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착한 환자 좋은 의사 되기] 회전근개 파열 겪은 중년여성과 정형외과 전문의의 라뽀
- 온 가족의 식사 후 설거지를 하다가, 혹은 몇 년째 키워오던 강아지를 쓰다듬다가, 평생 해왔던 천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갑자기 어깨 힘줄이 끊어진다. 툭 소리도 없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상상하기 힘들다. 교통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맞은 것도 아니다. 이해가 잘 안 되는 상황이지만 실제로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것도 아주 흔하게. 바로 회전근개(回轉筋蓋) 파열이라 질환이다. 이 질환을 앓았던 김선옥(金善玉·51)씨와 서울바른세상병원 김형식(金亨植·42) 병원장을 통해 회전근개 파열에 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Studio Pic) obdlife@gmail.com 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김선옥씨는 평범한 주부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부처럼,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김씨는 남편 사업이 갑작스럽게 기울어진 후 남편을 대신해 가족을 챙기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식당일을 했다. 그런데 밤낮없이 고단한 일을 해서인지 어느 날부터 어깨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어깨가 아프기 시작하더라고요. 좀 불편하긴 했지만 통증은 없었어요. 아프기 시작한 것은 올 1월부터였어요. 어깨가 너무 아파 잠에서 깰 정도였죠. 안되겠다 싶어 동네 의원을 찾았더니 진통제만 주더라고요. 그래도 참을 만해서 버티며 살았는데 올 4월부터 통증이 매우 심해졌어요. 누워서는 잠을 잘 수 없어 앉은 채로 잠을 청했을 정도였어요. 그때 서울바른세상병원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김 원장님을 찾아갔어요.” 김선옥씨는 특별히 어깨를 다친 일은 없었다고 했다. 평소에 심한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는 일도 팔을 크게 쓰는 작업은 아니어서 더욱 의아했다고 한다. “팔에 힘이 빠지고 저릿저릿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목에 문제가 생겼나 했어요. 목에 문제가 생기면 그렇다고 해서요. 그런데 알고 보니 한쪽 어깨에 이상이 생기면서 몸의 균형이 깨져 생긴 통증이라고 하더군요.” 김선옥씨는 4월에 이 병원을 찾았고 5월에 바로 수술을 받아 지금은 회복 중에 있다. 목 질환과 구분하는 방법은 ‘팔 들기’ 김형식 원장은 정형외과에서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환자가 김선옥씨 같은 환자라고 말했다. “많이들 오해하십니다. 보통 척추에 문제가 생길 때 발생하는 방사통과 회전근개 파열과 통증의 형태가 비슷하니까요. 또 요즘에는 의학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환자분들이 스스로 진단을 내리는 경우도 많고요. 두 통증을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는 팔을 머리 위에 올려보는 것입니다. 이때 편하면 척추 쪽 문제일 가능성이 크고, 반대의 경우는 어깨를 의심해야 합니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와 연결되는 팔꿈치 위쪽 팔뼈(상완골) 맨 위에 붙어 있는 어깨 쪽 근육의 힘줄이 파열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쪽 어깨 끝(견봉)을 만져보면 팔과 어깨가 연결되는 쏙 들어간 부위다. “김선옥 환자는 병원에 오셨을 때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힘줄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완전히 끊어진 상태였죠. 게다가 염증도 심했고 물까지 차 있었어요. 그래도 힘줄이 끊어진 지 아주 오래되지 않은 상태여서 어렵지 않게 수술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어깨 힘줄이 끊어졌는데 오래 참을 수 있을까? 김 원장은 의외로 많다고 설명한다. “힘줄 손상이 아주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에는 제대로 인지를 못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주변 근육이 힘줄 손상을 보완해주면서 상처에 익숙해져버린 경우죠. 이런 경우에는 애써 수술하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생활할 때 불편함을 못 느끼는 데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정형외과 의사들은 조금만 수술하면 예뻐지는데, 완벽해지는데 하면서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의사의 욕심이 아니라 환자의 요구잖아요. 그 속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원인이 있다. 병원에서는 동결건 혹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라 부르고, 일반적으로는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바로 그 병이다. 오십견으로 오해하고 방치하는 병 “오십견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특별한 치료 없이도 좋아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회전근개 파열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이 무척 까다로워지고 어렵게 수술을 한다 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거든요. 안타깝게도 상당수의 환자들이 회전근개 파열을 오십견으로 오해하고 방치해버려요. 그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낫질 않으니까 그제야 병원에 오는데 이미 심각해진 후죠.” 회전근개 파열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끊어진 힘줄을 다시 이어주는 과정이 복잡해진다. 끊어진 고무줄이 반대 방향으로 튕기는 것처럼 힘줄도 끊어진 부위가 시간이 갈수록 멀어진다. 이렇게 끊어진 상태로 방치하면 또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상완골과 견봉 사이의 마찰로 관절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염증이 심해지면 일반적인 수술로는 회복이 어렵고 인공관절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생한다. 김 원장은 이런 방치가 의사로서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무릎관절염의 경우 큰 통증이 없다면 최대한 수술을 미루고 본인 무릎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쓰도록 유도하는 타입이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견봉의 타고난 모양이 발병의 원인 가장 궁금했던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오던 주부가 특별한 외상이나 충격도 없이 힘줄이 끊어지다니. 게다가 김선옥씨는 이제 갓 50을 넘긴 비교적 젊은 나이다. 뭐가 문제였을까? 김형식 원장은 그 원인을 견봉, 다시 말하면 어깨를 덮고 있는 뼈의 모양에서 찾는다. “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견봉은 사람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모양을 하고 있죠. 일자 모양의 편평형과 약간 굽은 커브형 그리고 문제가 되는 후크형이 있어요. 후크형은 갈고리 모양으로 견봉 아래쪽에 뼈가 톡 튀어나온 형태를 말하는데, 이 튀어나온 부분과 어깨 관절 사이의 간격이 좁아서 힘줄과 마찰을 일으켜요. 결국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힘줄 조직이 뜯겨져 나가고 마지막에는 끊어지고 마는 것이죠.” 평범한 주부인 김씨의 힘줄이 어느 날 갑자기 끊어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무직 사람들이나 40대의 젊은 나이에도 힘줄이 끊어져 회전근개 파열에 시달릴 수 있다. 다행히 김선옥씨의 경우엔 상처가 크지 않아 수술로 힘줄을 이어붙일 수 있었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전형적인 형태의 수술이었기 때문에 치료는 특별히 어렵지 않았습니다. 수술은 의사들이 앵커라고 부르는 실이 달린 쐐기를 상완골 끝에 박아 힘줄이 뼈에 붙을 수 있도록 잘 묶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물론 이것으로 수술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발하지 않도록 상완골의 튀어나온 부분을 깎아주고 주변 염증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과정도 거칩니다. 수술은 모두 다 내시경을 통해 이뤄져요. 최소한의 상처만 남겨 빠른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말이죠.” 몸은 아팠지만 부부 사이 돈독해져 기뻐 김선옥씨는 빨리 수술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한다. 사실 주변에서 나쁜(?) 유혹이 많았다. “주변에서 엉뚱한 조언들이 많았어요. 수술 안 해도 놔두면 낫는다는 얘기부터, 요가만 열심히 하면 좋아진다는 얘기도 있었죠. 그래도 이 병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게 없었으니까,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제일 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안심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해주시는 원장님을 보면서 신뢰도 생겼구요. 원장님이 어깨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보살펴주셔서 더 좋아졌어요(웃음).” 현재 재활중인 김씨는 수술로 인한 휴식이 부담스러운 듯 빨리 나아 일을 다시 하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회복이 더딘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다른 환자에 비해 회복이 좀 늦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몸치’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몸치라서 그런지 재활운동도 너무 힘들어요. 팔굽혀펴기를 하는데, 도통 몸을 일으킬 수가 없더라고요. 힘들어서 그런 것인지 아파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눈물이 계속 쏟아졌어요. 그러다 도망가기도 했고요. 그런 과정에서 저에게 많이 실망하고 스스로를 나무랐어요. 내 몸을 이렇게 방치했나 싶어서 말이죠.”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얻은 것도 있다. 남편과 금실이 좋아진 것도 그중 하나다. “많이 미안했던 모양이에요. 본인 때문에 일터로 나가게 됐고, 일하다가 병을 얻었다고 생각하면서 죄책감을 갖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만회하겠다고 수술 후에는 목욕도 시켜주고, 집안일도 도맡아줘서 회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김씨는 몸이 완쾌되고 나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냐는 물음에 운동이라고 대답했다. 평소에 몸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 때문에 이 사달이 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주변 공원도 걷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들을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남편과 함께. 한 번 큰 병을 앓고 나니 지인들 사이에서 그녀는 어깨 박사가 됐다. 주변에서 어깨 문제만 생기면 자신을 찾는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병원에 가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저도 치료를 좀 더 빨리 받았으면 재활이 쉬웠을 텐데, 치료가 늦어 이렇게 고생하잖아요. 물론 저보다 더 병원에 늦게 와서 낭패를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요. 그래서 늘 지인들에게 얘기해요. 일단 병원에 가서 얘기 들어보고 다른 방법을 결정해도 늦지 않으니, 일단 병원부터 가라고 말이죠.”
- 2016-10-27 09:21
-
- [웰에이징] 오십견(五十肩), 50세가 넘으면 모두 걸린다고?
- 어느 날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내려 하는데 갑자기 어깨가 아프다. 언젠가부터 어깨가 아파 한 쪽으로만 잠을 청하거나, 와이셔츠를 벗는데 한쪽 팔의 소매가 손에 닿지 않아 곤란해졌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깨 질환 증상들이다. 이런 증상을 ‘오십견’이라고 하는데,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오해가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의외로 쉽게 낫는다는 오십견이 왜 문제가 되는지, 정형외과 전문의인 목동힘찬병원 이정훈(李政勳) 원장과 부산 영도병원 정일권(鄭一權) 실장을 통해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일러스트 윤민철 작가 사실 오십견은 정확히 말하면 병명은 아니다. 보통 50세가 넘어 어깨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쉽게 오십견이라고 하지만 병원에서는 ‘동결건’ 혹은 ‘어깨 유착성 피막염(또는 관절낭염)’ 등으로 불린다. 어깨가 얼어버린다는 의미로 영어로는 비슷한 의미인 ‘frozen shoulder’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흔히 오십견은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일종의 훈장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보다는 노화를 실감하며, 세월에 순응한다며 내버려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오십견은 “내버려 두면 낫는다”라고 여겨지는 대표적 질병의 하나다 보니 더더욱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 관절낭 충혈과 염증이 원인 이에 대해 현장의 의료인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친다. 적어도 의사의 진단은 반드시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이정훈 원장은 이렇게 조언한다.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유착성 피막염은 공처럼 생긴 어깨관절을 쥐고 있는 모양의 조직인 관절낭이 충혈되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수축되어 생기는 질환입니다. 어깨관절을 꽉 쥐고 있는 셈이어서 당연히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기고 운동 범위가 줄어들게 되죠. 하지만 이런 어깨통증이나 운동 제한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어깨통증을 모두 오십견이라고 스스로 진단하면 다른 질환의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회전근 파열의 경우 어깨인대를 수술로 치료해야 회복이 가능한데, 무작정 참고 버티다 일을 키우는 경우가 있어요.” 동결건과 일반적인 어깨관절 질환의 가장 큰 차이는 통증의 양상이다. 동결건은 어깨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관절 운동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움직이기 힘들다 그리고 점차 통증이 심해지며 모든 어깨의 활동 범위가 좁아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보통 팔을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기 힘들다면 동결건을 의심해봐야 하지만, 만약 통증은 있지만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회전근개 손상 등 다른 어깨관절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자가진단 방법으로는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당뇨병 환자는 발병 확률 5배 높아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병명치고는 재미있기는 하다. 나이 50세만 넘으면 발생해서 오십견이라니. 실제로 오십만 넘으면 누구나 다 걸리는 병일까. 이에 대해 이정훈 원장은 일단 오십견의 원인에 대해 알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동결건의 원인은 아직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보통 의사들은 이 동결건을 좁은 의미의 질환과 넓은 의미의 질환으로 나누는데, 협의의 경우에는 외부요인 없이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죠. 이 부분에 대한 원인 규명은 아직 진행 중에 있어요. 반대로 외부요인에 의한 동결건도 존재하는데, 이 원인들은 당뇨병이나 갑상선질환과 같은 내분비계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외상이나 암도 이유로 꼽히고요. 또 동결건은 50대에 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빠르게는 40대에게도 있고, 60대에 겪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드물게는 70대에 생기기도 하고요. 다른 어깨질환인 회전근계 파열이나 석회성건염이 원인이 돼 동결건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50세가 넘는다고 누구나 다 걸리는 병도 아니다. 정일권 실장에 따르면 정상인 중 동결건에 걸릴 확률은 5% 남짓이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라면 그 확률은 25%로 훌쩍 뛴다고 그는 설명한다. “2007년에 영국 스코틀랜드의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은 5% 정도가, 당뇨병 환자는 25%가 어깨 통증이 있다고 해요. 특히 당뇨병은 미세혈관의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당뇨병환자는 동결건과 같은 어깨질환이 더 잘 발병합니다. 일반 환자에 비해 통증이 더 심하고 치료가 더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혈당 관리가 중요해요. 당뇨병뿐만 아니라 갑상선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어깨 통증이나 동결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인이 되는 질환을 잘 관리해주고 치료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당뇨병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당뇨병은 동결건의 발병률을 높이기도 하지만, 그 성향 또한 악성이라 볼 수 있다고 한다. 치료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며, 치료 후에도 영구적으로 증상을 남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초기에 안 잡으면 2년 고생 혹시 성별이나 주로 사용하는 손과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1년 발표한 어깨 유착성 피막염 심사결정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총 진료 인원은 약 322만 명으로, 이 중 여성이 60% 정도였다. 정 실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동결건은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에 남녀의 차이가 있다는 직접적인 이유을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여성의 경우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인해 남성보다 어깨관절의 사용이 더 많았기 때문으로 짐작해볼 수는 있죠. 또한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도 남성에 비해 여성 오십견 환자가 많은 원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남녀 성별 차이라기보다는 어깨의 과사용(過使用) 여부에 달린 것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쪽 손을 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깨관절 역시 다른 쪽 어깨보다 과하게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오십견 발병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겠죠.” 동결건은 시기에 따라 기본적으로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통증기)라 부르는 초기는 굳어가는 시기로 통증과 경직이 매우 심한 시기. 발병한 지 3~6개월 정도에 해당한다. 2단계(동결기)는 굳은 시기로 통증은 서서히 감소하지만 경직이 더욱 심해지는 시기다. 보통 6~12개월 사이다. 그리고 나면 3단계 (해동기) 풀리는 시기가 오는데, 통증이 감소하고 경직도 서서히 풀려 이때는 대부분 자연적인 회복이 가능해지는 단계이다. 길게는 2년까지 소요된다.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동결건 역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적으로 나을 수 있다 하더라도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에 쉽게 치료할 수 있을 때 손을 쓰는 것이 좋다고 이정훈 원장은 강조했다. “단순 어깨통증이라고 생각하지만 육체노동을 하시는 분들은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고, 잠잘 때 통증 때문에 자주 깨게 되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참는 것보다 치료하는 것이 훨씬 좋죠. 초기에 약이나 주사를 통해 충혈이나 염증을 가라앉히면 특별한 수술 없이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제나 소염·진통제를 사용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약제들이 나와 증상에 따라 사용하고 있어요. 물론 약과 주사로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수술로 치료하기도 하죠. 필요 이상으로 관절과 붙어 있는 부분을 벌려주기도 하고, 염증을 걷어내면 통증이 극적으로 없어지곤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쓰이기도 한다. 두면 낫는다고 해서 되레 방치하면 어깨의 운동 제한이 더 심해지고 치료가 어려워진다. 또한 치료를 통해 오십견이 호전되었다 해도 염증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관절운동을 하면서 증상이 재발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꾸준한 스트레칭 예방에 도움 그렇다면 예방법은 무얼까? 전문의들은 동결건의 예방은 운동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사실 동결건과 같이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질환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부지런히 운동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평소에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두면 어깨뿐만 아니라 척추나 무릎 등 전신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정 실장은 “오십견은 어깨의 운동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완화해주는 가벼운 스트레칭이 도움이 됩니다. 무리하게 어깨를 쓰는 운동보다는 어깨 들어 올리기나 양 팔을 하늘로 뻗어 두 손을 깍지를 끼고 앞뒤로 쭉 뻗어주는 스트레칭이 좋습니다. 여기에 팔꿈치나 어깨 스트레칭 등도 도움이 되고요. 하지만 무리하게 힘을 쓰는 운동은 가급적 피하고, 운동 중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멈추고 심한 경우 진단을 받으셔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동결건 환자에게 추천할만 한 생활습관의 개선에 대해서는 과도한 어깨 사용이나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는 노력이라고 정 실장은 설명한다. “장시간 관절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중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10∼15분정도 온찜질도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온찜질보다는 냉찜질이 나아요. 50대 이후 관절질환에는 연골 손상을 예방하거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영양소 섭취도 도움이 됩니다. 이와 함께 면역력을 길러주고 뼈와 관절에 좋은 칼슘과 칼슘 흡수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권하고 싶어요. 녹황색 채소와 과일, 곡류,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멸치, 해조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고, 카페인이나 단백질, 나트륨은 칼슘의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줄여야 합니다.” 이정훈 원장은 또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의료 현장에 있다 보면 부황이나 침 등 부적절한 자가 치료를 했다가 2차 감염 등이 생겨서 오히려 병을 키워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간단하게 끝날 치료가 수술까지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허다하죠. 검증 안 된 민간요법에 너무 의지하지 마시고, 또 오래 참지도 마시고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으셨으면 해요.”
- 2016-07-28 10:39
-
- [원클릭 건강] 쑤시고 뻣뻣한 어깨 통증 ‘오십견’…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큰 코
- 대한견·주관절학회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전 인구의 7% 정도가 어깨질환을 갖고 있다. 성인의 경우 60% 이상에서 어깨통증을 한번 이상 경험할 만큼 어깨질환은 흔하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어깨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고 병을 키운다는 데 있다. 흔히 ‘오십견’이라 불리는 어깨질환은 ‘동결견(유착성관절낭염)’을 뜻한다. 오십견은 어깨관절을 감싸는 관절막에 퇴행성 변화가 찾아오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염증을 유발해 어깨가 점점 굳어가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염증이다. 어깨 전반에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가 굳기 때문에 움직임도 불편해진다. 질환 진행 정도에 따라 수면 중 강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동결견이라는 말처럼 증상이 나타나면 마치 어깨가 얼어 있는 것처럼 어깨를 조금만 움직여도 자지러지게 아픈 상태가 지속된다. 단순 동결견으로 진단된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줄고 운동범위도 좋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어깨에 상당한 운동 제한이 남게 된다. 오십견은 꼭 퇴행성 변화에 따라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깨관절에 부상을 입거나 운동 부족으로 어깨관절이 굳어 오십견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자가 진단 후 치료를 받지 않거나 부적절한 민간요법에 의지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연세바른병원 이상원 대표원장은 “조기에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경우 간단한 물리치료와 약물요법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서 “어깨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2014-03-27 11:33
-
- 날씨 풀려도 어깨는 굳어…오십견 치료와 예방
- 오십견 환자가 증가세다. 오십견은 50대 이상에서 자주 나타나는 어깨관절 질환으로 유착성 관절낭염이 정확한 병명. 노화로 인해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주머니(관절낭)에 염증이 생긴 후 유착돼 어깨 움직임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별다른 외상 없이 어깨가 아프고 운동이 제한되는데 어깨 관절의 과다 사용으로 어깨 관절막에 염증이 생긴 후 관절막이 두꺼워져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어깨통증이 서서히 오다가 점점 진행되면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특히 야간에 통증이 심해져 아픈 어깨 쪽으로 누워 잠을 자기 힘들다. 어깨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쑤시는 통증이 나타나고 세수나 식사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심한 통증으로 발전한다. 나중에는 팔과 뒷목까지 아프고 저려 목 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오십견은 힘줄, 인대의 외상, 염증 등이 주원인이며 그 외에 목디스크, 갑상선 질환, 당뇨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오십견 극복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통증을 조절하고 어깨 운동을 통한 자가관리가 필수. 손가락을 벽에 대고 점차 위로 올리는 등 수동적 관절운동을 통해 굳어지고 짧아진 인대를 늘려서 관절을 유연하게 하는 것이 운동치료의 기본이다. 운동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온찜질로 어깨 근육을 풀어준 후 하는 것이 좋다. 초기 오십견은 주사요법과 운동요법으로 뚜렷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웰튼병원 서희수 소장은 “오십견은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이 점차 굳어져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2014-03-19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