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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전령사 ‘나무’] 봄나들이 도내 수목원 명소 5곳
- ‘수목원은 공원이 아닙니다’ 오산에 있는 물향기수목원 방문자센터 입구에 써 붙여 있는 말이다. 단순한 휴식처로 제공되는 숲이 아니라 연구하고 보존해야 할 나무를 가꾸는 곳이니만큼 험하지 않게, ‘살살 다뤄달라’는 얘기다. 또 한편으로 최근의 수목원의 역할을 생각하면 조금 다른 말로 다가오기도 한다. 과거 단순한 연구용 살림이었던 수목원이 속속들이 일반인 관람을 허용함에 따라 나무를 살펴보고 또 나무에 둘러싸여 바쁜 삶을 쉬어가려는 사람들이 북적인다. 성큼 다가온 봄에 발맞춰 수목원의 나무와 꽃들도 하나, 둘 깨어나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경기지역 수목원들은 자연과 어우러진 갖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수목원별로 특징을 살려 다채로운 볼거리를 준비했다. 수목원은 공원이 아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나무와 야생화가 즐비하고 이들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해설지원, 체험교실부터 캠핑까지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올봄엔 나에게 꼭 맞는 ‘힐링’을 찾아 수목원에 가보는 게 어떨까. ◇ 오산 물향기수목원 아기자기하게 구성돼 한가지씩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한 수목원이다. 덩굴성 식물, 즉 만경식물로 구성된 만경원은 아치문을 지나며 등나무와 담쟁이덩굴을 올려다볼 수 있고 생태적으로 습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습지생태식물원은 나무로 만든 길을 따라가면서 습지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물방울 모양 온실에서는 망고, 바나나 등 아열대 식물을 사시사철 만날 수 있으며 물속과 물가, 물 위에서 사는 모든 수생식물을 살펴볼 수 있는 수생식물원도 있다. 나비,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물방개 등 곤충의 각종 서식지와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곤충생태원, 닭ㆍ공작ㆍ오리 등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관상조류원 등은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초등학생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일주일 전 예약 신청자에 한해 수목원 해설프로그램을 실시하므로 미리 신청하면 다채로운 관람코스를 흥미진진한 해설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 포천 국립수목원 국내 최고의 산림생물종 연구기관이지만 각종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우선 수목원 방문객이면 누구에게나 사전예약 없이 숲해설가의 인솔에 따라 1시간 정도의 숲해설, 박물관해설, 열대온실해설을 제공하고, 짧은 안내를 원하는 방문객에게는 매시 정각마다 하루 7번씩 시설 및 전시원 등의 위치안내와 자유관람 방향 및 관람코스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5분 동안 해준다. 자유로운 관람을 원하는 관람객은 자동안내해설기를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수목원 곳곳에 적힌 표찰 번호를 누르면 자세한 해설이 나온다. 또 수목원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새들에 대해 배우고 관찰하는 광릉숲 산새탐험과 임산부를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숲을 활용한 심신 안정 및 태교 등 산림체험 프로그램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이 외에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기형 산림교육 프로그램과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서 연계 산림체험 프로그램, 소외계층에 대해 휴원일을 포함해 무료입장하도록 하고 다양한 산림체험교육도 마련돼 있다. 천연비누 만들기, 한지공예, 천연염색 등 다양한 산림문화체험강좌도 흥미를 갖기에 충분하다. ◇ 가평 꽃무지풀무지 수목원 숲 속에 캠핑장을 마련해 현장체험학습을 한 뒤 야생화에 둘러싸여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수목원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야생화를 중점적으로 보전함에 따라 야생화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야생화 주변의 나무와 새, 곤충, 개구리에 둘러싸여 자연을 만끽하는 숲해설을 기본 프로그램으로 삼고 원하는 관람객에 한해 흙도자기에 야생화를 직접 심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식물의 성장을 살펴보거나 나뭇조각에 나비와 잠자리, 꽃 등을 표현해 직접 목걸이를 만들 수도 있다. 또 천연재료를 이용한 나무인형 만들기, 올챙이 연못에서 올챙이 잡기 등도 가능하다. 10년간 가꾼 수목원 안에서 야생화와 함께 하는 캠핑은 이곳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이다. 자연 속에서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캠핑족을 위한 장소로 샤워장과 화장실, 개수대가 따로 마련돼 큰 불편 없이 캠핑이 가능하다. ◇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한국식 정원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자 하는 관람객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수목원이다. 특히 4월부터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 절로 탄상을 자아낸다. 수목원이 자리한 축령산에 자생하는 식물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증식, 보존하고 있는 희귀 멸종 식물을 들여와 자생식물 2천종, 외래식물 3천종 등 총 5천여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야생화정원과 무궁화동산에는 우리나라 자생 야생화 1천여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품종인 독일계 아이리스 800여종이 피어나는 아이리스 정원은 5월 말과 6월 초에 가장 아름답다. 암석지 사이에서 자라는 각종 고산식물 230여종을 비롯해 무궁화 200여종, 백두산의 희귀 야생화 300여종, 한국정원의 모란 40여종 등 그 어느 곳보다도 화려하고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다. ◇ 안양 서울대 관악수목원 관악산 자락에 자리 잡아 경관이 빼어난 서울대 관악수목원은 등산 일정과 함께 잡아 ‘맛보기’로 둘러보기 좋다. 원래는 평일 중 숲해설가를 동반한 단체 예약자에 한해 관람을 허용하지만, 관악산에서 안양예술공원으로 하산하는 길목인 수목원 후문이 개방되기 때문이다. 개별적으로 통과할 수 없고 수목원내 희귀식물과 보호식물의 훼손을 막기 위해 주 탐방로를 제외한 구간 출입이 통제되긴 하지만 후문에서 정문까지의 주통로가 1.5㎞에 달해 야생화와 희귀한 수목을 둘러볼 수 있다. 1700여종의 식물 10만본을 살펴보고 싶다면 사전예약을 해야한다. 인솔교사나 숲해설가와 동행해 방문예정일 한 달 전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경기일보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 2014-03-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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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전령사 ‘나무’] 수줍은 꽃망울… 파릇파릇한 새순… 올 봄엔 저를 꼭 사가세요
- 지금으로부터 600여년 전 조선 성종이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일군 봄날은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가 당나라를 한반도에서 몰아낸 날이었다. 그리고 그날이 때마침 24절기의 하나인 청명 무렵이었다. 나무 심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4월5일, 식목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와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지구온난화로 겨울은 한 발짝 빨리 물러가고 봄도 일찍 찾아와 기온이 높아진 탓에 나무가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고사하기 쉽기 때문이다. 나무시장이 3월 초부터 문을 여는 이유다. 산림조합은 경기지역 18곳에 나무시장을 열고 다양한 묘목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봄을 맞은 춘(春) 3월, 눈을 틔우며 누구보다도 먼저 봄을 알리는 나무들을 만나러 화성에 있는 나무시장을 찾아갔다. ◇ 경기지역 곳곳에 나무시장, 나만의 나무 찾기 봄바람이 살랑대는 3월 중순, 화성시 반정동에 있는 나무시장에 들어서자 키 작은 숲을 찾은 걸리버가 된 느낌이다. 온갖 종류의 나무가 다 있었지만 대부분이 묘목인데다 성목이래봤자 1~2m 선에서 그치기 때문이다. 나무는 종류별로 유실수와 조경수, 관목 등으로 끼리끼리 한데 모여 이름과 가격이 적힌 푯말 옆에서 ‘나를 사가요’라며 외친다. 과일나무와 꽃나무는 이제 막 눈을 ‘뜨고’ 봄기운 속에 깨어나는 듯했고, 늘 푸른 소나무에서는 파릇한 기운이 물씬 풍긴다. 체리나무, 보리수, 살구나무, 석류나무 등 가느다란 몸을 10주씩 한데 묶은 과실수 묘목은 비슷한 듯하지만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 보면 빛깔과 굵기가 저마다 다르다. 눈, 코, 입이 똑같이 있어도 생김새가 천차만별인 사람들처럼, 대와 가지, 이파리를 가진 나무들도 생김새가 제각각이다. 한꺼번에 찍어내 만드는 공산품이 아닌, 살아서 숨 쉬는 식물만의 매력이다. 나무시장은 작은 수목원과도 같다. 사과나무, 소나무, 철쭉 등 친숙한 나무도 많지만 이름도 모양도 낯선 독특한 나무도 여럿이다. 버드나무처럼 늘어진 가지에 잎이 달려 붉게 쏟아져 내리는 풍성한 단풍을 자랑하는 수양단풍, 가지가 황금을 두른 듯 샛노란 빛을 띠어 돈이 들어온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황금회화 등 신기하고 또 진귀한 나무들이 저마다 맵시를 자랑한다. 4월부터는 각양각색의 꽃이 알록달록한 빛깔로 봄을 수놓으면서 꽃구경하기 이만큼 좋은 곳도 없을 정도다. 성격 급한 산수유는 이미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고 명자나무는 눈 하나에 꽃망울세 개를 담고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었다. 지난 3일 문을 연 이 나무시장은 다음 달 30일까지 600여종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나무시장을 안내해 준 화성수원오산산림조합 이정현 기술지도과장은 묘목을 두루 갖춘데다 시중보다 저렴하고 품종이 보장돼 하루에도 500명 안팎이 시장을 찾는다고 귀띔했다. “산림조합 나무시장에서 판매되는 나무는 조합원들이 직접 키워 판매하는 믿을 수 있는 향토품종으로 시중보다 20~30% 저렴해요. 20년 동안 봄마다 나무시장을 열다 보니 손님도 꾸준히 늘어 작년에는 10만주가 팔렸고 매출도 4억원대를 기록했어요.” 나무시장에서 판매되는 묘목은 한 주당 2천원에서 4천원 수준이며 4ㆍ5년생 성목은 1만5000원부터 10만원까지 400여종을 갖췄다. 화분에 담긴 꽃 100여종도 500원에서 2000원에 판매한다. 요즘엔 ‘웰빙’이나 ‘힐링’이 유행하면서 가꾸기 편하면서도 몸에 좋은 열매를 맺거나 효과가 있는 나무가 특히 인기다. 아토피에 좋은 편백나무, 향이 천리까지 간다는 천리향을 비롯해 블루베리, 꾸지뽕나무 등 약용수를 찾는 사람이 많다. 이름만 알던 나무를 한가지씩 둘러보며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가족, 정원에 심을 관목을 꼼꼼히 고르는 노부부, 유모차를 끌고 와 꽃구경하는 주부 등 나무시장을 찾는 손님도 나무처럼 각양각색이다. 마당에 심을 매실나무를 사러 왔다는 유영순씨(63ㆍ여)는 “주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손님이 많아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 평일에 나무시장을 찾았다”며 “바람쐬는 기분도 들고 좋은 나무를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매해 나무시장에서 나무와 꽃을 산다”고 말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게 아직 어색하기만 한 사람들에게 이 과장은 ‘나무는 애완동물처럼 여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과장은 “나무는 내버려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명이 있기 때문에 무심코 방치했다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며 “애완동물이 배가 고프면 밥을 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는 것처럼, 나무도 관심을 갖고 돌보면 말 그대로 무럭무럭 자라 건강한 기운을 아낌없이 내뿜는다. 좋은 묘목이야 나무시장에 많으니 마음껏 골라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일보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 2014-03-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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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힐링] 과일은 못 생겼지만, 쓸모가 많은 나무
- 모과나무의 종소명 시넨시스(sinensis)는 중국이 원산인 것을 나타내며, 중국에서는 2,000년 전부터 열매를 약제로 사용했다. 모과나무가 우리나라에서 과수로 식재된 기록으로는 조선시대 광해조 때 허균이 쓴 에 예천에서 생산되는 맛있고 배같이 즙을 많은 과일로 소개되어 있다. 당시의 모과는 맛있는 과일로 소개되어 있지만, 사실 모과는 과일이면서도 과육이 석세포로 되어 있어 생식을 할 수 없어 과일대접을 받지 못 하고 있다. 하지만 모과의 향기만은 어느 과일이나 꽃에 비길 데 없이 좋아서,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는 선비의 문갑 위에 한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금도 모과가 나오는 철이면 승용차 안의 방향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모과를 보고 세 번 놀란다고 한다. 먼저 못 생긴 열매를 보고 한번 놀라고, 그 다음에 향기로운 향에 한번 더 놀라고, 마지막으로 열매의 떫은 맛에 깜짝 놀란다고 한다. 모과란 이름은 중국이름 목과(木瓜)가 발음하기 편한 모과(木瓜)로 변한 것으로, 나무[木]에 참외같은 열매[瓜]가 달린다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하지만 매끈하게 잘 생긴 참외와는 달리 울퉁불퉁하고 못 생긴 과일로 이름이 나 있다. 그래서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생겼고, 못생긴 사람을 가리켜 ‘모과같이 생겼다’라고 한다. 10월에 노랗게 익는 모과는 향기는 좋지만 과육이 딱딱하고 신맛이 강해서 생으로 먹을 수는 없다. 차, 잼, 과일주로 만들어 먹는데 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데는 모과차를 최고로 친다. 이 외에도 감기,천식,토사,곽난,각기 등에 효과가 좋은 민간약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 나무의 재질이 붉고 치밀하며 광택이 나기 때문에 고급 가구재로 사용되었다. 모과나무로 만든 장롱을 화류장(樺榴欌)이라 하여, 자단(紫檀), 화류(樺榴) 등으로 만든 진품 화류장의 모조품으로 화류장 구실을 했다. 놀부가 흥부 집에 가서 얻어가는 화초장도 바로 이 모과나무로 만든 장롱이다. 연분홍색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오래될수록 껍질이 비늘 조각처럼 벗겨지는 수피도 운치가 있기 때문에 예전부터 정자목으로 많이 활용되었다. 청원 연제리의 천연기념물 제522호 모과나무를 비롯하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모과나무인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 용수리에 있는 수령 1,000년을 헤아리는 노거수 등 보호수로 지정된 것도 20여 그루에 이른다. 이러한 모과나무가 최근에 조경수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조상들이 남겨준 노거수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못 생겨서 비난 받고, 잘 생겨서 수난 받는 모과나무의 불편한 진실이랄까.
- 2014-03-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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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힐링] 아빠, 저 나무는 왜 우물에 갇혔죠?
- 요새 7살 된 아들의 다리에 힘이 부쩍 들어갔다. 저번 태권도도장에서 칭찬스티커를 받았다고 자랑을 해서 무엇 때문에 받았냐고 물어보니 발차기를 잘해서라고 씩씩하게 대답한다. 그래서 손바닥을 대보니 고함인지 기합인지 모를 이상한 소리와 함께 발차기를 하는데 손바닥이 제법 아려왔다. 때리는 힘은 어느 정도 된 것 같은데, 지구력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가까운 동네 뒷산에 가기로 하였다. 신나게 앞장서서 걸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아들이 뒤돌아 뛰어오면서 내 손을 잡아끈다. 그리고 신규로 식재된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 저 나무는 왜 우물에 갇혔냐고 물어본다. 사진에 보이는 식재지는 과거 묘지가 있었던 자리로 보인다. 묘지를 이장하고 관리차원에서 나무를 식재한 곳인데, 아들 눈에는 주변 석축으로 인해 나무가 우물안에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과거 묘지였지만, 혹은 묘지가 아니었다 해도 석축이 아니었으면 저 정도의 경사지에는 성목을 심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교목의 경우는 1:2이상의 경사만 되어도 식재부적지이다. 왜냐하면, 식재후 약간의 문제(산사태, 강우에 의한 쇄굴 등)만 있어도 뿌리분이 흔들리거나 뿌리가 공기중으로 노출되기에 고사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재지 주변으로 성토나 절토를 하여 경사를 완만하게 한 후 식재를 하여야 수목의 활착율을 높일 수 있다. 기존 수목 주변으로 성토나 절토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성토를 하는 경우 계획고가 기존지반보다 높아져 수목의 밑둥이 흙에 묻히게 되면 이로 인하여 뿌리호흡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고사하게 되는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수관폭의 1/2~3/4만큼은 남겨두고 그 주위로 수목의 밑둥이 흙에 묻히지 않도록 비탈면이나 석축등을 조성하여 수목에 공기나 수분, 양분등이 잘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또 수목 주변으로 절토를 하는 경우 기존 수목의 뿌리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수목의 수관폭 아래부분은 지형 변화를 최소화하고 깍은 부분은 완경사면이나 석축을 조성해 토사유출을 최소화한다. 또 수목을 보호하기 위하여 절토 높이는 1.5m이하로 해야 한다. 이렇게 기존 수목주변으로 성토나 절토를 해서 나무수세에 손상을 끼쳤을 경우 수목상태를 봐서 가지치기, 약제 살포, 수간주사, 방진막설치 등의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밖에 배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기존 수목 주변으로 유공관을 설치하거나 통기관을 설치해서 뿌리호흡을 돕고 토양의 보습성을 높여서 나무의 활력을 높이는데 주력하여야 한다. “나무주변에 있는 저 돌들은 나무 주변 땅들을 평평하게 해주려고 놓인 거란다. 민재도 땅이 기울어져 있으면 서있기 힘들잖아. 나무도 마찬가지란다. 그리고, 비가 왔을 때 나무주변의 흙들이 휩쓸려 나가서 뿌리가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란다.” “아빠 저 나무는 저번에 알려주었던 나무목발이 있는 것으로 봐서 심은지 얼마 안 되었나 보다. 히히. 나 잘알지.” 나이 한 살 먹었다고 제법 대화가 되니 기분이 좋다.
- 2014-03-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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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힐링]심장 기능 돕고 기침 가라않히는 은행나무
- 19세기의 위대한 발견 중 하나인 아스피린. 독일의 화학자인 호프만이 아버지의 고통을 줄이기위해 버드나무 잎과 껍질을 이용하여 해열 진통제인 아스피린을 발견했다. 최근 겨울이면 해년마다 우리나라 축산 농가를 긴장시키고 피해를 주고 있는 조류독감의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중국남부에서 자생하는 스타아니스(팔각)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이용해서 만들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종류는 지금까지 175만종이 밝혀졌는데,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수는 약 10만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중 식물은 4310종정도다. 그러나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약효나 이용방법이 개발된 식물은 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니니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그 중 우리나라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나뭇잎을 책갈피 속에 끼워두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추억을 꿈꾸던 나무가 은행나무다. 은행나무에는 플로보노이드가 들어 있어서 유충이나 곰팡이 바이러스들을 살균, 살충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책을 오래 보관하게 해준다. 은행나무는 약 2억년전인 중생대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온 나무로 은행나무과에는 은행나무만이 유일하게 현존하는 종이며 다윈은 은행나무를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익혀서 먹으면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를 늘리며 기침과 천식을 가라앉힌다. 본초강목과 중약대사전에서는 심장의 기능을 돕고 설사를 멎게하며 야뇨증 냉증 주독해소 강장작용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은행잎 추출물은 현기증, 이명, 두통, 기억력상실, 집중력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은행잎은 다른 나라 은행잎에 비해 효과나 성분이 10배 이상 높다고 한다. 한때는 외국에 수출까지 하던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은행잎 추출물을 이용해 개발된 징코민은 혈액순환촉진재로 혈소판이 응고되지 않도록 점도를 낮추어주고 혈관을 확장하는 역할로 인해서 심장병을 예방하기도 하고 당뇨병으로 피가 굳어져 괴사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한다. 중국의 마오쩌둥도 평소에 은행잎을 달여 먹으면서 건강을 유지했다고 한다. 은행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잔주름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은행잎에 들어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세포막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기도 해 화장품원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열매는 당질, 지방질, 단백질이 주성분이며 카로틴, 비타민, 칼슘, 칼륨, 인, 철분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술안주로 많이 이용되고 최근에는 은행이 첨가된 소면, 칼국수, 과자류로 개발되고 민간요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나무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나무가 용문산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다.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세자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슬픈 여행길을 가는 중에 심었다 하기도하고 신라의 고승인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고 간 것이 나무로 되었다고도 한다. 이제 완연한 봄이 되어 꽃 봉우리들이 살포시 올라오고 있다. 봄이 되면 우리주변에 약이 되고 우리건강에 유용한 나무 한그루씩 심어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지키는데 일조했으면 한다.
- 2014-03-1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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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힐링]매화나무에 꽃이피면...
- 매화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이다. 높이는 3~5m이며 잎은 달걀모양이고 끝이 길게 뾰족하고 잎 가장자리에는 가는 톱니가 있다. 꽃은 이른 봄에 잎보다 먼저 피면서 보통 잎겨드랑이에 1~3 송이가 달리며 꽃 빛은 백색, 담홍색, 홍색 등 품종에 따라 여러 색깔로 핀다. 개화기는 2~4월이고 꽃잎은 보통 5 장이고 향기가 좋다. 봄은 찬미의 계절이요 여름은 생리의 계절이며, 가을은 성숙의 계절이고 겨울은 사색의 계절이다. 그래서 매화는 무언가 생각하는 것이 있어서 뜻을 나 눌 수 있다. 꽃을 생각 할 때 매화는 무언가 피는데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 다음은 일본사람의 시인데 흥미가 있다. 매화는 모든 꽃에 앞서서 피는 까닭에 백화괴(百花魁)또는 화괴(花魁)또는 화형(花兄)이라는 이름을 얻고 있다. 옛 책에는 매화의 종류로서 쌍매(雙梅), 수지매(垂枝梅), 녹악매(綠?梅), 자매(紫梅), 동심매(同心梅), 추지매(?枝梅), 홍매(紅梅), 주매(朱梅), 백매(白梅), 야매(野梅), 춘고초(春告草) 등 이름이 많다. 매화를 호문목(好文木)으로 말하는 것은 매화가 시객들의 친구로서 잘 지내 왔기 때문일까, 다음 동야시(冬夜詩)에서 호문목의 뜻을 잘 짐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옛 그림에도 매화를 소재로 한 것이 많다. 김명국(金明國)의 탐매도(探梅圖)는 17세기 중엽에 비단에 채색한 것인데 대지팡이를 든 은사(隱士)가 매화꽃을 시자(侍者)와 함께 완상하는 한적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조속(趙涑)의 매작도(梅鵲圖)또한 17세기 전반에 족자 종이에 수묵으로 그린 것인데 매화나무 늙은 가지에 한 마리의 까치가 꼬리를 내린 채 앉아 있다. 강인한 매화나무의 늙은 줄기에 가시처럼 난 작은 가지 위에 매화가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명품이다. 조희룡(趙熙龍)의 매화서옥(梅花書屋)에 나타난 매화나무는 키가 높고 줄기가 굵으며 흰 꽃이 만발해있다. 그래도 못 다해서 서재 꽃병에는 일지매(一支梅)가 꽂혀 있다. 중국의 도(陶), 하(夏), 당(唐)의 3대의 군신을 식물로 보고 매화를 도(陶)의 열왕과 영왕에 비유하고 모란으로 하(夏)의 문왕을, 그리고 연꽃으로 하여금 당(唐)나라의 영왕에 비유했다. 이것을 보면 나라가 잘 되고 못되고는 좋은 신하를 둔다는 것 그리고 왕의 현명한 판단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여기에 매화나무의 나라가 오래가지 못하고 쓰러진 것은 서운한 일이다. 그러나 매화꽃은 어느 때인가는 떨어질 것을 생각하면 올 것이 오고 만 느낌이다. 매화나무의 꽃이 피면 이제 봄이 올 것을 짐작한다. 월력을 머리 옆에 두고 있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매력이란 말이 생겼다. 초여름의 장마철을 매우라고 하는데 이는 매실이 익을 때라고 해서 그렇게 불렀을지도 모른다.매화나무 매(梅)자는 중국에서 메(mei)라고 발음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매」]라고 말하고 일본사람들은「우메」라고 말하는데 이것도 메(mei)기원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꽃이 좋고 열매가 값비싸기 때문에 모두들 더 관심을 가질 만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과 반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면 매화나무를 곁에 두든지 또는 그것을 마음에 두어야 할 것이 아닌가.
- 2014-03-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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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힐링]각종 전설 간직한 기암 가득한 '용화산'
- 국립용화산자연휴양림은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고성리에 위치한다. 서울과 원주에서는 2시간 이내면 충분히 도착되는 도심과 가까운 휴양림 중 하나다. 서울과 원주에서 용화산자연휴양림을 가는 길은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중앙고속도로(춘천방향)를 이용, 춘천IC에 내려 5번 국도로 시내를 통과한 후 화천방향으로 이동한다. 북한강 옆으로 화천방향 407번 지방도를 이용해 20분 정도 이동하면 용화산자연휴양림으로 진입하는 이정표가 나온다. 산에서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용화산(龍華山)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용화산성, 용화사, 용흥사 등이 있고, 준령 북쪽의 성불령에 성불사 터가 있다. 용마굴, 장수굴, 백운대, 은선암, 현선암, 득남바위, 층계바위 등 각종 전설을 간직한 기암이 많고, 폭포도 6개나 되어 경치가 아름답다. 인근 주민의 정신적 영산(靈山)이자 명산으로 옛날에는 가뭄이 들면 화천군에서 군수가 제주(祭主)가 되어 기우제를 지냈다. 지금도 해마다 열리는 용화축전 때 산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용화산 남동쪽 자락에 위치하는 국립용화산자연휴양림은 빙벽 및 암벽등반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시작할 수 없다. 깊은 계곡에 위치해 있으며, 춘천 특유의 추운 날씨로 계곡이 금방 얼어버린다. 단단하게 얼어버린 계곡에는 천연 빙벽체험장이 생겨난다. 용화산자연휴양림 계곡은 길고 깨끗해 여름철이면 많은 피서객들로 계곡을 메운다. 며칠 전 내렸던 눈이 계곡의 크고 작은 바위에 소복이 쌓여 있어 손으로 그린 그림처럼 아름다운 겨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006년 개장되어 쾌적한 산림휴양시설을 자랑한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휴양림까지 이어진 소나무숲이 휴양림의 멋진 모습을 한층 높여주며, 용화산 자락의 사여령 고개로 가는 등산로 우측에는 쭉쭉 뻗은 낙엽송이 대면적으로 조림되어 있어 등산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다. 단체 이용객을 위한 숲속 수련장은 6인실, 7인실, 10인실과 세미나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련장 앞에는 운동장이 있어 단체운동 경기를 할 수 있다. 용화산자연휴양림은 야영객을 위한 일반야영데크(18개), 오토캠핑장(9개), 몽골텐트(9개)를 갖추고 있다. 야영장이 계곡과 바로 연접해 있어 여름철에는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용화산자연휴양림은 야경이 참 아름답다. 물론 야간조명이 야경 등급의 90%를 차지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숲과 객실 그리고 가로등의 환상적 조합을 이루고 쾌적한 자연환경이 그것을 뒷받침해줘 더욱더 아름다운 것 같다. 용화산자연휴양림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화천에는 겨울철 유명한 축제가 열린다. 그래서 그 축제에 참가하고 휴양림에서 아늑한 휴식을 취하는 인파들로 용화산자연휴양림은 1월에는 성수기 못지않은 인파로 붐빈다. 화천 산천어축제는 1월 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데 화천천이 두껍게 얼어 그 얼음을 뚫고 낚시를 한다. 어른 팔뚝 만한 산천어들이 잡혀 체험하는 이들이 지루하지 않아 보인다. 평일인 데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몰려 겨울철 인기 축제임을 실감하게 한다.
- 2014-02-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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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힐링]이른 봄 잔석 속에 피어나는 정열의 꽃 ‘동백’
- 동백나무의 속명 카멜리아(Camellia)는 예수회의 선교사이자 식물채집가인 카멜(Kamel)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는 필리핀의 루손섬에서 동백나무를 채집해 스페인으로 가져가 본국의 여왕 마리아 테레사에게 바쳤다고 한다. 종소명 자포니카(japonica)는 원산지가 일본임을 나타낸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중국이 동백나무의 원산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백나무의 중국 이름은 ‘산에 사는 차나무’라는 뜻의 산다(山茶)다. 동백나무가 차나무과에 속하며, 나뭇잎이 차나무와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전에는 동백나무의 잎도 차로 달여 마셨다고 한다. 꽃 또한 차나무의 꽃과 닮았다. 18~19세기경 유럽에서는 동백꽃의 인기가 대단했는데, 파티에 항상 동백코르사주가 등장했다고 한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서자인 뒤마 피스는 자신이 파리의 사교계에서 만난 고급 매춘부 마리 뒤플레시스와의 추억을 되살려 ‘동백꽃의 여인’이라는 연극 대본을 썼다. 작곡가 베르디는 파리에 머물 때, 이 연극을 보고 크게 감명받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작곡했다. 당시 유럽에는 동백꽃이 엄청나게 인기가 있어서, 오페라의 주인공인 비올레타가 등장할 때는 언제나 가슴에 동백꽃을 꽂고 나왔다고 한다. 이처럼 동백꽃은 언제나 아름다운 여인과 함께 등장한다. 이 오페라를 일본에서 수입해 번역할 때 ‘춘희’(椿姬)라 했으며, 이것을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춘희’의 본래 의미는 ‘동백꽃 아가씨’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자 춘(椿)자가 차나무과 소속의 동백나무가 아니라, 멀구슬나무과 소속의 참죽나무를 의미하므로 ‘참죽나무 아가씨’라는 의미를 갖는다. 마치 사과 아가씨, 고추 아가씨, 감귤 아가씨와 같이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하는 미인 같은 느낌이 든다. 동백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자생하며, 특히 해안이나 도서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예로부터 동백꽃은 상류층에는 애완의 대상이었으며, 동백기름은 여인의 삼단 같은 머릿결을 윤기나고, 단정히 다듬는 머릿기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동백꽃의 야생종은 홑꽃이며, 꽃빛깔은 붉은색이다. 일본에서 개발한 원예종에서는 흰색, 분홍색 등이 있고, 꽃잎도 겹꽃, 중겹꽃, 대륜, 소륜 등 종류가 다양하다. 동백의 특징은 아름다움은 붉은 꽃, 광택 나는 잎, 매끄러운 줄기를 꼽을 수 있다. 이른 봄 잔설 속에서 피어나는 붉디붉은 동백꽃은 비련의 여인의 아름다운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 2014-02-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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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힐링]혹독한 세월의 시련을 이겨낸 증거 '나이테'
- 2013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2014년 새해가 밝았다. 가족들과 함께 아침을 먹던 중 나이에 대해 큰아이에게 설명했다. “오늘부터 민재는 7살이 되었으니까, 동생과 싸우지 말고, 할머니 말씀 잘 들어야 한다.” “왜요? 어제 6살이었는데, 오늘은 왜 7살이에요?” 아이와의 설전이 또 시작되었다. “음… 사람들이 그렇게 정했어. 1년에 한 살씩 먹는 것으로. 그리고 오늘이 나이를 먹는 날이야.” “그럼 아빠가 좋아하는 나무도 한 살을 먹은 건가요?” “아니. 나이테가 만들어져야 하니, 나무는 겨울이 지나야 한 살을 먹는단다.” “나무는 사람이 아니라서 지금 나이를 못 먹는 건가요? 그리고 나이테는 뭐예요?” 나무의 나이를 아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나이테(annual ring·年輪)를 이용하는 방법과 탄소동위법을 이용한 방법(이 방법은 국내에서는 잘 안 쓴다)이다. 이 중 나이테를 이용해 수령을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나무를 잘라서 나이테의 수를 직접 세는 방법이다. 둘째, 생장추(Increment borer)를 나무의 중심으로 향해 돌려 넣고 목편(木片)을 뽑아내 나무 중심까지의 나이테를 세는 방법이다. 셋째, 수령측정기(Registograph)를 이용해 수령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생장추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하며, 나무에 센서가 달린 송곳을 삽입하면 춘재(春材)와 추재(秋材)로 구분된 나이테를 그래프로 볼 수 있어 편리하다. 반면 센서가 약해 노거수같이 심재가 단단한 목재는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 외의 방법으로는 흉고직경을 측정하고 이 수치를 추정식에 대입해 나이를 추정하는 방법이 있다. 나이테가 생성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4계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봄·여름에는 빠르게 크고, 겨울에는 서서히 성장하다 보니, 봄·여름은 줄기의 물관 구성 부분이 빨리 자라 엷은 색깔을 띠게 되고(춘재), 겨울에는 생장이 더뎌 짙은 색깔을 띠게 된다(추재). 이렇게 다른 색깔의 고리가 한 쌍이 되어서 나이테를 이룬다. 그래서 나이테는 혹독한 추위(시련)를 잘 이겨냈다는 증표이기도 하다. “민재야, 나무는 여름에 많이 자라고 겨울에는 추워서 조금만 자라거든. 그때 선이 하나씩 만들어진단다. 이 선 하나가 나무의 나이 한 살을 말하고 그 선을 나이테라고 한다.” 설명이 어려웠는지 묵묵히 밥만 먹는다. “무슨 말인지 알겠니?” “아니, 잘 모르겠어요. 그러면 나에게도 나이테가 있어요?” 벽에 있는 달력을 가르키며 답을 이어간다. “사람은 나무가 아니니 없지만, 저 달력이 12월이 되고 쓸모가 없어지면 한 살을 먹는단다.” 조금 이해됐다는 듯 큰아이가 밥도 안 먹고 내게 집중한다. 그러다 또 질문거리가 생겼는지 눈이 반짝거린다. “아빠! 저는 제 나이가 궁금하면 아빠에게 여쭤보면 되잖아요. 그런데 나무는 말도 못하고, 나이가 몸 안에 있는데, 자기 나이를 어떻게 알아요?” 차마 설명은 못 하고 혼자 속으로 말했다. ‘아들아, 나무는 자기 나이가 궁금하지 않단다. 어쩌면 나이테가 생기게 하는 겨울도 나무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수많은 날들 중 하나일 거야. 왜냐하면 나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존재이니까. 그러니 나무를 대할 때는 존경해줘야 한단다. 내가 겪는 시련은 나무가 겪는 것보다 훨씬 하찮은 것이니까.’
- 2014-02-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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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와 힐링]정월대보름 부럼으로 사용하는 우리 임산물 '잣'
- 올해는 설이 예년에 비해 보름 정도 일러 2월 14일이 정월 대보름이다. 우리 선조들은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소망이 가득 담긴 대보름 음식으로 오곡밥, 복쌈, 진채식, 귀밝이술, 부럼 등을 먹었다. 보름과 관련해 온 가족이 집안에 등불을 켜놓고 밤을 세운다는 기록이 있다. 오곡밥은 지방·집안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주로 여섯 가지 곡식을 넣어 지어 먹는다는 뜻에서 곡식의 총칭인 오곡이란 말을 사용했다. 복쌈은 밥을 김이나 취나물에 싸서 먹는 것이다. 진채식은 취, 고사리, 고비, 시래기, 가지 등을 가을에 말려 뒀다가 보름에 삶아 먹는 것을 말하며 동국세시기에 청주 한 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기록돼 있어 이를 귀밝이술이라고 한다. 특히 정월 대보름날 부스럼을 깬다 하여 밤, 호두, 대추, 잣 등을 깨물며 일 년, 열두 달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축원했다. 우리 조상들이 과거부터 액운을 물리치고 풍년을 기원하는 각종 전통의식에 우리 임산물을 많이 애용했던 것은 참으로 지혜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중 잣나무는 정월 초하룻날 잣나무 잎으로 만든 술을 마시면 액운을 물리칠 수 있고 문간에 잣나무를 심으면 질병이 얼씬도 못한다고 믿었다. 잣나무는 소나무과 수종으로 소나무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유 수종이다. 한자로 오엽송, 백자목, 홍송, 신라송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잣열매는 해송자라 불리며 기를 돋우는 약재로 쓰인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 부럼으로 사용한다. 우수한 지방성분으로 자양강장재, 빈혈, 두통, 현기증, 신경통, 종기, 혈압 강하에 효능이 있으며 최근에는 노인성 질환 예방과 수험생 건강 관리에도 인기가 높다. 또 잣에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은 피부를 아름답게 하고 혈압을 내리며 스테미너를 강화해준다. 특히 혈액 속 콜레스테롤 양을 줄여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다. 잣은 예로부터 기호식품으로 널리 이용돼 왔으며 식혜, 수정과, 잣죽 등 요리와 차에 많이 쓰여 맛과 멋을 내는 재료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잣막걸리와 잣국수, 잣기름, 잣두부 등 다양한 음식으로 개발돼 이용되고 있다. 잣나무는 예로부터 백단이라고 해서 배를 만드는 데 으뜸으로 쓰였으며 최근에는 건축 내장재, 가구재로 활용되고 있다.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도 잣나무로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잣나무 잎을 태운 재는 임질이나 매독 등 각종 성병의 비방약으로 쓰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잣나무가 주로 가평, 홍천, 춘천 등 중부 이북에서 자라고 있다. 최근 가평군은 축령산의 잣나무 숲을 이용해 ‘잣 향기 푸른 숲’이란 치유의 숲을 조성해 개장을 앞두고 있다. 잣나무는 목재와 열매로부터 잎사귀까지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최근에는 방향성 물질인 피톤치드를 활용한 숲 유치원, 숲 치유가 큰 인기다. 우수한 자원을 지속적으로 심고 가꿔 산림 자원화에 더욱 힘써야 할 때다.
- 2014-02-03 1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