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매우 더운 계절이다. 우리나라는 장마 후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때문에 습도 또한 높아서 무덥다. 습열이 무성해 불쾌지수도 올라가고 곰팡이도 피기 쉬우며 썩기 쉽다. 젊은 사람들은 괜찮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일사병으로 돌아가시기도 한다.
여름을 잘 난다는 것은 습과 열에 잘 버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 여름은 콩팥[水]이 약해져서 심장[火]을 제어하기 힘든 계절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건강이란 水火의 균형이 중요한데, 여름에는 火가 극성하고 水가 약해지기 때문에 균형이 깨지기 쉽다는 말이다. 그리고 여름은 피부, 얼굴 등 겉은 뜨거워지지만, 위장 등 속은 차가워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에서는 사계절 중 여름철 건강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했다. 밖으로는 땀을 과도하게 흘려 탈진하거나 더위 먹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안으로는 위장이 차갑기 때문에 차가운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 얼음물과 차가운 채소, 과일을 많이 먹으면 가을철에 추웠다 더웠다 하거나 대변이 나빠진다. 에어컨 때문에 냉방병에도 쉽게 걸리는데 머리가 아프고 몸이 쑤시며 발열, 오한,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인다. 그러므로 중간중간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여름은 콩팥이 가장 약한 때이므로, 과도한 성생활과 음주는 콩팥에 치명적이다. 무더울 때 찬물로 세수하면 눈이 나빠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운 곳에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찬물로 양치하되 삼키지는 말아야 한다.
여름에는 폐와 콩팥 그중에서도 폐의 역할이 중요하다. 폐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곳이며, 실제 역할은 이보다 훨씬 중요하다. 오장 중에서 가장 위쪽에 위치하는 폐는 위로 올라오는 열을 식혀 아래로 내려 보내는 공랭식 기관이다. 오장 중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는 콩팥은 내려온 열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수랭식 기관이다. 폐가 약해지면 위로 올라오는 열을 식히지 못해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나며, 혈압이 올라가고, 뒷골이 땅긴다. 열이 뇌로 가면 일사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음식을 먹은 뒤 몸을 움직이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가 바로 습이다. 과로하면 몸이 무겁고, 과식이나 과음을 해도 몸이 무겁다. 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몸이 뭉치고 무거워지고, 성생활이 지나쳐도 몸이 붓는다. 이런 것들이 모두 내부의 습이다. 비 오는 날이나 안개 낀 산을 오를 때도 몸이 무거워지고 쉽게 지치는데, 이는 외부의 습이다. 장마와 한여름의 무더위도 외부의 습이다. 더위를 먹었다는 것은 이러한 습에 몸이 상한 것이다.
폐는 우리 몸에서 이러한 습을 제거해준다. 그래서 폐가 강한 사람은 쉽게 지치지 않고 스트레스에도 잘 버티며 여름을 잘 나고 정력도 강하다. 나이 드신 분들은 특히 폐를 강하게 해줘야 한다. 몸 안팎의 습을 제거하는 것이 여름을 잘 나게 하는 비결이다.
높은 산을 오르면 습기가 없는 쾌청한 공기 속에서 심호흡을 할 수 있다. 폐가 알아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쉰다. 이렇게 깊은 숨을 내쉬면 몸속 습이 잘 제거돼 몸이 가벼워진다. 몸의 열도 내리고 머리도 맑아진다. 폐는 이런 환경을 좋아한다. 도가나 불가에서 명상을 할 때 높은 산에서 하는 것은 폐와 관련이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이 된다. 건조한 바닷가나 고산에 장수마을이 있는 것도 습과 관련이 있다.
요즘은 여름이 되면 바닷가나 계곡으로 놀러가지만 옛날에는 높은 산으로 피서를 갔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 8경이 있었는데, 제1의 피서지는 개마고원 자락 부전고원이었다. 평균 해발고도가 1400m 이상인 부전고원은 여름에도 온도가 서늘했다. 고산이라 습기가 적었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의 열대야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밤에도 습열이 심해 숨이 턱턱 막혔다. 이렇게 폐가 기능을 못하면 호흡이 얕아져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몸이 무거워진다. 부전고원, 대관령 같은 고원에서는 여름에도 습이 없어 호흡이 깊어지고 폐가 활성화된다.
폐가 건강하면 척추가 바로 서고 폐활량이 좋아진다. 나이 드신 분들은 등이 구부러지기에 여름 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가급적 등허리를 똑바로 펴고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하면 좋다.
폐는 건조한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여름에 제습기나 에어컨을 켜는 게 좋을까? 음식에 자연의 맛과 인공의 맛이 있듯이, 공기에도 자연의 공기와 인공의 공기가 있다. 자연의 맛을 먹으면 몸이 가볍고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만, 인공의 맛을 먹으면 몸이 무겁고 소변 나오는 것이 시원찮다. 인공의 공기에도 이런 문제가 있다. 에어컨을 틀어놓으면 공기는 건조해지지만 고산에서처럼 심호흡은 되지 않는다. 폐가 인공의 공기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깊은 숨을 쉴 수가 없다. 따라서 몸속의 습이 제거되지 않는다. 그래서 에어컨 바람을 오래 맞으면 몸과 머리가 무거워지고 소화 장애가 생기고 콧물이 나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습에 관련한 처방으로 냉방병을 치료한다.
보신탕과 삼계탕은 여름에 좋다는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보신탕은 개고기다. 한의학에서 개는 멍멍 잘 짖어서 폐가 강한 동물이다. 삼계탕은 닭과 인삼, 황기를 재료로 하는데 닭은 땀을 흘리지 않는 동물이고 인삼, 황기는 폐에 좋은 대표적인 약재다. 이때 인삼, 황기는 껍질째 말린 피인삼, 피황기가 폐를 더 잘 보호해준다. 대표적인 여름철 차로는 오미자차가 있다. 오미자 역시 시큼한 맛으로 폐에 좋은 약재다.
콩류는 습열을 소변으로 빼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여름철 무더위에 아주 좋은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백편두가 여름철에 좋다. 더위를 먹어 땀이 뻘뻘 나고 입맛이 없을 때 좋다. 여름철 식중독도 예방해준다. 기가 허약해 몸이 무거운 사람에게 더 좋다. 여름철에 콩국수를 해먹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뱀장어는 뱀처럼 강한 탄력성을 가진 물고기다. 이 탄력성으로 남녀의 생식기를 강하게 하고, 습을 몰아내서 몸을 가볍게 한다. 물도 중요하다. 요즘은 정수기 물을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습을 제거하려면 생수를 마셔야 한다. 여름에는 생수 1ℓ에 죽염 4g을 녹인 물을 마시면 기운도 나고 폐도 활성화된다. 보신탕, 삼계탕, 콩국수에 소금을 넣어 먹으면 폐를 도와 습을 없애준다. 또 개똥쑥을 달여 마셔도 여름 감기와 여름 나기에 좋다.
올 한 해 연극계에는 유명 배우 하나 없이도 관객들의 시선을 확 잡아끈 작품이 있다. 극단 몽시어터의 (이동선 연출·석지윤 작)이다. 작품성과 관객 선호도 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이 연극은 지난 11월 재공연으로 관객들을 찾았다. 달빛을 한껏 받고 있는 밤 고양이를 연상하게 하는 포스터는 잔인함과 괴기함을 표현한 듯하다. 뚜껑을 열어보니 할퀴고 물어뜯는다, 웃음까지 줬다 뺏는 블랙코미디다. 현대인의 내면에 감춰진 스트레스와 광기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관객 또한 ‘내 본성은?’이란 질문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안에는 우리 입장을 대변하는 ‘노인’이 등장한다. 젊은 관객들이 집중하는 연극 속 노인은 어떤 방식으로 비춰졌을까?
비밀을 감춘 듯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현대 빌라. 연극이 시작되면 근심 가득한 얼굴의 빌라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는다. 빌라 주변에서 고양이가 계속 죽어가는 상황을 알아보려고 관리인이 주민들을 모은 것. 게다가 옆 동네에서 한 여성이 사이코패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주민들은 빌라에 사는 한 사내를 범인으로 지목해 고양이를 죽인 범인이자 옆 동네 아가씨를 죽인 사이코패스로 몰아가면서 본성을 드러낸다. 그 가운데 홀로 살고 있는 노인. 그 또한 내면에 감추고 있던 욕망을 조금씩 표출하기 시작한다.
그는 빌라 주인의 장인이다. 빌라 1층이 비어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빌라를 관리하는 사위의 여동생이 가끔 노인을 돌봐준다. 사회시설에 다니며 무료급식 봉사를 하는 착한 노인으로 비춰지지만 실상은 농아학교 급식에 약을 타 학생들을 식중독에 걸리게 한다. 그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젊은 주민들의 뒤를 쫓으면서 사건에 빠져든다.
말을 못하는 노인, 그래도 세상 이야기에 끼고 싶다
노인은 자유롭게 말하지 못한다. 과거 폐질환을 앓아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다. 그의 말을 그나마 잘 알아듣는 사람은 자주 얼굴을 보고 살아온 빌라관리인 사위의 여동생이다. 그가 몸짓으로 표현하면 사람들은 유추하는 정도다. 말을 못하지만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그는 구성원으로서 행동하고 싶어 한다.
나이 들어도 남자의 본능은 존재한다
쥐가 출몰하는 빌라 내부. 사람들이 대화를 하다 쥐 소리와 함께 갑자기 전기가 나가버려 아수라장이 된다. 한참 동안 어두웠던 공간에 불이 켜지면 어느샌가 탁자에 올라간 노인이 지팡이로 쥐를 쫓기 위해 천장을 두드리고 있다. 빌라에 사는 젊은 아가씨는 쥐 소리를 무서워한다. 쥐를 쫓는 일은 젊었을 때부터 해본 노인이다. 늙어버린 그가 현재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일이 어쩌면 쥐를 쫓는 일일지도 모른다. 또한 젊은 여자를 보호하고픈 남자로서의 은근한 본능은 아닐까. 나이든 어른이기 때문에 행동이나 생각 자체가 젊은이들처럼 빠르지 않지만 은연중에 음흉한 속내를 드러낸다. ‘나도 남자다,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인은 노력한다.
여기가 세상의 끝이다!
이 연극에서 노인 역의 절정은 피칠갑을 하고 “여기가 세상의 끝이다!”라고 외치는 장면이다. 비중 있고 의미 있는 대사이자, 노인의 유일한 대사이기도 하다. 노인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다양한 의미의 끝을 선포한다. 노인 역할을 맡은 배우 김수보씨는 “중의적인 표현이 맞다. 사이코패스의 시점에서의 끝, 노인의 끝일 수도 있고, 극 안에서 상황을 끝내고자 하는 마침표의 의미이기도 하다. 연극 대본 지문에 작가가 ‘뻐끔 뻐끔’으로 해놓은 작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에서 소외된 시니어의 현실을 대변하다
말을 못하는 노인, 세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걸음걸이는 캐릭터를 떠나서 우리 사회 속 실제 시니어들의 위치를 반영한다. 이에 대해 김수보씨는 연기를 한 배우로서 해석을 들려줬다.
“배우들은 배역을 맡으면 자기 역할이 어떤 사람일까 생각하는 작업을 합니다. 일단 노인은 젊었을 때 열심히 노력하며 착하게 살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삶은 독거, 소외된 노인이 된 거죠. 그다음에는 노인의 사이코패스적 기질은 어디서 왔을까 궁금했습니다. 경제가 나빠지면 제일 대접받지 못하는 대상이 노인입니다. 고령화 사회이기는 하지만 사회 전체를 움직이는 에너지는 없는 부류죠. 노인이 하는 일이라곤 아이들 무료급식 봉사입니다. 착한 척하면서 사는 것이죠. 정작 속내는 고령연금도 줄고 자신이 먹을 것도 없는데 무료급식 봉사라니, 사회에 대한 서운함이 깊어질 수도 있죠.”
노인의 대사는 거의 없지만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12명의 인물들 속에서 구성원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주인공이다. 노인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힘든 몸을 움직이고, 안 나오는 목소리를 애써 쥐어짜며 “이곳이 세상의 끝이다!”라고 외친다. 이 연극속 노인의 모습을 통해 우리나라 시니어 세대의 현실을 볼 수 있었다. 고령화 사회, 100세 인생을 대비하자는 말들은 많지만 우리 사회의 노인들에 대한 대책은 연극 속 노인의 걸음걸이만큼 느린 것은 아닐까.
여름은 무더위[濕熱]가 극심한 계절이다. 노약자는 너무 더워서 사망하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 여름은 콩팥[水]이 약해져서 심장[火]을 제어하기 힘든 계절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건강이란 水火의 균형이 중요한데, 여름에는 火가 극성하고 水가 약해지기 때문에 균형이 깨지기 쉽다는 말이다. 그리고 여름은 피부, 얼굴 등 겉은 뜨거워지지만, 위장 등 속은 차가워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 보양식의 특징은 진기를 보충하며, 땀이 많이 새나가는 것을 막아 주고, 속이 허약한 것을 따뜻하게 하며, 콩팥[腎臟]이 약한 것을 보충해 주며, 무더위를 소변으로 빼주는 것이다.
생맥산은 여름을 대표하는 처방이다. 맥문동 8g, 인삼 4g, 오미자 4g을 물에 달여 마시면 좋다. 여름철에 기운이 떨어진 것을 보충해 주고 무더위를 이기게 한다. 생맥산을 만들기 힘들면 오미자차를 자주 마셔도 좋다.
콩류는 습열을 소변으로 빼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여름철 무더위를 이기기에 아주 좋은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백편두가 좋은데, 더위를 먹어서 비질비질 땀이 나고 입맛이 없을 때 좋다. 여름철 식중독도 예방한다. 기가 허약하고 몸이 무거운 사람에게 더 맞다. 여름철 콩국수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덩굴 식물은 소변을 잘 나가게 하기 때문에 무더위를 소변으로 몰아낸다. 수박, 참외, 포도, 다래 등 열대의 무더운 환경에 적응한 과일들도 무더위를 잘 풀어준다. 야자, 망고, 바나나 등 물론 반대로 무더위를 조장하는 과일도 있다. 자연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가지 선택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여름에는 인체의 겉은 덥지만, 속은 차가워진다. 그래서 배탈, 설사가 여름에 가장 많다. 보신탕, 삼계탕, 뱀장어는 여름철 차가워진 속을 덥혀 주고 피부의 열은 식혀 주는 음식이다.
구선(臞仙)의 에 이르기를, “여름은 사람이 정액[精]과 정신[神]을 빼앗기는 계절이다. 이때에는 심(心)은 왕성해지고 신(腎)은 쇠약해져서 신의 정액[腎精]이 녹아 물이 된다. 이것은 가을에야 응집되고 겨울이 되어야 비로소 굳어지기 때문에, 여름에는 더욱 보호하고 아껴야 한다. 그러므로 여름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그래야만 가을에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는 우환을 겪지 않는다. 뱃속이 늘 따뜻한 사람은 자연히 모든 질병이 생기지 않고 혈기가 왕성해진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런 음식을 먹을 때는 속을 덥혀주는 부추를 넣어서 먹고, 따뜻하게 데워 먹는 것이다.
보신탕은 개고기에 부추, 생강, 토란대, 마늘을 넣어 만든다. 개고기, 부추, 마늘을 삶으면 아랫배 단전을 덥혀서 강화한다. 토란대는 무더위로 가슴이 답답한 것을 식혀 준다. 생강은 맛을 조화시키고, 방아(배초향)잎은 냄새를 제거하고 소화를 돕는다. 보신탕의 효능을 종합해 보면 여름에 차가워진 속을 덥힌다.
삼계탕은 누런 암탉에 인삼 또는 황기, 마늘, 찹쌀을 넣어 만든다. 누런 암탉은 잦은 소변, 설사, 냉, 하혈을 수렴하는 효과가 있다. 황기나 인삼, 찹쌀은 기운을 보충하면서 피부를 수렴해서 땀이 덜 나게 한다. 삶은 마늘은 속을 덥혀준다.
잎이 큰 열대 식물들은 구멍을 열어 증산작용을 활발히 해서 무더위를 잘 식히는 특징이 있다. 인체 내에서는 땀구멍을 열어 무더위를 식히는 작용을 한다. 연잎은 잎이 크면서 물에 살기 때문에, 땀과 소변으로 열을 식히는 효능이 뛰어나다. 그래서 연잎은 여름 더위, 열사병을 이기는 데 중요한 식품이다. 더위를 먹어 입맛이 없는 데도 좋다. 호박잎밥도 잎이 크기 때문에 더위를 식혀준다. 동남아에서 바나나잎밥(론똥), 파초잎밥, 야자잎밥(크투팟), 대나무로 찐 딤섬 등을 많이 먹는 것도 더위를 식혀 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여름철에 좋은 음식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여름철에 적합한 맛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약간 시큼한 과일이나 음료수, 오미자차나 묽은 매실차를 자주 마시면 땀과 기운이 새어 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둘째, 약한 짠맛이 여름에 필요하다. 사막을 횡단하는 카라반은 소금을 늘 복용해서 진액이 땀으로 새지 않도록 한다. 약한 짠맛을 먹으면 진액을 끌어당겨 땀이 덜 나가게 한다. 그리고 몸의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다. 여름철에 우뭇가사리를 많이 먹는 것과 콩국수에 소금을 넣는 것도 이런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보신탕, 삼계탕이 여름 보양식으로 좋은 것도 이 짠맛이 있기 때문이다. 뱀장어도 여름에는 소금을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셋째, 단맛이 필요한데, 이때는 초콜릿 같은 맛이 아니라 뒤끝이 달달하면서 입에 침이 고이는 단맛이 필요하다. 더운 여름에는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 이것을 보충하기 위해 단 것을 많이 먹는다. 더운 동남아와 중동 사람들이 단 것을 엄청 많이 먹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수박, 야자 등 여름 과일, 열대 과일류는 대부분 달다.
>>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세계적 장수지역인 일본 오키나와 사람들은 세계에서 콩을 가장 많이 먹는다. 장수에 좋다는 ‘슈퍼푸드(Super Food)’라는 용어를 세상에 퍼뜨린 미국의 영양학 박사 스티븐 프랫(Steven G. Pratt)이 선정한 14가지 음식에도 콩이 들어간다.
서양은 밀 위주의 문화이고, 동양은 쌀 위주의 문화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독특하게 적용되는 음식 문화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콩 문화이다. 콩의 원산지가 만주와 한반도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콩 음식이 발달했다. 콩을 발효시킨 메주, 간장, 된장, 청국장 등과 콩을 가공한 두부, 순두부, 콩비지 등이 많이 만들어졌다. 콩은 질소 고정 박테리아를 통해 단백질을 합성하기 때문에, 우리 민족에게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콩들이 몸에 좋다고 알려져 유행하고 있다. 쥐눈이콩, 녹두, 완두, 렌틸콩, 병아리콩, 여우콩, 동부콩, 팥 등 수많은 종류가 있다. 이 콩은 어디에 좋고, 저 콩은 어떤 병에 좋다는 말이 많다. 그런데 음식의 효능을 찾을 때는 큰 부류의 공통점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녹두, 완두의 차이보다는 녹두, 사과의 차이가 더 크다. 즉 콩류는 공통점이 훨씬 많으며, 이들의 공통점을 알고 나서, 콩 각각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콩과 식물은 대표적인 덩굴 식물로 뿌리가 깊고 덩굴이 질기며 생명력이 강하다. 칡, 아까시나무, 족제비싸리, 감초, 황기, 콩, 팥 등이 있다. 칡 ‘갈(葛)’은 막을 ‘알(遏)’에서 나왔는데, 도로를 뒤덮어 길을 막아 버릴 정도로 잘 자라며 질기다는 뜻이다. 19세기 말엽 미국에 도입된 칡은 현재 미국 남부를 점령하고 북부로 진격 중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생태교란 식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1분에 1마일씩 자란다는 속설이 있는 아까시나무는 제초제를 쳐도 안 죽어 아까시나무만 죽이는 제초제가 따로 있을 정도다. 족제비싸리는 대한제국 무렵 민둥산이 많아 홍수가 나자, 이를 막는다고 북미에서 수입했을 정도로 번식력이 좋고 질기다. 회초리, 빗자루로 쓰던 싸리나무 역시 콩과 식물이다.
이렇게 빨리 자라고 질길 수 있는 것은 수액을 공급하고 순환시키는 힘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칡은 수십 미터 떨어진 말단까지 수액을 공급해 준다. 덩굴식물인 콩과는 체액을 순환시켜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단맛이 있기 때문에 해독하는 힘이 강하다. 그리고 콩과는 모두 서늘하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콩가루를 많이 쓰며, 술독을 푸는 데 칡뿌리, 녹두전 등 콩류가 꼭 들어간다. 황달, 부종, 배가 더부룩한 경우,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길 수 있는 심혈관질환, 뱃살에도 콩류가 좋다. 공해독, 약독을 풀어주는 데도 콩류가 좋기 때문에, 양약을 장기 복용할 때 콩류를 약간씩 먹어 주면 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콩류 전체를 살펴보면 콩깍지가 길면 길수록 체액을 순환시켜 몸 밖으로 빼내는 효능이 강한데, 녹두, 팥 등이 그렇다. 심혈관계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위장의 찌꺼기, 군살, 독소 등을 제거하는 힘이 강하다. 콩깍지가 짧을수록, 즉 1개의 콩깍지에 들어 있는 콩이 적으면 적을수록 기운을 보충하고 생식기와 뼈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강한데, 약콩, 쥐눈이콩, 여우콩, 렌틸콩, 병아리콩 등이 그렇다. 생식기를 튼튼하게 한다는 것은 여성의 갱년기 증상에 좋다는 말이다.
그러나 신부전 등 신장 질환이 심한 경우에는 단백질이 많은 콩류는 오히려 부담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날콩에는 단백질 분해를 방해하는 트립신(trypsin) 저해제가 많기 때문에, 그냥 먹을 경우 소화시키기가 쉽지 않다. 콩을 쪄서 가루내면 트립신 저해제가 없어지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된다. 그리고 콩에는 질소와 황이 있어 배에 가스가 차게 하고 방귀를 잦게 만드는 단점도 있다.
녹두는 콩 중에서 해독력이 가장 강하고 차가운데, 해독하는 힘은 녹색 껍질에 있다. 두통, 편도선염, 가슴 답답, 당뇨, 고열, 양약 중독, 중금속 중독, 술독 등의 해소에 좋다. 녹두베개를 만들어 베고 잠자면 머리를 시원하게 해서 열 많은 사람의 두통에 좋다. 그런데 원기가 쇠약해진 노인이나, 기운이 약한 사람, 속이 차가운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한약 먹을 때 녹두, 녹두 나물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한약마저 해독해 버리기 때문이다.
붉은 팥은 뚫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각기, 부종, 창만에 좋으며, 산모의 젖 분비도 촉진한다.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잘 체할 수 있는데, 팥은 이런 밀가루 음식의 부작용을 가장 잘 풀어준다.
따라서 팥빵, 찐빵, 붕어빵, 팥칼국수, 타이야끼 등 밀가루 음식에 팥이 자주 들어간다. 동지팥죽, 찹쌀떡에 팥이 들어간 것도 새알, 찹쌀떡을 먹고 잘 체하는 부작용을 팥이 없애주기 때문이다. 뚫는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에서는 “오래 복용하면 피부가 검어지고 마르며 야위게 된다”고 주의시키고 있다. 1개의 팥 깍지에 4~15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백편두는 까치콩, 제비콩이라고도 부르는데, 남미 열대가 원산이며, 여름철에 기운이 떨어져 구토, 설사하고 땀이 쉽게 나며 몸이 무겁고 부을 때, 더위 먹었을 때, 아주 좋은 여름철 곡식이다. 소화력이 약할 때는 그냥 볶거나 생강즙 치료에 볶아서 쓰면 소화력도 높여 준다. 또한 콩의 일종이기에 해독하는 힘도 있는데, 여름철 식중독과 비상독, 복어독 등을 풀어준다.
그리스가 원산지인 렌틸콩은 자생지, 모양, 생태환경, 효능이 백편두와 거의 유사하다.
약용으로 많이 쓰이는 쥐눈이콩(서목태)은 검고 작으며 속이 파란 것이 특징이다. 반짝반짝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쥐눈이콩은 상당히 강력한 해독제이다. 당뇨를 치료하고, 피를 맑게 하며, 중풍 치료와 예방에 좋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여성 갱년기 증상 치료에 좋다. 쥐눈이콩은 콩깍지에 1~3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중동이 원산지이며 지중해, 인도, 중앙아시아 등에서 주로 생산되는 병아리콩은 땅콩처럼 고소한 맛, 밤처럼 구수한 맛이 특징으로 콩 비린내가 없고 포만감이 높다. 콩깍지에 2~3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이 콩 역시 뼈를 튼튼하게 하고, 갱년기증상 완화에 좋다.
>>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해산물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겨울은 생물의 부패가 쉬운 여름에 비해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안심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10~2014)간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발생은 연간 평균 36건으로 이 중 약 44%(16건)가 겨울철에 발생하고 있다. 식중독 환자수의 경우 겨울철 평균 874명으로 이 중 절반(49%)가량인 431명이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였다.
[도움말] 목포중앙병원 소화기내과 김기태 교수
노로바이러스(Norovirus)는 사람에게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그룹으로, 노로바이러스라는 공식 명명이 승인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노로바이러스 또는 노워크(Norwalk) 바이러스라는 이름은 2004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워크에서 집단 발병된 이후에 이 지역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노로바이러스는 위장염 질환으로 Stomach flu(위장 독감)로도 불리나, 독감 바이러스나 호흡기질환, 세균이나 기생충과 관련은 없다.
겨울에 강한 식중독 원인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은 일 년 내내 발생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앞선 통계에서 나타난 것처럼 겨울철에 유행하는 경우가 많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주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학계에선 의심하는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먼저 노로바이러스는 다양한 온도 변화를 잘 견딜 수 있는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여서 얼음이 얼 정도의 온도에서 섭씨 60도까지 매우 넓은 범위의 온도를 견디어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된 환자의 분변에서 바이러스가 배출되면 이 바이러스가 주위 환경을 오염시켜, 이를 만진 사람의 손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 감염되거나 음식물을 오염시켜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이때 바이러스는 차가운 외부 환경을 견뎌낼 수 있어서 겨울에도 전파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안심. 여름에는 식중독이 잘 발생해 음식물 관리를 잘 신경 쓰지만, 겨울에는 낮은 기온 때문에 식중독 위험이 낮지 않을까 하고 주의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염력 강해 사람 사이에서 쉽게 퍼져
가장 흔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질병명은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장염이란 위와 장의 염증 유발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설사와 구토를 동반하지만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나 이틀 내에 호전된다. 하지만 중년이나 어린이 등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는 탈수증상을 보이거나 특별한 의학적 주의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매우 전염력이 강하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퍼진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에서 발견되지만, 감염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셨을 때도 그렇고, 오염된 물건을 만진 손으로 입을 만졌을 때, 질병이 있는 사람을 간호할 때 또는 환자와 식품, 기구 등을 함께 사용했을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최근에는 노로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서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캐나다 라발 대학의 교수이자 퀘벡 심장·폐 연구소 연구원인 캐롤린 뒤센 박사가 “노로바이러스가 감염 환자로부터 몇 미터 떨어진 곳의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특별한 치료약 없어 관리가 중요
현재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즉 치료약은 없고 감염을 예방할 백신도 없다. 또한 노로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일종이므로 항생제로도 치료가 되진 않는다.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는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찾아오면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인은 심하지 않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열이 심하거나 아파하면 해열진통제를 먹도록 하고, 탈수가 심한 경우는 경구 전해질용액을 처방하기도 한다. 중년이나 아이들 중 구토가 심해서 먹지 못할 때, 탈수가 심해지면 입원해서 수액을 맞도록 조치하는 사례도 있다.
만약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다면, 구토와 설사를 할 때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서는 다량의 음료를 섭취해야 한다. 특히 어린아이나 중년 환자에서 탈수 증상은 흔하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데 음료수, 주스, 물은 탈수 증상을 예방할 수 있지만, 스포츠음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의사들은 조언한다.
사랑하는 손주가 걸렸다면
손주에게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단 쉬게 해야 한다. 이미 성인이 된 자녀들에게 이 병은 하루 이틀 정도 속앓이를 하면 그만이지만 손주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아이들은 보통의 경우 3일 정도면 호전되지만, 심한 경우 일주일까지 지속되기도 하고, 25% 정도는 3주까지도 지속되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일단 가능하면 평소처럼 먹도록 하는 것이 좋다. 토하는 것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일단 그대로 먹이도록 하고, 구토가 심한 경우는 원래 먹던 음식을 부드럽게 해서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좋다. 굶긴다는 생각보다는 ‘먹일 수 있는 만큼이라도 소량씩 자주 먹인다’가 답이다.
노로바이러스 예방법
첫째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특히 화장실 사용 후, 식사 전 또는 음식 준비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둘째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씻어야 하며 굴은 가능하면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셋째 질병 발생 후 오염된 표면은 소독제로 철저히 세척하고 살균해야 한다.
넷째 질병 발생 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옷과 이불 등은 즉시 비누를 사용해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한다.
다섯째 환자의 구토물은 적절히 폐기하고 주변은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여섯째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회복 후 3일 동안은 본인과 다른 이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환자에 의해 오염된 식품은 폐기 처리해야 한다.
일곱째 손이나 식기 등을 닦을 때에는 수건이나 행주보다는 1회용 타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극이나 역사소설에 종종 나오는 역병(疫病, plague)은 어떤 병일까? 어떤 소설에는 조선시대 한 산골마을에 역병이 돌아 삼분의 일이 넘는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는 얘기도 나오고, 다른 소설에서는 호환마마를 ‘역병’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역병을 마을에서 몰아내기 위해 병자의 시신을 불태우고, 굿을 하기도 하였다.
황석영의 장편대하소설 에도 이 역병은 ‘괴질’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장길산이 아직 뜻을 온전히 펼치기 전에 금강산 암자에서 운부대사의 가르침을 받으며 수련을 하던 때, 고성포 꽃재말에서 이 역병이 출몰하여 마을을 뒤덮는다. 무능한 관아와 무지한 백성들이 어쩔 줄을 모르고 역병의 공포가 번져갈 무렵, 장길산과 뜻있는 몇몇 젊은이들이 목숨을 돌보지 않고 팔을 걷어붙인다. 당시 역병에 걸려 죽은 시신의 모습을 표현한 대목을 보면, ‘온 얼굴에 반점이 돋아나 있었고 열에 떴던 안색은 옹기처럼 탔는데 백태가 잔뜩 낀 입이 흉측하게 벌려져 있었다’라고 표현되어 있다.
혈관염증을 일으켜 온몸에 발진을 가져오는 발진티푸스가 유행한 것이 아닐까 추측이 된다. 발진티푸스는 비위생적이고 먹을 것이 부족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이므로 전쟁이나 기아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당시가 보릿고개였음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의지는 많지만 묘책이 뚜렷하지 않던 차에 찾은 사람이 의술을 아는 양반의 후예인 ‘설유징’이라는 사람이었다. 도움을 청하러 간 길산과 동료에게 설유징은 소주와 백반(白礬, 광물성 한약, 살균작용이 있다)을 섞어서 그들 먼저 소독할 것을 권한 뒤에 치료약으로 쓰던 승마, 백작약, 갈근, 감초, 생강, 계지, 백반 등을 챙긴다. 이 약재들은 한의학에서도 염병(전염병의 준말)에 많이 쓰이는 약재들이다. 그 외에도 소독을 위해서 살균작용이 있는 석회를 가지고 간다. 현장에 도착한 설유징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먼저 위 약재들을 조합한 발한하열탕(發汗下熱湯)을 달여 먹이고, 끓여서 소독한 물로 몸을 씻겼으며, 백반을 소주에 섞어서 입과 목구멍을 닦아내게 하였다. 결국 괴질은 마을에서 점차 물러나게 된다.
역병과 천연두
그렇다면, 장길산에 나오는 괴질을 뜻하는 역병과 천연두인 두창을 지칭하는 역병은 분명 다른 질병인 것이 확실한데, 왜 역병이라는 표현을 같이 사용하는가? 답을 찾기 위해서 역병의 뜻을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지식백과를 뒤져보면, ‘세균, 원충, 스피로헤타, 리케차, 바이러스 등으로 일어나는 질환 중 급성의 경과를 거치며 전신적인 증세를 나타내고 집단발생(유행)하는 전염병’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즉, 다시 말하면 우리가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病原體)라고 알고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 외에도 그 중간 위치에 있는 모든 미생물로부터 발생하는 전염병을 말하는 것인데, 병의 진전 속도가 빠르고 전신에 걸쳐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을 일으키며, 음식물이나 사람의 침, 먹는 물 등을 통해 주변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것들을 다 통틀어서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한과 발열, 근육통, 구토 등으로 시작되는 전염병의 일반적인 특징을 가진 유행병들을 통칭해서 ‘역병’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 중에서도 장길산에서 유행했으리라고 짐작되는 발진티푸스는 ‘리케차’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와 세균의 중간 크기쯤에 해당하는 세균에 의해서 발생한다.
또 다른 역병 중의 하나였던 천연두는 ‘폭스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한다. 역시 영양분 공급이 불충분한 곳에서 유행하기 쉬우나, 분명히 보균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이 있어야 한다.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킨 스페인의 코르테스 군대가 이 천연두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원정대로 보내진 코르테스가 황금의 제국이라고 알려진 아즈텍 제국에 아예 눌러앉으려 하자, 당시 스페인에서 토벌군을 보냈는데, 그중에 천연두 환자가 있었던 것이다. 토벌군에게도 승리하고, 제국 전체에 확산된 천연두 때문에 아즈텍이 무너지면서 그 거대한 제국도 코르테스가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미 스페인에서는 천연두가 풍토병이 되면서 침략자들에게는 희생자를 발생시키지 않았지만, 아즈텍 제국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죽음의 신이 휘두르는 커다란 재앙이었던 것이다.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구급약
한의학을 민족의학으로 전승시켜왔던 우리 조상들은 이 역병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수인성 질병이 유행하기 직전인 단옷날에 쑥떡을 해먹는 풍습이 있었다. 한약명으로 ‘애엽(艾葉)’이라고 불리는 쑥에는 비타민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이라는 물질이 많은데, 감염성 질환에 저항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비타민A가 충분한 것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쑥에는 살균효과와 함께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운 여름밤에 말린 쑥을 태워서 모기를 쫓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금이 머물던 궁중에서는 ‘제호탕’이라는 음료를 마시기도 했다. 제호탕은 매실껍질로 된 오매육이라는 한약과 사인, 백단향, 초과 등의 한약재를 곱게 빻아서 꿀에 재워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는 것인데, 일종의 발효식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설사로 시작되는 식중독을 다스리기 위해서 ‘옥추단’이라는 처방약도 구급약처럼 사용되었다. 옥추단은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구급약으로도 유명했는데 오배자, 산자고, 속수자, 사향, 주사(수은 화합물) 등의 한약으로 만들어졌다. 또, 앵두를 화채로 만들어 먹기도 했다. 앵두화채는 갈증을 해소하고 더위를 이기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더운 여름에 체력이 떨어져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 최혁재 약사,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예제팀장
경희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서울시 약사회 병원약사이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
'천연 인슐린' 으로 알려진 여주가 혈당을 낮추고 췌장의 기능을 촉진해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쓴 오이라고도 불리는 여주는 긴 타원형에 양끝이 좁으며 혹 같은 돌기가 있다. 황적색으로 익으면 이 돌기들이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독특한 생김새와 특유의 쓴맛으로 열매 자체로는 먹기 힘들지만 다양한 효능이 있어 건강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식중독과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되며 당뇨 합병증인 망막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증 등의 혈관성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도 있다.
또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시력회복과 눈 피로 개선, 안구건조, 노안 등에 좋다.
한방에서는 여주를 한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여주매는 고함량 천연 비타민C를 포함 칼륨, 철분 등 미네랄 성분을 포함해 피부건강은 물론 항산화효과로 인한 면역력 향상 및 성인병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여주는 특유의 쓴 맛이 강하기 때문에 얼음물이나 소금물에 10분정도 담근 후 요리해 먹으면 된다.
여주 효능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주 못생겨서 먹기 싫었는데 이런 효능이 있었네요". "말리 여주는 어떻게 요리해 먹어야 하나요", "요즘 시장 가면 여주 많던데. 인기네요", "여주 많이 써요. 요리 잘 해드셔야 해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지식IN 파워지식인으로 활동하고 계신 스머프 할배 정성기님의 블로그 글을 저희 '브라보 마이 라이프' 사이트 성격에 맞게 재구성-편집한 기사입니다.
글ㆍ사진| 정성기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비가 오는 날에는 부침개를 먹는데 정말 빈대떡을 부쳐서 막걸리를 한잔 하면 참 좋은 것 같은데 오늘은 먼저 노인들을 위한 영양식으로 고기빈대떡을 맛있게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려고 해요.
노인들을 치아가 부실하여 단단한 식재료나 매운맛이 강한 것은 피하고 다진 돼지고기와 간단한 양념과 계란을 풀어 조리를 하면 드시기에 아주 좋습니다.
우선 밀가루를 이렇게 큰 그릇에 담아 반죽을 위해 준비해야지요.
빈대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죽을 아주 묽게 해야는데 미리 소금을 티스푼으로 1/2 정도 붓고 숟가락으로 좌삼삼 우삼삼 부드럽게 돌리고 밀고 당기고 하면서 밀가루가 엉기지 않게 저어서 이렇게 만들면 됩니다.
그리고 바로 다진 돼지고기와 잘게 썬 양파를 준비하여 대기시켜야 해요.
미리 이렇게 다진 돼지고기와 양파를 살짝 볶아야 하는데 진한 키스처럼 시간을 끌면 본론이 재미없으니 잠시 촉촉하게 하고 열을 너무 받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분위기를 띄운 후에 다시 다른 그릇에 붓고 다음 단계를 위해 숨을 고르는 것이 정치나 연애나 모두 같은데 음식을 만들 때도 정치에서 반대 정적들을 요리하듯 해야 하고 연애도 상대에게 줄듯 말듯 하면서 요리해야 그 맛도 "주고 싶은 마음, 먹고 싶은 마음"에서 마무리가 되어야 "음 그래. 바로 이 맛이야."가 나오며 "흐응, 다시 한 번"이란 야한 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그리고 바로 계란을 하나 이렇게 풀어서 준비를 하면 정말 좋습니다.
계란 푼 것을 묽게 밀가루를 반죽한 것에 부어서 합방을 시킬 준비를 해야지요.
계란 푼 것과 묽게 반죽한 밀가루에 다진 돼지고기 볶은 것을 부으면 됩니다.
정말 빈대떡을 부치는데 제 모양이 나오려면 몇 번은 망가지고 깨지고 갈라지고 하는데 인생사가 다 그런 것처럼 빈대떡 한 장도 산전수전 공중전도 겪어야 하고 프라이팬에서 뒤집는 일이 그만큼 어려운 것인데 요새 우리나라 정부가 일하는 것을 보면 파전이나 고기빈대떡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드는 영양사 면허도 없는 무면허 요리사 같아 식중독에 걸릴 것 같아 정말로 불안해요.
보기에는 이래도 이만큼 모양을 갖추려면 화류계에서 돈을 어지간히 푼 난봉꾼이 만든 옥동자 같은 작품이라고 보는데 카메라가 똑딱이라 그렇답니다.
봄나물 주의보 발령
봄나물 주의보가 발령됐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식물의 자연 독성 때문에 식중독에 걸린 환자는 320여 명으로, 해마다 봄철인 3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식약처는 최근 '봄나물 주의보'를 발령하고 봄나물을 잘못 섭취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노약자나 간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의 경우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물 고유의 독성분이 있는 두릅이나 원추리, 다래와 고사리는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독성분을 없애고 먹어야 안전하다.
유통기한 체크 ‘타임바코드’ 삼각김밥ㆍ샌드위치 등 일부 조리식품만 적용
우유·소시지·어묵 등 유통기한 지난 제품 판매… 소비자 구토 등 잇단 항의
“안 그래도 식중독 비상이라는데 유통기한 관리가 이렇게 허술해서야 편의점에서 맘 놓고 사먹겠어요?”
최근 한 편의점에서 구입한 소시지를 먹은 뒤 여러 차례 구토 증세를 보인 임산부 L씨(36ㆍ화성)는 며칠 후 소시지가 든 상자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유통기한이 무려 2개월이나 지나있었기 때문이다.
편의점에 항의하자 계산할 때 유통기한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사과만할 뿐이었다.
주부 E씨(30ㆍ양평)도 동네 편의점에서 구입한 우유를 22개월 된 아기에게 먹이기 위해 병에 따르다 당황했다.
유통기한이 4일이나 지났기 때문이다.
E씨는 “편의점에서 식품을 사면 바코드를 스캔할 때 유통기한이 전부 확인된다고 들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가 봉변을 당할 뻔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도권 중·고교생 수백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이면서 봄철 식중독 비상이 걸린 가운데 편의점에서 바코드에 유통기한을 표시한 ‘타임바코드’ 시스템이 일부 품목에만 한정, 유통기한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16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BGF리테일), GS25(GS리테일),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등은 지난 2008년 이후 타임바코드 시스템을 도입,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에 적용해 판매 중이다.
타임바코드 시스템이란 바코드에 제품의 제조일자 및 유통기한을 등록해 코드 단말기로 찍을 때 표시되는 것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할 경우 경고음이 울려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이 진열되더라도 계산대에서 걸러낼 수 있다.
그러나 타임바코드 시스템이 도입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적용 품목이 삼각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주먹밥 등 일부 자체 조리 식품에만 한정돼 우유, 소시지, 맛살, 어묵 등의 신선식품을 비롯해 과자, 빵, 음료수 등 기타 제품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수원의 한 편의점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에 대해서는 계산할 때도 일일이 확인하며 신경 쓰고 있지만 매번 그러기는 쉽지 않아”며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팔았다가 항의에 시달리는 일이 가끔 벌어지고는 한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타임바코드는 편의점이 아닌 제조업체에서 적용 형식을 도입해야 해 편의점 측에서 시행해달라고 나서기 쉽지 않다”며 “제조업체와 논의를 통해 타임바코드 시스템을 점차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접수된 유통기한 경과 식품 피해는 1천68건으로 우유 114건(10.7%), 기타 음료 112건(10.5%), 스낵과자 108건(10.1%) 순이었다.
경기일보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