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웰다잉’(Well-Dying)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웰다잉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뜻한다. 넓게는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준비하는 동시에 현재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과정 전반을 말한다. 이번 ‘시니어 잡’에서는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슬픈 유족을 가장 가까이에서 도와주는 직업, 장례지도사를 추천한다.
장례지도사는 장례 의식, 즉 죽은 자를 보다 아름답고 깨끗하고 편안하게 보내드리기 위한 의식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 장례 상담, 시신 관리, 의례 지도, 빈소 설치, 각종 장례 행정 업무 등 장례 관련 업무를 절차에 따라 수행한다.
시신이 장례식장으로 운반되면, 장례지도사는 고인의 사망진단서를 확인한 후 절차에 따라 시신의 옷을 벗기고 알코올이나 소독약품을 사용해 몸을 깨끗이 닦는다. 그 다음 준비된 수의를 입히고 시신의 몸과 다리 등을 묶어 관에 모신다. 상주의 종교에 따라 제사 의식을 거행하며, 제사 의식이 끝나면 관을 장지나 화장터까지 운반하고 관을 묻거나 화장을 한다.
현재 고령화 사회인 만큼 매년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장례지도사의 역할과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례지도사는 과거에는 중장년층이 주로 하는 전문직으로 취급됐지만, 현재는 20·30대 젊은 장례지도사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대 여성 장례지도사가 급증하고 있는데, 직업 인식이 좋아진 동시에 여성의 시신은 가급적 여성이 맡아주기를 바라는 유족의 요구가 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장례지도사 자격증 취득 방법
장례지도사 자격증은 2012년부터 국가자격제도로 시행되고 있다. 이는 장례지도사가 전문 직업인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줬고,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자격증 취득은 무시험 과정 이수형으로 진행된다.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①대학교 장례지도학과 졸업, ②평생교육원 졸업, ③직업훈련소 교육과정 수료다. 가장 좋은 방법은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장례지도학과가 있는 대학교는 을지대학교,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서라벌대학교, 창원문성대학교, 대전보건대학교까지 총 5군데다.
장례지도사 교육기관에서는 300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그중 250시간은 교육기관에서 이론과 실기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50시간은 장례식장에 파견되어 실습한다. 장례 상담, 장사 시설 관리, 위생 관리, 염습 및 장법 실습, 공중보건, 장례학 개론, 장사 법규, 장사 행정 등에 대해 배운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대부분 병원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에 취업한다. 장례 관련 공무원이 될 수도 있다. 서울시설공단 등 공기업에서 장례지도사를 별도로 채용하는 경우가 있고, 서울·대전 현충원 등 국가 봉안 시설에서 채용이 진행되기도 한다. 자신이 직접 장의업체를 운영할 수도 있다.
중장년 취업의 허와 실
자격증을 취득한 후 경력을 쌓으면 연봉을 높일 수 있다. 장례지도사 연봉의 하위 25%는 약 3000만 원이고, 중위는 3200만 원, 상위 25%는 3500만 원이다. 월급은 보통 250만~300만 원으로 일반 직장에 다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월급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는 일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 아니다. 장례지도사는 근무시간이 길고 불규칙하다. 또한 누군가의 장례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만큼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큰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이라는 말이 나오는 장례지도사. 실제로 요구되는 조건이 많다. 먼저 장례지도사는 장례 절차, 장례 및 묘지에 대한 각종 행정 절차, 수시·염습을 비롯한 시신 위생처리 등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죽은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일을 하므로 담력과 침착함이 요구된다. 매일 누군가의 시체와 죽음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또한 불행한 일을 당한 유족에 대한 서비스 정신과,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장의 업무를 수행해낼 수 있는 강인한 체력과 인내력도 요구된다.
현재 장례지도사의 고용 시장은 포화 상태다. 앞서 말한 대로 20·30대 젊은 장례지도사가 늘어나고 있는데,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전망이 뚜렷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년이 없는 평생 직업이라 40~60대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다.
이처럼 전 연령이 장례지도사가 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중장년층은 상대적으로 장례지도사로 취업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한다. 중장년층은 자격증 취득 후 대부분 장례지도사가 아닌 상조회사 영업직으로 취업이 이루어진다. 상조회사나 대형병원에서는 장례지도사로 젊은 층을 선호하다 보니 중장년층은 현실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서울 서초장례지도사교육원의 김종호 원장은 “20·30대가 워낙 많아져서 중장년층이 일을 시작하는 게 쉽지 않다. 수도권은 워낙 경쟁이 치열하니 어르신들은 지방에서 근무를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경력을 쌓은 후 수도권으로 옮겨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 여주에 사셨던 분이 50대에 자격증을 취득하셨다. 6개월만 일하라고 태백으로 근무를 보내드렸다. 그런데 아예 태백으로 이사하셔서 5년째 잘 지내고 계신다. 공기도 좋고, 낚시도 하고, 자전거도 타면서 시간을 보내신다더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김종호 원장은 또한 중장년층은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반려인을 대신해 장례 절차, 상담, 납골, 펫로스 상담 등 장례 전반에 대해 설계하고 도와주는 전문가를 말한다. 연령과 경력에 제한이 없고,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전망이 밝은 직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는 어르신 문화예술 축제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이 10월 20일(목)부터 22일(토)까지 개최된다. 아마추어 예술가로 활동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조명하고, 문화를 매개로 나이 불문 소통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8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실버문화페스티벌 최초로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된다. ‘우리가 꿈꾸는 실버 유니버스’를 주제로 꿈꾸는 시니어들의 실버 스테이지 ‘샤이니스타를 찾아라’ 경연 대회, 어르신 중심 온·오프라인 문화 콘텐츠 ‘문화나눔한마당’이 열린다.
‘2022 샤이니스타를 찾아라’는 숨은 아마추어 어르신 문화예술가를 발굴하는 경연 대회다. 전국 16개 권역에서 진행된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6개 팀의 경연 무대가 10월 22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유튜브와 화상채팅 서비스 줌(Zoom)을 통해 온라인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생중계에는 사전에 촬영한 본선 경연 영상과 당일 ‘버추얼 스테이지’(Virtual Stage)가 활용된다. 경연이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 문자투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줌으로 진행하는 ‘세대 공감 퀴즈쇼’, 본선 출연 팀을 비대면으로 응원하는 ‘방구석 응원전’ 등 행사를 관람할 방구석 관객들을 위한 코너도 마련한다. 무대 이후 트로트 가수 박군의 축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홈페이지 사전 투표 10%, 실시간 문자투표 10%, 심사위원 투표 80%를 합산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어르신의, 어르신에 의한, 어르신을 위한 ‘문화나눔한마당’
‘문화나눔한마당’은 △에듀버스(교육) △헬씨버스(건강) △컬쳐버스(체험) △콜럼버스(공모) △투게더스(세대 공감) 5개의 테마에 따라 어르신 중심의 온라인 문화 콘텐츠를 공개한다. 8월 12일부터 10월 28일까지 실버문화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에 매주 금요일 업로드되고 있다.
에듀버스의 ‘제1회 실버문화포럼’과 ‘인문학 특강-나이듦 수업’은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의 유일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이다. 실버문화포럼에서는 실버 세대와 실버 문화에 대한 강연과 좌담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포럼은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실버문화페스티벌에서 실버 문화를 이야기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인문학 특강은 책 ‘나이듦 수업’의 저자 고미숙 고전평론가의 강연으로, 어른으로 늙을 용기를 알고 일과 삶을 재구성해 노인으로서 가치를 확립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실버문화포럼은 10월 12일 오후 2시, 인문학 특강 ‘고미숙의 나이듦 수업’은 같은 날 오후 7시 서울시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코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실버 세대 문화와 축제에 관심이 있다면 나이를 불문하고 참여 가능하다. 행사들은 추후 영상으로 제작돼 10월 28일 공식 홈페이지에 업로드된다.
헬씨버스에서는 △젊은 세대가 즐기는 댄스를 배우며 성장하고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조명한 ‘시니어 스우파’(스스로 챙기는 우리들의 파워) △전현나 시니어 모델의 일상을 따라가며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꿔가는 모습을 담은 일상 다큐 ‘뷰티인사이드’ 등 건강한 시니어를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제공한다.
컬쳐버스에서는 △일상 속 문화 공간을 탐방하며 쓰레기도 줍고 건강도 챙기는 어르신 크루의 현장 밀착 취재 ‘일석삼조 플로깅 프로젝트-쓰담 달리기’ △삶의 ‘단짠’ 경험을 연극으로 풀어내는 어르신 인형극단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담아낸 휴먼 다큐 ‘우리들의 두 번째 블루스’ 등 활기찬 시니어를 위한 문화예술 기반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제공한다.
콜럼버스에서는 △메이크오버를 통한 아빠들의 숨겨왔던 매력 발굴 프로젝트 ‘숨은 아빠 찾기’ △시니어 인플루언서 ‘아저씨즈’와 함께하는 ‘릴레이 실버 댄스 챌린지’ △어르신들에게 의미 있는 헌옷을 수선해 재탄생시키며 새로운 쓰임과 가치를 부여하는 시니어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너와 나의 공유 옷장’ 등 도전하는 시니어를 위한 공모 및 캠페인을 진행한다.
투게더스에서는 같은 직업을 가진 주니어(젊은 세대)와 시니어(선배 세대)가 삶과 직업에 대해 대화하며 세대 공감을 이루는 토크멘터리(토크와 다큐멘터리를 합친 형식) ‘세대 간 잡(job) 수다-코-리어’를 9편으로 나눠 공개한다.
우영우 댄스 챌린지 함께한 더뉴그레이 ‘아저씨즈’는 누구?
THE NEW GREY(더뉴그레이)는 시니어 패션 콘텐츠 에이전시로, 시니어 모델 또는 인플루언서를 발견하고 관리하며 양성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를 포함한 기업과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동시에 패션 메이크오버 캠페인을 벌여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 협업을 진행했다. 주로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주요 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으며, 팔로어 300만 명, 최근 6개월 동안 누적 조회수 5억 회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더뉴그레이 소속 시니어 패션 인플루언서 그룹 ‘아저씨즈’가 함께한 ‘우영우 댄스 챌린지’는 9월 21일까지 참여 가능하다.
서울에 사는 홍전기(59) 씨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농장으로 매일 출근하며 하루를 보낸다. 농장 일을 하는 동시에 직접 담근 술도 마시고, 직접 기른 농작물을 먹으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그는 자신이 ‘도시농부’로 살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홍전기 씨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27년간 은행에서 일했다. 2017년 약사인 아내와 동반 퇴직한 그는 공부도 하고 강의도 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그 사무실에는 비밀 공간이 있었다.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홍 씨는 노래방을 만들었다고. 노래방 기계에 빔 프로젝터, 조명까지 제법 그럴싸했다고 한다.
홍전기 씨는 지인들이 언제든 올 수 있게 사무실 문을 활짝 열어뒀다. 학교 동창들, 일하면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였고, 어느새 사무실은 모임 공간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저녁 식사 겸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불타는 밤을 보냈단다. 그는 “당시 매일 삼겹살을 먹었고, 다음 날 설거지를 하는 데만 최소 2시간은 걸렸다”면서 “1년 6개월간 운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시농부인 지인이 도시농업관리사 교육을 이 사무실에서 하고 싶다고 했다. 교육은 3개월 동안 하루 3시간씩 진행됐다. 홍 씨 부부는 사무실에 있다가 지인의 권유에 얼떨결에 교육을 같이 듣게 됐다. 자신도 몰랐던 관심사를 깨우쳤다는 그는 “한국인, 특히 남성은 농사꾼의 DNA가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당시 수강생은 홍 씨 부부를 포함해 20명. 교육을 듣고 모두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후 헤어지고 싶지 않았던 회원들은 ‘나는 도시농부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홍전기 씨는 “수업이 끝나면 바로 술을 마셨다. 3개월 동안 술을 마시니 친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현재까지 활동 중이며, 홍 씨는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나는 도시농부 네트워크’ 회원들은 도시농업관리사 양성 교육도 하고, 봉사활동도 한다. 홍전기 씨가 가장 뿌듯함을 느끼는 부분이다. 각자의 땅에서 혹은 함께 키운 고구마나 감자 등을 지역 장애인·아동센터 등에 전해주는 봉사활동을 한다고. 배추를 심어 김장을 담그기도 했다. 도시농부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사람들과 어울리고, 봉사도 하고, 일거삼득인 셈이다.
홍전기 씨는 “은퇴를 하면 세 가지 고민이 생긴다. 첫째, 일이 없다. 둘째, 네트워크가 줄어드니까 만날 사람이 없다. 셋째, 자신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내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시농부 활동을 하면 은퇴 후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퇴직한 사람들이 도시농부 활동을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도시농부라고 농사를 지으라는 게 아니에요. 베란다든 주말농장이든 꼭 땅을 갖고 시작하는 것도 아니에요. 이런 본인의 삶을 인정하고 사람들과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는 거죠. 내가 상추를 키우지 않더라도 옆에서 키운 상추를 가져오면 담소를 즐기고, 인생의 재미도 느끼게 되죠.”
홍전기 씨는 무려 8년을 준비하고 은퇴했다고 한다. 은퇴 후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않게 도시농부가 되어 살고 있지만 만족하고 있다. 그는 “나이가 됐으니 은퇴를 하지만,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할지 준비가 안 된 채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은퇴 후의 삶을 잘 생각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경숙(63) 씨는 충청남도 대전광역시에서 문해교육지도사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녀 덕분에 평생 모르고 살았던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 사람들이 많다.
송경숙 씨는 NGO 단체인 대전시 인성예절협회의 장을 맡고 있다. 원래 한문 학원을 열었던 그녀는 그 공간을 인성예절협회로 발전시켰고,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송 씨는 한국어문해교육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한국어교육 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인성예절협회에는 약 80명의 선생님이 있다. 송경숙 씨는 “대전시 초‧중‧고등학교 선생님이었던 분들도 계시고, 저처럼 교원이 아니었던 분들은 한국어문해교육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교육을 하고 있다”라면서 체계적인 시스템에 관해 설명했다.
이곳에서 한국어문해교육은 1:1로 진행된다. 현재 직접 강의실을 찾아와 수업을 듣는 학생은 22명이다. 80명의 선생님들은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하므로 한 학생에게 일주일에 다섯명의 선생님이 배치된다. 이동이 편치 않은 학생에게는 선생님이 직접 자택을 찾아가 수업을 한다.
"현재 수업을 듣고 계신 어르신분이 계시는데 잘 걷지를 못하시고 지팡이를 짚으세요. 그래서 저희 사무실에 택시를 타고 오가시고 점심을 사드시다 보니 한 번 왔다 갔다 하면 3만 원이 든다고 하시는 거죠. 그래서 선생님들을 댁으로 보내드린다고 했더니 거절하시더라고요. 여기 오면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도 하고 차도 마실 수 있어서 그게 좋다고 하셨어요.“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75~83세의 어르신들이다. 50대 초반의 젊은 학생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한글은 알아도 학교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인성예절협회에서는 초·중·고등학교 검정고시 준비도 돕는다. 여기서 초·중·고를 검정고시로 졸업하고 대학교 교육학과에 진학한 뒤, 선생님으로 봉사활동을 하겠다며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70대에 한국어 깨우치기를 시작해서 대학교까지 졸업하며 학구열을 불태우는 학생도 많다고 한다.
송경숙 씨는 문해교육지도사는 한국어 능력보다 선생님으로서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씨는 “자격증 시험을 볼 때 발표 수업을 하는 것도 교사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주입식으로 수업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공부하는 게 아닌데’ 하면서 우는 어르신들도 있다. 그래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수업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선생님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됐다는 어르신들의 말을 들을 때죠. 간판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은행에서 이제 업무를 보실 수 있다고 자랑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올해는 인구 조사 설문을 직접 했다고 말씀하신 분도 계셨어요. 특히 선생님으로 돌아오는 학생분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굉장히 뿌듯하죠.”
송경숙 씨는 문해교육지도사로서 어르신들을 가르치면서 자신도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평소에 공문을 쓰거나 일상생활에서 잘못된 맞춤법을 쓸 때가 있는데 문해교육을 하면서 자신도 공부가 되고, 배워가는 것이 많다는 것. 무엇보다 늦은 나이에 열정을 불태우는 학생들에게서 받는 에너지는 값진 선물이다.
“저는 돈을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에 문해교육지도사의 벌이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 해 봤어요. 그러나 그보다 배워가고 얻어가는 것이 많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은퇴 후라든지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에게 문해교육지도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해서 일하면 많은 보람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일주일에 한 번은 화장하고 외출할 수 있으니 일상이 무료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1%에 가깝다. 그러나 OECD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문맹률은 무려 75%라고 한다. 글자를 읽을 수 있더라도 그 의미까지 파악하는 문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디지털사회,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문해력 저하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해력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문해교육지도사는 유망 직업으로 부상했다. 특히 은퇴나 경력단절로 인해 시간적 여유가 많고 어르신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중장년층에게 추천되는 직업이다.
문해(文解)란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일 또는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넓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와 같은 언어의 모든 영역이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유네스코는 “문해란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해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 정의했다.
문해교육이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초능력이 부족해(읽고, 쓰고, 이해하는 능력) 가정‧사회 및 직업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자들을 대상으로 문자해득(文子解得)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
문해교육지도사는 단지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교육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어 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영어, 역사 등에 대해 기초적인 교육도 진행한다. 더 나아가 문해교육지도사는 가르치는 대상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요청되는 기초생활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문해교육 안에는 창의적 체험 활동이 있어 구성원들 간에 유대감이 강화될 수 있다. 문해능력 수준이 올라가면 생활 만족도 또한 높아진다.
그렇다면 문해교육은 주로 누구 받을까. 주요 대상은 60‧70대의 어르신이다. 전쟁과 경제적인 가난으로 인해 초등교육 의무화 이전의 세대는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해 한국어를 깨우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상적인 대화나 생활은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문맹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 가족 등도 문해교육 대상자다. 이들에게 한국어를 전수하고 한국인과의 융화를 위한 한국 문화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문해교육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즉 글로벌 시대에 문해교육의 영역이 확장되고 수요와 역할 또한 늘어나고 있다.
자격증 취득하는 법
문해교육지도사는 민간자격증으로 등록돼 있다. 문해교육지도사는 비문해자를 대상으로 문해교육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 능력을 갖춘 교육활동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가자격증인 한국어강사와는 다르다. 한국어강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
문해교육지도사의 민간 자격증 정식 명칭은 한국어문해교육지도사다. 자격증 응시에는 제한이 없으며,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후 1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1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자격증 취득 시 필기시험을 진행하며 6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또한 수업 발표를 통해 교사로서 자질이 있는지 평가하는 실기시험도 진행한다.
한국어문해교육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 한국재난안전정보협회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도 문해교육에 대한 예산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공교육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시기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한국어를 모르는 어르신들이 많다”면서 “요즘은 의외로 50‧60대분들도 한국어를 잘 모른다. 제대로 읽고 쓰지를 못한다는 뜻이다. 5년 뒤에는 이 분들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지금이 문해교육을 시행하기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회복지사 또는 요양보호사 사이에서 자격증 취득 수요가 많은 편이다. 만나는 어르신분들이 문해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중장년층이 많이 종사하는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가 자격증을 취득해 문해교육도 병행하면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어르신들은 문해교육으로 소양을 쌓으면서 정신 건강 상태를 좋게 유지할 수 있다. 즉 고령화 사회에 윈윈 효과가 일어나는 셈이다.
문해교육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국가문해교육센터(www.le.or.kr)에서 얻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성인문해교과서, 워크북, 교사용 지도서 33종 등을 무상 보급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자체적으로 문해교육지도사 양성 교육을 실시하는데,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특히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다.
디지털문해교육 중요성 확대
문해교육은 앞서 말한대로 대상뿐만 아니라 그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어를 넘어 디지털문해교육전문가도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환경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디지털 정보 격차로 어려움을 겪는 장‧노년 및 학습 소외계층이 많아졌다. 디지털문해교육 전문가는 그들을 위해 생겨난 직업으로 양성 교육 또한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문해교육 전문가는 은행 ATM 사용법, 키오스크를 이용한 음식 주문, 스마트폰 어플을 활용한 은행 업무 및 장보기 등에 대해 교육한다. 디지털 기기 확산으로 문해력이 떨어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는 한국어문해교육이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여러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40‧50대에게 디지털문해교육사를 추천한다. 특히 4차 산업 시대에 경력단절 여성이 새로운 직업으로 갖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전언이다.
서울시가 민선 8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중장년의 경제활동 및 사회참여를 지원해온 복지정책실을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한다는 조례 개정이 지난달 11일 입법 예고 후 열흘 만인 21일 통과됐다. 그 과정에서 중장년층의 일자리 사업을 전담하던 인생이모작지원과가 폐지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는 최근 고령화 속도에 발맞춰 지자체마다 중장년 일자리 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비교해, 되레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당시 입법 예고 직후 관련 내용이 화두로 떠오르자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의견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50+는 계속 존재해야 합니다”, “50+는 더 확대되어야 합니다” 등 이들 내용의 주된 키워드는 ‘50+’였다. 여기서 시민들이 말하는 50+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50+재단)을 의미한다. 그 이유인즉 인생이모작과가 폐지되는 상황과 더불어 서울시50플러스재단 업무 담당 부서가 평생교육국으로 바뀐다면 노후 준비 및 일자리 관련 사업이 줄고 단순 교육 관련 사업에 치중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의견서를 제출한 시민 윤 모씨는 “전체 시민의 20% 넘는 중장년의 지원 정책은 상담부터 일자리까지 종합적으로 지원돼야 한다. 중장년층 50+정책을 평생교육으로 이관하면 인생 이모작지원 사업의 범위가 너무 협소화될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 모씨는 자신을 “50+재단의 인턴십, 보람일자리 등의 활동을 통해 제2커리어를 개척하고 있는 은퇴자”라 언급하며 “예정대로 부서가 이관되면 50플러스센터는 여가나 즐기는 장소로 전락할 것이다. 현장을 무시한 채 사무 행정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50+재단은 이제 서울시 중장년에게 많이 알려지고, 매년 많은 시민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잘 경청해 입법을 결정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세계에서 인정 받는 모델 홀대 이유는?
2017년 대한민국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그해 서울시와 50+재단이 50+세대(50~64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95%가 ‘서울시의 50+지원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압도적인 결과였다. 해당 보고서에서 손수호 인덕대 교수는 “단순 생계형 일자리 연계가 아닌, 인생재설계, 커리어모색과 같은 프로그램과 더불어 사회적 지원이나 협동조합과 연계하는 정책들이 사회적 기회는 물론 ‘보람’이라는 가치를 제공해 수혜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이라 분석했다.
같은 조사에서 ‘서울시 50+지원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항목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00세 시대 대비 상담, 교육, 일자리 커뮤니티 등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50+지원시설 확대’(52%)라 답했다. 새로운 일자리 모델 발굴에 대한 의견도 39%로 적지 않았다. 이에 허남철 경기대 초빙교수는 “50+세대에게 중요한 건 다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도전해 나갈 수 있도록 상담, 교육, 일자리, 커뮤니티 지원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 해석한 바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바람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50+재단은 다양하고 실험적인 인생이모작 프로그램 발굴 및 일자리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중장년 취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서울50+인턴십', '신중년 커리어 프로젝트', '굿잡5060', '50+적합일자리' 등 새로운 분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50+세대와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을 연계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공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높이 평가 받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꼽은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우수사례'에 '서울50+인턴십', '신중년 커리어 프로젝트 ‘굿잡5060’이 선정되기도 했다.
나아가 OECD ‘공공부문 혁신 우수사례’ 선정,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최우수상 수상, WHO 서태평양지역 건강한 고령화 혁신사례 선정 등 해외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타 지자체 및 기관에서 앞 다퉈 벤치마킹했고, 2015년 ‘서울특별시 장년층 인생이모작 지원 조례’가 제정된 이후, 서울시 자치구를 포함한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중 68곳이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전국적으로 50+정책을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올해 보건복지부는 50플러스재단을 모델로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하도록 노후준비지원법을 지난달 개정했다. 앞으로 서울의 각 자치구도 지역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하는 업무를 시와 협의해야 하는데 정작 시의 담당 부서는 없어지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올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50플러스재단 설립을 6개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고, 50~60대의 노후 설계, 평생교육, 취·창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기존 2곳에서 7곳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초 발표한 ‘서울시 50+세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과정을 겪으면서 노후 설계 지원을 위해 가장 필요한 영역을 묻는 항목에서 1위는 건강관리(75.8점)였고, 2위가 일자리(69.1점)로 나타났다. 감염병 우려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일자리 지원에 대한 수요는 예나 지금이나 최고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요구와 달리 오히려 일자리 지원이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하니 50+ 시민들은 불안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해명에 해명, 이제 해결을 위해 재고할 때
입법 예고 게시판을 비롯해 그 원성이 적지 않았으니, 서울시도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마냥 모르지는 않았던 눈치다. 지난 13일 서울시 기획조정실은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사회참여, 일자리 지원 등의 사무를 그대로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하는 것으로 소관 사무의 관할이 변경되는 것이므로 기능 축소는 있을 수 없다”며 “서울시는 평생교육 기능과 연계하여 중장년층 대상의 종합적인 행정 서비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시의 표면적인 해명은 여론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15일 홍국표 의원(도봉구 제2지구, 국민의힘)은 제311회 임시회 본회의 오분발언을 통해 관련 사항을 재점화했다. 홍 의원은 “우리 사회 대다수 중장년층이 노후 준비를 위해 일자리를 계속 필요로 하고, 산업현장에서의 기술과 지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중장년을 위한 적극적인 일자리 지원이 요구된다”며 “서울시는 일찍이 중장년 일자리 전담부서(인생이모작지원과, 50+재단)를 설치했고, 중앙정부토 서울시를 벤치마킹해 작년 12월 ‘노후준비지원법’을 개정해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하도록 했다. 중앙정부와의 정책적 공조와 증가하는 중장년층 취업 지원 수요를 고려하면 더욱 지원을 확대해야 하므로 서울시 조직 개편안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서울특별시의회 공식 유튜브채널
박유진 의원(은평구, 더불어민주당)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평생교육국의 현재 조직도를 보면 산하에 교육정책과, 평생교육과, 청소년정책과, 친환경급식과 등이 있다. 누가 봐도 교육에 특화·집중돼 있는 거지, 일자리 창출의 방향성과는 결이 안 맞는다”며 “중장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어려운 일을 지금까지 묵묵히 해 온 조직에게 더 큰 기회와 열정을 북돋아 줄 구조를 만드는 것이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지, 결이 비슷하다고 해서 조직통폐합이라는 미명으로 날려벌일 일이 아니라는 점을 꼭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단지 전임 시장의 공들인 치적이라 해서 과감히 날려도 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인생이모작으로 대표됐던 중장년층 취업이나 일자리 창출에 대해 평생교육국이 그만한 역량과 기회를 만들 준비를 갖췄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더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된 투자출연기관 최소 3~4개는 통합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시 투자출연기관 26곳 중 50+재단, 평생교육진흥원, 공공보건의료재단, 기술연구원 등이 주요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에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노동조합 협의회는 일방 통행식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조직 진단과 연구 용역 등을 종합해보면 시민과 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배려와 소통은 없고 오로지 전시성, 홍보성, 경마식 태도 일색이다.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공공 서비스보다 이윤 추구'라는 정책 방향은 시민을 위한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인력재배치는 사업 신설, 축소, 폐지 등 재구조화에 따라 2023년 예산편성과 연계되는 사항으로, 약자와의 동행 등 서울시민을 위한 시정철학이행을 위해 필수적 조치”라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관련한 이러한 우려에 대해 "업무 축소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닌, 단순 부서 이관이다"라며 "과거 인문학, 교양 위주의 평생교육과 달리, 전직 교육이나 커리어 탐색 등 일자리와 연계된 교육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 담당자들 또한 부서 이동만 있을 뿐 기존의 업무를 이행하는 게 원칙이다"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일련의 행보에 자칫 50+세대가 약자로서 뒤처지진 않을지, 과연 평생교육국은 50+세대와 동행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홍현섭(65) 씨는 경기도 연천군에서 작은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40년간 공직에 몸담았고, 5년 전 연천으로 귀촌했다. ‘은퇴 후 시골살이’라는 꿈을 이룬 홍현섭 씨는 자연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만끽하는 중이다.
홍 씨는 연천 통일교육원에서 조경기능사 교육을 진행한다는 정보를 듣고, 귀촌 생활에 도움을 얻고자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심했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수업이 진행됐고, 홍현섭 씨와 같은 50·60대들이 모여 열정을 불태웠다.
홍 씨는 조경기능사 자격증 취득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필기시험 공부를 하면서 두뇌 회전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꼈다. 그는 “나이 먹어서 공부하는 게 참 힘들더라. 공부는 때가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라고 말했다.
“책도 어마어마하게 두껍고, 시험 문제들이 쉽지가 않아요. 나무 종류는 물론 열매 색깔, 꽃 색깔 등을 다 외워야 해요. 문제는 열심히 공부해도 다음 날이 되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거죠. 필기시험 합격률이 40%대라고 하던데, 60대는 30%도 안 될 것 같아요.”
실기시험도 60대인 그에게는 쉽지 않았다. 1차 시험은 설계 도면 그리기인데, 홍현섭 씨는 “눈이 잘 안 보여서 오랜 시간 집중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2차는 수목 감별, 3차는 작업형 시험이다. “3차 시험은 나무 식재, 수관 주사 놓기, 벽돌 포장 등을 하는 것인데, 평소에 농사지으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쉬웠다”고 그는 덧붙였다.
홍현섭 씨는 조경기능사 공부를 하면서 배운 바가 많다고 했다. 특히 귀촌인으로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그는 “마당에 여러 나무를 심어놨는데, 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병든 가지, 파고드는 가지마다 전정(가지 잘라주는 일) 방법이 다 다르더라. 비료 주는 것도 다 때가 있고 요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는 체계적으로 나무 관리를 해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홍현섭 씨는 연천에 국립연천현충원이 조성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0만 평 규모라고 하는데, 조경 쪽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 꽤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도 자신에게 맞는 일이 있다면 일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조경기사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홍현섭 씨는 자신처럼 귀농·귀촌을 하고 싶은 50·60대에게 조경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귀농·귀촌해서 전원주택 짓고 살고 싶은 분들이 많을 거예요. 저는 모든 것의 마무리는 조경이라고 생각해요. 잔디와 나무를 잘 가꿔놓으면 집이 더욱 멋있어 보이죠. 그래서 저는 귀농·귀촌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경기능사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더라도 자격증을 따놓으면 쓰일 곳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니어 잡] 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직업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조경기능사는 중장년층의 유망 직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2020년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에 따르면, 조경기능사는 60대가 가장 많이 취득한 국가자격증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전문가들은 조경기능사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1위인 지게차기능사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경기능사는 단순하게 나무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생각보다 조경은 폭이 넓은 개념이고, 예술성과 과학성을 동반하는 일이다. 조경은 사전적으로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를 계획·설계·시공·관리하는 예술’로 정의되어 있다.
조경기능사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할까. 조경설계 도면 작성과 함께 조경공사 시공에 따라서 지반 고르기, 나무 심기, 시설물 설치 등의 실무적인 업무를 주로 한다. 또한 조경 수목과 조경 시설물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조경기능사의 진로와 전망은 무궁무진하다. 조경 식재 및 조경 시설물 설치공사업체, 공원·학교·아파트 단지 내부의 관리부서, 재배업체 등 다양한 곳으로 취업할 수 있다. 정원사로 활동도 가능하다. 정원사는 특별한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지만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하면 경쟁력을 갖게 된다.
중장년 취업, 빛과 그림자
조경기능사 자격은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환경 파괴로 환경 복원과 주거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입됐다. 자연 파괴, 대기·수질오염 및 소음 등 각종 문제는 점점 심해지고 있어 조경기능사에 대한 인력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도 한 해 조경기능사 자격증 취득자는 5000~6000명에 이른다. 특히 은퇴 후 제2의 직업을 새롭게 갖고자 하는 5060세대가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 추세다. 5060세대가 조경기능사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년이 없고, 기술을 배워두면 계속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경기능사 자격증 취득자가 워낙 많이 배출되고 있어 변별력이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자격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어 있고, 임금도 최저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단 관리 일을 맡게 됐다고 하면, 화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설계는 조경기사나 조경산업기사가 한다. 결국 조경기능사는 나무나 꽃을 관리하는 일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실무 경력을 쌓아 기사나 산업기사가 될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업무와 보수 모두 안정적이다.
한편 중장년층은 꼭 조경 일을 원해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다른 일로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나 시설관리 쪽 일을 원하는데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우대 조건이 된다고 한다.
또한 은퇴 후 베란다 혹은 텃밭의 농식물 관리를 제대로 해보려는 사람들이나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도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경에 대해 이해하고 농업 일을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자격증 취득 과정
조경기능사는 국가기술자격증으로 1년에 4번 응시가 가능하다. 응시 자격에는 제한이 없다. 연령, 학력, 경력, 성별, 지역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필기와 실기시험이 진행되며, 둘 다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아야 합격한다.
흥미로운 점은 필기와 실기시험의 합격률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조경기능사의 필기시험 합격률은 2018년 42%, 2019년 40.7%, 2020년 46.4%다. 반면 실기시험 합격률은 2018년 90%를 넘어섰다. 2020년 합격률도 90.8%였다.
이는 필기시험이 까다롭다는 의미다. 난이도가 매우 높은 것은 아니지만, 공부를 반드시 해야만 합격할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이 시험에 많이 응시하는데, 암기해야 할 것이 많아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필기시험은 조경설계, 조경시공, 조경관리 총 3과목을 본다. 올해 시험 과목이 변경됐기 때문에 수험생은 달라진 점을 파악하고 정리해두는 것이 좋겠다. 객관식 사지선다형, 총 60문제가 나온다. 시험 시간은 1시간이다.
실기시험은 조경설계 도면 그리기(50점), 수목 감별(10점), 작업형 2종류(40점)로 구성된다. 1일 차에는 조경설계 도면 그리기와 수목 감별을 3시간 동안 해야 하며, 2일 차에는 작업형 10종 중 2가지를 임의로 선별해 실기시험을 치른다.
50·60대 교육의 장 활짝
지자체에서 조경기능사 수업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 수요를 반영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연천군 통일평생교육원은 매년 조경기능사 국가자격증 과정을 진행한다. 교육 대상자는 50·60대 20명이다. 체계적인 교육으로 수강생들의 자격증 취득을 돕는다.
경상남도 함안군은 50대의 제2인생 설계를 위한 조경기능사 자격 과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 대상을 50대(1961~1972년생)로만 한정해 눈길을 끈다. 충청남도 보령시는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조경기능사 자격 대비반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고용노동부에서는 조경 관련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교육·훈련이 가능한 곳으로 총 513개 기관, 1522개 과정을 선정했다. 이 중에서 조경기능사는 20개 기관 38개 과정이 선정됐다.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은 실무 중심 교육·훈련 과정 이수 후 평가를 거쳐 합격 기준을 충족한 사람에게 국가기술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조경기능사 자격은 400시간의 교육·훈련을 이수한 후 1차 객관식 및 주관식 필기시험(배점 40%), 2차 작업형 실기시험(배점 60%) 평가를 받고 취득할 수 있다.
“전업주부도 드론교육지도사가 될 수 있냐고요? 제가 바로 그런걸요!”
드론교육지도사 이소연(52) 씨는 직업 만족도가 최상이다. 그녀는 결혼 후 전업주부로 자녀 양육에 집중했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고서야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직업상담사로 근무했다.
그런데 일을 이어가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왔다. 어머니가 아프시면서 보살펴드려야 했기 때문. 이에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일하고 싶었던 그녀는 프리랜서로 일할 수 있는 드론교육지도사에 도전하게 됐다. 남편이 드론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이소연 씨는 드론지도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경력을 쌓는 데 집중했다. 고양시에 사는 그녀는 “연천, 김포, 인천 등, 제가 갈 수 있는 곳은 다 갔다. 강사비에 상관없이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그 시간을 버틴 덕분에 현재 그녀는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활짝 웃었다.
“저는 전업주부였기 때문에 경력이 없잖아요. 그래서 경력을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제가 원하는 곳에 이력서를 내면 그곳에서 이력서를 보고 수업해달라고 요청할 정도가 될 때까지요. 제가 일을 한 지는 4년 정도 됐어요. 한 3년 정도 지나니깐 강사로서 인정도 받고, 자신감도 생겼죠. 저를 원하는 곳으로 가서 수업한 지도 1년 반 정도 된 것 같네요.”
이소연 씨는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이 보수도 괜찮고,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얘기했다. 단점도 있다. 보통 초등학생 1‧2학년을 상대하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많다고. 이에 그녀는 “드론 조종 능력이 좋은 것은 기본이고, 아이들을 잘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저는 늘 하는 말이 2년만 해보고 드론지도교육사를 계속할지 말지 결정하라고 얘기해요. 2년은 자기 몸도 적응하고, 아이들과도 익숙해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다, 없다가 결정될 거라는 거죠. 그런데 생각보다 힘들다고 2년이 되기도 전에 포기하는 분들이 많아서 안타까워요.”
이소연 씨는 현재 초등학교 3곳에서 수업하고 있다. 그녀의 말 곳곳에서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왔다. 얘기를 들어보니 강사가 됐다고 해서 끝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교육 과정도 중요했다. 이소연 씨는 수업 때 드론을 활용해 범버카 놀이, 윷놀이, 빙고 게임 등도 한다고 설명했다.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들로 아이들이 즐거워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
실제 드론교육지도사는 이소연 씨처럼 40‧50대의 여성들이 많다고 한다. 그녀는 “현재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일에 몰두하기가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40‧50대가 되면 아이들도 다 키워놓았고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평균적으로 60대까지는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짚었다.
이처럼 드론교육지도사는 여성에게 좋은 직업으로 추천되지만, 드론 조종에 겁을 내는 여성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이가 많은 시니어 세대들은 기계 조작에 더욱 겁을 낼 것. 이소연 씨는 “저도 기계 다루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드론을 전혀 몰랐다. 그래서 처음에 너무 힘들었지만, 반복적으로 자꾸 하다 보니 익숙해지더라. 이제는 다른 물건들도 잘 조립한다”라고 말하면서 두려워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이소연 씨는 자신처럼 제2의 직업, 전직으로 드론교육지도사는 매우 좋다고 추천했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목표를 성취하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뭐든지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죠. 나를 원하는 곳에 어디든지 달려갈 수 있는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포기하지 마시고 2년만 해보세요. 그러면 일이 있는 노년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니어잡]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기술로 거론되는 ‘드론’은 자율 항법 장치에 의해 자동 조종되거나 무선 전파를 이용해 원격 조종되는 무인 비행 물체를 말한다. 군사용 무인항공기로 이용되다가 재난 감시, 농업, 방송, 물류 등으로 이용 범위가 폭넓어졌고, 필요성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드론과 관련된 직업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드론교육지도사는 중장년층 여성의 유망 직업으로 통한다.
드론교육지도사는 학생들에게 드론과 관련해 교육해주는 선생님이자 드론조종길잡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직접 드론을 조립하고 조종하게 해주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드론교육지도사는 교육기관 및 시설 등 드론과 관련된 모든 현장 활동에서 드론에 관한 이론과 실무 교육을 할 수 있다. 단, 전문가용 드론이 아닌 토이 드론과 관련해 교육·지도를 할 수 있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후, 중학교 자유학기제 강사, 초등학교 방과후 교사, 문화센터 드론 전문 강사, 대학교 평생교육원 외부 강사, 도서관 아동기관 드론 전문 강사 등으로 보통 취업이 이루어진다. 홈스쿨 교습소 운영도 가능하다.
그러나 강사를 넘어 드론교관이 되거나 항공촬영 방제 등 국가 전문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면 드론교육지도사가 아닌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한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 취득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나오는 국가공인자격증이 아닌 민간자격증이다. 자격증 발급 기관은 100여개에 이른다. 한국 드론교육 협회, 대한 드론협회 등이 있다. 각 협회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자격증을 발급한다.
드론교육지도사 자격증은 ‘이수’의 개념이 강하다. 각 기관마다 배정된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수료증 혹은 자격증이 발급된다.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교육을 성실히 받았는지 검사하는 수준으로 시험은 어렵지 않다. 필기시험은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면 충분히 풀 수 있고, 실기시험은 간단한 드론 조종 수준이라고 한다.
자격증에는 1급과 2급이 있는데, 2급은 보통 이론 60시간 이상, 실기 10시간 이상 교육을 수료하면 취득할 수 있다. 1급은 2급 취득 이후 이론 60시간 이상, 실기 20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하면 취득 가능하다. 사실 1급과 2급에는 큰 차이가 없으며, 2급만 취득해도 강사로 일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교육지도는 기본적으로 드론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드론 비행 원리, 조종 기초와 수리 방법 등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통신 방법, 드론 센서와 IOT(사물인터넷) 접목, 드론 재료와 부품, 임무 장비 등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드론 비행제어 시스템 SW(소프트웨어), 드론 자율주행과 코딩 SW, 드론 항공 촬영 방법 등도 알고 있어야 한다. 더불어 드론 스포츠, 드론게임 등 드론을 다양하게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드론에 대해 가르쳐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스스로 드론 종사자라기보다는 드론선생님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학생을 이해하는 자세, 밝고 긍정적인 태도, 스피치 능력 등의 소양도 요구된다.
중장년 여성에게 추천 이유
앞서 말했듯이 드론교육지도사는 학교와 기관 등에서 일하는 편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초등학교 전국 6040개), 중학교 자유학년제 드론 수업(중학교 전국 3213개), 고등학교 진로 체험(고등학교 전국 2360개), 대학교 비교과 과정 드론 수업 등에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청소년회관, 다문화 지원센터, 여성회관, 서울 50+센터 등에서도 드론 교육을 할 수 있다.
특히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드론 교육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코딩(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언어로 컴퓨터에 명령하는 것) 교육을 배우는 경우도 많은데, 드론을 배우면 코딩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는 모형 비행기를 만들고 난리면서 창의력을 길렀다면, 현재는 드론이 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다 보니 초등학교에서 드론교육지도사의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드론교육지도사는 중장년 여성에게 추천된다. 양육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엄마의 마음으로 친절하게 드론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드론을 잘 다룬다면 좋겠지만,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다룰 필요는 없다. 때문에 드론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우도 3개월 정도면 드론을 잘 다루고 지도교육사가 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한다. 물론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거나, 손 감각이 좋은 여성은 유리할 것으로 추천된다.
또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도 드론교육지도사의 장점이다. 드론교육지도사는 보통 프리랜서로서 일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경력이 2~3년 이상 쌓이면 업계에서 인정받고 수익도 안정화된다. 초기 수입은 월 100~150만 원 수준이지만 경력이 쌓인 후 여러 학교에서 수업을 하면, 웬만한 직장인 부럽지 않을 만큼 벌 수 있다고 한다. 즉 자신이 하기에 달렸다.
정리하자면 드론교육지도사는 양육 경험이 있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장년층 여성에게 특히 추천되는 직업이다. 이에 따라 여성회관,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에서 드론교육지도사 양성 과정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지자체에서 드론교육지도사 관련 강좌가 열린다면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자. 꼭 업으로 삼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자녀를 키우거나,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