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는 어르신 문화예술 축제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이 10월 20일(목)부터 22일(토)까지 개최된다. 아마추어 예술가로 활동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조명하고, 문화를 매개로 나이 불문 소통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8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실버문화페스티벌 최초로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된다. ‘우리가 꿈꾸는 실버 유니버스’를 주제로 꿈꾸는 시니어들의 실버 스테이지 ‘샤이니스타를 찾아라’ 경연 대회, 어르신 중심 온·오프라인 문화 콘텐츠 ‘문화나눔한마당’이 열린다.
‘2022 샤이니스타를 찾아라’는 숨은 아마추어 어르신 문화예술가를 발굴하는 경연 대회다. 전국 16개 권역에서 진행된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6개 팀의 경연 무대가 10월 22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유튜브와 화상채팅 서비스 줌(Zoom)을 통해 온라인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생중계에는 사전에 촬영한 본선 경연 영상과 당일 ‘버추얼 스테이지’(Virtual Stage)가 활용된다. 경연이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 문자투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줌으로 진행하는 ‘세대 공감 퀴즈쇼’, 본선 출연 팀을 비대면으로 응원하는 ‘방구석 응원전’ 등 행사를 관람할 방구석 관객들을 위한 코너도 마련한다. 무대 이후 트로트 가수 박군의 축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홈페이지 사전 투표 10%, 실시간 문자투표 10%, 심사위원 투표 80%를 합산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어르신의, 어르신에 의한, 어르신을 위한 ‘문화나눔한마당’
‘문화나눔한마당’은 △에듀버스(교육) △헬씨버스(건강) △컬쳐버스(체험) △콜럼버스(공모) △투게더스(세대 공감) 5개의 테마에 따라 어르신 중심의 온라인 문화 콘텐츠를 공개한다. 8월 12일부터 10월 28일까지 실버문화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에 매주 금요일 업로드되고 있다.
에듀버스의 ‘제1회 실버문화포럼’과 ‘인문학 특강-나이듦 수업’은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의 유일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이다. 실버문화포럼에서는 실버 세대와 실버 문화에 대한 강연과 좌담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포럼은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실버문화페스티벌에서 실버 문화를 이야기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인문학 특강은 책 ‘나이듦 수업’의 저자 고미숙 고전평론가의 강연으로, 어른으로 늙을 용기를 알고 일과 삶을 재구성해 노인으로서 가치를 확립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실버문화포럼은 10월 12일 오후 2시, 인문학 특강 ‘고미숙의 나이듦 수업’은 같은 날 오후 7시 서울시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코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실버 세대 문화와 축제에 관심이 있다면 나이를 불문하고 참여 가능하다. 행사들은 추후 영상으로 제작돼 10월 28일 공식 홈페이지에 업로드된다.
헬씨버스에서는 △젊은 세대가 즐기는 댄스를 배우며 성장하고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조명한 ‘시니어 스우파’(스스로 챙기는 우리들의 파워) △전현나 시니어 모델의 일상을 따라가며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꿔가는 모습을 담은 일상 다큐 ‘뷰티인사이드’ 등 건강한 시니어를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제공한다.
컬쳐버스에서는 △일상 속 문화 공간을 탐방하며 쓰레기도 줍고 건강도 챙기는 어르신 크루의 현장 밀착 취재 ‘일석삼조 플로깅 프로젝트-쓰담 달리기’ △삶의 ‘단짠’ 경험을 연극으로 풀어내는 어르신 인형극단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담아낸 휴먼 다큐 ‘우리들의 두 번째 블루스’ 등 활기찬 시니어를 위한 문화예술 기반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제공한다.
콜럼버스에서는 △메이크오버를 통한 아빠들의 숨겨왔던 매력 발굴 프로젝트 ‘숨은 아빠 찾기’ △시니어 인플루언서 ‘아저씨즈’와 함께하는 ‘릴레이 실버 댄스 챌린지’ △어르신들에게 의미 있는 헌옷을 수선해 재탄생시키며 새로운 쓰임과 가치를 부여하는 시니어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너와 나의 공유 옷장’ 등 도전하는 시니어를 위한 공모 및 캠페인을 진행한다.
투게더스에서는 같은 직업을 가진 주니어(젊은 세대)와 시니어(선배 세대)가 삶과 직업에 대해 대화하며 세대 공감을 이루는 토크멘터리(토크와 다큐멘터리를 합친 형식) ‘세대 간 잡(job) 수다-코-리어’를 9편으로 나눠 공개한다.
우영우 댄스 챌린지 함께한 더뉴그레이 ‘아저씨즈’는 누구?
THE NEW GREY(더뉴그레이)는 시니어 패션 콘텐츠 에이전시로, 시니어 모델 또는 인플루언서를 발견하고 관리하며 양성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를 포함한 기업과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동시에 패션 메이크오버 캠페인을 벌여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 협업을 진행했다. 주로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주요 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으며, 팔로어 300만 명, 최근 6개월 동안 누적 조회수 5억 회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더뉴그레이 소속 시니어 패션 인플루언서 그룹 ‘아저씨즈’가 함께한 ‘우영우 댄스 챌린지’는 9월 21일까지 참여 가능하다.
서울노인복지센터(관장 희유스님)은 지난달 26일(금), 30일(화) 양일간 한가위를 맞이해 저소득 어르신 차례상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추석 차례상 장보기 비용을 지원하고, 함께 장을 보러 나감으로써 명절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참여 만족도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지역사회 후원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어르신들이 함께 조를 꾸려 진행하면서 어르신들의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시키는 기회도 제공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KT 사랑의 봉사단’이 함께 하며 의미를 더했다. KT 사랑의 봉사단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하는 임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7월 말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300만 원 상당의 광장시장 상품권을 지원한 바 있다.
프로그램은 직접 차례상을 차리는 어르신 중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20명을 선정해 광장시장 상품권을 지원하고, 우선 선발된 장보기에 능숙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시장에 가서 직접 장을 보는 것으로 진행됐다. 서울노인복지센터 측은 “봉사자와 어르신이 한 팀이 되어 물건을 정리하고 자유롭게 장을 보는 과정에서 정서적 지지까지 제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추석 명절이 지난 뒤 사후 모임을 가지면서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소감을 함께 나눌 예정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요즘 물가가 비싸서 금전적으로 부담이 됐는데,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좋은 마음을 전달해줘 너무 감사하다”, “혼자 장을 보는 것보다 같이 시장에 오니 화기애애한 명절 분위기를 미리 느끼고 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관장 희유스님은 “물가가 오르며 명절 차례상 준비에 부담을 느끼는 어르신들께도, 홀로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들께도 이번 프로그램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지역사회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간 프로그램인 만큼 상생과 나눔의 의미가 다가오는 추석까지 잘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주 들어 본격적인 폭염으로 낮 기온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곳곳에서 무더위에 지친 취약계층을 위한 ‘놀이보다 즐거운 얼음 땡!’ 캠페인이 진행된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주관하는 ‘놀이보다 즐거운 얼음 땡!’ 캠페인은 1인 가구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아이스 팩과 음료를 기부 받는 활동으로 2020년 시작됐다. 기부받은 물품은 폭염의 위험에 노출된 홀몸 어르신, 야외노동자, 쪽방촌 주민 등에게 전달한다.
이번 캠페인은 7월 26일까지 19일간 서울 시내 100개 지역에서 시행된다. ‘모으기’와 ‘나누기’로 구분돼 진행하는데, ‘모으기’는 주민들로부터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캠핑용 아이스박스, 보냉가방, 아이스팩, 음료 등을 기부 받는 형식이다. ‘나누기’는 자원봉사자가 기부받은 보냉가방과 아이스팩을 선별, 세척한 뒤 음료를 담아 취약계층에 전달한다.
올해는 동네 정보 제공 및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협력해 시민들의 캠페인 참여를 돕는다.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에서 동네별 얼음 땡 정거장이 표시된 온라인 맵을 볼 수 있다. 자세한 참여 방법은 아래와 같다.
• 당근마켓에서 얼음 땡 캠페인 참여 방법
① 스마트폰에서 당근마켓 앱 실행
② 앱 홈 화면 상단의 얼음 땡 캠페인 화면 누르기
③ 화면에서 “우리 동네 얼음 땡 정거장 찾기” 누르기
또는 앱 하단 내 근처를 누른 후 당근지도로 얼음 땡 정거장 찾기
④ 준비한 아이스 팩과 물을 가지고 나눔 하기
⑤ 당근마켓 앱 동네생활 탭에 “얼음 땡” 캠페인 주제 선택 후 얼음 땡 정거장 정보 및 후기 공유하기
얼음 땡 정거장 방문이 어려운 시민은 ‘해피빈 기부’를 통해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해피빈 홈페이지에서 ‘우리 동네 더위 냉장고’를 검색한 후 모금함 기부하기를 선택하면 된다. 기부를 통해 모인 금액은 기후 약자를 위한 물·음료 및 물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더불어 더위에 취약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폭염을 피해 쉴 수 있도록 경로당, 행정복지센터 등을 중심으로 동네 무더위 쉼터가 운영되고 있다. 동네에서 가까운 무더위 쉼터를 찾고 싶다면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지역을 선택한 후 검색 버튼을 누르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혐오차별 국민인식 조사'(2019)의 '대상별 혐오 표현 과거 대비 변화' 조사를 살펴 보면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에 비해 ‘노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과거보다 심화됐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아울러 같은 조사에서 60세 이상 응답자 중 자신을 향한 혐오 표현이 ‘맞는 말’이라고 대답한 이는 17.6%로, 대다수 노인이 이러한 현상에 반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노인들은 혐오에 떠밀려 그들만의 퇴적 공간에 모이기 시작했다.
노인들의 핫플 ‘무료 급식소’
탑골공원의 피크타임은 무료 급식소 개방 전후다. 관계자 말에 의하면 요즘은 거의 무료 급식을 목적으로 방문하고 식사 후엔 공원이 한산하다고. 서울의 또 다른 무료 급식소 ‘밥퍼’(밥퍼나눔운동본부), 하루 500여 명의 어르신이 다녀간다. 청량리역에서 거리가 꽤 있음에도 이곳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내비게이션처럼 노인들을 이정표 삼아 따라가면 된다. 식사를 마친 노인들은 인근 경동시장이나 동묘공원 등으로 향한다. 이날 메뉴로 나온 ‘카레’가 만족스러웠다는 80대 노인은 이제 모란역에 가야 한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가 있는데 늦지 않게 가야 도시락을 받는다고. 40년 전 남편과 사별 후 그녀는 점심은 청량리 무료 급식소에서, 저녁은 모란역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했다. 고독하지만 자식들의 식사 대접을 스스로 거절한단다. “효도랍시고 못 이겨서 밥 사주는 거지. 다들 억지로 그럴 필요 없다 이거야. 애들이 싫다는데 나도 싫어.”
노노(老老) 혐오도 적지 않아
“남편 밥도 안 해주고 할망구들이 뭐 한다고 와?” 급식소에서 작은 소란이 벌어졌다.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은 것. 이를 맞받아치는 할머니의 입에서도 육두문자가 쏟아진다. 다른 이들이 말을 더하고 편을 갈랐다면 싸움이 커졌겠지만, 주변의 냉랭한 분위기에 두 사람도 주섬주섬 말을 삼켰다. 일종의 즉석만남처럼 동년배가 함께 식사하며 넉살 좋게 대화하는 풍경을 상상했건만, 노인들은 서로 거리를 두고 있었다. 친구를 사귈 목적으로 온다는 이는 드물었다. 말을 걸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지저분하다’, ‘냄새난다’, ‘무섭다’ 등 부정적 이유가 많았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이들은 말한다. “나는 저들과 다르다”고. 그렇게 노인들은 서로를 타자화하며 거리를 두고 있었다.
혐오는 덤? ‘공짜 지하철’
급식소에서 만난 노인 중 해당 지역 주민은 드물었다. 강 건너 동네에서 오기도 하고, 외곽에서 찾아오기도 했다. 시간적 여유도 있지만, 그것이 가능한 기저에는 ‘공짜 지하철’이 한몫했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유랑하듯 지하철을 타고 시간을 보내는 이도 있었다. 문제는 노인 우대 차원의 복지 혜택이 오히려 청년 세대의 반감을 사는 구실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경로 승객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만 2000억 원 이상이다. 최근 경주 불국사에서 관람료 경로우대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며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이처럼 지하철 요금 역시 기준 나이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청년 응답자의 77.1%가 ‘노인복지 확대로 청년층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지하철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임신부 배려석에 앉는 노인 등 일종의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노인의 모습에 청년들의 시선이 달가울 리 없는 것이다.
거침 없이 쏟아내는 온라인 속 혐오
지난해 말 부산 동해선 열차 개통 후 한 온라인 게시판에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일었다. 문제의 중심에는 노인이 있었다. 게시물을 올린 이는 두 가지 주장을 펼쳤다. 하나는 ‘경로우대로 인해 동해선이 실버 관광열차가 되어 다른 이용객의 불편을 초래한다’, 다른 하나는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의 활발한 외부 활동에 도움이 되어 좋다. 노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면 좋은 것 아닌가’라는 것이다. “서로 앉으려 뛰고 소리 지르는 노인들… 최악의 경험이었다.” “나도 늙어가지만 전자바우처로 지급해야 한다.” “노인 탑승 시간이나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 이에 달린 댓글은 거의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후자의 입장은 거의 없었다.
노인 혐오, 그저 눈감는 수밖에
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의 생애사를 통해서 본 인권상황 실태조사’(2022)에는 ‘노인 혐오와 차별’에 대해 이렇게 풀이한다. “무상교통 등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사회 서비스에 대해 지나치게 시혜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음. 이러한 인식은 대중 공간에서 노인 혐오와 차별이 발생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함. 경제활동 인구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노인들의 의식에도 영향을 미쳐 스스로를 ‘하찮은 존재’로 비하해 젊은 세대의 노인의 향한 혐오와 차별도 스스로 감내하고 심지어 동조하기도 함.” 알면서도 눈감을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한 단락이다.
복지관 인근에 거주하는 70대 홀몸 어르신 C씨는 수도관 고장으로 지난 겨울부터 찬물로 샤워를 해오고 있었다. 업체를 불러 수리해볼까 생각도 해봤으나 비싼 수리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의 ‘시간은행’ 활동을 통해 동네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B씨와 연결됐다. B씨는 진단과 수리에 필요한 시간만큼의 시간화폐를 지급받고 수리에 필요한 자재비는 복지관이 희망온돌기금을 통해 지급하기로 했다.
B씨가 참여한 시간은행 활동은 ‘서울시간은행’ 시범 사업의 일환으로, 이웃을 도운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받아 적립했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신개념 품앗이다. 지난달 9일 개점한 국민대-정릉지점을 시작으로 서울 4개 지역에서 각 기관과 협력해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17일에는 홍은동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을, 추후 시범사업 대상지 외에 (가칭)서울시민지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서울시간은행 네이버 카페’에는 꾸준한 회원가입이 이뤄지고 있다. 7일 기준 280명이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카페를 통하지 않고 지점을 직접 방문해 활동 중인 회원도 다수인 것으로 서울시는 파악하고 있다. 회원 평균 연령은 44세로 4‧50대가 135명(53.5%)으로 가장 많고, 2‧30대 101명(37.3%), 6‧70대 24명(9.2%) 순으로 이어졌다.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은 1980년대 미국에서 도입된 뒤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영되는 공동체 운동인 ‘타임뱅크’를 차용했다. ‘모든 사람의 시간은 동일한 가치를 지니며 누구든 다른 이에게 기여할 것이 있다’는 개념을 대도시 공동체 모델에 적용하는 시도다.
간단한 집수리부터 반찬 나눔, 반려동물 산책 등 일상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행동 모두 사업에 해당된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드리고 시간화폐를 적립한 대학생이 나중에 자취방 이삿짐 나르기나 자전거 수리 같은 도움이 필요할 때 시간화폐를 사용하는 식이다. 회원들은 카페에 공지된 ‘서울시간은행 회원활동수칙’을 지키며 활동에 임해야 한다.
4개 지점에는 다른 운영모델이 적용돼 운영되고 있다. 국민대-정릉지점에는 대학연계모델,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지점에는 공간연계모델이,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은 지역거점모델과 노노(老老) 케어모델, 서울시청지점은 직장기반모델과 아이돌봄으로 2가지 모델이 함께 운영된다.
서울시 공무원이 주 회원인 서울시청지점은 코칭 및 멘토링 분야에서 기성세대와 MZ세대 회원간 활동 교환이 주로 이뤄졌다. 사회초년생인 90년대생 직원이 직장생활 및 진로 고민 상담을 요청하면 50대 직원이 멘토가 되어주거나, 태블릿 PC에 그림 그리는 애플리케이션(앱) 사용법을 배우고 싶다는 간부 직원의 요청에 30대 직원이 입문 강의를 해주는 식이다.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지점의 경우 다양한 세대의 구체적인 돌봄 수요가 개인간 관계망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다수가 참여하는 강좌로는 제대로 익힐 수 없었던 스마트폰 사용 실습이 일대일 매칭으로 연결됐고, 홀몸어르신의 고장난 수도관을 고치는 수리비를 시간화폐로만 받고 수리해 주겠다는 회원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시범사업으로 시간은행 회원들은 이웃에게 도움을 받기보다 주고 싶어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서울시청지점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움주기-도움받기 수요조사’ 결과, ‘줄 수 있는 도움’(132건)이 ‘받고 싶은 도움’(75건)보다 2배가량 많았다. 주고받을 수 있는 활동 분야가 배움, 코칭, 돌봄, 동행 등으로 겹치기 때문에 서울시는 향후 활동 교환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페 개설 후 가장 먼저 도움 제공 의사를 밝혔던 회원 K씨는 50대 후반 여성으로, “서울시간은행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느껴졌고, 시간을 활용해 나를 필요로 하는 이웃과 만나고 싶다”는 참여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시는 서울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기 전 활동 사례들의 유형과 대상 등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고 본 사업을 설계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많은 가입자 확보보다는 유의미한 활동사례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행 초기이기는 하나, 서울시는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에 대해 “고립, 분절된 관계를 연결하는 소통과 공감의 통로로서 이웃간 돌봄 관계망 조성의 첫발을 내디뎠다”라고 평가했다. 또 시민들이 아직 ‘시간은행’이라는 개념을 낯설어하고 전용 앱이 마련되지 않은 점, 상호간 신뢰의 부족 등으로 참여를 주저하고는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입한 회원들이 타인을 위해 시간과 경험, 재능을 나누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며 활동 사례와 후기가 쌓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17일 개소하는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은 사단법인 타임뱅크코리아의 전문성을 살려 지역 노인 및 장애인 등의 돌봄을 중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타시도, 공공기관 등 서울시간은행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과 요청을 반영해 현재 운영 중인 시범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원목 서울시 시민협력국장은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으로 한달간 이뤄진 활동을 통해 자기 시간을 나눠 이웃에게 기여하려는 시민의 자발적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특히 직장 내 기성세대와 MZ세대 간 세대 통합과 소통에 기여할 가능성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초기라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편의성, 안전성, 신뢰성에 대한 지속적 개선을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가 올해 도내 작은도서관 342개소에 냉난방비를 지원해 취약계층 등을 위한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활용한다. 냉난방비는 연말까지 지원돼 여름에는 무더위 쉼터, 겨울에는 혹한기 쉼터로 각각 활용될 예정이다.
작은도서관은 대규모 예산이나 부지가 필요한 공공도서관 외 주민자치센터, 복지시설, 아파트, 교회 등에서 도민 접근 편의성을 위해 설치된 시설이다. 도내에는 총 1천 825개소의 작은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도는 취약계층 쉼터 제공 등을 위해 2017년부터 도내 작은도서관을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활용 중이다. 올해에는 5억 5천만 원(시군비 3억 8500만 원 포함)을 들여 시‧군에서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요청한 작은도서관을 대상으로 전기료, 가스비 등 냉난비와 85개소 냉난방기기 구입비를 지원한다.
무더위‧혹한기 쉼터로 운영될 작은도서관 342개소는 도서관별 운영 요일 및 시간이 다른 만큼 방문 전 경기도사이버도서관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에서 확인해야 한다.
동네 사랑방이자 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던 경로당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차례 문을 닫은 바 있다. 사회적‧정서적 고립 상태에 놓이자 노인들의 정신건강은 날로 악화돼왔다. 보건복지부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0대 우울 위험군은 지난해 3분기 12.4%에서 4분기 13.8%로 늘었다. 우울 평균 점수도 4.0점에서 4.2점으로 상승했다. 60대 이상 여성 우울위험군은 19.2%로 남성(8.1%)보다 높았다.
이에 도내 작은도서관들은 도와 시‧군의 냉난방비 지원을 바탕으로 화성시 만세작은도서관의 ‘도서관에서의 1박 2일 야간행사’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민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이화진 경기도 평생교육국장은 “작은도서관이 정보제공자의 역할뿐만 아니라 무더위나 추위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나눔‧소통 장소 역할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코로나19로 장기간 야외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고령자를 대상으로 숲속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숲속 힐링 프로그램은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와 주택관리공단 협업으로 진행되며, 주택관리공단에서 관리 중인 임대주택 고령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5~6월에 걸쳐 운영된다.
주요 내용으로는 ‘숲속 체조’(유명산), ‘오감을 느끼며 걷기’(산음), ‘휴양림 내 계곡 탐방’(대야산), 편백나무 숲 걷기(남해편백) 등의 프로그램이 15개 국립자연휴양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영록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이번 숲속 힐링 프로그램이 고령자분들에게 심신의 안정과 우울감 해소 등에 많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며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사회적 가치 구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관에서 고령자 대상으로 마음 치유를 위한 산림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지난 19일 가평군 경기도잣향기푸른숲에서 공공임대주택 고령자 입주민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힐링캠프’ 체험을 진행했다. 하남풍산 국민임대주택 고령자 입주민 20명이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잣향기푸른숲에서 숲길 걷기, 나무와 함께하는 스트레칭, 명상 등을 체험했다.
합천군 농업기술센터는 교통약자가 전동 카트를 타고 황매산군립공원을 관람할 수 있는 ‘나눔카트 투어 프로그램’을 철쭉 개화기간 동안 운영한 바 있다. 70세 이상 고령자 동반 가족 등이 신청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한 담당자는 “철쭉 개화기간에 노모를 모시고 오는 가족들이 차량이 올라갈 수 있는 높이까지만 관람하고 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전통카트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KBS 공채 38기 한상헌 아나운서가 최근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에 위치한 포천노인전문 요양센터에 방문해 기부금과 물품을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포천노인전문 요양센터는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 이래 현재까지 운영 중인 노인전문 요양센터로, 시설 내에서 어르신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있다.
포천노인 요양센터 관계자는 “한상헌 아나운서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센터를 방문해 많은 기부금과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생활 물품을 전달했다”며 “직접 봉사활동을 하며 어르신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민 그의 선행이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상헌 아나운서는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라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나눔을 실천하게 되었다”며 “센터에 지속해서 기부와 봉사도 이어가면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도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상헌 아나운서는 현재 KBS1 주말 정오 뉴스와 KBS1 라디오 매주 월요일~금요일 밤 한상헌의 스포츠 스포츠를 통해 시청자와 청취자를 만나고 있다.
1인 가구 시대, 노후 주거의 대안으로 ‘공동체주택’이 떠오르고 있다. ‘코리빙’(Co-living)이라고 불리는 공동체주택은 각자의 주거 공간을 갖고 있지만, 공동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공간을 설치해 입주자들이 소통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택을 말한다. 실제 입주자들은 ‘따로 또 같이’ 살아간다. 공동체주택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공동체주택 ‘여백’을 직접 찾아가 봤다. 그곳에서 살고 있는 ‘공동체 주거 전도사’ 김수동 작가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북한산의 정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공동체주택 여백이 있다. 외관부터 남다른 자태를 뽐내는 여백. 내부 구조는 더욱 독특하다.
여백은 4층짜리 주택 2개 동, 파란 여백과 하얀 여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동에 5세대, 총 10세대 27명이 산다. 세대주는 30대부터 60대까지이며, 그들의 자녀 혹은 부모가 같이 살기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살고 있다. 집 내부 인테리어도 다 다르다.
파란 여백에는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가족들이 살기로 했고, 그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하얀 여백은 현관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신발을 벗고 계단을 오르내리니 집이 다 연결되어 있는 기분이 든다.
하얀 여백 4층에는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큰 원형 테이블이 있어 입주자들이 모여 식사를 하거나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컴퓨터는 물론 빔프로젝트도 있어 같이 영화 관람도 가능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텃밭도 함께 가꾼다. 단체 카톡방이 있어서 매일매일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눔을 하면서 정을 나눈다.
10세대 중 여백을 가장 열심히 알리는 입주자는 김수동 작가(터무늬제작소 소장, 60)가 아닐까. 그는 파란 여백 2층에 산다. 여백 입주를 결정하기까지 자신의 고민과 함께 공동체주택이 노후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공동체주택에서 살아가는 법 등을 담은 ‘쫌 앞서가는 가족’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이웃 있는 삶 원했다”
김수동 작가는 90대 노모를 모시고 산다. 그의 집은 3대가 함께 살며, 여백의 최고령자가 사는 집이기도 하다. 여백에 입주하기 전, 김 작가는 어머니와 함께 자신도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느꼈다. 이에 노후에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코하우징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수동 작가는 “정작 문제는 우리 세대라고 생각했다. 어르신들은 우리 세대가 부양하지만, 우리 세대는 자녀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자녀들에게 부양을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저희 할아버지의 칠순 잔치 때 찍은 사진이 있는데, 직계 자손까지 26명이 모여서 가족사진을 찍었더라고요. 저는 아내하고 딸이 하나 있는데 딸은 언제 결혼할지 모르겠고, 10년이 지나서 가족사진을 찍을 때는 셋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거죠. 게다가 남성이 여성보다 먼저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아내가 혼자 남을 것 같고, 이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함께 살아보니 장점 많아
이런 고민 끝에 김수동 작가는 2014년 공동체주택 입주자 모집에 참여했다. 나이, 직업, 취향, 종교 등이 모두 다르지만 공동체 주거라는 단 하나의 공통 관심사로 금세 마음이 모였다. 집을 짓는 데는 1년 반의 시간이 걸렸고, 2016년 8월 여백에 입주했다. 입주자 모임에는 7세대가 모였지만, 3세대는 금방 모아 10세대가 채워졌다.
일반적으로 공동체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친할까라는 궁금증이 든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이웃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김수동 작가는 “그렇게 가깝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마음이 맞아서 가까이 지내는 이웃들은 있지만, 그냥 좀 편한 이웃 정도 같다. 요즘 시대에 이렇게 마음 편한 이웃이 흔치 않다”고 말했다.
독립된 가족이기 때문에 사생활 노출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앞서 말한 대로 한 달에 한 번 식사라든지 물건 나눔 등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이웃 간에 싹튼 정은 남다르다. 고독사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우리는 고독사가 불가능한 구조예요. 한번은 혼자 있는 이웃이 너무 아팠을 때, 다른 이웃이 119를 불러서 조치를 해준 적도 있어요. 지금도 코로나19에 확진돼 자가격리 중인 이웃분이 계신데,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물어보고 반찬도 챙겨주고 그래요. 정말 이웃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죠.”
김수동 작가는 아직도 공동체주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많은 것도 알고 있고, 꼭 노후 주거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자신이 사람들과 함께 살아보니 장점이 훨씬 많다고 느껴 추천하는 바다. 집값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큰 장점도 있다. 즉 공동체주택은 나의 주거 공간이 있는 노후, 외롭지 않은 노후를 가능하게 해주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70대, 80대가 됐을 때도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개인마다 주거에 대한 취향과 욕구가 다르지만, 자신이 관계 지향적인 사람이라면 공동체주택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공동체주택이 아니더라도 지역사회에서 관계망을 만든다든지 커뮤니티 이웃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거든요. 은퇴 후 10억은 있어야 노후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말하잖아요. 저는 재무적 자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도 같이 조화를 이뤄야 노후가 풍성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기대 수명은 길어지고 은퇴는 빨라지는 역설 속에 5060세대 신중년들은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삶과 일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은퇴한 후에도 대체 일자리를 찾으며 노후를 준비하는 신중년이 맞닥뜨릴 위기와 그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SK행복나눔재단이 개최한 ‘2022 SIT Talks, 고령 사회를 맞는 신중년의 새로운 삶과 일’ 행사가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행복나눔재단 1층 ‘열림’에서 열렸다. 발표와 대담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신중년의 삶과 일’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사회 혁신가, 관련 분야의 전문가를 비롯해 총 70여 명이 참석했다.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 속도로 10년 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은 50세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고려해 이번 행사에서는 노동력 부족, 사회적 부양 부담 증가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첫 번째 발표는 시니어에게 맞는 기업형 일자리 개발에 힘써온 정은성 에버영코리아 대표가 맡았다. 정 대표는 취업시장에서의 나이로 인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일했던 경력을 활용해 IT 업무 기반의 신중년 맞춤형 일자리 개발 과정을 공유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신중년에 맞는 고용·제도가 필요하다”며 “시장 경쟁력을 갖춘 회사다운 회사로서는 가치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표는 김만희 패스파인더 대표가 진행했다. 김 대표는 대기업 퇴직 후 또래 신중년들의 가치 있는 인생 2막을 위해 일해왔다. 특히 일의 개념을 확장, 신중년 일과 활동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사회적 의미를 더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실행해 꾸준한 일과 활동으로 이은 사례를 소개한 뒤, 여기에 ‘로컬’의 개념을 적용했다. 그는 “신중년과 지역을 잇는 ‘패스파인더’ 모델을 통해 신중년은 두 번째 삶을 살 기회를 얻고, 사회는 지역 소멸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 이후에는 대담이 이어졌다.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가 사회를 맡은 대담 시간에는 신중년이 느끼는 일의 의미, 일이 가져다주는 가치를 환기하며 신중년의 성향과 수요가 다양한 만큼 각기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 언급됐다.
이와 함께 신중년의 ‘일다운 일거리’를 위해 기업·지역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신중년 당사자에게 필요한 준비나 마음가짐으로는 무엇이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일자리 세대 갈등 이슈에 대해서는 세대 간 상호 보완하고 협력하는 ‘세대 공존형’ 모델의 가능성을 살펴보기도 했다.
송제훈 행복나눔재단 그룹장은 “이번 SIT 행사가 신중년의 새로운 삶과 일 그리고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 신중년의 경제 활동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다양한 논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모델의 도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