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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韓流 패션, 中國을 通하다!
- 경제 성장이 절실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불 안 가리고 앞만 보고 달렸더니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한 마리로 불렸다. 고도성장을 과시하듯 연이어 열린 ‘86서울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전쟁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낸 듯 우리나라가 함박웃음 짓던 그때. 우리를 동경하던 대륙의 청년이 있었다. 한국의 발전상이 그저 궁금했을 뿐 저 먼 미래는 생각지도 못했다는 눈 맑은 청년. 훗날 그는 한류 문화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인으로 성장했다. 한류를 파는 중국인, 중국 온라인 패션 기업 한두이서(韓都衣舍) 두정국(杜廷國) 부회장을 만났다. 한류 때문에 하루가 바쁜 사람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빡빡합니다. 이곳저곳 다니며 직접 상담하다가 돌아갑니다.” 한국에 오면 주로 뭐하냐는 질문에 재미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중국 패션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온라인 기업 한두이서그룹주식유한공사(이하 한두이서) 공동 창업자이자 부회장의 서울 일정이 야박할 정도로 쉴 틈이 없다. “그저 일만 하다 간다”는 넋두리가 여운처럼 슬며시 깔린다. 알고 보면 사정이 딱하지도 않다. 한국에 오기 위해 이용하는 중국 칭다오 류팅 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한 시간 거리. 중국 내 출장보다 가까워 당일 출입국이 가능할 정도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두정국 부회장에게 대한민국 서울은 나쁘지 않은 업무 장소다. “한국 분들이랑 짧게 몇 마디 정도 대화하면 제가 한국 사람인 줄 알더라고요. 얘기가 깊어지면요? 그때는 중국놈으로 알아챕니다!(웃음)” 중국 사람을 낮춰 부르는 표현도 넉살 좋게 쓰는 것을 보면 한국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두정국 부회장은 한국 기업과 한두이서 사이 소통 창구 기능을 톡톡히 하며 한국을 자주 찾고 있다. 최근 한국 콘텐츠 회사와의 만남은 물론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패션 업체와의 선약으로 한국 방문이 부쩍 잦아졌다. 시니어 패션도 한류다 한두이서(韓都衣舍)는 ‘한국 옷을 파는 집’이란 뜻이다. 2006년 온라인 전문회사로 창립해 2년 뒤인 2008년 본격적인 한류 패션 전문 쇼핑몰로 새 단장했다. 중국 온라인 패션 업계 1위 자리를 꿰찰 만큼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 초기부터 지금까지 한국 현지 스튜디오에서 한국인 모델을 기용해 촬영한 이미지로 한두이서 홈페이지(handu.com)를 채우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에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델이 죄다 한국인이라 그런지 친근함이 묻어난다. 한두이서가 특히 한국에서 이름을 알린 이유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 스타 전지현, 지창욱, 박신혜 등을 피팅 모델로 발탁했다는 점. 배우 전지현은 지금도 한두이서를 대표하는 모델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출에서도 한두이서의 저력을 짐작할 수 있다. 그룹 내 자체 브랜드 16개 중 하나인 ‘H스타일’은 이용 회원만 1700만 명, 연간 매출은 우리 돈으로 3500억 원이 넘는다. 한두이서 홈페이지에는 매일 한류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유아, 어린이, 시니어 브랜드에 이르는 제품들이 각각 100개 이상 업데이트된다. 특히 ‘H스타일’ 못지않게 시니어 패션 브랜드의 활약도 눈부시다. “4, 5년 전에 꽃중년 여성을 겨냥한 한류 스타일의 브랜드 디큐나(Dequanna)를 런칭했습니다. 젊은 중국 여성 패션이 한국과 큰 차이가 안 나는 반면 40대 후반, 50대 초반의 중년 패션은 한국과 많이 다릅니다. 그것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탤런트 윤해영 씨가 ‘디큐나’ 홍보모델로 활약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큐나의 실제 구매자는 누구일까? 바로 H스타일에서 옷을 사 입는 시니어의 자녀들이다. “스스로 옷을 사 입는 시니어도 있겠지만 젊은 사람들이 구매합니다. 우리 메인 브랜드인 ‘H스타일’ 회원만 1700만 명이고 한두이서몰 전체 회원이 4000만 명입니다. ‘H스타일’에 들어왔다가 ‘디큐나’가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입는 옷에도 눈이 가는 것이죠.” 현재 중국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시니어 패션 브랜드 중에서 ‘디큐나’가 1위라고 두정국 부회장은 말했다. 1위가 아니면 배우 윤해영을 어떻게 쓰겠냐며 시원하게 웃는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한류를 알아보다 두정국 부회장이 배우 윤해영을 설명하면서 MBC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에 나왔던 배우라고 소개해서 적잖이 놀랐다. 1990년대 후반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이지만 한류 드라마로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 그렇다면 한류 전문가 느낌이 물씬 나는 두정국 부회장은 언제부터 한국을, 한류를 직감한 것일까? “한국을 알게 된 건 한류 열풍이 불기 아주 오래전 전부터죠.” 이웃 나라 한국의 성장이 궁금했던 두정국 부회장은 한국을 알고 싶은 마음에 1993년 산둥대학교 외국어학원 한국어학과에 진학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어학과가 신설됐으니 한국어를 배운 첫 번째 세대다. 한류 전문가로서의 인생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뭔가 멀리 봐서 전공을 결정한 거라기보다는 한국의 빠른 성장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운 것이 운명이었던 것이죠. 마침 우리 회사 조영광(趙迎光) 회장님도 같은 학과, 같은 반 출신입니다. 유학덕(劉學德) 한국지사장은 기숙사 룸메이트였고요.” 한국어를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남들보다 많이 알게 됐다. “1980~90년대, 중국에서는 홍콩류나 일본류가 있었습니다. 오래가지 못했어요. 인기가 좀 생기나 싶었는데 사라졌어요. 그런데 한국어를 전공한 저와 회장님은 한국 문화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 문화는 다른 나라의 유행과 달리 침투력이 강했습니다. 1990년대 말 한국 정부도 국가 정책으로 문화 관련 사업에 투자를 많이 했고요. 유행이 오래갈 것으로 판단했고 사업 콘텐츠로 삼기로 했습니다.” 한류 패션을 지탱하는 것은 한류 문화라고 두정국 부회장은 목소리에 힘을 줘 강조하면서, 한류 패션은 한류 문화, 드라마, 연극, 영화 등으로 시작해 패션으로 뻗어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 스타에 대한 친근함도 중국 스타와 비교되는 점이었다고. “중국 일반인에게 연예인이란 거리감이 있고 숭배해야 하는 대상이었어요. 그런데 한류 문화로 알게 된 한국 연예인은 친근감이 느껴졌습니다. 뭐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대상이었어요. 한국 사람들을 보면 노래도 잘하고, 잘 노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런 욕구가 있는 만큼 한류 패션도 생명력이 있다고 판단했죠. 결국 우리의 판단이 맞았음이 증명되고 있잖아요. 2003년쯤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15년이 지났는데 한류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한류 스타일로 패션 사업을 시작한 지 10여 년. 그 노력의 결과로 중국에서 제일가는 온라인 패션 브랜드로 한두이서는 성장했다. 현재는 한류 패션을 넘어서 뷰티와 생활용품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투명 경영이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든다 두정국 부회장에게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니 “마음 관리에 꽤 엄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5년 전부터 철저하게 채식을 하고 있다. 누구를 만나든 도를 닦는 마음으로 자신을 내려놓고 행동하고 사고한다. 두정국 부회장은 본인의 생각이 회사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철저하게 살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한두이서의 비전은 사원들과 외부 파트너가 꿈을 성취하고 실현하는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저만의 생각이 아니고 임원진과 함께 많은 토론을 거친 부분입니다. 내가 아닌 상대방의 꿈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하고자 합니다. 우리 회사 문화는 협동으로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궁극적으로 직원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만들면 회사는 자연스럽게 성장합니다. 직원들이 부자가 되면 회사는 더 큰 부자가 되는 거잖아요. 직원이 다 실패하면 회사도 물론 무너지고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사주 일가의 갑질과 관련한 이야기가 새어나와 두정국 부회장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경쟁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항상 남을 이기려고 하는 마음 때문이에요. 부작용은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안전하게 오래 사업을 하고 싶다면 투명 경영을 해야 합니다. 저희는 대내외적인 투명 경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모두가 좀 솔직해야죠.” 한두이서는 수직적인 상하관계를 지양한다. 대신 작은 조직체를 많이 만들어서 개별적으로 일을 하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실적이 좋은 팀이 있는가 하면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 이때 원인을 파악해 팀원을 다른 조직으로 분산 배치하거나 개인 실력 차에 따라 조직에 기여하게 한다. “이것도 자연의 법칙입니다. 순환의 원리가 존재하는 것이죠. 우리는 온라인 시장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두이서는 회사 내 조직이나 관련 외부 업체가 일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줍니다. 물류, IT, 생산, 홍보 등 다양한 시스템을 지원합니다. 사내 자체 브랜드이든 파트너 업체이든 모두 한두이서의 시스템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길지 않은 회사 연혁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빠르게 업무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온라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이런 조직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온라인에서는 이런 식으로 조직을 이끌어가야 발전 흐름을 제대로 잡을 수 있습니다.” 한두이서의 장기적인 목적 중 하나가 빅데이터 자료를 기반으로 한두이서 내부 조직을 포함해 함께 일하는 업체가 더욱 편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일이라고 했다. 성장 중이거나 온라인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교육도 제공하고 온라인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빅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갖췄기 때문에 한두이서가 중국 내 규모가 가장 큰 온라인 브랜드 그룹이 됐다고 두정국 부회장은 설명했다. 인터뷰 당일에도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와 협약식이 있었다. “우수한 한국 패션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돕는 것도 우리 일입니다. 오늘은 임블리(부건FNC)와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나라마다 온라인 시장의 규칙이 다릅니다. 무턱대고 진출하면 실패율이 높습니다. 임블리가 한국에서는 잘나가는 회사일지 몰라도 중국 시장에서는 쉽지 않을 겁니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거예요.” 끝으로 한류를 파는 두정국 부회장에게 한류의 수명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냐고 물었다. 뉴웨이브란 이름으로 왔다가 한 시대를 풍미하고 사라진 타이완류, 일본류, 홍콩류는 늘 있었다. “제가 50년은 더 이 분야에서 일할 수 있을 겁니다. 한류의 유통기한을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일본류나 홍콩류보다는 길 수밖에 없습니다. 한류 문화 기반이 이미 잘 닦여 있으니까요. 한류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한류 패션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계속 만들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일할 것 같습니다.(웃음)”
- 2018-06-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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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소자에게 새로운 삶을 이어주는 브릿지 역할
- 법무부 2017년 통계자료를 보면 일반 교도소에서 출소한 6만 2624명 중 3년 이내에 24.7%가 재복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법무부 교정본부 통계에 따르면 출소 후 창업, 취업에 성공한 출소자 1670명의 재범률은 일반 출소자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대부분 출소자들이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생계 문제를 꼽는 만큼 출소자의 취업이 재범을 방지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에 맞춰 일반 비영리법인 사회적기업에서 출소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주는 업체가 있어 화제다. 바로 일반기업으로는 최초로 법무부 인가를 받은 한울배터리 사회적협동조합 이명원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출소자들에게 취업은 사회와 출소자를 잇는 가장 효과적인 가교(架橋) 역할이 되고 있다. 이 업체는 갱생보호대상자와 사회취약계층 채용에 중점을 두고 사회 공익을 실천하는 비영리법인 사회적협동조합이며 예비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이명원 대표는 “전문기술 습득을 위한 직업훈련이 출소자 취업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재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배터리를 판매하거나 출장 교체 서비스 및 갱생보호대상자와 사회 취약계층을 고용해 기술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며 “갱생보호대상자 및 사회 취약계층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정본부의 구인·구직 만남의 행사에 참여하고, 직업 훈련을 통한 창업을 지원하고, 매출 수익금을 갱생보호대상자와 사회 취약계층, 결손가정 청년 등의 사회 진출과 복귀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명원 대표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사업체를 운영하던 중에 부도를 막기 위해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빚을 갚지 못해 결국 1년 형을 선고받는다. 가족을 생각하며 그 절실함에 절망을 딛고 교육을 통하여 기술을 습득하였고, 모범수가 되어 가석방되었다. 출소 후 유통 분야 10여 년, 배터리 분야 9년 등 20여 년에 걸친 사업 경험을 토대로 서울시에서 3000만 원을 지원받고 무담보대출은행에서 1000만 원을 빌려 그 당시 받은 기술교육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확대하기 위하여 사업자 20여 명을 모아 힘을 합쳤다. 이로 인해 배터리업체를 열어 전국 30여 곳에 지점을 내면서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명원 대표는 “나 자신이 전과자였기에 재소자 내면에 엄습하는 현실적 불안감과 두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재소자들의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 재범률을 낮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일을 하게 된 동기는 갱생보호대상자들은 출소 후에도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다시 방황하며 결국 재범을 하게 되는 상황이 무척 안타까웠고, 당장 먹고살 걱정 때문에, 사회에서의 삶보다 오히려 수감생활이 더 마음이 편하다는 재소자들의 말에 충격을 받아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자립을 위한 다양한 지원으로 재범을 줄여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은 취약계층과 출소자들의 주요사업 특징과 그중 배터리사업을 대표사업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출소자의 생계를 위한 일자리 창출, 창업지원, 기술교육 등은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것이 중요하기에 그 일환으로 자동차정비 기술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운영 리스크가 적고, 기술습득이 용이한 차량 및 배터리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주요 사업 분야는 차량용 배터리, 산업용 배터리, 정류기반 배터리, UPS 배터리 설치 및 유지보수로, 조합원 모두가 다년간의 차량 및 배터리 분야의 사업 노하우를 지닌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차량에 관한 모든 상담과 업무가 가능하다. 한울배터리 서울 본점을 비롯해 전국 30여 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조합원 모두 개인사업자를 갖고 있어 분류상 사업자 협동조합인 것이 특징이다.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수익금은 사회복지사업에 환원되고, 갱생보호대상자 및 취약계층 결손가정 청년 등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와 고용 인원 증대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은 배터리사업을 위주로 하는 시스템분야에서 2017년에 법무부 고용 실적 1위를 기록했다. 또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은 법무부, 교정본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연대하여 갱생보호대상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쳐오고 있으며, 교정본부와 법무보호복지공단과의 유기적인 연대로 많은 공공단체들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법무부 사회적협동조합의 인가를 최초로 받은 취지와 공로를 인정받아 ‘2016 대한민국 인물대상(사회공헌부문)’ ‘2018 이노베이션 기업 &브랜드대상’ ‘2018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대상’ 등을 수상했다. 이명원 대표는 “회사 운영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시 하는 것은 업무 시 직원들의 안전”이라며 “안전한 작업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사회적 적응 능력 배양과 더불어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나 개인적인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것이라도 함께 고민하고 들어주며 소통의 시간을 갖는 직장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전한다. 한울배터리사회적협동조합은 향후 출소자들 모두가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올해부터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갱생보호대상자들을 위해 기숙사를 설립하여 편안한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비소 개설, 여성 출소자를 위한 크리닝사업부 신설 등을 계획하고 있고, 조합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해 출소자들의 경제 자립 프로세스 마련을 위한 방안도 꾸준히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갱생보호대상자들에게 문턱이 높은 일자리, 기업 외면의 본질적 문제점을 분석·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기술교육을 병행·고용을 확대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서 나아가 창업을 위한 단계적인 서비스를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사이신(敬事而信)의 마음으로 ‘함께 나눔, 함께 행복, 함께 발전’을 위한 건강한 사회 만들기에 노력하는 이명원 대표는 “갱생보호대상자의 창업교육과 기술교육, 각 구치소 및 교도소 교정본부 산하기관의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 지속적으로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 밝혔다.
- 2018-06-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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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과 도전, 그리고 성공 세상을 바꾸는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의 길
- 홍성열(洪性烈·63) 마리오아울렛 회장의 삶을 들여다보면 도전과 기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토종 브랜드 론칭, 초대형 패션 아울렛 도입 등등 돈도 지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그게 되겠어?”라는 주변의 비웃음까지 들어야 했던 그의 선택과 도전들은 모두 커다란 성공이 되어 보답으로 돌아왔다. 지난 40여 년 동안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요즘 마리오아울렛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과 함께 경기도 연천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리오허브빌리지 경영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의 인생과 준비 중인 또 다른 선택에 대해 들어봤다. “밖에 나오면 좋죠. 회사 안에 있으면 머리가 아파.(웃음)” 농담을 건네는 쾌활하고 시원시원한 목소리에는 자수성가하여 산업의 지형까지 바꾼 사람다운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가 경영하고 있는 가산디지털단지 마리오아울렛은 평일 10만 명 이상, 주말에는 2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불러들이고 있으며 온라인 몰을 론칭하여 1년 만에 11만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할 정도로 꾸준한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이 모든 시작은 형제들의 돈을 긁어모아 마련한 사업자금 200만 원이었다. “홍성열 회장은 슈퍼 마리오다” 홍 회장이 200만 원을 들고 패션 유통업에 뛰어든 것은 1980년대,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40여 년 전 이야기다. 당시 우리나라의 의류 생산 산업은 호황기를 거쳐가고 있던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국내 의류 업체들은 외국 바이어들의 지시에 따라 하청받은 제품을 공장처럼 찍어내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홍 회장은 단순한 노동력 제공과 지시 답습이 아닌 토종 브랜드가 필요함을 직감했고, 고민과 연구 끝에 1985년에 패션 브랜드 까르뜨니트를 출시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까르뜨니트는 한국 최초로 일본 게이오백화점에 입점하는 성과와 함께 한국 제품이라면 싸구려라고 홀대하던 일본 바이어들을 불러들였다. 당시 일본에서는 닌텐도에서 출시한 비디오 게임 ‘슈퍼 마리오’가 게임의 역사를 바꾸며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 때였다. 일본 바이어들은 홍 회장에게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마리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바이어들 사이에서 “홍 회장은 슈퍼 마리오다. 마리오 제품을 수입하면 다 팔린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신뢰와 책임으로 꾸준히 사업을 성장시켰다. 한 사람의 도전이 거대 아울렛 타운을 만들다 1997년부터 시작된 IMF 체제는 국가의 산업구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1차, 2차산업을 주로 맡던 공장들이 문을 닫자 수많은 인력들이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구로공단의 공장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폐쇄된 공장들이 싼값에 무더기로 쏟아졌다. 그런 국가적 위기 앞에서 홍 회장의 과감한 기획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주변의 비웃음을 무시하고 넓은 공장 부지를 싸게 매입한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아울렛이란 단어를 전혀 모르던 시절에 자신의 별명을 붙여 도심형 정통 패션 아울렛인 마리오아울렛을 세웠다. 2001년의 일이었다. 경제위기가 지속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렴한 상품을 주로 찾게 될 것이며, 그러한 소비 성향과 판매가 사이의 이격 현상 때문에 재고가 쌓이게 된 회사들은 재고 처리가 급박해질 수밖에 없는 게 산업의 순리다. IMF 같은 대형 외환위기를 겪어본 적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은 홍 회장을 비웃었지만, 그는 그러한 자연스러운 산업의 순리를 따라 마리오아울렛을 통해 그 판을 커다랗게 깔아준 셈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손님이 몰렸고, 3년 만인 2004년에 2관을 열고 이어서 3관까지 개장했다. 이후 대기업들이 대형 아울렛을 주변에 개점함으로써 과거의 공단지대는 연매출 1조 원가량의 돈이 움직이는 거대 아울렛 타운으로 재편됐다. 한 사람의 의지가 지역 산업의 구조를 송두리째 바꾼 사례가 만들어진 것이다. 무분별한 확장 거절, 서비스와 가치를 높인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마리오아울렛은 신규 출점에 대한 많은 제안을 받고 있다. 지방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 쪽에서도 제안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회장은 모두 거절하고 가산의 마리오아울렛에만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가산의 구심점이 되는 동시에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2017년 8월부터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이름은 ‘가산디지털단지(마리오아울렛)역’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역명 병기 사업은 명칭의 인지도와 이용 편의 증진 가능성을 심의하여 엄격하게 선정되는데, 이 결과는 마리오아울렛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는 인정이기도 하다. 마리오아울렛은 또한 무분별한 확장을 배척하는 대신 서비스와 가치를 높여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는 중이다. 홍 회장은 일찌감치 대기업들이 무분별한 확장 전략으로 중소기업들이 이뤄놓은 터전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말한 바 있고, 마리오아울렛 또한 그러한 전략을 배제함으로써 그 말을 실천에 옮기는 중이기도 하다. 물론 마리오아울렛이 ‘한 우물만 판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울렛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와 앱을 제공하는 것부터가 새로운 도전을 증명한다. 그리고 상당수 아울렛이 이미 준테마파크적 성격을 갖게 된 것처럼 마리오아울렛 또한 다양한 즐기는 공간들을 통해 유통과 소비공간으로서의 성격만을 가지는 것에서 탈피한 지 오래다. 서비스적인 면에서 보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는 해외 고객들을 위해 다국어 쇼핑 가이드, 외국어 안내 서비스, 자국통화결제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한국경영학회 최우수 경영 대상, 올해의 브랜드 대상, 국무총리 표창, 한국유통대상 대통령상 등 경영 분야의 수많은 수상 실적들로 드러났다. ‘자연이 만든 천당’이 허브빌리지의 목표 “우리나라는 새로운 걸 하려고 하면 야단맞아요. 그래서 뭔가를 하기가 겁나죠.” 홍 회장의 말이 엄살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마리오아울렛만 하더라도 공장지대에 유통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정부 규제와 계속 줄다리기를 하면서 완성시켰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최근에 언론에 오르내리게 된 일들도 그렇다. 그는 201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 씨가 소유한 경기도 연천의 허브빌리지를 매입했다. 2017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기 사흘 전에 매입했다. 사람들에게 화제와 함께 의혹을 불러일으킨 이 두 번의 거래에 대해 그는 소위 ‘로열패밀리’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음모론’을 강하게 부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는 오래전부터 강남의 주택으로 이사를 가려 했는데 박 전 대통령의 주택이 급매로 괜찮은 가격에 나와 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향인 충남 당진에서 20년 전부터 개인농장을 운영해오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허브빌리지는 도시농업과 정원 문화에 관심이 많았기에 사업 투자 목적으로 인수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경영 방식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디자인 불모지에서 과감하게 토종 디자인 브랜드를 론칭하고 문 닫은 공장들이 즐비했던 황무지에 아울렛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가져와 성공시킨 그다. “경영이란 남들이 건드리지 않는 열쇠를 통해 얻어내는 최선의 효과”라는 공식은 그의 삶이 증명하고 있다. 허브빌리지의 경우를 보면, 네 번의 유찰을 통해 최초 감정가 250억 원에서 지속적인 하락이 이뤄져 홍 회장은 118억 원이라는 저가에 인수할 수 있었다. 현재 허브빌리지는 홍 회장이 야심차게 진행하는 본격적인 사업 구상 아래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허브빌리지는 동산이다, 건축이다’를 넘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운영하고 있어요. 돈을 보고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허브빌리지는 자연이 만든 천당이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죠. 천당을 가보지 않았지만 마치 천당이라고 느낄 만큼 도랑 치고 가재 잡고 합니다.(웃음)” 경영인이 추구하는 예술가로서의 삶 이처럼 원칙과 정도를 걷는 홍 회장에게 어릴 적 꿈에 대해 묻자 비밀이라고 말하며 한참을 망설이더니 겨우 대답이 나왔다. “아티스트였죠. 패션 디자이너.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패션 쪽이 제 적성에 맞았어요. 주변에 그런 일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면 제 직업이 달라졌을 거예요.” 그 말이 그렇게 어렵게 나와야 했단 말인가? 의아했다. 아무튼 그가 가졌던 크리에이터로서의 꿈은 아직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패션 전시관을 만들려고 기획하고 있다. “선두에 있다는 건 힘들죠. 그래도 나이 들어서는 젊은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곡과 와전으로 피곤하게 만드는 최근의 논란들에 대해서 그는 어느 정도 해탈한 듯하다. 그는 과거 인터뷰들에서도 오랜 기간 사업을 하면서 겪어야 했던 불미스러운 일들을 헤쳐 나가게 해준 것은 정도(正道)를 지키는 것이라고 여러 번 말하기도 했다. “저에 대한 오해도 많고 하지만 아무래도 이런저런 과정에서 많이 걸러져요. 저를 믿는 사람은 꾸준히 저를 지지해주죠.” 누구에게나 스스럼없이 솔직하고 담대한 그에게 미래 계획을 물었다. “브랜드를 키워서 국격을 높이고 싶습니다.” 그 말을 듣자 그의 어린 시절 꿈이 아티스트였다는 것이 순식간에 이해가 됐다. 마리오아울렛을 타 지역에 확장하지 않은 채 가산의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그리고 허브빌리지를 단순한 휴식공간이 아닌 작품으로 생각하고 경영한다는 것, 모두 자신이 만든 창작품을 소중히 다루며 그 가치를 독보적으로 승화시키려는 예술가의 자세와 매우 흡사하지 않은가. 그리고 그 모든 시도는 브랜드 가치로 연결되고 있다. 또 길은 그 앞에 활짝 열렸다. 무모한 도전을 성공으로 연결시킨 남자. 홍성열 회장은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고 있다. 그러나 그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예술로서의 경영이 아닐까. 서두르는 것 같지만 하나의 뚝심을 갖고 경영을 펼쳐나가는 그의 미래가 계속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 2018-04-1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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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습이 피부관리의 시작이자 끝
- 동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지인이 아무개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좀 냉소적인 표정을 지었다. 자연스레 “왜 입원했는데?”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몸이 가려워서 입원했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대답하는 지인의 목소리에는 부정적 음색이 뚜렷했다. 표정에도 몸이 좀 가렵다고 입원까지 하느냐는 핀잔이 완연히 드러났다. 다른 사람들 역시 중병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별일 아닌 것 가지고 무슨 입원까지….’ 하는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오래전 중국에서는 죄인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다양한 물리적 고문 중에 특정 나뭇가지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것이 있었다. 실제로 심한 가려움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인내하며 견디기’ 어렵다. 임상적으로도 가려움 때문에 손톱으로 자기 피부를 피가 날 때까지 긁어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요컨대 가려움증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가 피부과 전문의 수련과정 중 ‘가려움증’에 대한 교육을 받을 때 스승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다. 전문의로서 개원한 초년생이 맞닥뜨릴 가장 다루기 어려운 환자는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군(群)이라는 내용이었다.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혹시나 젊은 전문의가 새로운 지식으로 자기 고통을 덜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원인이 다양하고 심한 증상의 피부 가려움증은 치유하기가 쉽지 않다. 근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이웃’이 유독 많아졌다. 대부분 가려움증 때문에 숙면을 못 취하고 점잖게 예의를 지켜야 할 자리에서 자꾸만 몸을 긁적이게 돼 민망하다고 하소연한다. 이를테면 고통스럽다기보다는 ‘귀찮고 성가신’ 수준의 가려움증이 많다는 의미다. 가려움증은 일명 피부소양증(皮膚瘙痒症)이라고 하는데, 특히 70세 이상 노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가려움증은 노인성 소양증(瘙痒症)이라 부른다. 이처럼 가려움증은 학명(學名)으로 자리를 잡았을 정도로 흔하다. 가려움증의 원인은 뭘까? 크게 내적인 원인과 외적인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내적인 원인으론 젊은 시절의 왕성하던 피지선 활동이 노령화에 따라 현격히 줄어드는 상황을 들 수 있다. 둘째, 외적인 요인으론 생활습관에 따른 현상을 지적할 수 있다. 즉 피부에 기름을 공급하며 윤기를 주던 피부기름샘이 ‘고갈’되었는데도 피부 관리는 여전히 젊은 시절의 ‘옛 추억’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관리를 잘 못한다며 피부가 짜증을 내는 것이 바로 가려움증인 셈이다. 내적 요인인, 부족한 피지선의 재활성화는 오늘날의 의학 수준으론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외부에서 이를 공급하는 방법밖에 없다. 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샤워나 목욕 횟수를 줄여야 한다. 아울러 피부에 보습용(補濕用) 기름, 밀크로션을 도포하는 것이 손쉬운 대안이다. 특히 샤워나 목욕 후에는 보디로션을 ‘열심히’ 바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우리는 ‘뽀송뽀송한’ 피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개운하다’며 자주 ‘때’를 밀곤 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반피부적 행위다. 세제인 비누와 샴푸 사용 횟수와 양도 줄여야 한다. 궁극적으론 세제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피지는 더러워서 제거해야 할 ‘배설물’이 결코 아니다. 근본적으로 피지는 수용성이라 더운물로 샤워하면 저절로 닦인다. 그런데도 우리는 계면활성제가 첨가된 세제를 지나치게 자주 사용한다. 피부를 자극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좋지 않은’ 물질인데도 온몸에, 온 머리[頭皮]에 ‘아무 생각 없이’ 발라대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산성비에 대해 걱정하는 질문을 받은 한무영 교수(서울대공대)는 “샴푸가 산성비보다 100배 독하다”(조선일보, 2011. 4. 9.)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필자가 고독하게 주장해온 샴푸의 유해성을 드라마틱하게 대변한 말이다. 피부 관리와 관련해 정말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샴푸가 정말 나쁜가요’라는 제하의 의학 산문을 썼을 때의 일이다. 이 글을 읽고 가장 많이 제기된 질문은 ‘샴푸를 어떻게 안 쓸 수 있는가?’, ‘대안은 무엇인가?’, ‘비누는 괜찮은가?’ 하는 내용들이었다. 실로 ‘샴푸 중독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근래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가 만든 비누가 시중에 나도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비누의 제작 과정이 아주 간단해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꿀 비누’, ‘인삼 비누’ 등 특수 식물 향이 들어간 ‘허브 비누’ 제품이 시장에 많이 나와 있다. 그리고 거의 예외 없이 친환경성 비누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런 비누에 함유된 꿀과 인삼 등 각종 식물성 성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비누가 갖고 있는 태생적인 문제를 제거했다는 주장은 억지일 뿐이다. 비누는 가장 쉽게 제조할 수 있는 ‘공산품’이다. 즉 ‘액체(기름)+가성소다(양잿물)→고체(비누)+액체(글리세린)’라는 화학방정식이 ‘비누 제조 과정’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기름과 강산(强酸)인 가성소다의 화학적 반응체가 바로 ‘비누’인 것이다. 즉 모든 비누는 강알칼리다. 양잿물의 다른 형태인 셈이다. 시중에 유통하고 있는 모든 비누의 산성도는 pH 9.5~12다. 그런데 피부 표면을 에워싸고 있는 보호막, 일명 산성외투(Acid-Mantel)는 pH 4.5~5인 약산성이다. 즉 비누가 피부의 보호막을 파괴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피부 관리라는 측면에서 비누는 큰 도움이 안 된다. 피부과학의 원로 지멘스(Siemens) 교수는 자고로 “거지에게는 피부병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누는 인간이 발명한 최악의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비누는 엄격한 의미에서 기름이 빠져나간 ‘고체’다. 그리고 흠이라면 산도가 높은 ‘강알칼리성’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고체화된 비누이기 때문에 산도가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액상 ‘물비누’가 한 가지 대안이다. 산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pH 7~7.5). 추천할 만한 아이템이다. 반면 샴푸에는 계면활성제인 SLS(Sodium Lauryl Sulfate)가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이 문제의 핵심이다. SLS는 세척력이 강한 화학 물질이지만 피부를 상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피부 자극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편 세발제(洗髮劑)로 샴푸 대신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모발 관리의 대안일 수 있다. 비누는 확실한 피지 제거 기능이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피부와 모발을 건성으로 만든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샴푸처럼 피부 환경을 파괴하지는 않는다. 두피에는 모공이 있고, 이 모공을 통해 모근에서 생성된 피지가 피부 밖으로 스며 나온다. 다시 말해 모공을 통해 환경 유해 물질인 샴푸가 체내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샴푸는 한 달에 한 번만 쓰는 세제가 아니어서 더욱 염려스럽다. 세계 굴지의 한 화장품 회사 CEO는 “피부에 보습을 하는 것이 피부 관리의 시작이며 끝”이라고 말했다. 동감한다. 인체의 생리를 알면서 관리해주면 피부는 그만큼 ‘행복’해한다. 그래야 피부가 ‘덜 늙는다’. 이제는 노령자의 피부도 ‘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알고 싶어 한다.
- 2018-02-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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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의 판도를 바꾸다, 요즘 뜨는 술은?
- 기쁠 땐 흥을 돋워주고, 슬플 땐 조용히 위로가 되어주었던 술. 그렇게 우리는 술과 많은 추억을 함께했다. 변하지 않고 그대로일 줄만 알았던 술이 변신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친구를 맞이하는 기분으로 요즘 대세인 술을 알아보자. 전통주의 개념을 탈피한 막걸리의 등장 “막걸리카노….” 얼마 전부터 편의점에서 심상치 않은 이름의 음료가 보이기 시작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하나 사서 캔을 따니 은은한 커피 향과 막걸리 특유의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역시나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막걸리카노’는 먹걸리와 아메리카노를 섞은 신(新)막걸리다. ‘고카페인 함류. 총카페인 함량 103mg’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우리 전통주도 세련된 디자인에 다양한 맛을 더해 전통주를 찾는 2030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막걸리를 선보이고 있다. ‘국순당’은 2012년 쌀과 유산균 발효를 통해 만든 ‘아이싱’을 시작으로 바나나, 복숭아, 크림치즈 맛 막걸리인 ‘바나나에 반하나’, ‘피치로 피치올려’, ‘치즈업 치얼업’을, 2017년엔 최초의 커피 막걸리 ‘막걸리카노’를 출시했다. 한편 ‘배상면주가’는 자사 막걸리 전문점인 ‘느린마을양조장’을 운영하며 망고파인, 트로피컬, 블루베리 등 하우스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내 입맛에 맞게! 지금은 수제맥주 전성시대 “여기 판타스틱 페일에일 한 잔이요!” “쇼킹 스타우트 한 잔 주세요.” “원더풀 IPA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에 가면 사람들이 독특한 이름을 대며 주문을 한다. 그리고 잠시 후 하얀 거품이 먹음직스럽게 올라온 맥주가 나온다. 그렇다. 그들이 주문한 건 맥주다. 최근 방송과 언론의 주목을 받아 이슈가 된 수제맥주도 있다. 바로 청와대 ‘호프미팅’에 등장했던 세븐브로이 맥주다. 다양한 수입 맥주로 인해 시작된 수제맥주 붐은 국내 수제맥주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여기엔 2014년에 개정된 주세법 시행령이 한몫했다. 또 소규모 맥주 업체들이 자체 매장에서만 팔 수 있었던 규제도 사라져 외부로 유통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수제맥주를 주점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수제맥주는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 개발한 맥주다. 일반 맥주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조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맛이 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수제맥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름 끝에 ‘에일’, ‘스타우트’, ‘IPA’ 등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붙는데, 이는 맥주 스타일을 의미한다. 맥주는 물, 홉, 맥아, 효모로 만들어진다. 홉은 맥주의 풍미를 더해주며 맥아는 맥주 특유의 달콤함과 색깔을 좌우한다. 마지막으로 넣는 효모가 맥주를 발효시킬 때 위로 떠오르느냐, 가라앉느냐에 따라 맥주를 크게 ‘라거’와 ‘에일’로 나눈다. 에일 맥주가 진한 향과 맛이 특징이라면 라거 맥주는 톡 쏘는 청량한 맛을 띤다. 에일 맥주 계열에는 쌉싸래한 맛에 풍부한 향이 나는 페일에일, 까맣게 볶은 맥아를 사용한 스타우트, 맥아 대신 밀을 사용해 부드러운 거품과 과일 향이 느껴지는 바이젠 등이 있다. 쌉싸래하고 상큼한 향이 특징인 필스너, 라거판 흑맥주인 둥켈, 풍부한 탄산과 높은 청량감의 페일라거는 라거 맥주에 속한다. 이처럼 수제맥주 뒤에 붙은 말의 의미만 알아도 자신에게 맞는 맥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소주의 반란. 증류식 소주의 부활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소주(燒酒)를 ‘곡류를 발효시켜 증류한 술’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마시는 소주의 상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증류식 소주가 아닌 희석식 소주로 표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증류식 소주는 1965년 정부가 식량정책의 목적으로 곡물로 술을 만들지 못하도록 한 ‘양곡관리법’을 시행하면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증류주 복원과 전통주 발굴이 시작되었지만 이미 소주의 자리는 주정에 물과 조미료를 섞어 만든 희석식 소주가 꿰차고 난 뒤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1965년 처음 출시된 희석식 소주는 30도였는데 1973년에 ‘소주=25도’의 공식을 깨뜨렸고, 2006년엔 20도의 벽까지 허물어버렸다. 이후 소주의 도수는 점점 낮아졌고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한 과일소주 ‘처음처럼 순하리’가 열풍을 일으키며 소주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소주에 달콤한 과일 향을 첨가하고 도수를 14도까지 파격적으로 낮춘 전략이 소비자의 입맛을 제대로 잡아버린 것이다. 각 주류 업체들은 순하리를 시작으로 ‘자몽에 이슬’, ‘좋은데이 과일 맛’ 등 소주에 과즙을 있는 힘껏 짜내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블루베리, 사과, 파인애플, 복숭아, 청포도, 석류 등 지난해 20여 종이 넘던 과일소주의 종류는 점점 늘어났다. 그러나 그 바람이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고 이제 그 자리를 증류식 소주가 넘보고 있다.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은 2005년 출시한 광주요그룹의 ‘화요’와 하이트진로가 2006년 선보인 ‘일품진로’가 10년 가까이 꽉 잡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국순당, 롯데주류, 금복주가 각각 ‘려’, ‘대장부’, ‘제왕’을 출시하며 증류식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모두 하나같이 전통 방식으로 빚은 ‘증류식 소주’임을 강조하고 있다. 20도 이상의 높은 알코올 도수를 자랑하는 증류식 소주가 주당들의 입맛을 만족시켜 일명 ‘빨간 두꺼비’, ‘빨간 뚜껑’으로 불리는 참이슬 오리지널(20.1도)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2017-10-1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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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점은 왜 출국장에만 있을까?
- 해외여행을 할 때 면세점 이용 혜택은 덤이다. 갖가지 갖고 싶은 상품을 사는 쇼핑의 재미도 있지만, 세금을 면제해주는 면세 효과 때문이다. 그런데 면세점은 출국장에만 있고 입국장에는 없다. 출국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밖으로 나갈 사람들이므로 면세점 이용을 허가해주는 것이다. 입국할 때 면세품 구입 기회는 마지막 공항의 출국장 면세점이나 비행기 안에서 사는 기내 면세품 구입이다. 너도나도 탑승 시간 전에 면세점에 들러 남은 외화를 기를 쓰듯 탕진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기내 면세품을 살 수 있으나 품목이 제한적이고 여행의 피곤함에 곧바로 잠에 떨어지므로 눈 뜨고 나면 어느덧 내릴 준비를 해야 한다. 논리적으로는 면세점이 출국장에 있는 것이 맞다. 그런데 여기서 산 상품들을 해외여행 중에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 입국장에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관세법 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면세 혜택을 주는 것이 위법이라고 하나 이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외화를 낭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면세품들이 그대로 국내로 들어온다. 수익은 고스란히 외국 면세품 판매업체에 돌아가는 것이다. 생각하기 나름으로 이렇게 수십 년 동안 엄청난 외화가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담배의 경우, 기호품이기 때문에 자기가 피우는 담배만 산다. 우리나라 흡연가들은 국산 담배에 길들여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면세점 외에서는 국산 담배를 살 수가 없다. 인근 일부 중국 공항에서는 팔고 있기는 하다. 더 사갖고 나갔다가 들여오려 해도 출국할 때는 가는 나라의 규정에 맞게 수량 제한이 있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다면 당연히 국산 담배를 사 올 것이다. 일인당 한 보루의 규정을 철저히 적용시키면 별 문제가 없다. 입국장에 면세점 설치를 못하게 하는 이유는 관세법 상의 이유도 있지만, 기내 면세품 판매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국적기 회사들이 반대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으면 기내 판매액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적기 개념이 많이 희박해졌다. 굳이 국적기를 고집하기보다 외국국적기가 목적지까지 직항이나 환승 조건이 좋거나 비행기운임도 저렴한 경우가 많다. 외국 항공기를 타면 말이 안 통할 것이라는 걱정도 한국인 승무원을 태우므로 별 문제가 없다. 비행기 내에서 굳이 영어를 쓸 일도 많지 않지만, 꼭 필요하다면 같이 가는 사람들 중에 영어 가능한 사람들의 신세를 질 수도 있다. 기내식도 외국 항공사들이더 적극적으로 한식 메뉴를 내 놓고 있다. 면세품 중에는 술, 담배, 화장품, 전자 제품, 명품이 대종이지만, 반입 금지된 축산물 가공품도 많다. 육류, 치즈 등인데 전염병 우려 때문이다. 과일 종류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잘 알고 아예 안 사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짐 속에 넣어가지고 오면 안 걸린다는 것을 알고 그냥 들여온다. 직접 검사 비율이 1%도 안 되고, 적발된다 해도 압수당하면 그만이므로 거리낌 없이 들여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에 수입 과일이나 축산물들이 버젓이 유통된다. 물론 소정의 검역 검사를 거친 제품들이다. 이런 제품들을 입국장 면세점에 들여 놓으면 해외에서 그런 상품들을 굳이 사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가 쓰려는 상품 외에도 지인들에게 부탁 받은 상품을 사오는 경우도 있다. 역시 짐이 되므로 출국할 때 면세점에서 사서는 여행기간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쓰고 남은 외화 잔돈을 톡톡 털어 무엇이든지 사려는 사람들도 많다. 국내에 들여 와 봐야 통용이 안 되므로 과자 부스러기라도 사려고 한다. 이 돈도 합치면 무시 못 할 큰돈이 될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에는 쓰고 남은 마지막 동전까지 다 털게 하려는 슬롯머신들이 즐비하다. 이제는 관세법이나 국적기 면세품 판매액 축소를 신경 쓰기보다 한해 수천만 명이 해외여행을 하는 시대이니 더 큰 것을 보아야 할 때이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있는 공항들이 싱가포르, 홍콩 등 여러 공항에 있다.
- 2017-06-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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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국남의 뉴컬처 키워드] 문화와 생활 트렌드 이끄는 ‘YOLO’
- “YOLO! You Only Live Once.” 2016년 3월 4일 방송된 tvN 프로그램 아프리카 편에서 신세대 스타 류준열이 혼자 캠핑카를 몰고 아프리카를 여행 중인 외국 여성에게 대단하다는 말을 건네자 돌아온 대답이다. 이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YOLO(욜로)’의 뜻을 잘 몰랐다. 그런데 , 등 트렌드 분석서들이 올해 유행할 트렌드로 한결같이 ‘YOLO’를 꼽았다. 욜로는 이제 생활뿐만 아니라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두문자어(acronym)로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의미다. 2011년 미국의 인기 래퍼 드레이크의 노래 ‘The Motto’의 가사 중 한 구절인 ‘You only live once: that’s the motto, nigga, YOLO(인생은 한 번뿐이야. 이게 인생의 진리지, 욜로)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리고 2016년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 가입을 독려하기 위한 홍보 영상에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2016년 9월에는 옥스퍼드 사전에 신조어로 등재됐고 이후 ‘헬로(Hello)’나 ‘굿럭(Good Luck)’ 대신 사용하는 인사말이 됐다. 또한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의 생활과 문화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욜로는 일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태도를 지칭하는 용어다. 욜로 트렌드의 부상으로 장기적인 미래 계획보다는 현재 느끼는 ‘즉시적 행복’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를 즐겨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과 비슷한 의미처럼 들리겠지만 카르페 디엠은 삶의 태도에 대한 격언이고, 욜로는 현실적 삶에 대한 버전인 셈이다. 욜로는 오늘은 불행해도 내일을 위해 참고 산 기성세대와 내일을 위해 오늘을 담보 잡는 삶을 살아온 많은 사람에게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희생하기보다는, 후회 없이 즐기고 사랑하는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는 에서 “욜로와 관련한 문화와 소비는 단순히 물욕을 채우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활동을 넘어 자신의 이상향을 실천하고 구현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용섭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장은 에서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이니 하루하루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다. 막살자는 것도 아니고, 대책 없이 오늘을 흥청망청 보내자는 것도 아니다. 오늘을 충실히 살다 보면 내일도 충실해질 수 있다. 오늘의 행복을 찾으면 내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내일이 막연한 미래라면, 오늘은 구체적인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욜로 트렌드의 부상으로 전세금을 털어 1년간 세계여행 길에 오르거나, 월셋집에 살면서도 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기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신만의 취미생활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쓰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통장의 잔고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서 더 큰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신한카드가 ‘욜로 아이(YOLO i)’라는 상품을 출시했고 금융기관, 유통업체, 여행사 등도 욜로 트렌드에 부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욜로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계획보다는 현재의 ‘즉시적 행복’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데일리 디톡스(Daily Detox·일상에서 찾는 휴식)’, ‘호모 루덴스(Homo Ludens·놀이하는 인간)’, ‘맞춤형 휴가’,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식사 그 이상)’, ‘홈퍼니싱(Home Furnishing·소품으로 집 꾸미기)’ 등 소소한 생활 속 만족을 지향하는 문화를 유행 트렌드로 부상시키고 있다. 현재의 삶을 소중하게 인식하고 더 즐겁고 행복한 오늘을 보낼 수 있게 하는 문화 콘텐츠도 속속 제작되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이들을 통해 인간애와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다루면서도 의미 있는 오늘을 충실히 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KBS 3부작 다큐멘터리 , 살 수 있는 시간이 48시간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가정 아래에서 행하는 것들을 보여주면서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tvN의 웰 다잉(Well Dying) 리얼리티 프로그램 ,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하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tvN의 힐링 프로그램 , 혼자서도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달하는 스카이트래블의 등 욜로 트렌드와 관련된 방송 프로그램들이 늘어나고 있다. 방송뿐만 아니라 소설, 에세이,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일상의 즉시적 행복과 소소한 기쁨을 강조하는 콘텐츠가 대중들과 만나면서 욜로를 더욱 강력한 트렌드로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욜로 트렌드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고 욜로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와 같은 충동적이고 소비지향적인 삶은 문제가 있다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욜로가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힘든 현실을 참고 견디면 미래에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지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절망적인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7년 정유년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떠오른 욜로는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무조건 희생하는 삶의 스타일이 지배적인 대한민국 사회에 적지 않은 긍정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 때문일까. 영국 시인 로버트 헤릭의 시 ‘To the Virgins, to Make Much of Time(아가씨들이여, 시간을 잘 활용하라)’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Gather ye rose-buds while ye may/ Old time is still a-flying:/ And this same flower that smiles today/ Tomorrow will be dying…(너희들이 할 수 있는 동안/ 장미 봉오리를 모아라/ 늙은 시간은 끊임없이 날아가며/ 오늘 미소 짓는 바로 이 꽃도 내일이면 죽으리라…)’ 또한 시인 윤동주의 ‘내일은 없다’라는 시에 눈길을 주는 사람도 늘었다. ‘내일 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아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동무여!/ 내일은 없나니’
- 2017-01-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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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 '이건만 AnF' 이건만 대표, 인생 2막에 펼친 한글 패션 디자인 ‘제1장’
- 이번 한글날은 훈민정음 반포 570주년을 맞는 해라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한글을 인식하며 지내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매일같이 한글을 떠올리고 그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하는 이가 있다. 세계 최초로 한글 디자인 패션브랜드를 세상에 내놓았던 ‘이건만 에이엔에프(LEE GEON MAAN AnF)’의 이건만(李健滿·54) 대표다. 읽고 쓰기 쉬운 우리 한글이지만, 디자인에 접목하는 것에는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한글이기에 더더욱 포기할 수 없다는 그의 다부진 말투에는 남다른 사명감이 스며 있었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한글 디자인 패션브랜드를 세울 수 있었던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유학 생활을 하며 샘솟았던 애국심이 심지 역할을 했다. “해외 나가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하잖아요. 어느 날 학교 도서관에 갔는데 일본어로 된 책은 많고 한국어로 된 책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방학 때면 한국에 나와 우리 책을 사서 대학 도서관에 기증했죠. 또, 외국 작가들에게 한국적인 것을 찾으라고 하면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 것을 고르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한국의 문화를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었죠.” 다양한 한국 전통 문양들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이 역시 중국 문명의 영향 때문에 차별화하기가 어려웠다. 그 어느 나라의 것도 아닌,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언어나 사상 등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에 생각이 맺혔다. 그리고 그 생각의 종착점에 ‘한글’이 있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아티스트로서 화려한 삶을 살 수도 있던 그였다. 그러나 교수로 활동하던 시절, 결국 심지에 불이 붙고야 말았다. “친구가 어느 날 ‘너 1야드에 실이 몇 개 들어가고 넥타이가 몇 개 나오는지 알아?’라고 묻더라고요. 모른다고 했죠. 미국에서 공부할 땐 그런 걸 배운 적도 없고, 특히 유럽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디자이너가 어떤 창의적인 디자인을 하느냐가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한국 섬유 시장은 OEM형태로 움직이다 보니 그런 것도 가르쳐야 했던 거예요. 내가 공부하고 온 걸 그대로 가르치는 것은 소용이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겐 ‘21세기엔 디자이너가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온다. 너희들의 몸값이 달라지고 디자이너가 경영자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근데 그 말을 들은 의대, 공대 다니던 학생들이 전과를 한 거예요. 덜컥 책임감이 생기고 겁이 나더라고요.” 그의 마음이 무거워졌던 것은 자신이 이야기했던 것들은 그때까지 이루어지지 않은 일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디자이너는 직급이 올라가도 차장 정도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한마디로 디자인만 해서는 먹고 살기 어렵던 시절인데, 멀쩡한 전공을 박차고 나온 학생들을 보니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과연 그렇게 되느냐, 내 이야기가 맞느냐 틀리느냐를 증명해 내기 위해 그는 교수직을 뒤로하고 현장에 뛰어들게 된다. 그렇게 제자들과 합심해 만든 것이 지금의 ‘이건만’ 브랜드다. 한글과 패션, 트래디션과 트렌드를 접목하다 2000년,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도 그랬고 현재까지 가장 힘든 점은 한글을 패션에 접목하는 일이라고 한다. 알파벳처럼 나열문자가 아닌 자음과 모음이 어우러지는 입체문자인 한글을 제품에 효과적으로 입히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특히 한국인에게는 한글이 언어이기 때문에 디자인 요소가 아닌 글자로 읽힌다는 게 문제였어요. 그래서 자음과 모음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쳤죠. 한글의 형태적 분석도 하지만, 그보다는 한글이 가진 의미에 대해 공부했어요. ‘한글이 대체 우리에게 뭐지?’라는 물음을 던지고 그런 고민을 디자인에 담으려고 했죠. 디자이너들도 고충이 있죠. 지금까지 디자인한 작업물만 3000개가 넘는데 또 새로운 것을 창작해야 하니까요. 우린 다른 곳처럼 카피할 수 있는 디자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쟁업체도 없으니 오히려 더 힘들죠.” 그렇다고 그들만 한글 디자인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오래 버티지 못하거나 단기적인 작업에 그쳤다고 한다. 이 대표는 그만큼 한글을 패션에 접목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길이라고 설명했다. “한글과 패션, 한마디로 트래디션(tradition)과 트렌드(trend)라 할 수 있죠. 어찌 보면 그 두 가지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될 수도 있어요. 차라리 한글 디자인으로 패션이 아닌 자개함 같은 소품을 만드는 게 훨씬 쉬울 거예요. 그렇게 하면 그저 인사동에서 사는 관광 상품에 지나지 않거든요. 한국 사람이라면 그런 기념품을 더욱 살 이유가 없죠. 그래서 역설적으로 스카프, 넥타이, 핸드백 제품을 디자인하게 됐어요.” 차별화된 전략 덕분에 이건만 브랜드의 제품은 국내외 인사와 패션 마니아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이건만 한글 넥타이는 청와대·정부부처·공공기관의 귀빈 의전용 명품으로 납품됐고, 한국 브랜드 최초로 일본 대형 백화점에 입점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우여곡절도 많고 힘든 점이 많았지만, 이만하면 성공반열에 올랐다 할 수 있지 않은가? 그에게 ‘성공’이란 조금 다른 의미였다. “아마 실패한 것들을 이야기하자면 무척 많을 거예요. 아무래도 추진하던 일이 실패하면 그만큼 금전적으로 손해가 생기거든요. 저는 그걸 수업료라고 해요. 수업료 굉장히 많이 냈습니다(웃음). 그런데 성공의 기준이 뭐냐. 성공과 출세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출세는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건데, 그렇게 따지면 아직 출세는 못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일을 시작하고 대학에 관련 커리큘럼이 생기고, 많은 유통라인에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의 입점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것에 제가 작은 역할을 했다고 봐요. 돈 벌고 유명해지는 출세보다는 내가 나를 인정할 수 있는 성공을 하고 싶어요. 출세는 그 자리에서 내려오면 바로 낫씽(nothing)이지만, 성공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 역사에 남고 하나의 장르를 열고 패러다임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성공입니다.” 디자이너 경영자가 이어갈 ‘이건만 에이엔에프’ 그는 후배 디자이너들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러한 점은 ‘이건만 에이엔에프’만의 경영방침에서도 드러난다. 무엇보다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열정을 발휘하는 이 대표는 경력자보다는 신진 디자이너 채용을 우선시하고, 매출의 20%가량을 디자인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할 때에도 목표로 삼은 것 중 가장 첫 번째가 ‘동종 업계 디자이너 월급의 2배를 주는 회사’였다고 한다. 디자이너 출신 경영자다운 면모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회사와 후배들을 향한 애정으로 에너지가 가득한 그에게도 요즘 걱정거리가 생겼다. 나이가 드니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실감한다고. 열심히 운동하며 자기 관리에 힘쓰면서도 디자이너들의 역량 강화에 더욱 힘을 쏟게 된다는 이 대표다. “요샌 나이 드는 게 무섭더라고요. 아,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그냥 이대로 끝나버리는 거 아냐? 그런데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하고 쥐고 가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외만 봐도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명품 브랜드가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하고 있죠. 코코 샤넬이 죽었다고 그 브랜드가 힘을 잃은 것은 아니잖아요. 브랜드를 이끌어갈 디자이너를 키웠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우리 직원들에게도 디자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마케팅, 유통, 소비자 심리 등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제 욕심에 그런 거지만, 아마 다들 엄청 피곤할 거예요. 그래도 우리 브랜드를 물려줄 인재를 만들려면 어쩔 수 없죠.” 그는 한글이 담긴 디자인 브랜드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자신이 아닌 누구라도, 또 더 많은 이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힘들고 더디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는 사명감도 있었다. “일이 힘들수록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야 해요. 내가 이 일을 왜 하는가? 돈을 위해서? 돈을 벌려고 했으면 다른 일이 얼마든지 있겠죠. 명예를 위해서? 그럼 대학교수로 남아 있었겠죠. 브랜드를 하나 육성하려면 굉장히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해요. 애초에 요행을 바라고 시작한 일은 아니니까 서두르지 않죠. 남들보다 큰 솥을 만들었기 때문에 밥은 늦게 짓더라도 그만큼 더 많이 지으면 되잖아요. 이미 이만큼 달려왔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수도 없어요. 끝도 보이지 않지만 그 시작도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와버렸죠. 그럼 어떻게 하겠어요? 돌아가나요? 일단 달리고 보는 거죠.” 인생 2막, 얻는 게 없어도 일단 달리고 본다!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 속에 어쩐지 순탄치만은 않았을 지난 일들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10여 년, 한글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그의 인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혹시 후회하는 마음은 없는지 물었다. “아마 대학에서 교수생활도 하고, 굉장히 유명한 아티스트가 됐을 것 같아요. 하지만 결코 후회는 안 해요. 그 삶은 지금이라도 다 벗어던지고 할 수 있는 것들이거든요. 오히려 공부를 많이 한 건 후회해요. 대학교, 대학원, 그리고 유학까지. 지금 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었겠다 싶어요. 똑똑하고 아는 게 많다고 사업을 잘하고 세상사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러한 후회 역시 이만큼 살아봐서 알게 된 것이라고. 그는 공부하던 30대 중반까지를 인생 1막, 그 이후로부터 현재의 삶을 인생 2막이라고 설명했다. “인생 1막은 어느 정도 계획대로 됐어요. 공부는 열심히 하고 노력하면 점수 잘 받아서 좋은 대학 가고 그것에 만족할 수 있거든요. 근데 인생 2막은 노력한다고 다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왜냐하면 공부는 정량이 있고 그 조건에 맞추면 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다들 머리 굴리고 있거든요. 변수가 생기죠. 내비게이션이 안 막히는 길을 알려 주면 그대로 가나요? 머리 써서 다른 길로 가는데 또 막히잖아요. 그러니 게임이 안 되죠. 근데 아직은 다 내 것만 같아서 욕심도 내고 그렇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달릴 수 있는 것 같아요. 2막까지는 노력한 만큼 얻는 게 없더라도 일단 해보려고요.” 그는 노력하는 만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인생 3막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때가 되면 얼마만큼을 노력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혜안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인간의 수명이 1000년 정도 되면 안 되는 일이 없을 거예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 인생의 룰을 깨닫게 되는 거죠. 아마 인생 3막은 그런 룰을 깨달았을 때 찾아오는 게 아닐까 해요.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을 알고, 무엇이 중요한지를 구분하는 시기인 거죠. 그러면 자연히 무리한 계획을 세우거나 욕심을 부리지도 않을 거고요. 그렇게 욕심을 덜고 농부의 마음으로 늙어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끝으로, 그에게 인생 3막은 언제쯤 오리라 예상하는지 물었다. “글쎄요. 철들면 죽는다잖아요. 아마 저도 그냥 이렇게 살다가 눈 감는 순간에 ‘아휴, 그래 내가 이럴 줄 알았지!’ 한마디 하고 깨닫지 않을까요?”
- 2016-10-0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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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이야기] 우리 초코에게 딱!인 사료는?
-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가족 그 이상의 의미로 점차 특별함이 부여되고 삶의 일부분이 된 반려동물. 인기를 입증하듯 반려동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녀 등 가족이 떠나 적적해진 시니어들의 삶에 활력소를 주는 고마운 상대다. 는 웹진와 손잡고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니어 독자들에게 유익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시니어들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들이면 먼저 먹을 것부터 해결해야하지 않을까? 이번 호는 반려견 사료 고르는 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어린 강아지에서 성견까지 이것만 알면 기본은 된다. 1. 사료 선택 전 체크 포인트 포장지에는 9가지 항목이 제대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사료의 명칭과 목적, 내용량, 급여방법, 유통기한, 성분, 원재료명, 원산국명, 사업자명 또는 명칭 및 주소 등의 표기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면 구입을 고려하자. 아니 내 가족이 먹을 것이라면 사지 말자. ▒ 정확한 원료 표기 가능한 모든 원재료가 표기되어 있는 것을 골라야한다. 모두 표기되어 있지 않은 것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종합영양식 표기 주식으로 할 생각이라면 종합영양식이라는 표시가 있는 사료를 선택한다. ▒ 고객 상담실 표기 상담이 가능하도록 성명과 명칭, 주소 외에 상담실이 표기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 보관상태 매장에서 상품이 잘 보관되어 있어야 한다. 습기에 의해 제품이 불량이 되지 않았는지 봐야 한다.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되면 산화돼 부패 가능성이 높고, 벌레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유통기한 표기 유통기한이 제대로 표시되어있지 않는 상품이 간혹 있으니 구매 전 확인해야 한다. 다 먹을 시기를 역계산해 미리 체크 후 구매해야한다. 2. 강아지의 사료! 드라이에서 습식까지 반려견은 사람의 몸과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 먹는 음식이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영양분이 함유된 반려견용 사료를 먹이게 된다. 사료는 크게 건조 사료와 습식상태의 통조림 사료로 나눌 수 있다. 건조 사료의 경우 어린 반려견이 먹는 자견용이 있고 성견용, 노견용, 비만견용, 활동견용 등이 있다. ▒ 드라이(완전 건조) 수분이 10% 전후 인 건사료를 말한다. 반려견 이빨에 문제가 없다면 큰 알갱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드라이 사료를 먹으면 ‘씹는 힘’이 생겨 반려견 치아 건강에 도움을 준다. ▒ 소프트드라이(반 건조) 수분이 25~35% 전후의 촉촉한 반 습식 상태로 가열 발포 처리된 사료다. 이빨에 문제가 있는 노령견 등에게 적합하다. ▒ 세미 모이스트(반 습식) 반 습식 상태라고해도 발포되어 있지 않은 식품은 ‘세미 모이스트’라고 표시한다. 수분함량은 25~35% 전후로 소프트드라이와 비슷하다. ▒ 습식 수분이 75% 전후로 기호성이 높고 부드럽고 주로 통조림 형태다. 냄새가 강해 강아지가 좋아한다. 종합영양식과 간식타입이 있다. 3. 알고 나면 안심! 반려견 사료 등급 사료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반려견에게 주는 먹이 급여량도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 1일 급여량 계산 방법으로, 생후 6주~10주까지 체중의 6~7%, 생후 10주에서 18주까지는 체중의 4~5%, 생후 18주에서 26주까지는 체중의 3~4%, 생후 26주 이후에는 체중의 2~3% 정도를 주는 것이 좋다. ▒ ORGANIC(유기농) 최소 3년 동안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땅에서 재배한 것들로 만들어진 사료다. 제조과정에서 농약이나 항생제, 환경호르몬 등이 포함되지 않은 유기농 재료들을 엄선하여 깨끗한 제조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유기농 사료는 기호성이 떨어져 건강에는 좋지만 반려견들이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HOLISTIC(홀리스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만든 사료다. USDA(미국 농무부)의 인증을 받은 재료를 이용해 만들며,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낮은 재료들을 사용한다. 또한 다수의 과일, 채소 등을 사용하여 영양소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저온 제조. 살충제나 인공 합성 항산화제가 검출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 SUPER PREMIUM(최상급)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에게 급여하는 사료로 육류보다 곡류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 부산물이나 육분, 골분을 사용하지 않는다. 비타민 A와 C, 로즈마리엑기스 등 천연 방부제를 사용하고 일부 원료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원료로 만든다. ▒ PREMIUM(상급) 저가 재료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사료로 합성방부제를 사용한다.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첨가물을 넣었다. 곡물 비중이 높으며 저가 재료를 쓰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재료들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서 선택한다. ▒ GROCERY BRAND / NORMAL (보통 식료품 류) 대부분의 재료가 출처를 알 수 없다. 영양학적 가치가 적은 재료가 쓰인다. 농약, 저가 재료, 고열 처리, 곡물 찌꺼기, 색소, 부산물, 내장, 육골분 등의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다. 수제 반려견 사료 최근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제 사료를 판매하거나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인터넷 블로거도 종종 볼 수 있다. 수제 사료 업체로는 ‘국가대표’와 ‘오도그’가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도 수제 사료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는 홍대와 합정동 텃밭에서 키운 비트, 적상추, 단호박으로 맛을 낸 반려견 간식을 판매한다. 염분을 제거한 황태포와 함께 섞고 말린 것이라고. 지난 9월 초 대학로에서 열린 마르쉐@ 장터에는 이 반려견 간식을 일부러 사러 온 손님도 만날 수 있었다.
- 2016-10-0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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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과 공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수기 어떻게 고를까?
- 2012년 대한민국 전역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가뭄은 농업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인 ‘마실 물’의 부족이었다. 당시 가뭄과 극심한 더위로 팔당호와 북한강에 남조류가 대량 번식하면서, 이곳의 물을 수원으로 사용하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엔 ‘수돗물이 정말 안전할까?’하는 의문이 커져갔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이런 의문은 실제 숫자로도 증명된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수돗물을 끓이지 않은 채 마시는 서울시민의 비율은 4.9%에 불과했다. 그만큼 수돗물을 믿기 어렵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불안을 가라앉히려 2020년까지 개인·공동주택 37만 가구의 수도 노후관을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다른 지자체들 역시 대안을 내놨다. 각 지자체에서는 경쟁적으로 정수장에 고도 정수처리 시설을 도입했고, 녹조가 발생해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치과의사를 중심으로 의료단체에서 추진 중인 수돗물 불소화사업 역시 아이러니하게도 수돗물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역할만 하는 셈이 됐다. 불소가 함유된 물이 충치 발생을 막고, 건강에도 해가 없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지만, 일부 환경단체에선 반대하고 있어 논란만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선 불소 투입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이 논쟁은 수십 년 전 미국에서 점화된 역사 깊은 수돗물 관련 논쟁 중 하나다. 결국, 수돗물에 대한 의문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이 물음표와 함께 성장한 것이 정수기 시장이다.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정수기 시장규모는 2014년에 1조950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2조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예상대로 성장이 이뤄진다면 2011년 1조7004억원에서 5년 만에 시장규모가 30%가량 성장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 지난 7월에 있었다. 국내 정수기 대여 1위 업체로 손꼽히는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니켈 성분이 검출된 것.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은색 금속가루가 보인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자, 당시 코웨이는 시중에서 수거한 얼음정수기 29개 제품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였다. 검토 결과 일부 정수기 내부에서 얼음을 만드는 핵심 부품이 벗겨지면서 금속가루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로 인해 코웨이는 공식 사과 후 리콜과 피해 보상 등으로 분주했다. 제품군 다양해 선택의 폭 넓어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정수기들은 업소용 대형 제품을 제외하면 크게 네 가지이다. 가장 일반적인 제품은 널리 쓰이고 있는 냉온정수기다. 정수기 본체 안에 작은 물통이 있어, 정수된 물이 수조에 담기면, 이를 차갑게 하거나 뜨겁게 가열해 냉수와 온수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얼음을 얼리는 제빙기가 합쳐진 것이 가장 인기 있는 얼음정수기. 최근 중금속 논란이 있었던 모델이기도 하다. 이번 문제가 된 얼음정수기가 모두 가진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일부 초창기 제품들이 과냉각이 잦아 써선 안 될 곳에 도금 부품을 사용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전체 문제로 확대되진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검찰도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다. 일반 냉온정수기나 얼음정수기는 문제가 된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전통적인 강자로 꼽힌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최근 안마의자로 유명한 바디프랜드가 직수형 얼음정수기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인기가 식을 줄 모르던 얼음정수기가 의외의 암초를 만나 휘청거리는 사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정수기들이 있다. 직수형 정수기다. 직수형 정수기는 자체에 수조 없이 순간적인 냉각이나 가열시스템으로 온도조절을 하기 때문에 수조에서 세균이 번식 가능한 일반 냉온정수기에 비해 안전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양매직이 사용하는 광고 문구 “이제 고인 물 말고 새물 드세요”에서도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난다. 구조도 비교적 단순해져, 크기가 작아진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직수형 정수기는 LG, 쿠쿠전자, 동양매직, 교원웰스와 같은 정수기 시장의 후발주자들이 강세를 나타내는 분야다. 이외에 언더싱크형 정수기도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해외에서 직접 물건 구매를 즐기는 ‘직구족(族)’이나 설치 인테리어를 직접 하고자 하는 ‘DIY족’들이 주로 애용하는 형태다. 싱크대 밑에 설치해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공사’가 필요하고, 밸브 관리가 까다롭다. 온수와 냉수 기능 없이 오직 ‘정수’만 가능하다. 하지만 필터 용량이 커 필터 교체 주기가 길고, 싱크대 아래에 숨기 때문에 공간 활용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전기소모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국내시장에선 주로 워터피아, 3M, 에버퓨어, 듀벨 등의 제품이 사랑받고 있고, 일부 다단계 기업의 인기 아이템이기도 하다. 상당수 사용자는 필터와 같은 소모품은 아마존과 같은 사이트에서 직구하는 경우가 많다. 샤오미 정수기도 직구족들에게 최근 주목받는 제품이다. 접 관리가 어렵다면 대여형 서비스가 간편 제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는가이다. 내가 직접 정수기를 설명서대로 일부 부품을 꺼내 청소하거나, 필터 교체를 할 수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언더싱크형 정수기는 대부분 설치까지 소비자가 직접 해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지만, 만사가 귀찮거나 정수기 관리가 어렵고 복잡하다면 대여형 서비스가 답이다. 정수기는 생명의 근원인 물을 다루는 제품인 만큼 세균 번식도 쉽고, 물을 걸러 내는 필터의 경우 제때 교체해 주지 않으면 되레 물을 더럽힐 수도 있다. 그만큼 정수기는 구매보다는 사후 관리가 중요한 품목이다. 대부분의 대여서비스의 경우 계약 기간 내 정기적으로 업체 직원이 방문해 청소나 필터 교체 등의 업무를 대신해 주기 때문에 특히 시니어에겐 유리하다. 일부 회사의 경우 필터 교체는 소비자에게 맡기는 대신 가격을 깎아 주기도 한다. 가격은 큰 차이가 없다. 직수형 정수기가 월 3만~4만원 수준이고, 얼음정수기는 월 5만~6만원 정도에 대여가 가능하다. 일반 냉온정수기는 보통 월 2만원 이하 수준이다. 계약조건은 3년 혹은 4년 약정 계약에 사용 기간이 5년이 넘으면 소유권이 이전되는 형식이다. 소음과 전기 사용량도 따져 봐야 할 부분. 사시사철 시원한 얼음을 쉽게 먹을 수 있는 얼음정수기는 아무래도 전기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여름 이상고온으로 에어컨 사용량이 사회적으로 전기요금 누진제가 화두가 되면서 정수기도 냉장고만큼 전기 먹는 제품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냉장고와 비교할 정도는 결코 아니라고 항변한다. 의외로 소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아도 자체 살균이나 청소 등의 과정에서 소음이 발생하는 제품이 일부 있어, 사용자들이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구매 시 계약조건 잘 따져 봐야 마지막으로 따져 봐야 하는 부분은 대여서비스가 합리적인가 하는 부분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대여서비스 민원을 분석했는데, 전체 대여서비스 중 정수기 관련 불만이 50.7%를 차지했다. 그만큼 사용자도 많고, 불합리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민원 유형은 계약 내용 불이행이 44.9%를 차지했고, 품질 불만이 20.3%, 안내 고지 미흡이 14.3%를 차지했다. 정수기를 고르기 어렵다면 대여가격 비교 사이트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현재 10여 개가 넘는 대여가격 비교 사이트가 있는데, 여러 업체의 제품들의 가격이나 대여조건들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런 대여가격 비교 사이트들은 엄밀히 말하면 가격비교가 목적이 아니라, 사이트 스스로가 각 회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는 양판점 형태의 대리점이라고 보면 된다. 일부 회사 제품의 경우 같은 제품도 계약조건이나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는 유통구조를 갖고 있어 이들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사은품 역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요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해당 제품이나 제조회사뿐만 아니라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의 사용 후기, 회사 사업자번호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정수기 대여는 3~4년의 장기 계약이고, 약속한 사은품 증정을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회사(대리점)인지 확인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 2016-09-01 0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