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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50세 이후 건강한 노화는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
- 노인복지법상 노인의 기준은 65세다. 하지만 신체 기준은 60세부터라고 한다. 미국의 한 대학은 최근 연구를 통해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나이를 34세, 60세, 78세라고 발표했다. 이때부터 주름뿐 아니라 근골격계, 뇌세포의 기능이 눈에 띄게 저하되고 몸으로도 불편함을 자각하게 된다고 했다. ‘오래오래’ 그저 생명만 연장하며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유롭게 이동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그리고 존중받으며 잘 사는 것, 삶의 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다. 노화를 막을 순 없지만, 최대한 미루고 행복하게 잘 살다가 존엄을 지키며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는, 웰에이징(Well-aging)을 통한 성공 노화(successful aging)가 최근 노화의 기본 명제다. 나이가 들면 신체 구성비가 바뀐다. 70세가 되면 20대에 비해 수분, 근육량, 무기질은 감소하고 지방은 2배 이상 증가한다. 지방 분포도 마찬가지다. 피하지방은 줄고 복부 내장지방은 늘어난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질환도 늘게 되는데 개인의 건강 상태나 체질에 따라 노화의 과정이 빨리 오거나 늦게 올 순 있지만 하나도 없이 피해 가기란 쉽지 않다. 또 어느 순간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완치된다는 기대도 거의 할 수 없게 되고, 늦추고 완화하는 것이 현실적 목표가 된다. 진짜 늙어가는 것이다. 노화로 인해 심벽은 두꺼워지며 심방과 심실도 조금씩 커지는 등 문제가 생기면 고혈압, 심부전, 허혈성 심질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혈압, 비만, 당뇨병 같은 질환을 이미 앓고 있는 경우라면 만성질환 자체가 심장에 영향을 끼쳐 만성 심부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울러 나이가 들면 뇌신경 세포 수와 무게가 10% 정도 감소하고 뇌실이 커지게 되는데 결국 뇌혈관질환과 치매, 우울증, 섬망,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신경계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천식·만성 폐기종·폐렴·폐암 등 폐질환, 골다공증·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 신장 및 비뇨기계 질환 등 만성질환이 노년기 건강을 위협한다. 노인질환은 서서히 발생해 만성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와 기능 회복을 병행하고, 만성질환으로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노인은 장기적인 치료 계획과 재활치료를 통해 지속해서 관리해야 한다. 국내 사망 원인의 약 80%를 암, 순환기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차지한다. 노인은 여기에 치매, 퇴행성관절염 등이 사망 원인으로 추가되고 삶의 질을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모든 만성질환이 반드시 사망에까지 이르는 것은 아니다. 만성질환을 앓고도 오랜 시간 건강하게 생존하는 예도 많다. 조기에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진단해 꾸준히 관리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질환별 맞춤 운동을 통해 근육 감소를 늦춘다면 만성질환이 있더라도 삶의 질이 낮아지거나 조기 사망에 이르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장수식단이란 것이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보니 지중해식뿐 아니라 저나트륨의 대쉬식(DASH,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등 다양한 식단과 레시피가 가정의 식탁에 오르내린다. 최근 국내 한 연구진은 한식이 체중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다이어트와 노년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쌀밥 중심으로 탄수화물의 비율이 높은 식단이 단백질과 지방 등 영양 함량이 높은 식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염증 수치가 더 낮게 나왔다며 한식 식단의 건강함에 주목했다. 한식이 건강식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한식의 기본 구성에 있다. 밥, 국(탕·찌개 등의 국물 요리)과 함께 다양하게 올라오는 반찬이 영양의 균형을 맞추고 김치, 나물, 쌈 등 채소 요리가 많은 것도 건강 요소로 꼽힌다. 또 튀기거나 볶는 대신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무치고 삶아내는 조리법, 고기나 육류가 주메뉴가 아닌 반찬에 포함돼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적다는 점 등도 건강 요소다. 여기에 김치를 비롯해 된장, 간장, 고추장 등 발효음식이 소화를 돕고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된장이나 간장을 주로 사용하는 한식 조리법은 나트륨 수치가 높아질 위험이 있다. 여기에 지중해식이나 대쉬식의 장점인 통곡물 섭취, 몸에 유익한 성분의 기름 사용, 저염 레시피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 연구에서의 쌀밥 한식은 물에 말은 밥에 김치 한 조각 올려 먹는 밥상이 아닌, 다양한 반찬이 고루 올려진 노동과 정성의 밥상임을 기억해야 한다. 젊을 때 하는 운동은 건강은 물론 근육을 재배치해 아름다운 라인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높다. 하지만 노년의 운동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이른바 ‘생존 근육’을 만드는 과정이다. 뼈나 관절을 감싸 외부의 충격에서 보호하고 심혈관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유실되고 근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운동의 강도보다는 횟수다. 근육을 수축·이완하는 스트레칭, 의자에서 일어났다 앉기, 운동밴드나 1㎏ 정도의 무게로 버티고 들기 등을 12~20회 정도 하면서 점차 횟수를 늘린다. 중량을 늘리거나 강도를 높이고 반복 횟수를 줄이면 노인에게는 특별한 이점 없이 부상 위험만 증가한다. 순간의 강도보다 횟수를 늘려 차곡차곡 쌓기를 권한다.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에 대한 근육의 저항이 가장 적어지는 운동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치 감각이 손상된 노인이 아닌 대부분의 노인에게는 유연성과 근력 운동이 균형 운동보다 낙상 예방 효과가 더 크다. 이러한 운동 역시 특정 질환자의 경우 전문의, 물리치료사,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아 운동량이나 시간, 운동하는 법 등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에는 야외 운동을 자제하고 모자를 쓰거나 발을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을 권한다. “50세 이후의 운명은 스스로가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노화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인정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안정적인 일상과 금연, 적절한 음주, 규칙적인 운동, 본인에게 맞는 체중 조절 등을 유지한다면 삶의 질이 높은 노년을 맞을 수 있다.
- 2024-09-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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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막자” 뇌 건강을 위한 AI 기술, 어디까지 왔나
- 여러 가지 질환에 대한 진단, 치료, 사후 관리까지 가능한 의료 AI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에서 의료 AI의 발달은 반갑다. 뇌 MRI 분석, 음성 분석, 인지, 안구 운동 등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통해 치매를 진단하는 AI 기술이 얼마나 정확하며, 상용화 시점은 언제쯤일까? 치매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60세 이상 고령자에게 가장 두려운 질병이다. 치매가 한번 발병하면 완치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 검진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치매 환자 역시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치매센터는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2020년 10.3%, 2030년 10.6%, 2040년 12.7%, 2050년 16.1%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더불어 치매 관리 비용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20년 18.8조 원에서 2050년 106조 원으로 6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처럼 치매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환자의 음성 혹은 행동 지표 등을 활용한 치매 관련 디지털 바이오마커(몸속 세포·단백질 등으로 변화를 알아내는 지표) 개발은 치매 분야 스마트 헬스케어 영역에서 수년 전부터 주요한 연구 주제였다. 하지만 대부분 연구 목적으로 활용될 뿐 아직 임상 목적으로 쓰이지는 않고 있다. 음성 분석, 뇌파 분석 등의 방식은 근본적으로 뇌 병변을 확인하기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적인 진단 도구로 사용되기보다는 인지기능 저하 환자를 선별하는 용도나 기존 치매 검사의 보조용으로 활용돼 왔다. 뉴로핏의 뇌 MRI 분석 제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기기에 치매 관련 소프트웨어를 연동하면 뇌의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발병 가능성 등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앞다투어 개발되고 있다. 그동안 인지기능 검사는 대면 지필 검사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되고 채점까지 자동화되고 있다. 또한 검사 대상자의 음성, 움직임, 수면 등의 패턴을 분석해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인공지능 기술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업체인 하이, 바이칼에이아이 등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같은 연구기관의 기술이 대표적이다. AI 기반 뇌 노화도 분석 뉴로핏의 AI 기반 뇌 노화도 분석 전문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와 뉴로핏 스케일 펫은 이미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대학병원과 함께 검증 연구가 진행된 믿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22년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최근 뉴로핏은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콘퍼런스(AAIC 2024)에서 주요 기능이 업데이트된 ‘뉴로핏 아쿠아 AD’를 데모 시연하기도 했다. ‘뉴로핏 아쿠아 AD’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관련 최첨단 뇌 영상 분석 기술의 집합체인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처방 치료 효과 및 부작용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다.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의료기기 인증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 바이오마커 측정 통해 치매 진단 하이(HAII)는 지난 4월 음성, 안구 운동, 인지 반응 이상 세 가지 디지털 바이오마커 측정을 통해 치매를 진단하는 디지털 의료기기 알츠가드(Alzguard)를 개발했다. 알츠가드 개발을 위해 전반적인 프로토콜 및 콘텐츠는 이화여대 목동병원, 진단 알고리즘 설계는 상명대학교, 안구 운동 관련 바이오마커는 비주얼캠프와 협업이 이루어졌다. 이후 식약처로부터 확증적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국내 임상 진행과 동시에 글로벌 임상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 담당자는 “미국 FDA의 치매치료제 승인으로 치매 진단 분야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누구나 알 수 있는 해외 유망 기관과 미국 및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공동 연구에 관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말소리 분석으로 건강상태 판단 바이칼에이아이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음성을 분석해 치매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바이칼에이아이가 선보인 ‘맑은 내 친구’는 말소리가 사람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시그널이라는 윤기현 대표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말소리를 분석해 여러 가지 건강상태를 진단해주고, 언어습관까지 분석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인지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트레이닝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말을 많이 할수록 인지기능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복합지능연구실 역시 음성 대화를 분석해 치매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매 예측을 위한 기존의 음성·텍스트 분석 기술에 대형 언어 모델(LLM)을 결합한 형태다. 이 AI 기술은 노년층의 대화를 분석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해낼 수 있다. 이 기술의 정확도가 87.3%에 달해 해외에서 개발한 기술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TRI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태블릿 기반의 앱 개발을 완료하고,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진과 함께 노인복지센터 등에서 실증을 계획 중이다. AI 기술로 치매 관리, 긍정적 영향 미쳐 최호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현재 AI 기술을 활용한 진단의 경우 뇌 영상 자료 판독 등과 같은 시각화가 가능한 자료로 진단하는 부분에서는 빠른 속도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면서 “기술의 발달이 계속 이루어진다면 치매 분야에도 AI 기술이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치매 관리에 디지털 기술이 등장하면서 의료산업과 치매 환자의 삶에 여러 가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 교수는 “2013년 FINGER Study의 성공을 통해 비약물 치료인 운동요법, 두뇌 자극 활동 활성화, 식단 개선, 만성질환 관리 등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디지털 기술 발달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비약물 치료를 디지털 치료기기에 담아 진행하고자 하는 많은 시도가 있으며, 이미 식약처 허가를 위한 확증 임상을 다수 회사에서 시행하고 있다. 확증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내년, 적어도 내후년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AI의 진단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 아직 AI 진단 알고리즘은 연구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 범위 내에서만 높은 정확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즉 AI 기술로 질환을 진단할 때 데이터의 외부 검증(External Validation)과 교차 검증(Cross Validation)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도록 수많은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정확성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만 100%의 정확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 향후 AI 기술 상용화를 통해 치매 치료를 위한 국가・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기를 기대해본다.
- 2024-09-1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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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코그, 치매 조기 진단 및 치료 위한 원스톱 플랫폼 만든다
- 이모코그가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극복을 위한 치료 패러다임을 혁신하기 위해 국내헬스케어 전문 기업 7곳과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치매 관리를 위한 혁신적인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내 치매 환자의 연간 총 관리 비용은 2021년 기준 18조 7000억 원에 달해 GDP의 약 0.91%를 차지하고 있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약 2112만 원으로, 치매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치매 환자의 관리 비용 부담을 줄이려면 치매의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현재의 치매 관리 시스템은 인지 저하 시점을 조기에 포착하기보다는 치매 증상이 많이 진행된 이후에 치료와 케어가 이루어지는 후행적 접근에 머물러 있다. 이번 파트너십은 이러한 후행적 접근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주관적 인지저하(SCD)와 경도인지장애(MCI)와 같은 초기 단계에서 PET 검사 및디지털바이오 기술로 치매병리를 진단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둔다. 참여 헬스케어 기업들은 △아밀로이드 항체치료(한국에자이) △혈액마커/유전체 검사(랩지노믹스, 피플바이오) △PET 영상 솔루션(브라이토닉스이미징)△치매 진단용 PET 방사성의약품 개발 및 공급(듀켐바이오) △MRI 자동판독(뉴로핏) △건강검진 연계 및 후속 건강 관리(GC케어) △온라인 인지기능 검사 및 디지털 치료(이모코그)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진단 및 치료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최적의 치료 방법을 제시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데 이바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고홍병 한국에자이 대표이사는 “이번 협약으로 각 분야의 전문성을 결합해 치매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며“초기 단계에서부터 치매를 관리함으로써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줄이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보라매병원 핵의학과 김유경 교수는 “기존 전통적인 의료전달체계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 저하 시점을 제때 발견하기 어렵다”며“이번 협약을 통해 초기에 위험군을 찾아내고 혈액과 PET 검사 등 정밀검사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2024-08-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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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 넘어 헬스케어까지… 세계가 주목하는 실버 스타트업
- 실버산업의 핵심에는 기술이 있다.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돌봄, 안전,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기술을 에이징테크 또는 실버테크라고 한다. AI(인공지능), 로봇, 모바일,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젊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 7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00만 62명을 달성하며 전체 인구의 약 19.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었는데, 그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빠른 고령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에이징테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영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인학과 교수(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장)는 “국내에서는 아직 노인에게 적용되는 테크라고 하면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내 복지용구를 떠올리고, 단순한 기술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제 경제・기술적으로 고급 기술이 가능한 생태계가 형성됐다. 또한 2028년에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전체 노인의 56%가 되면서 내수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건 돈을 내고 지불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가 맞물리면서 필요성이 증가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돌봄 기술의 중요성 김영선 교수는 에이징테크의 3대 핵심 분야로 △고령자 자립생활 기술(AIP Tech) △고령자 돌봄 기술(Care Tech) △사람 중심의 고령자 기술 수용 서비스를 꼽았다. 고령자 자립생활 기술에는 주거・스마트홈, 시니어 영양, 디지털 헬스케어, 운동・재활, 이동, 정서 지원・감성 서비스 등이 있다. 고령자 돌봄 기술은 노인 돌봄 종사자의 신체적 부담 경감 및 미래 돌봄 종사자 부족을 대비하기 위한 기술이다. 사람 중심의 고령자 기술 수용 서비스는 고령자가 디지털 격차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보다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말한다. 국내 에이징테크는 고령자 돌봄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돌봄 로봇이 대표적이며,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로 ‘효돌’을 들 수 있다. 효돌은 인공지능 노인 돌봄 로봇 ‘효돌AI’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2월 ‘ICT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글로벌 모바일(GLOMO) 어워드 2024’에서 ‘커넥티드 건강 웰빙을 위한 최우수 모바일 혁신상’ 부문을 수상했다. 챗GPT를 장착한 효돌은 식사와 수면, 복약 등을 챙겨주며, 어르신과 음성 대화 및 정서적 교감을 한다. 김영선 교수는 돌봄 기술이 중요한 이유로 돌봄 종사자에 주목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2040년 기준 요양 서비스 인력 부족 국가 1위로 꼽힌 바 있다. 김 교수는 “요양보호사나 간병인 등 돌봄 종사자의 연령을 보면 50대 이상이 88%나 된다.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높아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돌봄 로봇을 활용하면 돌봄 종사자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난해 경희대학교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 조사 결과, 돌봄 로봇을 사용해본 종사자는 돌봄 로봇의 약 복용 요일 알림 제공, 노인의 안전 기여, 약물 치료, 노인의 건강 상태 관찰 등에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고도화된 헬스케어 급부상 현재 에이징테크는 고령자 돌봄 기술에서 고령자 자립생활 기술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디지털뉴에이징연구소 조사 결과, 2022년 55세 이상 고령자는 가장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기술 1순위로 이승 보조기술(14.3%)을 꼽았다. 건강관리 지원기술(13.1%), 소셜 로봇(10.6%), 배회 감지기(8.1%), 센서 기반 낙상방지 기기(7.7%)가 그 뒤를 이었다. 2024년에는 건강관리 지원기술이 32.3%로 1순위에 등극했다. 이어 인공지능 기술 : 앱(11.4%), 이동 및 교통 지원기술(8.9%), 소통·사회참여 기술(8.2%), 인공지능 기술・기기(6.9%)로 나타났다. 1위부터 5위까지 순위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고령자의 건강관리 지원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스타트업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2024’의 한국 참가 기업을 보면 헬스케어와 AI 관련 기업이 두각을 나타냈다.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휴로틱스, 실버 케어를 위한 스마트미러를 개발한 딥메디, 후각을 이용해 치매를 진단하는 엔 등이 눈길을 끌었다. 김영선 교수는 “돌봄 로봇, 헬스케어, 스마트홈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전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전이 이뤄져야 하며, 초고령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기술이 개발된 후 실증을 해야 하고,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이들을 위해 교육·훈련 단계도 필요하다. 그래야 생태계 선순환이 이뤄진다”면서 에이징테크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망 스타트업-AI 에이전트] 디엔엑스, 휴대폰 센서로 원격 돌봄 디엔엑스(DNX)는 AI 에이전트 기업이다. AI 에이전트는 AI가 눈과 손이 달린 것처럼 고도화된 업무를 직접 수행해 ‘AI 비서’라고 하기도 한다. 디엔엑스는 8월 초 업데이트된 ‘AI순이’ 애플리케이션을 오픈할 예정이다. 사용자(고령자)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 보호자(자녀 또는 사회복지사)가 원격으로 돌볼 수 있는 서비스다. AI순이는 AI와 IoT(사물인터넷)가 모두 결합된 ‘터치 케어’(Touch Care) 기술에서 출발했다. 냉장고, 화장실 변기, 텔레비전 리모컨 등 평소 잘 사용하는 물건에 태그를 부착하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 정보가 자체 앱으로 전송된다. 디엔엑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휴대폰 하나만으로도 가능하도록 기술을 업데이트했다. 한재근 대표는 “결국 무엇을 하는지 알려면 데이터가 중요하다. 휴대폰은 24시간 내내 센서 역할을 한다. 보편적인 인식과 달리 어르신들의 휴대폰 이용도는 높다.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도 휴대폰이라고 한다. 혹시 자식들한테 전화가 올까 봐서다”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실버 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상, 외출, 귀가, 취침’이라고 강조했다. AI순이는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을 넘어 상황을 인지하고 먼저 말을 건다. 실제로 ‘이제 TV 그만 보고 자라’, ‘물 많이 마셔야 한다’ 등의 메시지를 순이가 전달함으로써 정신・건강적으로 좋아졌다는 연구・조사 결과도 있다. 또한 AI순이 앱에서는 실시간 방송을 진행해 사용자 간 커뮤니케이션 장을 마련했다. 퀴즈도 같이 풀고, 언어 공부도 같이 하는 식이다. 혼자 있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한다는 기분을 심어주어 적적함을 달래준다. 한 대표는 “시니어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면 실버산업에 몸담기 어렵다. 순이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며 고맙다고 말해주는 어르신들이 있어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유망 스타트업-디지털 헬스케어] 세븐포인트원, 1분 만에 치매 진단 AI 세븐포인트원은 치매에 주목했다. 이현준 대표는 VR 기술을 활용한 인지 개선 솔루션 ‘센텐츠’(SENTENTS)를 개발했다. 과거의 추억을 회상해 뇌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원리다. VR 콘텐츠가 다양하다. 극장・다방 등을 통해서는 젊은 시절 데이트하던 때가 떠오르며,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회상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경상북도 안동시 4개 경로당에서 100여 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어르신들의 우울감 수치가 67% 떨어지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매 진단 기술이 필요하다 느껴 2021년 치매 고위험군 스크리닝 솔루션 ‘알츠윈’(AlzWIN)을 개발했다. 중앙치매센터장을 지낸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이 2010년부터 연구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1분 동안 대화를 통해 AI는 언어 유창성과 의미 기억력을 측정・분석해 치매 고위험군을 판별해낸다. 실제로 경기도 스마트인지검사 시스템에 공식 선정돼 치매 고위험군을 7개월 만에 7000명 이상 발굴해 도내 치매안심센터로 연결했다. 세븐포인트원은 알츠윈으로 ‘CES 2023’에서 디지털 헬스 분야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이 대표는 “치매에 대한 경각심이 생기고, 조기 진단을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서비스 수요자는 물론 의료진이라고 할 수 있는 공급자들도 고령화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라고 생각하며, 고품질 기술이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망 스타트업-디지털 헬스케어] 딥메디, 스마트폰으로 혈압 측정 혈압을 커프스 없이 스마트폰으로도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박사 3명이 뭉쳐 창업한 회사 딥메디(Deepmedi)는 카메라에 손가락을 대면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확도가 98%에 이르며, 2022년 혈압분석 소프트웨어로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이광진 딥메디 대표는 “진단은 하지 않는다. 기준 표를 통해 사용자가 고혈압인지 저혈압인지 알 수 있고,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안색’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소프트웨어 2등급 허가를 획득했다.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하면 맥파 신호를 측정하고 분석해 심박수, 심박변이도, 이상심박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스마트미러를 ‘CES 2024’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카메라를 통해서 피가 흐를 때마다 빛이 피부 속에 흡수됐다가 반사되는 것이 보인다. 그 반사되는 양을 통해 측정한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또한 딥메디는 최근 NHN의 시니어 케어 전문 자회사 ‘와플렛’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실버 시장에 뛰어들었다. 와플렛 플랫폼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탑재한 것이다. 이밖에도 보험사, 노인복지관, 대기업 등에 기술을 제공했다. 이 대표는 ‘웰에이징’ 국가 R&D 사업도 하고 있다고 밝히며 “시니어들이 집 안에서 건강한 삶을 보내기를 원한다. 일상 속에서도 건강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카메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라이버시 문제 해결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 2024-08-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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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피스, 치매 추가 검토… 전문기관 2배 늘린다
- 고령화에 따라 호스피스·연명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치매, 심부전증, 신부전증 등 대상 질환을 늘리고 호스피스 전문 기관도 2028년까지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지난 2일 밝힌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년)’은 ‘누구나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비전으로 삼고 호스피스 및 연명의료 결정의 △이용자 선택권 보장 확대 △제도 이행의 기반 강화 △제도 인식 개선 및 확산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말기 질환을 가진 환자와 가족에 대해 완치적 목적의 치료가 아닌 생애 말기 삶의 질에 목적을 둔 총체적 치료와 돌봄을 의미한다.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은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결정을 말한다. 노인 인구 증가 추세 및 생애 말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스피스 서비스 확대 및 연명의료결정제도 확산에 대한 국민의 요구 역시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른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은 ‘호스피스·완화 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호스피스와 완화 의료 및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의 제도적 확립을 위해 5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우선 호스피스 서비스 수요 등을 반영해 대상 질환의 단계적 확대를 추진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13개) 및 학계 의견 등을 고려해 현행 5개 대상 질환(암, 후천성 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 만성 간경화, 만성 호흡부전)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치매, 심부전증, 신부전증 등을 추가할 전망이다. 또한 연명의료결정 대상을 합리화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관리를 강화한다. 우선, 의료진과 연명의료에 관한 의사소통을 조기에 시작할 수 있도록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시기를 확대한다. 지금은 질환의 말기 진단을 받은 이후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으나, 말기 이전에도 작성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연명의료중단 이행 시기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한다. 현행 연명의료 중단의 이행은 임종기로 국한되어 있어,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에 제한점이 되고 있다. 환자의 의사를 알 수 없고 결정할 수 있는 가족이 없는 경우,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불가했으나,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아울러, 의료기관윤리위원회 미설치 기관도 연명의료 정보 조회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연명의료 중단 등 제도 이행의 연속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호스피스·연명의료 인프라도 대폭 늘린다. 지난해 기준 188개소인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2028년까지 360개소로 확대한다. 입원형 기관은 15개소를 증가한 109개소, 자문형 기관은 116개소를 늘어난 154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정형 기관의 경우 5년 내 두 배 늘려 80개소를 확충한다. 연명의료 중단 가능 의료기관에 설치된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지난해 430개소에서 5년 뒤 650개소로 확대한다. 종합병원은 전체의 75%, 요양병원은 전체의 20%까지 위원회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서비스 질을 향상하기 위해 현재 제도 중심의 호스피스 전문기관 평가 지표를 의료진·환자·보호자 만족도 등 이용자 중심의 질 평가 지표를 포함해 개선한다.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인력 기준을 기존 ‘병상수’에서 ‘환자수’ 기준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호스피스·연명의료중단 제도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에도 나선다. 노인뿐만 아니라 학생, 청년, 중장년을 대상으로 연령별 교육 과정을 개설해 '어떻게 삶을 마감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제도를 이용하는 환자의 가족을 돌볼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만큼이나 존엄하고 편안하게 생애를 마무리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라며, “누구나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보장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이번 종합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2024-04-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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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망증, 무조건 전조 증상 아냐” 치매 원인 1위 알츠하이머병
- 스타 강사 김창옥 교수가 최근 알츠하이머병 의심 진단을 받았다. 50대 젊은 나이에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던 터라 더욱 대중을 놀라게 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알츠하이머병은 치매가 아니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궁금증을 박기형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치매란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전체 치매 환자의 60~70% 정도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 즉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이상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뇌 질환을 말한다. 병이 진행되면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 치매로 발전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대부분 65세 이후에 발병한다. 이 경우 만발성(노년기)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부른다. 65세 미만에서 발병할 경우 조발성(초로기)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한다. 초기부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은 기억력 감퇴다. 병이 진행되면서 추상적 사고, 문제 해결, 적절한 결정 및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저하된다. 그 외에 성격 변화, 초조 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 증가, 수면 장애 등의 정신 행동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알츠하이머병은 한국인 10대 사망 원인 중 7위에 올랐으며, 2021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5.6명으로 조사됐다.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만큼, 예방과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Q. 알츠하이머병은 왜 어르신한테 특히 많이 나타나는 건가요? A. 일반적으로 50세가 넘어가면서 뇌 안에 병리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우리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끈적끈적해지면서 엉켜 쌓이게 됩니다. 이것이 세포 독성을 만들고, 세포 내에 있는 구조물을 망가뜨립니다. 그 대표적인 구조물이 타우 단백질인데, 그것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뇌가 쭈그러들고 위축됩니다. 그러면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변화를 겪게 되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 기능 가운데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Q. 건망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전조 증상인가요? A.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물건을 어디에 놓고 까먹는다든지, 약속을 깜빡 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건망증은 몸이 피곤하다든지 혹은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건망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전조 증상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누군가 옆에서 ‘이런 약속 있었잖아’라고 알려줘도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기억하고자 하는 일이 우리의 뇌 안에 ‘등록’되고 ‘저장’되는 과정을 통해서 필요할 때 ‘인출’하는 능력이 잘 보존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기억이 ‘등록’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본인이 새롭게 경험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Q. 어떤 상황일 때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의심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초기 치매 증상이 보이는 분들은 그 사실을 피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망증 또는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분들은 본인의 기억력이나 인지가 예전과 다르다고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 병원에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인 반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초기 치매 증상을 보이는 분들은 ‘병식’이 없으므로 본인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병원에 오시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병원으로 오시는 편입니다. 진짜 중요한 약속을 본인이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할 때, 주변 사람들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할 때 경도인지장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경도인지장애라고 해서 다 치매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경도인지장애의 30% 이상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원인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Q. 알츠하이머병의 신약 개발 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의약품이 있나요? A.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레카네맙’을 승인했습니다.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라는 뇌 단백질을 제거하는 치료제입니다. 병을 완전히 치료하지는 못하지만 진행을 늦출 수는 있습니다.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가 약물 치료 대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5년 정도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아밀로이드 병리를 가지고 있지만 증상은 전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약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약제가 개발되면 미리 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알츠하이머병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사실 알츠하이머병 자체로 사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인지 기능이 없어지는 것부터 시작해 결국에는 뇌 조직이 파괴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들어집니다. 또 증상이 심해지면 이상행동을 보이고 시설로 많이 가게 됩니다. 그러면 많이 누워 있게 되고 외부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질환에 쉽게 노출됩니다. 결국에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까지 이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좋은 음식과 생활 습관에 대해 알려주세요. A. ‘MIND’(마인드)라고 불리는 식단을 추천합니다. 지중해 식단과 심장병 환자를 위한 DASH 다이어트법을 통합한 것으로 견과류, 채소, 베리 종류를 많이 먹으라는 식이요법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음식이 짜고 맵기 때문에 염분 섭취를 줄이는 식사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염분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유발하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입니다. 운동은 당연히 해야 하고, 술과 담배는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면 뇌를 활성화해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D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바깥 활동을 늘려 햇볕을 쬐는 것도 좋겠습니다. [도움말 박기형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치매학회 기획이사)]
- 2024-01-2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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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치매에 걸린 아내와 수익자 연속신탁
-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 10월 고령사회로 진입하였다. 고령사회란 UN 기준에 따라 총인구에서 65세 이상인 사람들(이하, 시니어)이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는 국가나 사회를 의미한다. 2022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시니어 인구는 약 901만 명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시니어 중에서 치매가 발병한 사람은 약 94만 명(치매 발병률 10.4%)에 이른다. 현대 의학으로 치매를 완벽히 치유할 수는 없다고 한다. 다만, 유수의 의학 전문가들은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여 의사들의 조언과 처방에 따라 적절히 치료한다면 치매의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고, 치매 증상을 개선 시킬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처럼 시니어 분들은 정기적으로 치매 진단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치매 진단은 통상 3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선별검사(MMSE-DS, 인지선별검사(CIST))’라고 하는데 인지기능저하 여부를 간단하고 신속하게 측정하는 대표적인 검사이다. 우리나라 보건소(치매안심센터, 치매지원센터 등)에서는 만 60세 이상의 분들에게 해당 인지선별검사(CIST)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만약, 1단계 선별검사에서 ‘MMSE-DS 총점 23점 이하 인지기능 장애 또는 인지저하’로 판정되는 경우 보건소와 협약된 병원(일정 소득 이하일 때 검사비가 지원됨)이나 신경과 등 병원에 가서 ‘2단계 진단검사(CDR, GDS 등)’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CDR(Clinical Dementia Rating) 검사는 치매 전문의가 실시하는 치매 척도검사로써 여러 평가 항목(기억, 오리엔테이션, 판단 및 문제 해결, 커뮤니티, 가정 및 취미)을 통해 치매의 단계 및 정도를 판단하는 검사다. CDR 검사를 받으면 통상 CDR 0등급 ~ CDR 3등급 사이에서 평가된다. ‘CDR 0’은 정상을 의미하고, ‘CDR 0.5’는 경증인지장애(불확실, 가벼운 인지장애), ‘CDR 1’은 경도 치매, ‘CDR 2’는 중등도 치매, ‘CDR 3’은 고도(중증)치매라고 한다(CDR 4는 심각한 치매, CDR 5는 치매 말기). 2단계 진단검사에서도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라면 ‘3단계 감별검사(혈액검사, 요검사, 뇌 영상 검사 등)’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뇌 영상 검사(MRI, CT, SPECT, PET)는 뇌세포 부위의 이상 유무와 위축 상태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치매 등 치매의 원인을 구별하는데 특히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고객의 질문 나는 80세 남성으로 3년 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2년 넘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현재는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 내 아내는 77세로 6년 전 뇌출혈 수술을 받았는데, 1년 전 치매 진단을 받았고 CDR 2(중등도 치매)이다. 두 명의 자식 중에서 첫째는 왕래가 뜸하고, 둘째가 우리 부부와 가깝게 살며 우리 부부를 3년 넘게 간병 및 봉양하고 있다. 따라서 내가 먼저 죽게 되면 내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현재 아파트와 현금은 아내가 쓸 수 있게 하고, 아내가 사망한 뒤에는 해당 아파트와 잔여 현금을 우리 부부를 위해 고생한 둘째에게 주고 싶은데 가능할까? ▷수익자 연속신탁과 활용 수익자 연속신탁을 통해 고객의 의도를 반영할 수 있다. 수익자 연속신탁(신탁법 제60조)이란 위탁자인 고객이 사망하는 경우 아내와 둘째 자녀가 순차적으로 신탁재산의 수익권을 취득하거나 소유권을 이전받는 신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① 고객(남편)은 위탁자 겸 생전수익자로서 부동산인 아파트와 현금을 신탁재산으로 하여 수탁자(신탁회사 등)와 신탁을 설정하고, ② 위탁자(남편) 사망 시 1차 연속수익자를 아내로 지정하여 위탁자가 향후 사망하게 되면 아내가 해당 아파트에 계속 거주할 수 있게 하고, 이자 등을 받을 수 있게 하며, ③ 1차 연속수익자인 아내가 사망할 경우에는 2차 연속수익자인 둘째 자녀가 신탁재산의 소유권(아파트 소유권, 잔여 현금 등)을 이전받도록 설계한다면 고객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둘째 자녀가 본인 사망 시 본인의 법정상속인들에게 해당 재산이 이전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설계도 가능하다(단, 첫째 자녀가 유류분반환청구,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음). 신관식 세무사 •우리은행 신탁부가족신탁팀 차장 • 저서 :「장애인 금융 세금 가이드(2023년불멸의 가업승계 &미래를 여는 신탁(조세금융신문, 2023년)」, 「사례와 함께하는 자산승계신탁·서비스(삼일인포마인, 2022년)」, 「내 재산을 물려줄 때 자산승계신탁·서비스(삼일인포마인, 2022년)」
- 2023-11-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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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치매 가족지원·임종 돌봄 정책 미비”… G7과 비교 결과
-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성수정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G7 국가(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미국, 프랑스, 일본)와 한국의 치매 정책을 비교 분석, 가족지원, 환경, 의료서비스, 임종 돌봄 관련 정책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두 편은 각각 ‘JAMA Network Open’,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 호에 실렸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 유병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저하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OECD는 치매 정책과 관련해 10대 핵심 목표를, WHO는 국제치매 공동 대응 계획을 통해 7가지 실행 영역을 제시하며 ‘국가 치매 계획(National Dementia Plan)’ 수립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치매 관리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국가가 많고, 치매 관리계획은 수립되었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국가도 있어, 실효성 있는 국가 치매 관리계획의 수립과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노하우의 개발과 공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은 국가 치매 관리계획을 선도적으로 수립하여 추진 중인 G7 국가들과 한국의 국가 치매 관리계획들을 체계적으로 비교하여, 치매 관리계획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핵심 요건들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서 김기웅 교수팀은 WHO의 7가지 실행 영역과 OECD의 10대 핵심 목표를 총 11개의 정책 목표(예방, 진단, 인식 개선, 가족지원, 환경, 장기요양, 의료서비스, 임종 돌봄, 통합서비스, 연구와 기술 개발, 정보시스템)로 통합하여 국가 간 치매 관리계획을 비교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 첫 번째로 치매 예방, 조기 진단, 인식 개선, 장기 요양, 통합서비스 관련 정책들은 국가에 관계없이 잘 갖추어진 반면, 가족지원, 환경, 의료서비스, 임종 돌봄 관련 정책들은 미비한 국가들이 많았다. 김기웅 교수와 성수정 교수는 “치매 환자와 가족의 실질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는 가족지원, 환경, 의료서비스, 임종 돌봄 관련 정책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강화되어야 한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둘째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정책 목표들이 많았다. 일례로 임종 돌봄 관련 정책의 경우,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서는 완화 치료 제공, 사전 의료지시서 및 위임장 작성 장려, 가족 지원서비스 등 말기 치매 환자의 인간다운 임종을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관련 정책이 실효성이 없는 선언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았다. 또 영국, 일본,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정책 성과를 평가할 구체적 지표를 설정하지 않아 성과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로, 국가 치매 계획을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결여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우선 미국, 한국, 캐나다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국가 치매 계획의 수립과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를 갖추지 않아 정책 구현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이런 국가들에서는 기존 국가 치매 관리계획의 추진 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후속 계획이 적시에 수립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었다. 또 미국, 영국, 프랑스, 한국 등 국가 치매 관리계획을 국가 수반을 중심으로 범부처 사업으로 추진한 국가들에 비해 단일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추진한 국가들에서는 정책 추진력이나 정책 효과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국가 치매 계획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체계적 정책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한 명확한 계획의 수립과 조정, 국가 단위의 범부처적 추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법적 기반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성수정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가 국가 간 협력과 모범 사례 확산을 통해 국가 치매 관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 2023-10-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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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가족 정신이상 증세 어쩌나… ‘정신 둑’ 넘치기 전 대비해야
- 정신질환 초기에는 환자가 스스로 상태를 파악하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가족·친구·지인 등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징후를 발견하고 치료를 독려할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이 잘못된 생각으로 치료를 말리거나, 민간요법을 통해 해결하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신질환을 겪는 당사자의 회복을 넘어, 가족 구성원이 서로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해우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신질환 당사자와 그 가족을 지원하고, 시민들이 정신 건강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도움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더불어 서울시 정신 건강 브랜드 ‘블루터치’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에게 정신질환 당사자와 그 가족의 마음 건강을 위한 방법에 대해 물었다. Q. 내가 주변인이라면, 정신질환 당사자에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요? A. 친구·가족·친척·지인 등 주변인을 통해 당사자의 사회 연결망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당사자의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는 게 핵심이거든요. 대화를 통해 고민을 나누고 일상을 교류하면서 마음을 돌보는 거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지지해줄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힘이 되기도 하고요. 다만 정신질환에 대한 개인적인 편견이나 인식을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행동은 조심해야 합니다. 들어주는 행위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더 나아가 “그 증상은 네가 예민해서 그러는 거야”, “피곤해서 그럴 수도 있어” 등 비당사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건 ‘건강한 주변인’의 역할이 아닙니다. Q. 갑자기 가족 중 한 사람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한다면요? A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직장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거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정신 건강에 어려움이 있는 가족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도록 도와야겠죠. 자녀나 부모님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 마음의 문제가 의심되지만, 막상 병원에 찾아가야겠다는 결심이 서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둑이 무너져서 강물이 넘치는 것을 정신증이라고 생각해볼게요. 넘칠까 말까 아슬아슬한 상태일 때 빨리 물길을 돌려 압력을 줄이고, 둑을 더 높이 쌓거나 지지대를 설치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어요. Q. 만약 상담이나 치료를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우선 당사자가 치료를 거부하는 데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자신이 정신질환자라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상태거나, 혹은 병원에 가지 않고 증상을 해결해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치료받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일 수도 있겠죠. 혹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겁이 날 수도 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고 거기에 맞춰서 유도해야 합니다. 걱정하는 부분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거나, 비슷한 사례를 들어 설득하는 방법을 써보는 거죠. 차근차근 접근하면서 당사자에게 신뢰를 줘야 해요. “너는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고, 내가 이야기하는 게 맞아”라고 강요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순순히 인정하고 따르는 건 아니거든요. 치료를 위한 태도와 방법에서 갈등이 생기는 건 좋지 않습니다. Q. 가족의 오해나 편견 탓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A. 지금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지만, 어르신들은 정신질환을 타인과 공유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익숙해서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수 있습니다. 정신 건강이라는 주제를 편안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한 게 얼마 전이잖아요. 부모나 자녀에게 탕약을 먹이거나, 종교적 의식을 치르는 사례도 있어요. 결국 가족이 나의 인권을 무시한다고 여기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도 하고요. 그러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중증이나 만성질환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죠. 물론 당뇨나 치매, 암과 같은 신체 질환처럼 정신 건강과 관련한 문제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정신적 증상은 가족의 문제가 아니에요. 하지만 증상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중요합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각 자치구의 정신건강복지센터 혹은 의료기관에 문의하거나, 그곳에서 제공하는 정신 건강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합니다. 사실 전문가들이 당사자 가족의 적절한 대응과 태도에 대해 홍보하고 전달하는 게 맞죠. Q. 실제로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A.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꾸준히 변화하고 있고요. TV를 봐도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ADHD가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방송인들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을 이분화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신질환도 당뇨나 고혈압처럼 건강 문제 중 하나이고, 개인이 잘못해서 발병하는 것이 아닙니다. Q. 당사자뿐 아니라 그 가족까지 사회적으로 위축되거나 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례도 종종 보이는데요. A. 임상 현장이나 센터에서 상담할 때 주로 듣는 이야기인데요. 가족들은 보통 자녀 혹은 부모가 정신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기 꺼려해요. ‘엄마가 어떻게 키웠길래 애가 그러냐’는 말을 들을까 무섭고, 내가 잘못해서 딸이 이렇게 됐다며 자책하기도 하고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좋지만, 힘들더라도 가족이 갖고 있는 어려움을 주변에 나눴으면 합니다. 상실감이나 불안감, 우울감을 품고 지내기보다 가족지원활동가나 관련 기관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가족들과 공유하는 거죠. 더불어 보호자로서의 역할만큼이나 비당사자인 본인의 행복도 중요해요. 걱정되고 옆에 붙어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겠지만, 짧게라도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취미 생활을 한다거나 생각을 전환할 시간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Q.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초고령화 시대 진입을 앞둔 데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라,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는 점점 사라질 겁니다. 대신 친구나 지인, 정신 건강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의 종사자들이 당사자의 주변 사람이 되겠죠. 나라에서는 접근성이 좋은, 통합 지원책을 선보여야겠고요. 기업은 정신 건강에 어려움이 있는 당사자나 그 가족이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면 배려할 만한 사규를 정해도 괜찮겠습니다. 언론에서도 정신질환과 범죄의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성급히 보도하거나, 정신질환에 대한 공포·불안·혐오와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하지 않아야 해요. 지역사회와 기업, 의료기관, 정부가 잘 연결돼 정신 건강에 대한 기반이 마련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당사자와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당사자 가족지원가 양성 교육 당사자 가족지원가는 정신질환을 가진 당사자를 둔 가족이 다른 가족을 지지하고 심리적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 정신 건강 증진 및 관련 시설을 이용하는 당사자의 가족 중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10명을 선발하고, 가족지원가로 양성한다. 교육 내용은 가족 활동의 이해, 정신질환과 가족의 상황, 가족 상담의 이해와 실제, 회복과 가족의 역할, 지역사회 활동 이해, 가족지원 활동기관 현장 방문, 가족지원 서비스 제공 과정 및 활동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 습득으로 이어진다. (23년 교육 진행 완료) ◎당사자 가족대표단(리더) 모임 및 역량 강화 가족은 당사자를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생계를 꾸리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당사자 가족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으로 환기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격월 1회 가족대표 모임을 진행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보호자로서 힘든 역할과 고충을 서로 토로하고 위안받는 시간이다. 더불어 가족들이 희망하는 주제로 연 2회 교육을 실시해 역량 강화를 돕는다. 자세한 사항은 각 자치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문의해 확인할 수 있다.
- 2023-07-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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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형 두뇌 건강관리 솔루션 ‘실비아헬스’
- 사랑하는 가족이 몰래 치매 검사를 받고 왔다. 경도인지장애라고 하는데,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 환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실비아헬스는 치매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맞춤형 두뇌 건강관리 방법을 제안한다. “경도인지장애요? 어떻게 해야 하죠?” 대한치매학회가 실시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8%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이 시기가 치매 예방에 중요한 시기인지 모른다는 응답자는 78%, 진단을 받으려면 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는 응답자도 88%에 달한다.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거의 모르는 셈이다.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는 경도인지장애, 치매라는 질병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실비아’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이 서비스는 고 대표의 경험에서부터 시작됐다. “저희 할머니가 혼자 치매 검사를 받으셨더라고요. 치매가 아닌데도 불안해하시면서 지금까지 약을 드세요. 그런데 보호자로서 뭘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고 대표의 할머니뿐만이 아니었다. 의대 재학 중 다닌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에서도 많은 분이 치매를 걱정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하지만 대부분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잘 몰랐다. 진단을 받아도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치매는 완치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할머니와 하던 두뇌 활성화 활동을 매뉴얼로 만들었다. “미국에는 치매 환자들이 두뇌 활성화를 위해 다른 세대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회상요법이라고 하는데요. 할머니가 치매 검사를 하고 온 걸 알고 회상요법을 혼자 공부해서 한국판으로 만들었어요. 이 과정을 매뉴얼로 만들어 다른 봉사자들도 독거 어르신들과 할 수 있도록 교육했죠.” 이런 고 대표의 시도는 결국 실비아헬스 창업으로 이어졌다. 고 대표는 “알고 관리하는 것과 모르고 관리하는 것은 다르므로 환자나 보호자 교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심부전 환자가 약을 먹으면 살 수 있는데도 부작용을 걱정해서 약을 먹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부작용보다 약을 먹는 게 왜 더 중요한지 알아야 하는 거예요. 암 조기 검진은 왜 받아야 할까요? 조기에 암 진단을 받으면 큰 수술이 될 것을 내시경 치료로 해결할 수도 있거든요. 치매도 마찬가지예요.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가기 전 골든타임이에요. 관리해야 하는 이유를 알면, 어르신들이 정말 열심히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인지 강화 훈련을 하세요.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의 효과가 다른 이유입니다.” 두뇌 건강관리의 초개인화 실비아헬스 앱 가입자는 약 5만 명. 고 대표는 한국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꾸준히 쌓고 있다. 인지 기능 등의 연구가 대부분 해외에서 진행돼 한국인 맞춤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쌓은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연령대와 성별에 따라 각자의 니즈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인지 저하 원인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맞춤형 두뇌 관리 솔루션이 필요한 이유다. 실비아헬스 서비스는 어디에서나 쉽게 무료로 경도인지장애 검사를 할 수 있고, 전문가 해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이용료 3만 원) 더 깊이 있게 상담 후 두뇌 건강관리까지 받고 싶다면 전문가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실비아헬스의 두뇌 건강관리 솔루션은 치매안심센터, 대학병원 등에서도 이용 중이다. 최근에는 KT, 대한노인회, 현대해상 등의 기업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시작했다. 기업이나 기관이 원하는 조건별 이용자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중 생활습관개선형으로 시범 인증도 받았다. 고 대표는 “인지장애가 오는 경로가 매우 다양한데, 정말 필요한 게 뭔지 알지 못하면 엉뚱한 곳을 파게 된다. 콜레스테롤이 높은데 견과류를 엄청 먹는다든지, 노니즙을 많이 먹는다든지 하는 식이다. 개인별로 해야 할 두뇌 관리 우선순위도 다르다. 아직은 그룹화한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초개인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비아헬스 앱 내 프로그램은 기억력 증상이 좋아졌다는 임상 연구 결과를 얻었다. 스트레스 지수와 불안감도 낮춰 삶의 질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원에서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도 임상 시험에 들어갔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일상에서 관리가 가능한 실비아헬스 앱과 디지털 치료제를 병행해 평생 두뇌 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고 대표는 “‘루이소체 치매에는 이런 특성이 있으니 두뇌의 이런 부분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루에 한 번씩 해보시면 어떨까요?’라는 맞춤형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의 고민을 확실하게 해결해줄 수 있도록 나아가려 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2023-06-26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