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 지닌 색에 따라 함유한 영양소가 다른 만큼 우리 몸에 미치는 효능에도 차이가 있다.
각양각색 과일, 제대로 알고! 색(色)다르게 먹고! 맛과 건강 모두 잡아보자
◇ 빨간색 ◇
토마토, 수박, 체리 등이 빨간색을 띠는 것은 ‘라이코펜’ 성분 때문이다. 라이코펜은 항암 효과와 더불어 면역력 증가, 고혈압 예방 등에 도움을 준다.
봄에 즐기기 좋은 빨간색 과일로는 ‘딸기’가 대표적이다. 딸기에는 비타민 C 또한 풍부해 항산화 및 피부 미용에 효능을 보인다.
◇ 노란색 ◇
노란색 과일의 베타카로틴 성분은 암, 심장질환, 위장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돼, 면역력을 향상하고, 뼈를 건강하게 한다.
노란색 과일 중 하나인 ‘유자’는 차로 즐겨 마시는데, 레몬의 3배에 달하는 비타민 C를 함유해 감기 예방 및 증산 완화에 효과적이다.
◇ 초록색 ◇
초록색 과일에는 클로로필과 루테인, 인, 칼륨 등의 성분이 풍부한데,간 해독과 눈 건강에 좋고, 암과 노화 예방에도 효능을 보인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초록과일로는 ‘매실’을 꼽을 수 있는데, 청으로 담가 먹으면 맛도 좋고, 피로 해소와 소화 촉진에도 효과적이다.
◇ 보라색 ◇
보라색 과일에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아 시력회복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C 또한 풍부해 고혈압, 심근경색, 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먹으면 좋다.
대표적인 보라색 과일 ‘블루베리’는 항산화 능력이 뛰어나 세포 손상을 막고 노화 예방과 기억력 및 면역력 증진에 효과적이다.
◇ 질환별 주의해야 하는 과일 ◇
고지혈증
고지혈증 약과 자몽을 같이 먹을 경우 약의 혈중 농도가 상승해 중성지방 조절 장애가 일어날 수 있으니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일부 고혈압 약과 바나나를 함께 먹을 경우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거나, 과다 섭취할 경우 체내 칼륨 농도가 높아져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위장장애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시켜 속 쓰림 증상을 개선하는데, 오렌지나 오렌지 주스와 함께 섭취 시 약효가 떨어지거나 증상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늘어난 수명만큼 보험도 더 세분화되고 100세 시대에 맞는 특화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건강한 노후가 보장되면 다행이지만,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질지조차 알 수 없다. 시니어에게 보험이 ‘꼭’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수많은 보험 중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까.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보험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과거에는 보험의 만기가 60~70세 정도였다. 하지만 만기가 60세인 보험은 질병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고령층을 위한 100세 만기 상품이 나왔고,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는 보험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 질병을 앓은 적이 있어 보험 가입에 제한이 따랐던 시니어에게도 희소식이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유병자들은 보험 가입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 해당 질병과 관련된 부분만 보장에서 제외하는 형태의 보험이 속속 등장해 가입이 한층 수월해졌다. 보험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추천하는, 시니어를 위한 보험상품을 살펴봤다.
◇뇌혈관·심혈관질환 보장 ‘강화’
삼성생명 ‘간편종합보장보험 건강하고 당당하게’
삼성생명은 3월부터 개정 판매 중인 ‘간편종합보장보험 건강하고 당당하게’를 추천했다. 3대 주요 질병뿐만 아니라 고령층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 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주보험에서는 재해로 인한 사망을, 특약에서는 3대 질환인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을 100세까지 보장한다. 기존 건강보험상품도 3대 질병을 보장하고 있지만 이번에 개정된 간편종합보장보험은 범위를 넓혀 재발하는 암,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도 추가했다. 특히 고령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과 수술은 특약을 통해 보장한다. 시니어 7대 보장 특약에 가입하면 △특정파킨슨병·루게릭병 진단 시 각 1000만 원 △대상포진 진단 시 50만 원 △인공관절 수술 시 어깨관절, 무릎관절, 엉덩이관절에 대해 각각 300만 원을 지급한다. 관절염 수술 시에는 연간 1회 한도로 30만 원을 받는다(가입금액 1000만 원 기준). 간편종합보장보험 가입 가능 연령은 30세부터 80세까지다. 주보험과 갱신형 특약은 15년(일부 특약은 5년 또는 3년)마다 갱신을 통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한다.
◇‘나만의’ 보험 만들기부터 시작
한화생명 ‘한화생명 간편가입 100세 건강보험’
한화생명이 출시한 ‘한화생명 간편가입 100세 건강보험’은 간편심사를 통해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고혈압·당뇨 환자는 물론, 80세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한화생명 간편가입 100세 건강보험의 주계약은 상해사망이고 실속형, 기본형, 고급형, 자유설계형으로 세분화돼 있다. 최소 보험료 3만 원 기준을 충족하면 고객이 원하는 특약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맞춤형 보험설계가 가능하다. 이 상품은 기존 간편가입보험에 부가할 수 있었던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입원, 수술 등 5개 특약 구성을 35개로 다양화했다. 최근 발병률이 급증한 대상포진과 통풍, 뇌혈관질환, 당뇨 및 합병증, 인공관절·관절염·백내장·녹내장 수술자금 등 다양한 질병도 특약을 통해 보장한다. 납입면제 범위도 확대했다. 기존 간편가입보험에서는 일반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이 발병해야 납입면제 대상이 됐다. 이 상품은 발병 빈도가 높은 유방암, 전립선암, 초기 이외의 갑상선암도 발병하면 납입면제가 되도록 고객의 니즈를 반영했다.
◇경도부터 중증까지 ‘100세 보장’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 치매보험 든든한 노후’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생명 치매보험 든든한 노후 해지환급금이 없는 유형’을 내세웠다. 이 상품은 치매 진단 시 최대 2000만 원의 치료자금을 지급한다. 중증치매 생활비보장 특약을 활용하면 중증치매에 걸렸을 때 매월 최대 100만 원의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 중증만 보장하는 기존 치매보험과 달리 치매 초기단계인 경도·중등도 치매까지 범위를 넓혔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유병자도 간편심사 후 가입할 수 있다. 보장기간은 100세까지다.
◇‘고혈압·당뇨’ 심사 없는 보험
신한생명 ‘(무)참좋은시니어암보험’
신한생명은 시니어를 위한 보험으로 ‘(무)참좋은시니어암보험(갱신형)’을 추천했다. 보험 가입 시 고령층 대표 질병인 고혈압과 당뇨를 심사하지 않는다. 이 상품은 암에 대한 체계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갱신형 보험이다. 또한 총 5종의 선택특약으로 보장이 더 든든해졌다. 보험료 할인과 납입면제 혜택도 들어 있다. 고혈압 및 당뇨병 무진단자는 보험료가 5% 할인되고, 유방암과 전립선암 이외의 암(소액암 제외)으로 진단되면 보험료 납입이 면제된다.
◇사망보장은 기본, 치매보장은 덤
교보생명 ‘(무)교보실속있는치매종신보험’
교보생명은 보험료 부담을 줄인 종신보험 하나로 치매보장까지 준비할 수 있는 ‘(무)교보실속있는치매종신보험’을 추천했다. 이 상품은 종신보험에 치매보장을 결합한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으로, 저렴한 보험료로 사망과 중증치매를 평생 보장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상품은 중증치매 진단 시 진단보험금(가입금액의 100%)을 받고, 사망할 경우 사망보험금(가입금액의 20%)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중증치매 없이 사망하면 사망보험금(가입금액의 120%)이 지급된다. 보험료 부담도 대폭 낮췄다. 가입 시 ‘저해지환급형(1형/2형)’을 선택하면 보험료 납입기간에는 ‘일반형’에 비해 해지환급금이 50%(1형), 30%(2형)만 적립된다. 이후 납입기간이 경과하면 해지환급금이 100%로 늘어 일반형과 동일해진다. 반면 보험료는 일반형에 비해 10~17% 저렴하다. 은퇴 후 사망보험금을 생활자금으로 활용하도록 한 것도 장점이다. 사망보험금에서 최소 장례비 수준(10%)만 유지하고 나머지를 최대 20년간 생활자금으로 전환해 받을 수 있다. 중도에 생활자금 전환 취소나 변경도 가능하다.
◇‘100세까지’ 치매 단계별 보장
ABL생명 ‘(무)ABL간편가입치매보험’
ABL생명은 유병자와 고령자도 간단한 심사만 거치면 가입 가능한 ‘(무)ABL간편가입치매보험(해지환급금 미지급형)’을 소개했다. 이 상품은 갱신 없이 최대 100세까지 경도치매, 중등도치매, 중증치매 등 치매를 단계별로 보장한다. 중등도치매의 경우 1000만 원을 진단급여금으로 지급한다. 경도치매는 200만 원, 중증치매는 2000만 원을 보장한다(주계약 보험가입금액 1000만 원 기준). 또한 주계약 내에서 중증치매에 대해 매월 100만 원의 생활자금을 지급한다.
◇보험 하나로 3대 질병 ‘종신까지’
AIA생명 ‘(무)AIA 평생보장 암보험II’
AIA생명은 시니어를 위한 ‘(무)AIA 평생보장 암보험II’을 내놨다. 이 보험은 AIA생명이 2016년 11월 텔레마케팅 채널 전용으로 출시했던 상품을 2017년 1월 대면채널로 판매를 넓히면서 보장은 한층 강화하고, 보험료 부담은 최소화했다. 이 상품의 특징은 암뿐만 아니라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등 3대 질병에 대한 종신 보장이다. 또한 보험 가입 시 ‘체증형’을 선택하면 이후 20년 동안 암 보험금이 매년 10%씩 늘어나(주계약에 한함), 최대 300%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필요한 보장만 조립식으로 가입
오렌지라이프 ‘오렌지 큐브 종합건강상해보험’
오렌지라이프는 시니어를 위한 보험상품으로 ‘오렌지 큐브 종합건강상해보험(무배당,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을 꼽았다. 이 상품은 비갱신형 특약으로 보험료가 오르지 않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진단비, 수술비, 입원비 등을 선택해 보장한다. 재해장해보장을 주계약으로 진단보장특약 12종, 입원보장특약 3종, 수술보장특약 4종과 사망보장·질병장해보장특약 3종까지 총 22종의 특약을 갖춰 한 상품으로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생활자금 평생 지급하는 보험
흥국생명 ‘(무)흥국생명 가족사랑치매간병보험’
흥국생명은 ‘(무)흥국생명 가족사랑치매간병보험’의 보장내역을 강화한 개정판을 추천했다. 이 보험은 치매 초기단계인 경도와 중등도치매까지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중증치매 진단 시 생활자금을 지급한다. 이번에 업그레이드된 가족사랑치매간병보험은 치매 환자의 생존기간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존 15년을 넘어 사망 전까지 생활자금을 보장한다. 중증치매 진단을 받은 가입자는 매월 100만 원씩의 생활자금을 평생 받을 수 있다.
◇당뇨병과 합병증을 ‘한 번에’
NH농협생명 ‘당뇨케어NH건강보험’
NH농협생명은 △당뇨병 진단과 합병증을 한 번에 보장하는 ‘당뇨케어NH건강보험(갱·무)’ △당뇨병 진단자도 가입 가능한 ‘당뇨케어NH건강보험(당뇨병 진단자, 갱·무)’ △현대인의 만성질환인 디스크와 관절염을 보장하는 ‘허리업(UP)NH척추보험(무)’ 등 건강보험 3종을 주력 상품으로 앞세웠다. 당뇨케어NH건강보험(갱·무)은 주계약만으로 당뇨병(당화혈색소 9% 이상) 진단 시 1000만 원, 당뇨병 진단 확정 후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말기신부전증 진단 시 각각 2000만 원을 지급한다(주계약 가입금액 500만 원 기준). 당뇨케어NH건강보험(당뇨병 진단자, 갱·무)은 당뇨 합병증과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말기신부전증 등을 보장한다. 중대한 질병 없이 만기 생존 시에는 무사고환급금을 최대 500만 원까지 지급한다. 허리업(UP)NH척추보험(무)은 디스크부터 척추질환과 관련한 입원, 수술, 한방치료까지 모두 보장한다. 경추 및 경추 이외 디스크 진단 시 동일하게 50만 원, 특정 류머티즘관절염은 100만 원, 척추재해골절은 회당 20만 원을 지급한다.
인간은 건강한 장수를 꿈꾼다. 그러나 질병은 이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뇌졸중은 대한민국에서 암,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네 번째 사망 원인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후유증과 장애를 일으킨다.
뇌졸중은 뇌혈관성 원인에 의해 갑작스럽게 진행하는 국소적 또는 전반적 뇌기능 장애가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질환을 말한다. 크게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져 뇌 안에 피가 고이는 뇌출혈로 나뉜다. 뇌경색이 뇌출혈보다 3~4배 정도 많다.
뇌졸중 재발률 줄이기
환자를 상담할 때 반드시 두 가지는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첫째는 재발, 둘째는 재활이다.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두 번도 일어날 수 있다. 여덟 번이나 뇌졸중을 겪은 사람도 있다. 뇌경색 재발 요인은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이다. 이들 기저질환이 있으면 재발은 물론 5년 내 사망률도 높아진다. 이외에 고지혈증, 담배, 술, 비만, 급한 성격, 화내는 성격 등도 요인이 될 수 있다. 뇌출혈 재발을 방지하려면 반드시 고혈압을 예방해야 한다. 뇌혈관 꽈리와 혈관 기형 관리도 필요하다.
재활은 왜 필요할까? 재활치료가 장애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쥐를 인위적으로 뇌경색 상태에 빠트린 후 한 그룹은 좁고 장난감도 없는 우리에 가두고 또 다른 그룹은 장난감이 많은 넓은 방에 가뒀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좋은 환경 속에 있던 쥐들의 기능 회복이 더 좋았다.
재활치료를 하지 않고 환자를 방치하면 부동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관절이 굳고 근력 회복이 느리고 다리혈전 위험성이 높아진다. 만약 폐로 혈전이 이동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확률이 커진다. 폐렴, 소변감염 등 세균감염 및 욕창 위험성도 올라간다.
원숭이 실험도 있다. 원숭이의 한쪽 팔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감각신경을 절단한 뒤 대조군 원숭이는 정상 팔을 사용하도록 놔뒀고, 실험군 원숭이는 정상 팔까지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일정 기간이 지나자 실험군 원숭이의 팔과 손 기능이 대조군과 비교해 월등하게 향상됐다. 뇌졸중 환자에게도 이런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 즉 정상 팔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벙어리장갑을 씌워놓으면 환자가 마비된 팔과 손을 더 많이 사용해 회복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환자 의지와 가족 지지가 중요
재활의 원칙은 가능하면 빨리, 마비된 팔과 다리를, 목표 아래 반복·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 생체 징후가 48시간 안정된 상태가 되면 지체 없이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그러려면 환자의 흥미와 열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런 과제지향적 훈련을 반복·집중적으로 시행하면 마비된 팔과 다리의 기능 회복이 빨라진다. 마비가 심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할 때는 치료사의 도움을 받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되면 가능한 범위까지는 스스로 하고 힘든 범위는 치료사의 도움을 받는다. 이런 재활의 원칙은 언어, 인지, 삼킴 등의 장애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재활치료를 하면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죽은 뇌조직이 다시 살아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살아 있는 주변 뇌조직이 그 기능을 대신 수행한다. 즉 뇌에 변화가 일어나는데 어깨를 담당하는 뇌조직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기능을 대신 수행하는 식이다.
재활치료에 의한 기능 회복은 뇌졸중 발생 후 2년에 걸쳐 일어난다. 대부분은 3~6개월 내에 회복이 된다. 회복할 수 있는 기능의 80% 정도는 6개월 안에 이뤄진다. 그러나 이후에도 지속적인 회복이 이뤄지기 때문에 재활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또한 통계에서 벗어나는 회복도 있는 만큼 재활 노력은 포기하면 안 된다. 2년 후에는 기능 저하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건강할 때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이 유지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재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의 의지와 가족의 지지다. 건강한 장수를 위해 뇌졸중에 걸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뇌졸중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응급치료를 받고, 포괄적 시스템을 통해 재활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World Health Organization)에 따르면, 뇌졸중은 전 세계 두 번째로 중요한 사망 원인이자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 원인 1위다.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나뉘는 뇌졸중은 예전에는 중풍(中風)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려왔다.
뇌출혈은 혈압이 높거나 동맥류(동맥벽이 손상되거나 이상을 일으켜 동맥 내부 공간의 일부분이 늘어나 혹처럼 불룩해지는 병)가 있는 경우 혈관의 약한 부분이 파열돼 출혈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해당 부위의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 뇌신경이 손상될 뿐 아니라 새어 나온 혈액이 뇌실질 내에 혈종을 이뤄 주변의 뇌 조직을 손상시키면서 증상을 유발한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혈전 등으로 막혀 혈관에서 먼 뇌 조직에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 조직이 괴사하는 증상으로 ‘허혈성 뇌졸중’이라고도 한다. 허혈성 뇌졸중은 출혈성 뇌졸중에 비해 8대 2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뇌졸중은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생존한다 해도 신체마비, 언어장애 등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반드시 알아둬야 할 뇌졸중 초기 증상
뇌졸중 치료의 골든타임은 3~6시간이다. 보통은 3시간을 이야기한다. 이 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다시 열어주면 비가역적 뇌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골든타임이 지나면 막을 방법이 없다. 따라서 전조증상을 빨리 알아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졸중 초기 증상은 편측장애,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등 다양하다. 한마디로 ‘갑작스러운 국소 신경학적 증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갑작스러운’의 의미는, 어제 잠들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오늘 아침 깨어나니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졌다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 준비할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할 때 갑자기 오른손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든지 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렇듯 뇌졸중은 증상 발생 시점을 비교적 정확히 알 수 있는데 이는 혈관이 막히는 그 순간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몇 달 전부터 서서히 걸음걸이가 불편해졌다든지, 수년 전부터 손이 떨렸다든지 하는 증상은 뇌졸중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국소적’이라는 용어도 마비가 올 때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게 아니라 오른팔, 오른다리 혹은 왼팔, 왼다리 등 한쪽으로만 국한돼 나타나는 상황을 의미한다. 치과에서 마취를 했을 때처럼 둔하고 먹먹하면서 저린 증상으로 나타난다.
시야 장애도 눈이 전체적으로 침침하면서 안 보이는 상황보다는 한쪽만 마치 가린 듯이 안 보이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를 동측반맹(同側半盲)이라 부르는데, 뇌의 왼쪽이 손상을 입었을 때 오른쪽 반이 보이지 않고, 반대로 뇌의 오른쪽이 손상을 입으면 왼쪽 반이 보이지 않는다.
언어장애도 의식은 맑고 눈치로는 알아차리는데 이상하게 말만 못 알아듣거나 반대로 알아듣는 것은 문제없는데 말문이 막혀 표현만 하지 못하는 등 의식장애나 인지저하와 상관없이 국소적인 증상으로 발현된다. 구분해야 할 치매는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제까지 괜찮다가 오늘 갑자기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경우는 드물다.
뇌졸중은 이렇듯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혈관이 아무리 좁아져도 막히기 전까지는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이 뇌혈관 질환의 가장 치명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진 만큼 2년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 등을 통해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짜거나 달거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건강식으로 식사를 하는 게 좋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들기름과 견과류와 생선, 가공한 국수나 빵이 아닌 통곡류, 섬유소가 풍부한 나물·채소·과일이 좋다. 기능성 식이섬유소와 미네랄이 많은 양파, 마늘, 아스파라거스, 시금치, 토마토, 치커리 등도 추천한다.
비만, 특히 복부비만 관리도 중요한데 과체중인 사람은 체중 감량만 해도 혈압·콜레스테롤·당 지수를 모두 개선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해야 한다. 근력 및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되 운동시간은 일주일에 3~5회,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강도는 약간 힘든, 즉 숨이 찰 정도로만 하면 된다.
인간의 생명활동이 정지되는 상황, 즉 사망을 판정하는 기준은 기본적으로 호흡과 심장박동의 유무에 달려 있다. 심장이 우리 생명과 가장 직결되는 장기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심장에 발생하는 질환을 흔히 ‘심장병’이라고 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 종류가 다양해 하나의 병이라고 말하기 모호할 정도다. 심장병 중 중장년이 조심해야 할 대표적 질환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성원(張誠元·49)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노화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심장질환은 심방세동과 협심증을 꼽습니다. 둘 다 중장년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하죠.”
장성원 교수는 심장과 혈관 노화가 이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라면 더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심방세동, 뇌졸중의 원인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일종으로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일어나는 질환이다. 특별히 심한 운동도 하지 않은 평온한 상태에서도 느닷없이 심장이 쿵쾅거린다면 심방세동을 의심해봐야 한다. 장 교수는 “마치 100m 달리기를 한 후의 두근거림과 비교될 정도”라고 설명한다.
심방세동을 증상만으로 진단하기란 쉽지 않다. 부정맥의 증상은 비슷한 경우가 많다. 특히 발작성으로 일어나는 심방세동은 검사 과정에서 증상이 재현되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면 심전도 검사만으로도 확진할 수 있다.
“가장 쉬운 자가진단법으로는 맥을 짚듯 손목의 요골동맥에 손가락을 얹어 심장박동을 확인하는 거예요. 맥박이 불규칙하면 심방세동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의 심박측정 앱을 활용해도 됩니다. 증상이 나타날 때 측정해서 의사에게 보여주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심방세동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5년 자료를 보면 국내 20대의 유병률은 0.03%에 불과하지만 80세 이상은 4.16%로 조사됐다.
심장에도 술은 웬수
장 교수는 그다음 주요한 원인으로 술을 꼽았다.
“음주를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환자 중 상당수는 술 마신 다음 날 부정맥을 경험하죠. 치료 중에 술을 마시면 조절도 안 될 뿐더러 재발 위험에 노출됩니다. 그래서 치료 전에 반드시 금주를 약속받지요. 이밖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관상동맥질환 등도 영향을 줍니다.”
문제는 심방세동이 오래되면 두근거림과 같은 증상이 없다는 것.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긴 후에야 심방세동이 원인이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면 흔히 피떡이라고 부르는 혈전이 생겨요. 이 혈전이 심장 안에 고여 있다가 떨어져 나가면서 여러 장기의 혈관을 막습니다.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발생합니다. 뇌경색은 골든타임이 짧고 쉽게 회복되지 않는 장애를 남기기 때문에 치명적입니다.”
치료는 뇌졸중의 예방이 우선이다. 피를 묽게 하는 항응고제가 쓰이는데, 몇 년 전 효과와 안전성이 높아진 신약 NOAC(New Oral Anti-Coagulant)이 출시돼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부정맥 증상을 조절하거나 정상 박동을 회복하기 위해서 항부정맥제를 사용한다. 효과가 없으면 고주파로 부정맥 발생 부위 심장조직을 괴사시키는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다.
혈관이 막혀 생기는 협심증
협심증은 심장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병이다.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생기는 동맥경화입니다. 통로가 좁아져 심장에 피를 제대로 공급해주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죠. 특히 나이가 들면 혈관의 신축성이 떨어져 더욱 문제가 됩니다. 평소에는 혈관이 좁아져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급격한 운동을 할 때는 혈액 공급이 부족해 통증이 나타나죠. 이런 흉통은 운동을 멈추면 사라지는데, 이를 안정성 협심증이라고 해요.”
이때 나타나는 통증은 꽤 심하다. 가슴뼈 왼쪽 부분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이 발생하는데 숨 쉬기도 어려울 정도다. 장 교수는 “당뇨 환자는 통증에 둔감해 체한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운동할 때 흉통이 생기면 검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장과 연결되어 있는 관상동맥이 막히면 통증으로 끝나지 않는다.
“심근경색은 피떡이 혈관을 완전히 막아 심장 근육에 괴사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가만히 있을 때 가슴통증이 시작되거나, 휴식을 취해도 가라앉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는 분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이므로 빨리 병원에 가야 해요.”
DASH 다이어트 심혈관에 좋아
협심증 진단방법은 심전도와 심근스캔이 대표적이다. 평안한 상태에서 촬영하고, 약물이나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준 뒤에 촬영해서 비교하는 방식이다. 관동맥 CT 촬영도 최근 들어 널리 쓰이는 방법. 이상이 발견되면 관상동맥조영술로 정확히 진단한다.
치료는 약물투여가 기본이고, 혈관이 심하게 좁아졌을 때에는 스텐트를 삽입한다. 원통형의 철망을 좁아진 부위에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방식. 심장에 다른 혈관을 연결하는 관상동맥우회술도 있지만, 기술이 발전해 스텐트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치료 이후의 관리다.
“우리 신체가 스텐트를 일종의 이물질이라고 판단해 피가 엉겨붙을 수 있어요. 때문에 항혈소판제를 계속 복용해야 합니다. 고지혈증 약도 마찬가지이고요. 해외 사례를 보면 고지혈증 약 복용이 스텐트 시술을 줄여주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의사에게 복용을 추천받았다면 미루지 않는 게 좋아요.”
장 교수는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DASH 다이어트 식단을 권했다. 현미와 채소, 과일, 견과류 섭취를 늘리고 소금과 설탕, 지방, 술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핵심.
장 교수는 의사와의 상의가 없는 의학적 판단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약의 부작용을 강조하면서 현혹하는 콘텐츠가 많은데 약 복용을 중단하면 훨씬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고지혈증 약이 대표적이에요. 또한 관상동맥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2차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전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관상동맥질환이 없는 경우 1차 예방 목적으로는 아스피린을 권하지 않습니다.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목적보다 출혈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세먼지 주의를 알리는 안전 안내 문자를 자주 받는다. 연일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예보하는 가운데, 노약자와 기저질환자(호흡기질환, 심뇌혈관질환, 천식)의 경우 건강보호에 더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미세먼지는 피부와 눈, 코, 인후 점막뿐만 아니라 호흡기와 혈관을 통해 인체 곳곳에 자극을 준다. 특히 폐렴, 폐암, 뇌졸중, 심장질환, 천식 등의 질병을 악화하고, 노년층의 경우 호흡기질환, 심혈관 질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안하는 ‘미세먼지 대비 건강보호 수칙 5가지’는 다음과 같다.
주거지역의 미세먼지 예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기
미세먼지 농도가 나쁠 시, 외출 자제하기
기저질환자의 경우,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기
의사와 상의하여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식약처 인증) 착용하기
증상 악화 시 의사 진료받기
특히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호흡곤란, 두통 등의 발생한다면 마스크를 즉시 벗고 의사와 상담 후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저질환자의 경우 무엇보다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바깥 활동을 줄이고, 창문을 닫은 채 실내에서 지낼 것을 권한다. 아울러 다음 수칙을 건강관리에 참고하자.
# 호흡기질환자
꼭 외출을 해야 할 경우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구제약물을 반드시 소지한다. 호흡곤란, 가래, 기침 등 증상이 악화되면 바로 병원으로 간다. 부적절한 마스크 착용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니, 의사와 상의 후 알맞게 착용한다.
# 천식환자
외출 시에는 천식 증상 완화제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 미세먼지가 높은 날이 지나도 한동안 그 영향이 지속되므로, 평소 하던 천식 치료를 더욱 철저하게 유지한다. 비염 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미세먼지의 영향이 클 수 있으니 필요시 의사와 상담한다. 기침, 호흡곤란, 쌕쌕거림 등 천식 증상과 최대호기유속을 측정해 천식 수첩에 꼼꼼히 기록해둔다.
# 심혈관질환자
심장 및 뇌혈관 질환자는 장시간 힘든 육체활동을 줄인다. 기존 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되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한다. 물을 적당히 마시는 것은 몸 밖으로 노폐물을 내보내는 효과가 있어 도움이 된다.
작심삼일(作心三日). 1월을 벗어나 2019년이 익숙해질 즈음 떠오르는 단어다. 동해로 솟아오르는 새해를 바라보며 우리는 많은 것을 다짐하고 각오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수년간 벗어나지 못한 일상의 습관을 되풀이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담배. 늘 “이번이 마지막 한 대”라고 각오하지만 어느새 한 개비의 담배가 또 손에 들려 있다. 그리고 자책한다. 경기북부 금연지원센터(국립암센터) 센터장 서홍관 교수는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포기 않고 계속 도전하려는 각오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 제게 주셔요.” 싸늘한 표정의 며느리의 한마디가 A 씨의 가슴에 와 박힌다. 아들 내외가 찾아오는 날은 한 달에 한 번뿐. 이때마저도 손주를 맘껏 안아보지 못하니 서러울 뿐이다. 이런 신경전이 시작된 것은 며느리가 3차(간접)흡연이 영유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기사를 본 다음부터다. 손주에게 해롭다니 고집을 부릴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만지지도 못하게 하니 자신을 마치 병균 덩어리 취급하는 것 같아 자괴감마저 든다.
서 교수는 “실제로 이런 갈등 때문에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이 꽤 많고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한다.
건강 걱정보다 왕따 싫어 금연 결심
“예전에는 건강을 생각해서 금연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요. 그런데 최근엔 그렇지 않아요. 간접흡연이나 3차흡연 때문에 흡연자가 배척당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흡연자들이 못 견뎌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족들도 싫은 티를 내는데 남들은 어떻겠어요. 사실 길거리에서는 흡연이 가능하지만 비흡연자의 부정적 태도나 언행 때문에 맘 편히 담배를 피우는 것이 어렵죠. 이런 사회적 따돌림이 싫어 금연클리닉을 찾는 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사실 시니어 세대에게 흡연은 한때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날의 찬밥신세가 더 서러울지도 모르겠다. 서 교수도 흡연을 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한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았어요. 성인 남자의 흡연율은 80%를 넘었고, 의사들도 예외는 아니었죠. 대학에 가면 음주가 허락되는 것처럼 흡연도 성인이면 누려야 할 권리처럼 여겼으니까요. 저의 가족도 형님 세 분과 아버지 모두 담배를 피우셨죠.”
서 교수도 1977년 대학에 들어가면서 흡연을 시작했다가, 1988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던 중 양담배 수입 저지 투쟁을 하다가 담배를 끊었다. 그는 “중독 상태가 심하지 않았는지 크게 괴롭진 않았다”고 회상했다. 서 교수는 이 과정에서 담배의 해악을 알게 되었고, 남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더 많은 자료를 읽다가 금연 전문가가 되었다. 현재 그는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이자 국내에서 손꼽히는 금연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금연캠프 활용하면 성공률 높아져
서 교수는 “끊는 과정이 괴로워도 금연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국내 사망 원인 1, 2, 3위가 암과 뇌혈관, 심혈관 질환이에요. 중풍이나 심장마비 등이 대표적 질환이죠. 그런데 이 질환을 일으키는 공통 위험인자가 바로 니코틴이에요. 30년 이상 담배를 피웠다면 이미 혈관이 좁아져 있을 거예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죠. 자발적으로 발암 물질을 몸 안에 집어넣고 있는 셈이에요. 당장 끊으셔야 합니다.”
30년쯤 담배를 계속 피워온 사람이라면, 서너 차례쯤 금연을 시도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험했던 좌절감은 금연 도전을 주저하게 만든다. 서 교수는 “금연은 혼자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국가의 금연 관련 서비스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고령 흡연자는 오래도록 니코틴에 중독된 상태이기 때문에 의지만 가지고 끊기가 어렵습니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해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지역별로 금연 진료병원을 찾을 수 있어요. 약값이나 진료비는 나중에 환급되어 공짜나 마찬가지예요. 껌이나 패치 같은 니코틴 보조제 또는 부프로피온, 바레니클린 등의 약물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도 어렵다면 지역금연지원센터의 ‘금연캠프’를 이용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4박 5일 일정이며 금연과 관련한 교육, 건강검진도 받습니다. 참가비는 무료이고 약제비만 부담하면 되는데 이 비용도 환급이 되니까 경제적 부담은 없어요. 이 캠프를 체험한 흡연자 중 65% 정도는 6개월 이상 금연에 성공했으니까 효과가 높은 편이죠.”
금연 실패해도 구박 말고 응원해줘야
흡연자들이 금연에 도전할 때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스트레스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흡연을 통해 해소했는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풀어야 하느냐는 고민이다. 서 교수는 이에 대해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비흡연자들도 나름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잘 살고 있잖아요. 실제로 설문을 통해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해보면 오히려 흡연자들에게 스트레스가 더 많은 것으로 나와요. 되레 해소를 못하고 있다는 의미죠. 금연은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요. 다만 주변인들이 도와줘야 합니다. 금연에 실패해도 구박하지 말고 또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하는 태도가 필요해요.”
최근 유행하는 전자담배에 대해서도 서 교수는 할 말이 많다. 담배회사에서 마치 전자담배가 훨씬 덜 유해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것이 마뜩찮기 때문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연초담배하고 다를 바 없다고 봐야 해요. 물론 액상형 전자담배도 해롭고요. 담배회사에선 유리한 결과가 나온 성분 자료만 골라 발표하고 있지만, 모든 유해물질을 고려하면 유해성은 연초담배와 다를 바 없어요.”
올해 7월부터 30갑년(매일 1갑씩 30년 혹은 매일 2갑씩 15년 이상 흡연) 이상 흡연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저선량 폐CT를 활용한 폐암 검진 사업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 흡연자들이 금연을 선택하기보다는 검진과 흡연을 병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폐암은 5년 생존율이 25% 전후에 불과해 일찍 발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중장년의 대표적 혈관질환 중 하나. 특히 겨울철만 되면 더욱 속을 썩인다. 보이지 않는 뇌 속에서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데다, 후유증에 고생하는 주변의 사례를 보면 불안감은 배가된다. 게다가 ‘골든타임’, 즉 발병 후 적당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낭패라는 사실은 더욱 시니어를 옥죈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을까. 전문의들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고 말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서권덕(徐權德·40) 교수를 통해 뇌졸중에 대해 알아봤다.
뇌졸중은 대표적인 노인성 혈관질환 중 하나. 잘 알려진 것처럼 뇌졸중의 원인은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원인은 다르지만 둘 다 뇌세포에 영향을 줘 증상을 나타나게 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높게 발병한다고 서 교수는 설명한다.
“혈관질환이다 보니 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 동반 질환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만약 이 병들을 앓고 계시다면 특별히 조심해야 해요. 특히 고령자의 경우 부정맥도 원인이 됩니다. 맥박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면 심장에서 혈액이 원활하게 내려가지 못해 엉기면서 피떡(혈전)이 생겨요. 이것이 뇌혈관을 막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뇌경색이 발생하면 혈액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는 뇌세포는 죽어버립니다. 또 흡연과 음주는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담배는 치명적인데요, 남성에게서 뇌졸중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흡연과 음주 영향 때문이라고 봅니다.”
뇌경색 골든타임은 6시간
뇌혈관이 막히는 것과 터지는 것 중 어떤 상황이 더 위험할까? 흔히 생각하기에는 뇌출혈이 심각해 보이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뇌경색이다. 서 교수가 말하는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6시간. 그 이상 지체하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서 교수는 이야기한다.
“뇌경색 환자가 병원에 오면 혈전용해제를 쓰거나 혈전제거시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뚫습니다. 그런데 6시간이 지나면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혈액 공급이 안 된 뇌세포 조직은 기능을 멈춰버리기 때문에 이후 혈액을 공급한다고 해서 뇌세포가 살아나진 않거든요. 치료가 빨라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뇌세포가 죽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죠.”
이에 반해 뇌출혈은 의료진이 대응할 시간이 있는 편. 물론 외상에 의한 뇌출혈은 예외다. 발병 빈도로 보면 8대 2 정도로 뇌경색이 많은 편이다. 결국 이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나타나는 자각증세에 빨리 대처하는 것이 방법이다.
“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눈앞이 빙글빙글 돌면서 어지러움을 느끼기 시작하죠. 또 눈앞이 뿌옇게 보이고 의식도 흐려집니다. 그러다 혈관이 막히면 안면마비가 오고 말이 어눌해져요. 술 마신 것처럼 발음도 부정확해지고, 책 한 권 못 들 정도로 팔에 힘도 없어지죠. 뇌출혈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두통의 강도가 높아요. 이럴 때는 지체하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뇌세포 죽으면 재생 안 돼
뇌졸중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후유증이다. 정상적인 삶을 누릴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서 교수는 “후유증은 사람마다 달라 종잡을 수 없다”고 말한다.
“뇌의 어느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겼느냐, 즉 뇌의 어디에 손상을 입었는가에 따라 그 증상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왼쪽 뇌의 언어를 관장하는 부위가 손상되면 말을 못하기도 하고, 아예 말을 이해 못하는 수준이 되기도 해요. 또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혈관성 치매로 발전하기도 하죠. 또 반신불수가 되기도 하고요. 문제는 이렇게 뇌손상이 생기면 회복이 어렵다는 겁니다. 손상된 뇌세포의 주변 세포가 역할을 대신해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어요. 재활이나 훈련도 이런 차원인데 무척 더디고 인내심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도 육체적 마비는 재활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인지능력은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것에 목표를 둘 정도다. 특히 고령의 환자일수록 회복은 더 더디다. 문제는 또 있다. 조기에 치료해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해도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것. 서 교수는 “발병을 통해 뇌가 영향을 받았다면 당장은 괜찮아도 장기적으로 치매 등 뇌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예방에 도움되는 뇌 CT와 MRI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예방이다. 발병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좋다. 그렇다고 무언가 특별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 건강관리에 힘쓰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문제는 혈관이니까요. 혈관에 영향을 주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관리에 힘써야 해요. 그리고 담배와 과음도 피해야 하고요. 특히 담배는 치명적입니다. 최근엔 전자담배를 많이 피우며 안심하는 경향이 있는데 잘못된 상식입니다. 전자담배 역시 혈관에 해롭습니다. 절대 안심하면 안 됩니다.”
좋은 소식도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뇌·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후속조치다. 덕분에 환자 부담은 66만 원에서 18만 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서 교수는 “환자 부담이 가벼운 컴퓨터 단층 촬영(CT)만으로도 충분히 뇌혈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지만, 뇌 MRI도 보험이 되면서 사전에 예방할 방법이 많아진 셈이죠. 환자 부담이 적어진 만큼 정기적으로 검진을 통해 혈관 건강을 확인하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 교수의 마지막 당부는 바로 응급실 사용이다. 증상이 의심돼 병원을 찾게 되면 바로 응급실로 가라는 부탁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손을 따거나 청심환 같은 약을 먹이면서 시간을 지체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의식이 없는 경우에 음식을 무리하게 넣으면 기도로 음식물이 넘어가 심각한 폐렴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병원으로 바로 오셨음에도 외래에 접수해 차례를 기다리며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러지 마시고 꼭 응급실로 가서 상황을 이야기해주세요. 소중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야 합니다.”
얼마 전 장애체험을 하기 위해 강남구 율현동에 있는 성모자애복지관으로 향했다. 20여 년간 매월 한 번씩 봉사활동을 갔던 곳이기도 하다. 어느 순간부터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장애인 활동 보조인’으로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장애체험을 흔쾌히 신청했다.
신청 예약을 하였기에 해당 사무실에 들러서 간단한 확인 절차를 마치고 장애체험에 들어갔다. ‘장애’와 ‘장애인’이라는 용어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잘 아는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다. 시대마다 사회마다 장애의 원인에 대한 생각과 대처 방식 등은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한때 일부에서 장애는 전생 또는 현생에서의 잘못에 대한 형벌이라는 근거 없는 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 탓에 장애인 또는 장애인 부모는 장애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았다.
시각장애 체험
시각장애인들이 얼마나 불편하게 일상을 살아가는지 그동안은 관심 밖이었다. 이날의 체험은 눈을 가리고 3층 교실에서 2층 교실까지 이동하는 것이었다. 일단 눈을 가리고 보니 불안하기 시작했다. 눈이 안 보이는 대신 최대한 청각을 곤두세우며 한 걸음 한 걸음 이동했다. 촉감을 이용해 계단의 방향과 높낮이를 가늠해야 하니 걸음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더듬더듬, 그렇게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등에서는 진땀이 났다. 불과 1분이면 내려올 한 층의 계단을 내려왔을 때는 20분 이상이 걸렸다. 2충까지 겨우 내려왔을 때에는 물소리를 따라 걸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물소리의 방향과 크기에 따라 한 걸음씩 옮기는 동안 긴장되고 신경이 곤두섰다.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곳이 바로 지하철역이라고 한다. 자칫 잘못하면 철로 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목적지에 도착해 눈가리개를 벗으니 신천지가 도래한 듯했다. 이렇게 편리한 세상인데, 그동안 시각 장애인들은 어둠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여태 그들을 무심하게 보고 넘겼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지체장애인의 휠체어 체험
다음에는 휠체어 체험에 도전했다. 수동 휠체어를 타고 경사진 곳을 오르내리는 체험이었다. 물론 나는 육체가 멀쩡하지만 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지체가 부자유스러운 장애인이다. 주로 선천성 소아마비 환자나 뇌혈관 질환으로 편마비 또는 전신마비 등이 있는 이들이 이용한다. 평지에서의 휠체어 작동은 그나마 수월할지 모르지만 경사로를 오르거나 내릴 때는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았다.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를 만들어 놓은 건물이나 시설들이 요즘은 많이 늘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되어있지 않았다. 무심하게 지나쳐버린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사회 곳곳에 있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의 기억
어릴 적 고향에도 장애인이 마을마다 한두 사람씩 있었다. 그 시절에는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자식의 장애를 숨기기에 바빴다. 학교에도 잘 보내지 않았는데, 아마 특수학교가 많지 않던 시절이라 그냥 집에서만 데리고 살았던 것 같다. 가끔 얼굴을 내미는 그 아이들을 신기하다고 따라 다니면서 놀리는 녀석들도 있었다.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 아이가 앞장서서 놀려대기 시작하면 이구동성으로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놀려댔다. 무슨 뜻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장난삼아 하던 행동에 그 아이는 얼마나 놀라고 힘들었을까?
장애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장애인을 향한 비장애인들의 인식이나 시선이 다소 차별적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장애인들은 상처를 받기 쉽다. 장애인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우리가 장애인을 대할 때, 장애의 특성에 매몰되지 말고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대하듯 하면 된다는 것이다. 장애체험을 통해서 더욱 그들의 삶 속으로 다가간 덕분에 그나마 장애인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장애인 활동 보조인으로 봉사하는 시간을 가져볼 계획이다.
1년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맘때가 되면 무언가에 홀린 듯 찾아보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토정비결이다. 그러나 운세를 살펴보면 여름엔 물조심을 하라는 등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실망하곤 한다. 하지만 뻔한 조언은 쓸모없는 것일까? 때론 그렇지 않다. 시니어의 겨울철 건강관리도 그렇다. 새로운 내용처럼 들리는 조언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당연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徐敏碩·37)를 만나 날이 추워지면 건강을 위해 조심해야 할 것들을 알아봤다.
겨울철 시니어 건강관리는 왜 평소와 달라야 하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해 서 교수는 ‘온도와 습도’를 이유로 지목했다.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도 함께 떨어집니다. 체온이 내려가면 면역력이 약해져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잘 생깁니다. 또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요. 건조한 공기는 눈, 코, 입 등 인체 곳곳의 점막을 마르게 해요. 점막이 마르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투가 쉬워집니다. 결국 이것들이 병이 일으키는 이유가 되기도 하죠. 실제로 겨울철에는 중장년 환자들이 병원에 많이 오십니다. 평소보다 더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겨울 아침 운동은 毒, 피해야
서 교수는 특히 낮은 온도와 관련해 조심해야 할 것으로 ‘운동’을 꼽았다. 겨울철 이른 아침에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치명적인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몸에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라는 것이 있어요. 아침에 수면에서 깨어나면 교감신경이 각성되면서 심장박동을 빠르게 해줍니다. 가만히 있어도 빨라진 심장 박동 때문에 혈압이 높아지는데, 이 상태에 운동까지 하면 혈압이 위험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어요. 게다가 낮은 기온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이 오르게 하는 또 한 가지 원인을 제공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지면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되는 상황까지 초래될 수 있어요. 겨울 이른 아침엔 운동보다는 집 안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집 안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서 교수는 겨울철에도 몸을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오후 2시 전후로,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을 때 움직이거나 수영, 아쿠아로빅과 같은 따뜻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집 안에서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적어도 스트레칭 정도는 꾸준하게 하셔야 합니다. 추운 날씨에는 몸이 움츠러들기 때문에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켜 풀어주는 것이 좋아요.”
서 교수는 온도는 면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폐렴 등에 쉽게 걸릴 수 있다는 것. 결국 영양제를 몇 알 챙겨먹는 것보다 방안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체온과 면역력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아직 정확히 모르지만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 정도만 밝혀진 상태죠. 흔히 으슬으슬 추위를 느끼면 기운이 없다는 표현을 많이 쓰잖아요. 실제로 이런 환자들은 정확히 병명을 진단할 수 없는 애매한 증상을 호소하곤 해요. 외부 기온에 대해 체온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열이 나지는 않는데, 으슬으슬 춥다고 느끼고 피곤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요. 의사들은 체온 조절을 위해 에너지를 더 쓰다 보니 기운이 없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 추측하죠. 감기를 앓을 때 열이 나는 것도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체온이 낮아지면 바이러스를 막기가 더 어려워지겠죠. 그래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추리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니어는 체온조절 능력이 젊은이보다 부족하고 민감해요. 그래서 체온유지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서 교수는 떨어진 면역력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예방접종을 추천했다. 가장 적극적인 대응 중 하나라는 것. 65세 이상은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이 모두 무료다. 폐렴구균 백신은 보건소에서 연중 무료접종이 가능하며, 올해 무료 접종이 시작된 인플루엔자 백신은 11월 16일부터 백신 소진시까지 보건소에서 맞을 수 있다.
때수건 함부로 쓰지 마세요
서 교수는 겨울철 공기가 건조한데, 난방으로 인해 습도가 더 낮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간의 몸은 외부 자극에 노출될 때 방어기전을 작동시켜요. 눈물이나 콧물, 기침 등이 그런 것이죠.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건조하면 눈, 코, 입의 점막도 건조해져 방어기전이 약해집니다. 겨울에 호흡기 질환이 잘 일어나는 또 하나의 이유죠. 따라서 방안에 빨래나 젖은 수건을 널어놓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건조함이 불러오는 또 다른 건강 이상증상은 바로 피부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건조해지는데 공기까지 건조하면 더욱 심한 건조 증상이 나타난다. 서 교수는 이때 필요한 것은 세정이 아니라 보습이라고 강조했다.
“피부에 하얗게 일어나거나 각질이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심할 경우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 무리하게 씻거나 제거하려 하면 피부만 더 상해요. 하얗게 일어난 피부를 때라고 생각해 때수건으로 빡빡 밀기도 하는데 절대 그러면 안 됩니다. 자주 씻는 것도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요. 씻을 때는 반드시 보습제를 발라 피부를 보호해주셔야 합니다.”
겨울엔 “잘 먹고 잘 자자”
그렇다면 이번 겨울도 건강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 서 교수가 내놓은 대답은 간단했다. 바로 ‘잘 먹고 잘 자는 것’.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가 쌓이게 만들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잘 자는 것이 중요한데,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시는 어르신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낮잠이 원인인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겨울철엔 활동반경이 좁아지고 운동량이 줄어 더더욱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요. 밤에 푹 잘 수 있도록 낮에 많이 활동하고, 낮잠은 피해야 합니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중요한데 적지 않은 중장년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겨울철엔 과일이나 야채가 흔하지 않아 김치나 젓갈 같은 밑반찬으로만 식사를 하시는 분이 많은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요. 건강보조식품 맹신보다는 평소 식사를 풍성하게 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특히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니 고기도 챙겨 드시고요. 골고루 잘 먹으라는 걸 잔소리라고 말씀들 하시지만 실제로는 잘 지키지 않아요.”
또 겨울철 체온이 낮아졌을 때 몸을 덥히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위험할 수 있다고 서 교수는 경고한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혈관을 확장시켜 온몸에 따뜻한 피가 잘 도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체온을 빨리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추위를 견디기 위해 술을 마시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서 교수는 마지막으로 지역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자주 개최하는 ‘건강 강좌’에 참여하는 것도 건강한 삶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꽤 많다”면서 “그럴 때는 건강강좌에서 알려주는 자세한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