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열 번 할 것 같은 영원한 철부지 소녀, 배우 이상아

기사입력 2017-03-30 15:47 기사수정 2017-05-16 09:46

[이봉규의 心冶데이트]

그녀는 철없고 순진하다. 세 번의 이혼과 파산 등 여배우로서는 너무나도 가혹한 상황을 견디며 살았는데 고생한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10대에 이미 화려한 스타로 누릴 대로 누리다가 편안하게 그대로 곱게 중년이 되어버린 여자처럼 보인다. 40대가 되면 누구나 얼굴이 책임지고 살아온 인생을 투영한다고 말하는데 이상아의 얼굴은 반칙이다. 노란색을 아주 좋아한다는 그녀와 한바탕 수다를 떨었다.

<글> 이봉규 시사평론가 <사진> 박규민


▲ 사진=박규민 parkkyumin@gmail.com
▲ 사진=박규민 parkkyumin@gmail.com

CF 여왕이었고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 스타 이상아도 별수 없게 그저 그런 아줌마가 되어버렸겠지 하며 큰 기대를 안 한 채 그녀를 만나러 일산의 MBC 드라마세트장으로 갔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방영하고 있는 MBC 드라마 <언제나 봄날>에서 이상아는 50대 사모님 역으로 나오고 TV조선의 <엄마가 뭐길래>에서는 사춘기 딸과 전쟁을 벌이는 철부지 엄마의 이미지로 비춰지기에 천하의 이상아도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가 없겠지 지레 판단하고 덤덤하게 그녀를 만나러 갔다. 그런데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의 섣부른 상상은 1초도 안 돼서 무너지고 말았다. 주먹만큼 작은 얼굴은 설탕처럼 하얗고 거기의 절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눈망울은 보석처럼 빛이 나서 한량 이봉규도 어쩔 수 없이 덜컹 의자에 쓰러질 듯 주저앉고 말았다.

참고로 나는 보통 남자들과는 다른 한량으로 자부하기에 이상아처럼 전형적인 예쁜 얼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공효진, 박소담, 김고은처럼 독특한 매력이 있는 얼굴을 좋아한다. 굳이 따지자면 내 아내도 전형적인 예쁜 얼굴이 아닌 묘한 매력이 있는 외모의 소유자다. 그런 미적 가치관을 가진 이봉규도 이상아의 얼굴을 마주하고는 한순간에 송두리째 흔들렸다.


▲사진=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사진=박규민 parkkyumin@gmail.com

불행했던 결혼생활

사람들이 왜 이상아가 예쁘다고 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그것이 아마 美의 보편적인 상식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상아는 세 번의 이혼, 파산, 술장사까지 해야만 했던, 여배우로서는 너무나도 가혹한 상황을 견디며 살았는데 찌든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상아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TV 화면이나 사진을 보면 늙어진 모습이 그대로 나와서 거짓말을 못합니다”라는 그녀의 평가가 희한하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TV로 볼 때는 그녀가 이토록 밝고 예쁜지 몰랐다. 그녀가 세 번째 이혼 이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기에 어두운 모습을 상상했는데 오늘 만난 이상아는 전혀 달랐다. 그녀가 세 번째 이혼을 발표할 때 16시간 동안이나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내가 최순실을 이겼잖아요!”라며 깔깔대고 웃는다.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 때인데도 이상아의 세 번째 이혼 소식은 온 국민의 화제였다. 최순실 뉴스를 이긴 것이 대단하다고 이상아 본인 입으로 자랑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이젠 아픔을 충분히 극복했고 이혼하길 잘했다는 자평일지도.

하여간 이상아는 철없고 순진하다. 독설가의 이미지가 강한 이봉규를 만나기로 해서일까? 그녀의 표정이 처음에는 상당히 경직되어 있었다. “아마 저 인간이 나의 불행한 과거 얘기를 독하게 물고 뜯으려 하겠지!”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시간이 30분 정도 흐른 뒤부터 철없고 순진한 이상아는 질문도 하지 않았는데 세 번의 이혼 얘기는 물론이고 아팠던 과거사를 아주 자연스럽게 술술 풀어내놓았다. 그녀는 무능한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와 두 자매를 부양해야 했던 삶이 버거워 현실도피 차원에서 했던 첫 결혼에 실패했고 이후 두 번의 이혼을 더 겪으면서 공황장애에 빠진 것은 물론 그녀의 어머니와의 관계도 원만치 않았다. 심지어 딸과도 자주 싸울 정도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최근에는 방송활동을 다시 활발하게 하면서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갚아야 할 빚이 있어서 연애는 생각도 못한 채 고독한 생활은 연장선상에 있다.


▲ 사진=박규민 parkkyumin@gmail.com
▲ 사진=박규민 parkkyumin@gmail.com

또 다른 사랑, 아직 버겁다

한번은 점을 봤는데 “결혼을 열 번도 더 한다”는 말에 기겁을 했다고 한다. 그 점쟁이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아 남자 만나기가 겁이 나기도 하지만, 딸 때문에 또 다른 사랑을 찾을 수가 없다고 털어놓는다. 엄마와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딸은 엄마에게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나면 엄마를 뺐길 것 같아 불안해한다는 것. 하지만 엄마가 세 번이나 이혼한 경력에는 더 이상 상처를 안 받는다. 그녀는 자신이 짝을 만나면 또다시 외톨이가 될까봐 겁을 내는 딸을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뜻 연애 상대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은 이해하면서도 이 정도에서 물러날 이봉규가 아니라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100세 시대에 아직 창창한데 이렇게 아름다울 때 빨리 평생 동반자를 만나야 한다고 하나마나한 빤한 조언을 하면서 “소개팅 시켜줄 테니 어떤 남자가 좋은지 말해보라”고 미끼를 던졌더니 철없고 순진한 이상아는 금방 문다. “나는 전형적인 B형 여자인데 B형 남자가 잘 맞는다. 불꽃 튀게 싸워도 빨리 풀어지고 뒤끝이 없어서 좋다”고 포문을 열더니 한술 더 떠서 “이제는 연하의 남자가 좋다”고 털어놓는다. 미끼를 금방 물 정도로 다루기가 정말 쉬운 순진한 여자다. 순진하기에 그동안 남자들에게 많이 당했을 것 같다. 그래서 이혼도 세 번이나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봄 직하다.

열두 살 띠동갑 연하의 아내와 행복한 재혼생활을 즐기는 이봉규가 목소리를 높여 또 충고했다. “나처럼 나이 많은 남자와 살면 내 마누라처럼 행복해진다”고 윽박질렀다. 그랬더니 그녀는 “탤런트 길용우씨도 비슷한 말을 하면서 자기 친구 소개시켜준다고 말한 적이 있다. 길용우 선배는 나보다 무려 열일곱 살이나 많은데 친구를 소개시켜준다니”라며 질색을 했다. 내친김에 더 집요하게 물었다. “연하의 남자라면 연예인 중에 어떤 스타일의 남자가 좋으냐?”는 질문에 그녀는 “배우 강하늘이 젊은 사람들 중에 가장 매력적”이라면서 “야비한 역할도 어울리고 청순한 이미지도 있는 다중 인격적인 매력이 있다”고 답한다. 잽싸게 강하늘의 나이를 검색한 뒤 열여덟 살이나 차이가 난다고 알려주니까 그녀의 얼굴이 빨개졌다. 세 번이나 이혼하고도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이상아는 영원히 철부지 소녀로 늙을 것 같다. 그런 점이 그녀의 매력 포인트다. 그래서 아직도 이토록 예쁜 얼굴을 보관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철부지라서 나이를 먹지 않고 어려 보여서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고 한다. 선후배 군기가 세기로 유명한 연예계에서 자기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이 대선배인 이상아를 어려워하지 않아서 서운할 때도 많단다. 털털하고 철없는 이상아도 참고 참다가 어떨 때는 학번이나 나이를 들먹이며 교통정리를 한 적도 있다. 어려 보이고 철이 없어서 사회생활에서 손해 보는 경우도 많은데 딸과의 관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라서 단점으로 작용한다. 딸에게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하다가도 갑자기 싸우고 또 속상해하면서 펑펑 울기도 한다.


딸은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

한번은 방송 <엄마가 뭐길래>에서 딸 서진이가 “엄마가 내 엄마가 아니었으면 더 잘됐을 거 같았다”고 충격 고백을 했다. 이상아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태어난 걸로도 감사한 줄 알아라. 그냥 ‘아빠가 그 아빠가 아니었으면’이라고 말하는 게 낫지 않냐”라고 말하면서 울었다. 그 방송에서 이상아와 딸의 관계에 대해 역술가에게 물었더니 “둘이 절대 안 맞는다. 창과 방패다. 누군가 하나는 패턴을 바꿔야 한다”며 “모녀가 계속 충돌하는 이유는, 이상아 입에서 칼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오해를 많이 받는다. 그 부분이 이상아의 복을 차버렸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역술가는 딸 서진의 사주에 대해서도 독하게 평가했다. “엄마보다 더 파란만장하다. 남자 부분이 겹친다. 세상 어떤 남자가 와도 만족을 못한다”는 직설적 평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진은 “미래의 내 남편 직업은 무엇이냐?”고 당돌하게 물었다. 역술가의 평가와 달리 인생 육십을 산 한량 이봉규가 볼 때는 철부지 엄마와 당돌한 딸은 궁합이 잘 맞는다. 그렇기에 티격태격 싸우면서 같이 울고 웃고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것 아닐까? 딸은 커가면서 엄마 이상아의 아픔까지 사랑하고 이해해주는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줄 것으로 확신한다. “나는 자존감이 없다. 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 이상아의 자조적인 자기진단이다. 내성적이면서도 철없고 순진한 여인 이상아가 지금까지는 남자 복이 없었지만, 세 번의 이혼을 통해 충분히 예방주사를 맞았기에 앞으로 아름답고 예쁘지만 약하고 철없는 이 여인을 완전히 감싸줄 푸근하고 강한 남자가 곧 나타나서 그녀의 남은 빚을 갚아주는 대신 행복을 차용하는 날이 100세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

그녀는 노란색을 아주 좋아한다. 노란색과 인연도 깊다. 탤런트 면접시험 때도, 첫 CF(마요네즈 광고) 때도 노란색이 행운을 가져다주었다. 이상아의 집은 노란색 벽지로 덮였다. 노란색은 희망, 기분 좋음, 즐거움, 행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 연예인의 특성과 아주 잘 맞는다. 이제부터 하는 일과 사랑 찾기 게임에서도 노란색의 의미가 잘 발휘될 것으로 믿는다.

▲사진=박규민 parkkyumin@gmail.com
▲사진=박규민 parkkyum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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