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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켄이치골프, 블랙골프 단조 아이언 출시
- 켄이치골프가 신제품 ‘스페셜블랙 골드 단조 아이언’을 출시했다. 1973년 설립돼 올해로 45주년을 맞이한 일본 명문 골프클럽 ‘이케다 가문’이 제작한 골프 클럽이다. 연철 단조 아이언만 느낄 수 있는 부드럽고 정교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고 비거리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 블랙 골프 단조 아이언의 특징이다. 프리미엄 제품에만 적용되는 블랙 골프 2피스로 제작된 디자인도 주목할 부분이다. 2피스 아이언의 장점을 살려 솔 부분을 두툼하게 설계해 운동성이 좋아졌다. 언더컷 부분을 얇게 제작해 전체적으로는 가볍고 헤드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또 샤프트는 붕소 결정체인 보론을 나노 기술로 제작했다. 소비자 가격은 250만 원이다. 켄이치골프 관계자는 “자사가 개발한 연철 바디와 연철 페이스를 자동용접으로 접합해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라며, “부드러운 타구감과 비거리 전용 블랙 2피스 스페셜 아이언이다”라고 설명했다.
- 2018-08-3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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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과 재미를 잡을 수 있는 운동, 파크골프
- 안양천생태공원 파크골프장은 양천구에서 조성한 천연 잔디 구장으로 2018년 5월 2일 개장했다. 구장은 A 코스 9홀과 B 코스 9홀, 총 18홀이다. 홀의 길이는 45m(파3)에서 최고 150m(파5) 코스로 만들어졌다. 안양천생태공원 파크골프장을 찾은 날은 오후 4시. 25℃를 웃도는 날씨에도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많은 골퍼가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분위기는 매우 평화로웠다. 마침 셋이서 치고 있는 팀이 있어 동반해도 되겠느냐고 정중하게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했다. 골프장 규정에는 3명에서 4명이 한 팀이 되어야 한다고 되어있다. 진행을 원활하게 하려는 방편이다. 다행히 실력도 엇비슷해서 즐겁게 라운딩 할 수 있었다. 라운딩 도중 아는 동호인 몇 명을 만나기도 했다. 파크골프의 특성은 전국 수도권 웬만한 구장을 가도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만큼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안양천 구장은 아직은 잔디가 많이 자라지 않아 조금 거칠다. 그러나 대부분 평지이고 지형의 높낮이가 적어서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 지하철 신목동역이 가까이 있어 접근성도 좋다.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른 구장들도 개장 초기에는 대부분 무료로 운영하다가 어느 시점부턴 유료로 전환한다. 파크골프는 배우기 쉽기 때문에 몇 번의 교육만 받으면 라운딩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즐기려면 6개월의 레슨이 필요하다. 골프클럽 한 개와 공 한 개로 티샷부터 퍼팅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동할 때 편리하다. 체력소모는 골프보다 덜하지만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파크골프의 매력은 바로 이용료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65세 이하는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3000원~ 4000원 정도. 파크골프 동호인 이정남(65) 씨는 “같은 아파트 이웃과 함께 일주일에 3번 이상 안양천생태공원 파크골프장을 찾고 있다. 교육도 이곳에서 무료로 받았으며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구장이 있어 생활에 활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길은, 9호선 신목동역 3번 출구에서 안양천 방향으로 150m 걸어가면 된다. 구장이용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장한다. 음식물은 반입할 수 없으니 주의하자.
- 2018-06-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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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 해소에 좋은 ‘파크골프’
- “하루에 한 가지 취미를 즐기면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외국 속담이 있지요. 누구나 현직에 있을 때는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을 하거나 취미를 즐기는 기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년퇴직이든 명예퇴직이든, 퇴직 이후 직장 동료나 후배·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인데, 이런 때일수록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스스로 찾아보고 경험해보려고 노력하셨겠지요. 이런 면에서 저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도 3년 전의 일일 듯싶네요. 퇴직 후 동네 공원에 운동하러 갔다가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허리가 아파서 골프운동을 못하게 되어 파크골프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참 잘한 것 같다”는 동네 형님의 말씀에 귀가 솔깃해져 그분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필자도 어깨가 좋지 않아 골프를 쉬고 있었기에 그분의 소개로 파크골프 운동협회에 가입한 이후 지금까지 즐기고 있습니다. 파크골프(park golf)란 골프와 아주 유사한 운동으로 공원 같은 소규모 녹지공간에서 누구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골프게임입니다. 1983년 일본 북해도 마크베츠 강가의 진달래 코스로 7홀의 간이 파크골프장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시초는 1998년 진주 상락원 6홀을 시작으로, 2004년 서울 여의도에 9홀을 정식 개장한 한강 파크골프장 이래, 파크골프 인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그 수요에 발맞춰 파크골프장이 계속 신설되고 있습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에서는 자치구별로 파크교실을 운영하게 하여 무료교육을 실시해왔습니다. 서울시를 예로 든다면 각 구에서 반상회 등 홍보활동을 통해 교육생을 모집, 약 2~3개월(주 1회 또는 2회), 지정된 장소(여의도 한강 파크골프장, 잠실 파크골프장 등)에서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파크골프장은 서울에 5개소를 비롯하여 전국에 총 160여 개소가 산재해 있으며, 9홀을 기준으로 Par 3홀 4개, Par 4홀 4개, Par 5홀 1개로 구성되며, 9홀을 두 번 운동하는 파크골프장이 많이 있으나, 최근 신설되는 파크골프장은 18홀, 27홀,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으로 변화·발전되고 있습니다. Par 3홀 규모는 파크골프장의 시설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티샷을 하는 티잉 그라운드로부터 홀컵까지의 거리가 대략 40~60m, Par 4홀은 70~100m, Par 5홀은 110~150m 정도의 거리이며, 페어웨이 폭은 5~10m 정도입니다. 파크골프는 3세대가 함께할 수 있으며 배우기가 쉽고 공을 치기도 쉬우며 비용도 적게 드는 반면에, 운동은 많이 되며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고 신체에 무리가 거의 없으며 시간이 적게 들어 쉽게 찾아가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이지요. 수년 전 행해진 일본의 어느 대학 연구에 따르면 파크골프 운동의 효과로는, 첫째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사랑을 느낄 때 생성되는 다이돌핀이 왕성해지고, 진통효과가 있어서 행복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으며, 둘째 온몸의 근육이 강화되어 낙상이나 골절이 예방되고, 잔디 위를 걸음으로써 허리나 무릎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셋째 함께함으로써 고독을 해소하는 데 더없이 좋은 운동입니다. 골프운동을 할 때는 운동할 사람과 골프장을 사전에 예약하는 등 신경 쓸 일이 많고 골프장을 찾아 몇 시간씩 이동해야 하고, 운동 후에는 허리도 쑤시고 갈비뼈와 어깨도 아파서 수시로 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해야만 했습니다. 파크골프 운동으로 전환한 이후에는 몸이 아픈 데가 없으며, 운동량은 골프 운동이나 파크골프 운동이나 똑같이 잔디 위를 걸으며 동반자들과 대화를 하며 운동을 하니 골프 운동할 때와 거의 유사합니다. 파크골프에 입문하려면 여러 방면의 길이 있는데 첫째 파크골프 인터넷동호회에 가입하여 동호회원으로 활동하기, 둘째 협회에 가입하여 협회회원으로 활동하기, 셋째 어느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고 개인 스스로 활동하기 등이 있습니다. 세상사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듯이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 본인이 결정할 사항이지요. 필자의 경우를 소개해드리면 협회에 가입하여 협회비도 내고 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정기월례대회, 연말대회 등) 또는 전국대회(전국에서 개최)에 나가기 위해 협회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협회에서 주관하는 각종 자격시험에 응시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일정 자격을 취득한 이후, 강사 또는 심판 자격에 도전하여 자격을 획득한 회원은 강사 또는 대회 심판 요원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협회 회원들 간 상호 친목을 도모하며 생활할 수 있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파크골프와 관련된 단체로서는 (사)대한파크골프협회, 대한파크골프연맹이 있습니다. 필자가 가입한 (사)대한파크골프협회는 2016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통합 대한 체육회 정가맹 단체’로 승인을 받은 단체입니다. 파크골프를 하기 위한 용구와 복장으로서는 파크골프 클럽(채)와 공, 골프 티, 볼마커, 볼 포켓, 모자, 장갑, 골프화, 운동복 등이 필요합니다. 파크골프 클럽은 일반 골프 클럽의 퍼터와 비슷하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파크골프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가까운 소속 구청 생활체육과와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에 문의해보시고 그래도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신 분은 (사)전국파크골프연합회 등에 문의하시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숨 가쁘게 근무했던 현직에서 물러나 이제는 취미 하나 정도는 즐기시는 여유와 함께 제2인생을 살아가셔야 우울증 없는, 건강한 삶을 누리시지 않겠어요?
- 2017-11-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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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와 같이 하기 싫은 이유(?)
- 모든 잡기에는 수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고수는 오래 배워서 수준이 올랐을 수도 있고 소질이 남달라 빨리 수준을 높였을 수도 있다. 동네 당구 클럽에서도 유유상종이라고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수준 차이가 있는 사람들과도 칠 기회도 생긴다. 그러면 고점자들은 일단 꺼려한다. 하점자들과 쳐 봐야 배울 것도 없고 하점자가 너무 못 치니까 재미도 없기 때문이다.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기분 나쁘다. 소위 ‘물’이라 하여 하점자에게 잡혔다는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고수는 하점자와 칠 때 최선을 다하지 않기 때문에 질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원래 자기 점수대로 놓고 치는 것이므로 이기고 지는 확률은 같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수가 이기는 확률이 더 높은 것이다. 고점자와 치게 되면 배울 점이 확실히 있다. 지더라도 그것을 익힐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승패에서 지는 것은 병가지상사이다. 고수와 칠 때는 지는 경우가 많다. 고수를 이겼을 경우는 또 기분이 괜찮다. 골프도 그렇다. 못 치는 사람과 같이 하게 되면 못 치는 사람은 공 찾기에 급급하다. 같이 치는데 같이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치는 것이 아니다. 고수가 잘 친 경우라면 우쭐하기도 하고 칭찬도 받아야 하는데 하수는 잘 친 것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남이 치는 공을 바라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댄스도 그렇다. 기껏 하수를 잡아주는데 하수는 정작 자신이나 비슷한 수준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하수를 잡아주자니 재미도 없고 집중하지 않다보니 스텝이 틀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너나나나 비슷한 수준으로 보는 것이다. 잔소리를 하면 너는 잘 하느냐고 반문한다. 강사나 프로가 아니면 같은 수강생으로 보는 것이다. 자기수준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대우 받으며 하수를 잡아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수는 고수가 상대해 줄 때 예의를 표하는 것이 좋다. 일종의 존경심 표시이다. “배우겠습니다” 한 마디면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어진다. 고수가 멋진 솜씨를 발휘하면 맞장구를 쳐주거나 칭찬을 하는 것이 좋다. 돌아가신 아버님은 말년에 친구가 없어 외롭게 지내셨다. 친구들과 바둑을 두거나 당구라도 치라고 권했다. 그러나 이제 배워봐야 남들은 수준급인데 초보자는 상대를 안 해주니 같이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퇴직한 동생에게도 당구를 권했었다. 그러나 질 때가 많은 하수 시절을 겪기 싫다는 것이었다. 모든 잡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입문하고 나면 초보자 소리를 듣고 어느 정도까지는 ‘하수’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 고수를 만나면 하수 과정을 빨리 벗어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겸손하면 더 배울 수 있다. 그러나 겸손하지 않거나 감정이 무감각하면 고수는 하수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
- 2017-10-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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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세계 당구의 큰 시장이 될 것
- 20여 년 전 댄스스포츠를 한창 즐기며 배울 때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은 우리나라 방문을 기피했었다. 어차피 극동에서 벌어지는 아시안 투어에서 일본에는 가지만, 한국은 건너뛰기도 했다. 그러던 프로선수들이 불과 몇 년 전부터 한국에 자주 온다. 한국이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한번 오면 고액의 시범료를 받을 수 있고 온 김에 레슨비를 두둑이 챙겨서 갈 수 있다. 당구의 세계에서도 그렇다. 우리나라는 유럽에서 생겨난 당구의 세계적인 수준에 편승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세계 당구계의 변방이었으나 이제는 4대 천왕이라는 세계 프로 당구계의 거물들이 한국을 자주 찾고 있다. 올해만 해도 LG U+대회와 청주 직지 당구 월드컵 대회 등 세계대회를 두 차례나 치렀다. 그리고 여기저기 동호회에서 초대 받아 시범 몇 차례 보여주면 레슨비가 만만치 않다. 한국 당구 계는 TV나, 관련 업체 등에서도 이들 4대 천왕을 통하여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LG U+대회의 우승 상금은 무려 8천만 원이었다. 대부분의 세계 대회 우승 상금은 1천만 원 내외로 알고 있다. 청주 직지 당구 월드컵 대회의 우승 상금은 1천만 원이었으나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몰려 와서 경합했다. 전 세계적으로 세계 대회는 일 년에 10개 남짓하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세계대회에서 심판이 국제 공용어인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쿠드롱 3점”, “득점”, “안 맞았습니다.” 라고 하는 것을 보니 외국 선수들도 아쉬우면 한국말을 배워야할 판이다. 물론 당구 용어는 뻔하고 득점수는 본인이 몇 점 쳤는지 잘 알고 기록원이 틀림없이 기재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것은 없다. 전 세계 태권도 사범들이 “준비”, “차렷” 등 우리말로 구령을 하는 것과 비교된다. 우리나라 프로 당구 선수들의 수입은 아직은 경기 상금만으로는 생업으로 삼기에 부족하다. 대회 성적이 좋은 선수는 기업체의 후원을 받고 있거나 그 명성으로 레슨비를 수입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구 신동 조명우 선수의 경우 4대 천왕 중 한 명인 산체스를 키워낸 세계적인 종합스포츠 클럽 FC포르투에 입단하기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종합스포츠클럽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 그러나 인프라는 가장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당구의 본고장 유럽에 가 봐도 우리나라처럼 몇 십 미터 간격으로 당구장이 많지 않다. 당구장을 찾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더구나 당구의 기초 과정을 배울 수 있는 4구 경기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만 즐기고 있다고 한다. 4구에서 발전하여 3구 경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4구 동호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거기에 재주 있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당구 붐을 타고 왕년에 당구 맛을 봤던 시니어들이 대거 당구 쪽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재력 있는 시니어들은 골프를 즐겼으나 골프는 날씨와 관계가 많고, 최소 4명의 마음 맞는 동반자를 구해야 하고, 시간이 많이 소비되는 등 난점이 많아 손쉬운 당구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당구를 생업으로 삼아 열심히 정진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아 세계적인 프로당구선수들을 다수 배출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당구 계는 점점 더 세계적인 입지를 굳히게 될 것이다. 댄스 계 초기에 붐이 크게 일면서 젊은 선수들이 댄스에 정진했던 일과 비슷하게 비교된다.
- 2017-10-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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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환 AJ가족 인재경영원장 “가족을 고객처럼, 가정은 회사처럼 경영했죠”
- 조영환 AJ가족 인재경영원장(62)은 ‘가정도 회사처럼, 가족은 고객처럼 경영하라’고 말한다. 그는 “가정은 기업의 축소판”이라며 “가족에도 회사 경영 마인드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1990년부터 가정경영계획을 수립해, 27년여 실행해온 성공적 가장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에서 26년간 인사조직 분야를 담당했다. 이후 5년간 강연, 집필 등을 하며 프리랜서로 활동했고 현재는 AJ가족 인재경영원 원장으로 3막의 인생을 경영하고 있다. 보통 베이비부머 세대의 직장인은 입사~퇴직이라는 한 우물의 인생이 일반적 코스입니다. 조 원장께선 55세에 퇴직해 5년간 프리랜서, 3막 기업인으로 재기와 변신을 거듭하셨는데요. 먼저 퇴직 후 프리랜서로의 변신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퇴직 후 충격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원래 자유로운 영혼의 피가 흐르고, 역마살 체질이 있어서 물 만난 고기 같다는 생각이 곧 들더군요. 특히 생활 리듬은 깨뜨리지 않으려고 유의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아침식사는 집사람과 같이하는 등으로요. 퇴직한 지 3개월 만에 책을 냈습니다. 5년 동안 책을 13권 썼으니 그야말로 왕성한 활동이라고 할 만하지요. 그때 저는 삼성출신 전직 임원보다 작가라는 호칭으로 불러달라고 했지요. 태국에서 2종, 중국에서 2종이 번역됐고요. 김구라, 이경규 등이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강의를 위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습니다. 머리도 기르고, 넥타이도 매지 않고요. 모범 직장인의 전형인 삼성 스타일에서 벗어난 것이 자유로움을 줬습니다. 강연, 집필 외에 젊은이들을 위한 무료 취업 코칭 등의 재능기부를 했어요. 그러다가 커플이 생겨 주례도 서고… 심지어 아파트 동대표 회장까지 맡아 지역 봉사활동을 하는 등 보람이 많았습니다(웃음).”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인으로 생활하시는 동안 특별히 명심하신 사항이 있었나요. “회사 다닐 때, 하루 종일 밖에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가족 간의 문제점, 약점이 눈에 들어왔어요. 같이 있을 시간이 많아지니 잔소리가 늘어났던 겁니다. 당연히 식구들이 점점 불편해했지요. 어느 날 둘째 아들이 집사람에게 슬쩍 물어보더래요. ‘아빠, 언제까지 집에 계실 거냐’고. 그 말을 듣고 가까운 헬스클럽에 등록해 2시간 운동하고 점심과 저녁 약속 억지로라도 만들면서 집에 있는 시간을 줄였습니다. 잔소리하고 싶은 것 있으면 꾹 참고요. 좋은 점, 칭찬거리만 보고 말하려 애썼지요.” 프리랜서 생활 5년 만에 다시 새장(?) 안으로 들어가 AJ가족 인재경영원 원장이 되셨습니다. “(웃음) 바쁜 중에도 모처럼 스케줄이 비는 날이 있잖아요. 어느 날 점심약속이 없어 오피스텔에서 혼자 라면을 끓여먹는데 ‘여기서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하는 처량한 생각이 들더군요. 같이 일할 조직과 구성원이 그리웠어요. 마침 AJ가족의 문덕영 부회장이 제 책을 읽고 스카우트 제의를 해와 응하게 됐지요.”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 이후 새로운 2막’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공통의 당면과제입니다. 아직 조직에 있는 사람이든 프리랜서이든 준비해야 할 필수사항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전 조직에서의 좋은 평판이라고 봅니다. 평가가 실력에 관한 것이라면 평판은 인품을 포함하는 것이지요. 퇴직 후엔 평가보다 평판이 더 중요해요. 술버릇, 말과 행동, 주변과의 교류 등인데,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것이 평판입니다. 누구하고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2막 때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제가 2막 인생에 빨리 적응한 것도 사람농사를 잘 지어놓은 덕분이었어요. 조직생활이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일을 한다면 가장 잘하는 일,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성공률이 높습니다. 어설프게 다른 사람의 권유로 원하지 않는 영역의 일이나 잘 모르는 일을 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화재 인사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인사기획, 이론연구, 노사관리업무를 담당했지요. 또 삼성화재 사업부장(상무이사급)을 지내셨지요. 이론연구와 현장 근무의 양수겹장 경력을 갖고 계신데요. 인사조직관리의 요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인가요. “인간 존중입니다. 저는 리더가 하는 일은 직원들의 일을 대신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 군불을 때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말만이 아니라 진정한 인격체로 대해주면 성과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일선 직원들과 같이 밥 먹고, 이야기하고, 고충을 처리해주고 산간벽지라도 경조사는 다 찾아다녔지요. 제 자동차 1년 주행거리가 6만5000km로 웬만한 택시 버금갈 정도였어요. 보험사 사업부장 때는 보험설계사 900명의 이름을 석 달 만에 다 외웠어요. 본인은 물론 배우자, 자녀 대소사까지 챙겼지요. 혼자 사는 사람은 반려동물 이름까지 외우고 예방접종 시기까지 먼저 알려주며 인사했습니다. 고성과자에겐 그 사람을 위한 맞춤형 시를 써서 액자에 담아 감사를 표했고요. 그러니 제가 보험 지식은 하나도 없어도 저절로 사기, 성과가 함께 올라가더군요.” 그는 ‘인간 존중’의 핵심은 효율보다 효과를 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계산으로는 손해보는 것 같지만 결산에서는 남게 돼 있다는 것. ‘작은 진동이 큰 감동의 파동을 일으키게 돼 있다’는 게 그의 수십 년 경험의 철칙이다. 조 원장은 지금도 그때 알고 지내던 직원들과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각지에 회원 100여 명의 ‘조사모(조영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운영되고 있을 정도라며 자랑했다. 퇴직 후 그가 고객 감동경영의 노하우를 묶어낸 처녀작의 제목은 다. 인간 감동경영도 배우면 가능합니까? “저절로 할 줄 알면 성인이게요(웃음). 저는 신참 때도 꿈이 임원 승진보다 ‘상사한테는 신뢰, 부하한테는 존경을 받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현실에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힘들잖아요. 상사한테 인정받으려면 직원들에겐 몰인정한 사람이 돼야 하고, 직원들한테 존경받으려면 상사한테는 무능한 사람으로 무시받기 쉽고…. 그래서 위아래에서 모두 신뢰와 존경을 받는 사람이 누가 있나 찾아봤어요. 롤모델로 삼으려고요. 책은 물론, 조직 내외의 인물들에서 찾아보고 적용하고, 실패하면 수정하고… 그러면서 제 나름의 감동경영 방식을 개발하고 만들어나갔습니다.” 직원 감동경영과 가족경영은 자칫 시소게임이 되기 쉬운데요. 어느 하나에 치중하다 보면 한쪽은 소홀히 하게 됩니다. 가족은 어떻게 감동시키셨는지 궁금합니다. “고객감동 방식과 가족감동 방식은 다르지 않습니다. 가족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것은 가족을 너무 쉽게 대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족도 고객처럼 대하라고 후배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전략과 기획 마인드를 가지고 감동시킬 방법을 연구하라고요. 가족감동도 공짜는 없어요. 연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꾸준히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고요. 가족경영도 프로젝트를 세우고 예산을 배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점검하고 시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 원장께서 실행하신 가정경영의 대표적 히트작은 무엇인지요. “가족경영과 조직 인사관리는 다르지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1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 회사 운영계획을 자세하게 수립하지요. 그러나 가정에선 그런 걸 잘 안 합니다. 저는 과장으로 지내던 시절인 1990년경부터 집사람, 두 아들 등 온 가족이 참여해 가정경영계획을 매년 세웠습니다. 먼저 가족 모두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것들, 예컨대 건강, 재산, 가정, 친족, 문화, 지식 등으로 범주를 정해 각각 실천사항 등을 토의해 결정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노트에 기록해놓고 같이 실행할 것을 다짐하면서 서명, 관리합니다. 다음 해 초에는 결산을 해 잘잘못을 따져서 차기 계획을 수립하고요. 가족 구성원이 참여하고 공감한 것이라 실천하기가 한결 쉽고 실행률도 높더군요. 아이들에게 계획적인 삶을 사는 습관을 키워주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출근 전 1분간 가족과의 포옹 습관도 스스로 자부하는 가정경영의 히트작으로 꼽았다. ‘포옹이 포용’을 낳더라는 이야기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거실에서 1주일 1회 온 가족 회식 프로젝트 등을 실행했단다. 덕분에 각각 가정을 이룬 두 아들은 지금도 아버지를 친구처럼 여긴다. 술친구는 물론이고 스크린 골프, 당구도 같이 치고 고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찾는 지피지기 1호다. 둘째 아드님이 내성적이라 친구를 못 사귀자 안방을 최고급 음향, 모니터를 갖춘 피시 장비를 설치해 오락실로 만드셨다고요. 그때 ‘예산 개념 없이 무조건 무한정 지원, 이 방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라는 글귀를 방문에 써 붙이셨다면서요. “교육은 비용이 아니고 투자입니다. ‘정보화 기기들과 빨리 친해지고, 트렌드를 놓치지 말고, 그리고 즐거운 학창 시절을 만들고, 친구들을 많이 사귀란 취지’에서요. 만일 내가 이것을 말로 수십 번 했다면 아이가 따랐겠어요? 결국 중요한 것은 환경 조성이에요. 왜 안 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고요.” 그는 “가정에서 부모도 마찬가지고, 조직에서 상사도 마찬가지다. 왜 못하냐고 질책할 것이 아니라 잘하려면 어떤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가를 고심하는 게 어른의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내가 아닌 상대에게서 사고나 행동 규범을 출발시키는 게 필요하지요. 내 사고방식이나 가치체계, 생존 방식을 고객의 수준과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상대의 언어와 습관, 취미 등을 눈여겨보고 다가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소통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가장 확실한 보험은 배우자와의 금실이라는 시쳇말도 있습니다. 부부경영은 어떻게 하시나요. “가슴에 안아버리는 것입니다. 따지기 시작하면 풀리지 않아요. 다 들어주고, 생각이 정말 다르면 다음에 마음이 편안할 때 다시 의견을 조율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에요. 서로 잘잘못을 따지고 비난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게 부부입니다. 나이 들어선 의식적 노력이 필요해요.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부부애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젊어서야 애정으로 살지만, 나이 들면 인간애로 사는 게 부부 아니겠습니까.” 조 원장은 고객 감동경영을 부인 감동경영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결혼 20주년엔 부인을 위한 글을 직접 써 감사패를 수여했고, 30주년엔 직접 끓인 소고기미역국을 비롯해 정성 어린 생일상을 진상했다. 동시에 30주년 숫자에 맞춰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30가지 이유’를 작성해 헌정했다. 처음엔 ‘쓸 것’이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 아내의 장점들이 소록소록 떠오르더란다. 이런 패키지 상품을 선사하니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이 술술 잘 풀리더라고. 배우자 몰래 만들어놓은 비자금 내지 비상금이 간혹 문제가 되곤 하는데요. 조 원장께선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비자금에 대해서는 찬반론이 있지만 저는 찬성 입장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가정살림에서도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거든요. 살다 보면 언제 어떤 일이 터질지 몰라요. 비자금은 숨겨둔 돈이라는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긴급할 때 활용할 수 있어 남자나 여자나 어느 정도의 비자금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이 들수록 경조사비 부담도 만만찮고, 긴급 용도로 써야 할 경우도 있는데 이 비용을 배우자에게 구구절절 설명해 그때그때 손을 벌리려면 궁색합니다. 구태여 비율로 이야기하자면 총소득의 20% 정도는 비자금으로 비축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 들으니 조직관리의 노하우를 가정경영에도 잘 접목시키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가장 행복하셨을 때는 언제인지요? “후배들이 멘토라고 많이 찾아와줄 때입니다. 책을 출간한 뒤 여기저기서 후배와 친구들이 서점이나 가판대에서 사진을 찍어 보낼 때도 그렇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면접토론 때 참고서적으로 제 책 을 제일 위에 꽂아놓았을 때도 행복하더군요. 다만 이순(耳順)이라는 육십을 지나니 잘났다고 뻐기거나 욕심내는 것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익어가는 징조인지, 기운 빠지는 징조인지 잘 모르겠지만요.” 그는 앞으로 인생 4막의 꿈은 집필하고 강의하고 코칭하는 생활이라고 말했다. “역사기행이나 문화기행 같은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젊은이나 후학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 사람부자가 되면 잘 사는 삶 아니겠습니까?”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현재 AJ가족 인재경영원 원장. 삼성화재 인사팀에서 채용-인사기획-노사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삼성경제 연구소 인사조직실 컨설팅 등을 수행했으며 삼성화재 인사담당 임원으로 부임, 상무이사 승진 후 삼성화재 사업부장을 지냈다. 당시 ‘함께 근무하고 싶은 상사’로 뽑혔다. 저서로는 , , 등 다수가 있다.
- 2017-09-0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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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형이 완만해 시니어 라운딩에 딱 좋아! 알펜시아 700 GC
- 걷기 좋은 골프장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카트를 타고 이동하기보다는 건강을 위해 동료와 수다를 떨며 걸어보자. 대관령의 선선한 바람과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골프장, 알펜시아 700 GC를 소개한다. 2016년 11월, 경기도 광주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연결되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됐다. 덕분에 강원도 골프장으로의 접근이 한결 수월해졌다. 예전엔 강원도 한번 가려면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서울에서 평창까지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대관령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는 동계올림픽 유치와 사계절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건설됐다. 여름엔 수영, 겨울엔 스키를 즐길 수 있고 잘 관리된 골프장까지 갖추었으니 레저활동을 좋아하는 방문객에겐 안성맞춤이다. 당일치기가 무리라면 알펜시아 리조트 내의 인터컨티넨탈 호텔, 에스테이트, 리조트, 콘도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이용해보자. 머무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진 대관령의 아름다운 경치에 흠뻑 빠질 것이다. 국내 최초 레플리카(Replica) 코스 아무리 골프가 좋다고 해도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라운딩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땀에 젖어 딱 달라붙은 옷은 스윙을 불편하게 하고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는 미간을 저절로 찌푸리게 한다. 이런 날씨에도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 있다. 바로 대관령 해발 700m에 자리 잡은 알펜시아 700 GC.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쾌적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한여름에도 20도를 약간 웃도는 기온과 대관령의 선선한 바람은 이따금 흘러내리는 땀을 식혀준다. 골프 마니아라면 한 번쯤 세계 곳곳의 유명 골프장에서 샷을 날리는 꿈을 꿔봤을 것이다. 알펜시아 리조트 내의 알펜시아 700 GC(72파, 6659야드)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그 꿈을 실현해주는 특별한 골프장이다. ‘골프의 성지’라 불리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의 12번 홀, 골프 전문잡지 가 선정한 세계 1위 코스인 파인밸리의 5번 홀,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의 11번 홀 등 이름난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을 재현해 18홀을 구성했다. 이 중에는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코스도 있다. 1998년 박세리가 US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펼치며 우승을 거머쥔 블랙울프 런의 2번 홀, 최경주가 한국인 최초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잉글리시 턴 골프클럽의 10번 홀 등이다. 알펜시아 700 GC의 또 다른 매력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11번 홀에선 스키점프대를 바라보며 샷을 할 수 있다”며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홀로 꼽았다. 로열 트룬 골프클럽 7번 홀에서 영감을 얻은 11번 홀은 탁 트인 그린과 알펜시아 리조트의 자랑인 스키점프대가 어우러져 알펜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전경을 연출한다. 국내 유일의 바이애슬론 경기장과 스키점프대 등 동계올림픽 시설물을 바라보며 샷을 할 수 있는 골프장은 알펜시아 700 GC가 유일해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8홀을 모두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에서 4시간 반. 큰 언덕이 없고 완만해 산책하듯 라운드하기 좋다. 4번과 14번 홀 앞의 그늘집에선 시원한 음료와 간단한 간식을 구매할 수 있으니 중간중간 체력을 충전하도록 하자. 이용 정보 주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솔봉로 325 전화번호 033-339-3711 이용요금 주중 13만원 주말 16만원 (성수기 16만원) 캐디피 10만원/팀 카트피 8만원/대(5인승) 평일에 방문하는 여성 골퍼에게는 그린피를 25% 할인해준다. 셰프가 꼽은 골프장 대표 메뉴 - 맛과 자연을 담은 황태짬뽕 강원도 대관령의 특산물인 황태를 주재료로 한 황태짬뽕(1만3000원)은 알펜시아 700 GC의 대표 메뉴다. 낮엔 따뜻하고 밤에는 추운 대관령의 큰 일교차는 보들보들하고 고소한 황태 만들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곳의 황태짬뽕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말려진 대관령 황태와 쫄깃한 오징어, 새우, 홍합, 신선한 채소를 곁들여 맵지 않고 부드러운 맛을 담아냈다. 운동 후에 먹는 따끈한 황태짬뽕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총주방장 윤영범씨는 “황태로 우려낸 담백한 맛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황태는 알코올 해독 능력이 뛰어나 숙취 해소에 좋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좋은 음식”이라 소개했다. 황태짬뽕의 뒤를 잇는 메뉴는 뚝배기 오삼불고기(1만3000원). 자연송이가 들어가 향이 일품인 오삼불고기 한 상이면 허기진 배를 충분히 달랠 수 있다.
- 2017-08-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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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시니어, 여름엔 뭘 하며 지낼까?
- 작열하는 태양 아래 높이 치솟은 팜트리, 그리고 역동적인 태평양 바다까지. 캘리포니아만큼 여름과 어울리는 도시가 있을까? 비키니 차림으로 롤러브레이드를 타는 미녀들과 파도를 가르는 서퍼들, 이 모든 것을 시니어가 함께 즐겨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곳. 그래서 캘리포니아는 액티비티 시니어들의 천국이다. 꼭 비키니에 서핑이 아니라도 좋다. 패들보드 위에서 우아한 요가는 어떤가? 흐르는 강물을 따라가는 플라이 피싱은? 와인과 치즈가 담긴 피크닉 바구니와 담요 한 장이면 되는 로맨틱한 음악회도 있다. 그들은 말한다. 색다른 것에 대한 도전은 늘 그렇듯 삶의 행복지수를 높여준다고. 캘리포니아 시니어들의 이색 여름나기를 소개한다. ◇ 플라이 피싱 브래드 피트의 리즈 시절이 담긴 영화 을 본 사람이라면 플라이 피싱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을 것이다. 플라이 피싱은 곤충처럼 보이는 미끼(플라이 훅)를 날려 보내 물고기를 낚는 방법이다. 진짜 벌레인 것처럼 얼마나 자연스럽게 날리느냐가 중요한데 그래서 필요한 기술이 바로 캐스팅이다. 캐스팅은 플라이 피싱의 백미다. 허공을 가르며 부드럽게 S자 형태의 루프를 그리는 모습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미주에서 몇 안 되는 한인 플라이 피싱 전문가인 캐시 김(55)씨는 플라이 피싱이야말로 시니어들이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취미생활이라고 말한다. 플라이 피싱은 과격한 몸놀림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하이킹이 동반되는 만큼 등산을 즐기는 시니어라면 금상첨화다. 또 물속을 걸어 다녀야 하는데 이것 자체가 몸의 밸런스를 길러주며 하체와 허리 근력을 강화시킨다. 무엇보다 집중력을 길러주고 심신을 안정시킨다. 플라이 피싱은 단순한 레저 스포츠를 넘어선, 자연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것이 캐시 김씨의 설명이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한 번 배우면 평생 즐길 수 있다는 점, 인조 미끼인 아티피셜 플라이(artificial fly)를 사용하는 친환경 스포츠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캘리포니아에서 플라이 피싱은 1년 내내 가능하다. 강, 계곡, 호수, 바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지만 바다는 캐스팅 거리가 좀 더 길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골프에 입문하듯 플라이 피싱을 처음 배울 때는 전문 강사에게 받는 것이 좋다. 두세 시간 기본 매듭과 캐스팅만 익히면 바로 출조(出釣)가 가능하다. 입문 한 달이면 캐스팅을 통한 짜릿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필요한 장비로는 낚싯대인 플라이 로드(fly rod)와 손잡이의 감는 틀인 릴(reel), 낚싯줄 라인(line) 등이며, 물속에서 입는 옷과 신발 등도 구입해야 한다. 총비용은 1000달러 안팎. 부담 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한 번 장비를 구입하고 나면 더 이상의 장비 구입 없이 평생 즐길 수 있다. 플라이 로드는 잡으려는 어종과 장소(호수, 바닷가, 강, 계곡, 시냇물 등)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으며 로드와 릴, 라인과 훅 등이 서로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대부분 지역의 플라이 피싱 전문 매장에서 1회 기본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강좌와 출조가 포함된 패키지도 선보이고 있다. 1회 레슨은 보통 50~100달러(약 5만~10만원)인데 장비 대여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또 미국에서 낚시를 하려면 면허가 필요한데 캘리포니아의 경우 1일 면허는 13달러,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면허는 55달러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플라이 피싱 출조를 오고 싶다면 캐시 김씨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플라이 피싱 전문 자격증인 FFF(Federation of Fly Fishers Certified Casting Instructor)와 캘리포니아 가이드 자격증(California Guide license)를 소유하고 있다. ◇ 한여름 밤의 야외 콘서트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에 거주하는 한인 리처드 김(65)과 줄리 김(62) 부부는 여름이면 야외 콘서트를 즐겨 찾는다. 몇 해 전 LA 대표 야외 공연장인 ‘할리우드 볼(Hollywood Bowl)’ 음악회에 갔다가 여름밤을 즐기는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 매료되었고 이때부터 부부의 특별한 취미생활이 시작되었다. 알고 보니 멀리 LA까지 가지 않아도, 큰돈 들이지 않고 얼마든지 음악회를 즐길 수 있었다. 덕분에 30년 넘게 살면서도 모르고 있었던 동네 공원의 야외 음악회도 찾아냈다. 인근 시티홀 잔디밭에서 매년 여름 주민들을 위한 ‘섬머 콘서트’가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이제 부부는 자동차 트렁크에 캠핑 의자와 담요를 늘 넣고 다닌다. 어떤 날은 커피 한 잔 들고, 또 어떤 날은 시원한 캔맥주를 사들고 간다. 그동안 몰랐던,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여유다. 김씨는 30년간 운영하던 자동차 정비소를 정리하고 은퇴하면 몇몇 친구들과 함께 정식으로 야외 음악회 동호회를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소란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부담스럽다면, 여름 한철 이보다 더 좋은 여가생활이 있을까? 소박한 바구니 안에 샌드위치와 치즈, 와인 한 병만 가져가면 된다. 단 분위기가 생명인 만큼 와인잔은 잊지 않는다(깨질 걱정은 없다. 미국에서는 유리잔처럼 생긴 야외 와인잔을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피크닉 바구니를 든 남편과 담요 한 장을 품에 안은 아내, 노부부가 손을 잡고 근처 공원으로 가는 모습은 미국에서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여름이 시작되는 5월부터 9월까지 캘리포니아에서는 낭만 가득한 야외 콘서트가 곳곳에서 열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에서부터 동네의 작은 공원까지, 클래식 공연에서 무명의 밴드까지, 규모도 내용도 출연진도 다양하다. LA의 대표적인 야외 공연장인 ‘할리우드 볼’을 비롯해 ‘샌타바버라 볼(Santa Barbara Bowl)’, 인랜드 ‘레드랜즈 볼(Redlands Bowl)’ 등은 캘리포니아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야외 공연장이다. 이들 모두 공연을 감상하면서 음식과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또한 피크닉 장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공연 전에 미리 찾으면 여유 있는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공연에 따라 티켓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할리우드 볼의 경우 출연진에 따라 1000달러(약 100만원)를 호가하기도 하지만 종종 5달러짜리 티켓이 나오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무료 관람의 기회도 제공된다. 뒤편 언덕이든 잔디밭이든 음악이 들리는 곳에 자리를 잡고 즐기면 된다. 담요 한 장과 치즈 한쪽, 와인이 곁들여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밖에 또 다른 캘리포니아 관광명소인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s), 게티센터(The Getty Center), LA카운티 박물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LACMA)은 여름철 무료 공연으로 유명하다. 평소 콘서트 일정을 살펴두면 수준 높은 뮤지션들의 음악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샌디에이고 발보아 공원(Balboa Park),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파크 시티홀의 섬머 콘서트, 롱비치 엘도라도 공원 등도 매년 여름 무료 콘서트가 열리는 곳으로 이름나 있다. ◇ 패들보드 하와이 원주민들이 섬을 건널 때 통나무에 올라서서 노를 젓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패들보드. 공식 명칭은 SUP(Stand up Paddle)다. 미국에서는 대중적인 여름 레포츠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인 패들보딩이 최근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액티브 시니어들 때문이다. 패들보딩이 주는 놀라운 운동 효과와 적당한 스릴이 시니어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것이다. 뉴포트 비치의 시니어 패들보드 클럽은 보딩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운동이라고 소개한다. 기본자세가 관절염 예방과 척추교정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보딩을 하기 위해서는 팔과 다리, 어깨와 허리 등 전신이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데 자연스럽게 관절과 근육이 튼튼해진다. 배우기도 어렵지 않다. 보드 위에 균형을 잡고 서는 것이 관건인데 보통 한두 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일어선 후에는 패들을 이용해 방향을 바꾸는 스킬만 익히면 된다. 패들링에 익숙해지면 이때부터는 이리저리 물살을 가르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구명조끼를 착용할 수 있어 수영이 익숙하지 않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 패들보드는 바다뿐만 아니라 강, 호수, 연못 등 다양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다. 사실 보드가 익숙해지면 타는 방법도 ‘내 맘’이다. 앉거나 무릎을 꿇고도 가능하다.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패들보드와 요가, 헬스트레이닝을 접목시킨 신종 레포츠도 등장했다. 특히 패들보드 위에서 요가를 하는 ‘SUP 요가’는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하는 운동으로 알려지면서 상류층 여성들 사이에서 ‘핫’한 레포츠로 떠오르고 있다. 패들보드도 진화하고 있다. 하드보드가 아닌 공기주입식 보드를 개발해 부피를 줄여 휴대가 가능해졌고 밑바닥에 LED 조명을 장착한 나이트서프도 등장했다. 밤바다를 훤히 들여다보며 보딩을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캘리포니아에서 패들보드는 바닷가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다. 해변마다 패들보드 대여소가 있어 시간당 10달러(약 1만원) 선에서 대여할 수 있고, 패들보드 요가나 헬스트레이닝은 클래스당 30~40달러 (약 3만~4만원) 선에서 즐길 수 있다. ◇ 펫시터 취미생활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미국의 직업 안내 포털사이트 트레이드 스쿨(Trade School)에서는 애완견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거운 시니어들에게 ‘펫시터’에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동물과의 교감으로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여자와 개의 천국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 정도로 개 사랑이 유별나고, 관련된 이색 직업도 많다. 뷰티밴(출장미용트럭), 도그위스퍼러(심리치료사), 펫시터(Pet Sitter), 도그 워커(Dog Walker) 등이 있는데 뷰티밴, 도그위스퍼러, 도그워커 등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요하지만 펫시터는 누구나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휴가기간 중 반려동물을 돌봐줄 펫시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시장도 넓다. 미국에서는 로버닷컴(Rover.com)이나 도그베케이(DogVacay) 같은 펫시터 중개 사이트가 활성화되어 있다. 도그베케이에는 3만 명에 달하는 펫시터가 활동하고 있다고. 실제로 이들 사이트에서는 은퇴 후 무료했던 삶이 펫시터를 시작하면서 즐거워졌다는 시니어들의 경험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펫시터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기소개서와 사진, 기르고 있는 반려동물 사진을 넣어 프로필을 작성한 뒤 운영진에게 보내 승인이 나면 펫시터로 등록된다. 이용자들은 등록된 펫시터들의 프로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 최고 시설의 도그 호텔보다 자신의 반려견을 손주처럼 돌봐줄 펫시터를 찾는 반려인이라면, 시니어 펫시터는 선택 1순위가 될 것이다. 펫시팅 가격은 경력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시간당 10~20달러(약 1만~2만원), 1일 맡길 경우는 50~100달러(약 5만~10만원) 선이다.
- 2017-07-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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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에서 만난 사람] 꿈의 은퇴촌, 캘리포니아 라구나우즈 빌리지를 가다
- 미국은 세계에서 실버타운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자녀가 성인이 되면 독립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독립적인 가족문화 때문일 것이다. 은퇴 후 자식에게 의존하기보다는 내 스스로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시니어들의 의식도 한몫했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에 이미 실버타운이 건설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이름난 대규모 은퇴 단지만 3000여 곳, 이 중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의 작은 해안도시에 있는 라구나우즈 빌리지는 한인들에게는 꿈의 은퇴촌으로 불린다. 365일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 입맛대로 골라 즐길 수 있는 클럽활동,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년 친구들, 무엇보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다. 서로를 ‘아름다운 동행자’라 부르는 이곳, 라구나우즈 빌리지의 한인들을 만나봤다. 미스터&미세스 손 “입구를 잘못 들어왔네요. 거기서 기다려요. 미스터 손한테 나가보라고 할게요~” 은퇴촌이라고 만만히 봤다간 낭패다. 라구나우즈 빌리지의 총면적은 2100ac(약 250만 평). 라구나우즈 시(市)의 90%를 차지한다. 여의도 전체보다도 크다. 알려준 9번 출입구를 못 찾아 8번 출입구로 들어간 것이 화근이었다. ‘9’에서 ‘8’이 멀어봤자 얼마나 멀겠냐 했지만 결국 길을 잃었고 기어이 80세의 주인장을 마중 나오게 만들고 말았다. 나무 그늘 밑에 자동차를 대놓고 5분 정도 기다리자 언덕 위에서 골프카트 한 대가 바람을 가르며 달려왔다. 흐트러진 흰머리를 단정히 하며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노신사. 미스터 손이었다. GPS를 손에 들고도 길을 잃은 젊은이(?)에게 위로의 말도 잊지 않는다. “여기가 원래 넓어서 찾기가 좀 힘들어요. 하하하.” 손기용(80), 손종숙(75) 부부. 빌리지에서 이들은 미스터&미세스 손으로 불린다. 두 사람은 캘리포니아와 정반대 쪽에 있는 오하이오에서 40년 넘게 소아과 의사, 병리과 의사로 각각 일하다 은퇴를 했고 6년 전 캘리포니아로 이주, 라구나우즈 빌리지의 주민이 됐다. “오래 살았던 오하이오가 익숙하긴 했지만 겨울이 추웠어요. 따뜻한 플로리다로 갈까, 아들이 있는 캘리포니아로 갈까 고민하던 중에 집이 덜컥 팔려버린 거예요. 어디로든 떠나야 했죠. 일단 아들 집과 가까운 이곳 라구나우즈 빌리지에서 월세로 살면서 천천히 결정해보자 했는데, 두 달 만에 집을 샀습니다. 여기가 바로 우리가 찾던 파라다이스였어요!”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은 2300ft2(약 65평)의 크기로 거실과 주방, 그리고 두 개의 침실과 화장실이 있는 예쁜 단층집이다. 2011년 당시 80만 달러에 구입했다. 라구나우즈 빌리지에는 손씨 부부가 살고 있는 단독주택 외에도 콘도와 아파트가 있는데 한인들이 선호하는 어바인이나 플러턴에 비해 주택 가격은 다소 낮은 편이라고. 캘리포니아의 화창한 날씨는 부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여름엔 더워도 습도가 낮아 상쾌했고 겨울엔 눈이 내리지 않아 운전하기가 좋았다. 10분이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라구나 해변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갈 수가 있었다. 인근 플러턴과 어바인에는 한국 식당과 상점이 넘쳐나니 한국 음식이 그리울 틈도 없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여유 넘치는 빌리지의 라이프스타일이었다. “한마디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골프, 수영은 물론이고 젊은 시절부터 취미였던 사교댄스도 더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였죠. 빌리지에는 200개가 넘는 클럽(동호회)이 있어요. 원하면 어떤 클럽이든 가입할 수 있고 직접 만들 수도 있어요. 여기서는 심심할 일이 없어요.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서로 얼굴도 못 보는걸요. 젊은 시절보다 더 바쁘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합니다.” 남편은 독서와 골프를 즐기고 아내는 하이킹과 합창을 좋아한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부부는 각자 활동하는 클럽이 다르지만 이것만큼은 꼭 같이하자고 정해놓은 세 가지가 있다. 손을 잡고 거니는 저녁 산책, 같은 침대 쓰기, 그리고 벌써 20년을 함께해온 볼륨댄스가 그것이다. 빌리지 안에서 손씨 부부는 춤꾼으로 유명하다. 경력 20년의 수준급 솜씨다. 특히 아내 손종숙씨는 전국 경연에도 참가할 만큼 프로급 댄서다. 어느 해 연말파티에서 백인들도 울고 갈 정도로 멋들어지게 춤을 추는 부부의 모습을 보고 이웃에 사는 한인 부부들이 배움을 자청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세스 손의 댄스교실은 현재 40명이 넘는 학생들이 늦은 춤바람으로 열공 중이다. 부부는 라구나우즈에 들어오기를 두고두고 잘한 일이라 여긴다. 아내에 비해 조금은 소극적인 성격인 손기용씨는 이곳에서 동년 친구들과 격 없이 어울리며 사는 재미를 알게 됐다고 한다. 평생 쓰고 싶어도 못 썼던 모국어를 원 없이 할 수 있는 것도 신나는 일이다. “저녁은 주로 아내가, 아침은 내가 준비합니다. 내가 내린 커피를 마시며 행복해하는 아내의 모습을 매일 아침 볼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지요. 우리는 현재 생활에 아주 만족해요. 둘이 있어서 좋고 친구가 많아서 즐겁습니다.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몰랐을 즐거움이지요. 아내와 나는 이곳이 마지막 종착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지요. 스트레스가 건강에 제일 안 좋다는데 여긴 그럴 일이 없어요. 이곳에 살고 있는 최고령 한인은 90이 넘은 분이에요. 10년은 문제없겠지요? 하하하.” 라우나우즈의 이장님, 한인회 김일홍 회장 라구나우즈 빌리지에 한인회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1998년. 당시 회원은 30명 정도였다. 타향살이 이민자들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형님 동생이 되었고 주말이면 다 같이 한집에 모여 바비큐를 먹고 친목을 다졌다. 이후 7명의 한인 회장이 배출되었고 그동안 빌리지의 한인은 700여 가구 1200여 명으로 늘었다. 옛날처럼 오손도손한 분위기는 없어졌지만 한인의 위상은 커졌다. 현재 8대 한인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일홍(79)씨는 초기 한인회가 한인들 간의 친목을 다지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커뮤니티 내 타 인종과의 화합과 클럽활동을 통한 자기계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5년간 이곳에 한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어요. 이대로 가면 빌리지의 한인 비율이 전체의 10%를 차지하게 될 겁니다. 그만큼 커뮤니티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면 좋겠습니다. 매년 빌리지 내에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초청해 기념식과 만찬을 열고 있는데 참으로 뿌듯합니다. 4년 전 만든 한국어 클래스도 아주 인기가 좋아요. 얼마 전에는 아리랑 코리안 문화축제를 열었는데 주민들의 호응이 대단했어요.” 라구나우즈 빌리지에는 동호회 활동을 위한 대규모 연회장인 클럽하우스가 10여 개 있다. 소규모 모임을 위한 크고 작은 미팅룸은 예약만 하면 10~20달러(1만~2만원) 선에서 얼마든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한인들이 주축이 된 클럽도 20여 개나 된다. 김일홍 회장은 클럽활동을 단순한 여가생활에서 더 발전시키려 애쓰고 있다. “목표를 정하고 도전해보자는 거죠. 그 예로 글사랑모임 클럽에서는 2014년부터 라는 수필집을 발간하고 있어요. 회원들의 필력뿐 아니라 편집이나 사진 실력이 매년 발전하는 것을 보며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김일홍 회장은 라구나우즈에서 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 한인회 관련 일은 물론이고 동호회 활동, 관리사무소나 빌리지 내 시설 사용 등 민원 업무도 그의 몫이기 때문이다. 앞서 만난 손기용씨는 김 회장을 알뜰살뜰한 마을 이장님 같다고 했다. 빌리지 안에서 운전하며 가다가도 아는 얼굴을 만나면 꼭 차를 세우고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묻는다. 짬을 내어 아프거나 홀로된 노인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도 살펴야 맘이 편하다. 때로는 라구나우즈 빌리지 가이드가 되어 투어 서비스도 한다. 미국 전역에서 톱 10에 속하는 명성에, 한인이 많이 살다 보니 은퇴자라면 한 번쯤 꿈꾸어보는 라구나우즈 빌리지. 입주 문의는 늘 이어진다. 라구나우즈 빌리지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주택 종류에 따라 3만6000달러(약 3600만원)에서 4만2000달러(약 4200만원)가량의 연수입이 있어야 한다. 일정 금액의 자산도 증명되어야 한다. 월 관리비는 650달러로 골프장, 수영장, 헬스클럽, 클럽하우스 등 빌리지의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시설관리, 조경, 가스, 수도, 케이블TV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김 회장은 빌리지 입주는 어느 정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지만 미리미리 은퇴 계획을 세운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재력이 은퇴생활의 필수조건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죠. 100세 시대에 은퇴하고 20년, 3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미리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국인들은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경향이 있죠. 지나친 헌신으로 은퇴 후 자신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솔직히 우리 나이가 되면 자식보다 배우자, 친구가 더 소중합니다.” 김 회장은 건강과 재력 외에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은퇴 후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시간을 어떻게 쓸지 몰라 난감해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돈만이 아닙니다. 평소 좋아하는 운동이나 취미를 준비해놓는 것도 중요해요. 라구나우즈가 최고의 은퇴촌으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열정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완벽하게 만들어놓고 있기 때문이죠. 이곳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다들 바빠요(웃음).” 라구나우즈 빌리지의 많은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포토그래퍼 박성원 작가, 성악가의 꿈을 라구나우즈에서 이루고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소피아 최 회장, 춤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을 모아 7년째 고전무용 춤방을 열고 있는 김영옥씨, ‘김중배의 다이아 반지가 그리 좋더냐’ 훈남 이수일로 변신한 연극반 채한경씨, 고등학교 미술선생님에서 이제는 라구나우즈 미술선생님이 된 이상락씨, 그리고 여전히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고 배려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미스터&미세스 손까지…. 라구나우즈 빌리지가 꿈의 은퇴촌으로 불리는 이유는 기막힌 골프코스와 수영장, 럭셔리한 클럽하우스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는 여전히 꿈을 이루며 살아가는 열정적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 라구나우즈 빌리지가 아름다운 이유다. 라구나우즈 빌리지는?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남서쪽에 위치해 있는 ‘라구나우즈 빌리지’는 라구나우즈 시 안에 있는 은퇴 마을이다. 현재 1만2736세대, 3만6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빌리지 안에는 5개의 수영장과 36홀의 골프코스, 테니스코트, 도서관, 극장, 우체국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있다. 라구나우즈에 입주하려면 조합(HOA – Home Owner’s Association)에 가입해야 하는데 크게 협동조합(Co-Op)과 상호조합(Mutual)으로 나눠져 있다. 협동조합의 경우는 조합이 소유주로서 입주자는 집이 아닌 조합회원권(Stock Certificate)을 구입하면 된다. 상호조합의 경우는 콘도 내부 수리와 관리를 소유주가 책임지고 해야 한다. 상호조합과 협동조합의 가장 큰 차이는 구입한 집을 임대해줄 때다. 협동조합의 경우는 1년 동안 6개월 이상 임대를 줄 수 없다. 상호조합은 임대에 대한 제약이 없다. 따라서 투자를 위한 임대 목적으로 은퇴촌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상호조합 콘도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라구나우즈에 입주하려면 배우자 중 한 사람이 반드시 55세 이상이어야 하며, 집값은 일시불로 지불해야 한다. -------------------------------- 라구나우즈 빌리지 웹 사이트 lagunawoodsvillage.com 한인회 웹사이트 lagunawoodskac.com
- 2017-07-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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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지고, 놓치고, 다치는 일 계속 일어난다면 '중증근무력증' 의심해야
- 야채를 썰다 놓친 부엌칼이 발등 근처에 떨어져 크게 놀라거나, 매일같이 오르던 계단이 어느 날부터 유독 높아 보이거나, 맛있는 깍두기가 제대로 씹히지 않는 날이 있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개의치 않고 넘길 수 있는 일들이다. 체력이 좀 떨어졌거나, 며칠 쉬지 못해 그러겠거니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바로 중증근무력증이다. 안석원(安錫源·42) 중앙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와 함께 중증근무력증에 대해 알아봤다. 중증근무력증은 많은 사람에게 병명조차 생소한 병이다. 게다가 병명에 중증이란 단어까지 붙어 있어 막연한 공포감까지 든다. 실제로 중증근무력증은 국가에서 지정한 희귀난치성질환 중 하나로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치료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7000명 전후로 알려져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훨씬 더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유 없이 힘이 빠지는 병 중증근무력증의 대표적 증상은 몸의 힘이 빠지는 것이다. 근육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아 원하는 대로 몸을 쓸 수 없게 된다. 범위는 모든 근육에 해당된다. 팔다리에서부터 안구 근육까지, 인간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근육에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부위는 숨 쉬는 것을 조절하는 호흡근이다. 호흡근에서 중증근무력증이 발병했을 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고 만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억만장자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도 중증근무력증으로 인한 폐렴이 사망 원인이었다. 안석원 교수는 초기에는 증상을 제대로 인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한다. “모든 근육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대부분 사소한 증상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피곤해지면서 걷다가 주저앉게 되거나 음식을 씹기 어렵게 되죠. 대화에 곤란을 겪기도 해요. 말이 어눌해지면서 목소리까지 변하죠. 저작근에 문제가 생기면 딱딱한 음식을 씹기 힘들어지고 삼키는 것도 어려워져요. 그런데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피로로 여기기 십상입니다. 특히 중장년층은 나이가 들어 그런 것 아닌가 하며 쉽게 넘길 수 있죠.” 중증근무력증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경우가 가장 흔하다. 안구형 중증근무력증과 전신 중증근무력증이 그것. 안구형 중증근무력증은 눈 근육에 이상이 생겨,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증과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난다. 복시는 안구를 움직이는 눈 근육에 이상이 생겨 안구 한쪽이 힘없이 처지면서, 양쪽 안구가 동일한 방향을 바라보지 못해 일어나는 시차 때문에 나타난다. 복시가 심해지면 운전은 물론 계단 오르는 일도 어려워져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전신 중증근무력증은 전신의 모든 근육이 질환의 영향을 받는 상태를 말한다. 처음엔 사소한 증상부터 시작되지만 몸을 쓸 수 없는 증상은 점차 확대돼 대부분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전신으로 확대된다. 이 밖에 중증근무력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신생아가 일시적으로 같은 병을 겪게 되는 일과성 신생아 중증근무력증과, 유아기에 많이 나타나는 선천성 근무력증도 있다. 근육 아닌 면역체계 이상이 원인 발병은 기본적으로 여성이 더 많은 편이라고 한다. 40세 이하 젊은 여성들의 발병이 많은 편이고 노화가 시작되면서부터는 50세 이상의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병한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가 지나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반대이기 때문이다. 중증근무력증은 아직 그 원인이 정확히 파악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가면역체계의 이상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안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곳에 신경근육접합부라는 부위가 있습니다. 뇌에서 근육을 움직이라는 명령을 내리면 이곳을 통해 신호가 전달돼 근육이 실제로 움직이게 되죠. 이 신경근육접합부에서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아세틸콜린이라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는데, 아세틸콜린을 받아들이는 근육의 수용체에 자가항체가 결합해 아세틸콜린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에요. 간단히 이야기하면 면역이상으로 인해 생성된 항체가 근육 움직임을 방해해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볼 수 있죠.” 또 일부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경우 흉선에 종양이 생기거나 비대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가슴샘이라고도 불리는 흉선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되기도 한다. 다행히 중증이라는 흉악한 이름과는 달리 대부분의 경우 정확히 진단만 되면 치료는 어렵지 않다는 것이 안 교수의 설명이다. “이 병이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치사율이 매우 높았어요. 90% 정도의 환자는 사망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약제와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환자를 정상적인 몸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길이 열렸어요. 일단 이 질환을 앓기 시작하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은 있을 수 있지만 평범한 생활을 하는 데는 문제없어요”라고 말했다. 치료는 어렵지 않다고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중증근무력증에는 완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증상이 사라져도 병 자체가 없어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증근무력증이라는 질환은 증세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고, 치료 후 수년간 증세를 보이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나타나기도 해요. 그래서 신경과 전문의들은 중증근무력증에 대해서는 완치라는 단어 대신 관해(寬解)라는 표현을 써요. 일시적이건, 영속적이건 증상이 감소한 상태를 말하죠. 때문에 약을 끊을 정도까지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정기적으로 진단을 받아야 해요. 언제 어떻게 증상이 다시 나타날지 예상할 수 없으니까요.” 의료계에서 이 병의 환자 수가 집계되는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병을 안고 있지만 증상이 잠깐씩 나타났다 사라져 멀쩡한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운동은 독 중증근무력증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진단 자체가 까다롭다는 데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이 특정 수치로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 교수는 의사의 진찰 소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중증근무력증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수치만으로는 부족해요. 의사가 환자를 직접 만나 다양한 반응을 확인해봐야 해요. 혈액검사를 통해 항체농도를 측정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알 수 없죠. 폐활량 검사나 근력 테스트도 실시해요. 몸의 각 근육이 모두 다 정상적으로 움직이는지도 확인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항콜린에스터레이스라는 이름의 약을 투여하는 것이다. 가슴샘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절제를 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혈장분리교환술과 같은 면역요법이 활용되기도 한다. 치료는 의학적으로 어렵지 않은 편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괴롭다. 환자를 괴롭히는 첫 번째 요인은 부작용이다. 약에 따라 속이 쓰리거나 소화가 안 되고, 체중이 늘고, 탈모, 간수치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면역체계와 관련한 약들이다 보니 독할 수밖에 없다. 또 매일매일 빼먹지 않고 먹어야 하는 것도 환자에겐 부담스럽다. 안 교수는 “하루 정도 실수로 빼먹어도 부담이 적은 혈압약이나 당뇨약과는 성격이 달라요. 투약이 중단되면 빠르게 상태가 악화돼요. 심지어 약을 챙기지 않고 해외출장을 갔다 사망한 사례도 있었으니까요.” 만약 중증근무력증을 일종의 체력저하로 판단해 운동으로 이겨내려고 하면 더 큰 독이 된다. 정상적인 근육들까지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 스윙을 할 때 클럽을 자주 놓치거나, 식사 중 젓가락을 놓치는 증상 등 몸에 이상 증세가 느껴지고 갑작스런 근력저하가 나타날 때는 이 병을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언어구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눈 한쪽이 처지는 등 주변에서 증세를 알아볼 정도가 되면 서둘러 신경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가 봐야 한다.
- 2017-03-28 1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