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중심 국가 모로코에는 60여 개의 골프 코스가 있어, 최근 새로운 골프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각광받고 있다. 2018년 10월에 개장한 미쉬리펀(Michlifen Resort & Golf Hotel, 파72, 6671m, 6055m)은 잭 니클라우스가 무려 5번이나 직접 와서 세심하게 설계한 북아프리카 최초의 IMG 관리 골프장이다.
삼나무로 둘러싸인 작은 스위스
원래는 바위였던 부지 위에 골프장을 만들어 매우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페어웨이와 작은 바위들이 한데 어우러져 링크스만의 풍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나무가 거의 없어 더욱 그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코스 외부는 산과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특히 삼나무가 가득하다.
삼나무는 레바논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인공으로 심은 것이고, 이곳은 자연적인 삼나무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알려져 있다. 미쉬리펀(Michlifen)은 현지어로 ‘큰 눈발이 날리다’(Big Snow Flakes)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골프장의 가장 큰 특징은 위치다. 이곳이 위치한 도시는 모로코의 이프란(Ifrane)으로, 페스(Fez)와 메크네스(Meknes)를 잇는 아틀라스 산맥을 등지고 있어 모로코에서는 작은 알프스로 불리는 곳이다. 모로코라 하면 더운 기후와 사막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빼곡한 침엽수림과 설경, 호수까지 즐길 수 있는 웅장한 경치를 자랑한다.
빠른 그린 스피드에 당황
그린 스피드가 12피트를 넘어, 이보다 빠른 곳에서는 못 쳐본 것 같다. 그린의 엘러베이션도 심해서 볼을 세울 수 없을 정도였으며, 더욱이 오후 늦게는 바람이 불면서 그린이 건조해져 그린 스피드가 더 빨랐다.
페어웨이는 켄터키블루와 윈터 그래스인 라이그래스를 9월 중순부터 식재했으며, 그린과 티잉 구역에는 벤트그래스를 식재했다. 파크랜드 타입이며 링크스의 모습도 보인다. 해발 1650m에 지어져 거리가 일반 코스보다 더 나갈 수 있다.
9번 홀 티잉 구역 앞은 바로 천 길 낭떠러지다. 멀리 그린 왼쪽으로 크고 멋진 클럽하우스가 있다. 슬라이스는 곧 절벽 아래다.
16번 홀에 와서야 비로소 포레스트가 나타난다. 허허벌판만 나오다 이 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17번 홀(파3, 161m, 137m)과 18번 홀(파4, 384m, 346m) 왼쪽으로는 거대한 절벽이, 오른쪽으로는 그린 오크 숲이 이어지면서 천하의 멋진 장면을 연출해낸다.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진다. 두 홀의 티잉 구역에서 멀리 보이는 클럽하우스는 동화 속에 나오는 언덕 위의 집처럼 환상 그 자체다. 페어웨이는 너울거리는 셰이핑을 보여주며 살며시 오르막 홀로 그랜드 피니시다. 이처럼 광활하고 아름다운 선율과 감동을 안겨주는 홀이 얼마나 있었던가.
골프호텔은 71개의 객실과 스위트룸을 갖췄다. 30m 길이의 실내외 수영장, 헬스클럽,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스파와 온천, 그리고 레스토랑이 있다. 최고급 대리석과 원목으로 꾸며진 호텔은 명품 가구와 도자기가 곳곳에 장식되어 있어 5성급이라는 명성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속으로 월드 골프 어워즈(World Golf Awards) 시상식에서 모로코 최고의 골프호텔, 2022년 아프리카 최고의 골프호텔로 선정되었다.
중견배우 선우은숙이 지난해 10월, 이혼 15년 만에 아나운서 유영재와 재혼 소식을 전했다. 그는 재혼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앞에 놓인 허들에 멈칫하면 영원히 넘지 못할 것이라는 유영재의 말을 듣고 새로운 출발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 나이에 무슨’, ‘다 큰 자식들 보기에 부끄럽다’며 재혼을 꺼리던 분위기도 옛말이다. 이혼이 흔해진 만큼 재혼도 흔해졌고, 성인이 된 자녀들도 자신의 행복 못지않게 부모의 행복을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축복 속에 한 재혼이라 해도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닐 터. 다시 이혼하게 될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 재혼 배우자와 전처의 자식 사이에 재산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용인시에 사는 공정한 씨와 그 자녀들의 변호사 상담기를 통해 해결 방법을 찾아보자.
case
공정한(70세, 가명) 씨는 젊은 시절부터 시작한 사업이 크게 성공해 많은 부를 이루었다. 이외에도 100억 원 정도의 빌딩으로 임대수익을 얻고 있어 노후 걱정을 딱히 하지 않는다. 그는 은퇴 후 윤택하고 한적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에 용인시로 거주지를 옮겼다. 평생 일군 회사는 아들에게, 강남 소재 집들은 두 딸에게 한 채씩 물려줬다. 15년 전 아내와 갑작스럽게 사별한 후 죄책감이 마음 한구석을 짓눌렀지만, 과거의 아픔은 훌훌 털어버리고 자신만의 삶을 일궈나가려 한다. 최근에는 골프에 재미를 붙여 매일 골프장에 출석 도장을 찍고 있다. 그러다 같은 클럽 회원인 문호란(60세, 가명) 씨와 많이 친해졌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문 씨가 젊은 시절 남편과 사별 후 자식도 없이 쭉 혼자 지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남은 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얼마 뒤 공정한 씨는 아들과 두 딸에게 문호란 씨와 재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자식들은 문 씨가 결혼을 통해 공 씨의 재산을 노리는 건 아닌지, 행여나 나중에 문 씨와 재산분할과 관련한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하는 눈치다. ‘부모의 재혼을 기뻐해주지는 못할망정 벌써부터 재산 물려받을 생각을 하다니’ 괘씸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우선 변호사와 의논해 좋은 방법을 알아보기로 했다.
아들 공명식(가명) 씨가 변호사를 찾아와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하며 심정을 토로했다. “아버지의 새 인생은 당연히 응원합니다. 하지만 문 씨가 아버지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지 얼마 안 가 다시 이혼을 요구할까 걱정됩니다. 아버지 마음에 상처가 될 뿐 아니라 재산분할까지 해줘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두 분의 사랑을 가로막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버지와 문 씨가 결혼하기 전, 문 씨에게 이혼할 경우 일체의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조건으로 각서를 쓰게 하면 될까요?”
혼전 계약, 이혼 후에는 효력 없어
재산분할청구권은 혼인한 당사자 중 한쪽이 다른 한쪽에 대해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을 ‘이혼 전’에 포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민법 제839조의2는 재산분할청구권을 ‘이혼한 자’의 권리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혼인을 하려는 당사자들이 혼인 후의 재산적 법률관계를 미리 약속하는 부부재산계약이 있지만(민법 제829조) 이는 혼인 기간 중 재산에 대한 계약이고,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어떻게 할지 미리 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면 결혼하기 전에 ‘공정한 씨의 재산은 오로지 공정한 씨의 것이고, 문호란 씨는 이에 대해 등기이전을 요구하거나 근저당권설정을 하지 않는다’와 같은 계약은 허용된다.
미국에서는 억만장자들이 이혼할 경우 재산분할을 미리 논의하는 혼전계약서(Prenup)와 관련된 뉴스를 자주 접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내용의 혼전계약은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실제 이혼 협의 단계에 이른 경우에 당사자 간 재산목록을 모두 공개하고 쌍방의 기여도나 재산분할 방법 등에 대해 협의 작성된 재산분할 협의는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대법원 2016. 1. 25.자 2015스451 결정)
사실혼 악용하는 사례도
해당 내용을 들은 공 씨는 “아버지와 문 씨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면 어떨까요?”라고 물었다. 사실혼 배우자의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긴 하지만, 사실혼 관계가 당사자의 생존 중에 해소되는 경우에만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하다. 즉 사망한 이후에는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인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근로기준법의 유족 보상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유족 보상 연금, 공무원연금법의 유족 급여, 군인연금법의 유족 급여 등은 모두 사실혼 배우자도 연금 수급권자인 유족에 포함시키고 있다.) 즉 공정한 씨와 문호란 씨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거만 한다면 공 씨가 사망한 후 재산 문제는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혼 부부는 혼인신고라는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이혼신고 없이 당사자 사이에 헤어지자는 합의가 있거나, 한 명이라도 상대에게 이별을 통보하면 이 관계를 해소할 수 있다. 사실혼 배우자가 곧 사망할 것으로 보일 경우 다른 한쪽이 신속히 관계를 해소하고 재산분할청구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 남성이 배드민턴을 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이 사실혼 배우자가 사실혼 관계의 해소를 주장하면서 법원에 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한 사례가 있다. 남성이 의식불명인 상태라 심판청구서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얼마 가지 않아 남성은 사망했지만 대법원은 “두 사람이 살아 있을 때 사실혼 관계가 해소됐기 때문에 사실혼 배우자인 여성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며 “상속인들이 수계(법정 절차를 상속받아 이어감)받아 재산분할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권리의 구제를 위해 필요했다고 이해해볼 수 있겠지만, 또 다르게 보면 사망을 앞둔 배우자를 두고 혼인 관계 해소를 선언한다는 것이 도의적으로 맞지 않은 면도 있어 보인다.
재산분할 유리하게 진행하려면
공정한 씨 자식들은 ‘아버지와 문 씨가 이혼하거나 아버지가 사망했을 때 재산분할을 유리하게 가져가고 싶다’는 마음일 것이다. 그렇다면 공정한 씨가 사망하기 전에 남은 재산을 자녀들에게 미리 증여하면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법률혼 배우자인 문호란 씨가 자녀들을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유언에 따라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자를 상대로 나머지 상속자가 유류분 권리를 주장하는 것)를 할 가능성이 있지만,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절반이니 나머지 절반에 해당하는 범위에서는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
더불어 공명식 씨는 아버지 공정한 씨가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을 앓거나 거동이 불편해질 경우, 문호란 씨가 마음대로 재산을 사용하거나 빼돌릴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임의후견계약을 생각해볼 수 있다. 임의후견은 본인(아버지)이 직접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하게 될 상황에 대비해 자신의 재산관리 및 신상 보호에 관한 사무를 미리 다른 자에게 스스로 위탁하는 대리권 수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법원이 직권으로 개시 결정을 하고 후견인을 설정하는 성년후견과 달리 임의후견은 전적으로 본인 의사에 따른 것으로, 당사자가 직접 후견인이 될 자와 계약한다. 재산별로 후견인을 지정하고 관리 범위를 설정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정한 씨가 자녀 중 1인을 임의후견인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임의후견계약을 체결해두었다가 질환으로 인해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해진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법원에 후견의 개시 및 후견감독인의 선임을 청구하면 된다. 참고로 후견감독인은 후견인을 감독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임의후견계약 및 개시는 당사자가 이미 치매 중증에 이른 경우에는 그 계약 체결 및 개시 자체에 대한 의사능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기를 권한다.
그 밖에는 아예 은행에 재산을 신탁하는 신탁상품도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몇몇 은행에서 상속 및 자산관리를 위한 신탁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공정한 씨가 보유하고 있는 빌딩을 재혼 전에 은행에 신탁해두고, 공 씨를 수익자로 지정하여 월세 등을 얻되, 사후에는 그 재산을 공명식 씨 등 지정된 자녀들에게 귀속되도록 사후수익자를 지정하는 것이다. 신탁은 우리나라에서 다소 생소하고 관리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전문가와 상담하여 알아보고 대비한다면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을 수도 있겠다. 모두가 행복한 노후를 위하여,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인도 콜카타(Kolkata)의 로열 캘커타 골프클럽(Royal Calcutta Golf Club)을 소개한다. 로열 캘커타 골프클럽은 영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클럽이다.
1829년에 세워진 로열 캘커타 골프클럽은 누구나 평생 한 번쯤 라운드해봐야 할 아시아 골프장의 성지다. 현 위치에서 코스에 대한 작업이 1908년에 시작되었고, 1912년에 18홀이 완성되었다. 로열 캘커타 골프클럽은 1914년에 420명, 1931년에 1770명, 오늘날 3500명의 회원이 있다.
코스의 첫 번째 특징은 그린 주변에 의도적인 마운드와 함께 벙커가 많고, 벙커 턱이 1m가 훌쩍 넘는 경우도 자주 보인다는 것이다. 그린 주변에는 여지없이 깊은 벙커들이 있다.
둘째는 전략적으로 위치한 물탱크(물호수)와 자연적인 워터 해저드다. 7번 홀과 12번 홀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셋째는 전장이 매우 길고(7237야드, 레귤러 티 6803야드), 파4 홀이 많으며 길어 도전적이라는 점이다. 어프로치 샷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파3 2개 홀, 파4 14개 홀, 파5 2개 홀로 구성되어 있다.
골프장은 그린과 페어웨이 모두 버뮤다를 식재했으며, 최고의 관리 상태를 보여주었다. 그린 스피드는 8.5피트로 인근의 톨리건지 골프장보다는 조금 느린 느낌이었다.
남성 캐디와의 호흡 이색적
로열 캘커타 골프장은 원래 A 코스와 B 코스가 있었다가 1970년대에 A 코스 자리에 캘커타 TV 방송국이 들어섰으며, 현재는 B 코스 18홀만 남아 있다. 회원 수는 3500명에 달하며, 회원 멤버십은 100만 달러다. 그래도 회원권을 추가로 판매하지 않으며, 현재 회원이 회원권을 반납하거나 세상을 떠나는 경우에 순서대로 구입할 수 있다. 회원권은 개인이 판매할 수 없으며, 불필요할 경우 골프장에 반납하면 시세의 25%를 정산해준다고 한다.
평일에는 이용객이 150~200명 정도이며 주말에는 300명 정도로 늘어난다. 대부분 인도인이고, 일본인도 적지 않으며 한국인이나 중국인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필자가 라운드한 2018년 3월 29일은 오전 26℃, 오후 35℃로 조금 높은 온도였지만 건조한 날씨로 더운 느낌을 많이 받지는 않았다.
인도는 여자 캐디를 쓸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되었다. 그날의 캐디는 30년 경력의 47세 남성으로 모자를 쓰지 않았다. 라운드 중에도 모자를 쓴 캐디는 한 명도 보지 못했다.
클럽하우스에서는 조금 격식을 차린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라운드를 마친 후 필자는 인도식으로 Veg Fried Rice(80루피), Chilly Chicken(200루피), Watermelon Mojito(180루피)를 주문하니 세금을 보태 1만 원 정도 되었다.
190년 전통의 자부심 가득
직접 만나 인터뷰한 골프장 GM 역시 골프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세계 최고의 190년 역사와 그것을 지키고 이어가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골프장 라운드는 아침 5시부터 가능하며 저녁 6시면 어두워진다. 특히 이곳에는 200마리 정도의 자칼(톨리건지 골프장은 400마리)이 산다고 한다. 사람을 해치지는 않지만 어둑해지는 해를 배경으로 유유히 즐기고 있는 자칼이 마냥 평온해 보이지는 않았다.
골프장 주위는 비교적 허름한 전통적인 인도 분위기의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2번 홀 뒤로 새로운 아파트들이 보였다. 앞으로 인도의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면 다음에 다시 방문할 때는 골프장 주위로 화려하고 높은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아쉽고도 소중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골프장을 나섰다.
프놈펜 바타낙 골프리조트는 2019년 개장한 캄보디아 최고·최대의 골프리조트다. 이곳을 소유한 바타낙은 은행과 건설사, 맥주·음료 제조사를 가진 캄보디아 대기업으로 이곳을 통해 캄보디아 골프장의 수준을 아시아 최고까지 끌어올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36홀 챔피언십 코스는 골프의 전설 닉 팔도가 설계했고, 관리는 미국의 골프 기업 트룬(Troon)이 맡고 있다. 동 코스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캄보디아의 신성을 소개한다.
바타낙 골프리조트는 2022년 아시아·태평양 3위의 최고급 골프리조트로 선정되었다. 동 코스(East Course)는 2020년 월드골프어워즈에서 캄보디아의 골프 코스 1위를 수상했으며, 서 코스(West Course)는 2021년, 2022년 2년 연속 수상했다.
위치는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동남쪽으로 33km 떨어져 있으며, 프놈펜 도심에서 차로 45분 거리에 있다. 골프장 클럽하우스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하우스가 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골프장 내 호텔은 2024년에 완공된다고 한다.
캄보디아 문화유산에서 영감받아
동 코스(파72) 극적인 워터 해저드, 창의적인 벙커링, 다양한 형태의 토종 동물을 활용해 모든 수준의 골퍼에게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전략적인 골프 코스다. 시엠레아프의 바이욘 사원(the Bayon Temple at Siem Reap)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디자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거대한 종교 기념물인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과 앙코르와트를 포함한 다른 선사 시대 건축물의 축적 모형이 있다. 이 디자인은 문화, 레저, 골프의 독특한 조합을 제공한다.
페어웨이는 버뮤다 419, 그린은 버뮤다 티프이글을 식재했다. 더운 지역에 최적의 잔디다. 긴 코스여서 토너먼트에 사용된다. 6개의 티 박스를 갖추고 있어 모든 수준의 골퍼들이 즐기기에 매우 적합하다. 11~13번 홀은 코스의 아멘 홀(어려운 코스)이라 할 수 있다.
많은 홀에서 워터 해저드를 만나며, 페어웨이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홀이 많다. 특히 9번 홀과 18번 홀은 큰 호수로 마주 보는 레이아웃이 백미다. 곳곳에 자리한 벙커들은 매우 위협적이다. 특히 그린 주변은 어김없이 벙커들로 둘러싸여 있다. 검은색의 침목을 벙커 안의 지지대로 활용한 곳도 자주 보여 멋진 운치를 자아낸다. 골프 코스 안에 있는 화장실은 깨끗하고 잘 관리되어 마치 호텔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페어웨이의 높낮이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그린의 고저 차는 매우 심해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 그린 스피드가 9피트를 넘어 오르막과 내리막을 잘 살펴야 하며, 브레이크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파크랜드 타입의 코스 레이아웃으로 곳곳에서 코코넛트리와 팜트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3번 홀(파4) 챔피언 티 앞에 멋진 워터 데커레이션이 돋보인다. 일부 벙커들은 검은 침목으로 지지대를 받친 멋진 모습이 눈에 띈다. 곳곳에 깊고 큰 벙커들이 가득하며, 멀리 보이는 클럽하우스가 형태는 이미 완성되어 멋진 모습이 드러난다. 250야드 이상 장타자는 보이지 않는 오른쪽 워터 해저드를 경계해야 한다.
4번 홀 티 박스 옆에는 바이욘 페이스 축적 모형이 있다. 바이욘 페이스는 시엠레아프에 위치한 12세기 불교 사원인 바이욘의 가장 독특한 요소다. 각 탑의 네 개 면은 ‘신의 왕’(God-king)을 상징한다.
9번 홀(파5) 8번 홀과 큰 호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티 박스부터 그린까지 길고 큰 호수가 이어지는 화려한 뷰를 보여준다. 호수 중간에 있는 2층 건물인 파빌리온(Pavilion)은 앞뒤로 길게 물을 가르며 석재 다리가 멋지게 이어져 있다.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파티를 비롯해 식사, 위스키, 와인 등을 제공하는 멋진 장소다.
호수 중간 웅장한 파빌리온 명물
12번 홀(파3) 시그니처 홀이다. 티 박스 앞부터 그린 앞 10야드까지 큰 호수가 오른쪽으로 넓게 이어지면서 아름답고 광활하게 펼쳐진다.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한 클럽 더 잡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슬라이스는 곧 물속이 될 것이다.
14번 홀을 마치면 그린 뒤로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축적 모형이 있다.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은 11세기에 지어진 고대 크메르의 사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15번 홀부터 17번 홀까지는 스트레이트 레이아웃의 특징을 보인다.
17번 홀(파4) 페어웨이 오른쪽을 따라 길게 물이 이어지는 인덱스 1번 홀이다. 그린 앞 10~80야드 사이에 큰 호수를 이루며 물길이 있어 그린을 공략할 때 주의해야 한다. 그린과 워터 사이에 10야드 정도 공간밖에 없어 충분한 거리를 염두에 두고 마지막 샷을 해야 한다. 12번 홀에 버금가는 멋진 홀이다.
18번 홀(파5) 왼쪽의 큰 호수를 사이에 두고 9번 홀과 멋진 평행선을 달린다. 큰 호수는 그린 왼쪽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모습을 보이며, 그린 뒤로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한 멋진 클럽하우스가 우뚝 솟아 있다. 인상적인 마지막 홀의 위용을 보여준다. 호수 중간 건물인 파빌리온에서 찍은 멋진 사진들이 골프장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오랜만에 마스터피스를 보는 듯했다. 동양적인 스펙터클함과 역동성을 잘 갖춘 코스다. 아시아 최고의 골프장으로, 골퍼들의 새로운 버킷 리스트 목록에 추가되기를 기대한다.
프랑스 면적은 우리나라 5.5배, 인구는 6530만 명이다. 행정구역은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레지옹이 18개, 시군에 해당하는 데파르트망이 95개, 동에 해당하는 코뮌(Commune)이 약 3만 5000개 있다. 리옹시와 파리시는 특별지위에 있다. 프랑스 전역에 811개 골프 코스가 있다.
테르 블랑슈 호텔스파&골프리조트(Terre Blanche Hotel Spa Golf Resort)는 유럽 최고의 호텔로 손꼽힌다. 하루에 150만 원의 초고가로 프랑스 1위, 유럽 2위의 명문 골프텔이다. Terre는 ‘땅’, Blanche는 ‘하얗다’는 의미로 ‘하얀 땅’이다.
테르 블랑슈 골프클럽은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레지옹에 위치한다.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레지옹은 역사상의 프로방스 지방과 거의 일치하며, 중심지는 마르세유, 그 밖의 주요 도시는 니스, 툴롱, 칸, 엑상프로방스 등이 있다.
유럽 전체에서 손꼽히는 명문
36홀 규모로 샤토 코스(Parcours Le Château)는 프랑스 8위, 유럽 대륙 28위에 랭크된 최고의 명문이며, 리우 코스(Parcours Le Riou)는 프랑스 48위에 랭크되어 있다. 데이브 토마스(Dave Thomas, 1934 ~2013)가 설계해 2004년 개장했다.
테르 블랑슈 골프클럽은 유럽에서 가장 좋은 교수법이 사용되는 훈련 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최첨단 친환경 시설 덕분에 GEO®(Golf Environment Organization) 인증을 받았다. 2018년에는 ‘골프월드UK’(Golf World UK) 잡지에서 유럽 대륙 최고의 골프 리조트로 선정한 바 있다. 이곳의 자연은 계곡, 호수, 폭포, 숲과 같은 것으로 코스에 영감을 준다. 가장자리가 움푹 파인 벙커는 두 코스의 특징이다. 그린피는 190유로(27만 원) 정도다.
리우(Le Riou) 코스(파72, 6005, 5591m)는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져 전략과 정확성을 보상하는 18홀의 기술 골프 코스다. 5개의 티 박스를 갖고 있다. 블랙, 화이트, 옐로, 블루, 레드다. 샤토 코스와 달리 회원 및 호텔 투숙객에게만 개방된다. 매년 LETAS(Ladies European Tour Access Series)가 열린다.
코스 전체가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여 있으며, 업앤드다운이 심한 전형적인 마운틴 타입이다. 몇 개 홀은 매우 심한 내리막 모습을 보여주며, 다시 오르막을 이루는 홀들도 있어 멋져 보인다. 물은 거의 없지만 9번 홀과 18번 홀은 페어웨이 오른쪽을 따라 길게 흐르면서 그린까지 도달하는 멋진 디자인이다. 전장은 길지 않지만 업앤드다운과 도그레그 홀의 특성상 만만치 않았다. 블라인드 홀이 많아 거리보다는 정확도가 요구되는 코스로 전략적인 라운드가 필요하다.
1번 홀(파4, 353, 319m) 내리막이 심한 왼쪽 도그레그 홀이다. 180m 지점에 큰 벙커들이 있으며, 200m 지점부터 왼쪽으로 도그레그의 매우 심한 내리막을 보여주는 멋진 블라인드 홀이다. 홀 전체가 울창한 수목으로 가득하다.
9번 홀(파4, 398, 368m) 긴 파4 홀로, 티 박스 오른쪽부터 흘러내리는 크리크가 그린 앞 30야드 지점에서 왼쪽으로 지나며 매 샷마다 물과의 싸움이다. 크리크의 폭은 10야드 내외로 작은 바위들과 잘 어우러진 멋진 풍광과 운치 있는 코스 디자인이 돋보인다.
17번 홀(파4, 384, 360m) 큰 내리막 홀로, 홀 주변은 큰 수목들로 가득하며 멀리 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린 앞 60야드에 크리크가 페어웨이를 가르며 그린 왼쪽으로 길게 큰 벙커들이 이어지는 위협적인 모습이다. 갈수기로 인해 물은 없었다. 멋진 레이아웃이다.
18번 홀(파5, 450, 445m)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난이도 있는 스펙터클한 내리막에 오른쪽 도그레그 홀이다. 페어웨이 왼쪽 150m부터 오른쪽 230m까지 크리크가 흐른다. 비거리가 짧거나 티 샷을 실수하면 최소 더블보기가 나오는 상황. 슬라이스는 매우 위태롭다. 250m 지점에 보이는 멋진 하얀 벙커가 더욱 빛난다.
자연과 어우러진 풍광이 매력적
크리크는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길게 이어지며, 그린 앞에는 큰 호수가 형성되어 그린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그린 왼쪽에는 큰 벙커 세 개가 이어져 있으며, 그린은 오르막이 심한 2단 그린으로 핀의 위치에 따라 정확한 티 샷이 요구된다. 그린 좌우에 모두 해저드가 있어 심리적으로 부담되는 상황이라, 강한 멘털이 스코어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800여 개의 프랑스 골프 코스에서 48위에 랭크된 위용을 18번 홀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클럽을 방문한다면 멋진 코스와 1박에 150만 원이 넘은 프랑스 최고의 골프텔, 라운드 후 3시간에 걸쳐 정통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훌륭한 만찬과 함께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미량만 골프장(美浪湾, 파72, 7208야드)은 2012년 12월 12일 정식 개장했으며, 하이난 강락원 골프장의 상수림 코스(파72, 7154야드)를 설계한 말레이시아 골프 설계의 대가 C. J. TAN(陈川源)이 디자인했다. 나무가 많지만 우거질 정도는 아니며,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아 실제 거리가 잘 느껴진다.
페어웨이가 기복이 있어 결코 쉽지 않은 코스다. 그린 기복은 많지는 않으며 55% 정도다. 그린 스피드도 최근 잦은 비로 8피트 정도였다. 본격적인 겨울 성수기가 되면 스피드는 9로 맞춰진다고 한다.
하이커우 신흥 명문으로 떠올라
2015년에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클럽하우스도 완전하지 않았으며 호텔도 건설 중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또한 홀의 배치가 조금 달라졌다. 당시에는 B코스와 C코스로 불렸는데 이제는 A코스와 B코스로 바뀌었으며, 홀의 위치도 모두 바뀌었다. 완전히 다른 골프장을 보는 듯하다. 이곳은 하이커우 메이란국제공항에서 40분 거리에 있으며, 하이커우시 중심에서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 골프장이다.
120개 객실을 갖춘 5성급 호텔이 온천과 함께 있어 휴식과 힐링의 골프에 매우 적합하다. 페어웨이와 그린이 모두 벤트 그래스로 4계절 남쪽 지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상급 잔디를 식재했다. 그야말로 골프를 아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물인 셈이다. 호수와 벙커가 많고 홀의 낙차가 큰 곳이 많아 도전성과 재미를 더해준다. 2014년에 ‘중국 10대 우수골프장’(全国十佳非凡球场) 상을 수상했으며, A코스 9홀, B코스 9홀로 이루어져 있다.
아름다운 호수와 벙커로 어우러져
A2번 홀(파5, 527야드) 내리막 홀로 티잉 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까지 낙차가 30m 이상이다. 페어웨이 왼쪽은 180야드 지점부터 벙커가 길게 이어진다. 260야드 이상이면 워터 해저드를 만난다. 오른쪽 역시 큰 호수가 있어 슬라이스가 난다면 여지없이 물에 빠진다. 물 뒤로 바로 이어지는 벙커들로 티잉 그라운드에서 내려다보는 광경이 그만이다. 260야드 뒤 왼쪽에 있는 큰 호수는 그린 왼쪽을 지나며 3번 홀과 공유하면서 멋진 뷰를 보여준다. 그린 60야드 앞에 있는 커다란 기름야자나무(油棕树)가 멋지다. 그린 공략 시 장애가 될 수도 있다.
A5번 홀(파4, 420야드) 티잉 그라운드 앞에 물이 있으며, 페어웨이 양쪽으로 벙커들이 있다. 오르막이어서 실제 거리는 450야드로 보아야 한다. 그린 주변도 벙커들로 둘러싸여 있어 파 세이브가 거의 불가능한 난도가 가장 큰 홀이다.
B2번 홀(파4, 385야드) 왼쪽으로 멋진 노란색, 주황색 옷을 입은 건물들이 이채롭다. 페어웨이 중간 왼쪽에 자리 잡은 기름야자나무와 그린 왼쪽에 있는 10여 그루의 종려나무(棕榈树)들이 홀을 더욱 멋지게 장식한다.
B8번 홀(파5, 516야드) 티잉 그라운드에서 140야드까지 멋진 물이 가로놓여 있으며,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벙커들이 놓여 있다. 오르막이 계속되며, 2번 홀에서 보았던 서양동화책에 나올 법한 이탈리아 양식 건물들이 멋지다.
곳곳의 벙커와 워터 해저드, 오르막과 내리막이 조화를 이루는 레이아웃을 보여준다. 이국적인 노란색 위주의 상가와 건물들이 이색적이며, 온천과 호텔이 함께 있어 라운드를 마치고 힐링과 휴식을 취하기에 적합한 코스다. 하이난성 하이커우에 온다면 절대 빠뜨리지 않아야 할 코스로 강추한다.
2000년 5월 개장한 워터랜드 골프클럽(파72, 7065야드, 레귤러 티 6420야드)은 자연 속에서 힐링이 가능한 최고의 휴양 골프장이다. 난강(Nan River)의 본류와 지류가 코스 전체를 감싸고 도는, 그야말로 원더풀 랜드다. 설계가는 태국의 Dr. Suchon Charmpoonod다.
워터랜드는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가는 길 중간에 있는 핏사눌록 폼피람(Phitsanulok Phromphiram)에 자리 잡고 있으며, 무덥지 않고 쾌적한 환경의 골프장이다. 1, 2월에도 연평균 기온이 26℃로 시원한 느낌이 든다.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북동쪽으로 차를 타고 5~6시간 정도 가야 하지만, 다양한 태국의 정취를 맛보면 지루함 없이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밤에 도착하기 때문에 풍경을 볼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태국은 북부지방을 제외하고는 가도 가도 평야가 지속된다. 드넓은 평야가 매우 독특하고 신기하기까지 하다.
코스는 평화롭지만 벙커는 ‘지옥’
골프장은 평지 코스이고 곳곳에 팜트리와 코코넛트리들이 있어 분위기가 멋스러우며, 휴식과 힐링을 위한 여유로운 라운드가 가능하다. 대부분 페어웨이가 넓지만, 일부 몇 개 홀은 매우 좁고 어려운 페어웨이를 가지고 있어 초보자는 물론 고수들도 정확한 에이밍을 통한 차분한 샷이 필요하다. 필자가 방문 라운드를 했던 9월 중순에는 그린 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었지만 스피드는 7.5피트 전후로 빠르지는 않았다. 벙커에는 일반 흙과 모래가 섞여 있어 정상적인 벙커 샷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골프장 측은 이곳의 토질이 모래를 그대로 삼켜버리는 형태여서 일반 모래를 담아두어도 오래 못 간다며 방법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골프장에 도착하자마자 난강(Nan River)을 건너가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섬은 약 30만 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섬 전체가 골프장과 리조트다. 모두 81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이 중 호텔 39개, 방갈로 18개, 샬럿(준방갈로) 11개, 딜럭스 룸 8개, 레벨 룸 5개로 구성되어 있다.
팜트리 어우러진 자연환경
1번 홀(파4, 325야드) 전면 물과 풀 해저드 180야드를 넘어야 안전하다. 첫 홀부터 시련이다. 티 샷 후 오른쪽으로 100미터 와서 80야드 물을 작은 배로 건넌다. 재미있다. 물을 건너는 작은 다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7번 홀(파3, 90야드) 왼쪽으로 난강의 본류가 길고 넓게 흐른다. 2011년 태국에 큰 홍수가 나서 코스 일부가 유실돼 원래 130야드였던 길이를 90야드로 줄였다. 그린 왼쪽은 5야드 정도밖에 여유가 없어 정확하게 그린 중앙의 오른쪽으로 공략해야 한다. 페어웨이 중간에 오른쪽으로 4번 홀 그린과 페어웨이가 붙어 있어 조금은 위험하기도 하고 정상적인 디자인은 아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홀이다.
9번 홀(파4, 280야드) 200야드를 넘어야 하는 부담되는 홀이다. 전면에 120야드 길이의 난강 본류와 접하는 지류가 막아서고 있으며, 강을 넘어 바로 페어웨이 중앙에 벙커가 크게 있어 티 샷이 더욱 부담된다. 그린 앞, 그린 오른쪽, 그리고 그린 왼쪽까지 벙커가 길게 있다.
12번 홀(파3, 150야드) 허허벌판처럼 좌우 및 앞으로 탁 트인 홀이다. 뾰족하게 키가 큰 팜트리 25그루가 맨 위에 나뭇잎이 조금 달린 멋진 모습을 하고 그린 뒤에 서 있다. 마치 만국기들을 세워놓은 듯한 분위기다.
이곳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한국인을 위한 정성스럽고 맛깔스러운 식사다. 현지 한희원 사장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 많은 한국인 골퍼들에게 찬사를 받는다.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6시간 정도 차로 이동하는 것이 부담되지만, 그만큼 오염되지 않은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힐링을 할 수 있어 장기 골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건축물이 쓸모를 다하면 부수고 새로 짓는 것만이 답일 것 같지만, 그 시간과 의미를 찾아 연결하고 남기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건축물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의 가치를 알아보고 기록하는 조성룡(78) 건축가를 만났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입구로 들어가 노래하는 분수를 지나면 멀지 않은 곳에 ‘꿈마루’가 있다. 건물 2층으로 올라가 ‘피크닉정원’을 찾았다. 조명이 없어 어두운 듯하면서도 햇빛이 들어와 어둡지 않은 길을 돌아선 순간,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천장이 있지만 사이사이가 뚫려 있어 하늘이 보이고, 벽이 있지만 틈이 있어 볕이 닿았다. 내부의 나무들은 천장을 뚫고 자라 있었고, 외부의 나무들은 천장을 넘어 가지를 늘어뜨렸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새소리가 엉켜 노래하고 있었다. 마치 어린 시절 읽던 소설 속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것 같았다.
건물과 자연이 얽혀 있는 ‘꿈마루’
밖에서 보면 무척 오래되어 낡은 건물 같지만 꿈마루는 건축학도들의 필수 답사 코스다. 2013년에는 ‘한국 최고의 현대 건축’ 14위로 꼽혔다. 철거 직전 이 건물을 남기자고 설득한 사람이 조성룡 건축가다. 그는 꿈마루를 ‘보물 같은 건축물’이라고 했다.
“천장을 조금 뚫어놓기만 해도 바람이 통하고 새소리가 들려요. 나무가 자라 넘어오기도 하고, 새가 날아 들어오기도 하지요. 전혀 다른 구조가 되는 셈이에요. 제가 한 건 이렇게 뜯어내는 작업이었어요. 오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해서, 종종 이곳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했는데, 이쪽까지 올라오는 게 쉽지 않은가 봐요.”
꿈마루 철거가 정해진 뒤 최광빈 푸른도시국 국장이 그에게 자문했다. 당시만 해도 이 건물에 대한 기록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많이 낡은 데다 페인트가 덧칠된 상태였다.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지어졌지만 이후 어린이들을 위한 교양관으로 쓰였다. 찾아보니 나상진 건축가의 작품이었다.
“보통 솜씨로 지은 건물이 아니었어요. 당시만 해도 이렇게 짓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건물 외벽에 타일처럼 붙여둔 저 파란 조각들이 유럽에서는 흔했고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나 하던 방법이에요. 곳곳에 그런 기법이 적용됐는데, 국내에서는 시도할 수 없었던 것이 많아요. 유학 한 번 안 다녀온 사람이 생각만 한 게 아니라 설득력을 가지고 실현까지 시켰으니 얼마나 대단해요?”
꿈마루는 나상진 건축가가 최초에 설계한 그 원형을 최대한 지켜내면서 관리사무소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공간들을 ‘집 속의 집’처럼 지었다. 그는 건축물만 봐도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상진 건축가가 1970년대에 남긴 흔적, 전시장으로 바뀌며 덧댄 흔적, 설계도를 보고 재생하며 조성룡 건축가가 넣은 장치, 세 가지를 모두 볼 수 있도록 했다.
시간의 흔적 남기는 ‘가치 재생’
조성룡 건축가는 역사에 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이 자리에 골프장이 생긴 시대적 배경, 클럽하우스를 사용했을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 교양관이 되어야 했던 사연까지. 건축 재료나 방법이 아니라 꿈마루라는 건축물의 끊어진 역사 속 퍼즐을 찾아 하나씩 맞추어가며 시간을 엮은 것이다.
“건축물이라는 게 산업 사회의 산물이죠. 쓸모를 다했으니 결국 버리거나 고치거나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그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이 있어요. ‘어떻게’ 버리고 고칠 것인가를 구별해야 하죠. 의미 없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야말로 의미가 없어요. 이 벽을 보세요. 금이 가 있어요. 기둥은 콘크리트고 그사이를 채운 벽은 벽돌이에요. 그런데 벽돌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금이 가게 되어 있어요. 이 벽 아래를 보세요. 뭐가 있던 자리죠? 뭐였을 것 같아요? 라디에이터예요. 이런 게 흔적이죠.”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라디에이터지만, 과거에는 여기에 도시락을 올려 데워 먹었다. 한 공간에 대한 여러 시대의 기억을 간직한 사람들의 추억을 담은 흔적이다.
“1910년부터 건물이 지어졌다고 생각하면 100년 넘는 시간이에요. 얼마나 많이 지었겠어요? 오래된 것 다 헐고 새로 짓는다고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건축은 남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흔적을 지우기가 쉽지 않거든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살릴 것인가가 중요해요. 그런데 이 중요한 지점이라는 게 시대마다 바뀌어요. 그러니 재생이라는 건 결국 움직이는 생물 같죠. 쓸모를 다해가는 과거 건축물을 소생해내는 ‘재생’은 세계 트렌드예요. 그런데 재생이라는 게 반드시 새것으로 만드는 걸 뜻하는 건 아니에요. 못 쓰게 된 물건이라고 무조건 버리거나, 새롭게 만드는 것, 두 가지 방법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정치·사회적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건물이나 공간이 어떤 이유로 바뀌었는지, 사용하는 사람이 거쳐가는 과정은 어땠는지, 이 흐름을 현재에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를 고민한다. 그가 생각하는 ‘재생’이다. 이는 문화재청 위원으로 활동하며 유심히 살펴본 유네스코 문화유산 보존 방법과도 결을 같이한다. 유네스코는 긴 논의 끝에 복원에는 건축의 진정성을 담아 후대 사람들이 차이를 알아볼 수 있도록 보강하는 방법을 택했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같은 문화유산 복원 방식을 두고 유럽에서도 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성룡 건축가는 꿈마루 재생 이전에 선유도공원에서 이런 방법을 적용해 이미 재생의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 그는 외국의 도시재생 사례들을 가져와 무작정 적용하는 게 아니라, 거리, 건축물, 공간마다 상황을 고려해 남길 것은 남기는 재생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꿈마루 재생 작업을 하면서 정부에 선유도공원과 꿈마루 두 곳을 시간의 흐름을 담은 재생 사례집으로 묶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담당자가 바뀌면서 결국 이뤄지지는 않았다.
“아파트는 30년이 넘으면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지만, 다른 건물들은 슬슬 문화재에 들어갈 수 있는 연한이 돼요. 문화재는 보존하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건축물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생각해봐야 하죠. 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집의 시간을 잘 살펴야 한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면 노출 콘크리트가 트렌드처럼 되어버렸는데, 아무 데나 적용하면 안 돼요. 건축물마다 가진 고유한 시간과 상황을 담아야 하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마을 ‘소록도’
최근 조성룡 건축가가 마음을 쏟고 있는 곳은 소록도다. 10년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폐교를 이용해 문화공간 만드는 사업을 하려고 그를 찾았다. 그저 병원인 줄 알았던 소록도를 처음 방문한 그는 이곳에서 100년간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는 걸 알게 됐다. 국가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로 이곳에 가두었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마을을 이루고 살 정도였는지는 몰랐다. 소록도에는 7개의 마을이 있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이 중 가볼 수 있는 마을은 두 군데뿐이다. 주민이 가장 많았던 때는 6000여 명이 살았지만, 이제는 400명 정도 남았다.
“한센병이 있으면 결혼을 못 하게 했기 때문에 이들은 가족이 없어요. 있어도 숨기죠. 그러니 이분들이 돌아가시면 ‘소록도’는 소멸할 거예요. 섬만 남겠죠. 그런데 아무도 이 마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소록도에 마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어떻게 모르는 일로 넘길 수 있겠어요. 마치 코로나 팬데믹과 비슷하지 않아요? 국가가 강제로 격리하고, 양성이면 병원에서 치료하고 음성이면 마을에서 생활하도록 한 거죠. 전염도 되지 않고 완치 가능한 병이 되었는데도 1980년대까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용돼 강제로 노동하며 살았던 곳이에요. 그런데 그저 슬픈 이야기로만 구전되고 있죠.”
한센병에 관한 의학적 연구 자료는 많지만 이들이 살았던 마을, 집, 생활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었다. 그 역시 직접 보기 전에는 소록도에 100년간 마을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으니, 이를 기록하고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먼저 소록대교가 개통되면서 만들어진 주차장 한가운데 남아 있던 장안리 마을 집 한 채를 발견해 안내소처럼 만들었다. 100주년 기념 조형물을 만들자던 병원 장을 설득해 기념관 조성을 제안한 것. 다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서생리 마을 복원 작업을 시도했다. 가장 오래된 집은 1920년대에 지어졌고, 최소 80년이 지난 집들이었다. 소록도의 이야기를 다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떤 것을 어떻게 남겨야 할지 판단할 수 없었다. 일단은 집들이 더 무너지지 않도록 파이프로 보호하는 작업까지만 할 수 있었다.
“앙코르와트 사원처럼 무너져가는 집들과 나무·풀들이 한데 엉켜 있더라고요. 찾아보니 이 집들은 한센병 환자들이 직접 벽돌 한장 한장 쌓아가며 만든 거예요. 당시 병원장이 이곳에 벽돌 공장도 만들었더라고요. 강제로 노동에 동원된 거죠. 그러니 아무리 무너진 집이라 해도, 그 벽돌 한 장을 그냥 버릴 수 없는 거예요.”
해방 이전까지는 일본인들이 남겨둔 기록이라도 있었지만, 해방 이후의 기록은 아예 없었다. 100년간 사람이 살았지만 누구도 손대지 않은 채 있었으니, 마을마다 집의 형태도 조금씩 다르고 시대마다 지어진 집도 달랐다. 또 처음에는 나무로 지었다가 무너지면 벽돌을 덧대는 등 여러 재료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섞여 있었다. 조성룡 건축가는 이런 것을 연구하고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범하게 살았던 이들의 기억이 사라지는 거예요. 이곳에 사람이 살았다는 걸 기록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증명하겠어요? 사진 몇 장으로 남아 있을 뿐이겠죠. 이 기록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야 도시를 어떻게 만들지도 고민하죠. 도시는 한 번 쓰고 말 게 아니라 지속해야 하니까요. 또 시대마다 도시의 모습이 다르잖아요. 어찌되었든 그것들을 기록해서 평가도 하고 반성도 하고 본받을 것은 본받고 고칠 것은 고쳐가야죠. 아파트는 재건축한다고 하면 항상 다 허물고 새로 짓잖아요. 그게 돈이 되니까요. 그러니 소록도 마을과 같은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소록도를 기록할 수 있도록 몇 년간 노력해 국가로부터 예산을 받았다. 그런데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이 예산을 다 채어갔다. 무척 기운 빠지는 일이었지만, 소록도의 실상을 알았는데 돈을 주지 않는다고 기록까지 멈출 수는 없었다. 서울에서 왕복 10시간 넘는 거리를 달리며 그는 아직도 소록도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일을 한다.
“가치는 상대적이고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죠. 지금까지 문화유산은 보존의 필요성만 있었지 ‘왜’ 보존하는지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어려운 개념이기 때문에 그래요. 어떤 연구자가 논문을 쓰면서 ‘불편 문화유산’이라는 말을 쓰더라고요. Difficult Heritage를 불편 문화유산이라고 한 것인데, 특별한 해석이에요. 문화유산의 가치가 있지만 사회가 불편해한다는 뜻이거든요.”
이를테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어떻게 볼 것인가’와 같은 문제들이 불편 문화유산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를 거쳤고 군부독재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 지어진 건축물에 불편한 이야기들이 있을 수 있다. 조성룡 건축가는 그럴수록 ‘왜, 유산으로 남기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간을 기록한다는 건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다. “국가가 교과서에 남기는 역사만 있는 게 아니에요. 개인의 역사도 역사지요. 역사가 쌓여서 축적되었다는 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준다는 게 중요해요.” 그가 하는 건축물과 공간의 재생은 어쩌면 역사를 기록하는 또 하나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탄야 골프클럽(THANYA GOLF CLUB, 전 Tanya Tanee 컨트리클럽)은 돈므앙(Don Mueang) 국제공항에서 20km, 수완나품(Suvarnabhumi) 국제공항에서는 30km 지점에 위치한 27홀 코스로 방콕에서 접근성 좋은 코스 중 하나다. 현재 50개의 콘도가 준비되었으며, 특히 1인 1실의 프라이버시가 적용되는 최적의 숙박 조건을 갖추고 있어 한겨울 골프가 이미 마감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수완나품 공항에서 1시간 내 거리
이곳은 평지형 코스로 누구나 어렵지 않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곳곳에 숨어 있는 핸디캡으로 스코어는 그리 쉽지 않다. 넓은 페어웨이를 갖고 있으며 챔피언 티 박스가 없다. 그린 스피드는 8피트 정도이며 그린의 기복도 크지 않다. 페어웨이가 평탄하고 물이 많다. 한겨울을 제외하면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특히 주말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다.
전체 팜트리로 가득하다. 카트의 페어웨이 진입이 허용된다. 캐디 300명, 카트 250대. 1인 1카트로 운영되고 있으며 카트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린은 노보텍스(Novotex), 페어웨이는 티프웨이(Tifway) 419 버뮤다, 티 박스는 패스팔룸(Passpalum)을 각각 식재했다.
클럽하우스 왼쪽을 관통하며 B1번 홀과 C7번 홀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송전탑들이 묘한 느낌을 준다. 문명과 자연의 조화 혹은 언밸런스가 동시에 느껴진다. 캐디들은 영어가 통하지 않아 힘들었지만 특유의 발랄함과 친절함이 우러나왔다. 약간 더운 날씨에 부채를 부쳐주는 등 상상을 넘어서는 친절함이 그 대표 사례다. 벙커들은 대부분 사람 얼굴의 두 눈과 코가 양쪽을 가르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독특한 설계다.
야생의 풍광 매력적인 B코스
B코스는 파36, 3307야드, 레귤러 티 3135야드 규모로 이뤄져 있다.
B4번 홀(파3, 315야드) 아일랜드 홀로 그린 주변이 물과 풀들로 둘러싸인 모습이다. 다소 정돈되지 않은 야생적인 그린 주변 모습이 더욱 매력적이다.
B9번 홀(파4, 435야드) 그린 앞 30~70야드 사이에 큰 물길이 가로막아 3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어 투온이 쉽지 않다. 안전하게 끊어서 혹은 그대로 직공,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린 앞과 뒤에 있는 큰 벙커가 부담되나, 뒤로는 멋진 클럽하우스가 시야에 들어온다.
함정 많아 난이도 높은 C코스
C코스는 파36, 3413야드, 레귤러 티 3254야드 규모다.
C1번 홀(파4, 412야드) 그린 앞 100~130야드에 큰 물길이 가로막으며 왼쪽으로 크게 호수를 이루고 있다. 그린 앞과 좌우로 길게 벙커들이 이어져 훅이면 물속, 슬라이스면 벙커에 유의해야 한다.
C2번 홀(파3, 139야드) 티 박스 앞부터 그린 앞까지 큰 호수가 이어지며 그린 좌우로 작은 물길이 흘러들어 아일랜드 홀을 이룬다. 수많은 아일랜드 홀을 보면서 ‘아름답지 않은 아일랜드 홀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필자에게 이 홀은 극히 예외적으로 아일랜드 홀의 환상을 조금 깬 듯해 아쉽기도 했다. 대부분의 아일랜드 홀은 커다란 호수가 그린을 삼킬 듯이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홀은 그린 주변의 물길이 몇 야드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A코스(파36, 3329야드, 레귤러 티 3154야드)는 실제로 라운드를 하지 않아 코스 설명에서 제외됨을 밝혀둔다. 필자는 라운드하지 않은 코스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는 점 널리 이해를 구한다.
2004년에 개장한 상하이 서산 국제골프장(파72, 6831야드)은 상하이 송강 서산 국가관광리조트 지역에 위치하며, 호수 공원 주변에 있는 프라이빗 개인회원 전용 골프장이다. 공원 전체 면적의 77% 골프 코스다.
해마다 총상금 1000만 달러의 아시아 최고 상금액으로 HSBC챔피언십이 열리는 골프장이다. 골프장에는 중식당과 양식 레스토랑, 와인바, 시가바, 다기능 홀, 커피숍, 골프숍, VIP룸 등이 있다. 상하이시 중심에서 30km 거리이며, 홍차오공항에서는 10km로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 뜻깊은 골프장이기도 하다. 2006년 11월 양용은 프로가 유럽프로골프투어(EPGA) HSBC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상대로 우승을 차지했던 곳이다.
중국 최고 명문 상하이 서산골프장
상하이 서산골프장은 전체 200여 개 별장이 있으며, 회원 수는 748명이고 한국인 회원은 한때 80여 명이었으나 현재는 20명 정도라고 한다. 회원권은 280만 위안(약 5억 원)이며, 두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명 회원권은 500만 위안(약 9억 원)이다.
페어웨이와 그린은 모두 최고급 잔디 벤트그라스를 사용했으며, 중국에서도 특히 관리가 잘된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장은 열대우림을 능가하는 빼곡한 나무들로 울창한 숲을 이루는 공원풍 코스로, 일 년 내내 밝은 녹색을 띠는 향장나무가 전체 나무 중 70% 이상을 차지한다.
평상시 그린 스피드는 9.5 정도이며 주말에는 10.6을 유지하지만, 대회 기간에는 PGA 요구 스피드인 12.2를 유지한다고 한다. 2017년 4월 27일 필자가 라운드한 날에는 전날 비가 와서 7.5 정도로 느렸으며, 기온은 11~21℃였다. HSBC챔피언십 대회 기간 총 4일간 3만 5000명 정도의 관중이 찾는다고 한다. 전체 캐디는 110명이며, 하루에 적정 인원 이외에는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골프장에 도착하니 클럽하우스 입구가 단정히 닫혀 있었으며, 로커룸에 들어가 지정 장소를 열면 수건, 슬리퍼, 비닐가방 등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물이 많고 나무가 빼곡하며, 멋진 별장들이 잘 어우러진 계획적인 골프장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맑은 물과 울창한 숲 인상적
첫 홀부터 검은색 큰 고니들이 페어웨이에서 한가로이 거닐며 반갑게 맞아준다. 고니는 사람을 무서워하거나 피하지 않는다고 한다. 잘 관리된 코스에서 자연과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첫 홀을 시작했다. 10번 홀 그린 뒤와 11번 홀 페어웨이 중간 오른쪽으로 사슴(鹿)이 10여 마리 있다. 자연에 더 가깝게 구성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4번 홀(파3, 175야드) 그린 뒤로 천년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멋지게 서 있다. 전체 70%를 차지하는 향장나무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이 은행나무 두 그루는 각각 암수로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8번 홀(파5, 584야드) 160야드를 넘으면 페어웨이 왼쪽부터 작은 개울물이 다시 진행되면서 페어웨이의 하얀 벙커 3개와 멋진 조화를 보여준다. 티 샷 후 건너가는 오른쪽의 멋진 다리도 인상적이다. 그린 앞에서 10야드 폭의 물길이 가로막고 있어서 스리온이 쉽지 않다. 이 물길은 멋진 바위들과 함께 분위기를 한껏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11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20야드에서 40야드 폭의 물길이 흐르며 작은 섬을 둘러싸고 있다. 작은 섬에는 20여 개의 크고 작은 멋진 별장들이 길게 이어져있어 이탈리아 베니스 수로를 연상케 한다.
16번 홀 페어웨이 오른쪽과 17번 홀(파3, 179야드) 앞 깊고 큰 계곡 해저드가 그린 앞과 오른쪽까지 이어지는 위협적인 홀이다. 긴 파3 홀로 4개의 큰 하얀 벙커들이 그린 삼면을 에워싸고 있어 티 샷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린 오른쪽 뒤로 종탑이 멋지다. 가장 도전적인 홀이다.
이날은 특별히 싱가포르 출신의 골프장 관리 전문가인 로저(Roger) 총지배인과 점심을 함께하면서 골프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바쁜 와중에도 직접 골프장 곳곳을 소개해주는 등 뜻밖의 환대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해준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