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씨는 부동산 중심으로 노후 대비를 해왔다. 작년부터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해 현금흐름에 차질이 생긴 송 씨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를 고민하던 중 노후 현금흐름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국민연금 수급 금액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
2022년 10월 국민연금공단 발표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자는 622만 명이다. 노령연금 최고 월 수급 금액은 249만 원이며, 노령연금 수급 최고령자는 94세다. 가장 오랫동안 연금을 받는 사람은 29.8년째 연금을 수령 중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질수록 이 기록들은 계속 갱신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가입자별로 보험료 납부 방식이 다른데, 이를 조절해 국민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국민연금 가입자 구분
국민연금 가입자는 사업장가입자, 지역가입자, 임의가입자, 임의계속가입자로 구분한다.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대상 연령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이지만 임의가입자와 임의계속가입자는 60세 이상도 가능하다.
가입자별 기준소득월액 및 보험료
기준소득월액은 실제 소득총액에서 비과세 소득을 제외한 금액을 말한다.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전원(납부예외자 제외)의 평균소득월액의 3년간 평균액이 변동하는 비율을 반영하여 매년 3월 말까지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며, 해당 연도 7월부터 1년간 적용한다. 2022년 7월 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적용할 기준소득월액은 최저 35만 원에서 최고 553만 원이다. 가입자의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국민연금보험료 납부 기준이 되는 소득월액은 553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
국민연금보험료는 가입자의 기준소득월액에 연금보험료율을 곱하여 산정한다. 국민연금보험료의 보험요율은 9%다. 사업장가입자는 9%의 보험료를 사용자와 근로자가 4.5%씩 반반 부담한다. 지역가입자·임의가입자·임의계속가입자는 보험료를 본인이 전액 부담한다.
반환일시금 반납제도
반환일시금은 60세 도달, 사망, 국적상실, 국외이주 사유로 더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없고 연금 수급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경우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급여다. 주의해야 할 점은 반환일시금은 수급권이 발생한 날로부터 5년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지급받을 수 없다. 5년이 지나면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는 소멸되지만 향후 연금 지급 사유가 발생할 때에는 소멸분도 포함하여 연금으로 지급된다. 2018년 1월 25일 이후 지급연령 도달 사유 반환일시금 소멸시효는 10년으로 연장되었다.
반환일시금을 받은 경우라도 가입자 자격을 다시 취득한 자가 종전에 수령한 반환일시금에 소정의 이자를 가산하여 반납할 경우 가입 기간을 복원해주는 것이 반환일시금 반납제도다. 이는 연금 혜택을 확대하고자 하는 쥐지로 시행하고 있으며, 강제사항은 아니다. 반납금은 전액을 일시에 납부하거나, 금액이 클 경우 분할하여 납부할 수 있다.
국민연금에서 받는 연금액은 가입 기간에 비례해서 늘어난다. 국민연금 가입 대상자가 되었을 때부터 꾸준히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했다면 연금보험료 추후납부와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자였지만 사업 중단, 실직, 전업주부 등의 사유로 국민연금 가입 적용 제외 기간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추납제도를 활용하면 연금액을 늘릴 수 있다. 추납 대상 기간 한도는 최대 10년이다. 추납 대상 보험료로 납부해야 할 금액은 추후납부를 신청한 날이 속하는 달의 연금보험료에 추납하고자 하는 기간의 월수를 곱한 금액으로 산정한다. 다만 임의가입자가 추납보험료를 신청할 경우, 추납보험료 산정을 위한 연금보험료 상한은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 소득월액, 2023년 A값은 286만 1091원)의 9%를 초과할 수 없다. 추납보험료는 전액을 일시에 납부하거나, 금액이 클 경우 월 단위 최대 60회 분할하여 납부할 수 있다.
평균수명 증가와 자산시장 불투명성 증가로 안정적인 노후 현금흐름 확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갈수록 연금의 가치가 더욱 빛날 것이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서 종신토록 연금을 지급하고, 본인 사후에는 유족연금까지 지급하는 공적 연금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칠레의 65세 이상 인구는 1990년 인구의 6.2%를 차지했으나, 2017년 11.1%로 그 비율이 급증했다. 현재 칠레 인구의 220만 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2035년에는 399만 3821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UN에서는 2041년 65세 이상 인구가 21%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칠레의 고령친화도시 이니셔티브는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산티아고 시를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고령친화 도시로 지정하며 시작됐다. 그 이후 발파라이소(Valparaíso), 코킴보(Coquimbo), 콘셉시온(Concepción)을 포함한 칠레의 다른 도시가 이니셔티브에 참여했다. 칠레의 고령친화도시 사업은 급속한 고령화 속도에 대응하기 위함이며,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더 살기 좋고 이들이 환영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칠레 역시 노인들이 접근 가능하고, 안전하며, 그들을 포용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네에 넓은 보도, 접근이 쉬운 대중교통, 휴식을 위한 벤치 등을 마련하거나 지역사회 행사, 문화 활동 및 세대 간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의 사회적 참여를 촉진하는 식이다.
광합성 배우며 ‘선배시민’ 역할 깨우쳐
WHO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칠레 카우틴(Cautín) 주의 소도시 론코체(Loncoche)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인구의 20% 이상이 60세 이상인 이 지역은 2016년 6월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했다.
지역 특성에 기반해 ‘노인통합센터’가 개설된 점이 특징이다. 론코체의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주민은 40%에 달한다. 이들을 태우고 도심지를 오가는 셔틀버스는 하루에 한 번 운행하는데, 도심의 쇼핑몰에서 장을 본 노인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을 고안하다 탄생했다. 이곳 센터에서는 커피를 마시거나 화장실을 이용하고,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의 모든 활동을 무료로 할 수 있다.
젊은 세대 사이의 노인, 노화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 차원에서의 농업 교육 프로그램도 시행됐다. 선배 세대인 고령자는 그들의 농업에 대한 경험과 광합성, 식물 생장과 관련한 과학 지식을 후배 세대에게 나누고, 농작물을 심고 관리하는 실무를 담당했다. 프로젝트는 후배 세대들로 하여금 ‘노인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인지하는 효과를 얻었다.
고령인구 활용한 新모델 개발 실험 나서
발파라이소 시는 65세 이상 시민이 20.6%에 달하는 지역이다. AARP의 보고서는 ‘칠레 내에서 노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로 소개하고 있다. 이곳의 발파라이소 대학교(Universidad de Valparaíso)에서는 2006년 ‘게로폴리스’(Gerópolis) 프로젝트로 노인과 함께 살기 위한 사회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을 일찍이 수행했다. 고령자 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살린 것이다.
프로젝트에서는 도시의 내외부 유관 분야의 관계자를 모아 ‘에이징 인 플레이스’(AIP)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시니어 건강 증진에 힘쓰는 ‘시니어 요원’들을 양성하거나 노인 대상 모바일 건강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외에 노인을 위한 공간이나 장치를 설계하는 도시 계획 또한 시행하고 있다.
‘서비시니어’(ServiSenior)는 2015년 발파라이소 시에서 설립된 대학 이니셔티브다. 50세 이상 성인이 노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이 프로그램은 노인이 수행할 수 있는 작업 및 서비스를 고안하고, 이를 패키지로 만들어 사기업에 판매한다. 또한 고령자 고용을 고려하는 기업을 직접 방문해 회사가 고령의 구직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ARP는 서비시니어 프로그램에 대해 ‘아직 사업 규모는 작으나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국으로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1986년부터 고령친화적 지역사회를 표방했다. WHO의 고령친화도시는 2007년 도입했고,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를 비롯한 4개 주에서 지역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캐나다의 고령친화정책은 거주자가 나이, 민족, 인종, 성별 또는 능력에 관계없이 존중받고 높은 삶의 질을 누리는 고령친화적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앞으로 살펴볼 사례에도 고령자를 약자로 보고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기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회적 주체임을 인정하는 면모가 드러나 있다.
나이·인종·성별 무관하게 지원 받도록 돕는 사회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지역사회 주민 대상 고령친화도시 지침(Seniors in British Columbia: A Healthy Living Framework)을 발표했다. 2007~2010년 1기 고령친화도시가 실행되고, 참여지역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으며, 2011년부터는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 추가 예산을 지원하고, 지역정부 차원의 인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한 바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경우 2020년부터 주 자체적으로 노인 안내서를 7개 언어(영어, 프랑스어, 펀자브어, 중국어, 한국어, 베트남어, 이란어)로 제공하고 있다. 노인들이 가능한 한 오래, 자신의 집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건강하고 활동적인 일상생활을 장려하며, 주민들이 필요로 할 때 언제 어디서나 최상의 치료와 지원 제도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보건부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예약제 교통편 제공, 간단한 가사나 정원 일을 돕고 식료품 쇼핑이나 집 수리를 지원하는 ‘가정에서 보다 나은 삶’(Better at Home) 프로그램이 대표적 고령친화정책이다. 원주민이나 토착민 고령자가 연례 모임을 갖는 데에 필요한 교통 경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는 것 역시 눈에 띈다. 황혼의 나이에도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가 이용할 수 있는 상담전화, 보육 보조금 프로그램에 대한 이용 방법 역시 안내돼 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거나, 청각장애 유무를 고려한 통역 서비스나 청각 장애인용 연락처를 일일이 기술해둔 점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책자에는 이처럼 노인 본인이나 가족 및 간병인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정보, 이용 방법이 정리돼 있다. 라이프스타일, 건강, 주택, 교통, 재정, 안전 및 보안 등으로 분류돼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홈페이지에서 PDF 파일로 다운로드 받아 확인 가능하다.
캘거리 시 역시 고령자 지원 정책에 대한 안내 사항을 9개 언어로 번역해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캘거리는 2036년 거주민 5명 중 1명은 60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에 시는 건강 프로그램이나 거주 지원 서비스 등을 포함해 노인 학대를 예방하고, 교통 통신 등에서의 지원을 우선적으로 시행했다. 또한 넓은 범위의 레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을 함께 하고 있다.
‘연륜의 미’ SNS로 홍보하기도
온타리오주의 더럼 지역은 주민의 약 28%가 55세 이상이며, 2031년에는 3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더럼에서는 노인과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우고자 '연륜의 미덕'(Beauty of Experience) 캠페인을 열었다.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과 심화 인터뷰나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상의한 결과, 노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지역사회 통합과 안정감 유지에 해를 끼친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캠페인은 노인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있는 8개 지역 24명의 노인을 소개했다. 경험으로부터 오는 지혜, 기술 등 나이 듦으로 인해 생기는 긍정적 면모를 포스터나 교육용 영상, 지역 신문, 라디오, 지역 내 대중교통 광고 등을 통해 내보였다. 트위터, 링크드인, 페이스북 등 SNS 역시 활용했다.
더럼 지역의 캠페인은 전 연령대의 주민들로 하여금 노화에 대한 오해를 약화시키고, 거주하는 노인을 위한 사회적 통합과 안전을 강화하는 데에 성공했다. WHO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당 사례를 소개하며 "참가자들에게 긍정적 경험을 제공했으며,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대유행사태로 인해 놓쳤던 사회적 유대감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치매 환자가 이해‧존중받고 기여할 수 있는 도시(cities), 타운(towns) 또는 마을(villages)로, 지역 주민은 치매에 대해 이해하고, 치매 노인은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자기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 지역사회’. 영국 알츠하이머협회(Alzheimer’s Society)에서 ‘치매 친화 지역사회’(dementia-friendly community)에 대해 내린 정의다.
모든 노인이 거주하던 동네에서 계속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치매 노인에게 지역사회의 의미는 더욱 중요할지 모른다. 길 리빙스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정신의학 교수는 2017년 연구에서 사회적 고립이 완전히 제거될 수 있다면 치매 사례가 5.9% 줄어들 수 있다고 계산했다. 해당 연구 결과를 소개한 KBS는 “결혼과 혈연으로 이어진 전통적 형태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성장과 노화에는 상호 간의 소통과 교류가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영국은 치매 문제를 세계 최초로 국가적 안건(아젠다)로 설정한 나라다. 2009년 ‘국가치매전략’을 도입하고, 2012년에는 ‘치매 친화 지역사회’ 관련 정책을 시행했다. 치매 치료제 개발 투자, 치매에 대한 국민적 인식 개선, 치매 환자와 간병인의 여건 개선 등을 위한 노력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지역사회에서는 치매 노인을 비롯한 고령자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여기 앉으세요” 의자 내어주며 외출 장려
영국 노팅엄 시에서는 미국 뉴욕시와 맨체스터시의 유사한 프로젝트에서 착안한 ‘여기 앉으세요’(Take a seat) 캠페인을 열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상점은 외부에 ‘우리는 고령 친화 상점입니다’(We are Age Friendly) 스티커를 부착한다. 노인은 부담 없이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상점에서는 차나 커피, 물 한 잔을 제공하지만 구매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캠페인은 2015년 시작된 이후 노팅엄 내 28개 지역, 300개 이상의 사업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상점, 백화점, 건축 협회, 카페, 술집, 미용실 등 참여 업종이 다양하다. 고령친화적인 지역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는 실제 사례인 것이다.
이 캠페인은 외출한 노인이 앉아서 숨을 돌릴 곳을 마련하고, 노인에게 쉴 곳이 부족하다는 점을 모두가 인식하게끔 하고자 시행됐다. 고립감이나 고독감을 느끼기 쉬운 노인에게 외출을 꺼리게 하는 요소를 줄여 외출을 장려하는 것이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노화개선센터’(Centre for Ageing Better)는 “기업이나 가게 주인으로서도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배려하는 업장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인 캠페인”이라고 평가했다.
고령자가 기획하는 고령친화 문화 프로그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영국의 치매 친화 지역사회 정책’ 연구에 따르면 영국 치매 친화 지역사회 인증 프로그램은 민간이 주도하고 운영하며, 지역 정부의 참여와 인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 병‧의원, 거주시설이나 학교, 상점, 기업이나 은행, 여가문화시설 등 다양한 기관의 역할을 강조한다. 지역 내 은행 지점은 기억카페에서 치매 노인의 금융 관련 조치, 은행에서 운영하는 금융자산 보호 정책(규정) 등에 대해 홍보하는 식이다.
유명 축구팀의 연고지로 유명한 영국 맨체스터는 영국 내에서 고령친화도시 선두주자로 꼽힌다. 2010년 영국 도시로는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고령친화도시 국제 네트워크에 가입했다. 또한 노인이 사회에 기여하는 바, 노화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기념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생동감 있고 다양한 모습의 노인 사진을 사용하는 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연령 차별주의(ageism)를 약화하고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나 묘사를 바로 잡기 위해 쓰였다.
맨체스터시가 사용한 고령친화도시 전략 중 하나는 문화다. 50세 이상, 특히 사회적 고립의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 의한 고령 친화적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 챔피언’(Culture Champions) 봉사 프로그램이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150명 이상의 노인 자원봉사자들은 도시 전역에서 문화 대사로 활동한다.
이들은 동년배를 위한 활동을 구상하고 기획해 운영하거나 소속된 예술단체를 홍보하고, 단체 운영에 대해 조언을 하는 등의 활동을 펼친다. 노인을 위한 라이브 공연이나 디제잉이 준비된 ‘클럽의 밤’(Club Nights)이나 기타, 드럼, 키보드 등의 악기 레슨, 도시의 문화유산과 특색있는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버스 투어 등 자체적인 행사나 축제를 계획하고 운영하기도 한다.
노인 인식 개선에 노력하는 미술관
맨체스터시의 고령친화적 문화 프로그램을 논할 때 휘트워스 갤러리(Whitworth Gallery)를 빼놓을 수 없다. 휘트워스 갤러리는 맨체스터 시의회가 주도하는 ‘고령친화도시 맨체스터’ 사업의 파트너다. 1889년 설립된 이후 19세기 맨체스터가 자본주의와 산업화의 첫 도시로 성장함에 따라, 휘트워스 갤러리는 교육 및 사회 기관의 역할을 맡게 됐다. 2007년부터 맨체스터시의 노인들을 위해 보건‧복지 분야에 예술을 접목하는 ‘문화 제공 프로그램’(Cultural Offer programme)을 운영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노인들과 함께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
휘트워스 갤러리의 프로그램은 2018년에는 주한영국문화원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문화접근성 향상 미술관 교육 워크숍’에서 영국의 우수 사례로 소개된 바 있다. 주한영국문화원의 ‘한‧영 참여예술 자료집’에 따르면, 갤러리의 예술 프로젝트 ‘비욘드 디멘시아’(Beyond Dementia)에 참여한 치매 환자들은 예술 작품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진 뒤 실제로 작품을 창작해냈다. 이 작품들은 전시회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됐다.
휘트워스 갤러리의 고령 친화 프로그램은 워크숍이나 예술 참여 프로젝트뿐 아니라 리서치, 간행물을 통해서도 이뤄졌다. 박물관과 미술관의 프로그램에 잘 참석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남성 노인의 문화 활동을 위한 핸드북’(Handbook for Cultural Engagement with Older Men)을 제작하거나, 치매 환자와 간병인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아트 센스’(Art Sense)를 개발하는 식이다.
에드 와츠 휘트워스 학습‧참여 팀장은 2018년 우리나라를 방문해 아트 센스 앱에 대해 설명하며 “요양사들과의 면담이나 치매 환자와 대화하거나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좋은 도구임을 깨달아 이를 활용하고자 했다”라며 “젊을 때에 섬유 산업에 종사하던 노인이 아트 센스 앱을 실제로 활용해본 뒤 디지털 방식으로라도 섬유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어 좋아했다”고 전했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건강 계획을 세우는 시니어들이 많은 가운데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생명표’가 이목을 끌고 있다. 생명표란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인 ‘기대여명’을 추정한 통계표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0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23.5년, 여성은 28.4년으로 남성은 83.5세, 여성은 88.4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2.4년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통계 자료는 시니어들에게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한 노후를 목표로 신년 건강 계획을 의욕적으로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시니어들은 신체의 기둥인 척추 건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는 척추의 퇴행 속도가 빨라지는 중년 이후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목디스크 환자의 약 86%(92만 1737명)가 4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문제는 목디스크 증상이 모호하고 다양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 자신의 질환을 목디스크가 아닌 단순한 담 증상이나 어깨, 팔의 문제로 오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치료 시기도 늦어진다. 목디스크 치료에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목디스크 증상은 디스크(추간판)가 탈출한 방향과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목과 어깨, 팔 전체에 나타나는 통증이다. 어깨와 팔, 손으로 가는 신경이 디스크에 눌리며 목 뒤의 뻐근한 통증을 시작으로 어깨와 팔, 손까지 방사통이 뻗어간다.
두 번째는 팔과 손에 나타나는 힘 빠짐과 저림 증상이다. 심한 경우 손끝까지 저린 느낌이 들고 손가락 감각이 둔해져 마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머리 뒷부분을 욱신욱신 조이는 듯한 경추성 두통이다. 이는 튀어나온 디스크가 혈관을 압박해 혈액순환과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며, 어지럼증, 이명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일 이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하고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 치료를 실시해 목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경추와 눌려 있는 목 주변 신경근을 교정한다. 경추 뒷부분에서 비뚤어진 부위를 찾아낸 뒤 디스크와 신경을 본래 자리로 바로잡아 목 통증 해소와 가동 범위 변화에 도움을 준다.
특히 추나요법의 목 통증 완화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미국의학협회 공식 저널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추나요법은 일반 진통제와 물리치료보다 목 통증 완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목 통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추나요법과 진통제, 물리치료 등 일반 치료를 각각 시행하고 5주 후 통증 경감 폭을 분석한 결과, 추나요법군은 56%나 줄었지만 일반 치료군은 29% 감소에 그쳤다.
추나요법 다음의 침 치료는 경직된 목 주변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는 경추신경을 압박하는 염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더불어 환자의 세부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손상된 목 주변 조직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목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르게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목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새해 건강 계획을 세우고 삶의 질을 개선해보자.
2025년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의 기초체력 유지 중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기초체력 유지는 중장년 건강과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일반 성인은 체력 증진 또는 만성 질환의 예방이 ‘건강한 삶’의 주목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 일과 중 대부분을 실내에서 활동하는 노인들의 경우 타인이나 보조기구에 의지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해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생활에 필요한 근력·근지구력·유연성·보행 능력 등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국민의 체력 및 건강증진을 돕고자 ‘국민체력100’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체력100은 국민 체력 수준 저하 및 비만 인구 증가, 국가의 대국민 체력관리서비스 제공 필요성 증가, 초단기 고령사회 진입 및 국민 평균수명 연장 사회간접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시행하게 됐다.
전국 약 75개소의 국민체력인증센터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연령별 무료 체력 측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력 검사는 유소년기(만 11세~12세), 청소년기(만 13세~18세), 성인기(만 19세~64세), 어르신(만 65세 이상) 등 연령별로 각 검사 항목을 다르게 구분해 진행한다.
65세 이상 어르신은 일반 성인과 건강 체력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측정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악력 측정,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의자에 앉아 3m 표적 돌아오기,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 6분 걷기, 2분 제자리 걷기, 8자 보행 등의 항목이 있다.
측정 이후에는 체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운동을 처방하고, 체력 수준에 따라 국가 공인 인증서를 발급한다. 체력 인증 단계는 성별, 연령별 각 검사 항목의 백분위와 해외의 체력 인증 단계를 참고해 △최소한의 건강 유지에 필요한 체력 수준(3등급) △활발한 신체활동 참여에 필요한 체력 수준(2등급) △다양한 스포츠에 도전해 활력적이고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체력 수준(1등급)으로 나뉜다.
체력인증센터에서 검사받아보고 싶다면, 국민체력100 공식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체력측정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혹은 홈페이지에서 ‘내 주변 체력인증센터’를 확인하고, 해당 센터에 방문·전화 접수도 가능하다.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23년, 민간협업을 통해 국민체력100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반 체력측정 신규 모델을 개발하고, 국민체력인증의 간편 버전인 헬스업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시설을 현행 10개소에서 100개소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체력인증센터와 공공스포츠클럽에서 운동하는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 마일리지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공통된 고민거리는 바로 척추 건강일 것이다. 척추는 나이테가 나무의 연령을 알려주듯 우리의 신체 나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잘못된 생활 습관이 긴 세월 동안 누적돼 변형이 발생하기도 하고, 근육량과 골밀도가 부족해지면서 척추 노화가 가속화되기까지 한다. 새로운 해를 준비하며 ‘척추 건강 연말정산’을 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고령층에게 빈발해 주의가 필요한 퇴행성 척추 질환으로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이 있다. 간혹 척추관협착증을 허리디스크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두 질환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질환이다.
먼저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지며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을 말한다. 척추는 대나무처럼 안쪽이 비어 있는데 이 척추관을 통해 내려가는 신경다발이 눌리며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디스크와 구분되는 주요 특징은 허리를 구부렸을 때 통증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은 척추관을 넓히는 효과가 있어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경우 지팡이나 보조기에 기대어 허리를 굽히고 걷는 경우가 많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굽힐 때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눌리며 통증이 심해진다.
또한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서는 ‘간헐적 파행’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간헐적 파행이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파 자주 쉬게 되는 증상을 말한다. 다리 저림과 종아리가 터질 듯한 통증이 나타나 20분 이상 걷기가 힘들며, 다리가 고무처럼 느껴지는 감각이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허리디스크도 보행 시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하지방사통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나 척추관협착증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는 동시에 진행될 수 있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특히 두 질환 모두 척추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인 만큼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 활용하는 주요 한방 보존 치료법으로는 추나요법이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틀어진 관절과 근육을 밀고 당기는 수기요법으로 척추의 배열을 바르게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 통증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바로잡아 디스크가 받는 압력을 줄이며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일명 ‘꼬부랑 허리’를 유발하는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봉침과 한약 처방이 도움이 된다. 벌에서 추출한 봉독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봉침은 뛰어난 소염 작용으로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여기에 천수근을 주요 한약재로 하는 청파전H와 같은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척수 세포 회복 및 성장을 촉진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청파전H의 치료 기전은 최근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수명’(Oxidative Medicine and Cellular Longevity)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청파전H의 주요 약재인 천수근이 세포 보호 및 척추 염증 반응 억제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쥐의 손상된 척수 세포에 천수근을 처리한 뒤 관찰을 진행한 결과, 천수근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끊어졌던 신경돌기의 회복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동물 실험에서도 천수근 농도에 비례해 쥐의 척추 염증 반응이 억제돼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한약 치료 효과가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 모두에서 확인됐다.
소득공제를 많이 받기 위해선 평소 소비 습관에 유의해야 하듯이 척추 건강을 위해서도 치료와 함께 일상 속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특히 겨울철 찬 기온에 자연스레 몸을 움츠리게 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틈틈이 자세를 점검해야 한다. 보행 시 배에 힘을 준 상태로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쫙 펴서 척추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외출할 때는 두꺼운 외투만 한 벌 입기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장 껴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낮은 기온에 의해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는 것을 막도록 한다.
‘13월의 건강 보너스’를 위한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세금을 환급받는 것이 아니라 더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자.
비영리 활동법인(NPO) 홋토플러스(ほっとプラス)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후지타 다카노리(藤田老典). 그가 2015년 발표한 ‘하류노인’(下流老人)은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하류노인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현장에서 만난 노인 대부분이 기본적인 생활조차 이뤄내지 못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세상에 보이도록 ‘하류노인’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고령화로 인해 예산 부담이 커지자 고령자에 대한 사회보장비용을 줄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출판 이후 여론이 형성되었고, 저연금·저소득 고령자, 주민세 비과세 가구(주민세가 면제될 정도로 수입이 없는)인 고령자에게 지급하는 추가 지원금이나 현금 급부 등의 정책이 잇달아 나왔다. 물론 그는 여전히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지적한다.
2025년 한국도 초고령사회에 들어선다. 유례없이 빠른 속도지만, 그에 대한 대비는 걸음마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의 하류노인 문제를 꼬집은 후지타 다카노리와 노인 빈곤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눠봤다.
Q 작가님께 상담 온 많은 이들이 “내가 하류노인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면서요. 우리는 노후 형편을 걱정하면서도 왜 ‘나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할까요?
과거에는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많았고, 지역에서 다양한 교류가 있었습니다. 노인들과 교류할 일이 많다 보니 ‘나 또한 미래에 노인이 될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일본은 고립화대책담당 장관을 둘 정도로 개인의 고립화가 심각합니다. 가족이 없고 누구와도 교류하지 않은 채, 인터넷으로만 소통하는 ‘고족’(孤族)이 늘고 있습니다.
이전처럼 고령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가까이서 피부로 접할 기회가 줄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사람들의 괴로움이나 고민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로 여기기가 더욱 어려운 것입니다.
Q ‘하류노인’을 통해 고령자의 빈곤을 밝힘과 동시에 정부 비판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하류노인’은 결국 사회 구조가 만들어내는 것이라고요. ‘빈곤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며 ‘생활보장은 권리’라고 지적하셨는데요. 국가는 어느 범위까지 책임을 져야 할까요?
저는 ‘북유럽 모델’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정부’로 순차적으로 변경해가면서, 세금을 인상하고 급부를 충실하게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일본은 미국, 영국 등을 모델로 삼았는데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유럽은 나라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세금이 높은 대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여론의 반대가 있겠지만, 세율 인상도 검토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0세 시대가 되었습니다. 태어나는 아이는 줄고 고령 인구는 늘어 사회보장비가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사회보장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거기에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가족 부양의 힘이 약해졌습니다. 또 하나, 일본에서는 ‘빙하기 세대’(1970~1984년생)라고 불리는 세대가 있습니다. 버블경제 붕괴 후 취업난을 겪은 이들인데요. 이 자녀들을 부양하는 것은 가족인 부모 세대의 몫이 되어 경제적 여유가 없는 고령자가 많아지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 사회입니다. 사회적 약자는 본인 책임이라는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하는데요. 인간은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인권 옹호의 대상이 되는 것이 근대 선진국의 도달점입니다만, 그 가치가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사회 전체의 가치 규범이 변해야 할 것입니다.
Q 연금 수령 시기는 늦춰지고 기대수명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령자에게 일자리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선진국에서 ‘일하는 고령자’가 있다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고 하셨는데요. 한국도 일본처럼 65세가 넘어서도 일하고 싶어 하는 고령자가 많고, 가장 큰 이유는 생계를 위해서입니다. 고령자의 일자리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노동력을 제공하고 대가로 임금을 받는 노동 형태인 임노동(賃勞動), 특히 노인의 임노동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사회보장, 연금, 주택, 간호 제도 등이 정비된 북유럽 국가에서는 고령자에게 임노동이 강요되지 않습니다. 노인은 자신의 재미와 삶의 보람을 위해 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생계를 위해 일합니다. 고령자는 연금을 받기 때문에 저렴한 임금이어도 일하고 싶어 합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 어려운 구조이죠. 그런 의미에서 ‘노인의 임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들이 사회공헌적인 일에 종사했으면 좋겠습니다. 간호, 보육, 청소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업무는 저임금에 항상 노동자가 부족합니다. 거동이 어려워 생필품을 사거나 장보기 어려운 고령 인구를 뜻하는 ‘쇼핑 난민’도 늘고 있습니다. 이는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방에서는 관리 인구가 없어 곰이나 멧돼지 수해가 심각해지고, 산림·논밭이 황무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성 높은 일에 고령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 설정도 필요할 것입니다.
Q 노인 일자리는 한국에서 사회적 고립을 막는 중요한 역할로도 작용하고 있는데요. 작가님도 책을 통해 ‘행복한 하류노인과 불행한 하류노인의 차이는 인간관계에 있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지역 네트워크를 강조하셨는데, 어떤 식으로 형성되어야 할까요?
지방에서는 고령자조합, 협동조합이 차례로 설립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회적 노동입니다. 정부는 2022년 10월에 협동노동법을 새롭게 시행했습니다. 예를 들면 농림·수산 자원의 관리나 보호, 수도설비의 보수 및 점검, 커뮤니티 버스 운행, 휴경지나 빈집 관리, 아이 식당(무료 혹은 저렴한 금액으로 부모와 아이가 이용할 수 있는 식당), 푸드뱅크(잉여 식품의 무료 배포), 지역 청소 활동, 자원봉사 활동 등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공성이 높은 일을 고령자가 맡아준다면 사회에 도움이 되고, 고령자도 의지할 곳이 생길 것입니다.
Q 하류노인에게 주거는 무척 큰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공공주택이나 임대주택, 주택보조비 등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일본도 한국도 ‘내 집’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요. 인구 감소 시대에 주택 사유재산제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요? 이 가치관을 바꾸어가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공영주택뿐만 아니라 사회적이고 저렴한 주택, 임대보조제도가 많이 있습니다. 일부 부자들은 주택을 구입합니다만, 대부분은 주택에 대해 모두가 관리하는 공공재라는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관리하는 공유 재산인 셈이죠.
고령자는 간호가 필요하면 원래 살았던 집의 단차나 설비를 고쳐야 합니다. 오랜 세월 같은 집에 계속 사는 것이 아니라, 연령·신체 기능에 맞는 집에 부담 없이 이사할 수 있도록 해나가고 싶습니다. 일본에서는 계속 증가하는 빈집을 지자체가 인수해 필요한 세대에 배포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빈집은 늘어날 것이므로 새로운 집을 짓기보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분배해야 합니다.
Q 좋은 제도가 있더라도 본인이 신청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신청주의’ 때문에 제도 활용도가 낮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전일본연금자조합의 고령자와 최저보장연금제도의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인에게만 지급하는 기본 수입 같은 것입니다. 65세가 되면 월 8만 엔(도시부에서의 생활보호 생활부조금액)을 무조건 지급하는 것이죠. 그러면 신청할 필요도 없고, 모두에게 지급되기에 생활 보조금을 받는 것이 부끄럽다는 인식도 없어질 것입니다. 물론 재원 논의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일본은 마이넘버카드(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증과 일원화해 소득·건강 상태를 통합해 AI로 관리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면 저소득층에게는 현금 급부 등이 쉬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은행 계좌에 신청하지 않아도 세금 환급금, 급부금이 지급되니까요. 더 나아가 병원의 진료 비용, 간호 비용 등이 무상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도로를 걸을 때 이용료를 내지 않지만, 이는 세금으로 만든 것입니다. 세금을 지불했다면 필요한 서비스를 필요할 때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청주의를 없애기 위한 구조 도입은 중요한 논의 사항이 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노년기의 ‘빈곤’을 고민해야 할 우리 모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곤해진다는 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타인을 자신의 가족처럼 조금이라도 돕는 사회, 시스템, 정책 등을 만들어나가면 좋겠습니다. 누구도 빈곤해지지 않고 안심할 수 있는 사회,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의 초고령사회가 절망이 아니라 희망으로 바뀌기를 바라며 이웃으로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발행한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를 보면, 중장년층 여성이 많이 취득한 자격증 2위에 ‘건축도장기능사’가 등장한다. 생소하게 느껴지는 건축도장기능사는 페인트공을 말한다. 이번 시니어 잡에서는 건설·건축 관련 기술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건축도장기능사를 소개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에 따르면, 50대 이상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 상위 5개 종목 중 4개가 건설·건축 관련 자격증이다. 건축도장기능사, 방수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삭기운전기능사다.
이 가운데 건축도장기능사는 건설·건축 현장에서 붓, 롤러 브러시 등의 도장기기와 설비를 사용해 페인트 및 유사 재료를 건물의 외부와 내부 표면, 장식물에 칠해 건물과 장식물을 보호하고 장식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따라서 건축도장기능사는 도면에 대한 이해와 도안을 해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도료의 조색 감각과 페인팅 기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한 직무다.
건축도장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도장공으로 취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합건설회사뿐만 아니라 건축설비, 개발사업, 인테리어 등 건설·건축에 필요한 도장 업무를 맡는다. 작업의 특성상 일정한 회사에 상용직으로 고용되지 않고 전문 건설 업체나 하도급자의 의뢰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다.
또한 건축도장기능사를 취득하면 건설경력수첩을 발급받아 현장관리인으로 활동이 가능하고, 건설업 면허 발급도 가능하다. 2018년 개정된 건축법에 따르면 건설업자에게 도급을 하지 않고 시공을 하는 모든 건축공사에서는 건설기술자 1명을 현장관리인으로 필수로 지정하게 되어 있다. 이 현장관리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중장년층에게 이점으로 작용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6시간 실기시험 쉽지 않아
건축도장기능사 자격증은 연령·성별 등에 제한이 없고, 실기시험만 본다는 점에서 중장년층에게 선호도가 높다. 현장 경험이 없어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자격증을 취득하는 여성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생각만큼 취득이 쉬운 자격증은 아니라고 한다. 지난해 기준 자격증 시험 응시자는 3만 4308명이었는데, 합격자는 1만 8907명이었다. 합격률은 55.1%에 불과했다. 시험 시간이 6시간에 달해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실기시험은 1년에 4번 실시되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으면 합격이다. 실기시험은 도면(가로 60cm×세로 90cm)에 맞는 구조물에 지급되는 재료를 가지고 주어진 과제대로 페인트칠을 해 완성품을 만드는 것이다. 시험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실수를 유발하는 요인이 많다.
시험 과제는 수성 페인트, 유성 페인트, 문자, 도형, 그라데이션, 총 5가지 항목이다. 색상을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수성 페인트와 유성 페인트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 또한 치수를 잘못 긋거나 도형 및 문자를 잘못 쓰면 시험에서 떨어진다.
주의해야 할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건축도장기능사 실기시험을 볼 때 준비물을 지참해야 하는데, 무려 총 18가지에 이른다. 붓부터 시작해 헤어 드라이어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수량도 정해져 있다. 준비물을 제대로 파악하고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한다.
이처럼 시험 과목과 용어가 전문성을 요구하고, 준비물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지자체 교육이나 전문 학원을 다니며 실기 연습을 여러 번 해보고 방법과 순서를 몸에 익히는 과정이 중요하다.
은퇴 후 취업 진짜 가능할까?
중장년층에게 건축도장기능사가 인기 있는 이유는 건설·건축업에서는 연령에 상관없이 구인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퇴 후 건설·건축업에서 일하는 중장년이 많다. 더불어 구인 공고를 보면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기 때문에 자격증 취득 열기도 뜨거운 편이다.
건축도장기능사를 취득해 페인트공으로 일할 경우 평균 월급은 250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조금 다르다. 일당은 15만~25만 원에 불과하며 일의 연속성이 없어 250만 원 벌이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250만 원의 월급은 최소 2년 이상 경력자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는 건축도장기능사 자격증이 과연 실효성이 있냐는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는 뜻은 경력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경력이 하나도 없는데 60대에 은퇴 후 자격증을 취득해 도장공으로 새 출발을 한다고 하면? 선호하는 회사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건축도장기능사 자격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한다. 사실 건축도장기능사를 취득하는 사람 중에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 그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F4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실기시험만 보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로, 실제 학원이나 시험장에는 외국인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건축도장기능사 자격증은 어떤 중장년이 취득하면 좋을까. 이전에 건설·건축 관련 경력이 있어 자격증 취득으로 역량을 키우려는 사람에게 가장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장공 사업이나 페인트 상회, 실내 건축공 사업 면허를 내고 건설업을 창업하려는 경우도 이점이 된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현장관리인을 희망하는 경우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좋겠다.
다만 경력자가 자격증을 취득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오히려 시험에서 떨어지고 자격증 취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신의 몸에 습득된 방법이 있기 때문에 시험의 규칙을 따르기 어려워하는 것. 때문에 경력자라 하더라도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를 추천한다.
방수기능사는 말 그대로 건축 구조물의 안전도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하도, 지붕, 벽, 욕조 등의 건축물에 방수 작업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 남녀에게 인기 좋은 직업으로 알려졌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의 전망과 함께 짚어봤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표한 ‘2022년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에 따르면, 방수기능사는 남녀 불문 50대 이상이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이다. 방수기능사는 남성 여성 모두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남성은 5493명, 여성은 1491명이 취득했다. 남성과 여성이 선호하는 자격증 1~3위는 다르기 때문에 방수기능사는 중장년 남녀가 공통으로 선호하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방수의 뜻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말 그대로다. 물이나 습기의 침입 또는 투과를 방지하는 일을 말한다. 방수기능사는 현장에서 건축 구조물의 지하층, 지붕, 실내 바닥, 벽체 모르타르, 아스팔트 등에 방수재를 바르거나 도포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최근 잦은 폭우로 관심이 높아진 방수기능사의 전망은 매우 밝다. ‘중장기 인력수급 수정 전망 2015~2025’(한국고용정보원, 2016)에서 미장공은 2015년 약 4만 4800명에서 2025년 약 4만 4000명으로 향후 10년간 800명(연평균 -0.2%) 정도 감소할 거라고 예상했다. 반면 방수기능사는 2015년 약 1만 2500명에서 2025년 약 1만 3300명으로 향후 10년간 800여 명(연평균 0.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2017년 이후 자격증 응시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건설 현장에 꼭 필요한 전문기술자격증이라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 특히 중장년층은 건설 일에 많이 종사해 자격증 취득 시 유리한 점이 많다.
실기시험만 보고 자격증 취득 가능
방수기능사는 국가기술자격증으로, 1년에 4회 시험을 실시한다. 자격 연령에 제한이 없으며, 무엇보다 필기시험 없이 실기시험만 진행해 중장년층에게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실기시험이 결코 쉽지 않아 학원을 다니며 전문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전문 강사의 지도에 따라 최소 3번의 연습을 할 것을 추천한다.
방수기능사 실기시험에서는 각종 방수공사 작업 준비와 함께 시멘트 모르타르 방수, 시트 방수, 도막 방수, 실링 방수 등 공업의 시공에 대해 평가한다. 또한 모르타르 바르기 및 보호재 부착을 통해 보호층을 시공할 수 있는지도 검증한다.
시험 문제는 ‘주어진 가설물에 아래의 조건에 따라 도면과 같이 개량 아스팔트 시트 방수 작업을 하시오’라고 나온다. 시험 시간은 2시간 10분으로 130분이다. 긴 시간으로 생각되지만 1평이 넘는 가설물에 혼자서 시트 방수를 하는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작품이 미완성되면 실격 처리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또한 중장년층은 계속 앉은 상태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허리와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평소 체력 관리를 해두는 것이 좋다.
방수기능사 실기시험은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으면 합격이다. 그러나 실격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앞서 말한 대로 ‘작품 미완성’은 실격 처리 대상이다.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사항은 ‘안전화, 안전모 중 일부라도 미지참한 경우’다. 반드시 시험 현장에 자신의 안전화와 안전모를 지참해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또한 ‘방수 성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작품’도 실격 처리된다. 특히 올해 기준이 더욱 엄격해졌기 때문에 이를 인지해야 한다. 평가 기준을 보면 방수 치수에 대해 오차를 ±30mm까지 허용한다. 그러나 벽체 상부 아스팔트 펠트지 바탕노출 치수 오차는 ±20mm까지만 허용한다. ±30mm에서 ±20mm로 변경된 사항이니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중장년 취업 허와 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격증 취득에 연령 제한이 없고, 방수기능사라는 직업은 정년이 없다는 점이 중장년층에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안정적인 보수를 받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시중에선 방수기능사로 취업하면 월 평균 250만 원 정도 벌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방수기능사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아니며, 이 자격증만으로는 구직이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방수공으로 2~3년 경력을 쌓은 후, 보일러 자격증, 배관 자격증, 전기 자격증 등을 따서 보일러 시공 및 유지보수 개인영업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남양주시 N+생활기술학교와 함께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 남양주 한국건설직업학원의 김효미 실장도 “방수기능사 자격증 취득으로 방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실무에서는 시트 방수(자격증 시험 과제) 외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적응하기까지는 실무 경력이 필요하다”면서 “끈기와 목표를 갖고 계속해서 일하면 전망은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고 비슷한 골자의 조언을 전했다.
더불어 김 실장은 “자격증을 취득하면 곧바로 건설현장관리인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현장관리인으로 일할 수 있다. 또한 방수기능사 자격증은 건설업 신규 면허등록을 위한 자격증으로 사용할 수 있고, 건설기술자 초급수첩 발급에도 이용할 수 있어 중장년층에게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