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노원자생한방병원 송주현 병원장
은퇴, 자녀의 독립 등으로 그동안 짊어졌던 의무로부터 놓여난 시니어의 부부생활은 제2의 신혼과 다름없다. 반평생을 함께한 배우자와 부족했던 대화도 충분히 나누고 서로 취미도 공유하며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혼 분위기를 되살리는 데는 성생활 역시 빠지지 않는다. 실제 진료를 하다 보면 배우자와의 성생활에 대해 조심스레 질문을 꺼내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픈 마음은 굴뚝같지만, 자칫 성생활로 인해 허리통증이 더 심해지지는 않을까 염려된다는 것이다.
성생활, 부부 건강과 사랑 위해 ‘필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808만 명이었던 국내 척추질환자 수는 지난해 920만 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50대 이상 연령층 비율은 65%에 달한다. 허리통증이 있음에도 증상이 경미해 병원 진료를 받지 않은 이들까지 감안하면 국민 질환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허리 건강을 위해 성생활은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히려 성생활은 부부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 적절한 성생활은 척추 건강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성생활은 신체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고 심혈관 운동을 촉진해 혈액순환 등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에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게는 75%까지 감소한다. 에스트로겐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적지 않은 중년 여성이 골다공증에 시달린다. 성관계는 여성의 에스트로겐 분비를 촉진해 칼슘 흡수율을 높이고 피부 탄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더불어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뼈와 근육 발달에 도움이 된다. 관계 중 나오는 엔도르핀은 허리통증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여기에 운동 효과는 덤이다. 캐나다 퀘벡대학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관계로 소모되는 평균 열량은 남성이 101kcal, 여성은 69kcal다. 이는 느린 속도로 조깅을 한 상태와 비슷하다.
부부관계 끄떡없는 허리 관리법
중장년이 건강한 성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첫째, 허리통증이 일상에 불편을 주지 않을 만큼 치료돼야 할 것. 둘째, 전문병원에서 척추질환 치료를 받아둘 것. 셋째, 허리 건강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관리할 것. 척추가 회복되기 전 성관계를 하면 전신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관계 시 허리를 앞으로 쑥 빼는 등 척추가 휘거나 회전하는 자세는 척추뿐만 아니라 주변 근육과 인대를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고 기존 질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년 이후 발생하는 척추질환은 꾸준한 치료가 필수다. 한방에서는 침습적 수술 없이 척추와 주변 관절, 근육, 인대 등을 강화하는 근본 치료를 시행한다. 먼저 추나요법을 통해 틀어진 뼈와 근육의 위치를 바르게 교정하고 침과 약침으로 통증을 없앤다. 여기에 척추 주변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는 한약으로 회복을 촉진한다. 이와 같은 한방통합치료는 수술이 불필요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어 수술 후의 회복에 부담을 느끼는 시니어에게 알맞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부부 중 한 명이 허리통증이 있다면 핫팩이나 온열찜질기 등을 이용해 허리 건강을 챙겨주면 좋다. 온찜질은 체온을 올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척추 주변 인대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도 한다. 단, 찜질을 너무 오래할 경우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20분 정도만 해준다. 온찜질로 인대와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 갑자기 자세를 바꾸면 통증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허리가 튼튼해야 부부 사랑도 튼튼하다. 배우자와의 안정된 성관계에서 오는 친밀감과 유대감만큼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하게 해주는 게 또 있을까? 건강한 척추 관리를 통해 부부간의 사랑을 다시금 오래도록 지켜나가길 바란다.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척추가 노화하면 각종 문제가 생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우리 부모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척추관협착증, 과연 수술만이 정답일까.
건강한 노년의 삶을 방해하는 복병,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불리는 척추관협착증은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165만 명으로 전년(154만 명) 대비 약 11만 명 늘었다.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머리부터 팔, 다리까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의 노화로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뼈와 뼈 사이에 있는 탄력 조직인 디스크에서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데 더 진행되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악화된다.
김종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눕거나 쉴 때는 증상이 없어지지만 일어서거나 걸으면 엉덩이와 다리 부근에 시리고 저린 느낌이 들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며 “이때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순간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게 된다”고 했다. 척추관협착증을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부르는 이유다. 척추관협착증이 심해지면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심한 경우 몇 발자국만 걸어도 쉬었다 걸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은 편이다. 여성이 전체 환자의 약 65%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 환자의 80%는 폐경기가 시작되는 50대 이후 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척추 주변 조직이 약해지면서 발생한다.
증상 서서히 나타나 … 초기 적절한 치료 중요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는 급성 통증을 유발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랜 시간 서서히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곧 치유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하지 근력 약화는 물론 다리 감각까지 떨어져 걷기가 힘들어지고 낙상 위험 역시 높아진다. 김종태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층 여성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낙상할 경우 뼈가 부러지기 쉽고, 이로 인해 활동이 제한되면 체중이 증가하고 비타민 D 부족으로 뼈가 더욱 약해지면서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질환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수술 아닌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 조절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른 단계적 치료를 원칙으로 자세보정, 운동요법,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근 차단술 같은 주사 시술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김종태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적절한 진단 검사를 통해 협착증의 부위나 정도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 정도에 따른 맞춤형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 많은 경우에서 효과적인 증상 호전과 중증으로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술은 적절하고 충분한 기간의 일차적인 보존적 치료에도 심한 통증이나 보행 제한이 지속 또는 악화하는 경우, 수술로 기대되는 이점이 수술 위험보다 훨씬 많다고 예상될 때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물론 빠른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급격히 하지의 운동 마비 증상이 발생하고 진행하는 경우나 대소변 장애가 나타날 땐 빨리 수술 치료를 시행해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김종태 교수는 “최근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통증 기전에 따른 다양한 약물이 연구 개발됐고 다양한 물리 치료, 주사 요법 등으로 대부분의 경증이나 중등도 협착증의 경우 상당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수술적 방법은 이러한 보존 치료 후 통증, 보행 제한 등의 증상이 심하게 지속하거나 운동 마비, 대소변 장애가 생기는 경우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Tip. 척추관협착증 의심 증상 6가지]
1. 허리,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이 저리거나 시리며 당기고 아프다.
2. 걸으면 심하게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쉬어야 하며, 앉아서 쉬면 통증이 줄어든다.
3. 통증 때문에 점차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줄어든다.
4. 운동이나 일을 하면 통증이 악화된다.
5.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줄어든다.
6. 등과 허리가 점점 굽는다.
최근 ‘미운우리새끼’에 출연 중인 가수 홍진영의 언니 홍선영과 ‘미스터트롯’ 장민호가 ‘이석증’을 앓고 있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TV ‘미운우리새끼’에서 홍선영은 “나 10kg 정도 찐 것 같다. 저번에 맞았던 옷들이 안 맞는다. 이석증 때문에 운동을 못했다”고 고백했다. 또 지난 8일 MBC TV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장민호는 “어린 시절부터 단순한 어지럼증으로 알고 있던 증상이 ‘미스터트롯’ 촬영 중 ‘이석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석증은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 얹어진 미세한 돌(이석)이 떨어져 나와 신체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며, 간혹 두부외상이나 이과적 수술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피로,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석증은 제자리에서 떨어져 나온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놓는 물리치료법 ‘이석취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다. 보통 몇 차례 반복해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나 머리의 두부외상 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물리적 충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 이석증에 대한 건강보험 진료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2014년 30만 명에서 2018년 37만 명으로 연평균 4.8% 증가했다.
이석증 환자는 고령층에서 집중적을 나타났다. 연령대별 10만 명당 진료인원으로 보면 전 국민의 0.7%가 진료를 받았고, 70대 환자가 1.9%로 인구 대비 환자가 많았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의 1.8%, 40대 여성의 1.0%가 이석증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돼 중·장년 여성환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준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이석증 환자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최근 고령층과 여성환자가 많은 것은 노화나 폐경기 후 호르몬 변화와 골밀도 감소로 골다공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통풍은 체내 혈액 내 요산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아 요산염 결정체를 형성하고 관절이나 연골 등에 과도하게 쌓여서 발병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엔 관절에 훨씬 더 침착이 잘 된다. 특히, 통풍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2014년 30만 8725명에서 2018년 43만 953명으로, 최근 4년 동안 40%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 기준, 남성 환자는 39만 7440명, 여성 환자는 3만 3513명으로, 통풍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10배 이상 발병률이 높은 대표적인 남성 질환이다.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통풍의 주요한 원인인 요산이 관절에 침착하는 것”이라며 “특히 겨울철에는 신체 부위 중 가장 체온이 낮은 발가락은 반복적인 자극을 많이 받기 때문에, 통풍 환자의 경우 특히 겨울철 발 관리에 신경 써야한다”고 말했다.
우리 몸속 요산은 그 농도가 높으면 핏속에서 녹지 않아 덩어리를 형성한다. 비교적 체온이 낮은 부위인 발가락이나 손가락 귀 등에 침착되면서 염증성 관절염인 통풍이 발생한다. 겨울철엔 체온이 더 낮아지기에 요산의 침착이 잘 된다. 심한 경우, 요산 결정체가 너무 커져 피부 밖으로 만져질 정도가 되는데, 이를 ‘토푸스’라고 한다. 통풍은 만성화되면 발가락, 발목, 무릎, 손가락 등에 통풍 관절염이 발생될 수 있기에 유념해서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와 과음, 퓨린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오랜 시간 섭취하면 통풍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통풍은 식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즉,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체내에서 대사 과정을 거치며 남은 산물이다. 소변을 통해 배출돼야 할 요산이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여서 통증과 염증을 일으킨다.
남성에게 잘 발생하는 이유는 남성호르몬이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호르몬은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억제해 요산의 배설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폐경기 이후엔 여성도 방심할 수 없다. 통풍은 증상이 더 악화되면 통풍성 관절염이나 통풍결절 등을 유발하고, 다른 전신성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해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혈액 내 요산 수치는 연령이나, 성별, 환경, 유전적 배경, 인종적인 차이를 보인다”며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좋고, 흡연은 통풍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연관 질환이 있으면 담배를 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음주와 과식은 통풍에 안 좋은 요인으로 식생활에 주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통풍이 중장년층에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엔 20~30대 젊은 층에도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형제의 나라로 칭하는 터키였지만 솔직히 필자에겐 그런 감흥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십몇 년 전에 터키를 가볼까 생각한 적은 있었다.
언젠가 인터넷 서점을 뒤적이다가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와 바로 주문해서 읽었던 책이었다. 책 내용이 단순히 터키 여행이 꿈이었다거나 너무도 멋진 풍광의 나라였기 때문인 제목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제목에서 지칭되었던 터키가 한동안 필자의 뇌리에 박혀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 책의 소개 글에서 말하기를,
어느 날 아침잠에서 깨어 '빌어먹을, 벌써 쉰이네!' 하는 생각이 들 때 집어 들고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했다. 또 저자는 폐경기를 이기고 삶의 열정을 새롭게 지피기 위해서 늘어진 유방과 얼굴의 주름과 잡티를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중년의 미국 아줌마들의 인생 수다판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쑥쑥 읽기엔 던져주는 화두와 해법이 명쾌해서 빳빳해지는 긴장감과 함께 활기를 주기도 했었다.
40대, 50대... 90대 여자들의 소중한 삶의 경험만이 아닌 기다리고 있는 삶에게 외치는 모습이 유쾌했다. 그녀들은 외친다.
"연령차별과 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빈둥대며 놀기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충고하는 90대의 할머니(아니, 여성!!)
"난 이제 더 이상 외모에 신경 쓰지 않아요." 주름 수술할 돈으로 터키와 그리스로 여행 다녀왔어요"
"나이를 빨간 스카프처럼 목에 감고 꼿꼿이 대로를 활보하자”
6.25 참전국이었거나 월드컵 축구 때문이기보다는 별 의미도 아닌 이런 즉흥적이고 단순한 의미에서 터키 여행은 어이없겠지만 그 정도가 이유였다. 물론 지금은 그조차 이미 생각나지 않는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터키 공항은 생각보다 작았고 저녁시간이어서인지 북적이는 사람들이 바쁘게 이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입국심사 행렬에서 뒤죽박죽 엉킨 채 터키인 인듯한(모습이나 말소리로 보아서) 일행들끼리 길을 막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새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편인 필자는 긴 비행시간으로 이미 고단한데 점점 더 지친다. 더구나 지하철을 타려고 교통카드를 구입하고 충전하는 과정에서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는다. 마침 옆에 서있던 한국 학생이 “여기 원래 자주 그래요” 한다. 이래저래 피곤해 진다.
지하철과 트램을 연결 이용해서 시내인 술탄 역(Sultanahmet)까지 나오니 저녁 바람이 쌀쌀하다. 이스탄불은 구도시와 신도시로 나뉘는데 유명한 사원이나 궁전,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들이 구도시인 이곳 슐탄 역 부근에 많이 있다.
미리 예약해 두었던 숙소도 이곳이어서 시내 구경도 할 겸 두리번거리면서 천천히 밤거리를 걸어갔다. 짙은 눈썹과 검고 큰 눈망울의 터키인들이 활보를 한다. 머리에 히잡(Hijab)을 두른 여성들도 흔하게 보인다. 이스탄불이다.
갱년기와 폐경기를 거치면 난소가 점차 기능을 상실하고,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도 기능이 떨어져서 질 점막이 점차 얇아진다. 위축성 질염이란 폐경을 전후해 질 점막이 얇아지고 분비물이 적어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50~60세 이상의 여성에게 나타나며 비특이성 질염 또는 노인성 질염이라고도 한다. 폐경을 전후해 에스트로겐 양이 감소하면서 질 안의 호르몬 양이 변화해 나타나는 염증이지만 세균과 꼭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위축성 질염을 중심으로, 노화에 따른 여성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위축성 질염은 무엇이고, 주로 어떤 사람들에게 발병하나요?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 중 에스트로겐이 점점 줄어들어요. 그리고 폐경이 되고 2년 정도 지나면 질이 점점 위축돼요. 여성의 외음부는 젊었을 때는 탄탄한데 노화가 되면서 건조해지고 색깔도 창백하게 변합니다. 이것을 ‘위축’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통증이 있거나 심하게 헐거나 피가 나는 증상이 바로 ‘위축성 질염’입니다. 위축성 질염은 심하게 앓는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지만, 노화가 되면 여성들에게 흔히 보이는 아주 흔한 증상입니다. 어떻게 보면 나이가 들면 얼굴에 생기는 주름처럼 당연한 변화입니다.
위축성 질염은 청결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인가요?
그렇지는 않아요. 여성에게 발병하는 질염은 몇 가지 종류가 있어요. 세균성 질염은 불쾌한 냄새와 끈적한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 특징인데, 질 내 주된 균의 수가 줄어들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 발생해요. 칸디다성 질염은 곰팡이균이 증식하면서 발병하고 하얀 치즈 같은 분비물이 나오면서 외음부가 가렵거나 붓고 따끔거리는 증상을 보입니다. 위축성 질염은 에스트로겐 양이 감소해서 질 안의 호르몬 양이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염증입니다. 오히려 비누로 너무 자주 씻어서 질 내부가 알칼리화가 되는 게 문제입니다.
환자들은 주로 어떤 증상을 호소하나요?
질이 헐어 있고 위축되어 있어 성관계를 하기 힘들죠. 성생활을 지옥에 갔다 왔다고 표현하는 여성도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병원에 와서 ‘자궁이 아프다’ 혹은 ‘아래가 아프다’고 말하기도 해요. 그러면 의사들은 ‘배가 아프다는 건가?’ 하고 못 알아듣기도 합니다. 에스트로겐이 없으면 방광도 얇아지고, 소변도 자주 마렵고,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통증이 느껴집니다.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염증은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여성호르몬 부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에스트로겐 정제나 크림제를 질에 투여하는 등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병용하면 증상은 호전됩니다. 그런데 크림제를 사용할 때 정상적인 분도 약이 따갑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어요. 유방암 환자들은 이른 나이에 폐경이 된 분들이 간혹 있는데, 이런 분들은 여성청결제 등으로 윤활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권하기도 해요.
여성청결제가 예방에 도움이 되나요?
여성청결제에는 종류가 많아요.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도 있고 세균 감염을 막아주는 것도 있어요. 노화가 되어 떨어진 PH 밸런스를 유지해주는 청결제도 있어요. 여성청결제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뿐이지 치료 방법은 아닙니다.
알칼리성 비누나 바디워시가 안 좋다고도 하던데요?
여성의 질 내부 환경은 약산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샤워를 많이 하면 피부 표면에 있는 지질이 녹아버려요. 특히 알칼리성 비누를 많이 쓰면 항산성이 깨져 외음부가 가렵기도 하죠. 질 내부의 약산성이 깨지고 알칼리성으로 변하면 몸에 살아야 할 세균이 죽고 다른 세균이 들어와요. 이로 인해 박테리아성 질증이 생기기도 하고요. 예상치 못한 세균이나 곰팡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잦은 목욕은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어요. 여름철 자주 샤워를 해야 할 경우에는 천연비누나 약산성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화가 되면서 자주 일어나는 골반장기 탈출증은 뭔가요?
노화로 여성의 골반근육이 약화되면 골반 안에 있어야 할 것들이 제 위치를 지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제가 한 달에 여러 명의 환자를 진료할 정도로 적지 않은 노인성 질환입니다. 나이가 들어 복부비만이 생기면 근육이 이완되면서 장기가 느슨해져 골반근육을 통해 질이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것인데, 노인 여성 중 비율이 적지 않아요. 만성기침 환자, 내과적 문제가 있는 분, 쪼그려 앉아 생활하는 게 습관이 되신 분들에게 많이 일어납니다.
어떤 증상을 호소하나요?
대부분은 말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요. 탈출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흔히 ‘밑이 빠질 거 같다’, ‘덩어리가 아래로 내려오는 느낌이다’라는 말로 증상을 표현합니다. 주로 기침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더 심해진다고 호소해요. 처음에는 조금 불편할 정도였다가 방광이 꺾이면 소변을 못 보거나 방광염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장이 같이 끌려 나오면 변비로 고생도 합니다.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요실금, 만성질염이 동반되어 노년의 삶을 더욱 우울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골반장기 탈출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처음부터 수술을 하지는 않고 케겔운동 같은 보전적 치료를 먼저 합니다. 장기가 질 안쪽에 있을 경우에는 질 안에 링을 껴서 안쪽의 장기를 떠받치는 시술을 하기도 해요. 자궁이나 방광이 너무 밀려나와 있을 때는 질을 올려붙이는 수술을 합니다.
폐경 후 5년이 지나면 골밀도가 50%로 감소한다고 한다. 골밀도가 감소하면 골다공증으로 골절 위험이 높다. 30세가 지나면 근육량도 일 년에 1%씩 감소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운동밖에 대책이 없다. 중·장년 여성들에게 권하는 운동으로 체중부하 운동으로는 달리기, 줄넘기가 있고 심폐기능강화 운동으로는 걷기, 수영, 에어로빅이 좋다고 한다. 근력운동으로는 볼 맨드, 덤벨이 좋고 유연성 운동으로는 요가, 필라테스, 요통체조가 좋다고 한다.
그런데 달리기는 걷기운동 단계를 거쳐야 한다. 줄넘기는 제자리에서 하는 운동이라 금방 식상해진다. 수영, 에어로빅 등은 수영장이나 에어로빅을 가르치는 곳에 가서 배워야 한다. 볼, 밴드, 덤벨 등은 헬스클럽에 가서 하는 운동이다. 요가, 필라테스, 요통체조도 마찬가지다. 단체로 배우는 운동은 남들과 어울려야 한다. 성격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연령대가 안 맞아 힘겹거나 지루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운동이다. 요즘은 양재천, 성내천, 탄천, 안양천, 중랑천 등 개울 옆에 산책길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걷기운동을 할 수 있다. 걷기운동하는 사람들은 제법 많다. 그런데 걷기운동도 매번 장소가 똑같으면 흥미가 떨어진다. 다른 곳에서도 해봐야 하는데 혼자 계획을 짜기가 쉽지 않다. 계획을 짰다 해도 실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동호회 회원들이나 지인들과 약속을 정해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좋다.
개울가나 시내 길은 대체적으로 평탄하다.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약간의 높낮이가 있는 둘레길이 좋다. 평탄한 길을 걸을 때 사용하는 근육과 오르막 또는 내리막을 걸을 때 사용하는 근육은 다르다. 심폐량도 다르다. 그런데 둘레길에서는 중년 여성들이 잘 안 보인다. 부부가 손 잡고 오는 모습은 종종 보이지만, 중년 여성들끼리 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둘레길은 인적이 드물어 안전상의 문제가 있기는 하다. 어떤 코스는 남자 혼자 가는데도 너무 호젓해서 신경이 쓰인다. 신문이나 뉴스에 종종 오르내리는 멧돼지와 조우할 수도 있다. 이런 길은 여러 사람이 함께 다니는 게 안전하다.
둘레길 걷기는 좋은 운동이지만, 날씨에도 영향을 받는다. 비바람 불면 가기 싫고 가더라도 고생한다. 혹서기나 혹한기도 그렇다. 실내운동으로 댄스스포츠를 겸하면 좋다. 지루하지 않고 체중부하 및 근력 강화, 심폐지구력까지 골고루 좋은 운동이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날씨는 가을을 향해 가고 있지만, 휴가철 후유증으로 아직 ‘여름 앓이’를 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이 ‘족저근막염(足底筋膜炎)’이다. 특히 여름에 샌들과 같은 평평한 신발을 신고 휴가지를 누비고 다녔다면 이 병을 주의해야 한다. 샌들은 이 질환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한 번 걸리면 골치 아프다는 족저근막염에 대해 동탄시티병원의 정형외과 전문의 박정민 원장을 통해 알아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족저근막이란 종골(踵骨)이라 불리는 발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각각의 발가락을 향해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를 말한다. 발의 아치 모양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도 발을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을 줘 사람이 쉽게 걸을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족저근막염(足底筋膜炎)은 이 족저근막이 손상을 입어 염증이 생기며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
최근 시니어들 사이에서 이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늘고있다. 등산이나 조깅 등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많아진탓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족저근막염 환자는 17만9000명으로 2010년에 비해 약 1.4배 증가했다. 월별 진료 인원 현황을 봐도 매년 여름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바닥이 얇은 신발과 야외활동이그 원인으로 꼽힌다.
잘못된 자세와 노화가 원인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노화’. 신체 조직의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리를 꼬거나 보행 습관이 잘못되었을 때도 이 질환에 걸릴 수 있다. 박정민 원장은 특히 여성, ‘꽃중년’들은 반드시 주의해야 할 질환이라고 경고한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 호르몬 때문에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호르몬의 변화로 발의 지방층이 얇아져 체중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죠. 족저근막염은 여성들이 많이 걸리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주로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는 경우가 많고, 다리를 꼬는 습관 때문입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당뇨병이나 무릎관절염을 꼽기도 한다. 오십견과 비슷하다. 당뇨병이 오래되면, 발바닥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막의 신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릎관절염 환자들이 족저근막염에 쉽게 걸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충격’이다. 무릎이 좋지 않다 보니 걸을 때 발바닥에 체중이 더 실리고, 족저근막이 받는 충격은 더 커진다. 근육 관련 질환 환자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무리해서 걷거나 장시간 서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충격 막는 쿠션 있는 신발 신어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발은 족저근막염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박 원장은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거나, 이를 예방하고 싶다면 디자인보다는 쿠션이 신발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발이 편안하지 않은 신발은 발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키를 높여 준다는 키높이 깔창도 좋지 않습니다. 족저근막염 예방에 좋은 신발은 ‘쿠션’이 있는 것입니다. 발에 체중을 덜 실리게 하려면, 충분한 쿠션이 있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닥이 딱딱한 신발은 체중을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예방방법은 체중 감량이다. 과체중일수록 발은 체중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평상시 운동량이 적다면 무리하게 운동을 해선 안 된다. 발이 급작스럽게 충격을 받아 족저근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을 원한다면 꾸준하게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아플 땐 쉬고 스트레칭해야
족저근막염의 치료방법으로 먼저 고려되는 것은 ‘휴식’이다. 발바닥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운동을 멈추는 일이다. 수술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박 원장은 설명한다.
“수술 치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휴식을 충분히 취하면 호전되므로,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활동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먼저 통증을 완화하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약해진 족저근막을 강화하는 체외충격파 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합니다. 통증이 심하면 주사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해결해 주지만, 계속 발바닥이 찢어질 듯 아플 수 있다. 이때는 빨리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 질환은 오래될수록 치료가 어렵다.
족저근막염의 치료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스트레칭이다. 발바닥에 통증을 느낄 때 주기적으로 스트레칭을 한다면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고 박정민 원장은 이야기한다.
“추천할 만한 첫 번째 스트레칭은 일어서서 발을 뒤로 최대한 빼는 동작입니다. 발바닥 뒤쪽 근육을 팽팽하게 만들어서,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를 얻습니다. 특히 이 스트레칭은 다리 근육도 함께 풀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걸으면, 발바닥과 다리에 무리가 가게 됩니다. 다리가 붓고 발바닥이 아픈 사람들은 이 동작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스트레칭은 발바닥을 마사지해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입니다. 특히 발바닥이 심하게 아플 때는 이 방법이 꽤 효과적입니다.”
어느 날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내려 하는데 갑자기 어깨가 아프다. 언젠가부터 어깨가 아파 한 쪽으로만 잠을 청하거나, 와이셔츠를 벗는데 한쪽 팔의 소매가 손에 닿지 않아 곤란해졌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깨 질환 증상들이다. 이런 증상을 ‘오십견’이라고 하는데,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오해가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의외로 쉽게 낫는다는 오십견이 왜 문제가 되는지, 정형외과 전문의인 목동힘찬병원 이정훈(李政勳) 원장과 부산 영도병원 정일권(鄭一權) 실장을 통해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일러스트 윤민철 작가
사실 오십견은 정확히 말하면 병명은 아니다. 보통 50세가 넘어 어깨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쉽게 오십견이라고 하지만 병원에서는 ‘동결건’ 혹은 ‘어깨 유착성 피막염(또는 관절낭염)’ 등으로 불린다. 어깨가 얼어버린다는 의미로 영어로는 비슷한 의미인 ‘frozen shoulder’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흔히 오십견은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일종의 훈장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보다는 노화를 실감하며, 세월에 순응한다며 내버려 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오십견은 “내버려 두면 낫는다”라고 여겨지는 대표적 질병의 하나다 보니 더더욱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
관절낭 충혈과 염증이 원인
이에 대해 현장의 의료인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친다. 적어도 의사의 진단은 반드시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이정훈 원장은 이렇게 조언한다.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유착성 피막염은 공처럼 생긴 어깨관절을 쥐고 있는 모양의 조직인 관절낭이 충혈되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수축되어 생기는 질환입니다. 어깨관절을 꽉 쥐고 있는 셈이어서 당연히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기고 운동 범위가 줄어들게 되죠. 하지만 이런 어깨통증이나 운동 제한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어깨통증을 모두 오십견이라고 스스로 진단하면 다른 질환의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회전근 파열의 경우 어깨인대를 수술로 치료해야 회복이 가능한데, 무작정 참고 버티다 일을 키우는 경우가 있어요.”
동결건과 일반적인 어깨관절 질환의 가장 큰 차이는 통증의 양상이다. 동결건은 어깨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관절 운동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움직이기 힘들다 그리고 점차 통증이 심해지며 모든 어깨의 활동 범위가 좁아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보통 팔을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기 힘들다면 동결건을 의심해봐야 하지만, 만약 통증은 있지만 팔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회전근개 손상 등 다른 어깨관절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자가진단 방법으로는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당뇨병 환자는 발병 확률 5배 높아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병명치고는 재미있기는 하다. 나이 50세만 넘으면 발생해서 오십견이라니. 실제로 오십만 넘으면 누구나 다 걸리는 병일까. 이에 대해 이정훈 원장은 일단 오십견의 원인에 대해 알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동결건의 원인은 아직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보통 의사들은 이 동결건을 좁은 의미의 질환과 넓은 의미의 질환으로 나누는데, 협의의 경우에는 외부요인 없이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죠. 이 부분에 대한 원인 규명은 아직 진행 중에 있어요. 반대로 외부요인에 의한 동결건도 존재하는데, 이 원인들은 당뇨병이나 갑상선질환과 같은 내분비계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외상이나 암도 이유로 꼽히고요. 또 동결건은 50대에 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빠르게는 40대에게도 있고, 60대에 겪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드물게는 70대에 생기기도 하고요. 다른 어깨질환인 회전근계 파열이나 석회성건염이 원인이 돼 동결건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50세가 넘는다고 누구나 다 걸리는 병도 아니다. 정일권 실장에 따르면 정상인 중 동결건에 걸릴 확률은 5% 남짓이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라면 그 확률은 25%로 훌쩍 뛴다고 그는 설명한다.
“2007년에 영국 스코틀랜드의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은 5% 정도가, 당뇨병 환자는 25%가 어깨 통증이 있다고 해요. 특히 당뇨병은 미세혈관의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당뇨병환자는 동결건과 같은 어깨질환이 더 잘 발병합니다. 일반 환자에 비해 통증이 더 심하고 치료가 더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혈당 관리가 중요해요. 당뇨병뿐만 아니라 갑상선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어깨 통증이나 동결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인이 되는 질환을 잘 관리해주고 치료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당뇨병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당뇨병은 동결건의 발병률을 높이기도 하지만, 그 성향 또한 악성이라 볼 수 있다고 한다. 치료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며, 치료 후에도 영구적으로 증상을 남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초기에 안 잡으면 2년 고생
혹시 성별이나 주로 사용하는 손과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1년 발표한 어깨 유착성 피막염 심사결정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총 진료 인원은 약 322만 명으로, 이 중 여성이 60% 정도였다. 정 실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동결건은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에 남녀의 차이가 있다는 직접적인 이유을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여성의 경우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인해 남성보다 어깨관절의 사용이 더 많았기 때문으로 짐작해볼 수는 있죠. 또한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도 남성에 비해 여성 오십견 환자가 많은 원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남녀 성별 차이라기보다는 어깨의 과사용(過使用) 여부에 달린 것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쪽 손을 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깨관절 역시 다른 쪽 어깨보다 과하게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오십견 발병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겠죠.”
동결건은 시기에 따라 기본적으로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통증기)라 부르는 초기는 굳어가는 시기로 통증과 경직이 매우 심한 시기. 발병한 지 3~6개월 정도에 해당한다. 2단계(동결기)는 굳은 시기로 통증은 서서히 감소하지만 경직이 더욱 심해지는 시기다. 보통 6~12개월 사이다. 그리고 나면 3단계 (해동기) 풀리는 시기가 오는데, 통증이 감소하고 경직도 서서히 풀려 이때는 대부분 자연적인 회복이 가능해지는 단계이다. 길게는 2년까지 소요된다.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동결건 역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적으로 나을 수 있다 하더라도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에 쉽게 치료할 수 있을 때 손을 쓰는 것이 좋다고 이정훈 원장은 강조했다.
“단순 어깨통증이라고 생각하지만 육체노동을 하시는 분들은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고, 잠잘 때 통증 때문에 자주 깨게 되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참는 것보다 치료하는 것이 훨씬 좋죠. 초기에 약이나 주사를 통해 충혈이나 염증을 가라앉히면 특별한 수술 없이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제나 소염·진통제를 사용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약제들이 나와 증상에 따라 사용하고 있어요. 물론 약과 주사로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수술로 치료하기도 하죠. 필요 이상으로 관절과 붙어 있는 부분을 벌려주기도 하고, 염증을 걷어내면 통증이 극적으로 없어지곤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쓰이기도 한다. 두면 낫는다고 해서 되레 방치하면 어깨의 운동 제한이 더 심해지고 치료가 어려워진다. 또한 치료를 통해 오십견이 호전되었다 해도 염증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관절운동을 하면서 증상이 재발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꾸준한 스트레칭 예방에 도움
그렇다면 예방법은 무얼까? 전문의들은 동결건의 예방은 운동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사실 동결건과 같이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질환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부지런히 운동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평소에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두면 어깨뿐만 아니라 척추나 무릎 등 전신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정 실장은 “오십견은 어깨의 운동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완화해주는 가벼운 스트레칭이 도움이 됩니다. 무리하게 어깨를 쓰는 운동보다는 어깨 들어 올리기나 양 팔을 하늘로 뻗어 두 손을 깍지를 끼고 앞뒤로 쭉 뻗어주는 스트레칭이 좋습니다. 여기에 팔꿈치나 어깨 스트레칭 등도 도움이 되고요. 하지만 무리하게 힘을 쓰는 운동은 가급적 피하고, 운동 중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멈추고 심한 경우 진단을 받으셔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동결건 환자에게 추천할만 한 생활습관의 개선에 대해서는 과도한 어깨 사용이나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는 노력이라고 정 실장은 설명한다.
“장시간 관절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중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10∼15분정도 온찜질도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온찜질보다는 냉찜질이 나아요. 50대 이후 관절질환에는 연골 손상을 예방하거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영양소 섭취도 도움이 됩니다. 이와 함께 면역력을 길러주고 뼈와 관절에 좋은 칼슘과 칼슘 흡수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권하고 싶어요. 녹황색 채소와 과일, 곡류,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멸치, 해조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고, 카페인이나 단백질, 나트륨은 칼슘의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줄여야 합니다.”
이정훈 원장은 또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의료 현장에 있다 보면 부황이나 침 등 부적절한 자가 치료를 했다가 2차 감염 등이 생겨서 오히려 병을 키워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간단하게 끝날 치료가 수술까지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허다하죠. 검증 안 된 민간요법에 너무 의지하지 마시고, 또 오래 참지도 마시고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으셨으면 해요.”
스포츠 중계도 많고, 야외 나들이도 늘어나는 요즘 같은 계절에 증가하는 질환은 뭘까? 당연히 골절 등 외상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뜻밖에 6월과 7월에 조심해야 하는 질병 중 하나는 통풍이다. 한국인이 즐기는 ‘치맥’의 소비가 가장 왕성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통풍에 대한 위험은 커진다. 통풍의 위험성과 예방에 대해 대한류마티스학회 산하 통풍연구회의 송정수(宋禎秀) 회장을 통해 들어보았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도움말 대한류마티스학회 통풍연구회 송정수 회장
흔히 통풍은 이름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진다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런가 물어본 질문에 송정수 회장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심지어는 고양이가 걸어가는 진동에도 통증이 생긴다고 하고, 방문을 여닫는 진동에 의해서도 통증이 생긴다고 합니다. 통풍으로 인한 고통은 여자들의 산고(産苦)보다 더 심하다고 하죠. 통풍 발작은 주로 밤이나 새벽에 오는데 관절에 생긴 통증에 의해 잠을 깨서 그 이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러다닐 정도로 아프고, 쉬는 시간이 없이 뼈를 부수는 듯한 통증이 며칠간 계속돼 참기 힘들고 통풍이 생긴 다리를 잘라 버리고 싶을 정도로 통증이 심합니다.”
이렇듯 무시무시한 병 통풍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요산 때문이다.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을 인체가 대사하는 과정에서 몸속에 남게 되는데, 이 요산의 혈액 내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들러붙는 질병이 통풍이다. 통풍은 관절의 염증을 유발하여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재발성 발작을 일으키며, 요산염 결정에 의한 통풍결절은 관절의 변형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환자를 불구로 만든다.
고령일수록 더욱 위험한 병
나이가 들수록 통풍이 위험해지는 이유는 요산이 몸에 계속 축적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일반적으로 40세가 넘으면 통풍 발생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다. 청소년기 이후부터 요산이 몸에 쌓이기 시작하여 20~40년 동안 요산은 높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무증상 고요산혈증) 시기를 거쳐 몸에 축적된 후에 발생하기 때문. 물론 유전적인 요소나 음주, 비만과 같은 요산이 증가하는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20대나 30대에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통풍은 남성에게 위험한 병으로 불린다. 남성과 달리 여성에게는 에스트로젠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폐경 전까지 몸에서 나오는데, 이 에스트로젠은 몸에서 요산 배출을 강력하게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폐경기 이전의 여성에게서는 거의 통풍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통풍의 발생률이 남성과 같은 비율로 증가해 폐경기가 지난 이후의 60~70대 여성들도 주의해야 한다고 송 회장은 조언했다.
술 줄이고 물 많이 마셔야
나이가 많은 시니어들의 경우 생활환경이 좁아지고, 체력이나 관절 등의 문제로 운동이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 예방할 방법에 대해 송 회장이 내놓은 답은 음식에 있었다.
“고령으로 인해 운동량이 줄어든다면 몸에서 생산되는 요산의 양을 줄이면 됩니다. 그러려면 우선은 혈중의 요산농도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술을 절대적으로 줄이거나 중단해야 합니다. 또 퓨린이 많이 들어있는 고기나 생선을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을 하루에 2ℓ이상 마셔서 요산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음식 중에서 한식은 탄수화물과 섬유소, 단백질, 무기질 등이 골고루 섞여 있어 과식만 하지 않는다면 통풍에 걸릴 위험이 많지 않다. 다만 기름진 튀김 요리나 퓨린 함량이 높은 소나 돼지의 내장, 생선은 통풍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조절 가능하나 완치되지 않는 병
통풍은 크게 4단계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고요산혈증이 20~40년간 지속된 후 급성 통풍성 관절염이 생기고, 간헐기 통풍, 만성 결절성 통풍, 4단계로 진행된다.
무증상 고요산혈증 기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피검사를 해서 요산이 7.0 mg/dL 이상 나오면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고 판단한다. 급성 통풍 관절염은 엄지발가락이나 발등처럼 침범된 관절이 심하게 붓고 아파서 걷지를 못할 정도가 되는데 7~10일 후 통증이 저절로 사라진다. 그리고 6개월에서 2년 후 다시 통증이 찾아온다. 이렇게 10년 정도 지나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한다. 이 상태가 되면 통풍 발작이 여러 관절에서 더 자주 발생하고 더 오랜 기간 통증이 지속되고 중풍이나 심장병, 만성 신부전 등과 같은 합병증도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통풍에 대해 송 회장은 완치는 어렵고 약물로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요산을 떨어뜨리는 약물을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통풍은 완치의 개념으로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조절하는 개념으로 치료합니다. 복약지침을 잘 따르고 정기적인 혈액검사로 요산 수치를 5mg/dL 정도로 잘 유지를 하면 관절염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는 것도 거의 완벽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료를 안 하면 사망에 이르는 병
통풍은 합병증도 만만치 않은 질환이다. 통풍을 10년 이상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때에는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되는데 그런 경우에는 관절이 망가져서 불구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요산으로 이루어진 통풍결절이 장기적으로 몸에 쌓이면 통풍 발작뿐만 아니라 퇴행성관절염도 발생한다. 요산이 관절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온몸의 혈관과 콩팥에도 쌓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중풍, 심장병, 만성 신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흔히 통풍은 관절이 아픈 병으로 치부하고 생명과는 무관하다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이 이 때문이다. 통풍 환자의 주된 사망 원인은 관절염이 아니라 만성 신부전이나, 심장병, 중풍 등의 만성 성인병이므로 이런 합병증을 막기 위해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하면서 통풍 치료를 제대로, 지속적으로 받아야만 한다. 특히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송 회장은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환자들은 통풍치료 순응도가 외국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급성기 통풍발작 때에는 약을 잘 먹다가도 증상이 없어지면 약을 중단하는 비율이 외국에 비해 높아 안타깝습니다”라고 설명하고, “통풍은 발, 특히 엄지발가락에 많이 발생하므로 발에 심한 염증을 동반한 통증이 생긴다면 통풍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으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