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환희의 절정이며, 새로운 생명을 이어가는 자연의 축복이다. 인간 세상에 꽃이 없다면 단 며칠도 생명을 유지할 식량을 구할 수조차 없다. 꽃은 지극히 소중하고 귀하면서도, 너무 흔하게 널려 있다. 아기가 연필을 잡으면서 제일 먼저 그리는 것도 꽃이며, 출생의 축하 꽃다발에서 생일, 입학, 졸업, 결혼, 그리고 이 세상을 하직할 때에도 꽃송이로 추모한다.
모든 화가들이 꽃을 그리는 데는 어떤 감정이 이입되기 때문일까? 갓 피어오르는 꽃봉오리에서 마른 꽃묶음까지 다양한 형태의 꽃그림을 보며 우리는 화가들의 속내를 엿보려 한다.
여러 해 전 미술품 경매회사에서, 국내 은행 합병에 따른 소장 미술품을 경매에 올린 일이 있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화가들의 전시회를 통해 그림을 구입하거나, 유수한 화랑에서 구입하므로 출처, 진위 등은 염려할 필요가 없고 다만 작가와 가격에 유의하면 된다.
평소 전시회를 관람하며 눈에 담아 두었던 김경희(1948~ )화가의 꽃그림 ‘또 하나의 열정’을 그 경매에서 만나 운 좋게 낙찰 받았다. 80호 크기의 대형 그림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 작가는 건축학을 전공하였지만, 일찍이 박고석(1917~2002) 화백과 전상수(1929~ ) 화백을 사사하여 화업을 닦고 미국 유학 중 서양화를 전공한 사람이다.
여느 화가들이 원색 쓰기를 저어하는 데 반하여, 과감한 원색을 자유자재로 풀어낸다. 거칠 것 없는 대담한 붓질로 빚어낸 색채의 흩어짐과 모임이 스케일 큰 구도 속에 ‘정물화’를 생동감 있게 변화시킨다. 그믐밤 즈음의 화원에는 붉은 맨드라미가 꽃대를 뽑아 올리며 꽃무리를 이끌고 있다. 무당벌레가 은밀히 속삭이고, 고추잠자리 한 쌍도 꽃 위에 앉으려는 찰나가 설화처럼 고즈넉하다.
붉은색과 초록의 대비도 좋고, 왼쪽 위로 열린 하늘에 이우는 달빛과 흩뿌려진 별들의 점묘도 화려하다. 꽃의 환희이며, 도도한 생명의 예찬이다. 이 작가의 수채화들 또한 속기를 벗어난 명징하고 고아한 정신세계로 이끌기에 충분하다. 작품 입수가 어렵긴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어떤 그림을 수집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미술잡지 ‘월간미술’ 1996년 3월호는 서병기(1919~1993) 화가의 ‘작가발굴’ 기사로 독자의 관심을 끌었다. 서병기는 1930년대 서양화의 메카라는 대구 지방을 중심으로 이인성(1912~1950), 서진달(1908~1947), 주 경(1906~1985) 등과 함께 미술활동을 했다. 그는 동경제국미술학교에 유학하였으나, 가정사정으로 중도에 귀국하였다가 다시 출국, 소미야 이치넨(曾宮一念· 1893~1994) 화백 화실에서 그림 공부를 하며, ‘광풍회’와 ‘춘양회’를 통해 작품 활동을 하였다고 전한다. 일제 강점기 대구에서 첫 국내전을 열었고, 1963년 대구 공보관화랑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 것이 국내전의 전부다.
그 해 일본에서 2인전을 열어 일본 화단의 큰 호평을 받았고, 1979년에 세 번째 개인전도 일본에서만 열렸다. 저간 십여 년의 열정이 녹아든 이 전시에 35점의 작품이 소개되었다고 전한다. 대구의 대저택에서 1964년 서울로 이주하였고, 1973년에는 부인과 사별했다. 유난히 금실이 도타웠던 그는 거의 매일, 경기도 송추 인근의 부인의 묘원을 찾곤 했다고 유족들이 전한다. 그곳의 풍광을 눈에 가득 담아 와서 찬찬히 화폭에 옮겼다. 아내에 대한 곡진한 그리움이 화필에 녹아 한 송이 두 송이 눈물어린 꽃이 되었다.
몇 해 전 인사동 어느 화랑에 서병기 화가의 작품이 입수되었다기에 즉시 달려가 아홉 점의 그림을 일괄 구입하였다. 모두가 두터운 종이에 유채로 그린 10호 안팎의 보관상태 만점인 그림에서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돌아와 그림 한 겹 한 겹 고급한지를 풀어 놓은 탁자 앞에 우선 침향(沈香)을 사르고, 죽로차 한 잔을 올리며 경외의 배관(拜觀)을 하였다.
공교롭게도 꽃그림이 여섯 점이고, 풍경화가 석 점이었다. 장미, 모란, 산나리, 아네모네들의 향내가 은은히 어리는 듯하였다. 짙붉은 모란 앞에서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마당에 서너 포기 모란이 필 때면 묵객과 더불어 김영랑 시인의 절창 같은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염송해 왔기에 그 감회가 더하였다. 꽃병에 세 송이 만개한 모란이 잎 사이로 붉은 해 같은 광채를 발하고, 소용돌이처럼 오른 방향의 붓질과 달리 잎새들은 왼쪽으로 원을 그려 율동감을 주고 있다. 꽃병에도 꽃과 잎의 그림자가 어려 운치를 자아낸다. 저 세상 아내에 대한 피맺힌 사모의 헌화이리라.
이태 전 이른 봄 남도 여행 중, 담양의 소쇄원(瀟灑園) 제월당(霽月堂) 오백 년 된 마루에 반백년 친구와 나란히 앉아, 바람에 흩어지는 매화꽃을 바라본 적이 있다. 아련히 이어지는 먼 꽃길 사이로 가물가물 아련한 솔바람 길에서부터 한참의 세월을 담연한 눈빛만으로 되짚어 보았다. 설핏 대 그림자 사이로 꽃잎은 날아가는데 얼룩진 눈을 닦으며 빨리 그곳을 떠나고 싶었다.
>>글 이재준 미술품 수집가 joonlee@empas.com
1950년 경기 화성 출생. 아호 송유재(松由齋). 미술품 수집가, 클래식 음반리뷰어.
독자 여러분은 ‘가을의 소리[秋聲]’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 이번 호에는 중국문학사상 가을을 노래한 작품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송(宋)나라 구양수(歐陽脩·1007~1072)의 ‘추성부(秋聲賦)’를 살펴보자. 구양수가 53세 되던 송 인종(仁宗) 가우(嘉佑) 4년(AD 1059)에 지은 작품이다. 먼저 그가 표현하는 약 1000년 전 ‘가을의 소리’는 다음과 같다.
“내가 밤에 책을 읽고 있는데, 서남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섬 놀라 ‘이상하구나’ 하면서 귀 기울여 들어본즉 처음에는 바람이 나무를 스치는 듯[淅瀝] 쓸쓸한 바람 부는 소리[蕭颯]더니 갑자기 무언가가 튀어오르고[奔騰] 거세게 일어나는 듯[?湃] 마치 파도가 밤중에 갑자기 일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았다. 그것이 물건에 부딪쳐 쨍그렁 쨍그렁 쇠붙이가 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마치 적진을 습격하는 군대가 (소리를 죽이려) 입에 재갈을 물고[啣枚] 질주하는 듯 호령 소리는 들리지 않고 단지 사람과 말이 달리는 소리만이 들리는 듯했다.”
이에 구양수는 동자에게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알아보라고 지시한다.
“내가 동자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너 좀 나가서 보고 오너라.’ 동자가 (나갔다 와서 대답하길) ‘달과 별이 밝게 빛나며 하늘엔 은하수가 걸려 있고, 사방에는 인적이 없으니 (아마도) 나무 사이에서 이는 소리[聲在樹間]인 듯합니다.’ 했다.”
이상이 추성부의 첫 번째 단락이다. ‘가을의 소리’ 로 작가는 바람소리, 파도소리, 쇳소리, 행군하는 소리 등 네 가지의 비유를 들고 있는데, 이어지는 동자와의 문답은 험한 세파를 겪어 예민해진 작가 자신에 비해 아무런 걱정 근심 없는 천진한 동자와의 인식 차이를 대비시켜, 이 글의 주제인 ‘가을의 소리’를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 단락의 마지막 구절인 ‘나무 사이에서 이는 소리’라는 성어는 동자의 이러한 순박한 대답을 함축한 말로서, 후세에 널리 인용되는 구절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단락이다.
“나는 말했다. ‘아아, 슬프도다! 그러면 이것이 바로 가을의 소리로구나! 이 가을의 소리는 어찌하여 온 것인가?...가을의 기운[氣]은 오싹하여[慄冽] 피부와 뼛속까지 파고들며, 그 뜻[意]은 쓸쓸[蕭條]하여 산천이 적막해진다...이렇게 초목이 꺾어지고 시들어 떨어지게 되는 까닭은 바로 이 가을 기운이 남기는 매서움[餘烈] 때문이리라...”
이 글의 주제는 중국문학의 오래된 주제인 ‘비추[悲秋: 가을을 슬퍼함]’다. 이 단락 중 가을의 기운[氣]를 묘사하는 부분인 ‘기기율렬(其氣慄冽),폄인기골(?人肌骨)’, 즉 ‘그 기운이 오싹하여 사람 피부와 뼛속까지 콕콕 찌르는 듯하다’라는 표현은 중국 교과서 명구사전(名句詞典)에 실려 있는 명구다. 이어지는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이 재미있다.
“(말을 마치고 돌아보니) 동자는 아무 대답이 없이 벌써 머리를 떨구고 자고 있구나...다만 사방 벽에서 벌레 우는 소리만 찌륵찌륵 들리는데, 마치 나의 탄식을 돕기나 하는 듯하도다.”
즉, 가을의 소리가 슬픈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의 마음이 슬픈 것이라는 것을 작가는 간접화법으로 말하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의 여파로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 하지만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감염병에는 예방법이 있다. 적절한 시기에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면역력을 높이면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중앙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와 함께 감염병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감염병, 너무도 포괄적인 개념인데 쉽게 설명한다면?
우리 인체에도 많은 바이러스가 살고 있고,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와도 큰 해를 끼치지 못한다. 면역 체계가 작동해서 병이 발병하기 전에 퇴치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면역이 약해져 있거나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감염증상을 보이게 된다.
여기서 잠깐, 쉽게 이야기하기 위해 바이러스라는 예를 들었던 것이고 사실은 더 큰 개념에서 생각해야 한다. 세균, 스피로헤타, 리케차, 진균, 기생충 등 다양한 병원체로 인해 감염병이 발병한다.
전파 양상은 어떠한가?
전파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메르스처럼 접촉이나 비말감염으로 전파되는 경우도 있고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과 같이 성교나 수혈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말라리아, 뇌염,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등은 모기를 매개체로 전파된다. 병원체를 보유한 동물이나 사람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는 건강한 신체의 피를 빨면서 병원체를 체내에 침투시키게 된다. 인플루엔자(독감)는 병원체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 호흡과 함께 인체에 침투한다.
신중년이 특히 주의해야 할 감염병은?
면역력이 약해지는 시기에는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세 가지 감염병이 있다. 폐렴, 대상포진, 인플루엔자(독감)다. 문제는 예방접종을 하는 등의 관리가 안 되면 신체에 큰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가볍게 생각했던 독감이 원인이 돼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시기에는 항상 주의해야 한다.
폐렴, 대상포진, 인플루엔자의 원인과 예방법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6위인 폐렴은 주로 ‘폐렴사슬알균’으로 인해 감염된다. 이 균은 급성 중이염, 패혈증, 뇌수막염 등을 흔히 일으키고, 중증 감염의 경우 환자의 사망률도 매우 높다. 그러나 폐렴사슬알균 백신을 통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65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1회 접종하는 것이 좋다. 65세 이전의 접종자는 65세 이후에 5년 경과 후 추가로 접종하면 된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감염된 수두바이러스가 몸 안 신경 속에 숨어 있다가 성인이 된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되어 수두처럼 반점이 생기는 병이다. 하지만 중년 이후가 되면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것이 특징이며, 드물게 시각 손실이나 난청 등의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기도 한다. 60세 이상에게 1회 접종을 권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는 누구나 앓는 호흡기 감염증이지만, 암환자나 만성질환이 있는 노약자는 폐렴을 부르는 원인이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위험성이 더욱 높다. 매년 가을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면역력 증가를 위한 해법은?
면역력 증가를 위해서는 먼저 면역력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요인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스트레스’라고 말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강도의 차이가 있는 만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이 가장 수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매일 30분 정도 가벼운 걷기 운동을 빼먹지 않고 하는 것이 좋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 손쉬운 방법임에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또 면역력 증대를 위해 제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육류와 채소류를 적절히 혼합해 먹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8월 제철음식으로는 토마토, 블루베리, 전복, 참나물, 고구마 등이 있다.
풍토병이라는 말이 없어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해외여행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해외여행을 할 때 일반적으로 필요한 감염병 예방백신은 A형 간염, 장티푸스, 수막알균, 수두, 홍역-풍진-볼거리, 광견병, 황열, 폴리오 등이 있다. 이들 예방 백신은 여행하고자 하는 나라에 맞춰 병원에서 적절한 상담을 통해 사전에 접종이 가능하다.
실제로 중앙대병원을 포함해 대다수 종합병원은 여행의학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게 좋다. 통상 여행 출발 4~6주 전 병원의 여행의학클리닉을 미리 방문, 전문의사와의 상담과 건강검진을 하게 되는데, 건강검진은 단기 여행인 경우 기본적인 검사가 시행되고, 장기 체류인 경우 정밀종합건강검진을 할 수 있다.
건강검진의 결과, 여행 목적지, 여행 기간에 따라서 예방 접종, 각종 질환 및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 및 안내서, 여행자 상비약 처방, 영문 진단서(필요한 경우)등을 발급 받고, 귀국 후 발열 등 건강 이상 발생 시 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을 갈 때, 어떤 예방접종이 필요한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지역을 여행할 때 도시를 벗어나거나 장기 체류할 경우 장티푸스 예방 백신 접종을 하고 여행 전 말라리아 약을 복용해야한다. 이들 지역에서 동물과 접촉이 많을 것이 예상되는 경우나 한 달 이상 장기간의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홍역이나 수두에 면역이 없는 경우에도 이에 대한 접종 또는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사하라 사막 이남의 중부 아프리카 지역이나 중동의 시골지역을 여행 또는 장기 체류하는 경우나 게스트하우스, 유스호스텔 같이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숙소를 이용하는 경우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이들 예방 백신은 접종을 하고 3~4주쯤 지나야 병에 대항하는 항체가 최고치에 도달하기 때문에 해외여행 전 서둘러 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
해외여행 감염병 예방 건강수칙
1. 해외여행 전에 반드시 여행의학 전문가를 찾아 풍토병에 대한 상담 및 예방접종과 예방약(말라리아, 장티푸스, A형 간염, 파상풍 등) 처방을 받는다.
2. 여행 중 곤충기피제를 사용하고 긴소매 복장 등으로 벌레나 모기에물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3. 설사약과 해열제 등 여행용 상비약품을 준비한다.
4. 끓인 물이나 상품화한 물을 먹는다.
5. 현지 음식은 익힌 음식으로 잘 골라 먹어야 한다
6. 맨발 등 상처나 노출에 주의한다.
7. 강, 호수 등에서 수영이나 목욕을 하지 않는다.
8. 성관계 등 오염된 체액에 접촉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 감염내과 전문의 정진원
현 중앙대 의대 교수, 2012~2013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 교환교수 근무
대한내과학회 정회원, 대한감염학회 정회원, 대한화학요법학회 정회원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정회원
이상교 시인의 동시 ‘남긴 밥’을 읽어봅니다. ‘강아지가 먹고 남긴/밥은/참새가 와서/먹고,/참새가 먹고 남긴 밥은/쥐가 와서/먹고,/쥐가 먹고 남긴/밥은/개미가 물고 간다./쏠쏠쏠/물고 간다.’
따뜻하고 좋은 시입니다. 설마 강아지(개가 아닙니다)나 참새나 쥐가 다른 짐승과 곤충을 위해 일부러 밥을 남기기야 했겠습니까? 작고 여린 것들을 보는 시인의 눈이 그렇게 읽는 것이지요.
여기에서의 남김은 배려와 순환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개미가 먹다 남긴 밥을 먹는 생명체가 또 있습니다. 그런 생명체가 죽어 밥이 되면 그 밥은 다시 시에 나오는 것과 같은 과정을 거쳐 누군가의 양식이 될 것입니다.
옛사람들은 콩을 심을 때 한 구멍에 세 알씩 심었습니다. 벌레에게 한 알, 새에게 한 알, 우리 인간이 먹을 한 알입니다. 그런다고 벌레나 새가 기특하게 한 구멍에서 한 알씩만 먹고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친구는 그런 의미와 생명에 대한 외경을 담아 ‘콩 세 알’, ‘三豆齋(삼두재)’ ‘세알콩깍지’라고 호를 지었습니다. 그의 호는 ‘콩밝(空朴)’으로 진화했습니다. 여기에도 배려의 남김이 있습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어머니는 마당에 뜨거운 물을 뿌릴 때 “눈 감아라, 눈 감아라” 그런답니다. 뜨거운 물이 스며들어 땅속의 벌레들에게 미치면 눈이 멀 수 있으니 눈을 감으라고 벌레들에게 일러준 것입니다. 미물들에 대한 배려입니다.
무언가를 남기는 행위는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들은 다 내가 아닌 남, 타자를 위한 남김입니다. 이와 달리 오로지 자신을 위한 남김이 있습니다. 남을 위한 남김이 결과적으로는 내가 남는 일이 될지 몰라도 인간은 기본적으로 남보다는 나 자신을 위한 남김을 지향하며 삽니다.
남긴다는 뜻의 대표적인 한자는 遺(유)입니다. 가랑비, 남기다, 남다, 끼치다, 전하다, 잃다, 버리다, 두다, 떨어뜨리다, 빠뜨리다, 쇠퇴하다, 이런 뜻의 한자입니다. 반대되는 한자로는 遣(견)을 들 수 있습니다. 보내다. 떠나보내다, 파견하다, 떨쳐버리다, 내쫓다, (시집을) 보내다, (아내를) 버리다, 이런 뜻의 한자입니다.
생김새도 비슷한 두 글자가 처음엔 완전히 반대말인 것 같더니 쓰임새가 커질수록 의미가 비슷해지는 게 재미있습니다. 남기는 것은 자신을 위해 뭔가를 간직하는 행위인 것 같지만 실은 버리는 것이라는 의미를 여기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虎死遺皮 人死遺名(호사유피 인사유명),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합니다. 그러니 바르게 살라는 뜻입니다. 遺를 留로 쓴 경우도 많지만, 남긴다는 뜻에서는 遺가 더 어울릴 것입니다. 流芳百世 遺臭萬年(유방백세 유취만년), 꽃다운 이름은 백세를 가지만 더러운 악취는 만년 동안 남는다는 말도 몸가짐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줍니다.
인간은 나이 들수록 죽음을 생각하고 자신의 죽음 이후에 대비하려 애쓰게 됩니다. 나는 이 세상에 어떤 이름으로 남을까, 자식들에게는 뭘 남겨주어야 할까, 이것은 전적으로 즐거운 일만은 아니며 근심이요 걱정인 경우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
자식들에게 재산을 안 주면 맞아 죽고, 덜 주면 볶여 죽고, 다 주면 굶어죽는다는데, 어떻게 하는 게 슬기로운 일일지 있는 사람들일수록 더 노후가 괴롭고 고달픕니다. 한국의 부모들은 새끼를 위해 제 살까지 먹이로 내주는 늙은 거미와 같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뜯어먹기 좋은 게 부모의 등골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자기 재산을 물려줄) 자식이 없는 사람은 하는 일이 헛되다.”[無孩兒浪營爲]고 합니다. 남김을 통한 명예의 보전과 존재증명의 중요성을 역설한 말일 것입니다. “자식에게 남겨주기에는 황금이 가득한 상자가 한 권의 경서만 못하다”고 책과 글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김과 사후를 생각할 때 지금은 나의 모든 것이 다 짐이 되는 시대입니다. 많은 추억과 사연이 담긴 사진, 그 많은 인연과 손때가 묻은 책들은 내가 아끼는 소중한 물건이지만 자식들에게는 의미 없는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모든 걸 다 처분하고 가겠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죽음에 관한 생각을 한 권의 훌륭한 책으로 엮어 낸 학자를 인터뷰하면서 “어떤 인간으로 남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그는 아무 흔적도 남기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삶의 자취 자체를 무로 돌리고 싶다는 바람이 놀라웠습니다.
장자(莊子)는 제자들이 성대하게 장사를 지내려 하자 “땅 위에 있으면 매의 밥이 될 것이요, 땅 아래 있으면 개미와 지네의 밥이 되겠거늘 어찌 남의 밥을 빼앗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구애받지 않고 살아온 사람답습니다. 중국 소설가 루쉰(魯迅)도 “장례식을 위해 누구한테고 한 푼이라도 받으면 안 된다. 서둘러 입관하여 파묻어 치워 버릴 것, 무엇이든 기념행사 비슷한 짓을 하면 안 된다. 나의 일을 잊고 자기 생활에 정신을 돌려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바보다”라는 유언을 했습니다.
이런 유언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결심을 하면 할 수 있는 정도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죽고 난 뒤의 일을 알 게 뭐며 알아서 뭘 하자는 거겠습니까? 고교 교과서에서 배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네가 장차 볼 길 없는 사람들의 칭찬에 그렇게도 마음을 두는 것은 무슨 이유인고? 그것은 마치 너보다 앞서 이 세상에 났던 사람들의 칭찬을 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어리석은 일이 아니냐?”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문장으로는 아름답고 거룩하지만 실제 삶은 비루하고 삶의 터는 진흙탕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죽으면서 “나의 영혼은 신에게, 나의 육신은 땅에게 바치며 나의 유산은 내 혈연에게 남긴다”고 말했습니다. ‘르네상스의 거장’이 남긴 말치고는 실망스러울 정도입니다. 누군들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까? 미켈란젤로는 하나마나 한 말을 남기고 갔습니다.
인간은 결국 유언과 유서,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의미 있는 비명(碑銘)과 영향력이 긴 저작물로 남습니다. 이와 달리 순전히 재산으로 남는 인간의 삶은 금세 잊히고 자칫 갈등과 논란에 휩싸이기 쉽습니다.
죽기 전에 남기지 말고 다 쓰자, 사회에서 얻었으니 사회로 되돌려주자, 자식들에게 물려줘봤자 싸움만 날 수 있다, 이런 자세로 재물을 사용하고 소비하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다 써야 할 것은 재물이나 인간관계 등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나의 생각과 재능, 그리고 올바른 마음을 나 자신과 남들을 위해 남김없이 다 쓰는 것, 그리하여 꽃다운 이름을 남기는 것, 그게 바람직한 삶이 아니겠습니까?
나를 위한 남김과 남을 위한 남김의 조화를 지향하면서 그 방법을 찾아가는 게 삶의 후반에 가장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간신히 연락이 닿아 원고를 청탁했더니 “나는 컴퓨터도 안 하고 육필로 쓰잖여. 글씨도 못 알아볼 건데 그냥 됐시유. 내가 보니께 나랑 안 맞는 것 같유. 그 책하고는. 난 부족한 사람인디. 글 못 쓰니께 다른 선상 알아봐유. 난 하루도 술 없이는 못 사는구먼그려.” 구수한 충청도 말씨에 그대로 외로움이 묻어났다. 그렇게 사양하던 작가 김성동은 고색창연한 200자 원고지(金聖東이라고 인쇄돼 있다)를 노끈으로 묶은 글을 우편으로 보내왔다.
“문학은 삶과 우주의 본질을 통찰하려는 인간의 몸부림이지”라는 그의 육성을 다시 듣고 싶어졌다. 아카시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때 막걸리 받아 큰 슬픔을 안고 사는 그를 만나러 가야겠다.
총소리였다. 총소리는 잇달아서 들려왔다. 사타구니에 꼬랑지를 말아들인 삽살개가 마룻장 밑으로 숨어들었고, 삼키면서 길게 끄는 동네 개들 울음소리만이 높이 떠서 흩어지고 있었다. 불에 덴 것처럼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렸고, 아낙이 속적삼을 헤쳐 아이에게 젖꼭지를 물렸다. 등꼬부리 노파가 두 팔로 일곱 살짜리 계집아이를 끌어안았고 공포에 질린 눈길로 서로 얼굴만 바라보던 식구들 눈길이 사방으로 돌려졌다.
*해설피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1950년 첫 때. 조선 나이로 네 살이었으니, 이 누리에 벌레몸을 받아 태어난 지 꼭 2년 8개월 되던 때였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이 중생에게 맨 처음 떠오르는 그림은 네 살 적부터인데, 총소리이다.
맨 처음 떠오르는 그림이 총소리라는 것이 얄망궂다. 꼭 무슨 팔자소관인 것만 같아 눈앞이 부우옇게 흐려오니, 운명인가. 전정(前定)된 명운(命運) 말이다. 저 불교에서 말하는 카르마 같은 것. 그것으로부터 이 중생 살매는 비롯되었으니까. 아직 이빨도 다 솟지 않은 네 살짜리 어린 것 넋을 갈기갈기 찢어발기던 그 총소리 말이다.
아버지는 원초적 그리움의 대상
총소리를 듣던 때가 여름이었을 것이다. 그때까지 이 중생은 영 입을 열지 않는 것이어서 벙어리인 줄 알고 큰 걱정들을 하시는 판이었는데, 느닷없이 입을 열더라는 것이다. 마당에 깐 멍석에 둘러앉아 식구들이 막 저녁상을 받는데, 멍석 가장자리를 기어 다니던 아이가 한밭[대전]쪽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세 차례나 부르짖더라는 것이다. 아버지가 ‘조선정판사 사건’이라는 미 군정과 그 사냥개들이 쳐놓은 덫에 치여 절망적 ‘피고회의’나 하던 리관술(李觀述)·송언필(宋彦弼) 선생 같은 선배 독립운동가들이며 인민 계관시인 유진오(兪鎭五)선생, 그리고 10월항쟁·여순항쟁·4·3항쟁을 비롯한 지리산·태백산·일월산 같은 재산인민유격대 *싸울아비들과 함께 총하지혼(銃下之魂)이 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정(而丁)선생[朴憲永]의 비선(秘線)으로 대전·충남 지역 조직장인 아버지가 대전형무소로 끌려가셨던 것은 당신 나이 서른두 살 때인 1948년 늦가을이었다. 리승만이 남조선 단독정부를 세운 뒤였다. 평양행과 지리산 입성을 놓고 손톱여물을 썰던 끝에 얼굴도 못 본 자식놈 손이라도 잡아보려고 들렀던 고향집에서 당신을 맞이한 것은 벌써 몇 달째 그물을 치고 있던 서청(서북청년단) 출신 서울시경 특별경찰대였던 것이다.
뒷동산으로 피란 갔던 그때 이야기를 썼던 것이 『그해 여름』이라는 단편소설이다. 군사깡패들한테 잡지를 폐간당하고 나서 무크지로 박아냈던 에 실렸던 것이니, 꼭 30년 전이다. 그 소설이 어떤 유명한 친왜작가 이름을 딴 문학상에 후보작으로 올랐으나 심사위원 모두 입을 다물었다고 하니, ‘반미소설’이라는 것이었다. 조치원·대전 방어선이 무너지며 금강방어선으로 뒷걸음질하던 북미합중국 병대가 보령·청양 경계인 화성장터에서 양키병정·토인병정 구경나온 아녀자 여남은 명을 죽였던 참이야기를 바탕삼은 소설이었던 것이다.
딴 이야기인데- 요즈음 이른바 문학상이라는 것이 4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등단해서 십년만 되면 적어도 서너 개씩 문학상을 목에 걸고 흰목 잦히는 작가들이다. 작가를 장삿속으로 써먹으려는 속셈을 보고 어떤 문학상을 거부했던 것이 1983년이었다. 물론 소설 됨됨이가 모자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이른바 등단 40년임에도 무슨 창작기금과 절집동네에서 주는 무슨 상 말고는 하나도 받아보지 못한 중생이므로, 더구나 눈에 밟히는 『그해 여름』이다.
아버지를 목 놓아 부른 다음부터 떠오르는 것은 배고픔이다. 할아버지는 손님이 오면 꼭 아비 없는 손자를 사랑방 명색으로 불러 “이 으른께 절허구 뵙거라.” 그리고 식구들은 쫄쫄 굶는데도 꼭 진지대접을 하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들여놓는 손님 진짓상을 보며 이 중생은 눈을 꼭 감았다.
주칠이 벗기어져 희뜩희뜩한 개다리소반에는 보리가 조금 섞이고 검정콩이 박힌 옥 같은 쌀밥과 췻국 한 대접, 그리고 김치와 호박무침에 간장과 고추장 보시기가 놓여 있었다. 재게 오르내리는 수저를 바라보던 이 중생은 미주알을 눌러 막고 있던 두 발꿈치에 힘을 주어야만 하였으니, 거시침이 흐르면서 그만 힘도 내음도 없는 물방귀가 비어져 나왔던 것이다. 서른 날에 아홉 끼밖에 못 먹는 *애옥살이일망정 손이 오면 꼭 진지대접을 하고 먼 길 온 과객한테는 *사슬돈푼이나마 노잣닢까지 쥐어주는 할아버지가 계시는 우리 집은 가난도 비단가난이었다.
나의 소설은 어머니를 위로해 주기 위한 수단이었다
*살그미 눈을 떠보니 밥주발은 반 넘어 주욱 밑으로 내려가 있었고, 얼른 다시 눈을 감았다. 그때 목예반에 숭늉대접을 받쳐든 어머니가 들어오셨고, 아흐. 저이가 숙냉이로 입가심을 하고 나서 남겨진 밥은 내 차지가 되는 겨. 그만 상을 내가라는 할아버지 말씀이 떨어지기만을 목젖이 녹아들게 기다리고 있는데, 얼라? 숭늉 한 모금을 마시고 난 그 늙은 과객사람은 숭늉을 밥그릇에 부어버리는 것이었고, 으아앙! 꼴깍 소리가 나게 생침만 삼키고 있던 이 중생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던 것이다.
소설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써보았던 것은 국민학교 5학년 때였으니, 업(業)이었던가. 배고픔보다 견딜 수 없는 것은 외로움이었고, 외로움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리움이었다. 그리움 때문이었지만 백지에 먹물이 찍힌 것이라면 콩나물을 싸온 신문지 쪼가리까지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 백자 원고지로 쉰 장쯤 될 소설을 써보았던 것은 온전히 끔찍한 고문후유증의 우울증으로 괴로워하시는 어머니를 위로해주기 위해서였다.
“슬프구먼그려. 겁나게 슬프다니께.”
“온 삭신 사대육신 팔만사천마디가 죄 자귀루 죅여놓은 조긧대갈 같다”고 네 방구석을 맴돌면서도 자식이 지었다는 소설을 낭독으로 들으며 엷은 살푸슴(미소)을 보여주시던 기억이 아련한 그리움으로 떠오르는데, 주인공이 서울로 가는 장면에서 그 소설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으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서울을 그려볼 재주가 없었던 때문이었다. 문학에서 말하는바 리얼리즘이 뭐고 모더니즘이 뭔지 알 리 없는 때였으나, 그렇게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은 것이 아니고는 땅띔도 못 하는 것은 그때부터 이미 비롯된 것이었다. 이른바 소설이라는 것은 상상 곧 *수꿈 꾸는 이야기지만, 그러나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역설의 변증법을 알았다고나 할까. 그때에 어머니한테 들었던 말이다.
“얘기든 노래든 그저 모름지기 슬퍼야 혀. 그게 진짠 겨.”
칠순 다 된 지금도 잊히지 않는 그림
망팔(望八)이 다 되어가는 오늘까지 잊히지 않는 그림이 있다. 이 많이 모자라는 하늘 밑에 벌레를 소설가로 만들어준 말이기도 하니, 운명인가. 할아버지 손에 잡혀 쫓기듯 고향을 떠나온 날 열두 살짜리 그 어린아이는 아버지가 잠시 갇혀 있었다는 경찰서 구경을 나섰다가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매던 끝에 이사 간 집으로 갔는데, 철 이른 가죽잠바를 걸치고 완강한 어깨에 눈매가 사나운 사내가 할아버지를 잡고 일장 훈시를 하던 것이었다. 왜 이곳으로 이사를 왔느냐고 꼬치꼬치 캐묻다가 누가 찾아오는지 한 달에 한 번씩 대전경찰서 대공과에 신고를 하라는 것이었다. 송판쪼가리로 해 단 대문명색 앞까지 배웅 나간 어린아이를 훑어보며 사내는 말하였다.
“붉은 씨앗이로군.”
두 손을 모아 앞으로 잡고 깊숙하게 허리를 숙이며 소년은 이렇게 말하였다.
“안녕히 가셔유우우.”
어둑어둑 땅거미가 깔리고 있었다. 축댓돌 밑 아랫집에서는 굿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미친 듯이 타오르는 황덕불빛을 뚫고 무당 사설이 올라오고 있었다.
“어허어이이. 리로 리런나. 로리런나. 라리런나. 로런나. 리런나. 어허어이이. 두 발 가진 즘생에 살생부정이로구나. 총 맞은 원혼이요 칼 맞은 원혼이요. 몽둥이 맞은 원혼이요. 포탄 맞은 원혼이요. 신실히 적적히 물리쳐 줍소사. 시위들 하소사. 원통히 죽고 서럽게 죽은 중음신들아. 어서 속히 이승으로 나가서 만인적선하고 돌아오너라.”
다음은 4월 17일 뼈잿골에서 읽을 님들을 기리는 글이다.
뼈잿골의 제망혼문(祭亡魂文)
조선공산당 창건 90주년인 단제개천(檀帝開天) 환기(桓紀) 9285년 4월 17일을 맞아 불초(不肖) 김 아무개와 그 동무(同務)들은 삼가 쓴술 한 잔과 몇 점 보잘 것 없는 제물(祭物)로 눈물의 골짜기에 누워 계신 님들 혼령(魂靈) 앞에 엎드려 슬피 고하나이다.
아, 님들이시어. 님들 떠나신 지 어즈버 65년이 되었으나 못난 뒷자손들은 여태도 그 체백(體魄)조차 건져드리지 못하고 있음이니, 그야말로 비단할아버지에 거적자손이올습니다.
아, 님들은 아주 돌아가시렵니까. 저희들은 상기도 님들이 돌아가셨다고 믿어지지 않으니, 아마도 슬픔이 지나쳐 미쳐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세월을 떠올리면 어찌 차마 말을 다하겠나이까.
아, 님들을 생각하니 가슴은 떨리고 손끝은 흔들려서 차마 붓을 놀릴 수 없어 1950년 7월 27일치 기사를 읽어보겠나이다.
(......)
大田市에서도 7月 三,四일 경부터 련 五일간 尾軍의 지휘아래 人民들을 대량 학살하였다. 周知하는 바와 같이 大田刑務所에는 濟州道麗水順天太白山事件 등의 우수한 祖國 아들딸들이 收監되어 있었다. 이들을 비롯한 七천여명의 人民들을 野獸들은 뒤로 결박하여 명태같이 트럭에 눞혀놓고 최고 一日 八十臺까지 동원하여 대덕군 사(산)내면 랑울(월)리로 운반하여 가소린을 퍼붓고 불질러 방공호로 몰아넣어 참살하였다.
(......)
(*인용된 신문기사는 맞춤법, 띄어쓰기, 종지부 없는 것, 한자 노출 등 그때대로임)
아, 서럽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동무들과 힘을 모아 님들이 이루고자 하셨던 그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기 위하여 힘을 다할 것이오니, 너무 걱정을 마옵소서. 이 중생이 사바에 있는 만큼 님들은 너무 슬퍼하지 마옵소서.
아, 인생이 상수(上壽)를 누리는 이는 백년을 살 수 있다지만 그 나머지는 흔히 팔구십세를 넘지 못하는데 이 중생 나이 망팔이 다 되었으니, 인간에 있을 세월이 또 얼마나 되오리까. 아, *고루살이 세상을 위하여 짓는 밥이 채 뜸도 들지 않았는데 한 세상은 살같이 가고, 천지(天地)도 그 끝이 있다는데 산천은 말이 없습니다.
가마귀는 끊어진 솔언덕에 울고 묵은 풀은 우거졌는데, 쓸쓸한 산자락에 엎드려 한소리 통곡을 하니, *푸나무도 함께 슬퍼합니다. 와서 흠향(歆饗)하소서.
*해설피: 해가 질 때 빛이 약해진 꼴, *싸울아비: 전사(戰士)
*애옥살이: 가난한 살림살이
*사슬돈푼: 싸거나 꿰지 않은 흩어진 엽전, 얼마 안 되는 작은 돈
*살그미: ‘살그머니’의 준말로 그루박을 때 쓰던 말. 살그니, 살그래
*수꿈: 낮에 깨어서 꾸는 꿈이라는 죄수들의 은어로 상상을 이르는 말
*고루살이: 고조선 이전부터 우리 겨레가 추구했던 ‘평등세상’. ‘공동체’는 기독교 세상에서 나온 서구 개념임.
*푸나무: 초목(草木)
김성동(金聖東) 소설가
1947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1965~1976년 승려생활. 1975년부터 창작생활. 창작집 『彼岸의 새』 『오막살이 집 한 채』 『붉은 단추』, 장편소설 『길』 『만다라』 『길』 『국수(國手)』 『꿈』, 산문집 『염불처럼 서러워서』 『외로워야 한다』 『꽃다발도 무덤도 없는 혁명가들』 등.
명로진(明魯鎭·49). 그의 얼굴을 아는 이라면 배우 명로진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명로진의 인생에 있어 그는 배우이기 전에 작가의 길을 먼저 걸어왔다. 지난 15년간 펴낸 책만 40여 권.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는 ‘저자 명로진’으로 남고자 한다.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오래 남는 책을 쓰고 싶다는 그에게도 오래도록 남게 될 책 한 권이 있으니, 바로 ‘장자’다.
중년의 길목에서 만난 장자, 그리고 깨달음
5년 전, ‘홍대학당’이라는 고전읽기 교실을 개설하며 ‘장자’를 만났다. 논어, 맹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 다양한 고전을 접했지만 ‘장자’는 그에게 남다른 깊이로 다가왔다.
“책 쓰기 교실을 하다 보니 인문 고전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장자를 접하게 됐는데, 굉장히 재밌고 ‘나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전은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고 하잖아요. 한 번 읽었을 때는 잘 모르는데, 두 번 세 번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른 거예요. 분명 똑같은 문장이고 똑같은 내용인데도, 그때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로 다가오더라고요.”
내가 ‘빈 배’가 되어라
깊은 관계일수록 기대가 커지고, 기대가 큰 만큼 갈등이 생겼을 때 받는 상처 또한 크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그는 자신이 ‘빈 배’가 되고자 한다.
“갈등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날 때면 장자의 ‘빈 배’를 떠올리곤 해요.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가는데 뒤에서 오는 다른 배하고 쾅 부딪친 거예요. 돌아보니 빈 배였죠. 그러니 화를 낼 수가 없잖아요. 그러고 다시 가는데 또 뒤에서 오는 배하고 쾅하고 부딪쳤어요. 이번엔 사람이 타고 있었죠. 좀 전과 똑같이 부딪쳤는데도 사람이 있으니, 언성을 높이고 싸우다 결국 욕설까지 하게 되더라는 거예요. 거기서 깨달은 것이, 그러면 우리 자신이 빈 배가 되어 살아간다면 어떨까라는 거예요. 그러면 누가 나를 보고 소리를 치지도 않을 것이고, 화를 내지도 않고, 다툼이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
속세의 번뇌를 씻어주는 장자
그는 마음이 번잡할 때 북한산 정상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보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고 했다.
“장자는 제게 북한산 같은 책이죠. 북한산에 올라 서울 시내를 보고 있으면 ‘아, 내가 왜 저 밑에서 그렇게 아옹다옹 살았나’싶어요. 장자도 마찬가지예요. 읽고 나면 그런 위안이 되죠. 장자가 죽을 때, ‘내 시체를 길바닥에 놔둬라’라고 했다는 거예요. 제자들이 ‘그럼 개미와 벌레가 스승님의 시신을 먹을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자, 장자는 ‘밤하늘이 관 뚜껑이고, 흙이 나의 관 밑바닥이고, 온 우주와 별들이 나의 죽음을 애도할 텐데 뭐가 아쉽겠느냐. 또, 내가 길바닥의 시체로 썩지 않으면 개미와 땅강아지들은 뭘 먹고 살겠느냐’라고 했다는 거죠. 그런 구절을 읽으면 ‘그래 사는 거 뭐 있어. 너무 욕심낼 것도 없고 너무 집착할 것도 없고 그렇게 물 흐르는 대로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
장자가 씌어진 지도 어언 2400년이 흘렀다. 장자는 이 세상에 없지만, 장자의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읽는다는 건 기나긴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힘을 얻고 많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죠. 논어나 맹자에 비해 장자는 굉장히 이야기가 많아요. 저 역시 이야기를 통해 오랜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어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통해 힘을 얻고 위안이 될 수 있는 책이요.”
진정한 성공의 의미, 장자에서 찾다
청년은 성공하는 삶에 의미를 두지만, 중년은 성공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의미를 찾는다. 그는 그 의미를 ‘장자’를 통해 찾길 권했다.
“장자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이 진짜 성공인가?’라는 의문을 던져요. 장자는 중년 이후에 읽어야 하는 책 같아요. 나이가 들어 많은 것을 이뤘을 때, 그 이룸의 의미가 뭔가라는 깨달음을 주거든요. 살다 보면 그 이룸이 인생의 끝은 아니라는 거죠. 장자를 읽다 보면,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 명예, 권력이 인간의 존재나 행복에 있어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힌트를 발견하게 되죠.”
명로진의 인생 이모작
다양한 이력만큼이나 다채로운 인생2막을 꾸며가고 있을 법했던 그에게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달리고 있는지 물었다.
“저는 달리고 있지 않아요. 슬슬 걸어가고 있어요. 제 두 번째 삶은 단순화시키는 게 목표예요. 읽고, 쓰고, 놀고. 그게 남은 인생의 3대 프로젝트예요. 책도 슬슬 읽고 여행 다니고 바람처럼 살아요. 얽매일 게 없잖아요. 정년을 다한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조직이나 회사를 다니지 않으니까요. 마음이 젊으면 젊은 거예요. 뭐든 할 수 있죠. ‘당신이 얼마나 잘하는가는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잘하고 싶어 하는지가 문제다’라는 책 제목처럼, 잘하고 싶으면 되는 거예요. 성과를 낼 필요는 없어요. 잘하고 싶어 하는 그 마음 자체로도 보상되거든요. 못하면 또 어때요. 그냥 재밌게 하면 되는 거죠. 성과는 인생 전반기에 다 냈고, 지금까지 했는데 성과 안 났으면 이제는 그냥 그만큼인 거에요. 그럼 그거에 만족하고 이제부터라도 재밌게 살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 '운수 좋은 날'은 운세 전문 사이트 '운세사랑'으로부터 띠별운세 자료를 제공받아 읽기 쉽고 보기 좋게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 쥐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다 된밥에 재 뿌리는 격이라 잘 해놓고도 방해로 막힘이 많다. 경거망동하여 일을 행할 시에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니 가급적이면 원행하지 말고 은인자중함이 길한 괘이다.
84년생 : 미미하던 생각이 정리되고 가슴이 열리나 서두는 것은 금물이다.
72년생 : 꿈속에서 나타난 일이 현실로 나타나니 횡재수가 비친다.
60년생 : 열매가 익기도 전에 벌레 먹은 격이라 도둑을 조심하라.
48년생 : 열 손가락 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 자식을 편애하지 마라.
◇ 소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아무리 바빠도 세끼 밥은 먹어야 넘어간다. 점검이 필요하다. 움켜지고 있는다고 모두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은 것과 같으니 때가 되고 시가되면 스스로 크게될 우려가 있으니 큰손실이 가지않은 선에서 타협점을 찾으라.
85년생 : 재수가 좋으니 사방에서 도와주니 주머니가 두둑해 진다.
73년생 : 귀인의 도움으로 일은 되는데 마음 갈등은 여전하다.
61년생 : 문서는 좋은 문서이나 내 것 만들기가 어렵구나.
49년생 : 재수도 길하여 문서 잡으면 큰 돈 된다.
◇ 호랑이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상
오늘의 일진은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함이 더 이상 문제를 크게 안 만든다. 비록 운기가 길하여 현실에 이익은 있을 것이나 훗날을 기약해 자만은 금물이다. 가벼이 일신을 움직이지 말것이니 복이 더욱 가중된다.
86년생 : 전 과목을 다 잘 할 수는 없다. 한가지라도 충실하자.
74년생 : 걱정하던 일은 해소되나 연인이 나를 외면하니 괴롭다.
62년생 : 문서에 투자하라 횡재수가 도래한다. 일차는 하고 이차는 그만 두라.
50년생 : 밤에도 우는 새가 있으니 횡액이 두렵다.
◇ 토끼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감언 이설을 조심하라. 남의 일로 나서다가 어렵게 된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사사로운 일로 인해 큰 화를 부를지 모르니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넘기지 말고 잘 살핌이 길할 것이다.
87년생 : 너무 서두르면 아는 것도 힘들게 되니 마음을 차분하게 가져라.
75년생 : 힘든 일이라면 상대와 오해를 조심해야 일이 열리게 된다.
63년생 : 능수 능란한 재간을 가진 자가 나를 도우니 안 되는 일이 없다.
51년생 : 주석에서 말조심을 하라 공연히 미움받는 운이다.
◇ 용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현무가 문전에 이르니 교묘하고 요사스러운 일이 생긴다. 운기가 흉흉하니 경거망동은 금물이며 자중하는 가운데 때를 기다림이 길한괘다. 먹구름은 다시 사라질 것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라.
76년생 : 재수는 대길하나 나를 잘대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64년생 : 할 일이 태산 같으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다. 건강에 유의하라.
52년생 : 몸이 쇠약하니 헛것이 보이는 것같이 마음이 허하다.
40년생 : 먹을 것 없는 제사에 절만 하는 격이니 투자는 불안하다.
◇ 뱀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당신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다 하는 마음은 모든 일을 그르친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어려움에 봉착하였어도 뜻하지 않은 도움이 나를 찾아 작은 해결을 볼것이니 너무 심려하지 말라.
77년생 : 정당한 경쟁은 얻는 게 많고 상대를 짓밟는 경쟁에는 힘이 없어진다.
65년생 : 좁쌀 한 주먹도 지니지 못하는 격이라 투자하면 큰 손해를 본다.
53년생 : 근심 걱정에서 헤어나오니 그 동안 투자해서 회수 못한 돈이 들어온다.
41년생 : 슬하에 근심이 없어지니 가슴이 시원하고 재수도 좋아진다.
◇ 말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상
오늘의 일진은 맛이 가버린 고기를 어찌하리 안되는 일은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라. 돌부리에 넘어져도 재빨리 일어나는 모습이 필요한 시기이다. 오뚜기의 지혜를 배울 것이니 어찌 운기가 늘 나쁘다고 하겠는가.희망을 가져라.
78년생 : 다른 일을 추진하면 생각보다 좋은 직업이 된다.
66년생 :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는 방법이 나오니 궁리를 잘 하라.
54년생 : 꾀하든 일이 수포로 돌아가니 가슴이 답답하나 다른 것을 생각하라.
42년생 : 버릴 것은 버리고 잡을 것은 과감하게 잡아야 한다.
◇ 양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일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방해자가 발생하니 주의하여 잘 살핌이 길함을 유지 할 것이다. 도처에 나를 해하는 이로 가득하다.
79년생 : 침체 속에서도 조금씩 운이 열리니 기다리는 소식은 온다.
67년생 : 간과 쓸개를 드러내 보일 정도의 친구를 얻는다 배반하지 마라.
55년생 : 아무리 강직해도 이 일에는 융통성을 발휘하라 곧 일이 성사된다.
43년생 : 생사가 걸린 일이라 승패를 결정지을 때니 심혈을 기우려 처리하라.
◇ 원숭이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천하를 건 한판 도박과 같은 일이라 신중하게 움직임이 길하리라.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니 이는 길함 속에 망동에서 비롯 될 것이다. 항상 자중하여 행하라.
80년생 : 결정은 본인이 해야하지 누가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68년생 : 자기 몸에게 보시하는 것이 타인에게 보시함이니 건강에 유의하라.
56년생 : 그 동안 뿌린 씨가 제대로 자란 것이니 재수가 대길하다.
44년생 : 새로운 문서는 조심해서 다루어야 이득이 있다.
◇ 닭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고기가 잡히면 통발을 잊어버린다고 은혜에 보답함을 잊으면 안된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며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좋은 일이 발생할 것이며 이익 또한 배가 되어 나를 기쁘게 할 괘이다.
81년생 : 일을 만들어준 친구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69년생 : 높은 곳을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다 일의 순서를 잘 찾아라.
57년생 : 아직도 헤매고 있는 것은 가까운 곳에 있는 해결사를 모름이다.
45년생 : 생선 눈과 같은 어리석은 자들과 상종하면 재수가 막힌다.
◇ 개띠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상,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돈 바람이 부는 방향을 잘 보고 일을 처리하면 크게 얻는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노력하는 가운데 일거양득의 기회를 잡을 것이다.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매진하라.
82년생 : 나아갈 길이 열리니 찬스를 잘 잡아야 여러 면에 이득이 크다.
70년생 : 처마 밑에 떨어지는 낙수가 큰바위를 뚫는다고 계속 밀면 된다.
58년생 : 잃었든 보물을 찾는 격이니 재수가 형통하리라.
46년생 : 알 수 없는 힘이 생기니 조심만 하면 생각대로 일이 된다.
◇ 돼지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곳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다. 만사가 여의하니 태평성대를 이룸과도 같다 하겠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니 길함이 가득해 복이 깃든다.
83년생 : 쓸데없는 말이 구설을 부르니 입을 잘 단속하라.
71년생 :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만나나 이 것을 잘 이용하면 이득이 있다.
59년생 : 말을 함부로 하면 나의 속이 내보이니 손해를 보는 수가 많다.
47년생 : 결정을 뒤로 미루면 안 된다. 때가 조성됨이니 처리함이 길하다.
※ '운수 좋은 날'은 운세 전문 사이트 '운세사랑'으로부터 띠별운세 자료를 제공받아 읽기 쉽고 보기 좋게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 쥐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하
오늘의 일진은 아무리 바빠도 세끼 밥은 먹어야 넘어간다. 점검이 필요하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차근히 밟아 나가는 것이 길하다. 먼저 일신을 돌보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식사를 거르지 말라.
84년생 : 재수가 좋으니 사방에서 도와주니 주머니가 두둑해 진다.
72년생 : 귀인의 도움으로 일은 되는데 마음 갈등은 여전하다.
60년생 : 문서는 좋은 문서이나 내 것 만들기가 어렵구나.
48년생 : 재수도 길하여 문서 잡으면 큰 돈 된다.
◇ 소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함이 더 이상 문제를 크게 안 만든다. 자중하는데 길이 있을 것이니 경거망동은 피하길 바란다. 복은 스스로 들어 오니 궂이 나아가 맞을 필요가 없다.
85년생 : 전 과목을 다 잘 할 수는 없다. 한가지라도 충실하자.
73년생 : 걱정하던 일은 해소되나 연인이 나를 외면하니 괴롭다.
61년생 : 문서에 투자하라 횡재수가 도래한다. 일차는 하고 이차는 그만 두라.
49년생 : 밤에도 우는 새가 있으니 횡액이 두렵다.
◇ 호랑이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손재를 피할길이 없다. 감언이설을 조심하라. 남의 일로 나서다가 어렵게 된다. 망동은 금물이니 자중하는 가운데 길이 있을 것이다. 근신하는 하루이다.
86년생 : 너무 서두르면 아는 것도 힘들게 되니 마음을 차분하게 가져라.
74년생 : 힘든 일이라면 상대와 오해를 조심해야 일이 열리게 된다.
62년생 : 능수 능란한 재간을 가진 자가 나를 도우니 안 되는 일이 없다.
50년생 : 주석에서 말조심을 하라 공연히 미움받는 운이다.
◇ 토끼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현무가 문전에 이르니 교묘하고 요사스러운 일이 생긴다. 뜻하지 않은 일로 화를 당하게 되니 매사에 주의를 기울임이 필요하다. 자중하는 가운데 길함이 있으니 근신하라.
87년생 : 재수는 대길하나 나를 잘대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75년생 : 할 일이 태산 같으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다. 건강에 유의하라.
63년생 : 몸이 쇠약하니 헛것이 보이는 것같이 마음이 허하다.
51년생 : 먹을것 없는 제사에 절만 하는 격이니 투자는 불안하다.
◇ 용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당신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다 하는 마음은 모든 일을 그르친다. 나의 이익만을 앞세워 타에게 손실을 입힌다면 다시 되돌아와 나를 해할지 모른다. 자비하는 마음으로 널리 베풀 것이니 복이 그 안에 거한다.
76년생 : 정당한 경쟁은 얻는 게 많고 상대를 짓밟는 경쟁에는 힘이 없어진다.
64년생 : 좁쌀 한 주먹도 지니지 못하는 격이라 투자하면 큰 손해를 본다.
52년생 : 근심 걱정에서 헤어나오니 그 동안 투자해서 회수 못한 돈이 들어온다.
40년생 : 슬하에 근심이 없어지니 가슴이 시원하고 재수도 좋아진다
◇ 뱀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맛이 가버린 고기를 어찌하리 안 되는 일은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라.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성사되기가 어렵게 된다. 지나간 일은 넘겨 버리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이 길할 것이니 연연하지 말라.
77년생 : 다른 일을 추진하면 생각보다 좋은 직업이 된다.
65년생 :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는 방법이 나오니 궁리를 잘 하라.
53년생 : 꾀하던 일이 수포로 돌아가니 가슴이 답답하나 다른 것을 생각하라.
41년생 : 버릴 것은 버리고 잡을 것은 과감하게 잡아야 한다.
◇ 말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일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다. 고진감래라 포기하고 있던 일이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되니 이보다 더 기쁜일이 있겠는가 기사회생하는 운기이다.
78년생 : 침체 속에서도 조금씩 운이 열리니 기다리는 소식은 온다.
66년생 : 간과 쓸개를 드러내 보일 정도의 친구를 얻는다. 배반하지 마라.
54년생 : 아무리 강직해도 이 일에는 융통성을 발휘하라. 곧 일이 성사된다.
42년생 : 생사가 걸린 일이라 승패를 결정지을 때니 심혈을 기울여 처리하라.
◇ 양띠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천하를 건 한판 도박과 같은 일이라 신중하게 움직임이 길하리라.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되는 시기이니 맑은 해안이 필요하다. 망동은 금물이니 신중하게 처신하라.
79년생 : 결정은 본인이 해야하지 누가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67년생 : 자기 몸에게 보시하는 것이 타인에게 보시함이니 건강에 유의하라.
55년생 : 그 동안 뿌린 씨가 제대로 자란 것이니 재수가 대길하다.
43년생 : 새로운 문서는 조심해서 다루어야 이득이 있다.
◇ 원숭이띠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고기가 잡히면 통발을 잊어버린다고 은혜에 보답함을 잊으면 안된다. 어려움에 직면하였을때 여러사람의 도움으로 헤쳐나가니 모든일이 순조로워질 괘이다. 은덕에 보답하는 마음을 잃어서는 안될 하루다.
80년생 : 일을 만들어준 친구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68년생 : 높은 곳을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다 일의 순서를 잘 찾아라.
56년생 : 아직도 헤매고 있는 것은 가까운 곳에 있는 해결사를 모름이다.
44년생 : 생선 눈과 같은 어리석은 자들과 상종하면 재수가 막힌다.
◇ 닭띠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돈 바람이 부는 방향을 잘 보고 일을 처리하면 크게 얻는다. 재운이 길하니 이르는 곳마다 재록이 가득하다. 운기에 취해 망동할 우려가 있으니 항상 신중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81년생 : 나아갈 길이 열리니 찬스를 잘 잡아야 여러 면에 이득이 크다.
69년생 : 처마 밑에 떨어지는 낙수가 큰바위를 뚫는다고 계속 밀면 된다.
57년생 : 잃었던 보물을 찾는 격이니 재수가 형통하리라.
45년생 : 알수없는 힘이 생기니 조심만 하면 생각대로 일이 된다.
◇ 개띠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오늘의 일진은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다. 경거망동하게 되면 화를 입을 것이니 들어도 못들은 척, 알아도 모르는 척 하루를 보내야 길함이 있을 것이다. 공연히 나서지 말라.
82년생 : 쓸데없는 말이 구설을 부르니 입을 잘 단속하라.
70년생 :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만나나 이 것을 잘 이용하면 이득이 있다.
58년생 : 말을 함부로 하면 나의 속이 내보이니 손해를 보는 수가 많다.
46년생 : 결정을 뒤로 미루면 안 된다. 때가 조성됨이니 처리함이 길하다.
◇ 돼지띠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중, 건강운 : 하
오늘의 일진은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경쟁자와 방해꾼으로 인해 다 된밥에 재 뿌리는 격이라. 잘 해놓고도 방해로 막힘이 많다.평소에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지 않은 자신의 잘못이리라. 일신이 곤고하니 넓은 아량으로 웃어 넘기라.
83년생 : 미미하던 생각이 정리되고 가슴이 열리나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다.
71년생 : 꿈속에서 나타난 일이 현실로 나타나니 횡재수가 비친다.
59년생 : 열매가 익기도 전에 벌레 먹은 격이라 도둑을 조심하라.
47년생 : 열 손가락 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 자식을 편애하지 마라.
화려함보다는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개성이 느껴지는 실용적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주 마니아층들에게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뱅앤올룹슨의 제품은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고 다른 가구나 소품과도 잘 어울리는 매력이 여전하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완판돼 몇 개월을 기다려야 구매할 수 있는 소위 ‘없어서 못파는’ 뱅앤올롭슨 제품들이 있어 관심을 모았다.
진정한 마니아들의 선택
덴마크 고급 홈엔터테인먼트 업체인 뱅앤올룹슨은 지난 3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스피커 ‘베오랩 18’ 스피커 2개짜리 한 세트가 996만 원에 이르지만 출시직후부터 인기 몰이를 해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 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베오랩 18’은 뛰어난 무선 품질과 음질, 강력한 사운드 외에 디자인 측면에서의 매력도 뛰어나다. 정교한 19개의 나무조각이 스피커 앞면에 펼쳐지듯 자리한 나무 커버는 ‘베오랩 18’ 디자인의 백미다.
‘베오랩 18’은 디지털 앰프, 디지털 신호 처리, 무선전력 링크, 음을 수평 분사시키는 어쿠스틱 렌즈 테크놀로지 기술(Acostic Lens Technology) 등 더욱 강력해진 성능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특히 기존에 쓰이지 않던 5GHz 주파수 대역에서 24비트 오디오를 전송하는 와이사(WiSA) 기술로 음의 간섭을 최소화하여 원음 그대로의 손실 없는 사운드를 무선 스피커에서 구현했다.
디자인 면에서도 파이프 오르간에서 영감을 받아 친환경 나무로 제작한 독특한 외관이 센세이션하다.
이 독특한 나무 외관은 발레리나가 발가락으로 가볍게 지탱하고 있는 듯한 우아한 자태를 연상하게 하며, 견고함과 섬세함을 자랑한다. 베오랩 18의 디자인이 더욱 놀라운 것은 뱅앤올룹슨의 음향 엔지니어가 외관 부착 전과 후 모두 사운드 튜닝 작업으로 원음 그대로의 투명한 사운드를 구현했다는 점이다.
베오랩 18, 장인이 직접 손으로 제작하는 수제품
이처럼 진정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베오랩 18’은 장인이 직접 손으로 제작하는 제품인 데다 소재로 사용되는 참나무 역시 친환경 인증을 받은 목재만 쓰고 있어 생산 기간이 길어져서 공급물량이 부족하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뱅앤올룹슨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오는 고객은 “음질이 최고인 B&O의 스피커는 디자인이 독창적이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나뭇잎이나 무당벌레, 등대 등 삶 속에서 접하는 것들에 모티브를 두고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독특하면서도 친숙한 면이 있다.
또 기술과 디자인의 조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기능을 보완하면서도 미니멀하고 감성적인 부분이 많다”고취향을 어필했다.
높은 품질의 사운드와 차별화된 디자인의 B&O TV는 오디오 못지않게 고가다. 한 대에 3000만원부터 시작해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2억원을 웃돈다.
농촌진흥청은 산약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독초와 약초를 구분하지 못하고 먹는 사고가 늘고 있다며 '약초와 독초 구별법'을 소개했다.
헷갈리기 쉬운 대표적인 약초와 독초로는 곰취나물과 동의나물, 산마늘과 박새, 비비추와 은방울꽃 등이 있다.
유독 잎이 크고 둥근 곰취는 향이 그윽하고 맛이 좋아 쌈 요리로 인기가 많다. 곰취와 비슷한 동의나물은 뿌리는 약용으로도 사용하지만 독성이 강해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곰취와 동의나물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잎의 크기를 살펴보는 것이다. 곰취 잎은 길이가 32㎝, 폭이 40㎝가량인 반면 동의나물은 길이와 폭이 5∼10㎝ 정도로 작다. 또 곰취는 잎이 부드럽고 가는 털이 있지만 동의나물은 잎이 두꺼우며 털이 없고 광택이 난다.
명이나물로 알려진 산마늘과 독초인 박새도 헷갈리기 쉽다. 산마늘은 항암은 물론 소화 및 식욕 촉진, 콜레스테롤 감소 등에 효과가 있는 반면, 박새는 약용으로 쓰이는 뿌리와 뿌리줄기를 제외하고는 과거 사약의 재료였을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잘못 먹으면 구토, 복통, 어지럼증, 혈압 및 맥박저하, 마비 증세가 나타난다.
산마늘과 박새는 한줄기에 매달리는 잎의 개수로 구분하면 된다. 산마늘은 타원형의 잎 2∼3장이 달리지만 박새는 곧은 잎이 줄기를 감싸듯 여러 장이 촘촘히 어긋나게 달린다. 박새는 잎 가장자리에 털이 많고 주름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백합과의 비비추는 잎이 아름다워 식용은 물론 장식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비비추와 닮은 은방울꽃 역시 그 생김새가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많이 심지만 잎을 잘못 먹으면 심부전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두 식물의 경우 비비추 잎 가장자리에 가늘게 잎 주름이 나 있는 것으로 구분하면 되지만 쉽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식감이 부드럽고 맛이 좋아 데쳐 먹는 원추리는 어린잎이 아니면 먹지 않아야 한다. 털이나 주름이 없이 미끈한 원추리와 달리 잎에 털이 많고 잎맥 사이에 주름이 나 있는 독초인 여로도 구분해 피해야 한다.
이밖에 기본적인 독초 감별법은 식물의 잎이나 줄기를 꺾어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다. 냄새가 역하다면 일단 독초라고 의심해야 한다. 벌레가 갉아먹은 흔적이 있다면 독초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독초를 잘못 먹고 복통과 구토, 어지럼증, 경련 등의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음식물을 토해낸 뒤 서둘러 응급실에 가야한다. 이때 먹은 식물을 가져가면 원인과 해독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 이정훈 박사는 "확신할 수 있는 산약초가 아니라면 야생식물을 함부로 채취해 먹는 걸 자제하는 것이 좋고 필요할 때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