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 무역회사를 경영하는 1000억대 자산가인 배종환(가명·50)씨는 요즘 강남 땅을 직접 보러 다닌다. 은행 예금 이자가 낮아 불만인 터에 토지 등 강남 부동산 가격이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 일번지로 불리는 강남은 일단 사 놓으면 가격이 떨어질 염려가 거의 없다고 확신한다.
배 씨는 “강남 땅은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며 “PB(프라이빗 뱅커)와 주택 컨설팅 업자에게 땅 주문을 해놨다. 300억대 토지를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불패 신화가 다시 쓰여지는 걸까. 슈퍼갑부들이 강남 부동산 시장에 앞다퉈 다시 뛰어들고 있다. 특히 토지를 비롯해 리모델링이나 신축이 가능한 빌딩(건물)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입지가 핵심인데 역시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권이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 침체기 일수록 서울 중심부나 핵심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그들만의 노하우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호의 출항이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액 자산가를 상대하는 슈퍼갑부 마케터들에 따르면 강남권에서 땅이나 빌딩을 매입하겠다는 고액 자산가들의 의뢰가 쇄도하고 있다. 그들이 눈독을 들이는 토지는 금액으로 약 200억~400억대. 현금 자산을 100억~200억원 정도 보유중인 슈퍼리치들이 나머지 절반 자금을 대출을 통해 조달한 후 매입하기에 가장 적당한 금액이라는 것이 마케터들의 설명이다. 입지를 보면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나 예술의 전당 인근 토지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다. 강남 핵심 권역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아직 일부 개발이나 매입이 가능한 토지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고급주택 컨설턴트는 “200억~400억원대 규모의 강남권 땅을 매입해달라는 요청이 가장 많다. 적당한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현지 중개업소에 정보를 취합하고도 하고 직접 시장을 답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낡은 건물 있는 땅 사서 용도변경…가치 높여
자수성가해 500억대 자산을 일궈낸 이충재(가명·58)씨도 그런 케이스다. 그는 최근 지방에 40억원대 땅을 팔기로 마음먹었다. 역시 이 땅을 팔아 강남권인 서초구 내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서다. 역시 수도권에서도 서울 중심지 토지를 매입해야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그는 1~2층 규모의 아주 낡은건물이 있는 토지를 매입하기로 했다. 건물을 헐고 공사비를 더 투자해 4층까지 새로 올리면 건축 가치도 높아지고 기존에 받기 어려웠던 임대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방 땅은 잘 안팔리고 땅값도 덜 오르는 것 같더라”라며 “아주 낡은 건물을 찾아 신축 건물을 올려 가치를 높이면 되팔기도 좋을 거 같다. 투자하기엔 강남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2013년 3월말 현재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보유자산은 3억2557만원이고 이중 금융자산은 26.7%인 8700만원이다. 50대 가구의 평균보유자산은 4억2479만원으로 금융자산은 25.5%, 60세 이상 가구의 평균보유자산은 3억2587만원으로, 금융자산은 17.3%에 불과하다. 가구주 연령대가 높을수록 금융자산비중이 급격히 줄고 있다.
이제 50~60대가 된 700만 베이비부머 세대가 최근에 정년퇴직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법적으로는 60세 정년시대가 도래했지만 현재 근로자의 평균퇴직연령은 53세로 은퇴 이후에도 30년 정도의 삶이 남아 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 노후생활을 지켜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혜택을 누리는 은퇴자는 많지 않다.
얼마 안되는 금융자산을 가지고 30년간 노후생활을 하게 될 은퇴자를 위한 자산관리는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금융자산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시장상황에 맞는 자산별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이를 정기적으로 조정하고 관리하는 적극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하다.
KDB대우증권이 발표한 주식, 채권, 예금, 부동산, 금 등 5가지 주요투자자산의 2003년 말 대비 2013년 말 기준 10년간 가격변화를 보면 주식과 금이 190%씩 올라 가장 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채권은 69%, 예금은 50%, 부동산은 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높은 주식투자 수익률은 배당금이 포함된 ‘KOSPI Total Return Index’기준 으로 2003년 말 172.9에서 2013년 말 501.6으로 올랐다. 금 가격은 온스 당 415.45달러에서 1205.65달러로 10년간 790달러 상승했다.
그런데 수익률이 높은 ‘KOSPI Total Return Index’를 보더라도 차트는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급락했다. 주식을 투자할 때에는 마켓 타이밍(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를 예상하고 투자 하는 행위)에 따라 수익률은 천양지차인 것이다. 실물자산인 금 상품 투자도 동일하다. 때문에 일반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워렌 버핏 회장도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들은 여러 종목을 한데 묶은 펀드에 간접투자하거나 인덱스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가 직접투자 또는 간접투자를 할 경우에는 유능한 컨설턴트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은행, 보험, 증권 등 모든 금융회사들이 자산관리, 은퇴설계 컨설팅서비스를 하고 있다.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조언해 주고 있다. 은퇴자들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금융 컨설턴트를 찾아 자산관리를 효과적으로 해 나가면 좀 더 윤택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