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들에게 겨울철 운동은 실내외 온도차와 고농도의 미세먼지, 빙판길 등으로 위험할 수 있다. 이에 시니어들은 헬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고, 시니어들에게 가장 필요한 근력 운동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척추와 관절 등이 굳어진 상태에서 헬스를 시작한 시니어들의 부상이 우려된다.
시니어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부상 부위로 허리가 꼽힌다. 흔히 바벨 등을 이용해 운동하다 보면 허리를 ‘삐끗’하곤 한다. 대부분 척추 주변의 인대와 근육 등이 늘어난 요추 염좌다. 젊은 사람의 경우 삐끗한 허리는 휴식과 찜질 등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척추 퇴행이 어느 정도 진행된 시니어들은 회복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특히 오랜만에 운동에 나서면 관절 유연성이 떨어지고 근육량이 적어 부상 정도가 심각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허리에 전달되는 부담이 쌓여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돌출되거나 탈출하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상의 직접적인 이유를 살펴보자. ‘스포츠 안전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무리한 동작’이 84.2%로 가장 높다. 대부분 전문적인 지도 없이 운동하면서 발생하는 사고다. 하지만 시니어 중에는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하지 않은 구청 혹은 아파트 내 헬스장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값비싼 수강료도 전문가의 코칭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시니어들의 건강한 헬스를 위해서는 몸에 맞는 운동 강도 조정이 먼저다. 일례로 척추기립근 강화에 좋은 시니어용 플랭크 동작을 살펴보자. 플랭크 동작은 엎드리고 팔꿈치를 바닥에 댄 상태에서 어깨와 90도가 되도록 몸과 머리를 일직선상에 맞추고 버티는 자세다. 시니어의 경우 30초도 버티기 힘들고 허리에 부담이 많이 가해질 수 있다. 대신 기존 플랭크 자세에서 무릎을 바닥에 대고 양손을 일직선으로 펴고 버티는 동작을 하면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중량의 기구로 근력 운동을 하고 싶은 시니어라면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고중량으로 운동하면 몸이 버티지 못하고 관절이 삐끗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낮은 중량으로 반복된 동작을 하는 것만으로도 근력을 늘리는 데 충분하다.
두 번째로는 정확한 자세가 중요하다. 잘못된 자세는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특히 특정 관절에 힘이 과도하게 들어가는 순간 부상이 발생한다. 요즘에는 시니어들을 위한 운동법 등을 다룬 콘텐츠가 많다. 이를 주의 깊게 숙지하거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헬스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헬스 운동 이후 요추 염좌를 겪은 시니어에게는 어떤 조치가 우선돼야 할까. 가장 먼저 충분한 휴식이다. 즉시 운동을 멈추고 냉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며 2~3주간 경과를 보자. 만약 차도가 보이지 않는다면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허리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요추 염좌로 인한 극심한 통증으로 거동이 불가능하다면 자생한방병원의 동작침법(MSAT)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동작침법은 한의사가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에 침을 놓고 환자의 능동적·수동적 움직임을 유도해 통증을 제어하는 응급침술이다. 특히 동작침법의 효과는 연구 논문을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국제 통증 학술지 ‘PAIN’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동작침법의 요통 경감 효과는 일반 진통제보다 5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헬스를 하며 겪을 수 있는 허리디스크도 비수술 접근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 치료와 약침 등이 병행된 한방 통합 치료는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인 척추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효과적이다. 먼저 한의사가 척추와 주변 조직을 손으로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은 비뚤어진 척추를 바로잡아준다. 제자리를 벗어난 디스크가 신경을 자극해 생긴 염증 제거에 약침이 쓰인다.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이 담긴 자생한방병원의 신바로 약침은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 항염 및 조직 재생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노화에 따라 근육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80대의 근력은 30대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근감소증과 관련 있는 관절염, 당뇨, 보행장애 등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근력을 지켜야 한다. 단, 근육을 지키려는 과도한 욕심은 오히려 허리를 상하게 할 수도 있다. 헬스에 나선 시니어들이여 조심하자. 참으로 신경 쓸 게 많은 나이다.
허리 건강에 도움되는 스트레칭
버드독 스트레칭 ▶ 버드독 스트레칭은 코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동작이다. 등부터 허리, 골반, 엉덩이, 복부 근육까지 고루 단련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먼저 양손과 무릎을 바닥에 대고 엎드린 상태에서 오른팔과 왼쪽 다리를 동시에 곧게 뻗는다. 반대쪽도 동일하게 하루 10회 3세트 실시한다. 하지만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시니어의 경우 이 자세가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다리 또는 팔 한쪽만 들고 복부에 힘을 준 상태에서 실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동작이 익숙해졌다면 위 설명대로 팔과 다리를 동시에 뻗는 자세로 이어나간다.
데드버그 스트레칭 ▶ 누워서 하는 코어 근육 강화 운동으로 데드버그 스트레칭이 있다. 이 동작은 팔과 다리를 움직여 복부 근력을 발달시킴으로써 허리 안정화에 도움을 준다.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천장을 향해 양손을 뻗는다. 무릎을 구부리고 다리를 한쪽씩 들어 올려 골반과 무릎이 90도가 되도록 한다. 이어 왼팔은 머리 위로 오른쪽 다리는 쭉 뻗는다. 천천히 되돌아와 양쪽을 번갈아가며 하루 3회 3세트 실시한다. 만약 무릎 들기가 힘든 시니어라면 사진처럼 무릎을 구부리고 동작을 진행하자. 이어 반대쪽 손으로 허리를 지지한 채 운동해도 된다.
10년 뒤에도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환자의 비수술 한의통합치료 효과가 유지된다는 연구논문이 최근 최초로 발표돼 화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7일 자생한방병원의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통증과 기능 개선 정도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생한방병원 이진호 병원장(제1저자) 연구팀은 2006년 1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허리디스크로 자생한방병원에 내원해 추나요법과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 등 한의통합치료를 6개월간 받은 환자 가운데 10년 추적관찰에 성공한 6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치료로부터 10년째 되는 2018년 2~3월에 이들의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요통·하지방사통 시각통증척도(Visual Analog Scale, VAS) △허리 기능장애지수(Oswestry disability index, ODI) △삶의 질 평가척도(SF-36 Health Survey) △MRI 디스크(추간판) 탈출량 측정 등이 평가 지표로 활용됐다. VAS(0~10cm)와 ODI(0~100점)는 모두 숫자가 클수록 통증과 장애가 심함을 나타낸다. SF-36(0~100점) 지표는 신체와 정신영역 총 36개 문항으로 이뤄진 삶의 질 측정도구로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향상됐음을 뜻한다.
분석결과 10년이 넘어서도 많은 환자들의 치료효과가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치료효과가 지속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도출된 결과치를 앞서 실시된 한의통합치료 6개월, 1년, 5년 후 효과 측정 연구와 비교 분석했다. 먼저 10년 추적관찰에서 하지방사통 VAS는 치료 전 심한 통증 수준인 7.42가 6개월 후 1점대로 떨어진 후 10년 후까지 0.88로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요통 VAS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치료 전 중등도의 통증인 4.39에서 통증이 거의 없는 1.15로 떨어졌다.
ODI 지표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치료 전 41.36점으로 다소 심한 기능장애 수준이었던 ODI가 치료 6개월 후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없는 11.84점으로 개선됐다.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서 살펴본 10년 후의 ODI는 11.26점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울러 SF-36 지표에서는 치료 전 35.62점이 10년 뒤에는 74.09로 2배 이상 올라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또한 이번 연구는 환자의 주관적 증상 측정 외에도 MRI 검사를 통해 10년에 걸쳐 디스크 탈출량과 근육량 변화를 객관적으로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치료 전보다 10년에 걸쳐 디스크 탈출량이 점차 줄어들고 허리 근육량은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10년간의 안정적인 호전세의 영향으로 환자들의 한의통합치료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연구팀이 10년 시점의 치료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5.83%(62명)가 ‘만족’ 이상의 답변을 보였다. 특히 한의통합치료에 대한 후회 정도를 묻는 설문에 모든 환자들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자생한방병원 이진호 병원장은 “이번 연구는 허리디스크 치료에 있어 한의통합치료 효과를 다각적이고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해 최초로 입증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척추 질환의 근본을 치료하는 비수술 한의통합치료가 앞으로도 디스크 치료법 가운데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일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찾아뵙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모님이 건강하게 잘 지내는지 걱정되는데 말이다. 이에 아쉬운 대로 영상 통화를 통해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해보자.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과 전조 증상에 대해 짚어봤다.
고혈압, 국내 고혈압 인구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 바로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비록 생명의 위협은 없더라도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전체 뇌혈관 질환의 50%가 고혈압으로 발생하고,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심장병의 30~35%, 신부전의 10~15% 역시 고혈압이 원인이다. 동맥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도 마찬가지다.
특히 고혈압은 찬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같은 겨울철에 더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도 기온이 1℃씩 떨어질 때마다 혈압이 0.2~0.3㎜Hg 올라간다. 노인이나 마른 체형에서 특히 주의를 요한다. 노인 혈압 조절 목표는 수축기혈압 140~150mmHg, 이완기혈압 90mmHg를 추천한다.
이동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국내 고혈압 인구의 절반 이상을 65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할 정도로 노인 비중이 높다"면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의 경우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알아차리기 쉽지 않은 만큼 평상시 주기적으로 혈압을 확인하고 위험요인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 65세 이상 인구서 환자비율 2배 높아져
고혈압만큼 고령자가 주의해야 할 질환은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국내에서 6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그 자체보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때문이다. 족부괴사,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증, 뇌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등 당뇨 합병증은 전신에 나타날 수 있고, 또 한 번 발생하면 돌이키기 힘들고 심지어 죽음까지 이를 수 있다.
당뇨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유전적인 요인과 비만, 연령, 식생활, 운동부족, 호르몬 분비, 스트레스, 약물 복용 등의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에서 당뇨병 환자 비율이 2배 정도 높아진다.
김은숙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우리가 안경을 쓰는 것을 치료라고 말하지 않듯 당뇨병 역시 평생 관리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부모님의 체중이 갑자기 빠진다거나 갈증을 심하고 소변을 참지 못한다면 이미 어느 정도 당뇨병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기침 등 작은 충격에도 골절로 이어져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뼈도둑'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골절 등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는 한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척추 압박골절로 키가 줄어든다거나, 허리가 점점 휘고,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심할 경우 기침 등 작은 충격에도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여성에서 더 빨리, 많이 나타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우유나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하고 술, 담배는 멀리한다. 운동도 중요하다. 체중 부하가 실리는 운동과 관절에 과도한 무리가 가지 않는 걷기 운동이 좋다.
한제호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부모님들은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고 허리가 굽는 것을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회복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는 만큼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척추관협착증, 하지 통증으로 보행 시 앉았다 일어섰다 반복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늘듯 척추와 추간판(디스크)도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 척추나 그 주변의 인대가 심한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되면 척추신경이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한다.
증상은 보행 시 심해지는 다리 통증이다. 협착증 부위에 눌린 신경이 지나가는 엉덩이 아래 하지 통증과 저림, 근력 약화로 보행이 힘들어진다. 이때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으면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에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최두용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데 자연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곧 치유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며 "부모님의 허리가 굽고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면 질환 초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무릎 통증․붓기 지속하면 퇴행성관절염 의심
무릎 관절은 평지를 걸을 때 체중의 3~4배, 내리막길에선 체중의 5~6배의 무게를 지탱한다. 노화는 무릎 관절 자체를 약하게 만든다. 무릎 관절을 지탱해 주는 근육과 인대의 탄력성이 줄어들고, 관절연골과 반월연골판의 충격 흡수 기능도 떨어진다. 또 관절액의 윤활 작용도 약화된다.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다리가 맞닿는 내측 무릎에 통증을 유발한다. 처음에는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양반다리 같은 자세에서 통증이 생기지만 병이 진행되면 자세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휴식이나 수면 시 통증이 심해지고, 아주 심할 경우 일상적인 보행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노동영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부모님이 계단을 오르내릴 때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무릎 주위가 붓거나 아프다고 호소한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살 부위 뻗치는 통증 1~2주 지속하면 고관절질환 의심
고관절(엉덩이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곳으로 척추와 더불어 체중을 지탱하는 몸의 기둥 역할을 한다. 항상 체중의 1.5~3배에 해당하는 강한 힘을 견뎌야 한다. 걷기만 해도 4배, 조깅은 5배, 계단 오르내리기는 8배의 하중이 가해진다.
고관절 질환은 반복적인 사용과 노화로 발생하는 일차성 고관절 골관절염이 대표적이다. 골관절염이 생기면 넓적다리뼈와 비구가 모두 망가지고,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진행을 막을 순 없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샅이 시큰거리고, 심하면 가만히 있어도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거동까지 불가능해진다.
전상현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샅(사타구니, 두 다리의 사이) 부위나 엉덩이, 허벅지 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한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겨울은 시니어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계절이다. 건조한 날씨와 실내외 큰 온도 차이, 미세먼지 등이 이어져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쉽게 발생하고, 요통·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철 시니어들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빙판길이다. 빙판길은 보행자의 낙상사고 위험이 높아 겨울철 안전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시니어는 균형 감각과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탓에 다른 연령대보다 낙상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낙상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5만 5107명이다. 80대 이상이 1만 1204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1만 112명, 60대 9023명, 50대 7415명 순이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낙상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부분의 낙상은 가벼운 타박상이나 염좌 정도에 그치지만 시니어는 근육량과 골밀도가 낮은 만큼 ‘척추압박골절’과 같은 큰 부상에 주의해야 한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 충격으로 인해 척추가 납작하게 주저앉는 질환을 말한다. 초기에는 통증이 가볍게 느껴지다 점점 심해지며,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와 달리 마비·저림 등 신경 증세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척추압박골절을 방치하면 허리가 굽는 척추후만증이 나타나거나 척추신경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낙상 후 통증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낙상 후 간단하게 척추압박골절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척추를 손으로 눌렀을 때 특정 부위의 통증이 심하다면 척추압박골절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침·재채기를 할 때나 음식물을 삼키는 등 사소한 움직임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척추압박골절 치료를 위해 침, 약침, 추나요법 등을 병행해 보존적 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침 치료를 통해 근육·인대 등의 긴장을 풀고, 한약재의 약효 성분을 추출한 약침을 경혈에 놓아 염증을 가라앉히고 근육과 신경을 강화해 골절 부위의 회복을 촉진시킨다.
이후 골절 부위가 충분히 붙으면 추나요법으로 등과 허리의 긴장을 풀고 척추 배열과 균형을 바로잡는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자신의 손과 신체 일부분을 이용해 틀어진 뼈와 인대를 밀고 당겨 바르게 교정하는 수기요법이다. 2019년부터 건강보험 급여화가 적용돼 많은 근골격계 환자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선행돼야 한다. 낙상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안전 습관 3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안전하게 걷는 습관을 익혀야 한다. 겨울철에는 쉽게 손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주머니에 손을 넣고 보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걸으면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었을 때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롱 패딩이나 코트 등 다리를 덮는 긴 외투를 입는 것도 움직임에 제약이 발생해 낙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따라서 빙판길을 지날 때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아래쪽 단추를 풀어 하체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뒤로 넘어지는 낙상이 부상 위험도가 훨씬 크기 때문에 상체 무게중심을 앞으로 하고 보폭을 줄여 걷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지면과의 발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구두보다는 운동화 신는 것을 추천한다.
둘째, 낙상을 당하더라도 바로 일어서지 말고 몸 상태부터 살펴야 한다. 낙상 직후 바로 몸을 일으키려다 부상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친 곳이 없는지 천천히 몸을 살피자. 만약 허리나 엉덩이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척추와 골반 부위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셋째,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을 통한 신체 균형 능력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 중에서도 적극 추천하는 것이 하체 근력 및 골밀도 향상을 꾀할 수 있는 ‘체중 부하 운동’이다. 체중 부하 운동이란 뼈에 무게가 실릴 정도의 근력 운동을 의미한다. 초심자는 맨손체조나 조깅, 줄넘기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 강도를 자신에게 맞는 수준으로 늘려나가자.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에 20분 이상 꾸준히 진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시니어 낙상 환자 중에는 낙상으로 인한 부상을 평소 자주 오는 요통 등 퇴행성 질환으로 착각하고 치료를 받지 않다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소한 낙상이라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2022년 신년을 맞이하는 때에 엉덩방아로 건강을 망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를 넘어섰다. 젊은층은 물론 시니어들 사이에서도 스마트폰이 대중화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마냥 유용하고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스마트폰으로 생기는 질병은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50세 이상 중장년층을 포함한 모든 연령대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한 질병이 발생하는 추세다.
50세 이상 시니어들이 건강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니어가 유의해야 할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근골격계 질병과 예방법을 소개한다.
① 방아쇠 수지
‘방아쇠 수지’는 손바닥과 손가락이 연결되는 관절 부위에 통증과 부기가 생기는 질병이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힘줄이 마찰을 받아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저항감이 느껴진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손가락은 우리 몸에서 가장 얇은 부위로 무리가 쉽게 가는 취약한 부위다. 그런데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손가락 사용도 많아졌다. 이것이 엄지를 주로 사용하는 ‘엄지족’들 사이에서 방아쇠수지증이 많이 발병하는 이유다.
특히 방아쇠 수지는 잦은 스마트폰 사용과 더불어 반복적인 가사 활동을 하는 40세 이상 중장년 여성에게서도 많이 발생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12만7000명이던 환자가 10년이 지난 2020년에는 23만8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중 40~50대 여성이 8만2000여명으로 전체에서 34.5%를 차지할 만큼 중장년 여성에게 주의가 필요한 질병이다.
방아쇠 수지는 병세가 진행되면 손이 뻣뻣해지고 손가락 움직임이 제한되며 손등뼈에도 압통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방아쇠 수지 환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스트레칭 치료로 좋아진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방아쇠 수지를 막을 수 있는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손가락 스트레칭을 권장한다. 손바닥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반대편 손으로 아픈 손가락을 잡고 천천히 올려준 후 5초간 머무른다. 이 동작을 5회 반복 시행한 뒤 반대쪽으로 한 번 구부리는 동작을 한다. 다만 엄지 손가락은 스트레칭 방법이 다른데, 엄지를 움켜쥐고 위로 향하도록 하면 된다.
② 손목터널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부분의 힘줄과 신경이 지나는 수근관(손목 터널)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과 감각 이상 증세가 발생하는 질병이다. 손목터널증후군 역시 방아쇠 수지와 마찬가지로 40세 이상 중장년 여성에게서 자주 발병한다. 가사 노동과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반복적인 손목 사용이 주요 발병 요인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은 엄지와 검지, 중지를 중심으로 저린 증상이 생기거나 감각이 무뎌지는 것이다. 이를 그냥 방치하면 증상이 심해지면서 손이 타는 듯한 통증으로 이어지거나 감각이 사라지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자생한방병원의 한수빈 한의사는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가 손목”이라며 “양쪽 손등을 마주대고 1분간 유지한 후, 손목통증을 느낀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증이 심할 경우 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길 권한다”라며 “심하지 않다면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칭 방법은 한쪽 팔을 정면을 향해 뻗어 반대쪽 손으로 뻗어 있는 손가락을 잡고 몸 안쪽으로 당겨준다. 자세한 스트레칭 방법은 자생한방병원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③ 거북목 증후군
C자 모양의 정상적인 목뼈가 잘못된 자세로 인해 일자로 변형되는 ‘거북목 증후군’은 과거엔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장인들에게 주로 발병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들이 거북목 증후군에 더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바로 노안(老眼)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노안으로 인해 스마트폰 화면 속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아 고개를 푹 숙여서 보는 경우가 많아진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거북목(일자목) 증후군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50~60대 중장년층 환자 수는 2014년 61만4771명에서 2018년 73만2443명으로 5년새 19.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재활의학과 신덕수 전문의는 “거북목 증후군은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 취하는 잘못된 자세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일자목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목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평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거북목 증후군 예방 생활습관
1. 스마트폰을 볼 때는 고개를 푹 숙이지 말고, 눈높이보다 약간 낮게 들고 본다.
2. 컴퓨터 모니터는 시선보다 아래에 놓이지 않게 책 등을 쌓아 눈높이를 맞춘다.
3. 장시간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은 금물! 20~30분 간격으로 목과 주변 근육을 스트레칭하고, 틈틈이 턱을 앞으로 당겨 두 턱을 만드는 습관을 들인다.
4. 베개는 목이 C자 모양을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게 하고, 근육에 긴장이 가지 않도록 바닥에서 6~8cm 정도를 유지한다.
5. 엎드린 자세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자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
중년이 되면 근골격계의 건강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진다. 이에 따라 허리와 무릎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공을 들이는 시니어들이 많다. 하지만 손과 목뼈에 신경을 쓰는 시니어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처럼 크게 위협적이지 않아 보이는 질병을 무시하고 방치하면 무서운 질병으로 덧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일상 속에서 서서히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손과 목에도 관심을 갖고, 스트레칭과 바른 자세를 통해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1. 게임
명예퇴직을 하고
오십 넘어 항해사가 된
내 첫 항차의 항해는
갑작스런 출항 통보부터 심상찮았다
출항 후 이내 접어든 좁은 수로에서 세찬 조류에 밀려
세 시간 넘게 좌초의 문턱을 넘나들다가
가까스로 빠져 나와 만난 오후 한 시의 하늘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검은 구름 떼가 오래 잠들었던 신전의 주술이 깨어나듯
항로의 앞 쪽에서 거대한 날개를 펼치며 날아올라
사방을 암회색 절벽처럼 막아 놓고
뒤늦게 피어오르는 또 다른 구름은
통곡의 벽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염원의 메모지처럼 보였다
초속 30미터의 바람은 연신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고
물결은 수 미터의 깊고 가파른 협곡을 이루어
낄낄거리며 온 몸으로 부딪혀 왔다
뿌리가 없는 것은 죄다 흔들거렸다
배도 사람도 뿌리가 없기는 마찬가지
옆으로 기울며 높이 솟구쳤다가 급강하하듯 떨어지는 배 안에서
거친 사내들도 두려웠던 것일까
선실에 널브러진 사내도
브릿지에서 키를 잡고 안간힘을 쓰는 사내도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흔들리며 떠밀리며 기우뚱거리는 시간 위에서
그저 방향만 잡을 수 있는 생존속력을 겨우겨우 맞추어 가는
선령 34년의 낡은 엔진이 꺼질세라 노심초사 하며 가는 길을
포세이돈의 분노를 닮은 태풍은
나흘하고도 하루 반나절을 더 따라 다녔고
우리는 그 놈을 악마라 불렀다
엿새 째 되던 날
비로소 악마는 슬그머니 우리의 목숨 줄을 풀어 주었다
우리의 항로를 따라오던 악마의 발걸음은 한낱 유희였는지
일곱 째 날의 고단한 항해에서 비로소 햇빛을 보았다
바다에서도 악마는 게임을 하는가 보다
2. 친구
북위 01도 22분, 동경 172도 56분
태평양 한복판 적도 부근 타라와섬 근처에서
전재작업 한다고 조업선과 배를 붙이다가
조업선 선장으로 있는 친구를 만났다
이거 몇 년 만이고? 묻는
뭐하다가 바다에 나왔노? 묻는
친구 놈은 폭삭 늙어 있었다
나이 오십 넘어 명퇴하고 배 타러 나왔다는 대답 앞에
하긴 우리 나이에 이 짓 아니면 할 게 별로 없지
증권사 댕기던 놈도 배 타러 오고
방송사 댕기던 놈도 배 타러 오는
요지경 세상이네 하며 껄껄 웃는다
친구의 삼십 년 뱃놈 생활은
치통과 통풍과 관절염과 허리디스크로 찾아와
불편한 몸짓 속에 눅눅하게 녹아 있었다
함께 저녁을 먹고 포도주를 머그잔에 담아 마시며
건너 온 세월의 흔적을 더듬는 녀석의 눈빛이 몽롱했다
외국 놈들 속에서 저 혼자 한국인이라고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중에 밥 챙겨 먹는 일이 제일 힘들다고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이 너무 그립다고 너스레를 떨다가
자식놈들은 다 키웠냐고 묻는다
큰 놈은 출가 시켰고 작은 놈은 대학 졸업 앞두고 있다는 말에
지 놈은 자식이 셋이라고
아직도 대학생 고등학생 중학생 줄줄이 사탕이라고
앞으로 십 년은 더 배를 타야 허리가 펴지겠다고
하지만 고기씨가 말라서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는
걱정이 묻어나는 목소리에 그저 침묵으로 안주를 삼을 뿐
그래도 어딘가에 희망이 있겠지 뭐
혼잣말처럼 건네는 어색한 위로
오십 고개 넘어서도 여전히 희망이라 허허 웃는
친구의 웃음소리가 칼날처럼 가슴에 박혀 드는 것은
누군가의 남편으로, 아버지로
여전히 살아 내야 할 시간들이 아득하기 때문이었을까?
전재작업을 끝내고
배를 떼고 다시 수평선 쪽으로 멀어져 가며 흔들던 친구의 손이
고향언덕 늙은 나무의 옹이가 박힌 마른가지를 닮아 있음에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솟아올랐다
3. 모천회귀
비릿한 바람이 오래전 기억 속 저편과 이편의 경계를 훑는다
생활은
마젤란해협 동쪽 어디쯤 지친 항해의 고달픔에 대하여, 혹은
누구나 가슴 깊숙이 벼려놓고 있을 날카로운 송곳니 같은 것에 대하여
자욱한 비안개 속에서 속내를 토해내는 열대우림의 나무들 몸짓처럼
사소한 변명들을 더듬고 있다
돌아간다는 것은 언제 풀릴지 모를 고르디우스의 매듭
쉰에서 예순으로 가는 세월의 길목마다
수구초심의 갈망은
봉인된 첫사랑의 흔적처럼
불 꺼진 가로등처럼 숨죽이고 서 있고
한때 애태웠던 사람들이 떠난 자리엔 낯선 얼굴들로 가득하였다
한 오라기 추억의 실타래도 풀어내지 못하는 지상의 불빛들은
굳은 관절처럼 뻣뻣한 가슴으로
물길을 더듬어 돌아가는 자의 내밀한 기쁨을 알지 못하리
이젠 좀 더 유연해야 하리
탁한 해류의 거친 숨결도 맨몸으로 받아내고
심해의 침묵도 은빛 비늘 속에 감출 줄 알아야 하리
옆줄을 따라 몸 깊이 각인된 오래전 산천의 지형도 위엔
지금도 나무들 온몸을 불태우며 만산홍엽의 꽃을 피우고 있을까
언제나 순응하던 해류의 손을 떨치며
푸른 역린(逆鱗)을 꼿꼿이 세울 때
수천 길 해저의 뜨거운 온기를 퍼올려
혈관마다 힘찬 맥박으로 뛰놀게 하는 아름다운 결별
고단했던 한 시절을 향하여 손을 흔들게 하는
내 풍성한 영혼의 자양분이여
낯선 새 길을 열며 가는 이 길은
날마다 소스라쳐 깨는 얕은 잠 위에서 저물고
고단한 지느러미의 궤적을 따라
천산 협곡을 넘어가는
내 아버지 걸어가신 천년 유형의 붉은 길.
* 전재 작업 : 어선과 운반선이 접선하여 어선의 어창에서 운반선 어창으로 어획물을 옮기는 작업.
•수상소감 - 우수상 시 이석재
“늘 삶의 향기가 은은하게 스며 있는 글 쓰고파”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이라 얼떨떨하네요.
50대 초반에 명퇴를 하고난 후 새로운 인생설계를 하고 도전하는 일에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항해사로서의 새출발, 청각장애로 인한 좌절,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과 시행착오, 현재의 직업에 이르기까지 도전과 실패. 그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에는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장벽 앞에서 낙심될 때도 있었고, 그런 환경을 극복하고 현재를 살고 있는 나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는 격려를 하고 싶었습니다.
글은 별다른 취미를 가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낙서를 하는 버릇에서 시작하여 여러 작가분들의 책을 읽고 습작하고 하는 노력을 10년쯤 했던 것 같습니다.
내 삶의 흔적을 언젠가는 책 한 권으로 남기겠다는 생각이 꾸준히 글을 쓰는데 동기부여가 되었네요.
늘 삶의 향기가 은은하게 스며있는 글을 쓰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늘 힘을 주는 사람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전합니다.
골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넓은 야외에서 적은 인원이 함께 즐길 수 있어 코로나19 ‘청정 지역’이라는 인식이 생겨서다. 광활한 야외 필드뿐만 아니라 지인들끼리 즐길 수 있는 룸 형식의 스크린골프도 인기다.
동시에 골프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골프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몸을 격하게 움직이지 않는 운동처럼 인식돼 부상을 경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스윙을 장시간 반복하면 관절과 근육이 손상될 수 있다. 이를 무시하고 방치했다가는 만성 통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에 골프를 즐기는 중장년층에게 많이 나타날 수 있는 증상 4가지를 꼽아봤다.
1. 어깨 회전근개 파열
회전근개는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근육 4개(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와 힘줄을 말한다. 어깨 관절이 회전운동을 할 수 있게 하고 안정성을 유지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회전근개 근육이나 힘줄의 퇴행성변화, 어깨 관절과 회전근개 힘줄 사이의 활막 자극이나 염증, 외상이나 무리한 운동 등으로 발생한다. 스포츠 활동이나 외상으로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만성 통증을 유발한다. 대표 증상은 어깨 통증으로 주로 팔을 위로 들어 올리거나 아래로 내릴 때 특정 범위에서 통증이 심해진다. 보통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증상으로 발병하는 오십견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몸을 바로 세우면 통증이 감소하고 누운 자세에서는 통증이 심해져 통증이 있는 쪽으로 돌아누워 잠을 잘 수 없다. 수면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 외에 근력 약화와 어깨 결림, 어깨 관절이 삐걱거리는 소리 같은 증상도 있다.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제대로 치료받아야 한다.
2. 팔꿈치 통증, 내측상과염
팔꿈치 안쪽 관절에서 발생하는 염증성 질병으로 ‘골프엘보’라고도 한다. 과도하게 운동하면 손과 손목, 팔에 무리를 주는데, 이게 팔꿈치 주변 힘줄에 미세한 파열을 만들어 발생한다. 주먹을 쥐거나 물건을 잡을 때 팔꿈치 안쪽에서 발생하는 통증과 저림이 주요 증상이다.
특히 골밀도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중장년층일수록 발생 위험도가 올라간다. 골프엘보를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겨 일찍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면 만성 통증이나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골프 같은 운동 후나 일상생활에서 팔꿈치 안쪽으로 통증과 저림 증상이 느껴지면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3. 허리와 엉덩이 통증, 장요인대증후군
장요인대증후군은 허리와 엉덩이를 연결하는 장요인대에 염증과 손상이 생겨 동통성 하부요통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장요인대는 우리 몸에서 엉덩이뼈 장골과 허리뼈 요추, 골반을 구성하는 뼈 천추와 천골을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골반이 비틀리는 것을 막고 요추 5번이 불안정하지 않게 잡아준다. 약간 구부러져 있는 모양이어서 손상되기 쉽다.
골프 동작으로 장요인대에 무리가 오고 장기간 긴장 상태가 유지되면 점차 탄력을 잃고 느슨해진다. 약해진 인대가 계속 손상되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주변 조직이 대신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요추하부와 골반과 고관절에 불안정을 초래한다.
허리띠를 착용하는 위치와 서혜부, 둔부, 사타구니, 회음부에 지속해서 통증이 발생한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힘을 쓸 때, 골프 스윙을 할 때 통증이 나타난다. 반대쪽으로 몸을 굽히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방치할 경우 이상근증후군, 천장관절증후군, 퇴행성 허리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바로잡아야 한다.
4. 손가락마디 통증, 방아쇠수지증후군
손가락 관절은 우리가 하루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위다. 그만큼 잦은 사용으로 염증이나 질병이 생기기 쉽다. 특히 무거운 골프 클럽을 장시간 움켜쥐는 동작만으로도 손가락에 무리가 올 수 있다. 그립 강도와 방법에 차이가 있겠지만 주로 반복 자극에서 기인한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 힘줄에 생기는 염증 또는 부기로 손가락을 움직일 때 ‘딸각’하는 소리를 내며 통증을 유발한다. 중지와 약지에서 많이 나타나며, 엄지손가락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골프 선수나 라켓을 사용하는 운동선수에게도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이다. 손가락에서 손바닥으로 이어지는 골두 부분에 잦은 접촉, 마찰로 힘줄이 비대해져서 부종과 통증이 발생하는데 심할 경우 손가락을 펴기가 어려워진다. 아픈 손가락을 손등을 향해 재끼면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약할 때는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고,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면 약물이나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녀를 둔 젊은 부부 상당수가 맞벌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남보다 가까운 가족에게 자녀를 맡기는 경향이 높다. 그러다보니 바쁜 부모 대신 아이를 돌보는 일은 주로 조부모인 시니어의 몫이 된다. 조부모에게 육아를 맡기는 가구는 2019년 기준 250만 가구에 달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지만 육아를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어린 손주를 돌보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이다 보면 손목과 허리, 무릎이 남아나질 않는다. 이미 약해진 관절에 많은 무리가 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립국어원은 여기에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한데 묶어 ‘손주병’이라고 이름 붙인 바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는 일주일에 47시간을 일한다. 주 40시간 일하는 일반 직장인보다 더 오래 일하는 셈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일하다보니 어느새 손목터널증후군, 관절염, 척추관협착증 같은 질병이 조부모를 찾아온다. 손주를 돌보다보면 몸과 마음에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손목터널증후군 예방, 쉬면서 손과 손목 피로 자주 풀어야
손주병은 조부모의 손목 관절부터 위협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이름과 달리 손바닥이나 손가락이 저린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전체 환자의 3분의 1이 5060 여성일 정도로 시니어 여성에게 위협적인 질병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손목 터널 자체가 좁아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손이 잘 붓고 뼈와 근육이 약해져 발생 확률이 더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을 자주 주무르거나 엄지와 검지, 중지가 자주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일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방치할수록 증세가 악화돼 자다가 잠에서 깰 정도로 손이 저리고 손가락 마비 증세가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윤종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아이 들기, 안아주기, 기저귀 갈기, 설거지, 청소 등 어렵지 않아 보이는 일들이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일상적으로 손가락과 손목을 굽히는데 사용하는 힘줄들 사이에 있는 정중신경이 심하게 눌리면서 손저림이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이기도 한 윤 교수는 "일을 잠시 중단하고 손저림이 사라질 때까지 손과 손목의 피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따뜻한 찜질이나 손목과 어깨의 이완운동도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예방이 최고의 치료법인 만큼, 중간중간 일을 쉬면서 손과 손목 피로를 자주 풀어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찜질이나 이완운동으로 허리 근육 풀어 척추관협착증 완화
황혼 육아를 도맡은 시니어의 허리는 쉴 날이 없다. 아이가 운다고 서둘러 안고 달래고 씻기다 보면, 이미 노화가 진행된 근육과 관절 등에 무리한 하중과 압력이 가해진다. 손주를 돌보다 말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시니어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니어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연 평균 7만 명씩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166만 명에 달했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주 발병 요인인 질병이다. 하지만 아이를 안아주고 업어주면서 오래 서있으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다리저림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이 발병하면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관 등이 좁아져 허리 통증을 느끼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넓은 부위에 통증을 유발한다.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누워있거나 앉아서 쉬면 증상이 없어진다는 게 디스크와 다른 점이다. 허리를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구부리면 완화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차이점이다.
30분 이상 걸었을 때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엉덩이가 빠질 듯 아프거나 바로 누워 자는 것이 불편해 새우잠을 자는 경우에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윤종현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에 걸리면 오래 걸을 때 다리저림이 발생한다. 오래 서있거나 걷지 말고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한다"라며 "허리 주변 근육의 뭉침을 풀어주는 따뜻한 찜질이나 이완운동이 도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흔히 ‘나잇살’이라 부르는 노인 비만의 특징은 두 가지다. 근육 감소와 호르몬의 불균형. 둘 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면 호르몬의 원리를 알고, 자신의 상태에 맞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노인 비만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호르몬, 비만과 헷갈리기 쉬운 쿠싱증후군, 그리고 도움이 되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참고 내 몸을 살리는 호르몬, 국민체력 100
최근 고도비만 노인이 증가했다.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2020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장년층 및 노인의 고도비만 유병률은 지난 10년 사이에 1.5~3.8배까지 올랐다. 고령사회에서 노인 비만은 장수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른바 ‘나잇살’이라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노인이 되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각종 질환에 취약한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비만은 각종 성인병을 악화하는 주범이기에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노인 비만의 특징은 근육 감소형 비만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노화의 영향으로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40대 이후부터 발생해 70대까지 10년에 8%의 감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로는 10년마다 15%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고 한다. 근육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호르몬이다. 을지대학교 김정환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인 비만은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데, 그 원인은 성 호르몬의 감소에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노인 비만의 원인은 ‘호르몬’인 것이다.
우리 몸의 시소, 호르몬
“연예인 A 씨는 살찐 덕분에 재미난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냈다. 살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식욕을 주체할 수 없었던 A 씨는 매일 야식을 먹고,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입에 넣었다. 하지만 어느 날 잠을 자다가 가슴이 쥐어짜듯이 아프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병원을 찾았다. 진단을 받아보니 ‘심근경색’이었다.”
위의 사례처럼 야식이 습관이 되면 돌이킬 수 없다. 야근 후 치맥은 정말 맛있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야식처럼 자극적인 음식은 호르몬의 교란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허기를 느끼게 하는 그렐린 호르몬과 식욕을 감소시키는 렙틴 호르몬은 우리 몸 안에서 적절히 분비되면서 몸의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액상과당과 트랜스지방이 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이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서 살이 찔 수 있다.
호르몬은 체지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비만의 가늠자가 되는 체지방을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 단순히 체지방이 늘면 나쁘고 체지방이 줄면 좋은 것은 아니다. 모든 호르몬은 우리 몸에 필요하며 서로 적절하게 균형 있게 분비돼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렙틴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거나 성장호르몬이 감소할 경우 비만이 생기는데, 이는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호르몬은 우리 몸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걸까? 신체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비만을 일으키는 호르몬
[1] 식욕을 늘리는 그렐린
그렐린은 일명 ‘식탐 호르몬’이라 불린다.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느끼게 하고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하는 호르몬이다.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이 시간에 야식을 많이 먹는 이유도 바로 이 호르몬 때문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간 음식은 그렐린이 급격하게 분비되지 않도록 해준다.
[2] 비만의 주범, 인슐린
인슐린은 살이 찌고 빠지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자에서 분비된 인슐린은 보통 식후 3시간이 지나면 활성화되는데,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적게 분비되면 생명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장수하는 사람의 경우 대체로 인슐린 수치가 낮다고 한다. 고탄수화물 음식, 설탕, 청량음료, 트랜스지방 등을 많이 먹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3] 여성을 살찌우는 에스트로겐
에스트로겐은 여성 신체의 특징을 만드는 호르몬이다. 폐경 이후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 에스트로겐은 체지방에서 분비된다. 에스트로겐이 많아지면 체지방이 늘어나고, 체지방이 늘면 에스트로겐도 같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때부터 복부에 살이 찌는 남성형 비만이 나타난다.
[4] 포만감을 주는 렙틴
렙틴은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지방세포가 가득 차면 이 세포에서 렙틴이 분비된다. 뇌는 렙틴의 증가를 인지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하지만 비만한 사람은 렙틴이 많아도 식욕이 억제되지 않는다. 이른바 렙틴 저항성 때문이다. 렙틴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고도비만으로 이어진다.
[5]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호르몬
어른들도 활력을 유지하려면 성장호르몬이 필요하다. 체지방은 성장호르몬을 억제한다. 체지방과 인슐린이 많으면 성장호르몬 분비량은 줄어든다. 나이 들수록 성장호르몬 분비는 줄고 인슐린 분비가 늘면서 살이 찐다.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성장호르몬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운동은 필수다.
[6] 근육과 뼈를 키우는 테스토스테론
테스토스테론은 근육량, 체지방 감소, 정자의 활동, 뼈 질량에 관여한다. 많이 분비되면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진다. 이 호르몬도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데 적게 분비되면 남성도 갱년기를 겪는다. 결혼 후 남성들이 살이 찌는 경우가 많은데, 성생활을 통해 테스토스테론이 소비되면서 체지방 조절 기능이 떨어져서 그렇다.
비만과 헷갈리는 쿠싱증후군
“연예인 B 씨는 젊은 시절부터 허리 디스크가 있었다. 심한 통증 때문에 수술을 고민했지만 먹고살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때를 놓치고 말았다. 대신 스테로이드 주사를 꾸준히 맞았다. 덕분에 통증도 줄고 컨디션도 좋아져 수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갱년기 이후 살이 걷잡을 수 없이 찌고, 얼굴이 보름달처럼 붓더니 73kg이었던 몸무게는 93kg까지 늘어났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생긴 쿠싱증후군 때문이었다.”
비만과 비슷하지만 치명적인 질환도 있다. 다이어트를 아무리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 병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다하게 만든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분비된다. 하지만 코르티솔이 과잉 분비되면 식욕을 감소시키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과식을 유발하고 혈당과 혈압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복부 비만의 주요원인이다.
쿠싱증후군은 코르티솔과 관련된 신체 기관인 부신이나 뇌하수체에 문제가 생기거나, B 씨의 사례처럼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과다 복용했을 때 발생한다. 쿠싱증후군 환자는 얼굴이 달덩이처럼 부풀어 오르고 비정상적으로 목 뒤에 지방이 축적된다. 허리 부위는 뚱뚱해지는 반면 팔다리는 오히려 가늘어지는 중심성 비만도 나타난다. 을지대학병원 오한진 가정의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팔과 다리는 가는데, 복부비만이나 목 뒷부분이 두껍게 툭 튀어나오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하며 “언뜻 비만처럼 보이지만 이 병은 방치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싱증후군은 위험한 질환이므로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쿠싱증후군에 걸렸다면, 약물 복용을 서서히 줄이다가 중단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만일 부신 종양이 원인이라면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약물 치료를 한다. 뇌하수체 종양도 없애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운동으로 비만 탈출
비만을 예방하거나 탈출하는 방법은 없을까? 해결법 중 하나는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각종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적정한 시기가 지나면 소진된다. 하지만 분비되는 시점에서 몸의 장기를 활성화하고 컨디션을 좋게 해준다. 운동 이후 상쾌한 기분이 드는 건 이 때문이다. 적정한 운동은 호르몬을 자극해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스포츠 복지서비스 ‘국민체력100’ 관계자는 “식이요법으로도 다이어트를 할 수도 있지만, 노인 비만의 경우에는 운동을 통해 활력을 찾는 것이 더 건강한 삶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나이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하고 기초대사율은 떨어진다. 기초대사는 신체가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소모하는 기본적인 에너지다. 자세 유지, 심장과 뇌의 활동 그리고 각 장기의 활동에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신체는 기초대사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데 그중에 근육에서 소비되는 기초대사율이 평균 40%나 된다. 기초대사율을 증가시키는 제일 좋은 방법은 운동을 통해 줄어든 근육을 늘리는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증가시킬 수는 있다. 다만 운동 시 주의할 점도 있다. 운동 상담사 A 씨는 “젊은이와 비교해서 나이 드신 분들은 연골이 취약한 면이 있어, 다치지 않도록 특별히 운동시간이나 강도와 빈도를 신경 쓰면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만 예방을 위한 운동
① 심폐 지구력 운동 체중에 의한 허리와 하지 부담을 고려해 고정식 자전거 타기, 걷기, 수중운동(물속에서 걷기, 아쿠아로빅) 등을 추천한다. 신체에 충격이 큰 달리기, 에어로빅 등은 삼가한다.
② 근력운동 머신 및 프리 웨이트, 밴드, 물병, 의자 등의 소도구 등을 가지고 한다. 선택은 개개인의 체력적 특성 및 선호도 등에 따라서 하면 된다. 운동을 할 때는 관절에 유의하며 진행한다.
③ 유연성 운동 주 5회 정도가 적당하며, 정적 및 동적 스트레칭을 한다.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몸을 움직이며, 한 동작마다 30초씩 정지하며 진행한다.
운동 시 주의사항
① 허리 및 하지 관절에 지나치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② 운동 강도는 부담스럽지 않게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
③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철저하게 한다.
④ 수분을 꾸준하게 섭취한다.
⑤ 신발은 쿠션이 좋은 것을 선택해 신는다.
매일 하는 걷기 운동,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노르딕워킹’은 어떨까? 건강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색다른 걷기 운동을 소개한다.
도움말 강상일 사단법인 한국노르딕워킹연맹 회장
나이가 들면서 줄어든 체력을 관리하기 위해 등산 등 걷기 운동을 즐기는 시니어가 많다. 걷기는 그 자체만으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올바른 자세로 걷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잘못된 보행 자세는 다리를 쉽게 피로하게 하고, 척추와 골반을 틀어지게 하면서 몸의 불균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반면 바른 자세로 걷는다면 땀을 내며 숨 가쁘게 뛰거나 오랜 시간 운동하지 않더라도 몇 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걷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걸음 수나 보행 속도가 아닌 올바른 자세다.
하지만 오랜 시간 걷다 보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힘에 부치면서 몸이 편한 쪽으로 기울고 허리를 굽히거나 지팡이에 의존하게 된다. 이럴 땐 몸이 틀어지지 않도록 올바른 자세를 고정한 채 움직이는 것이 좋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노르딕워킹’을 통해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북유럽에서 날아온 재활 스포츠
노르딕워킹은 양손에 스틱을 잡고 걷는 운동으로, 동계스포츠 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유래했다. 정확히는 비시즌에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이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눈이 많이 오는 북유럽 지역을 비롯해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단법인 한국노르딕워킹연맹에서 2007년부터 국내 최초로 노르딕워킹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은 약 2개월 단위로 강습이 이루어졌으나, 올해부터는 비대면 시대에 맞춰 온라인으로 학습 가능한 동영상 콘텐츠로 대체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강상일의 노르딕워킹’에서도 기초 동작과 장비 등 기본 내용을 학습할 수 있다.
강상일 사단법인 한국노르딕워킹연맹 회장은 “40대 초반에 무릎을 심하게 다쳐 재활 운동을 찾던 중 노르딕워킹을 알게 되어 유럽에서 배워왔다”며 “재활에 큰 도움을 얻어 지금까지 무릎에 아무 이상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근 손실이 커져 몸의 힘이 쉽게 빠지는 중장년층은 노르딕워킹 스틱을 이용해 걷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틱’ 하나로 건강은 두 배
실제로 노르딕워킹은 다양한 건강상의 효과가 있다. 일반 걷기와 달리 양손에 착용한 전용 스틱이 몸의 힘을 적절하게 분산해 관절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다. 무릎 관절이 약하거나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는 사람도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상·하체 근육을 고루 사용해 일반 걷기보다 2배 이상의 칼로리를 소모하고, 신진대사 활동을 돕는다. 무엇보다 스틱을 착용하고 걸으면 몸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의식하게 돼 처음부터 끝까지 올바른 자세로 걸을 수 있다.
이처럼 노르딕워킹의 효과는 스틱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스틱을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초보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일반 등산 스틱과 노르딕워킹 스틱을 혼동하는 것이다. 노르딕워킹 스틱은 손잡이에 장갑처럼 생긴 가죽끈이 달려 있어 걸을 때 뒤쪽 손을 활짝 펴고, 앞으로 손을 내밀 때는 스틱을 힘껏 잡아 죔죔을 하듯 동작을 반복할 수 있다. 하지만 손잡이 부분이 끈으로 된 일반 등산 스틱을 사용할 경우 걷는 내내 스틱을 쥐고 있어야 해 이 동작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반드시 노르딕워킹 전용 스틱을 구매해야 한다.
마니아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틱은 이탈리아 스키용품 브랜드 가벨(GABEL)과 피젠(FIZAN)의 제품이다. 가격은 2단 스틱의 경우 11만~12만 원, 3단 스틱은 16만~26만 원 정도다. 노르딕워킹에 필요한 장갑과 가죽끈도 별도로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4만6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