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걱정하는 시니어가 반길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좋은 말동무가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며, 올해가 몇 년인지 묻는 질문으로 치매와 우울증을 판별할 수 있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미국 뉴욕대학 연구진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good listener)을 곁에 두면 노년기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데일리 등 다수의 미국 매체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년기에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주변인이 있으면 노인의 ‘인지 회복탄력성’(cognitive resilience)이 높아져 치매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는 평균연령 63세의 노인 217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대화 상대, 조언, 애정과 사랑, 충분한 사회적 접촉 같은 요소 중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인지 회복탄력성에는 ‘좋은 말동무’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회복탄력성이란 신체적 노화나 뇌질환으로 인한 변화보다 뇌가 더 잘 기능하는 능력을 측정한 값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지 회복탄력성은 뇌의 노화와 뇌질환의 영향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신경과학자들은 정신에 자극을 주거나 신체 운동,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하면 인지 회복탄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뇌 용적이 줄어들어 뇌 기능이 떨어지는 시기인 40~50대에도 좋은 대화 상대를 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인지연령’이 4세 이상 어렸다. 인지 연령은 스스로 체감하는 나이로, 실제 나이보다 스스로를 젊다고 느끼는 사람은 뇌 연령도 더 젊었다. 연구진은 “노인 스스로 또는 보살펴 주는 사람이 인지기능 노화를 늦추거나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요엘 살리나스 박사는 “인지연령 4년은 굉장히 귀중한 시간이다. 나이가 들어서야 뇌 건강을 챙기는데 젊었을 때부터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국내 연구진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판단할 수 있는 질문을 찾아냈다.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올해가 몇 년도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바르게 대답하지 못했다면 경도인지장애나 우울증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원장원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어르신진료센터 교수와 배한희 전공의가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국내 70~84세 노인 266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경도인지장애 또는 우울증 진단에 연도 지남력의 유용성’에 따르면 ‘올해가 몇 년도인가요?’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노인이 8.6%였는데, 이 중 67%가 경도인지장애나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원장원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로 알려져 있으며, 우울증도 치매의 주요한 위험 요인으로서 이를 조기에 발견해 진행 정도를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지기능 혹은 우울증 단계를 평가하는 다양한 설문방법이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올해 연도를 물어보는 간단한 질문 하나로도 치매 전 단계나 우울증을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의의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환경 연구 및 공중 보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7월호에 실렸다.
남성 시니어 4명 중 3명이 배우자가 조리한 식사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식사를 준비할 때 남성 시니어의 반조리 식품 이용률은 여성 시니어보다 4배나 많았다.
이는 이심열 동국대 가정교육과 교수팀이 2020년 10∼11월 서울·경기에 사는 60세 이상 473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다. 연구 결과(노인들의 식품 위생ㆍ안전에 대한 인식, 지식과 행동에 관한 연구)는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남성 시니어의 74.1%는 배우자가 대신 차려주는 식사를 했다. 직접 식사 준비를 하는 남성 시니어 비율은 19.2%에 불과했다. 반면 여성 시니어는 93.8%가 직접 식사를 준비했다. 본인이 식사를 준비할 때 식재료를 구입해 조리하는 비율은 여성 88.8%, 남성 65.5%였다.
마트 등에서 산 반(半)조리 식품을 이용해 조리하는 비율은 남성이 31.1%로 여성이 8.9%인 데 비해 4배가량 됐다.
국내 시니어의 외식 빈도는 월 4회 이상이 39.8%였다. 특히 남성 시니어 가운데 월 4회 이상 외식하는 사람이 47.0%로, 여성 36.3%보다 많았다.
시니어들이 식재료를 주로 사는 장소는 대형 할인점 43.4%, 슈퍼마켓 32.1%, 전통시장 15.7% 순이었다. 시니어가 식품을 살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식품 위생·안전(26.8%)이었다. 맛 25.4%, 영양이 25.2%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식품 위생·안전에 대해 전체 시니어의 61.3%가 ‘관심이 많다’고 응답했다.
한편 음식의 소화·흡수 기능 저하, 식욕 감퇴, 만성 퇴행성 질환의 발병 증가 등이 노년기의 특징이다. 이 시기의 건강 상태는 경제 수준ㆍ만성질환 유무와 함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이심열 교수는 “최근 사회·가정 구조 변화로 인해 독거노인과 노인 가정이 늘어나면서 노인이 점차 식품 구매와 조리의 주체가 되고 있지만, 신체적 노화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장보기와 식사 준비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식사를 본인이 준비하는 시니어는 식품 위생·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30년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스트레스가 켜켜이 쌓인 남편, 함께 보내는 시간이 영 답답한 아내. 깊어지는 황혼의 동상이몽,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사이를 회복하는 데 그리 대단한 방법은 필요하지 않다. 배우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어려움을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신혼의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다. 아래 사례가 자신의 이야기 같아 ‘뜨끔’했다면, 부부 사이를 개선하는 생활 속 크고 작은 행동 가이드를 실천해보자. 시작이 반이다!
CASE 1
은퇴 증후군 VS 갱년기
김은퇴 35년 일한 대기업에서 퇴직했다. 한동안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유 시간이 좋았다. 그러나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형용할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왔다. 고생 끝에 얻은 명예와 남부럽지 않은 연봉, 화려한 인간관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듯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내는 “당신 뒷바라지하느라 내 인생이 끝났다”며 언성을 높이고 잔소리를 한다. 잘나가던 시절이 꿈만 같고 매일이 우울하다.
이홍조 어느 날부터 몸이 자주 홧홧하더니 관절통, 근육통, 불면증까지 전에 없던 증상이 밤마다 괴롭힌다. 한평생 반복된 가사노동에 체력은 점점 떨어져가는데, 남편은 은퇴하고도 하루 종일 누워 일어날 줄을 모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동안의 인생이 부질없게 느껴지고, 억울함과 분함, 회한이 사무친다. 밤만 되면 20~30년 전 서운했던 일까지 하나하나 생각나 일일이 따지고 싶은 기분까지 든다.
행복 솔루션 베이비붐 세대가 사회활동을 하던 시절 직장은 밥벌이 수단 그 이상의 개념이었다. 성공의 상징이며, 정체성을 드러내는 지표였다. 또 오늘날과 달리 ‘워라밸’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던 당시에는 가족에 소홀할지언정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풍족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가정 평화를 위한 최선이라고 여겼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30~35년간 직장에 헌신하다 은퇴한 이들은 가정과 직장 모두로부터 버려졌다는 생각에 상실감을 느낀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자존감 회복이다. 먼저 아내는 앞선 상황을 이해하고 남편의 장점을 일깨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재취업을 독촉하는 대신 승진한 날, 큰 프로젝트를 성사한 순간,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자식 대학 보낸 때 등 생애 성취 경험을 되짚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물어보며 의욕을 북돋아준다. 회상의 시간을 가지다 보면 아내 또한 그동안의 삶이 무의미하지 않았음을, 남편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정에 최선을 다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또 남편 역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한 회사의 책임자가 아닌 배우자와 아버지로서 해야 할 일을 고민해보고, 가정에서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한편 남편은 아내가 ‘갱년기’라는 인생의 터널을 지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가시 돋친 말과 행동이 진심이 아닌 호르몬 변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외면하기보다 이야기를 들어준다. “왜 또 그래”, “당신 그거 병이야. 병원 가” 등의 반응은 전쟁의 총성을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표현하는 게 어색하다면 갱년기 증상에 좋은 음식, 영양제 등을 챙겨주며 ‘당신의 상태를 이해한다’는 마음을 슬쩍 내비쳐본다. 나이 들수록 배우자의 건강을 챙기는 것만큼 소중한 애정 표현은 없다.
CASE 2
여가 시간의 동상이몽
강바다 회사 다닐 때부터 쉬는 날마다 낚시를 즐기는 것이 인생의 몇 안 되는 낙이었다. 은퇴 후에는 막연한 불안과 우울함이 찾아올 때마다 종종 바다를 찾는다. 낚싯대를 잡고 머리를 식히다 보면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아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내가 혼자 즐기는 취미 생활에 불평을 토로한다. 운동은 취미가 없는데, 자꾸만 함께할 것을 강요해 잦은 언쟁이 벌어진다.
최운동 은퇴 전 해외 주재원이었던 남편은 집을 비우는 날이 잦았다. 그러다 간혹 시간이 나면 집에서 누워 있거나 홀랑 낚시를 하러 바다로 떠나버렸다. 용기 내 함께 운동할 것을 제안하면 “일 때문에 바빠 그렇다. 퇴직하면 같이 놀러 다니자”며 다음을 기약했다. 하지만 은퇴하니 이제는 “취미가 다르지 않느냐”는 핑계를 대며 함께하는 시간을 피한다.
행복 솔루션 20~30년 함께 산 부부라도 관심사가 다르면 공통의 취미를 갖기 어렵다. 은퇴 전부터 각자의 여가 시간을 보낸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이가 더 소원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부부끼리 ‘따로 또 같이’의 영역을 찾아야 한다.
먼저 지난 일주일간 부부가 함께한 시간, 활동, 대화 내용 등을 적어본다. 그 다음 이를 반성의 지표로 삼아 ‘주 3회 저녁 식사 후 산책하기’, ‘주 1회 같이 문화생활 하기’ 등 실천하기 쉬운 부부 생활 강령을 만들어본다. 요일별로 정해도 좋다. 이를테면 월·수·금은 ‘부부 동반의 날’, 화·목·토는 ‘혼자만의 날’을 보내기로 약속한다. 다소 숙제처럼 느껴져도 긴 시간 쌓인 마음의 벽을 서서히 허물고 함께하는 시간을 길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 다음 서로의 취미에 발을 들인다. 반드시 같은 ‘활동’을 하지 않아도 좋다.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데 방점을 둔다. 이를테면 남편이 낚시를 할 때 옆에서 자수를 하거나, 아내가 공원에서 조깅을 하는 동안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다. 상대는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존중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본인은 배우자에 대해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같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찾고 싶다면, 서로의 관심사를 탐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이때 배우자의 관심사를 다 안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데이터가 연애 시절에 멈춰 있다는 것을 상기하고, 상대방을 알아가던 풋풋한 그때처럼 “당신이 요즘 재미있어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 “당신, 예전에 ○○하는 것 좋아했던 것 같은데 맞아?” 등 호기심 어린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CASE 3
다시 불붙은 경제권 전쟁
박지출 은퇴 전 가정의 경제권은 아내가 책임졌다. 월급은 타는 족족 아내에게 가져다주고, 30년 넘도록 용돈을 받아 썼다. 상호 합의 하에 이뤄진 결정이기에 큰 불만은 없었지만, 과자 한 봉지를 사더라도 아내 눈치를 보느라 답답할 때가 많았다. 노년기만큼은 주도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은퇴 후에는 소일거리를 찾아 직접 번 돈으로 골프용품을 사고 소소한 취미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마저도 아내가 간섭하려 든다.
오경제 남편이 피땀 흘려 벌어온 돈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결혼 생활 내내 꼬박꼬박 가계부를 정리하며 재산을 불리는 데 힘썼다. 덕분에 노후 자금에 보탬이 될 건물을 사고, 투자로도 수익을 얻었다. 그래도 자식 결혼 전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 남편이 은퇴 후 소일거리를 시작한 뒤부터 벌이를 공개하지 않고 고가의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변한 남편의 태도가 당황스럽다.
행복 솔루션 경제권은 신혼, 황혼을 막론하고 부부 사이 다툼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결혼 생활을 갓 시작한 신혼부부는 경제권 쟁탈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언쟁이 오고 간다면, 황혼 부부의 갈등은 그동안 참아온 불만이 특정 계기로 폭발하면서 시작된다.
특히 가정에서 성 역할이 비교적 뚜렷한 베이비붐 세대 부부는 주로 남편이 돈을 벌고 아내가 경제권을 관리해, 돈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내 쪽으로 힘이 편중되며 갈등이 빚어진다. 이에 많은 남편이 은퇴를 기점으로 재정 독립을 선언하고, 아내는 달라진 남편의 태도를 비협조적으로 느낀다.
비슷한 상황으로 갈등을 겪는 부부가 있다면 두 사람의 합의를 거쳐 경제권을 교체해보는 것이 좋다. 남편은 가계부 작성, 대금 납부 등 재정 관리를 오롯이 책임지고, 아내는 정해진 용돈으로 한 달간 생활하는 것이다. 역할을 바꾸면 각자가 진 부담에서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배우자의 고충을 깨닫고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매달 ‘가계 대화의 날’을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가계 대화의 날에는 가계 자산과 부채, 현금 흐름 등을 공유하고 재테크 계획을 논의한다. 모래시계를 활용하면 발언권을 보다 공평하게 가질 수 있다. 날짜는 매월 말이나 초가 적당하다. 지난 한 달간의 재무 상황을 살펴보며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되 배우자의 잘못을 질책하지 않는다.
도움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시니어들 역시 젊은이 못지않게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기회를 얻었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에 해당할 정도로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노년기에도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살기 위해서는 건강한 치아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몸에 음식을 씹을 때 치아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치주조직’이다. 치주조직은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을 비롯한 주위 조직으로, 치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치아를 잘 관리해도 치주조직이 상하면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어려워진다.
치주조직은 40대를 넘기면 노화로 인해 매우 약해진다. 시니어들이 소홀하게 관리하면 크게 치료를 해야 해 비용과 시간 손실도 크게 발생시킨다.
치주조직에 어떤 질병이?
치주조직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4종류의 조직이다. 이들은 치아를 물리적으로 지지하고, 치아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치아에 필요한 피를 공급한다. 우리가 잇몸으로 알고 있는 치은, 백악질, 치주인대, 그리고 치조골이 바로 치주조직이다.
치주조직에 생기는 병이 ‘치주질환’이다. 보통 입안 세균에 의해 나타나는 염증 질환이다.
입안에 음식물 찌꺼기가 세균과 섞이면서 치태가 만들어지고, 이 치태가 양치질로 제때 제거되지 않으면 딱딱하게 굳어 치석이 된다. 치석이 치아와 잇몸에 달라붙어 독소를 배출하면서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를 치주질환이라고 한다.
치주질환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한다. 염증이 잇몸 표면에만 국한 돼있는 초기 상태의 ‘치은염’과 염증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깊이 진행된 ‘치주염’이다.
치주질환은 치아가 흔들리거나 구취, 출혈, 통증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초기 치은염은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다. 염증이 잇몸뼈까지 생기지 않아 비교적 가벼운 질병이다. 칫솔로 치태를 닦아내면 쉽게 괜찮아진다.
그런데 이 치은염이 악화돼 염증이 잇몸뼈까지 퍼지는 치주염으로 진행되면 문제가 커진다. 치주염은 치아가 흔들리고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을 느껴 치과에 내원한 뒤에는 상당 부분 악화된 경우가 많고 치료도 어려워진다. 치주염으로 인해 잇몸뼈가 녹아내릴 수 있는데 최악의 경우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나 틀니를 해야 한다.
전신 건강과 치매까지 영향
치주질환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전신건강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발생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에 제한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일부 음식에 편중해서 먹게 돼 영양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은 잇몸의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위험이 있다. 이는 당뇨와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몸 전체에서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치주질환이 건강한 노년을 위해 필요한 근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고려대 가정의학과 조경환 교수진이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치주질환과 근감소증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치주질환을 앓으면 근감소증 발생 위험이 2.1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저장소 역할을 하는 근육이 줄어들면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질병에 취약해지고 회복도 더뎌진다.
또 노르웨이 베르겐대학 연구진은 치주질환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 원인균인 진지발리스가 뇌로 들어가 단백질을 만들고, 이 단백질이 뇌신경세포를 파괴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한다. 또 잇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잘 씹지 못해 영양 불균형을 일으키고,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트려 치매 위험을 더 높인다.
치주질환 예방은?
치주질환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초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 따라서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예방 지침을 따라야 한다.
① 양치질 잘하기
횟수와 상관없이 음식을 섭취하면 바로 양치하는 것이 좋다. 치아 표면에 달라붙은 세균이 치석으로 변하기 전 꼼꼼한 양치질로 제 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해서다.
양치할 때 치실을 함께 사용하면 치주질환 발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치실을 사용할 때는 30cm 정도 끊어 치아 사이에 끼우고 양 손가락을 앞뒤로 조심스럽게 움직여 치태나 음식물 찌꺼기가 치실에 묻어나도록 한다. 치아 사이사이를 옮길 땐 치실을 한 번 헹구거나 다른 부분을 사용한다.
② 주기적인 스케일링
치아에 달라붙은 세균이 딱딱하게 굳어 생기는 치석은 양치질로 제거가 어려워 스케일링으로 제거해야 한다. 구강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3~6개월마다 치과를 방문해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③ 금연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흡연은 잇몸건강에도 치명적이다. 흡연은 치주질환과 연관된 세균의 양을 증가시키고, 급성 면역 세포로 하여금 잇몸 조직의 파괴를 유발한다. 더 나아가 치유 작용을 떨어뜨려 치료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킨다. 치과 치료시 금연을 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④ 금주
알코올은 잇몸에 강한 자극을 가해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술을 마시면 몸이 건조해져 입 안을 마르게 해 잇몸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전북대학교 치주과 윤정호 교수는 “치주병이 발생된 후 치료하는 것보다는 미리 치주병을 예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며 “규칙적인 칫솔질과 정기적인 치과검진, 스케일링을 통해 치주병 예방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월에 열린 ‘제 13회 잇몸의 날’에서 대한치주과학회 김남윤 부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치과 치료 망설이셨지요?’라는 제목으로 치과 진료 환경은 철저한 감염 관리를 통해 누구나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음을 발표했다. 치과에서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철저한 방역 관리를 하고 있어, 치과 치료로 인한 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 하나라는 옛말이 있다.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건강한 치아로 잘 씹는 능력은 단순히 밥 먹는 즐거움을 주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니어의 씹는 능력(저작 능력)이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잘’ 씹으면 건강 오고 ‘못’ 씹으면 건강 달아난다
노년기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이때 빠질 수 없는 능력이 씹는 능력이다. 무언가를 씹는 행위는 턱 근육을 발달시키고 침 분비를 도와 소화를 원활하게 한다.
반면 잇몸 질환이나 구강 기능의 저하로 씹는 것이 불편해지면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로 이어질 수 있고, 영양 불균형까지 초래한다.
잘 씹는 능력은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동안 외모를 원하는 노인에게도 필수 조건이다. 음식물을 씹을 때 쓰는 저작근이 얼굴 피부의 탄력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근육을 덜 사용해 얼굴 근력이 떨어지면 얼굴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이 들어 보이기 십상이다. 저작근은 목·어깨·허리 등 여러 근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잘 씹지 못하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잘 씹지 못하는 노인의 우울증 발생률이 잘 씹는 노인의 2배 가까이 높다는 것이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전혜진 교수와 군산대학교 식품생명과학부 두미애 교수 연구진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노인 3747명의 음식물을 씹는 저작 기능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72.65세의 노인들을 씹는 데 문제가 있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치아나 틀니, 잇몸 등 구강 문제로 음식물을 씹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스스로 답한 노인들은 41.2%에 달했다.
우울증 평가도구(PHQ-9)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씹는 데에 문제가 있는 노인군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약 1.945배 높았다. 성별과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도 드러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2.206배, 저소득자가 고소득자보다 1.332배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잘 씹지 못하면 먹는 즐거움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영양 상태가 악화되고,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어 근육량이 감소하는 등의 결과를 낳는 것으로 진단했다. 단백질 섭취가 노년기 우울증 발병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과관계가 드러난 셈이다.
두미애 교수는 “씹는 문제가 있는 노인 중에서도 소득이 낮고 여성일 경우, 단백질 섭취가 적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며 “씹는 데 문제가 있으면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노화와 관련한 질병을 앓을 확률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노년기 근육량 증가와 보존에 도움이 되고, 앞선 연구에서 낮은 근육량은 우울감과 연관돼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씹는 문제는 식이 조건을 악화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에서는 노년기 저작 기능 상실 여부가 인지장애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임플란트 등으로 빠진 치아를 재건하지 않은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장애위험이 2.74배 높았으며, 어금니가 없을 경우 인지기능 장애가 생길 위험도 커졌다.
이 외에도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약 3배 높아지며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씹는 활동이 줄면 근육을 움직이며 뇌를 자극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바른 칫솔질과 입 체조로 노년기 구강 건강 지키자
그렇다면 노년기 구강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잘 씹기 위해서는 건강한 치아가 필요하고, 치아 건강은 건강한 잇몸이 뒷받쳐준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지만, 이 역시 잇몸이 건강해야 가능한 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잇몸병을 앓는 환자 중 55~59세 연령대가 가장 많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잇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칫솔질을 올바르게 하고,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입안이 건조하다고 느끼는 노인들이 많은데, 건조한 구강도 치주질환의 발생 원인 중 하나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탄올이 없는 치약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침 분비 입 체조’를 소개했다. 혀를 위‧아래‧좌‧우로 움직이고, 입안에서 시계 방향‧반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측에 따르면 입 체조는 구취 제거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마스크 속 입냄새가 고충인 노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푹푹 찌는 더위에 시원한 물 한 컵이 소중한 요즘이다. 전문가들은 온열질환에 취약한 시니어일수록 물을 충분하게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을 ‘충분히’만 마시면 장땡일까. 시니어의 여름나기를 위한 ‘건강하게 물 마시는 비법’을 소개한다.
생각보다 많이, 찬물보다는 미지근하게
노년기에는 신진대사가 떨어져 갈증에 대한 예민도도 줄어든다. 목마름을 느끼지 못하니 제 때 수분을 섭취하지 못해 탈수가 쉽게 발생한다. 게다가 심혈관 질환을 앓는 고령층 환자가 물을 적게 마시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노인들에게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물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뜨거운 바깥에 있다가 집에 들어왔다고 해서 찬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찬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면 몸 속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을 받아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뛸 수 있어서다. 게다가 몸이 찬물을 체온 수준으로 데우느라고 일정량 수분을 필요로 해, 흡수 속도도 느려진다. 흔치 않은 사례지만 운동 직후 찬물을 마셨다가 돌연사한 외국 축구선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을 마시도록 추천하지만 찬물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다.
안전하게 물을 마시려면, 더운 여름이라도 30도 전후의 미지근한 물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물 섭취량인 1.5~2L를 나눠 마실 것을 권장한다. 식약처는 물 계산법을 제안했다. 자신의 체중에 30~33의 수를 곱하면 하루에 마셔야 할 물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체중이 60kg인 시니어라면 1800~1980mL의 물이 적정량이다.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 커피·알코올 대신 해양심층수나 빙하수
갈증나는 여름, 톡 쏘는 청량감에 즐겨 찾는 탄산음료는 당 함량이 높다. 당 함량이 높은 음료수를 마시면 그때는 갈증이 해소된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달달한 맛의 음료수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더 심한 갈증을 느끼게 만든다.
카페인과 알코올을 마시는 것도 적절한 갈증 해소법이 아니다. 카페이나 알코올을 마시면 체내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항이뇨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소변을 통한 수분 배설을 늘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물 성분이 많은 음료여서 겉보기에는 물을 많이 마신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는 수분을 손실하는 결과를 낳는다.
시원한 탄산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탄산수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좋다. 탄산수는 적당한 염류를 함유한 식수에 탄산가스를 녹인 물이다. 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고, 소화기능을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어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깊은 바다 속이나 빙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능성 생수도 좋다. 햇빛이 닿지 않는 수심 200m 이하 깊은 곳의 바닷물인 해양심층수는 풍부한 유기질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일반 미네랄워터에 비해 풍부한 마그네슘과 칼슘 같은 미네랄 덕분에 염증이나 아토피, 고혈압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빙하수는 말 그대로 빙하가 녹은 물로, 불순물이 거의 없고 항산화기능이 높아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당뇨병 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존스홉킨스대학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7월 16일 기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누적 60만8495명이다.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코로나19로 사망한 60만8000명 이상의 미국인 중 약 24만 명이 당뇨병 환자였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중 40%가 당뇨병 환자였다는 뜻이다.
ADA 의료 책임자인 로버트 가베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당뇨 환자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 인구 중 많아야 10%가 당뇨를 앓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이토록 많은 당뇨환자들이 사망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평했다.
노년기 당뇨병 환자의 코로나19 사망 위험이 3배 더 높다는 독일 연구 결과도 있다. 독일 하인리히하이네 뒤셀도르프대학 당뇨병센터 연구진은 1만7687명의 건강 데이터가 포함된 22개 연구를 분석해 당뇨병과 코로나19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65세 이상의 시니어 당뇨병 환자는 해당 연령 미만의 환자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이 3배 높았다. 연령이 5년 증가할 때마다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43% 높아졌다. 성별로는 남성 당뇨병 환자가 여성 당뇨병 환자보다 코로나19 사망 확률이 2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베이 박사는 “당뇨 환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코로나19로 입원·사망 확률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6~12배 높다”며 “당뇨가 있다면 백신 접종부터 서두르라”고 조언했다.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수면 등이 세계 장수마을 사람들의 건강 비결로 알려져 있다. 사실 ‘밥 먹으면 배부르다’ 식의 당연한 이야기다. 누구든 잘 먹고 잘 자면 면역 기능이 향상돼 질병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이 뻔한 일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삼시세끼는커녕 한 끼 차려 먹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매일 색다른 밥상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눈앞에 차려진다면 어떨까. 첨단 로봇이 아닌, 식단 구독 서비스로도 가능한 일이다.
건강 식단 구독 서비스 ‘그리팅’
‘혈당 조절은 장기전이기에 식사에 한계가 있는데, 식단을 구독하니 선택지가 많아져 스트레스가 사라졌습니다.’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그린푸드의 건강 식단 구독 서비스 ‘그리팅’을 구독한 40대 김건강(가명) 씨가 남긴 후기다. 그가 선택한 메뉴는 저당식단. 당류와 염분을 최소화하고, 저당 식재료를 3종 이상 활용해 만든 당뇨 예방 식단이다.
‘그리팅’은 이처럼 건강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원하는 날짜에 식단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종류는 저당식단을 비롯해 한 끼 평균 열량이 450kcal인 칼로리식단, 세계에서 가장 장수 인구가 많은 ‘블루존’(Blue Zone) 국가의 식문화를 반영한 장수마을식단 총 3가지다. 이 중 골라 구독 기간과 끼니 수, 배송 희망일을 택하면 해당 식단을 주 2~3회 받아볼 수 있다. 주문 후 조리되는 상품 특성상 구독 최대 기간은 2주이며, 가격은 한 끼당 8500원이다.
홈페이지 구독 신청 페이지에서 ‘메뉴 미리보기’를 누르면 테마별로 18가지 식단을 살펴볼 수 있다. 해당 날짜를 기준으로 2주간 제공되는 식단이다. 2주 뒤에는 다른 식단이 그 자리를 채운다. 매일 다른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박주연 그리팅사업담당 상무는 “식단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려면 계속 먹을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분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매월 신 메뉴를 개발한다. 일반 식품 제조업체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 모델이지만, 자사는 서울아산병원과 아주대병원에 환자식을 제공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한 식단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 식단’을 표방하는 만큼 식단 구성 과정도 까다롭다. 먼저 식단의 특성에 따라 영양 목표를 설계하고, 시기별 어울리는 식자재와 조리법을 연구해 레시피를 완성한다. 그다음 맛, 색상 등의 조화를 고려해 궁합에 맞는 메뉴로 한 끼 식사를 구성한다. 이때 단순히 대중적인 레시피를 차용하는 것이 아닌, 생소한 재료를 활용해 전에 없는 메뉴를 말 그대로 ‘개발’한다. 이를테면 저당식단에는 인슐린 작용을 도와주는 여주와 꾸지뽕이, 장수마을식단에는 산초, 팔각 등 이국적인 재료가 들어간다. 정현정 그리팅Lab 케어식단연구원은 “대개 건강식은 싱겁고 맛없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리팅을 통해서는 다양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영양뿐 아니라 맛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구독 전 세 끼 분량의 체험판을 주문할 수 있다. 그리팅 오프라인 매장인 ‘영양사의 반찬가게’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영양사와 1:1 건강 상담을 통해 맞춤형 반찬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여의도점·무역센터점·목동점·판교점 총 5곳에서 운영 중이다. 박 상무는 “앞으로는 건강 식단뿐 아니라 연화식 등 고령 친화 식품과 관련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시니어가 더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팅’이 추천하는 장수 식자재
꾸지뽕_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토종 식물로, 뽕나무를 닮아 ‘굳이 뽕나무’라고 불리며 그 이름이 유래됐다. 혈관 건강에 효과적인 루틴이 뽕잎의 약 18배, 녹차의 68배가량 함유돼 있어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비린내를 잡는 데 탁월해 해물찜, 갈치조림 등 생선을 찌고 조릴 때 꾸지뽕잎 가루를 함께 넣으면 더욱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여주_입에 쓸수록 건강에는 달다! 특유의 쓴맛으로 한의학에서는 ‘고과’(苦瓜)라 불리는 여주는 사포닌 계열의 모모르카로사이드 성분이 풍부해 신체 활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쓴맛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을 것 같지만, 제육볶음이나 소불고기 등 양념 고기 요리에 넣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여주의 쌉싸름한 풍미가 매콤달콤한 고기의 맛을 더욱 살려준다.
당귀_반건조 상태의 당귀는 뜯었을 때 특유의 향을 끈적한 감촉으로 느낄 수 있다. 주로 늦가을부터 봄 새싹이 돋기 전에 캔 뿌리를 건조해 사용한다. 잎이 무성해지면 약의 기운이 잎으로 몰려 뿌리의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관절 통증과 치매 예방에 좋은 데커신 성분이 풍분해 노년기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닭볶음, 주꾸미볶음 등 매콤한 한식 요리에 잘 어울린다.
65세 이상 어르신의 약 60%가 틀니를 사용한다. 하지만 틀니 관리요령에 대해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어르신들을 위해 대한치과보철학회는 ‘씹는 즐거움이 최고의 보약입니다’라는 구호를 제시하며, 매년 7월 1일을 틀니의 날로 정해 이를 기념하고 있다. 틀니의 날은 국민의 구강건강을 지키고, 치아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대한치과보철학회가 2016년 6월에 처음 제정했다.
대한치과보철학회는 지난 1일 ‘제6회 틀니의 날’을 맞아 기념하며 틀니사용자의 구강건강 관리요령을 공개했다.
대한치과보철학회 올바른 틀니관리 방법으로 다음 일곱 가지 사항을 지키도록 권고했다.
먼저 틀니를 만지기 전에 비누와 흐르는 물로 깨끗이 손을 씻는다. 손위생관리는 코로나19 예방에서도 가장 중요한 방역수칙이듯 틀니 관리에도 필수 요소라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식사를 마친 뒤 틀니와 입속을 물로 헹군다.
셋째로 젖은 수건이나 물이 담긴 대야 위에서 부드러운 칫솔을 이용해 틀니를 닦는다. 틀니는 틀니 전용 치약이나 식기용 세제, 의치 세정제와 의치용 솔로 닦아주면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넷째로 틀니를 뺀 뒤에는 치아와 잇몸, 혀, 입천장 역시 부드럽게 칫솔질해 입속의 치태를 관리한다.
다섯째로 자기 전에는 반드시 틀니를 빼고 잔다. 자기 전에 틀니를 빼놓으면 잇몸이 적절히 회복되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여섯째로 틀니를 보관할 때는 꼭 물속에 보관한다. 의치 세정제나 물을 채운 용기에 틀니를 담가두면 틀니가 변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틀니는 떨어뜨리면 변형되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틀니를 잘 사용하고 있더라도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며 틀니를 점검한다. 사람의 잇몸은 꾸준히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제작된 틀니가 잇몸에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필요할 경우 틀니를 수리 받을 필요가 있다. 또 음식을 먹을 때 아래쪽(하악) 틀니는 위쪽(상악) 틀니에 비해 움직임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흔들림을 막고자 의치 접착제 사용을 원할 수 있는데, 이때는 꼭 주치의와 상담한 뒤에 사용해야 한다.
권긍록 대한치과보철학회 학회장은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지금 틀니를 포함한 보철치료로 씹는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노년기 건강을 지키는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60세가 넘은 시니어 전문인력을 투입해 연명의료 안내와 상담을 강화하여, 제도 확산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60세가 넘은 경력이 풍부한 또래 전문가를 상담사로 배치해, 노인일자리 확대 뿐 아니라 연명의료결정제도 참가자 수도 크게 늘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정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부터 삶의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 높은 60세 이상 시니어들을 투입해, 연명의료결정제도 안내와 상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임종 시점에 다다른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 등 자기결정권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며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2018년 2월에 시행된 제도다.
시행 후 3년 동안 제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5월말 기준으로 93만2320건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등록될 정도로 65세 이상 노인이 800만 명이 넘는 상황과 비교하면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연명의료결정제도 안내와 상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지원 업무는 보건소와 건강보험공단 지소, 관련 비영리법인 등 전국 503개 기관에서 진행했다. 올해 6월부터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협업해 노인일자리 시범사업으로 일정교육을 수료한 60세가 넘는 인력 10명을 6월 14일부터 서울 지역의 비영리법인과 단체 4곳에 보내 해당 업무를 수행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시범사업 성과에 따라 전국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연명의료결정제도 안내와 상담에 60세가 넘는 시니어 전문인력 투입은 노인일자리를 확대 뿐 아니라, 제도의 활성화까지 이룰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명의료결정제도와 관련된 상담에 참여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60세가 넘는 어르신들이어서, 같은 시대를 함께 경험한 또래 상담자와 소통하며 동질감을 얻어 참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상담소’에서 활동하는 홍 상담사(75세)는 “평생 교직에 몸 담아 왔는데, 이 일을 통해 제2의 삶을 살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을 존엄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주철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노년기 경험과 역량을 사회적으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도록 노인일자리 사업을 내실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