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인구 증가로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연금 시장 개편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를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누고,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등 퇴직연금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약 90%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방치돼 수익률이 연 1% 수준에 그쳐 노후 소득으로는 턱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적연금 고갈 이슈가 매년 쏟아지는 지금, 사적연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해야 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기획 시리즈 [연금 가이드]를 통해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지난해 7월부터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서, TDF(타깃데이트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TDF 열풍이 불고 있다는 시장 분석도 나온다. 연금 자금들이 원리금 보장형에서 수익률이 높은 실적 배당형으로 옮겨가는 ‘자금 이동’(머니 무브)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TDF가 무엇인지, 내 연금 자산에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생애주기에 맞춘 투자 상품 TDF
TDF는 Target Date Fund의 줄임말이다. 생애주기 펀드라고도 한다. 보통은 은퇴 시기에 맞춰 자산 배분 비율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청년기에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율을 높이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TDF의 가장 큰 장점은 초기 설정에 따라 생애 주기에 맞춰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리밸런싱 한다는 점이다.
이 상품에는 뒤에 항상 네 자리 숫자가 붙는다. 2020부터 2050까지 5년 단위의 숫자가 붙는다. TDF2045라면 2045년 은퇴를 가정해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2023년 시점에서 보자면 앞으로 22년 정도 은퇴가 남았기 때문에 주식과 같이 위험성은 있지만 수익률은 높을 수 있는 상품군에 투자 비중을 늘렸다가, 2045년이 가까워질수록 채권과 같은 안정성이 높은 상품으로 갈아탄다.
상품을 고를 때는 보통 나의 은퇴 시기에 맞춰 숫자를 고른다. 내가 1974년생이고, 55세에 은퇴할 계획이라면, 태어난 연도+은퇴 예정 나이(1974+55=2029)로 계산한다. 2029이니 TDF2030 상품을 고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내 은퇴 시기에 맞춰 투자해야 하는 건 아니다.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서 2045년 은퇴지만,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싶다면 TDF2030 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다. 2023년 기준으로 7년 정도가 남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방향으로 매년 포트폴리오가 바뀔 것이기 때문. 반면 2035년 은퇴인데 조금 더 수익률을 높이고 싶다면 2045 상품에 투자해도 된다. 2023년 기준으로 22년이 남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상품 위주로 구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상승곡선 타는 TDF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의 ‘TDF 성장 및 운용성과 분석’에 따르면 TDF로 운용되는 연금 자산은 2023년 1분기 기준 10조 원을 돌파했다. TDF는 2016년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됐다. 2020년 말 기준으로는 약 5조 원 수준이었으나 약 2년 만에 두 배가 된 셈이다.
TDF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대표적 실적배당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여러 실적배당상품 중 TDF 적립금은 20%를 차지한다. 2018년~2021년 퇴직연금 내 TDF 적립금은 매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3년 1분기에도 성장세를 보인다. 금투협에 따르면 TDF에 유입된 전체 순자산에서 연금 비중은 9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이 73.7%, 개인연금이 18.6%를 차지한다.
TDF 상품은 총 19개 운용사가 총 146개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TDF2025와 TDF2030의 순자산이 각 22.2%, 20.4%를 차지했으며, 이어 TDF2045가 16.8% 수준이었다.
금투협은 보고서에서 “TDF 상품별 비중이 쌍봉형 분포를 보여, 은퇴 시점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투자 성향에 따른 선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분석했다.
TDF는 해외주식형 펀드와 국내채권형 펀드 사이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증시 상승기에는 글로벌 주요 지수를 추종해 수익을 실현하고, 주가 하락기에는 손실을 일부 방어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투자는 어떻게?
TDF가 어떤 상품 위주로 투자하는지를 봐야 한다. 액티브형 TDF는 시장지수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 따라서 주식과 채권을 적극 편입하고 기대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반면 패시브형은 시장지수만큼의 수익을 추구한다. 따라서 ETF와 인덱스펀드를 주로 활용한다. 증시가 좋다면 패시브 TDF가 유리하지만,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액티브TDF가 유리할 수 있다.
또한 목표 시점 이후에 자산 배분이 어떻게 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목표 시점까지만 주식 비중을 줄이다가 목표 시점이 지나면 낮은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있고, 주식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목표 시점까지 점차 줄이다가, 목표 시점 이후에도 계속해서 줄여나가는 방법이 있다.
따라서 TDF 상품을 고를 때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우선 원하는 바를 생각해둬야 한다. 나의 은퇴 시점이 얼마나 남았으며, 원하는 수익률은 얼마이고, 은퇴자금 수령 방식은 어떻게 할 건지 나만의 기준을 세워둬야 한다. 아래는 예시다.
STEP 1 현재 나의 나이는 40세이고, 은퇴 예상 나이는 60세이다.
STEP 2 TDF 투자를 통해 원하는 기대 수익률은 연 5%이다.
STEP 3 나는 은퇴 후 일시금으로 받을 것이다. 혹은 은퇴 후 30년 동안 월 30만 원을 받고 싶다.
위의 기준을 정했다면, 은퇴까지 공격적으로 연금을 운용하고 싶은지, 수익을 내되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지 나의 성향까지 고민해보면 좋다.
주의해야 할 점 세 가지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TDF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할 것으로 봤다. 너무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원금 이상의 이자를 내고자 하는 은퇴자금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7월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사전 지정 운용 제도)이 본격 도입되면서, TDF 상품을 선택해 유입되는 자금들도 있을 예정이다. 그만큼 상품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TDF를 고를 때에는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첫째, 멀리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TDF는 연금형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 상품이다. 따라서 단기에는 최근처럼 경기 상황으로 주식 시장이 좋지 않거나,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내려갈 때 TDF의 수익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당장에 수익률이 낮다고 해서 상품을 바꾸거나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처음에 상품을 고를 때 해당 상품이 나온 이후의 누적 수익률을 살펴보도록 하자. 또 같은 목표 시점으로 설정된 펀드끼리의 수익률 비교를 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AATDF2030과 BBTDF2030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TDF가 2016년부터 도입되긴 했지만, 활성화 기간이 짧은 편이므로 최근 3년 이내의 수익률 평균을 보는 것이 좋다.
둘째, 운용사마다 다른 수수료를 잘 봐야 한다. 다른 펀드 상품과 비교하면 수수료가 낮은 편이기도 하고, 운용사끼리 경쟁하면서 수수료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장기 투자 펀드이기에 투자 기간이 길수록 수수료가 높아진다. 최종 만기 수령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운용 보수 수수료와 비슷하거나 거의 차이가 없다면 실질적으로 큰 이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원하는 수익률뿐 아니라 운용 보수 비용도 꼭 따져보자.
선취수수료, 후취수수료, 수수료 미징수 등의 상품이 있는데, 운용 기간에 따라서 어떤 때는 수수료 미징수 상품이 저렴해 보이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수수료 선취 상품이 장기로 봤을 때 비용이 낮은 때도 있다. 내가 가입하고자 하는 상품의 운용 기간과 보수를 꼭 꼼꼼하게 비교해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내 생애 주기에서 어느 시점에 목돈이 필요할지도 예상해보자. 앞서 자신이 원하는 방법에 따라 꼭 은퇴 시점에 맞춘 상품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2030년 은퇴를 앞두고 있고, 은퇴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해 은퇴 자금과 목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2023년 현재로써는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원해 2045년 TDF 상품에 가입했다고 가정하자. 2030년에 가서 TDF 상품을 중도 해지하게 될 경우,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TDF가 장기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중도 해지 시점의 수수료가 크면 실질적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TDF상품을 운용할 때도 일시금을 넣어 짧게 운용할 것인지, 매월 10만 원 씩 넣으면서 오래도록 운용할 것인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
투자상품이기에 초기 TDF 상품 선택 과정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이후에는 전문가들이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리밸런싱을 해준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인 포인트다. 잠자고 있는 은퇴연금이 자동으로 굴러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TDF 상품을 잘 활용해보자.
가장 가까운 인공지능은 내 손안의 스마트폰에 있다. 보이스 피싱 예방 등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과 활용법을 알아보자.
1.생활에 필요한 기본 앱 알아보기
스마트폰의 응용 프로그램인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인터넷 정보 검색, 음악 및 영상 감상, 쇼핑, 교통수단 검색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앱 스토어, 원스토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① ‘앱’이라는 스마트 기기 전용 프로그램은 모바일 메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② ‘앱’에서 원하는 앱을 검색한 후 ‘다운로드’를 누르면 새로운 앱이 생성된다.
2.안전한 모바일 생활
최근 금융 사기 범죄인 보이스 피싱과 스미스 피싱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안전한 통화, 스팸 차단을 위한 팁을 살펴보자.
- T 전화는 기본 통화 기능을 활용하는 서비스다.
- SK텔레콤의 T 전화는 통신사 상관없이 광고 전화를 받기 전, 누구인지 알고 예방할 수 있다.
- 기본 통화 기능 외에 인공지능 AI ‘NUGU’(누구), ‘스팸 차단’, ‘상호 검색’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3.설치하기
① 앱 스토어에서 ‘T 전화’를 입력하고 설치한다.
② T 전화 권한 설정을 승인하고 다음을 누른다.
③ 약관에 ‘동의하기’를 선택한다.
④ 프로필 사진을 설정한다.
4.설정하기
우측 하단의 ‘설정’을 누르면 프로필, T 전화 테마, 벨소리, 통화 자동녹음(스팸)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5.투데이
좌측 하단의 ‘투데이’를 선택하면 뉴스, 라디오, 날씨, 추천 음식점 등 다양한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6.안심통화
① ‘안심통화’ 기능을 활용하면 보이스 피싱, 광고 전화를 받기 전에 누구인지 알고 예방할 수 있다.
② 안심통화 평가는 실시간으로 모두 함께 평가하고 공유하는 스팸 전화 기능이다.
7.인공지능 ‘NUGU’(누구)
① 마이크 버튼을 선택하면 인공지능 AI ‘NUGU’를 만나볼 수 있다.
② 음성 명령으로 쉽고 편리하게 전화를 걸고 받고 거절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③ ‘NUGU’에서 제공하는 투데이 탭으로 뮤직, 날씨, 뉴스 등 다양한 생활 편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자료제공 SK텔레콤
한국노년학회가 오는 5월 19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이화여자대학교 ECC 및 포스코관에서 ‘2023년 한국노년학회 전기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임박한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건강, 경제, 돌봄서비스, 여가, 주거, 관계, ICT 기술 등의 다면적 차원에서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응 방안과 전략”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기조 강연으로는 이윤환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건강 노화의 과제와 전망” 에 대해 발표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20년 한국 기대수명은 83.5세지만, 건강수명은 66.3세에 그치고 있으며, 질병·부상으로 인한 건강상실년수도 2019년 기준 10.2년에 달한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로 “지속 가능한 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을 다룬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8.4%,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14.2%에 그치고 있다.
유원섭 국립중앙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령자를 위한 사람 중심 일차 의료 제공체계 모형”에 대해 발표한다.
이어 주은선 경기대학교 교수,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양재진 연세대학교 교수, 권순만 서울대학교 교수, 이용주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이윤신 보건복지부 과장이 토론을 진행한다.
또한 이번 한국노년학회 전기학술대회에서는 국민연금연구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사회보장정보원·한국 취약노인지원재단·한국노인종합복지관 협회·중앙사회서비스원·건강보험연구원·건축공간연구원·국 노인인력개발원·한국교통연구원 등의 기관 세션, 실천현장전문가 세션의 기획 발표가 이어진다.
보건정책, 예술치료, 사회복지, 노인 심리, 신진 연구, 뉴 라이프 스타일 등 자유 발표 세션도 있을 예정이며, “이야기 치료를 적용한 노인 상담”의 주제로 특별세션(내러티브 노인 상담)이 진행된다.
한국노년학회는 1978년 창립된 개인의 노화와 사회적 고령화에 관한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고 고령화 문제 예방 및 해결을 위한 이론적·실천적 대안을 제시하는 다학제적 학술단체다.
2025년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다차원적 접근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노인세대 진입과 젊은 노인층의 등장으로 소득, 건강, 재산 등 여러 측면에서 이전 노인 세대와는 다른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동자들은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즉, 중장년에겐 퇴직 후 20년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질 제2의 직업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취·창업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중장년 유망 직업에 대해 조사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유망 직업을 하나씩 소개해나가려 한다. 그 네 번째 순서로 ‘공인중개사’에 대해 알아봤다.
◇ 공인중개사, 왜 유망할까?
공인중개사는 오래 전부터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로 실질적으로 노년기 대비에 좋은 일자리다. 국가전문자격인 ‘공인중개사’는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고, 한번 취득하면 갱신 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나이가 많더라도 도전하는 데 무리가 없어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도 시도해 볼 만하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장
40대 이상 중장년은 오랜 사회활동 경험을 통한 대인처세술, 폭넓은 대인관계, 복합적인 인지능력 등이 성공적인 공인중개사가 되는 밑거름이 된다. 직업전환의 부담이 적으며 소자본으로도 개인·합동사무소 중개법인 등의 설립이 가능하다. 소득의 경우 개인의 노력에 따라 단기간 내에 기존 업무와의 소득 격차를 최소화 또는 상향할 수 있다. 또한 고령화 사회에 은퇴 후 20년 이상의 사회활동을 준비 할 수 있는 평생직업이다.
-KCI 한국자격증정보원 ‘공인중개사’ 소개란
부동산중개사로도 불리는 공인중개사는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직업으로, 부동산(중개사무소)을 열어 운영하는 이들을 보면 중장년이 상당수다. 눈으로도 쉽게 확인될 정도로 중장년의 수요가 높은 직업임을 알 수 있다. 공인중개사는 다른 업종에 비해 초기투자자본(인테리어, 집기 및 업무시설 등)이 비교적 적게 들고, 진입 장벽이 낮다고 알려져 제2직업으로 염두에 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인중개사는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 공장, 토지 등의 부동산에 대해 거래 당사자 간 매매, 교환, 임대차 등의 득실 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고 중개한다. 부동산 이용과 개발에 대한 상담이나, 주택과 상가 분양 대행, 경매 대상 부동산에 대한 권리 분석, 입찰대리 업무 등을 수행하기도 한다. 때문에 실무에서는 고객과의 관계 형성을 위한 대인관계 능력, 협상 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중개 의뢰를 받은 부동산의 지변, 평수 등을 파악해 매입자와 예정자에게 시세, 재테크, 향후 전망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현장 답사나 시장 조사 등도 진행한다. 부동산이나 금융 정책, 세무 및 법률 지식, 부동산 경기나 동향 등에 대한 정보 수집 능력이 요구돼, 지식을 습득하는 데 흥미가 있어야 적성에 맞는다.
아파트나 주택 등의 경우 봄, 가을 이사철 주말에 고객이 많은 편이다. 고객의 여건과 편의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근무 시간은 다소 유동적이다. 영업 차원에서 시장조사나 매물분석, 온라인을 통한 고객 상담 등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부동산 현장 방문 외에는 특별히 체력 소비가 되지 않고,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아 나이에 제한 없이 평생직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의 관심이 높게 나타난다.
◇ 공인중개사, 나도 될 수 있을까?
공인중개사로서 부동산중개 일을 하려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전문자격 공인중개사 시험(국토교통부 주관)에 합격증이 필요하다. 시험은 1차와 2차가 있는데, 둘 다 합격해야(매 과목 100점 만점 기준 40점 이상, 전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 자격증이 발급된다. 시험은 연 1회 시행되기 때문에, 시험 일정을 잘 숙지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공인중개사 시험의 경우, 다른 시험과 마찬가지로 1차를 합격해야 2차 시험 응시가 가능한데, 두 시험을 하루에 동시에 치를 수도 있다. 다만, 1차 시험에 불합격했을 경우 2차 시험은 무효 처리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개인의 역량이나 여건에 따라 단기간에 1·2차를 동시에 대비하기도 하고, 시간을 두고 두 해에 걸쳐 각각 준비하기도 한다. 시험 합격률은 20~30% 내외로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따라서 관련 지식이 전무 하다면 사이버대학 등 관련 대학이나 학원 등에서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된다.
자격 취득 후에는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을 위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나 대학에서 위탁받아 시행하는 실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다면 부동산중개사사무실에 중개보조원으로 취업한 후 실무경험을 쌓아 자격증 취득을 준비해도 된다. 중개보조원은 주로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안내 및 일반서무 등 부동산중개사의 중개업무와 관련된 단순한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꼭 부동산 관련 학력이나 전공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 따르면 자격증 시험 준비나 취득 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이나 대학원 등에서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단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협회) 관계자는 “이전에는 은퇴 후 창업 등을 목표로 한 중장년층이 시험 응시생의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요즘은 개업공인중개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청년들의 응시율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창업의 목적 외에도 건설사 또는 분양사 등 관련 업계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 용도로 자격증을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 공인중개사, 도전을 꿈꾸고 있다면?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고, 진입 장벽은 낮은 만큼 제2직업으로 떠올려본 이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몇 가지 염두에 둘 부분이 있다. 먼저, 현재 공인중개사의 경우 과포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 수는 2023년 4월 30일 기준 11만 7786명이다. 통계청 집계에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는 2202만 2753명으로, 공인중개사 사무소당 수요 가구가 약 187명으로 계산된다.
협회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사무소당 가수요층을 300가구로 본다. 공인중개사는 자격 배출이 많고(2022년까지 52만 여 명),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개업공인중개사 수가 과포화 상태라 할 수 있다”며 “지난해 한 해 동안 전국 휴·폐업자 수가 1만 3217명에 이를 정도로 중개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전세사기 등 불미스런 사회적 이슈에 따른 부담이나, 개업공인중개사끼리의 경쟁 구도와 갈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협회 관계자는 “타인의 거의 모든 재산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을 거래하는 업종이므로 안전한 거래와 권리 이전에 신경 써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직업 윤리와 소명 의식도 필요하다” 며 “부동산 중개 업무는 다량의 정보 취득과 다양한 기법이 뒷받침돼지 않으면 동종 업계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나만의 사무실 운영 및 홍보 노하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전한 부동산 중개를 위해 타 중개사무소에서 일정 기간 소속공인중개사 등으로 활동하며 중개 기법을 익히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직업도 있어요!" 공인중개사 자격증 활용 직업 5選
[1] 부동산개발업자
· 유사 명칭: 부동산디벨로퍼(Developer), 부동산시행자, 부동산개발자
· 숙련 기간: 4~10년
· 하는 일: 사업 대상 부지의 입지여건, 주변수요 등을 분석해 적합한 부동산상품을 기획하고, 이를 위한 용지구입, 인허가절차 진행, 자금마련, 건축, 마케팅, 분양, 입주, 정산, 사후관리까지 총괄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2] 부동산정비사업관리자
· 유사 명칭: 재건축정비사업자, 재개발정비사업자, 도시환경정비사업자
· 숙련 기간: 2~4년
· 하는 일: 사업시행자로부터 위탁을 받아, 조합설립 및 정비사업 동의, 조합설립인가 신청 등을 진행한다. 사업성검토 및 정비사업의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사 선정, 사업시행인가 신청, 분양 및 관리 처분계획 수립을 대행하거나 자문하기도 한다.
[3] 부동산경매인
· 유사 명칭: 부동산 경매사
· 숙련 기간: 1~2년
· 하는 일: 고객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법원 경매나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공법인에 의해 시행되는 공매 등 부동산경매 시장에 나온 경매 물건에 대해 권리분석과 현장 확인 업무를 하고 의뢰인의 경매 참여를 지원한다.
[4] 부동산신탁관리원
· 유사 명칭: 부동산처분신탁관리원
· 숙련 기간: 1~2년
· 하는 일: 부동산 소유주로부터 신탁청약을 접수하고, 신탁에 따른 내용을 설명한다. 신탁부동산에 대한 물건, 환경, 법적규제, 이용상황, 인근의 임대료 등을 조사하고 신탁계약을 체결한다. 신탁부동산의 종합관리계획을 작성하고, 소유권이전 및 신탁등기를 한다.
[5] 부동산컨설턴트
· 유사 명칭: 주택상담원, 재건축상담원, 부동산상담원
· 숙련 기간: 2~4년
· 하는 일: 토지나 건물의 최적의 활용방안을 분석하기 위하여 각종 자료를 수집·분석한다. 부동산의 보유, 매매, 개발의 타당성을 검토하거나 개발 최적시설·최적규모를 판정, 투자수익성을 파악한다.
[참고] 한국고용정보원 '2020 한국직업사전'
“아들이 납치되었어요. 빨리 돈을 찾아야 해요.” 지난 2월 대전시에서 한 70대 여성은 ‘아들을 납치했다’는 보이스피싱에 속아 우체국에서 현금 2400만 원을 찾으려고 했다. 그 모습을 본 우체국 직원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제지한 덕분에 여성은 금융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고령자들의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고령자들은 정보기기 사용 미숙, 낮은 정보 접근성 등으로 인해 금융 사기의 피해자가 될 위험성이 높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는 고령자 보호에 미흡한 실정이다.
고령자 보이스피싱 범죄 급증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60세 이상 고령층 대상 보이스피싱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와 피해 금액은 감소 추세에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는 2018년 70251건에서 2021년 12107건으로, 피해 금액은 2018년 4440억 원에서 2021년 612억 원으로 각각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고령층 대상 범죄 건수와 피해 금액의 비중은 늘었다.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 중 고령층 피해 비중은 2018년 16.2%에서 2022년 상반기 56.8%로 3.5배 증가했다. 피해 금액 중 고령층 피해 비중도 2018년 22.2%에서 2022년 상반기 48.8%로 2배 이상 뛰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고령층에 집중됐다는 점을 알 수 있는 결과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최근 나타난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은 문자메시지, 카톡 등으로 가족·지인을 사칭하며 개인정보 및 금전 이체 등을 요구하는 △메신저피싱, 검찰·경찰 등을 사칭하는 △기관 사칭, 저리 대출 대환 등으로 자금 이체를 유도하는 △대출 빙자 유형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채널 이용 증가로 메신저피싱 금융 사기가 급증했다.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 중 메신저피싱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5.1%에서 2020년 15.9%, 2021년 58.9%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로 가족, 지인을 사칭한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휴대폰 파손, 신용카드 분실 등 불가피한 상황을 알리며 악성 링크에 연결을 유도한 후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령자의 금융 피해를 방지하는 법안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고령자 금융 피해는 가해자와 가해 경로에 따라 △금융 상품 불완전 판매, △금융 착취, △금융 사기로 구분된다. 먼저 금융 상품 불완전 판매는 금융기관이 금융 상품을 부적합하게 판매한 경우를 말하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적용될 수 있다.
금융 착취는 상황에 따라 적용 법이 달라진다. ‘금융기관에 의한 금융 거래상 금융 착취’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적용 대상이다. 금융기관과의 금융 거래가 아닌 ‘친족・부양자 등에 의한 금융 착취’는 ‘노인복지법’이 적용된다. 노인 학대 방지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해당 법에서는 ‘경제적 착취’를 노인 학대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사기는 잘 모르는 타인이나 전문적인 사기 집단에 의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며, 보이스피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 사기에는 ‘전기통신·금융 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 적용된다.
즉 우리나라에는 고령자 금융 피해 유형 별 관련 법이 있을 뿐 고령자 금융 피해 방지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법이나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금융소비자보호법과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연령과 상관없이 적용되는 법이고, 노인복지법은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찍이 고령자 금융 사기 관심 가진 해외 사례
이처럼 고령자 금융 피해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2020년 정부는 ‘고령 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발표하고 근본적 종합적 대책을 마련했다. △고령자 전용 모바일금융 애플리케이션(앱) 마련 △고령층 전용 대면 거래 상품 출시 △고령자 전용 비교 공시 시스템 구축 △고령층 금융 착취 의심 거래 감시 시스템 구축 등의 내용을 약속했는데, 큰 진전은 없었다.
무엇보다 정부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과 ‘노인금융피해방지법’(가칭)을 제정한다고 예고했다. 해당 방안의 주요 내용은 금융기관이 고령자 착취 의심 사건 발견 시 금융감독원・경찰 등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실효성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 직원의 면책 조항을 두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령자에 대한 불완전 판매 방지, 차별 금지 등에 관한 사항을 법에 규정하는 것이다.
법 제정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금융기관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이 금융 착취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민사상・형사상 책임이 면제된다고 하더라도 금융기관 직원의 업무 수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이를 법에 의무화하기보다는 각 금융권별 상황에 맞게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기도 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는 현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반면, 해외 주요국들은 일찍이 고령층의 금융 사기에 관심을 갖고 정책 마련 등 대응에 나섰다. 덕분에 고령층 금융 사기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3월 ‘주요국의 고령층 금융사기 피해 방지 노력’ 보고서를 통해 해외 주요국들의 정책을 담았다.
먼저, 미국은 지난 2018년 ‘고령자안전법’(Senior Safe Act)을 제정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금융착취가 의심될 때, 금융기관 및 직원 등이 고령자 동의 없이 금융 당국에 의심 사례를 보고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우리나라 정부가 ‘노인금융피해방지법’을 제정할 때 해당 법을 참고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신종 금융사기로부터 고령층을 보호하기 위한 ‘사기 및 스캠 방지법안’(Fraud and Scam Reduction Act)이 미 하원을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미국 연방공정거래위원회, 재무부, 법무부 등 관계 부처장과 소비자단체 대표 등으로 고령층 사기 방지 자문 그룹을 구성하고, 고령층 보호 정책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은 2014년 ‘소비자안전법’을 일부 개정해 고령자를 배려가 필요한 소비자로 규정하고, 필요한 대응을 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고령층의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와 금융기관, 지자체가 연계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특수사기 예방 정책을 강화했다. 정부의 규제 노력으로 2021년 피해 규모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영국은 1980년대부터 고령자 등 학대로부터 취약한 성인을 보호하기 위한 성인 보호 정책이 시작됐으며, 2014년 ‘돌봄법’(Care Act)을 제정해 관련 법 및 규정을 일원화했다. 더불어 금융회사에 의한 고령층의 금융 착취 및 금융 사기 피해 근절을 위해 당국이 불법적, 사기적 영업 행위를 철저하게 감독하고 있다.
퇴직 후 재취업 과정은 녹록지 않다. 경력이 무색할 만큼 퇴짜 맞은 이력서가 쌓여가고, 면접 기회는 좀처럼 잡기 힘들다. 그마저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 일쑤. 열심히 살아온 인생인데 뭐가 잘못된 걸까. 그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없다면,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단계다. 이에 재취업 상황별 전문 컨설턴트들의 이야기를 통해 중장년 구직자의 행태를 짚어보고, 그 해결점을 모색해보려 한다. ‘시니어 잡:담회(Job:談會)’ 그 첫 순서는 ‘상담편’이다.
Episode_1 “대기업 출신인 나더러 중소기업을 가라고요?”
재취업은 전 직장과의 연장선이 아니다. 회사 규모는 물론, 그에 따른 직급이나 직무, 역할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전 직장의 명성에 얽매이는 구직자가 적지 않다는데.
진행자 상담하러 오는 구직자들의 과거 직군별 유형이 있나요?
권미경 커리어컨설팅 대표(이하 미경) 그럼요. 대기업 생산직 퇴직예정자 대상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는데요. 일단 번아웃을 많이 호소하시고, 1년 정도는 쉬고 싶다고들 하세요. 그러고 난 뒤에 뭐 할 거냐 물으면, 절대 중소기업은 가지 않겠다고 해요. 대기업에 대한 자부심도 크시고, 그 타이틀을 버리기 쉽지 않으신 거죠. 사실 공백기가 생기고 취업 시장에 나오면 중소기업도 어렵거든요. 열심히 인식 개선을 해드리려 했는데,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최성희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책임컨설턴트(이하 성희) 아무래도 대기업은 교육이나 연수 기회가 많은 편이죠. 오히려 그만큼 (회사)안에서만 머무는 시간이 많아 바깥 상황은 잘 모르시더라고요.
황영희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책임컨설턴트(이하 영희) 그래도 생산직에 계셨던 분들은 지게차운전기능사 같은 자격증이라도 따놓으시는 편이에요. 사무직은 학력도 높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차·부장급 출신이 많은데요.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 외에 개인이 주도적으로 경력 목표를 설정하거나 개발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이력서에 쓸 만한 내용은 있는데 실상 성장은 더딘 거죠.
황성철 상상우리 수석컨설턴트(이하 성철) 대기업이나 공무원 출신 분들의 특징은 일단 직장 백그라운드(배경)가 너무 좋았다는 거죠. 근데 회사의 명성을 자신의 전문성이라 오해하는 분이 많아요. 그 백그라운드 빼면 할 수 있는 게 없는데도 말이죠.
미경 엔지니어 직군은 전문성이 너무 뛰어나다 보니 컨설턴트 이야기를 잘 듣지 않더군요. 너희가 나보다 이 분야에 대해 더 잘 아냐 이거죠. 특수 분야에 계셨던 분들을 상담할 때는 사전 공부가 많이 필요해요.
성희 저는 작년에 대전에서 고경력 과학자분들을 만났는데요. 정말 희소한 인력이거든요. 결국 이분들의 기술이 사회로 나오기 위해서는 우리 같은 일반인에게 해석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취업 시장에서 더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요.
성철 안 그래도 제가 그동안 만나왔던 분들을 토대로 출신 직군별 구직자 특성을 적어봤어요. 맞는 말인지 들어보시고 아닌 건 말씀해주세요. ① 공무원이나 군인 출신, 부지런하고 학구적이지만 유연성 부족함 ② 대기업 출신, 기업 후광에 기대어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함 ③ 중소기업 출신, 다양한 경험을 보유했으나 추후 소기업 등으로 재취업되는 상황이 벌어지며 자신감이 하락함 ④ 금융기관 출신, 고임금자가 많아 눈높이가 높고 자신감도 높음 ⑤ 교사 출신, 컨설턴트를 가르치려 들고 자신을 과대 포장함 ⑥ 고기술 경력자, 자존심이 높고 전문성이 뛰어나지만 영역이 좁아 보편적인 재취업이 어려움, 그에 따라 자칫 우울해하기도 함. 자, 어떤가요?
미경 성희 영희 맞아요, 맞아요. 공감합니다!
Episode_2“실업급여 타고 좀 쉬다 보면 누가 연락하지 않겠어요?”
청년층 못지않게 퇴직자에게도 취업 공백이 생기는 것은 그리 좋지 않다. 퇴직 후 1~2년은 재취업을 위한 골든타임. 안일하게 스카우트 제의를 기다린다면 시간낭비일 뿐이다.
진행자 퇴직하고 리프레시할 겸 1~2년 쉬었다가 컨설턴트를 찾으면 늦은 걸까요?
미경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번아웃이 온 경우가 많거든요.
영희 마냥 쉰다고 리프레시가 되는 건 아니라고 봐요. 대개 퇴직하고 실업급여 받는 몇 개월 동안은 쉬겠다는 분이 많은데요. 그러다가 정말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요. 꼭 전투적인 구직 활동을 하라는 건 아니에요. 운동을 한다거나, 요리를 배워본다거나, 기존에 결핍됐거나 못 해본 영역을 채워가는 거죠. 그러다 보면 떨어졌던 심리적 자원도 채워지고, 구직 활동에 긍정적 에너지로 쓰일 수 있습니다.
성희 당장 자기개발을 시작하기보다는 춤이든 낚시든 뭐라도 몰입하는 시간을 보내시는 걸로 충분하다고 봐요. 아무것도 안 하시고 단절해서 집에만 계시는 게 제일 위험합니다.
성철 공무원들은 퇴직하고 1년 동안 공로연수를 받아요. 그거 끝나고 나면 또 실업급여를 몇 개월 받고요. 그렇게 1~2년 동안 특별히 뭘 안 해요. 60세에 퇴직해서 결국 62세쯤에나 구직 활동을 하는데, 그땐 너무 늦죠. 근데 막상 그분들에게 교육받으시라 하면 신경질 내요. 그래서 저는 일단 ‘노시라’ 하고 대신 그 사이 생애설계도 받아보고, 여생이 기니까 뭐 하면 좋을지 검색도 좀 해보시라 해요. 막상 1년 놀잖아요. 그럼 미쳐요. 알아서들 나오십니다.
진행자 당장 전투적인 구직 활동은 미루더라도 바깥 활동은 좀 하시라는 거죠?
영희 네, 정보가 엄청 중요하거든요. 어디라도 가야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정보도 얻고 기회도 생기니까요. 아무리 스펙이 좋은 분이라도 1~2년 공백 거치면 재취업 연결은 쉽지 않아요.
성철 바깥으로 나와보면 딱 알게 되죠. 나만 놀고 있었구나. 다들 뭘 하고 있네? 근데 한편으론 이런 사람들도 많아요. 어디선가 연락이 오겠지. 같은 회사 다녔던 선배나 후배가 같이 일하자고 하겠지. 그런 막연한 생각으로 허송세월 보내는 경우도 상당해요.
영희 근데 연락이 안 오죠. 지혜로운 분들은 퇴직 전에 경력 목표를 설정하고 자격증이나 훈련을 미리 준비해요. 제가 만난 분 중에 재직자인데 구직자 대상 교육을 듣고 싶다고 사정해서 넣어드린 적이 있거든요. 건설업 종사자였는데, 드론 수업을 듣고는 관련 자격증 4종을 모두 따셨죠. 요즘은 건설업계에서도 안전관리 측면에서 높은 빌딩이나 댐 등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구조물에 드론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전망을 이해하신 거예요. 그렇게 해서 퇴직하고 한 달 만에 취업에 성공하셨답니다. 물론 이런 사례는 많지 않지만요.
성희 결국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봐요. 상담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다음 단계로 행동을 옮기는데, 아무런 선택도 못 하시고 시간만 보내다 가는 경우도 많아요. 좀 전 사례자 역시 스스로 교육을 듣겠다, 자격증을 따겠다, 이런 의사결정이 빨랐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성철 맞습니다. 저는 이런 구직자도 봤어요. 자신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시키는 건 잘하니까 나더러 뭘 할지 알려달라는 거예요. 근데 그건 고등학생 때나 가능한 얘기죠.
성희 유망 직종이나 괜찮은 자격증 하나만 찍어달라는 분도 계셨어요. 막상 그 하나를 말씀드려도 실행에 옮기진 않으시더군요.
성철 직장에 종속돼 눈치 보며 지낸 세월이 길어서일까. 주도적으로 하는 힘을 잃은 거 같기도 해요.
Episode_3“이력서요? 컨설턴트가 대신 써주는 거 아닌가요?”
마음이 급한지, 의지가 부족한지, 쉽게 취업 정보를 얻어가려는 이들도 있다. 게다가 무리한 요구에 성의 없는 태도까지 보인다면? 컨설팅의 가치는 떨어지고 재취업은 멀어지고 만다.
진행자 컨설팅 과정에서 어떤 상황이 가장 난처한가요?
성희 오시자마자 다짜고짜 뭐 해줄 수 있냐고, 내가 당장 갈 곳을 알려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어요.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도 안 해주시고 말이죠.
영희 마음을 여는 게 우선이고 참 중요한데, 라포(상호 신뢰관계) 형성이 쉽지 않아요.
미경 게다가 속으로 컨설턴트를 테스트하는 경우도 많죠.
성철 맞아요. 나한테 뭘 해주는지 봐서 나도 내 것을 보여주겠다, 이런 거예요.
성희 네, 확실히 경계하시는 분들이 있긴 해요. 때론 기 싸움도 벌어지죠.
미경 기관마다 다니면서 컨설턴트를 간 보는 분도 많아요.
성희 결국 가장 난처한 건, 구직자가 개방하지 않는 상황이에요. 가령 5회 진행하면 거의 끝나갈 때쯤 마음을 터놓는 분도 계세요. 그래도 그렇게라도 오시는 분들은 그만큼 얻어가는 부분이 있으리라 봐요.
진행자 그럼 컨설턴트를 찾아가기로 했다면, 효과적인 상담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게 있을까요?
영희 저는 고객분들에게 사전에 이력서를 준비해 방문하시도록 공통적으로 요청 드려요. 그것이 그 고객분의 재취업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때도 있어요. 완벽한 이력서를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컴퓨터로 프린트하여 방문하시든 문구점에서 이력서 양식을 구입해서 손으로 작성해서 오시든 어떤 형태로라도 작성해서 방문하는 고객분과 아닌 분은 큰 차이가 있어요. 빈손으로 오는 분들은 ‘취업까지 오래 걸리겠구나’ 생각해요. 그만큼 간절함이 덜하다는 건데, 어떻게 질 높은 상담이 이뤄질 수 있겠어요. 워크넷 잡케어 서비스나 테스트를 미리 해보셔도 좋아요. 그러면서 스스로 상태 파악도 되고, 진단 결과를 상담 자료로 쓰면 더 효율적인 컨설팅이 가능하죠.
진행자 무성의한 분들이 오면 컨설턴트들도 의욕이 떨어지죠?
성희 숙제 같은 거 안 해오시면, 아 저분은 다음엔 안 오시겠구나 싶죠.
성철 태도와 자세의 문제니까요.
영희 사실 중장년은 잠재력이 높은데, 그 안에 오래 쌓인 안 좋은 습관이나 행동도 섞여 있잖아요. 그래도 태도가 좋으면 취업 가능성을 높여갈 수 있죠.
성철 안 좋은 태도 중 하나는 ‘나이 탓’ 하는 거예요. 나이 때문에 떨어졌을 거야, 이 나이에 무슨 자격증? 그런 나이 탓은 안 하셨으면 해요. 또 남의 눈치 보는 것도 삼가야 해요. ‘이 일을 하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주변 시선을 의식하느라 컨설팅해주는 직업을 탐탁지 않아 하기도 해요.
미경 그런 눈치는 보지 않되 네트워킹을 많이 하면 좋아요. 자존심 내세우지 말고 무조건 나가서 많이 만나라. 안에서 취업 사이트만 들여다보면 결국 찾을 수 있는 건 경비, 청소, 보험영업, 다단계 이런 것뿐이에요. 그런 상황에 놓이면 더 자존감이 떨어지죠.
성희 근데 참 안 나가려고들 하시잖아요. 특히 남자분들은 상대와의 스몰토크에도 부담을 많이 느끼시고요.
성철 저도 그렇지만 한국 중년 남성 특성상 그게 쉽지 않아요. 자기 외로움이나 어려움에 대해 얘기를 잘 못 해요. 그러다 한번 터지면 난리 나죠. 우리 컨설턴트 중에서도 중년 남성분들이 펑펑 우시는 걸 본 경우가 많아요. 어쩌면 그만큼 자기 얘기를 할 곳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영희 취업을 하는 게 목표이긴 하지만, 상담을 통한 건강한 자아 회복도 중요하다고 봐요. 저는 상담하면 가능한 한 그 분의 강점을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컨설턴트가 그 사람 본연의 자존감을 살려주고 응원함으로써 내면에 에너지가 가득 차게끔 돕는 거죠. 그런 마음가짐이 재취업 과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생각합니다.
2022년 11월 공개된 ‘ChatGPT’(챗GPT)는 출시 일주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넘으며 광풍을 일으켰다. 현재 글로벌 검색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Google is done’(구글은 끝났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챗GPT로 대표되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구글을 대체할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처럼 챗GPT도 우리 일상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오픈 에이아이(OpenAI)가 개발한 GPT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문장과 글을 생성할 수 있게 만들어진 인공지능(AI)이다. 2018년 GPT-1 출시 이후 GPT-2, GPT-3로 꾸준히 버전을 높여왔다. 지난해 11월 GPT-3.5에 해당하는 챗GPT를 공개했으며, 이후 4개월 만에 성능을 개선한 GPT-4 버전의 차세대 모델까지 선보였다.
챗GPT는 로봇과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서비스다. 언어 능력에 특화돼 있어 사용자가 대화창에 질문을 입력하면 그에 맞춰 로봇이 다양한 답변을 내놓는다. 기존 대화형 AI는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문법과 맞춤법을 완벽하게 구사하거나 언어의 특성과 해석의 차이를 구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동문서답을 하거나 아예 답변을 도출하지 못해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었던 반면, 챗GPT는 대화의 숨은 맥락을 이해하고 이전 대화를 기억하며 답변해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졸업 논문, 회사 시말서, 제안서도 OK
챗GPT는 미국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SAT 읽기 및 쓰기와 수학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 의사·변호사 시험을 가뿐히 통과했다. 뛰어난 지능 덕인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도 다양하다. 기사, 논문, 법원의 판결문뿐 아니라 의회에 제출할 법안 초안도 작성한다. 국내에서는 챗GPT가 쓴 책들이 잇달아 출간됐다. 책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은 기획안과 목차를 제외한 모든 내용을 챗GPT가 직접 쓰고, 편집과 교열 작업까지 완료하는 데 단 30시간이 걸렸다.
챗GPT의 출시 이후 실생활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챗GPT로 시말서를 작성했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자세한 내용을 보면 챗GPT는 “저는 이번 일로 인해 회사의 정책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며 “무심코 생각 없이 행동을 하게 된 것이지만,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서술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내부의 정책과 규정을 충분히 숙지하고 그에 맞게 행동할 것을 다짐한다”며 “앞으로 회사의 이익과 안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경각심을 갖고 업무를 수행하겠다. 회사와 동료들에게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라고 마무리했다. 누리꾼들은 사람이 작성한 결과물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챗GPT 똑똑하게 활용하자
챗GPT의 문장은 깔끔하고 정갈하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존재한다. 이용자가 입력한 질문에 대해 학습된 데이터가 없을 경우, 그 내용 자체가 틀렸을지라도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기 때문이다. GPT-3.5 버전에서는 ‘신사임당이 이순신의 아내’라든가, ‘티타늄 전차가 조선 중기에 사용됐다’는 등의 황당한 이야기를 성의 있게 답변한다. “이순신 장군이 고종의 옷에 커피를 쏟은 사건에 대해 알려줘”라는 질문을 하면 “이순신 장군이 고종의 옷에 커피를 쏟은 사건은 유명한 역사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대한제국 말기인 1896년에 일어난 일로, 당시 고종은 이순신 장군을 모시고 국사조사를 하던 중 이순신 장군이 실수로 고종의 옷에 커피를 쏟았습니다. 이때 이순신 장군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으며, 이후 둘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습니다”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결국 AI 답변의 참과 거짓을 구별하는 건 사용자의 몫이다.
즉 챗GPT는 잘 아는 정보를 요약하거나 정리하는 용도에는 적합할 수 있지만,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한 사실을 묻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사용자가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답변의 수준도 현저히 달라진다. 얻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요구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50대 배우자와 갈 만한, 물가가 비싸지 않고 골프장이 많은 여행지는 어디야?”와 같이 명확한 지시와 완결된 문장으로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질문을 거듭해도 뾰족한 정보를 얻을 수 없을 때는 한글보다 영어로 지시하면 더 깔끔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챗GPT는 영어에 조금 더 최적화돼 있다.
유명세에 따른 사칭 사이트 증가
챗GPT에 관심이 생긴다면 한 번쯤 사용해보는 것도 좋지만, 사칭하는 사이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다운받기 위해 플레이 스토어에 들어가 ‘챗GPT’를 검색하면 유사한 명칭의 앱이 존재한다. 하지만 오픈 에이아이가 개발한 공식 앱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챗GPT와 같은 해외 유명 사이트와 비슷한 이름의 사이트 혹은 앱으로 유도해 카드 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카드 정보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전체 숫자, 카드 비밀번호 네 자리 등의 개인정보 입력을 요구하면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카드 정보 유출이 의심되면 불편하더라도 카드 사용을 정지하고, 재발급받아 부정 사용을 차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오픈 에이아이에서 개발한 챗GPT를 체험해보고 싶다면 ‘openai.com/blog/chatgpt’로 이동해야 한다. 우선 회원가입을 통해 계정을 등록하고, 화면 하단에 있는 입력 칸에 물어보고 싶은 질문을 입력하면 된다. 또는 ‘에지 브라우저’를 통해 검색 엔진 ‘www.bing.com’에 접속한 뒤 왼쪽 상단의 ‘채팅’ 버튼을 누른다. 계정을 생성하고 로그인하면 채팅을 시작할 수 있다. 검색창에 궁금한 점을 입력하면 해당 내용과 관련한 AI의 답변이 검색 페이지 오른쪽에 나타난다. 답변을 보고 온라인 출처를 자세히 검증하거나, 더 구체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다.
고령 인구 증가로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연금 시장 개편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를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누고,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등 퇴직연금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약 90%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방치돼 수익률이 연 1% 수준에 그쳐 노후 소득으로는 턱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적연금 고갈 이슈가 매년 쏟아지는 지금, 사적연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해야 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기획 시리즈 [연금 가이드]를 통해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지난 [연금 가이드] 시리즈에서는 퇴직연금 중 기금형에 대해 알아봤다. 다른 국가들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게 유지한데는 기금형 규모가 큰 것도 주요했지만, 한편으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이 자동 적용된 영향도 컸다. 우리나라도 2022년 7월부터 디폴트옵션을 도입했고, 올해 7월 11일까지 유예기간을 주었다. 오는 7월 12일부터는 퇴직연금 신규 가입자라면 의무적으로 디폴트 옵션을 지정해야 하고, 모든 IRP 가입자에게도 도입된다.
퇴직연금 운용, 어떻게 할까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과 IRP 적립금은 총 124조 1000억 원 규모다. 이 중 실적배당상품에 투자된 금액은 25.8%에 불과하다. 나머지 68%는 예적금 등의 원리금 보장상품에 맡겨져 있으며, 운용 상태를 정하지 않은 대기성 자금이 6.2%를 차지한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1~2%에 그치는 이유다.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와 개인형 IRP 계좌가 있는 사람에게 적용된다. 사용자가 특별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때, 미리 선택한 운용방법으로 자동 운영하도록 하는 제도다. 금융사가 만든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을 보고 고르면 된다.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자는 4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DB형: 적립도, 투자도 회사가 운영한다. DC형: 적립은 회사에서 투자는 본인이 결정한다. 개인형 IRP: 적립도, 투자도 본인이 한다.
또한 올해 7월부터 퇴직연금 신규 가입자는 의무적으로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한다. 이전 가입자를 위해 각 금융사는 디폴트옵션 선택 안내를 하고 있다. 다만 디폴트옵션을 지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떤 제재가 이뤄지지는 않아 강제사항은 아니다.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된 돈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고용노동부는 상품을 심사해 위험등급별로 나눈 259개의 디폴트옵션 적용 가능 상품을 발표했다. 허용된 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펀드, 단기금융펀드, 사회간접자본(SOC)펀드, 원리금보장형 등이다.
TDF는 투자 목표 시점을 정해두고 시간이 지나면서 위험이 낮은 자산 비중을 늘리는 자산배분 펀드다. 연금 백만장자가 나온다는 미국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은 근로자의 퇴직연금을 생애주기별로 적용하는 TDF로 자동 운용하게 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TDF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밸런스 펀드는 투자 위험도가 다른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한 뒤 금융시장 상황과 자산 가치 변동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자산 배분을 변경한다. 단기금융펀드는 단기금융상품 등에 투자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사회간접자본 펀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한다. 원리금 보장상품으로는 예금, 적금 등이 있다.
상품 유형으로 보자면 크게 원리금보장형과 펀드형으로 볼 수 있다. 이 둘을 혼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폴트옵션 상품의 위험도는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 5단계로 나뉜다. 초저위험 상품이라면 펀드가 편입되지 않은 상품일 것이다. 만약 100% 펀드형으로만 옵션을 구성하는 경우는 TDF나 밸런스펀드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펀드 상품을 고를 때는 위험 등급과 과거 수익률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한 직장에서 DC형 퇴직연금 가입을 하고, 개인형 IRP를 개설한 근로자라면 두 계좌 각각 디폴트옵션을 설정해야 한다.
“퇴직금 못 잃어” 여전히 예·적금이 편하다면?
내가 스스로 퇴직연금을 어떤 상품에 투자해 수익률을 낼지 결정하기 어려운 근로자라면, 이번에 도입된 디폴트옵션을 보고 금융사가 제시한 상품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그런데 이번 제도 도입에서 ‘원리금 보장상품’이 옵션 중 하나로 포함된 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려던 이유가 안전 상품에만 모여 있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투자 상품으로 유도해 더 높은 수익률을 내도록 하려던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사례를 들며 원리금보장형 옵션을 넣으면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형 옵션을 넣은 일본은 제도 정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정부는 2014년 디폴트옵션을 도입했지만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정해두지 않았다. 당시 기업들은 디폴트옵션을 많이 활용하지도 않았던 데다, 도입하더라도 대부분을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두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연금법을 개정하면서 ‘가입자에게 운용 상품을 제시하고 3개월이 지나도 운용상품을 고르지 않으면 상품 선택을 다시 한번 재촉하고, 통지 후 2주가 지나도 운용 지시가 없다면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운용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연금연합회에 따르면 2017년 70.7% 수준이었던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은 2020년 75.5%로 오히려 비중이 더 높아졌다. 디폴트옵션이 있으나 마나 한 제도가 된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원리금을 손해 볼까 봐 걱정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 역시 디폴트옵션에 원리금 보장상품을 넣게 됐다. 옵션 중 하나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하는 근로자라면 다음 내용을 잘 기억해두어야 한다.
원리금보장형은 금리 수준, 만기 시점, 예금자 보호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한다. 특히 원리금보장형은 매달 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디폴트옵션 설정할 때 금리와 실제 적용할 때 금리가 다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원리금보장형에 만기가 있다는 것이다.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상품은 만기가 없다. 물론 100% 펀드 상품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굴리고 있는 가입자라도 디폴트옵션 적용을 선택해야 하긴 하지만, 사실상 적용될 일은 없다. 100% 원리금보장형으로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거나 일부를 원리금보장형에 넣어둔 경우에만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원리금보장형 만기 후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별도로 하지 않은 돈은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대기성 자금이 된 지 4주가 지나서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금융회사는 2주 뒤부터 디폴트옵션이 적용됨을 알려야 한다. 고지 이후 2주 동안에도 별다른 운용지시가 없으면 해당 만기자금은 디폴트옵션에 따라 운용된다.
“고객님,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합니다.”
기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디폴트옵션 선택 유예기간이 곧 종료된다.(2023년 7월 11일까지) 이에 금융사들은 디폴트옵션을 지정하라는 안내를 하고 있다. 퇴직연금에 이미 가입된 근로자라면 먼저 자신의 퇴직연금이 현재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됐는지 보고, 자신의 연금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해볼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특히 자신의 생애주기, 목표 수익률, 자산 배분 원칙, 장기 투자 원칙, 위험 관리 원칙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100%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한 A 근로자와 70%는 실적배당형에, 30%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한 B 근로자가 있다고 하자. 둘 다 원리금보장형 만기는 10년이라고 가정한다. 이 상태에서 디폴트옵션으로 사회간접자본 펀드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10년 뒤 별다른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A 근로자는 적립금의 100%가 사회간접자본 펀드로 편입되고, B 근로자는 30%가 해당 펀드로 포함된다.
지금까지는 퇴직연금이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으면 정기예금이나 금리가 높은 예금에 자동으로 예치됐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자동 재예치 되지 않고 대기성 자금이 된다. 대기성 자금으로 있는 동안에는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금리가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퇴직연금을 정기예금 등에 넣어둔 가입자들은 만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만기 이후 운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보는 것이 유리하다.
앞서 예시로 든 A와 B 근로자의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10년 후 만기 되어 디폴트옵션이 적용되었더라도 언제든 다른 금융 상품으로 바꿀 수 있다. 제도 적용 후 직접 운용 의사를 가지고 상품을 변경하는 것을 ‘옵트아웃’(opt-out)이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금융사에 별도의 연락을 하지 않아도 운용 중이던 디폴트옵션 상품을 매도하고 다른 상품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영되고 있던 가입자라면 상품 매도 시 금리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용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해달라’고 디폴트옵션을 선택해 원리금보장상품으로 퇴직연금이 운용되고 있었다면, 상품을 매도할 때 중도해지에 따른 패널티로 약정 금리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희망하는 가입자에 한해 디폴트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 가입할 수 있는 ‘옵트인’(opt-in) 제도도 있다.
디폴트옵션이라는 제도는 결국 투자 상품에 넣든, 예·적금에 넣든 적립된 퇴직연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가입자가 선택하는 제도다.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이려면 원리금보장형 비중보다 투자상품 비중이 높아야 한다. 물론 디폴트옵션을 지정했다고 해서 무조건 수익률이 6~8%에 달하는 건 아니다. 이 제도는 퇴직연금을 방치하고 있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상품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원금 손실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입을 모은다. 연금 백만장자가 나오는 미국과 호주를 포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위험자산 비중은 50% 수준이다. 국민연금을 운영하는 공적 연기금 역시 위험자산 운용 비중이 5~60%에 달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어느 해에는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난다는 것. 오랜 기간 두었다가 노후에 쓸 자산이라는 특성을 생각한다면, 장기적으로 생각해 당장 원금 손실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영포티, 신중년, 낀 세대, 꽃중년, 디지로그 등으로 불리는 40·50세대는 곧 액티브 시니어, 뉴 그레이 대열에 들어간다. ‘시니어’라 불리길 거부하는 세대이자 새로운 50·60세대를 만들어갈 이들을 ‘후기청년’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알아봤다.
120세 시대,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청년기와 중장년기가 길어지고 있다. 인구 분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40·50세대는 청년보다 성숙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 중장년이라기에는 청년처럼 젊게 산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나이가 생애주기를 결정하는 기준이 아니며, 과거의 중장년과 지금의 중장년은 다른 격동기를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장년 꼬리표 떼는 ‘후기청년’
2022년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30대 이하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40대 이상 인구는 늘어나고 있다. 허리를 담당하는 40대는 807만 명, 50대는 861만 명으로 가장 많은 인구수인 약 32%를 차지한다. 이 중에서도 일명 X세대라 불리던 1970년대생(만 44∼53세)이 중심에 있다.
‘4050 후기청년’을 쓴 정책학자 송은주 박사는 전 세계의 X세대가 중장년으로 편입되면서 ‘세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에 ‘위기’라는 말로 수식되던 중년의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후기청년’으로 새로운 생애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
베이비붐 세대가 버티는 것을 답으로 여겼다면, 지금의 40·50세대인 X세대는 버티는 것으로 미래를 그릴 수 없다는 걸 안다. X세대는 처음으로 숫자를 벗어나 가치관으로 정의된 세대다. ‘기존의 관습이나 질서를 거부하는 세대’이자 신(新)인류이며 낀 세대라고 불렸다. 경제적 풍요 속에 성장해 ‘나’라는 개성을 표현하기 시작한 세대이기도 하다. 사춘기 시절 워크맨으로 음악을 즐긴 첫 세대이자 삐삐부터 스마트폰까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다.
그런가 하면 MZ세대의 문화를 이끄는 트렌드 리더 역할도 한다. 1990년대 흘러넘치던 문화를 향유했던 이들이 지금은 문화 생산자 역할을 한다. 보이그룹 BTS를 프로듀싱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 JYP 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프로듀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더글로리’ 김은숙 작가, ‘킹덤’ 김은희 작가, 나영석·김태호 PD,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신원호 감독 등 MZ세대가 열광하는 콘텐츠의 중심에는 X세대가 있다.
송은주 박사는 “(지금의 40·50세대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첫 주자이면서 역사상 가장 많은 교육을 받은 세대로서 많은 경험과 변화를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세대다. 평균수명이 60대이던 시절에 나온 ‘중년의 위기’라는 사회적 편견을 깨고, ‘성장’이라는 청년의 특성과 ‘성숙’이라는 중년의 특성을 조화롭게 버무린다. 그저 길어진 인생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확장된 청년기를 잘 후숙된 과일처럼 영양가 있게 보낸다”면서 이들을 중년이 아니라 ‘후기청년’이라는 새로운 범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념 파괴하는 X세대
이렇게 40·50세대가 중장년의 꼬리표를 떼는 동안, 120세 시대에 맞게 생애주기도 다시 설계되고 있다. 나이를 기준으로 보자면 120세 시대는 60세, 100세 시대는 50세가 중년일 것이다. 그렇다면 40대, 더 나아가 50대까지도 청년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고 60∼70대는 중장년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세계 국가들은 노인의 법적 나이를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청년기본법에서는 19세 이상 34세 이하를 청년이라 규정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체 법령을 마련해 40대까지도 청년이라 정의하고 있다. 기대수명에 맞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가 재편되고 있다는 뜻이다.
행정적·법적으로는 숫자를 기준으로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더 이상 나이로 생애주기를 나눌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은주 박사는 “관련 정책을 연구하며 ‘4050 후기청년’ 책을 쓰던 2017년에 이미 세계에서는 ‘연령 파괴 시대’라는 개념이 나오고 있었다. 기존의 통념과 다르게 40대에 결혼하고, 50대에 대학을 다니고, 60대에 배낭여행을 가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혼 적령기, 출산 적령기, 퇴직 적령기와 같은 인생의 통과의례가 특정 나이에 적용되지 않고 다양해지고 있으며, ‘어떤 나이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관념이 파괴되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을 얼마나 젊게 느끼는지를 결정하던 중요한 요인으로 더 이상 나이가 고려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의 관습을 거부하던 X세대의 특성과도 맞물린다.
캐나다 앨버타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행복도는 20대 초반부터 서서히 올라가 중년기에 만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도는 결혼할 때와 건강해졌을 때 높아졌고, 직장을 잃었을 때 낮아졌다. 삶의 행복도를 결정하는 요인이 나이가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개인별로 노화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송 박사는 “과거에는 유전자가 노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많은 연구들이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이 노화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도 노화에 영향을 준다. ‘나는 나이 들었어’, ‘나이 먹는 게 죄야’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수명에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이는 심리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비슷한 연령대에 비슷한 이벤트를 겪었기 때문에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라는 생애주기를 나눌 때 나이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사람마다 이벤트를 겪는 시기가 달라졌다. 이의훈 카이스트 경영대학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40∼50대는 은퇴, 이혼, 사별, 자녀의 독립 등으로 인생에 이벤트가 많은 시기”라면서 “사람마다 에이징(나이 듦)이 개입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에이징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이 시기에 앞으로의 삶을 고민하면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균형을 잡고자 하는 시도를 시작하게 된다. 이때 변화의 핵심은 ‘삶의 주도권이 나에게 온다는 것’이다. 40·50세대는 ‘남들이 볼 때 내가 누구여야 하는가’라는 사회적 메시지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볼 때 나는 누구인가’를 재정의하고 있다. 마치 사춘기 시절 ‘X세대’라고 불리길 거부했던 것처럼 말이다.
IMF 함께 겪은 다양한 삶
후기청년의 시작을 알리는 4050세대는 IMF,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라는 공통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X세대라는 특징을 보이지만, 동시에 개인별로 삶의 양상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의훈 교수는 “코호트(집단)는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각 집단의 현재는 과거의 경험이 반영된 결과다. 인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프리미엄 소비를 하는 40·50세대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시니어가 되는 것이다. 10년 뒤 고령화 시대의 소비는 결국 이 집단의 성향을 따라간다. 지금 MZ세대가 시간이 흐르면 다음 후기청년 세대로 편입되는 것과 같다. 차세대 후기청년에 대해 이해하고 싶다면 지금의 MZ세대를 연구해야 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살아온 경험, 사회·경제적 위치, 신체 건강 정도, 자녀와의 관계, 학력, 배우자 여부 등 상황이 다양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성이 풍부해진다”며 “후기청년은 단순히 청년의 연장이라기보다 많은 면에서 청년보다 성숙한(Mature)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은주 박사도 지금의 40·50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풍성하고 규정되지 않은 다양한 행태를 보인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그는 “지금의 40·50세대에게는 메소력(MESO Force)이라는 특별한 에너지가 있다. 후기청년의 삶은 의미 있고(Meaningful), 흥미진진하며(Exciting), 특별한(Special), 기회(Opportunity)로 만들어갈 시기다. 40∼50대는 뭘 좀 아는 나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지만 그에 맞추며 유연하게 살아갈 경험과 통찰이 있다”고 분석했다. 생의 이벤트가 많아 변화를 겪어내는 시기에 문화를 향유할 줄 알고 나 자신을 들여다볼 줄 안다는 X세대로서의 특징은 각자의 후기청년기를 만들어가기에 좋은 소스가 된다는 의미다.
이의훈 교수도 “40∼60세 집단은 나이가 들어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활동적이고 건강하며 젊은 층과 큰 차이점이 없는 소비 행동을 보인다. 사회적으로 볼 때 소득이나 지위가 최고의 위치로 안정되어 있고, 고급·고가 제품의 대표적 소비자들이며, 레저·여행 등의 웰빙 소비를 지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도 핵심 소비자인 40·50세대의 이런 성향을 반영해 120세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기청년의 등장을 알아챈 듯, 유통업계는 연일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40·50세대를 조명하고 있다. 그동안 청년·노년층에 비해 부족했던 중장년 지원 정책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전환기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 ‘다시 뛰는 중장년 서울런 40·50’ 일자리 정책을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23년을 ‘40·50 중장년 책의 해’로 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송 박사는 “100세 시대는 인생 피벗(Pivot, 농구 경기에서 쓰이는 용어로, 상황에 맞춰 방향을 바꿔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의 시대다. 30대가 오히려 40대가 되는 것을 겁내는데, 40대에는 40대의 찬란한 인생이 있다. 40·50세대를 위한 정책이 있고 피벗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면 메소력을 더욱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들을 위한 정책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 인구 증가로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연금 시장 개편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를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누고,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등 퇴직연금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약 90%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방치돼 수익률이 연 1% 수준에 그쳐 노후 소득으로는 턱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적연금 고갈 이슈가 매년 쏟아지는 지금, 사적연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해야 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기획 시리즈 [연금 가이드]를 통해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지난해 정부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려는 방법으로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 적립금 운용위원회,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제도를 도입했다. 주요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제도들인 만큼 국내에서의 실효성이 어떨지 관심이 높다. KIRI(보험연구원)가 낸 ‘퇴직연금 지배구조 개편 논의와 정책 방향’ 보고서를 바탕으로 주요 선진국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짚어보고, 국내에서는 기금형이 과연 노후 설계의 주요 도구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기금형 연금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2022년 처음으로 기금형 연금제도가 도입된 만큼, 짚어봐야 할 부분들이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높여라
2015년 12월 퇴직연금이 처음 도입된 이후 2020년 기준 전체 근로자의 52.4%가 퇴직연금에 가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 퇴직연금 규모는 2022년 기준 336조 원에 이른다. 2032년이면 860조 원으로 약 2.5배 증가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제도별로는 DB형이 같은 기간 192조 원에서 398조 원으로, DC형이 86조 원에서 222조 원으로, IRP가 58조 원에서 239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퇴직연금 규모는 매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2020년 기준 2% 수준이다. 최근 5년, 최근 10년 수익률은 각 1.96%, 2.39%에 불과하다. 게다가 퇴직연금은 연금으로서 기능해 노후 안전망으로 사용되기보다 일시금 수령이 많고, 아직도 근로자의 절반가량은 퇴직연금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제안됐다. 앞서 [연금 가이드] 시리즈로 살펴본 것처럼, 선진국의 퇴직연금은 대부분 기금형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데 있어 노사의 참여가 더 활발해질 수 있고, 자산운용 전문성도 높일 수 있다.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보장보다는 수급권 보호를 강화하고 이를 운영하는 수탁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본의 AIJ 사건이 핵심을 지키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표적 예다.
정부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2014년 기금형 도입을 추진했다. DB형과 DC형을 계약형과 기금형으로 운영하는 방안이었는데,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아 자동 폐기됐다. 이후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다시 국회에 제출되었고, 2022년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제도, 적립금운영위원회 등이 시행되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해당 법이 개정되면서 기금형 운영과 관련해 볼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시행 △적립금운용위원회 구성 의무화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이하 중퇴기금)는 30인 이하의 중소기업이 가입할 수 있는 제도다. DC형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을 매년 해당 근로자의 퇴직연금계좌로 납부하고 근로자가 퇴직하면 받게 되는 구조다. 기존의 DC형과 다른 점은 근로자 본인이 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근로복지공단과 외부 전문기관이 적립금을 운용하게 된다. 정부는 기금 운용 규모가 커지면 수익률도 높아지고 수수료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KIRI는 중퇴기금 도입으로 근로복지공단의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사업장에서 30인 미만 사업장이 92.4%에 달하고 근로자 비중으로는 전체 근로자의 40%에 해당한다”면서 “중퇴기금을 독점 운용하고 집합투자운용이 가능해 공공성 등을 고려할 때 근로복지공단 시장지배력은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또한 “근로복지공단 운영 특성상 운용관리업무만 수행하고 자산관리업무 등의 운용은 금융회사에 위탁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단과 금융권의 상생도 기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 번째로 DB형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는 300명 이상 기업은 적립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할 의무가 생겼다. 그동안에는 사용자가 적립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결정했는데,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운영한다는 지적이 있어 합리적으로 운용하면서 수익률도 높일 수 있도록 적립금운용위원회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적립금운용위원회는 5~7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연 1회 이상 개최해야 하고, 목표수익률 설정, 자산배분 등 적립금 운용에 관한 사항, 적립금운용계획서, 재정안정화계획서 등을 심의·의결한다. 만약 최소적립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사업장이라면 적립금운용위원회에 근로자대표, 퇴직연금 관련 부서장, 퇴직연금 전문가를 각 1명 이상 포함해야 한다. 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거나 적립금운용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기금형 도입 초읽기
KIRI는 “중퇴기금과 적립금운용위원회 제도 도입으로 사업장 규모별, 가입자 특성별로 구분된 기금형은 이미 도입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보편적 의미의 기금형이 도입될지는 논의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보편적 기금형 도입이 되더라도 시장 변화는 오래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영국 등의 사례에 비춰보면 DC형에 기금형이 도입된 것은 가입자 관점에서 지금처럼 별도의 운용지시를 내려야 하므로 계약형과 다른 차이가 없다. KIRI는 “집합투자운용이 병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실적배당형 투자 성향이 강해지면서 펀드 수수료 등으로 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 수수료 체계도 정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DB형의 경우 퇴직연금과 운용수익률이 근로자에게는 무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기금형 제도로 바꾸는 데 있어 근로자의 동의를 얻을 요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자산운용의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해 그동안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주로 운영했던 사용자로서도 기금형을 도입하는 데는 신중할 수 있다.
KIRI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무엇보다 수급권보호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금형을 운영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려다 보면 투자 리스크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PBGC나 영국의 PPF에 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DC형 예금자 보호 수준이 5000만 원이지만 생애 자산을 보호하려면 예금보상 한도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도 활발해져야 한다. KIRI는 “사업자 범위를 온라인뱅크, 자산운용사 등으로 확대해 사업자 간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지배구조가 등장하면 계약형과 경쟁을 통해 퇴직연금을 성장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호주 사례처럼 퇴직연금 기금 간 경쟁이 활발해지도록 다양한 형태의 기금형 도입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퇴기금과 적립금운용위원회 도입으로 기금형 성격이 강화된 만큼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수탁자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할 필요도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에서 수탁자는 근로자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자신의 재량으로 운영·관리하게 되므로 그 역할과 책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KIRI는 “기금형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탁자보증보험과 수탁자책임보험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살펴본 바와 같이 이제 막 기금형이 도입된 상황이다. 미국, 영국, 호주처럼 보편적인 기금형의 도입은 아니지만,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비금융기관으로 퇴직연금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있다. 조직 내부에서 연금심의위원회, 자산운용전략위원회, 투자심의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기술인공제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2021년 기준 7.7% 수준이다.
KIRI는 “연금심의위원회를 둬 자산 배분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연금심의위원회는 기금형의 특징이지만 국내에서는 계약형 제도 내에서 추진된 것”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좀 더 보편적으로 기금형 제도가 도입되고 자리 잡으려면, 이번에 도입된 중퇴기금과 적립금운용위원회 그리고 과거부터 운영해온 연금심의위원회 같은 기금형 특성을 갖는 제도들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내고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처럼 기금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금형이 잘 안착해 고령자의 노후 안전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