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9월 26일(월)부터 9월 30일(금)까지 ‘2022 노인일자리 주간’을 운영한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며, ‘노인일자리 누리집’(www.seniorro.or.kr)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2022 노인일자리 주간 행사 첫날인 26일에는 ‘경험은 나눔, 일자리는 이음’을 주제로 간소화된 기념식이 열렸다.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다.
기념식에서는 노인일자리사업 우수기관을 대표해 장관상 10개(지자체 2개소, 수행기관 6개소 등)와 올해 신규로 지정된 고령자친화기업 대표 1개 기업(상신브레이크㈜)에 대한 지정서가 수여됐다.
이날 수상한 노인일자리사업 우수기관의 주요 사례는 다음과 같다. 대구남구시니어클럽(대상 수상)은 ‘이천추어탕 사업단’으로 지역농산물을 사용하는 식품 제조 분야에 시장형 노인일자리를 창출했다. 비대면 포장 주문 확대, 1인 간편식 포장 메뉴 추가 등 지속적으로 사업 다변화를 추진했다.
부천시소사노인복지관(최우수상 수상)은 공익형 일자리 ‘드림티쳐 사업단’을 운영해 동화 구연, 종이접기 등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춘 노인을 보육 기관 강사로 파견해 교육을 제공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는 세대간 상호 작용의 기회를 마련해 세대 갈등 해결에 일조했다. 또한 보육기관에서 별도로 교육비용을 부담해 활동비 외의 연간 약 83만 원이 추가 급여 지급, 생계비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미추홀노인인력개발센터(대상 수상)는 ‘주거복지상담 사업단’을 운영해 취약계층을 위한 일대일 상담과 ‘주거 상향 지원사업’ 홍보를 수행하는 실버상담사를 양성했다. 양성된 실버상담사는 주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희망 주택을 물색할 때까지 밀착 일대일 케어하는 등 주거 자립을 지원했다. 국토안전관리원(대상 수상)은 경로당, 전통시장, 사회복지시설 등 공공시설물의 상태 점검 등에 시니어를 활용하는 사업 협력을 통해 노인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민간영역의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신브레이크㈜에는 지정서를 수여했다. 고령자친화기업은 고령자 적합 직종에서 다수의 고령자를 근로자로 직접 고용하는 기업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기업당 최대 3억 원까지 지원하며, 올해는 41개 기업을 신규 선정했다. 올해 신규 고령자친화기업으로 선정된 상신브레이크㈜는 차량용 브레이크 마찰재 및 전자 제어 브레이크 시스템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 및 생산하는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자동차 부품 제조 분야에서 노인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참여관은 청계광장(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활용해 동시에 진행된다. 26일과 27일 이틀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30분에 이용할 수 있는 청계광장 국민참여관에서는 다양한 노인일자리 사업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경험‧성장‧환경‧손맛을 테마로 구성된 청계광장 국민참여관에는 전국 20여 개의 노인일자리 사업단이 참여한다.
30일까지 열리는 온라인 국민참여관은 ‘노인일자리여기’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공모전(영상, 아이디어, 수기) 국민투표 △노인일자리 5자 토크 △어르신 짤 콘테스트(매일) △초성퀴즈(매일) △단어퀴즈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최종균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2019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노인일자리 주간’은 국민들의 정책 공감을 높일 수 있는 행사로 운영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청계광장 국민참여관을 통해 다양한 노인일자리 사례를 공유하고, 나아가 정책에 공감하고 지지해 주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경험을 나눠 일자리로 이어가는 참여 어르신들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전 세계는 ‘장수경제’(Longevity Economy)에 주목하고 있다. 장수경제 담론은 고령 인구 집단의 증가가 사회에 부담이 되기보다는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점과 기대를 담고 있다. 고령 인구는 새로운 소비자 집단으로서 경제성장과 가치 창출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장수경제’(The Longevity Economy)의 저자 조지프 코글린 교수는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인들에게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화와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고령 소비자 집단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특징과 이들의 다양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수경제 시대를 살아가는 고령자들은 자아실현과 창조적인 노후의 삶에 대한 욕구가 충만한 집단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2년 5월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약 90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한다. 한편 50대 인구는 약 860만 명으로, 10년 뒤에는 50대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의료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평균수명 연장은 축복이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의 경제 및 산업 구조에서 장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미흡한 실정으로, 이에 대비하기 위한 개인, 정부 및 기업의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니어 비즈니스도 디지털 전환 중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 등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은 최근 고령 세대를 위한 디지털 헬스 케어와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케어 서비스 개발에 대한 관심과 예산 증가를 가져왔다. 스마트홈 및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고령친화적 융합기술 기반 제품과 서비스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추세다.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에 기술혁신을 통한 초고령사회의 수요 대응 및 사회 시스템 지속가능성 확보를 정책과제에 포함시켰다. 고령친화사회로의 도약과 관련해 돌봄 인력의 부담을 경감하는 스마트 돌봄로봇 개발, 비대면 안심·건강관리 서비스, 고령자 자립생활 및 건강관리 제품·서비스 활성화, 치매·만성 질환 등의 건강·생활편의를 위한 고령친화 신기술 개발 지원, 고령친화 기술 R&D 활성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고령자 기술 수용성 향상 연구 추진, 리빙랩(Living Lab) 등을 통한 고령친화 제품·서비스 사용성 검증, 체험 기회 및 정보 제공 등이 주요 과제다.
장수경제의 성공열쇠는 GT
고령사회의 새로운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2003년 설립한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2018년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한국지부가 되었다. 당시 한국에서는 ‘제론테크놀로지’(Gerontechnology, GT)라는 생소한 단어를 무엇으로 번역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대만에서는 제론테크놀로지를 노인복지기술이라고 번역해 활용하고 있지만, ‘노인’이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반응이 큰 우리나라에서는 기술노년학, 노년공학, 실버공학 등의 다양한 표기를 활용하고 있었다. 한편 영미권에서는 제론테크놀로지 대신 에이지테크(Age Tech)라는 표현이 더 널리 활용되고 있다.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노년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유럽에서 탄생한 용어인 제론테크놀로지를 읽히는 그대로 활용하면서 이 단어의 개념과 의미를 확산시키는 데 목표를 두기로 했다.
제론(Geron)은 그리스어로 노인을 뜻한다. 그러나 이 단어는 엄밀하게 따지면 꼭 ‘노인’(The Aged)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고 ‘모든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The Aging)을 위한 기술이다. 제론테크놀로지는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모두가 건강하고,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자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즉 기술이 노화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기술의 혜택에서 소외되거나 차별받는 고령자들이 없도록 배려하며, 이들의 욕구가 반영된 기술 개발을 촉구하는 것이 제론테크놀로지의 관점이다. 이것은 코글린 교수가 이야기하는 장수경제의 핵심인 시니어 소비자에 대한 이해와 일맥상통한다.
스마트폰, 스마트 TV, 로봇청소기,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워치 등 우리 주변의 똑똑해진 전자제품 덕분에 일상생활은 더욱 편리해지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금융, 쇼핑 서비스 덕분에 개인 맞춤 디지털 에이징 시대가 되었다. 반려로봇을 비롯해 다양한 유형의 서비스 로봇들과 자율주행 기술 등의 발달 속에 살아가는 시니어의 미래는 걱정보다 기대가 더 큰 장수사회가 될 것이다. IT 강국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의 난제들을 장수경제와 시니어 비즈니스 관점에서 잘 극복해갈 것으로 기대한다.
박영란 교수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부회장과 2022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 조직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고령층의 안전과 돌봄이 편리해지도록 적용된 기술을 뜻하는 ‘실버테크’는 요양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IoT를 적용한 밀착형 돌봄, 빅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요양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2021년 기준 일본의 고령층 비율은 20.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만큼 이미 2000년대부터 ‘첨단 변기’, ‘욕창 침대’, ‘간병로봇’ 등의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최근 일본은 어떤 스마트 돌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앞으로의 실버테크 흐름을 알아보자.
1. 정서 채워주는 ‘소셜로봇’
소셜로봇은 간지럼을 태우면 웃고, 손가락을 반복해서 깨무는 등 아주 단순한 기능이 있는 반려로봇이다. 일본 로봇 기업 유카이공학의 ‘쿠보’(Qoobo)는 동그란 쿠션에 꼬리 달린 로봇이다. 얼굴은 없지만 반응형 기술이 탑재돼 있어 동물처럼 꼬리를 흔든다.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선보인 로봇 ‘하무하무’(일본어로 깨무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의태어)는 손가락을 넣으면 깨무는 행동을 반복한다. 고차원적 기능이 아닌 단순한 반복 행동만으로도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 일손 덜어주는 ‘간병로봇’
고령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도 부족한 간병 인력이 큰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개발된 것이 간병로봇이다. 간병로봇 개발 업체는 100여 개사로, 15개 정도의 로봇이 상용화됐다. 소니의 ‘아이보’, 소프트뱅크의 ‘페퍼’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보는 돌봄 대상을 입력해두면 집 안을 돌아다니며 카메라와 AI로 돌봄 대상을 찾는다. 만약 홀로 집에 있던 노인이 쓰러지면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고, 가족은 바로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
3. 욕창 예방하는 ‘로봇침대’
액스로보틱스(Ax Robotics)가 개발한 요양 시설용 로봇침대 ‘해크스’(Haxx)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그물을 통해 욕창을 방지하고, 개인 맞춤으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욕창을 예방하려면 두 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줘야 해 돌봄 직원의 노동이 많이 투입된다. 로봇침대는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이용자의 자세를 바꿔준다. 추후에는 배설 감지, 생체 정보 측정 등의 기술도 탑재할 계획이다.
4. 질식사 막는 ‘넥 밴드’
일본 스타트업 ‘프라임스’는 노인들이 음식물을 잘 삼키고 있는지 확인해주는 ‘넥 밴드’를 개발했다. 노화로 음식 삼키는 기능이 퇴화되면 오연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고 질식사의 위험도 있다. 넥 밴드에 설치된 센서는 음식물이 잘 들어가고 있는지 감지하고, AI는 삼키는 소리를 학습한다. 식사 중 삼키는 횟수와 속도 등의 데이터를 모아 기능 저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5. 추락 사고 예방하는 ‘콜로반’
이디스커버리 업체 ‘프론테오’의 ‘콜로반’은 AI로 노인들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이용자의 병력과 복용하는 약 등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수면제나 전도 위험성이 있는지 분석, 일주일 후의 낙상·추락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 수치를 통해 휠체어 이용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콜로반을 사용한 병원에서는 솔루션 도입 이후 낙상 발생률이 2/3 정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6. 익사 방지하는 ‘센서’
노인의 익사 사고 중 90%는 집 안의 욕조에서 발생한다. 1인 가구는 사고가 발생해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씻는 도중에 사고가 나면 급격한 온도차로 인한 심장마비 확률도 높아진다. 내비게이션 업체 JVC켄우드는 화장실 비상발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천장에 부착된 적외선·초음파 센서가 욕조에서 목욕하는 사람을 인식, 익사 가능성이 포착되면 알람을 울린다. 알람에 반응이 없으면 18초 후 자동으로 응급실에 연락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은 13일 ‘노동공급 확대 요인 분석: 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리포트를 통해 고령층의 노동 공급 확대의 주요인을 생활비 등 재정적 사유라 밝혔다.
경제활동참가율(이하 경활률) 상승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인구구조 변화는 경활률 하락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청년층과 고령의 활발한 경제활동 참여는 경활률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구체적으로 인구구조 변화는 2010~2015년, 2015~2022년 중 경활률을 각각 0.45%p, 1.93%p 하락시켰다. 이는 고령화의 영향으로 생산가능인구(15세 이상) 중 상대적으로 경활률이 높은 청년층과 핵심노동연령층의 비중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편 개별 연령대의 경활률 변화는 2010~2015년, 2015~2022년 중 경활률을 각각 2.08%p, 2.61%p 상승시켰다. 2010~2015년에는 핵심노동연령층의 경활률 상승이 경제 전체 경활률 상승을 주도했으나, 2015~2022년에는 청년층과 고령층의 경활률 상승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핵심노동연령층의 활발한 경제활동 참여가 경활률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미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청년층의 노동공급 확대는 높은 대학진학률, 낮은 혼인률 등 사회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반면, 고령층 노동공급 확대는 생활비 부족 등 재정적 사유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건강 유지, 일하는 즐거움 등의 사유로 경제활동 참여를 원하는 고령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재정적 사유(자금 필요, 생활비 보탬 등)가 주된 이유로 자리 잡았다.
고령층 중 나이 및 현재의 직업유무와 상관없이 계속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인구 비중은 2015년 53.0%에서 2021년 62.6%로 9.6%p 상승했다. 이는 의료비 증가, 기대수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재정적 사유로 계속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타나낸다.
아울러 고령층 가구 간 자산불평등 확대는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고령층의 노동공급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순자산 분위별로 고령층 가구주의 취업율을 보면 2017년 대비 2021년 순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3분위의 가구주 취업 비율은 소폭 하락(-0.3%p)했다. 반면 1분위의 동 비율은 6.7%p 상승했다. 이는 자산 가격 상승과 맞물린 자산불평등 확대로 인해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계층을 중심으로 노동공급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불어 65세 이상의 경우 상승하여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 고용률에서 더 큰 상승폭을 보였다. 민간부문보다 취업이 쉽고 접근성이 좋은 공공일자리의 증가도 고령층 취약계층(중졸 이하 저학력 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층 중 저학력자의 민간부문 고용률은 2015년 33.0%에서 2022년 30.9%로 하락한 반면, 공공부문(공공행 정·보건복지) 고용률은 동 기간 중 3.9%에서 8.3%로 크게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담당자는 리포트를 통해 “고령층 노동공급은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청년층과 핵심노동연령층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령층이 제공하는 노동력은 향후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고령층들이 자신들의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일자리를 찾도록 정책적으로 노력(국가 주도의 시니어인재센터 설립 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신중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 사업 공모를 통해 최종 4개 사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선정된 4개 사업에는 특교세 10억 원을 지원하고 전문가 자문을 추진하는 등 지자체가 원활히 사업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신중년 일자리 창출 사업’은 지역 내 사회 경력이 풍부한 5060 신중년의 사회공헌, 창업, 경력 전환 등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공간 조성 사업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신중년 인구에 대한 체계적인 일자리 정책을 마련하고, 신중년의 소득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됐다.
사업을 통해 교육‧상담‧사무‧창업 등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하고, 다양한 신중년 일자리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제공할 수 있는 ‘원스탑 플랫폼’을 마련한다. 조성된 공간을 활용해 직접 일자리 찾기, 창업 및 직업 훈련 등 지역 여건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최종 선정된 사업은 익산시(신중년 일자리 사업), 광명시(인생 이모작 지원 사업), 서울 동작구(전문인력 양성 프로젝트 사업), 인천시(신신커뮤니티존 설립 사업)으로 총 네 개이다.
익산시는 중소도시 지역 특성에 적합한 프로그램 운용 등 타지역과 차별화된 사업 계획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광명시와 인천시는 기존 유휴공간을 잘 활용한 공간 조성으로 접근성이 좋은 일자리 센터 조성 및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운영할 계획이다. 동작구는 기존 일자리 센터를 새단장해 상담 프로그램을 확장 운영하는 등, 향후 신중년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신중년은 경제 고도 성장의 주역으로 사회 경험과 경력이 풍부한 세대이며, 인구구조상 앞으로 그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5060 세대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는 한편, 지역‧세대에 얽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촉매가 될 수 있도록 행정, 재정적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령층의 안전과 돌봄이 편리해지도록 적용된 기술을 뜻하는 ‘실버테크’는 요양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IoT를 적용한 밀착형 돌봄, 빅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요양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고령화와 독거노인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는 요양·돌봄 서비스의 수요를 이끌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빨라 2035년이면 노인 인구의 47%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요양 서비스 시장은 2012년 2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약 10조 원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했다. 요양·돌봄에 대한 수요 증가는 ‘실버 산업’과 ‘테크’(Tech)의 융합 속도를 높였다.
독거노인 위한 지자체 모니터링
지방자치단체들은 독거노인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다양한 실버테크를 도입하고 있다. 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독거노인의 위험 요소를 감지, 이를 알려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상북도는 ‘마음안심서비스’ 앱을 운영한다.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된 독거노인이 6~72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보호자나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팀 담당자의 휴대전화로 위험신호 문자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구미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고독사 위험이 큰 1인 가구 90곳에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했다. 가전제품에 Io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플러그를 연결해 전력 사용량과 조도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일정 시간 변화가 없으면 읍면동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연락이 간다. 가평군도 스마트 생활형 돌보미 ‘욜빙’(YOLVING)을 독거노인 20가구에 설치했다. 보호자가 설치한 앱과 연결되어 있어 화상통화로 소통할 수 있고, 생활지원사와도 연계된다. 더불어 복약 관리, 치매 예방 놀이, 전자 앨범, 건강 정보 측정도 할 수 있다.
가평군은 올해 8월부터 ‘AI 스피커 스마트 통합 돌봄 사업’을 추진한다. AI 스피커를 설치해 우울증·불안감 해소를 위한 대화를 유도하고, 24시간 위험 요인 감지 시스템을 가동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대구시는 네이버가 개발한 ‘클로바 케어콜’을 활용해 ‘AI 자동 안부 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AI 상담원이 1인 가구 돌봄 대상자에게 주 1~2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복약 등 건강을 점검하고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통화가 되지 않거나 평소와 다르다고 감지하면 담당 공무원에게 신호를 보낸다. 울산시는 독거노인 가구에 활동량 감지기와 출입문 감지기 등을 설치해 활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고양시와 서울시 성동구는 치매 노인에게 GPS가 탑재된 신발 ‘꼬까신’을 무상 보급했다. 실종 치매 노인의 평균 발견 소요 시간은 11.9시간인데, 꼬까신을 착용하면 1.7시간으로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전북 진안군은 치매 고령자에게 미스터마인드의 AI 캡슐을 탑재한 ‘빠망이’ 돌봄인형을 보급한다. 빠망이는 치매안심센터 전문인력과 일대일로 매칭되며, 인지·건강·생활안전·위험 상황 등을 전담인력이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뇌 활동 놀이로 치매 예방을 돕고, ‘돌봄e음’ 앱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도 제공한다.
서울시 관악구는 스마트 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경로당 114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원격 화상 플랫폼으로 여가 복지 프로그램 제공, IoT 헬스케어 기반 건강관리, 실내 스마트팜으로 정서 관리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버테크는 주로 요양·돌봄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동작 감지 센서를 통한 침대 낙상 방지, 수면 센서를 통한 수면 패턴 기록, 체온·호흡·맥박 자동측정 등의 IoT 기술로 이용자의 생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처방·운동·식사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요양 시설의 관리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해 자동화하는 기술들도 개발됐다. 시설마다 다른 관리 시스템과 수작업으로 관리되던 돌봄 정보들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것. 한국시니어연구소의 솔루션 ‘하이케어’는 대표적인 방문요양센터 행정 업무 자동화 시스템이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같이 이용자가 신청해야 하는 일들도 자동화되고 있다. 데모테크 스타트업 ‘스핀택’의 요양복지 청구 자동화 서비스는 출시 보름 만에 예상 수요를 넘었다.
‘LG유플러스’와 ‘넷온’은 한국노인중앙복지회 산하 20개 요양원에 올해 6월부터 지능형 CCTV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이 CCTV는 영상 속 사람 얼굴을 감지해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한다.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 LG유플러스는 이용자의 자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U+스마트레이더’를 활용해 낙상 사고 예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요양원에서 활용하는 AI는 돌봄인형이나 로봇에 적용된다. AI 돌봄인형은 대화를 통해 고령자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정서를 돌본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가족에게 전달해 위험을 알린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치매 예방용 로봇 ‘실벗’(SILBOT)은 전국의 치매안심센터와 노인종합복지관의 요양원 등에 공급되고 있다.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ran Robot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는 요양원,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신문 읽어주기, 함께 운동하기, 함께 게임하기, 물리치료 등의 활동이 가능하며, 물건 이동, 개인 보조 등 이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돕는 일도 한다.
본인에게 맞는 요양·돌봄·용구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도 성장하고 있다. 방문요양 서비스 온라인 중개 플랫폼 ‘케어닥’은 요양보호사·간병인과 돌봄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해준다. 케어닥은 2018년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전국의 요양병원 시설 안내와 등급을 공개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돌봄 전문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복지 용구 온라인 몰 ‘그레이몰’은 로그인 정보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 자격을 인식, 자동 가격 변경 시스템을 적용한다. 또한 제품 큐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맞춤형 복지 용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의 스마트 돌봄
2021년 기준 일본의 고령층 비율은 20.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만큼 이미 2000년대부터 ‘첨단 변기’, ‘욕창 침대’, ‘간병로봇’ 등의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최근 일본은 어떤 스마트 돌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앞으로의 실버테크 흐름을 알아보자.
1. 정서 채워주는 ‘소셜로봇’
소셜로봇은 간지럼을 태우면 웃고, 손가락을 반복해서 깨무는 등 아주 단순한 기능이 있는 반려로봇이다. 일본 로봇 기업 유카이공학의 ‘쿠보’(Qoobo)는 동그란 쿠션에 꼬리 달린 로봇이다. 얼굴은 없지만 반응형 기술이 탑재돼 있어 동물처럼 꼬리를 흔든다.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선보인 로봇 ‘하무하무’(일본어로 깨무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의태어)는 손가락을 넣으면 깨무는 행동을 반복한다. 고차원적 기능이 아닌 단순한 반복 행동만으로도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 일손 덜어주는 ‘간병로봇’
고령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도 부족한 간병 인력이 큰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개발된 것이 간병로봇이다. 간병로봇 개발 업체는 100여 개사로, 15개 정도의 로봇이 상용화됐다. 소니의 ‘아이보’, 소프트뱅크의 ‘페퍼’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보는 돌봄 대상을 입력해두면 집 안을 돌아다니며 카메라와 AI로 돌봄 대상을 찾는다. 만약 홀로 집에 있던 노인이 쓰러지면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고, 가족은 바로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
3. 욕창 예방하는 ‘로봇침대’
액스로보틱스(Ax Robotics)가 개발한 요양 시설용 로봇침대 ‘해크스’(Haxx)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그물을 통해 욕창을 방지하고, 개인 맞춤으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욕창을 예방하려면 두 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줘야 해 돌봄 직원의 노동이 많이 투입된다. 로봇침대는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이용자의 자세를 바꿔준다. 추후에는 배설 감지, 생체 정보 측정 등의 기술도 탑재할 계획이다.
4. 질식사 막는 ‘넥 밴드’
일본 스타트업 ‘프라임스’는 노인들이 음식물을 잘 삼키고 있는지 확인해주는 ‘넥 밴드’를 개발했다. 노화로 음식 삼키는 기능이 퇴화하면 오연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고 질식사의 위험도 있다. 넥 밴드에 설치된 센서는 음식물이 잘 들어가고 있는지 감지하고, AI는 삼키는 소리를 학습한다. 식사 중 삼키는 횟수와 속도 등의 데이터를 모아 기능 저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5. 추락 사고 예방하는 ‘콜로반’
이디스커버리 업체 ‘프론테오’의 ‘콜로반’은 AI로 노인들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이용자의 병력과 복용하는 약 등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수면제나 전도 위험성이 있는지 분석, 일주일 후의 낙상·추락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 수치를 통해 휠체어 이용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콜로반을 사용한 병원에서는 솔루션 도입 이후 낙상 발생률이 2/3 정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6. 익사 방지하는 ‘센서’
노인의 익사 사고 중 90%는 집 안의 욕조에서 발생한다. 1인 가구는 사고가 발생해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씻는 도중에 사고가 나면 급격한 온도차로 인한 심장마비 확률도 높아진다. 내비게이션 업체 JVC켄우드는 화장실 비상발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천장에 부착된 적외선·초음파 센서가 욕조에서 목욕하는 사람을 인식, 익사 가능성이 포착되면 알람을 울린다. 알람에 반응이 없으면 18초 후 자동으로 응급실에 연락하는 시스템이다.
31일 보건복지부가 치매돌봄서비스 개선 협의체(이하 치매 개선 협의체) 발족 및 지역사회 기반 치매돌봄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치매 개선 협의체는 학계, 의료계, 수요자(치매환자 가족) 단체, 돌봄·복지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번 1차 회의에서는 치매돌봄서비스 강화를 위해 그간 추진해온 사항을 보고하고 협의체 운영방안 및 논의 안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아울러 치매 돌봄과 의료 분과로 나누어 세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치매 돌봄 분과에서 가족 부양 감소 등 사회 환경에 따라 증가하는 치매 환자 돌봄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치매안심세터 사례관리 기능 강화, 치매 친화 환경 조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한다.
치매 의료 분과에서는 지역 사회 중심으로 치매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전달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치매안심병원 시범사업 및 치매안심주치의 운영 모델 개발 등에 대한 방안을 모색한다.
보건복지부는 치매 개선 협의체 논의와 함께 지역 사회 치매돌봄서비스 강화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지역 단위 치매 사례 관리 대상자 선정 및 서비스 제공 계획을 수립,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 환자와 가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치매안심통합관리시스템(ANSYS) 고도화를 추진, 차세대 사회 서비스 정보 시스템과 연계해 대상자를 관리하고 서비스 수혜 이력, 복지 자원 실시간 정보 등 세부 데이터를 공유해 치매 대상자에 대한 다양한 사례 관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31일 인천광역시 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과 제2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을 치매안심병원으로 추가 지정한다. 치매안심병원은 치매관리법 제16조의4에 따라 중증 치매 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관리할 수 있는 시설, 인력, 장비를 갖춘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다. 기존 치매안심병원은 전국에 7곳이며, 이번에 인천광역시에 2개소를 추가하며 총 9곳이 됐다.
치매 개선 협의체 단장인 보건복지부 은성호 노인정책관은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환자 증가와 사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치매 환자와 가족에 대한 돌봄서비스를 강화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협의체에서 돌봄서비스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치매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치매안심병원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의체 부단장인 중앙치매센터 고임석 센터장은 “지역사회 기반 치매 돌봄 서비스가 강화되도록 치매 정책에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 언급하며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관리 허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사례관리기능을 강화하고, 치매 환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주민의 인식개선 및 환경조성 등을 통해 치매 친화적 지역사회가 조성되도록 정책 지원에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고품격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운영사인 이투데이피엔씨와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9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고령친화산업 발전 및 디지털 전환 시대 대응을 위한 상호 협력을 골자로 한 이 업무협약식은 이투데이빌딩 본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협약식에는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의 심우정 회장과 최춘희 기획팀장, 이투데이피엔씨의 김덕헌 본부장, 이준호 편집장이 각각 참석했다.
주요 협력 내용은 양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 행사 기획 및 운영, 관련 연구개발 사업, 관련 인력 양성 사업, 행사의 공동주관 후원 협찬 등이다.
이와함께 본지는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개최하는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학술대회(ISG 2022)’에 공동후원으로 참여한다. 2003년 설립된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ISG) 한국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오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기술과 삶: 인공지능 시대 100세 인생’을 주제로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학술대회(ISG 2022)를 개최한다.
이번 협약으로 본지는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의 미디어 주관사로 행사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전달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심우정 회장은 “국내 유일의 온ㆍ오프라인 시니어 매거진과 파트너가 되어 기쁘다”며, “국내 실버산업의 발전에 함께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피엔씨 김덕헌 본부장은 업무협약서에 서명한 뒤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점에서 제론테크놀로지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며,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역할도 중요해 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실버산업전문가포럼과 함께 고령화를 대비한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론테크놀로지(노인학+기술)는 1980년대 말 유럽에서 도입된 분야로 나이 들어가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편리하며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 개발과 서비스 디자인을 포괄한다.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돌봄, 스마트 홈, 스마트 도시,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여가문화 등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번 대회에는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회장인 힐리안티 콜트(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공대) 교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수미 헤랄(영국 랑캐스터대) 교수, AI 전문가 오혜연 카이스트 교수, 고령친화도시 전문가 알래나 오피서 세계보건기구 인구변동 및 건강노화 담당 부서장 등이 강연에 나선다.
일본 기업들이 연공서열 기준의 멤버십형 인사제도에서 성과와 역량 위주의 직무형 인사제도로 조직을 바꾸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과 인재 유출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청년층 이직률 10년 만에 최고
코로나 이후 일본의 청년층 이직률이 1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약 15만 명이 첫 직장 입사 후 3년 안에 퇴사했다. 2017년 대졸자 기준으로 32.8%에 이르는데, 지난 10년 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이직에 성공한 청년들도 늘었다. 기업들이 ‘중고 신입사원’ 채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용시장의 변화로 보상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신입사원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채용 후 인사법부터 가르치는 이른바 ‘포텐셜 채용’을 하는 기업이 많았다. 이 경우 명확한 직무를 정하지 않고 직무나 근무지를 순환하도록 한다. 또한 신입사원 일괄채용과 종신고용은 일본 기업만의 특유한 고용 방식이다.
한 직장에서 평생 일하는 구조가 유지됐지만, 최근 이직률이 늘어나면서 인사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이 중요시되는 ‘멤버십형’ 인사제도를 개인의 역량과 업무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무(Job)형’ 인사제도로 바꾸어 가는 것이다.
유모토 켄지 전(前) 일본종합연구소 부이사장은 “연공서열 임금제는 고령화와 경제성장 둔화라는 환경에서는 기업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면서 “‘직무형 고용’은 다양한 인재가 다양한 일을 함으로써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시스템이며, 일본형 고용시스템의 한계를 타파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개인 역량과 성과 중요한 ‘직무형’
직무형 인사제도를 도입하면 직무에 필요한 지식, 경험, 능력, 자격을 밝힌 직무 기술서에 따라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나이에 관계없이 채용한다. 직원이 스스로 연간 목표를 세우고, 그에 기초해 달성도를 평가한 뒤 처우에 반영한다. 따라서 근무연수가 아닌 업무 중요도나 개인 역량에 따라 급여가 달라진다.
일본 기업들은 이를 보통 임원이나 관리직에만 적용해왔다. 그런데 최근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일반직으로 확대 적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60세 이상 고령층에도 직무형 제도를 변형해 도입하고 있다.
대기업인 후지쓰(富士通), 미쓰비시 케미칼(三菱ケミカル) 등은 2020년 새로운 직무형 인사제도를 관리직 대상으로 적용하면서, 50세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모집했다.
후지쓰는 2023년부터 일반 사원에 이 제도를 확대 적용한다. 통신·전자기기 종합회사인 NEC 역시 2023년도에 전 사원 대상 직무형 인사제도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전자기업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는 리먼브라더스 쇼크 이후 사업 구조를 전환하면서 관리직에 한해 직무형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7월부터는 본사 일반 사원을 대상으로 확대 적용한다.
이런 직무형 인사제도의 도입은 중장년 사원들에게 일종의 압박처럼 작용한다. 연차와 관계없이 능력과 역량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년이 가까워지면 그에 따른 준비도 해야 한다. 은퇴 이후 근로자의 재고용을 정부가 나서서 촉진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제도가 자리 잡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베테랑 인재 잡아라
저출산 고령화로 일본 기업들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든 업계가 그런 건 아니지만, 신규 채용도 미달하는 상황에서는 당장 투입 가능한 인력이 한 명이라도 더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들은 60세 이상 시니어 직원 중 역량 있는 인력의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용 확충을 준비하고 있다.
퍼솔종합연구소(パーソル総合研究所)는 조직의 고령화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상황 변화로 시니어 인재 활용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짚었다.
퍼솔종합연구소의 ‘기업의 시니어 인재 매니지먼트에 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규사원 중 고령자 비율이 높은 기업은 전체의 84%다. ‘조직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또한 기존의 연공서열 임금제로 성과와 급여가 미스매치되고 있어 사원들의 동기부여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
거기에 고령화로 인해 정부가 고령자고용안전법을 개정하고 기업에 ‘70세까지 근로자의 취업 기회 확보를 노력하라’고 하고 있어, 기업으로서는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은퇴를 하고도 회사에 남을 수는 있지만, 이전보다 현저히 낮은 급여와 근무 환경으로 고령자의 근로 의욕은 줄어들게 된다. 더불어 코로나 이후에는 재택근무 등 근무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역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기업 이탈이 이어졌다.
이에 기업들은 신입사원뿐 아니라 정년을 앞둔 베테랑 시니어 사원들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직무·성과형 인사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고령자도 ‘성장할 수 있도록’
일본에는 ‘직무정년제’ 개념이 있다. 이를테면 관리직에서 일하던 사원이 기업 정년 나이인 60세에 은퇴하고, 계속고용이 가능한 65세까지는 관리직이 아니라 일정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지는 전문직에서 일하도록 하는 제도다.
직무정년제라는 건 결국 해당 직무에서 물러나 더 이상의 승진이나 임용이 불가능한 제도다. 급여와 상여 수준도 현역 때와는 달라진다. 그래서 시니어 사원의 의욕이 낮아지고 전문 기술을 가진 인재가 유출된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3월 스미토모 생명보험은 온라인으로 시니어 직원 새출발을 기념하는 입사식을 열었다. 스미토모 생명은 올해부터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60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스페셜리스트’라는 새로운 직책을 만들었다. 60대 사원의 일할 의욕을 자극하고, 인재 유출도 방지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직무형 인사제도의 일환이다. 오랜 기간 일하며 각종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 직원들이 회사에 남도록 해 ‘수석 직원’으로서의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직책과 성과에 따라 임금을 결정한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고용촉진법을 통해 기업의 고령자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재고용을 하면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이 35%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이슈가 있었다.
이에 스미토모 생명은 스페셜리스트의 임금 수준을 최대 재고용의 1.5배 수준으로 유지, 임금이 크게 줄어들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사내 복지도 이전과 같은 처우를 유지한다.
다이와 하우스 공업도 60세를 기준으로 한 직무정년제를 폐지하고, 60세 이후에도 승진할 수 있도록 인사 제도를 수정했다. 또 급여 등의 수준도 낮아지지 않도록 조정했다. ‘액티브 에이징 제도’를 신설해 70세까지 노동 의욕과 일정 업적이 있는 시니어 사원이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야마토 하우스 공업도 지난 4월부터 60세 직무정년을 폐지했다. 그리고 ‘월경 커리어 지원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이 자신의 커리어를 자율적으로 만들어가고, 자아실현을 위한 부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카시오 계산기는 60세 이상 현역 사원을 6에서 10등급으로 세분화해 성과에 따라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퍼솔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 인재를 채용한 기업들은 “높은 전문성을 발휘한다”, “거래처와 인맥이 풍부하다”, “후진 육성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경험이나 전문성을 활용하는 업무에서는 일정 성과가 나온다는 것.
무엇보다 직무형 제도 안에서 활약하는 시니어들이 있으면 젊은 사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퍼솔종합연구소의 ‘시니어 종업원과 동료의 취업 의식에 관한 정량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 직원이 활약하고 있는 직장에서는 젊은 사원들의 이직 의향이 낮았다.
이시바시 호마레(石橋誉) 퍼솔종합연구소 컨설팅2부 시니어매니저는 “기존 일본 기업에는 직무 순환 혹은 직원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전근이 많아 사원이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를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하며 “시니어 인재가 스스로 활약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율적 근무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공서열 제도 아래 임원직이나 관리직으로 승진하지 못한 사원들의 근로 의욕 저하는 기업의 생산성 하락으로도 이어진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경력 설계가 필요하고, 그 첫걸음이 직무형 제도 도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민선 8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중장년의 경제활동 및 사회참여를 지원해온 복지정책실을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한다는 조례 개정이 지난달 11일 입법 예고 후 열흘 만인 21일 통과됐다. 그 과정에서 중장년층의 일자리 사업을 전담하던 인생이모작지원과가 폐지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는 최근 고령화 속도에 발맞춰 지자체마다 중장년 일자리 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비교해, 되레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당시 입법 예고 직후 관련 내용이 화두로 떠오르자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의견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50+는 계속 존재해야 합니다”, “50+는 더 확대되어야 합니다” 등 이들 내용의 주된 키워드는 ‘50+’였다. 여기서 시민들이 말하는 50+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50+재단)을 의미한다. 그 이유인즉 인생이모작과가 폐지되는 상황과 더불어 서울시50플러스재단 업무 담당 부서가 평생교육국으로 바뀐다면 노후 준비 및 일자리 관련 사업이 줄고 단순 교육 관련 사업에 치중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의견서를 제출한 시민 윤 모씨는 “전체 시민의 20% 넘는 중장년의 지원 정책은 상담부터 일자리까지 종합적으로 지원돼야 한다. 중장년층 50+정책을 평생교육으로 이관하면 인생 이모작지원 사업의 범위가 너무 협소화될 우려가 있어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이 모씨는 자신을 “50+재단의 인턴십, 보람일자리 등의 활동을 통해 제2커리어를 개척하고 있는 은퇴자”라 언급하며 “예정대로 부서가 이관되면 50플러스센터는 여가나 즐기는 장소로 전락할 것이다. 현장을 무시한 채 사무 행정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50+재단은 이제 서울시 중장년에게 많이 알려지고, 매년 많은 시민이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잘 경청해 입법을 결정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세계에서 인정 받는 모델 홀대 이유는?
2017년 대한민국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그해 서울시와 50+재단이 50+세대(50~64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95%가 ‘서울시의 50+지원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압도적인 결과였다. 해당 보고서에서 손수호 인덕대 교수는 “단순 생계형 일자리 연계가 아닌, 인생재설계, 커리어모색과 같은 프로그램과 더불어 사회적 지원이나 협동조합과 연계하는 정책들이 사회적 기회는 물론 ‘보람’이라는 가치를 제공해 수혜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이라 분석했다.
같은 조사에서 ‘서울시 50+지원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항목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00세 시대 대비 상담, 교육, 일자리 커뮤니티 등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50+지원시설 확대’(52%)라 답했다. 새로운 일자리 모델 발굴에 대한 의견도 39%로 적지 않았다. 이에 허남철 경기대 초빙교수는 “50+세대에게 중요한 건 다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도전해 나갈 수 있도록 상담, 교육, 일자리, 커뮤니티 지원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 해석한 바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바람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50+재단은 다양하고 실험적인 인생이모작 프로그램 발굴 및 일자리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중장년 취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서울50+인턴십', '신중년 커리어 프로젝트', '굿잡5060', '50+적합일자리' 등 새로운 분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50+세대와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을 연계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공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높이 평가 받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꼽은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우수사례'에 '서울50+인턴십', '신중년 커리어 프로젝트 ‘굿잡5060’이 선정되기도 했다.
나아가 OECD ‘공공부문 혁신 우수사례’ 선정,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최우수상 수상, WHO 서태평양지역 건강한 고령화 혁신사례 선정 등 해외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타 지자체 및 기관에서 앞 다퉈 벤치마킹했고, 2015년 ‘서울특별시 장년층 인생이모작 지원 조례’가 제정된 이후, 서울시 자치구를 포함한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중 68곳이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전국적으로 50+정책을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올해 보건복지부는 50플러스재단을 모델로 전국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하도록 노후준비지원법을 지난달 개정했다. 앞으로 서울의 각 자치구도 지역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하는 업무를 시와 협의해야 하는데 정작 시의 담당 부서는 없어지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올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50플러스재단 설립을 6개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고, 50~60대의 노후 설계, 평생교육, 취·창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 중장년 행복캠퍼스’를 기존 2곳에서 7곳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초 발표한 ‘서울시 50+세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과정을 겪으면서 노후 설계 지원을 위해 가장 필요한 영역을 묻는 항목에서 1위는 건강관리(75.8점)였고, 2위가 일자리(69.1점)로 나타났다. 감염병 우려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일자리 지원에 대한 수요는 예나 지금이나 최고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요구와 달리 오히려 일자리 지원이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하니 50+ 시민들은 불안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해명에 해명, 이제 해결을 위해 재고할 때
입법 예고 게시판을 비롯해 그 원성이 적지 않았으니, 서울시도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마냥 모르지는 않았던 눈치다. 지난 13일 서울시 기획조정실은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사회참여, 일자리 지원 등의 사무를 그대로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하는 것으로 소관 사무의 관할이 변경되는 것이므로 기능 축소는 있을 수 없다”며 “서울시는 평생교육 기능과 연계하여 중장년층 대상의 종합적인 행정 서비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시의 표면적인 해명은 여론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15일 홍국표 의원(도봉구 제2지구, 국민의힘)은 제311회 임시회 본회의 오분발언을 통해 관련 사항을 재점화했다. 홍 의원은 “우리 사회 대다수 중장년층이 노후 준비를 위해 일자리를 계속 필요로 하고, 산업현장에서의 기술과 지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중장년을 위한 적극적인 일자리 지원이 요구된다”며 “서울시는 일찍이 중장년 일자리 전담부서(인생이모작지원과, 50+재단)를 설치했고, 중앙정부토 서울시를 벤치마킹해 작년 12월 ‘노후준비지원법’을 개정해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노후준비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하도록 했다. 중앙정부와의 정책적 공조와 증가하는 중장년층 취업 지원 수요를 고려하면 더욱 지원을 확대해야 하므로 서울시 조직 개편안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서울특별시의회 공식 유튜브채널
박유진 의원(은평구, 더불어민주당)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평생교육국의 현재 조직도를 보면 산하에 교육정책과, 평생교육과, 청소년정책과, 친환경급식과 등이 있다. 누가 봐도 교육에 특화·집중돼 있는 거지, 일자리 창출의 방향성과는 결이 안 맞는다”며 “중장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어려운 일을 지금까지 묵묵히 해 온 조직에게 더 큰 기회와 열정을 북돋아 줄 구조를 만드는 것이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지, 결이 비슷하다고 해서 조직통폐합이라는 미명으로 날려벌일 일이 아니라는 점을 꼭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단지 전임 시장의 공들인 치적이라 해서 과감히 날려도 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인생이모작으로 대표됐던 중장년층 취업이나 일자리 창출에 대해 평생교육국이 그만한 역량과 기회를 만들 준비를 갖췄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더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된 투자출연기관 최소 3~4개는 통합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시 투자출연기관 26곳 중 50+재단, 평생교육진흥원, 공공보건의료재단, 기술연구원 등이 주요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에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노동조합 협의회는 일방 통행식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조직 진단과 연구 용역 등을 종합해보면 시민과 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배려와 소통은 없고 오로지 전시성, 홍보성, 경마식 태도 일색이다.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공공 서비스보다 이윤 추구'라는 정책 방향은 시민을 위한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인력재배치는 사업 신설, 축소, 폐지 등 재구조화에 따라 2023년 예산편성과 연계되는 사항으로, 약자와의 동행 등 서울시민을 위한 시정철학이행을 위해 필수적 조치”라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관계자는 조직 개편과 관련한 이러한 우려에 대해 "업무 축소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닌, 단순 부서 이관이다"라며 "과거 인문학, 교양 위주의 평생교육과 달리, 전직 교육이나 커리어 탐색 등 일자리와 연계된 교육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 담당자들 또한 부서 이동만 있을 뿐 기존의 업무를 이행하는 게 원칙이다"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일련의 행보에 자칫 50+세대가 약자로서 뒤처지진 않을지, 과연 평생교육국은 50+세대와 동행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