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장전 첫 홀. 두 선수가 파3인 17번 홀에 들어섰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이 대회 우승컵을 놓고 벌이는 연장전이었다. 두 선수 중 한 명은 가르시아였다. 그렇다. 홀에 침을 뱉기도 하고 퍼팅 그린을 퍼터로 찍기도 한 ‘버르장머리 없는’ 세르지오 가르시아 말이다. 다른 한 선수는? 이름 없는 선수다. 누군지 몰라도 그가 가르시아 콧대를 꺾어놓으면 좋겠다. 그가 먼저 티샷을 한다. 그가 친 볼이 멋지게 날아서 홀 바로 옆에 꽂히면 얼마나 좋을까? 언감생심. 그의 볼은 패널티 구역(당시로는 해저드)에 빠지고 만다. 그렇게 2008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컵은 악당 가르시아 손에 들어갔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못 외우면 맞던 시절에 외운 시라 그런지 지금도 생각이 난다. 원숙한 아름다움을 국화꽃에 비유했다는 설명을 듣고 그때는 고개만 끄덕였다. 가슴으로는 그 뜻을 몰랐다. 그런데 30년도 더 지나 다시 떠올리는 것은 이 구절에 걸맞은 사람을 봤기 때문이다. 바로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뛰고 있는 폴 고이도스(Paul Goydos)다. 2008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가르시아에게 아쉽게 패한 사람이 바로 그다.
내가 골프채널에서 미국 PGA 투어 챔피언스 경기를 해설할 때다. 유난히 묵묵히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기가 막힌 아이언샷으로 볼을 핀에 바싹 붙여도 기쁜 내색을 별로 안 한다. 반대로 대여섯 발짝짜리 퍼팅을 몇 번이나 놓쳐도 마찬가지다. 탄식하는 법이 없다. 그런데 리더 보드 상단에는 매번 이름이 올라온다. 저 선수가 도대체 누군지 궁금해졌다. 그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다가 나는 눈이 커졌다. 2015년 투어 챔피언스에 들어온 뒤 꾸준히 우승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 정도면 젊은 시절 PGA 투어에서도 한가락 했을 법해서 찾아봤다. 그런데 웬걸? 단 2승뿐이다. 스물아홉 살에 PGA 투어 시드를 처음 받은 뒤 무려 21년간이나 뛰었는데도 말이다. 물론 2승도 쉽지 않다. 스타플레이어와 비교하면 덜 화려하다는 얘기다. ‘이거 싱거운걸’ 하고 마음을 닫으려다가 깜짝 놀랐다. 그가 한 라운드에 59타를 기록한 몇 안 되는 선수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PGA 투어에서 59타를 기록한 선수는 지금까지 단 아홉 명뿐이다. 말이 쉬워서 59타이지 68타가 최고기록인 내게는 꿈같은 숫자다. ‘뱁새 김용준 프로, 골프 좀 치는 줄 알았더니 겨우 68타가 최고기록이냐’고 비웃지 말기 바란다. 어디까지나 풀백티에서 대회 규칙에 따라 친 점수다. 그래도 59타 발끝에도 못 미친다.
아차! 얘기가 딴 길로 샜다. 폴 고이도스로 돌아가자. 폴 고이도스는 2010년 존 디어 클래식 1라운드에서 59타를 쳤다. 그때까지만 해도 59타를 기록한 선수는 단 네 명뿐이었다. 그를 포함해서. 그 뒤로 다섯 명이 더 늘었다. 총 아홉 명 중에 대기록을 수립할 당시 나이가 가장 많은 선수가 바로 폴 고이도스다. 그는 마흔여섯 살 때 59타를 쳤다. 믿어지는가? 마흔여섯 살에 잭 티클라우스가 마스터즈를 우승했을 때 골프 세상은 얼마나 놀랐는지. 노장의 승리라고 말이다. 폴 고이도스도 노장으로 불리는 나이에 59타 대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그가 꽃길만 걸었다면 나도 ‘국화꽃’을 들먹이지 않았을 거다.
그는 골프를 일찍 배우기는 했다. 어려서 입문해 고교 시절 지역 대회에서 우승도 한 모양이다. 제법 잘 친 덕에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도 진학했다. 그런데 곧바로 프로로 전향하지 못했다. 내 짐작엔 조금 부족한 기량과 가정 형편 탓이었을 것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기간제 교사로 몇 년간 일했다.
끓는 피를 참을 수 없었던 걸까? ‘끓는 피’라니? 아까는 그의 경기 스타일이 차분하다고 칭찬하더니. 하여간 뱁새 칼럼은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많다.
하여간 그는 스물일곱 살에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1991년과 1992년 벤 호건 투어를 뛴 것이다. 지금은 콘 페리 투어로 부르는 미국 PGA 2부 투어 말이다. 그러다 이듬해 PGA 큐스쿨(PGA 투어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해 치르는 시험으로 흔히 지옥 같은 대회라고 한다)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그리고 그의 스타일대로 묵묵히 3년을 도전한 끝에 1996년 마침내 첫 우승을 거뒀다.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에서였다.
그런데 다음 우승은 무려 11년을 기다려야 했다. 2007년 소니 오픈까지. 이 무렵 그의 샷 감이 절정이었나보다. 글을 시작할 때 얘기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장전에 나간 것이 바로 그다음 해였으니까.
너무나 아쉬운 연장전 패배 뒤에 폴 고이도스가 권토중래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악재가 겹쳤다. 팔목 수술을 하고 부비강 수술도 하고. 그런데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그렇게 도전한 끝에 만들어 낸 대기록이 바로 2010년에 친 59타다. 파71 코스에서 버디 12개에 파6개. 버디 12개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폴 고이도스는 키가 175cm로 그리 큰 축에 들지도 않다. 드라이버 비거리도 260야드로 대단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거포들 틈에서 묵묵히 자기 경기를 하고 있다. 가을에 피는 국화처럼 기품 있게 말이다. 내 골프도, 그리고 내 삶도 그처럼 원숙함을 갖게 될 날이 오기를.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KPGA 경기위원으로, 골프채널코리아에서 골프 중계 해설을 맡고 있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 백사 벙커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해변에라도 온 기분이 든다. 물론 보고만 있을 때 얘기다. 일단 그 안에 빠지면? 낭만은 단숨에 사라진다. 모래 색이 하얀지 검은지 감상할 새가 어디 있으랴! 벙커 탈출이라는 숙제가 눈앞에 있는데.
아주 옛날부터 벙커를 이렇게 멋지게 만든 건 아니다. 벙커가 골프장 디자인 중 핵심이 된 것은 불과 몇십 년밖에 되지 않았다. 무슨 소리냐고? 과거에는 벙커가 지금처럼 멋지게 꾸미는 대상이 절대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럼 벙커는 뭐였냐고? 코스 내 쓰레기장 비슷한 곳이었다.
옛날엔 벙커에 온갖 잡동사니를 다 쓸어 넣었다. 퍼팅 그린에 있던 낙엽도 당연히 벙커로 밀어 넣어 치웠다. 코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꽁초나 담뱃갑을 버리기도 했다. 간식으로 통조림을 먹고 빈 깡통을 던져 넣기도 하고.
신사와 숙녀가 하는 스포츠가 골프라는 말은 맞다. 하지만 신사 숙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한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다른 모양이다. 그 시절 그러니까 벙커가 쓰레기통이나 다름없었던 시절, 벙커에 빠지는 건 악몽이었다.
막간을 이용해 참고문제 하나 나간다. 벙커 속 낙엽이나 나뭇가지는 치울 수 있을까? ‘치울 수 있다’가 정답이다. 2019년 1월부터 적용한 새 골프 규칙에 따라 가능하게 됐다. 그 전에는? 치울 수 없었다. 그러니 벙커 속으로 볼이 들어가 낙엽이나 나뭇가지 등에 닿으면 어쩔 수 없이 그냥 칠 수밖에 없었다.
그 시절 벙커가 악몽이었던 이유는 또 있다. 지금 같은 ‘웨지’가 없었다. 물론 그 당시에도 다른 클럽보다 짧고 클럽 페이스가 누운(하늘을 더 많이 보는) 클럽은 있었다. 그런데 지금과는 달랐다. 뭐가 달랐냐고? 바로 웨지 바닥에 바운스가 없었다. 바운스가 뭐냐고? 웨지 밑바닥을 보면 엉덩이처럼 통통한 부분이 바운스다. 바운스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안다면 중상급 골퍼다. 바운스가 있으면 클럽이 땅속에 박히지 않는다. 내리 찍어도 적당히 땅이나 모래 속으로 들어갔다가 튕겨 나온다. 그 덕분에 벙커에서 모래를 튕겨낼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웨지에 바운스가 없을 때는 어떻게 했냐고? 웨지 날(리딩 에지)로 모래를 아주 적당히 잘 쳐야만 했다. 조금만 뒤를 치면 벙커 탈출에 실패했다. 볼 뒤를 바싹 치려고 하다가 볼부터 맞히면? 홈런이 났다.
그때는 어땠겠는가? 아예 벙커에 넣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되는가? 큰 승부는 도저히 벙커를 피하지 못하게 세팅하곤 했을 텐데. 그 시절 지독하게도 벙커샷을 못하는 골퍼가 한 명 있었다. 다른 부분에서는 출중했다. 그의 이름은 진 사라젠(Gene Sarazen). 165㎝에 불과한 단신이었는데도 파워만큼은 대단했다. 그런데 벙커샷은 신기하게 잘 못했다. 그런 그가 벙커샷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샷 자체도 연구했지만 클럽 연구를 더 많이 한 것이다. 웨지 헤드를 이렇게 갈아도 보고 저렇게 붙여도 보고. 그러다가 사라젠은 놀라운 발견을 했다. 바로 웨지 헤드 밑바닥에 쇠붙이를 통통하게 붙이면 벙커샷이 훨씬 쉬워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랬다. 바운스를 최초로 착안한 사람은 바로 그다.
사라젠은 바운스를 붙인 웨지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벙커에 빠져도 다른 선수처럼 탈출하려고 급급해하지 않았다. 이따금 홀에 가까이 붙이는 벙커샷까지 선보이며 몇 개 대회에서는 우승도 했다. 물론 정글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던 그였으니 ‘바운스 발명’은 비밀에 부쳤고.
그런데 언론이 관심을 갖고 추적한 끝에 그의 벙커샷 비밀을 밝혀냈다. 그러곤 어떻게 됐냐고? 골프용품 업체가 그와 계약을 맺고 바운스를 단 웨지를 판매했다. 그 웨지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다른 업체들이 바운스 연구를 시작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쓰는 웨지가 널리 퍼진 것이다.
이탈리아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사라젠. 그는 어릴 적부터 골프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목수였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일을 돕기를 더 바랐다. 꾀가 많았던 사라젠은 페렴으로 몸이 아팠을 때 “공기 좋은 곳에서 지내야 한다”는 의사 처방을 핑계 삼아 틈만 나면 골프장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그는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평생의 약점을 두 가지나 극복했다. 그중 하나는 작은 체구였다. 힘이 부족했지만 남다른 노력으로 장타자가 됐다. 다른 하나는 지독하게도 못하던 벙커샷이었다. 그러나 지혜와 연구로 그 약점도 극복했다. 그러곤 한 시대를 풍미하는 챔피언까지 됐다. 메이저 대회 일곱 차례 우승. 그리고 지금까지 단 다섯 명밖에 위업을 이루지 못한 커리어 그랜드 슬램(메이저 대회 4개를 한 번씩 다 우승하는 대기록)까지. 이 기록 때문에 미국 PGA 투어에서 39승을 올린 게 오히려 묻힐 정도다.
불가능은 없다. 더 위대한 골퍼가 되기 위해 이름까지 사라젠 제국에서 따와 ‘사라젠’으로 지은 그가 보여주지 않았는가! 1902년에 태어난 그는 너무 아쉽게도 내가 골프가 뭔지도 모르던 1999년 세상을 떠났다.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KPGA 경기위원으로, 골프채널코리아에서 골프 중계 해설을 맡고 있다.
만성질환 중장년, 아침 말고 낮에 운동하세요!
추운 날 아침에 운동을 나갔다가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키는 사례가 종종 있다. 빙판이나 눈길에서 넘어져 낙상하거나, 한파에 저체온증에도 걸릴 수 있어 겨울철 야외 활동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집 안에만 머무는 것보다는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때 기온에 따른 신체와 운동 능력의 변화를 이해하고 준비해야 운동으로 인한 사고와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겨울철 야외 운동 시 유의할 점들에 대해 알아보자.
관절 가동 범위 늘리기
추위에 몸이 움츠러들면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을 구성하는 인대 근육 등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프로 골프 선수들도 겨울엔 관절의 회전 범위가 좁아지는데, 이를 간과하고 평소처럼 힘차게 스윙했다간 허리를 다치기 십상이다. 따라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혀야 운동 능력이 발휘되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이때 스트레칭은 목이나 팔, 어깨 등을 길게 뻗거나 늘어뜨리는 정적인 동작이다. 지나친 반동을 줘서 허리를 굽히거나 목을 뱅뱅 돌리는 등의 동작은 자칫 부상으로 이어진다. 목을 옆으로 돌려 손으로 가만히 누르거나 가능한 만큼만 허리를 굽힌 뒤 그 자세를 5~30초 정도 유지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실내에서 준비운동하기
항상 가벼운 스트레칭과 웜 업(warm up)을 잊지 말자.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는 혈관이 유연하지 않은 이들이 야외에서 갑자기 무리하게 움직이면 절대 안 된다. 준비운동의 목적은 안정된 상태의 인체 조직을 운동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근육과 관절의 온도를 높여놔야 민첩성, 유연성이 좋아져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덜 다친다. 준비운동 강도는 몸에서 약간 땀이 날 정도가 좋다. 영하의 온도에 야외에서 준비운동을 하면 체온이 쉽게 올라가지 않을뿐더러 부상 위험도 있다. 가급적 따뜻한 실내에서 몸을 풀고 나갈 것을 권한다.
목과 머리 보온하기
겨울철 운동의 핵심은 체온관리다.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벌 입는 게 효율적이다. 그렇다고 옷을 지나치게 껴입으면 체온이 빠르게 올라가 땀이 많이 난다. 땀은 증발하는 과정에서 체온을 떨어트린다. 목 윗부분으로 갈수록 이런 증상이 심하다. 코와 귀는 피 공급이 크게 줄어 모자, 목도리, 귀마개, 마스크 등 방한용품을 잘 착용해 보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질환자는 오후에 운동하기
기온이 낮을수록 고혈압 환자들은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하면서 심장에도 무리가 가 뇌출혈, 심근경색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 비만 환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만성질환자는 가급적 하루 중 기온이 높은 시간에 운동하거나, 겨울 동안은 실내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운동 강도 낮추기
새해가 되면 건강관리를 위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날마다 하겠다고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근육이 충분히 회복하게끔 격일 정도로 일정을 잡아야 무리가 없다. 추울 때는 무거운 것을 순간적으로 들어 올리는 등 과격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체온을 유지하는 데 10~15%의 에너지가 더 소비돼 그만큼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규칙적인 생활에 얽매여 매일 억지로 운동하기보다는 날씨와 몸 컨디션을 고려해가며 강도를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야외 운동 중 금주하기
스키장, 골프장 등 야외 운동을 나갔다가 추위에 언 몸을 녹인다며 술을 마시는 이들이 있다. 술은 아주 잠시 체온을 상승시키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이뇨와 발한 작용을 촉진해 체온을 더 떨어트린다. 뿐만 아니라 체력과 사고력, 판단력이 흐려져 낙상이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반드시 음주는 삼간다.
운동 후 따뜻하게 목욕하기
운동을 마치면 땀이 식으며 체온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재빨리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 게 좋다. 여의치 않다면 여벌의 옷을 준비해 갈아입고 평소보다 몸을 더 따뜻하게 해준다. 또 운동을 심하게 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더 쉽게 걸리니 유의한다.
시니어 피트니스 Tip
짧게 자주 운동하기 체력이 좋은 이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된다. 한 번에 오래 동작을 하다 보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자칫 부상의 위험까지 생긴다. 조금씩 자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중간에 쉬는 시간도 충분히 갖자.
격일로 운동하기 운동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근육과 컨디션 회복도 더디다. 매일 몸에 부담이 쌓인 채로 무리하는 것보다는 하루 쉬고 격일로 운동하며 차차 운동량과 일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몸에 맞게 운동하기 최근에는 유튜브에 소개된 운동법을 따라 하는 이가 많다. 보통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운동 강도나 동작이 시니어에겐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나 연령대를 고려한 운동법을 찾도록 한다.
해마다 새로운 클럽들이 소개된다. 심지어 6개월 주기로 새로운 드라이버가 출시되기도 한다. 클럽 메이커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 하나같이 같은 내용으로 광고를 한다. 미스 샷을 해도 공을 똑바로 날려 줄 수 있고 거리도 늘려 준다는 것이다. 과연 광고대로 그 클럽을 사용하면 그럴까?
브랜드별로 클럽을 제조하는 과정은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조립하는 곳을 생산국으로 한다. 실제 클럽을 구성하는 헤드, 샤프트, 그립은 거의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할 수 있다. 유명 클럽들도 마찬가지다. 단지 부품별로 저비용 OEM 방식으로 생산한 것을 조립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물론 품질을 보증하고 조립하는 데 노하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전세계 1억 명이 넘는 골퍼들을 대상으로 정교하게 조립된 것은 아니다. 대량생산을 하기 위한 단순 조립에 지나지 않는다. 대량생산되어 새로 출시된 클럽들이 골퍼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과 수준에 맞출 수 없는 제품일 수밖에 없다.
모든 골퍼들은 반드시 자신들의 신체적 특성과 수준에 맞도록 클럽을 피팅해야 한다. 오직 자신만의 클럽이 필요한 것이다. 프로골퍼들은 어느 정도 자신에게 적합한 클럽을 선택하고 피팅할 기회가 있지만 대부분의 주말골퍼들은 클럽을 구입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규칙에서 허용하는 퍼터를 포함한 14개 클럽 가운데 과연 자신의 신체적 조건과 수준에 맞는 클럽은 몇 개나 될까? 한두 개 정도다. 나머지 12~13개 클럽은 전혀 자신에게 맞지 않는 클럽을 가지고 플레이한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클럽을 피팅한다는 것은 골퍼의 신체적 조건과 수준을 고려하여 골퍼가 가진 잠재적 능력을 최대화하여 거리와 방향, 공의 비행고도와 샷의 일관성을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사용하는 클럽을 자신의 신체적 조건과 수준에 맞는 클럽으로 피팅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요인들은 클럽의 라이 각(Lie Angle), 클럽 헤드의 로프트(Loft), 샤프트의 강도(Flex), 그리고 클럽의 길이(Length) 등을 꼽을 수 있고 이 요인들은 모두 거리와 방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1. 라이 각
정의클럽 페이스에 있는 스위트 스폿의 중심부분을 지면에 수직으로 하고 클럽 헤드의 바닥 부분을 지면에 닿게 했을 때 클럽 샤프트의 중심선과 연결되는 각도
샷의 방향은 클럽의 라이 각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라이 각은 공을 임팩트하였을 때 클럽 페이스에서 튕겨지며 떠오르는 공의 초기 비행 방향을 결정한다.
임팩트하는 순간 클럽 페이스의 중심 부분에 있는 스위트 스폿 아래 부분이 지면에 닿지 않고 상대적으로 클럽 솔의 안쪽(Heel) 부분이 먼저 닿으면 샷을 한 공의 초기 비행 방향은 표적의 왼쪽을 향하며 클럽 페이스의 위치에 따라서 훅이나 풀 샷이 된다. 이와 반대로 임팩트 순간 클럽 솔의 앞쪽(Toe)이 먼저 지면에 닿으면 공의 초기 비행 방향은 표적의 오른쪽을 향하며 샷의 결과는 슬라이스 또는 푸시 샷으로 나타난다. 즉 사용하는 클럽의 라이 각에 따라서, 너무 세워져 있거나 낮으면 공의 비행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라이 각은 브랜드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사용하는 클럽 가운데에서 가장 긴 클럽인 드라이버의 경우 58~59도이며 6번 아이언의 경우는 61.5도이다. 6번 아이언보다 짧은 클럽이면 0.5도씩 높아지고 반대로 긴 클럽은 0.5도씩 낮아진다. 또한 스탠스를 취했을 때 공의 위치에 따라 사용하는 클럽의 로프트도 바뀌고 클럽 페이스의 방향도 바뀌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클럽의 로프트가 커질수록 클럽 페이스의 방향은 표적의 왼쪽을 향하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 로프트
정의 클럽 샤프트를 지면에 수직으로 놓았을 때 클럽 페이스의 상대적 각도
날아가는 공의 탄도는 사용하는 클럽의 로프트와 공을 향한 클럽 헤드의 접근 각도에 따라 결정된다. 클럽의 로프트는 어드레스했을 때(static loft)와 공을 임팩트하는 순간(dynamic loft) 다르게 나타난다. 클럽 헤드의 무게와 샤프트의 강도, 스윙 속도에 따라서 공을 향한 클럽 헤드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골퍼에게 가장 적합한 비행고도는 날아가는 공의 속도와 비례한다. 흔히 클럽 헤드의 속도가 빨라야만 공을 멀리 날려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임팩트 직후 날아가는 공의 속도가 빨라야 하고 공의 비행고도가 적합할 때 오히려 공을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다. 즉 사용하는 클럽의 로프트가 낮으면 상대적으로 그만큼 공의 비행고도가 낮아지므로 공을 멀리 날려 보낼 수 없게 된다.
사용하는 클럽의 로프트는 날아가는 공의 빠르기를 고려하여 선택해야 하지만 스윙 방법으로 공의 비행고도를 높이려고 의도하면 오히려 나쁜 스윙 방법을 구사하게 되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공의 비행고도를 높이려고 임팩트 순간 상체를 표적 반대 방향으로 기울이며 올려치면 그립 끝보다 클럽 헤드가 먼저 임팩트 구간을 지나게 돼 공의 비행고도가 너무 높아지고 반대로 상체 위주로 다운 스윙하거나 공에 대한 클럽 헤드의 접근 각도가 너무 가파르면 공의 비행고도는 낮아져 멀리 날아지 못하게 된다.
3. 샤프트 강도
정의스윙 속도에 의해 만들어진 힘이 클럽 샤프트에 가해져서 샤프트가 휘어지는 정도
모든 샤프트의 강도는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자신에게 적합한 강도의 샤프트를 찾으려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샤프트는 스윙하는 도중 3가지 다른 방향으로 휘어진다. 클럽 헤드에 연결되어 있고 클럽 헤드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클럽의 다른 부분보다 무겁기 때문에 임팩트를 하는 과정에서 그립과 헤드 사이의 샤프트가 공 쪽으로 휘어지고(bow), 그립보다 헤드가 먼저 공을 지나가며 샤프트가 휘어지며(bend), 샤프트 자체가 원통형으로 되어 헤드가 임팩트 구간을 지날 때 뒤틀리는(torsion) 현상을 보인다. 제조과정에서도 스틸 샤프트는 일정한 품질관리가 가능하지만 그라파이트 샤프트는 아직도 품질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샤프트마다 휘어지는 정도를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흔히 샤프트가 스윙 빠르기에 비해 강하면 슬라이스가 생기고 공의 비행고도가 낮아지며, 공의 방향이 푸시 샷이 되고 반대로 샤프트의 강도가 약하면 훅이 되고, 공의 비행고도가 높아지며, 풀 샷이 되기 쉽다고 하지만 브랜드마다 실제 샤프트의 강도가 달라서 일반화하여 적용하기 어렵다. 날아가는 공의 비행고도를 스윙 방법으로 조절하기보다는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적합한 샤프트를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4. 길이
정의클럽 헤드의 솔(sole)에서 그립 끝까지의 길이
어드레스 자세(posture)는 스윙할 때 몸의 균형을 유지케 하여 일관되고 반복할 수 있게 하는 중요 요인이다. 만약 사용하는 클럽의 길이가 자신의 신체적 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길거나 짧으면 일관된 자세를 유지할 수 없어 반복할 수 없는 스윙을 하게 된다. 클럽의 길이가 길면 공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어드레스하게 되어 척추가 세워져서 스윙 플래인이 낮아지고 (flat), 반대로 짧으면 공에 가깝게 어드레스하게 되어 상체를 앞으로 굽히는 정도가 깊어져서 가파른(upright) 스윙 플레인을 하게 된다. 두 자세 모두 스윙 중에 몸의 균형을 깨뜨려 일관되고 반복할 수 있는 스윙을 방해한다. 어드레스 자세가 올바르면 이어지는 스윙 동작은 마치 연쇄반응을 하듯이 연결되므로 올바른 스윙은 어드레스 자세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클럽의 길이는 올바른 스윙 메카닉을 결정한다.
이제라도 올바른 스윙 습관을 익히고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골프를 즐기려면 자신의 클럽들을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클럽 피팅은 적어도 3일 정도가 소요된다. 하나의 클럽을 피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90분이다.
>> 박영민 전 고려대학교 교수
국내 골프칼럼니스트 1세대. 고려대와 한국체육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0년대 초부터 방송 해설은 물론 일간지, 스포츠지 등에 많은 칼럼을 연재했다. , 등 저서 다수.
지난 오십여년 동안 골프를 배우고, 스윙 원리를 연구하고, 또 가르쳐 온 경험에서 깨달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꼽는다면 골프의 샷은 모두 창조적이라는 점이다. 그 많은 샷을 연습했어도 골프 샷은 반복할 수 없고 실행되지도 않는다는 점을 받아들이기까지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다.“지금 샷을 하는 이 순간과 플레이하는 상황에서 선택하는 샷은 자신에게 오직 이번 한 번의 기회뿐이다” 라는 말은 골퍼라면 누구나 쉽게 들어 왔고 다른 골퍼에게도 해주었던 말이다. 하지만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샷 하기 전, 항상 이미지를 새겨라
최선의 샷을 하려면 자신이 원하는 샷을 창조해야 하는데 클럽을 쥔 손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샷을 반복할 수 있거나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샷을 실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면 실제로 이를 달성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항상 같은 샷의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할수록 샷의 결과는 좋아지지 않고 골프 수준도 낮아진다. 아무리 연습 스윙을 잘하더라도 실제 샷을 구사했을 때 연습 스윙처럼 좋은 스윙을 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반복하려고, 자동화되도록 스윙 연습을 하기보다는 항상 샷을 할 때마다 상황에 맞는 샷을 구상하고 실행할 때 마음과 몸이 일체화되어 활성화되는 능력이 더해져 골프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샷을 준비하고 창조적인 샷을 구사하려 의도해, 특히 오른쪽 두뇌가 활발하게 활동할수록 골프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아무런 생각없이 샷을 하게 되면 오히려 골프 수준은 떨어지게 된다. 준비된 골퍼라면 샷을 하기 전에 항상 이미지를 마음에 새기고 샷을 실행해야 한다. 반대로 샷에 대한 이미지가 없다면 실행할 수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과연 창조적인 샷을 어떻게 구사할 수 있나?
창조적인 골프 샷은 골퍼가 샷을 하기 전에 또는 샷을 하는 도중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때 만들 수 있다. 샷을 결정하기 전, 스스로에게 분명하고 정확하게 원하는 결과가 무엇인지 물어보라. 단순히 페어웨이 중앙이나, 그린, 아니면 홀에 공을 넣는 이미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거리, 방향, 위치까지도 세세하게 떠올려야 한다. 특히 공 뒤에 서서 일정하게 호흡하며 표적을 보면서 자신이 의도하는 목표를 구체화할 때 창조적인 샷을 실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어서 표적에 대한 몸과 클럽의 겨냥을 시작한다. 이때 운동 수행에 대한 각성(arousal) 수준과 강도는 반드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어야 한다. 샷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호흡이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샷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샷을 마칠 때까지 수준이 같아야만 한다.
목표에 공이 떨어지지 않아도 실망 마라
어드레스를 준비하는 과정이 일관되어야 창조적인 스윙과 샷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더욱 창조적일수록 향상된 골프 수준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심리적 준비 과정은 또한 마음속으로 표적을 보는 것과 날아가는 공이 표적에 떨어지는 것을 떠올릴 수 있는 것도 포함한다. 마음속으로 표적을 볼 수 있는 것은 창조적인 스윙을 하기 전에 반드시 그려내야 하는 이미지이고, 이러한 과정은 골퍼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며 강력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날아간 공이 표적에 떨어지는 이미지를 떠올린다는 의미는 샷을 하는 과정에서 공을 컨트롤하려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자신이 설계한 창조적 스윙과 샷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흔히 느낌에 따라서, 임팩트하는 순간 손으로 전달되는 타구감으로 스윙과 샷을 조작하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 공이 떨어지지 않아도 실망하기보다는 다음 기회에 창조적인 스윙과 샷을 구사하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에 골프가 우리에게 더욱 흥미를 불러온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모든 샷이 어디로 날아가는지를 알고 있다면 아마 골프가 재미 없어질지도 모른다.
창조적인 샷을 위한 준비과정을 다시 요약하면 규칙적으로 호흡하기, 표적과 날아가는 공이 표적에 떨어지는 이미지 그리기, 표적을 보며 방향 설정하기, 풀 스윙으로 거리에 적합한 연습 스윙하기, 표적에 대한 클럽과 자세 겨냥 점검 재점검하기, 그립 다시 쥐기, 올바른 스탠스 취하기, 심리적 압박감 느끼기, 항상 같은 순서로 준비하기 등이 일관되어야 한다.
창조적인 골프 샷의 구성요인은 클럽 움직임의 시작과 끝, 두 가지를 꼽는다. 골프 기술의 습득 방법과 실행을 운동학습이론서인 (Proctor & Dutta, 1995)에서 제시한 일반적인 운동 기술 습득 과정에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복잡한 동작이 요구되는 과제를 수행하려면 더 큰 프로그래밍 시간이 요구된다. 골프 스윙 동작 자체가 복잡하고 정교하므로 이를 정확하게 수행하려면 공 뒤에서 표적을 보며 준비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운동 프로그램은 항상 공 뒤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2. 움직임은 단순히 인체의 각 관절의 협응이 아니라 공간과의 협응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움직임은 마음, 뇌와 신체가 의도할 때 시작되며 각 관절의 운동 범위와 근육의 수축과 이완 비틀림은 이에 수반될 뿐이다.
클럽을 스윙할 때 동원되는 각 관절들은 일정한 순서에 따라 움직이는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유연하게 연결된다. 흔히 타이밍으로 표현되는 말이다.
클럽 핸들의 움직임을 주목해보면 공간에서 바람직한 경로를 따라 이동할 때 공을 향한 또한 표적을 향한 효율적인 클럽헤드의 경로와 스윙 플랜을 구사할 수 있다. 만약 균형을 취하고 있으며 표적을 향한 피니시 자세를 한다면 스윙에 동원된 각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이 서로 분리되지 않고 통합되어 운동한 것으로 보면 된다.
3. 움직임의 오류는 물리적으로 파워를 만들려고 하기 전에 찾아낼 수 있다. 운동 수행중이라도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자기교정(self-correction)이 가능하다.
스윙하는 중에 몸의 균형을 잃거나 임팩트하는 순간 클럽페이스 스윗 스팟에 공이 맞지 않아 스윙을 다하지 않거나 그립 쥔 손을 풀었어도 날아가는 공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4. 야구 배팅을 보면 스윙을 시작하기 전 초기 동작에서 다양한 동작을 볼 수 있다. 배트의 각도, 스윙을 시작하는 위치, 핸들의 위치가 선수마다 달라도 임팩트 순간은 거의 같다. 골프 스윙도 마찬가지다. 골퍼마다 다양한 스윙 방법과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임팩트 순간은 같다. 하지만 골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은 시작이다. 클럽을 공 뒤에서 표적 반대 방향으로 가져갈 때 처음 10cm를 중요한 구간으로 강조한다. 만약 이 구간이 바르지 않았다고 느껴지면 스윙하는 중에 스스로 교정하게 된다.
5. 골프 클럽을 쥔 두 손이 스윙을 시작할 때 같이 움직이지 않고 따로 움직여도 스윙을 마쳤을 때 즉, 피니시했을 때에는 두 손이 함께 움직인 것을 볼 수 있다.
>>글 박영민 전 고려대 교수
국내 골프칼럼니스트 1세대. 고렫대와 한국체육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0년대 초부터 방송해설은 물론 일간지, 스포츠지 등에 많은 칼럼을 연재했다. '골프의 이론과 실제', '골프'(체육고등학교 교재)등 저서도 다수.
해마다 골프 시즌이 시작되면 반복되는 골프광고를 접한다. 공을 곧게 더 멀리 날아가게 해준다는 새로운 재료로 제작된 드라이버, 높게 날아가서 비거리가 길며 페어웨이에서는 많이 구르고 그린에서는 백스핀을 잘 만들어준다는 첨단 과학을 접목한 공,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트레이닝 도구와 훈련 방법 등등 귀를 솔깃하게 하는 골프의 비법들과 마주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단장한 골프용품을 사용한다고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불행하게도 주말골퍼들의 수준 향상은 골프 클럽이나 공 같은 용품에 달려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무리 질 높은 레슨을 받거나 비싸고 우수한 품질의 용품을 사용한다고 해도 골퍼 자신이 골프에서 요구하는 신체적 운동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언제나 같은 문제로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골프에서 요구하는 신체적 운동 능력이라고 해서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나 프로골퍼들과 같은 운동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시니어로서 기능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의 가동 범위와 근육의 유연성,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으면 된다.
골프 기능은 기능적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향상되며 또한 기능적 운동 능력은 신체적 운동 능력을 기본으로 해서 증진된다는 점을 이해하면 어렵지 않게 골프 수행 능력, 즉 부상하지 않고 스코어를 낮출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시니어 골퍼가 효율적인 스윙을 하지 못하는 원인은 오래된 습관에 따른 부상, 노화에 따른 관절들의 가동성과 근력의 유연성 약화에 따른 운동기능이 한창때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골프 스윙은 여러 관절들의 상호 조화와 보완 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효율적인 스윙을 하는 데 동원되는 관절들은 크게 발, 발목, 무릎, 엉덩이, 요추, 흉추, 경추, 어깨, 상완골, 팔꿈치, 손목 등이다. 어드레스하였을 때는 모든 관절들이 움직이지 않고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클럽을 표적의 반대 방향으로 가져가며 백스윙을 시작하면 각 관절들은 두드러지게 다른 작용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른손잡이일 때 오른발은 그대로 지면을 누르지만 발목과 무릎은 회전하기 시작한다.
백스윙이 시작되면 손목도 움직이며 어깨관절에서 상완골도 작동하지만 우리 몸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척추에서 경추와 요추는 그대로 두고 흉추만 오른쪽으로 돌려 몸통의 코일을 만든다.
또한 몸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몸의 중심을 오른발 뒤꿈치로 유지하며 왼발 뒷꿈치를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백스윙을 마쳤을 때 왼팔꿈치는 변화하지 않지만 오른팔꿈치는 90도 정도 굽힌다. 하지만 이어지는 다운스윙에서 임팩트하는 순간까지 관절들의 움직이는 과정에서 상체와 하체의 움직임이 백스윙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 엉덩이 굽혔다 펴기(Pelvic Tilt Test)
1)어드레스 자세를 취한다.
2)엉덩이를 뒤로 빼며 배를 내밀어 등을 활처럼 휘게 한다.
3)엉덩이 꼬리뼈를 당기고 배꼽을 척추에 닿는 느낌으로 등을 둥굴게 한다.
◇ 팔들고 스쿼트 하기(Overhead Squat Test)
1)두 손을 머리 위로 펼쳐 들고 똑바로 선다.
2)어드레스하듯이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무릎을 굽히며 앉는다.
3)무릎을 굽혀 앉았을 때 발바닥이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다.
4)무릎은 발 앞꿈치보다 10센티미터 정도 나올 수 있다.
◇ 브릿지 발 들어 뻗기 (Bridge With leg Extension)
1)두 발 뒷꿈치가 엉덩이에 닿도록 눕는다.
2)두 팔을 지면에 수직이 되도록 들어올린다.
3)등을 지면에 대고 무릎에서 등까지 대각선이 되도록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4)한쪽 다리를 몸통과 같은 방향으로 뻗어 발 끝에서 어깨까지 대각선이 되도록 한다.
◇ 엎드려 몸통 돌리기 (Spider Test)
1)두발을 모으고 엎드린 후 손바닥을 지면에 닿도록 옆으로 뻗는다.
2)척추가 좌우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된 느낌으로 한쪽 다리를 뒤로 빗겨 지면에 닿을 때까지 몸통을 돌린다.
예시된 동작을 실행해보면 골프 스윙을 하는 데 자신의 어느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어느 부분은 원할하게 수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효율적인 골프 스윙은 관절의 가동 범위가 제한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다. 예시된 동작들은 효율적인 골프 스윙을 하기 위한 관절들의 움직임과 근육의 유연성을 알아보는 운동이다.
만약 이 동작들을 수행하는것이 어렵거나 통증이 수반되면 바로 멈추어야 한다. 처음부터 운동 범위를 넓게 가져가기보다는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까지만 실시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동작들을 연습해보면 관절의 가동 범위와 탄력적인 근육들의 움직임을 되찾을 수 있다.
시니어에 접어들면 골퍼들 누구나 겪게 되는 갈등이 있다. 드라이브 거리다. 티샷 거리뿐만 아니라 아이언 샷 거리도 줄어든다. 예전과는 다른 플레이하는 자신을 보며 느끼는 낭패감은 엄청난 심리적 충격이다. 예전 거리를 되찾아보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스윙도 점검하고, 클럽 샤프트도 바꿔보고, 체력 강화운동도 해보지만 여의치 않다.
노화는 삶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우리는 하루하루 늙어 간다. 누구도 노화를 막지는 못한다.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려고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아직도 뚜렷한 원인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선천적 유전인자, 생활 스타일, 사회 경제적 요인들이 혼합된 상호 작용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분명하다.
노화를 늦추는 방법은 없을까? 스포츠로서의 골프의 가치를 살펴보면 해답을 얻을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골프가 대중화하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 골프와 관련된 건강과 웰빙에 관한 연구결과들은 건강하고 우아하게 늙어 가는 과정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은 매우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보고한다. 골프로 인한 상해 등 부정적 결과도 보고되고 있지만 골프를 통해 건강 유지와 웰빙 효과를 얻으려면 적극적으로 걸으며 플레이해야 한다.
걸으면서 플레이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을 살펴보자.
첫째,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 우리 현실에서는 쉽지 않지만 골프 백을 어깨에 짊어지고 플레이하는 것이다. 18홀 라운드를 기준으로 약 2000 칼로리가 소비된다. 백을 메지 않고 걸으면서 플레이한다면 25%가 적은 약 1500 칼로리, 카트를 타고 플레이한다면 35%가 적은 1300 칼로리가 소비된다. 혈당치도 함께 감소하는데 청년인 경우 약 20%, 중년은 10%, 노년은 특히 30% 정도 감소되며 체중 또한 0.7% 감소한다. 칼로리는 분당 4~6kcal 소모된다고 보았을 때 18홀 라운드의 총 에너지 소비량은 960kcal 정도로 추산된다.
둘째, 체력 강화 효과다. 심혈관계 기능면에서 보면 18홀 라운드를 걸으며 플레이하면 약 1만보를 걷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주일에 두 번씩 18홀 라운드할 경우 콜레스테롤 중에서 고밀도 지질단백질(HDL: High Density Lipoprotein)이 놀랄 만큼 증가하며 에어로빅 능력도 개선된다. 단백질과 지방으로 이루어진 지질단백질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질단백질(LDL), 트리글레시리드, 유해 지방을 운반하고 간으로 되돌려 보내 처리하게 만드는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HDL이 간에 도달하면 간은 LDL을 분해, 담즙으로 변화시켜 몸에서 제거한다. 건강한 HDL 콜레스테롤 농도를 가진 사람들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낮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규칙적인 플레이를 통해서 18홀을 마치면 약 1.4kg의 체중 감소, 복부 지방 연소를 통해 허리둘레도 2.2cm 줄어든다.
셋째, 개인에게 맞도록 운동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18홀 라운드의 경우 약 8~9km를 걷는데, 바이오메카닉에서는 시니어들은 걷는 것이 뛰는 것보다 운동으로서 더 효과가 크다고 강조한다. 18홀을 걷는 데 소비되는 에너지량은 5~6km를 달리는 것과 같으며 2시간 정도 테니스 싱글 매치하는 운동량과도 같은 정도다.
넷째, 폐 기능이 개선된다. 나이가 들면 흉벽과 폐 조직의 탄성이 위축되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능도 약해진다.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량은 우리 몸의 조직이 필요로 하는 산소를 공급하는 데 꼭 필요하다. 골프를 통해 호흡 속도와 호흡량을 조절할 수 있어 추가적인 산소 공급으로 폐 기능을 높일 수 있다.
다섯째. 치매 예방 효과가 크다.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의 저하는 기억력, 추론과 문제해결 능력 약화와 치매 증상을 부른다. 장기간 골프와 같은 운동에 참여하여 인지적 도전활동을 하면 두뇌의 구조와 기능 유지에 긍정적 효과를 보인다. 특히 핸디캡이 낮은 골퍼가 그렇지 않은 골퍼보다 인지적 사고 능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여섯째, 신경계 기능이 강화된다. 노화가 시작되면 신경계의 기능도 약화되는데, 특히 근육 말단부에서 느끼는 감각을 뇌에 보고하는 고유감각기(proprioceptor)의 기능이 약화되어 axon(신경세포의 한 부분으로 신경의 전기적 신호를 다른 신경이나 기관에 전해주는 긴 구조)의 반응이 느려진다. 하지만 적당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신경계 기능을 유지시켜 반응시간, 균형감각, 안정성과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곱째, 심장 기능도 강화된다. 최대 유산소 섭취량은 20세가 지나면서 매 10년간 약 7%씩 감소한다. 산소 섭취량이 줄어들면 최대 심장 박동률(maximal heart rate)도 4% 감소되고 순환기 약화를 초래하게 된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걸으며 플레이를 하면 산소섭취 능력이 향상된다.
여덟째, 근력을 강화하며 골밀도도 높여 준다. 근육강화 훈련기간과 타고 난 체력에 따라 다르지만 60세가 지나면 해마다 1.5%씩 최대 근 발현 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특히 근육의 양은 50세가 지나면서 10년마다 약 10% 감소한다. 또한 노화가 시작되면 신체에 축적된 미네랄의 함유량이 감소되면서 전반적인 골밀도뿐만 아니라 연골 함수량, 관절 내의 윤활기능이 약화되어 부상의 위험과 운동 능력의 저하를 불러온다. 걸으면서 플레이할 때 발생하는 체중의 중력 작용은 근육 수축을 촉진해 칼슘의 농도를 높여 주고 뼈의 두께와 강도를 유지시킨다.
아홉째, 축적된 지방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 의자에 앉아 생활하면 복부 비만을 불러 체지방 비율이 높아진다. 체지방률이 높으면 신체의 기동성이 떨어져 요추 부위의 통증과 운동감소증(hypokinetic disease)을 유발한다. 걷는 골프를 규칙적으로 한다면 척추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결합 조직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크다. 체내에 널리 분포하는 결합조직은 장기, 조직 사이를 메우고 그것을 기계적으로 지지하고 유지하는 조직이다. 그밖에 혈관, 림프관, 신경을 인도하며 영양, 대사산물의 수송 또는 저류, 나아가 손상, 감염에 대한 방어 또는 수복 등에도 작용한다. 노화가 시작되면 결합 조직은 굳어지고, 부서지기 쉬워져 약화되면서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 적당하게 걷는 골프는 결합 조직 내에 있는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을 증가시켜 운동 능력을 높여 준다.
다시 강조하지만 진정한 골프의 묘미는 타는 것이 아니라 걷는 점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박영민 전 고려대 교수
국내 골프칼럼니스트 1세대. 고려대와 한국체육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0년대 초부터 방송 해설은 물론 일간지, 스포츠지 등에 많은 칼럼을 연재했다. ‘골프의 이론과 실제’, ‘골프’(체육고등학교 교재) 등 저서도 다수.
그렇다면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선진국의 실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실버타운이 가장 발달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900년경 300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70년 동안 미국의 총인구가 약 3배 증가할 사이 노인인구는 7배가 늘어날 정도로 노령화 속도가 빨랐고 실버타운을 비롯한 실버산업도 함께 발전했다.
◇민간주도로 은퇴자 도시 형성된 미국
미국의 실버타운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은 이미 1960년대부터 비영리단체나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건설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는 전국적으로 약 3000여개의 CCRC가 조성돼 있으며 80%는 민간기업이 운영이 운영한다. 주로 기후가 온화하고 경치가 좋은 버지니아, 플로리다 등 남동부 지역과 서부 캘리포니아에 집중돼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애리조나주 피닉스 근교의 선시티(Sun City)로 약 1090만평(여의도 120배)의 대지에 2만6000가구(4만2000명)가 주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미국의 대표적 은퇴자 도시다. 55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다. 골프, 테니스, 수영, 컴퓨터 등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과 편의시설을 즐길 수 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목수출신 건설업자 델웹은 2차대전 후 미국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은퇴자 마을조성을 구상했다. 그는 피닉스 인근 목화밭을 개발해 은퇴자를 위한 거주시설을 공개했고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거주자와 면적이 꾸준히 커져 하나의 도시가 됐다. 선시티의 성공으로 미국 전역에서 CCRC와 은퇴자 도시가 형성됐다.
◇유료 노인홈 사태 이후 규제 나선 일본
고령화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일본도 1963년 일본 노인복지법을 제정하면서 노인주거시설인 노인홈을 규정했다. 일본의 노인홈에는 노인복지법 규제를 받는 양호노인홈, 특별양호 노인홈, 경비노인홈이 있고 노인복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유료 노인홈이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특별양호 노인홈으로 전국에 6200여개가 있다. 수용인원은 44만명 정도로 같은 수만큼의 노인들이 입소를 대기하고 있을 정도다. 입소하려면 보통 2~3년은 기다려야 한다. 65세 이상으로 신체상, 정신상 현저한 장애로 인해 상시 개호(간호)가 필요한 노인만 입소 가능하다. 특별요양 노인홈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은 복지시설로 월 100만원 정도(6만~15만엔)의 저렴한 비용으로 입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노령화로 간병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폭발하자 재정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민간 업자의 진출을 적극 장려했다. 민간업자가 운영하는 유료 노인홈을 노인복지시설에서 제외해 완전히 민간사업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1980년대에 운영업체의 부실운영 등이 불거진 ‘유료 노인홈 사태’를 겪으면서 유료 노인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설치단계부터 행정지도를 받아야 하고 운영회사가 파산하더라도 시설을 폐지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유료 노인홈 설치 운영 지도 지침‘을 1994년 제정해 규제를 시작했다.
◇정부와 민간이 적절히 조화된 독일의 실버타운
미국과 일본이 상대적으로 민간주도의 실버타운이 강한 반면, 독일은 정부와 민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노인의 주거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독일의 실버타운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알텐본하임, 가사를 보조해주는 알텐하임, 요양원인 알텐플레게하임으로 구분된다.
모두 유료지만 입소 노인들은 자신의 연금과 보험금으로 그 비용을 지불하고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사회부조로 채워준다. 가장 큰 특징은 사회복지법인만이 운영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적으로 행정적 통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민간이 주도하는 실버타운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핀란드의 경우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실버타운을 만들었다. 지난 2000년 친구 사이인 은퇴 할머니 넷이 모여 노인공동체 설립을 추진했고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협동조합의 출자금으로 2006년 58가구가 수용 가능한 7층짜리 아파트가 완공됐다. 이 아파트의 이름은 로푸키리(‘마지막 전력질주’라는 뜻)로 붙여졌다.
입주 노인들이 직접 아파트 설계와 디자인을 계획했다. 이들은 공동의 생활 규칙을 만들고 식사·청소·빨래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서로 분담, 협동해 해결한다. 서로 심리적으로 의지하면서 핀란드에서는 불황으로 노인 자살률이 심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로푸키리에서 자살한 노인은 한명도 없었다고 전해진다.
장경영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령화를 일찍 경험한 선진국은 실버타운을 포함한 모든 고령화 이슈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개선해왔다”며 “한국은 선진국의 선례를 통해 간접적으로 배우면서 보완해 나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부의 상징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면서도 저소득층에 주는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노인이 무려 56명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문제가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같은 기초(노령)연금 대상자 선정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 기준을 대폭 개선한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지난 8월부터 소득인정액 기준 개선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소득인정액 기준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먼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령층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그간 재산 유형에 관계없이 그 가액을 합산해 기본재산공제를 실시한 후 동일한 소득환산율(연 5%)을 적용해 소득인정액으로 산정해 왔다. 즉 골프ㆍ콘도 등 고가 회원권이나 고급 승용차 등 사치성 재산을 보유한 경우에도 수급대상에 포함됐던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골프·콘도등 고가회원권을 보유한 경우에는 기본재산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월 100%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해 기초(노령)연금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또한 차량가액 4000만원 이상 또는 배기량 3000cc 이상 고급 승용차를 보유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기본재산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월 100%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한다. 다만 장애인 차량 및 생업용·10년 이상된 노후 차량 등에 대해서는 현행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
아울러 기초(노령)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재산을 자녀 명의로 이전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고급 주택 거주 수급자에 대한 사회적 정서 등을 감안해 자녀 명의로 된 6억 이상(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고급 주택 거주자에 대해서는 현행 장애인연금과 마찬가지로 연 0.78%의 무료 임차 추정 소득을 부과한다.
예를 들어, 소득과 재산이 없지만 공시지가 34억원의 자녀명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 현행대로라면 소득인정액이 없어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개선안에 따르면 소득인정액이 221만원으로 책정돼 수급자 자격이 박탈된다.
또 다른 예로, 자녀명의 공시지가 6억원 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한식당을 운영해 월 사업소득 58만원을 올리는 사람은 지금까지는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소득인정액이 97만원으로 책정돼 수급자격이 없어진다.
이와 함께 증여재산 산정기간을 현행 3년에서 재산소진 시까지 연장해 관리함으로써 기초(노령)연금을 수급하기 위해서 고액 자산가가 자녀 등에게 재산을 증여하거나 은닉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한다.
보건복지부는 근로소득에 대한 공제를 대폭 확대, 일하는 노년들이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월 45만원을 공제해 왔다.그러나 내년 1월부터는 임금인상분을 고려해 기본 공제액이 48만원으로 인상되면 내년 7월부터는 이금 액에 더해 30%를 추가로 공제ㆍ적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월 150만원의 소득이 있는 경우 단독가구 노인의 경우 현행 소득인정액 105만원이었다면, 내년 7월 부터는 150만원에서 48만원을 빼고 이 금액에 30%(30만6000원)를 뺀 금액인 71만4000원이 기초연금 소득인정액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2~3만명의 노인들이 추가로 기초노령연금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실제 보호가 필요한 어르신들이 기초(노령)연금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권리구제 절차 역시 대폭 강화된다. 내년 7월 시행예정인 기초연금법 시행령ㆍ시행규칙(가칭) 마련시 소득인정액 기준을 다소 초과하더라도 시ㆍ군ㆍ구청장이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별도 근거 규정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복지부는 기초선정기준액을 올해 단독가구 83만원, 부부가구 132만8000원에서 내년 단독가구 87만원 부부가구 139만2000원으로 상향했다.
복지부는 소득인정액 기준 개선을 기초연금법 시행령ㆍ시행규칙 제정, 전산 시스템 반영, 대국민 홍보 등 시행준비를 거쳐 7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으로 국가의 보호가 필요한 어르신들이 우선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고, 기초연금 도입 등에 따른 수급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에도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제도 개선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