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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투자 인사이트] '투자매력' 살아나는 타이밍
- 현대백화점에 대한 투자 전망이 살아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예년보다 춥지 않은 겨울 날씨로 고가의 의류 판매가 저조한 성적을 보이면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하지만 면세점의 성장세와 신규 출점 효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현 주가는 절대적 저평가 영역 키움증권은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1002억 원으로 예상했다. 백화점부문은 기존점 성장률을 1~2% 수준으로 추산했으나 예년보다 춥지 않은 날씨로 수익성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이 경쟁사 대비 낮은 건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시선을 돌려 면세점부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백화점의 면세점부문의 일매출 24억 원 수준으로 상승해 영업적자폭을 줄이면서 성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어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부문 일매출은 지난해 10월 21억 원, 11월 24억 원, 12월 24억~25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137억 원 수준으로 예상하는데, 면세점 집객이 안정화되고 업황 호조에 따라 송객수수료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면세점의 신규 출점(동대문점 2020년 2월 오픈 예정) 효과로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면세점은 동대문점 인수로 외형 성장세에 속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또 외형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현대백화점의 면세점법인은 내년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NH투자증권은 동대문점의 올해 매출을 9000억 원, 영업적자를 1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전 사업자가 운영했을 당시에도 매출 800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BEP) 수준이었다. 사업자가 변경되며 임대료가 100억 원 정도 늘었지만 인력효율화 규모의 경제효과 등으로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올 6월 대전 아웃렛, 12월 남양주 아웃렛, 내년 1월 여의도 파크원몰, 4분기 동탄 아웃렛 등이 출점 예정이라 현대백화점의 성장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올해 면세점 신규점 효과와 내년 백화점의 출점 효과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현재 주가는 절대적인 저평가 영역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현대백화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2만 원을 유지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5000원, 11만4000원을 내놨다. 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1만 원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29일 주가는 7만9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 2020-0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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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릇노릇 전 한 상 감칠맛 인생을 담다, 봉화전 김봉화
- 강물에 패이고 풍파를 이겨내며 살아온 세월. 아팠던 일은 아프지 않게 마음 속에 저장한다. 잊고 싶은 순간은… 담담하게 그 자리에 내려놓는다. 과거는 낭만으로 포장돼 기억되기 마련. 그게 나이 듦의 특권일 수도 있다. 평양식 맛집으로 소문 자자한 봉화전 주인장 김봉화(金鳳華) 씨를 만났다. 고운 얼굴 수줍은 미소가 기억하는 옛 추억 속으로 시간여행을 해봤다. 서울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에 내려 멀지 않은 거리에 봉화전이 있다. 강남이라고 해서 멋들어진 건물 자태 운운하면 곤란하다. 건물만 똑 떼어 어느 시골 마을 장터에 갖다 놔도 어색함이 없을 만큼 정감 가는 분위기를 뽐내는 곳이 봉화전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먼저 온 사진작가를 앞에 두고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는 김봉화 씨. 주제는 전쟁이었다. 평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는 6·25전쟁 때 가족에게 벌어진 비극적인 상황과 드라마보다 더 무거운 옛일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열심히 들려줬다. 직장인들이 시끌벅적 점심을 먹고 돌아간 후, 피곤할 만도 할 텐데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이제 좀 끝내는가 싶더니 음식 솜씨에 대한 수다가 이어진다. “저희 집안이 경주 김 씨 왕손 집안입니다. 평양에서 피란 내려왔어도 음식은 고급스럽게 먹었어요. 어머니가 저를 잡아두고 요리를 가르친 건 아닌데 결혼하고 나서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 가져다 먹고 또 나이가 들다 보니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저 남편과 아이들을 위한 요리나 하면서 지금까지 살았어요. 정말 우연하게 봉화전을 열었습니다.” 평양식 온반과 어복쟁반, 특히 부침 전이 맛있기로 소문난 봉화전. 이곳에 처음 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봉화전이 ‘경북 봉화 지역의 전’을 말하나보다 하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김봉화(봉화)가 전하는 이야기[傳]’란 의미다. 광고기획사 다니던 큰아들이 가르치던 학생들과 고민해서 만들었다. “한 학생이 그러더래. ‘봉화전’ 어떠냐고요. 처음에는 싫다고 했어.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 나는 싫었거든요. 어쨌든 봉화전이 식당 이름이 된 거예요.” 평양 양반댁 요리의 정갈함을 고수하면서도 현대인의 취향과 입맛에 맞췄기에 그녀 스스로도 전통이라는 말로 봉화전의 요리를 표현하지 않는다. “요즘 스타일이에요. 옛날 잔칫집에서는 고기를 꼬치에 크게 꼽고 전을 부쳐냈는데 그렇게 안 합니다. 음식은 그저 먹기 좋게 내놓습니다. 그리고 이북식 배추김치는 여기처럼 배추 전체에 양념을 치대지 않아요. 이파리 속에다 단정하게 넣어요. 그 상태로 자르면 정말 꽃 같아요. 예쁠 뿐만 아니라 아삭아삭하고 맛있어요. 그런데 싱겁죠. 평안도 사람 입맛에는 맞겠지만 여기 사람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잖아요? 초창기에는 전 부칠 때 전통식대로 돼지기름도 써봤지만 제가 직접 기른 돼지도 아니고 못 믿죠. 지금은 콩기름에 부쳐요. 최대한 평양 맛을 고수하되 요즘 사람들의 입맛과 취향을 많이 고려합니다.” 요즘은 봄철이라 두릅전을 계절 음식으로 내놓는데 인기가 좋아서 금방 동날 정도란다. 그녀는 매일 시장에 가고, 전과 함께 먹을 반찬도 그날그날 바꾼다. “젊은 사람들 입맛에 맞아야 하잖아요. 촌 음식 그대로 해주면 안 먹어. 내가 여기에 오면 이것저것 신경 쓰고 고민하게 돼요. 젊은 사람들이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거 같아요. 고맙죠. 잘해주고 싶고 과일 하나라도 더 먹이고 싶어요. 이 나이에 돈만 벌겠다고 나와 있는 건 아니에요.” 어느 날 찾아온 인생 일탈 ‘봉화전’ 봉화전을 열기 전까지는 가족들 뒷바라지하며 사는 우리 시대의 평범한 어머니였다. 생업 전선(?)에 뛰어든 것은 막내아들 때문이었다며 또 이야기보따리를 푼다. “이 자리가 원래는 곰장어 집 자리였대요. 2011년에 막내아들이 ‘엄마 나 조그마한 가게 두 개 계약해놨는데 한번 봐주실래요?’ 그러는 거야. 여기 와서 보니까 엉터리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아들한테는 표시 안 했어요. 그런 얘기하면 실망하잖아요. 이미 돈도 다 줬더라고요. 여기서 식당했던 사람마다 망했다는 얘기도 들렸어요. 일단 다른 가게는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했지만 포기했어요. 이것만 남겼죠. 아무 경험도 없는데 자신감이 있었겠어요?” 자리만 봐주고 발을 빼도 되나 싶었는데 아들이 다시 부탁을 해왔다. “아들이 ‘엄마, 3일만 봐주세요. 여기 일하시는 분들한테 요리하는 방법 좀 가르쳐주셔요’ 그러는 거야. 내가 속으로 3일 가르쳐서 되면 뭐든지 잘되게?(웃음) 그랬어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아들이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투자했는데 잘못되면 큰일이었다. 약속한 3일이 문제가 아니었다. “장사할 준비도 제대로 못했는데 손님들이 문 두드리고 들어오는 거예요. 잠깐 동안 80만 원어치 팔았어. 막 음식을 해 달라는데 어쩌겠어.” 정작 일을 벌인 아들은 개업 한 달 만에 사업하겠다며 중국으로 가버렸다. 첫날부터 대박식당으로 소문이 나더니 문 연 지 얼마 안 돼 방송사에서 촬영까지 해갔다. 맛집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난 ‘수요미식회’(tvN)에 소개되면서 대한민국 맛집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어느 날 가수 이현우가 왔다는 거야. 누군가 하고 봤더니 여기서 먹고 가곤 했대요. 그 사람이 ‘수요미식회’에 소개한 거예요. MC인 신동엽 씨랑 전현무 씨도 와서 우리 음식 먹어보더니 정말 맛있다는 거야. ‘우리 아들 망하면 안 되는데’ 하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내가 이 집을 떠나면 안 되겠구나’ 합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을 요리하다 봉화전을 열 때 아들이 그녀에게 알려 달라는 요리는 단 한 가지였다. “내가 집에서 노상 해주던 음식이었어요. 그게 가장 맛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 제가 요리에 관심이 좀 있었어요. 젊었을 때는 남편을 위해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음식연구원을 다녔어요. 남편이 방산사업을 했는데 외국 바이어들을 저희 집에 자주 데리고 왔습니다. 호텔에 가봤자 별 볼일 없잖아요. 그때마다 남편 생각해서 정성을 다해 우리나라 요리를 만들어 대접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사업도 잘 풀렸습니다. 방부제 들어가지 않은 빵을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어서 오븐을 사서 빵도 구웠습니다. 제빵사 자격 이런 건 없었는데 정말 잘 만들었어요. 몇 년 전 오랜만에 아들 친구를 만났는데 제가 만든 빵을 기억하더라고요.” 좋은 집안에 태어나 피란 통에도 좋은 것 먹고 곱게 자란 그녀였지만 과감한 면이 있었다. 좋은 선 자리 마다하고 연애결혼을 한 것이다. “어머니는 제가 잘사는 집안으로 시집가기를 바랐어요. 서너 군데서 선도 들어왔고요. 그때는 스무 살만 넘어도 빨리 시집가라는 분위기였잖아요. 근데 제가 꿈에서 어떤 키 큰 남자를 봤는데 누군가가 ‘저 사람이 네 신랑감’이라고 말해주는 거예요. 그 꿈을 꾸고 나서 한 일주일 됐나? 키 큰 공군사병이 저를 따라오는 거예요. 그리고 3년 동안 저를 쫓아다녔어요. 제 남편이요.” 열두대문집 손자였으나 가세가 기울어 경제적으로 내세울 것 없었던 남편을 어느 날 어머니에게 보여드렸다. 내심 걱정했지만 어머니의 한마디는 “사람 괜찮구나”였다.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다. 큰 회사의 커리어우먼이었던 김봉화 씨는 남자 친구이던 남편이 군 제대를 하고 취업하기 전까지 데이트 비용에 용돈까지 줘가며 연애에 푹 빠져 살았다. 결혼식 이야기를 듣고 보니 엄앵란, 신성일 부부가 생각날 정도. “결혼식은 워커힐에서 했어요. 앙드레 김 웨딩드레스를 입었어요. 오드리 헵번이 입었던 짧은 드레스였습니다. 훗날 남편에게 들었는데 돈 엄청 썼더라고요. 다 늙어가지고 얘기하더군요.” 사실 그녀는 돈에 대해 신경 쓰고 살아온 적이 없었다. 남편도 가족들이 부족한 것 없이 살 수 있게 해주려 늘 최선을 다하는 고마운 사람이었다. “남편은 살아 계신가요?” 기자의 질문에 김봉화 씨는 순간 멈칫했다. 왼쪽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다 포물선을 그리며 손을 내렸다. 눈가가 촉촉해지기에 어떤 의미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외국에 가 있어요.(웃음) LA에 몸 관리하느라고요, 늙어빠져가지고서는. 거기 사촌들이 다 있어요. 나는 어딜 가도 남편하고 같이 갔어요. 여자는 밖에 나가면 안 된다고 해서 친정에서도 못 자봤고요.” 어디든 함께 다녔던 남편은 환갑을 넘기고 몇 년 뒤 지병으로 세상과 작별했다. LA는 남편 살아생전 함께 다녀온 마지막 여행지.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상상하며 사는 것이 그녀가 선택한 속 편한 방법이리라. 남편의 빈자리를 채워준 존재가 봉화전이다. 홀로 남아 방황하는 그녀를 위해 아들딸들도 발 벗고 나선다. 매일 추억을 다듬고 고향 음식과 벗하며 하루하루 예쁜 모습 유지하며 살아가길 자식들은 바란다.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물었다. “나? 죽고 싶지 않아요.(웃음) 시장에 갔을때 새로 나온 봄나물 보면 손님들에게 해주고 싶어요. 매일 여기에 나와서 메뉴 개발하고요.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 많아요. 제 인생이 아까워서 될 수 있으면 오래 살아야겠어요. 젊은 마음으로 살면서 아들딸하고 같이 지내고 싶습니다.” 연세를 물으니 “아직 백 살 되려면 한참은 남았다”며 한사코 나이 공개를 하지 않는 그녀. 과거를 추억하기보다 이제는 미래를 꿈꾸며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 마음 변하지 않기를 응원한다. 봉화전이 자랑하는 메뉴 깻잎전, 육전, 돼지고기전, 고추전 봉화전 인기 메뉴. 깻잎전과 고추전에는 소고기가 들어간다. 비결은 두껍지 않게 부치는 것. 평안도식 돼기고기전도 인기가 좋다. 삶은 돼기고기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사용한다. 원래 평안도 잔칫상에는 더 크게 꼬치에 꽂아서 내놓던 요리다. 평양식 온반 이북에서 잔칫날 먹는 대표 음식으로 원래는 꿩고기가 들어가야 하는데 구하기 쉽지 않아 소고기를 쓴다. 육수는 삶은 양지머리와 꼬리뼈를 우려서 낸다. 삶은 소고기를 손으로 찢은 후 소금, 참기름, 파, 마늘, 깨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대접에 밥을 퍼 담고 그 위에 소고기와 알맞은 크기로 부쳐낸 녹두전, 지단을 순서대로 올린다. 여기에 맑게 끓인 뜨끈한 온반육수를 부어 먹는다.
- 2019-05-1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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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 녹이는 뜨거운 예금 열풍
- 2018년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 이들 중 요즘 밤잠 못 이루는 사람이 많다. 코스피지수가 한때 연 고점 대비 20% 넘게 추락하는 등 격렬하게 요동치면서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크게 늘었다. 미국이나 중국 등 글로벌 시장도 피난처가 되지 못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2019년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본다. 격동의 세월을 맞아 ‘쥐꼬리’만 한 이자로 냉대받던 예·적금 등 안전상품의 가치가 쑥쑥 올라가고 있다. 때마침 금리 인상으로 이자도 두둑해졌다. 다만 가입 조건이나 우대 혜택이 제한적이라, 자금 운용 목적에 맞는 꼼꼼한 비교가 필수다. ‘최고 6%대’ 예·적금 상품의 귀환 “또 허탕쳤어요. 오늘 1번이신 할머니, 손주 해준다고 오셨는데 새벽 1시부터 기다리고 계세요. 정말 핫하고 치사한 적금이다 싶네요.” (jhy***님) 최근 은행 문 앞에 새벽부터 대기줄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하루 가입자 수 제한으로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는 고객도 상당수다. SH수협은행은 ‘Sh쑥쑥크는아이적금’으로 인기 돌풍의 중심에 섰다. 아침마다 가입 전쟁이 벌어지자, 지점마다 하루에 10명씩만 선착순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비결은 금리다. 2018년 9월 출시된 이 상품은 타 시중 은행에서는 찾기 어려운 최대 연 5.5%의 금리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하지만 가입조건이 제한적이다. 월 10만 원 한도, 최대 만기는 5년, 만 6세 미만의 자녀 명의로만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출시 두 달이 채 되기도 전에 판매고 10만 좌를 넘는 기염을 토했다.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에 수협은 2018년 12월 말까지만 한시 판매하는 것으로 판매 계획을 변경했다. 2018년 12월 새롭게 출시된 새마을금고의 ‘우리아기첫걸음정기적금’은 선착순 제한 없이 ‘최소 5%’의 금리를 내세워 인기몰이에 들어갔다.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 대상으로, 아동 또는 부모 중 1인 이상이 새마을금고와 거래하는 경우 파격적인 우대이율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납입 금액은 월 5만 원 이상 20만 원 이하이며, 전체 새마을금고 통합 1인 1계좌만 개설할 수 있다. 직장인 차은진 씨는 “친정어머니께서 아이 통장을 만들어주고 싶다 해서 연차를 내고 가서 적금에 가입했다”며 “연 5%가 넘는 상품은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데 다행히 통장을 만들었다”며 기뻐했다. 최고 연 6.5%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는 ‘우리아기첫걸음정기적금’은 새마을금고 지점별로 금리 차이가 있다. 방문 전 해당 지점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비단 아이를 위한 상품이 아니라도 연 5% 안팎의 고금리 상품이 다수 나왔다. 우리은행의 ‘우리 여행적금’은 최고 연 6.0%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여행 특화 상품이다. 정기적금으로 가입기간은 6개월 또는 1년이며, 월 납입 한도는 50만 원이다. 금리는 가입기간 1년 기준으로 기본금리 연 1.8%에 우대금리 연 4.2%포인트를 더한 최고 연 6.0%다. 우대금리는 우리은행 첫 거래고객, 우리은행 계좌로 급여 또는 연금 수령이나 공과금 자동이체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0.7% 포인트, 우리신용카드 이용액과 공과금 카드납부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3.5%포인트가 제공된다. 제주항공 국제선 왕복 항공권 할인권(최대 10%)과 현대백화점인터넷면세점 적립금(최대 8만 원) 및 1년간 최상위 멤버십 자격도 제공된다. IBK기업은행의 ‘IBK W소확행통장’ 적립식의 경우 월 100만 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적금이다. 계약기간 중 레저 업종에서 IBK카드를 사용한 실적, 온누리상품권 현금 구매 실적에 따라 최대 연 2.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3년 만기 상품의 경우 최대 연 4.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OK저축은행의 ‘OK VIP 정기적금’은 최고 연 4.9%(만기 12개월)의 이자를 준다. 하지만 방카슈랑스 동시 가입이라는 조건이 있다. 월 보험료 납입액에 따라 기본금리 2.5%에 우대금리 0.9~2.4%포인트가 더해진다. 최근 출시된 은행 예금 가운데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상품이 눈에 띈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가 연 2.55%(2018년 12월 12일 기준)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은 연 2.5%를 이자로 준다. 스마트폰 가입 전용 상품이며 우대조건은 없다. 파킹 통장을 아시나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갈 길을 잃은 부동자금이 ‘파킹 통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파킹(parking) 통장이란, 말 그대로 주차장에 차를 잠깐 주차하듯 단기간 자금을 굴릴 수 있는 통장을 의미한다. 아주저축은행의 ‘더 마니 드림 저축예금’은 단 하루만 맡겨도 최대 연 2.0%의 금리를 제공한다. 금리는 예금 잔액별로 달라지는데, △1만~9만 원이 1.6% △10만~99만 원은 1.7% △100만~499만 원은 1.8% △500만~999만 원은 1.9% △ 1000만 원 이상은 2.0%다. 예치금액 제한이 없고 인터넷뱅킹 이체수수료도 면제된다. OK저축은행의 ‘OK 대박 통장’은 복잡한 조건 없이 하루만 맡겨도 연 1.7% 금리를 준다. 3개월 안팎의 단기 자금 운용이 목적이라면 특판 RP(환매조건부채권)를 주목할 만하다. 증권사에서 한시 판매하는 상품으로, 단기 자금에 연 3%가 넘는 금리를 제공한다.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그룹 편입을 기념해 특판 RP는 3개월(91일) 약정 상품으로 연 3.3%의 금리가 적용된다. 신규나 휴면고객 대상으로 가입 한도는 2000만 원까지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하는 특판 RP는 3개월(91일) 예치 시 연 3%의 이자를 준다. 1인 가입 한도는 10억 원까지이며, 선착순 판매로 한도 소진 시 종료될 수 있어 지점별로 가입 한도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달러 투자 상품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는 달러 자산 수요에 맞춰 연 3%의 이자를 주는 ‘달러RP특판’을 내놨다. 만기는 3개월 약정이며, 달러RP에 신규 가입하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100만 달러까지 가입할 수 있다. 2019년 금리, 올라가나 주부 박지윤(가명) 씨는 ‘금리 인상시기’ 뉴스에 예금 운용기한을 저울질하고 있다. 박 씨는 “앞으로 금리가 올라간다면 자금을 짧게 굴리다가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을 텐데, 경기 침체 얘기도 많아 마냥 기다리는 게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고 갸우뚱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30일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종전 1.50%에서 0.25bp 올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7년 11월 이후 1년 만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새해 추가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19년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경기 하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2018년 2.7%에서 2019년 2.6%, 2020년 2.5%로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새해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2020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가 확인된 시점에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도 새해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19년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 악화 속에 GDP갭 마이너스 폭이 추가로 확대되며 정책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새해 금리 인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특판’ 고금리 상품 출시 경쟁도 곧 수그러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제2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을 전후해 자금을 미리 확보해두려던 2금융권에선 특판으로 상당 부분 목표를 채웠기 때문에 계속 고금리로 고객을 유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 전문가들은 경제 침체의 시그널로 읽히는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을 주목한다. 미국 국채 5년물과 2년물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고음이 들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8년 12월 5일 한국 국고채 3년물은 연 1.901%, 10년물은 연 2.058%로 마감해 금리 격차가 15.7bp로 줄었고, 장단기 금리의 축소 영향으로 단기 예금과 중장기 예금의 금리 차이도 크게 좁혀졌다. 박해영 하나은행 Club 1 PB센터 PB팀장은 “단기 상품(1개월짜리 등)의 금리와 장기 상품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상당수 자산가들이 3개월 이내로 짧게 자금 운용을 하는 추세”라며 “금리 동결 혹은 인하 등의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단기 운용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중한 예금 안전하게 지키는 법 높은 금리의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성’이다. 과거 저축은행 파산 사태를 거치며 예금자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예금자보호제도는 금융회사 파산 등에 대비해 금융회사별로 예금자 1인당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 원까지 보호해주는 제도다. 고금리를 겨냥해 저축은행 등에 예금을 맡길 경우 금융기관별로 5000만 원 이내로 나눠 분산 예치하는 것이 좋다. 새마을금고, 신협, 농·수협 지역조합은 현재 예금보험공사의 보호 대상 금융회사가 아니다. 하지만 관련 법률에 따른 자체 기금에 의해 보호를 해준다. 새마을금고 예금은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은행과 마찬가지로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 원까지 예금을 보호하고, 신협도 신협중앙회를 통해 준비된 예금자보호준비금으로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5000만 원까지 보호한다. 금융상품별로 예금자보호 대상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적금은 기본적으로 보호 대상이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수익증권, 주가지수연계증권(ELS),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주택청약저축 등은 보호 대상이 아니다. 다만 대형 증권사가 판매하는 발행어음 같은 경우 예금자보호법의 원금보장을 적용받진 못하지만, 신용도가 좋은 회사인 경우 파산 가능성이 희박해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
- 2019-01-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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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 같은 ‘반려동물’에 유산 줄 수 있을까
- 반려동물이 가족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실제로 3가구당 1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며 반려동물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07년 미국의 부동산 재벌 리오나 헴슬리는 반려견 ‘트러블’(몰티즈 종 암컷)에게 1200만 달러(현재 가치 약 129억 원)의 유산을 남겼다. 우여곡절 끝에 트러블의 상속금은 200만 달러(약 21억 원)로 감액됐지만, 2010년까지 풍족한 생활을 유지하다 세상을 떠났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4마리의 반려견들에게 3000만 달러(약 320억 원)를 물려주기로 약속했다. 자신이 떠나도 반려견들이 충분한 보살핌을 받기를 바라는 배려라고 밝혔다. 이는 ‘먼 나라’의 별난 이야기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이 가족의 영역으로 성큼 들어서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68.3%에 달했다. “반려동물에 과한 정성을 쏟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는 답변은 82.6%나 됐다. 내 개와 고양이를 위한 미래 대비 최대 1000만 원까지 신탁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고 있는 70대 L 씨는 고양이 사료와 간식, 화장실용품, 병원 진료 등으로 월 평균 2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쓴다. 얼마 전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종양 치료로 수술과 입원을 하는 바람에 100만 원이 훨씬 넘게 들었다. 하지만 L 씨는 “고양이들이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친구 같은 존재이기에 여건이 허락하는 한 좋은 돌봄을 해주고 싶다”며 “재산은 얼마 없지만 소액이라도 가능하다면 만일을 위해 고양이 의료비와 미래 생활비 마련을 대비한 펫신탁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펫신탁(Pet Trust)은 반려동물 주인이 죽거나 병환 등으로 돌볼 수 없는 상태가 될 때를 대비해 미리 금융기관에 반려동물 양육자금을 맡기는 상품이다.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새 양육자에게 약속된 유산을 지급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벌써 널리 통용되고 있지만, 국내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펫신탁은 법률상 동물 앞으로 직접 유산을 상속할 수 없어 수익자와의 별도계약 체결이 필요한데, 크게 3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주인은 자신을 대표로 관리회사를 설립하고 반려동물에게 남기고 싶은 재산을 사전에 회사로 옮겨놓는다. 동물보호, 동물구호와 관련한 단체도 신탁관리자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본인 사망 후 맡게 될 새로운 주인을 수익자로 하는 유언서를 작성하고 반려동물 사육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한다. 관리회사는 새로운 주인이 제대로 동물을 키우는지 신탁감독인을 두고 관리한다. 국내의 펫신탁은 KB국민은행이 첫선을 보였다. 2016년 10월 반려견을 위한 ‘KB펫코노미신탁’을 처음으로 출시했고, 같은 해 11월 고양이 기르는 가구들의 요청으로 가입 대상을 고양이[猫]까지 확대했다. 신탁재산 교부 방법은 일시금 또는 분할지급을 선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일시금 지급 방식이었으나 반려동물 보호·관리 강화를 위해 리뉴얼 과정을 거치며 분할지급 방식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가입 대상도 폭넓다. 현재 개나 고양이를 기르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입양을 계획 중인 고객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일시금을 맡기는 경우 200만 원 이상, 월 적립식인 경우 1만 원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납입 최고한도는 1000만 원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양육자금 상속기능 외에도 반려동물의 입양과 의료비 등을 위한 자금 일부 인출 기능이 부여돼 자금 활용의 유연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 1% 미만 '7세 이하만 가능’ 등 제약 많아 주부 B 씨는 최근 반려견의 잦은 구토로 걱정이 많다. 강아지 배에서 ‘쿨렁’ 하는 소리가 들리면 또 토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 치료비 부담 때문에 매번 병원에 데려갈 수가 없어 근심이 많다. B 씨는 “강아지가 구토를 해 동물병원에 몇 차례 다녔는데도 사료를 불규칙하게 먹어서인지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며 “애견보험 가입도 고려하고 있지만, 과연 보험료에 비해 얼마나 실속 있는 보장을 받을 수 있을지 망설여진다”고 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는 NH농협손해보험(반려동물장제비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보험(펫사랑M정기보험)·롯데손해보험(롯데마이펫보험)·삼성화재(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현대해상(하이펫애견보험) 등이다. 이들 펫보험 중 NH농협손보의 반려동물장제비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펫사랑M정기보험은 반려동물의 진료비를 중점 보장하는 보험이 아니다. NH농협손보의 반려동물장제비보험은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장례비용을 제공하는 보험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펫사랑M정기보험은 펫 용품 할인과 무료 케어 혜택으로 눈길을 끄는 상품이다. 반려동물 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중 효시격인 상품은 삼성화재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이다. 반려견의 상해·질병 치료비 손해 및 피보험자 소유 개로 인한 배상책임손해를 보상해준다. 상해·질병 치료비 손해(사망 제외)는 자기부담금 1만 원을 제외한 금액의 70%를 보상하며 배상책임손해의 경우 자기부담금 10만 원이 공제된다. 이 상품은 보험기간 1년의 순수보장성 상품이며, 신규가입 시 가입 동물이 만 6세 이하여야 한다. 롯데손해보험의 ‘롯데마이펫보험’은 반려견은 물론 반려묘도 가입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고양이 병원비도 보장해주는 이례적인 상품이다. 7세 이하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수술·입원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과 통원진료까지 보장하는 ‘종합형’ 상품을 판매한다. 수술 1회당 최고 150만 원, 입원 1일당 10만 원을 담보하며 종합형은 통원 1일에 최대 10만 원까지 추가 보장한다. 2마리 이상 동시 가입할 경우 보험료를 각각 10% 할인해준다. 현대해상의 ‘하이펫애견보험’은 여타 보험에서 보장이 되지 않는 피부질환, 구강질환, 고관절, 슬관절 질환 등을 특약을 통해 해결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여타 보험들과 마찬가지로 선천적·유전적 질병, 중성화, 미용, 임신·출산 등은 보장받을 수 없다. 보험가입 기간 1년간 총 보상한도는 500만 원이다. 자기부담금 1만 원을 제외하고 최대 80%까지 보상된다. 생후 90일에서 만 7세 이하일 경우 가입이 가능하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이지만, 이들 3사의 펫보험 가입률은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반려동물시장의 성장과 보험업계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의하면, 우선 펫보험에 가입하려면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의 확인·등록을 위해 ‘반려동물 등록제’를 통한 등록번호가 필요한데, 반려동물의 등록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지적된다. 반려동물의 등록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반려동물의 연령을 속이거나, 하나의 보험으로 유사한 외모의 반려동물에 대한 보험금을 수령하는 등의 문제점들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 보장 범위의 한계도 있다. 반려동물 가족의 니즈가 큰 정기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중성화 등이 보장 범위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김도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보험 수요를 높이려면 슬개골 탈구 등 실질적으로 반려인들의 수요가 높은 의료 행위에 대한 보장 추가가 필요하며, 동물병원과의 제휴를 통해 보험 가입한 반려동물의 의료 이용을 관리하는 등 모럴해저드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보험의 연간 보험료는 대략 20만~40만 원대(반려동물 종류 및 연령, 보험사 및 보장별 상이)로 보험료 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 2018-06-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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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대비 부동산 투자 전략
-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널리 회자될 만큼, 임대수익이 나오는 부동산 소유는 수많은 현대인의 로망이다. 근로소득이 줄거나 없어지는 은퇴 전후 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이미 포화 상태인 창업 시장에 뛰어드느니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한창 달아오르던 부동산 시장에 최근 냉각 기류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칼날을 겨누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의 열기가 급속도로 식어가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은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이 이동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피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의 2017년 전국 거래 건수는 38만4182건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와서는 거래 건수가 더욱 늘어났다. 1~2월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상가와 오피스텔을 포함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고, 시중 금리 인상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 분양가 3.3㎡당 3306만 원, ‘역대 최고치’… 수익률 눈높이 낮춰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상가 평균 분양가가 역대 최고가인 3.3㎡당 3306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가량 상승한 수치다. 특히 서울 논현동, 마곡동에서 총 7개 단지가 3.3㎡당 평균 4385만 원에서 공급되며 전체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인천(3248만 원/3.3㎡)은 남양주 다산, 하남 미사, 화성 동탄2신도시 등지에서 29개 상가가 분양됐고 그 외 지방은 3.3㎡당 평균 2873만 원 수준에서 공급됐다.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지난 1분기 0.2% 상승했다. 전 분기 대비(0.33%)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0.2% 선을 유지했다. 입주물량 증가, 금리 인상, 규제 강화 등 악재가 겹쳤지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높은 가격’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더욱이 강화된 대출 규제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당국은 3월 26일부터 RTI(Rent to Interest, 임대수익이자상환비율)를 도입했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이 대출 이자의 1.5배(주택임대업)나 1.25배(비주택)를 넘어야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한다. 이에 따라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한도도 줄어들게 됐다. 상가의 경우 연 임대소득이 연간 이자 비용의 1.5배가 넘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당장의 대출 제한으로 상가 시장 내 절대적인 수요량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목 좋은 우량 상가에 한해 자금력 있는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기존에는 꼬마빌딩에 투자할 경우 자기자본 비율이 50% 미만이어도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이전에는 자기자본 20억 원으로 50억 원대 꼬마빌딩에 투자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레버리지 비율을 낮춰 30억 원대 빌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에 민감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상가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겠지만, 당장 자영업자들이 인건비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실이 서서히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고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중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대출은 조이고,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자들 입장에선 돈을 빌려오기도 힘들고, 어렵게 대출을 받아도 이자 부담이 늘어 수익률이 떨어진다. 수익률의 눈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시기라는 진단이다. 선 대표는 “올해 하반기를 지나 내년 상반기에는 대출 금리가 연 5%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익형 부동산의 투자 수익률이 지역과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연 5% 안팎인데, 향후 실제 수익률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큰 장' 예상, 도시재생지역 눈길 그렇다면 노후 대비를 위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연세가 많을 경우 사업이나 창업에 제약이 많아 수익형 부동산이 현실적인 노후 대안일 수밖에 없다”며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예금 금리 이상이며, 투자 대상 선별에 따라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노후 대비 목적이라면 주식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급등락이 심한 대상은 투자 대안이 되기 어렵다”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시장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라면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안정적인 대상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지영 소장은 자금 여력에 따라 상가주택과 오피스텔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했다. 양 소장은 “상가주택은 투자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관리가 용이하고 건물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땅값 상승 등으로 인해 리스크 요인이 적다”고 말했다. 상가주택의 경우 해당 지역의 특성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예컨대 대학가일 경우 소형 위주의 상가주택이 유리하고, 1층 상가도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임차 업종을 선별하는 것이 현명하다. 오피스텔은 그동안 공급이 많았기 때문에 기업 등 배후 수요가 받쳐주는 곳, 지하철 개통 예정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오피스텔 분양 시장에서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수원호매실동광뷰엘(333실)’의 청약 접수는 3건에 그쳤다. 경남 진주시 ‘신진주역세권줌시티(348실)’는 단 2건만 접수됐다. 반면 경기 화성시 ‘힐스테이트동탄2차(236실)’는 최고 경쟁률 10대 1로 준수한 성적을 보였고, 경기 수원시 ‘광교더샵레이크시티(1805실)’는 2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2분기에는 1만508실이 분양 예정이다. 임대수익뿐 아니라 매각 시 시세 차익을 기대한다면 상가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추천됐다. 올해 상가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신도시와 도시재생지역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선종필 대표는 도시재생 관점에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은평구 수색동, 택지개발지구에서 하남시 등을 유망 지역으로 주목했다. 선 대표는 “유망 지역이라 해도 가격 요인을 고려했을 때 매력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신규 분양일 경우 특히 가격을 낮추는 협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혁 선임연구원은 “노후 대비를 위해 시세차익보다 고정수익에 초점을 맞춘다면, 신도시에 새로 형성되는 상권보다는 기존 상권 중에서 상승세 타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노년 세대가 직접 상가를 관리하려면 주거지에서 30분 안팎으로 가깝고, 평소 잘 알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시재생사업 관련 개선될 여지가 있는 지역, 현재 상권이 크지 않더라도 상승 요인이 많은 곳을 눈여겨보라는 관점이다. 투자 적기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양지영 소장은 “현재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리스크 요인도 많고, 가격도 고점에서 조정이 되는 구간이라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까지 여유를 갖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반기쯤에는 유동성 리스크에 빠진 건물 투자자나 상가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평소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2018-05-1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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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에서 건강관리까지, ‘스마트카’가 온다
- # 직장에서 은퇴한 강모(67세) 씨는 수입이 줄어들자 자동차를 유지하기가 부담스러웠다. 주유비에 자동차보험, 주차비도 그렇지만, 차를 구입한 지 오래되어 수리비가 만만치 않았다. 자녀들이 독립해 예전처럼 차를 쓸 일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며 걱정을 덜었다.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한 자율주행 공유 차는 강 씨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전해준다. 필요할 때만 부를 수 있어 경제적인 데다 차량 소유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없다. 최근 자율주행차는 무인 상태를 최종 목표로 발달하고 있는 중이다. 또 가솔린이나 디젤을 연료로 하는 차 대신 전기차가 늘고 있으며, 차를 공유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한편으론 자동차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 등과 만나 커넥티드카로 진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 업종에서 이제 전기전자 업종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자동차 산업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에 신기술과 새로운 용어가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걸까. 이에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와 시니어에게 가져올 파급 효과를 살펴보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어려워지는 일 중 하나가 운전이다. 60대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016년 기준 전체 면허 소지자의 14.8%인 461만 명에 이른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도 늘고 있다. 2016년 전체 교통사고는 22만917건으로 2015년과 비교하면 1만 건이 넘게 감소했다. 하지만 2015년 대비 2016년 60대 이상 운전자가 유발한 교통사고는 무려 2784건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자동차는 편리함도 주지만, 안전을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다. 젊을 때부터 운전을 해온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운전을 하길 원한다. 이동이 힘들면 사회 참여를 제대로 못하게 되고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까지 올 수 있다. 그래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시니어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자동차 산업의 빅뱅을 일으킬 첨단기술들 현재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트렌드는 크게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바로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차량공유 서비스, 전기차다. 이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자율주행차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2020년에 사람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완성차, 부품, 반도체, IT, 통신 등 관련 기업들의 협력과 인수합병(M&A)이 적극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차량용 인공지능 1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중앙처리장치 기업인 인텔을 중심으로 협력하고 있다. 인텔은 자율주행 부품 업체로 유명한 모빌아이를 인수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완전 자율주행 인공지능 컴퓨터인 ‘드라이브 PX 페가수스’를 선보였다. 또한 글로벌 IT 기업도 이젠 자동차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다.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시험 운행했으며, 애플도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국내 한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통사고의 89%는 운전자 과실이 원인이다. 그래서 무인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교통사고가 9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아서 척척 운전을 해준다면 노화로 신체나 인지기능이 저하된 사람도 생활이 편리해진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려면 기술 보완 외에도 아직 걸림돌이 많다. 우선 소비자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국토교통연구원이 2016년 실시한 조사 결과 운전에 따른 피로감이 줄고 차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시스템 오류와 보안, 유지관리 비용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또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았을 경우 차 소유주와 제조업체 중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스마트폰, 자동차의 스마트한 변화 # 박모(74세) 씨는 은퇴 뒤 아내와 자동차로 맛집을 찾아다니고 여행을 다니는 게 취미다. 그런데 시력이 저하되면서 운전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새로 구입한 자율주행차 덕분에 드라이브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 또 차 안에서 스트레스를 측정해주고, 건강 컨설턴트와 영상으로 상담도 할 수 있다. 얼마 전엔 차에서 심장질환으로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그러나 박 씨의 건강 이상을 파악한 자율주행차가 근처 병원 응급실까지 차를 이동시켜줘 큰 도움이 됐다. 커넥티드카가 뜨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커다란 스마트폰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사람과 자동차, 병원, 쇼핑 등 사실상 모든 것과의 연결이 가능하다. 그래서 차 안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가 교통상황도 알려준다. 또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신용카드와 연계되는 전자계정을 부여받은 차로 상품 결제도 가능하다. 특히 커넥티드카는 차 안에서 운전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준다. 자동차에 앉기만 해도 자동 측정이 가능하다. 얼굴과 눈동자를 인식해 졸음운전을 감지하는 기술은 이미 여러 기업에서 개발됐다. 도요타는 운전자의 심전도를 측정하는 스마트 핸들을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는 심박수와 뇌파를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을 활발히 개발 중이다. 건강 이상이 발견되면 차가 스스로 119에 신고도 한다. 헬스케어 산업은 자동차 산업보다 규모가 훨씬 큰 데다 고령자 급증으로 인해 자동차 업계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차량은 이제 소유에서 공유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의 차량공유 기업 리프트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시대가 10년 안에 끝날 거라고 예측했다. 국내에서도 젊은 층의 자동차 구매가 감소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차량공유 기업인 쏘카의 회원수는 2014년 51만 명에서 2016년 240만 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자동차도 서비스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현대자동차도 차량공유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전기차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도 판매 중단을 논의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 판매된 전기차는 100만 대를 넘었다. 자동차의 빅뱅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트렌드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다. 자동차 산업은 이제 금융, 헬스케어, 차량공유 등 산업의 경계를 나누기도 어렵다. 자동차 산업의 첨단기술은 시니어의 이동성에 큰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 운전을 하지 않는 탑승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시니어의 니즈는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미래 자동차 산업의 과제다. 이나영 시니어 전문 칼럼니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차의과학대학교에서 고령친화산업학을 전공했다. 한화그룹과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현재 경향신문에서 고령사회 담당 객원기자로 활동 중이며,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를 연재하고 있다. 다음 연재 순서 ❹식스 포켓(six pocket) 시대, 손주와 SNS로 친해지기 ❺해외 시니어 여행 트렌드 ❻3D 프린팅 기술 어디까지 왔나
- 2018-03-1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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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의 상징, ‘귀뚜라미[蟋蟀]’
- 2017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아울러 2015년부터 3년간 써온 필자의 한문 산책 역시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그동안 필자의 칼럼을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를 드리며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시제를 골라봤다.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시로서 가장 오래된 작품은 무엇일까? 중국의 가장 오래된 시가(詩歌) 문학을 대표하는 ‘시경(詩經)’에서 세모의 시는 바로 당풍(唐風)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실솔3장(蟋蟀三章)’이다. ‘실솔(蟋蟀)’이란 귀뚜라미를 의미하는데, 3장으로 이루어진 이 시의 제1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蟋蟀在堂(실솔재당) 귀뚜라미가 마루에 있으니 歲聿其莫(세율기모) 해가 드디어 저물었도다. 今我不樂(금아불락) 이제 우리가 즐거워하지 아니하면 日月其除(일월기제) 해와 달이 (우리를 버리고) 가리라. 無已大康(무이태강) 너무 편안하지 아니한가. 職思其居(직사기거) 자신의 직책을 생각하여 好樂無荒(호락무황) 좋아하고 즐거워함을 지나치지 않음이 良士瞿瞿(양사구구) 어진 선비의 두려워하고 조심함이니라. 귀뚜라미가 마루에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당시 주나라 빈(豳) 지방의 노래였던 ‘빈풍(豳風) 칠월(七月)’을 보면, “七月在野(칠월재야:칠월이 되면 귀뚜라미가 들에 있고), 八月在宇(팔월재우: 팔월이 되면 집 안에 들어오고), 九月在戶(구월재호: 구월이 되면 문 안으로 들어오고), 十月蟋蟀(시월실솔: 시월이 되면 귀뚜라미가), 入我牀下(입아상하: 내 침상 아래로 들어오느니라)”란 표현이 있다. 귀뚜라미가 날이 추워지자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인 집으로 찾아 들어오는 모습으로 한 해가 지나감을 표현한 것인데, 빈풍의 노래들은 하나라의 월력인 하력(夏曆)을 사용한 관계로, 한 해의 마지막 달이 12월이 아닌 10월로 표현되어 있다. 따라서 ‘귀뚜라미가 마루에 있다’는 표현은 하력으로 따지면 9월에서 10월 초, 그리고 주나라 이후 사용된 주력(周曆)에 의하면, 11월에서 12월 초 정도의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시는 한 해의 노고를 돌아보며 즐기되 지나치지 않음을 강조한 시다. 이후 많은 곳에서 인용되었는데, 주로 한 해의 마지막을 나타내는 세모 또는 선비가 스스로를 다지는 마음가짐을 표현할 때 사용되었다. 예컨대, ‘고시19수(古詩十九首)’ 중 ‘동성고차장(東城高且長)’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四時更變化(사시경변화) 사계절은 변화하기 마련이라지만, 歲暮一何速(세모일하속) 연말이 돌아옴은 어찌 그리 빠른 것인가? 晨風懷苦心(신풍회고심) ‘시경’ 신풍편(晨風篇)에는 버림받은 신하의 괴로움을 나타내고 있고(벼슬 못하는 괴로움), 蟋蟀傷局促(실솔상국촉) ‘시경’ 실솔편(蟋蟀篇)에는 구속되어 살아감[局促]을 상심하는 뜻을 나타내고 있네(벼슬살이하는 괴로움). 한편 조선시대 기대승(奇大升)의 ‘고봉집(高峰集)’ 천상추기근(天上秋期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亹亹送流年(미미송류년) 세월이 갈수록 자꾸 흐르는 해를 전송하게 되는구나. 奔走紅塵裡(분주홍진리) 세상 풍진 속에 혼자 분주하니, 空吟蟋蟀篇(공음실솔편) 부질없이 실솔편만 읊조리누나. 3년간 써온 한문 산책을 마감하니 위의 ‘空吟蟋蟀篇’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는다.
- 2018-01-0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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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당(未堂)과 추사(秋史)
-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이름을 중시하는 경명(敬名) 사상이 있었다. 따라서 이름은 군사부(君師父)가 아니면 함부로 부를 수 없었다. 이에 따르는 호칭상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웃어른들이 자(字)를 지어주었는데 이렇게 지어진 ‘자’도 친구 등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부를 수 없었으므로, 누구나 편하게 부를 수 있는 호칭이 별도로 필요해 만들어진 것이 호(號)다. 호는 자신이 직접 짓는 자호(自號)가 있고, 친구나 스승이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당호(堂號)라 하여 선비들이 사는 집의 호칭, 나아가서 그 집에 살고 있는 주인의 호칭으로 사용한 것도 많다. 먼저 자호의 예로, 우리나라가 배출한 대시인인 미당(未堂) 서정주 선생을 들 수 있다. ‘선진편(先進篇)’을 보면 다음과 같은 얘기가 나온다. 공자께서 지나가시는데, 제자인 자로(子路)가 거문고[瑟]를 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음악이 군대에서 사용하던 음악으로 북쪽 변방의 살벌한 음색이 있어, 기질이 강맹하였다. 못마땅하게 여긴 공자님께서는 ‘어찌 내 집에서 그런 음악을 연주하는가?’ 하고 나무랐다. 그러자, 그다음부터 다른 제자들이 자로에게 불경스럽게 대하기 시작했고, 이에 공자님께서는 다른 제자들을 타일러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한다. “자로는 이미 그 경지가 마루에 올라 있다. 다만, 아직 방 안까지 들어오지는 못했을 따름이다(由也 升堂矣. 未入於室也).” 이후, 학문이건 예술이건 어떤 경지를 얘기할 때는, 승당(升堂)과 입실(入室)이란 단어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서정주 선생께서는, 시에 관한 한 자신의 경지는 ‘아직 승당(升堂)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겸손의 의미로 ‘미당(未堂)’이란 단어를 자호로 삼은 것이다. 그다음에는, 당호의 예로 다산(茶山) 정약용의 ‘여유당(與猶堂)’을 들 수 있다. 다산은 자신의 천주교 경력 때문에 많은 박해를 받고 마침내 벼슬을 내어놓고 물러나게 되었다. 잘못하면 또 다른 화를 당할 수도 있는 처지라, 자신의 당호를 노자(老子)의 15장에 나오는 “망설이기를[與兮] 겨울에 살얼음판 건너듯 조심하고, 겁내기를[猶兮] 사방 이웃을 두려워하듯 신중히 하라(여(與)는 코끼리, 유(猶)는 원숭이를 뜻함)”는 내용의 의미를 따서 ‘여유당(與猶堂)’이라 짓고, 조심 또 조심하자는 경구(警句)로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스승이 지어준 호의 예로 우리가 잘 아는 추사(秋史)를 들 수 있다. 추사의 스승은 북학파(北學派)로 유명한 정유(貞蕤) 박제가(朴齊家)다. 박제가는 연경에 갔을 때 담계(覃溪) 옹방강(翁方綱)의 집에서 강덕량(江德量)이라는 사람을 만난다. 강덕량은 옹방강에게 화도사 사리탑 글씨 탁본의 진본을 준, 유명한 금석학의 대가이자 예서(隸書)에 능한 서예가였다. 그런데 강덕량의 호가 ‘추사(秋史)’였다. 박제가와 강덕량은 서로 마음이 통해 친하게 지냈으며, 박제가는 강덕량이 보여주는 금석 속의 옛 글씨들에 깊이 매료되었다. 연경에서 돌아온 박제가는 16세 소년인 김정희에게 입이 닳도록 강덕량 이야기를 한 뒤, 그를 본받으라는 의미로 ‘추사(秋史)’라는 호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추사 김정희가 금석학(金石學)과 서예, 특히 그중에서도 예서에 힘쓴 것은 바로 이러한 강추사(江秋史)의 영향인 것으로 생각된다.
- 2017-12-2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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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우 브랜드 마케팅 그룹 회장, “콤플렉스가 힘이 되니, 인생이 엎치락뒤치락이에요”
- 아이디어 닥터, 트렌드 몬스터, 강연여행가, 브랜드 전문가…. 이장우 브랜드 마케팅 그룹 회장(62)의 여러 별칭이다. 이 별칭들엔 이장우 회장의 개인 브랜드 혁신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현재 전통제조업에서 IT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기업 7곳에서 고정·비고정의 급여를 받는다. 1년에 최소한 5~6회는 미래 유망 트렌드를 찾아보고자 해외 아이디어 탐방 여행을 가 브랜드의 촉과 감을 갈고 온다. 삶 자체가 ‘살아 있는 브랜드’로 부단한 자기 혁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을 햇빛이 투명한 어느 멋진 날, 인사동의 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화려한 컬러의 통 좁은 바지에 선글라스, 중절모는 물론 반지와 팔찌 등 액세서리 일습을 갖춘 그는 말 그대로 꽃중년 그 자체였다. 인터뷰 다음 날, 그는 인도로 3주간 홀로 명상연수를 떠날 예정이라며 한껏 부풀어 있었다. 보통 사람은 한 곳에서 월급을 받는 것도 좌불안석입니다. 무려 일곱 군데에서 급여를 받으신다니 부럽습니다(웃음). 퇴직 후 급여가 오히려 더 많아졌겠습니다. “돈의 재미를 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이 날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니까요. 현재 다섯 군데가 고정급여이고 두 군데는 비고정급여인데 늘었다가 줄었다가 합니다(웃음). 솔직히 퇴직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최고경영자들이 퇴직 즈음해선 쪼잔한 상념이 많아지거든요. 부러진 날개 신세에서 영웅담을 생각한다는 것은 뻥이에요. 하다못해 국민연금, 4대보험 문제는 어떻게 하나, 별 게 다 걱정이 됐어요.” 퇴직 후 바로 이장우 브랜드 컨설팅 그룹을 만드셨지요. 직원 한 명을 둔 미니 지식기업을 창직(創職)하셨습니다. 퇴직 후, 현직 때 마지막 연봉의 두세 배를 번다고 들었습니다. 성공 비결이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실정과 저의 현실을 냉정하게 본 것입니다. 조직 브랜드와 개인 브랜드를 헷갈리지 않은 것이지요. 퇴직 후 회사를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조직을 키우기보다 개인으로서 나, 이장우를 키우는 게 효과적이란 생각을 했어요. 규모의 경제에서 제가 대기업, 다국적 컨설팅 그룹과 경쟁하려 한다면 백전백패입니다. 그런 기업들의 CEO와 경쟁한다면 승부수를 던질 만하지요. 개인 브랜드로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퇴직 후 공황을 겪는 것은 조직 브랜드와 개인 브랜드를 헷갈려서입니다.” 퇴직 CEO들이 과거의 성공 스토리에 머물러 인생 2막 설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더군요. “강의, 컨설팅 모두 부단한 콘텐츠 개발 싸움입니다. 대중의 열광, 과거의 영광 모두 거품이고 잠깐이에요. 길어야 1~2년 가기도 힘들고 곧 고갈되지요. 강의는 말이 아니라 콘텐츠로 하는 것입니다. 말 못해도 콘텐츠 있으면 오래 갈 수 있어요. 콘텐츠 없이 말만 잘하면 금방 바닥이 나게 돼 있지요. 멀리 보고 깊이 보려면 끊임없는 공부를 해야지요. 저는 책 공부보다 여행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차원에선 스몰데이터, 감(感)이 브랜드 차별성이에요. ○○에서 들었다, 읽었다는 개인의 스몰데이터가 기업의 빅데이터를 이기기 힘들어요. ‘내가 직접 해봤다, 가봤다, 느껴봤다’를 이야기해야 먹히지요. 경쟁력은 기능이 아니라 나만의 느낌에서 옵니다.” 브랜드 전문가, 아이디어 닥터, 그리고 강연여행가로 별칭이 계속 진화하고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브랜드 연구는 제 평생의 업으로 한 일입니다. 여행은 콘텐츠 개발을 위해 하다 보니 어쩌다 본업이 돼버렸습니다. 사람들이 여행인문학 강의를 좋아하더라고요. 트렌드의 발상지, 원산지를 직접 방문해보자는 데서 출발했는데요. 요즘은 여행인문학으로 관심이 확장됐어요. 저는 관심의 촉, 미래의 촉이 느껴지면 배울 만한 곳이 어디에 있나 찾아봐 세계 어디든 직접 가보려고 합니다. 가령 2009년 도쿄 책방을 갔을 때의 일인데요. 트위터에 관한 책이 한 코너를 다 차지하고 있더군요. SNS가 뜨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미국 뉴저지 스테이트대학으로 공부하러 갔어요. 동양의 중년 남자가 그 먼 곳으로 한겨울에 SNS 공부를 하러 왔다니 학교에서 놀라더군요(웃음). 공부는 선(先)투자이자 선(善)투자예요. 공부하면서 계발하고, 계발하면서 공부해야지요.” 일반인이 ‘트위터’의 ‘트’란 말에도 익숙하지 않을 때 조기유학(?)을 한 덕분에 그는 SNS 브랜딩 홍보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또한 현재 페이스북 팔로워 6만 명. 카카오스토리 5만 명, 인스타그램 1만 명의 팬을 확보하는 기틀이 되었다. 그의 ‘본산지, 원산지 찾아 아이디어 탐방 삼만리’는 SNS에서 그치지 않았다. 프랑스 치즈학교, 미국 포틀랜드 커피 바리스타스쿨, 영국 수제맥주 학교, 이탈리아 전통 베네치아 파스타 학교 등 관심 분야도, 아이디어 탐방 지역도 무궁무진하다. 전국 방방곡곡, 아니 세계 도처를 누비며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손으로 익혔다. 말 그대로 ‘왔노라 보았노라 배웠노라’였다. 그곳에서 벌어지고 부딪치는 소소한 사고와 우연한 사건들. 그것이 경험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느낌이 되어 그만의 브랜드로 승화된다. 제가 소심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용이 먼저 걱정되는걸요. 항공비, 체재비, 게다가 연수비용까지 만만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버는 것의 20%는 자기계발에 투자한다는 주의입니다. 되도록 스폰서를 잡지 않고 제 돈으로 가는 게 원칙입니다. 후원을 받으면 여행 순서를 깨뜨리고 구속이 되거든요.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공부하는 데 2000만~3000만원 정도 들었어요. 결과적으로 강연, 컨설팅 요청이 들어와 투자한 것의 10배 정도는 뽑게 되더군요.” 그는 처음인 일을 나만의 것으로 차별화하면 브랜드가 된다고 말했다. 가령 커피 바리스타 강의를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커피와 맥주를 전문적으로 강의하는 브랜드 전문가는 흔치 않다. 흔히 “관광이 아닌 현지 체험, 풍경이 아닌 사람을 만나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 회장님처럼 여행을 즐기면서 아이디어 탐방 기회로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여행은 필연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연을 만나기 위해서 가는 것입니다. 일단 떠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가보세요. 너무 목적, 목적 하며 따지지 마세요.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틀에 갇히기 쉽습니다. 기회는 인과관계 밖에서 터져 나옵니다. 많이 가야 합니다. 삶은 가고 싶은 목적지를 갖는 것입니다. 여행은 꿈입니다. 꿈을 가져야 여행을 가게 되고, 여행을 가야 자꾸 꿈을 키울 수 있지요.” 이장우 회장은 “여행은 꿈이고 도전”이라며 “목적을 갖고 가지만, 가서 새로운 목적과 도전을 얻는 우연, 세렌디피티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목적지를 정하면 온갖 정보를 검색, 6개월 전부터 치밀한 계획을 짜지만, 막상 가서는 널널하게 현지에서 자유여행을 즐긴다”고. 사전 계획 때는 채우고, 막상 가서는 비운다. 말하자면 서양식 사고의 과학적 플래닝과 동양적 사고의 인문학적 여백의 결합형이다. 이번에 가는 인도행은 이름하여 소울 트립(soul trip). 트렌드의 촉을 읽으면 정통 원산지를 찾아 도전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다듬어 전달하고 퍼뜨린다. 그것이 바로 브랜딩 아니겠는가. 외국어가 가능하다는 점도 세계 도처 어디든 도전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를 포함해 6개 국어를 하시지요. 최근에는 힌두어, 라틴어까지 공부하신다고요. “새로운 언어를 하나 더 배운다는 것은 머리가 하나 더 생기는 일입니다. 언어를 한다는 것은 사고를 한다는 것이거든요. 여행한 곳을 더하면 새로운 마음의 눈이 하나 더 생기고요. 외국어 공부는 자기를 다른 세상으로 집어넣는 일종의 유체이탈 행위입니다. 리얼하지요. 비유하자면 번역이 사진 속 풍경이라면, 원어는 풍경 그 자체라고나 할까요. 아무리 인공지능 즉시 통번역 시대가 온다 하더라도, 외국어 공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리얼한 것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니까요. 그것은 단지 속도가 아니라 느낌의 문제예요. 앞으로 세상은 지식이 아니라 필(feel)의 경쟁시대가 될 거예요. 지식과 상식은 보편화돼 검색하면 나오니까요. 느낌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아요. 새로운 아이디어 탐방을 멈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요즘 문제되는 것은 세대 간 소통입니다. 기업 자문을 하실 때 신세대 직원들과 같이 일을 하셔야 할 텐데요. 그들이 어려워해 소통이 어렵진 않던가요. “제가 얼마나 신세대랑 잘 노는데요(웃음). 저는 나이듦을 장점으로 활용해요. 바깥바람 막아주지, 아이디어 아낌없이 공유하지, 성과 올려주지, 이들의 입장에선 ‘성과와 실력은 향상시켜주면서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일은 쉽게 풀어가면서 어려운 책임은 상대가 가져가고’ 당연히 좋을 수밖에요. 신세대가 저처럼 나이 든 멘토와 일하는 장점이지요.” 그는 세대 간 불통은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매력 자원이라는 무기의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신세대가 기성세대와 소통을 안 하는 것은 어렵거나 겁먹어서가 아니다. 기성세대를 무시해서다. 기성세대에게 배울 게, 물어볼 게, 아쉬울 게, 부러울 게 없다고 생각해서다. 기성세대가 신세대와 소통하려면 호통이나 비위 맞추기는 불필요하다. 그보다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은 재미와 의미를 갖고 일하지 않으면서 ‘나처럼 돼보라, 해보라’고 하면 누가 따르겠냐는 반문이다. 평생 재미와 의미로 점철된 흥미진진한 삶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에서의 ‘그늘’이 궁금합니다. “웬걸요. 제가 콤플렉스 투성이인걸요. 콤플렉스가 힘이 되니, 인생은 알 수 없어요. 단점이 강점이 되고, 엎치락뒤치락이에요. 집은 가난했고, 머리는 나빠 구구단도 못 외울 정도였어요. 다행인 것은 지식이 들어가기 힘든 대신 나가기도 힘들더군요. 외우는 데 오래 걸렸지만, 한 번 외우면 잘 안 잊어버렸어요. 그게 외국어 공부의 동력이 되었지요. 또 집이 가난해 구멍가게를 했고, 상고에 진학해야 했지요. 어렸을 때부터 물건 팔고 장사를 하다 보니 세일즈에 일찍 눈을 뜨게 됐어요. 머리 좋은 사람이 끝까지 하는 사람을 못 이겨요. 제 삶의 모토가 ‘긴 호흡으로 살자’입니다.” 이장우 회장과의 인터뷰를 떠올리며 원고를 한 자 한 자 치고 있었다. 마침 그의 블로그에 인도에서 쓴 따끈따끈한 새 포스트가 올라왔다. 아쉬탕가 요가의 요람인 인도 마이소르의 한 수도원에서 올린 사진과 글이었다. 검은색 뿔테 안경에 주황색 승려복을 걸친 모습이 얼핏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를 연상시켰다. “요가와 명상을 배운다는 사실이 설레었고, 그 느낌은 참 편안하고 좋았다. 영혼이 춤추는 세상을 찾아가는 새로운 배움의 여정임에 틀림없다.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명상과 요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by 이장우 어느 날 문득 그가 명상과 요가 브랜드 전도사로 새롭게 나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여행가 뒤에 붙을 그의 새로운 브랜드 네임이 문득 궁금해진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 2017-11-1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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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형의 한문 산책] ‘후목분장(朽木糞牆)’
- 를 보면, 수많은 공자의 제자가 나오지만 그중 재여(宰予)만큼 특이한 인물은 없다. 를 읽어보면 공자가 제자에 대해 험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나의 예외가 있는데, 그게 바로 ‘후목분장(朽木糞牆)’의 일화에 나오는 예다. 재여가 낮잠을 자자,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 없고, 썩은 담장에는 칠을 할 수 없다”와 같은 심한 말로 나무라는 장면이 나온다. 왜 성인(聖人)인 공자가 이런 심한 말을 했을까? 자세한 내막은 알 길이 없지만, 를 살펴보면 약간의 유추를 할 수 있다. 에는 재여가 공자와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세 번 등장한다. 첫 번째가 바로 ‘삼년상(三年喪)’과 관련한 논쟁이다. 어느 날 재여는 공자에게 삼년상이 너무 길므로 일년상으로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한다. 그러자 공자가 일년상으로 끝내도 마음이 편하겠느냐고 물었고 재여는 편안하다고 답한다. 공자는 마음이 편안하다면 일년상으로 하라고 하면서, “군자는 부모님의 상중(喪中)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이 없고, 좋은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고 좋은 음악을 듣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재여가 나가자 공자가 말했다. “재여는 참으로 어질지 못한 사람이다. 자식은 태어나서 삼 년이 지나야 부모의 품을 벗어난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삼년상을 치르는 예(禮)를 갖춘 것이다.” 즉 이때 그는 공자에게서 ‘불인(不仁)하다’는 딱지를 받은 것이다. 또 의 ‘옹야(雍也)’ 편을 보면 재여가 다음과 같은 고약한 질문을 하는 대목이 나온다. “어진 사람[仁者]이 있는데 누군가가 알려주며 말하기를 ‘우물에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것을 따라 우물에 빠져야 할까요?” 공자가 말하기를 “어찌 그렇게 하겠는가? 군자에게 가서 보게 할 수는 있지만 그를 속여 빠지게는 할 수 없으며, 속일지언정 우롱하지는 못하니라”라고 했다. 가만히 읽어보면 공자가 화가 난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가? 어진 사람이라면 마땅히 남을 도와야 하는데,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놓고 남을 도와야 하느냐는 발칙한 질문에 마땅한 대답을 내어놓지 못해 화가 나서 내뱉는 스승의 모습이다. 이외에도 의 ‘팔일(八佾)’ 편에 나오는 일화가 있는데, 대략 이상의 세 가지 일화를 종합해보면, 재여는 아주 똑똑하고 재기발랄한 제자이지만, 몹시 골치 아픈 제자였다. 묻는 질문마다 스승을 골탕 먹이려는 듯한 질문을 던지고 삼년상처럼 사실상 논리적으로도 맞고 현실에 부합하는 질문을 들이대면서 “스승님 말씀이 틀렸잖아요?”라고 따지는 어린 제자가 공자는 몹시 못마땅했을 것이다. 그런 제자가 열심히 공부해야 할 낮 시간에 단순히 조는 것도 아니고, 아예 드러누워 잠을 자고 있으니, ‘후목분장’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쓴 것으로 이해된다. 이런 스승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재여는 공자의 제자 중 가장 뛰어난 10명의 제자, 즉 ‘공문십철(孔門十哲)’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려놓는다. 그리고 그는 공자가 천하를 주유(周遊)할 때 공자를 계속 수행했으며, 공자의 명에 따라 제(齊)나라, 초(楚)나라에 사신으로 파견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그의 공을 후대에서 인정해, 당(唐) 현종(玄宗)은 그를 ‘제후(齊侯)’에 봉했고, 송(宋)대에는 ‘임공(臨公: 후대에는 제공(齊公)으로 개칭)’, 명(明)대에는 ‘선현재자(先賢宰子)’로 봉해지는 영광을 누린다. 하태형(河泰亨)>> 전 현대경제연구원장 아호는 양우(養愚).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와 KAIST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경영과학을 전공했다. 미국으로 유학하여 뉴욕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에 교수로 복귀하여 강의하고 있다, 오랜 소망이었던 서예와 한학을 다시 공부하게 됐다. 를 접하게 된 이후 국내외 문헌을 찾아가며 난정서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저서로는 가 있다.
- 2017-10-27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