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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의 MUT(멋):] 반소매 티셔츠에 얽힌 이야기
- 옷장 깊숙한 곳에 있는 셔츠, 철 지난 바지도 얼마든지 멋지게 입을 수 있다. 10년, 20년 뒤를 꿈꾸게 하는 ‘취향 저격’ 멋쟁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좋다. 취향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노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과 감상 일부를 옮겨 싣는다. 열여섯 번째 주제는 ‘반소매 티셔츠’다. 1 ‘서병구 교수님’. 내가 인정하는 최고의 멋쟁이. 흰 티셔츠 위에 얇은 니트를 매치해 패션 센스를 드러냈다. 2 ‘인사동 예술가 어머님’. 믹스매치 룩의 진수. 카우보이 모자가 매우 인상적이다. 3 ‘집에서 만난 채명희 어머님’. 스트리트 패션 촬영 인연으로 집에 초대받았다. 옷방만 무려 세 개였다. 어머님이 리폼한 옷 대부분 꽃무늬나 꽃 모양 장식품이 있다. “꽃은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4 ‘크롬하츠 아버님’.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아버님. 미국 브랜드 크롬하츠의 액세서리로 멋을 내셨다. 5 ‘ARMY 아버님’. ‘ARMY’ 반소매 티셔츠부터 벙거지 모자까지, 남다른 포스가 느껴진다. 6 ‘찬또배기 어머님’. 6월 첫째 주 주말, 이찬원 콘서트장 앞은 핑크색 옷을 입은 팬들로 가득했다. 젊음과는 또 다른 열정과 설렘을 느끼던 그때 한 어머님이 눈에 들어왔다. 이찬원 티셔츠를 길게 원피스처럼 레이어드해 입으셨다. 7 ‘라이더 부부’. 2022년 여름 처음 만났을 당시 “젊으셨을 때 진짜 멋있었을 같아요”라고 하자 윤정숙 어머님은 “아, 장난 아니었지” 하면서 너스레를 떠셨다. 김진규 아버님의 팔에는 할리데이비슨 문신이 새겨져 있었는데, 진정한 라이더 같았다. 이듬해 겨울 두 분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계절은 달라졌지만 멋은 그대로였다.
- 2024-08-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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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의 MUT(멋):] 셔츠에 얽힌 이야기
- 옷장 깊숙한 곳에 있는 셔츠, 철 지난 바지도 얼마든지 멋지게 입을 수 있다. 10년, 20년 뒤를 꿈꾸게 하는 ‘취향 저격’ 멋쟁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좋다. 취향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노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과 감상 일부를 옮겨 싣는다. 열세 번째 주제는 ‘셔츠’다. 1 ‘초록 가방 어머님’. 멀리서부터 패셔너블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셔츠와 주름치마를 매치한 패션이 개량한복 같기도 한데, 전혀 촌스럽지 않고 멋스럽게 느껴진다. 2 ‘배태암 아버님’. 아버님은 건축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으며, 패션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다. 당시 매고 계신 넥타이도 한국에 ‘YSL’(생 로랑)이 처음 들어왔을 때 구입하신 것이라고 한다. 3 ‘원피스 어머님’. 청 소재 셔츠 원피스에 레이스 원피스, 밀짚모자를 매치한 어머님을 보니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떠올랐다. 4 ‘반지 아버님’.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 화이트 패션을 소화하신 아버님. 그래서일까, 손가락에 낀 알록달록한 반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5 ‘덕수궁 어머님’. 패션의 기본은 블랙 앤드 화이트라고 하지 않나. 깔끔하고 클래식한 패션이 덕수궁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분이다. 6 ‘멋쟁이 아버님’. 과거 TV 방송에 ‘멋쟁이 아버님’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노년의 멋이란 젊은 사람이 가히 따라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7 ‘첼시 부츠 아버님’. 추운 겨울, 첼시 부츠와 바지 핏이 멋져 보여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만난 아버님은 스타일을 유지하고 계셨다. 단지 긴소매 셔츠가 반소매 셔츠로, 갈색 첼시 부츠가 빨간색 첼시 부츠로 바뀌었을 뿐이다. 패션은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 찾기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24-05-2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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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의 MUT(멋):] 목도리에 얽힌 이야기
- 옷장 깊숙한 곳에 있는 셔츠, 철 지난 바지도 얼마든지 멋지게 입을 수 있다. 10년, 20년 뒤를 꿈꾸게 하는 ‘취향 저격’ 멋쟁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좋다. 취향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노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과 감상 일부를 옮겨 싣는다. 일곱 번째 주제는 ‘목도리’다. 1 ‘타이다이 아버님’. 타이다이(옷을 끈으로 묶은 다음 염색하는 방식) 청바지를 입고 계셔서 ‘타이다이 아버님’이라고 했다. 독특한 패션에 비해 목도리는 차분한 편이다. 패션의 밸런스를 맞춘 느낌이다. 2 ‘빨간 니트 어머님’. 빨간 니트를 목도리로 활용하신 어머님. 블랙과 레드의 조합에서 패션 센스와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3 ‘회색 코트 어머님’. 대구 중앙로에서 촬영하고 있는데, 지하철역에서 나오시는 어머님이 눈에 들어왔다. 브랜드 펜디의 머플러가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어머님은 지하철역 입구에서 자신감 있게 포즈를 취해주셨고, 그 순간이 카메라에 담겼다. 4 ‘첼시 부츠 아버님’. 전체적인 패션 톤이 ‘갈색’이다. 목도리부터 첼시 부츠까지 갈색 톤이 깔끔하게 이어진다. 5 ‘최훈석 아버님’. 지난해 추운 겨울 동묘를 돌아다니던 중 니트 목도리에 독특한 가방을 든 아버님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군이 연상되는 패션인데, 실제로 과거 미군의 방독면 가방을 착용하셨다고 했다. 6 ‘보랏빛 향기 어머님’. 모자부터 옷, 가방, 그리고 목도리까지 모두 보라색이다. 어머님의 수줍은 미소와 보라색이 잘 어울린다. 7 ‘주황 목도리 아버님’. 해사한 미소가 인상적인 아버님. 셔츠와 비슷한 패턴의 목도리로 패션에 포인트를 줬다.
- 2023-11-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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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개들’ 윤유선 “48년 배우 생활, 흑백영화부터 OTT까지 경험”
- “저는 주인공이었던 적도, 멜로 연기를 한 적도 없어요.” 켜켜이 쌓은 필모그래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베테랑 배우 윤유선(54)의 고백이다. 주연을 맡은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아쉬움이나 후회를 느끼지 않는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일터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오랜 시간 변함없이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윤유선은 사실 그만의 ‘행복한 인생’ 속 주인공이다. 일곱 살 때 영화 ‘만나야 할 사람’으로 데뷔한 윤유선은 48년간 ‘배우’라는 명함을 달고 있다. 배우로서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가장 고민이 많았던 때는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넘어가던 시기였다. 보통의 배우들처럼 당시 윤유선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연기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20대 때 이런 일도 겪었다. 윤유선은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 발탁됐는데, 맡은 역할은 패션 디자이너였다. 그런데 대본 리딩을 마친 후 다른 배우로 캐스팅이 교체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제작진은 윤유선이 역할을 소화하기에 통통하다고 생각했고, 교체를 강행했다. 윤유선은 한동안 힘들었지만, 금세 긍정적인 사고회로를 돌렸다. “그 배우가 그 역할을 정말 잘 소화했고, 나보다 훨씬 잘 어울렸다. 그리고 저도 혹독한 관리를 못 한 부분을 인정하기 때문에 후회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그는 말했다. 더불어 48년의 롱런 비결에 대해 “욕심이 많지 않았던 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고 겸손한 발언을 했다. “물론 욕심을 내서 일을 더 열심히 했으면 지금보다 더 잘 됐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온 힘을 쏟지 않아서 지치지 않았고, 즐기면서 일한 덕분에 지금까지 배우로 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하는 게 재밌어요. 일을 오래 하는데 재미를 느끼기란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저는 지금 이렇게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로 감사함을 많이 느껴요. 그리고 저는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완벽을 기대하면서 살면 너무 힘들죠. 여러분도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웃으며 살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침에 날씨가 맑고 상쾌하기만 해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하하.” 흑백 영화에서 OTT까지 “제가 아역 배우였을 때는 영화 촬영을 지금처럼 필름이 아닌 테이프로 하던 시절이었어요. 당연히 흑백 영화였고, 후시녹음(촬영이 끝나고 주로 성우가 대사를 녹음)을 했죠.” 예쁜 아이였던 윤유선은 이모의 권유로 연기를 시작했다. 아역 배우 시절의 촬영 환경을 묻자 과거의 추억을 신나서 쏟아놓는다. 거의 50년, 변화무쌍한 일터를 변함없이 지킨 베테랑 배우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윤유선은 특히 2000년대, 2010년대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였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MBC ‘궁’,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꼽았다. 그는 자신만의 작품 선택 기준이 있었는데, 출연작을 돌아보니 저절로 이해가 된다. “일단 개연성 없는 막장은 싫어해요. 그리고 어두운 범죄 스릴러 작품도 피하는 편이에요. 개인적인 성향상 잘 만든 작품이라 하더라도 너무 어둡고 잔인하면 시청 후 며칠은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저처럼 대중예술 작품에 영향을 받는 분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죠. 그래서 가능하면 밝고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은 그동안의 작품과 결이 조금 달라 보인다. ‘사냥개들’은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유선은 “범죄물이라기보다는 액션물에 가깝고, 주인공들의 서사가 순수한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배우 우도환과의 인연으로 ‘사냥개들’ 출연이 성사됐다. OCN ‘구해줘’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우도환은 ‘사냥개들’에서 엄마 역할을 꼭 윤유선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작진에게 요청했단다. 이렇게 해서 윤유선은 ‘사냥개들’로 OTT 드라마에 진출하게 됐다. 극 중 그가 연기한 김건우(우도환 역)의 어머니는 가난한 삶 속에 아들을 키운 인물로, 아들이 악의 무리와 싸우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다. “사전 제작 드라마이고, 또 감독님께서 영화감독이셨기 때문에 촬영 당시 영화를 찍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감독님께서 특히 내추럴한 모습을 원하셔서 화장을 전혀 안 하기도 했어요. 가난한 역할을 이전에도 연기했지만, 이렇게까지 화장을 안 한 적은 처음이에요. 어쨌거나 저한테도 새로운 모습에 도전한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보다 도환이가 그 추운 겨울에 액션 신을 찍느라 고생을 정말 많이 했죠. 나이는 어리지만 친구 같기도 하고, 저보다 큰 어른 같기도 하고,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사람이에요.” 국민 엄마 그리고 진짜 남매 엄마 윤유선에게는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주연 제안이 안 들어오자 그는 하나의 돌파구로 엄마 연기를 맡기 시작했다. 20대 중반의 이른 나이부터였으니 엄마 연기 경력만 30년이 넘었다. 주지훈, 최우식, 이종석, 김고은 등이 아들과 딸로 그를 거쳐갔다. 열두 살밖에 차이가 안 나는 이진욱과 모자(母子) 호흡을 펼친 적도 있다. 윤유선은 “결혼을 하고 진짜 엄마가 된 후 연기를 하면서 공감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JTBC ‘맏이’에서 엄마 연기를 한 것이 기억에 남아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헌신하고 희생하는 어머니였는데,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죠. MBC ‘짝패’에서는 이기적이고 나쁜 엄마였는데, 공감되는 포인트가 있더라고요. 사실 엄마도 사람인데 좋을 때도 있지만 실수할 때도 있고, 화를 낼 때도 있잖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엄마 역할을 연기하면서 공감되는 지점이 많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윤유선은 실제로 어떤 엄마일까. 그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윤유선은 “애들이 벌써 성인이다. 육아를 거의 끝내놓고 보니 아이들한테 더 잘 해줄걸, 좀 더 시간을 보낼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많이 못 봐줬다”고 말했다. 오히려 자상한 성격의 남편이 아이들과 더 잘 놀아주고 육아를 열심히 해줬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윤유선의 남편은 이성호 판사로, 두 사람은 2001년 결혼했다. 윤유선과 이성호 판사는 만난 지 100일이 안 돼 결혼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윤유선은 “남편이 계속 자기가 나와 결혼해준 거라고 말한다”면서 “까다로울 때도, 허당스러울 때도 있는 저를 케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더라”라고 말했다. “제 남편의 가장 큰 장점은 이타적인 사람이라는 거예요. 인내심이 많고 배려를 엄청 많이 해줘요. 직업을 생각하면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굉장히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사람이에요. 아이들한테도 엄청 좋은 아빠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남편과 아이들과 화목한 일상을 보낼 수 있어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나이 듦 두려움 없어 윤유선은 2017년 11년 만에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에 출연했고, 그때부터 연극 무대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는 연극의 매력에 대해 “아이들도 다 컸고, 무대로 돌아가고 싶었다. 무대의 장점은 한 작품을 오래 연습하고 고민한다는 점인 것 같다. 매체 연기만 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으니까 다양한 연기를 해보는 거다. 한 장르만 고집하는 것은 편식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윤유선은 2020년부터 연극 ‘친정 엄마와 2박 3일’로 무대를 해왔다. 엄마 역의 강부자가 직접 출연을 요청해 함께하고 있다. 1977년 TBC 드라마 ‘청실홍실’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케미스트리를 무대에서 자랑하고 있다. 사실 윤유선은 강부자 외에도 선배 배우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김영옥과도 각별한 사이다. “강부자 선생님은 진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에요. 똑같은 대사인데 무대에 설 때마다 다 다른 느낌이 들어요. 선배님과 연기하는 모든 순간이 제게는 감동이에요. 김영옥 선생님은 정말 지혜로우신 분이에요. 일과 가정, 삶의 밸런스가 좋아서 본받을 점이 많습니다. 또 매번 진심으로 애정을 담아 조언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느껴요.” 윤유선은 앞으로도 연기 생활을 이어가며 선배 배우들을 닮아가고 싶다. 그는 “예전에 ‘바람은 불어도’(1995년)라는 드라마를 할 때도 ‘지팡이 짚을 때까지 연기할 거야’라고 말했었다. 이제는 농담이 아니고 진심이다. 연기가 더 재밌어졌으니까”라고 말했다. 아역에서 성인 배우, 중년 배우로 성장의 시간을 보낸 윤유선은 새롭게 시작될 미래도 기대하고 있다. “가끔 동안이라고 봐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 저는 열심히 늙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우로서 늙는 게 두렵지 않아요. 나이에 맞는 역할과 연기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50대 중반은 엄마로서, 여자로서, 성숙한 어른으로서 고민이 많은 시기 같아요. 그 나이의 고민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연기할 기회가 오면 좋겠죠. 그리고 연기 잘하는 배우를 넘어 인간적으로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선생님들한테 사랑받은 만큼 후배들한테 돌려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2023-07-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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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에게 추천, 성탄절 어울리는 넷플릭스 크리스마스 영화
- 곳곳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놓이고 캐롤 음악이 들려오더니 결국 성탄절이 돌아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떠들썩한 크리스마스를 만끽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집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가족들과 보내는 오붓한 성탄절도 충분히 따뜻하고 즐겁다. 이번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집콕’ 크리스마스를 풍성하게 채워줄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러브 액츄얼리 (Love Actually, 2003) 크리스마스에 로맨스를 빼기는 아쉽다. 매해 크리스마스부터 연말연시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는 정통 크리스마스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통한다. 2003년 처음으로 개봉한 후 2013년과 2015년, 2017년, 2019년, 2020년에 이어 올해도 12월 23일에 재개봉했다. ‘러브 액츄얼리’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부부간의 사랑부터 남매간의 사랑, 영국수상과 직원의 사랑, 소설가와 가정부의 사랑, 피가 섞이지 않은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 등 저마다의 사랑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따뜻하게 그려낸다. 휴 그랜트, 리암 니슨, 콜린 퍼스, 키이라 나이틀리 등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들이 전하는 여덟 커플의 사랑이야기는 다양한 사연을 담은 만큼 모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꼽힌다. 영화에 삽입된 OST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Christmas is all around’를 시작으로 비틀스의 ‘All you need is love’, 노라 존스의 ‘Turn me on’,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에 이르기까지 음악과 사랑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1998) 1998년 개봉한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국 멜로영화 중 손꼽히는 걸작이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겨울에 죽음을 앞두고 있는 주인공 ‘정원’은 변두리 사진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다. 시한부 인생을 받아들이고 가족, 친구들과 담담한 이별을 준비하던 여름의 어느 날, 주차단속요원 ‘다림’을 만나게 되고, 잔잔했던 그의 일상에 햇살처럼 불쑥 찾아온 그녀는 정원의 마지막 여름을 함께한다. 뜨거운 태양의 한여름에서부터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을 지나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시한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담담하고 잔잔하게 그려낸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영화를 제작한 허진호 감독이 가수 김광석의 활짝 웃고 있는 영정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허 감독은 “생활에서 나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일상생활을 더 빛나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영화가 그려내는 90년대의 아담하고 소박한 아날로그적인 배경은 중장년층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빽 투 더 퓨쳐 (Back To The Future, 1985) 크리스마스에 로맨스 영화가 지겹다면, SF 장르의 ‘빽 투 더 퓨쳐’를 추천한다. 시간여행과 그에 따른 타임 패러독스를 다룬 이 영화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다. 1985년부터 1990년에 걸쳐 총 3편의 시리즈로 제작됐는데, 개봉 당시 전 세계 무려 9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흥행작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별 볼 일 없는 가족사를 가진 소년이 기상천외한 시간 여행을 하면서 개인의 역사를 바꾸고 뒤틀린 미래를 바로잡으려는 모험극으로, ‘시간 여행’이라는 모든 세대가 흥미로워 할 주제 안에 역사, 연애, 가족 등의 요소를 유려한 상상력으로 버무렸다. 중장년층에게는 지금은 없어진 유년의 놀이동산에 지금의 자녀와 노니는 기분을 선사한다. 당시 상상하던 미래의 패션과 지금의 패션을 비교해보는 것도 이 영화의 묘미다.
- 2021-12-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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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추위와 멋 잡는 겨울 패션은?
-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겨울 옷을 꺼내 입을 때가 왔다. 이와 함께 어떤 옷을 어떻게 코디해서 입어야 좋을지 고민도 많이 생길 것이다. 보온성을 갖추면서도 멋을 챙길 수 있는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멋을 아는 시니어들을 위해 이번 겨울 유행 아이템을 브라보마이라이프가 알아봤다. 아웃도어, 가볍고 따뜻하게 중장년층에게 등산복은 일상복이다. 등산 뿐만 아니라 가까운 산책을 할 때도,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기 좋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등산복의 트렌드는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바로 '플리스'와 '논 퀄팅(quilting·누빔)'. 등산을 즐기는 MZ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 잡겠다는 계획으로 아웃도어 브랜드는 다양한 아이템을 내놨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입기 좋은 아이템들이다. 먼저, 플리스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명 '뽀글이'라고 불리는 플리스는 폴리에스터 표면을 양털 느낌으로 가공한 보온 원단이다. 노스페이스, 네파,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선보인 플리스를 보면 디자인, 색깔 등이 다양해 선택지가 많다. 두 번째 키워드는 '논 퀄팅'이다. 입는 순간 근육질 몸매로 만들어주는 과거의 인기 패딩과 차별화 된다. 겉으로 봉제선이 보이지 않고 매끈하게 떨어지는 다운 패딩이 올 겨울 대세 아이템으로 우뚝 선 것. 먼저 배우 전지현이 전속모델인 네파는 '에어그램 시리즈'로 정면승부에 나섰다. 부드러운 다운 원단을 적용해 가볍고 따뜻하다. 겨울 산행에 최적화된 아이템으로 보인다. 노스페이스는 가벼움과 따뜻함에 이어 환경 생각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노스페이스가 선보인 '에코 폴라 에어 다운'은 서울과 제주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리사이클링한 소재를 비롯해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받은 구스 다운 충전재와 리얼 퍼(Fur)를 대체하는 에코 퍼 등을 적용한 착한 패딩이다. 또한 블랙야크는 'bcc부스터후드다운자켓'을, K2는 씬에어 다운(Thin Air Down)과 씬에어 바이브 야상 재킷을 각각 출시했다. 씬에어 다운은 K2의 특허받은 다운 패브릭을 사용한 논퀼팅 제품이다. 니트, 하나만 바꿔도 모델 포스 옷 좀 입는 사람들은 니트 패션을 추천한다. 기존의 '할머니, 할아버지 니트' 말고 젊은 세대처럼 자신의 몸매의 단점은 커버하고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니트를 찾아보자. 컬러, 기장, 디자인이 다양하니 자신의 체형에 맞는 아이템을 고르면 되겠다. 이번 가을 겨울의 니트 유행 아이템은 컬러와 패턴이 화려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아가일(다이아몬드) 무늬가 특히 유행으로, 멋쟁이 시니어라면 옷장에 하나씩은 있을 것. 그것을 꺼내 입어보자. 유튜버 시오키친은 최근 업로드한 영상에서 젊은 세대 인기 브랜드인 자라(ZARA)를 찾아 옷을 구경하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시니어들에게 추천해주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다양한 니트 아이템을 소화했는데, 특히 함께 매치한 에코 레더 베스트가 활용도가 높아 보이고 고급스러워 눈길을 끈다. 또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시니어모델 김칠두의 최근 SNS 게시물들을 보면 다양한 니트 패션을 소화했다. 이는 시니어들에게도 니트 패션이 유행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니트 하나만 바꿔도 시니어모델의 느낌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2021-11-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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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은 영원하지 않아서 더 아름답다”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
- 16년간의 방송작가 생활을 정리하고, 서른아홉 살에 가드닝 공부를 위해 영국 유학길에 올랐던 오경아(55) 디자이너는 한국으로 돌아와 정원과 식물 디자인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정원과 식물에 관한 다수의 책을 출간했으며, 현재는 속초에서 정원학교를 운영 중이다. 최근 ‘식물 디자인의 발견’을 출간한 그녀를 만나 정원의 가치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신간 ‘식물 디자인의 발견’은 정원생활 입문자를 위해 쓴 지침서다. 오래전부터 출간 리스트에 담겨 있던 책을 올해 드디어 출간했다. “흔히 정원의 식물은 키우는 존재로 생각할 뿐, 디자인적 가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식물도 예술처럼 색, 형태, 질감, 식생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한 디자인적 접근이 필요하다. 책의 108가지 식물은 직접 길러보고 디자인에 적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선정했다. 정원생활 입문자들이 꼭 알았으면 싶은 내용을 정리했다. 대중에게 어려울 수 있는 식물 디자인을 쉽게 풀어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탈고는 오래전에 했는데, 입문자가 보기에 너무 어려울 것 같아 몇 번의 수정을 통해 지금의 책이 나올 수 있었다.” 탄탄한 커리큘럼을 갖춘 수업처럼 책은 식물 디자인의 가치부터 시작해 디자인에 필요한 미적 요소와 더불어 자생 조건 등 식물과 관련한 과학적 지식을 쉽게 전달한다. “식물 디자인은 복합적인 아트다. 색감, 형태, 질감과 같은 미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자생 조건이나 계절별 특징을 잘 알아야 한다. 하지만 입문자가 처음부터 이 모두를 고려할 수 없기에, 처음엔 색 조합을 신경 쓰면 좋다. 색의 조합을 고려한 옷차림처럼 화단을 만들 때 색감의 조합을 고려하면 좋다. 미술관이나 패션쇼에 가서 색 조합을 유심히 살펴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백화점 쇼윈도에 걸린 옷의 색감을 기억해뒀다가 디자인에 응용해도 좋다.” 정원은 안식처 16년 동안 매일같이 글을 쓰는 방송작가로 쉼 없이 달려왔던 그녀가 가드닝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신체적·정신적으로 많이 지쳤다. 16년을 쉬지 않고 달렸더니 진이 많이 빠졌다. 인풋은 적은데 계속해서 아웃풋을 내는 것이 힘들었다. 오랜 세월을 하면 창작의 고통이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더 힘들었다. 당시 가꾸던 작은 정원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재미로 시작했는데 점점 빠져들었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영국의 대학에 문의하고 있더라. 정원 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 유학 준비를 3년 정도 했다. 준비가 끝났을 때, 작가를 그만두고 2주 만에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아무리 정원이 좋아도, 낯선 땅에서 새로운 학문을 배우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 “영국에서 현실의 벽을 느꼈다.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했고, 이 학문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 디자인, 건축학, 식물학 등 복합적인 요소가 많은데 모두 내 전공인 불문과와 거리가 멀었던 탓에 진도가 더뎠다. 오죽하면 교수가 언급하는 포토샵이 첨엔 사진을 현상하는 숍의 이름인 줄 알았다.(웃음) 교수의 추천으로 영국 식물원 ‘큐가든’의 인턴 정원사로 일할 수 있었는데, 그때 참 많은 걸 배웠다. 식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배웠고, 직접 식물을 가꾸면서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다. 학교로 돌아왔을 때 공부 자체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그때의 경험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영국에서 돌아와서는 속초로 내려왔다. 외양간이 딸린 한옥에 반해서 그날 계약을 했고, 수리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현재는 정원학교를 만들어 원예교실을 운영 중이다. “정원생활을 꿈꾸는 분들을 위해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을 알려드리는데,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많다. 남녀 할 것 없이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꽃이나 식물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것 같다. 정원학교 수강생 중 3분의 1은 아직 정원이 없지만 정원생활을 꿈꾸며 수업을 듣는다. 다들 원예수업을 받으면 마음이 정화된다고 좋아하신다. 아파트가 밀집된 환경에 살다 보니 탁 트인 공간과 더불어 정원의 식물이 가진 에너지로부터 자연스럽게 힘을 얻는 것 같다.” 일시적 아름다움 그렇다면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 정원을 디자인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하면 좋을까? “가을은 식생으로 보면 비수기다. 봄과 여름에는 쓸 수 있는 식물군이 많아서 원하는 색깔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하지만 가을에는 상대적으로 적어서 쓸 수 있는 색이 한정적이다. 다만 단풍이 들면서 색감의 절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색 조합을 할 때 이런 것을 고려하면 좋다. 시간의 흐름을 고려한 스타일링도 좋다. 가을은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이다. 갈대와 수국은 그대로 두면 누렇게 변하는 잎과 함께 이미 졌으나 형태가 뚜렷한 꽃을 겨울 동안 감상할 수 있다. 지금 보살피고 있는 정원의 갈대는 겨울이 돼도 자르지 않는다. 갈대의 이삭에 흰 눈이 맺히면 눈꽃이 핀 것같이 예쁘다.” 끝으로 정원이 가진 미학과 더불어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줬다. “정원은 영원하지 않아서 더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다. 영원히 같은 식물을 볼 수 있다면 아름답게 조합할 이유가 없다. 그 계절에만 볼 수 있는 식물이 가진 일시적 아름다움. 연출 아닌 연출을 통해서 그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리는 것. 그게 디자이너로서의 모토다. 정원학교를 통해 가드닝 디자인 수업을 해보고 싶다. 이를 통해 정원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자연의 일부인 식물을 정원으로 데려오는 일에 대해 “식물에게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고 말했다. 디자이너로서 아름다움도 좋지만, 식물이 가진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는 연출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복잡한 디자인의 세계를 정확히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정원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부담스러운 사랑이 아닌 적정한 무관심과 약간의 보살핌을 오가는 그녀의 안온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녀의 손길이 닿은 아름다운 정원을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마친다.
- 2021-10-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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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과 함께 찾아온 9월 문화 소식
- ● Exhibition ◇앨리스 달튼 브라운 : 빛이 머무는 자리 일정 10월 24일까지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지난 50년간 건물의 외부와 실내의 경계, 그리고 실내에 빛이 머무는 자리를 그려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해외 최대 규모 회고전이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 ‘미스티’, ‘비밀의 숲’ 등에 아트 프린트가 소개돼 인기몰이를 한 ‘황혼에 물든 날’(Long golden day)의 오리지널 유화 작품과 마이아트뮤지엄 의뢰로 제작한 신작 3점을 포함해 2~3m 크기의 대형 유화와 파스텔화도 소개한다. 이외에도 작가의 작품 활동을 총망라하는 작품 8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자연 소재와 인공 소재의 대비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작품은 빛과 물, 바람이 어우러진 청량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오디오 가이드와 도슨트를 운영해 작품의 이해를 높일 수 있으며, 어린이 대상 키즈 아틀리에와 시즌 이벤트 프로모션 등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아트 오브 뱅크시 월드투어 인 서울 일정 2022년 2월 6일까지 장소 갤러리아포레 더 서울라이티움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 ‘거리의 아트 테러리스트’ 등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행동하는 예술 세계를 관객들과 공유할 체험형 전시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다. 뱅크시는 사회·정치적인 문제와 예술의 허례허식, 미술계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로 화제를 일으켰다. 그는 도둑 전시와 길거리 그림 판매, 아트 테러, 다큐멘터리 연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본주의에 잠식된 예술계를 조롱했다. ‘뱅크시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지만 모두 그가 누군지 안다’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뱅크시의 정체는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이러한 익명성 덕분에 불평등하고 억압된 세상에서 사회·정치적인 문제에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메시지를 자유롭게 담아 표현할 수 있었다. 스스로를 ’예술 테러리스트‘라 칭해온 뱅크시는 디스토피아 같은 장소에 그래피티 예술을 그려 넣음으로써 우리가 처한 현실을 풍자한다. ● Book ◇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 (노부토모 나오코·시공사) 늙어가는 부모가 가장 두려워하는 병은 ‘치매’다. 자식에게 끝을 알 수 없는 부담을 지게 하는 건 어떤 부모든 피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 노부토모 나오코의 어머니도 그랬다. 완벽한 주부이자 자랑스러운 어머니였던 그녀는 딸에게 뜻밖의 새해 인사를 전한다. “올해는 치매니까 잘 부탁합니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영상감독인 노부토모 나오코가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아버지의 애틋한 나날을 기록한 에세이다. 치매 전후로 질병 당사자, 가족,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생활이 어떻게 바뀌는지 여과 없이 보여준다. 책은 치매를 슬프고 비참한 것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치매 진단을 받은 85세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돌보는 아버지. 딸은 카메라를 통해 부모님을 바라보며 비참했던 일을 다르게 받아들인다. 치매 할머니와 귀먹은 할아버지의 맞물리지 않는 어긋난 대화는 훈훈하고 사랑스럽게도 느껴진다.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고, 아버지가 간병에 뛰어들며 외부의 도움을 거부하던 노부부는 사회와 다시 연결된다. 이 과정을 시간 순으로 전개하는 이 에세이는 우리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와 질병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한편, 가족과 돌봄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준다. 저자는 어머니를 돌보면서 인간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저자의 간병 경험을 통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한 사람의 인생이 질병으로 정의되거나 기억될 수 없고, 우리는 모두 언젠가 늙고 약해지며, 결국 서로에게 의존해야 하는 연결된 존재라는 걸, 간병은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상호 돌봄이라는 걸 알려준다. ◇보험, 인문학에 빠지다 (이경재 저·바른북스) 보험은 이제 필수품이 됐지만 아직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다. 30여 년 동안 보험을 연구하고 강의한 저자가 보험을 인문학적으로 생각하게 하고, 보험의 새로운 가치를 알려준다. ◇데카메론 프로젝트 -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마거리 애트우드 외 28인·인플루엔셜) 유럽에 흑사병이 창궐하던 14세기, 액자 소설 ‘데카메론’이 사람들을 위로했다. 700여 년 전 ‘데카메론’을 재현하기 위해 ‘뉴욕타임스’가 세계 각지 작가들의 단편을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김영사) 한국인 최초 밀라노 패션 유학생, 이탈리아 정부 명예기사 작위 수여자, 구독자 87만 유튜버 밀라논나의 인생 내공을 담은 에세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에게 위안과 희망의 언어를 전한다. ● Stage ◇하데스타운 일정 9월 7일~2022년 2월 27일 장소 LG아트센터 연출 박소영 출연 조형균, 박강현, 시우민, 최재림, 강홍석, 김선영 등 제73회 토니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제62회 그래미어워즈 최고 뮤지컬 앨범상에 빛나는 최고의 무대가 한국에서 최초로 펼쳐진다. 극작과 작곡·작사를 맡은 아나이스 미첼의 동명 앨범을 극으로 만든 ‘하데스타운’은 2016년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후 뮤지컬 애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작품이 됐다.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지상과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교차된다. ◇사랑했어요 일정 10월 31일까지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임영근 출연 조장혁, 정세훈, 성기윤, 고유진, 홍경인, 김용진 등 독보적인 음악 세계로 대중을 사로잡은 故김현식 주크박스 뮤지컬 ‘사랑했어요’가 광림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故김현식은 한국적 언더그라운드 스타일을 제시했다는 평가받는 싱어송라이터다.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같은 명곡들을 편곡을 통해 되살린 그의 음악이 다시 한번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한다. ◇카포네 트릴로지 일정 9월 14일~11월 21일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오루피나 출연 이건명, 고영빈, 박은석, 송유택, 장지후, 강승호 등 독보적인 갱스터 누아르 장르의 작품 ‘카포네 트릴로지’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3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20세기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마피아 ‘알 카포네’가 주름잡던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렉싱턴 호텔 661호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선과 정의가 위태롭게 흔들리던 시대의 ‘안티 히어로’ 이야기를 그려낸다. 탁월한 시대상 반영과 풍자, 위트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 2021-09-0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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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큼한 그레이 패셔니스타가 되자
- 은퇴 후 딱히 내밀 만한 명함도 없는 인생 후반전에서는 ‘외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처음 만났을 때 악수를 하고 또 명함을 건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명함은 보는 둥 마는 둥 명함 지갑에 쑤셔 넣기 일쑤다. 반면 눈으론 스캔부터 한다. 걸음걸이, 표정, 옷맵시, 액세서리 같은 정보들로 먼저 상대방을 파악하는 것이다. 아직 악수도 하기 전이고 통성명도 안 한 상태에서 보이는 그대로 ‘저장’ 버튼부터 누른다. 그의 옷차림과 패션센스 그리고 품어져 나오는 아우라 등이 먼저 기억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한눈에 보여주는 패션코드가 악수보다 먼저인 세상이다. 머지않아 명함이 지구상에서 없어질 날이 올 것이다. 이미 명함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연락처 파일을 주고받거나 SNS 네트워킹으로 서로의 존재를 알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시대다. 그럴수록 외모와 패션은 그 중요성이 더해갈 것이다. 요즘에는 줄임말이나 이모티콘으로 말이나 느낌을 간단하게 그러나 꽤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외모와 패션이 나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이모티콘’이다. 사람의 외모를 구성하는 요소 중 으뜸은 아무래도 얼굴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몸매와 옷차림 그리고 구두와 핸드백, 안경, 팔찌 등 액세서리도 무시할 수 없는 구성 요소 중 하나다. 성형과 미용, 화장기술까지 나날이 발전하는 요즘, 얼굴 외의 구성 요소들이 결국은 승패(?)를 좌우한다. “부모님 날 나으시고 원장님 날 빚으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잘 빚은 비슷비슷한 얼굴들은 넘쳐난다. 패션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얼굴이 완벽해도 패션이 꽝이면 눈에 잘 띄질 않는다. 오히려 옷 잘 입는 스타일 쩌는 얼굴꽝은 주목의 대상이 된다. 비싼 옷 안 사도 내가 명품이 돼보자 꼭 명품을 입어야 옷맵시가 나고 외모가 경쟁력을 갖는 게 아니다. 옷맵시가 나면 싼 옷도 비싸 보인다. 유명 브랜드가 정답은 아니라는 말이다. 어떻게 변신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은 우선 유명 브랜드에 목매기보단 자기 몸에 맞는 사이즈의 옷을 입으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요즘 유행하고 있는 루즈핏 오버핏은 예외다. 신체가 더 이상 자랄 것도 아닌데 왜 자기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일단 입고 싶은 것부터 입어라. 남자들의 경우 바지를 제발 질질 끌리게 입지 마라. 과감하게 밑단을 자르자. 복숭아뼈는 감춰놓으라고 있는 게 아니다. 소매도 손등을 덮을 정도로 길게 입지 말자. 양말도 무시하지 말자. 양말은 일반적으로 바지의 컬러와 매칭하는 게 좋다. 요즘 진짜 멋쟁이는 아주 튀는 컬러를 매칭하기도 한다. 사시사철 검은색 양말을 고집하는 당신은 매일이 장례식 참석 모드다. 회색이나 감색 양복에는 브라운 컬러의 구두가 제격이다. 검은색 구두는 장례식 참석할 때나 꺼내 신으면 된다. 안경도 이제는 액세서리다. 패션의 완성을 위한 소품으로 안경에 투자하라. 투자 대비 효과 만점이다. 가성비 ‘갑’이다. 아직은 중년 남자들이 어색해하는 팔찌도 시도해봄직하다. 필자의 팔뚝은 시계 대신 팔찌에 양보한 지 오래다. 팔찌로 남성미를 물씬 풍길 수도 있다. 남성들이여, 팔찌나 목걸이를 과감히 시도해보라. 건강 팔찌, 황금 목걸이 같은 건 말고. 겨울철엔 비니도 시도해보자. 당신의 패션 나이가 몰라보게 젊어질 것이다. 어쩌면 길 가다 뒤돌아보는 사람들도 생길지 모른다. “나이 들수록 외모가 경쟁력이다.” 이 말은 뒤집어보면 “나이가 들면 외모는 경쟁력이 없어진다”는 말과 같다. 슬프다. 결국은 생물학적 늙음과 퇴보는 어쩔 수 없다. 세상 기준의 외모 경쟁력은 차츰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과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 혹자는 진짜 뼈를 깎기까지 한다. 현대의료과학기술 발전의 쾌거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생물학적 젊은이들에게서 느껴지는 활력, 역동성 등은 아무리 좋은 현대의료과학기술로도 어림없다. 스스로 내면을 바꾸려는 노력과 훈련이 없으면 절대 따라갈 수 없다. 외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젊게 생각하고 젊게 행동해야 한다. 결국은 애티튜드부터 바뀌어야 한다. 애티튜드의 변화가 수반되는 내적 충실함이 외모라는 스크린에 자연스레 투영되어 나타나야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이 있는 외모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남성 닉 우스터. 필자의 패션 스승(?)이다. 그를 주목했던 이유는 단순히 옷을 잘 입어서가 아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가 못생겼고 키도 작았기 때문이다. 깊게 패인 주름, 170cm도 안 되는 키와 지나치게 큰 근육형 몸매는 패셔니스타가 되기엔 매우 열악한 조건이었다. 그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흠모하면서부터 필자의 패션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패션관’이 달라졌다. 용기도 급상승했다. 주위 시선에서도 조금씩 자유스러워졌다. 주변의 반응도 덩달아 점점 좋아지는 걸 느끼면서 조금씩 패션 아이콘이 되어가는 기쁨도 누리게 되었다. 어느덧 주위의 시선을 즐기게까지 되었다. 필자가 주재하던 중국 상하이 패션 업계에선 꽤 유명한 옷 잘 입는 ‘韩国大叔’(한국 아저씨)로 불렸다. 패션 감각만 젊어진 게 아니다. 라이프스타일도 함께 젊어졌다. 운동도 열심히 했다. 걷기를 생활화하기 위해 지하철 역 두세 정거장은 걸었다. 옷 입는 것도 점점 더 과감해졌다. 수많은 길고 펑퍼짐한 바지들은 테이퍼드핏으로 리폼했다. 필자의 발목은 더 자주 노출되었다. 양말들도 크레파스처럼 갖가지 색깔을 띠기 시작했다. 그렇게 필자의 패션은 차츰 회자되었다. 심지어 필자의 착장을 찍어 여기저기로 퍼 나르는 패션 블로거들까지 생겨났다. 또한 길거리 캐스팅도 되어 TV 광고를 찍는 기적까지 일어났다. 화보 모델로도 데뷔를 했다. 내 자신이 패셔니스타로 거듭난 게 좋았다. 행복했다. 그리고 감히 다짐했다. 한국의 닉 우스터가 되겠다고. 당신도 할 수 있다. 이 땅의 모든 닉 우스터 워너비 그레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 2021-01-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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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리시하게 겨울나기
- ‘집콕’ 생활로 근사한 옷 한 벌 차려입고 나갈 일 없는 한 해였지만, 이번 연말만큼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1년 동안 몸과 마음을 괴롭힌 ‘코로나 블루’는 벗어 던지고, 멋진 옷을 차려입은 뒤 모델처럼 카메라 앞에 서보는 거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패션계에서 알아주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들의 개성 만점 코디를 살펴보자. 그녀들의 위풍당당한 포즈도 함께 참고한다면 브라보 독자들도 ‘인생 숏’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하게 린다 라이트(Linda Wright) 프랑스 파리의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 ‘크림슨 캐시미어’ 오너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과거 모델 활동을 했으며, 랄프 로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구글에 그녀의 이름을 입력하면 ‘패션 스타일’이란 키워드가 뒤에 따라 붙을 정도로 남다른 패션 감각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룩으로 차분하고 근사한 멋을 내고 싶을 땐 린다 라이트의 스타일링을 주목해보자.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파리지앵 스타일’의 정석을 따르는 그녀는 코트나 데님 진, 스웨터 등 기본 아이템만으로 근사한 멋을 뽐낸다. 특히 그녀의 패션은 캐시미어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오너답게 겨울에 더 빛을 발한다. 라이트는 비슷한 계열의 색상을 배합하는 ‘톤앤톤’ 스타일링으로 자칫하면 심심해보일 수 있는 코디의 매력을 끌어올렸다. 갈색 카디건 위에 카멜색 코트를 걸쳤고, 카키색 니트에는 같은 색 모자와 유사한 톤의 체크 슬랙스를 착용했다. 때로는 캐시미어 숄이나 스카프를 둘러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더했는데, 이 역시 의상과 비슷한 색감으로 맞췄다. 캐시미어 하나만으로 실용성과 멋,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강렬한 레드로 시선 집중 린 슬레이터(Lyn Slater) 미국 뉴욕 포드햄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겸 패션 블로거. 키가 작거나 나이가 많아 코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코디 팁을 제안하는 블로그를 운영한다. 2014년 뉴욕 패션 위크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찍힌 코디 사진 한 장으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린 슬레이터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수많은 코디가 올라와 있지만, 그중 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는 붉은색 계열의 옷차림이었다. 쨍하고 강렬한 레드 컬러 의상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강해 평소에는 자주 착용하기 힘들다. 하지만 연말 모임, 파티 등 특별한 날 포인트로 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색이다. 슬레이터는 이 어렵고도 매혹적인 색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그녀는 붉은 색상 아우터나 원피스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이와 어울리는 검정색 아이템을 매치했다. 가방과 신발을 검정색으로 통일하거나, 마젠타색 퍼 코트 안에 시크한 블랙 원피스를 입는 식이다. 톡톡 튀는 색과 차분한 색이 함께 어우러지니 개성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한 벌이 완성됐다. 2% 부족한 날엔 모자를 주디스 보이드(Judith Boyd) 정신의학과 간호사로 일하며 8명의 손주를 키우다 70대에 현역 모델로 데뷔했다. 32년간 함께한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패션 철학을 표현하고 기록하는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신경 써서 옷 한 벌 갖춰 입었는데 어딘가 2% 부족해 보이거나 유난히 착장이 밋밋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땐 잡화나 액세서리에 힘을 줘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모자는 작은 변화만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는 효자 아이템이다. 또 추운 겨울엔 보온 효과도 있고, 탈모가 있는 시니어는 간단하게 콤플렉스를 감출 수 있다. 해외에선 이미 알아주는 모자 마니아가 있는데, 바로 주디스 보이드다. 그녀 사진엔 모자가 빠지는 법이 없다. 특히 1930년대 신사의 상징이었던 ‘탑 해트’, 중세시대의 귀족을 떠오르게 하는 ‘피더 해트’ 등 빈티지 모자를 애용한다. 주로 옷의 색상과 패턴에 맞춰 통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스타일링하며, 볼드한 귀걸이로 시선을 분산한다. 시대를 거스르는 패션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개성을 뽐내고 싶은 날엔 그녀의 모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감을 입자 그레스 가넴(Grece Ghanem) 캐나다 몬트리올의 패션 인플루언서. 미생물학자로 일하다 현재는 개인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님에도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클럽 모나코와 세포라 등 뷰티·패션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아 협업을 진행했다. 나이에 걸맞은 옷이 있다는 것도 다 옛말이다. 귀를 살짝 덮는 단발머리가 매력 포인트인 그레스 가넴은 그야말로 ‘에이지리스’(Ageless)의 아이콘이다. 인스타그램 피드 속 나이를 뛰어넘는 과감한 패션과 그에 어울리는 당당한 포즈를 보고 있으면, 그녀의 나이가 몇 살인지 따지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가넴의 변신에는 한계가 없다. 슈트 한 벌 빼입고 다리를 쩍 벌리며 남성적인 포스를 풍기는가 하면, 가슴이 파인 아찔한 블랙 원피스에 호피 무늬 코트를 걸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뽐내기도 한다. 강렬한 색감의 퍼 재킷도 거침없이 걸치고 현란한 패턴의 블라우스와 바지, 등이 훤히 드러난 스웨터 등 젊은 세대조차 쉽지 않은 아이템도 멋지게 소화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패션에서 얻을 수 있는 팁은 바로 당당하게 입는 ‘자신감’이다.
- 2020-12-04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