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나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시니어 환자들이 약 대신 스마트폰 앱과 전기 자극으로 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로 대표되는 3세대 치료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아직 임상 중이며 상용화를 앞둔 상황이지만 치매와 당뇨 등으로 치료 범위를 넓히면서 업계 전문가들은 미래먹거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3세대 치료제인 전자약은 미세한 전기 자극으로 뇌신경을 자극해 치료 효과를 낸다. 역시 3세대 치료제에 속한 디지털 치료제는 게임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챗봇, 인공지능(AI)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이를 이용해 우울증과 치매, 뇌전증, 강박장애나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상용화된 사례는 없다.
3세대 치료제 개발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최근 국내 기업 와이브레인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전자약 마인드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우울증 치료에 단독 요법으로 쓰는 전자약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임상에서는 전자약 사용 6주 후 환자군 57.4%가 우울증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국내 기업이 3세대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 장애를 게임처럼 구성된 VR 소프트웨어로 치료하는 뉴냅비전은 2019년 국내 첫 임상 승인을 받았다. KT는 신경정신질환 치료 전자약으로 FDA 승인을 받은 미국 뉴로시그마와 협약을 맺었다. 라이프시맨틱스의 호흡재활용 디지털 치료제인 ‘레드필숨튼’, 빅씽크테라퓨틱스의 강박장애 치료제 ‘오씨프리’ 등이 임상을 시작했거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전자약 기술개발사업에 내년부터 2026년까지 40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치매와 파킨슨병, 당뇨, 희귀질환 분야에서 전자약을 주로 지원한다. 디지털 치료제에선 정서 장애와 자폐 치료에 350억 원, 자폐성 장애 치료에 3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학계와 병원, IT 기업이 함께하는 이 사업에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총 289억 원이 투자된다. 개발되는 플랫폼은 우울증 환자뿐 아니라 우울증을 예방하려는 일반인에게도 제공할 예정이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3세대 치료제는 신개념 치료제로 연구과정에서 겪는 제도적 애로사항이 많다”며 “이를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같은 관계부처와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27일 ‘디지털 치료제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주최한 현대원 서강대학교 교수이자 한국헬스ICT학회 회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디지털 치료제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성장하려면 선진화된 패스트트랙 제도 같은 정부 지원과 학계 R&D 지원 등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癡呆). 한문사전을 찾아보면 ‘치’에는 ‘어리석을, 미련한, 미치광이’ 등의 뜻이 있다. ‘매’에도 ‘어리석다, 미련하다, 어리둥절하다’ 등의 뜻이 있다. 이렇게 사전에 나오는 여러가지 ‘치매’의 의미에서 보듯 좋은 말은 하나도 없다. 치매에 걸리면 뭔가를 잘 까먹다가 기억을 못하는 게 일반적인 증상이다. 그리고 원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성품보다 더 순해지는 치매도 있지만 무척 난폭해지는 치매도 있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하고는 말과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달라 어리둥절해 질 때가 많다. 어리석게 보이거나 미련하게 보이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미친 사람의 행동처럼 보일 때도 있다. 치매의 글자 뜻이 좋은 말은 아니지만 사전은 그런대로 적당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얼마 전 치매를 앓던 장인어른이 요양원에서 별세했다. 구십을 바라보는 나이였다. 그 요양원에 치매 어르신이 꽤 있었는데 장인의 경우 종전 보다 양순해졌지만 사위는 물론, 아들딸, 손주들을 알아보지 못할 때가 많았다. 어떤 어르신은 난폭한 행동과 말 때문에 요양보호사와 자식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2017년 중앙치매센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인구 7,066,201명 중 치매환자 수는 702,436명으로 유병률이 9.9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자는 29.1%, 여자가 70.9%로 남자보다 월등하게 많은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85세 이상에서는 전체의 38.8%가 치매환자로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치매는 노년층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건강보험평가원의 발표에 의하면 2016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치매환자 수는 424,239명으로 이 중 초로기 환자는 19,665명이며 30대에서 50대까지의 환자 수도 8,521명이었다. 최근 국회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실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2017년 기준으로 65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치매환자 수가 18,622명이라고 나와 있다.
알츠하이머치매, 혈관성치매, 파킨슨치매 등 치매의 원인과 종류도 다양하다. 종전에 주로 노년층에서 발병하던 것이 근자에는 65세 미만 층의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알콜성치매, 디지털치매 등의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2017년 우리나라의 전체가구 수가 2,175만 여 가구라고 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30가구 중 한명 꼴로 치매환자가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이 여러 자료에서 보듯이 누구도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다행히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많은 나라에서 치매예방과 치료를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 속도는 더디지만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니 기대해 볼 일이다. 최근에는 하버드의대 연구진이 운동효과가 있는 알약으로 알츠하이머치매의 치료 가능성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였다고 보도되어 조금이나마 희망을 갖게 한다. 많은 가정에서 치매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과 불신으로 불화를 일으키게 된다. 또한 자식이 치매를 앓는 부모를 내다버리는 패륜 사례는 물론, 간병을 하던 배우자가 살인을 한 경우까지도 종종 뉴스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치매환자 본인의 심리적 상실감과 고통은 말할 것도 없으며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으로 간병인을 힘들게 하는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고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어느 시인은 치매에 걸린 노모를 보고 영혼의 정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장인이 계시던 요양원에 드나들면서 치매어르신들을 보고 지은 시조 한 수를 올리며 모든 사람들이 치매걱정에서 벗어나는 때가 속히 오기를 바란다.
망각의 강
저 애가 누구더라
안개 낀 듯 자욱하다
행여나 실수할까
초점 없이 바라볼 뿐
딸인지 며느리인지
아들인지 사윈지
나가려 서있었나
들어오다 섰는 건가
도무지 모르겠네
누가 알까 민망하다
차라리 백지장처럼
하얘져 버렸으면
치매는 치료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현재는 단지 치매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약물 치료제가 있을 뿐, 발병 이후에는 확실하게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을 알아본다.
뇌기능은 뇌신경에 좋은 물질과 적당한 운동, 즉 뇌를 자극할 수 있는 일종의 행동이 필요한데 음식물을 씹는 것은 뇌를 자극하는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는 것이 치매연구에 대한 결과다. 즉 청소년기 때 현미잡곡밥을 먹음으로써 오래 씹게 하여 뇌 운동을 촉진하고 다양한 영양을 섭취해 뇌세포 활동을 촉진하여 두뇌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치매예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치매를 앓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영양실조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의 부족은 뇌의 발육과 기능을 저해하는 큰 요인 중의 하나이다. 우리 인간의 몸은 오랫동안 동물성 영양과 식물성 영양분에 길들여져 왔다. 지나친 육류섭취도 문제가 되지만 동물성 영양분을 배제한 식단 역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치매를 예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곧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랑하는 일이며, 몸을 튼실하게 유지하는 식단의 균형회복이라 할 수 있다.
서울 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오메가3가 많이 들어있는 등 푸른 생선과 함께 당근, 브로콜리, 오렌지, 사과 등을 꾸준히 먹으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피하고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걷는 것도 추천했다.
매 끼니마다 올리브오일과 견과류, 와인(레드와인)을 먹는 게 나이 들어서 두뇌를 맑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하대 병원 최성혜 교수는 식습관과 생활습관 두 가지로 치매를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가 치매예방 음식으로 권장하는 것은 뇌신경세포 보호성분인 항산화제가 많이 포함된 식품이다. 등푸른생선, 녹황색채소, 견과류를 비롯 적당량의 적포도주 등이 대표적이다. 최 교수는 “항산화제가 함유된 식품은 뇌세포막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인천 길병원 연병길 교수는 특히 젊을 때부터 뇌를 활용할 수 있는 독서나 창작활동을 통해 머리를 써 뇌력을 증진시켜야 되며, 고독을 이겨낼 수 있게 움직이고 배우며 어울리는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적은 시간이라도 규칙적인 운동과 건전한 취미 생활, 그리고 우울증 예방을 위해 자주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 예방의 가장 대표적인 운동은 ’걷기’이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뇌혈류량을 개선시켜줄 뿐만 아니라 뇌 건강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산소, 포도당은 치매예방에 좋다고들 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매 예방을 위해서 뇌 훈련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항산화 작용에 좋은 포도나 견과류 등과 불포화 지방이 많이 든 푸른 생선이나 콩 등의 음식도 도움이 된다. 또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이 활발해서 두뇌 활성에 좋고 그 밖에도 적절한 운동을 통해 손과 발을 자극해 뇌 발달을 촉진시킨다.
치매예방 보조식품 잇달아 출시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는 뇌세포손상을 막아주고 치매를 막아주는 패롤릭산이 들어있는 당귀와 세포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사과산과 주석산 등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는 오미자, 뇌신경을 안정 시켜주는 호두, 머리를 맑게 도와주는 해조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2012년 출시한 풀무원건강생활의 ‘브레인큐’는 노년층의 두뇌 전물 개별인정형 건강식품으로 ‘당귀등추출복합물을 주원료로 하는데 참당귀, 삼백초, 오미자로 구성된 ‘당귀등추출복합물’은 12주간의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식품의약청안전청으로부터 ‘노년의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았다.
국내임상은 백병원, 보라매서울대병원 등 6개 대학병원에서 진행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2010년 1월 발매한 일양약품의 ‘브레인300’은 중·장년층의 기억력 개선과 노년기의 치매 예방을 도와주는 성분 ‘BT-11’을 함유하고 있다.
BT-11은 국내 최고의 뇌 전문가이며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 겸 한국뇌연구원 원장이 개발한 천연물이다.
관계자는 “국내에서 실시된 3차례 임상시험 연구결과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T-11이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를 비롯해 독성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C단 단백질 등 뇌신경 세포를 손상시키는 여러 효소들의 활성을 억제해 뇌기능 손상을 방지하는 작용을 하는 까닭”이라 말했다.
#치매예방에 좋은 음식
- 카레
카레의 주 성분 강황은 암의 예방에 탁월하며 치매의 예방은 물론 기억력을 상승해준다.
카레의 노란색은 강황에 들어있는 쿠르쿠민이라는 색소 때문. 쿠르쿠민은 산화를 방지하고 염증을 감소시켜 치매 진행을 지연시킨다. 때문에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65세이상의 치매 발병률이 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 된장
된장에는 레시틴(lecihtin)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레시틴은 세포를 구성하는 주성분 중 하나로 기억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이 있어서 노인성 치매에 예방에 좋은 식품이다.
- 잡곡밥
현미, 메밀 등 잡곡에는 비타민 B1이 풍부하다. 이는 뇌의 에너지원이 되는 포도당 생성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치매 예방으로 도움이 된다.
- 양파
양파를 날것으로 먹으면 노인성 치매예방에 효과적이다.
- 식초
뇌세포를 활성화시키고 피로물질의 축적을 방지하는 역할로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 순무의 잎
칼슘 함량이 높고 비타민C 의 함량이 오렌지, 토마토의 3배나 높게 함유되어 있고 풍부한 엽산 성분도 함유되어 있어 치매예방 식품으로 으뜸이라 꼽히고 있다.
- 녹차
녹차는 혈압 상승을 억제하며, 항산화 작용을 해 뇌혈관 장애의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뇌의 신경세포가 죽는 것을 억제해 치매 예방에 탁월하다. 더불어 녹차의 카데킨류 성분은 치매의 원인물질로 여겨지는 베타-아밀로이드 독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꾸준히 섭취하면 혈관성치매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 고구마
뇌혈관을 튼튼하고 맑게 지켜주어 치매예방에 효과적이고 인체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해독시키는 작용을 한다.
-연근
연근의 레시틴 성분은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는 것을 예방하고 혈관벽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 이 성분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생성하는데 사용돼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아세틸콜린은 뇌의 인지기능과 관계가 깊은 물질로,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연근을 섭취하면 아세틸콜린이 원활하게 분비돼 기억력 감퇴,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
- 난유
레시틴, 비타민E, 타우린, 리놀레산등이 다량 함유되어 각종 성인병과 치매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 토마토
뇌의 노화를 예방하는 셀레늄을 함유하고 있다.
-등 푸른 생선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필수다. 등 푸른 생선을 하루에 한 토막 정도 섭취하면 불포화지방산인 DHA가 혈관을 확장시켜주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뇌 신경 발달을 촉진시키며 인지능력을 상승시켜준다.
[창간기획 시리즈] 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
①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上
치매는 노년기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든지 가장 두렵고 무서운 질병으로 대두되고 있다 .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인 시대다.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노령인구 증가가 가장 큰 이유지만, 치매 예방이나 극복 노력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탓도 있다. 치매는 처음 진단 후 12년~15년 이상의 기간을 앓게 되는 동안 가족들이 부담해야 할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은 곧 사회의 재앙이다. 의학적으로 치매를 조기 발견하여 진행을 2년만 늦추어도 병원이나 시설에 입소하는 치매환자들의 50%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학문적 정설이다. 치매의 조기발견과 예방 그리고 환자가족들의 애환과 치료법 치료 시설, 전문 명의, 전문병원, 보험 등 통합적인 대처법을 시리즈 9회로 나눠 집중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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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초기 치매 자가진단 테스트
②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아
조기진단 예방이 절실
: 치매 연구 어디까지 와 있나?
③ 대한민국 명의가 밝히는 치매의 진실과 오해
:치매 각 분야 전문 치료영역 및 전문의 소개
④ 숨기고 싶은 고뇌-배우자의 치매
:당신은 내 남편이 아니라고요
⑤ 치매 요양사가 밝히는 치매환자들의 눈물겨운 이야기
⑥ 치매환자에게 좋다는 음식과 처방치료제는 안전한가?
:치매 요양병원과 치료기기 및 제품 소개
⑦ 정부 지원책- 요양보험 혜택 -치매등급판정 심사 어떻게 하나?
요양사의 역할과 역량- 전문적인 치매 요양사 양성
⑧ 치매를 극복한 행복한 가족이야기
⑨ 치매보험 무엇이 적합할까?
: 가입조건 및 상품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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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치매’다. 2013년 58만명이었던 국내 치매 환자는 2025년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를 유형별로 보면 알츠하이머가 71%, 혈관성치매가 24%, 기타 치매가 5%를 차지하고 있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병이 아니다.
이르면 20대, 30대, 40대 무렵에 잉태된 치매의 씨앗은 느닷없이 소리없이 찾아와 조직이나 사회생활에서 큰 장애를 불러일으킨다.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는다. 때문에 조기진단이 절실하다.
일본 대뇌생리학 대가인 마쓰바라 에이타 박사는 “건강하고 정상적인 40ㆍ50대 가운데 무려 80%에서 이미 치매의 싹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에게든 소리 없이 찾아오는 치매, 미리 부터 건강 및 뇌 관리를 해야 한다는 시점에서 예방과 대비를 위한 통합적 대처법을 분석해본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급증하는 노인 인구와 고령화 시대의 도래는 자연스럽게 노년의 삶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고 있다. 노년의 삶에서 가장 큰 화두를 꼽으라면 노화가 주는 공포로서의 치매를 꼽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전반적으로 저하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치매 전문의에 따르면 “치매는 서서히 뇌에 독성물질이 쌓이다 발병하는 병”이라며 “10∼20대부터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치매 없는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삶의 공포로서의 치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사회에서 치매는 굉장히 익숙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회는 오랫동안 유교 사상에 바탕한 대가족 사회였으며 지금도 상당 부분 그러한 형태가 변형된 양상으로나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3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문화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노년에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치매 현상을 보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치매는 노년에 맞이하는 급작스러운 폭탄 같은 공포로써 다양한 소설, 드라마, 영화들 속에서 등장하곤 했었다. 드라마에서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던 노인 캐릭터가 갑자기 쓰러져서 가족도 못 알아보면서 헛소리를 하는 장면, 흔하지 않던가.
그러나 사실 우리가 치매에 대해 익숙하게 기억하는 강렬한 장면들이 막연한 공포심만 심어줌으로써 직접적인 접근을 어렵게 만든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치매에 대하여 어차피 나이 들면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미리 포기해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치매는 원인 질환을 세분화할 경우 무려 70여 가지에 이르는 복잡한 증상이어서 개개의 경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치매는 신경과와 신경외과와 같은 물리적인 분야에서의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과적인 측면에서의 치료도 수반되어야 효과적일 수 있기에 종합적인 방면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점진적인 치매, 알츠하이머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기억력에서 문제가 생기며 점차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저하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감정적으로도 영향을 미쳐서 성격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수면 장애 등이 일어난다. 말기에는 경직과 보행 이상 등의 신경학적 장애, 대소변 실금, 욕창 등 신체적인 합병증도 수반된다.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건 치매가 한동안 삶의 치명적 위협으로 작용하리라는 걸 예상하게 만든다. 다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들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수반되는 망상, 우울, 초조, 불안 등의 정서적 문제들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다. 사실 함께 사는 보호자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부분이 이것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환자와의 교감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간병의 보람도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은 환자가 보여주는 신체적 어려움들에 대해 약과 식습관 개선 등으로 개선되도록 하고 주변의 환경적인 부분이 보다 편안한 물리적, 정서적 환경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물론 이 과정에서 환자가 약물에 너무 의지하게끔 만들면 절대 안 된다.
환자 개인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막기 위해선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의 문제들을 치료할 필요성이 있고, 과음 및 흡연을 하면 안 된다. 자신이 정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 운동 등이 필요하며 의식주에 대해서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처리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식 섭취는 피하며 오메가3, DHA, 리놀렌산 등 좋은 지방분과 딸기, 시금치, 근대 등 색이 짙은 과일과 채소로 이뤄진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 규칙적 습관이 치매 예방의 왕도
치매 현상에서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다.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발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소혈관들이 점진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는 원인에 의한 경우 서서히 치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초기부터 한쪽 마비, 구음 장애, 안면마비, 한쪽 시력상실, 소변 실금 등 신체적 증상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혈관성 치매는 다른 치매들에 비해 예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들로는 고혈압, 흡연, 심근경색,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이 꼽힌다. 혈관성 치매의 예방 방법이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인지하고, 그를 관리하고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 그 자체다.
혈관성 치매는 비교적 급격하게 그 증상이 나타나고 진행 경과에서도 계단식 악화 또는 기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당 부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 결과로써 드러나는 것으로, 혈관성 치매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도 강조되어애 하는 것은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의 유지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의 혈관성 위험 요인은 철저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게 급선무다.
혈관성 치매에 걸리게 돼도 위에서 설명된 규칙적 생활은 충실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환자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잡한 일이나 많은 선택권을 환자에게 줘서 혼란을 주지 말고 일은 단순하게 정리하여 할 수 있는 것만 하게끔 하는 정서적 케어가 필요하다. 무기력한 환자의 경우 치료 의지를 북돋는 것도 필요한데,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심어주고 소소한 성공 사례라도 환자 스스로 해냈다는 걸 느낄 수 있게끔 구성해 주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생활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중첩되고 중첩되어 마침내 신체가 견딜 수 없어졌을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일찌감치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통해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애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발병 후에는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한 치매에 있어선 예방을 왕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치매는 이미 개인의 문제를 떠났다
치매에 걸리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뒤늦게 치료하기 시작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미 치매는 개인의 문제 범위를 넘어섰다. 국립중앙치매센터는 전국에 있는 65세 이상 노인 613만 명 중 치매 환자 수가 58만6천여 명이라고 밝혔다. 즉 노인 11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얼마 전 서울시에서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중 10만6600명이 치매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 외에 30만800명, 27.8%에 달하는 노인들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서울시에 사는 노인들 중 40% 인구가 치매 위험에 처해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치매 환자 1인당 사회적 비용이 연간 2,341만 원이라고 밝혔다. 위 통계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한해에 서울시가 치매로 인해 소요할 사회적 비용은 2조4천억 원이 넘고 전국적으로 보면 13조7천억 원에 달한다는다는 엄청난 수치가 나온다. 물론 각 개인의 경제적 사정이 다르기에 저만한 사회적 비용이 완전하게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이미 치매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보기엔 충분할 것이다.
◆치매로 인한 환청에 시달리다 투신자살을 시도한 ‘30대’
지난 해 5월, 부산에서는 디지털 치매를 앓고 있던 30대 여성 A씨가 투신자살을 시도하려다 경찰의 대처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2년 전 남자 친구와의 헤어진 충격으로 디지털치매를 앓게 된 A씨는 집에 자신을 감시하는 CCTV와 도청 장치 등이 설치되어 있다는 환청과 환각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경찰은 다리 위 난간에서 투신자살을 하려던 A씨를 설득한 후 집으로 이동해 수색을 펼쳐 A씨의 환청이 근거가 없음을 입증시켜 안심시킨 후 자살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철수했다.
이 사건은 어느새 성큼 다가온 젊은 세대의 치매 문제를 돌아보게 만든다. 치매가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이제는 치매가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물론 여전히 치매가 노년의 문제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크지만 30대, 심지어 20대와 같은 젊은 세대에서의 치매 발병률은 나날이 상승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30대~50대에 속하는 ‘젊은 치매’ 환자는 2006년만 해도 4055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776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치매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30대부터는 대뇌 회백질 혈류량이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기에 사실상 치매의 예비적 지점들이 마련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육체적 특징에 더해 우선 한국 직장 특유의 난폭한 술문화,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의 발병률이 젊은 세대에게서도 높아진 걸 젊은 치매 증가의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사무직 직업군의 증가로 인한 운동부족 인구가 늘어난 것도 젊은 세대에서 치매 원인 요인들이 활성화되는 이유이며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업무와 여가가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리고 디지털 매체에 익숙해진 세대일수록 디지털 매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또한 뇌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여 디지털 치매에 걸리게 만드는 촉매가 된다. 즉 치매는 이제 세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인 재해가 되어가고 있다.
식습관으로 인한 돌발적인 치매 발생도 문제지만 젊은 세대에게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바로 디지털 치매 현상이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엄청난 양의 문서와 기록들을 온라인 메일이나 USB에 넣어 원하는 모든 곳에 보낼 수 있으며 길을 찾으려면 주소를 외우기보다는 내비게이션에 저장된 기록을 다시 꺼내오면 된다. 또한 요즘 세대 중에 친구의 전화번호를 정확하게 외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러나 사람 대신 기억 행위를 수행하는 이러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은 건망증의 심화 같은 디지털 치매 현상을 점점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집 주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어제 먹은 음식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을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디지털 기기 의존성이 극단적으로 발달하면 노년의 중증 치매와 별 다를 바 없는 젊은 치매 현상도 볼 수 있게 된다.
◆젊은 치매가 일으킬 심각한 사회 문제에 대한 대처 필요
젊은 치매의 증가세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이유는 사회적 파장에 있어서 노년의 치매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에서다. 우선 젊은 치매에 속하는 세대들 대부분이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을 하고 있는 시기다. 역할로 보면 조직의 말단을 책임지는 중추에서부터 중요 관리직까지가 이 세대에 속하며 가정적으로는 이제 막 사회 구성의 첫 단계인 가족을 구성하여 한창 꾸려나가는 중이거나 막 구성할 예정인 시점이다. 즉 한창 활발하게 일하며 사회적 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세대가 치매라는 걸림돌에 걸려 모든 걸 포기하게 될 수도 있고 이것은 고스란히 사회적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전문가들은 30대가 실제적으로 치매가 준비되는 시기라는 점과 현재 급증하고 있는 젊은 치매 환자 수를 들어 치매에 대한 예방과 이슈화를 젊은 세대에서부터 일찌감치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책인 치매의 성격상 젊은 나이에서부터 치매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예방 차원의 규칙적 생활과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치매가 사회 문제로 확연하게 자리잡음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시 차원에서 종합적 대책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뇌연구 촉진 2단계 기본계획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수행하고 있는 이 과제는 5년간 ‘치매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 및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사업’을 진행하여 조기진단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부산시도 치매 조기진단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늦게라도 치매의 사회적 심각성을 깨달은 행정기관 차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치매라는 현상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이다.