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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고령자 일자리 도입 "속도 낸다"
- 정부가 기업들이 노년층을 고용할 수 있도록 ‘고령자 일자리 도입 방안’을 마련하는 등 초고령사회로 다가서는 인구구조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 정부는 지난 1일 고령화 현상에 대응을 강화하는 방안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고령자 일자리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업들이 더 많은 고령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또한 고령자를 위한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노년층에게 친화적인 신산업도 만든다. 또한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해 은퇴 연령층의 소득도 보전한다. 정부는 오는 10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발의해 상용자가 100명 이상인 기업부터 5명 미만인 곳의 노동자까지 단계적으로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법 시행일 이후 6개월 이내에는 직원 100명 이상인 기업에 다니는 이들이 퇴직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된다. 시행일 이후 2년 이내에는 30∼100명, 3년 6개월 이내에는 10∼30명, 5년 이내에 5∼10명, 상용자가 5명 미만인 곳은 6년 6개월 이내에 가입하게 할 방침이다. 올 12월에는 제4차 고령화기본계획을 발표한다. 경제활동 참가율·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빈집이 늘어나는 등 지역 공동화에 대응하며, 고령화 시대 새로운 수요를 활용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추진과제도 제시한다. 노년층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빠르게 늘면서 발생하는 사회문제에도 대응한다. 고령자를 돌보는 이가 하루에 20∼30분씩 여러 차례 찾아 돌봄을 제공하는 24시간 순회 돌봄서비스를 도입하고, 하루에 한 번 3분 동안 고령 1인 가구와 대화하는 ‘데일리콜 133’ 서비스 추진도 논의한다. 고령 1인 가구의 안전을 도모하고 외로움→우울감→자살·고독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기 위함이다.
- 2020-06-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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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몸 어르신 보린행복주택 신청하세요”
- 서울 금천구(구청장 유성훈)가 어르신 맞춤형 공공원룸주택인 ‘보린행복주택 6호점’ 입주 신청을 3월30일부터 4월3일까지 거주지 동주민센터에서 접수한다. 보린행복주택은 어르신들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과 건강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금천구가 서울시, SH(서울도시주택공사)와 협력해 도입한 어르신 맞춤형 공공원룸주택이다. 보린행복주택 6호점은 독산로27길 44(시흥1동)에 대지면적 255.75㎡, 연면적 511.23㎡, 지상 5층 1개동 총 15세대 규모로 조성됐다. 입주대상은 금천구 거주 만 65세이상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홀몸어르신이다. 공동체주택 특성에 맞게 관리규약을 준수하고 공동체프로그램 참여에 동의해야 한다. 임대료는 주변시세의 30% 수준이며, 기본 임대기간은 2년이다. 입주자격을 유지하는 경우 최장 20년까지 거주 가능하다. 입주 자격요건, 신청장소, 임대료 등 자세한 내용은 금천구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종 입주자 발표는 2020년 6월5일 예정이다. 6월12일 호실 추첨과 공동체교육을 실시한다. 입주자는 6월말 SH공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8월초까지 입주하게 된다. 금천구는 임대보증금의 90%를 연 2% 이율로 융자지원 하며, 어르신 안부확인과 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 고독사 예방과 맞춤형 주거생활을 지원한다. 금천구는 지난 2015년 보린주택(1호점)을 시작으로 보린두레(2호점), 2016년 보린햇살(3호점), 보린함께(4호점), 2020년 보린희망(5호점), 보린행복주택(6호점)을 조성,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 2020-03-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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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세상과 단절되어 사는 은둔형 외톨이
- 일본어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는 ‘집에 틀어박힘’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사회 문제 관련 기관에서는 이미 국제 학술어로 정착된 ‘히키코모리’와 우리말로 풀어쓴 ‘은둔형 외톨이’라는 두 용어를 같이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히키코모리’에 관한 우려가 우리나라에서도 확산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30여 년 전부터 큰 사회 문제로 등장해 이에 대한 정부와 학계의 관심도 큽니다. 일본에서 ‘히키코모리’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30여 년 전입니다. 일본 총무청은 1990년에 ‘청소년백서’를 발표해 청소년의 장기 등교거부와 ‘히키코모리’ 문제를 보고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히키코모리’를 청소년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년 3월에 일본 내각부(內閣府)가 발표한 보고는 40~64세의 중고년(中高年) ‘히키코모리’가 추정치로 약 61만 명에 달한다고 했습니다. 2016년에 발표한 15~39세의 청소년 ‘히키코모리’ 추정수 약 54만 명을 합치면 115만 명이나 돼 국민을 놀라게 했습니다. ‘히키코모리’가 문제인 나라들 ‘히키코모리’ 문제를 20여 년 연구해온 일본 쓰쿠바(筑波)대학교 사이토 타마키(齊藤環) 교수는 정부 당국의 추정수의 약 2배인 200만 명 이상이 ‘히키코모리’ 해당자이며 이 중 반 이상이 중고년일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히키코모리’에 관한 여러 권의 책도 낸 사이토 교수에 의하면, 일본 다음으로 ‘히키코모리’가 인구비례로 한국에 많고 중국, 타이완, 홍콩 등 유교문화국으로 경제발전을 어느 정도 달성한 국가들에 ‘히키코모리’ 문제가 크다고 했습니다. 성인이 되어도 가족과 동거하는 문화를 가진 나라에 이 문제가 많다고 말한 사이토 교수는, 서구문화의 나라에서 이 문제가 비교적 적은 것은 성인이 되면 독립해 생활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유럽 국가 중에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히키코모리’가 비교적 많은데 일본, 한국, 스페인, 이탈리아 네 나라의 공통점은 청년이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인구의 70%를 넘는다는 데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이런 이유로 일본에는 ‘히키코모리’ 수가 선진국 중 가장 많은 반면 홈리스(homeless) 수는 가장 적어 정부 통계에서도 5000명 미만이고, 개인주의가 우선하는 영국에는 26만 명, 미국에는 100만 명 이상의 홈리스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히키코모리’ 문제는 가족주의 대 개인주의 구도에서 관찰해야 하며 젊은이의 거처가 ‘집 안이냐 노상(路上)이냐’의 차이에서 문제 해결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홈리스는 생활환경이 나빠 평균수명이 50세 정도인 데 비해 ‘히키코모리’는 주거환경이 좋아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을 것이라고, 사이토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올해 일본에서 ‘히키코모리’ 문제가 특히 화제에 오른 것은 지난봄에 나흘 간격으로 ‘히키코모리’와 관련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76세의 전직 농수산성 차관이 44세의 ‘히키코모리’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은 평화스럽던 가정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매스컴의 대대적인 취재 대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 교양 있는 아버지가 ‘히키코모리’ 아들이 근처 초등학교 운동회의 확성기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불평하면서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나흘 전 ‘히키코모리’의 ‘묻지마’ 살인사건을 연상해 타인에게 일어날지도 모를 불행을 예방하기 위해 이 끔찍한 사건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로 많은 사람의 동정을 샀습니다. “내가 죽이지 않으면 이 아이도 그와 같은 끔찍한 사건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강박감에서 자기 아들을 죽였다는 이 사건 이후 많은 사람이 전직 정부 고관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전 오사카(大阪) 시장이며 인권변호사인 하시모토 토루(橋下徹) 씨도 트위터에 “나도 같은 입장이 되면 그와 같은 선택을 했을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나흘 전에 일어난 일은 51세의 ‘히키코모리’가 등교하는 초등학생이 탄 스쿨버스를 습격해 두 사람을 죽이고 10여 명의 다른 아이와 보호자에게 부상을 입히고 자신은 자살한 사건이었습니다. ‘히키코모리’ 반 이상이 중고년 이처럼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가 이제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미 중고년을 포함한 모든 연령층의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8050’이라는 유행어도 생겼습니다. 즉 “80대의 노부모가 50대의 ‘히키코모리’ 자식을 돌봐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히키코모리’의 일반적 정의는 ‘집에만 틀어박혀 외부와의 연락을 6개월 이상 단절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인터넷과 휴대전화, 텔레비전 등이 발달한 오늘날, 이 낡은 생각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사이토 교수는 말합니다.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古市憲壽) 씨는 잡지 ‘분게이 주(文藝春秋)’에 쓴 글에서 일부 ‘히키코모리’ 관련 범죄가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매년 3500명 이상 사망하는 교통사고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말하며, ‘히키코모리’는 결코 범죄예비군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히키코모리’ 중 인터넷을 통해 언론활동을 하거나, 소설이나 음악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가정에 있으면서도 사회활동을 하는 것은 ‘8050’ 문제에 약간의 희망을 준다고도 했습니다. 지금 사이토 교수가 우려하는 것은, ‘히키코모리’의 범죄사건이 아니라 머지않은 장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그들의 대량 고독사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2030년쯤 일본이 ‘히키코모리’ 장수사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지금 50대 중반의 ‘히키코모리’ 수만 명이 연금 수급자가 될 것인데, 수많은 사람이 연금 수급신청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의 ‘히키코모리’ 지원 대책이 더 확충되어야 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통계청 추산이라면서 우리나라의 ‘히키코모리’ 인구수가 약 31만 명이라고 쓴 글을 본 적은 있습니다. 이웃 나라의 심각한 ‘히키코모리’ 실상과 이에 대처하는 정부와 사회의 대응을 ‘타산의석(他山의石)’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황경춘 칼럼니스트 일본 주오(中央)대학교 법과 중퇴, AP통신 서울지국 특파원, 지국장 역임 현재 자유칼럼그룹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 2019-12-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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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출노인’ 저자 미즈타니 다케히데가 말하는 노후의 삶
- 최근 일본 서점가에서 책 ‘탈출노인(脱出老人)’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일본의 고령자들이 처해있는 상황 등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이 책은 다양한 목적을 갖고 필리핀으로 이주해 살고 있는 일본의 노인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 미즈타니 다케히데(水谷竹秀)는 논픽션 작가로 태국과 필리핀 등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의 삶을 주로 다뤄왔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돼 후지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이 영화에는 제일교포 영화인으로 잘 알려진 최영일 감독이 참여했다. 지난 6월 일본 금융청은 충격적인 발표를 내놓았다. “60세에서 65세 사이의 직장이 없는 평범한 은퇴자 부부가 약 30년의 여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연금 이외의 약 2000만 엔(한화 약 2억2000만 원)의 자산이 필요하다”라고 발표한 것. 연금에만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고령자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로 이주한 일본의 노인들을 다룬 책 ‘탈출노인’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높은 생활비로 악명높은 일본의 고령자들이 낮은 연금만으로 살아가기엔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탈출구로 해외 생활을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고령자의 해외이주 "만만치 않아" 이 책의 저자 미즈타니 다케히데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필리핀으로 이주한 고령자의 삶을 통해 바라본 행복론에 관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제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필리핀인 여성과 결혼한 남성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유행한 필리핀 술집에서 배우자를 만나 결혼한 사람들이죠. 그들이 이주를 선택했던 것은 따뜻한 기후와 낮은 물가로 대변되는 살기 좋은 환경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들은 대부분 필리핀에서의 생활을 만족해하고 있었죠. 그리고 일본의 북쪽 지방에서 추위를 피해 오거나 치매 부모를 모시기 위해 온 사람들도 있었죠.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을 걱정해 이주한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필리핀 여성과 결혼한 일본 남성이 많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 사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일본의 거품경제가 급격히 꺼지면서 일본인의 해외여행 역시 함께 감소했고, 동시에 해외여행을 대체하는, 필리핀 여성을 고용한 ‘필리핀 술집(フィリピンパブ)’이 전국적으로 성행하게 된다. 이 유행이 가장 왕성했던 2004년에는 공연 등의 목적으로 입국을 허가하는 흥행(興行) 비자로 일본에 입국한 필리핀 여성이 8만 명에 달했다. 이런 술집은 젊은 여성이 부족한 지방에서도 성행했고, 자연스레 수많은 국제결혼으로 이어졌다. 연금에 의존한 생활, 희망 줄어 그렇다면 필리핀은 일본인에게 이상적인 노후 주거지였을까? 그는 “꼭 그렇지는 않다”라고 말한다. “일부는 저렴한 가격으로 매일 골프를 즐기고, 친구들과 느긋하게 술을 마시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언어에 대한 장벽과 문화적인 격차, 생활시설의 부족 등을 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죠. 아내와 아내의 가족들로 인한 문제, 생활비 부족 등도 그들이 힘들어하는 주요 문제였습니다. 그곳에서 만나본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필리핀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확률은 50대 50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미즈타니 다케히데는 “해외이주만이 노후 생활의 정답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책을 쓴 목적도 해외의 삶을 권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고령화 사회입니다. 일부는 연금만으로 일본에서 살아가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죠. 특히 일본 정부의 ‘2000만 엔 노후 자금 필요’ 발표 이후에 이들은 희망을 잃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쓴 것은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행복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해외이주 역시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일 뿐입니다.” 노후에 중요한 것은 '가족'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노후를 위한 이상적인 삶의 터전은 무엇일까? 그는 중요한 요소로 ‘가족’을 꼽았다. “대부분 노후 준비의 요소로 돈을 꼽을 텐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죠. 가족 간의 유대가 긴밀하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겠죠. 고령화된 일본 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가족의 유대감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고령자들의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만약 가족과 함께였다면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고 행복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노인을 위한 생활시설이나 요양시설의 문제점 중 하나도 그들이 느끼는 쓸쓸함을 어쩌지는 못한다는 것이죠. 결국, 노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입니다.”
- 2019-07-3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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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내 유품을 정리할까’의 저자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
- 죽음은 생의 마지막이지만, 죽음과 관련해 늘 최초란 수식어가 붙는 사내가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유품정리인으로 활동했고, 최초의 유품정리 회사를 창업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유품정리라는 생소한 분야의 정보 중 상당수는 그의 입과 글을 통해 나왔다. 김석중(金石中·49) 키퍼스코리아 대표의 이야기다. 그가 창업 8년 만에 ‘누가 내 유품을 정리할까?’라는 책을 펴냈다.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유품정리 개념이 도입된 이후 우리 사회 문화는 많이 달라졌는지 김석중 대표에게 물었다. “멍밖에 안 들었어요.” 기대 밖의 대답. 유품정리라는 분야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김 대표는 누구나 아는 그 인물이 아닌가? 관련 기사만 검색해도 방송과 신문, 잡지를 막론하고 그와 회사 이름이 오르내린다. “국내의 유품정리 분야는 변질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유품정리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것은 ‘유품정리인은 보았다’라는 책을 번역해서 출간했을 때였어요. 당시 이 책은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지요. 하지만 미디어의 관심은 고독사 같은 자극적인 주제에만 집중됐어요. 왜 우리가 유품정리를 해야 하는지, 죽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은 없더라고요. 그 후 국내 유품정리 산업은 ‘청소’의 한 분야가 되어가고 있어요. 유품정리를 서로 다른 단어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 제일 좋은 것은 직접 하는 것 유품정리는 고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을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김 대표는 정의한다. 유품은 망자가 죽기 전까지는 그의 소유이기 때문에 타인이 정리할 수 없고, 사망 후에는 상속 권한을 가진 유족만이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처분할 수 없는 법적 배경을 갖고 있다. 아울러 유품은 한 사람의 삶이 담긴 기념물이기 때문에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일본에는 고인의 유품을 추억이 담긴 기념품으로 소중히 여기고, 이를 친척이나 친지에게 나눠주는 카타미와케(かたみわけ)라는 문화가 있다. 이러한 일본에서 유품정리가 발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유품정리는 결국 유족들이 고인의 물건을 처리하는 과정이다 보니 남은 사람들에게 짐이 될 수도 있죠. 그래서 일본에서는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활동인 종활(終活)의 하나로 생전정리를 일상화하고 있어요. 이에 반해 우리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접하는 것을 너무나 금기시해요. 죽은 사람의 물건이라면 다들 찜찜해 하잖아요. 빨리 치워버리려 하고요. 그러면서도 유명인의 유품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려고 하죠.” 실제로 국내의 유품정리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 상당수는 중고품 판매업자나 폐기물업자가 많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평당 단가를 매겨 고인의 짐을 쓸어간다. 이후 값나가는 물건을 찾는 ‘보물찾기’를 거친 후 돈 안 되는 것은 모두 버린다. 환가(換價)할 수 없는 것들은 거기 담겨 있는 것이 추억이든, 학술·예술적 가치이든, 중요한 정보이든 상관없이 처분한다. 그가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직접 해보라”며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누구나 생전정리는 필요해요.평소엔 관심조차 없었던 생전정리를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일 거예요. 현재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아가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버릴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결정하게 됩니다. 그렇게 조금씩 정리하다 보면 삶에서 뭐가 중요한지 알게 되죠. 유족들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물건을 남기고 버릴지 직접 고민하는 과정에서 고인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깨닫게 되지요. 남은 가족을 귀하게 여기는 계기도 되고요.” 일본에선 스스로 조금씩 정리를 하다 마지막이 다가온 것을 느끼면 유품정리 회사에 예약하는 경우도 많다. 자식이 있어도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의식이 반영된 것. 키퍼스코리아에서도 이런 예약을 받는다. 김 대표는 “때가 되면 와 달라는 약속의 의미이지 구체적인 계약의 개념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할수록 돈 까먹는 일 김 대표가 유품정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회사 직원이 사고로 세상을 떠서 충격에 빠져 있을 때 일본의 유품정리회사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천국으로의 이사를 도와드립니다’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일본인 지인을 통해 다큐멘터리 주인공이자 일본 최초의 유품정리회사 키퍼스를 설립한 요시다 다이치(吉田太一) 사장을 만나 의형제 같은 사이가 됐다. 김 대표의 진심을 알게 된 요시다 사장은 지금까지 후견인을 자처하며, 한국 직원의 일본 연수, 소모품 지원과 같은 사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을 후원했다. 하지만 2010년 시작한 김 대표의 유품정리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현실은 냉정했다. “제대로 유품정리를 하려면 현장에 직접 가서 견적을 내야 해요. 하지만 현장에 가서 견적을 내면 비싸고 번거롭다며 거절당하기 일쑤였죠. 한 상조회사와 MOU를 맺고 유족의 의뢰를 받았는데, 6년간 실제로 성사된 건수는 손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사업을 할수록 손해만 봤어요. 결국 견적을 내기 위해 교통비만 허공에 날린 셈이 됐죠.”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유품정리 과정은 매우 철저하다. 유족에게 의뢰를 받으면 기본적으로 버릴 것과 남길 것을 판단하는 시간이 걸린다. 유언장이나 권리관계 계약서, 귀중품 등뿐만 아니라 후대에 남길 가치가 있는 유물이나 추억이 담긴 물건까지 골라낸다. 이 과정에서 유족과 상담이 이뤄지고 필요할 경우 법적 절차나 세무 처리가 진행되도록 돕는다. 이러다 보니 비용도 올라간다. 일반 이사 비용의 2배 정도다. 하지만 집을 상속받아 내용물을 빨리 비워내고, 신속하게 처분하길 원하는 유족이라면 이러한 과정이 맘에 들 리 없다. 그의 유품정리 사업이 국내에서 번창하지 못한 이유다. 그나마 일이 들어와도 현장에서 천대받기 일쑤다. 자살한 사람의 유품을 정리하러 갔다가 건물주에게 “죽어 나간 집이라고 소문내는 거냐”며 손가락질에 야유까지 받는 상황은 예사다. 관련 사업 중 그가 손대지 않는 분야가 있다. 바로 치매 등으로 인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떠난 부모의 짐을 치워 달라는 의뢰다. “집을 팔아 상속세를 아껴보려는 분들이 연락을 합니다. 이런 경우 성년 후견인 지정이 되어 있어야만 우리가 일을 할 수 있는데 무작정 맡기려는 분들이 있죠. 법적 절차 없이 물품을 처분하면 불법입니다. 하지만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유품정리 알리는 일, 계속할 것 결국 2010년 창업 후 키퍼스코리아의 규모는 점점 줄어들었다. 전용 차량도 있었고 일본에서 연수까지 마친 직원들로 팀을 구성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익 창출이 잘되지 않았다. 차량은 매각됐고, 직원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는 동안 가슴에 멍만 들었다. 김 대표는 키퍼스코리아를 창립하기 전부터 해왔던 항공사용 기내 서비스 물품이나 기업체 식·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회사를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입은 여기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 10년 전쯤엔 사업을 꽤 크게 벌였지만, 유품정리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이 사업마저도 상당히 축소된 실정이다. “키퍼스코리아는 1인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의뢰가 들어오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 과거에 함께 일본 연수를 받았던 경험자를 불러 함께 처리하는 방식이죠. 이제는 견적 의뢰가 오면 먼저 설문 문항을 보내드려요. 직접 가지 않고 비용을 산정할 수 있도록 말이죠. 항목이 24개나 되다 보니 설문만 보고 포기하는 유족도 있답니다.(웃음)” 하지만 그렇다고 유품정리에 대해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이번에 출간된 신간 ‘누가 내 유품을 정리할까?’를 쓴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무언가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어요. 10년 이상 매일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아왔잖아요. 누군가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한다면 내가 밟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생전정리에 대한 마음도 바꿨어요. 업계에 회사들 많은데 꼭 내가 직접 생전정리를 할 필요가 있겠나? 다른 회사들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와주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말이죠. 그렇게 유품정리인이자 전문유족으로 남고 싶어요. 그래서 책도 썼고 앞으로는 죽음 연계 교육도 해보려고 해요. 몇 분이라도 모아놓고 자서전 쓰기 활동과 더불어 자기성찰을 돕는 키퍼스 노트의 국내 소개도 계획하고 있어요.”
- 2018-09-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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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는 듯한 더위, 땀을 식히며 읽어볼 만한 신간
- 찌는 듯한 한여름 더위, 잠시 땀을 식히며 읽기 좋은 신간을 소개한다. 본과 폰, 두 사람의 생활 (본, 폰 저ㆍ미래의창)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75만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 네티즌의 워너비로 떠오른 한 60대 부부가 있다. 바로 본(bon)과 폰(pon)이다. 일본의 평범한 부부였던 두 사람은 어느 날 딸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한 장으로 화제가 됐다. 백발의 머리로 커플룩을 입고 데이트를 즐기는 노부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조용하고 온화한 성격의 남편 본과 활발하고 다혈질인 아내 폰. 상반된 성격 탓에 종종 싸우기도 했지만, 남편이 은퇴한 뒤에야 비로소 둘만의 평화로운 시간을 갖게 됐다는 두 사람이다. 결혼한 지 어언 37년 차, 함께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소중하다는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콩달콩한 일상을 공유한다. 네티즌이 주목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들의 감각적인 커플 패션. 똑같은 디자인이 아닌, 비슷한 무늬와 소재의 옷을 적절하게 매치해 같은 듯 다른 시밀러룩을 선보인다. 책에는 평소 부부가 자주 착용하는 커플룩 아이템과 스타일링 비법, 쇼핑 노하우 등을 보기 쉽게 정리했다. 아울러 그동안 두 사람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받아왔던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을 실었다. 커플룩에 도전해보고 싶은 시니어에게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지금이 내 인생의 골든 타임(이덕주 저ㆍ초록비책공방) 장수시대를 맞이해 이전의 노인 세대와는 다른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가진 ‘신노년 세대’의 문화를 이야기한다. 나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도전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사례를 담았다. 아울러 은퇴 후의 시간을 ‘인생의 골든타임’으로 만드는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누가 내 유품을 정리할까?(김석중 저ㆍ지택코리아) 유품 정리를 배우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말하는 유품의 의미와 한·일 노년의 삶. 유품 정리뿐만 아니라 고독사 문제를 비롯한 사회 현상, 문화생활 등에 대해 한국 베이비붐 세대와 일본 단카이 세대의 차이점을 지적한다. 무인도의 이상적 도서관(프랑수아 아르마네 저ㆍ문학수첩) ‘당신이 무인도에 갇히게 된다면 가져갈 책 세 권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전 세계 유명 소설가, 시인, 극작가 등 196명이 내놓은 답변을 모았다.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문체처럼 다양한 도서들과 더불어 책을 선정한 이유, 그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까지 엿볼 수 있다. 칵테일 도감(칵테일 15번지 외 공저ㆍ한뼘책방) 도쿄 긴자의 유명 바텐더들이 엄선한 228가지 칵테일 레시피를 담았다. 마티니, 모히토 등 역사가 깊고 잘 알려진 칵테일은 물론, 레인보우, 사케티니 등 독특하고 실험적인 칵테일도 소개한다. 생생한 사진과 아이콘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기 쉽게 구성했다.
- 2018-08-1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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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가족
- TV 방영 중인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최근의 동거를 소재로 한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갖고 있다. 첫째로 등장인물들이 모두 중장년 여성 배우라는 점이며, 둘째로는 그들이 함께 살게 되면서 그동안 혼자 살며 느꼈던 외로움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들을 치유하는 경험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 과정은 지독히 현실적이기도 해서 우리로 하여금 가족의 의미와 그 정의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 시대는 가족을 새롭게 정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람들 개개인의 변화가 그만큼 급격하기 때문이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는 배우자를 잃은 후에도 수십 년을 살아야 하는 ‘강요된 솔로’들을 만들고 있다. 재산 등의 복잡한 금전 관계 등을 법이 대신 정리해주니 부양과 상속의 부담에서 벗어난 시니어들이 탄생하고 있다. 나날이 개인 프라이버시가 강조되는 경향 또한 새로운 가족 관계를 필요로 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기존의 가족 개념이 현실을 뒷받침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그 틀을 깨버리는 게 정답 아닐까. 과격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현실은 그런 우려를 시대에 뒤처진다는 의미로 삼게 만들 정도로 다양한 가족의 형태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공유주택이라는 한지붕 아래에서 사는 3인, 6인 동거인들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매체를 타고 소개되고 있다. 이러한 선택을 한 이들의 입장은 비슷하다. ‘불가피하게 가족이 없게 됐다. 그렇다고 억지로 혈연 가족을 만드는 것은 싫다. 그러면서도 외롭게 혼자 지내는 것이나 고독사 또한 피하고 싶다. 그러니 내 프라이버시를 지킬 줄 아는 사람과 함께함으로써 그 딜레마를 해결하고 싶다.’ 물론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생활을 꾸려나가는 일이 결코 쉬울 리 없다. 자잘한 부분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생활 패턴이 맞지 않으면 어디서 절충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갈등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 전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삶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공동체를 가족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면, 그 거부감이 어떤 이유에서 나오는 논리인지 되돌아보는 게 맞지 않을까. 분명한 것은 갈수록 증가하는 1인 가구 시대에 이 새로운 ‘가족 이루기’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고 보편화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이 화두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다시, 가족이다.
- 2018-05-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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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 안전 점검 요원
- 전화가 왔다. 40대 여성 정도의 목소리였다. 집 앞에 와 있는데 꼭 만나서 몇 가지 조사도 해야 하고 사인도 받아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구청에서 실시하는 어르신 안전 점검 요원이라고 했다. 그래서 만났다. 필자가 관내 독거노인으로 고독사 할지도 모르는 대상자라는 것이었다. 송파구 가락 2동 10명, 마천 1동 20명을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이웃 일본에서는 택배기사, 신문 배달, 야쿠르트 아줌마 등을 비롯하여 과연 혼자 사는 노인네가 살아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름, 생년월일, 전화 번호, 집주소등 기초 자료는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각 항목 별로 체크했다. 주거 형태, 월수입, 재정 상태, 자녀 유무, 건강 상태, 지병 유무, 상시복용 약 유무, 스트레스 유무, 특히 우울증에 대해 유무 여부를 중점 체크했다. 원래는 주 2회 전화 연락, 월 2회 자택 방문을 하게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필자는 육안으로 볼 때나 체크한 건강 상태로 볼 때 그럴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며 연 1회 전화 연락을 하겠다고 했다. 지금 상태로는 그런데 앞으로 상태 변화에 따라 점검 주기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고립사’라고 하는데 65세 무렵에 고독사가 가장 많고, 우리나라는 50대에 고독사가 가장 많다는 통계가 있다. 전체 사망자 중에 이틀에 한명 꼴로 고독사가 발견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전체 사망자 중 3.5%가 고독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50대 고독사가 많은 것은 스트레스가 많은 탓일 것이다. 필자는 연령대로 볼 때는 충분히 대상자 범위 안에 있는 것이다. 혼자 살다가 혼자 갑자기 죽으면 주변 사람들이 모르고 며칠 씩 지나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필자의 주변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필자라고 장담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전기, 수도 요금 등으로 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원격 점검을 한다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독거노인들끼리 연결망을 가동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젊은 대학생들과 독거노인이 함께 생활하는 것을 권장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필자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금방 알 수 있는 증거가 많다. 일단 하루 두 가지 보는 일간신문이 있고 우편물이 많다. 매일 또는 격일, 요일 별로 만나는 커뮤니티 사람들도 있다. 인터넷 카페, 온라인 활동 등 매일 글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며칠 소식이 없으면 당장 전화 연락이 온다. 앞으로 혼자 사는 사람은 급증한다. 세 집 중 한 집은 혼자 사는 집이라는 예상이다. 일단 고령화, 개인주의, 인간관계 스트레스, 핵가족화를 그 이유로 꼽는다. 필자도 혼자 사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독거노인을 택한것이다.
- 2018-03-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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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관계 속에서 더 오래 더 살래
- 100세 시대라고 한다. 과연 100세를 산다는 것은 모든 이에게 축복일까. 저출산과 맞물린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여러 면에서 불안한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주거 문제도 마찬가지다. 라이프사이클이 바뀌면서 시니어들에게 집은 더 크고 빈 공간이 된다. ‘노후에 어디서 살고 싶은가?’라는 설문에 많은 시니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답을 한다. 살고 있는 집에 정이 든 이유도 있고 지역을 잘 알고 있어 편리한 면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그 지역에서 살면서 형성한 인간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아파트는 좀 예외이지만 단독주택이나 빌라에 오랜 세월 살아온 분들은 동네에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 많다.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사는 것이 편하고 안정적이다.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은 좀 불편한 점이 있으나 집의 구조나 가구 등은 시니어에게 맞게 고쳐나가면 된다. 요즘에는 주택설계 단계에서부터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있으며 기존 주택의 리모델링도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가족구성원이 줄어들어 혼자 남게 되었을 때가 문제다. 집은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 된다. 외부와 단절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고독사를 비롯한 많은 사회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고령자 1인 가구는 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휴대폰 하나로 집 안의 각종 전자기기가 다 조작되는 스마트홈으로의 진화는 어쩌면 인간을 더 고립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서울 지자체마다 ‘한지붕 세대공감’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의 남는 방을 대학생들에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도록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시니어들은 빈방을 지속적인 수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방 수리비로 100만 원까지 지원도 해준다. 학생들에겐 주거비 부담이 줄어드는 혜택이 있다. 무엇보다 시니어들이 대학생들과 같이 살면서 세대 간 교류가 가능하다. 그러나 자기 자식과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에 이런 관계가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도시에서 계속 살고 싶은 시니어를 위한 주거 유형으로 셰어하우스가 있다. 셰어하우스는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개인 공간과 넓은 공유 공간을 마련해 입주자가 서로 교류하고 나누는 주거 개념이다. 개인 공간으로는 작은 방이 하나씩 있고 거실, 욕실, 세탁실 등을 공유한다. 주방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식사는 함께 모여서 한다. 일본에는 이러한 시니어용 셰어하우스가 일반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제 모색 단계에 있다. 순번을 정해서 식사를 준비하니 시간 여유도 생긴다. 각자 가진 재능을 나누기도 하고 취미생활을 같이하기도 한다. 뜻이 맞는 이웃과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한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로 또 같이’를 표방하는 셰어하우스는 타인과 같이 살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보다 함께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훨씬 많은 주거 유형이다. 서울의 대학가 주변에 학생들이나 직장 여성들을 위한 셰어하우스가 최근에 많이 생겼다. 그러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니어용 셰어하우스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셰어하우스 공급자들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그 원인은 시니어들에게 있는 것 같다. 필자가 그동안 많은 시니어 커뮤니티에서 활동해본 경험으로 보면 시니어들이 모여 살기 힘든 이유가 몇 가지 있다.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이다. 목소리가 크고 말이 많은 것, 자기주장이 강한 것, 과거의 자랑을 반복하는 것 등도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행위다. 최근에 시니어가 셰어하우스에 입주한다면 어떤 에티켓을 지녀야 할지 지인들과 논의해본 적이 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1 사생활, 사적 공간을 침해하지 않을 것, 너무 늦게 다니지 말기. 2 남의 물품 허락 없이 사용 금지, 컴퓨터, 책도 마찬가지. 3 외부인 들여 재우기 금지, 가족, 친구도 숙박 금지. 4 집 안에서 흡연 절대 금지, 술·담배·마약·도박 금지. 5 자기 집 주변과 주방, 욕실 등 공유 공간 사용 후 청소하기. 6 반려동물 자제, 관리 철저. 7 나이·과거의 지위·경력을 잊을 것, 자식자랑도 정도껏 하기. 8 정치와 종교에 대한 논쟁 금지. 9 어느 정도 복장에 신경 쓸 것, 내의·등산복 차림 곤란. 10 서로 의논해 만든 규약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지킬 것. 열 가지 내용 모두 그리 어렵지 않은 에티켓이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들에겐 어느 것 하나도 쉽지 않다. 전원생활을 꿈꾸는 시니어가 많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살아온 복잡한 도시를 떠나 노후에는 자연과 함께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막상 도시를 떠나려 하면 두려워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진다. 토지를 구입하는 일도 어렵지만 설계하고 집짓는 일도 복잡하다. 토지 사기꾼도 많고 엉터리 시공회사도 많다. 건축허가가 불가능한 땅을 교묘하게 포장해서 팔기도 하고 남의 땅을 조작해서 팔기도 한다. 엉터리 공사로 지은 지 몇 년 만에 하자투성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자칫 실수하는 날에는 평생 모은 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 어렵사리 전원생활을 시작하고도 원주민들과의 갈등이 생기면 전원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도시로 유턴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시니어를 위한 전원마을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우선 도시의 편리를 일부 공유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 특히 의료시설은 시니어에게 필수 시설이다. 규모는 최소 300호 이상으로 입주자들의 집은 작게 하고 공동 시설인 커뮤니티 시설을 크게 하는 개념이다. 이는 셰어하우스에서 개인 공간을 최소화하고 공유 공간을 크게 하는 개념과 똑같다. 집의 유형은 단독이거나 빌라, 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게 한다. 집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커뮤니티 시설에 모여서 함께할 수도 있다. 취미생활을 같이하기도 하고 재능나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식재료는 대부분 주민들이 재배해서 사용한다. 이러한 코하우징 모델이 지속가능하려면 젊은 사람들이 같이 살아야 한다. 젊은 층을 유치하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방문객이 많아지면 여러 가지 일자리도 가능해진다. 집과 마을이 아름다워서 꼭 방문해보고 싶고 살고 싶은 곳이라는 소문이 나면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지속가능한 마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이상적인 마을이라 해도 서로 관계 형성이 제대로 안 된다면 같이 살기 어렵다. 결국 함께 사는 사람이 중요하다. 그러나 내 마음에 맞는 타인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누군가와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나를 변화시켜야 한다. >>손웅익 동년기자 (주)서울오션아쿠아리움 부사장, (주)아쿠아건축사무소 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 시니어주거아카데미 앙코르스쿨 ‘주거분야’ 전문강사,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동년기자, 실버산업전문가포럼 부회장, 미술심리 상담사 등으로 활발한 인생 2막을 설계 중인 건축가이자 수필가.
- 2018-02-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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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여배우의 고독사
- 한 때 유명했던 여배우가 58세에 고독사 했다는 안타까운 뉴스가 있었다. 게다가 숨진 지 2주 후에야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었으나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 사회에도 고독사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이다. 고독사는 혼자 살다가 고독하게 죽은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혼자 사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니 혼자 살다가 죽어도 주변에서 모를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질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숨진 후 2주 만에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2주 동안 주변과 연락이 없었다는 얘기가 된다.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얘기이다. 나이가 들면서 일단 폐쇄적으로 변하는 것을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이 싫거나 세상살이가 시들한 것이다. 호르몬 작용으로 그럴 수 있다고 한다.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요인도 있을 수 있다. 살만큼 살다 보니 더 이상 희망도 없고 염세적인 생각을 갖는 경우도 있다. 남들보다 안 풀려 실망하다 보니 풀이 죽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안으로 움츠러든다. 나보다 나은 사람, 못한 사람을 동시에 접할 필요가 있다. 나은 사람을 만나면 배울 점이 있다. 못한 사람을 만나면 지금의 나는 행복한 편이라는 실감을 할 수 있다. 특히 봉사를 해보면 봉사를 받는 사람보다 봉사를 하는 사람이 더 얻는 게 많다는 얘기가 그런 이유이다. 물론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면 좋다. 유유상종의 재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려면 적당한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 좋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일부러 연락을 안 하는 경우도 많다. 자녀들과도 공연히 연락해봐야 부담 줄까 봐 연락을 안 하고 산다. 자주 안 오고 연락이 없다고 원망할 필요도 없다. 그렇더라도 혼자 얼마든지 잘 산다는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혼자 할 일을 만들어야 한다. 할 일이 없으면 생각이 많아지고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되도록이면 아침에 눈을 뜨면 밖에 나갈 일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에서도 할 일을 만드는 것이 좋다. ‘바보상자’라는 TV 시청도 나쁘지 않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어도 좋다. 좋아하는 스포츠를 보면서 즐기는 방법도 있다. 영화도 무궁무진하게 많다. 필자는 꼭 봐야 할 프로그램이 없으면 24시간 방영하는 당구 방송을 본다. 필자도 혼자 살기 때문에 지인들로부터 전화나 문자가 오면 반드시 답을 해준다. 답을 안 해주면 무슨 큰 변이라도 당한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끼친다. 사실 고독사를 당해도 본인은 죽으면 그만이다. 자녀들이 너무 무심했다며 마음의 짐을 짊어지기는 할 것이다. 물론 사랑하는 가족 품에 둘러 싸여 편안히 가면 좋겠지만, 한 세상 후회 없이 살았으면 더 바랄 것도 없다. 수명을 다 했으면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 2017-12-14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