 출연, ‘어바웃엠브로’ 룩북 모델 활동 경력을 갖고 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겨울 옷을 꺼내 입을 때가 왔다. 이와 함께 어떤 옷을 어떻게 코디해서 입어야 좋을지 고민도 많이 생길 것이다. 보온성을 갖추면서도 멋을 챙길 수 있는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멋을 아는 시니어들을 위해 이번 겨울 유행 아이템을 브라보마이라이프가 알아봤다.
아웃도어, 가볍고 따뜻하게
중장년층에게 등산복은 일상복이다. 등산 뿐만 아니라 가까운 산책을 할 때도,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기 좋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등산복의 트렌드는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바로 '플리스'와 '논 퀄팅(quilting·누빔)'. 등산을 즐기는 MZ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 잡겠다는 계획으로 아웃도어 브랜드는 다양한 아이템을 내놨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입기 좋은 아이템들이다.
먼저, 플리스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명 '뽀글이'라고 불리는 플리스는 폴리에스터 표면을 양털 느낌으로 가공한 보온 원단이다. 노스페이스, 네파,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선보인 플리스를 보면 디자인, 색깔 등이 다양해 선택지가 많다.
두 번째 키워드는 '논 퀄팅'이다. 입는 순간 근육질 몸매로 만들어주는 과거의 인기 패딩과 차별화 된다. 겉으로 봉제선이 보이지 않고 매끈하게 떨어지는 다운 패딩이 올 겨울 대세 아이템으로 우뚝 선 것.
먼저 배우 전지현이 전속모델인 네파는 '에어그램 시리즈'로 정면승부에 나섰다. 부드러운 다운 원단을 적용해 가볍고 따뜻하다. 겨울 산행에 최적화된 아이템으로 보인다.
노스페이스는 가벼움과 따뜻함에 이어 환경 생각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노스페이스가 선보인 '에코 폴라 에어 다운'은 서울과 제주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리사이클링한 소재를 비롯해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받은 구스 다운 충전재와 리얼 퍼(Fur)를 대체하는 에코 퍼 등을 적용한 착한 패딩이다.
또한 블랙야크는 'bcc부스터후드다운자켓'을, K2는 씬에어 다운(Thin Air Down)과 씬에어 바이브 야상 재킷을 각각 출시했다. 씬에어 다운은 K2의 특허받은 다운 패브릭을 사용한 논퀼팅 제품이다.
니트, 하나만 바꿔도 모델 포스
옷 좀 입는 사람들은 니트 패션을 추천한다. 기존의 '할머니, 할아버지 니트' 말고 젊은 세대처럼 자신의 몸매의 단점은 커버하고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니트를 찾아보자. 컬러, 기장, 디자인이 다양하니 자신의 체형에 맞는 아이템을 고르면 되겠다.
이번 가을 겨울의 니트 유행 아이템은 컬러와 패턴이 화려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아가일(다이아몬드) 무늬가 특히 유행으로, 멋쟁이 시니어라면 옷장에 하나씩은 있을 것. 그것을 꺼내 입어보자.
유튜버 시오키친은 최근 업로드한 영상에서 젊은 세대 인기 브랜드인 자라(ZARA)를 찾아 옷을 구경하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시니어들에게 추천해주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다양한 니트 아이템을 소화했는데, 특히 함께 매치한 에코 레더 베스트가 활용도가 높아 보이고 고급스러워 눈길을 끈다.
또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시니어모델 김칠두의 최근 SNS 게시물들을 보면 다양한 니트 패션을 소화했다. 이는 시니어들에게도 니트 패션이 유행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니트 하나만 바꿔도 시니어모델의 느낌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노인 돌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자식이 부모를 24시간 돌보기 어려운 현대사회에서는 간병인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추세다. 이에 간병이 필요한 사람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병인을 연결해주는 ‘간병인 중개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간병인 중개 플랫폼들은 간병인을 매칭해주는 기본 서비스에 각 기업의 특화된 기술과 독보적인 서비스를 더해 각자의 특장점을 지니고 있다.
자체 알고리즘과 교육으로 전문성 높인 ‘케어닥’
간병인 중개 플랫폼 시장을 선도하는 ‘케어닥’은 간병인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와 요양시설도 중개한다. 전국 4만여 개 요양시설 정보를 확보하고 있고, 국내 간병인의 10%가 넘는 1만5000여 명이 케어닥 서비스에 가입해 매달 2000여 명의 케어코디(간병인과 요양보호사)가 활동 중이다.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케어닥은 지난 3년간 케어코디 약 3만 명의 활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케어코디는 자신의 능력과 난이도에 맞는 일자리를 추천받고, 간병인을 구하는 보호자는 환자 건강 상태에 적합한 경력을 갖춘 케어코디를 우선으로 찾을 수 있다. 간병인과 환자에 대한 기본 정보 외에도 거동 여부, 인지 정도, 필요 돌봄 내용 등 22개 항목을 개인화했다.
케어닥은 이들만의 노인 돌봄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보호자와 간병인의 신뢰도 얻었다. ‘간병은 교육이 필요하다’라는 신념으로 전문성 개발과 간병인 문화 개선을 위해 무상으로 간병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케어닥의 케어코디는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매일 돌봄일지를 작성하고 해당 데이터를 보호자에게 공개하고 있다. 돌봄일지에는 식사, 소변 횟수 등 매일 확인해야 할 내용이 포함된다.
입찰제 매칭으로 비용 부담 던 ‘케어네이션’
2013년 설립된 ‘주식회사 에이치엠씨네트웍스’의 앱 서비스 ‘케어네이션’은 2021년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 대상 ‘간병인 매칭 플랫폼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플랫폼이다. 케어네이션은 환자의 의료 정보 및 빅데이터 기반으로 환자와 간병인을 연결해주고 있다.
케어네이션은 올해 업계 최초로 환자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랩’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신 간병 시장 동향 및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대한민국 간병 동향 리포트’를 매월 발간하고 있다. 리포트에는 환자 통계, 간병인 통계, 질환별 간병 기간 등을 제공해 간병 시장 동향은 물론 질환을 가진 환자와 보호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한다.
간병인과 보호자가 서로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간병비 입찰제 시행’ 역시 케어네이션만의 특장점이다. 간병인과 보호자는 서로 합의된 가격으로 계약하는 입찰제 기반으로 연결돼 추가비용 발생 등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간병비 정찰제 강점 내세운 ‘좋은케어’
헬스케어 IT 기업인 ‘유니메오’의 간병인 구인구직 플랫폼 ‘좋은케어’는 수도권 중심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50여 개의 병원의 입원환자들과 간병인들을 매칭하고 있다. 좋은케어의 특징은 기존 간병인 시장에서 천차만별이었던 비용 문제 해결을 위해 정찰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간병인 시장의 거래 투명성을 위해 서비스 론칭 전 1년 동안 시장조사를 통해 간병인 비용 통계를 내고 이를 기준으로 자격증 보유 등 조건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비용 구조를 만들었다.
좋은케어는 간병인 중개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간병인과 환자·보호자의 정신건강까지 챙기는 심리상담 서비스 ‘좋은상담’도 개발했다. 좋은상담에서는 투병, 간병 스트레스 등 고민에 대해 비대면 영상 상담을 제공한다. 전문상담 인력은 자격증, 전공, 경력 등 평가와 함께 면접을 통해 상담역량을 평가해 선발한다.
유니메오는 의사소통이 어려워 심리 상담이 불가능한 환자들을 위해 ‘멀티 모델 감정 분석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는 시니어의 텍스트와 음성 데이터의 특징을 분석하여 시니어의 감정 유형을 분류하는 AI 모델로서, 환자의 사용 어휘, 억양 및 톤을 분석하여 그의 심리 상태를 판별할 수 있다.
“이대로 죽을 순 없다”. MZ세대의 놀이 공간으로 알려진 유튜브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70대 할머니 유튜버 박막례의 이야기다. 그는 손녀딸의 제안으로 유튜브 세계에 처음 발을 디뎠고, 어떤 개그맨도 따라잡지 못할 특유의 웃음 포인트들로 유튜브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70 평생을 파출부와 식당 같은 일만 하며 살았다가 병원에서 치매 위험 진단을 받고, 손녀가 그를 위해 회사를 그만 두고 함께 호주 여행을 한 것이 유튜브 세계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유튜브를 통해 인생 역전에 나선 박막례 할머니는 2019년에 구글 본사에 초대를 받아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와 유튜브 최고경영자 수전 워치츠키를 만났다. 또 미국 대표 패션지 ‘보그’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처럼 유튜브 시장에서 시니어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4명 중 1명은 50대 이상 ‘시니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 현상을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영상을 몇 편 시청하고 나면, 별도의 검색 없이도 추천과 맞춤 동영상을 제시하는 기능이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단순한 콘텐츠 소비뿐 아니라 박막례 할머니처럼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며, 특별한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는 ‘K할머니들’이 적지 않다.
이에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현재 인기가 높은 K할머니들의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밀라노 유학생,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
50년의 디자이너 경력을 보유한 70대 장명숙 할머니는 패션 유튜버다. '밀라논나' 채널에는 세련된 코디법과 쇼핑 팁, 패션 트렌드, 브랜드에 대한 전문 지식 등을 간단히 소개하는 형식의 영상이 업로드된다. 추가로 ‘논나의 아.지.트’라는 코너를 통해 구독자들의 고민을 듣고, 따뜻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또한 새 옷을 사지 않기 위해 체중 관리를 하고, 물려받은 비녀를 브로치로 만든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 고체 비누 샴푸를 구입하고, 일회용기 뚜껑을 모아뒀다 반찬 그릇의 덮개로 쓰기도 한다. 시니어만이 풍길 수 있는 분위기와 아름다움으로 그는 구독자 81만 명과 소통하고 있다.
먹방계의 숨은 강자 순이 엄마(SUNI MOM), 영원씨(01seeTV)
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먹방 유튜버 순이 엄마는 짜파구리와 연어 국수, 산낙지 등 맛있는 음식 뿐 아니라 ‘배고파서 세제 뿌려서 수세미 먹었어요’, ‘직접 만든 대왕 무지개 쿄호젤리 먹방’ 등 눈길을 사로잡는 영상으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또 다른 먹방 유튜버 영원씨는 80대 나이에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었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모여 먹는 파전과 오리 백숙, 닭발 등 시골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상뿐 아니라 지구 젤리와 명량핫도그, 쉬림프링, 불량식품 먹방 등 평소 할머니들이 보기 어려운 음식을 직접 찾아 먹으며 재미를 더한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전형적인 할머니 요리와 MZ세대가 주목할만한 간식거리, 음식을 적절히 선택해 다양한 먹방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
우당탕탕 시트콤 인생, 순자엄마
순자엄마는 자신의 시골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큰 웃음을 자아내는 60대 유튜버다. 그는 가족과의 일상, 몰래카메라, 먹방, ASMR 등 재밌는 콘텐츠를 양산하며 구독자 25만 명과 마주하고 있다.
특히 ‘맛있는 반찬은 다 아들 앞으로만 줬더니 남편 반응’, ‘장어 구워서 남편을 유혹한다면?’ 등 가족 몰래카메라 콘텐츠가 인기다. 순자엄마 유튜브 채널 내 댓글에서는 “이렇게 재밌는 영상은 공중파에서 방송해야한다”, “매번 볼 때마다 웃음 폭탄” 같은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표 시니어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Korea Grandma)’
70대 할머니 박막례는 한국의 대표 시니어 유튜버다. 치매 위험 진단을 받은 후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시작한 유튜브 채널이 어느덧 구독자 131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인기에 힘입어 유튜브뿐 아니라 에세이 책도 출간했으며, 연예계에서도 주목하는 셀럽이다.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치고 장구 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다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을 추는 거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내가 대비한다고 안 오는 것도 아니다. 고난이 올까봐 쩔쩔 매는 게 제일 바보 같은 거다” 등 솔직담백한 말들로 젊은 세대의 공감을 사고 있다.
대표 영상으로는 ‘막 대충 만드는 비빔국수 레시피’, ‘시장에서 산 천원 립스틱 5천 원어치 리뷰’, ‘내겐 너무 더러운 손녀딸’ 등이 있다.
실버 케어 플랫폼 ‘케어닥(Caredoc)’이 고객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서 모바일 앱을 리뉴얼했다.
케어닥은 국가기관 평가와 실사용자 후기를 통해 검증된 정보를 기반으로 노인 돌봄 서비스 전문가 및 요양 시설 정보를 중개하는 사용자 맞춤형 플랫폼이다. 전국 요양 시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요양 업체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예산 및 건강 상태 등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번 케어닥의 모바일 앱 리뉴얼 주요 내용은 ▲어르신 전문 케어코디 프로필 확인 ▲케어코디 24시간 매칭 서비스다.
케어닥은 정보의 투명성과 고객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케어 코디의 프로필을 공개했다. 해당 프로필에는 성함, 나이, 경력을 비롯해 최근 케어닥 돌봄 이력과 자격증 그리고 실제 이용한 보호자의 후기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와 함께 내부의 교육 수료 과정과 일대일 인터뷰를 통해 엄격하게 검증한 결과를 바탕으로 총 5단계로 케어 코디를 세분화하고 있다. ▲처음 온 케어코디 ▲적응 중 케어코디 ▲인증한 케어코디 ▲우수한 케어코디 ▲전문적 케어코디로, 보호자가 어르신에 맞는 케어코디를 직접 선택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신청 시각을 기준으로 4시간 이후부터 돌봄 시작이 가능한 케어코디 24시간 매칭 서비스를 선보였다. 긴급 돌봄이 필요한 경우를 위해 돌봄 신청 보호자와 케어코디의 일정이 맞으면 언제든지 매칭이 가능하다. 이 서비스를 통해서 보호자는 돌봄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케어닥 박재병 대표는 “기존에 간병인을 연결해 주는 다른 업체는 유선으로 신청을 받고 사람이 직접 연결하는 구조라 24시간 매칭이 힘들었다”며 “케어닥이 처음 시장에 간병비 정찰제를 도입했을 때처럼 이번 시도가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간병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우는 것이 곧 잘사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채우고만 살아왔다면 물건 하나 버리는 게 쉽지 않지요. 하지만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채워왔다면 이젠 정리하고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시간이 왔다고요.
내 옷장은 나를 잘 표현하고 있는가?
옷장 정리의 첫 번째 과정은 스스로 물어보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정리 방법이 있지만 물건의 진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옷장 속 쌓여 있는 옷들을 보며 나에게 물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옷을 입은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면 나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옷만 봐서는 잘 모르겠다고요?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 보세요. 그 옷을 입은 내 모습이 마음에 드나요?
잘 입는 옷 VS 잘 안 입는 옷
좋아하는 옷의 비중과 그렇지 않은 옷의 비중을 따져보세요. 옷장을 잘 관리하는 방법은 좋아하고 자주 입는 옷의 비중을 늘리는 것입니다. 관리가 잘 안 되고 입을 옷이 없는 분들은 좋아하고 자주 입는 옷보다 입었을 때 그냥 그렇고 잘 안 입는 옷의 비중이 높게 마련이지요. 이렇게 따져보지 않고 분류해보지 않으면 그 이유를 모르지만, 좋아하는 옷과 그렇지 않은 옷을 나눠보면 생각보다 ‘입었을 때 그냥 그렇고 잘 안 입는 옷’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옷장은 주인을 닮는다
옷장 정리가 잘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삶에 따라 옷장을 정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옷장도 삶의 과도기에 따라 영향을 받고 변화합니다. 체중이 늘거나 줄고, 임신과 출산으로 환경이 바뀌고, 나이에 따라 취향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경력 전환으로 업무에 필요한 스타일을 요구받을 수도 있고요. 퇴직을 해서 더 이상 정장 바지와 재킷이 필요 없다면 옷장을 정리할 때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한두 벌만 남기고 인생 2막의 삶에 맞는 새로운 옷으로 옷장을 채워 보시기 바랍니다.
TIP 1 비우기
비우기 바구니를 활용하자
그만 입어야 할 옷들을 골랐다 해도 이 옷들을 정말 버려도 되는지 확신이 없습니다. 그럴 때는 비우기 바구니를 활용하세요. 50cm×50cm×50cm 정도의 크기가 되는 박스를 준비한 다음 안 입는 옷, 앞으로도 안 입을 것 같은 옷을 바구니에 넣으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 옷들은 ‘진짜’ 버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홀가분하게 집어 넣으셔도 됩니다. 그런 다음 옷장이 아닌 제 3의 장소에 보관합니다. 비우기 바구니에 넣은 옷 중에 필요한 옷이 있다면 다시 꺼내서 입을 수도 있지만(아마 그런 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6개월이 지나도 옷들이 바구니에 그대로 담겨 있다면 결정을 내릴 때가 온 것입니다. 그래도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하다면 1년 후에는 홀가분하게 떠나보내십시오.
‘아까움’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정하자
왜 물건을 정리하지 못하냐고 물어보면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대답이 “아까워서”입니다. 우리는 막연하게 제품을 구매했을 때의 기억만 가지고 아깝다고 합니다. 물건의 가치가 ‘사용함’에 있다면 사용한 뒤에는 가치를 재정의해줘야 합니다. 아까워서 나중에라도 먹겠다고 냉동실에 넣어 놓은 음식은 언제 먹을지 알 수도 없고 결국 안 먹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음식의 가치는 ‘가장 맛있을 때’에 있기 때문이지요. 옷과 신발, 가방을 가득 진열해놓기만 하면 무슨 기쁨이 있을까요. 입고 즐기려 사둔 옷들이 1년이고 2년이고 옷장에서 나올 일이 없다면 그 가치는 무엇인지 재정의할 때입니다.
부피가 작은 물건부터 정리하자
옷은 우리가 매일매일 착용하는 물건 중 덩어리가 가장 큽니다. 그래서 정리하기도 쉽지 않죠. 만만치 않은 부피의 옷들을 빼고 옮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 정리하려면 마음의 준비가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가장 작은 물건부터 정리해볼 것을 권합니다. 예를 들면 여성분들은 속옷이나 스카프, 남성분들은 넥타이부터 정리하면 좋습니다. 넥타이는 경조사용 1, 캐주얼용 2, 격식 있는 모임용 2개면 충분합니다.
TIP 2 채우기
홈쇼핑을 멀리하자
시니어가 자주 애용하는 쇼핑 중 하나는 홈쇼핑입니다. 그리고 타깃 고객은 대부분 40대 이상의 여성분들이죠. 홈쇼핑에서 물건을 샀던 분들은 아마 경험하셨을 겁니다. 화면에서 보던 옷이랑 알게 모르게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요. 무료반품이라는 획기적인 서비스가 있지만 화면빨과 모델빨에 넘어가 구매한 그 아이템이 진짜 나를 위한 것일까요?
옷장 속 아이템을 파악하자
사고 보니 옷장에 비슷한 옷이 있었다는 옷장 괴담은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내가 어떤 옷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이 안 되기에 벌어지는 일이지요. 똑똑한 쇼핑러가 되려면 옷장이 내 손 안에 있듯 훤히 꿰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슷한 옷을 ‘또’ 구매하는 실수를 막고 코디해서 입을 옷까지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옷을 구매할 때는 흰색 조명 아래서 입어보자
의류 매장에서는 대부분 따뜻하면서도 세련되게 비춰주는 누르스름한 빛깔의 조명을 씁니다. 이런 조명 아래에서는 옷 색깔과 디자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습니다. 옷을 잘 고르는 팁은, 마음에 드는 옷을 입은 후 매장 안에 있는 모든 거울 앞에 서 보고 가급적 조명의 영향을 안 받는 곳에서 꼼꼼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매장에서는 괜찮았던 옷이 집에서는 영 그 느낌이 안 나는 것은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TIP 3 정리하기
나무 옷걸이를 사용하자
옷장은 옷을 보관하는 곳이지 옷을 쟁여두는 곳이 아닙니다. 나무 옷걸이는 옷걸이의 두께 때문에 옷을 촘촘히 넣어둘 수 없습니다. 반면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철 옷걸이는 빈틈없이 빽빽하게 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리할 옷이 많아도 그냥 걸어놓게 됩니다. 나무 옷걸이 사용을 추천하는 이유는 옷과 옷 사이의 공간을 확보해 옷장에 어떤 옷이 걸려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정리도 그때그때 할 수 있습니다.
수납박스는 2개 정도만 사용하자
그 계절에 입을 옷만 옷장에 놔두고 나머지 옷은 수납박스에 보관합니다. 그런데 수납박스가 너무 많으면 계절마다 옷을 꺼내고 넣어두는 작업이 즐겁지 않고 그야말로 ‘일’이 되어버립니다. 정리 과정이 쉽고 단순해야 힘이 들지 않습니다. 봄과 가을옷은 거의 같이 입으니 함께 분류하고 여름옷과 겨울옷 박스를 각각 하나씩만 준비해두면 옷 찾기도 쉽고 버릴 옷들을 쓸데없이 쌓아두지 않게 됩니다.
부부라도 옷은 분리해서 보관하자
부부의 옷을 함께 보관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의 옷이 뒤섞여 있으면 정리를 해놔도 금세 다시 어지러워집니다. 부부라 해도 옷장은 따로 쓸 것을 권합니다. 그래야 각자의 옷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확인이 가능하고 정리 여부를 판단하기에 좋습니다. 부부 옷을 아내가 관리하는 경우라면 남편이 잘 안 입는 옷(하지만 놔두라고 이야기하는)은 비우기 바구니를 활용해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그 옷 어딨어?” 하고 물으면 비우기 바구니에서 꺼내주면 되고, 6개월이 지나도 옷을 찾지 않으면 속 시원하게 버리면 되니까요.
요즘은 교복 자율화 실시로 학생들의 복장이 제각각이지만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교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기껏해야 나팔바지에 생선 등처럼 주름을 세우거나, 목 칼라 주변에 호크 몇 개 더 달아 덜렁거리도록 해서 멋 좀 내는 게 전부였다. 대학생이 돼서야 비로소 교복을 벗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청바지, 티셔츠가 다였다. 심지어 나는 인터넷 검색을 하면 나오는 ‘윤동주 시인’의 복장처럼, 검은 교복 상의를 걸치고 다녔다. 그거 하나만 입으면 뭘 입어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됐고 비싼 옷을 살 필요도 없었다. 4년 동안 그러고 다니다가 취업을 하니 그때부터 양복이 정복이었다. 수십 년간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다녀야 했다. 넥타이는 정말 싫었다. 휴일에 경조사가 생겨 넥타이를 매야 할 때는 마치 누가 내 목을 끌고 가는 것 같았다. 은퇴를 하면서 넥타이의 압박에서 겨우 풀려났지만 그마저도 영원한 이별은 아니었다.
제2의 인생 설계 후 강의를 하게 됐는데 의무적으로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됐다. 깔끔하고 세련된 옷차림이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편하게 입고 다니니 자유롭고 젊어 보이기까지 해서 좋았다. 내가 선호하는 건 진한 색깔의 옷들이다. 나이 들수록 밝게 입는 게 좋다고 해서 티셔츠만큼은 다양한 색상을 골라 입는다. 날씨에 따라 가벼운 조끼를 속에 입고 노타이 차림에 재킷을 걸치면 그만이다. 바지는 청바지도 좋고, 상황에 따라 언밸런스한 정장 바지도 잘 어울린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싶다. 어떤 옷은 편한 맛은 있지만 체격에 안 어울리고, 어떤 옷은 디자인은 좋은데 얼굴색과 잘 맞지 않는다. 이럴 때는 아내가 옆에서 코디를 해준다. 아내의 패션 감각은 남다르다. 잘 맞춰서 골라주는 옷을 입으면 실패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실 내가 좋아하게 된 패션도 아내가 추천한 옷이다. 그 옷을 자주 입다 보니 이제는 내 전용 패션이 됐다. 패션 감각으로 따지면 나는 거의 문외한이다. 계절이 바뀔 때가 제일 부담스럽다. 바쁘게 지내다 보면 옷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봄이 왔는지도 모르고 아직 겨울옷을 입고 있고, 가을이 다 지나고 초겨울이 왔는데도 반소매를 입고 외출해 떨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던 사람이 결혼 후 아내의 달달한 잔소리를 들으면서 무딘 감각이 점점 살아났다. 요즘 내 옷차림은 많이 세련되어졌다. 모임에 나가 사람들에게 패션 감각이 좋다는 말을 들으면 우쭐해진다. “어떻게 그렇게 젊어 보이냐? 비결이 뭐냐?”라고 묻는 친구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자신감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진다.
나이 들수록 옷을 정갈하게 잘 입어야 한다. 여든이 넘은 장모님은 병원에 갈 때면 항상 장롱에서 깨끗하고 좋은 옷을 꺼내 입으며 “잘 입고 가야지, 차림이 추레하면 간호사들도 우습게 봐” 하신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옷 잘 입는 비법이 하나 있다. 아내 말을 잘 들으면 된다. 그리고 한마디만 해주면 된다. “역시 당신의 패션 감각은 최고야!” 그러면 아내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고 가정도 화목해진다. 자신에게 패션 감각이 있어도 옷 구매와 외출복 코디는 아내에게 맡기는 게 어떨까? 아내에게는 남편 꾸며주는 시간이 큰 기쁨 중 하나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