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미국 CNN은 ‘굿바이 어린이집, 헬로 요양원’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위기 문제를 보도했다. 당시의 기사 제목은 실상을 그대로 담았다. 어린이집·유치원 등 영유아 시설이 문을 닫은 그 자리에 요양원·주야간보호센터 등 노인 요양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한 초등학교 옆에 있는 학원 상가 건물이 눈길을 끈다. 아이들로 붐빌 것 같은 이곳에 ‘우리함께요양원 포유 수원점’(이하 ‘우리함께요양원’)이 있다. 갑작스런 요양원의 등장이 뜬금없다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이곳은 과거 정원 200명의 대형 유치원이었다.
과거 아이들이 오순도순 모여 놀던 놀이터는 어르신들의 휴식 공간이 됐고, 동요 대신 구수한 트로트가 흘러나온다. 아이들이 신나게 오르락내리락하던 계단은 이제 사용하는 이가 거의 없고, 대신 그 옆에 생긴 엘리베이터가 주요 이동수단이 됐다.
저출산·고령화로 타의 반 변신
매년 2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졸업식이 열린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원내의 마지막 졸업식이 진행되는 경우가 상당했다. 출산률 0.78명 시대.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원장들은 직격타를 그대로 맞았다. 급격히 줄어든 원생 수로 인해 운영이 힘들어진 그들은 눈물을 머금고 폐원을 선택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은 2018년 3만 9171개소에서 2022년 3만 923개소로 8248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치원은 9021곳에서 8562곳으로 줄었다. 반대로 노인 복지시설은 2018년 7만 7395개에서 2022년 8만 9643개로 5년 사이 1만 2248개나 늘었다. 노인 복지시설은 요양원, 재가노인복지시설,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영유아 시설이 노인 요양시설로 바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손주가 다니던 유치원이 할머니의 노치원이 됐다’는 말은 통계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제출받은 ‘장기요양기관 전환 현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운영되던 곳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한 사례가 총 194건인 것으로 확인된다.
형태별로는 요양원 같은 입소시설 89곳, 주야간보호·방문요양센터 같은 재가시설이 105곳이다. 시도별로는 광역도 기준 경기도가 36곳으로 가장 많이 전환됐다. 이어 경상남도(25곳), 충청남도(20곳) 순이다. 광역시는 광주(17곳), 인천(15곳), 대전(9곳) 순으로 나타났다.
전환사례 비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22년(50건)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한다. 2023년은 9월 말 기준 전환사례 34건(17.7%)으로 2023년 1월부터 9월까지의 건수가 이미 2020년과 2021년을 뛰어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후조리원이 장기요양기관으로 바뀐 사례도 나왔다. 2021년 11월 충북 충주시, 2023년 8월 전북 정읍시에서는 산후조리원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됐다.
우리나라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점이 실감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7년 말 735만 6000여 명에서 2022년 말 926만 7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고령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주·야간보호기관 약 3만 1000개소, 입소시설 약 1만 6000개소 등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인 인구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질 좋은 공립 요양시설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최근 저출산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경영이 어려워지고 고령화로 인해 노인 장기요양시설 수요가 증가하면서, 어린이집 등의 요양시설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출생 아동이 급감하고 있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장기적으로 유치원 폐업과 노인 돌봄시설 수요를 조사하여 적정 규모의 전환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유아 시설이 노인 요양시설로 탈바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신속하게 업종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건축법상 건축물은 9개 시설군으로 나뉜다. 영유아 시설과 노인 요양시설은 모두 6군인 ‘교육 및 복지시설군’ 중 ‘노유자시설’에 속한다. 이에 따라 복잡한 허가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업종 전환을 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의 입장에서는 돌봄 대상이 영유아에서 노인으로 바뀔 뿐 업무 자체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노인 요양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조건은 의료면허 소지자(의사·간호사·물리치료사 등), 요양보호사 취득 후 경력 5년, 사회복지사 2급 또는 1급 중 하나 이상 부합해야 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의 자격과 경력은 직접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다만 대부분의 영유아 시설 원장들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없더라도 그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폐원을 앞둔 원장들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는 추세다.
“우리도 전환” 리모델링 문의 늘어
‘우리함께요양원’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이곳을 운영하는 지인그룹의 김창환 대표는 20년 넘게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해왔다. 현재 노후 건물을 요양시설로 개발·운영하는 데 주목하고 있는 그는 이곳에 요양원을 세우면 성공하겠다고 판단했다. 유치원이 폐원한 지 2년 넘었는데 매도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김창환 대표는 “이곳 인근 아파트, 빌라 등을 합치면 1만 세대 이상 거주한다. 고령화 시대에 승산이 있을 것이라 봤고, 요양시설이 들어선다고 했을 때 주민들의 거부 반응도 거의 없는 편이었다. 이 요양원의 장점은 초등학생들의 소리가 들려서 정겹고 야외 텃밭과 휴식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면서 “보통은 영유아 시설 원장이 노인 요양시설로 사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80% 이상이다. 나머지는 나처럼 요양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원장들의 컨설팅 문의가 많이 오는데, 요즘은 요양원보다 주야간보호센터를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인 요양시설로의 전환이 쉽지만은 않은 이유는 노인 요양시설은 설계 기준이 있어 리모델링을 필수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인 요양시설은 입소 어르신 1인당 연면적 23.6㎡(약 7.14평), 1인당 침실 면적 6.6㎡(약 2평)로 정해져 있다. 또한 지하층에는 부대시설 외에 침실을 둘 수 없다.
‘우리함께요양원’의 경우 유치원 시절 연면적이 1420㎡(약 430평) 규모였는데, 지하층만 660㎡(약 200평)에 이른다. 이에 따라 김창환 대표는 3층 상가 전용 130㎡(약 40평)를 추가로 매입해 정원 49명 수용이 가능한 요양원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요즘은 영유아 시설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수도 많이 줄어 학원 상황이 많이 어렵다고 한다. 우리 상가 학원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들려온다”면서 이와 같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계속되면 요양원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노인 요양시설에는 모든 층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며, 휠체어를 타고도 이동이 편하도록 주 출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엘리베이터 설치는 리모델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골머리를 앓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수인데 이곳은 도저히 자리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외벽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고, 이에 따라 대문부터 내부로 들어오는 동선이 유치원 때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김창환 대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선택한 원장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한편, “어쨌거나 요양 사업을 시작하는 것인데, 복지 사업에 대한 비전이 확실하고 자산이 있는 분에게 추천한다. 단지 돈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시설 전환을 원하는 이들은 영유아 시설 원장으로 쌓은 경력과 돌봄의 지혜를 기반으로 노인을 대할 때는 또 다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경영자를 할 것인지, 운영자를 할 것인지 정하고 비전을 제대로 세워야 합니다. 요양 사업을 시작하면 어르신을 섬겨야 하고 직원을 모셔야 합니다. 영유아 시설 교사들과 비교해보면 요양시설 재직자들은 연령대가 높은 편입니다. 가장 낮은 자세로 직원을 대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처음부터 돈을 벌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1~2년 지나면 순환 구도가 만들어져 행복한 삶이 가능할 것입니다.”
단양은 행정구역상으로 충청북도다. 하지만 북쪽으로 강원도 영월군, 동쪽으로 경상북도 영주시, 남쪽으로 경상북도 예천군과 문경시, 서쪽으로 충청북도 제천시와 접해 있어서 주변과 연계한 여행을 계획할 때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단양의 자연은 짓누르던 일상의 무게를 날려버리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단양의 깊은 산과 계곡이 주는 힐링이 더할 나위 없다. 계절이 바뀌어가는 자연 속에서 한시름 내려놓고 푹 쉴 수 있는 푸근함 그 자체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가게 주인이나 지나가는 분들 모두 선량하고 친절해서, 이런 게 사람 사는 맛인 듯 느끼게 해주었다.
태풍, 시루섬의 기적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제나 순항만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여름의 장마와 더위, 그리고 무시무시한 태풍은 평온했던 일상을 바꿔놓고 사라졌다. 이처럼 해마다 맞닥뜨리는 장마와 태풍으로 무수한 아픔이 기억 속에 남겨진다. 1972년 8월 이곳 단양의 남한강 유역에 위치한 시루섬 마을에도 태풍이 강타했다.
당시 25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던 시루섬을 삼킨 태풍 ‘베티’. 남한강의 갑작스러운 범람이 시작되자 마을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빗줄기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마을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모두 피신했다. 높이 6m, 지름 5m짜리 물탱크에 올라선 마을 주민은 198명이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서로 팔짱을 낀 채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빽빽하게 고립된 상태로 14시간을 버텼다. 이때 엄마가 안고 있던 백일이 지난 아기가 압박에 못 이겨 끝내 숨을 거뒀다. 사람들이 동요하면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는 처지여서 혼자만 슬픔을 삼키던 아기 엄마의 이야기를 시루섬은 기억한다.
어쩌면 살아남기 어려울 수도 있었던 14시간의 절박한 사투였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서로 손을 잡고 버텨낸 협동·단결·인내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단양군에서는 시루섬의 기적을 콘텐츠화했다. 이제는 시루섬의 차분해진 자연 속에서 되짚어보는 안타까운 이야기와 함께 현재를 본다. 부근에 이끼터널과 수양개빛터널, 잔도길과 만천하스카이워크가 있다. 느림보 강물 길을 따라 천천히 돌아보며 조용히 자연을 즐겨볼 산책 코스다.
신선이 노닐던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이어서 단양 8경 중 제1경인 하선암, 제2경인 중선암, 제3경인 상선암을 돌아볼 차례다. 자동차로 달리면 바로바로 이어져 있어서 느긋하게 단양의 비경을 구경할 수 있다. 조약돌 탑이 즐비한 하선암 계곡의 느릿한 물 흐름을 바라보는 여행자들이 마냥 여유롭기만 하다. 출렁다리가 이어져 있는 중선암 숲은 고요하다. 출렁다리 앞 벤치에 앉아 가게 주인과 단양의 자연에 대해 몇 마디 이야기하기도 하고 중선암을 찾는 이들과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한참 쉴 수도 있으니, 이 아니 느긋할 수가.
중선암에서 상선암으로 가는 길목에 특이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 길 옆으로 소형 동물 옹벽 탈출 시설이다. 도로 건설 등으로 많은 소형 동물이 측구 등에 빠져 죽기도 한다. 이때 소형 동물의 탈출이 어려워, 배수관에 경사로를 설치하여 소형 동물의 탈출을 도와주는 시설이다. 도로를 횡단하는 동물이 높은 옹벽에 막혀 탈출하지 못해 로드킬당한 모습을 가끔 본 적 있다. 이렇게 섬세하고 친절한 인공 구조물이라니, 고마울 따름이다.
상선암 계곡에서 마을로 오르면 집집마다 마당에 널어놓은 고추가 빨갛게 잘 마르고 있다. 이런 태양초라면 김치도 맛있고 어떤 요리든 맛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옆 마당의 평상에 고사리, 다래순, 오미자 진액, 취나물 등을 소쿠리에 담아놓고 가격을 적어놓았다. 3000원, 5000원… 이른바 무인 상점이다. 시골 분들의 정성이 담긴 식재료 맛은 남다를 듯하다. 지나던 마을 어르신이 앞산을 바라보면서 예부터 신선이 머물렀다는 전설의 상선암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신다. 덕분에 단양의 산천에 얽힌 구수한 이야기도 듣는다. 자신이 사는 곳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들려줄 수 있는 자부심은 매우 멋지다.
오랜 시간 속의 풍경, 사인암
단원 김홍도가 이곳 겹겹의 격자무늬인 사인암을 그리려고 붓을 잡고 1년여를 고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절경을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배경을 이룬다. 사인암은 약 50m 높이의 멋진 바위 아래 남조천이라는 못이 함께하고 있어서,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그 안에 들어가서 물장구도 치고 물고기도 잡는다. 거기에 산 정상의 소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단양 8경 중 4경에 속한다.
바로 옆으로 출렁다리를 건너기 전 청련암을 둘러보아야 한다. 청련암은 사인암과 맞닿은 사찰로 대한불교 조계종 속리산의 말사다. 팔작지붕 구조의 극락 칠성각이 차분히 맞는다. 무엇보다 사인암 뒤편 암반지대 사이의 삼성각이 눈에 들어온다. 가파른 계단 옆으로 많은 이들의 염원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단양 도담삼봉(島潭三峰)의 풍류
단양 여행 중이라면 도담삼봉은 기본 코스인 양 당연히 들를 곳으로 생각한다. 많이 알려져 있고 몇 번씩 보았던 곳이어도 단양 시내에서 가까워 다시 한번 들러보지 않을 수 없다. 남한강이 휘도는 곳에 세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반영을 이루어 그 형상만으로도 눈에 담아둘 만하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이곳을 사랑했다 하니, 옛 시절의 풍류도 떠올려본다. 도담삼봉 하류의 석문까지 돌아보고, 여유롭다면 유람선과 모터보트의 즐거움도 챙겨보자.
참고로 단양팔경은 단양군의 8군데 명승지로, 단양을 중심으로 12km 내외에 모두 자리 잡고 있다.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사인암, 구담봉, 옥순봉, 도담삼봉, 석문이다.
구경(九景)시장의 마늘 맛 이야기
숙소로 가는 길에 단양 구경시장을 지나칠 수 없다. 단양팔경에 이은 아홉 번째 볼거리라는 뜻의 구경(九景)시장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 아니었는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이 오간다. 구경시장은 상가건물형의 중형 시장으로, 장날은 매월 1일과 6일이다. 길 건너 맞은편에 주차장이 있다. 시장 근처에 드니 마늘 냄새가 확 풍긴다. 마늘로 유명한 단양임을 절로 실감한다. 입구부터 마늘이 주렁주렁, 마늘순대, 마늘만두, 마늘닭강정, 마늘빵, 마늘전병 등 끝도 없는 마늘 먹거리다. 몇 군데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을 이루고 있다.
숙소, 소선암 자연휴양림으로
자연휴양림은 각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PC나 모바일 앱으로 ‘숲나들e’ 사이트에서 예약 가능하다. 비용이 대체로 저렴해 매월 예약창이 열리면 재빨리 예약해야 한다. 각기 차이는 있지만 신청 시 경쟁률이 높다.
단양 선암계곡 가장자리에 자리한 소선암 자연휴양림은 숲속의 집이다. 숲으로 둘러싸인 산중이어서 숙소로 들어가는 길이 마치 속세를 벗어나는 기분이다. 자연의 풍경 속에 잠겨 마음껏 몸에 생기를 집어넣을 기회다.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은 자연스럽게 숲 놀이터와 물놀이장이 된다. 휴양림 안에 두악산 등산로가 연결되었고, 유아숲체험관과 목재체험관도 있다. 숲 내부의 다양한 시설을 이용하며 평온하게 이곳에서만 시간을 보내도 문제없다.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받으며 고요한 숲에 푹 잠겼다.
2023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 서울, 부산 순이다. 경기도 중장년에겐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 서울 중장년에겐 ‘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가 있다면, 부산 중장년에겐 ‘부산광역시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이하 부산장노년센터)가 있다. 그 이름처럼 일자리 관련 사업에 주력해왔지만, 중장년의 다채로운 삶을 응원하기 위해 커뮤니티 지원 및 교육, 사회참여 활동 등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중이다.
부산장노년센터는 2016년 10월 부산광역시에서 지정하여 운영하는 장노년 지원 전문기관으로, 부산에 거주하는 만 50세 이상 중장년 세대의 사회참여를 이끌고 있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 및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 후반전을 지원한다. 그중에서도 신중년 인생학교 ‘하랑’과 생애설계 커뮤니티 지원사업인 ‘아리’는 부산 액티브 시니어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센터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또래와 배우고 성장하는 인생 캠퍼스
‘신중년 놀이터’로도 불리는 인생학교 ‘하랑’은 중장년 개인의 역량 및 경험을 활용한 교육을 개설해, 지역민들의 사회참여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자신의 재능을 동년배와 나누고 싶은 부산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참여자는 재능기부 형태로 중장년 대상의 교육 강좌를 열어 또래와 소통하고 배움의 기쁨을 나누는 동시에 개인의 역량도 향상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연간 상·하반기로 나눠 4개월씩 진행되며, 한 과정당 1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동화구연지도사, 로봇강사 양성과정, 드론 기초과정 등 취미·여가 및 자격증 교육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총 13팀이 참여 중이다.
하랑과 함께 주목받는 센터 사업으로 ‘아리’가 있다. 아리는 사회공헌, 일자리, 학습, 문화 활동 등과 관련된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형태다. 생애설계·신문화 확산 관련 활동 또는 지역사회·취약계층 지원 등 공익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커뮤니티가 대상이 된다. 또는 센터 내 프로그램 참여 후 동기들과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결성한 모임도 지원받을 수 있다. 세대 통합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50+세대가 구성원의 50% 이상인 경우도 지원 범위에 속한다(단 5인 이상 참여). 하랑과 마찬가지로 연 2회 4개월 단위로 모집하며, 80만 원의 활동지원금이 나온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지원금을 비롯한 센터의 조력을 통해 모임 안정화를 넘어 협동조합 설립도 꿈꾼단다. 현재 온라인 판매 및 협동조합 개설 동아리, 아동학대 인형극 동아리, 드론 동아리 등 총 10개 팀이 지원받고 있다.
"함께 가는 길은 멀리 갈 수 있다" -‘하랑’ 책놀이지도사 이옥경 강사
“노인복지 현장과 교육기관에서 치매 예방 및 인지력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의 강사로 활동했어요. 지난해 부산가톨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50+생애재설계대학을 다녔는데, 당시 방문한 부산장노년센터 직원을 통해 ‘하랑’에 대해 알게 됐죠. 내가 활동하는 분야의 역량이 강화됨은 물론이고, 시민들에게 유익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제 삶의 만족도도 향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노인 인지활동 책놀이지도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랑을 통해 제 강의를 듣는 분들은 노인 책놀이지도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계시는데요. 이를 발판으로 노인 시설이나 치매안심센터 등에 취직해 지역 어르신의 건강 지킴이로 거듭나길 희망합니다. 일자리 연계가 아니더라도, 일차적으로는 개인에게도 유익한 강좌이기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혼자보다는 길동무가 있어야 더 멀리, 오래 갈 수 있다고 하죠. 센터와 커뮤니티 회원들이 제가 가는 길에 좋은 동반자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막연한 노후에 소속감을 심어주다" -‘아리’ 펀북놀이터 구민서 대표
“제가 대표로 있는 펀북놀이터 동아리는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의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지원사업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림책을 매개로 아이들과 수업하는 과정이었는데, 당시 지원사업은 6개월로 끝났죠. 이후 회원들이 각자 프리랜서로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속감이 결여된 점이 고충이었죠. 마침 부산장노년센터 ‘아리’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지금은 ‘아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펀북놀이터 동아리’라고 소속을 밝혀 소개하고 있어요. 말뿐인 게 아니라 심적으로도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기분이에요. 센터에서 동아리를 널리 알려주신 덕분에 회원들의 활동도 늘어났고, 저 또한 북콘서트 진행 기회도 얻게 됐죠. 혹시 주변 중장년 중에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거나, 공신력 있는 센터의 지원을 받아보고 싶다면 부산장노년센터를 찾으시라 권해드립니다. 나이 들어 무엇을 할 수 있을까가 아닌, 나이가 들어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의 인생, 한 권의 책이 됩니다
부산장노년센터는 ‘신중년 생애전환지원팀’을 두고 이들 세대를 위한 현실적인 지원책 및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팀에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부산광역시 휴먼북도서관’이 있다. 사업명 속 휴먼북(Human-Book)은 한 사람의 인생이 곧 하나의 책과 같다는 교훈에서 착안한 단어다. 부산시 휴먼북도서관은 ‘인생의 경험을 나누는 도서관’으로도 불린다. 독자들은 읽고 싶은 휴먼북에 열람 신청을 하고, 이후 대상과 마주 앉아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생생한 경험을 전해들을 수 있다. 종이 책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메시지를 체득한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자신의 인생 경험과 경륜, 전문지식에 대해 재능기부를 원하는 신중년(만 50~69세)이라면 휴먼북 대상자로 신청 가능하다.
이밖에도 부산장노년센터는 고령화 대비 노후 진단 및 생애설계 상담, 종합재무설계 서비스, 신중년 적합직종 양성교육, 50+생애재설계대학 네트워크, 부산50+인턴십, 장노년 전직지원 및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통해 부산 중장년들의 노후를 응원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사업들을 잘 유지하면서 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부산장노년센터가 진행하는 사업 정보 및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면, 센터에서 운영 중인 ‘50+부산포털’을 통해 확인해보자.
부산장노년센터는 부산시 중장년들에게 노후의 이정표를 제시하며 든든한 동행자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많은 부산 중장년들에게 양질의 환경과 교육, 커뮤니티, 일자리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는 변재우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부산시 중장년 인구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습니다. 시니어의 어떤 특성에 주안점을 두고 센터를 운영하고 계신가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경기도나 서울시와 비교해 부산시 중장년들의 인생 후반전 준비는 미흡한 편입니다. 그에 반해 노후 준비나 생계를 위한 일자리 욕구는 높은 편이죠. 모든 분을 만족시키긴 어렵겠지만, 가능한 한 많은 중장년이 후반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보조금 사업인 ‘60+일자리 사업’, ‘시니어 인턴십’, ‘고용노동부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비롯해 민간 일자리 사업인 ‘부산형 50+인턴십’, ‘해양쓰레기 정화사업’ 등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사회공헌 일자리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늘어나 관련 분야로 매칭해드리고 있습니다.
Q. 센터를 방문하는 시민들은 어떤 고민을 안고 찾아오나요?
우선 퇴직 후 일자리 고민이나 인생 이모작 설계를 위해 방문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밖에도 다양한 고민과 기대를 품고 이곳을 찾아오시지요.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생애 재설계 컨설턴트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노후 준비 진단을 통해 다양한 정보 제공은 물론 센터나 부산시 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까지 통합적으로 안내해드리고 있어요. 저마다 인생 후반전에 필요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적절한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Q. 상반기 동안 중장년이 가장 만족한 사업은 무엇인가요?
주택보증공사(HUG)와 함께 진행한 ‘해양쓰레기 정화사업’입니다. 해양쓰레기에 대한 문제를 신중년 일자리와 매칭해 진행했는데,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사회공헌을 했다는 점에서 반응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은퇴 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풀타임 근무보다는 적은 시간을 할애하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선호하는데, 그 점이 충족되어 만족도와 참여도 또한 높았지요. 기분 좋은 성과를 낸 덕분에 함께한 주택보증공사가 올해 계속 지원을 약속해 하반기에도 동일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센터를 방문할 부산 중장년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울만 해도 지역마다 캠퍼스나 센터가 있지만, 부산에는 우리 센터 하나뿐이죠. 모든 부분을 충족하긴 어렵겠지만, 중장년의 의견을 하나하나 수렴해가며 우리만의 지원책과 문화를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봐요. 다들 기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초고령 사회를 대비해 어르신복지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어르신 놀이터(시니어파크)를 전 자치구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각 시설마다 약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본지가 서울시의 어르신복지종합계획 실행에 앞서 먼저 설치된 광진구, 종로구의 어르신 놀이터를 방문해 확인해보니, 인근 주민의 반응은 냉담했다.
광진구는 노인 건강 증진과 편의 도모, 여가 문화 조성 등을 목적으로 한 어르신 놀이터를 지난 8월 처음 선보였다.
광진구 어르신 놀이터 내에는 삼각형 모양의 고리를 잡고 물결 모양의 틀을 따라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물결 건너기’, 공을 손으로 잡은 뒤 배경 판에 새겨진 구불구불한 모양의 트랙을 따라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레이싱 트랙’ 등 스트레칭에 중점을 둔 15가지 운동기구가 갖춰져 있다.
어르신 놀이터는 신체기능이 쇠약한 노인에게 맞는 전용 기구를 갖춘 체육 시설이다. 신체 능력을 고려해 순간적인 근력 발휘보다 유연성을 높이면서 근육을 부드럽게 강화하는 데 의의를 둔다.
서울재정포털 자료에 따르면 광진구가 운동기구, 바닥 공사, 안내판 설치 등 조성을 위해 들인 비용(10월 28일 기준)은 약 8168만 원이다. 기구를 제작한 시니어박스오피스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신경외과 전문의와 체형교정 전문가의 감수를 거쳐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한 후 설치했다”고 홈페이지에 명시했다.
현장에서 주변 환경을 확인해보면, 달갑지 않은 주민 반응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주변 진입로가 모두 오르막길이라 체력적으로 노인들이 놀이터에 도착하는 것부터 여의치 않아서다.
매일 놀이터 주변을 순찰하는 한 아동안전지킴이는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을 위한 전용 놀이터 조성은 좋지만, 굳이 왜 노인들이 오르기조차 힘들어하는 곳에 설치했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10분 이상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를 수 있는 건강한 노인이라면 놀이터보다는 옆에 있는 일반 체육시설을 이용한다”며 “애초에 오르막길을 다 올라온 다음 설치된 기구로 스트레칭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어르신 놀이터 바로 옆 일반 운동 시설은 기구를 이용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른 사람이 운동을 마칠 때까지 벤치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등 텅 빈 어르신 놀이터와 상반되는 모양새다. 놀이기구를 2개월째 매일 소독하고 있는 한 방역 요원은 “소독 작업을 하면서 한 번도 놀이터를 제대로 이용하는 어르신을 본 적이 없다”며 “호기심에 한두 번 건드려보다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처음엔 공간이 널찍해서 좋았는데, 자리만 차지하는 것 같다”며 “요양원 혹은 돌봄 시설 등에 설치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 질의에 대해 광진구 측은 “사전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체력 별로 맞는 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시설을 마련한 것”이라며 “기존의 체육시설은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없어 이들을 위한 기구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인근 주민들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서는 “놀이터가 언덕 위에 있어 어르신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보완하고자 셔틀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고, 노선 확대도 계획 중”이라며 “내년에는 경로당마다 운동처방사를 보내 정확한 기구 사용법을 안내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로구 지봉골공원 내 설치된 어르신 놀이터도 사정은 마찬가지. 광진구의 시설과 비슷한 운동기구 7종이 갖춰져 있다. 높낮이가 다른 여러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앉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 기구 등이 설치되어 있다. 종로구 측 설명에 따르면 기구 설치에만 2300만 원이 지출됐다.
많은 예산이 쓰였지만 사용빈도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주변 노인들에게 시설에 대해 묻자 “아이들이 좋다고 하더라”,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몰라서 사용하지 않는다” 등의 반응만 돌아왔다. 인근 주민들에 대한 추가적인 안내 활동이 필요해 보인다.
정해진 예산으로 서울 시내에 노인의 접근성을 고려하고 다양한 기구 설치가 가능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어르신 놀이터를 모든 자치구에 설치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나선 이상, 어르신복지종합계획은 전시 효과를 고려한 기구 설치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초고령 사회를 준비한다는 정책 의도에 맞는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행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최초 ‘어르신 놀이터’가 등장했다. 학교 운동장이나 어린이 놀이터를 눈치보며 이용하는 시니어들이 맘껏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가 생긴 셈이다.
충청남도 공주시가 28일 어르신 놀이터를 개장했다. 이 사업은 충청남도가 전국 최초로 시범 실시하는 것으로, 어르신 놀이터를 노인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안전에 초점을 맞춰 ‘무장애 시설’로 조성했다.
공주 춘수정 공원 안에 2100㎡ 규모로 지어진 어르신 놀이터에는 도비 5억 원이 투입됐다. 충남도는 지난해 4월 어르신 놀이터 설치를 위한 기본 계획을 세우고 7월 공모를 거쳐, 공주시를 어르신 놀이터 운영 지자체로 선정했다.
어르신 놀이터에는 노인에게 안성맞춤인 운동 기구를 설치했다. 공주시는 근력 운동에 집중된 일반 체육시설과 다르게 어르신을 위해 유연성과 균형 감각을 기를 수 있는 운동 기구 14종 등을 마련했다. 아울러 어르신 놀이터에 전문 강사를 배치해 어르신들에게 올바른 운동기구 사용법을 알리고, 다양한 어르신 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운동 기구 맞은편에는 공연 무대와 모여 쉴 수 있는 족욕장과 정자, 윷놀이하는 전통 놀이터도 있다. 또 공주시는 기존 경로당 건물을 재건축해 놀이터가 있는 춘수정 공원 안에 경로 식당을 만들었다. 9월부터 주중에 방문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식사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홍영신 충남도청 노인정책팀 주무관은 “단순히 운동기구를 갖다 놓은 공원이 아닌, 돌봄·휴식·놀이·운동·문화를 아우르는 어르신 힐링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어르신 놀이터는 어르신들의 일상 생활문화 개선과 건강한 노후생활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에서 처음 조성한 만큼 전국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충남도는 내년까지 어르신 놀이터 두 곳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커지고 있는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울시가 어르신 맞춤형 돌봄 서비스 수행 인력을 지난해보다 255명 추가로 늘린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1년 달라지는 서울복지’를 26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어르신·장애인 등 돌봄서비스 확대 △부양의무제 폐지 등 복지문턱 완화 △복지인프라 확충 △세대별 맞춤형 일자리 확대 △사회복지시설 방역 강화 및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등이다.
◇ 코로나19 대응 차원 돌봄 서비스 및 인력 확대
먼저 어르신, 장애인 및 만 50세 이상의 시민에게 가사·간병, 식사지원, 동행 지원 등의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센터 서비스’는 기존 지원대상 외 시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기존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긴급한 위기 상황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비용 지원 자격 확인을 위한 소득조회에 시간이 소요되는 등 지체 현상을 막고자 '선지원 후검증'의 방식으로 우선 지원한다.
또 지역 내 모든 위기가구를 1~4단계로 세분화하고, 위기가구 정도에 따른 주기적인 방문 점검도 의무화한다. 위기도가 가장 높은 1단계 가구에는 월 1회 이상 방문하며 2단계는 분기별 1회, 3~4단계는 6개월 또는 1년 주기로 방문한다.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가구 여건 개선과 악화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위기도를 변경 및 관리한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취약 어르신을 보호하는 ‘어르신 맞춤돌봄서비스’ 인력을 전년대비 255명 늘려 총 3045명 배치하고 취약 어르신의 안전관리 및 일상생활지원을 강화한다.
만65~73세 고령 장애인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고령 장애인 가운데 장기요양 전환으로 활동지원 시간이 60시간 이상 감소한 자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가 시범사업을 통해 확대된다.
◇ 사물인터넷(IoT)으로 대면 돌봄 한계 모색
또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케어로 돌봄 공백을 방지한다. 201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취약어르신 안전관리 솔루션(IoT)’은 지난해 1만가구에서 1만2500가구 설치로 확대 보급하고, 독거 중증장애인을 위한 IoT 감지센서도 1283가구에서 1588가구로 확대 설치한다.
또한, 중장년 고독사 위험가구 3100여 명을 대상으로는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해 일정 시간 동안 전력량과 조도의 변화가 없을 경우 알림을 전송한다.
◇ 서울형 긴급복지 기준 완화 및 부양의무제 폐지
실직·폐업 등으로 인한 위기가구에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는 ‘서울형 긴급복지’ 기준 완화도 6월30일까지 연장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기준중위소득 100%(4인 가구 기준 월소득 487만6290원)·재산기준 3억2600만원 이하로 지원 문턱을 낮췄다.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자격에서 탈락한 저소득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는 상반기 중 부양의무제를 전국 최초로 전면 폐지한다. 부양가족이 있어도 소득 및 재산 기준을 충족하면 생계비 지원이 가능하다.
◇ 어르신·장애인·중장년 위한 복지인프라 확충
노인성 질환을 겪는 어르신들의 돌봄을 위해 동대문실버케어센터는 오는 7월 준공과 함께 운영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치매 어르신의 돌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와 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가 치매전담형 시설로 전환된다.
뇌병변 장애인, 발달장애인, 시각·청각 장애인을 위한 장애유형별 지원 시설과 장애인 가족지원 시설 등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시설도 확충한다.
종로·동작·영등포·노원·서대문·성북·금천·강서·서초구 9곳에 운영 중인 50플러스센터는 오는 7월 양천, 8월 강동에 추가 개소한다. 만 50세 이상 중장년의 취미생활 및 사회참여, 인생 상담 등을 책임질 두 곳의 센터는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으로 ‘뜻 깊게 나이 듦’을 구현한다.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지원주택도 추가 확보한다. 장애인 맞춤형 지원주택은 212호(70호 증), 노숙인 지원주택 258호(78호 증), 어르신 지원주택은 140호(49호 증)까지 확대한다. 각 지원주택에는 입주자 생활 및 건강관리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위한 주거코디네이터도 함께 배치되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어르신 및 장애인 일자리 발굴 및 참여 확대
노인 공공 일자리는 취약계층 가사지원, 반려견 놀이터 관리사 등 인구 및 산업 변화에 발맞춘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포함해 올해 약 7만 여 개 제공한다. 기존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에서 의료·교육·주거 급여수급자로 지원 자격도 확대된다.
인생 2막을 준비 중인 중장년을 위한 보람일자리는 지난해 2800개에서 올해 3281개로 늘어나며 참여기간 하한 기준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해 보다 안정적인 근로기간을 보장한다.
또 장애인의 안정적 일자리 마련을 위해 최중증‧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지난해 2955개에서 3399개로 늘린다. 안마사, 구청 CCTV 감독 등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은 일자리를 연계하고,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커리어플러스센터를 통해 민간기업 일자리 발굴 및 교육도 지원한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지난해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복지 변혁의 필요성을 절감한 시기”라며 “전염병에 대한 확실한 대응과 함께 체계 개선 및 인프라 확충, 그리고 시민을 향한 진심의 복지로 모두가 행복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여수엑스포역은 관광지 철도역으로는 만점짜리 자리에 있다. 열차에서 내려 역 구내를 빠져나오자마자 엑스포 전시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 왼쪽에서는 쪽빛 바닷물이 넘실댄다. 일정이 바쁜 사람들은 열차 도착 시각에 맞춰 역 앞에 긴 줄로 늘어서 있는 택시를 바로 잡아탄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끌리듯 엑스포 전시장으로 직진한다. 높낮이 없이 평평하게 설계된 전시장 길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걸어도 걸리는 곳이 없다. 시니어들에겐 맞춤 산책길이다. 자기도 모르게 왼쪽에 있는 바다 쪽으로 접근해 걷게 된다.
조금 걷다 보면 왼편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조그만 섬 하나가 눈에 잡힌다. 소문 난 오동도다. 전시장 끝자락에서 이어지는 다리가 있으니 그 섬에 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만만한 섬! 천천히 걸어도 30분가량이면 다 돌 수 있다. 이 섬이 소문난 건 동백꽃 덕분이다. 동백꽃은 한창 피어나는 겨울보다는 지기 시작하는 초봄에 장관을 이룬다. 바닥에 무리를 이뤄 떨어져 있는 빨간 꽃송이와 꽃잎들은 처연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우리 인간들에게도 질 때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라고 충고하는 듯하다! 그 교훈을 실감
나게 체득하려면 동백꽃이 떨어지는 3~4월께 오동도를 다시 찾아야 한다.
실비로 먹는 ‘시골밥상...’ 식당
오동도 구경을 마치고 나올 때쯤이면 뱃속에서 신호가 오게 마련이다. 더욱이 이곳이 맛의 고장 여수임에랴! 오동도 앞에서 돌산으로 가는 해상 케이블카 탑승장 바로 밑에 음식점들이 즐비해 있다.
8000원짜리 여수 가정식 백반을 파는 ‘뚱땡이 할머니의 밥상 시골밥상’ 집은 언제나 손님이 차고 넘쳐 끼니때는 이용이 쉽지 않다. 칠순을 넘긴 뚱땡이 할머니와 마흔도 채 안 돼 아이를 넷이나 출산한 ‘애국자’ 따님이 운영한다. 맞은편 엠블 호텔 투숙객들도 이 식당을 많이 찾는단다.
특별한 반찬은 없지만, 하나하나 간을 잘 맞춘 맛깔스러운 반찬들과 매일 바뀌는 국 종류 때문에 밥 한 그릇을 더 시키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식사를 끝낸 자리엔 종업원이 큰 통을 들고 가서 남은 ‘아까운’ 반찬들을 모두 담는다. 음식 재활용을 않는다는 걸 손님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좁은 자리가 꽉 차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 사진도 못 찍고 문전에서 아쉬운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아쉽기는 뚱땡이 할머니와 따님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문 앞에 서서 손님을 그냥 보내는 눈빛에 미안함과 아쉬움이 가득하다.
진남관 앞 ‘서울해장국’ 식당
그렇다고 애써 맛집을 다시 찾아야 한다면 여수가 아니지.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전라좌수영(全羅左水營)의 본영으로 사용하던 진남관. 그 오른쪽 앞과 길 건너편 거리에 여수의 오래된 먹자골목이 있다. 모두 다 소개하고 싶은 맛집들이다. 그중에서도 시민들이 많이 찾는 ‘서울해장국’이 있다.
아니, 맛집 고장 여수에서 엉뚱하게 옥호를 ‘서울~~’로 쓰다니! 그러나 사실 이상할 게 없다. 수십 년 전 여수가 관광지로 채 발돋움하기 전에 개업했으며 그 당시만 해도 서울은 대단한 동경의 대상이었기에. 마치 50, 60년대 서울의 빵집과 양복점 등의 이름으로 뉴욕, 파리, 런던 등을 많이 썼던 것처럼.
이 식당은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한다. 바싹 말린 우거지를 장어로 국물 맛 낸 된장국에 넣어 푹 끓여낸 우거지국, 바삭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콩나물국, 두툼한 선지국은 모두 한 그릇에 6500원, 돼지고기를 아낌없이 넣은 김치찌개(8천 원) 등이 하나같이 별미다. 이 식당은 특히 밑반찬에 들이는 정성이 남다르다. 그 때 그 때 구워주는 생김을 찍어 먹게 집간장과 양념간장을 함께 내주고 갓 만들어 내오는 숙주나물, 고추멸치볶음, 계란부침 등도 모두 싱싱하고 맛깔스럽다.
주인 할머니와 따님이 조그만 식당을 무려 종업원 10명가량을 쓰며 운영한다. 김 굽는 직원, 식재료 다듬는 직원, 우거짓국 끓이는 직원, 김치찌개 끓이는 직원 등이 제각각이다. 맛집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불친절은 찾아볼 수 없고 직원들이 손님상을 수시로 체크하며 모자란 반찬은 알아서 채워주는 친절함까지 보인다. 손님들이 저마다 이 식당 칭찬하기에 바쁘다. 팔순이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 선짓국을 들고 계신다. 궁금해서 말을 붙여보았다. “40년 단골이지. 맛도 맛이지만 정성이 들어간 건강식이고 배고프던 시절 추억을 떠올려 더 좋지.” 여러모로 완벽한 맛집인 셈이다.
그 밖에도 복춘식당, 조롱박 등 여수의 별미를 즐길 수 있는 맛집들이 이 일대에 많다. 서대회, 아귀찜, 아귀탕, 생선 내장탕, 돌게장, 삼치회 등이 주메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의 많은 아귀찜 식당과는 비교도 안 되게 풍부한 아귀를 넣은 아귀탕이 1만 원. 둘이서 다 먹기 부담스러운 양의 아귀찜도 2만 원 미만이다. 마산 일대가 주산지로 알려진 아귀는 여수에서 더 풍족하게 요리된다. 여수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삼치의 선어회는 여수의 특징적인 음식 중 하나다. 처음 접하면 물컹한 식감에 다소 거부감을 느끼지만 익숙해지면 삼치회만 찾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 구이로 먹는 삼치 머리는 클수록 맛이 좋다.
진남관. 이순신광장. 장군섬
식사를 마치고 여수의 상징인 진남관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우뚝 서 있는 이순신 광장을 ‘참배’ 할 차례다. 여수를 하루만 둘러봐도 곳곳에 있는 이순신의 흔적을 발견하곤 새삼 놀라게 된다. 심지어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가 거처했던 곳까지 여수에 있고, 거북선을 건조하고 수리하던 ‘선소’도 세 곳이나 있다. 어머니 처소는 보존작업이 마쳐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띄엄띄엄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는 그 앞에 새로 이순신 공원 조성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심지어 실재하지 않은 소설 속 인물까지 끄집어내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점잖은’ 여수 시민들은 ‘이순신 자원’을 그리 요란하게 활용하지 않는다. 기자도 여수를 몇 번 찾기 전까지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전 전라좌수사로 여수에 부임해 곳곳에 이렇게 많은 흔적을 남긴 줄은 알지 못했다.
이순신 장군은 사후에도 여수민들을 여러모로 ‘살려주고 있는’ 중이다. 거북선 빵집, 이순신 햄버거 등 여수 상가의 옥호 중 이순신과 거북선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여수민들의 충무공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 역시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전에도 사후에도 나라와 국민을 위한 충정이 한없는 불멸의 영웅은 여수에서 그 숨결이 가장 생생하게 느껴진다.
진남관은 2020년 봄까지 보수 일정이 잡혀있어 내부 관람이 금지돼 있다. 광장의 장군 동상 앞에 실물 크기로 지어졌다는 거북선도 기자 일행이 찾았을 때는 수리 중이어서 입장을 할 수 없었다. 관람객이 너무 많아 수시로 보수를 해야 한단다.
진남관 입구와 장군 동상 너머 장군섬에 이르는 곳까지 장군의 위세가 당당하게 뻗쳐져 있는 일대를 보는 것만으로 성웅 충무공에 대한 참배를 대신해야 했다. 참고로 해방 즈음까지는 장군 동상 앞에까지 바닷물이 들어차 있었단다.
종포공원 거쳐 오동도 가는 길
이순신 광장에서 오동도 방향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자산공원이 있는 방향으로 나지막한 언덕길을 거쳐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몇 해 전부터 여수의 포장마차 촌으로 유명해진 종포공원을 거쳐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다. 우선 종포공원부터 걸어보기로 한다.
이 일대는 여수의 오래된 바닷가 놀이터 중 하나다. 지금은 공원으로 명칭이 붙여져 있지만, 낚시꾼이 모여들고 고기잡이배가 들락날락하던 곳이다. 그래서 지금도 바로 옆에 새벽마다 경매가 열리고 종일 생선 판매가 이뤄지는 선어 시장이 있고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낚시꾼들도 간간이 모습을 보인다.
몇 년 동안 성시를 이루던 포장마차 촌은 인근 하멜기념관 옆으로 옮겨졌다. 정비 차원이었던 모양인데 아직은 포장마차 촌의 모습으로 보기엔 익숙하지 않다. 행정력도 자연스러움에 초점이 맞춰져야 바람직한데...
종포 공원 일대에 펜션 서너 곳이 있고 펜션 부근에 맛집이 꽤 늘어서 있다. 포장마차와는 구분되는 식당들이다. 여수 특산물 중의 하나인 돌문어 식당이 많다. 돌문어삼합, 돌문어라면 등등. 진화한 여수 음식 종류 중 하나는 해산물을 활용한 라면 요리다. 이 돌문어 식당엔 점심때부터 줄이 늘어서 있다. 젊은 층이 많다. 돌문어라면 뿐만 아니라 해물라면, 돌문어삼합 등 새로운 메뉴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 돌문어라면 1만 원, 네 사람이 먹어도 남을 정도의 푸짐한 돌문어삼합은 3만9000원.
기자도 몇 년 전 여수에 와서 라면 요리를 ‘개발’했었다. ‘꼴뚜기 라면’. 시장 아지매한테 1만 원만 주면 한 접시 가득 주는 꼬록(여수에선 꼴뚜기를 꼬록이라고 부른다)을 특별한 레시피 없이 라면과 함께 끓여주면 색다른 국물 맛을 내는 아주 맛깔스러운 라면이 완성된다. 강추!!!
몰포 나비와 나비 반도 여수
자산공원은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공원이다.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걸어 올라가기에 좀 힘이 들기 때문이다. 관광버스들도 코스로 잘 잡지 않는다. 그러나 노인 체력으로도 천천히 걸어 올라갈 만 하다. 아침저녁으로 산이 아름다운 자색으로 물든다 하여 자산으로 이름 붙여진 그 산속 공원엔 여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또 생뚱맞은 이름의 전시관이 하나 있다.
곤충체험관인데 이름하여 ‘빠삐용(나비) 전시관’이란다. 여수에 빠삐용 전시관이라니.. 입구에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 역을 맡았던 미국 배우 ‘스티브 맥퀸’의 사진이 걸려 있다. 여수에 빠삐용? 생각해보고 거듭 생각해 봐도 생뚱맞다!
전시관에 들어가 설명을 들어봤다. 여수시의 전직 공무원 한 분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집념으로 나비를 채집해 개인적으로 만든 전시관이다. 시에 기증해 지금은 시가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나비 표본 중에서 대표적인 전시물이 저 멀리 중남미 원산의 몰포나비. 푸른 금속성 광택이 나는 아름다운 몰포나비와 그 나비 모양을 빼닮은 여수반도 그림이 나란히 전시돼있다.
아하! 그제야 조금 몰포나비 채집자의 의도가 이해될 듯했다. 그는 이렇게 상상의 나래를 폈음 직하다.
“지구 저편에서 몰포나비가 너울너울 날아와 한반도 끝자락에 앉았다. 여수반도다!”
여수의 강남이라는 웅천에서
여수에서는 걷다가 가끔 시내버스도 타볼 만하다. 2층 관광버스도 좋지만 무작정 시내버스를 타고 한가롭게 시내를 돌다 보면 대충 여수 시내의 윤곽이 들어와 다음날 일정에 참고하기에도 좋다.
물어물어 버스 몇 번 갈아타고 여수의 강남이라는 웅천지역으로 갔다. 고급 아파트촌이 있고 인공 해변이 조성돼있으며 입구 상가엔 여수답지 않게 주차난이 심한 모습을 하고 있다. 서울 사람들에겐 식상한 풍경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구원은 ‘예울마루’다. 전시회와 음악회를 수시로 여는 이 건물은 여수 산단에서 매출을 많이 올리는 어느 대기업이 외국인 건축가에 설계를 맡겨 지어서 시에 기부한 것이다. 건물 외벽 없이 자연 친화적으로 지어 건축물 문외한이 보기에도 시원하다. 건물 바깥쪽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있는 것도 특이한 모습이다.
예울마루 관람을 마치고 15분가량 옆의 산길을 돌아 걸어가면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짓고 수리했다는 선소가 나온다.
이순신 장군의 또 다른 작품 ‘선소’
이 선소는 여수반도를 에워싼 바다의 ‘골목길’ 맨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적군에게 노출되지 않는 장소를 고른 것이다. 실제로 가까운 웅천 쪽에서도 선소는 보이지 않고 웅천의 바다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촌에서도 이곳이 보이지 않는다. 입지 선택이 탁월했던 셈이다. 그러니 여유롭게 안정적으로 거북선을 짓고 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거북선과 수전의 각종 전략 외에도 이순신 장군의 지모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순신 장군은 영국의 넬슨 제독과 함께 세계 해전사에서 최고의 명장으로 기록된다. 러일전쟁을 일본의 승리로 이끈 일본의 제독 도고 헤이하치로가 이순신 장군에게 존경을 표한 것도 거북선 뿐만 아니라 해전 전술, 주민 친화력, 그리고 선소 운영 능력 등을 보았기 때문이다. 충무공께 새삼스러운 존경의 묵례를 보내고 이번엔 선소 길 건너의 그 유명한 보리굴비 식당으로.
명사들이 찾는 여수의 보리굴비 식당 ‘석정’
굴비 하면 영광 굴비, 법성포 굴비다. 그런데 여수에 명사들도 즐겨 찾는 보리굴비 전문식당이 하나 있다. 옛 여천 지역, 여수 시청 부근에 있는 석정 식당이다.
이 식당도 덕장은 법성포에 두고 있다. 법성포에서 굴비를 말려 여수로 가져와 조리한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굴비 정식엔 굴비와 함께 해물 보쌈김치, 여수산 각종 나물 등 17가지의 반찬을 내놓고 직원이 각 테이블을 돌면서 먹기 좋은 크기로 굴비를 찢어 준다. 기름기 잘잘 흐르는 보리굴비 속살, 군침이 돈다. 보리굴비 정식 2만 원. 여수엑스포 준비위원장을 지낸 전 건설교통부 장관 강동석 씨, 지금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윤정희, 백건우 씨 부부 등 명사들이 오래된 단골이란다.
여수에서 11월에 열렸던 세계한상대회 때의 에피소드 한 토막. 대회기간 중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온 참가자들이 각자 이 식당을 찾았다가 우연히 만나는 일이 몇 차례 있었단다. 각국 한인들에게까지 이 식당 소문이 났다는 식당 측의 자화자찬이다.
식당 판매보다는 전국에 보내는 택배 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선물 포장된 다섯 마리에 택배비 포함하여 6만5,000원, 10마리 세트는 12만5,000원.
구여수와 신여수
여수시청이 있는 구 여천지역과 구 여수를 잇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내륙 쪽 버스들이 다니는 길과 바닷가로 이어지는 길이다. 웅천지역을 지나 구 여수로 가는 길목 왼쪽에 한국화약 소유 대지가, 있으며 그 건너편엔 여수반도에서 가장 탁 트인 넓은 바다가 있다. 트레킹 코스로 개발하든지 아니면 대단위 리조트로 개발할 만한데, 웬일인지 방치되고 있다. 띄엄띄엄 바닷가 길을 둘러 가면 구 여수의 전통 항인 국동항이 나온다. 옛 여수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국동항엔 항상 낚싯배들이 수백 척 정박해있고 경매장에선 새벽마다 활발하게 경매가 이뤄진다. 바로 앞 경도엔 미래에셋이 경도 리조트 재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경도는 골프장과 함께 여름 한 철 먹거리인 하모(갯장어의 일본말)의 주산지이다. 경도와 고흥 일대의 하모를 최고의 갯장어로 꼽는다. 경도 안엔 하모를 회와 샤부샤부(일본말. 유비끼라고도 함)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있다. 혹자는 일본사람들처럼 갯장어에 기름이 끼는 7월 이후엔 맛이 별로라고도 하고 혹자는 그때의 하모 맛이 일품이라고도 한다. 정답은 없고 각자 취향에 따르면 될 일이다.
자매식당 등 국동항의 맛집들
그러나 여름철이건 겨울철이건 바닷장어 요리를 꾸준히 하는 식당들이 여수에 많다. 특히 국동항 주변엔 갯장어를 통째로 끓여 내놓는 통장어탕 식당이 몇 곳 있다. 그중에서 여수 시민들 사이에서도 소문 난 자매식당을 찾았다.
장어를 잘라서 국 끓이는 게 아니라 통째로 넣어 끓인 후 손님상에 내와서 종업원이 국자로 장어를 으깨서 먹기 좋은 크기로 나눠준다. 된장 국물에 우거지를 넣어 장어 맛과 함께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일반적으로는 토막 낸 장어를 숙주나물을 넣어 함께 끓여 내놓는다. 통장어탕 14000원, 장어 소금구이 2만 원을 받는다.
여수에 가장 많은 식당이 장어탕 식당과 돌게 간장게장 식당이다. 장어탕 식당은 수산시장 안, 시청 주변, 시내 곳곳에 있다. 그중 자매식당이 가장 생명력이 있다는 여수 지인들의 전언이다. 이 식당에서 밑반찬으로 내놓는 멍게 젓갈이 또 일품이다. 자꾸 더 달라는 손님이 늘어나 포장 판매를 시작했단다. 한 통(3kg)에 3만 5000 원, 택배비 4000원이란다.
여수의 수산시장
여수에는 수산시장이 몇 곳 있다. 수산시장, 특화시장, 교동시장, 선어시장. 그중 수산시장이 중앙시장 격이다. 몇 년 전에 이 시장에 큰불이 나서 시장이 완전히 전소했었다. 주변의 지원과 상인들의 복구 노력에 힘입어 업그레이드된 새 시장 모습으로 태어났다.
시장 내 수십 곳 되는 활어 판매대에서 펄펄 뛰는 생선을 잡는 활발한 모습은 장관이다. 생선 잡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이 매우 좋다는 어느 보고서에 전폭적으로 공감하게 된다.
물새횟집 아지매. 수십 년간 온 가족이 이 업에 종사해왔단다. 종포공원 옆에 자그마한 건물도 소유하고 있다. 재빠르고 시원시원하게 생선을 잡고, 손님과 흥정도 시원시원하게 하며, 횟감은 그야말로 맛깔스럽게 썰어낸다. 전문가가 따로 없다. 일본 시장 상인들과 일 합을 겨루게 해봤으면 좋겠다. 여기서 회를 떠 가져갈 수도 있으나,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2층 식당으로 올라가 상차림 값으로 한 사람당 4,000원과 매운탕값 5,000원을 주고 식사를 한다. 서울의 가락시장, 노량진 시장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실비다. 생선 산지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세 명이 싱싱한 돔, 갑오징어, 농어, 삼치 등 각종 회를 남길 정도로 푸짐하게 먹고도 6만 원 미만을 냈다.
시내의 실비식당 ‘와사비’
게장 골목 소개는 생략한다. 여수의 전통적인 먹거리 중의 하나인 간장게장 식당들은 이제 시설과 메뉴에서 한 등급 더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신 시내의 횟집 한 군데를 더 소개하고 여수의 맛집 소개를 마친다. 여서동 네거리 근처의 ‘와사비’식당. 옥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름 때문에 최근 곤욕을 치렀단다. 얼마 전부터 보는 시선들이 좀 누그러지더란다.
옥호를 ‘고추냉이’로 바꿀 생각은? 이제 겨우 정착단계인데요... 이 식당은 문 연 지가 몇 해 되지 않았다. 6년 전께 문을 열자마자 여수에서 오래된 횟집들을 제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유는 초간단. 남자 사장이 새벽에 바다에 나가 직접 생선을 잡아 오고 여수 주변에서 구하기 어려운 건 통영 등지로 달려가 구해와서 오후부터 바쁘게 회를 만든다. 혼자서 몇 사람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게 몇 년을 일해 얼굴이 수척해졌을 정도다. 부인은 서비스 메뉴를 개발하고 상차림을 연구하는 한편 수시로 주방에 들어가 남편과 주방 보조 여인을 돕기도 한다. 이들의 노력은 상차림과 회접시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 식당도 갈치회, 삼치회가 일품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다. 회 한 접시에 4만 원에서 6만 원이면 세 사람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맛집 몇 곳을 소개했지만, 여수의 장점은 어느 식당에 가든 다른 지방에 비해 만족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식당마다 자부심이 대단하고 음식에 들이는 정성이 손님들 눈에도 보일 정도다. 전통인지, 요즘의 트렌드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특히 엑스포 이후 시설과 함께 식당들의 자세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먹방과 인터넷에서 칭찬은 많이 받고 악평은 덜 받는 곳, 여수가 됐다.
오동도 입구의 일출
여수에서 일출을 보는 장소로는 돌산섬 일대를 많이 꼽는다. 그중에서도 섬 끄트머리의 향일암(向日庵)은 일출로 유명해진 곳이다. 정동진과 함께 일출 사진이 워낙 많이 나돌아다녀 우리는 다른 곳에서 일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여수 현지의 정보로는 요즘 오동도 입구의 일출이 장관이란다.
새벽에 일어나 이틀을 기다렸다. 해는 우리의 애를 태우면서, 햇살만 내려보내 고기잡이배들을 비춰줄 뿐이었다. 붉게 솟아오르는 태양 대신에 빛줄기만 담았다. 일정상 일출 장면 촬영을 포기하고 서울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철수하면서 여수 지인에게 일출 촬영을 간곡히 당부했다. 간곡히 간곡히 거듭 부탁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일출 사진이 메일로 왔다.
쌩큐 오 선생!
쌩큐 여수!
미끄럼틀, 그네, 모래밭, 뛰어노는 아이들. 우리 사회에서 놀이터는 어린이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통념을 깬 놀이터가 있다. 시니어도 편히 쉬고, 놀고, 배울 수 있는 ‘쌈지놀이터’를 소개한다.
서울 강동구는 경로당과 복지관 등 노인 여가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시니어를 위해 ‘쌈지놀이터’를 운영한다. 시니어가 주로 모이는 공터, 거리 벤치 등의 공간에 추가로 등받이 의자, 햇빛가리개 등을 설치해 편히 쉴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다. 쌈지놀이터는 야외 쉼터로 상시 열려 있지만, 동절기와 혹서기에는 운영하지 않거나 주변 유휴 공간을 활용해 유동적으로 운영한다. 2016년 6월 쌈지놀이터 1·2·3호를 먼저 시범 운영한 뒤 2019년 4월, 13호까지 개소했다.
놀면서 배우자!
쌈지놀이터는 단순히 쉼터 역할만 하는 공간은 아니다. 만 6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열린프로그램’도 진행하는 등 시니어 배움터로도 활용한다. 열린프로그램은 관내 복지관과 연계해 월 1~2회, 주로 시니어가 많이 모이는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진행한다. 미술심리치료, 웃음건강체조, 치매예방, 노래교실, 건강·심리·복지·법률 상담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또 시니어가 직접 쌈지놀이터 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르신마을활동가’도 양성한다. 어르신마을활동가는 놀이터당 10명 내외로 쌈지놀이터의 환경 정화와 함께 노숙인, 비행 청소년의 상습 이용 방지를 위해 활동한다.
앞으로 쌈지놀이터는…
2019년에 개관한 쌈지놀이터 10·11·12·13호는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정자를 재정비해 쉼터를 조성했다. 시니어와 어린이가 함께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1·3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한 어울마당이다. 앞으로 열린프로그램도 시니어와 어린이, 모두의 눈높이에 맞는 활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올해 조성된 신규 4개소와 2018년에 개소한 쌈지놀이터 6호는 ‘기억키움 쉼터’로도 활용된다. 기존 쌈지놀이터처럼 휴식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을 위한 교육, 뇌기능 활성화 및 근력저하 예방운동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차량이 다니는 좁은 골목에 위치한 쌈지놀이터 1호와 4호는 사고 발생 우려가 있어 열린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는다.
글 김민혜 동년기자(한국농어촌공사 창녕지사)
자연친화적이고, 느린 삶에 대한 도시민의 소망은 최근 TV 프로그램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설마 귀촌생활을 낭만적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니시겠지요? 보통 귀촌에 대한 의견을 부부에게 물으면, 여자 분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도 없고, 놀러갈 곳도 없는 산속 오지에서 어찌 살란 말이오?” 하고 말입니다. 100% 공감합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마치 양념 반, 프라이드 반 치킨 같은 깨알 귀촌 Tip 8가지를 준비했습니다.
귀촌 전 작은 주말농장이라도 경험해보자
새싹이 쏙쏙 올라오면 가슴이 설레나요? 식물과도 대화를 할 수 있나요? 밭이나 창고에서 혼자 일할 때 몸은 힘들어도 마음의 평화를 느끼시나요?
교직을 은퇴하기 전부터 반쯤 귀촌생활을 해온, 창원시에 거주하는 J 씨는 일주일의 절반은 300평 블루베리 농장에서 생활합니다. 푸른 하늘을 보며 야외 테이블에 멍하니 누워 있거나, 책을 보거나, 잡초를 뽑습니다. 요즘도 ‘나만의 놀이터’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J 씨처럼 이런 생활이 자신과 궁합이 맞는지 미리 경험해보세요.
귀촌하면 농사일 말고도 재미있는 일이 많다
귀촌이라 해서 땡볕에 쭈그리고 앉아 일만 하지는 않습니다. 부부가 모두 비슷한 성향이기는 어렵습니다. 귀촌 후에 마을회관에서 ‘노래 강사’를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또 시골 분들과 소통이 잘되어 마을 이장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군청 인근 지역이라면 도시민의 선입견과 달리 각종 문화시설도 갖춰져 있고,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영장, 게이트볼장, 각종 문화수업, 도서관, 예술회관도 있습니다. 또 여러분의 재능기부가 필요한 곳도 많습니다.
귀촌인이 많은 동네를 선택하자
귀농·귀촌 후 농촌생활 적응에 실패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시는 분도 제법 있습니다. 비슷한 삶의 철학과 생활 패턴을 가진 이웃을 만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안으로 제안할 수 있는 방법이 읍·면 인근 지역 또는 귀농·귀촌인이 많은 동네, 마을과 조금은 단절된 장소도 좋겠지요. 물론 장점과 단점은 있습니다. 기우(杞憂)일 수도 있겠지만 참고해서 결정하세요.
사전에 관공서 등을 방문해 정보를 모으자
농촌 인구 감소에 따라 지방자치마다 귀농·귀촌인에 대한 각종 지원이 최근 많아졌습니다. 사전에 해당 지역 농업기술센터, 농지은행, 읍·면사무소, 귀농학교 등을 방문해 각종 지원 사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농지원부를 미리 만들어두면 농지 구입 시 취·등록세 50%가 감면되기도 합니다. 운이 좋으면 농지은행, 마을 이장님 등을 통해 적당한 임차농지, 임대용 시골집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골집을 덜컥 사기 전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마을 분위기를 먼저 알아보면 좋습니다.
마을 특유의 공동체적 요소를 이해하자
농촌 특유의 마을 운영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동네 길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조금씩 개인 소유 토지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즉 사도가 제법 있습니다. 당신이 걷는 길이 개인 땅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동네의 수도시설은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돈을 걷어 설치하는 경우도 있으며, 마을회관도 일부 비용을 개인이 부담한 경우도 있습니다. 마을의 꽃과 나무도 동네 사람들의 수고로 이뤄진 것이고, 청소도 마을회의를 통해 날짜를 정한 뒤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합니다.
마을 행사에 기부 조금 한다고 생각하자
마을 운영 방식이 도시와 다르므로 동네 주민 입장에서는 이방인이 각종 수혜를 공짜로 받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약간은 조심스러운 제안이지만, 마을 행사가 있을 때 금전적 지원을 포함한 적합한 방법을 고려해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얼마 전 시골에 사는 친구는 아버지에게 연락을 받았다 합니다. 마을회관 건립 기금을 좀 내면 안 되겠냐고 말입니다. 너도 어차피 귀농할 거 아니냐 하면서요. 친구는 싫다고 했대요. 그런데도 친구 아버지는 언젠간 귀농할 아들을 위해 기부를 조금 했다고 합니다.
음식, 정보, 대화, 잡일 등 많이 베풀자
시골에서의 삶은 좋은 말로 하면 ‘더불어’ 사는 것이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사생활’ 보호가 잘 안 되는 생활입니다. 시골에서는 누구네 집에 자가용이 들어가는지, 누구네 아들이 왔는지, 누가 생일인지, 누구의 제사인지 다 알아요. 모든 게 오픈되어 있기 때문이죠.
시골 분들은 또 이웃과 정말 많이 나눕니다. 당연하지요. 이웃이 어릴 적 친구, 친구 아버지 또는 어머니입니다. 음식을 만들면 조금 더 만들어서 옆집, 경로당에 나눠줍니다. 장날 읍내에 갈 때도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닙니다. 핸드폰 사용법도 알려주고요. 누가 내 밭의 농작물 조금 따 먹는 거 개의치 마세요. 가능한 한 자주 베푸세요.
귀농·귀촌 목표를 명확히 하고, 철저히 준비하자
단순한 귀촌을 원하시나요? 아니면 귀농·귀촌이 목표인가요? 즉 농사를 지어서 생활비를 벌어야 하나요? 만약 수익 창출을 내야 된다면 철저히 준비하셔야 합니다. 어느 분야나 새로 시작한 일에서 바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농사일도 전문화·기계화되어 있습니다. 1000평 농사짓는 거나 5000평 농사짓는 거나 에너지는 비슷합니다. 기계화가 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량생산을 위한 농기계 가격은 정말 비쌉니다. 나중에 정산을 하면 손해가 날 수도 있습니다. 도시가 힘들어, 농사나 짓지 하는 생각으로 시골에 내려가면 힘들 수도 있습니다 .
단순한 귀촌을 원하시나요? 아니면 귀농·귀촌이 목표인가요? 즉 농사를 지어서 생활비를 벌어야 하나요? 만약 수익 창출을 내야 된다면 철저히 준비하셔야 합니다.
아주 어렸을 적, 사건 하나. 어머니가 새로 사다 놓은 값비싼 크림을 얼굴에 찍어본 것도 모자라 온몸에 남김없이 발라 버렸다. 당시 어머니는 기가 막혔는지 혼내지 않고 예쁜 척 화장대 위에 앉아 있는 어린 딸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했다. 어린 것이 예쁜 것은 알아서. 그런데 나이가 들어도 사람 마음은 다 똑같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예쁘네”란 소리에 미소 짓고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산다. 예뻐지는 놀이터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가고 싶지 않을까? 여전히 아름다움을 찾고 싶은 당신을 위해 준비한 공간,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이하 플래그십 스토어)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18(도산공원 정문, 대리주차 가능) 운영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둘째 주 월요일, 설·추석 당일 휴무)
도슨트 투어 서비스(02-541-9270) 오후 3시, 6시 2회(소요시간 약 30분) 스파 예약안내 설화수 스파(지하1) 02-541-9272, 설화수 발란스 스파(4층) 02-541-9273
1층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설화수 브랜드의 역사,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는 ‘헤리티지 룸’이 있다.
동양의 귀한 원료를 담은 약재함을 형상화한 이곳에서는 설화수 브랜드의 가치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
입구 오른쪽으로는 설화수 브랜드 매장이 있다. 계절별 인기 상품과 신상품을 가장 먼저 공개하는 곳이다.
특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 한정 제품에는 궁중비누,
향(포프리, 향초)제품, 옛 입술연지 통을 형상화한 립밤 등이 있다.
2층이야말로 플래그십 스토어의 인기 장소이다.
곳곳에 배치된 소파 앞 테이블에는
설화수의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이 가득 차 있다.
뭐든 발라 보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
이곳에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전문상담사에게 제품과 관련한 자세한 문의도 가능하다.
선물 포장을 해주는 ‘기프트 서비스 존’에서는
우리 고유의 느낌이 나는 보자기 포장을 주로 한다.
기본 포장 외에도 예물이나 어르신을 위한 포장 등
고급 선물 포장 서비스를 하고 있다.
3층 ‘컬처 라운지’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문화공간이다. 문화 수업이나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강의형 공간과 VIP 고객들의 휴식 공간인 ‘VIP 라운지’가 마련돼 있다. 3층에서는 뷰티 클래스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클래스를 정기적으로 열어 많은 사람과 소통할 계획이다.
지하 1층의 설화수 스파는
설화수 화장품에 쓰이는 한방성분을 이용해 몸과 마음의 안정적인 조화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안티에이징 고급 한방 스파준다.
옥, 백자 등을 사용해 최적의 안티에이징 효능을 느낄 수 있다.
영업시간 10:00~21:00
공간 룸 5개 (VIP룸 1개, 커플룸 1개, 싱글룸 3개)
이용가격 170분 / 65만원, 90분 / 23만원
4층 설화수 밸런스 스파는
한방 요소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흐트러진 심신의 균형을 맞추고
부위별 차별화된 집중 케어를 통해 빠른 시간 내 깊은 활력을 불어넣는다.
도산공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스파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다.
영업시간 10:00~21:00
공간 룸7개 (VIP룸 1개, 싱글룸 4개, 풋룸 2개) 이용가격 60분 / 12만원
‘플래그십 스토어’ 옥상라운지
도산대로의 평화로운 정취와 푸른 도산공원의 풍광을 한눈에 담으며 일상의 재충전을 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브라이덜 샤워, 패밀리 이벤트 등 VIP 고객의 이벤트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친구와 연인,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