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민의 웰빙골프] 나이가 드라이빙 거리에 미치는 영향

기사입력 2015-10-26 09:59 기사수정 2015-10-26 09:59

골프 핸디캡은 드라이빙 거리로 결정된다. 드라이빙 거리는 주말골퍼들의 스코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드라이빙 거리의 감소는 임팩트하는 순간의 클럽헤드 스피드와 무관하지 않다.

플라이트스코프는 레이더 원리를 기반으로 공의 속도와 비행방향, 클럽헤드의 속도와 임팩트 순간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런칭 모니터(launching monitor)를 제작하는 회사다. 이 회사가 측정 발표한 핸디캡 14 정도인 주말골퍼들의 연령대별 평균 클럽헤드의 스피드와 드라이빙 거리 결과를 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클럽헤드의 스피드가 느려지고 거리도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럽헤드 스피드에 따른 날아가는 공의 거리는 시속 1마일 당 2.57야드로 측정되는데, 40대와 60대의 클럽헤드 스피드 차이는 드라이빙 거리의 차이와 직접적 상관관계가 있다. 즉 40대와 60대의 거리 차이인 15야드는 클럽헤드 스피드의 차이인 시속 6.6마일과 거의 같다(표1 참조).

골퍼의 핸디캡과 클럽헤드의 스피드가 1대 1의 상관관계라는 측정 결과도 있다. 클럽헤드 스피드가 시속 1마일(1mph) 증가할 때마다 스코어는 하나씩 줄어들어 그만큼 핸디캡도 낮아진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훈련이 요구되는 골프 경기의 특성상 어릴 때 골프를 시작한 대부분의 투어 프로들조차 40대에 접어들면 드라이빙 거리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드라이빙 거리가 상금 획득액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거리가 줄어드는 데 따른 심리적 갈등은 매우 크다. 미국 PGA투어와 European투어, 그리고 Web.com투어와 시니어들의 Champions투어에서 활약하는 약 440명의 골퍼를 대상으로 측정한 연령대별 드라이빙 거리와 클럽헤드 스피드의 결과(표2)를 보자.

40대 이후에 겪기 시작하는 체력 저하는 투어프로든 주말골퍼든 마찬가지이다.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20~40대에서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지만 50대 이후부터는 몸의 균형감각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체형도 변화하면서 드라이빙 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50세 이후에 정규투어에 참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통계라 할 수 있다. 드라이빙 거리가 약 30야드씩 차이가 난다면 상대적으로 버디를 기록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에 스코어를 줄여나가기는 무척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주말골퍼들의 골프 이력을 살펴보면 골프를 처음 접한 시기는 대부분 40대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골프가 성행하는 나라에서는 거의 같다. 40대는 사회적으로 성공을 향한 열정이 가장 높은 때이며 안정된 생활에서 삶의 여유를 가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신체적으로는 이미 절정기를 넘어선 때이며 20대에 비해 운동능력이 크게 저하되는 시기다.

임팩트하는 순간 공에 가해지는 파워에는 근력도 영향을 미치지만 유연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근 파워를 발현하는 능력은 개인차가 크지 않아 거의 비슷한데, 유연성은 개인차가 크고 날아가는 공의 거리는 클럽헤드의 스피드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클럽헤드의 스피드는 스윙 아크의 폭과 길이로 결정된다. 스윙 아크의 폭과 길이를 완만하게 해주는 유연한 백스윙과, 중력(gravity)을 거스르지 않는 다운스윙은 클럽헤드 스피드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하면 백스윙을 하면서 축적한 에너지(potential energy)를 다운스윙하면서 물리적 에너지(kinetic energy)로 변환시키는 작용이다.

이때 엉덩이, 척추, 어깨의 회전 각도와 운동하는 순서(timing)는 좋은 스윙의 핵심 구성 요소다. 골프 스윙은 발가락 끝에서부터 그립을 쥔 손가락 끝 사이에 있는 거의 모든 관절이 끊어지지 않고 사슬처럼 연결돼야 한다(chain reaction). 백스윙을 할 때는 마치 회오리바람이 비껴 올라가듯이 관절이 연결돼야 하고 다운스윙에서 임팩트하는 순간까지는 반대로 지면을 향해 회오리바람이 비껴 내려가듯 관절이 연결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관절의 연결 순서가 깨지면 당연히 근육이 긴장하게 돼 근육 피로가 증가되며 클럽헤드 스피드가 느려지게 된다. 반복될 경우 각 관절에 엄청난 부담이 되어 부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각 관절의 가동 범위를 높여주는 유연성은 클럽헤드 스피드를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표 3과 4에서 보듯이 척추, 엉덩이의 회전각과 어깨의 유연성은 클럽헤드 스피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클럽헤드 스피드를 높이려면 척추와 엉덩이의 회전각을 높이고 백스윙을 크게 할 수 있도록 어깨 관절의 가동 범위를 높이는 스트레칭과 적절한 피트니스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유연성이 많이 떨어진 시니어 골퍼들로서는 무척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떨어진 유연성을 대체하는 스윙방법을 익히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어 소개한다.

>>글 박영민 전 고려대 교수

국내 골프칼럼니스트 1세대. 고렫대와 한국체육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0년대 초부터 방송해설은 물론 일간지, 스포츠지 등에 많은 칼럼을 연재했다. '골프의 이론과 실제', '골프'(체육고등학교 교재)등 저서도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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